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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15일 17시 04분 등록

<저자에 대하여>

정식으로 구본형 변화경영 연구소 3기 연구원이 된 뒤 가진 첫 번개모임.
그곳에서 그간의 있었던 일들과 이미 읽었거나 앞으로 읽어야 할 책의 저자들을 안주 삼아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다 엘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선배 연구원들이 내려준 평가에 의하면 <제3의 물결>, <권력 이동>, 그리고 <미래 쇼크>가 엘빈 토플러가 낳은 가장 잘난 자식들이라는 것이다. 위 3명에 비하면 <부의 미래>는 좀 ‘시원찮은’ 자식이란 말에 나는 어딘지 모르게 이 책에 더 관심이 갔다. 나의 구제불능 청개구리 근성이 작동해서였을까 아니면, 원래 비실 거리고 속 썩이는 자식에게 더 정이 가는 법임을 무의식 중에 깨달아서였을까. 어쨌든, <부의 미래>를 손에 쥐고 세상만사 초탈한 것만 같은 엘빈 토플러의 환한 웃음과 마주했다.

웃음은 전염성이 강하다고 했던가. 나는 그의 웃음에 오른쪽 입 꼬리를 살짝 올려 짧디 짧은 미소로 보답한 뒤 첫 장을 넘겼다. 그리고 책을 읽기도 전에 나는 감동하고 말았다. 그의 친필로 인쇄된 단 몇 마디 때문에. “For South Korea’s next generation- a better future!”(대한민국의 밝은 미래, 다음 세대를 위하여!)- Alvin Toffler
여든이란 나이에 이렇게 섬세하게 불특정 다수인 독자들을 배려하는 그의 예의 있음에 나는 속된 말로 ‘한 점 먹고 들어가는구나’ 싶었다. 이것은 영국의 패션 브랜드 폴 스미스의 매장에서 물건을 사고 계산한 뒤, 그냥 버려질 법도 한 하찮은 영수증을 고이 접은 작은 봉투에 넣어주는 것에 맞먹는 센스라고 생각한다.

과학, 문학, 법학 등 다섯 개의 명예박사 학위를 지닌 금세기 최고의 미래학자가 내 나라에 대한 따뜻한 한 마디 해준 것이 고맙게 느껴진 것을 보면, 엘빈 토플러는 또 다른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과는 사뭇 다른 느낌임에는 틀림없다. 리프킨의 저서를 전부 읽어보지 않아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가 경제학적이고 국제 관계학적인 관점에 치중해 미래를 이야기한다면 토플러는 우리 삶의 다양한 각도에서 미래를 바라볼 줄 아는 통찰력을 선사해준다. 리프킨이 대범한 카리스마라면, 토플러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라고 해야 할까. 나는 갑자기 당장 해소하고 싶은 갈증 같은 궁금증이 생겨 그들 저서 각각의 참고문헌 리스트를 훑어 보았으나, 미래학자들은 서로의 책을 참고문헌 목록에 집어넣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혼자 재미있어했다. 과연, 다음 번에 읽게 될 페이스 팝콘도 그러할까라는 의문과 함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다른 곳에서 출발해 비슷한 곳을 향해 수렴한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어쩌면, 그래서 더 이들 미래학자들이 하는 이야기를 건성으로 들을 수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부의 미래> 홍보전용 웹사이트를 방문해 보면, 토플러의 박학다식함이 주는 차가움에 없어서는 안 될 그 부드러움의 정체를 발견하게 된다. 바로, 아내 하이디 토플러와 공동 저술 했다는 점. 나는 그들이 때로는 부부로서, 때로는 동료로서, 때로는 친구로서, 때로는 서로에게 가장 솔직한 비판가로서 살아왔을 80년 남짓 인생이 참으로 부럽기도 했다. 아마 이들처럼 진정 ‘평생의 동반자’란 말이 어울리는 한 쌍도 그렇게 흔치는 않으리라. 그런 의미에서 그들이 함께 걸어온 인생에 대한 짤막한 글이 있어 번역, 소개해 본다.

“그는 1928년, 그녀는 1929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그들은 뉴욕 대학 재중 시절 만났는데, 엘빈은 영문학 전공 중이었고 하이디는 동대학원에서 언어학 전공을 시작할 무렵이었다. 그러나, 급진적이고 혁명적인 구석이 많았던 이 둘은 학업을 그만두고 중서부로 이주해 그곳에서 결혼한 뒤, 5년 동안 블루칼라로 일하면서 산업사회의 대량생산을 몸소 체험했다. 하이디는 알류미늄 공장의 점원이 됐고, 엘빈은 기계 수리 기술자와 용접공이 되었다. 그들의 현장 경험은 엘빈으로 하여금 노동조합 신문사에서 잠시 일하게 만들었고, 그 뒤 워싱턴 지부로 재배치 되어 펜실베니아 데일리 신문 소속, 의회 및 White House 출입기자 역을 3년 간 도맡게 되었다. 그 사이 하이디는 경영과 행동과학 전문 도서관에서 일했고, 그들이 뉴욕으로 돌아오게 된 계기는 엘빈이 Fortune지로부터 노동 분야 칼럼니스트 제의를 받았을 때이다. 그제서야 엘빈은 본격적으로 경영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Fortune지에서 나와 엘빈은 IBM으로부터 ‘컴퓨터의 사회 조직적 영향에 대한 연구’ 제의를 받아, 최초의 컴퓨터 ‘구루’들과 인공지능 관련 유명인사들과 함께 일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제록스는 그에게 자사 연구 실험 센터에 관한 논문 작성을 부탁했고, AT&T는 엘빈에게 전략적 컨설팅을 요청했다. 이는 전자통신 전반에 대한 연구로 확대됐고, 관련 업계의 기업들에게 조직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경고를 내리기에 이르렀다. 십 수년이 지나 정부가 관련 기업들을 강제로 분산시키기 전에 이미 토플러는 이를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60년대 중반에 토플러 부부는 <미래 쇼크> 집필에 착수했고, 그 뒤로 다양한 저술과 강연 활동을 펼치게 된다. 1996년에는 미국 최고 경영 컨설턴트 중 한 명인 톰 존슨과 함께 토플러 어소시엇츠를 창설해, 제3물결을 살아가는 세계 여러 나라 정부(미국, 한국, 멕시코, 브라질, 싱가포르, 호주 등)와 기업들, 그리고 NGO를 대상으로 그들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각종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토플러 부부가 비즈니스업계에 끼친 영향은 실로 막대하다는 것을 다음의 설명을 통해 엿볼 수 있다.

“토플러 부부는 대량 상산에서 서비스와 지식 산업으로의 이동, 디지털 혁명, 이동통신의 중요성, 케이블 TV, 나노-바이오 기술, 맞춤 생산, 아웃소싱, 프랜차이징, 일시적 조직 구조형태, 기업 구조개편 등 이 모든 것들이 뉴스거리가 되고 화제거리가 되기 십 여 년 전에 이들의 등장을 이미 예견했었다. 우리가 빌 게이츠와 실리콘 벨리에 대해 듣도 보지도 못했을 그 시절에 말이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그들이 정치계에 미친 영향일 것이다.

“세계적 스케일 상에서 볼 때, 토플러 부부는 구소련의 붕괴, 독일의 통일, 그리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급부상을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하고 있었다. 베네주엘라의 보수파 휴고 차베즈부터 멕시코의 벤센트 폭스, 말레이시아의 전 지도자 마하티 모하메드, 그리고 한국의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토플러 부부만큼 다양한 정치가들을 애독자로 갖고 있는 저자도 드물 것이다.

<제3물결>은 중국에서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읽힌 책이 되었고, 중국의 부상을 위해 결정적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하이디가 제작한 <제3물결>의 TV 버전은 중국인들로 하여금 먼 곳에서 자전거까지 타고 와 시청하게끔 만들었다……(생략)

토플러 부부의 연구 결과는 중국 국경을 넘어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갔다. 한국의 중앙일보사와의 인터뷰에서 싱가폴의 리콴유 수상은 <권력 이동>이 본인의 미래 구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고백할 정도였고, 인도의 전 수상인 아디아니는 일찍부터 토플러의 애독자였다고 한다. 한국의 김대중 전 대통령은 토플러 부부에게 고문이 되어달라고 개인적 부탁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생략)” 이렇듯 토플러 부부는 좌파-우파를 막론하고, 다양한 스펙트럼의 정치가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휴. 엘빈 토플러에 대한 조사를 하다 보니 그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 끼친 영향을 이루 다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듯싶다. 아니, 아마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 분량만으로 치면 책 한 권 쉽게 뚝딱 나오지 않을까.

그리고 이것이 나만의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 깊숙한 곳에 코리아니티가 계속 꿈틀거리고 있음을 감지하고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한국인 미래학자는 없는 것일까. 라고.


<마음에 들어온 인용문>

“어머니 자궁 속의 태아가 태어날 때까지 바깥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영향을 받듯이 한 권의 책도 집필 기간 동안 작가의 생각에 깊은 인상을 심어주는 여러 가지 사건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미래학 서적도 결국은 주어진 역사적 환경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지는 산물일 수밖에 없다”(p. 5)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야기인 부(富)의 변화에 관한 기사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기사들에 묻혀 누락되고 있다…… 또한 혁명적 부(revolutionary wealth) 는 단지 돈에 관한 것만 말하는 것도 아니다” (p. 6)

“부는 양적인 규모의 비약적인 확대만을 가지고 혁명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부의 창출, 분배, 순환, 소비, 저축, 투자 방식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수반되어야만 혁명적이라고 부를 수 있다. 또한, 유. 무형의 변화도 있어야 한다……. 부 창출 시스템이 지닌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떤 부 창출 시스템도 고립된 상태에서 단독으로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p. 7)

“그러나 경제학은 다른 어떤 학문보다 훨씬 더 많이 현실 세계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나는 젊은 날 현실을 경험하며 잊을 수 없는 5년의 세월을 보낸 적이 있다……. 생산 현장을 밑바닥부터 체험한 것이다. 나는 실직자의 설움도 알고 있다” (p. 8)

“물론 미래를 확실히 아는 사람은 없다. 하물며 어떤 일이 ‘언제 일어날 것인지(will happen)’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앞서 ‘일어날 것인지’라고 말했듯이 이 책 전반에 등장하는 ‘될 것이다(will)’라는 식의 미래적인 표현에는 ‘아마도(probably will)’ 나 ‘우리가 생각하기에는(in our opinion, will)’ 이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다고 이해해주기 바란다” (p. 9)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모든 책은 우리가 함께 사랑하며 살아온 삶의 합작품이라는 사실을 알아주길 바란다” (p. 10)

“혁명적 부는 창의적인 기업가들과 사회, 문화, 교육 부문의 기업가들에게 수많은 기회와 새로운 삶의 궤적을 제시해줄 것이다. 또한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극심한 빈곤에 대한 참신한 해결책도 던져 줄 것이다. 그러나 이 희망적인 미래로의 초대장에는 한 가지 중요한 경고가 담겨 있다. 그것은 여러 가지 위험이 산술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심약한 사람들에게는 반갑지 않을 미래이다” (p. 22)

“새로운 세계를 해독해 내기 위해서는 시대에 뒤떨어진 비즈니스 기반(business fundamentals)에 대해 떠들어 대는 경제학자와 비즈니스 전문가들을 극복해야 한다” (p. 24)

“생산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프로슈머 경제를 논하지 않고서는 화폐 경제의 미래를 이해할 수도 예견할 수도 없다. 프로슈머 경제와 화폐 경제는 불가분의 관계로, 이들이 모여 부 창출 시스템을 형성한다” (p. 25)

“혁명적 부가 뿌리내리기 시작한 때는, 미국에서 화이트칼라와 서비스업 종사자가 블루칼라 노동자 수를 넘어선 1956년으로 추정할 수 있다” (p. 26)

“혁명은 모든 경계를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p. 28)

“그는 ‘머지않아 회사란 특정 기간 동안 누가 어떤 정보에 접근할 수 있으며, 누가 어떤 수입의 일부를 가져갈 것인지에 의해 정의될 것이다. 엄밀한 의미의 피고용인이란 없다’고 말한다” (p. 29)

“중요한 것은 누가 부를 가졌고 누가 갖지 못했는가, 그리고 부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p. 36)

“부와 돈은 동의어가 아니다. 잘못된 인식이 만연되어 있기는 하지만 돈은 여러 가지 부의 증거 혹은 상징적인 표현 중 하나에 불과하다. 때때로 부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살 수 있다. 따라서 누구든 부의 미래를 가장 포괄적으로 이해하려면 그 근원인 욕망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어떤 경우이건 부란 갈망을 만족시키는 그 무엇을 의미한다. 부는 참을 수 없는 갈망을 해소해 준다” (p. 37)

“첫 번째 부 창출 시스템은 1만 년 전 선사시대의 아인슈타인이 지금의 터키 지역인 카라카닥 산 근처 어딘가에 최초의 씨앗을 심었을 때 나타났으며, 그로 인해 부를 창출하는 방법이 도입되었다…….두 번째 혁명적인 부 창출 시스템과 사회는 산업주의이다. 이것은 1600년대 말에 등장하기 시작하여 세계 여러 지역에 제2의 격변과 변혁의 물결을 전파했다…….가장 최근에 도래한 부의 제3 물결은 산업 생산, 토지, 노동, 자본의 전통적인 요소들을 훨씬 정교한 지식으로 대체해 나가며 산업주의의 모든 원칙에 도전한다” (p. 44~47)

“이처럼 제1물결의 부 창출 시스템이 주로 키우는(growing) 것을, 제2물결이 만드는(making) 것을 기반으로 했다면, 제3물결의 부 창출 시스템은 서비스하는(serving) 것, 생각하는(thinking) 것, 아는(knowing) 것, 경험하는(experiencing) 것을 기반으로 한다” (p. 49)

“사회에는 시간에 맞춰 달리는 제도가 필요하다. 경제는 너무나 빠른 속도로 달리는데 사회의 다른 주요 제도들이 한참 뒤로 처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는가?” (p. 62)

“이처럼 다소 냉소적으로 언급한 속도 서열에 있어서 논쟁의 여지는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중심이 되는 사실은 분명히 있다. 그것은 가정, 회사, 산업, 국가 경제, 글로벌 시스템 등 그 모든 면에서 시간이라는 심층 기반과 부 창출 사이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전면적인 변혁에 휩싸여 있다는 것이다” (p. 72)

“모든 사람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쉼 없이 흐르는 경제 음악의 일부분이 된다…… 이 경제 음악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p. 75)

“이에 비하여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경제개발에 ‘창조적인 파괴의 질풍(gales of creative destruction)’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낡고 뒤떨어진 기술과 산업을 폐기하여 새롭고 파괴적인 기술에 길을 열어 주는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창조적인 파괴가 가장 먼저 찢어 버려야 할 것은 어제의 시간표이다…… 경제의 타이밍을 연구하는 크로노믹스(chronomics)라 불릴 만한 분야는 아직 발달 되지 않은 상태이다” (p. 77)

“우리는 이처럼 초고속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은 돈이다’라는 격언조차 수정되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짧은 시간 동안 더 많은 부를 창출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에 모든 시간의 간격은 바로 전 간격에 비해 더 큰 가치를 지니게 된다. 이 모든 것은 심층 기반인 시간과 우리 개개인의 관계에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p.94)

“시간의 압박, 시간을 더 작고 불규칙하게 잘라낼 수 있는 우리의 능력, 전자 인프라의 엄청난 힘과 속도, 개별적으로 가격이 정해지는 상품, 점점 세밀해지는 지급체계, 이 모든 현상은 돈의 흐름이 어느 시점에 가장 정점에 오를지 예측할 수 없는 날이 올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가속화, 불규칙화, 연속적인 흐름 등 서로 연관된 이 변화들은 우리 앞에 놓인 시간의 풍경 전체를 바꿔 놓는다.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닥칠 이런 변화들도 산업시대의 시간을 21세기의 시간으로 대체하는 더 커다란 변혁의 일부분일 뿐이다” (p. 100)

“시간은 더욱 중요해졌지만 정확한 시간 엄수의 중요성은 줄어들고 있다” (p. 101)

“우리는 이처럼 세계 지도상에서 부와 부 창출의 중심이 바뀌는 현실을 목격하고 있다. 처음 경제적인 파워가 중국에서 서양, 유럽으로 이전했을 때 이미 부의 순환은 시작되었다. 그 힘은 미국으로 이동했다가 수세기 전에 경제 강자의 자리를 내준 아시아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 역사의 거대한 순환이 완성되고 있는 것이다” (p. 108)

“이렇듯 아시아를 향한 부의 역사적인 이동, 다양한 경제 기능의 디지털화, 국경을 넘어서는 지역의 출현, 장소와 위치를 중요시하는 기준의 변화와 같은 모든 현상들이 심층 기반인 공간과 관계된 커다란 변화의 일부분이다” (p. 117)

“그러나 트렌드는 무한정 지속되지 않으며, 미래는 일직선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p. 125)

“AT커니컨설팅은 이 모든 사항을 바탕으로 2003년에 62개국의 순위를 조사 발표했는데 아일랜드, 스위스, 싱가포르, 네덜란드 등 작은 나라들의 세계화가 두드러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비하여 미국은 11위, 프랑스 12위, 독일 17위, 한국 28위, 일본은 35위였다” (p. 128)

“세계화의 신봉자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첫째, 어떠한 나라도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이바지할 세계화의 엄청난 잠재력에 끝까지 등을 돌리지 못할 것이다. 둘째, 세계화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문제들이 닥칠 것이다. 셋째, 새로운 기술들이 점차 세계화를 촉진할 것이다. 이에 대해 회의론자들은 다음과 같이 반박한다. 첫째, 평화의 이익도 엄청날 수 있는데 그들은 그 기회를 계속 놓치고 있다. 둘째,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 셋째, 역사는 기존의 기술들이 촉진한 것을 되돌리기 위해 개발된 반 기술들로 가득 차 있다” (p. 132)

“지금까지 우리는 아시아를 향한 부의 대대적인 이동, 날로 증가하는 지역 국가의 중요성, 진보된 경제에서 공간적 기준의 변화, 역으로도 추진이 가능한 거대한 재 세계화 과정을 살펴보았다 .이 중 어느 하나만으로도 혁명적 부와 심층 기반인 공간의 관계에 중요한 변화가 초래된다. 그러나 앞으로 알게 되겠지만, 언젠가 최후의 공간적 변화가 이 모든 변화를 작아 보이게 만들 수 있다” (p. 140)

“1. 지식은 원래 비경쟁적이다.
2. 지식은 형태가 없다.
3. 지식은 직선적이지 않다.
4. 지식은 관계적이다.
5. 지식은 다른 지식과 어우러진다.
6. 지식은 어떤 상품보다도 이동이 편리하다.
7. 지식은 상징이나 추상적인 개념으로 압축할 수 있다.
8. 지식은 점점 더 작은 공간에 저장할 수 있다.
9. 지식은 명시적일 수도 있고 암시적일 수도 있다.
10. 지식은 밀봉하기 어렵다. 퍼져 나간다” (p. 155~156)

“브와소가 지적한 대로 정보 상품은 그 희소성을 손상시키지 않고서는 정보를 전달할 수 없다. 즉 상품의 가치 평가에 기반이 되는 희소성을 감소시키게 된다” (p. 157)

“석유와 지식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무엇보다 석유는 쓸수록 줄어들지만 지식은 사용할수록 더 많이 창조된다는 것이다. 이 차이 하나만으로도 주류 경제학의 많은 부분을 무용지물로 만든다. 이제 전처럼 ‘경제학은 희소자원을 배분하는 과학이다’라고 정의할 수 없게 되었다” (p. 160)

“이렇게 볼 때 현재 지구상에는 인류 역사상 어느 때보다도 많은 60억 개 이상의 지식 공급 물이 존재하고 있다” (p. 163)

“변화가 더욱 빨라지면서 지식이 무용지식으로 바뀌는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다. 끊임없이 지식을 갱신하지 않는 한 직장 생활을 통해 쌓은 경력의 가치도 줄어들고 만다. 어떤 데이터베이스를 완성할 때쯤이면 그것은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되고 만다. 책도 마찬가지로 출판될 때쯤에는 이미 구식이 된다” (p. 171)

“머지않은 미래에 경제학자들이 맞닥뜨리게 될 부 창출 시스템은 한계자원에서 벗어나 근본적으로 무한한 자원이자 경제성장의 주요 요인이 될 지식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경쟁적인 투입과 산출에서 비경쟁적인 투입과 산출로, 제한된 지역 내 내수 생산과 유통에서 국가 및 해외 생산과 유통으로, 낮은 기술 요건 수준에서 높은 기술 수준 요건으로, 획일적인 대량생산에서 비 획일적인 이질적 생산으로, 그 밖에도 많은 다양한 형태로 의존도가 변화해 갈 것이다” (p. 178)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경제학이 다른 모든 분야를 앞서고 있다. 이것은 경제학이 상당 부분 수치화되어 있고 가장 딱딱하고 과학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그 자체의 무게에 짓눌려 무너지기 직전이다” (p. 218)

“뒤집어 보면 이전에 관련이 없던 아이디어와 개념, 데이터와 정보, 지식을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할 때 상상력과 창의력이 생겨날 수 있다” (p. 219)

“화폐경제에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은 소위 ‘7개의 문’을 거쳐야 했다……
1. 팔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라.
2. 직장을 구하라.
3. 상속을 받아라.
4. 선물을 받아라.
5. 결혼하라. 또는 재혼하라.
6. 복지 혜택을 받아라.
7. 훔쳐라” (p. 224)

“경제활동으로 입문하기 위한 7개의 문 이외에 비공식적인 경제 활동으로 가는 길은 수천 가지에 달한다. 이 길은 돈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불문하고 모두에게 열려 있다. 이곳을 통과하는 데에는 어떤 조건도 필요하지 않으며, 우리 모두 태어날 때 이미 그 자격을 부여 받았다…… 그러나 추적되지도 측정되지도 않고, 대가도 없이 대대적으로 경제 활동이 벌어지는 숨은 경제가 있다. 바로 비 화폐의 프로슈머 경제(prosumer economy)이다” (p. 225)

“개인 또는 집단들이 스스로 생산하면서 동시에 소비하는 행위를 ‘프로슈밍’ 이라고 한다”(p. 226)

“프로슈머의 생산력은 전체 화폐 경제가 의존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p. 227)

“부모가 부모로서의 역할을 해내지 못했을 때 화폐 경제의 생산성은 얼마나 큰 손실을 입게 될까?” (p. 231)

“이 모든 무보수 노동의 가치는 얼마일까” (p. 232)

“이론적으로 완전 경쟁이 서비스 가격을 떨어뜨려 간접적으로 소비자에게 보상한다는 말도 맞다. 노동비용을 외부로 돌려 절감한 비용이 언젠가는 소비자에게 돌아올 날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 시점은 완전 경쟁과는 거리가 멀며 오히려 소비자가 기업들에게 공짜 점심을 주고 있다. 외부로 전가되는 노동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다. 생산자에서 프로슈머로의 변환은 차세대 아웃소싱의 커다란 미개척 분야이다” (p. 251)

“전통 경제학에서 보면 제품의 구입은 소비이다. 그러나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 보면, 제품의 구입은 프로슈머 산출물의 가치를 증대시키기 때문에 일종의 자본재에 대한 투자라고 볼 수도 있다” (p. 256~257)

“전세계 수천 개 소규모 업체들은 사실 프로슈밍을 취미로 하던 이들이 자신과 친구, 이웃을 위해 만들던 물건을 팔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것이다” (p. 258)

“이렇듯 프로슈머들은 자신의 능력과 흥미를 개발, 시험하면서 이를 판매용 상품과 소규모 사업체로 변형시키고 있다. 화폐 경제에 또 다른 가치를 투입한 셈이다……. 프로슈머들은 취미를 비즈니스로 바꾸었을 뿐 아니라 산업 자체를 창출하고 전개하는 데 기여했다” (p. 259)

“프로슈머는 앞으로 다가올 경제의 이름 없는 영웅이다” (p. 264)

“1. 프로슈머는 제3의 직업과 자가 서비스 활동을 통해 무보수로 일을 수행한다.
2. 프로슈머는 화폐 경제에서 자본재를 구입한다.
3. 프로슈머는 자신의 도구와 자본을 화폐 경제에 있는 사용자들에게 빌려 준다. 또 다른 공짜 점심이다.
4. 프로슈머는 주택 가치를 향상시킨다.
5. 프로슈머는 제품이나 서비스, 기술을 시장화한다.
6. 프로슈머는 또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탈시장화한다.
7. 프로슈머는 자원봉사자로서의 가치를 창출한다.
8. 프로슈먼느 영리기업들에게 유용한 무료 정보를 제공한다.
9. 프로슈먼느 화폐 경제에서의 소비자 힘을 강화시킨다.
10. 프로슈먼느 혁신을 가속화한다.
11. 프로슈머는 지식을 신속히 창출하고 그것을 전파하며 지식 기반 경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사이버 공간에 저장한다.
12. 프로슈머는 어린이는 양육하고 노동력을 재생산한다” (p. 295~197)

“이데올로기적이고 상업적인 웅변 이상으로 미국이 전하고자 하는 진정한 메시지는 변화의 복음이다” (p. 307)

“철학자 중 가장 혁명적인 철학자인 헤라클리토스의 메시지이다. 그는 ‘같은 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수는 없다. 두 번째 들어갈 때 이미 그 물은 흘러가 버렸기 때문이다” 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p. 308)

“왜 사회적인 발명에 주는 노벨상은 없는 것인가?” (p.341)

“세차장이 서점이 될 수 있다면 제도적인 내부 폭발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선택들은 단지 우리의 사회적 상상력에 제한을 받을 뿐이다. 그 상상력의 한계를 자유로이 풀어주어야 할 시간이 왔다” (p. 346)

“단일 무형성과 이중 무형성이라는 2가지 종류의 무형성이 사회의 자산 기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질 것이다. 이를 확신하는 이유는, 무형자산의 증식에는 사실상 한계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만으로도 자본주의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공급이 유한하다는 전제야말로 자본주의 경제학의 근간이며, 수요와 공급의 법칙보다 더 신성시되는 자본주의 법칙은 없다. 하지만 2가지 종류의 무형 자산이 사실상 무한히 공급될 수 있다면 무한한 무형의 경제가 자본주의와 공존할 수 있을까 경제의 자산 기반이 어느 정도나 무형화될 수 있으며 동시에 자본주의적일 수 있을까” (p. 368)

“이미 언급했듯이 기존의 모든 시장, 즉 토지시장, 노동시장, 자본시장, 재화시장, 서비스 시장, 경험시장, 지식 시장 등이 이제는 가상의 쌍둥이를 갖게 되었다. 거대한 사이버 공간에 기존 시장이 모든 부문을 꼭 빼 닮은 사이버 시장이 세계적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p. 390)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전가되는 모든 비용은 사실상 우리가 돈의 사용이라는 편리함을 누리는 대가로 지불하는 ‘보이지 않는 세금’이다. 사실 이런 비용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는 생각해 봐야 할 중요한 의문을 제기한다. 보이지 않는 세금을 줄이거나 완전히 없앨 수 있다면 어떨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지식 기반 경제체제를 운영하는 데 꼭 돈이 필요한 걸까” (p. 394)

“1. 의사 화폐의 등장 2. 물물거래의 성장 3. 무형성의 증가 4 점점 더 복잡해지는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의 확산 5. 급격한 기술 발전 6. 고삐 풀린 투기자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세계 경제 7. 세계 정세 속에서 급변하는 지정학적 역학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본다면, 산업시대의 화폐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분명 그 역할이 크게 축소될 것이다” (p. 406)

“일단 세계적으로 빈곤에 관한 논의가 절대 빈곤을 줄이는 것이 목표인지 아니면 빈부 격차를 줄이는 것이 목표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계획 자체가 흐지부지될 수 있다” (p. 432)

“경제뉴스에 자주 언급되는데도 불구하고 월 스트리트와 워싱턴 정가의 아시아에 대한 이해는 빈약하기 짝이 없다” (p. 453)

“중국이 세계 초 강국으로 발전하는 과정은 여러 해에 걸쳐 왜곡되고 둔화되며 퇴보할 수도 있고, 비극으로 점철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인류전체의 이익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중국의 빈곤 해소를 위한 두 마리 토끼 전략이 고통스러운 실험으로 실패해서는 안 된다. 중국의 물결 분쟁은 우리의 직업과 주식 투자, 제품, 권리로부터 시작하여 우리 아이들이 입게 될 옷이나 그들이 사용할 컴퓨터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제 우리 모두의 일부분이 되었다” (p. 471)

“프로젝트 수행에 실패해 수백만 달러의 손해를 입힌 한 간부를 해고하겠냐는 질문에 대해 IBM의 전 회장인 토마스 왓슨의 대답은 이런 내용을 잘 보여준다. 왓슨은 ‘그를 해고한다고? 맙소사. 안돼. 나는 방금 그의 수업료를 지불했단 말이야’ 라고 말했다” (p. 478)

“전략은 그것을 만드는 인간이 그런 것처럼 항상 결점을 가지고 있다. 전략은 유연성을 가지면서 정보에 따라 신속하게 변해야 한다. 지능적 전략이 되기 위해서는 단지 현재의 변화뿐만 아니라 변화가 더욱 가속화되는 미래를 고려해야 한다. 말은 쉽지만 이 모든 것의 실천은 대단히 어렵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도착지가 중요하고, 또 그래야만 한다. 미래는 도착지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p. 552)

“미래의 경제와 사회가 형태를 갖추어 감에 따라 개인과 기업, 조직, 정부 등 우리 모두는 미래 속으로 뛰어드는 가장 격렬하고 급격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모든 사항을 고려했을 때, 이것도 한 번 살아볼 가치가 있는 환상적인 순간이다. 미지의 21세기에 들어온 것을 뜨거운 가슴으로 환영한다!” (p. 570)


<내가 저자라면>

토플러 부부와 <부의 미래>를 여행하는 도중, 나는 왜 그들의 늦둥이 자식이 ‘시원찮다’ 는 평을 받고 있는지 금새 알아차렸다. 우리 모두 느꼈을 것이다.
산만하다. 계획 없는 여행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불안하다. 부의 미래가 펼쳐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친 방대한 지식을 너무 한꺼번에 쏟아내어 보는 눈이나, 받아들이는 이성이나, 이해하려는 마음 모두가 쌓여있는 퍼즐 맞추기의 대책 없는 퍼즐 조각들을 앞에 두고 어안이 벙벙해진다. 아주 커다란 캔버스에 빨.주.노.초.파.남.보 모두 한꺼번에 섞어 뒤범벅을 만들어 놓은 그런 느낌. 책 자체가 다가올 미래 변화의 대 소용돌이를 있는 그대로 표현해 놓은 듯싶다.

번역상의 오류인지는 모르겠지만, 간혹 소제목을 보고 그 내용을 짐작할 수 없는 곳이 종종 있었다. 마치 분명 지도를 보고 있기는 한데, 긴가 민가 싶을 때 드는 심정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들은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길게, 오래 말하지 않는다. 아, 좀 더 이야기해주세요ㅡ 라고 부탁하고 싶었던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미래학자답게 독자에게 더 많이 질문한다. 여행에서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듯 하면서도 되려 그 길이 맞는지, 지름길은 없는지, 도착지에 도달할 수는 있는지 우리에게 더 많이 물어본다.

그 물음에 답하기는커녕 그 물음 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잠시 생각해 본다. 그리고 곱씹어 본다. 생각의 깊이를 심층 기반으로까지 깊게 끌고 들어간다. 그러다 불현듯 깨닫는다. 토플러 부부는 본질을 건드린다. 제 1부<혁명>과 제2부<심층 기반>에서 본질을 건드리기 위한 준비운동을 해주고, 제3부<시간의 재정렬>, 제4부<공간의 확장>, 제5부<지식에 대한 신뢰>에서는 새로운 부의 창출 시스템을 가능케 할 시간, 공간, 그리고 지식이라는 3대 재료를 닦고 채 썰고 벌겨놓는다. 제6부<프로슈밍>으로 넘어가면서 비로소 새로이 창출될 부를 생산하고 소비하고 투자하고 저축할 당사자들인 우리들의 새로운 혁명적 모습을 소개한다. 그러나 혁명은 언제나 두 얼굴을 가지고 있게 마련인지라 제7부<데카당스>를 통해 잠시 경고한다. 그리고 드디어 혁명적 부가 가장 많은 영향력을 끼치게 될 자본주의, 빈곤, 그리고 국가에 대한 설명을 제8부<자본주의의 미래>, 제9부<빈곤>, 제10부<지각 변동>에서 거침없이 풀어 놓는다. 그들은 심층 기반이란 소재로 깊이 파고 들어갔지만, 책을 다 읽고 난 나에게는 내가 바라보는 세계의 한계선을 더 넓혀주었다.

본질을 꿰뚫고 있기에 그들에게는 치우침이 없고, 그들이 취하고 있는 입장은 비교적 객관적이다. 즉 객관적 애정을 가지고 사물을, 현상을, 그리고 각 나라를 분석한다. 일례로, 미국에 대한 분석이 눈여겨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전세계적으로 만연해 있는 반미주의의 본질은 무엇이며, 미국이 잘하고 있는 것과 못하고 있는 것, 아직까지는 미국이 세계를 주도하는 슈퍼파워이지만 치명적 약점에 의해 언제 쇠약해질지 모른다는 그들의 솔직 담백한 통찰은 독자들에게 신뢰를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들이 ‘한반도의 시간과의 충돌’이라는 부제로 한국과 북한에 지면을 할애한 것을 대단히 고맙게 생각한다. 전 세계가 대한민국을 주시하고 있는 이유가 비단 21세기에 유일하게 남은 분단국가라는 사실 하나 때문만은 아니리라. 새롭게 창출되는 부의 시스템에 톡톡히 한 몫하고 있기 때문이란 생각에 참으로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부(富)를 논하는 데 있어 빠질 수 없는 것이 경제학과 경제학자들이다. 그러나 혁명적 부가 도래함에 따라 경제학계에도 혁명이 일어날 수 밖에 없음은 당연지사. 공짜 점심은 없다고 믿어온 경제학자들에게 공짜 점심이 있을 뿐 아니라, 메뉴도 엄청나게 다양하다고 귀띔해주는 토플러 부부의 통찰이 참으로 신선하게 여겨진다. 앞으로 화폐 경제와 비화폐 경제 두 분야가 어떻게 서로 연관되며 통합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전세계 경제학자들이 할 일이 많아졌다. 그리고 할 일이 많아진 건 경제학자들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무섭게 돌진해 오는 미래의 돌덩이들을 하나씩 정리해 보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그런 의미에서 <부의 미래>의 구성에 대해 아쉬움이 하나 남는다면, 조금 더 체계적으로 정리를 해줬더라면 그 방대한 내용을 받아들이기 수월했을 터. 이를테면, <부의 미래-상>과 <부의 미래-하>로 내용을 좀 더 세분화시켜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집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뻔 했다고 생각하려는 찰나. 토플러 부부가 이제 여든을 바라보는 미래학자란 사실을 상기시켰다. 물론 그들이 앞으로도 장수하기를 바라는 바이지만, 어쩌면 <부의 미래>가 그들이 공동 집필할 마지막 저서가 될지 누가 알리요. 그래서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몽땅 다 내뱉은 거라고, 그러다 보니 내용이 다소 산만해진 거라고, 나는 이렇게 그들을 대신해 합리화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희망적인 미래를 부르짖는 토플러 부부에게 이유 모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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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04.15 07:34:06 *.72.153.12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제3의 물결]은 보고 있는데, 아직 정리하지 못했는데 정리할때는, 님이 올려준 이 글에서의 언급이나, 저자 조사를 통해 알게 된 내용들이 모두 짬뽕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좋은 말로 하자면 통합이고, 자기 체화라고 하겠지만..

소제목을 내용을 다 읽어야 알 수 있게 붙인 아쉬움과 짧막한 설명은 제3의 물결에서도 볼 수 있는 특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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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7.04.15 07:47:35 *.145.77.107
조용한바다(海瀞) 언젠가 화를 내어 세상을 진동하려는 기운이 보인다.
나는 오늘부터 관상보는 걸 끝내야 하겠다. 남해에서 그대를 보았을 때, 어리광부리는 막내처럼 보였는데! 아니 관광다니는 철없는 대학생정도로 생각 했는데, 당신의 글을 읽고 앨빈 토풀러의 "부의 미래"를 사야 겠다. 아니 정독을 해야 겠다는 마음으로 가득 찾기 때문입니다. 난 고전과 동양철학에 약간의 반 스콜라 철학서를 좋아 하는데 이제 경영서에도 매료 되는 것 같습니다. 그게 해정의 글에 도취 되었기 때문일까...

전에 비하면 너무 향기로와 진다. 언젠가 그대의 진한 장미향의 글을 읽으며 밤을 세울 날이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행복하다. 아름다운 글에 묻혀 그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니 말입니다.

오윤님! 정망 변,경 연구원이 정말 정말 "진정한 최고의 칼레이지"라고 생각이 드십니까? 아름다운 발전에 갈체를 보냄니다. 피곤함도 그렇게 오던 잠도 사라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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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4.15 09:31:41 *.70.72.121
막내야, 3기 꿈나무! 너를 미래 대통령이라고 부르겠다. 꿈도 이쁘지만 연세든 사람들의 세상에 대한 연민까지도 포용하는구나. 요즘은 늦둥이들이 사고(?) 많이 친다. 그것도 대형 사고로... 진정한 큰 일을 해주길 바래. 언니가 너 많이 응원할께.

왜? 라는 질문을 끝없이 던지며 많은 자료를 찾아내려는 성의가 아주 좋다. 지금의 시간을 모다 활용해서 끌어 쓰고 생각하고 깨닫고 실천해 나간다면 자네가 바라고 우리 사부께서 염원하는 COREANITY가 조금씩 더, 어느 날엔가 큰 걸음으로 달라지겠지? 우리를 함께 생각하고 나라를 염려하는 막내의 애정에 찬사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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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
2007.04.15 16:03:19 *.6.5.151
정화언니...원래 짬뽕이 맛있는 법이잖아 ^^;;; 내가 올린 글이
언니가 올릴 글에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제3의물결] 기대하고
있을께요.

초아 선생님... 아니에요, 관상 계속 봐주세요. 첫인상과 그 사람의
글이 많이 다를 때 느끼는 재미가 쏠쏠하지 않으세요? ^^
선생님이 저 때문에 경영서에 매료되신다면 저는 선생님이 즐겨
읽으시는 동양철학에 관심을 가져야겠어요. 선생님 북세미나
하실 때 꼭 가볼께요~
그나저나 제가 장미향 제일 좋아하는지 어떻게 아셨어요? ^^
너무 지나치지 않게 조금씩 조금씩 향기를 피워볼께요.
선생님! 저는 변.경.연.이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나도 선생님처럼 행복합니다.

써니 언니... 언니의 그 '막내야'란 말이 어찌나 좋은지 언니는
아마 모를거야. ^^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말이거든요...
그래서 아직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행동해야 하며 말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답니다. 그래도 이렇게 든든한 응원자 있어서 넘 좋아!!
그리고 언니, 진짜 준비하고 있으세용. 내가 와락! 안아줄거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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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훈
2007.04.16 09:19:42 *.99.241.60
구성에서 미래의 부 상, 하로 나누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책을 읽고 흐름을 따라가기가 참 힘들었던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나라에 미래학자가 없다는 것..
미래학자 뿐 아니라 죄송스런 말이지만, 다른 분야도 그렇다는 것.
그래서 코리아니티에 대한 각오를 다시하게 되었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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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
2007.04.16 19:01:21 *.6.5.193
영훈 오라버니... 미래의 부가 아니라 '부의 미래'인데 ㅎㅎㅎㅎㅎ
문득 든 생각이지만, 이곳에서의 작은 코리아니티 프로슈밍들을 통해
우리 다음 세대는 뭔가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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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훈
2007.04.16 19:14:27 *.99.241.60
엎어치나 매치나...부의 미래나 미래의 부나 거기가 거기지 뭐..
원서 해석도 조금 맞지 않는데. ㅎㅎㅎ
암튼 우리나라 사람들 미래라는 말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 좋은 미래 밝은 미래가 빨리 올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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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
2007.04.16 19:27:17 *.6.5.193
하긴 진짜.... 원제목은 '혁명적 부'인데 말이에요 ^^ ㅎㅎㅎ
미래는 희망이라는 단어와도 연결지을 수 있어서가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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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우
2007.04.17 09:14:01 *.122.138.93
음.. 써포터즈 모임을 가지면서 오윤님을 응원하기로 했었는데, 이 글을 읽어보니 2가지 생각이 새롭게 떠오릅니다.
첫째는 '아, 정말 오윤님의 글을 이렇듯 나름대로 열심히(응원하려다보니^^) 읽을 수 있다는건 나에겐 행운이구나'하는 마음이고
둘째는 '과연 이 연구원 막내란 분을 계속 응원해야 하나?'하는 마음입니다. 위에 초아 선생님이 말씀하신 내용처럼 나이를 종잡을 수 없는 필력과 세심하게 느껴지는 작가의 배려까지..
써포터즈 과제 중에 하나가 자신이 응원하는 사람 만나기인데요, 정말 오윤님 한번 만나봤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저는 오윤님의 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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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2007.04.17 11:03:04 *.249.167.156
이렇게 쓸 수도 있네! 내가 저자에 대한 정보를 찾으러 밖으로 돌아다니느라 정신없는 동안, 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저자를 연구했구나.. 말 맛이 살아있어, 읽는 맛이 좋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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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
2007.04.17 13:16:13 *.6.5.166
재우님... 답글 중간쯤 읽다가 불안불안했잖아요.... 저 응원해주시는
거 그만하겠다는 말씀인줄 알고 ^^;;;; 저 만나시면 실망하실지도
모릅니다. 많은 분들이 저를 글로만 처음 만나고 실제 만났을 때는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그리고 저 또한 재우님 꼭 만나뵙고 싶어요.
제 글의 소중한 팬이 되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아싸! 팬 생겼다!!

도윤 오라버니... 맛있게 잘 드셨사와요? ^^ 그래도 아직은 간을
잘 맞추기가 쉽지 않네요. 계속 고민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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