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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17일 20시 32분 등록
1.저자소개

퓰리처상 수상작가인 월 듀란트는 철학교수이며 역사를 쓰는 철학자이다.
그에게 역사란 철학의 한 부분이며, 철학은 삶과 현실에 관한 광범위한 전망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이 무엇인가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고 한다.
그는 명성 보다는 명료성을 위해 싸운 철학자로서 현재의 문제를 이해하는데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은 과거를 공부해야 한다는 니체와 생각을 같이 했다. 왜냐하면 과거 속에 바로 인류의 본성이 진정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역사를 쓰는 철학자 월 듀란트는 1885년 미국 매사 추세츠에서 태어났다.
1917년 컬럼비아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이 대학에서 강의를 하다가 1935년 이후 캘리포니아 대학교 철학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역사속의 영웅들을 비롯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는데 그의 대작 <문명 이야기>는 50년에 걸쳐 아내 에이리얼의 도움을 받아 총 11권의 책으로 110세기 이상의 시대에 대한 통합된 개관을 제시하였고, 1926년에는 이미 우리에게도 친숙한 <철학 이야기>를 통해 철학의 대중화에 힘썼다.
그는 문학, 역사,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음과 같은 저술 활동을 했다.
『철학 이야기(The story of Philosophy)황문수역, 문예출판사
『역사 속의 영웅들(Heroes of History))안인희역, 황금가지
『철학의 즐거움(The Pleasures of Philosophy))안동림역, 현암사
『20세기 문학이야기(Interpretation of Life))이경수역, 문예출판사
『문명 이야기(The story of Civilization)
『Transition)
『Adventures in Genius)
『The Lessons of History)

그에게는 아흔 여섯의 나이로 죽기 전까지 함께한 사랑하는 아내 에이리얼이 있었다.
그들은 1913년에 스승과 제자로 만났으며 <문학 이야기>를 공동작업하는 동반자였고 이상적인 동료로서의 삶을 살았다.
캠벨은 결혼은 두 사람 사이의 ‘영적 동일성’을 인식하는 것이며, 결혼한 사람은 자기의 정체를 관계속에서 찾아야 하고 자아란 ‘관계라는 신 앞에 바쳐진 자아’라고 말했다.
스승과 제자로 만나 한 평생을 함께 바라보고, 함께 나누고, 공동의 목표와 소명을 이루어 내며 산 그의 생은, 그가 위대한 역사가이며 철학가이기 전에 우리 개인적 인생에 있어 귀감이 된다.
죽음을 앞에 둔 그 순간까지 “나는 죽음의 신이 우리를 찾아냈다고 생각한다. 점점 흐려지는 기억력, 불안정한 걸음걸이, 그리고 다리에 새로 생긴 경직 등의 형태로 그가 명함을 남기고 갔다” 라고 말하며 자신에 죽음이 멀리 있지 않음을 인식하는 그 순간까지 인류의 역사와 사상에 대한 통찰을 계속했던 그의 삶은 경이롭다.

2.내 마음 속에 무짤러 들어온 글귀

나는 죽음의 신이 우리를 찾아냈다고 생각한다. 점점 흐려지는 기억력, 불안정한 걸음걸이, 그리고 다리에 새로 생긴 경직 등의 형태로 그가 명함을 남기고 갔다. 8

현대 독자에게 흥미와 이익이 된다고 생각되는 임시 명단을 역사에서 추려냈다. 그의 명단은 공자에서 이태백과 에이브러햄 링컨을 거쳐 월트 휘트먼에 이르는 것이다.,,,듀런트의 견해로는 <역사는 예를 통해 가르치는 철학>이다.9

내게있어 역사란 철학의 한 부분이다. 철학은 광범위한 전망을 얻으려는 시도이다. …역사를 공부함으로써 광범위한 전망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은 공간 속의 사물보다는 오히려 시간 속의 사건들을 공부하는 것이다. …나는 인간이 무엇인가를 알아내기 위해 역사를 공부하려 한다고 말한다. 10

역사속의 영웅들은 이 <정신의 나라>가 제공하는 축복을 향한 월 듀란트의 마지막 유언이다. 14

인류는 땅을 경작하는 농부로 정착생활을 농부로 정착 생활을 한 것보다 40배나 긴 세월을 사냥군으로 살았다. 97만 5천년의 세월동안 인류의 기본적인 성향이 만들어 졌고 아직도 그대로 남아 매일 문명에 도전하고 있다. 15

이 사냥꾼 단계에서 인류는 게걸스럽게 욕심을 부렸다. 음식을 얻는 일은 불확실하다. 그래서 먹이를 구하면 십중팔구는 배가 터지도록 먹었을 것이다. 시체는 빨리 상하기 때문에 많은 경우 말로 먹었다. …1천년의 1천배나 되는 시간동안 인간은 싸움을 좋아하고 언제나 싸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했다. 음식과 짝짓기와 목숨을 위해서였다. 16

문명을 위한 최초의 토양인 농업은 아마도 여자가 발전시켰을 것이다. …여자들은 먼저 양, 개, 나귀 돼지들을 길들여 가축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나서 남자를 길들였다. 남자는 여자가 마지막으로 길들인 동물로, 마지막으로 부분적으로 문명화 되었다. …이제 공동체의 생존을 위해 만들어진 자질이 미덕이 되었다. 내 생각에 이것이 바로 문명의 시작이다. 즉 문명이란 공동체의 구성원이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자연과 문명 사이의 깊고도 끈질긴 갈등도 함께 시작되었다. 인류 역사의 길고도 긴 사냥 단계에서 아주 깊숙이 뿌리를 내린 개인적 본능과 최근의 정착 생활을 통해 생겨났지만 아직도 충분히 발전하지 못한 본능 사이의 갈등이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아직도 자연상태, 즉 사냥꾼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군사적 팽창은 음식 연료, 혹은 원료를 위한 사냥에 해당한다.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국민의 먹는 방법이다. 국가는 곧 우리 자신이며 조직과 방어를 위한 우리의 추진력이다. 국가는 우리가 가졌던 욕심과 호전성의 본능을 원시인처럼 드러낸다. 국가는 아직 불안하다. 국가의 탐욕은 미래의 필요와 결핍에 대한 방어다17

문명이란 문화적 창조를 격려하는 사회적 질서다.21

수많은 장애물을 넘어 생명의 흐름을 이끌어 온 것은 평범한 가족의 건강함과 남자들과 여자들의 노동 그리고 사랑이다. 22

수많은 사람들과 그들이 가져다 준 선물이 인간 종족의 엄청난 유산이다. 씨줄과 날줄로 짜인 역사라는 피륙을 이어가는 황금의 혈통이다. 우리에게 도전해 오는 악을 향해 눈을 감을 필요는 없다. 우리는 용기를 잃지 말고 그들을 가르치려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의 업적과 우리가 물려받은 장엄한 유산에서 힘을 얻을 수 있다. 23

자연이란 …모든 시내와 바위와 별에 새겨져서 드러나는 길이다. 29

중국이란 사유는 성자가 아니라 현자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래서 선의가 아니라 지혜를 주로 이야기 한다.중국인들의 이상은 경건한 헌신이 아니라 성숙하고 고요한 마음이다. ..지혜란 말로 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모범과 경험으로만 견딜 수 있다. 30

공자 그의 기본 철학은 널리 교육을 펼쳐서 도덕성과 사회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다.

제국(온 세상)에 최고의 미덕을 펼치기 원했던 옛사람들은 먼저 자기 나라의 질서를 잘잡았다. 나라의 질서를 잘잡기 원하면서 그들은 먼저 자기 가족을 단속하였다. 가족을 단속하기 원하면서 그들은 먼저 자기 자신을 다스렸다. 자신을 다스리기 원하면서 그들은 먼저 생각을 신중히 하였다. 마음을 바르게 하기를 원하면서 그들은 먼저 지식을 최대한 넓혔다. 지식을 넓힌다는 것은 사물을 탐구하는 것이다. 33

자연과 벗하면서 계속된 이런 방랑 생활이 그에게 위안과 한 줄기 지향적인 기쁨을 주었다.
내가 어째서 푸른산 사이에 사느냐?
나는 웃고 대답하지 않는다. 내 혼은 고요하다.
내 혼은 사람에게 속하지 않은 다른 하늘 다른 땅에서 산다.
복숭아나무엔 꽃이 피고 강물은 흘러가고 37

그러나 이렇듯 드문 천재에게 내린 평범한 죽음을 못마땅하게 여긴 전설은 이야기를 지어 낸다. 그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물에 비친 달의 영상을 끌어안으려다 그만 강물에 빠져 죽었다는 것이다
그가 남긴 서른 권 분량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시편들은 그가 중국 최고의 시인이라는 명성을 확인해 준다. 중국의 어떤 비평가는 이렇게 말한다<그는 주위에 수많은 산과 언덕 위로 우뚝 솟은 태산의 정상이다. 그는 태양이다. 태양이 나오면 하늘의 수많은 별들이 그 빛을 잃고 만다.> 39

할 말은 아직도 너무나 많지만 지옥의 세계가 계속 똑딱거리고 있으니 이쯤에서 1932년 내가 중국에 관해 쓴 글에 관해 쓴 마지막 구절을 인용한다.

군사적 승리도 외국 금융의 폭정도 자원과 생명력이 이토록 풍부한 한 민족을 오래 억압할 수는 없다. 중국의 허리가 그 생명력을 잃기 전에 침략자들이 먼저 자본이나 참을성을 잃어버릴 것이다. 1백년이 지나기 전에 그 정복자들(당시 일본인)을 흡수하고 허망하게 현대산업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기술을 모두 배울 것이다. 도로와 통신이 중국을 통일시키고 경제와 근검은 자본을 가져다 줄 것이며 강력한 정부가 질서와 평화를 세울 것이다….많은 것들이 죽어야 할 순간에 혁명이 일어난다.40

가르침은 이해와 깨달음의 세 단계를 보여준다. 첫번째 단계는 끈질기게 지속적으로 내면을 관찰하는 일이다. 두번째로 모든 사물에는 내적이고 생명이 있고 비 물질적인 힘의 숨결이 있다. 이것이 없다면 사물은 혼이 없고 동작이 없고 죽어 있을 것이다…세번재는 우리 속에 들어 있는 혹은 나무와 돌 안에 있는 비 개체적인 영혼 혹은 힘은 세계의 영혼과 동일한 것이다. 42-43

붓다…나는 스스로 탄생에 종속된 존재였기에 탄생의 본질을 찾아보았다. 늙지 않을 수 없는 존재였기에 늙음의 본성을 탐구하였다.45

미움은 미움으로 멈추게 할 수 없다. 미움은 오로지 사랑으로만 중단된다. 47

해탈이란 죽음 뒤의 하늘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이기심을 극복한 고요한 상태이다. 48

종교가 미덕과 축복뿐 아니라 공포심으로 설교하지 않는다면 인류의 무법적인 개인주의를 통제할 길이 없다. 49

타고르- 그의 시를 읽으며 우리의 마음을 가라앉히자.

맞는지 말해 주세요. 내 사랑 이것이 맞는지요
내 두눈이 당신 가슴속 어두운 구름을 환하게 비칠 때 폭풍 같은 대답을 해주어요.
내 입술은 첫 사랑으로 벌어지는 꽃봉오리처럼 달콤한가요?
사라져버린 5월의 추억이 내 사지에 남아 있나요?
내 발이 건드린 자국으로 대지는 하프처럼 노래를 만들어 내나요?
내가 나타난 밤의 눈에서 이슬 방울 떨어지고 아침 빛이 내 몸을 휘감을 때 그 빛은 정말로 기쁨을 누리나요?
50

암호텝은 이집트 역사에 나타나는 위대한 인물로 물리학자 겸 건축가로 명성을 떨쳤다. 뒷세대들은 그를 지식의 신이며 이집트의 과학과 예술의 아버지로 여겨 숭배하였다. 전통에 따르면 현재 남아 있는 이집트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 그의 작품이라고 한다. 57

파라오들은 부자가 되자 궁전과 무덤을 위해 부를 쏟았다.
이 건축물은 아름답지는 않다. 다만 돌을 자른 것이 정교하고 기하학적 척도가 정확하게 대칭을 이룬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것은 주로 트기와 역사로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 57

피라미드가 점점 높아지면서 이들 돌덩이들은 흙이나 벽돌로 쌓아올린 제방을 다라 롤러나 썰매에 끌려 위로 운반되었다. 헤라토스에 다르면 이렇게 끌어올리는 제방 길을 만드는데만 만 2년이 걸렸고 피라미드 자체를 만드는데만 10만명의 인부가 동원되어 20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58

피라미드에는 야만적으로 원시적인 요소가 있다. 그토록 난폭하게 엄청난 트기를 만들어낸 일과 영원성을 향한 공허한 갈망이 그것이다. 59

이집트 예술은 그리스 로마 예술과 겨룰만한 것이지만 그리스 로마보다 1천 년이상 앞섰다. 그리고 수많은 항목들에서 길을 안내하였다. 61

이집트에서는 모든 것 위에 그리고 모든 것 아래에 종교가 있다. 토테미즘에서 신학에까지 모든 형식의 종교를 볼 수 있다. 62

시인 왕 아멘호테프 4세는 원래 왕이 되기 어려운 사람이었다. 그는 전쟁보다는 예술을 더 좋아했고 이집트 문학에서 가장 유명한 시를 썻으며 아내인 네페르티티를 지치지 않고 사랑하였다. 그는 에술가들에게 자신이 여왕과 함께 마차를 타고 아이들과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을 그리는 것을 허용했다. 65

이집트는 람세스 2세 치하에서 또다른 위대한 시대를 경험했다. 그는 이집트 식민지를 다시 정복하고 거대한 사원을 짓고 수많은 아내들에게서 백 명의 아들과 50명의 딸을 얻어 자신의 기개를 입증해 보였다. 71

유대인들은 뒷날 불운을 겪을때면 <메시아>를 갈망했다. 메시아란 다윗의 후손중에 ㅡ기름 부음을 받은 자>를 뜻하는 말로 다윗 왕이 통치하던 시대의 영광과 행복을 다시 만들어낼 것을 소원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역사상 가장 일찍 등장하는 극히 다채로운 면모를 지닌 영웅하나를 볼 수 있다. 승리의 전사이며 시편의 시인이고 하프 연주자이며 사울의 아들 요나단과 자신의 아들 압살롬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다. 밧세바를 그 남편 우리야에게서 빼앗고 우리야를 전쟁터에서 죽게 만들었다. 다윗은 풍부하고 다채로운 요소들을 지닌 놀랍고도 확실한 남자이며, 내면에 많은 야심을 지니고 있으면서 문명의 모든 약속을 보여주는 남자이다. 77

철학은 전체의 빛속에서 부분을 탐구하는 것이다. 우리가 아주 큰 전체의 아주 작은 부분이라는 사실이 그 최초의 교훈이다. 부분과 전체의 조화라는 것은 아마도 건강, 아름다움, 진실, 지혜, 행복에 대한 가장 훌륭한 정의가 될 것이다. 85

모든 것 중에서 가장 고귀한 사랑은 에고를 가장 많이 넓혀주고 살아 있는 평화로운 모든 것들에 대해 마음과 팔을 활짝 여는 일이다. 영혼이 행복하면 그 사랑도 커진다. 91

변화가 보편적이라는 것과 에너지는 파괴할 수 없이 영속한다는 생각이다. 지속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모든 것은 변한다. 모든 것은 언제나 현재의 존재이기를 중지하고 다른 것으로 된다. <모든 것은 흘러간다.> 그리고 <흐르는 강의 동일한 물 속에 발을 두 번 담글수는 없다> 우주는 하나의 거대한 쉬지 않고 중지하는 과정이다. 95

피타고라스- 그는 하프의 현에 나타나는 것 같은 음계들 사이의 수학적 관계를 밝혀냈다. 모든 물체는 공간을 가로질러 가면서 소리를 내기 때문에 각 행성들은 궤도를 돌면서 분명히 일정한 소리를 낼 것이다. 이 소리들은 <공간의 음악>을 이루는 것인데 우리는 계속 이 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듣지 못한다.
디어게네스 라에르티우스에 따르면 그는 처음으로 <세계에 코스모스란 이름을 부여한> 인물이다. 그는 별들의 질서와 아름다움을 보고 그런 이름을 붙였다. <코스모스>란 질서란 뜻이고, 이것이 피타고라스의 핵심적인 단어이다. 99

탐욕스런 모험가들은 이집트와 중동의 모래를 밟는 일에 싫증이 나거나 지중해를 통해 항해하는 일에 싫증이 나면 이 섬들과 또 그리스 사람들의 기억에 새겨진 다른 장소로 돌아왔다. 그들은 수많은 사실을 고향으로 가지고 돌아와 무장이나 학문을 자극하였다. 또한 풍부한 경험은 철학과 정치학을 이끌었고 타는 듯한 경쟁심은 심오한 연극과 비할 바 탁월한 미술을 뒷받침했다. 101

그리스 사회는 남성만의 단성 사회였다. 그래서 여성의 정신과 매력이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프랑스 계몽주의에 주었던 것과 같은 흥분, 우아, 자극등이 결핍되었다. 114

알고 이해하고자 하는 욕망은 아테네 사람의 가장 고귀한 정열이었지만 나머지 다른 일들처럼 너무나 과도하였다. 115

그리스 사람들은 예술이란 삶에 종속된 것이며, 삶은 모두 중에서 가장 위대한 에술이라고 생각한다. 117

보통 한 시대의 철학은 다음 세대의 문학이 된다. 한 세대 동안 사색이나 탐구의 영역에서 논쟁이 이루어진 사상이나 문제들은 이어지는 세대에 가서 연극, 허구, 시 문학의 배경이 되곤 한다. 그러나 그리스에서 문학은 철학의 뒤를 쫓아가지 않았다. 시인들 자신이 철학자 들이었고 자신들의 사유를 행하였다. 122

부의 한가운데서 빈곤이 늘었다. 영리한 사람들에게 돈을 벌 기회를 준 다양성과 교역의 자유는 순수한 사람들에게는 돈을 전보다 빨리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잃어버릴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134

철학은 시민의 성실한 마음을 찾아내기 위해 힘을 다하고, 지성을 함양해서 신의 계율과 사람들의 마음을 감독하는 신성에 대신하게 하였다. 136

소크라테스: 어떤 일이 과도하게 커지면 흔히 반대 방향으로 반작용이 일어난다…국가나 개인에게서 자유의 과도함은 오직 노에 상태로 넘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과격한 자유 형식에서 가장 나쁜 폭정 형태가 일어난다. 146

아테네의 가장 유명한 철학자가 자유에 대해 그토록 할말이 적게 되었을 때 철학은 새로운 종교를 위해 무르익은 것이고 그리스는 새로운 왕을 위해 무르익었다. 147

행동의 목적은 행복이지만 행복의 비결은 미덕에 있다. 그리고 최고의 미덕은 지성이다.150

알렉산드로- 그가 인생의 절정기에 죽은 것은 좋은 일이었다. 나이가 더 들었더라면 분명 환멸이 그를 사로잡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그가 오래 살았더라면 그는 아마도 패배와 고통을 통해 인생의 깊이에 도달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처음 시작했을때처럼- 전쟁보다 정치를 더 사랑하는 법을 배웠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너무나 많은 시도를 하였다. 그렇게 엄청나게 커진 왕국을 유지하고 감시하려는 노력은 그의 빛나는 정신을 혼란스럽게 했을 것이다. 정력이란 천재의 절반일 뿐이다. 나머지 절반은 통제의 능력이다. 155

한니발- 그는 스물여섯살로 몸과 마음이 절정에 달하였다. 페니키아와 그리스의 역사, 언어, 문학 등을 교육받았고 진영과 전쟁에서 병사 훈련을 받았다. 그는 신체가 어려움을 견디고, 입맛은 곤궁을 견디고, 생각은 사실을, 혀는 침묵을 견디도록 자신을 훈련하였다. 168

죽음 자체는 두려운 것이 아니다. 오직 저승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이 죽음을 두렵게 만든다. 그러나 저승이란 없다. 지옥은 이승에서 고통을 받는 것으로 그것은 무지, 정열, 싸움을 좋아함, 욕심에서 온다. 천국은 이승의 <현명한 사람들의 평화로운 신전>에 들어있다. 미덕이란 신들을 두려워하는 것이나 즐거움을 조심스럽게 피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성에 의해 인도된 능력과 감각이 함께 조화롭게 활동하는 것을 뜻한다. <인간의 진정한 부는 마음의 평화를 지니고 단순하게 사는 것이다> 결혼은 좋지만 정열적인 사랑은 명료함과 이성을 빼앗아간다. 이렇게 에로틱한 어리둥절함은 결혼이나 사회나 문명을 위한 건강한 기초가 될 수 없다.176

사회를 조직한 것이 인간에게 자신보다 훨씬 강한 동물들을 이기고 살아남을 힘을 주었다. 인간은 잎사귀나 나뭇가지의 마찰로부터 불을 발견하였고, 몸짓을 언어로 발전시켰으며 새에게서 노래를 배웠다. 또한 동물을 길들여 이용하였고 결혼과 법으로 자신을 길들였다. 하늘을 관찰하고 시간을 측정하고 항해술을 익혔다. 역사는 국가와 문명이 일어나고, 번성하고, 시들고, 죽는 과정이다. 그러나 각 국가나 문명은 거꾸로 관습, 도덕, 법, 예술 등 문명의 유산을 전달해준다. <달리면서 생명의 램프를 다음 사람에게 넘기는 달리기 선수들처럼>177

이런 부의 집중은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고 때로는 혁명을 불러온다. 이미 아테네에서 그런 경우를 한 번 보았다. 그 때는 솔론이 사건을 평화롭게 해결하였다.(기원전 594년). 이제 기원전 133년에 그와 비슷한 위기가 로마에 나타났다. 그러나 여기서는 정치적 해결이 실패하고 약 1백년에 걸친 계급투쟁이 나타났으며 로마 공화국은 수치스러운 종말에 이르게 된다.181

농업에 기반을 둔 정권에서 빈곤은 가족이나 개인의 문제였다. 사람들은 종교에서 위안을 구하였다. 도시에서 빈곤은 계급과 집단의 조건이 되고 그것은 사회적 폭동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래서 계급투쟁은 점점 더 가혹해지고 마침내 모든 도덕적 제약을 흔들었다.190

그보다 더욱 놀라운 일은 2세기에 아우구스투스 이후 로마 역사에서 가장 스토아적이고 헌신적인 통치자들이 갑자기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226

누구든 세계 역사에서 인류의 조건이 가장 행복하고 번성했던 시대를 꼽으라는 요청을 받는다면 아마도 지체 없이 네르바 황제의 등극(96년)에서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죽음(180년)까지의 시대를 꼽을 것이다. 이 황제들의 통치 기간은 아마도 대규모 국민의 행복이 통치의 확고한 목적이 되었던 유일한 시대일 것이다.226

자연 속에서 질서의 표지와 형태들을 너무나도 많이 보았기에 어떤 신비로운 지적 존재가 우주에 개입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모든 것은 보편적 이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그는 느꼈다.233

나는 그가 행했다고 하는 대부분의 기적들이 암시에 의한 자연적인 결과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감수성이 예민한 영혼에 미친 강하고 확고한 정신의 영향이라고 말이다.242

많은 사람들은 이 하느님 나라를 공산주의 유토피아라고 해석하고 그리스도를 사회주의 혁명가로 보았다. 복음서는 이런 견해에 대해 어느 정도 증거를 제공한다.244

「누구든지 있는 사람은 더 받겠고 없는 사람은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누가 19장 26절) 이 말은 세계사를 요약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시장 경제를 아주 훌륭하게 요약해 놓은 말이다.245

사람들의 마음에서 이기적인 욕심, 잔인성, 정욕 등을 없앨 수 만 있다면 유토피아는 저절로 올 것이다. 이것이 모든 혁명 가운데 가장 깊은 혁명이 될 것이고, 이런 혁명에 견주어보면 다른 혁명은 단순히 계급간의 쿠데타에 지나지 않을 것이기에 그리스도는 이런 영적인 의미에서 보면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혁명가였다.245

이러한 도덕적 이상은 새로운 것이었던가? 그것을 배열한 방식이외에 새로운 것은 없다. 그리스도 설교의 핵심적인 주제는-다가오는 심판과 왕국-이미 유대인들 사이에서는 100년이나 된 것이었다.246

아마도 이 시대의 시 문학에 자극을 준 것은 이러한 접근 불가능성이었을 것이다. 성취된 욕망을 낭만적으로 그려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방해가 없으면 문학도 없다.266

중세 사람들은 종교에 모든 것을 걸었다. 로마 문명은 그 신들의 죽음 혹은 그에 대한 사람들의 혼란으로 인해 죽었다고 생각했다.274

중세의 영혼은 자라나는 세포처럼 두 가지 역사적 유기체로 발전하였다. 남부 유럽에서는 고전적, 에피쿠로스적, 이교적 르네상스이고, 북부 유럽에서는 초기 기독교적, 스토아적, 청교도적 종교 개혁이다. 중세의 영혼은 이제 두 개의 강력한 문화가 되었다. 그들을 통해 문명을 보존하고 전달하는 중세의 역사적 업적은 완성되었다. 그 죽음이 곧 그 완성이었다.275



르네상스는 고대의 문학만을 복원시킨 것이 아니라 그 쾌락주의적 자유로움도 똑같이 복원시켰다.281

르네상스는 16세기에 이탈리아에서 시들고 나서야 비로소 프랑스, 도이치 지역, 네덜란드, 잉글랜드, 스페인 등지에서 꽃피어났다. 르네상스란 시간상의 시대가 아니라 생활과 사유의 방식이다. 그것은 상업, 전쟁, 사상의 통로를 통해 이탈리아에서 유럽으로 퍼져나갔다.284

플라톤 아카데미는 공식적인 대학이 아니라 플라톤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이들은 일정하지 않은 간격을 두고 로렌초의 시내 궁전이나 카레지에 있는 피치노의 별장에 모여 함께 식사를 하고 플라톤의 대화편 하나를 몽땅 혹은 일부를 낭송하고 그 철학을 토론하였다.295

오직 배움의 정확성과 인간 이성의 힘에 대한 순진한 믿음의 영역에서만 과격성을 띠었다.297

<인간이 소우주라는 사실은 학교에서 듣는 진부한 소리다. 인간의 몸은 땅의 원소들과, 천상의 정신과, 식물의 혼과, 하등 동물의 감각과, 이성과, 천사의 정신과, 신과의 유사성이 뒤섞인 것이다.> 그러고 나서 피코는 신이 아담에게 들려주는 말로 인간의 제한 없는 능력에 대한 신의 증언을 말하고 있다. 298

인간은 자기가 되고자 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 이것은 신의 최고의 선물이요, 인간이 받은 최고의 놀라운 축복이다. 짐승은 어미의 몸에서 나올 때 제가 가져야 할 모든 것을 가지고 태어난다. 최고의 정신(천사들)은 시작부터 영원히 지속되도록 만들어진 존재이다. 하느님 아버지는 인간에게만 탄생의 순간부터 모든 가능성과 모든 삶의 씨앗을 주셨다.298

평온한 마음과 여가를 품위있게 즐기는 것보다 더 소망스러운 것이 무엇이겠는가? 이것은 모든 선량한 사람이 원하는 것이지만 위대한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일이다. 공적인 일들 한가운데서도 우리는 쉴 날이 오기를 고대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휴식도 나라의 일에서 나의 관심을 완전히 떼어놓지는 못한다. 내가 걸어야 했던 그 길이 힘들고 위험으로 가득 차고 배신으로 둘러싸인 굴곡 많은 길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300

레오나르도는 무엇보다도 손으로 말의 편자를 구부릴 수 있는 힘으로 유명하였다. 아주 훌륭한 검객이었고 말타기와 말을 다루는 데 대단히 뛰어났다. 스케치와 그림그리기, 글씨 쓰기 등을 모두 왼손으로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읽을 수 없도록 하려는 욕망보다 왼손잡이였기에 글씨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거꾸로 썼다.스케치를 잘하기 위해 그는 자연에 있는 모든 사물을 호기심, 끈기, 조심성을 가지고 탐구하였다. 그의 마음을 깊이 사로잡은 과학과 예술은 그렇게 동일한 기원을 가진 것이었으니 곧 세밀한 관찰이었다.303

<오 화가여, 보라, 그대가 들판에 나가거든 여러 사물에 주의를 돌리고 차례로 하나씩 자세히 바라보고 별 가치가 없는 것들 중에서 여러 가지를 골라내라> ... <언제나 인물이 그 머리를 가슴과 같은 방향으로 향하지 않게 만들라.> ... <인물이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보여줄 수 있게 만들어라.>308

<천재적인 사람들은 일을 가장 적게 할 때 가장 많이 일한다>.310

<정열에 빠진 가엾은 애인들아! 자연은 맹목적으로 당신들의 신경이 우리의 육체를 향하여 부조리한 갈망으로 타오르게 하고, 당신들의 두뇌가 우리의 매력을 아주 분별 없게 이상화하도록 만들어주고 있으니... 그래야 당신들은 부모가 되는 것이겠지! 이보다 더 웃기는 일이 있을까? 하지만 우리도 덫에 걸리기는 마찬가지. 우리 여자들은 당신들의 그런 열중보다 더 호된 대가를 치르는 것이니. 그래도 사랑스런 바보들이여,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은 여전히 기쁜 일이고, 사랑을 받을 때면 삶이 되살아난다.>314

그러나 지식을 향한 정열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고귀한 특성이다. 전쟁과 범죄에 충격을 받고, 능력의 이기심과 빈곤의 영속성에 낙담하고, 수많은 민족들과 세대들이 미신과 경박한 믿음을 가지고 삶의 짧음과 품위 없음을 잊기 위해 겉만 꾸미는 것에 마음이 슬퍼질 때, 인류의 정신과 마음 속에 3천년 동안이나 비행의 꿈이 간직되어 있음을 보게 되면 어딘지 구원받은 느낌이 든다. 다이달루스와 아카루스의 이야기에서 레오나르도의 실패한 암중 모색과 다른 수많은 시도들을 거쳐 마침내 우리 시대의 빛나면서도 비극적인 승리에 이르기까지 계속된 비행의 꿈 말이다.317

그는 물질에서 정신을 보았고, 영혼을 믿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영혼은 오로지 물질을 통해 그리고 변경시킬 수 없는 법칙과 조화를 이루어야만 활동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떤 구절에서는 겸손과 열렬함으로 신에게 말하고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신을 자연, 자연의 법칙, <필연성>과 동일시하였다. 마지막까지 신비적인 범신론이 그의 신앙이었다. 320

<하루를 잘보내면 그 잠이 달다. 그렇듯이 인생을 잘 보내면 그 죽음이 달다.>321

그는 <르네상스의 인간>이 아니었다. 그토록 강하고 격하던 시대를 대표하기에는 말과 행동이 지나치게 신사적이고 내성적이고 섬세하였다. 그리고 <보편인>도 아니었다. 그의 다양성 안에는 정치가나 행정가의 자질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모든 한계와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르네상스 그리고 아마도 모든 시대에 걸쳐 <가장 풍요로운 사람>이었다. 그의 업적을 생각해 보면 우리는 원천으로부터 한 사람이 왔었다는 것, 그가 인류의 가능성에 대해 우리의 믿음을 새롭게 해주었다는 사실에 경탄하게 된다. 322



이들 ‘성체 논쟁’과 ‘아테네 학당’은 르네상스의 이상이었다. 이교적 고대와 기독교 신앙은 하나의 방에서 조화롭게 함께 살았다. 구상, 구도, 조화 등의 측면에서 이들 경쟁하는 두 벽화를 능가하는 화가는 오로지 미켈렌젤로, 틴토레토, 베로네제 뿐이었다. 그들 누구도 페리클레스의 그리스와 레오 10세의 로마 사이에 이루어진 결혼을 이토록 훌륭하게 표현하지 못하였다.332

<도로 입어야 할 옷을 벗을 마음이 없었던 것 같다>338

평범한 보통 사람은 밭을 갈고 수레를 끌거나 짐을 지고 동이 틀 무렵부터 어스름이 질 때까지 일을 하였고, 저녁이면 생각을 위한 근육이라곤 조금도 남아 있지 않은 삶을 살았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들을 대신해서 생각을 하도록 하였다. 자신들이 그들을 대신해서 일을 해주는 것처럼 말이다.340-341

그러나 이미 회의(懷疑)의 화살이 위대한 신앙의 영혼을 뚫고 지나갔고, 중세 신비주의 고딕 양식의 영광은 축적된 금에 의해 그 빛이 흐려졌다.344

아마도 그래 봤자 정치 무대가 넓어진 것일 뿐 그 음모와 주인공들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의 핵심적인 관심은, 영향의 기술, 권력의 장기 게임인 정치였다.345

음악은 이미 끝난 것일까, 아니면 아직 시작하지 않은 것일까? 그것은 상관없다. 우리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이 만남에 나타난 고요한 감정의 깊이이다. 수도사의 근육은 아주 섬세하고 그의 감정은 음악에 의해 고양되어 있다. 모든 악기가 고요해진 뒤로도 오랫동안 음악을 듣는 사람의 모습이다. 이상화되지 않고 심오하게 현실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이 얼굴은 르네상스 회화가 이룩한 기적의 하나이다. 366

우리는 미켈란젤로에게 찬사를 바친다. 길고 고통스런 생애 동안 그는 계속해서 창작하였고, 미술의 모든 주요 영역에서 걸작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 작품들이 이른바 살과 피를 찢고 나온 것임을 우리는 안다. 그의 정신과 마음에서 터져나온 것으로 한 가지를 완성한 다음이면 그는 출산의 고통으로 약해진 시간을 견디곤 했다. 그것들이 수십만 번의 망치질과 끌과 연필과 붓을 움직여서 형태를 얻은 것임을 우리는 안다. 그것들은 불멸의 주민처럼 하나씩 아름다움이나 중요성의 지속적인 형태들 가운데 자기 자리를 차지하였다.

우리는 신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또한 악과 선, 고통과 사랑스러움, 파괴와 숭고함을 뒤섞은 듯이 보이는 우주를 이해하지도 못한다. 그러나 아기를 달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거나, 혼돈에 질서를, 사물에 의미를, 형태나 생각에 고귀함을 부여하는 지적인 의지를 보면, 우리는 세계의 이해할 수 없는 정신을 구성하고 있는 삶과 법칙에 아주 가까이 다가간 느낌을 얻는다371-372



기독교의 역사에서 이렇듯 마리아 막달레나가 성모에게 거듭 승리를 거두는 일은, 중세 기독교가 유연한 그리스도의 모습 위에 견고하게 구축한 도덕적, 독단적 구조를 파먹곤 하였다. 383

이 작은 책자는 인류가 어리석음 덕분에 그 존재를 이어가고 있다는 말로 시작된다. 제 정신이라면 어떻게 한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평생 동안의 일부일처제라는 대가를 지불하겠는가? 삶의 사실들을 정면으로 응시하거나 미래를 안다면 누가 행복할 수가 있겠는가?

남자와 여자들이 멈춰 서서 제대로 생각을 하기만 한다면 모든 것은 끝장이다. 그러나 과학과 철학은 사람들에 의해 철저히 무시당하고 인류의 치명적인 무지에는 거의 아무런 손상도 입히지 않는다. 392

나는 이 문서에서 진짜 적 그리스도가 하느님의 신전에 앉아 로마를 통치하고 있다고 선언하겠다. 로마는 자주빛 옷을 입은 바빌론이요, 로마 교황청은 악마의 회당이다. ... 로마 법학자들의 분노가 이렇게 계속된다면 황제들과 왕들과 제후들은 힘과 무기로 무장하고서 세계의 질환 부위를 공격하고 이 일을 말씀이 아니라 칼로 해결하는 방법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 우리가 도둑을 교수대로, 강도를 칼로, 이단을 불로 처형한다면 어째서 이들 지옥의 지배자들, 이들 추기경과 교황들 그리고 로마라는 소돔의 온갖 하수구를 공격하지 않는단 말인가? 그리고 그들의 피로 우리 손을 씻어내지 않는단 말인가 ?414

그러므로 친애하는 레오여, 그대를 단순한 인간이 아니라 반신(半神)으로 만드는 아름다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마시라. ... 당신은 하인들 중의 하인이다. ... 당신을 기독교 세계보다 더 높이 들어올리는 사람들은 잘못을 범하는 것이다. 당신에게 성서를 해석할 권한을 부여하는 사람들은 잘못을 범하는 것이다. 당신의 이름으로 그들은 자신들의 사악함을 교회 안에 심으려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슬프구나, 당신의 선배들이 재임하는 동안에 악마는 벌써 그들을 통해 많이 밀려 들어왔다. 줄여 말하자면 그대를 높이는 사람은 아무도 믿지 말고 그대를 낮추는 사람을 믿으시라. ...

12월 11일 루터는 교황의 통치를 부인하기 전에는 어떤 사람도 구원받을 수 없다고 선언하였다. 수도사가 교황을 파문한 것이다. 417

폐하와 귀족들께서 간단한 답변을 원하시므로 나는 쓸데없이 구별하지 않고 대답하겠다. ... 내가 성서의 증언에 의해서나 명백한 이성에 의해 유죄로 인정된 것이 아닌 한(나는 교황과 공회의의 권위를 받아들일 수 없다. 그들은 서로 모순되니까), 나의 양심은 하느님의 말씀에 따를 뿐이다. 나는 어느 것도 취소하지 않을 것이고 그럴 수도 없다. 양심에 거슬린다는 것은 옳지도 않고 안전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아멘.420-421

로마 카톨릭 교회에 대한 루터의 반란이 성공한 것을 보고 용기를 얻은 수도사와 사제들이 독신, 빈곤, 외국의 권위적인 힘에 대한 복종 등에 반대하여 폭동을 일으켰다. ... 신약 성서가 일반에 보급된 것이 종교 당국이나 정치 당국에 타격이었다. (루터는 모든 사람이 읽을 수 있도록 성서를 도이치어로 번역하였다.) 신약 성서는 성직자의 세속성, 사도들의 공산주의, 가난하고 억압받은 사람들에 대한 그리스도의 공감 등을 밝혀 주었다. 이런 점에서 신약 성서는 이 시대의 과격파들에게는 진짜로 ‘공산당 선언’에 해당하였다.

<모든 것은 공유되어야 하고, 기회가 요구하는 데 따라, 모두의 몇 가지 필요에 따라 분배되어야 한다. ... 일단 이 사실을 진지하게 일깨운 다음에도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어떤 제후, 백작, 남작이든 가리지 말고 목을 베거나 매달아야 한다.> 뮌처는 노동자와 농부들을 조직해서 군대를 만들고 수도원 안에 무거운 대포를 만들었다. 그의 외침은 이랬다. <앞으로, 불이 뜨거울 때 앞으로! 너의 칼을 언제까지나 피로 따뜻하게 하라!> 423-424

<그것은 여러 번이나 나의 심장을 관통하였다. 그러다가 나의 내장에 닿았다. 고통이 너무나 생생해서 나는 큰 소리로 신은 소리를 냈는데, 그것은 또한 아주 달콤한 것이어서 나는 거기서 빠져 나오고 싶지 않았다.>448

그렇듯 시간마다 우리는 익어가고 / 그렇듯 시간마다 우리는 썩어가고 / 그래서 이야기 하나가 열린다. (2막 7장)446

이 세상 어디에서라도 '즉석에서 망설이거나 핑계를 대지 않고 현재의 교황이나 그 후계자들이 영혼의 이익이나 신앙의 전파를 위해 자신들에게 어떤 일을 명령해도 행한다'455

감정은 지성에 종속되고 패배는 희망에 극복되고, 삶의 흥망성쇠는 미래의 인간 정신의 승리에 대한 가장 광범위한 전망 속에 파묻혔다.472

인간의 지식과 인간의 능력은 한 점에서 만난다. 과정을 모르는 경우에는 결과도 산출될 수 없다. 자연이 명령을 내리므로 우리는 그것에 따라야 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간의 지식은 단순히 뒤범벅이며 소화되지 않은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쉽게 믿는 태도, 수많은 우연 그리고 맨 처음에 흡수된 유치한 관념들로 이루어진 덩어리다. 그러므로 출발점에서 우리는 우리의 정신에서 온갖 전 개념, 선입견, 억지, 이론 등을 깨끗이 비워야 한다.487

과학에는 마법의 모자란 없다. 마법의 모자에서 나온 모든 것은 관찰이나 실험에 의해 우선 그 안으로 집어넣어져야 한다. 단순히 우연한 관찰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료의 <단순한 열거>를 통해서가 아니라, <실험을 통해 찾아진 …경험>에 의해 행해져야 한다.

경험의 진짜 방법은 우선 촛불을 켜는 것이다(가설). 이어서 촛불을 수단으로 삼아 길을 비추고, 비로소 적절한 경험을 시작해서 …그것으로부터 공리를 이끌어낸다.488

베이컨의 생각에서 궁극적 목적은 과학의 방법을 인간 성격에 대한 엄격한 분석과 단호한 개조에 적용하는 것이었다. 그는 인간의 정신에 대해 바다에 부는 바람과 같은 작용을 하는 본능과 감정의 연구를 촉구하였다.489

학문에 대한 열정에도 불구하고 그는 학문을 도덕성에 종속시켰다. 학문의 확장이 자비심에 아무런 득도 가져오지 못한다면 인간성에는 아무런 이득도 없을 것이라 하였다. <정신의 모든 미덕과 존엄성에서 선의가 가장 위대한 것이다.>491

어차피 복잡하기 짝이 없는 발전 과정에 대한 상세한 묘사는 여기 없지만 절대로 짧지 않은 인류 문명을 발전과정을 따라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걸으면서 몇 마디 말로 예리하게 각 시대의 핵심을 찌른다. 이미 역사의 수많은 흥망성쇠를 관찰했던 이 눈길은 인류에 대한 막연한 희망이나 절망을 넘어 담담한 관찰자의 냉정함을 보인다. 500

문명을 떠받치는 다섯 기동으로 꼽은 항목들은 기억할 만한 것들이다. 즉 가족, 종교, 교육(학교), 법, 대중의 의견(여론) 등이다. 이 기둥을 바탕으로 그의 관찰이 이루어지고 있다. 501

이 모든 영웅들은 한결같이 위대함과 더불어 인간적인 약점을 지녔다. 듀란트는 이들의 위대성을 깎아내리지는 않지만 슬그머니 미소를 띤 채 약점을 거침없이 털어놓는다. 역사나 사실을 바라보는 이러한 냉정함이 우리에게는 낯설다. 우리는 서로 모순을 이루는 형용사를 얼른 이해하지 못한다. 501

위대한 인물이 지녔던 인간적인 약점은 그 인물을 깎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의 위대성을 더욱 빛나게 만드는 것이 아니던가? 이들이 지닌 약점을 보면 우리와 다를 바 없이 평범하고 허약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위대했으며 마찬가지로 약점투성이인 우리 또한 위대해질 수 있다는 말이 아닌가? 502


3.내가 저자라면,,,

<소명의식을 갖고 천복을 좇았다.>
역사속의 영웅들은 역사를 쓰는 철학자 월 듀란트가 남긴 마지막 작품, 그의 유언과 같다.
그는 현대 독자들에게 흥미와 이익이 된다고 생각되는 명단, 공자에서 이태백과 에이브러햄 링컨, 예수에서 붓다까지 추려내어 그들의 삶과 이야기를 통해 문명과 역사를 이야기 한다.
그에게 있어 역사란 철학의 한 부분이며 그것을 공부함으로서 마침내 자신을 알게 되는 길을 제시한다고 믿었다.
때문에 철학으로서의 역사라는 자신의 사유를 전파하는 마지막 시도인 이 책을 심장병으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끈을 놓지 않았다.
원래 23개의 장을 완성하려 하였으나 결국 21장의 미완성으로 삶을 마감하게 되었지만
“할 말은 아직도 너무나 많지만 지옥의 세계가 계속 똑딱거리고 있다는”는 표현해서 볼 수 있듯이 그가 이 마지막 작업에 얼마나 혼신의 힘을 다했는지 가히 짐작케 한다.
본문에서 <하루를 잘 보내면 그 잠이 달다. 그렇듯이 인생을 잘 보내면 그 죽음이 달다>라고 말한 그가 인류 문명사 연구에 평생을 바친 역사가로서, 철학가이며, 사상가로서의 그의 마지막 잠이 참 달았겠구나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후세에게 들려주고자 했던 그에게 역사와 철학은 꿈이며 소명이고 천복이었다.

<재미있는 이야기와 시적 표현들로 재미와 감동을 더했다>
다소 지루하기 쉬운 문명사를 인류 문명 발전 과정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현재까지 멈추지 않고 자행되는 전쟁의 고찰은 저자의 시각이 매우 유연하면서도 매력적임을 느끼게 한다.
문명의 시작은 여자이며, 남자는 여자가 길들인 마지막 동물이지만 인류 역사의 길고 긴 사냥 단계에서 깊숙히 뿌리내린 본능과 여전히 갈등을 겪고 있으며, 문명이 시작된 1천년의 1천배나 되는 시간동안 싸움을 좋아하고 언제나 싸울 준비가 되어있어야만 했던, 음식과 짝짓기와 목숨을 위해 사냥꾼이 되어야 했던 그 속성이 국가들의 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관점은 재미를 넘어 멈칫 놀라게 한다.

또 다소 지치기 쉬운 이야기 중간 중간 인용된 시구들은 독자의 지루함을 달래주고 책 읽기의 집중도를 높이고 속도를 낼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이태백의 시, 침상머리에서 달빛을 보았네/ 달빛이 땅에 내린 서리가 아닌가 하였네 라든가…타고르의 시라든가. 그렇듯 시간마다 우리는 익어가고 / 그렇듯 시간마다 우리는 썩어가고 / 그래서 이야기 하나가 열린다. 와 같은 햄릿의 인용등은 경쾌하고도 감동을 선사한다.

<영웅에 관한 객관적인 시각은 설득력을 더해 준다.>
저자는 영웅을 통해 역사를 고찰한다. 역사상 위대한 정치가, 장군뿐 아니라 사상가와 예술가 시인 까지 많은 영웅의 이야기가 나온다. 조셉캠벨의 영웅신화의 주인공이 그렇듯 시련을 거쳐 귀환하여 널리 인간을 이롭게 했던 모티브를 가지고 있던 것처럼 이들 영웅들은 다채로운 면모를 발휘하여 역사에 길이 남을 발전을 이룩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들을 신격화 하지도 미화하지도 않는다. 그저 객관적으로 기술한다.
위대한 영웅들이지만 그들의 약점 드러내기를 주저하지 않으므로 오히려 그들의 위대성을 더욱 빛나게 하고 평범하기 그지 없는 우리 또한 평범함 속에 영웅을 끄집어 내라고 종용하는 듯 하다.

<시대를 넘어선 그의 통찰력에 놀라다>
“군사적 승리도 외국 금융의 폭정도 자원과 생명력이 이토록 풍부한 한 민족을 오래 억압할 수는 없다. 중국의 허리가 그 생명력을 잃기 전에 침략자들이 먼저 자본이나 참을성을 잃어버릴 것이다. 1백년이 지나기 전에 그 정복자들(당시 일본인)을 흡수하고 허망하게 현대산업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기술을 모두 배울 것이다. 도로와 통신이 중국을 통일시키고 경제와 근검은 자본을 가져다 줄 것이며 강력한 정부가 질서와 평화를 세울 것이다….많은 것들이 죽어야 할 순간에 혁명이 일어난다.40”
1932년에 쓴 중국에 관한 글이다. 중국이란 나라가 그의 예언대로 되었음은 물론이고 앞으로 더욱 높아질 국가경쟁력을 예측해 볼 때 그의 눈길이 매우 날카로움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부의 한가운데서 빈곤이 늘었다. 영리한 사람들에게 돈을 벌 기회를 준 다양성과 교역의 자유는 순수한 사람들에게는 돈을 전보다 빨리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잃어버릴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이와같은 그의 지적대로 빈부의 격차는 날로 심화되어 가고 있고 여러가지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평범한 보통 사람은 밭을 갈고 수레를 끌거나 짐을 지고 동이 틀 무렵부터 어스름이 질 때까지 일을 하였고, 저녁이면 생각을 위한 근육이라곤 조금도 남아 있지 않은 삶을 살았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들을 대신해서 생각을 하도록 하였다. 자신들이 그들을 대신해서 일을 해주는 것처럼 말이다.> 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그러나 이것이 우리 현대 사회의 한 단면임은 분명하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대신해서 생각하도록 하고 그저 그들을 대신해서 수레를 글거나 짐을 이동시키거나 하는 당나귀로서의 삶을 살고는 있지 않는지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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