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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16일 10시 03분 등록


제3의 물결(The Third Wave)
앨빈 토플러 저, 전희직 역, 혜원출판사


1. 저자에 대하여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는 1928년 10월 4일생으로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모두 폴란드계 유태인 이민자였으며, 그의 아버지는 모피 가공업에 종사했다. 그의 아버지는 토플러가 대법관이 되기를 열망한 나머지, 매일 『뉴욕 타임스』지에 보도된 시사 사건들을 어린 토플러에게 설명하고 묻는 교육을 실시했다.

그렇지만 토플러는 일곱 살 때부터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키워 왔다. 그는 고교 시절 학교 신문에서 일하였으며, 졸업 후 뉴욕대학 영어과에 진학하였다. 그는 대학 시절, 학내 문학잡지인 『콤파스(Compass)』를 창간해 운영하였으며, 전국학생연합의 뉴욕대 대표로 참가하기도 했다. 그는 재학 중 같은 대학 내 미술학과, 그리고 뉴욕의 여러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비를 조달했다.

토플러는 대학을 졸업한 후 5년간 조립공, 용접공, 프레스공 등 기능공으로 일하였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운동권 학생의 ‘위장취업’과 비슷한 것이었다. 그는 그 경험을 통해 경영자들의 어리석음과 무정함, 육체 노동자를 다루는 사무직원들의 사악함과 건방진 태도도 목격하였지만, 다른 한편으로 미국 노동자들의 ‘계급의식 고양’을 표방하는 좌익 지식인들의 어리석음과 교만함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다.

토플러는 자신의 기능공 경력을 근거로 하여 용접산업의 전문지 기자로 일하다가, 1957년 한 작은 펜실바니아 신문의 워싱턴 특파원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본격적인 자유기고 활동을 시작하였다. 토플러는 자유기고 활동을 하다가 경제전문지인 『포춘(Fortune)』지에 들어가 노동 칼럼을 쓰게 되었으며, 때론 문화 관련 기사도 다루었다.

토플러가 말하는 ‘미래의 충격’은 테크놀로지 등의 발전으로 급격한 변화에 따른 개인의 부적응 현상을 가리킨다. 이 책에서 ‘변화의 방향’보다는 ‘변화의 속도’를 강조하는 토플러는 미래의 딜레마가 ‘선택의 과잉(overchoice)’이라고 말한다.

토플러는 오로지 ‘경제’만을 다루는 경제학자들에게 ‘경제’는 그렇게 공부하는 게 아니라고 꾸짖었다. 그는 미국 대학에서 사용되는 가장 영향력 있는 교과서 중의 하나인 새뮤얼슨(Paul A. Samuelson)과 노드하우스(William D. Nordhaus) 공저인 『경제학』의 최신판에는 눈을 피로하게 하는 작은 활자로 28페이지나 되는 색인이 실려 있지만, 이 색인을 아무리 찾아보아도 ‘권력’이라는 단어가 없다는 걸 개탄했다. 도대체 권력을 언급조차 하지 않으면서 무슨 경제학을 논하느냐는 것이다.

그는 최근엔 유전공학과 과학기술이 접목돼 인체(人體)에 적용되면 인간에 대한 정의가 달라지고 인간 진화의 제4의 물결이 올지도 모른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토플러는 아내 하이디 퍼렐(Heide Farrell)과 한 팀이 되어 유능한 연구원들을 고용한 가운데 광범위한 조사와 효율적인 자료 가공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연이어 내놓아 ‘기업가적 지식인’이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토플러는 한때 자신의 저서들이 한국에서 해적판으로 출판되는 것에 분노해 노골적으로 한국인을 싫어한다고 말한 적도 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의 자문 역할을 맡기도 했으며, 한국에서의 높은 인기로 한국 정치인들이 앞다투어 만나고자 하는 외국 지식인들 가운데 1위를 차지한 적도 있다.


이상이 그의 사회적인 모습이다. 나는 그의 개인적인 기사가 궁금했다. 그가 몇 차례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어 인터뷰 기사들을 수집할 수 있었다. 재미있는 인터뷰였다. 내가 관심있는 주제(가족, 학습방법, 교육에 대한 생각)에 관해 주제어별로 정리해 보았다.

토플러와 가족
“더 재미있는 게 뭔지 아세요? 나와 언제나 함께 일하는 아내입니다. 그녀는 매우 지적(知的)이에요. 하지만 (남편인 나를) 피곤하게 만들어요. 그냥 흘러가도록 놔두질 않습니다. 우리는 논쟁하고 토론합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그녀는 나에게 ‘바보 같다(stupid)’고 면박을 줘요. 그러니 내가 외부적으로 어떤 사안 얘기를 할 때 어리석은 얘기를 하지 않는 것 아닐까요? 아내가 나의 구원자인 셈이지요.”

―세계적인 석학이 부인에게 면박이라…. 믿기지 않습니다(웃음).
“분명히 말할 수 있어요. (나는) 그녀가 관여하지 않은 일은 안 합니다. 아내는 내가 보지 못하는 차원을 봅니다. 모든 것에 대해 의문(raised eyebrow)을 갖죠, 내가 학생이라면 그녀는 깐깐한 선생님이죠. 그녀는 나를 시험 같은 것에 쉽게 통과시켜 줄 타입이 아닙니다. 우리의 작업. 참 훌륭하죠(terrific)?”

―일종의 파트너십 같습니다. 박사님은 글을 쓰고, 아내는 출판을 하고….
“혹시 내가 (인터뷰에) 몇 분 늦었나요? 아내와 전화통화 하다 왔거든요. 지금 LA에 있어요.”(웃음)

―부인의 취미는 뭡니까?
“세금!(웃음) 그녀는 요즘 정부 조세 정책에 아주 분노하고 있죠.”

―부인과는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되었나요?
“(제가) 뉴욕대 학생일 때 만났습니다.하이디는 뉴욕대에서 석사과정 여름 학기를 듣고 있었습니다. 나는 막 남부에서 돌아온 상태였습니다. 뉴욕대 친구들을 보러 갔다가, 같은 수업을 듣는 한 여학생이 아름다운 금발의 여학생과 함께 앉아 있는 걸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다시는 남부로 안 갔죠. 우린 그날 밤 콘서트를 보러 갔습니다. 아직도 생생합니다. 바그너(Wagner) 공연이었죠? 야외 공연이었는데, 그 이후 계속 함께 해왔습니다. 만난 첫 날부터 말입니다.”

―행복한 결혼생활의 비결은?
“정직함, 서로에 대한 완벽한 오픈 마인드, 절대 거짓말 하지 않는 것, 사회에 대한 깊은 관심, 가족에 대한 헌신….”

―따님이 계시죠.
“(표정이 어두워지며) 15년간 신경근육성(neural muscular) 질병과 싸우다 6년 전에 세상을 떴습니다. …그 아이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우린 모든 것을 다 바쳤습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죠.”


토플러의 학습, 경력개발
―용접공 생활•칼럼니스트 등 경력이 다양합니다. 당신의 인생에 가장 큰 교훈을 준 경험은 무엇입니까?
“오호, (웃음)…. 공장 근로자에서 백악관까지 경험이 다양하죠, 사실 두 곳 사이의 시간은 2~3 년밖에 안 돼요. 놀라운 전환이랄까. 경제의 밑바닥에 있다가 워싱턴에서 국가 최고 결정들이 만들어지는 것을 지켜봤으니까. 하지만 가장 교훈적인 경험은 직업이 아닙니다. 모든 다양한 경험들이 복합적으로 교훈으로 작용했습니다. 나는 작가가 되고 싶었어요.”

“비밀을 하나를 공개할까요. 저는 신문 중독자입니다. 하루도 신문을 보지 않고는 못삽니다.”
―젊어서 기자 생활도 하셨죠.
“네, 신문은 정말 정말 ‘정보와 지식의 보고’입니다. 매일 아침 저는 세계의 신문을 보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합니다. NYT, FT, WT, 요미우리, 아사히 신문 등 6~7개를 샅샅이 읽습니다. 터키 신문도 보고요. 어느 나라를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떤 상황인지 알려면 신문을 보면 됩니다. 신문에는 세계가 돌아가는 소식이 실리고, 매일 새로운 지식이 실립니다. 아침에 몇 시간 동안 신문을 다 읽고 나면 손가락 밑이 까맣게 될 정도입니다.”(웃음)

―당신의 통찰력은 어디서 나옵니까?
“사람들은 자신이 잘하는 전문분야를 가지고 있죠. 사회는 그것에 대해 보상을 하고. 과학자든 프로 골퍼든 어느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거죠. 하지만 정말 우연하게도 우리는 한 분야에서만 재능을 보인 것이 아니었기에, 하늘 아래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주제에 관해 글을 썼습니다. 우리는 전문화의 굴레에 빠지지 않았습니다. 각기 다른 분야의 학문에서 많은 아이디어와 정보를 모아 통합하여 하나의, 전체적인 아이디어로 만들었습니다. 공장에서 백악관, 비즈니스 매거진, 대기업 컨설팅 전문가…. 모든 종류의 일들이 상당히 특이한 행보였지요. 이 모든 게 다른 방식으로 현실을 보는 법, 현실을 새롭게 조합하는 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많은 예측을 하셨는데….
“예측이라는 단어를 안 좋아해요. 확신성을 암시하기 때문입니다. 제안이라고 보면 됩니다. 인간사는 물론이고, 심지어 물리적 환경에서도 우연은 발생합니다. 우리는 실제로 여러 번 현실화 된 아이디어들을 선보였지요. 첫째가 ‘미래 쇼크(Future Shock)’였죠, ‘세상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준비하라’는 것이었죠.”

―만약 10대이거나 고등학생이라면, 어떤 언어나 어떤 분야를 공부하시겠습니까?
“하나로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은 다 다르니까요.”

―당신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저는 쓰고 생각하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지식을 추구하면서 만족감을 느끼지요. 모든 사람들은 다 그렇지는 않아요.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이 원하는 대로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식 투자에서 많은 돈을 번 친구 부부가 있는데 똑똑한 아들과 딸이 있어요. 부모가 금융 분야에 있어서 딸이 금융 분야에 종사하기를 바랐어요. 딸은 유명 은행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아주 불행해했습니다. 결국 일을 그만두고 공부를 다시 해서 심리학자가 되었어요. 현재 심리 상담을 하고 있는데 아주 행복해해요.”

―어린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충고하고 싶습니다. 제가 아동 심리학자는 아니지만 아이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한국이든 미국이든 모든 사회가 5살 이상 된 아이들을 수년간 감옥에 가두고 있어요.”


자기관리
―건강 유지 비결은 있나요? 엄청난 여행 스케줄이 소화하고 계신데.
“전 여행을 즐깁니다. 운동은 약간씩 하는 편이고. 농구장이나 테니스장에서 몇 시간씩 운동을 하는 친구들에 비하면 적죠. 식사는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위주로 매우 가볍게 하는 편입니다. 고정된 건강 관리법은 없습니다. 좋아하는 일 하는 거죠.”

―지금 100만달러가 있다면, 무엇에 어떤 방식으로 투자하겠습니까?
“한가지 분명한 건, 하이디와 나는 주식에는 절대 투자하지 않습니다.”

―왜죠?
“매일 신문에 난 숫자들에 일비일희하며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에요. 20, 30년 전에 그렇게 결심했습니다. 우리는 집 한 채와 부동산이 있고, 투자를 하고 있는 곳이 있지만 주식 투자는 안 합니다.”

―가장 소중한 재산은 부동산입니까?
“아마도, 그럴 것입니다. 한가지 공개할게요. 아무도 모르는 건데…. 내가 뮤추얼펀드 사업에 관한 책을 쓴 적이 있어요. 1960년대였던가…. 뮤추얼펀드 관계기관으로부터 책을 써 달라는 요청을 받고 썼습니다. 하지만 제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습니다.”

토플러가 말하는 교육 개혁
“한국이든 미국이든 모든 사회가 5살 이상 된 아이들을 수년간 감옥에 가두고 있어요.”

―감옥이라니요?
“학교라는 감옥 말입니다. 학교는 현대사회의 유일한 의무 제도입니다. 자유주의 국가에서 자유를 외치지만, 아이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은 얘기입니다.”

―의무 교육에 반대하십니까?
“모든 아이들이 똑같은 나이에 학교에 가서 똑같은 교육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나요? 말도 안돼요. 어떤 아이들은 3살에 학교에 입학할 준비가 되어있는 반면, 어떤 아이들은 8살이 되어도 준비가 안 돼 있을 수 있습니다.”

―획일적인 교육이 문제라는 지적이시군요.
“공장 같은 교육 제도는 터무니없습니다."

―교사들의 역할은?
“교사들이 효율적으로 미래의 기업 환경에 걸맞은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요. 교육과 비즈니스는 항상 긴밀히 연결돼 있습니다. 훗날 기업의 일원들을 길러내는 게 교육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교육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미국 공교육의 기초가 다져진 때가 19세기 말입니다. 당시 공교육의 가장 큰 목적은 바로 산업화에 걸맞은 인재들을 길러내는 것이었습니다. 기업주들은 아이들이 제때 일하러 공장에 나타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아이들을 ‘공장형 인간’으로 교육시키는 게 가장 큰 현안이었죠.”

―공업 교육 위주였겠네요?
“공업 훈련(industrial disciple)을 주는 게 가장 중요했습니다. 이제는 기업들이 다른 가치를 요구합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줄 아는 창조성을 가진 사람들을 필요로 합니다.”

―한국 역시 같은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한국 아니라 온 세계가 이러한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교육 시스템을 재구성하자는 논의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는 어떤가요?
“볼리비아의 교사들이 최근 강성 노조를 만들었어요. 변화에 무조건 반대합니다. 볼리비아 대통령은 최근 1~3학년의 뛰어난 학생들을 위해 월반(越班)제도를 제안했어요. 하지만 교사들의 반발로 무산됐습니다. 자그마한 변화도 반대하는 반동적 교사들(reactionary teachers)은 세계 어디에나 있습니다.”

―한국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럼요. (그는 한국의 전교조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 나는 한국의 아이들이 하루에 12시간 이상씩 공부에 매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미친(crazy) 짓입니다.”

―교육 개혁 방향은?
“한두 해 전에 빌 게이츠가 한 말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교육 시스템을 기존 시스템의 토대 위에서 개혁(reform)할 수는 없다. 아예 뿌리째 바꿔야(replace) 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과거 교육이 계속되면? 결국 학교가 실업자를 양성하는 셈입니다.”

―해결책이 있을까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교육에 사용되는 돈의 일부를 실험 학교에 투자하면 어떨까요? 현재 미국 아이들 중 1% 정도가 부모들로부터 교육(home schooling)받습니다. 좀 더 극단적인 그룹은 아예 교육을 받지 않습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스스로의 길을 찾도록 놔둡니다.”

―실험학교를 대안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캘리포니아의 한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장애인들을 위한 제품을 만듭니다.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제품을 학생들이 직접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의 교육 제도는 한마디로 사악합니다(evil).”

―교사들은 어떤가요?
“교사들은 무언가 변하면 항상 크게 반발합니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 아닙니까? 만약 한국이 시장지향적이면서 기업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 있는 교육을 개발(invent)해 낸다면 이는 오늘날 교육과 비즈니스 사이에 있는 막다른 골목(deadlock)을 뚫고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될 겁니다.”



2. 가슴을 치고 들어오는 구절

(15) 이 책은 세상이 역기류에 휩싸여 광란의 도가니에 빠진 것이 아니며, 현재 벌어지고 있는 아주 몰지각하고 소란스러운 사건들의 밑바닥에는 경이롭고 희망적인 패턴이 숨겨져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제 3의 물결>은 인류의 이야기가 끝난 것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20) 변화의 물결이 서로 부딪히고 겹쳐지며 우리 주변에 갈등과 긴장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하니 변화 그 자체에 대한 내 인식이 바뀌었다.


제 1장 대투쟁
(28) 이 책은 우리가 옛 문명의 마지막 세대인 동시에 새 문명의 첫 세대라는 전제하에 쓰여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들의 개인적 갈등, 분노, 방향상실 등은 대부분이 죽어가는 제2의 물결과 떠오르는 제3의 물결의 문명간에 생겨나는 정치구조 등에 대한 갈등의 반영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31)한 사회에 둘 이상의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밀어닥쳐 이중 어느 것도 우위를 점하고 있지 못하다면 미래상은 조각날 수 밖에 없다. 이런 사회에서는 변화의 의미와 발생되는 갈등을 구별해 내기가 아주 어려워진다. 물결의 충돌로 바다는 들끓게 되고 바닥에 숨어 있는 주류, 즉 중요한 역사의 조류는 감춰진 채로 표면만 부산하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34) 산업주의를 유지하는 방법을 찾는 사람들과 이를 대치할 수 있는 새로운 물결을 추구하는 사람들간의 심각한 싸움을 이해하기만 하면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강력한 열쇠를 지닌 것이 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국가를 위해 정책을 수립하든, 기업이나 일상생활을 위해 계획을 세우든 간에 우리는 변화하는 세상에 대처할 새로운 도구를 가지게 된다는 사실이다.


제 2장 문명의 구조
(39) 미국의 남북전쟁은 대다수 사람들이 상상하듯 노예제도의 도덕성이나 관세 등을 둘러싼 지엽적인 경제 문제에 의해 일어난 것만은 아니다. 그 싸움은 보다 더 큰 문제, 즉 이 풍요로운 대륙을 제 1의 물결과 제2의 물결의 힘을 대표하는 농업 종사자들과 산업주의자들의 주도권 쟁탈전에 의한 것이었다. 미래의 미국이 농업 국가가 될 것인가, 산업국가가 될 것인가의 문제였다. 북군이 이겼을 때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것이다. 미국의 산업화는 그 순간 결정되었다.

(40) 옛 문명이건 새로운 문명이건 문명의 전제조건은 에너지이다. 제 1의 물결사회에서는 이 에너지를 사람이나 짐승의 육체적 능력에 의한 '움직이는 동력원'이나 태양, 바람, 물 등의 자연에서 얻었다.

(44)만약 젊은 사람이 산업제도에 어울리는 교육을 받았다면 후에 겪게 되는 산업사회의 훈련을 보다 쉽게 넘길 수 있다. 그 결과 제 2의 물결사회의 공통적인 집중화, 즉 대중교육이 일어났다.
공장을 염두에 세워진 대중교육에서는 기초적인 읽기, 쓰기, 대수 등과 약간의 역사와 기타과목을 가르쳤다. 이것은 눈에 보이는 교육과정이었다. 그러나 그 밑에는 보다 기본적인 은밀한 교육과정이 있었다. 그것은 현재도 산업주의 국가에서는 시행되고 있지만 세 가지 덕목으로 되어 있다. 하나는 정확성, 둘째는 복종심, 마지막으로 반복작업에 쉽게 적응하게 만드는 것이다.

(46)핵가족 제도, 대중교육, 거대한 주식회사, 이 셋이 모든 제 2의 물결사회를 규정짓는 요소가 되었다.

(48)제 2의 물결이 온 세상을 뒤덮자 커뮤니케이션의 독점은 사실상 붕괴되었다. 그 이유는 부유하고 권력 있는 계급이 갑자기 너그러워져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제2의 물결의 기술과 공장의 대량생산 체제가 대량의 정보를 전달해야 했는데 과거의 그런 단순한 전달 수단만으로는 그 일이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50) 모든 산업사회에서는 용의주도한 정보체계가 생겨 대량의 정보를 상품이나 원료처럼 각 개인에게 전달하게 되었다. 이 정보체계는 기술체계, 사회체계와 얽혀 서로 협조해서 각 개인의 행동과 경제적인 생산활동을 일치시키는데 조력하고 있다.


제 3장 볼 수 없는 쐐기
(54) 한때는 부수적이고 별볼일 없었던 시장이라는 존재가 우리 생활의 중심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56) 이런 타락은 모두 생산과 소비의 분리에 기인하는 현상이다. 그래서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하기 위한 제도로 시장이 필요하다. 시장을 통제하는 사람들은 어떤 논리로 자신을 합법화시키든 간에 비정상적으로 커다란 권력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

(57) 성에 대해 가장 일반적인 견해에 의하면 산업사회에 있어 남성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객관적이고 여성은 주관적이라는 것이다. 이런 의견이 어느 만큼은 맞는 말이라면 생물학적 고정관념에 의한 것이 아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쐐기의 심리적 효과에 의한 것이라 볼 수 있다.

(58) 상호의존성이 높은 노동이 자급자족의 노동을 완전히 제압한 것은 아니었다. 옛날의 노동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는 한 곳이 있었으니 바로 가정이 그곳이다.

(58) 남성은 어린 시절부터 상호의존의 세계를 잘 살아 갈 수 있도록 객관적으로 키워졌다. 여성은 날 때부터 재생산-출산, 육아, 가사노동 등- 의 임무를 가지도록 교육을 받아와서 어느 정도는 사회와 격리된 상태에서 주관적으로 키워졌다.


제 4장 암호의 해독
(60) 어떤 문명이든 그 문명 안에는 일관된 규칙이나 원칙과 같은 숨어있는 암호가 있다. (...) 요즘 학교나 기업, 정부에 내재된 심각한 갈등의 대부분은 이 여섯 가지의 원칙으로 집중되며, 제2의 물결을 살아가는 사람은 이 원칙들을 생활에 적용시켜가며 이들을 수호하려 하고 재3의 물결을 사는 사람들을 이들에 도전을 하고 있다.

(61)규격화된 지능지수 검사 방법을 만들었다. 성적채점이나 입학절차, 졸업규칙 등도 비슷하게 규격화되었고 사지선다형 시험이 아주 일반적인 모습이 되었다.

(65)노동의 생활만 동시화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체제를 불문하고 제2의 물결 아래에선 모든 사회생활 자체가 시계에 끌려 다니는 생활이 전개되었다.

(69) 큰 것에 대한 이런 믿음은 제2의 물결의 특징인 '효율성'에 있다고 믿은 좁은 생각에 의해 생긴 것이다. 산업주의의 대형숭배는 공장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GNP와 같은 여러 가지 자료를 종합해서 만든 정략적 도구가 탄생했다. 제2물결의 경제학자들이 사용한 이 GNP라는 도구는 실패작이었다.

(73) 규칙을 만드는 데 숙달되어 있는 모든 산업사회의 엘리트들은 과거 봉건영주들이 제2의 물결에 의해 겪었던 몰락과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제 5장 권력의 전문가
(75) 19세기 중연 마르크스는 생산수단인 기술과 도구를 갖춘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사회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역사는 그를 속였다. 바로 그가 주장했던 상화의존성으로 말미암아 보다 큰 힘을 그 시스템을 지휘하고 통합하는 계층에게 부여한 것이다. 결국 권력을 차지한 사람은 자본가도 노동자도 아니었다. 어떤 나라에서든 최고의 위치로 올라선 사람은 통합자들이다. 권력은 생산수단을 소유함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통합수단의 통제에서 생겼던 것이었다.

(77) 이런 제2의 물결의 문명을 통합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에 의해 이 모든 것을 통합하는 시스템인 거대한 정부가 생겨나게 되었다.

(78) 정부는 산업화를 가속시키는 역할을 했다. 왜냐하면 정부에는 다른 사기업에서는 얻을 수 없는 강력한 권력과 조세수입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 6장 숨겨진 청사진
(82) 일단 지역적 장악을 젖히고 보면 표면에 보이는 차이 이면엔 동일한 일련의 권력구조가 숨어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모든 제 2의 물결의 나라의 정치제도는 숨겨진 동일한 청사진에 의해 이루어진 것처럼 보인다.

(84) 기계적 사고에 폭 빠지고 기계의 능률과 힘을 맹신한 나머지 제 2의 물결의 사회를 세운 혁명가들은 자본주의자건 사회주의자건 간에 정치조직을 초기 산업기계의 특징을 상당부분 가지고 있는 형태로 만든 것이다.

(90)우리가 민주주의라고 부르는 의원대표제 정부란 그저 불평등을 보장하기 위한 산업기술에 불과한 것이다 .의원 대표제 정부는 사이비 대의정치의 모델인 것이다.


제 7장 독립국가에 대한 열정
(91) 6,500명의 아바코 주민들은 과연 외부의 실업가들의 재정지원을 받지 않고서도 나라를 만들 수 있었을까? 싱가포르는 인구가 겨우 230만이지만 엄연히 국가인데 왜 뉴욕은 8백만이 넘는 인구를 가지고 있는데 국가가 아니란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얘기 같지만 당장 제3의 물결이 제2의 물결의 문명을 무너뜨린다면 이런 의문은 새로운 중요성을 갖게 된다. 왜냐하면 제 2의 물결의 문명을 이루어 왔고 지금도 이루고 있는 근거 중 하나가 바로 이 국민정부이기 때문이다.

(92) 상인들이 자신의 나라와 세금도 다르고, 노동규칙과 화폐도 다른 나라와 어떻게 물건을 사고 팔 수가 있었을까? 신기술이 타산이 맞기 위해선 작은 지방경제가 단일한 국가경제로 합쳐져야만 가능했다. 이것은 국가적 차원에서의 노동의 분화와 상품과 자본을 위한 국가적 시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결국 다시 말해 국가단위의 정치적 통합이 요구되었다는 얘기이다.


제 8장 제국주의욕
(96) 제 2의 물결은 비교적 소규모였던 약탈을 큰 사업으로 바꾸어놓았다. 소제국주의를 대제국주의로 변환시킨 것이다. 이 새로운 제국주의는 금이나 에메랄드, 향료나 비단 등을 가져오는 데에 그치지 않고 대규모 선단을 이용해 대규모로 면화, 야자유, 주석, 고무, 보크사이트, 텅스텐을 실어 나르는 것이었다.

(98) 노동의 분업은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국가에도 그대로 적용 될 수 있다. 영국은 섬유직물만을 전문으로 생산하고 포르투갈은 포도주만을 생산한다면 두 나라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다. 그래서 국제적인 노동의 분업이 이루어진 것이다. -리카도

(108) 제 2의 물결의 문명은 세계를 조각 내어 각기 조각의 골격이 뚜렷한 국민국가로 만들었다. 자원의 필요로 인하여 제 2의 물결문명은 제 1의 물결을 밀어내고 그곳에 살고 있던 많은 미개인들을 세계적인 화폐제도로 밀어 넣었다. 그것은 범세계적으로 일반적인 통합시장을 만들었다. 산업주의는 제 2의 물결의 정신구조를 만들어냈다 이 정신구조가 제 3의 물결의 문명을 만드는 데 가장 커다란 장애요소인 것이다.


제 9장 산업적 현실
(110) 한쪽은 전체주의 정권이었고, 다른 한쪽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표방했다. 그러나 거의 모든 사람이 깨닫지 못한 사실이 있으니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를 주장했지만 결국엔 본질적으로 같은 슈퍼이데올로기를 주장했다는 것이다.

(114)제 2의 물결문명은 시간을 보다 정확한 덩어리로 나눈 것뿐 아니라 이 덩어리들을 일직선으로 배치해서 과거와 미래까지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시간을 직선화시킨 것이다.

(115) 시간의 직선개념이 진화와 발전의 산업적 현실관에 전제조건이 되었다는 것이다. 직선개념은 진화와
발전을 가능케 했다.

(124) 새로운 인과론은 새로운 시간관, 공간관, 물질관과 결합하여 인류가 전제정치나 우상들로부터 풀려나게 했다. (...)하지만 산업적 현실은 그 자신을 구속하는 결과도 낳았다. 수량으로 표시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이든 무시하고 비판적 분석만을 중시하여 상상력을 말살시켰으며 그 결과 사람을 지나치게 단순화시켜 결국 모든 문제를 기술적인 방법으로만 해결하게 만들었다.


제 10장 종장-섬광 같은 홍수
(126) 산업인간은 역사상 유래를 찾을 수 없는 형태였다. 그는 에너지를 노예로 부리며 자신의 약한 힘을 극대화시켰다. 산업인간은 일생을 공장과 같은 환경에서 보내며 개인을 위축시키는 기계와 평생 접촉하며 살아갔다.

(130) 자신의 시대와 사람에 대한 이유 없는 미움이 미래를 건설하는 최선의 기초일 수는 없다. (...)산업주의란 인생과 마찬가지로 이와 같은 씁쓸한 일면을 가지고 있는 시간 속의 순간에 불과한 것이다. 저물고 있는 현대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산업주의의 경주는 끝이 났으며 모든 에너지는 다 탕진되어 제 2의 물결이 사라져 가고 새로운 물결이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132) 제 2의 물결문명의 붕괴는 인성의 몰락위기까지 초래한 것이다.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잃어버린 자신들의 그림자를 찾아 영화, 연극, 소설, 처세술 독본 등에 매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은 모두 변화를 바라면서도 변화를 겁내고 있다. 그들은 어떻게든 그들이 처한 현실을 뛰어넘어 새로운 생활로 뛰어들기를 원한다. 현재의 자기와는 다른 모습으로 되고 싶어서 그들은 직업, 배우자, 역할과 책임분담까지도 바꾸려 하고 있다. (...) 그들 내부의 감정이 결국 외부적인 위기에 의해 생겨난 사실을 그들은 모르는 것 같다. 그들은 한 연극 속에서 그 연극의 문제점을 나타내는 극중극을 연기하고 있는 듯 보인다.


제 11장 새로운 통합
(139) 미래를 규명하기 위해선 우리는 어쩔 수없이 중요한 상황만을 파악해선 안 된다. 어렵긴 하겠지만 직선형 사고방식에 대항하여아만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외견상 아무 관계없어 보이는 사건들의 내부에 자리잡은 관계를 밝히는 일이다.


제 12장 핵심부의 형성
(146) 제 3의 물결의 에너지 체계를 지지하는 그룹은 환경보호론자, 소비자보호단체, 과학자, 첨단산업 기술자 등과 같은 사람들로 제2의 물결 지지세력에 비해 조직력도 떨어지고 자금력, 정치적 영향력에서도 열세인 듯 보인다. 반대 세력들 눈엔 이들은 너무 순진하고 꿈에 젖어 사는 경제관념이 없는 사람들로 비칠 것이다. 때로는 제 3의 물결 지지자들이 제 1의 물결을 지지하는 사람들로 오해되어 그들의 주장이 원시농경사회로 돌아가기 위해 모든 산업기술을 부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148) 현재 급성장해서 제 3의 물결시대에 주축이 될 만한 산업은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4개의 산업군들로 경제, 사회, 정치적 측면에서 이 산업들의 성장이 주목 받고 있다. 전자공학과 컴퓨터는 분명한 4개 산업 중의 하나를 차지한다.

(149-151) 새로운 기술체계를 구성하는 제 2의 산업은 우주산업이다.(...)우주로 향하는 두 번째 산업과는 방향이 반대인 듯 보이는 해저에의 탐구는 세 번째 새로운 산업이 되고 있다. (...) 생물학 산업이야말로 미래의 산업을 주도하는 제 4의 산업으로서 가장 커다란 영향력을 미래 경제에 미치게 될 것이다.


제 13장 소규모화되는 매스 미디어
(164제 2의물결이 도래하면서 사람들에게는 현실상을 그려낼 수 있는 채널이 무수히 많이 늘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학교나 교회에서는 여전히 똑같은 일치된 목소리로 같은 내용만을 강조하고 있는 모순이 생겼다. 결국엔 매스미디어 자신이 대단한 확성기 역할을 하게 되어 그 힘은 지역, 민족, 언어의 장벽을 넘어 사회전체의 정신적 흐름을 규격화시키는 일을 수행한 것이다.

(171) 매스 미디어의 소집단화에 따라 우리의 정신도 소집단화된다. 제 2의 물결시대에는 비평가들이 지적했듯 매스 미디어의 끊임없는 펌프질로 '대중심리'를 만들어냈다. 오늘날은 대중이 같은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대신 보다 소집단끼리 나름대로의 이미지를 주고 받는다.


제 14장 지적인 환경
(181) 모든 기억은 개인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남들과 공유하지 않은 개인적인 기억은 그 개인의 죽음과 함께 없어진다 .하지만 사회적인 기억은 계속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공유하고 있는 기억을 보존해서 사용하는 능력이야말로 우리 인류의 진보를 있게 한 핵심 열쇠인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적인 기억을 만들고 저장했다 사용하는 방법을 새로 만든다는 일은 우리 인간의 운명에 근본적인 문제가 되는 것이다.

(182) 제 3의 물결의 정보체계로 전환하는 역사적인 거사는 단지 사회적 기억을 확장시킨 것뿐 아니라 죽어 있던 그 기억들을 되살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제 15장 대량 생산이 끝난 후
(186) 제 2의 물결에 포함되는 산업의 특징은 오랜 동안 계속 가동함에 따라 규격화된 동일 상품을 대량으로 생산한다는 데 있다. 반면에 제 3의 물결에 속하는 제조업의 특징은 단기간에 주로 주문품 위주의 생산을 한다는 것이다.

(189) 제 2의 물결의 제조업은 완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수많은 부품들을 생산한 후 이를 조립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에서 데카르트 파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제 3의물결에서의 제조업은 반 데카르트적이며 전체적이라고 볼 수 있다. 간단한 예가 손목시계와 같은 일상적인 공업생산품이다. 종전의 시계가 수 백 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데 반해 요즈음 시계는 고정회로를 사용하여 부품이 하나로 뭉쳐진 보다 정확한 것이다.


제 16장 전자주택
(198)새롭고, 고도로 발전된 전자기술을 발판으로 가내공업으로 복귀하며 가정이 다시 모든 사회의 중심지로 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204) 직장이 옮겨감에 따라 교통망도 줄 것이고 교통량이 줄어듦에 따라 공해는 몰론 공해방지 비용도 줄어들게 된다. 공해문제는 기업마다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환경보호론자들의 의견이 높아가면 갈 수록 각 기업들은 공해를 일으키지 않으려고 노력을 기울일 것이고 그 결과 집중화된 생산시설은 점차 분산되며 소규모화될 것이 틀림없는 사실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근무를 집에서 하는 방법이다.

(206) 사람들의 내부적 가치관도 같은 방향으로 변화될 것이다. 개인주의가 급성장하며 소도시나 전원생활을 추구하는 경향이 생겨나는 사실을 제외하고라도 가족단위에 대한 기본적인 사고방식의 변화를 우리는 잘 볼 수 있다. 제 2의 물결사회에서 가장 모범적인 가족형태였던 핵가족제도가 아주 명백히 위기에 빠져있다.


제 17장 미래의 가족
(211) 오늘날에도 또 다시 사람들의 자의식이 벽에 던져진 달걀처럼 깨지고 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이 느끼는 죄의식은 경제적인 이유에서라기보다는 가정의 몰락에 원인이 있다. 수많은 남녀가 결혼의 실패로 자책감에 빠져 고통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도 자책감이란 잘못된 것이다. (...)가정의 몰락은 사실 산업주의가 겪고 있는 일반적 위기의 한 부분이다.

(214) 우리가 제 2의 물결의 가족제도를 보존하고자 한다면 모든 제 2의 물결의 문명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 이외엔 방법이 없다. 그러나 우리가 현재 목격하고 있는 상황은 가족 그 자체의 몰락이 아니라 제 2의 물결에 의해 만들어진 가족제도의 몰락일 뿐이다. 가족이란 어떤 경우에도 몰락할 수 없는 절대적인 집단이기 때문이다.

(221) 장차 전자주택이 계속 보급되면 이런 '사랑만 있으면 아무것도 필요 없다'는 식의 단순논리는 좀 곤란해질 것이다. 앞서 열거한 사항 이외에도 플러스 알파로서 머리가 필요해진 것이다. 또한 사랑 이외에도 성실성, 책임감, 자기계발의 능력 등이 일과 관련된 덕목으로 요구될 것이다.


제 18장 기업의 위기
(231) 오늘날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싸워야 하는 환경은 극히 휘발성 있고 혼란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기업의 힘을 포기하려는 경영자는 아무도 없다. 그들은 이익과 생산성, 개인적 발전을 위해 계속 투쟁하고 있다. 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미래상황, 높아가는 대중의 비판, 정치적인 압력 등과 맞서고 있는 뛰어난 경영자들은 그들의 최종목표와 조직, 책임, 기업의 존재 이유에 대해 회의를 품지 않을 수 없다. 한때는 안정되었던 제 2의 물결의 골격들이 산산이 부서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많은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존립에 위기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242) 일단 기업의 목표가 다양해져야 한다는 가정을 받아들이면 업적의 측정 역시 새롭게 만들어져야 한다. 그저 이익만 많이 올리면 최고로 인정되던 과거의 측정방법에서 벗어나 제 3의 물결을 사는 기업은 보다 많은 이익, 즉 사회, 환경, 정보, 정치 그리고 윤리적 측면에서도 이익을 내야만 하게 된 것이다.


제 19장 새로운 규범의 해독
(246) 우리는 앞에서 제 2의 물결이 사람들의 일상행동을 지배하는 원칙이나 규칙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살펴본 적이 있다 .바로 동시화, 규격화, 극대화 등의 규칙이 정치, 경제 혹은 일상생활 일반에 적용되어 시간을 지키고 스케줄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 중시되는 사회가 이루어졌었다.

(257)모든 사회에는 중앙집중적인 측면과 지방분산적인 측면 양자가 동시에 존재해야만 한다. 그런데 제2의 물결은 전자에만 치중해서 후자를 거의 무시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 반대경향이 눈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정당이나 새로운 경영기법, 새로운 철학들이 제 2의 물결을 선봉하는 중앙집중적 전제들을 전면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지방자치는 캘리포니아로부터 키에프에 이르기까지 아주 뜨거운 정치적 쟁점이 되고 있다.

(261)우리는 지금 너무 큰 것도 너무 작은 것도 좋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이 양자가 적당히 섞인 규모가 무엇보다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제 20장 생산자 겸 소비자의 출현
(266)엄격히 생산자와 소비자를 구분했던 경계선이 차츰 희미해지고 생산자 겸 소비자의 중요성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의 세계 내에 자리잡고 있던 시장의 기능에 놀랄 만한 변화가 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67)자조의 움직임은 사회체계를 재편하고 있다. 애연가 모임, 말더듬이 모임, 도박회 ,쌍둥이를 배우자로 한 사람의 모임 등 수많은 단체들이 막강한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떠오르는 제 3의 물결의 가족과 기업구조에 스며들고 있다. 그러나 이런 모임의 사회적 조직으로서의 중요성은 차치하고라도 수동적인 소비자에서 능동적인 생산자겸 소비자로 전환하는, 경제적인 의미도 상당한 것이다.

(272) DIY의 경향이나 새로운 생산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우리는 모두 소비자가 생산에 보다 많이 간여케 된다는 어떤 방향을 찾을 수 있다.

(282) 유통경로가 복잡해지는 만큼 시장의 규모가 확대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에도 유통비용이 생산비용을 능가하는 상품들이 많이 있다. 이미 유통의 확대는 어떤 한계에 와있다. 컴퓨터를 이용해 생산 겸 소비자가 생산에 관여할 수 있게 되면 상품의 수는 물론 유통경로도 훨씬 간소화된다. 그러므로 어떤 경우를 살펴보아도 더 이상의 시장확대는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제 21장 정신적 소용돌이
(290)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산업적 현실을 지탱해 온 단순한 진보라는 개념은 제2의 물결문명이 시들어 감에 따라 추종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제 22장 국가의 몰락
(310) 항의나 폭력 사태는 물론 전 세계에서 들려오는 호전적인 말들은 다 무엇인가? 그 대답은 아주 분명하다. 산업혁명에 의해 비뚤어진 국가 내부의 스트레스가 폭발할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 스트레스의 일부분은 틀림없이 에너지 위기와 제2의 물결에서 제3의 물결로 에너지 베이스가 바뀌어 가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나머지는 산업기반이 제2의 물결에서 제3의 물결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다.

(312) 새로이 무대에 등장한 배우 중 가장 잘 알려지고 강력한 존재가 국경을 넘어선 흔히 말하는 다국적 기업이다.

(317) 다국적기업의 출현, 초국가적 단체의 출현, 국가간 연합체의 출현 이 세 가지는 모두 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과정들이다. 즉 국가는 갈수록 행동의 독립성을 잃어 그들이 가지고 있던 주권을 차츰 잃고 있다는 말이다.

(320) 앞으로 우리의 앞에 등장할 것 은 다국적기업이 주도하는 세계도 아니고 세계정부가 통치하는 세계도 아니다. 바로 이미 몇몇 선진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계열형 조직과 비슷한, 보다 복잡한 형태가 될 것이다. 한 개 혹은 몇 개의 피라미드형 관료조직에 의해 세계가 이끌려가기보다는 그물조직이나 계열형조직과 같은 공동관심사를 가진 서로 다른 조직의 형태에 의해 세계가 유지될 것이다.


제 23장 위성을 가진 간디
(322)1940년대 후반부터 세계에서 부자와 빈자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단일한 전략이 모든 노력에 일관되게 적용되었다. 일단 이 전략을 제 2의 물결의 전략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이 전략은 제 2의 물결의 사회가 진화와 진보의 최정점에 서 있으며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면 서구와 일본, 소련 등에서 일어났던 산업혁명을 거쳐야만 한다는 전제하에 출발했다. 진보의 과정이란 수많은 사람을 농사에서 대량생산 쪽으로 전환시키는 것이었다. 또 이를 위해서 도시화, 규격화 등 제 2의 물결의 상황과 알맞는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다. 간단히 말해 발전은 성공사례를 그저 모방만하면 이루어지는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325) 제 2 물결 전략이 실패에 직면하고 빈국들로부터 세계경제의 전면적인 재조정의 성난 요구를 받게 되자 자신들의 미래에 걱정을 하게 된 부국들은 70년대에 들어 빈국에 대해 새로운 전략을 펼치게 되었다. 세계은행, AID, ODC 등의 개발기구들은 하룻밤 사이에 우리가 제1의 물결전략이라 부를 수밖에 없는 전략 쪽으로 급선회했다.

(326)그러나 이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제 1의 물결 공식은 그저 최악의생활 상태를 약간 개선한 데에 불과했다. 근본적인 치료제라기보다는 일회용 반창고와 같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이미 세계각국 정부에선 알고 있다.

(329)아주 묘한 대조이지만 제 3의 물결은 제 1의 물결과 많이 닮은 구석이 있다. 분산된 생산방식, 적절한 규모, 재생 가능한 에너지, 탈 도시화, 가내노동, 생산 겸 소비의 발전이 그렇다. 제 3의 물결의 첨단 사회에서도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과거의 농업사회의 매력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335) 인간의 최고 기술과 과학과 간디의 꿈과 같은 전원생활 사이에 균형을 이루는 새로운 관계가 이루어져야한다. 이 둘을 실질적으로 결합시키기 위해선 사회의 상징과 가치관, 교육제도, 에너지 자원, 과학과 산업으의연구등 모든 전반적 제도에 일대 변혁이 일어나야 한다. -카푸르


제 24장 대합류
(340)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은 단순한 기술혁명이 아니라, 말 글대로 완전히 새로운 문명의 출현인 것이다.

(345)나는 가정이 제 3의 물결문명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생산 겸 소비자의 출현 ,전자주택의 보급, 기업에 있어서의 새로운 조직구조의 창조, 생산부문의 자동화와 탈 대중화 등 이런 모든 것이 미래사회의 중심적 존재로서 가정의 재등장을 시사하고 있다

(348)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은 유토피아가 아니라 프락토피아라고 할 수 있는 세계이다. 프랙토피아는 상상할 수 있는 세계 중에서 최상의 것도 최악의 것도 아니며, 단지 현재의 세상보다 더 좋고 실용적인 세계이다.

(351) 제 3의 물결이 다가옴에 따라 두 가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하나는 사회가 더욱 고도로 다양화되는 변화, 즉 대중사회의 탈획일화 현상이다 . 두 번째는 변화가 점점 빨라지는 가속화 현상이다.


제 25장 새로운 정신체계
(358) 공동체는 개인들간에 감정적으로 만족할 만한 결합 그 이상을 원한다. 즉 개인에게 자기가 소속한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 사귀기를 원하듯 오늘날 수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속해 있는 집단에서 떨어져 나왔다고 느끼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존경하고 사랑하며 복종할 만한 가치가 있는 조직을 그래서 그토록 찾고 있는 것이다.

(366) 제 3의 물질문명을 세우기 위해선 고독의 엄습과 싸워 이겨야 한다. 또 삶의 목표와 질서에 대한 골격을 세워야만 한다. 인생의 의미와 구조, 공동체는 상호 관련되어 있는 살만한 가치가 있는 미래의 전제조건이 되는 것이다.


제 26장 미래의 인간성
(373) 장기적으로 볼 때 교육도 역시 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교실 내에서보다는 밖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노동조합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교실 내에서보다는 밖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엄격한 나이별 학급 편성 대신 청년과 장년이 서로 섞여 공부하게 될 것이다 .교육은 점차 노동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어 일생 동안 행해질 것이다.

(373) 제 2의 물결시대의 기업은 차분히 자신의 정해진 일만을 해 나가는 관료주의적 행동가들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제 3의 물결 시대의 기업은 미리 계획을 정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해 나가는 사람들을 요구한다.


제 27장 정치적인 혼란
(388-391) 메시아 콤플렉스란 맨 윗사람을 바꾸면 자신들도 어떻게 구원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을 말한다… 지도력에 대한 열망이 커지는 것은 세 가지의 잘못된 생각 때문이며, 그 하나는 권위주이가 효율적이라는 신화이다. 두 번째는 과거에 통용된 형태의 지도력이 미래에도 통용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점이다.

(393) 이 생각은 우리의 기본적인 문제가 인사행정의 문제라고 하는 전제를 하고 있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만약 우리가 성인이나 천재나 영웅을 지도자로 삼고 있더라도 우리는 제2의 물결의 정치적 기술인 의원대표제 정부의 파국의 우기를 피할 수 없다.

(404) 이 사실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정치적 문제이다. – 가장 기본적인 정치의 제도, 정부의 조직이 시대에 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제 28장 21세기의 민주주의
(408-411) 진실로 이 세가지의 원리는 미래의 제3의 물결의 정부를 형성할 근본적인 원리이다. 첫째 원리는 소소의 권력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 2물결의 정치가 다수결주의의 정치였다면 내일은 아마 다수결원리와 소수세력이 융합된 소수파 다수결주의가 될 것이다.

(416) 둘째 원리는 반직접 민주주의라는 원리이다. 이는 선출된 대표자ㅔㅇ 대한 의존으로부터 자기 자신이 대표가 되는 것으로서의 전환이다. 다시 말하면 간접대표제와 직접대표제 쌍방을 도입한 것이 반직접 민주주의이다.

(421) 내일의 정치에 필요한 세 번째의 원리는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서의 교착상태를 타개하고 결정권을 적합한 장소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지도자의 교체를 뜩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마비상태에 대한 해결책이다. 나는 이것을 ‘결정권의 분산’이라 부른다.

(433) 그러므로 변화에 대한 의무는 우리에게 있다. 우리 자신부터 시작해야 한다. 새롭고 놀라우며 급진적으로 보이는 변화에 대해 미리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지 않도록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 지금 시작한다면, 우리와 우리의 자손들은 노후한 정치구조뿐만 아니라, 문명 자체의 재구축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고인이 된 혁명가 세대처럼, 우리들도 창자자가 될 운명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3. 독자로서의 감상

우리는 탐구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모든 탐구의 귀착지는 우리가 시작한 곳에 도달하는 것이며,
또한 바로 그 장소를 처음으로 아는 데 있다.
- T.S. 엘리엇

내가 무척 좋아하는 말이다. 살면서 이러한 순환 –정확히 표현한다면 중앙에서 출발하여 점점 커지는 나선(Spiral)의 순환- 의 경험을 많이 했다. <제3의 물결>을 읽으면서 또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생산과 소비의 결합 – 분리, 시장의 형성 – 프로슈머로 이어지는 트렌드도 결국은 인류가 겪고 있는 ‘나선형의 순환’이 아닐까. 토플러는 이렇게 말한다.

“아주 묘한 대조이지만 제 3의 물결은 제 1의 물결과 많이 닮은 구석이 있다. 분산된 생산방식, 적절한 규모, 재생 가능한 에너지, 탈도시화, 가내노동, 생산 겸 소비의 발전이 그렇다. 제 3의 물결의 첨단 사회에서도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과거의 농업사회의 매력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p.329”

토플러의 메세지는 희망적이다. 그러나 현실이 결여된 희망은 아니다. 그가 말한 것처럼 <제3의 물결>이 주는 메시지는 세상이 역기류에 휩싸여 광란의 도가니에 빠진 것이 아니며, 현재 벌어지고 있는 아주 몰지각하고 소란스러운 사건들의 밑바닥에는 경이롭고 희망적인 패턴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그가 풀어내는 세상의 흐름에서 희망을 보았다는 것, 우리가 불황이 아닌 변화의 한 단면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검색해보니 이 책은 내가 세 살 때인 1980년에 쓰였다. 놀랍다. 그 땐 지금과는 판이하게 다른 세상이었을 텐데.. 그가 제안(예측이라는 단어를 그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한 미래 생활들이 이미 현실에서 편안하게 다가오는 것은, 곧 그의 제안이 현실로 드러났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놀랍다. 그의 제안은 정치와 경제를 넘어 개인 인격과 가정까지 이미 침투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예측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전자근무체제, 프로슈머, 사회의 탈대중화 등의 물결은 아직 세상을 온전히 덮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주장에 대한 신뢰와 미래에 대한 기대 모두를 갖게 한다.

저자에 관한 사실들을 검색하다가 그가 교육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크게 기대를 하며 읽었다. 아쉽게도 <제3의 물결>에는 교육에 관한 내용이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현대의 교육이 획일화된 배경과, 왜 혁신해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통찰을 얻을 만한 구절들이 있었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미국 공교육의 기초가 다져진 때가 19세기 말이었으니, 당시 공교육의 가장 큰 목적은 산업화에 걸맞은 인재들을 길러내는 것이었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공장형 인간’으로 교육시키는 게 가장 큰 현안이었다. 자연스레 2물결의 키워드인 표준화와 동시화, 집중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하여 제2의 물결은 우리로 하여금 모든 문제를 분해해서 요소로 풀게 하는 능력을 극대화시켰다. 이 조각들을 다시 묶어 통합하는 능력은 별 중요성이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화적으로 보다 분석적이었지 통합적이지는 못했다. 오늘날 우리는 새로운 통합의 세대 입구에 서 있다. 모든 학문에서 거시적인 사고 방식과 일반론이 점차로 득세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평소 생각하는 학교에 대한 문제의식에 든든한 근거를 얻은 셈이다.

뿐만 아니다. 미래를 통찰하는 그의 접근이 워낙 광범위해서 향후 내 책에 삽입하기에 훌륭한 소재들이 많았다. 그가 다루는 방대한 주제들은 모두 역사적 사실, 세부적 현상들로 채워져 훌륭한 논리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책을 쓸 때 역사적 흐름과 연계하여 미래 흐름을 설명 할 때, 관련한 부분이 필요할 때 참고할 도서가 생겨 기쁘다.


4. 내가 저자라면..

‘미래’에 관한 주제로 한번에 다양한 책을 접하게 된 것은 큰 행운이다. 순차적으로 읽은 덕분에 작가들의 상반된 시각과 접근 방법이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눈에 들어온다. 토플러의 책은 무엇보다도 다양한 관점으로 미래를 조망한 것이 좋았다. 정치에서 경제, 국가와 역사, 기업과 경영을 넘어 가족과 개인의 정신분열까지 손대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그야말로 미래백과사전이다. 매일 서너 시간씩 신문을 빠지지 않고 읽는다는 그의 해박한 지식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주에 읽었던 리프킨의 ‘소유의 종말’과 비교하여 그의 독특한 시각을 정리해보았다.

다양한 접근을 통한 사회적 통념 깨기
<소유의 종말>이 현 시대를 흐르는 통념을 깨기 위해 ‘역사’를 사용했다면 <제3의 물결>은 다양한 접근방식이 있음을 풍부하게 보여줌으로써 패러다임의 전환을 유도한다. 예컨대 17장 미래의 가족형태에 대해 토플러는 시대가 말하는 ‘가정의 붕괴’는 제 2물결이 이상화한 핵가족을 말하는 것이며, 단독생활자나 이혼독신자, 무자녀 생활방식, 동성결혼, 집단생활, 계약결혼 등의 여러 변형적 가족형태를 보여줌으로써 사회적 통념(이상적인 핵가족)을 깨고 있다. 19장에서는 근무 시간엄수와 관련해서 그는 자유근무, 교대근무, 파트타임 등의 다양한 대안을 통해 새로운 규칙을 설명하고 있다. 명확히 ‘왜’에 대한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어떤 것인지 모르기 때문일 때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이러한 다양한 접근은 현재의 해결책을 돌아보고,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한 좋은 옵션이 된다.

결론 : 희망적 메시지
그렇게 깨어진 사회적 고정관념으로부터 그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이끌어낸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십 년째 계속되는 ‘불황’을 ‘변화의 한 단면’으로 본 것이다. ‘물결의 충돌’로 비유되는 시대 변혁의 과정을 통해 독자는 사회가 우려하는 여러 문제들이 변화의 시대에 자연스럽게 대두되는 질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변화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보게 된다. 그의 이러한 견해가 곡학아세(曲學阿世)로 느껴지지 않는 것은, 글 밑바닥에 흐르는 방대한 양의 증거와 사례 때문이다. 리프킨이 주로 시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면, 토플러는 질문 속에서 희망을 찾으려는 노력을 잊지 않았다.
(이것은 어쩌면 감상에 들어가야 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적 메시지를 읽어내겠다는 가정(Assumption) 없이 이런 결론이 나올 수 있었을까? 그런 의미에서 작가의 능력을 배울만하다)

중간의 ‘정리’역할의 장들
책은 크게 2물결(산업사회)와 3물결(정보화사회)의 구성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의 다양한 관심 주제들이 너무 방대하다 보니 쉴 새 없이 받아들이다 보면 그 양에 압도되어 버릴 수 있다. 그래서 그는 중간중간 키워드들을 정리해 주는 장들을 심어 놓았다. 10장에서 2물결의 트렌드를 ‘홍수’라는 이름으로 정리하고 있으며, 24장에서는 3물결의 흐름을 ‘대합류’라는 표현으로 정리하고 있다. 소유의 종말에서 1장이 일종의 ‘예고편’으로, 이후에 나올 내용을 간락하게 맛보게 함으로써 궁금증을 유발하며, 순항을 위한 좋은 나침반이 되어주었다면, 이 책의 중간정리 역할 장은 잘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과 정리된 논리로 다음 장을 읽을 수 있게 도와준다. 특히 10장의경우 2물결과 3물결의 대전환이 일어나기 전 buffer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11장 : 개인적 경험으로부터 독자를 동기부여
제3물결이 시작되는 첫 장인 11장은 분량이 짧다. 겨우 4페이지이다. 경영서적에서 보기 드문,인문학적 감수성으로 쓴 울림이 좋은 장이다. 대학 졸업 후 5년간 공장의 조립라인에서 노동자로 근무한 경험으로 시작되는 이 장은 토플러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로부터 그의 경험을 투사하도록 하여 다가올 장에 대한 큰 기대를 이끌어내게 한다. 토플러는 이 장의 마지막을 이렇게 쓰고 있다. “20세기 중반 그 당시의 심장을 보기 위해 떠났던 그 청년처럼 우리는 미래에 대한 탐사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이 탐사야말로 우리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책의 방대한 지식에 지쳐가던 나는 토플러가 “자 힘내서 같이 탐구해보자!”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느낌을 받았다. 무거운 주제의 도입부분에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하여 독자의 공감으로부터 출발하는 것. 좋은 글쓰기 전략을 하나 배운 것 같다.

‘소유의 종말’에도 나타나는 배울만한 점
- 10장은 2물결 시대의 요약장으로 임팩트있게 메시지를 정리, 전달하고 있다. 특히 산업 인간’에 관한 설명(p.126) 부분이 마음에 든다. 2물결이 닥치면서 새롭게 변화된 실상을 한 개인의 입장에서 변화된 것들로 자세히 풀어 쓴다. 이것은 <소유의 종말>의 10장 ‘새로운 인간형’에도 설명된 방식이다. 개인의 변화를 조망해 봄으로써 독자가 시대적 변화를 피부에 와 닿도록 느낄 만큼 쉽게 설명할 수 있다.
- 리프킨과 마찬가지로 토플러는 방대한 실증적 자료들, 통계치와 사례들을 통해 주제를 잘 뒷받침하고 있다. 이는 그의 신문 탐독과 자료 정리에서 오는 힘인 것 같다. 한국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토플러는 자신이 ‘신문 중독자’이며 매일 아침 6~7개의 세계 신문을 샅샅이 읽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임을 시사했다. 신문을 열심히 읽어야겠다.

리프킨의 책이 아주 마음에 들었기 때문일까. 앨빈 토플러의 방대한 지식과 통찰에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 책 구성에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든다. ‘소유의 종말’과 비교해보면 둘간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너무 많은 키워드
생산자와 소비자의 분리, 표준화, 전문화, 동시화, 집중화, 극대화, 중앙집권화, 에너지 고갈, 시간의 인식, 사회적 성격 등등.. 키워드가 너무 많아 산만하다. 리프킨은 대부분의 현상을 ‘접속’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하여 본질을 꿰뚫는 하나의 통찰을 만들어 낸 반면, 토플러는 너무나 다양한 접근을 시도한 나머지 전체의 흐름을 잃어버린다. 일례로 4장 ‘규범의 내용’에서만 키워드가 다섯 개이다. ‘접속’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설명하는 <소유의 종말>과는 가장 대비되는 부분이다. 이러한 키워드는 주로 2물결(2부)에서 뽑아져서 3물결(3부)을 설명하려고 했으나, 3부에서는 현상 위주로 설명을 하다 보니 키워드 중심이 아닌 현상 중심이 되어 키워드가 무색해져 버렸다. ‘코리아니티 경영’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적이 있는데, 그나마 코리아니티의 키워드가 다섯 개라서 혼동이 크진 않았다. 방대한 주제이니만큼 키워드를 잘 관리하여 쉽게 전달하는 방식이 아쉽다.

‘제3의 물결’의 비유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왜 꼭 ‘제2의 물결’, ‘제3의 물결’이라는 비유를 써야 했는지 의문이다. 비유는 비유를 통해 연상되는 강한 이미지를 통해 빠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거나, 상징성을 통해 쉽게 구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 아닌가? ‘산업사회’를 ‘제2의 물결’로 대체함으로써 얻는 유익이 무엇인가. 물론 ‘물결’이라는 비유가 저자가 설명했듯 ‘끊임없이 출렁대는 변화의 물결을 역사로 간주하고 그 물결의 가장 높은 마루가 우리를 어디로 몰고 가는지 살펴보기’ 위함이라고 한다 하더라도 ‘제2의’, ‘제3의’등의 숫자적인 비유는 의미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집중화의 물결’이라던가, ‘프로슈머의 물결’이라는 식의 표현이 낫지 않았을까. 아마도 이것은 너무나 다양한 접근 때문에 키워드를 하나로 규명할 수 없는 탓에 근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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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7.04.16 10:37:11 *.145.79.182
잘 했다. 옹박!
자넨 서양 철학, 서양 미래학, 서양 경제학, 서양, 서양, 서양만 할 것인가? 야~ 주역도 좀 읽어라, 그래 가지고 동약의 심오한 미래학도 공부해서 앞으로 집필도 해보아라. 야~~ 내가 너나이 쯤 되었으면 펄~ 펄~ 날 것인데,

이-- 좋은 인재를 서양 놈들한테 뺏앗기는 기분이다.
헛 참 내가 헛소리 했나.

옹박!
한가지 물어 보자. 대화 문장을 너가 좀 수정 한것이냐, 그냥 배낀것이나, 원서를 번역한 것이나? 정직하게 대답해보아라... 알 것재~~

* 건강해야 할터인데, 걸핏하면 아프다하니. 엄살이면 좋으련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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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2007.04.16 11:12:09 *.128.229.88
'저자에 대하여'에 대한 탐색이 책이라는 두터운 자료를 읽어 내는 데 매우 훌륭한 시선을 제공한 좋은 사례다. 토플러는 누구일까 ?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이며, 방대한 증거의 예시를 관통하는 핵심 주장은 어떤 것일까 ? 장황한 이야기 속의 진실은 무엇일까 ?

저자 인터뷰와 관련하여 두 가지 질문해 보자. 비슷한 질문을 달리해 보자는 것이지.

1.. 제 2의 물결 속에서는 그 시대에 맞는 인재를 양산하고, 제 3의 물결 속에서는 또 제 3 의 물결에 맞는 인재를 양산해 내는 것이 교육의 목표일까 ? 그렇다면 '기업을 위한 기업에 의한 기업 교육학교' 가 현재 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

2. 만일 학교가 기업의 요구에 부응하여, '기업형 인재'를 만들어 내는 커리큘럼을 아이들에게 가르친다면 사회 전체가 행복해질까 ? 즉, 1번 목표에 성공하면, 사회를 이루는 최대다수의 최대 행복에 기여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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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7.04.16 12:50:25 *.218.205.128
초아선생님/ 예, 선생님. 주역.. 벼르고 있습니다. ㅎㅎ 4기부터는 사부님에게 압력(?을 넣어 필독서로 만드는 것이.. ^^;
인터뷰는 제가 쓴게 아니라 인터뷰 기사를 조각조각 오려 주제어별로 정리만 한 것이에요. 그런데 이 작업이 크게 도움이 되었어요.

사부님/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저 역시도 인터뷰와 책을 읽으면서 '갸우뚱' 했습니다.
전 토플러가 말하는 기업에 1인 기업가나 기타 생산활동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로 생각했습니다. 그런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이해할만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뒤끝이 시원치는 않네요. 좀 더 고민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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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2007.04.16 13:45:46 *.249.167.156
저자의 인터뷰를 주제별로 나눈 시도가 좋으네.. 나도 한 번 고민해보다가 부족한 시간을 탓하며 또 허겁지겁.. 승오야,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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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
2007.04.16 19:18:07 *.165.52.253
휴~~ 옹박님, 읽는데만도 한참 걸렸으니, 읽고 정리하시고 되씹어보시느라 얼마나 애쓰셨을지요(저로선 꿈도 못 꿀일....ㅎㅎ). 앞에 인터뷰 내용에 이끌리어 한숨에 끝까지 읽어내려 갔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인간적인 토플러를 먼저 만나게 해주시니 좋았습니다.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에 순수해 보이는 웃음, 정겨운 말씨....
사무엘님과 함께 힘 닿는데까지 열씸히 응원해 드리겠습니다.
옹박,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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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7.04.17 08:22:49 *.218.205.128
하효진님 이시군요. ㅎㅎ 왜 '팬'이라는 필명은 안쓰시는지?
일전에 뒷풀이에서 이야기 들은것이 많이 생각납니다. 창업과 남편부분이요.. 더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또 기회가 있겠죠?
그나저나 사무엘님께 10만원 입금하시라고 전해주세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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