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2007년 4월 20일 22시 19분 등록
<저자에 대하여>

페이스 팝콘(Faith Popcorn).
올해 나이 60세인 미래학자이자 마케팅의 노스트라다무스 치고는 상당히 깜찍한 이름이 아닐 수 없다. 분명 본명이 따로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조사에 조사를 거듭, 그녀의 본명인 Plotkin 이 어떤 연유로 Popcorn이 됐는지 알게 되었다. 그녀가 몸담았던 전 직장 상사가 플로트킨(Plotkin)이 발음하기 어렵단 이유로 팝콘(Popcorn)으로 부르기 시작했고, 그 때부터 그녀는 페이스 팝콘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것. 어쩌면 그녀가 플로트킨이 아닌 팝콘으로 불렸기에 그토록 유명한 미래학자가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라고, 어느 인터넷의 불특정 다수는 이야기한다. 이름 때문에라도 그녀가 하는 이야기들을 한 번쯤 더 귀담아 듣게 되어서일까.

페이스 팝콘은 이름만큼이나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 지금은 CIA로 알려진 미국중앙정보부의 변호사로 활동했던 아버지를 따라 중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녀는, 뉴욕 대학을 졸업해 뉴욕 극장가에서 경력을 쌓고 싶어했다. 그러나, 그녀는 어느 광고 회사 카피라이터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고, 그 후 모 광고회사 사장직까지 맡았으나 어느 날 예기치 못한 해고를 당하게 된다. “다시는 누구를 위해 일하지 않겠다”는 일념과 “고난과 역경은 창의력을 불러 일으킨다”는 생각으로 1974년, BrainReserve 라는 컨설팅 회사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나는 여기서 잠시 생각했다. 이토록 파란만장하고 예측 불허했던 본인의 삶을 조금이나마 미리 예견하고 준비하고픈 어떤 무의식의 간절한 바람이, 그녀를 그토록 치열하게 미래를 연구하게 만든 것은 아니었을까. 라고.

30년 넘게 Fortune 500 기업들을 컨설팅 해 오면서, 그녀가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은 만 명 가까이 되는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연구하는 TalentBank(재능은행)라는 사 모임이다. 어떤 기업 고객의 케이스를 풀어야 할 때, 이들의 지식을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활용한다고 한다. 어떤 이들은 이 모임을 세계에서 가장 멋진 지식 클럽(the most fabulous intellectual club on the planet)이라고까지 칭송할 정도니, 그녀가 자랑스러워할 만도 하다.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TrendSpotter(트렌드 감시자)들을 모집하는 중인데 현재 모집중인 국가(Argentina, Bahrain, China, Finland, Greece, Iceland, India, Mexico, Russia, South Korea, Turkey and UAE)에 한국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짐작하건대, 아마도 <미래생활사전>의 공동 저자인 아담 한프트(Adam Hanft)도 TalentBank(재능 은행)의 한 멤버가 아닐까 싶다. 한프트 회사의 창립자이자 CEO인 그는, 소비자 마케팅과 비즈니스 전략, 그리고 사회적 트렌드 분야에 획기적인 통찰을 제시하는 미래학자이자, 문화 비평가 겸 성공한 사업가이다. 그는 현재 Inc. Magazine에 매달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페이스 팝콘과 <미래생활사전>을 공동 집필한 후 ‘마케팅의 구루’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가 이토록 유명해지기 전에는 코메디 극작가였다는 것. 어쩌면 <미래생활사전>에 등장하는 몇몇 재치 있는 단어들이 아담 한프트의 영향을 받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새로 나올 단어들을 설명하면서 그것을 처음 만들어낸 이들의 이름이 언급되는데, 그 중 한프트의 아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재미있다. 우리 모두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프로슈머라는 생각에.

페이스 팝콘은 말한다.
트렌드라는 것은 흩어져 있는 점들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Trend is about connecting the dots) 그녀의 동료인 티파니 바질칙(Tiffany Vasilchik)의 말을 인용해 보면, 미래는 우리와 동떨어진 먼 곳에 있지 않으며 바로 지금 이 순간 시작한다. 트렌드는 우리 눈 앞에 보이는 현실이자 진실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실 생활에 반영하고 응용해야 하는 지가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한다. 그리고 브랜드는 살아있는 DNA와도 같아서, 그들이 하는 작업은 이 브랜드 DNA를 문화의 DNA속에 집어 넣어 그것이 상호 작용하여 결과를 낳게 하는 것이라고. 여타의 컨설팅 사와는 달리, BrainReserve는 각 기업고객의 미래 비전을 무엇보다 중시하고, 따라서 과거의 업적과 역량을 분석하여 해결책을 제시하는 대신 미래의 트렌드에서부터 거꾸로 현재를 바라보는 컨실팅을 제공한다.

BrainReserve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TrendBank(트렌드 은행)의 17개의 대표적 트렌드 중 몇 개만 소개해본다.
1. 99 Lives(99개의 인생)- 모든 것이 각박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현재 살고 있는 삶의 속도보다 훨씬 더 빠르게 살아야 하는 트렌드를 의미한다. 그 속도에 맞추다 보면 여려 개의 인생을 사는 것과 같은 현상이 발생하며, ‘아흔 아홉 번째 삶’을 다 살아냈다고 생각하는 순간, 전화벨 소리가 울려 수화기를 집어 들면 그때부터 또 다른 100번째 삶이 시작된다는 트렌드. 문득, 내가 주장하고 있는 ‘365개의 작은 인생들’ 과는 어떤 관련성이 있을까 고민해 본다.

2. Anchoring(정박하기)- 15년 간 BrainReserve의 트렌드 자리를 지켜온 개념으로, 인간의 영혼성에 대한 갈망을 일컫는다. 곧 우리의 직장에서도 신앙생활을 하게 되어, 집이나 예배당보다도 익숙하고 편한 곳이 바로 직장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개인적인 업무에 제한을 가하고 있는 직장이 많은 현실에서, 과연 이것이 미래의 트렌드가 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그녀가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트렌드라는 말에 그냥 지나칠 수는 없으리라.

3. SOS; Save Our Society(우리 사회 구하기)- 이것은 책임의 트렌드로서,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커다란 사회라는 조직에 기여하고자 하는 무의식의 갈망이다. 사회를 돕는 브랜드를 구매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직장을 다니고 싶어하는 트렌드. ‘사회적 책임’이라는 주제는 제레미 리프킨이나 토플러 부부나 페이스 팝콘, 그리고 미래학자가 아닌 우리들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 아닐까.

4. Cocooning(누에고치 만들기; 방콕하기)- 험한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픈 욕망의 트렌드로서 BrainReserve의 가장 오래된 개념이다.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바깥 생활보다 집안을 선호하게 될 우리들은 미래의 채용 인터뷰 시 아마도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집에서 일할 수 있는 날은 며칠이죠?”

5. Cashing Out(캐싱아웃, 현금 지급)- 남들이 말하는 크고 좋은 것에 연연해하지 않고, 각자 살고자 하는 삶을 각자의 방식대로 살고자 하는 트렌드. 수명이 연장될 미래에는 여러 개의 삶을 살게 될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인생을 캐싱아웃하게 되는 거라고.

이 몇몇 트렌드를 보고 있자니, 결국 그 본질은 프로슈머다라는 재미있는 결론 아닌 결론에 다다랐다. 그러면서 토플러 부부의 심층 기반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토플러 부부가 미래 변화의 본질인 심층 기반을 이야기했다면, 페이스 팝콘은 지층 기반인 현상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토플러 부부는 프로슈머의 등장을 예견하고, 페이스 팝콘은 그 프로슈머의 특성을 하나하나 파헤치고 있다고.

그러나 간혹 그녀가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진정 보이는 미래의 트렌드를 포착하는 작업만 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예 그녀가 트렌드의 기관차가 되어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해서 만들어가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이런 나의 우려에 무게를 실어주기라도 하듯, 저스틴 폭스(Time지의 경영/경제 칼럼니스트)는 그의 기사에서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페이스 팝콘과의 인터뷰 도중, 그녀의 17가지 트렌드가 적힌 마우스 패드를 선물 받았는데, 그것을 한 몇 시간 사용하다 보니 자신이 계속 그 트렌드들에 세뇌 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이것을 매일매일 보다 보면, 나의 개인적 태도와 신념들이 전부 17개의 트렌드 속에 갇혀 버릴 듯싶어, 이 마우스 패드를 돌려주고 싶다고. 물론, 페이스 팝콘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만 말이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이 마우스 패드를 이베이(e-bay)에 팔걸 그랬나’ 라는 재치 있는 말로 끝을 맺는다.

그리고 ‘상사로서의 페이스 팝콘’ 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이와 관련하여, 뉴욕의 가장 악덕한 상사 리스트 목록에 그녀의 이름이 올랐다는 사실은 그녀가 트렌드에는 강해도 대인관계에는 약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보여주는 게 아닐까. Ex-BrainReserve 들이 인터넷상에 남겨 놓은 글을 보면, 그녀는 상당히 까다로운 상사이다. 모든 직원들이 어두운 색 유니폼을 착용해야 하며, 회사를 대표하는 베지를 항시 달고 다녀야 할 뿐만 아니라, 여성은 하루도 화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비만은 절대 용납되지 않으며, 결벽증 기질이 있고, 전원 밤 12시까지 야근을 해야 한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그녀의 눈 밖에 나면, 바로 해고 리스트 목록에 이름이 올라가며 직원 퇴사 율이 높은 편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그녀가 남들이 하는 말에 신경 쓰는 타입이 아니므로, 아마도 쉽게 변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따라서 그녀는 독보적인 존재라고 현 직장 동료는 말한다. 여기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상사가 떠오르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동료들이 그녀를 두고 ‘재능을 알아볼 줄 아는 천부적인 능력’을 지녔고 좋은 아이디어를 발굴해 내는 능력이 남다르다고 하는 걸 보면, 그녀가 하는 말들이 전혀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은 아닌 게 분명하다.


<내 마음에 들어온 인용문>

“언어는 이러한 문화적 기술적 흐름을 가장 확실하고 의미 있게 감시해 주는 모니터로서 오든(W. H. Auden, 미국의 작가이자 비평가) 의 말처럼, 우리가 ‘친구로서 미래에 접근’ 하도록 돕는 수단이다. 이 책이 추구하는 것은 독자들이 두려움 없이 쉬게 미래에 접근하여 우리가 살게 될 미래 세상의 많은 모습들과 구석구석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거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그리고 예측까지 하도록- 돕는 것이다” (p. 15)

*노화
Gentle Tech 친절한 기술
“다양한 기술과 인터넷을 사용하여 기억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집에서 생활하는 것을 돕는 업종이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Scientific American> 은 조지아 공과대학에서 테스트중인 ‘장애가 발생하기 전에 자신이 무엇을 했었는지 생각나게 하기 위하여 스냅 사진들을 합성한 연속 화면을 보여주는’ 독특한 비디오 화면에 대해 소개했다. <파이낸셜 타임스 Financial Times>에 의하면, 미래의 주택에서는 “노인들에게 약 복용과 같은 잊지 말아야할 일을 상기시키도록 물건 주위에서 빨간 불이 깜박거리거나 디지털 음성을 통해 알려주게” 될 것이라고 한다. <와이어드 Wired>는 ‘비디오 카메라와 (옷처럼) 입는 컴퓨터가 달려 있고, 특정 얼굴과 사물을 인식하여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같은) 사용자들에게 현재 보고 있는 대상이 무엇인지 말해 주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는’ ‘기억 안경’에 대한 기사를 썼다. ‘똑똑한 집’의 차원을 넘어서서 스스로 ‘인식하는’ 집에 가깝다고 하겠다” (p. 26)

Age Rage 노인성 분노
“세계를 지배하고 모든 것을 자신의 방식대로 했던 베이비붐 세대들은 비록 자신들이 가장 특혜를 누린 세대였다 하더라도 늙어가면서 세월의 흐름은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로 인해 노인성 분노가 폭발하게 되며, 돌보는 사람들에 대한 학대나 혹은 갑작스런 폭력 행위의 형태로 표출된다. 노인성 분노를 더욱 부채질하는 것은 뚜렷한 대책 없이 1400만의 베이비붐 세대들이 알츠하이머병으로 진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p. 30)

*건축, 예술, 디자인
Facadism 파사디즘
“건축물의 파사드(façade, 건물의 정면 혹은 외벽)만을 유지하고 나머지 부분은 현대식으로 고치는 건축물 보존 방법 중 하나이다. 보존주의자들은 이런 작업이 최소한 원래 건축물의 한 요소를 보존한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것이 원래 건축물의 본 모습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건물들을 대량으로 지어 주변의 건물을 미학적으로 위협하는 개발업자들에게 과잉 건설에 대한 변명거리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은 새로 지어진 고층 건물들이 주변의 고풍스러운 빅토리아 시대 주택들을 위협하는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를 파사디즘의 예라고 소개했다. 외관만을 보존하고 나머지는 부숴 버리는 사회에는 분명 무엇인가 보여줄 것이 남는다. 어쨌든 보존주의자들이 개발업자들과 실랑이를 계속하는 한, 파사디즘은 건축이 처한 현실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p. 43)

Quibco 퀴브코
“건축가 스테판 린드포스(Stefan Lindfos)가 설계한 컨셉 하우스로 건축상 수상작이다. 이 일인용 주택은 일주일이면 지을 수 있다. 밝은 빛깔의 붉은 색의 개성이 강한 이 주택은 운전하는 것이 즐거운 작은 자동차에 비유된다. ‘퀴브코’ 같은 주택은 저렴한 건축비와 감각 있는 디자인 때문에 인기를 더해 가고 있으며, 대지나 시골의 남는 땅에 세울 수 있다(어른용 텐트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건물은 저소득자들을 위한 값싸고 기분 좋은 주거지가 될 수 있음은 물론 정부, 군대, 혹은 교육기관용 건물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p. 48)

StARTups ‘예술’ 벤처
“기술과 기업가 정신을 결합한 신진 벤처 회사들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시장 경제보다는 미학을 더 중요시하는 고상한 예술계에서는 여기에 속하는 회사들이 드물다. 법인 출자 스타트업(‘예술’ 벤처) 의 예가 되는 앱솔루트 보드카사는 매년 예술과 기술을 접목한 두 가지 사업을 선정하여 각각 5만 달러를 투자한다. 그들의 목적은 예술가들이 디지털 세계에서 살아남아 성공하도록 돕는 것이다. 투자를 받았던 곳 중 아트엔젤과 리좀 같은 곳은 비영리단체들이다. 전자는 예술을 위해 기금을 모으고, 후자는 인터넷 예술의 보전과 보급에 전념한다. 기술의 발달에 따라 예술이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이 점차 확대될 것이며, 앞으로 더욱 많은 예술 벤처들이 나타나 박물관과 출판사, 예술가 집단들을 후원하게 될 것이다” (p. 49)

*생물학과 생명공학
Expectancy Waves 기대파
“신경외과 학자들은 우리가 행동할 준비가 되었지만, 아직 행동을 개시하지 않았을 때에도 두뇌 활동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하려 노력하고 있다. 의식적인 사고나 선택 이전에도 신경 활동이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러한 기대파들은 중독과 같은 행동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어떤 이들은 왕성한 기대파를 가진 사람들은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기대파를 증강시킴으로써 마음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p. 69)

Gene Cuisine
“유전자 변형 유기체를 함유한 음식을 비꼬아 일컫는 말이다” (p.84)

Thumbing 엄지손가락 확인하기
“ ‘thumbed’ 라고도 한다. 엄지손가락을 스캐닝 장비에 밀어 넣어 신분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유래된 구어체 표현이다. 본인임이 받아들여지면 엄지손가락 확인이 된 것이고 거부당하면 엄지 손가락 확인이 안 된 것이다. 미래에는 ‘건물 안에 들어가려 했지만 문에서 엄지손가락 확인이 안 됐어요’ 라고 말할 것이다” (p. 85)

*어린이와 가족
Boomerang Parents 부메랑 부모
“부메랑 자녀라는 용어는 독립해 나가 살다가 이혼했거나 경제적 어려움이 있을 때만 둥지로 돌아오는 나이 먹은 자녀를 의미한다. 플로라 한프트가 만들어낸 부메랑 부모라는 단어는 전적으로 다른 현상을 지칭한다. 부모가 이혼 후 아이 양육을 하지 않는(혹은 제한적 역할만 하는)쪽이 부메랑 부모가 된다. 대개 아버지들이 그러하다. 훗날 부모 역할을 하지 않았던 부모가 늙어서 병에 걸리면 별 도리 없이 자식들 중 한 명에게 얹혀 살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때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던 아버지와 아이, 며느리 혹은 사위, 손자들 사이에서 온갖 종류의 감정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이혼율이 상승하기 전에는 이런 현상이 드물게 나타났지만, 현재의 이혼통계로 볼 때- 그리고 최초의 거대한 ‘이혼의 물결’ 때 이혼한 사람들의 나이가 점차 많아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생각보다 많은 부메랑 부모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p. 92)

Filiarchy 아이가 지배하는 체제
“텍사스 A&M 대학의 제임스 맥닐 교수가 만들어낸 용어이다. 휴가를 어디서 보낼 것인지, 어떤 차를 빌릴 것인지, 무슨 영화를 볼 것인지, 혹은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지 등을 결정하는 데 가족 내에서 아이가 미치는 영향력이 커져 가는 현상을 지칭한다. (그는 이것을 ‘아이들의 영향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맞벌이 부모들이 느끼는 죄책감 때문에 강화된다. 맥닐 교수는 12살 미만의 아이들이 부모들이 소비하는 2487억 달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고 평가한다. 과거 세대는 국내외의 어떤 종류의 위협에도 버텨낼 수 있었지만, 오늘날 우리 세대는 자신의 아이들로부터 버텨내지 못한다” (p. 93)

Marriage Simulation 결혼 시뮬레이션
“진취적인 소프트웨어 천재들과 심리학자, 그리고 가족 치료사들이 합작하여 만들어낼 소프트웨어로서 결혼을 앞둔 두 남녀가 서로 얼마나 잘 맞는지를 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미래의 배우자들은 각각 자신의 태도, 행동 특성, 신념 체계, 정치적 입장, 종교 등을 입력한다. 그러면 소프트웨어는 상대방의 가족, 자식, 돈, 섹스 등에 관한 실생활의 시나리오를 보여준다. 당신과의 장래 배우자가 함께 사는 모습은 어떨지, 어떻게 싸우게 될지, 그리고 어떻게 아이를 키우게 될지를 미리 보게 된다. 이는 여러분이 지금껏 해온 것 중에서 최고의 투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p. 102)

*대도시와 소도시
Heat Island Effect 열섬 효과
“도시에서는 자연적 열기 외에도 엄청난 양의 지적, 문학적, 예술적 열기가 발산된다. 이러한 도시의 열기를 열섬 효과라고 부른다. 예컨대 로스앤젤레스의 기온은 주변 지역보다 10도 이상 치솟아 에너지 소비와 공해뿐 아니라 도시 주민의 안락함과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과학자들의 모임인 열섬그룹은 ‘푸른 옥상 만들기 프로그램’과 같은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시카고와 토론토의 시청 청사 옥상에 정원을 가꾸고 나무를 심은 것은 그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로스앤젤레스의 ‘나무 사람들’ 같은 활동가 집단들은 마을 공동체를 기반으로 하여 나무 심기를 장려하는 등의 활동가 집단들은 마을 공동체를 기반으로 하여 나무심기를 장려하는 등의 활동을 전개한다. 지구 온난화가 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킴에 따라 우리는 앞으로 열섬 효과에 대해 더욱 자주 듣게 될 것이다” (p. 110)

*컴퓨터
Ghost in the System 시스템 귀신
“공식적으로 생명을 다한 뒤에도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는 사물 혹은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예를 들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고 최선을 다하는데, 옛날 남자 친구가 아직도 시스템 귀신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해당된다. 이 용어는 특정 사항(개인이나 회사)에 관한 자료 가운데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 것을 의미하는 기술적 용어에서 나온 말이다. 한 개인이 죽었거나 여러 번 이사를 했거나 이름(혹은 성별)을 바꿨는데도 이전의 자료가 메인프레임(대형 컴퓨터)이나 하드디스크 혹은 누군가의 서버에 그대로 남아 있어 실제로는 많은 것이 변했는데도 마치 아무것도 변한 게 없는 듯한 느낌을 준다” (p. 127)

*기업
Boss Key
“업무 시간에 컴퓨터 게임을 통해 창조력을 기르고 생각의 범위를 넓히고 있는데, 때마침 상사 혹은 사장이 무례하게도 사무실로 들어온다. 하지만 걱정 없다. 그냥 보스 키만 누르면 평범한 텍스트 페이지로 즉각 넘어간다. 어떤 사이트에는 험상궂은 괴물 모양의 보스 아이콘만 클릭하면 게임이 끝난다” (p. 133)

Flexecutives 유연한 간부
“비행기에 있든 집에 있든 아니면 자녀의 리틀야구장에 있든 특정 순간 어디에 있든 간에 업무를 처리하는 회사 간부를 말한다. ‘flex-exec’ 라고도 한다. 이런 형태의 업무가 실제로 가능해진 것은 과학 기술 덕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유연한 간부가 진정으로 성공하려면, 시간과 투자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지원 팀을 개발하여 ‘원거리 문화’를 만들 필요가 있다” (p. 134)

Permalance 상임 프리랜스
“상임(permanent)과 프리랜스(freelance)의 합성어이다. 특정 회사에 근무하지만 동시에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새로운 범주의 직원을 가리키며, 주로 지식 노동자가 이에 속한다(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는 ‘상주 임시직(Permatemp)’라 부른다) 예를 들어 상임 프리랜서는 이윤을 분배 받을 자격은 없지만 커피 자판기가 어디 있는지는 안다” (p. 138)

*범죄와 테러리즘
Invisible Theft 투명 절도
“일단의 과학 기술이 등장해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에서 정보를 빼내는 원격 절도가 가능하게 된다. 즉 컴퓨터를 향해 적외선 전송 장치를 발사하여 하드 드라이브에 신호를 보내 명령하면, 특정 파일을 휴대용 장치로 전송받을 수 있다. 이것은 산업스파이 활동이나 개인 사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다” (p. 165)

*인구통계학
Nowherians 지금여기주의자
“작가인 피코 아이어가 만든 신조어이다. 그 자신도 지금여기주의자이다. 이 용어는 한 곳에서 (종종 다양한 민족적 배경을 지닌 부모 밑에서) 태어나 다른 곳에서 성장하고, 또 다른 곳에서 학교를 다니고, 이제는 전세계 돌아다니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지금여기주의자는 지리적 환경을 초월하여 계속 이동하고 여행한다는 점에서 미래의 시민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전 세대의 주문이 ‘집 만한 곳이 없다’ 이었다면 지금여기주의자의 주문은 ‘집이라는 곳은 없다’ 이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충성심과 정서의 중심, 즉 마음의 고향은 어디인가?’ 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 문제를 보다 심도 있게 살펴보고 싶다면 피코 아이어의 훌륭한 저서 <지구적 인간 Global Soul>을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월터 커언(Walter Kirn) 은 그의 소설 <공중에 떠서>에서 같은 문제를 날카로운 풍자로 그려냈다”(p. 180)

*교육
Gap Year 공백의 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을 바로 가지 않고 1년을 쉬는 이러한 관행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학비를 벌거나 그럴듯한 봉사 활동이나 공공 서비스 경력 등으로 이력서 기재 사항을 늘리려는 것이 그 목적이다. 러시아에서 배 만들기, 코스타리카 해안에서 장수거북의 둥지 보호를 위한 순찰 활동하기, 남극에서 펭귄 돌보기(연봉 1만 달러) 등이 그 기간 선택할 수 있는 활동들이다. ‘갭 이어’ 산업은 앞으로 계속 뻗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매사추세츠의 ‘임시학업센터’와 웹사이트(www.whereyouheadedcom)가 등장했다. 앞으로는 고등학교에서 바로 대학에 진학하는 일이 평생 직장의 개념만큼이나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되리라고 예상한다” (p. 210)

*패션과 스타일
Disability Chic 장애인 패션
“지금의 패션계는 세상 사람들 모두가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만, 미래의 디자이너들은 세상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는 점을 자각하고 이를 패션에 반영하게 될 것이다. 가령(90살이 넘은) 전설적인 디자이너 폴린 트리제르 는 장애인들을 위해 약 상자나 보청기 케이스, 지팡이 등이 부착된 일련의 액세서리 패션을 선보였다. 트리제르 부인은 자신의 상품을 올려놓은 웹사이트(www.Goldviolin.com)에서 ‘나와 같은 사람들, 즉 남의 도움을 조금 필요로 하지만 아직 패션 감각은 잃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상품을 디자인하는 것이 자신의 목적이라고 말하였다. 그녀는 또 이렇게 덧붙인다. ‘극장 같은 데서 사람들이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걸 많이 보았는데, 스타일이 아주 형편없었지요.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꼭 그런 모습을 해야 하는 건 아닌데 말이죠’ 다른 사람들을 보고 우리도 패션에 신경을 쓰자” (p. 251)

*수사적 표현
Drownloading 드라운로드
“많은 파일을 빠르게 연속적으로 다운로드 하다 보면 컴퓨터가 데이터를 견디지 못해 다운이 되기도 하는데, 이를 드라운(익사)로드라고 한다. 당신의 머리가 정보로 오버로드(과부하)되었을 때도 이 말을 쓸 수 있다” (p. 276)

Secondhand Speech 간접 대화
“간접 흡연에 빗대어 휴대전화 공해를 이렇게 표현한다. 간접 흡연만큼 위험하지는 않더라도 그보다는 더 짜증스럽고, 특히 마음의 평화에 결정적인 위해를 가한다” (p. 296)

*음식과 식도락
Subion Restaurants
“프라이빗 클럽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이다. 유명한 요리사가 개업한 근사하고 멋진 레스토랑은 회원으로 등록한 사람만 고객이 될 수 있다. 물론 음식과 신분에 집착하는 사람이 미리 ‘음식 채권’ 에 투자하여 레스토랑에 재정적 후원을 하면 회원이 될 수 있다. 기부한 금액에 따라 회원과 그 회원의 손님이 매월 식사를 할 수 있는 횟수가 정해진다. 물론 식사 대금은 따로 지불하게 된다. 음식 채권은 유동성이 있어서 다른 누군가에게 그 권리를 팔 수도 있으며 이전할 수도 있다. 운이 좋아 투자한 레스토랑이 권위 있는 비평가와 미식가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다면 쌉쌀한 이득을 남기고 채권을 팔 수도 있을 것이다” (p. 320)

*건강과 의학
Pixelache 픽셀 두통
“컴퓨터 화면 등의 디스플레이 장치를 통해 너무 많은 픽셀에 노출되어 발병하는 두통을 말한다” (p. 380)

*인터넷
Give us a Click 클릭해 주세요
“ ‘전화 주세요’의 인터넷 판이다. 웹사이트 (www.myhomekey.com) 에서는 뉴욕의 라디오 광고에서 소비자들에게 ‘클릭해주세요’ 라고 호소한다. ‘학교 끝나고 집에 가면 클릭할게’ 십대들의 대화이다. 블랙베리(Blackberry, 무선 호출 복합 기)와 같은 휴대용 통신기기의 확산으로 클릭할 – 그리고 클릭 받을 – 기회가 많이 늘어날 것이다” (p. 404)

*마케팅과 소비자 경제
Programmable Horns 프로그램 식 경적 소리
“휴대전화에서 이용하는 프로그램 식 벨 소리와 같은 방식으로 차의 경적 소리를 개성 있게 만드는 방법이다. 좋아하는 팝송이나 방울소리, 힙합 샘플링을 선택하거나 직접 노래를 만들 수도 있다. 차 안에서 웹 이용이 가능하게 되면 인터넷에서 바로 멜로디를 내려 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원하면 얼마든지 곡을 바꿀 수 있다. 당신을 외면하던 사람에게 ‘Who’s sorry now?’ (60년대 코니프랜시스의 인기 곡) 의 세레나데를 연주한 후 점수를 따게 되었을 때, 이보다 더 큰 기쁨은 없다” (p. 441)

*새로운 행동양식
Bibliotherapy 책 요법
“치료 수단으로서 글쓰기를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들어 메리 카의 작품에서부터 J.D. 샐린저 딸의 심도 있는 개인 감상문, 그리고 프랭크 맥코트가 써서 놀랄만한 성공을 거둔 <안젤라의 재 Angela’s Ashes>에 이르기까지 회고록 쓰기가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분류는 의회도서관 목록 작성 시스템에서 직접 따온 것이다) 우리는 책 요법이 작가가 아닌 사람에게도 사랑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관련 워크숍, 온라인 그룹, 세미나, 그리고 슬프게도 자금 부족으로 문닫을 처지에 놓인 웹사이트 (www.openletters.net) (여기에 실린 멋진 글들은 아직 열람할 수 있다) 등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결국 우리의 체계에서 뭔가를 끌어내려 할 때 종이에 쓰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과연 있을까?” (p. 480)

Infophobia 정보공포증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아 두려워하는 심리학적 증후군이다. 놀라운 속도로 늘어나는 정보의 양으로 정보공포증의 희생자는 나날이 증가할 것이다. 정보공포증 환자가 ‘너 이거 아니?’로 시작되는 말을 들으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공황 상태에 빠진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한정된 전문 분야에서 정보공포증을 겪기도 하지만, 보다 심각한 사례는 데이터 격차 때문에 일반화된 공포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는 절대로 그 격차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점이다. 점점 더 많은 것을 사고 소유할 수 있게 되는 시대에, 아이러니컬하게도 우리는 점점 더 아는 게 적어지는 데에 익숙해져야만 한다는 것을 뜻한다” (p. 492)

*종교와 영성
Corporate Spirituality 사내 신앙 생활
“직원들이 직장 내에서 명상 및 기도를 하거나, 혹은 신앙에 대한 토론 및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는 공식, 비공식 정책이다. 이러한 정책은 전인적 요구에 부응하여 직원들의 소중한 행복을 지속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주로 인사관리부에 의해 시작된다. 직원들의 창조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사내 신앙 생활’을 통해 가정과 직장의 구분이 모호해질 수도 있다. 전통적인 종교단체가 점차 쇠퇴하면서, 일부러 신앙 생활을 추구할 수 있는 직장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또한 팀의 4/4 분기 실적이 형편없을 경우, 집단 기도를 통해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내는 방책이 될 수도 있다” (p. 576)

*텔레커뮤니케이션
Celliquette 샐리켓, 후대전화 에티켓
“최근 늘어나고 있는 휴대전화 사용 규칙을 뜻하는 단어다. 예컨대 어떤 음식점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하고, 일부 공공장소에서는 휴대전화 통화 시간을 3분으로 제한하는 규칙을 제정하기도 한다(그러나 대체 누가 시간을 잴 것인가? 휴대전화 감시자라는 신종 직업이라도 만들어야 되나?) 이런 규칙은 호출기나 다른 개인 커뮤니케이터(정보통신기기)에도 확장, 적용된다. 한참 대화를 나누다가 이 메일을 확인하는 것만큼이나 무례한 행동이 어디 있겠는가? 앞으로는 ‘올바른 샐리켓을 지켜 주세요’ 라는 표지를 곳곳에서 보게 될 것이다” (p. 628)


<내가 저자라면>

미래의 생활 용어들을 사전으로 엮어낸 <미래생활사전>.
아직 우리의 삶 가까이에 와 있지 않은 단어들인 만큼, 이 책을 읽는 방법도 여타의 책을 읽는 것과 똑같이 해서는 안 된다. 즉, 컴퓨터를 앞에 두고 이 책을 읽을 것을 권한다. 미래의 책답게 중간중간 참고자료로 언급된 웹사이트를 방문해 가면서 읽는 것이 이 책의 흥을 돋우는 데 한 몫 하리라 확신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새로운 단어 하나 감히 만들어보자면, 이 책은 그냥 reading(책읽기)이 아니라 surfreading(서핑읽기)- 즉, 인터넷을 서핑 해 가면서 책을 읽어야 한다. 각주를 달거나 책의 맨 뒤쪽에 참고 문헌을 수록하는 대신 그녀는 인터넷을 활용한 셈이다. 이것이 바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혼합이 아닐 까란 생각을 해봤다.

<미래생활사전>은 사실 한 권이지만, 책장을 넘기면서부터는 본 저서가 36 개의 사전을 접목시켜 놓은 것임을 알 수 있다. 큰 사전 안에 작은 사전 35개가 나란히 정리되어 있으며, 각각의 단어들이 기발한 아이디어와 트렌드, 그리고 때로는 예문을 통해서 설명된다. 언뜻 보기에는 재미있고 쉽게 읽혀진다. 마치, 익살맞은 명탐정이 돋보기를 들고 미래에 펼쳐질 실생활의 파편 조각을 하나씩 잽싸게 들여다보는 기분이랄까. 그러나 자칫하다가는 남는 게 없는 책이 될 수도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 덕분에 아하! 무릎 치며 신기해 할 수도 있으나, 아직은 우리 현실과 우리들의 가슴에 와 닿지는 않기에 말이다.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차갑다. 아마도 35개로 분류된 각각의 카테고리가 모두 인간을 둘러싼 주변 환경과, 겉으로 보이는 가시적인 것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일 것이다. 각각의 카테고리에 지면을 조금씩만 더 할애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라는 녀석을 일일이 설명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원어로 된 단어들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기 때문에, 읽는 독자로서 번역본이 전달하는 의미와 느낌만을 접할 수 밖에 없어 그 참 재미가 더 떨어졌는지도 모른다. 오히려, 같은 개념을 가지고 한국말로 바꾸어 단어를 지어냈다면 더 많은 공감을 자아냈을 것이다. 또 하나 아쉬움이 남는다면, 예문으로 나오는 문장을 번역 버전과 함께 그대로 두었더라면 해당 단어가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를 이해하기 수월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생활사전>이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이유는 우리들의 상상력, 그것이 가질 수 있는 한계를 넓혀주기 때문이다.

분명 토플러 부부의 심층 기반 개념이 주는 깊은 맛은 없다.
그러나 페이스 팝콘은 연결될 수 없을 것만 같은 것들을 연결할 수 있는 남다른 힘을 가지고 있고, 이것이 바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미래에 필요한 능력임에는 틀림없다. 코리아니티 용어로 말할 것 같으면, 이것을 어울림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흔히 이야기한다. “내일 일을 어떻게 알아?” 라고. 그러나 페이스 팝콘은 그러한 통념에 도전장을 내밀며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If you knew everything about tomorrow
(내일 일을 전부 다 알 수 있다면......)
What would you do differently today?
(당신은 오늘을 어떻게 다르게 사시겠습니까?)

조금 극단적인 응용을 하자면, 만약 내가 내일 죽는다면 나는 오늘 무엇을 어떻게 다르게 할 것인가? 가 될 수도 있다. 바로 변화하고자 하는, 변화해야만 하는 오늘의 우리 모습이다.
IP *.6.5.157

프로필 이미지
써니
2007.04.20 23:52:34 *.70.72.121
좋은 리뷰 선정! 주말 잘 쉴 수 있겠구나. 재미있게 보내길 ...
프로필 이미지
초아
2007.04.21 01:05:23 *.167.96.66
다~ 잘했는데. 팝콘의 실용사상을 좀더 짧고 더욱 알기쉽게 정리 했으면...
작은 몸에서 풍기는 애 냄새는 어디에 가고, 할매곰탕 구수한 냄새가 납니다.
세로운 북 리뷰의 방법, 칭찬 할만하다.
그러면 다음은 어떻게 변화 할지, 궁금해집니다.

오륜양!
내가 보이프렌드 소개하면 안 될까요?
하여간 만나 봅시자. 그리고 나의 강연도 들어 보았으면 합니다.

" 需 有孚 光亨 貞吉 利涉大川"
< 기다리자, 때를기다리자, 너의 믿음이 큰 빛이되며 크게 흥왕하리다. 그대의 도전 정신이 얼마나에 따라 국내적인가, 국제적인가가 결정될 것이다. >

* 좋은 글 잘 읽고 좋은냄새 맞고 나갑니다. 海瀞선생! *

프로필 이미지
한정화
2007.04.21 08:48:42 *.72.153.12
막내야. 사전 한권 통째로 다 먹었구나. 배부르겠다?

막내 네가 미래 키워드를 가장 잘 찾아낼 것 같다.
프로필 이미지
송창용
2007.04.21 12:38:14 *.211.61.222
사전의 한계가 파편 조각들로 이루어졌다는 점인데 그 파편들을 연결해서 행간을 볼 수 있는 눈을 키우는 것이 이 책의 포인트일 것입니다. 그런데 해정님의 글 속에서 그 노력의 모습이 보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오윤
2007.04.21 16:04:46 *.6.5.153
써니 언니... 언니 보고팠는데 이번주는 이래저래 정신이 없어
써포터즈 모임에도 못 나갔네요. 그래도 우리 계속 볼거니까...^^

초아 선생님... 안그래도 여러 개의 동영상을 보고 중요한 메세지만
뽑아내어 나름대로 정리한다고 하긴 했는데, 역시나 부족하네요 ^^;;
근데요, 저 할매곰탕 너무 좋아해요! ㅎㅎㅎ 글 쓸 때 말고 아무
생각없을 때는 완전 애랍니다...
오륜... 너무 오랜만에 들어보는 학교 때 별명이에요 ^^
저한테 소개시켜주고 싶으신 분 있으세요? 선생님이 소개시켜주시면
한 번 만나볼께요 ^^; 한동안 연애 안했더니 이런 거 되게 쑥스러움...
그리고 선생님 강연 들으러 가려고 다이어리에 표시해뒀습니다.
사전지식도 있어야 할 것 같아 '주역'도 조금씩 읽고 있구요~
초아 선생님! 선생님이 남겨주시는 답글들 너무 재미있습니다!

정화언니... 나 새로운 중독에 빠졌어... '막내' 중독 ㅎㅎㅎ
그러게, 사전 한 권 통째로 다 먹어보기는 또 살다살다 처음이야.
근데 미래 키워드 찾는 거... 너무 어려워요 ㅜ.ㅜ

창용 오라버니... 저도 이 책의 포인트를 잘 정리해주신 오라버니의
글 잘 읽었습니다.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정리해 나가시는 글 전개
능력, 제가 배울 점입니다. ^^
프로필 이미지
양재우
2007.04.21 23:42:32 *.254.66.104
오윤님을 응원하면서 좋은 점 중의 하나가 잘 정리된 리포트를
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나쁘게 말 하자면 소위 '지식 훔쳐보기'를
하는 것인데 오윤님의 글을 읽고 나서는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책을 읽으며 다소 정리가 안되던 부분이 거의 대부분 깨끗이 해소가
되는 경험을 매번 하고 있으니까요.

특히, 저자에 대한 폭넓은 조사는 책에 대해 좀더 깊은 이해가 가능하도록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4월 마지막 저자인 '자크 아탈리'에 대해서도 폭넓은 조사 부탁드리며(^^ 죄송스럽네요..), 그를 통해 우리 앞에 주어진 미래에 대해 좀 더 깊숙이 알 수 있는 시간 되셨으면 합니다.

오윤님, 주말 잘 보내시고 항상 加油(짜요, 화이팅!!) 하세요!!^^
프로필 이미지
오윤
2007.04.22 01:33:07 *.6.5.188
재우님... 미안해 하시면 제가 더 죄송스러워요...토플러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기를 "지식은 밀봉하기 어렵다. 퍼져 나간다" 지식의 10번째
속성이래잖아요 ^^ 저자 조사가 많은 도움이 되신다니 저도 기쁩니다.
'자크 아탈리'의 경우 저도 상당히 관심있어 하는 분이어서 최대한
폭넓게 조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제 칼럼 써야해요 ㅎㅎ
프로필 이미지
최영훈
2007.04.23 09:55:32 *.99.241.60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은 그냥 하면 되는데,
작가 소개는 늘 내가 어려워 하는 부분이다.

자세한 작가 소개 정말 고맙다.
잘 보았고 소가 되새김질 하는 맛처럼
저자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어 더 감칠맛이 난다.
고맙다 막내야..
프로필 이미지
오윤
2007.04.23 13:42:55 *.6.5.245
영훈 오라버니... 유 아 웰컴이에요 ^^ 저자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한 인간으로서의 저자는 어떤 사람일까 너무 궁금해서
더 저자 조사에 시간을 투자하나봐요... 그러면서 나는 과연
어떻게 늙어갈까 무척 기대가 되네요 ^^
프로필 이미지
향인
2007.04.24 21:48:48 *.48.44.248
아주 유익하게 잘 보았다우.
덕택에 그랬구나하는..사실 난 잘 못했거든,탱큐!
프로필 이미지
오윤
2007.04.25 00:40:17 *.6.5.245
향인님... 에이, 잘하고 못하고는 없는 것 같아요. 적어도 이곳에서는.
단지, 다음 번에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는지. 그거요...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92 (07) 클릭! 미래속으로 - 페이스 팝콘 [7] [9] 옹박 2007.04.22 3915
791 클릭! 미래 속으로 / 페이스 팝콘 file [11] [1] 好瀞 김민선 2007.04.22 3135
790 미래생활사전(pentomino 놀이) [8] [2] 최정희 2007.04.22 2687
789 미래생활사전 (생각의 정원) [11] [2] 써니 2007.04.22 3736
788 [미래생활사전]알파리뷰 [9] [5] 余海 송창용 2007.04.21 2716
» Dictionary of the Future-Faith Popcorn file [11] [1] 海瀞 오윤 2007.04.20 3118
786 네 안의 여왕을 일깨워라 [7] 김귀자 2007.04.19 2802
785 새로운 미래가 온다-다니엘 핑크 [3] 도명수 2007.04.17 2967
784 제3의 물결-앨빈 토플러 [6] 한정화 2007.05.05 3218
783 『부의 미래』를 읽고 [4] 이희석 2007.04.16 2519
782 (06) 제3의 물결 - 앨빈 토플러 [6] [1] 옹박 2007.04.16 3931
781 부의 미래_Revolutinary Wealth [9] 時田 김도윤 2007.04.16 2372
780 권력이동(엘빈토플러) [4] 써니 2007.04.16 2585
779 권력이동 (엘빈 토플러) [6] 써니 2007.04.16 5029
778 전쟁/反전쟁-앨빈 토플러 Alvin Toffler [3] [4] 박소라 2007.04.17 47404
777 (독서006)부의미래/앨빈토플러 [6] [1] 素田최영훈 2007.04.16 2343
776 부의 미래, 앨빈 토플러 [10] [1] 香山 신종윤 2007.04.16 4291
775 Jeremy Rifkin- 그의 추종자 [2] 최정희 2007.04.15 2260
774 Revolutionary Wealth-Alvin &amp; Heidi Toffler file [11] [4] 海瀞 오윤 2007.04.15 2549
773 [부의 미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7] 余海 송창용 2007.04.14 2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