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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8일 00시 14분 등록

11기 연구원 장성한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지음 / 이시형 옮김

청아출판사

 

 

1. 저자에 대하여

 

“330일에는 전쟁이 끝날 거야.”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4년 아침에 독일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F가 함께 갇혀 있던 수감자들에게 말했다.

 

누가 그래?”

꿈에서 하느님의 예언을 들었어.”

 

사람들은 믿지 않았지만 F는 기나긴 전쟁이 이제 끝날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뉴스에서 들리는 전황은 F의 굳은 믿음과 달리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시간이 흘러 3월 말이 가까워왔고 F는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329일이 되자 F는 갑자기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30일에는 의식을 잃었고, 31일 사망했다. 사인은 발진티푸스였다. 물론 병에 의한 것이었지만, 그의 죽음은 사실상 전쟁이 끝나 수용소에서 해방될 것이라는 기대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안 그가 희망의 상실로 삶의 끈을 놓았기 때문이었다.

 

이 사건을 바로 옆에서 목격한 정신과 의사가 있었다. 유대인이었던 그 역시 1942년부터 수용소에서 수용되어 있는 신세였지만, 그의 죽음을 무심히 넘기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증을 갖게 되었다. 실제로 검토해 보니 1944년 성탄절부터 1945년 새해까지 일주일간의 사망률이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추세로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노동조건이나 식량사정의 악화, 기후의 변화, 새로운 전염병 때문이 아니었다. 많은 수감자들이 성탄절에는 집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고 있다가 참담한 현실에 직면해 용기를 잃고 덮쳐오는 절망감을 느끼면서 신체의 저항력을 잃고 일거에 무너져버렸던 것이다.

 

이런 경험을 통해 그 의사는 왜 살아야 하는지아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지만, 그걸 놓치고 나면 바로 무너져버리고 인간으로서 존재가치를 잃어버린다는 커다란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수용소에서 풀려나와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펴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뛰어난 정신과 의사에서 홀로코스트 피해자가 된 빅터 프랑클

 

이 정신과 의사는 빅터 프랑클(Viktor Emil Frankl, 1905~1997)로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나 빈 의과대학에서 정신과를 전공했고 특히 우울증과 자살에 관심이 많았다. 초기에는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와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 1870~1937)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평소 호기심이 많던 프랑클은 용감하게 프로이트에게 자기 생각을 편지로 보냈고, 프로이트도 상냥하게 답장을 줘서 서신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17세 때 학교 숙제로 쓴 논문이 그가 19세 되던 해인 1924년에 정신분석 국제 저널(The international journal of Psychoanalysis)에 발표된 적도 있었다.

 

1937년 정신과 전문의가 된 빅터 프랑클은 3만 명의 자살위험성이 있는 여성들을 관리·치료했고, 이후 자신의 클리닉을 개업했다. 정력적으로 자기 영역을 만들어가기 시작할 때, 1938년 나치가 오스트리아를 점령해 버렸다. 이때부터 유대인 의사들은 순수 독일민족 아리안 족의 치료를 금지당했고, 이후에는 유대인만 치료할 수 있는 종합병원에서 근무했다. 우생학적 관점을 앞세워 안락사 프로그램으로 희생될 위험에 처한 수많은 유대인 환자들을 자신의 의학적 소견으로 구하기도 했다.

 

이런 활약에도 19429월 결국 그는 아내, 부모와 함께 테레지엔슈타트의 유대인 거주지 게토로 강제 이송되어 일반의로 근무했다. 이곳에서도 그는 열정적으로 자살 방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사람들이 강제 수용된 심리적 충격에서 벗어나도록 강연해 나갔다. 늙은 아버지의 사망을 무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프랑클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지 않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하루 한 컵의 물이 배급되면 반만 마시고 나머지로 세수와 면도를 했다. 깨진 유리조각으로 면도를 해야 하는 환경이었지만 그는 면도를 거르지 않았고, 덕분에 건강해 보일 수 있어서 가스실로 가는 것을 면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살아남았지만 2년 후 그와 그의 아내는 19441019일 죽음의 수용소 아우슈비츠로 옮겨졌고, 여기서는 의사가 아닌 일반 수용소 수감자로 강제 노역을 했다. 19453월에야 튀르크하임의 수용소로 옮겨져서 1945427일 전쟁이 끝나 해방될 때까지 의사로 근무했다. 그러나 그의 아내 틸리는 베르겐-벨센 수용소로 옮겨져 그곳에서 사망하고 말았고, 어머니 엘사는 아우슈비츠의 가스실에서, 동생 월터는 강제 노역 중에 사망했다. 유일한 생존자인 여동생 스텔라는 전쟁이 끝난 후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해 살았다. 프랑클은 전쟁이 끝나고 한참이 지날 때까지 각기 다른 수용소로 뿔뿔이 흩어진 가족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었다. 가족들이 살아 있는지 죽어 있는지도 모른 채 하루하루를 견뎌나가야만 했다.

 

전쟁의 생존자로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극복하다

 

수용소에서 프랑클은 그동안 연구해 온 심리학 이론과 정신의학적 개념을 집대성한 원고를 옷 깊숙한 곳에 숨겨놓았지만, 그 옷을 잃어버리면서 원고도 함께 없어져버리고 말았다. 망연자실한 프랑클은 완전히 제로에서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자기가 직접 보고 들었던 것들, 경험했던 것들을 기반으로 새로운 책을 쓰려고 생각한 것이다. 만일 그 원고를 갖고 있었다면 그 내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겠지만, 몽땅 잃어버린 덕분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그는 F의 사례가 생생히 떠올랐다. 그러면서 육체적으로 강한 사람이 반드시 살아남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살아남느냐 죽느냐는 당사자의 내적인 힘, 즉 이 끔찍한 경험을 개인의 성장에 이용할 수 있는 능력에 좌우된다는 프랑클의 생각은 점차 확신으로 변해갔고 그가 세운 이론의 중심이 되었다.

 

한편으로 그 생각은 그가 끝내 살아남을 수 있게 한 힘이었다. 2년 반 동안 네 군데의 수용소로 옮겨졌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삶을 포기하지 말라는 마음이 그를 살렸던 것이다. 부모와 아내, 남동생을 모두 잃는 비극 속에서도 그는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사실 그는 아내와 이송된 수용소가 갈리는 바람에 아내가 사망한 것도 처음에는 몰랐다. 그러다가 19458월 전쟁이 끝난 후 빈으로 돌아와 한참이 지난 다음에야 아내가 사망한 것을 알게 되었고, 몇 주일 동안 큰 슬픔에 잠겨 있었다. 비록 목숨을 건져서 고향으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자신이 더 살아갈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우울증과 자살을 치료하던 프랑클 본인이 심한 우울증에 빠졌고, 살아남은 그의 친구들은 그가 죽을까 봐 크게 걱정할 정도였다. 다행히도 서서히 우울의 깊은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되면서, “어떤 큰일을 겪는 다는 것, 그것이 무엇이고 얼마나 흔치 않은 일이건 간에 그 사람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다라는 말을 친구들에게 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로 확장된 로고테라피 이론

 

그 생각을 조금씩 확장해 나가면서 프랑클은 자신의 수용소 시절을 되돌아보면서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불과 9일 만에 초고를 완성한 이 책의 독일어판 제목은 [한 심리학자의 강제수용소 체험기(Die Psychotherapie in der Praxis)]였고, 영어판 제목은 [인간의 의미 탐구(Man's search for meaning)]였다(한국에서는 죽음의 수용소에서(이시형 옮김, 청아출판사)라는 제목으로 출간). 이 책은 이후 그가 쓴 31종의 저서 중 가장 널리 알려졌고, 미국 전역의 학교에서 필독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이 책에서 반복해서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느냐는 것은, 즉 고결한 사람이 되느냐, 인간의 존엄을 잃고 짐승 같이 되느냐는 것은 그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 어떤 시련이 오더라도 인간에게는 단 한 가지 자유, 즉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삶의 길을 선택할 정신의 자유만은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고 그 자유를 잃게 되면 살아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홀로코스트 경험 같은 끔찍한 시련도 자신의 도덕적 가치를 실현할 중요한 가치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니체의 말을 인용하여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고 했는데, 바로 이것이 그의 이념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 책을 내고 난 후 19462월 빈의 폴리클리닉 병원의 신경과 과장으로 취임했는데 그곳에서 엘리를 만나 사귀었고 19477월 첫 아내의 공식적 사망 통고를 받은 후 718일 두 사람은 결혼했다. 이후 그는 전 세계를 다니면서 그의 경험과 책에 대해 강연했지만 빈 대학에서는 정식 교수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경험을 로고테라피(logotherapy)라는 독특한 정신치료의 한 방법으로 발전시켰다. 현재 약 31개국에 로고테라피 훈련 및 치료 연구소와 전문 도서관이 있다.

 

이후 그는 심장 문제로 수술을 받고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199792293세에 사망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1991년 미국 의회도서관과 이 달의 책 클럽(Book of the Month Club)’에 의해 미국에서 나온 10권의 영향력 있는 책 중 1권으로 선정되었다. 1997년 그가 사망했을 때, 이 책은 24개 언어로 1억 부가 팔린 것으로 추산되었다.

 

스스로 좋은 삶에 대한 답을 찾아라

 

빅터 프랑클은 로고테라피 이론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내면의 본질에 삶의 가치를 두고 자신에게 한 발짝 타협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두어라. 그대를 절벽 끝으로 내모는 것은 상황이 아니라 바로 당신 스스로이다.”

 

프랑클은 인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수 있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존재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매 상황마다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이 인간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기약 없이 언제 가스실로 가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떤 사람은 미리 희망의 끈을 자르고 죽어버릴 수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가스실에 끌려가더라도 당당히 기도하며 인간의 긍지를 가진 채 들어갈 수 있다.

 

인간은 끊임없이 삶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고 그것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에서 어떻게살아야 좋은 삶인지 자신만의 답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삶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지가 아니라 삶이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삶에게 왜 살아야 하지라고 질문하기보다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내 삶에게 답을 해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그래야 올바른 행동과 태도를 구체적으로 찾을 수 있고 현실적인 방법이 나올 수 있다.

 

빅터 프랑클은 2차 세계대전 중에 인류의 최악의 비극 중 하나인 홀로코스트 경험을 그저 개인적인 비극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몇 년 간의 수용소 생활 중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을 행운으로만 받아들이지도 않았다. 그는 그 안에서 로고테라피의 가장 중요한 원칙인 인간의 자유의지의 존재,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의 중요성, 그리고 삶의 의미 추구를, 자신의 생존 경험 속에서 삶의 정수처럼 뽑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과정 속에서 나온 이론이자 치료법이었기에 학계와 대중은 그의 책과 로고테라피 이론을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로고테라피는 빈에서 태어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이어 제3의 빈 심리학파의 하나로 여겨지는데, 그 태생은 훨씬 극적인 면이 있다. 천재적인 학자가 환자 몇십 명을 진료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이론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죽음의 문턱에서 몇 년간을 버티면서 가족의 생사도 모른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겪은 찰나의 감정과 사고의 엑기스가 바로 로고테라피의 씨앗이 된 것이다. 프랑클의 삶 자체가 로고테라피에서 말하는 삶의 의미를 찾는 것그 의미를 삶에게 들려주는 실천을 몸소 해낸 것이다. 이러한 언행일치가 바로 그의 이론을 빛나게 하며 후학들의 귀감이 되는 핵심적 부분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빅터 프랑클의 로고테라피 - 아우슈비츠에서의 죽음의 문턱에서 통찰을 얻다

 

 

 

2.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글귀

 

1984년 판에 부친 서문

 

P10. 평소에 나는 유럽 학생들과 미국 학생들에게 거듭해서 이렇게 타이르곤 한다.

성공을 목표로 삼지 말라. 성공을 목표로 삼고, 그것을 표적으로 하면 할수록 그것으로부터 더욱 더 멀어질 뿐이다. 성공은 행복과 마찬가지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찾아오는 것이다. 행복은 반드시 찾아오게 되어 있으며, 성공도 마찬가지이다. 그것에 무관심함으로써 저절로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 나는 여러분이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이 원하는 대로 확실하게 행동할 것을 권한다. 그러면 언젠가는 정말로 성공이 찾아온 것을 보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왜냐하면 여러분이 성공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 단순하면서도, 알면서도 쉽게 인내하지 못하고 어려운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시간이 흐르면 어느 정도는 해결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이 고통스러워 참기가 너무 힘들다. 죽음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빅터 프랭클 교수가 말한 무관심하면 찾아온다는 말을 어느정도 이해할 것 같다. 없어지지는 않는다. 희석이 될 뿐이다. 하지만 찾아오더라. 물론 찾기 위해 노력은 해야 한다. 여기서 말한 무관심이라는 것은 행복에 대해 생각하지 말라는 말은 아닐 것이다. 분명 노력을 해야 한다. 하지만 행복하기 위한 노력은 아니다. 다시 일상을 찾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노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저절로 행복은 찾아오지 않는다. 행복도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P27. 저술가이자 정신과 의사인 프랭클 박사는 크고 작은 고통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가끔 이렇게 묻는다.

그런데 왜 자살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물으면 어떤 사람은 아이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재능이 아까워서라고 한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람은 그저 간직하고 싶은 추억에 대한 미련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대답한다. 이런 환자의 대답 속에서 프랭클 박사는 정신과 치료에 중요하게 적용될 수 있는 어떤 지침들을 발견하곤 한다. 이렇게 조각난 삶의 가느다란 실오라기를 엮어 하나의 확고한 형태를 갖춘 의미와 책임을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 바로 프랭클 박사가 독창적으로 고안해낸 실존적 분석’, 로고테라피의 목표이자 과제이다.

 

P19. 만약 삶에 어떤 목적이 있다면 시련과 죽음에도 반드시 목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목적이 무엇인지 말해 줄 수는 없다. 각자가 스스로 알아서 이것을 찾아야 하며, 그 해답이 요구하는 책임도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게 해서 만약 그것을 찾아 낸다면 그 사람은 어떤 모욕적인 상황에서도 계속 성숙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프랭클 박사는 다음과 같은 니체의 말을 인용한다.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상황도 견뎌낼 수도 있다.”

 

1장 강제수용소에서의 체험

 

강제수용소에 있었던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

 

카포, 우리 안의 또 다른 지배자

 

치열한 생존경재의 각축장

 

P28. 그들에게는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여유도 없고 또 그러고 싶은 생각도 없다. 모든 사람들이 오로지 한가지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다. 집에서 자기를 기다리고 있을 가족을 위해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 아니면 이제 곧 끌려갈 친구의 목숨을 구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그래서 그는 주저하지 않고 자기를 대신할 다른 사람, 즉 다른 번호를 수송자 명단에 집어 넣는다.

 

이 책을 쓰게 된 동기

 

믿음을 상실하면 삶을 향한 의지도 상실한다.

 

도살장 아우슈비츠에 수용되다

 

P35. 본래 낙천적이니 성격(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나는 감정의 평온은 잊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다)을 가진 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이 사람들은 아주 신수가 훤하군. 괜찮은 사람들처럼 보여. 심지어는 웃고 있잖아. 누가 알아. 내가 저 사람들처럼 혜택받는 처지에 있게 될지.’

나도 참 낙천적이었는데지금은 어떤가? 다시 나를 찾았나?

 

집행유예 망상

 

P36. 정신의학에 보면 소위 집행유예 망상이라는 것이 있다. 사형선고를 받은 죄수가 처형 직전에 집행유예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망상을 갖는 것이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실낱 같은 희망에 매달려 마지막 순간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

 

P39. 그날 저녁에야 우리는 그 손가락의 움직임이 가지고 있는 깊은 뜻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우리가 경험한 최초의 선별, 삶과 죽음을 가르는 첫번째 판결이었던 것이다. 우리와 함께 들어온 사람의 90퍼센트는 죽음 행을 선고받는다. 판결은 채 몇 시간도 못 되어 집행되었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들은 바로는 그 화장터의 문에는 유럽 여러 나라 말로 목욕탕이라고 쓰여 있다고 했다. 화장터로 들어가기 전에는 사람들에게 비누 한 조각씩을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사람의 목숨이 그저 한 순간의 판결로 끝이 나버렸구나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을테지. 벌레보다도 못한 존재로 생각했으니 이렇게 했겠지이런 xxx

 

무너진 환상, 그리고 충격

 

P43. 우리는 이제 벌거벗은 몸뚱이 외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심지어는 털 한오라기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은 글자 그대로 우리 자신의 벌거벗은 실존뿐이었다. 그 동안의 삶과 현재를 연결시켜 주는 물건 중 과연 내게 남은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나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안경과 벨트가 전부였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벨트는 나중에 빵 한 조각과 바꾸어 먹고 말았다.

 

냉담한 궁금증

 

인간은 어떤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다

 

P47. 만약 어떤 사람이 인간을 어떤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는 존재로 묘사한 도스토예프스키의 말이 사실이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물론입니다. 인간은 어떤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묻지 말아 주십시오.”

하지만 우리의 정신의학적 관찰은 아직 이런 것을 말할 수 있는 단계까지 진전되지 못했다.

군대도 처음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지만 단 하루면 적응한다. 극도의 긴장감은 그 사람을 그 환경에 적응하게 만드는 것 같다.

 

절망이 오히려 자살을 보류하게 만든다

 

P48~49.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상황과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 그리고 다른 사람의 죽음을 보고 나에게도 죽음이 임박했다고 생각하면서 겪는 고통이 자살을 생각하게 했다. (중략)

아우슈비츠의 수감자들은 첫번째 단계에서 충격을 받은 나머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면 가스실 조차도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된다. 오히려 가스실이 있다는 사실이 사람들로 하여금 자살을 보류하게 만들었다.

 

죽음에의 신발을 두려워하지 말라

 

혐오감

 

P51. 레싱이 이런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세상에는 사람의 이성을 잃게 만드는 일이 있는가 하면 더 이상 잃을 이성이 없게 만드는 일도 있다.”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너무 정상적인 것이다.

만성이 되면 이렇게 되는 것 같다. 비정상적인 상황에 오래 노출되어 있으면, 그 전에는 내가 왜 이렇게 행동하지, 말하지 하다가도 당연한 것이라 여기고 행동하고 말하고 있었다.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옳지 못한 행동과 말을 한다.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니깐.

 

무감각

 

주검과 수프

 

죽음보다 더한 모멸감

 

무감각한 죄수도 분노할 때가 있다

 

한 카포에게서 받았던 작은 혜택들

 

수감자들이 가장 흔하게 꾸는 꿈

 

P65. 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이 가장 자주 꾸는 꿈이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는가? 빵과 케이크와 담배 그리고 따뜻한 물로 하는 목욕이었다. 이런 단순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꿈 속에서나마 소원을 이루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런 꿈들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가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꿈을 꾼 사람들은 꿈에서 깬 다음 수용소 생활이라는 현실로 돌아오고, 꿈 속의 환상과 현실이 엄청나게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야만 했다.

 

먹는 것에 대한 원초적 욕구

 

P68. 시시때대로 의식을 파고드는 먹는 것과 좋아하는 요리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리기가 얼마나 힘든지는 앞에서 얘기했을 것이다. 우리 중에서 정신력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진 사람도 맛있는 음식을 다시 먹게 될 그날을 그리고 있었다. 단지 맛있는 음식 그 자체 때문이 아니었다. 그때가 되면 먹는 것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없었던 인간 이하의 상황이 마침내 끝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쓰고 싶은 칼럼이 생겼다.

 

메마른 정서

 

수용소 안에서의 정치와 종교

 

인간에 대한 구원은 사랑 안에서, 그리고 사랑을 통해 실현된다

 

P77. 그때 한 가지 생각이 내 머리를 관통했다. 내 생애 처음으로 나는 그렇게 많은 시인들이 자기 시를 통해서 노래하고, 그렇게 많은 사상가들이 최고의 지혜라고 외쳤던 하나의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그 진리란 바로 사랑이야말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이고 가장 숭고한 목표하는 것이었다. 나는 인간의 시와 사상과 믿음이 설파하는 숭고한 비밀의 의미를 간파했다.

 

P78. 그때 나는 이 세상에 남길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여전히 더 말할 나위없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극단적으로 소외된 상황에서 자기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없을 때, 주어진 고통을 올바르게 명예롭게 견디는 것만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일 때, 사람은 그가 간직하고 있던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생각하는 것으로 충족감을 느낄 수 있다. 내 생애 처음으로 나는 다음과 같은 말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천사들은 한없는 영광 속에서 영원상 묵상에 잠겨 있나니.’

 

나를 그대 가슴에 새겨 주오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다니!

 

P80. 이렇게 내면세계를 극대화시킴으로써 수감자들은 멀리 과거로 도피해 자기 존재의 공허함과 고독감 그리고 영적인 빈곤으로부터의 피난처를 찾을 수 있었다.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며 과거의 일들을 회상했다. 그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작은 해프닝이나 사소한 것들이었다. 그 향수어린 추억이 그들을 성스럽게 만들었으며, 대로는 이상한 성격을 가진 것처럼 보이게도 했다. 그들의 세계와 그들의 존재가 현실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의 영혼은 그리움을 향해 먼 과거로 달려갔다.

이래서 어린시절 혹은 즐거운 시절이 미래가 되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우울증이나 잠재 우울증 환자들은 지금을 견디지 못해 괴로워 한다.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더 가중된다. 그렇기에 우울증을 벗어나거나 즐거움을 되찾기 위해서는 즐거웠던 기억 조각을 지금으로 가져와 크게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강제수용소 안에서의 예술

 

강제수용소에서의 유머

 

사소한 것에서 느끼는 상대적인 행복

 

P91. 우리는 아주 작은 은총에도 고마워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이를 잡는 시간을 준다는 것도 우리에게는 반가운 일이었다. 물론 이를 잡는 일 자체는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를 잡기 위해서는 천장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린 추운 막사에서 옷을 벗고 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를 잡는 도중에 공습경보가 울리지 않아 전등불이 나가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서 고마워했다.

 

P92. 수용소 생활에서 느끼는 작은 행복은 일종의 소극적인 행복-쇼펜하우어가 시련으로부터의 자유라고 했던-이었고, 다른 것과의 비교를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상대적인 행복이었다. 진정한 의미의 행복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거의 없었다.

맞아 정말 행복은 아주 사소한 것에 있다. 밥을 먹을 수 있음에 아침에 숨 쉬면서 일어날 수 있음에 감사할 일이다. 내가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일할 수 있음에, 어머니를 다시 볼 수 있음에 자식을 다시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상대적 행복을 느꼈던 환자 생활

 

생존을 위해 군중 속으로

 

나 혼자만의 공간

 

번호로만 취급되는 사람들

 

운명의 장난

 

테헤란에서의 죽음

 

운명을 가르는 결정

 

P110. 나는 막사 밖으로 뛰어나가는 친구에게 그와 함께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연한 태도로 환자 곁에 그대로 남기로 했다고 친구에게 말하자마자 그 불편했던 감정이 사라졌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지만 나는 그 전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내적인 평화를 얻을 수 있었다.

 

수용소에서의 마지막 날

 

P112. 차에서 약 상자가 내려지고 담배가 공급되었다. 우리는 사진이 찍혔으며, 기쁨이 최고조로에 달했다.

우리는 찍힌 사진의 수용소 사람들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사진이 찍히기 전 생활에 대해서 감히 상상도 못하고. 즐거워 하는 사진 그 모습안에, 그 사진 안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내포되어 있을까? 나에게도 사진 몇 장이 남아 있다. 1년 전 사진을 보면 그 때의 감정과 그 다음 벌어질 일, 그 전에 벌어진 일이 기억난다. 한 장의 사진 속에 정말 많은 시간과 고통이 있다는 것은 나만 안다.

 

엇갈린 운명

 

무감각의 원인

 

인간의 정신적 자유

 

P120. 수용소에서의 체험을 통해 나는 수용소에서도 사람이 자기 행동의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을 입증해 주는 예 즉 무감각 증세를 극복하고, 불안감을 제압한 경우는 얼마든지 많이 있다. 가혹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받는 그런 환경에서도 인간은 정신적 독립과 영적인 자유의 자취를 간직할 수있다는 것이다.

 

P121.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강제수용소 수감자들이 보이는 심리적 반응은 어떤 물리적, 사회적 조건에 대한 단순한 표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수면부족과 식량부족 그리고 다양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그런 환경이 수감자를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최종적으로 분석을 해보면 그 수감자가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되는가 하는 것은 그 개인의 내적인 선택의 결과이지 수용소라는 환경의 영향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근본적으로는 어떤 사람이라도, 심지어는 그렇게 척박한 환경에 있는 삶도 자기 자신이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P121. 도스토예프스키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세상에서 한 가지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 고통이 가치 없는 것이 되는 것이다.”

 

시련의 의미

 

P122. 창조와 즐거움만이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그곳에 삶의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시련이 주는 의미일 것이다. (중략) 시련과 죽음 없이 인간의 삶은 완성될 수 없다.

 

P122. 사람이 자기 운명과 그에 따르는 시련을 받아들이는 과정, 다시 말해 자기 십자가를 짊어지고 나가는 과정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삶에 보다 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폭넓은 기회를 제공한다. 그 삶이 용감하고, 품위 있고, 헌신적인 것이 될 수 있다.

 

끝을 알 수 없는 일시적 삶

 

P127. ‘끝을 알 수 없는 일시적인 삶

~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P128. 그의 삶 자체가 일시적인 것이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미래를 대비할 수도 없고, 목표를 세울 수도 없다.

 

P129. 미래의 목표를 찾을 수 없어서 스스로 퇴행하고 있는 사람들은 과거를 회상하는 일에 몰두한다.

과거에 살았었지근데 슬픈 과거, 즐거운 과거가 미래가 되는 방법을 더 고민해 봐야겠다.

 

미래에 대한 기대가 삶의 의지를 불러 일으킨다

 

P131. 수감자들 중에 몇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기 스스로가 그런 목표를 찾아내기도 한다. 이것

이것이 바로 인간의 특성으로 이렇게 사람은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만 세상을 살아갈 수 있

. 기대를 갖기 위해 때때로 자기 마음을 밀어붙여야 할 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존재가 가장 어려운 순간에 있을 때, 그를 구원해 주는 것이 바로 미래에 대한 기대이다.

나에게는 지하철을 타는 것, 불을 끄고 자는 것, 불을 켜는 것 이런 것들이 희망이고 미래가 되었을 수도 있었겠구나

 

미래에 대한 믿음의 상실은 죽음을 부른다

 

살아야 할 이유

 

P137. 슬프도다! 자신의 삶에 더 이상의 느낌이 없는 사람, 이루어야 할 아무런 목적도, 목표도 그리고 의미도 없는 사람이여! 그런 사람은 곧 파멸했다. 모든 충고와 격려를 거부하는 그런 사람들이 하는 전형적인 대답은 이런 것이었다.

나는 내 인생에서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어요.”

이런 사람에게 어떤 대답을 해주어야 할까? 가장 필요한 것은 삶에 대한 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공부해야 했고, 더 나아가 좌절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 주어야 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삶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 가가 아니라 삶이 우리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을 중단하고 , 대신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오 있는 우리 자신에 대해 매일 매시간마다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이란 막연한 것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삶이 우리에게 던져준 과제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것과 마찬가지로, 바로 이것이 개개인마다 다른 인간의 운명을 결정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시련을 겪는 것이 자기 운명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그는 그 시련을 자신의 과제, 다른 것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유일한 과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시련을 당하는 중에도 자신이 세상에서 유일한 단 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 어느 누구도 그를 시련으로부터 구해낼 수 없고, 대신 고통을 짊어질 수도 없다. 그가 자신의 짐을 짊어지는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그에게만 주어진 독자적인 기회이다.

 

완수해야 할 시련이 그 얼마인고!

 

자살 방지를 위한 노력

 

집단 정신치료의 실험

 

수용소의 여러가지 인간 군상

 

해방의 체험

 

P153. 자유, 우리는 스스로 몇 번이나 이 단어를 되뇌어 보았다. 하지만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지난 몇 년간 그토록 자유를 갈망하면서 얼마나 자주 이 단어를 입에 올렸는지 이제는 그것이 의미를 잃고 말았다. 현실이 우리의 의식 속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우리는 자유가 우리의 것이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없었다.

201744일 이혼했다. 법적으로 남이었다. 그런데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나의 우울증은 심각한 상태였다. 모든 것이 해결이 되고 나아질 줄 알았다.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계속 아팠다. 결국 다른 요인으로 인해 그것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해방 이후 나타난 현상들

 

비통과 환멸

 

P159. 정신적 억압에서 갑자기 풀려나게 되었을 때, 도덕적 결함을 보이는 현상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성격에 손상을 입힐 수 있는 두 가지 기본적인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왔을 때 겪게 되는 비통함과 환멸이다.

 

P160. 몇 년 동안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시련과 고난의 절대적인 한계까지 가보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아직도 시련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시련에는 끝이 없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시련을, 더 혹독하게 겪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2장 로고테라피의 기본개념

 

로고테라피의 기본개념

 

P167. 로고테라피는 환자의 미래에 초점을 맞춘다. 말하자면 미래에 환자가 이루어야 할 과제가 갖고 있는 의미에 초점을 맞춘다는 말이다.

코칭??

 

P167. 실제로 로고테라피에서는 환자가 삶의 의미와 직접 대면하게 하고, 그것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이렇게 환자 스스로의 삶의 의미를 깨우치도록 만드는 것이 정신병을 극복할 수 있는 환자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

 

실존적 좌절

 

누제닉 노이로제

 

P173. 가치있는 삶에 대한 인간의 관심은 물론이고 심지어 그것에 대한 절망도 실존적 고민이지 정신질환은 아니다.

 

정신의 역동성

 

P174. 의미를 찾으려는 인간의 노력이 마음의 평온을 가져오기보다는 긴장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삶에 어떤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보다 최악의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맞아! 나도 살아야 할 이유가 생겼었지^^

 

P176. 인간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은 긴장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가치 있는 목표, 자유의지로 선택한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투쟁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긴장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자신이 성취해야 할 삶의 잠재적인 의미를 밖으로 불러내는 것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항상성이 아니라 정신적인 역동성이다.

 

실존적 공허

 

P178. 실존적 공허는 대개 권태를 느끼는 상태에서 나타난다. 인간은 고민과 권태의 양 극단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도록 운명지어진 존재라는 쇼펜하우어의 말이 이해가 갈 것이다. 실제로 요즘은 고민보다는 권태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더 많이 가지고 있으며, 이 문제 때문에 정신과 의사를 찾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확실하다.

 

삶의 의미

 

P180. 나는 의사들이 이 질문에 대해 일률적인 대답을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삶의 의미는 사람에 따라, 시기에 따라, 시간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포괄적인 삶의 의미가 아니라 어떤 주어진 상황 속에서 한 개인의 삶이 갖고 있는 고유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P181. 삶에서 마주치게 되는 각각의 상황이 한 인간에게는 도전이며, 그것이 그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제시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삶의 의미를 묻는 질문이 바뀔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인간은 자기 삶의 의미가 무엇이냐를 물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는 사람이 바로 자기라는 것을 인식해야만 한다.

 

존재의 본질

 

P182. “인생을 두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이 막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번째 인생에서 이미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어머나!! 내가 현재 가슴에 품고 있는 생각이다. 나는 두번째 사는 인생이라 생각하고 있는데그리고 똑 같은 행동을 하려고 할 때 나에게 질문을 하고 있는데

 

P182. 따라서 환자가 자기 삶의 과제를 사회에 대해나 책임에서 찾을지 아니면 자기 양심에 대한 책임에서 찾을지 판단하는 것은 그 자신의 몫이다.

 

P183. 인간은 책임감을 가져야 하며, 잠재되어 있는 삶의 의미를 실현해야 한다는 주장을 통해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진정한 삶의 의미는 인간의 내면이나 그의 정신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구조적 특성을 나는 인간 존재의 자기 초월이라고 이름지었다. 이 말은 인간은 항상 자기 자신이 아닌 그 어떤 것, 혹은 그 어떤 사람을 지향하거나 그 쪽으로 주의를 돌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성취해야 할 의미일 수도 있고, 혹은 그가 대면해야 할 사람일 수도 있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잊으면 잊을수록 그는 더 인간다워지며, 자기 자신을 더 잘 실현시킬 수 있게 된다.

 

사랑의 의미

 

P184. 사랑은 다른 사람의 인간성 가장 깊은 곳까지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사랑하지 않고서는 어느 누구도 그 사람의 본질을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 사랑으로 인해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지니고 있는 본질적인 특성과 개성을 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그 사람이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 그리고 아직 실현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실현되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도 볼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인간은 사랑의 힘으로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이런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할 수 있는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를 깨닫도록 함으로써 이런 잠재능력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시련의 의미

 

P186. 아무리 절망스런 상황에서도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운명과 마주쳤을 때에도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것을 통해 유일한 인간의 잠재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잠재력은 한 개인의 비극을 승리로 만들고, 곤경을 인간적 성취로 바꾸어 놓는다. 상황을 더 이상 바꿀 수 없을 때에 우리는 우리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

 

P189. 사람은 자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나 혹은 자기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경우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시련의 불가피성이다. 이런 시련의 도전을 용감하게 받아들이면 삶은 마지막 순간까지 의미를 갖게 되며, 그 의미는 글자 그대로 죽을 때까지 보존된다. 다시 말해 삶의 의미는 절대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시련의 잠재적인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순간을 견뎌내야 한다. 그 어떤 사람도 아 시련이 왔구나. 여기서 의미를 발견할 수 있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순간에는 견뎌야 한다. 이 견딤을 통해 강해질 수 있다. 이 과정이 끝나야 그 뒤에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임상에 따른 문제들

 

초의미

 

삶의 일회성

 

P198. 인간은 대개 그루터기밖에 남지 않은 일회성이라는 밭만 보고, 그 행동과 기쁜과 심지어는 고통까지도 구원해준 과거라는 곡창은 그냥 지나쳐버리는 경향이 있다. 과거에서는 모든 것이 이미 이루어져 있으며, 그 어느 것도 사라질 수 없다.

내가 생각했던 과거에 미래가 있다는 것이 맞는 이론이었어!! 내가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이런 좋은 책들에 벌써 있었다니신기한 일이다. 내 스스로 깨달았다는 것이 어찌보면 나에게 너무나 감사하다. 읽고 느낀 것이 아닌 스스로 답을 찾은 것 아닌가

 

기법으로서의 로고테라피

 

집단적 신경증

 

P210. “신경학과 정신의학 두 분야를 전공한 교수로서 나는 인간이 생물적, 심리적, 사회적 환경에 어느 정도까지 굴복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나아가 강제수용소를 네 곳이나 전전하다 살아 돌아온 사람으로서 상상을 초월하는 최악의 상황에서 인간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용감하게 저항하고 맞서 싸울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목격한 것도 사실입니다.”

 

범결정론에 대한 비판

 

P211. 인간은 조건 지워지고 결정지어진 것이 아니라 상황에 굴복하든지 아니면 그것에 맞서 싸우든지 양단간에 스스로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존재이다. 인간은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존재할 것인지 그리고 다음 순간에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해 항상 판단을 내리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정신의학도의 신조

 

인간의 얼굴을 한 정신의학

 

3장 비극 속에서의 낙관

 

P225. 우울증이 모두 다 삶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고, 또 자살이 항상 실존적 공허감 때문에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모든 자살행위가 무의미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만약 그가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어떤 의미와 목적을 알았다면 자기 생명을 빼앗으려는 충동을 극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한 사람이 그런 희망과 목적을 주었던 것 같다.

 

P230. 로고테라피에서 말하듯이 사람이 삶의 의미에 도달하는 데에는 세 가지 길이 있다. 첫째는 일을 하거나 어떤 행위를 하는 것을 통해서이다. 두번째는 어떤 것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나는 것을 통해서이다. 다른 말로 말하자면 의미는 일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사랑을 통해서도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내 얘기가 여기 나오네

 

P231.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삶의 의미로 들어가는 세번째 길이다. 자기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운명에 처한,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무력한 희생양도 그 자신을 뛰어넘고, 그 자신을 초월할 수 있다. 인간은 개인적인 비극을 승리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

 

P233. 인간이 시련을 가져다 주는 상황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그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수는 있다.

 

 

3. 내 책과 연결하자면..

 

역시나 내가 쓰려고 하는 책에 여러가지로 동기부여가 된다. 나도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느낀 점과 깨달은 점을 쓴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덧붙여 인생수업의 실제 사례를 포함하면 풍성한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로고테라피라는 것이 어쩌면 내가 항상 꿈꾸는 모든 것을 내포한 이론인 것 같다. 빅터 프랭클의 저서를 읽어야 할 책 리스트에 모두 포함시켜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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