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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3일 06시 37분 등록
2008년 5월 28일과 29일에 연습한 그림



7~8번 정도 수정을 했다.
2일에 걸쳐서 했으니 4~5시간은 그린 것이다. 그런데 여러번 고치느라 진도는 나가지 않았다.

초보자들이 어려워하는 일이 크기를 가늠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처음에 그렸던 것보다 엄청 커져버렸다.

영화배우들이 나오는 사진집을 뜯어서 옆에 나란히 두고, 거의 사진의 크기와 같은 크기로 시작을 했다. 다 그리고 나면 사진과 거의 같은 크기가 되어야 하는데 이젠 그렇게 하긴 글렀다.

고작해야 120%정도 큰 사이즈로 시작을 했을 것이다.

그리는 중에, 남성의 얼굴과 여성의 얼굴의 각도, 남성의 어깨에서 부터 허그를 한 왼팔까지의 거리를 제대로 잡지 못하여 수정을 여러차례했다. 처음에는 남성의 얼굴이 이렇게 크지 않았다.

화실의 선생님(마크)가 뒤에서 보고, 얼굴이 너무 작다고 일러주었다. 그 작다는 의미는 처음에는 머리통이 어깨에 비하여 작다는 말이었고, 자꾸 고치는 중에 나중에는 머리의 앞쪽과 뒤쪽으로 크기가 작다는 말로 바뀌었다.

나중에는 마크 선생님이 남성의 얼굴을 손봐주셨다. 그러고 나니 남성의 얼굴 앞면이 엄청 커져 버렸다.

거기에 비례해서 모두를 키워야 했다.

몇번을 고쳤다. 그때까지 몇번을 고쳤는지 모르겠다. 대충 7~8번은 지우고 새로 한 것 같다. 남성의 머리통에서 3~4번, 여성의 얼굴 각도에서 3~4번. 초보자들이 자기가 그려야할 그림의 크기를, 비례를 잘 맞추지 못한다는 말이 몇번이고 떠올랐다.

하여간 남성의 얼굴에 비례해서 모두를 키웠고, 여성도 더불어 키워야 했다. 여성의 얼굴 각도는 섬세한 작업이 되지 않아서 형태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여성의 얼굴 각도에서 시작하는 것이 여성이 남성에게 기대고 있는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인데, 그것은 표현하기 어렵다.

각도는 재서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손이 그것을 표현해 내지 못했다. 나는 두꺼운 파스텔 연필을 탓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어느정도는 타당성 있다고 본다. 두꺼운 것으로 그리니 섬세한 작업이 되지 않는다. 남성의 얼굴을 고친 선생님도 얼굴의 형태를 다 표현하지 위해 키운 것 같다.

여성의 얼굴에서 헤매고 있을 때, 마크 선생님께서 형태를 잡아 주신다고 하셨는데, 2일에 걸쳐서 몇번을 반복해도 내가 하고 싶었다. 보는 것과 그리는 것을 일치시키려고 하는 것이 이번의 연습의 주된 것이다. 선생님께서는 섬세하게 쉽게 하신다. 부럽다.

또 하나의 부러운 점은 빛과 어두움을 구별해 내는 것이다.
나는 처음에 엷은 데생을 할 때, 흰색 파스텔연필을 집어 들었다. 선생님 께서는 검정색으로 하라고 했다.
나는 흰색을 선택했는데, 선생님은 검정색을 선택하다니... 그것은 왜 그런지 여쭈어 봐야겠다.

몇번을 실패를 하더라도 내가 제대로 그려보고 싶다.

지금도 하도 여러번 지워서 종이에 엷게 남은 자국으로 인해 다음번에 위에 엷게 그린 것들의 윤곽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그런데, 지금 마음 상태는 덤덤하다.

남자의 머리통의 앞면부터 뒷통수까지의 거리를 더 늘려야 한다. 그러다 보면 남자의 얼굴이 훨씬 더 커질 것이고,
비례는 더욱 맞지 않을 것이다.
지우고 다시 그릴까, 아니면 이번에 그리고 다시 한번 더 그릴까 마음이 갈린다.
다시 그리고 싶다. 그런데, 우선은 지금 한 것을 마치고 그렇게 해야겠다.

마음대로 안그려져서 옆에 같이 수업하는 사람들의 그림을 보며 쉬고 있는데, 어찌나 꼼꼼하게 그리던지 궁금함이 일었다. 마크 선생님이나, 옆의 동료들이나 하여간 난 죽어도 못하겠다 싶은 것을 하고 있으니 대체 무슨 생각으로 무슨 능력으로, 무엇 때문에 그렇게 하는지 궁금하다.


(화실 동료들이 영화배우 사진을 보고 그린 그림들)


이 연습을 통해서 하고 싶은 것, 느낀 것은 ....

부럽다는 말이 첫번째이다.
같이 수업을 했던 사람들이 다른 그림을 그렸는데, 무척 아름다웠다.
같은 시간 동안에 나는 형태를 잡기 못해 해맸다. 내가 그리고 있는 현재 상태는 형태잡기 초반부이다.

1) 7~8번 고치는 사이에 고치려면 과감히 고쳐야 한다는 것을 생각했다.
여기 고치고 나니, 저기 고쳐야하고... 그랬다.
모든 부분은 유기적으로 이어져서 한곳의 크기가 바뀌면 다른 곳도 바뀌게 된다.

2) 크기에 관련하여... 비례에 대하여.
얼굴은 앞면을 그리고서 그 이후에 뒤통수까지 연결하여 그리기를 시키면 비례를 못 맞추는 것은 관찰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의 특징이라고 한다. 이번에 내가 그렇다. 얼마나 큰지 짐작을 하겠는데... 막연히 크다는 것은 아는데, 뜻대로 되지 않는다.

3) 종이의 외곽선을 그림의 외곽선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의도했던 것보다 커져버렸다.
처음에 형태에 자꾸 집중을 하니까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여백을 그리려고 했었다. 그래야 전체를 가늠할 것 같았다.

그러다가 내가 주제로 삼으려 했던 것에 집중하다보니, 전체보다는 부분에 집중하다 보니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하여간 이 문제는 매번 나타나는 것이다.

자신이 집중한 것을 크게 그리는 것과 복잡한 것을 크게 그리는 것은 초보자, 어린아이가 나타내는 특징이라고 베티의 미술교실 책에서 봤는데, 내가 지금 그렇다.

IP *.72.1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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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3 09:14:55 *.41.62.236
여성의 표정이 잘 살아 있네요. 예전에 들은 말인데
작가가 같은성의 실루엣이나 표정을 더 잘 살려낸다는,
소설도 남성 작가가 여성의 심리를 묘사한 것은 어딘지 부자연스럽잖아요.

정화 선배. 부러워하지 마삼. 지금 선배 그림 보면서 부러워하는 분들 많을 듯.
피아노 처음칠 때 바이엘 30떼고, 다음에 40떼고 체르니 100들어가고 그럴때 제일 고비라 몇 번이나 그만두잖아요.
제대로 된 음악도 아닌 것을 반복하는 것에 지치는 거죠.

입시생도 아닌데 가끔 소품을 완성해 보는 건 어떨까요. 사기진작에 도움이 될 겁니다.

또한 자꾸 멀리서 전체를 보는 훈련을 하시는 것이 도움이 될 듯.
남성분의 두상, 뒷통수 양감을 살리고, 코 선을 좀만 늘리고 코 날개에 음영을 주고.
그리고 남자의 손, 좀 더 크게 그려서 안정감을 주면
될 듯.

지금 하시는 과정이 나중에 무엇이든 마음대로 그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본기의 초석이 된다는 .....
그리하여 황금비율을 자율자재로 ㅎㅎㅎ
그러므로 강사보다 선배의 손으로 수정하고 싶다는 선배는 이미 프로입니다.

어떤 기성 작가는 100번 이상의 수정을 거쳐 한 작품에 사인하게 된다더군요.

이상 아무것도 모르면서 잠시 아는 척 하고 싶은 앤의 댓글이었습니다.

다음 작품 고대할게요. 홧팅!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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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6.03 12:47:16 *.36.210.11
<마크 선생님이나, 옆의 동료들이나 하여간 난 죽어도 못하겠다 싶은 것을 하고 있으니 대체 무슨 생각으로 무슨 능력으로, 무엇 때문에 그렇게 하는지 궁금하다.>

정화야, 네가 위에 썼네.

"몇번을 실패를 하더라도 내가 제대로 그려보고 싶다." 그 이상 뭐가 있을까?

이게 너 잖아. 오기 여왕! ㅋ 오기로 똘 똘 뭉치다 보면 열의가 가속화 되어 어느 날엔가 저도 모르게 뒤집어 져서 참기로 변화되지 않을까? 네가 이리 열심히 하니 언니가 부끄러버서 안 되겠다. 나도 정화처럼 욜심히 해야징.

너 그거 아냐? 그림보다 이미 작가의 실물이 무지하게 이뻐졌다는 거. 네가 날로 이뻐지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아주 이뻐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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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우
2008.06.04 11:00:13 *.122.143.151

맞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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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
2008.06.04 11:01:53 *.248.75.18
시작이 반이라고 일단 발을 들여놓은 것이 가장 큰 용기.
그 다음은 포기하지 않고 지속하기..
소피아 로렌 그림을 보니 옛날 생각난다.
내 별명이 소피아로렌이었었는데,
입이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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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08.06.05 19:55:23 *.6.177.21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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