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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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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6일 01시 54분 등록
한밤중에 글쓰기는 감정에 치우치므로 주의해야 하지만,
오늘 밤이 지나면 나는 또 그것을 잊을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마음에 담아 두었다가 뒤끝 긴- 사람으로 남을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래서
마음가는 대로.

지난 토요일 수업에서 무척 즐거웠습니다.
너무 긴장해서 말이제대로 나오지 않았는데, 그것은 발표를 마치고 말했던 데로 준비가 될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수업내용에서 어떤 것을 발표할 지 종이에 출력해서 밑줄을 쳐서 보았는데... 정작 '묘사'라는 부분은 밑줄이 없더군요. 그러니까 과제을 어떤 것을 하라고 했는지 건성으로 읽었나 봅니다. 찾으라로 인식하고 있었으니까.

막상 당일이 되었는데, 그 '묘사'라는 말이 보이더 군요.
그런데 어떻게 하겠어요.
오랜시간 고민에서도 안나온 풍광이 짧은 시간 안에 안나올 것 같아서 두손 들었죠. 그리곤 수업에서 순순히 고백했죠.

그렇게 너무나 떨면서 발표를 해서, 나중에는 말도 제대로 안나왔는데, 차츰 내 순서가 지나고 다른 사람들 발표할때는 마음이 안정이 되더군요. 어찌나 떨었든지.

여러사람들이 뽑아낸 과거 이야기는 겹치는 것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머리 속에서 분석 들어갔습니다. 우리는 경이로움보다는 다른 것을 머리 속에 두고 있지 않았나 하는 것이요. 의미라는 것을.
저 또한 의미를 설명하려고 했으니까 이런 의심을 해보는 것이지요.

개인의 과거는 경이로움 이었는데... 하하하.

차분히 여러사람들 다독여 주는 은남 언니의 목소리에 마음이 차분해 졌습니다.
와, 정말이지 놀라웠습니다.

정말이지 수업은 길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즐겁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지루하기도 했습니다.
알아가는 것은 즐겁고, 또 닫힌 사람을 보는 것은 지루한 것이었지요. 그것은 순전히 제 느낌입니단, 자신을 다 드러내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질문을 받은 사람도 자신을 시원하게 설명하지 않았고, 자신을 모호함 속에 숨기는 것 같고. 또 질문하는 사람도 잘 질문하지 못했죠. 더 잘 알고 싶다면 더 잘 질문했을 텐데.
생각이 이렇게 미치자, 화가 났습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스승이자 친구로' 서로 돕는 동료로 같이 공부하고 했는데, 벌써 3달째인데, 마음을 아주 조금만 열어두고 그 틈새로 빼꼼히 들여다 보고, 또 상대도 그 틈새로 비집고 들어오게 하는 것 같아서.

정말이지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저는 조급증이 좀 있나 봅니다.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부터 안달이냐고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하여간, 오늘 밤은 좀 그랬습니다. 갑자기 화가 나서는 '아무런 코멘트도 없고, 질문도 없는 사람에게 나도 이제부터 아무말도 하지 말아버릴까'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제 기질상 그것은 절대 실천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리고, 우린 서로의 삶의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잠시 잊고는.

그리고 이렇게 도발하고 싶어져서 수업후기를 느낌대로 쓰고 있구요.

나는 수업 당일 그 자리에 가기까지 누가 올것인지(막연히 당연히 다 제시간에 오리라고 생각했지요.) 누가 아픈지, 누가 바쁜지 그런 것 신경 안쓰고 살았으니까.

나는 누구누구가 어렸을 적에 많이 아팠는지, 누구누구가 외롭게 힘들게 살았는지 잘 모릅니다. 왜 내가 보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지 그런 것 잘 모릅니다. 아직 동료들을 잘 모릅니다.
우리가 서로의 프로파일을 돌려서 본 것도 아니고(일부 몇몇이 보내 주어서 읽기는 했습니다만), 평소에 전화도 잘 하지 않아서, 그리고, 메일 보내도 답신도 별로 없고. 요즘은 과제 하느라 바빠서 과제 외에 글도 잘 안올리고. 단지 수업에서 발표한 내용으로만 잠시 가늠할 뿐이지요.

게시판에 글을 마구 읽어대는 것은 나 아닌 다른 사람, 동료의 시각으로 내가 가지지 않는 시각으로 세상을 한번 더 보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 외에는 아직 연구원들을 알아낼 방법을 잘 찾지 못해서 입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리뷰를 올려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여러시각으로 잘 보고 있습니다. 마구 덧글 단 것도 조금 미안합니다. 너무 나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순전히 느낌이 오는 대로 달아서 혹시 기분이 나빳다면 바로 한방 날려주세요. 말해주지 않으면 모르는 것도 있으니까. 피드백 환영합니다.

나는 우리 3기 연구원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도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에게 잘 배울 수 있게, 서로를 사랑할 수 있게.


여담으로, 어떤 책이 더 좋은지 물었을 때, 모른다고 답하면 미워할 겁니다.
이것도 여담으로 자료 조사할 때 도와달라고 요청했을 때 안도와 주면 미워할겁니다.

그동안 책 읽느라고 고생해서 파리해진 몸 추스르고, 밥 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해서 건강해 집시다. '피곤해서 수업에 적극적이 아니었다' '아파서 그랬다' '배가 고파서' 라는 변명은 안들을랍니다.

한방중에 '수업후기'라고 시작해서는 순전히 협박만 했습니다.
<난중일기> 읽다가 왜놈들 때문에 분노하는 이순신을 보다가, 원균때문에 분노하는 이순신을 보다가 그냥 그 분노가 전해졌다고 변명해두죠. 괜히 지가 지풀에 열받아서, 화난다고 아무데나 대고 소리지른다고.(변명)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더 많이 알고 싶어서, 사랑하고 싶어서 조급증을 냈거라고 이해해 주시길......
IP *.72.1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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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6.06 09:39:00 *.75.15.205
이순신을 조금 읽었는데 원균에 대한 솔직한 감정들을 보면서 저렇게 같이 밥 먹고 술 마시면서 허허 웃으면서도 사색의 자리로 돌아와서는 아쉬움이 남는, 더군다나 경계해야 하는 인물로, 동료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세상사는 아니던가. 그 일상들을 우리들은 여기서 여기가 별천지의 세계인 것 마냥 너무 서둘러 깨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나를 중심으로). 그러나 변.경이 아름다운 것은 더군다나 연구원이 희생할 수 있는 부분은 그런부분까지도 함께 애쓰고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모색해 가고 있는 것이구나 다시 느끼게 되지요. 너무 서두루지는 맙시다. 많이 보이는 것이 다 좋은 것이거나 그것만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고 더러는 그 마음의 문이 열려야 하는 것이지요. ^^
다들 예상보다 더 나은 진지한 수업을 준비하려 애쓰고 있고, 우리의 마라톤 수업과 밤 12시가 넘도록 끈질기게 균형감 있는수업을 이어가시고야 마는 사부님의 고집스런 일면은 우리만의 수업방식인 변.경이 아니고서는 그리 몰입할 수 없는 일일 겁니다. 언제나 사부님은 가장 열심히 경청과 지원을 하시고 우리들은 마지막에는 기진맥진하고야 말 지독한 수업입니다. 그래요, 다음부터는 과제를 좀 더 잘 이해하고 시간을 좀 아껴가며 더 나은 수업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다들 너무도 애쓰셨습니다. 그래서 사부님 강의는 따로 없어 아쉬울 만큼의... 중간 중간 한 사람씩 다 짚어 주신 것 생각하면 얼마나 많은 귀한 말씀 이었을까요. 다음부터는 아예 사부님 강의 두 시간 딱 잘라 드릴까요? ㅎㅎ 그리고 13명이서 일제히 사부님을 향해 화살을 마구 쏘아붙일까요? 뽕!뽕!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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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훈
2007.06.07 01:21:46 *.118.101.219
정화님 말씀도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써니님도 맞구요.
사람사이의 관계는 오히려 더딘게 좋을 때가 많았고,
있는 그대로 주고 받고,
설사 조금 소홀한 면이 있더라도 그 사람의 본심은 아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바쁘고 복잡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정화님과 같은 느림과 여유가 있으면 참 좋은데,
막상 저 자신도 팽팽한 시간의 흐름에 자신을 빼앗길때가 많습니다
아쉬움이 있는대로 부족한 것은 채우고
좀더 서로 배우는 따뜻함과,
서로에게 스승이 될 수 있는 날카로움이 있었음 합니다.

그리고 이번 모임에서도 고생한 우리 옹박조교한테
큰 박수는 잊으면 안되겠지요...
고맙다. 옹박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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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7.06.07 01:36:11 *.232.147.203
영훈이형, 아닙니다. 요즘 제가 많이 까칠했습니다.

저에게는, 스스로도 잘 알고있지만, 큰 단점이 있습니다.
워낙에 강한 J(판단)형이라 계획대로 일이 착착 진행되지 않으면
스스로 심하게 자책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짜증을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코리아니티에서 읽었던 '선택과 포기' - '균형과 조화'를 많이 생각합니다. 제가 맡은 역할들 간의 균형이 참 어려워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혹 저의 갑작스런 짜증에 기분이 상하신 분들이 있으셨다면, 이 공간을 빌어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조금만 더 동굴에 들어가있다가 나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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