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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3일 01시 51분 등록
제가 살아오면서 몇 가지 잘 한 일이 있는 데 그 중 하나가 이곳에서 한 연구원 생활입니다. 앞으로 펼쳐질 인생은 이번 일년을 기점으로 해서 많이 달라질 것임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아주 값진 시간이었으며 귀중한 체험임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정말 진지하게 머리 숙여 많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08년은 충만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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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겐 말한 적이 없는 꿈이 몇 가지 있습니다. 제 성격상 다 이룬 다음에야 비로소 이게 꿈이었다고 말하는 타입이라 사실 저는 제 꿈이 이렇다 하고 말을 잘 하지 못합니다. 그건 아마도 살아온 세월의 경험이 제게 어떤 각인을 시키는 바람에 이렇게 잘난 모습만 보이려는 탓일지도 모르고, 또 잘 모르겠지만 타고난 성격인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실패를 두려워하는 지도 모르고 늘 칭찬만 받고 싶은 유아적인 기질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모르는 게 너무 많습니다.

꿈이 하나 있음을 고백합니다.
자전거로 세계를 달리는 꿈. 걸어서 세상을 다니는 희망은 부실한 무릎으로는 요원했는데 마침 자전거라는 훌륭한 도구를 발견했습니다. 그래 가슴이 벅차올라 열심히 연습을 했습니다. 그런데 허리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디스크라는….
요즘 저를 고문하는 커다란 괴물입니다. 의자에 오래 앉아있기가 힘이 듭니다. 조만간 병원 신세를 지어야 할 듯합니다.

살아 오면서 제 인생을 바꾼 병이 있었다면 몇 가지를 들 수 있는데 거의 다 극복했다고 말씀 드리고 이제 하나 남은 게 허리 디스크 입니다. 수술을 피하고 어떻게든 운동으로 넘어보려고 무진 애를 썼습니다만 올 겨울은 유난히 녀석이 집요합니다.

그런데 다음 주에 자전거로 일주하는 제주도 여행이 있습니다. 이 여행을 위해 사실 저는 무지 애를 썼더랍니다. 추운 가을에서 겨울에 이르기까지 매일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오르고 추위와 맞짱을 떴지요. 녀석이 이기더군요. 저는 근 한 달을 구부정한 허리로 보냈습니다.

그래도 며칠은 좋아졌습니다. 포기할까 마음 먹었다가 다시 여행을 계획합니다. 다녀와야 할 듯싶습니다. 허리가 부서져도, 구부러져도 이것만은 해내야 하겠다고 마음먹습니다. 1월 7.8.9.10.삼 박사일로 제주도에 갈 예정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섬을 일주합니다. 제게 이건 오랜 시간을 기다려 온 꿈입니다. 내가 나로 사는 여행입니다. 죽어도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2주의 휴가를 요청합니다. 뻔뻔하지만 다행히 제게 2번을 쉴 수 있는 기부금이 남아있습니다. 그것으로 일단 양해를 구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살면서 느낀 것이 몇 가지 있다면, 삶을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그것은 육체와 정신, 두 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글을 쓰고 책을 읽는 것이 정신적인 관리라면 육체적으로는 매일 운동을 하여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맥락으로 저는 매일 근육운동을 합니다.
예를 들어 푸시업을 하면서 마지막에 한 번 더한다던가 죽을 만큼 땀을 흘리고 이제 그만, 하는 단계까지 저를 몰아가곤 하지요. 누가 알면 미쳤다고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유전 인자를 가지고 태어난 탓인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산다는 맛이 느껴지질 않게 되어버렸지요.

요즘 허리가 시원치 않습니다. 그래서 책상 앞에 도대체 오래 앉아 있기가 힘이 듭니다. 약간 겁도 나고 화도 납니다. 언제까지 이럴꺼냐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자전거 여행이 겹쳤습니다. 건강하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면 두 가지 다 하고 갔을텐 데 허리가 이상해진 지금 한 가지을 선택했습니다.

솔직히 말씀 드려 이 여행은 꼭 가고 싶습니다. 오래 전부터 꿈 꿔왔던 탐사이고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 보는 여행이라고 믿고있습니다. 그래 책상 앞에 앉아있는 대신 침대에서 허리를 지졌습니다. 읽겠다고 하던 책을 못 읽었습니다. 많은 갈등이 오고 갑니다. 아주 많이..
그런데 자전거 여행을 생각하면 여러가지 마음이 떠 오릅니다. 이건 어떻게든 걸어서라도, 기어서라도 다녀오고 싶습니다. 철없는 아이처럼 떼를 쓰는 모양이 나이 한 살 거꾸로 먹은 느낌도 들지만 그냥 가자니 또 죄송한 마음에 이런 글을 올립니다.

과제제출을 이 주 늦춥니다.
열심히 하시는 여러 분들에게 죄송합니다만 넓은 양해 부탁 드립니다.
IP *.48.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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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8.01.02 09:54:20 *.209.54.231
에고~~ 컨디션이 좀 더 좋았으면 더 좋았을걸, 싶네요.
침대에서는 '지지다'는 표현이 영 어울리지를 않아요.
어린 날, 외가에서 엿 고던 날 아랫목이 설설 끓던 그 기억이
요즘은 찜질방으로 상업화가 되었더라구요.

'소금방' 추천하네요. ^^
더군다나 은남씨의 볼륨있는 몸매를 구석구석 지져주려면, 소금에 파묻고 한참 지져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잘 다녀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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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08.01.02 13:34:46 *.128.30.7
언니 ~~ 화이팅!!
다녀와서 멋진글 풀어놓아주세요.

가족들이랑 12월 중순에 제주도 다녀 왔는데 바람이 무지 심히드라
든든히 챙겨입고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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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8.01.03 01:47:51 *.48.43.19
명석님이 추천하신 소금방은 조만간 들어가 보겠습니다. 하체비만에 배불뚝이에게 어울리지 않는 표현해 주셨는데 기분 좋게 씨익하고 웃습니다. 인생의 제 맛을 느끼려면 가끔은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조절해서 조심해서 다녀올께요.

자전거 행렬 뒤로 차가 따라다녀요. 중간에 힘들면 차에다 싣고 다닐 수 있답니다. 은미의 화이팅에 힘입어 기운 불끈 솟아오릅니다.

과제도 빼먹고 감행하는 2008년 저의 첫 미션에 격려와 파이팅 고맙습니다. 조심해서 무사히 통과하고, 돌아와선 다시 책 열심히 읽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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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8.01.03 22:23:44 *.198.168.222
오!
어쨌든 몸 잘 추스리고 건강하게 뵈었으면 합니다.

자전거로 제주도 일주하는 거, 몇년전에 꿈꾸었다가 슬며시 내려 놓았는데 '10대풍광에 확 끼워넣어버리까보다' 히히히.
언니~ 허리 잘 챙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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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2008.01.04 09:47:32 *.236.47.54
와우.. 건강하게 잘 다녀와요. 언니..^^
언니의 책이 탄생할지도 모르는 중요한 경험이 될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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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8.01.04 23:41:21 *.48.43.19
출발이 15일로 변경되었네요. 계획을 수정하여 허리를 챙겨가며 책을 읽어야 되겠습니다. 정화씨, 소라씨..내일 봅시다. 허리 쭉 피고 나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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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보이
2008.01.16 17:33:03 *.133.238.5
재밌겠다...^^;;;

근데, 날씨가 넘 추워져서 걱정 걱정~
어제 출발하셨겠네요....
낙오안되고 잘 따라댕기고 계신지.... ^^;;;
조심히 즐기고 오세요...

그나저나...
허리가 글케 부실해서 어쩌신대요...???????
(시키지도 않는 걱정을 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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