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연구원

연구원들이

2010년 4월 5일 07시 55분 등록
2010년 4월3일, 토요일
남도에서 올라오는 길. 은주누나를 오산에 내렸다. 우성형과 나만 남았다. 우리 셋은 운전을 하며, 울고 웃고, 다짐을 다졌다. 우성형은 의정부가 집이다. 미아삼거리에 내가 운영하는 가게가 있다. 가게에 도착하니, 자정이 넘은 시간. 하동에서 재첩국을 먹었는데, 장시간 운전에 피곤하고 출출하다. 우리집에서 닭한마리를 먹는다. 아내가 나 대신 가게를 보는중이다. 우리 가게 음식이지만, 맛있다. 터미네이터의 눈동자에 불이 들어오듯, 진한 국물이 들어가자, 의식이 뚜렷해졌다. 

'어제 금요일, 팀 회식을 했어. 팀원들에게 '사랑과 인생'에 대해서 물어보았지'

형수님에게서 전화가 오다. 다정한 어감이다. 저런 어감이라면, 어떤 여자라도 평화를 느낄 것이다. 아내를 소개해 주다. 아내도 형의 목소리가 좋다고 말한다. 질투심이 생겼다. 혹시 목소리가 그의 성향을 말하는 것은 아닐까? 같은 거절을 해도, 목소리에 따라서 기분이 나쁘거나 좋다고 한다면 쉽게 볼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자기 목소리를 자기가 알기는 어렵다. 얼굴은 거울을 보면 알지만, 목소리의 색은 자기 귀로 듣는 것과 상대가 듣는 내 목소리가 다르다. 우성형은 처음 만난 사람과도 친하게 지내는 능력이 있다. 목소리에서 리더십이 느껴진다. 말의 의미가 아니라, 목소리톤이 포용해주고, 이해하고, 배려해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팀장으로 일하는데, 어떤 팀장인지 눈에 선하다. 나는 회사에 있을 때, 팀장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자기것만 챙겼다. 후에 내가 팀장이 되었을 때는, 그렇게도 싫어했던 그 팀장대로 팀원을 대하는 것 아닌가? 좋아하고 싫어하고는 별개다. 사람은 가지고 있는 테이터대로 움직인다. 좋은 팀장을 만난다는 것은 팀원에게 큰 행운이다. 성우형의 팀원은 모두 운이 좋다. 팀원을 아끼고, 팀원의 능력을 개발하고자 노력하는 팀장이 될 것이다.  

소주 한잔 하고,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선다. 늦은 시간이다. 형은 택시 타고, 집으로 향했다.  

2010년 4월2일, 금요일.
청량리 스타벅스.

유니폼을 입은 간호사 두명이, 이야기 중이다. 곁에 다가가자, 포름알데히드 냄새가 난다. 아마도, 우성형이 일하는 병원의 간호사리라. 
 
형은 담배를 끊었다. 33일 되었다고 한다. 그의 금연일수를 함께 카운터해 주어야 겠다. 그다지 힘든 일이 아니다. 관심이 있고, 없고의 문제다. 약간 관심을 가지면, '1 +1 =3' 이라는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 관심을 갖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관심이 있고, 없고가 큰 문제다. 그것은 가치관이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물어보신 공헌은, 특별한 기술이나 물질이 아니었어요. 얼마나 자기 시간을 팀원들에게 쏟을 수 있느냐는 것이었지요.'
 
'너 똑똑하구나'
 
면접여행때, 같이 차를 타고 가다.  여주휴게소가 2개다. 내가 네비로 찍은 '여주휴게소'는 국도에 있는 휴게소였다. 휴게소 아저씨 왈, 가끔 그런 분들이 오십니다.라고 한다. 병곤형, 승호형, 우성형까지 함께 갔는데, 쪽팔렸다. 초면에 길을 잘 못 들어서서, 시간을 빼앗았구나.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일행에게 죄송하다고 말은 했다. 실수를 하면, 존재의 색은 어두워진다. 특히, 관계성이 약한 사람은 자신의 실수에 크게 당황한다.
 
'2주만에 어떻게 이렇게 변할까? 처음 보았을 때는 날카롭게 보였는데, 인상이 많이 바뀌었어.'
 
그의 삶은 잘 진열된 케익집의 디스플레이다. 케익 자체의 포장도 정갈하지만, 케익끼리의 질서도 정연하다.  지갑에서, 몇개의 카드를 보여준다. 그가 손수 만들었다. 년도별로 인생 목표와 계획을 정리한 내용이다. 내가 알고 있는 아저씨중에, 이렇게 아기자기한 사람은 없다. 
 
'실수 박물관을 만들었어. 팀원들을 1년간 관찰하고, 실수한 것들을 기록하지. 대부분 스스로 인정해.' 

실수와 박물관은 언뜻 매칭이 안된다. 실수를 박물관에 진열하듯이 다룬다면, 실수로 상처 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형은 '동성중학교'라는 카톨릭계 학교를 나왔다. 신부님과 수녀님을 오래 보아왔는데, 널리 쓰임받고자 하는 태도가 좋았다고 한다. 지금도 신부님, 수녀님들과 일한다. 
 
인간관계는 기술이 아니라, 텃밭의 문제다. 그 사람의 존재가 관계다. 쉽게 이야기하면, 돈만 생각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관계는 어떨까? 전자는 하는 말, 행동 하나하나가 살갑지 않을 것이다. 같은 부탁을 해도, 사람의 텃밭에 따라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이 달라진다. 관계의 질質은, 개인의 세계관과 가치관에 따른다. 생각이 영성을 형성한다. 생각과 내용, 기술이 관계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가치관에서 비롯된 분위기가 관계에 영향을 준다. 그것은 기도일 것이다. 사람들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기도를 하는가?
 
우성형은 작곡도 한다. 작곡가들은 어린 시절 부터 작곡을 해왔다는 편견이 있다. 놀랍게도 형은 40대에 들어서서 작곡 공부를 했다. 처음 곡 쓰는 데 8시간 걸렸다.
 
 2010년 4월1일, 목요일.
인사동. 
5기 선배가 6기 환영회를 해주었다. 생일을 맞은 선배의 파티도 있었고, 6기들에게 조언해주는 자리다. 우성형은 10분 늦게 나타났다. '찔레꽃 필무렵'은 골목안이라, 찾기가 어렵다. 내가 그를 맞으러 갔다. 우성형은 역시 기타를 가지고 왔다. 남도에서 그가 기타 치며,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다. 그는 삶의 굽이를 노래로 넘는 듯 하다. 역경이 그를 찾아오면,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랜다. 

생일자에게 노래를 불러준다. 우리는 술집에서 기타 치며 노래를 불렀다. 모두 생업을 마치고 돌아와, 그가 만들어놓은 오아시스에서 휴식한다.  
IP *.129.207.200

프로필 이미지
미옥
2010.04.05 08:38:05 *.236.70.202
우성 오빠..
어제 전화 고마웠어요.    ^^   
많이..                          
프로필 이미지
된다 우성
2010.04.06 15:04:06 *.30.254.28
가장 많은 것을 내어놓으면, 가장 많은 것을 얻어갈 것이다...화이팅!
프로필 이미지
조화 선
2010.04.06 20:18:27 *.106.7.10
금연이라 ^^
힘든 고비를 넘으시겠지만 그래도 화이팅입니다 ^^
우리는 건강한 우성오빠의 오아시스에서 쉬고파요 ~
프로필 이미지
2010.04.07 22:19:44 *.106.7.10
관리라 ㅎㅎㅎ
우리 유끼는 서로 서로 관리한다, 그지? ㅋㅋㅋ 
프로필 이미지
맑은
2010.04.07 04:05:22 *.146.69.61
벌써 한달 넘었어요. 제가 관리해드리고 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우성
2010.04.07 18:58:36 *.30.254.28
우성....도울 우, 정성 성../  .나는 이름을 한번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다...그런데, 인건이의 해석, 우성이 맘에 든다...좋은 목소리......고맙다...건아..
프로필 이미지
미옥
2010.04.08 06:04:26 *.53.82.120
^_^
프로필 이미지
낭만 연주
2010.04.08 11:01:29 *.203.200.146
대학로와 인연이 깊으시군요~~ㅎㅎ
실수박물관이라...애들한테는 칭찬박물관을 만들어볼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가끔 사부님이 이래서 우성오빠한테 면접 1등을 주었구나하는 생각을 해요
1년뿐아니라...앞으로 쭈욱~~ 잘 부탁드려요 ㅎㅎ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8 6월 둘째주, 유끼의 매일 수련 [24] 화이팅, 유끼! 2010.06.07 2365
427 2011년 연구원 2차 프리 북페어 개최 공지입니다. file [7] 김연주 2011.04.25 2367
426 9월 네째주, 추석에도 우리의 수련은 계~속 된다! [18] 2010.09.21 2369
425 緣을 생각하다가... [5] 香仁 이은남 2007.06.22 2373
424 동문회 기금 운용내역(2009.5.22-9.11) file [6] 양재우 2009.09.14 2385
423 멀리 계신 백산형의 생신을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11] 희산 2010.03.26 2386
422 그리스 터키 사진 & 단상 (4) file [10] 신재동 2010.08.26 2387
421 7기 연구원 김이미나의 공헌입니다. [11] 김이미나 2011.03.28 2388
» 10. 우성優聲(좋은 목소리), 우성형. [8] 맑은 김인건 2010.04.05 2388
419 긴급연락!!! 우제 최정희님께!!! [1] 써니 2007.06.27 2390
418 두번째 수업......... 후기 [3] 한정화 2007.06.06 2391
417 -->[re]내가 가만 생각해 보니... [1] 구본형 2007.08.13 2391
416 9월 세째주, 유끼 만세~ [9] 2010.09.13 2391
415 '공익 비즈니스' 출판 기념 파티^^ [6] 김도윤 2007.08.28 2392
414 내 꿈 풍광 중의 하나 - 전 연구원 공저 [6] 병곤 2010.04.22 2392
413 아쿠아 머린 정리 자료입니다. [1] 맑은 2010.07.27 2393
412 [먼별 베이스캠프 1- Change 2010 <2차 회의 아젠다>] [7] 수희향 2010.01.18 2395
411 9월 둘째주, 유끼들에게 ^^ [32] 2010.09.06 2395
410 송년회를 마치고..... [11] 은주 2010.12.12 2395
409 -->[re]글은 말야 부지깽이 2007.12.06 2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