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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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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4일 07시 11분 등록

『파우스트』 2 of 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문예출판사

 

22주차 (8/28~9/3)

티올(윤정욱)

 

1. 작가 분석

 

독일의 시인·극작가·정치가·과학자. 세계적인 문학가이며 자연연구가이다. 바이마르 공국(公國)의 재상으로도 활약하였다. 주저는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1829) 《파우스트》 등이 있다.

 

 

# 구상에서 완성까지 60년이 걸린 대작 [파우스트] #

 

괴테의 대표작인 희곡 [파우스트]는 구상에서 완성에 이르기까지 무려 60년이 걸린 대작이다. 대학 졸업 직후부터 쓰기 시작했지만 결국 미완성 상태로 간행된 [파우스트 단편](1790)을 읽은 실러가 감탄하여 완성을 독려하자, 괴테는 1797년에 가서야 다시 집필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11년 뒤인 1808년에 [파우스트] 1부가 간행되었지만, 이 일을 누구보다 기뻐했을 실러는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되어 있었다. 애초에 구상했던 제2부의 집필은 그로부터 또다시 한참이 지난 1825년에 시작되었고, 6년 뒤인 1831, 괴테가 사망하기 바로 전 해에 끝났다.

 

마법사 파우스트는 16세기에 독일 전역에 유행한 전설의 주인공이다. 그는 악마와 계약한 대가로 평생 갖가지 향락을 즐겼지만 결국 천벌을 받아 지옥에 떨어지게 된다. 이 단순한 교훈담을 보다 의미심장한 이야기로 바꿔놓은 사람은 엘리자베스 시대 영국 최고의 극작가 중 한 명인 크리스토퍼 말로였다. [포스터스(파우스트) 박사의 비극](1592)에서 주인공은 마법사가 아니라 학자이며, 일신의 쾌락이 아니라 인간으로서는 차마 도달할 수 없는 갖가지 지식을 손에 넣기 위해 악마와 계약한다. 오래 된 전설의 이처럼 신선한 해석은 괴테의 희곡에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서재에 있는 파우스트를 묘사한 렘브란트의 삽화(왼쪽)와 그레첸을 만난 파우스트를 묘사한 들라크루아의 삽화(오른쪽). 괴테는 [파우스트] 1부의 프랑스어 번역본에 수록된 들라크루아의 삽화를 격찬한 바 있다.

 

[ 파우스트]에는 세 편의 서막이 들어 있는데, 그중 하나인 ‘천상의 서곡’에서는 하느님과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만나 지상에 있는 파우스트를 두고 ‘내기’를 벌이는 장면이 일종의 복선으로 등장한다. [파우스트] 1부는 일명 ‘그레첸 비극’으로 지칭되는데, 괴테가 젊은 시절에 접한 어느 미혼모의 유아살해 사건에서 소재를 얻은 것이다. 주인공 파우스트는 이 세상의 모든 지식을 섭렵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간의 능력으로는 알 수 없는 것이 많다는 사실에 그만 좌절한 중년의 석학으로 묘사된다. 이때 메피스토가 파우스트 앞에 나타나 마법의 힘으로 그의 소원을 이루어주겠다고 제안한다. 파우스트는 자신이 만족한 나머지 어떤 순간을 가리켜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라고 말하게 된다면 패배를 시인하고 영혼을 내놓기로 계약한다. 마법의 힘으로 젊음을 되찾은 파우스트는 순진한 처녀 그레첸을 유혹해서 타락시킨다. 그레첸이 미혼모로 낳은 아기를 죽이고 사형 언도를 받자, 파우스트는 메피스토의 힘을 빌려 그레첸을 탈출시키려 한다. 하지만 그레첸은 도움을 거절하고 순순히 사형 당함으로써 죄값을 치르고 영혼을 구원받는다.

 

2부에서 파우스트는 전설의 미녀인 트로이의 헬레네를 저승에서 불러낸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오이포리온이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자, 헬레네는 저승으로 돌아가고 파우스트는 다시 혼자가 된다. 이제 파우스트는 자신의 쾌락이 아니라 인류의 유익을 위해 살기로 작정하고 대규모의 간척 사업에 돌입한다. 그리고 공사를 마치자 자신의 업적에 만족을 느끼며 결정적인 한 마디를 던진다.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 이 말과 함께 파우스트는 죽어서 쓰러지지만, 메피스토와 맺은 계약에 따라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에 그레첸의 도움으로 구원을 얻는다.

 

[파우스트]는 문학사적으로 질풍노도(슈투름 운트 드랑)와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시대를 관통하며 형성된 작품이다. 시대와 함께 변화한 저자의 생각을 반영한 까닭에, 1부와 제2부는 분위기가 현격히 다르다. 1부가 중세를 배경으로 마법을 이용한 개인의 욕망 실현을 이야기하고 있다면, 2부는 근대를 배경으로 기술을 이용한 인류의 욕망 실현을 이야기하고 있다. 흔히 [파우스트]라고 하면 중세적인 분위기의 제1부를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제2부에서 만년의 괴테가 근대 사회의 도래를 목도하며 내놓은 통찰 중에는 주목할 만한 것이 많다. [파우스트]는 의외로 시대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우리와 퍽이나 가까운 작품인 것이다.

 

 

# 독일 문학과 세계 문학 모두에 큰 영향을 끼친 괴테의 문학 #

 

괴테는 80년 넘는 생애 동안 시와 소설, 희곡과 산문, 그리고 방대한 양의 서한을 남겼다. 문학뿐만 아니라 신학과 철학과 과학 등 여러 분야에도 손을 댔고, 유능한 관료이며 탁월한 인격자로도 존경을 받았다. 괴테가 오늘날 독일뿐만 아니라 세계 문학사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독보적인 인물인 까닭은 이처럼 오랜 활동 기간과 다재다능함 때문이다. 18세기 중반에서 19세기 초에 이르는 그의 생애 동안에는 산업혁명과 프랑스 혁명, 나폴레옹의 대두 같은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이 연이어 일어났다. 그런 역사적 격동기 속에서 괴테의 문학은 다른 여느 작가와는 다른 깊이와 넓이 모두를 성취했다.

 

나아가 괴테의 생애는 수많은 공국과 도시로 분열되었던 오늘날의 독일이 처음으로 민족적이고 문화적인 정체성에 눈뜨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렸다. [파우스트]를 비롯한 괴테의 대표작들은 다른 유럽 문학에 비해 낙후되었다고 평가되던 독일 문학의 수준을 일거에 드높였다. “독일 민족의 자의식은 바이마르에서 태어났다”는 문화사가 자크 바전의 지적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일찍이 셰익스피어가 영국 문화와 영어에 끼친 영향 못지않게, 괴테는 독일 문화와 독일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것이다.

 

문학사적으로 괴테는 고전주의 작가로 분류되지만, 젊은 시절에는 [베르테르] 한 편으로 실러와 함께 질풍노도(슈투름 운트 드랑)의 대표 주자가 되었으며, 나중에는 낭만주의의 선구자로도 평가되었다. 하지만 고전주의적 예술관을 철두철미 견지한 괴테는 오히려 낭만주의에 대해서는 적잖은 거리감을 느꼈던 것으로 전한다. 이는 만사에서 질서와 조화를 중시한 괴테 특유의 성격 때문이었을 것이다. 가령 괴테는 프랑스 혁명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는데, 이는 뉴턴의 광학에 대한 반발로 이루어진 색채 연구와 함께 괴테의 보수성을 드러내는 증거로 종종 언급된다.

괴테의 수많은 작품은 이후의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의 여러 명시는 슈베르트가 곡을 붙인 [물레질하는 그레첸], [마왕], [들장미]처럼 독일 가곡의 대표작으로 거듭났다. 베토벤은 괴테의 희곡 [에그몬트]에 붙이는 서곡(1810)을 작곡했다. 당대 최고의 작곡가였던 모차르트나 베토벤이 [파우스트]를 오페라로 작곡해 주길 바랐던 괴테의 희망은 끝내 실현되지 못했지만, 훗날 베를리오즈의 [파우스트의 저주](1846)와 구노의 [파우스트](1859) 등의 작품이 좋은 평판을 얻었다. 앙브루아즈 토마의 오페라 [미뇽](1866)은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 시대]에 나오는 에피소드를 각색한 것이다.

 

햄릿이나 돈 키호테가 특정한 인간 유형의 대명사가 된 것처럼, 파우스트는 자신의 호기심(또는 이익)을 위해 막대한 위험조차도 서슴지 않고 감수하는 인간 유형의 대명사가 되었다. 괴테의 희곡 제2부에서 파우스트는 인류를 위한 공익사업이라는 이유로 해안을 개간하고 제방과 운하를 만드는 대규모 토목공사에 돌입한다. 개발 과정에서 공사 예정 부지에 사는 어느 노부부가 퇴거 명령에도 불구하고 떠나지 않자, 파우스트는 이들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내쫓을 궁리에 골몰한다. 급기야 메피스토가 폭력배를 동원해 집에 불을 지르자, 노부부는 그만 빠져 나오지 못하고 불타 죽는 비극이 발생한다. 이처럼 파우스트의 행위는 본질적으로 인간성의 말살을 내포하고 있다. 짐작컨대 이것이야말로 어쩌면 괴테가 경고하고자 했던 근대성의 크나큰 맹점 가운데 하나는 아니었을까.

 

[네이버 지식백과] 요한 볼프강 괴테 [Johann Wolfgang von Goethe] - 독일 문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위대한 작가 (인물세계사)

 

 

II. 가슴을 치고 들어오는 문구들

 

(99) 파우스트 :

나는 놀고 먹기에는 너무 늙었고

아무런 욕심도 내지 않기에는 아직 너무도 젊다.

세상이 대체 내게 무엇을 줄 수 있단 말인가?

곤란을 참아라, 없는 대로 만족하라!

 

è 나카지마 아츠시의 소설 <산월기>에도 이와 비슷한 주인공 독백을 볼 수 있다. 스스로 어느 정도 구슬(재기)이 아니라고 믿었기에 주인공은 애써 남들처럼 노력하여 닦으려 하지 않았고, 또 어느 정도 스스로가 구실(재기)이라고 믿고 있었기에, 보통 사람들과도 어울려 놀지 못했다는 주인공. 그러한 회색의 삶을 살다가 어느 날 우연히 호랑이로 변한 자신을 발견한 주인공은 회한의 눈물을 흘린다. 주말 오후 세시가 그렇다. 새로운 약속을 잡고 무언가를 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 같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 누워만 있기에는 너무 시간이 일러 아까운 것 같은 느낌. 우리의 인생은 어쩌면 항상 주말 오후 세시와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모순 덩어리다. 어떤 행동을 해서 후회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어떠한 행동을 않아서 후회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말을 할까 말까 고민 될 때는 하지 말고, 행동을 할까 말까 고민 될 때는 그냥 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103) 메피스토 :

그럼, 이 세상에서는 내가 당신 시중을 들지요.

지시하는 대로 열심히 일하겠소이다.

하지만 저승에서 다시 만나게 되면,

당신이 같은 일을 내게 해 주면 됩니다.

 

è 메피스토가 파우스트에게 악마의 유혹 같은 제안을 하고 있다. 내기의 대가 치고는 너무 무겁다.

 

(104) 파우스트 :

자네 같은 못난 악마가 무엇을 보여 주겠다는 건가?

 

(106) 메피스토 :

그러면 당장에 학위 축하연에서

하인배로서 내 의무를 다하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훗날을 위해서

한두 줄 적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파우스트 :

아니 증서까지 받자는 거냐, 속된 자로군.

자넨 대장부를, 대장부의 일언이 어떻다는 것을 모른단 말이냐.

나의 입에서 나온 말이 영원히

나의 일생을 지배한다는 것으로 충분치 않단 말이냐?

 

è 파우스트와 메피스토의 관계가 흥미롭다. 대등한 듯 대등하지 않다. 모든 결정을 파우스트가 주도적으로 하는 듯 하지만, 큰 그림은 메피스토의 손 안에 있는 듯 하다.

 

(108) 파우스트 :

나는 정신을 가지고 가장 높고 가장 깊은 것을 휘어잡고

인류의 행복과 인류의 고통을 이 가슴에 쌓아 올려,

내 자신의 자아를 인류의 자아에까지 넓히고

끝내는 인류 그 자체와 더불어 나도 멸망하고자 하는 것이다.

 

(109) 메피스토 :

시간은 짧고 예술은 길단 말씀이에요

 

(110) 파우스트 :

나도 그것을 느낀다. 나는 부질없이,

인간 정신의 온간 보물을 긇어모아 보았지만

결국 이런 꼴로 앉아 있으니,

아무런 새로운 힘도 안에서 솟아나오지 않는다.

나는 털끝만큼도 키가 자라지 않았고

한 뼘도 무한에 다가서지도 못했다.

 

è 인간 정신의 온갖 보물은 이성, 지적 희열 등을 가르킨다.

 

(114) (메피스토가 파우스트 인줄 알고 배움을 청하러 온 학생에게)

메피스토 : 세월은 빨리 가 버리는 것인즉 시간을 아껴 쓰게.

하지만 규칙 있게 움직이면 시간을 얻을 수 있을걸세.

 

√ 메피스토가 파우스트 인줄 알고 배움을 청하러 온 학생에게 웬일인지 메피스토는 친절하게 여러 학문에 대해 설명해준다. 논리학, 형이상학, 법률학, 신학, 의학 등 당대 유럽 및 독일 사회에서 일반적이고 교수되던 것들이었다.

 

 

# 라이프치히의 아우어바흐 지하실 술집에서의 기행 #

 

(131) 메피스토 :

포도 송이는 포도 덩굴에!

뿔은 염소의 수놈에 나네.

포도주는 액체고, 덩굴은 나무.

나무 책상에서도 포도주가 솟네.

자연을 깊이 통찰하시오!!

여기 기적이 있으니, 믿어만 주오!

, 마개를 빼고 맛을 보시오!

 

è 메피스토와 파우스트가 결탁하며 벌인 그들의 첫 번째 기행 (奇行)

 

 

# 마녀의 부엌 #

 

(135) 그런 미친 요술 장난은 정말 재미가 없었는걸

너는 그런 떠들썩한 미친 지랄로

내 몸과 마음이 소생하리라고 장담할 수 있느냐?

 

 

# 마르가레테와의 만남 #

 

(170) 마르테 :

그래도 전 남편 강튼 사람은

이 세상에선 다시 만나기 쉽지 않지요!

그처럼 마음씨 착한 사람은 없을 거예요.

한 가지 흠은 너무 떠돌아다니기를 좋아한 거죠.

그리고 타향의 계집들, 타향의 술,

게다가 그 망할 놈의 노름을 좋아한 게 탈이었지요.

 

(173) 메피스토 :

당신은 신, 시계, 그리고 그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인간이라든가 그 머리나 가슴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

자신만만하게 정의를 내린 적이 없단 말이요?

그것도 뻔뻔스런 얼굴로, 대담스럽게 가슴을 내밀고 말이오.

 

(185) 파우스트 :

나는 이젠 그자(메피스토) 없이는 지낼 수 없게 되었다.

그자는 나의 가슴 속에 부산하게도

그 아름다운 모습에 대한 사나운 불길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리하여 나는 욕망에서 향락으로 비틀거리며,

또한 향락 속에서 새로운 욕망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è 파우스트가 점차 메피스토에게 그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9) 파우스트 :

(마르테가) 자기에게 축복을 주는

유일한 신앙을 가슴에 듬뿍 안고서

가장 사랑하는 남자가 길을 잃지나 않을까

진정으로 근심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è 마르테를 향한 파우스트의 행동이 이중적이다. 그의 진심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그녀를 걱정하는 듯 하면서도 냉정하다. 애초부터 그가 정상적이었다면 악마의 힘을 빌어 한 여자를 차지하려고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 발푸르기스의 밤 #

 

(214) 메피스토 :

당신은 빗자루 같은 것이라도 필요하지 않소!

나는 억센 수놈 염소라도 한 마리 있으면 하오.

 

è 검은 고깔 모양의 모자를 쓴 마녀가 싸리 빗자루를 타고 먼 곳을 날아간다. 우리의 머리 속에도 자연스럽게 남아 있는데 마녀의 이미지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 이미지가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이 책이 쓰였던 19세기 초 혹은 훨씬 그 이전에서부터 유럽인들 사이에서 전해져 내려온 것임을 알겠다. 아주 오래 전 이 땅에 살았던 사람들과 오늘 날의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226) 파우스트 :

(젊은 마녀와 춤을 추며)

언젠가 나는 즐거운 꿈을 꾸었지.

꿈에서 능금나무 하나 보았지.

번쩍번쩍 빛나는 능금이 두 개,

마음이 끌려 올라가 보았지.

 

è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뜨악하고 놀랄만큼 통속적인 내용들이 가득하다. 발푸르기스의 밤의 축제에서는 저마다 야한 농을 아무렇지 않게 던진다. 그 가운데 가장 수위가 낮은 내용이다.

 

(239) 파우스트 :

그 애를 구해 내라! 그렇지 않으면 혼을 내 줄 테다. 몇천 년을 두고 무엇보다도 무서운 저주를 네게 할 테다.

 

메피스토 :

나는 판관이 묶어 놓은 사슬을 풀 수도 없거니와 잠가 둔 자물쇠를 열 수도 없소이다. 그 애를 구해 내라고 하지만 그 애를 이렇게 파멸시킨 것은 누구지요? 난가요, 당신인가요?

 

(247) 마르가레테 :

우리 어머닐 나는 죽였어요.

어린애는 물 던져 버렸고요.

 

(248) 마르가레테 :

(중략) 난 당신 곁에 꼭 붙어 있던 일이

즐거웠고 말할 수 없는 행복이었어요!

그러나 이제 그렇게 이렇게 될 것 같지가 않군요. 

어쩐지 내가 억지로 당신한테 가려고 하는 것 같고,

당신은 나를 밀어내는 것만 같군요.

하지만 역시 당신이군요. 착하고 어질게도 바라보시네.

 

è 이별의 순간. 누가 말했다.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고. 마르테의 헌신적인 사랑 앞에 파우스트는 늘 이기적이고 악한 존재다. 남녀 간의 사랑에 있어서 균형을 맞추기란 참 쉽지 않은 듯 하다. 그것은 마치 둘이서 함께 시소를 타는 것과 같다. 한쪽이 내려가 있으면 반대편은 떠있고, 반대편이 내려가 앉으면 나머지 한 쪽은 또 올라간다. 남녀 사이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251) 마르가레테 : 하늘에 계신 아버지여, 저는 당신의 것입니다. 구원해 주소서!

천사들이여! 당신들의 성스런 무리여!

주위를 둘러싸고 저를 보호하소서!

하인리히씨, 나는 당신이 무서워요.

 

è 왜 그레첸은 사형 집행 전 날 파우스트를 따라 도망치지 않았을까? 그레첸은 자신의 잘못을 회개한 것일까? 그렇다면 파우스트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일까? 마지막 그레첸의 터질듯한 고백, “하인리히씨, 나는 당신이 무서워요는 무슨 말을 뜻하는 걸까?

 

(251) 메피스토 : 그 애는 벌을 받았다!

목소리 (천상에서) : 구원을 받았느니라!

 

è 결국 그레첸은 이성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에 눈이 멀어 자신의 엄마와 아이를 죽이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 그 동기(계기)가 파우스트가 되었던지 그러한 동기(계기)가 본인의 마음의 심연에서 이미 자리잡고 있던 일들을 밖으로 터져 나온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레첸은 약하고 불안한 존재라는 것이다. 우리 인간처럼 말이다. 그런데 사형 집행 전 날 그레첸은 파우스트를 따라 감옥을 도망치는 대신,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고 죽음을 선택 한다. 죄를 지은 그레첸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서 회개를 통해 구원을 받았다고 작가는 말한다. 메피스토는 파우스트에게 묻는다. 그레첸을 이렇게 파멸시킨 것은 누구인지.

어둠의 끝에서 약하고 불안한 존재였던 그레첸이 구원을 받는 이 장면에서, 우리는 앞으로 더욱어두운 심연의 끝을 향해 달려 갈 파우스트를 생각하게 된다.

 

 

[2 : 비극]

 

# 1 : 풍취 좋은 지방 #

 

(257) 합창 :

산들바람 훈훈히 초록에 싸인 들에 가득하고,

황혼의 달콤한 향기와 우유빛 안개의 옷자락 내리 덮일 때,

정답고 달콤한 평화의 소리 속삭여 마음을 구슬려 아기처럼 잠재우고,

여기 이 고달픈 사람의 눈에다 하루의 문을 닫아 주려무나.

 

밤은 이미 땅에 내려앉고 하늘에는 별들이 서로 모여서

큰 불빛, 작은 불꽃 가까이서 반짝이고 멀리서 빛난다

여기 호수에 비쳐 반짝이고 저기 맑은 밤하늘에 빛난다.

하늘에 가득 찬 찬란한 달빛은 다시 없는 깊은 안식의 행복을 약속 한다.

 

è 이름 모를 사람들의 합창이다. 본문 군데 군데 시인으로서의 감수성이 잘 드러나는 이러한 글 들이 많다. 별거 아니라는 듯 본문의 한 가운데에 턱하고 실려 있지만, 주변 환경에 대한 묘사가 참 아름답다.

 

 

# 생각해 볼 거리 No. 1 : 가장무도회 중 일부 #

 

√ 꽃 가꾸는 여인들의 등장 (여성적 이미지, 여러 꽃들의 등장) : 열매가 달린 올리브 가지, 보리 이삭, 환상적인 회환, 환상적인 꽃다발, 장미꽃 봉오리 등

 

√ 여러 남자들 등장 : 과수원의 사나이들, 나무꾼들, 어릿광대, 식객들, 주정꾼, 풍자 시인,

 

√ 여러 여신들의 등장 : 우미(優美)를 상징하는 세 여신들, 운명(運命)의 세 여신들, 실을 잣는 여신 클로토, 운명을 정하는 여신 라케시스, 증오의 여신 알렉토, 적의의 여신 메게라, 생명을 빼앗는 여신 티시포네

 

è 가장무도회의 한 장면. 꽃을 가꾸는 여인들과 수 많은 군상의 남자들 그리고 여러 그리스 여신들이 한데 모여 무도회를 한다. 정확하게는 그러한 역할을 각자가 나눠서 맡아서 하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미 여신들과 인간들이 함께 모여 무도회를 한다는 것 자체가 19세기 초반의 유럽인들이 생각하는 신에 대한 인식과 고대의 그것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운명을 정하는 여신 라케시스나 적의의 여신 메게라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힘을 가졌는지를 과장 되게 설명하기도 한다. 신이라는 존재가 이미 당시 유럽 사회에서는 인간 세상의 일부이자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그 뿐만 아니다.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욕구들, 예를 들면 질투나 인정 같은 감정들을 가진 신의 모습들이 낯설기도 하면서 친근하기도 하다.

 

그 뿐만 아니다. 가장 무도회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은 언뜻 보기에는 서로 다른 성향의 수 많은 사람들의 나열로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 보면 모두가 우리 인간들이 가진 특성들 가운데 하나임을 알 수 있다. 타인으로부터 간섭을 벗어나 자유를 꿈꾸지만 늘 타인으로부터의 인정과 사랑을 갈구하는 그런 모순적인 존재, 바로 인간의 대표적인 감정들을 나열한 것이 바로 가장 무도회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의 모습이다.

 

(290) 적의의 여신 메게라 :

두 사람이 드디어 결혼을 하면,

이번에는 제가 도맡아서 어떻게 해서든지

그 한없이 아름다운 행복을 변덕을 부려서 넌더리를 내게 만들어 놓지요.

인간은 변하는 것이며 시간도 변하는 것이니까요.

 

아무도 자기가 그렇게 원하던 것을 품 안에 넣어 두지 못하고,

지상의 행복에도 곧 익숙하고 버릇이 되어

어리석게도 보다 나은 것을 원하며, 아쉬워하게 되는 법이죠.

따스한 태양을 등지고 차가운 서리를 따뜻하게 녹이고 싶어하는 것이죠.

 

저는 이런 모든 것을 처리하는 재주가 있으므로,

그저 아스모디라는 친한 마귀를 데리고 와서,

적당한 때에 재앙의 씨를 뿌리고,

짝을 지은 인간들을 망쳐 놓을 것입니다.

 

è 사랑해서 결혼을 했는데도 헤어지는 건 모두 이 여신의 음모인가 보다. 다양한 여신들의 입을 빌려 말하는 감정들은 우리 인간들이 흔히 느끼게 되는 타인들에 향한 자신의 감정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307) 구두쇠 :

무엇이고 구경거리가 있고 먹을 것만 있으면,

우선 덤벼드는 것은 언제나 여자란 말이다.

 

 

# 생각해 볼 거리 No. 2 : 플루투스(파우스트)가 내린 궤짝 속의 황금의 상징성 #

 

플루투스의 궤짝 속에는 마치 샘물처럼 솟아나는 황금과 그러한 황금마저도 녹여버릴 듯한 이 있다. 이 둘은 인간이 가진 욕심과 바로 그 욕심이 가진 양면적 특성을 보여준다. 불은 우리가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을 때에는 우리의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옛날에는 우리의 몸을 짐승들로부터 지켜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너무 가까이 다가서면 우리의 몸을 태우게 된다. ‘황금으로 상징되는 우리의 물욕 또한 마찬가지다. 적절한 물욕은 우리의 삶에 긴장을 불어넣고, 딱 그 크기만큼의 결핍을 통해 우리의 삶을 이전보다 나은 그것으로 만들려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과도한 물욕은 자신은 물론 자신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 모두를 집어삼킨다. 태초부터 욕심이 과한 자리에 남아 있는 것들은 많지 않았다. 많은 사건들의 화근이 되기도 했다. 그 곳은 마치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와 같다.

 

(319) “알고자 하는 자에게 널리 알리노라.

이 종이 쪽지는 천 크로네의 가치가 있다.

이 확실한 담보를 보증할 수 있는 것은,

제국 내에 허다하게 매장된 재물이다.

이 풍부한 재물을 곧 발굴하여,

언제든지 곧 보상하는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재무대신 : (중략) 재상께서 저희들과 함께 나가서 말씀 드렸습니다.

이런 훌륭한 잔치가 백성들의 행복이 되도록 한두 줄 적어 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요. 그러자, 술술 적어 주시기에, 어젯밤 사이에 마술사를 시켜서 천 배로 늘렸나이다. 폐하의 은총이 만인에 고루 미칠 수 있도록 한 장 한 장 일일이 관인(官印)을 찍어서, 10, 30, 50, 100크로네짜리가 준비되었습니다.

 

è 화폐의 탄생을 이렇게 극적으로 묘사할 수 있다니. 파우스트를 읽으며 처음으로 저자의 상상력에 아, 하고 감탄사가 터졌다. 황제의 이름으로 그리고 그 황제가 보유한 지하 자원을 담보로 종이 조각에 불과한 화폐는 가치를 지니게 된다. 정확하게는 교환 가치. 그것은 모든 사람들의 암묵적 동의와 합의 하에 이루어진 것이다. 처음 화폐가 교환되기 시작했을 무렵에는 시행 착오도 많았을 것이다. 100크로네 화폐를 대하는 저마다의 허용 가능한 교환 가치의 범위도 달랐을 것이다. 누구는 빵 10조각을 준다고 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빵 5조각 밖에 줄 수 없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시행착오도 오래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화폐가 가진 놀라운 힘 가운데 하나다. 누구는 인정하고, 또 누군가는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암묵적으로 동의 하였으며, 교환 가치의 편차도 거의 없다는 것. 글에 쓰여진 언어도 두 사람, 세 사람을 거치면 그 내용이 변질되고 왜곡되기 마련인데, 수만 수십만의 사람들이 하나의 약속의 내용을 동일하게 인지하고, 그것을 지키고 있다는 것은 화폐가 가진 매력 또는 마력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황금이 그랬고, ‘이 그랬듯, ‘화폐역시 훗날 인간사에 많은 불행을 안겨다 주는 원인의 하나가 되기도 한다.

 

(324) 파우스트 :

궁내 대신과 시종이 성화를 부리고 있네. 황제가 헬레네와 파리스를 눈 앞에 놓고 보고 싶다고, 그것도 당장에 보아야겠다고 한단 말일세. 즉 남자와 여자의 이상적인 모습을 산 채로 보시고 싶다는 말일세. 즉시 일을 시작해 주게! 약속을 어길 수는 없으니.

 

 

[ 2 : 높고 둥근 천장의 고딕식 좁은 방]

 

(351) 조수 :

커다란 일거리 때문에 벌써 몇 달 동안 아주 조용하게 실험실에 파묻혀 지내고 계십니다. 학자님들 중에서도 가장 허약한 분이신데도, 마치 숯 굽는 사내 같은 꼴이 되어, 귀밑에서 코 끝까지 새까맣게 검정 칠을 하시고 두 눈은 불을 불어 대서 충혈이 되시고, 이제나저제나 일의 완성에 애를 태우고 계시며 불집게는 잘가당 잘가당 음악처럼 울려납니다.

 

(354) 학사 :

경험이라고요! 그 따위는 거품 아니면 연기지요. 정신과는 격이 워낙 다릅니다. 솔직하게 털어놓으시죠! 여태까지의 인간의 지식은 전혀 알 만한 가치조차 없는 것이었다고 말이에요.

 

(367) (관객을 향해서)

결국 우리는 자기가 만들어 낸 인간들한테 끌려 다니게 마련이군

 

(371) 파우스트 :

이 흙덩이가 그녀가 밟던 흙덩이가 아닐지라도,

이 물결이 그녀를 맞아 출렁이던 파도가 아닐지라도,

이 공기는 그녀의 말을 전하던 공기가 아니냐.

 

 

(422) 호문쿨루스 :

여긴 정말 훈풍이 불고 있군요.

싱싱한 초록의 냄새군요. 기분 좋은 향낸걸요.

 

(456) 포르키스 :

그 남자 때문에 당신께도 같은 짓을 할 것입니다.

미인은 둘로 나눌 수는 없지요. 미인을 독점한 이는

공유하는 것을 저주하는 나머지 차라리 죽여버립니다.

 

(472) 헬레네 : 대체 어떻게 하면 저도 그렇게 아름답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파우스트 : 아주 쉬운 일입니다. 가슴에서 우러나면 되지요.

그리고 가슴에 그리운 정이 넘쳐흐르면 돌아보고 묻지요 -

 

(509) 파우스트 :

내가 말한 것은 자네한테는 하나도 통하지 않는군.

무엇을 인간이 갈망하고 있는지 자네는 아는가?

자네와 같이 심술궃고 혹독하고 악랄한 성질을 가진 자가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겠나?

 

(565) 파우스트 :

네놈들은 내가 말할 때는 귀가 먹었더냐?

교환하고 싶었던 것이지, 뺏고 싶진 않았다.

그런 철없는 횡포한 짓을 나는 저주하겠다.

이 내 저주는 네놈들 셋이 나누어 가져라!

 

(575) 파우스트 :

인간의 예지의 최후의 말은 이렇다

자유와 생명은 날마다 싸워서 차지하는 자만이

그것은 누릴 만한 값이 있는 것이다.

 

 

# 생각해 볼 거리 No. 3 : 인조 인간 호문쿨루스의 의미는? #

 

영혼육체에 대한 괴테의 탐구? 그의 관심 분야 가운데 하나?

 

 

# 생각해 볼 거리 No. 4 : 수사학의 발달 된 이유? #

 

정치인이 되기 위한 필수 과정 (동양과 서양의 차이? 여자는 어떠한 것들을 좋아할까?)

 

 

III. 내가 저자라면

 

1) 목차에 대하여 (독자의 눈으로) : 목차의 좋은 점, 아쉬운 점, 잘못된 점을 분석

 

# 친절하지 않은 목차 구성 #

 

비극 제 1부와 제 2부의 목차 구성이 다르다. 1부는 천상의 서곡이 있고 난 후부터 파우스트와 메피스토가 함께 다니며 기행을 벌이다, 그레첸을 만나게 되고 그녀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전 과정을 주요한 단계 별로 나눠져 있다. 시간적 흐름에 따라 자연스러운 전개이다. 그에 반해 제 2부는 별도의 5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1막과 2막에는 소제목도 달려져 있는 것이 낯설다.

 

 

2) 보완이 필요한 점 (독자의 눈으로)

 

# 유럽인들은 정말 이렇게 대화 할까? (수사학) #

 

이 책을 처음 접하고 나서 든 생각은 불편하다는 점이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말들은 한 사람 한 사람 마다 호흡도 길어지기 일쑤고, 본인과 상대방이 아니라면 도저히 알아듣기 어려운 그런 비유들도 많았다. 낯선 지명과 자주 차용되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혼란을 가중시킨다. 역주를 끼고 살다시피 하면서 본문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 장면 해설은 누가 썼는지? #

 

본문의 장면 해설을 저자가 직접 썼는지, 역자가 썼는지 애매모호 하다. 여하튼 본문을 시작하기에 앞서 장면 해설을 전체적으로 훑어보는 것 만으로도 전반적인 내용의 파악이 가능하다.

 

 

3) 이 책의 장점 (독자의 눈으로) : 이 부분이 이래서 좋았다, 이런 점이 이 책의 미덕이다 등등

 

# 그리스 로마 신화의 차용과 재 해석 #

 

저자는 본문 곳곳에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신들을 차용해서 사용한다. 심지어 악마인 메피스토의 힘을 빌려 주인공 파우스트는 파리스와 헬레네의 영혼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 뿐만 아니다. 아래 외에도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들 수 차례 언급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익숙한 독자라면 저자의 다양한 미사여구와 긴 호흡을 수월하게 따라 갈 수 있을 것 같다.

 

(259) 포이보스의 수레는 요란하게 굴러간다.

(287) 우미를 상징하는 세 여신들, 생명의 실을 끊는 세 여신

 

 

# 장인 정신으로 만들어 낸 역주 #

 

본문 마지막에는 약 30페이지 가량을 할애해, 본문 속에 등장하는 독자들에게 자칫 생소할 수 있는 신화의 내용이나 상징에 대해 역자가 친절하게 설명을 달아 두었다. 처음에는 이렇게 빽빽하게 많은 글씨로 적혀 있는 역주를 읽어볼까 싶었는데 나중에는 아예 함께 읽었다. 그 만큼 괴테의 이 책 곳곳에 있는 꾸미는 말들과 다양한 상징들은 쉽게 알아 차리기 어려웠다.

 

 

4) 내가 저자라면 이렇게 (저자의 눈으로) : 내가 저자라면 이 책에서 아쉬웠던 점을 이렇게 해결하겠다

 

# 에필로그 #

 

파우스트를 설명하는 많은 말 가운데 괴테가 평생을 들여 고쳐 썼다는 점을 들기도 한다. 죽기 한해 전에야 겨우 2부를 탈고 했다고 한다. 6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한 가지 작품 주제를 놓지 않고 고민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감히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물론 괴테가 60년 간 매일 이 책을 쓰기 위해 애를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마지막으로 탈고 하였을 때 짧은 한 줄이라도 작가의 마지막 에필로그가 아쉬웠다. 일생을 공들여 지은 책의 완성을 마치고 책상 위에 앉은 괴테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후련했을까? 아니면 아쉬웠을까? 그의 짧은 에필로그가 작품의 몰입을 방해하지도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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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7 10:18:02 *.18.187.152

어머, 가장무도회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읽었었는데 정욱씨 덕에 다시 주목했네요. 이따 그 부분만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주석 외에 괴테가 보여주고자 하는 상징이나 비유가 어쩌면 더 많을 수도 있겠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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