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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일 12시 52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1943년 알제리에서 태어난 자크아탈리는 ‘프랑스의 석학’, ‘미테랑의 휴대용 컴퓨터’ ‘현대판 르네상스맨’이란 화려한 호칭만큼 학력뿐만 아니라 경력도 화려하다. 한곳에 들어가기도 힘든 프랑스 최고 엘리트 교육기관인 에콜 폴리테크니크에서 공학을 전공하였고, 에콜 드민에서 토목공학을, 시앙스폴리티크에서 정치 경제학 등 3군데를 전공하였다. 그것도 모자라 프랑스 최고 지도자 양성소인 국립행정학교(ENA)까지 졸업하고 경제학ㆍ정치학 2개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그의 광범위한 지식욕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는 `기술이 지구적 경제 불평등에 어떤 해답을 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며 인생의 상당 부분을 보냈다고 말한다. 2001년에 동아일보 대담기사에서 그 답을 알 수 있었다.


 행동하지 않는 지식은 참된 지식이 아니다. 지식인은 미래의 위험을 예측하고 인류가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인도하는 첨병 역할을 해야 한다. 지식인은 미래를 밝히는 등불을 들어야 한다. [세계 석학에게 듣는다] 프랑스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 [동아일보 2001.12월]


 그 후 뛰어난 능력을 살려 27세 때 교수로 임용돼 공학과 경제학 교수로 활동했고, 인문ㆍ사회ㆍ문학ㆍ음악ㆍ연극ㆍ영화 등에서도 많은 저술과 작품을 발표했다. 경영·경제 분야는 물론이고 현대사회에 대한 조망과 미래를 예시하는 저서로도 이름이 나 미래학자로도 꼽힌다. 32세 때인 74년 프랑스 사회당 제1서기였던 미테랑 경제고문으로 발탁돼 11년 동안 보좌했다. 아탈리 회장은 공산권 붕괴 후 동유럽권 경제 재건을 위해 91년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설립을 주도하고 93년까지 초대 총재를 지냈다.

 그는 사회 문제 뿐만 아니라 “영원한 삶”등의 소설을 써서 90년에 프랑스문화작가 협회상을 받기도 했으며, 복제인간의 사랑을 위하여 등 단편소설을 내고, 샹송가사를 쓸 정도로 문학적인 재능도 뛰어났다. 현재 그는 프랑스 정부 국정 자문역 및 국제컨설팅 회사인 아탈이&아소시에(A&A)대표와 플래닛 파이낸스의 총재로 일하고 있다.

 주요저서로는 폭넓은 학문의 영역에 맞게 《영원한 삶》, 《미로(지혜에 이르는 길)》, 《21세기의 승자》, 《21세기 사전》, 《합리적인 미치광이》, 《인간적인 길 : 새로운 사회민주주의를 위하여》, 《호모 노마드 : 유목하는 인간》, 《마르크스 평전》,《미테랑 평전》, 《미래의 물결》 등 40여권의 저서 중 10여권이 국내에 출판됐으며, 전 세계적으로 600만부가 판매되었다.

2.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

가. 노마드에 대하여

 자크 아탈리의 여러 저서 중에서 눈에 들어온 책이 바로 호모 노마드였다. 아마 기억속을 더듬어 보니 지하철 역에 붙어 있는 국내 전자회사의 노트북 컴퓨터 광고 카피에서 유람선에서 노트북을 사용하면서 디지털 유목민이라는 장면이 생각났다. 아마 그 때 본 유목민이라는 단어에 충격과 집착이 아직도 남아있나 보다. 이러한 직관적인 계기로 본 호모 노마드는 인류 역사 및 미래에 대한 독특하면서도 새로운 관점으로 다가왔다. 어쩌면 저자가 말대로 역사적인 사실을 들추어 보기 전에, 인류의 세상을 출현한 이후 95%이상의 시기를 사냥과 채집의 떠돌이 생활을 한 것만 보아도 인간의 DNA구조는 방랑자의 특징이 있으리라. 이러한 유목민에 대한 단어에 강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다른 사람에 대한 우월감을 나타내는 요소가 아닌가 한다. 여행을 다닌다거나 비행기를 탄다거나 할때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바쁘게 살며 그 무엇을 찾는다는 그런 우월감이 움직이는 원동력이 아닐까?

아탈리는 세 가지 종류의 노마드로 분류하였다.


 인류는 이제 세 분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부류는 비자발적인 노마드 또는 인프라 노마드로 이주노동자, 정치망명객, 경제관련 추방자, 트럭운전수나 외판원을 들 수 있다. 두 번째 부류는 정착민으로서 농민, 상인, 공무원, 엔지니어, 의사, 교사 한곳에 소속된 노동자, 장인, 기술자, 은퇴자, 어린아이이다. 세 번째 부류는 자발적 노마드로써 이 또한 하이퍼 노마드(창의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 고위간부, 연구원, 음악가, 통역사 등)와 유희적 노마드로 나뉘는데 유희적 노마드는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 한 때 포함 될 수 있는 부류이다.


 향후 미래는 하이퍼노마드에 의해서 새로운 공동체가 구성되고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동을 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렇다면 아탈리의 주장대로 인류의 모든 발명품이 유목민에 의하여 발명되었고, 정착민의 역사는 고작 0.1%인 속에서 과연 디지털 유목민은 미래사회를 유토피아로 만드는 그러한 능력이 있을까?

나. 프랑스 사태에 대하여
 하이퍼 노마드에 의한 유토피아 건설에 가장 먼저 떠오른 우려는 바로 2005년에 일어난 프랑스 폭동사건이었다. 표면적으로는 노동문제가 부각되었으나, 깊은 문제속에는 바로 노마드의 의견 분출이라고 보는 편이 나을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국내 부족한 노동력을 충당하기 위하여 외국인의 이주를 허용했고, 외국인 차별금지법안 까지 제정하여 법적으로는 아무런 불평등이 없었다. 하지만 적은 소득과 범죄율이 높으면서 도시외곽으로 격리시켜서 서서히 갈등이 증폭하게 되었다. 사건의 발달은 두 소년이 경찰의 심문을 피해 달아나다가 감전사고로 사명하면서 거대한 폭동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아마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주는 저자가 대통령 보좌관으로 있을 당시에 추진한 정책이라는 것을 보고, 인프라 노마드와 하이퍼 노마드들간 서로 대치하는 실제 사건이 일어난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까?

다. 칭기스 칸에 대하여
 인류가 노마드 생활이 많았고, 많은 발명품을 만들었고, 유목민의 역사라는 것은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칭기스칸을 비롯한 대부분의 정복자들이 순수한 의미의 노마드로 납득하기에는 쉽지 않다. 칭기스 칸에 대하여 아탈리는 “성실하고 이해를 초월한 성격의 칭기스칸은 전설과는 달리 파괴자가 아니었다.(215p)”라고 표현한다. 1세대 유목민의 특징인 말을 가장 빨리 달리고 세계 최고의 기동력을 가진 몽고족들이 파괴자가 아니면 많은 문명의 이기를 전달한 선구자란 말인가? 유목민 답게 분명 몽고족 영토 내에서 자국의 통일만으로 충분히 생활할 수도 있었는데 정벌의 역사로 만들어 나간 점과 조공을 받치고 맹목적으로 충성을 서약하지 않으면 어린아이까지도 학살하여 씨까지 말리는 것은 노마드의 흉폭한 폭력성을 미화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제국주의적 성격은 프랑스도 선두주자였으니 강자의 시각에서 보는 것도 큰 무리는 없다고 본다. 칭기스칸의 정복욕에 주변나라들은 모두 맹목적인 충성을 바쳐야 했다. 아울러 그 시기에 변방에 붙어있던 고려도 100여년에 가깝게 국토를 유린당하였고, 지금도 ‘화냥년’이라는 단어가 남아있는데 그것을 노마드의 좋은 영향이라고 보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려울 듯 하다.

라. 노마드 기업에 대하여

 노마드 기업은 그 어떤 국적도 표방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이익이라는 준거에만 따를 것이다. 그 어떤 국가도 그 기업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것이다. 오로지 한 국가 기구만이 존재할 것이다. 그것은 하이퍼노마드들이 권력을 행사하는 곳이 될 것이며 국가들의 대체물이 될 것이다. (465p)


 이 설명대로 라면 현재에서 가장 유사한 형태의 노마드 기업은 다국적 기업을 들 수 있다. 여러 나라에 걸쳐 생산기지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소비시장, 본사를 조세혜택이 가장 많은 나라에 두고 있는 또 하나의 거대한 제국이다. 과연 그들이 아탈리의 주장대로 이동을 자유롭게 보장하고 의견을 나누고 고용을 보장해 줄 수 있을까?

마. 이동과 속도에 대하여
  노마드들이 결국 발명품을 만들로 세상을 지배하는 것에는 이동과 특유의 속도를 들 수 있다. 지금도 끊임없이 빨리 이동하는 장치들이 계속 계발되고 있다. 과연 이러한 것들이 인간 본성의 이동적인 기질에 의하여 나타는 것인지 아니면 상업적 노마드들의 자본축적과 이윤 때문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직립보행에서 말을 타고 이동을 하였고, 자동차가 나왔고 비행기가 나왔고 우주선이 나왔다. 이러한 이동에 대한 도구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데 과연 인간은 그러한 빠른 이동속에 적응이 되어가는가? 일방적으로 유전적 기질이라고 자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늘 떠나지 않은 문제가 이 문제였다. 과연 이러한 속도의 끝은 어디일까? 이동의 속도가 빠를수록 그 대상은 점점 좁아질 것이고 노마드적 도구들의 도움으로 점점 더 획일화된 사회가 올 수도 있다. 그것을 대부분의 자본과 권력, 부를 소유하고 있는 하이퍼 노마드들의 노력만으로 유토피아적인 세계가 올 것인가는 문제였다. 인류가 정착민으로 살아온 것이 0.1%도 안되는 시기였다고 하지만, 평화의 시대와 전쟁의 시대를 비교해보면 이도 비슷할 것이다. 그만큼 노마드의 역사는전쟁과 피할 수 없는 갈등적인 존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탈리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알면서도 왜 하이퍼 제국과 하이퍼노마드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노마드의 사고를 가진 사람이 돼야 한다. 즉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고, 동시에 사회의 위험을 감지하는 사람, 끝없이 창조하는 사람, 집단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와 타인에 대한 존종, 적응력, 창의력이 필수조건이다. 우리는 끝없는 변화속에서 살고 있으며, 북잡한 변수들이 작용하는 변화에 적응할 것을 요구받는다. 창조적인 사람은 적응할 수 있는 조건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사람이다. 따라서 창의력은 중요하다. 각자가 해결해야할 문제는 어느 분야에서 창조자가 될 것인지 선택하는 것이다 (2006. 1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역사적인 사실과 노마드의 관점은 나에게 많은 혼란을 준다. 지금도 정복욕의 광기를 가진 노마드들에 의하여 희생되고 소외되고 버림받은 많은 민족과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저자가 바라보는 하이퍼 제국의 오아시스는 적합한 미래의 방향이라고 본다. 미래에 대한 하나의 커다란 화두들 던져주고 그것을 풀어나가는 것은 인류의 커다란 숙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3. 내 마음속으로 들어온 글귀

제1장 노마드, 여행자의 삶

<18>
정주성(定住性)은 아주 잠깐 인류 역사에 끼어들었을 뿐이다. 인간은 중대한 모험들 속에서 노마디즘으로 역사를 이루어 왔고 다시 여행자로 돌아가고 있다. 농경생활이 주인처럼 군림해왔다고 믿어온 지난 5천년 동안에도 인간의 역사는 유랑 민족들의 다른 민족들에게 가한 전쟁의 연속이었을 따름이다. 이 다른 민족 또한 이전에는 유랑민족으로서 다른 민족의 땅을 빼앗아 주인이 된 것 뿐이다.

<19>
특히 상업적 세계화의 가속화가 예고되고 있는데, 이는 노마디즘의 특별한 변종으로서 전 세계의 광대한 무질서, 거대한 대중운동, 국경 없는 테러리즘의 악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래의 큰 분쟁들은 문명간의 갈등이 아니라 마지막 정착된 제국인 미국과 세 새의 노마드 제국들 간의 싸움이 될 것이다.

<30>
관광은 여행자들이 스스로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떠나도록 유도한 산업이 되었다.

<31>
오늘날에는 5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일 또는 정치와 관련된 노마드로 간주될 것이다. 이민자, 망명객, 고국을 떠난 사람들, 노숙자 그리고 온갖 종류의 이주 노동자들이 그들이다.

<33>
대부분의 기업들은 제한된 시간에 각자 주어진 역할을 해내기 위해 역량 있는 사람들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연극단 형식으로 조직된다. 좀 드물긴 하지만 어떤 기업들은 서커스단 형식으로 조직되어 세계적으로 알려진 브랜드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변하는 매혹적인 요소들을 그러모은다.

제 2장 노마드적 인간의 기원

<40>
이렇게 오랜 기간을 거쳐 오는 동안 방랑생활에 가장 잘 적응한 종족들만이 살아남게 되었고, 이동과 양립할 수 있는 수렵과 채취 기술만이 진보했으며, 여행에 의미를 부여하는 신화와 제례의식만이 존속하게 되었다. 인간은 이렇듯 신체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필수불가결한 방랑으로 생겨났으며, 노마디즘은 인간의 신체와 정신을 형성하였다.

<52>
인간은 오래전부터 하늘에서 번개가 쳐 숲을 불태우는 것과 폭풍이 몰아치는 밤을 보아왔다. 그리하여 그들은 더 이상 불을 두려워하지 않고 불을 길들이는 법을 터득했다. 이것은 주요한 혁신이며 분명 전 인류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 될 수 있다.

<60>
이렇게 노마디즘은 제 일을 해냈다. 노마디즘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문화적으로 현대인을 형성해냈다. 극적이고 수수께끼같이 급작스럽게 이렇게 대체된 것이다. 마치 역사의 시간이 갑자기 빨라져 뭉텅 지나간 것만 같았다. 사실상 시간은 빨라졌다. 인간 이전의 다른 모든 원숭이들이 동시에 사려져 버렸으니까.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만이 유일하게 그 긴 자연 선택 속에서 살아남았다. 그늘이 살아남게 된 것은 가장 뛰어난 노마드들이었기 때문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저 자연에 의존해 사는 자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곧 이어 정주성(定住惺)이라는 것을 발명해 낸다.


<71>
그렇지만 노마디즘이 그들 마음속에서 영 멀어져간 것은 아니었다. 정착한 이들조차도 자신들은 어쩌면 다시 떠나야만 할 것이며, 마지막 여행을 준비하는 일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부활, 환생, 영혼의 윤회, 돌아올 기약과 함께 떠나는 새로운 여행들 ...이러한 생각은 농부의 계절적 순환의 경험 속에서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79>
초기의 이동은 사냥감의 흔적을 쫒거나 적을 피해 아무데로나 가는 우연한 발걸음이었다. 그 뒤로 진화된 이 커다란 영장류를 자극했던 것은 필요를 넘어선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호기심이었다.

<88>
원시시대 인간들은 비폭력이 영원성을 되찾아 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들은 폭력의 폐해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폭력이 번성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들은 인간이나 동물로 된 희생물에 폭력을 응집시켰고 집단내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그 희생물을 죽였다.

<94>
대상이 정령이든 인간이든 간에 무언가를 주거나 바꾸는 행위는 불균형을 감수한다는 점에서 위험한 순간이다. 원시시대 사회에서 물품을 주고받는 행위는 통과의례와 같이 분명하게 틀을 갖춰 아주 엄격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졌다.

<96>
노마드에 대한 목가적인 표현들을 보면 전쟁이란 정착민의 발명품일 것이라고 믿게 된다. 하지만 노마드들 사이에서 무기는 사냥뿐만 아리나 곧 다른 용도로 쓰이게 된다.

제 3장 제국의 말 Ⅰ

<100>
사실상 정착민의 주장처럼 그들의 역사가 오래됐다손 치더라도 정착민 체제는 언제나 그들보다 먼저 왔던 노마드 민족을 쫒아 내러온 또 다른 노마드 민족들에서 유래했다. 처음 역사를 주도한 주체들도 오늘날 그토록 으스대고 있는 오만한 국가가 아니라, 떠돌아다니다가 이제는 거의 사라져 버린 고도의 문명이다.

<103>
말의 사육은 인간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말과 바퀴 덕분에 인간은 무거운 짐도 실어 나르고, 수레에서 살 수도 있었으며, 먼데 가서 많은 양의 물건을 교환할 수 도 있었고, 또 말을 타고 사냥이나 전쟁도 할 수 있게 되었다.

<105>
말, 바퀴, 야금술이 합쳐서 중앙아시아의 노마드들은 말을 수레에 연결하고, 말에 올라탈 수 있었으며, 땅에 있는 병사는 그 누구도 다루지 못할 무기들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이것들은 성벽을 무너뜨려서 초기 도시들에 축적되어 있는 재화를 정복하게 해줄 역동적인 힘과 지배 권력이 되었다

<111>
이 해상 상인들은 교역을 위해서 다른 언어를 이해하고 말하고 쓸 줄 알아야 했다. 그 언어들을 잘 해석하기 위해 기원전 1500년에 새로운 문자 체계인 알파벳이 고안되어 그때까지 사용되던 무수한 기호들을 대체하게 되었다. 이 주요한 발명 역시 노마드적 필요에 따라 탄생했다.

<115>
후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새로운 여행자들에 관해 아주 멋진 표현을 남겼다.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태생적으로 국가가 없는 자는 인간보다 뒤 떨어진 존재이거나 우월한 존재이다. 자기 혼자만으로 충족하기 때문에 공동체 안에서 살 줄 모르는 인간은 결코 국가에 속해 있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는 괴물이거나 신이다.

<117>
정착민의 시간은 기다림의 시간이고, 노마드의 시간은 이야기의 시간이다. 약속의 땅을 찾아가는 이야기인 성격이 그러하듯이

<119>
하지만 오디세우스와 달리 헤브루인은 연대감으로 묶인 노마드였지 고독한 여행자가 아니었다. 헤브루인은 자신들이 섬기는 신들의 승리를 위해 유랑지의 신들에 대항해 싸우지 않았다 그들은 폐를 끼치지 않았고, 방해하지 않았으며, 지배하지도 않으면서도 우랑했다. 이를 이해 헤브루인은 가장 간단하고 세련되며, 가장 완벽한 노마드적 해결방법을 찾아냈다 즉 그들은 자기들이 통과하는 지역의 신들을 자신들의 신들이 공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자신들의 신은 하나뿐이라고 공표했다. (중략) 그렇게 해서 헤브루인은 그들이 마나는 사람들의 환대를 기대했다. 그런데 그들의 바람과는 반대로 그들은 다른 모든 이들에게 참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121>
헤브루인은 그렇게 해서 자신들이 역사를 쓴 최초의 인간집단들 중 하나가 되었다. 그들의 책은 종교적 성격을 띤 최초의 노마드적 물건중 하나로서 우선 노마디즘과 정주성의 힘든 공존에 관한 심오한 사색이다.

<122>
성경은 당시 정착민들의 생각과는 반대로 선은 노마드적이고 악은 정착민적이라는 점을 환기시킨다. 진정한 야만인은 자신들의 땅에 대해 질투하는 농민들이며, 그저 통과해 갈 뿐인 목축인들 만이 문명인이라는 것을 성경은 증명해 보인다.

<123>
인간의 역사는 이 비극적인 서곡을 잊게 된다. 정착민이 쓴 인간의 역사는 노마드, 특히 신을 발견하고 유랑생활을 하여 박해당한 소수민족을 비방하는데 주력하게 된다. 그리고 그 민족의 아들들중 하나이자 빛의 노마드인 랍비 여호수아를

<124>
내세는 여행의 유일한 목적이다. 약속의 땅은 이제 이 세계의 것도 어느 한 민족만의 것도 아니었다. 약속의 땅은 부활이며 천국인. 거기에 도달하려면 부귀로 인해 거추장스러워지지 않아야 하고 비폭력적이고 너그러운 노마드로서 쌍을 지나가야 한다. 그리고 다른 유태인들이 가난을 치욕으로 여긴 반면, 예수는 부를 참을 수 없어했다. 노마디즘은 이런 면에서 영원의 세계로 확실히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생활방식이다.

<150>
아프리카와 아메리카는 기술이 뒤떨어져 아주 독창적인 농경정착 생활 또는 원시적인 노마드 생활에 갇혀 있었다. 그래서 이후로도 1500년 동안 태평양과 대서양 저 너머에서 지중해를 중심으로 모든 일이 펼쳐지게 되었다.

제4장 제국의 말 Ⅱ

<151>
노마디즘은 국가를 탄생시킬 정도로 전투적이고 충동적인 힘을 만들어내는 생명력이다. 하지만 처음에 노마드적이던 집단에서도 도시성과 사치풍조에 의해 도발된 향락이 지배하기 시작하면, 정부, 이어서 나라 전체가 방어능력을 잃고야 만다.

이러한 책략에도 불구하고 4세기 총에 로마제국은 동방에서의 상업과 페르시아의 압박에 신경 써야했고, 기독교의 승리를 가져오게 된 도덕적 위기를 겪었으며, 세금에 짓눌렸고, 유례없는 인구 격감으로 쇠약해져서 더는 국경을 수호할 수 없게 되었다.

<206>
모든 것이 카니발, 꿈꾸어온 노마디즘, 가난한 자에서 부유한 자로 향한 허구적 여행으로 끝나게 된다. 가난한 자의 한계상황과 이동이 정착민 들 사회들의 약화를 예고하는 그 순간에 말이다

제 5장 새로운 노마드, 주변인과 발견가

<207>
우리는 역사를 쓴다. 하지만 언제나 정착민의 시각에서 국가의도구라는 이름으로 써왔다. 역사는 노마니즘을 이해한 적이 결코 없었다.

<210>
여유 있는 상인과 부자는 어디서나 후한 대접을 받았으며, 주변인, 걸인, 해적과 강도들은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 추방당했다. 예술가, 순례자, 발견가들은 상황에 따라서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잘 대접 받기도 하였다. 이들은 모두 싫든 좋든 옛 노마드 부족의 윤리를 공유하고 있다. 여행이 그들 삶의 정수라는.

<215>
성실하고 이해를 초월한 성격의 칭기즈 칸은 전설과는 달리 파괴자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이끌던 부족들에게 문화적이고 과학적인 놀라운 발전을 가져온 인물이다.

<246>
그리하여 플랑드르에서 뉘렘베르크와 베니스를 거쳐 중국으로 이어지는 대각선이 서방과 도방을 잇는 새로운 연결망이 되었다. 거의 5만 년 전부터 노마디즘의 특권적 공간이었던 바다는 페니키아인에 이어 그리스인이 이미 실행한 바 있는 항구 노마디즘을 재창조해낸 유럽인의 지배 하에 들어가 버렸다. 바로 여기서 르네상스가 탄생했다.

<249>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유럽에서도 오래전부터 정착민들의 발명품인 국가는 모든 노마드들에 대항해 싸우는 것을 첫째 임무로 삼고 있었다. 군주제적 관료제의 최고 적은 바로 불행한 여행자인 가난한 사람이었다.

<260>
흑사병은 교훈 하나를 남겼다.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다른데 가서 병을 퍼뜨릴 수 있다면 추방은 좋지 않은 방법이다. 그러니까 그들을 가두어야 한다. 병원에, 감옥에, 또는 일터에

<267>
상인들의 자유로운 통행, 지식인들을 위한 공통적 대륙 공간의 발달, 이러한 사물과 사고의 최초 세계화는 다음에 이어질 두 차례의 세계화와 마찬가지로 불평등과 빈곤의 원천이었다.

<273>
가난한 자들을 치워버리기 위해, 상로를 열기 위해, 물자나 귀금속을 찾기 위해, 예전의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유럽인들도 먼 곳에 식민지를 건설하였다. 그래서 발견가들과 식민지 개척자들의 여행이 시작되었고 이는 새로운 형태의 노마디즘으로 이어졌다.
<292>
가난한 사람들의 노마디즘에 적대적이고 상인들이나 부자들의 노마디즘에 개방적인 또 다른 정부가 다시금 예고되었다. 혁명은 유럽 전역에 개인의 자유에 대한 사상을 수출하여 온 좋은 노마드들에게 권력을 쥐어 주면서 봉건제의 마지막 유물을 부숴 버렸다. 이 운 좋은 노마드들은 바로 상인들, 부르조아 들이었다. 두 번째 세계화가 예고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첫 번째 보다 더 광대한 것이었다.

제 6장 산업적 노마디즘

<297>
전쟁에 나간 프랑스 군대의 패배는 관료국가의 모든 전통에 대해 혁명적 노마디즘이 패해한 것이며, 기동성은 떨어지나 동맹국 수로는 우세한 군대들에 대해 혁명적 노마디즘이 패배한 것을 의미하였다.

<298>
두 번째의 세계화도 첫 번째의 세계화와 마찬가지로 중단된다. 19세기 말에 세계화가 유발한 빈곤에 의해, 세계화가 유도한 반란에 의해 세계화에서 파생된 전체주의에 의해, 20세기 전반을 정착성의 야만적인 반작용으로 바꿔놓으면서 중단되었다

<30>
15세기 북아메리카에서 1천만 명이 넘던 인디언들이 20세기가 시작될 무렵에는 3백만 명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결국 비례로 다지면 이 식민지화는 야만족이라는 일컬어지던 종족이 자행한 로마제국 침공보다 훨씬 더 많은 죽음을 가져 왔던 것이다.

<314>
영국인 스티븐슨이 자동차를 발명하고, 베세머가 철강산업 기술을 발명하자, 19세기 후반에는 사람과 상품뿐만 아니라 사상과 화폐를 더 빨리 이동시키는 것이 가능해졌다. 노마디즘은 이제 속도, 자유, 고독이라는 사고와 연결되었다. 두 번째 세계화가 가동된 것이다.

<314>
자동차 노마디즘으로 인해 산업적 권력은 미국으로 넘어갔고, 도시들은 변화했으며, 모든 도시인들은 노마드가 되었다. 전쟁의 규칙들도 바뀌었고, 새로운 에너지 자원이 필요해졌다. 그 새로운 에너지란 산업적 노마디즘의 에너지인 석유이다.

<315>
20세기에는 그렇게 해서 새로운 세계화, 보편화된 민주주의, 모두를 위한 시장의 세기가 예고되었다. 미국이라는 새로운 강국을 둘러싸고서

<325>
빈곤한 노마드들과 호사스론 노마드들을 갈라놓은 첫 번째 세계화가 도입했던 절대적인 분리는 이렇게 해서 두 번째의 세계화에 의해 더욱 공고해진다. 이러한 점은 세 번째 세계화에서 더욱 첨예해 질 것이다.

<330>
다윈의 주장은 그 시대의 모든 사상가들에게 굉장한 충격을 주었다. 사상가들은 노마디즘이 마르크스가 후에 말한 것처럼 뛰어넘어야할 형태로서의 원시사회의 초기국면인지, 아니면 그 반대로 라첼이 말한 것처럼 보존해야할 생명력인지, 에 대하여 논의했다. 이 두 사람은 본의 아니게 다음 세기의 커다란 두 가지 야만성에 대해 영감을 주게 되었다.

<332>
사고의 세계에 또 다른 지진이 일어났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자기안의 노마디즘, 내면의 여행으로 사람들을 안내했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꿈의 나라도 여행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서방세계에서 정신분석학은 꿈속 여행의 안내자를 자처하면서 모든 내면의 여행을 삶의 특별한 여정으로 설명하였다.

<335>
폭동과 범죄를 진압하기 위하여 국가들은 처음부터 한 가지 전략만 사용했다. 그것은 일하지 않고 움직이는 사람들을 정착시키는 것이다 그들에게 일뿐만 아니라 숙소, 학교, 병원을 제공하면, 이러한 것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길들이는데 기본적인 도구가 된다.

<338>
5천만 명의 유럽인이 제 2차 세계대전 동안 두 종류의 전체주의 하에서 사라졌다. 하나는 마르크스에 의한 ‘진보’ 사상이라는 이름의 전체주의였고, 다른 하나는 라첼에 의한 ‘생명력 있는 공간’이라는 이름의 전체주의였다. 두 전체주의는 자발적인 노마드들을 비난하면서 수용소에 강제로 이주시켰다. 즉 자발적인 노마드들을 강제에 의한 노마드들로 변형시킨 것이다.

<344>
20세기 후반부 초에 평화가 되돌아오자 상업적 노마디즘이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상업 노마디즘은 세 번째로 그 활동 영역을 세계화 하려 했고, 가난한 사람들은 가능한 이동하지 못하게 하면서 더 많은 수의 상인들과 상품들을 유통시키려 했다. 상업적 노마디즘은 그렇게 해서 다시 한 번 북쪽 국가들의 상인들과 관광객들의 임시적인 노마디즘을 조장하고, 남쪽 국가 이주민들의 노마디즘은 막으려고 했다.

<346>
사실상 노마디즘은 1950년대 중반부터 교역을 위해서만 실제적으로 인정되게 되었다. 상품의 이동은 10년마다 세 배씩 증가하고 있었으며, 부자들, 상인들, 관광객들의 임시 노마디즘 또한 마찬가지였다.

<349>
1950년과 2003년 사이에 관광객의 수는 40배가량 늘어나서 2003년에는 거의 10억 명에 달했다. 그들 중 대부분은 거의 정차민적인 이동을 한다. 해변이나 휴양지로의 이동, 그러니까 여행자로서가 아니라 여행당하는 사람이다 관광산업은 이제 전 세계 고용과 매출의 10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350>
오늘날 지구 주민의 약 4% 즉 2억 5천만 명이 고국을 떠나 살고 있다. 이는 40년 전의 3배라고 한다. 그들 중 반은 가족과 함께 이주한 근로자들이고, 나머지 반은 몰래 불법으로 이주한 노동자들이다.

<351>
전체적으로 보면, 직업적인 이유로 몇 년 나가 있는 사람들까지 포함해서 전 세계에 걸쳐 5억 이상의 인구를 노마드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세 번째의 세계화 틀 속에서 보면 지구에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욕구중 첫 번째는 통행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다.

제7장 노마드를 구해야 한다.

<353>
노마드는 좋아서 움직이는 게 아니다.
그들은 사라져 버리는 것을 거부하기 때문에 노마드가 된 것이다.(아널드 토인비)

<357>
노마드들의 상황은 사실상 더 비참해져 가고 있다. 헬스언리미티드의 2004년 8월 보고에 따르면, 그들 중 5분의 4이상이 극빈자이다. 그들의 생활양식은 더 이상 불가능 하며, 정착민들의 생활양식은 그들에게 문을 닫아 버렸다. 노마드들은 말 그대로 절망에 빠져버렸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알코올로 쓰러지거나 다른 형태의 자살을 한다. (중략) 그러면서도 아직도 전력을 다해 인류의 나머지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려고 애쓰고 있다. 자신들은 무엇과 비교할 바 없는 풍요,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형태의 인간조건을 형성하고 있으며, 도시 노마드들도 곧 자신들과 같은 운명의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것을

<404>
정착민들은 어쩌면 이제 그들의 상황 또한 이 원시부족들의 상황만큼이나 불안정 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상업적 세계화가 정착민들마저 여행객으로 바꾸어놓아서 정착민들 또한 권력을 가진 노마드가 되었다. 그러므로 노마드들에 대한 학살은 이제 근대성에 의해 결정적으로 보호받고 있다고 믿는 이들 모두를 사실상 노리고 있다는 것을 정착민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해서 범인류적인 문제 두 가지가 대두된다. 소멸되지 않으면서 노마드가 될 수 있을까? 노마드가 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제8장 한명의 정착민, 세명의 노마드

<405>
인간의 모든 불행은 자기 방에 머물러 있을 줄 모른데서 비롯된다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블레즈 파스칼)

<406>
역사란 결코 미래를 위한 교훈이 아니며, 많은 범죄가 과거를 되찾기 이한 시도들 속에 저질러진 것이었다 해도 인류가 걸어온 길들을 해독하고 싶다면 인류가 과거에 쫒아왔던 것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긴 여정 내내 끈질기게 모습을 드러낸 노마디즘의 존재는 노마디즘이 앞으로 역사와 문명의 전방위대에서 무수한 형태를 통해 계속 맡게 될 주된 역할을 파악하도록 도와준다.

<409>
세 번째 세계화를 계속 추구하게 되면 상업적 노마디즘이 다른 조직 체계들을 점진적으로 지배하고 개인적인 자유가 다른 정치적 가치들을 지배하게 된다.

<415>
세 번째 세계화의 결과에 의해 가장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곳에서는 기업들도 점점 불안정하고 유동적이고 노마드적으로 변모했다. 기업은 몇 세기 전부터 확인된 노마드들의 두 가지 범주중 하나에 속한다. 개인들의 임시적인 구성형태이거나 지속적인 부족형태거나 둘 중의 하나다.

<422>
이제 정착민이 움직이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잠자는 것뿐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점점 더 노마드화된다. 그들은 여행하면서 출근하면서 혹은 퇴근하면서 잔다.

<424>
그 결과 집에 있으면서도 여행하는 듯 살 수 있게 해주는 가상적 노마디즘 수단뿐만 아니라 여행을 하면서도 집에 있는 듯 살 수 있게 해주는 가상적 정착성의 수단이 생겨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시장은 정착성과 노마디즘의 집중 현상을 예고하고 있다.

<439>
이런 하이퍼 월드는 오늘날 미국의 식민지이며, 거기에서는 누구나 영어로 말한다. 그리고 모든 식민지와 마찬가지로 하이퍼월드는 자치권을 정복하여 그 자체로서 막강한 세력이 될 것이며, 미 제국의 경쟁국들과도 연합하게 될 것이다.

<440>
그런 다음에 노마드적인 이름을 가진 첫 번째 노마드적 물건이 나타났다. 바로 워크맨이다. 소니의 창립자아키오 모리타카 골프를 치면서 음악을 듣기 위해 고안한 물건이다 그도 언젠가 모든 사람들이 음악을 들으며 도시 여행을 하고 싶어 할 줄은 예상치 못했다.

<453>
세 번째 세계화가 실패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첫 징후인 빈곤은 이전의 두 세계화 때처럼 폭동의 시작을 알리는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460>
움직이지 않고 바닥에 들러붙어 있는 이 젊은이들은 노마드식으로 갉아먹는 음식물과 운동 부족 때문에 점점 뚱뚱해진다. 미국에서는 비만 어린이의 수가 20년 사이에 두 배로 늘어났으며, 비만인 사춘기 청소년의 수는 같은 기간 동안에 세배로 늘어났다.

<461>
양로원에 갇혀 살면서 운명이 예정되어 있는 그들은 체념 속에 마비되어 버리고, 움직이기를 거부하며, 노마디즘을 부정하는 사회의 전위대가 될 수 있다.

<462>
이런 결과를 회피하기 위해 유럽연합은 프랑스를 선두로 유럽연합을 구성하는 모든 국가들과 더불어 노력해야 하며 이동에 대한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동시에 확실하게 젊어지지 위한 방법들을 구비하고 많은 외국인들을 받아들이며, 마약과 비만에 대한 정면 투쟁을 벌이고 노동, 노력, 호기심, 이동에 대한 의욕을 되찾도록 고무 격려해야 한다.

<464>
사실 미제국의 전 지구적 라이벌은 세 가지 범주의 노마드 세력들로 시장, 종교, 민주주의이다. 각각은 제국과 국가들을 깨부수려는 세계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

<465>
노마드 기업은 그 어떤 국적도 표방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이익이라는 준거에만 따를 것이다. 그 어떤 국가도 그 기업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것이다. 오로지 한 국가 기구만이 존재할 것이다. 그것은 하이퍼노마드들이 권력을 행사하는 곳이 될 것이며 국가들의 대체물이 될 것이다.

<472>
하이퍼노마드들은 또한 영토를 벗어나 전 지구를 총괄하고, 국결도 없으며, 시민,의료,환경, 또는 사회적인 성격을 띠고 있고, 인도주의적 개입의 권리를 제도화하고 점진적으로 민주주의가 세계적으로 실행되도록 하는 기관들의 창설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 인도주의적 조직들은 지구 ‘공동의 이익’을 관리하고 창출하면서 각자가 모든 인류 형제들에 대해 책임을 느끼는 세계민주주의 실천을 실험해 보게 된다.

제9장 트랜스 휴먼

<478>
아주 큰 혼란이 예고되는 시기에는 그 누구도 군대의 운명에 대해 예견하지 못할 것이다. 모든 종류의 노마드들이 지배 제국과 그 문화와 군대, 정치에 맞설 것이다. 동시에 정착민들은 위험에 처해 있다고 생각되는 자신들의 민주주의를 고수하기 위해서 또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보호해줄 것이라고 판단되는 전체주의들을 강요하기 위해서 그 지배 제국과 투쟁할 것이다. 그리하여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군사적인 온갖 종류의 갈들이 돈, 신앙, 자유 등의 노마드적 가치와 세력을 정착민적인 가치나 세력과 맞서게 할 것이다

<479>
만약 이런 민주주의가 자리 잡게 된다면 지구는 극도로 다양하고, 자치적이며, 자유롭고 모든 인류가 받아들일 만한 그런 곳이 될 것이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자유롭고 존경 받으며, 일하며 살게 될 것이다. 또한 다국적 주인들은 그런 식으로 여행객들을 환영하고 대접할 것이다.

<491>
이러한 세계가 감옥으로 변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각자 정착민인 동시에 노마드로 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트랜스휴먼’ 그것이 공동의 이익을 위한 유토피아가 될 것이다.

<503>
인간이 이런 길 위의 모든 장애물을 피하게 된다면, 새로운 인간 조건으로 나아가는 여행이이 지나친 학살 없이 전개된다면, 인류가 야만적 행위들의 암울한 혼란 속에 빠지지 않는다면 평온하고 통합된 지구의 시대가 올 것이다. 마치 인생의 여행자들은 모든 인간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땅의 약속과도 같이 솟아오르게 될 것이다.

4. 내가 저자라면

가. 책의 구성에 대하여
  인류의 역사에서부터 시작을 하여 각 민족, 나라들에 대한 뿌리를 찾아 돌아다니는 것이 지루하였다. 전체 9장중에서 1장에서 7장까지 이어진 설명이 무척이나 광범위한 분야를 다르기는 해도 독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였다. 수많은 민족과 그들의 역사, 이동경로를 나타내는데 달랑 두장의 도표밖에 나오질 않는다. 45p ‘최초의 호미니드’와 214p '칭기즈 칸이 사망할 당시의 몽골제국' 도표 두개와 말, 벽화 등 다섯 장의 사진이 전부이다. 내가 작가라면 각 민족을 주요한 연대기 순으로 나누고 각 민족별로 이동성에 대한 개량화된 변수를 찾아서 이동성을 나타낼 수 있는 경로와 수치를 통하여 설명을 하였으면 한다. 그리고 제3장 제국의 말 Ⅰ과 제국의 말 Ⅱ는 말이 권력을 준 형태를 시기적으로 구분한 것인데 같은 주제를 두개로 나누다 보니 비중이 높아진 것처럼 보인다. 물론 중세이후 노마드의 유용한 도구가 말인 것은 사실이지만, 현대로 넘어오면서 말의 중요성 보다는 상업적인 노마드의 도구들이 훨씬 유용하였다. 또한 이동수단이나 통신수단들의 노마드에 영향을 준 부분, 그리고 이러한 도구들이 미래에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지에 중점을 두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첫 장부터 대략적인 설명과 18p의 “몇 줄로 말하기”와 10p의 몇 페이지로 말하기, 그리고 각 장마다 내용을 요약한 부분은 책을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 미국의 몰락에 대하여
 제 7장 ‘노마드를 구해야 한다’ 에서부터 마지막 장 까지 하이퍼 제국, 트랜스 휴먼의 개념으로 본 미래의 밝은 모습에 대비한 미국의 몰락은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노마드의 반대세력으로 미국을 몰아세우는 것과 반대적으로 이슬람 제국을 미국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세력으로 나오는 것은 9.11테러를 너무 의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런 가정과 전제 조건없이 갑자기 인디언들의 문제와 나타난 미국의 붕괴는 너무 논리의 비약이 아닌가 한다.

 사실 미제국의 전 지구적 라이벌은 세 가지 범주의 노마드 세력들로 시장, 종교, 민주주의이다. 각각은 제국과 국가들을 깨부수려는 세계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 (464p)

 이슬람 종교에 의하여 미국은 몰락까지는 아니더라도 시장제국과 민주주의에 의하여 미국이 붕괴한다는 것은 조금 논리의 과장이 아닌 듯 싶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새로운 하이퍼 노마드들의 긍정적인 힘과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포용하고 그동안 잘못 되어온 것을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다. 이동한다는 것에 대하여

 어쩌면 이동은 우리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본능은 아닐는지. 지난번 초아선생님의 주역 강의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뭉치면 썩고 흩어지면 산다. 이러한 팽창으로 사회가 숨을 쉬면서 살아간다.” 라고 하셨다. 고구려 시대에도 우리는 강한 노마드로 광활한 국가를 건설하였지만, 신라의 정착민적인 사고와 정책으로 한반도에 고립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저자가 본 한국의 미래는 밝다. 밝은 미래만큼 현재의 우리가 해야할 일이 많을 것이다. 늘 새로운 관점과 이론은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어쩌면 미래가 우리 부근에 있지만 늘 불투명하게 다가오는 것처럼.
IP *.99.24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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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7.05.01 15:45:23 *.167.145.56
하이퍼 노마드에 대한 설명을 더붙이고 예를 달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글을 읽어보면 그대의 모습이 보인다. 별로 꾸밈도 없고 흔들림도 없는 모습이... 이제는 당당함도 같이 보인다.

이렇게 공부하다 자기의 경제질서 정치의 구성이 만들어 질 것이다. 그때 그걸 한권의 책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射雉一矢亡 終以譽命"
< 꿩을 향해 한발의 화살을 쏘았는데 꿩은 화살을 맞은 체 날아갔다. 실망하지 않고 그 꿩을 찾으니 화살과 꿩고기를 같이 얻으니 그걸 대중은 큰 명예라 하였다. >

~ 천천히 황소걸음처럼 나아갑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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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훈
2007.05.02 08:15:42 *.99.241.60
소중한 조언 깊이 마음속에 새기겠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직장 선배님이 있는데,
그분의 명예퇴임식때
"공무원 생활을 황소가 얼음판을 걸어가듯이 했다."
라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35년의 긴 세월을 매사 살피고 또 살피면서
그런 세밀한 주의속에서 명예로운 퇴직을
하신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퇴직후 그분을 다시 만나보니
사업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얼음판 황소걸음의 단점을 말씀해주시더군요.

너무 안정적으로 걷다 보니 모험과 박력이 떨어진다고..

때론 얼음판을 걷는 황소처럼,
때론 넓은 들을 이러 뛰고 저리 뛰는 미친소처럼.
때론 밭을 가는 부지런한 황소처럼.
그러한 길을 가도록 하겠습니다.

하이퍼 노마드에 대한 설명은 간단하게 여기다가 남깁니다.

<노마드의 3가지 종류>

1. 비자발적인 노마드 또는 인프라 노마드
→ 직업이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움직이는 사람들
(ex 이주노동자, 정치망명객, 경제관련 추방자, 트럭운전수, 외판원)

2. 정착민
→일정한 지역에 생활 근거지를 두고 사는 사람들
(ex 농민, 상인, 공무원, 엔지니어, 의사, 교사)

3. 자발적 노마드
→스스로 이동을 즐기는 사람들로 다시 두가지로 구분

3-1 하이퍼 노마드
→창의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
(ex : 고위간부, 연구원, 음악가, 통역사, IT종사자)

3-2 유희적 노마드
→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 한 때 포함 될 수 있는 부류로 단순히 관광이나 여행만을 목적으로 함

아탈리는 유희적 노마드의 환상이라고 표현하며 몰락을 예견하였고, 결과적으로 인류가 모두 공존하는 미래를 만드는 것은 창조성과 현실을 이겨내는 지혜를 가진 하이퍼 노마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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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2007.05.02 08:24:02 *.114.56.245
자크 아탈리가 실천적 지식인임을 저는 그의 행동에서 찾아보려고 애썼는데 영훈님은 2001년도 동아일보와의 대담에서 좋은 글을 찾으셨군요.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분석적 힘. 돋보이시군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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