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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3일 19시 53분 등록
저자연구


조안 B. 시울라

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 일하는지 이유도 모른 채, 일하고 있지는 않은가? 일은 삶에 있어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인가? 조안 시울라는 20년간 노동철학을 강의하고, 다양한 직종인을 직접 만나 일과 삶의 문제를 고민해온 기록들을 기반으로 일이라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시도한다. 그녀는 리치먼드 대학교와 젭슨 리더십 대학원 교수. 하버드 경영대학원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옥스퍼드 대학교와 와튼 스쿨 연구원을 역임했다. 웨이트리스, 요리사 등 색다른 직업을 두루 경험했으며, 노동철학을 강의하면서 일의 본질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왔다. '일과 삶의 행복한 통합'에 대해 고민해온 저자는 그 오랜 연구의 결실인 저서 <일과 발견>을 통해 일이라는 단어에 숨겨진 진실을 인문학, 사회과학, 경영학적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통찰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 다양한 기업과 조직을 대상으로 한 자문 및 강연 활동과 함께 여러 매체에 집필, 기고하고 있다. 그외 저서로는 <리더십의 윤리학>과 <윤리, 리더십의 핵심> 등이 있다.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들

프롤로그
하루가 끝날 무렵 노동자들의 얼굴을 덮고 있는 피로는 육체적인 것이 아닌 정신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일이 과업 자체의 정확하고 효율적인 수행보다는 '자아'를 더 많이 요구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장 큰 도전은 일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 비단 일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의 비중을 크게 차지하고 있는 것들이 가장 큰 도전으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PART ONE
일의 의미와 역사
1 왜 일하는가?
20
(일이 사라졌을 때) 공식적인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소속감을 상실한다. 더는 일이 그들의 생활을 규제하는 규칙적인 힘으로 작동하기를 기대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 태어나서 한번도 주도적인 삶을 살아보지 못 했기 때문이다. 외부로부터의 규칙과 힘에 자신을 맞춰서 살다보니 혼자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이 이르게 된다. 그래서 직장 생활을 하더라도 '그대 스스로를 고용해'야 외부로부터의 일과 규칙이 사라졌을때 당황하지 않는다.

<일이 사라졌을 때>의 저자 윌리엄 줄리어스 윌슨에 따르면,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단지 물질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일은 규율, 소속감, 규칙성, 자기 효능감 같은 다양한 심리적, 사회적 욕구를 만족시킨다.

> 조직에 속해있을 때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니깐. 그러나 구속되어 있다는 억압감 역시 느낄 수 있다. 독립적인 주체로서 고립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자유를 느낄 수도 있다. 모든 게 다 트레이드 오프가 있는 법이다.

21
실직자들이 여가를 갖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일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인 것이다. 그들에게는 '구속된' 시간이 없기 때문에 '자유로운' 시간 또한 없다. (...) 실직의 문제점은 당신이 단 하루의 휴가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23
오늘날 대부분의 학생들이 직업을 갖기 위해 교양교육을 받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론적으로 볼 때 교양은 일하는 방법이 아닌, 여가를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직업을 잃었거나 직업을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은 결코 일에서 자유로운 것이 아니다.오히려 그들은 일할 자유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다.

28
개미와 베짱이 우화는 주의해서 해석해야 한다. 이것은 일하는 삶이 노래하는 삶보다 낫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만약 당신이 노래하기를 원한다면 그 대가를 치를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32
토머스 스탠리와 윌리엄 단코는 그들의 저서 <미국 백만장자 연구>에서,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들이 대부분 검소하며 많은 돈을 번 후에도 한참 동안 자신의 소비 습관을 바꾸지 않았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들이 인터뷰한 어느 백만장자는 자신이 아내에게 800만달러어치의 주식을 주었을 때 아내가 보인 반응을 이렇게 묘사했다. 그녀는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라고 이야기한 후, 신문에서 25센트짜리 식료품 쿠폰을 오려내는 일을 계속했다.

33
개미는 미래를 위해 살지만, 막상 미래가 왔을때 무엇을 해야 할지 항상 하는 것은 아니다. 개미가 갖고 있는 인생 계획의 장점은 그의 겸손한 생활이 그를 곤궁으로부터 구하고, 늘 비상시를 대비하도록 한다는 점이다.

35
꿀벌은 개미처럼 일하면서도 베짱이처럼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즐긴다

36
작가 버나드 수츠의 주장에 따르면 당신은 다음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될 때만 일하면서 놀 수 있다. 첫째 당신은 일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 둘째 당신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어야 한다.

39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 모두가 요리사로 일하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날마다 식당에서 요리사로 일하게 되면 요리로부터 얻는 즐거움이 오히려 줄어들 것이다

>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겠는가?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동일한 급여와 근무조건인 경우 따분한 사무직과 요리중 직업을 택하라고 하면 무엇을 택하겠는가? 식당에서 요리사로 일하게 되면서 느끼게 되는 즐겁지 않은 상황은 요리 자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고용인으로서 느끼게 되는 외적인 상황에 대한 것들이다. 요리사로 일하면서 요리가 싫어지게 된다면 진정 요리를 좋아했던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취미로서도 깊게 들어가지 못 할 것이다. 충분한 돈과 여유가 있고, 취미로서의 온전한 즐거움을 맛보고 싶다면 취미와 일을 철저히 분리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42
엄마가 어린 두딸에게 클라이언트를 만나야 해서 놀아줄 수 없다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눈을 크게 뜬 어린 딸은 입을 삐죽거리면 묻는다. "나는 언제 클라이언트가 될 수 있어요?"

44
여성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일할 기회가 아니라, 집에 머무는 것과 일하는 것 사이에서 진정한 선택권을 갖는 것이다

일은 일 이외의 삶을 잠식한다. 일 이외의 삶은 일하는 삶보다 더 많은 것을 제공한다

2 일이란 무엇인가?
51
카를 마르크스에 따르면, "작곡과 같이 진정으로 자유로운 일이야말로 동시에 가장 진지하고 가장 맹렬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 사람들이 온갖 불평속에서도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사실 그 삶이 가장 쉽고 큰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52
때로 우리가 어렵거나 불쾌한 활동, 혹은 우리가 특정 시간에 하고 싶어하지 않는 활동을 일이라고 부른다.

57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노동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거나 필요한 물건을 다루는 일을 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어떤 깨달음도 얻지 못하는 하인의 일과 같다고 생각했다.

노동과 일은 두 가지 요인에 의해 구분된다. 첫째, 노동은 일에 비해 육체적 노력과 더 크게 관련된다. 둘째, 노동자와 노동 대상의 관계는 일하는 사람과 그 대상과의 관계와 다르다. 이것은 일하는 사람과 노동자의 정의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서 노동자의 첫번째 정의는 "봉사 행위로서, 혹은 생계를 위해 육체적인 노동을 행하는 사람"인 반면 일하는 사람의 첫번째 정의는 "만들거나 창조하거나 생산하거나 고안해내는 사람"이다.

프리드리히 앵겔스는 일이 한 개인에 의해, 그리고 개인을 위해 행해지는 것인 반면, 노동이라는 단어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거나 행하는 데 대한 개인의 기여를 암시하기 때문에 사회적인 용어라고 말했다. 일은 노동의 산물을 나타내는 명사이지만, 노동은 일하는 사람들을 나타내는 명사이다.

60
우리가 시시포스에게 자유를 주고 "당신이 원할 때마다 언덕 위로 바위를 밀어올려도 된다"고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 시시포스는 건강을 위해 계속해서 바위를 밀어올릴지도 모른다

3 일의 역사
65
기원전 4세기 역사가인 크세노폰은 "사람들이 생의 좋은 것들을 누리는 대가로 지불하는 것이 일"이라고 기록했다

73
태만은 우리가 이해하는 것처럼 게으름에 대한 비난이 아니며, 일의 가치에 대한 긍정도 아니다. 태만은 일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을 말한다.

77
중세시대에는 일은 사람들의 신분을 확인시켜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잠재적인 미덕 및 악덕과 동일시되는 것으로 가정되었다. 사제들은 여인숙 주인, 목욕탕 주인, 선술집 주인에게서 색욕의 징후를 감시하도록 지시받았다. 요리사들은 잠재적인 폭식가였으며, 접시 닦는 사람과 세탁부는 불결한 것과 접촉한다는 이유로일반적인 의심을 받은 동시에 일의 모든 범주 가운데 최하층에 가까운 위치를 차지했다.

12세기에 이르러, 그 사람과 직업을 동일시하는 성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베이커, 스미스, 카펜터, 골드스미스 등등

81
고대인들에게 프로메테우스는 인류를 고된 노동으로 몰아넣은 사기꾼이었지만,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면 인류가 운명을 붙잡을 수 있도록 허락한 영웅이 된다

82
14세기의 피렌체는 우리에게 세계를 만들어내고 자연의 형태를 바꾸는 창조자로서의 인간, 즉 호모 파베르의 이미지를 선사했다. 르네상스인은 스스로의 정신과 형혼, 육체와 두 손을 훈련시켜 아름답고 가치 잇는 것들을 만들어냈다. 만약 종교가 중세의 아편이었다면, 창조성과 미는 르네상스 시대의 각성제였다.

15세기 철학자이자 건축가인 레온 바티스다 알베르티는 최초의 보편인, 혹은 르네상스인으로 여겨졌다. 그는 삶이란 어떤 일이 벌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 객체(신본주의)에서 주체(인본주의)로의 전환이 르네상스 시대의 핵심인 듯

85
1536년 영국의 헨리 8세는 "늙고 도와줄 가치가 있는 거지들"을 제외한 모든 이들의 구걸을 금지했다(구걸허가증의 발행)

87
모든 일이 신의 명령이라는 생각은, 일이 아무리 고통스럽고 불쾌하며 보수가 적더라도 누구나 자신의 일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보증해주었다.

88
고대인들은 일을 강제적인 것이자 저주로 보았다. 중세 가톨릭교회는 일에 단순한 위엄을 부여했다. 르네상스의 인문주의자들은 일에 매력을 부여했다. 그러나 신교도들은 일의 의미와 정체성, 구원의 징표를 찾는 과정으로 만들었다

4 일에 대한 낭만적인 환상
102
루소는 인류가 타인의 노동으로부터 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부터 일의 황금기는 끝났다고 믿었다.

> 태고 이래로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이 나뉘어져 왔는데, 이 진술이야말로 낭만적인 환상이 아닌가

105
당대의 르네상스인이였던 윌리엄 모리스는 일이 삶의 빛이 될 수도, 혹은 삶의 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둘의 차이점은 첫번째 경우에는 희망이 있는 반면, 두번째 경우에는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가치 있는 일은 휴식의 즐거움에 대한 희망, 일을 통해 만든 것을 사용함으로써 느끼게 되는 즐거움에 대한 희망, 그리고 일상적인 창조의 기능에서 느끼는 즐거움에 대한 희망을 수반한다"

108
중세의 유일한 전문직은 대개 학자이자 법률가이자 의사였던 성직자들이었다. 전문직의 근저에는 세 가지 기준이 존재했다. 첫째, 모든 전문직은 공식적인 기술교육과 그러한 훈련을 확인시켜주는 일정한 제도적 인증 과정을 요구했다. 의사, 볍률가, 성직자는 모두 대학에 들어가야만 했다. 이러한 훈련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전문직의 문화적 전통을 숙지하는 것이다. 의사들은 해를 입히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배우고 법률가들은 의뢰인을 변호할 책임을 배운다. 두 번째 기준은 전문직에서 사용하기 위한 기술을 발전시켜야만 한다는 것이다. 세 번재로 전문가는 그 전문직이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게 이용되도록 보장하는 일종의 제도적 수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구성원들의 윤리적 행위를 보증할 수 있는 조직화가 이뤄져야 한다.


PART TWO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
5 일과 자유
115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일하러 갈 때 자신의 헌법상의 권리를 주차장이나 버스에 두고 간다.

117
노예제도는 필요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기 위해 일한다. 그러나 노예는 살아 있기 위해 일한다

131
존 로그와 애덤 스미스는 고용인들이 실제로는 자신의 생산물에 대한 대가로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스미스는 일꾼들이 자신이 만들어낸 상품이 아니라 일터에서 상실한 자유의 대가로 보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132
한 사람이 직업에서 더 적은 자유를 누릴수록, 더 많은 돈을 받아야 하는가? 현실은 정반대다. 표면적으로 더 많은 자유를 누리는 직업일수록 더 높은 지위를 나타내고  더 많은 돈을 받는 경향이 있다. 폴 퍼셀은 자신의 책 <계급>에서 한 사람이 직업에서 누리는 자유의 양이랴말로 임금보다 나은 계급의 지표라고 주장한다.

6 일꾼 길들이기
158
사람들은 집과 차, 그리고 고급 주방설비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자아의 침몰이라든지, 권위에의 복종 같은 작은 모욕들을 기꺼이 감수하고자 했다. 그들은 직장에서의 자유를 시장에서의 자유와 교환하고자 했다

7 노동의 두 얼굴
160
드러커는 이윤을 지향하고 불가피하게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회사에, 인간의 열망을 충족시키고 산업 시민을 양성하는 무모한 책임을 부여하는데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는지도 모른다

> 비록 드러커의 책을 몇 권 읽어보지 못했지만 지금껏 읽어본 드러커의 책들을 생각해보면 공감되는 대목이다

163
라이트 밀스는 1949년 아서밀러의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의 주인공인 윌리 로먼이야말로 "일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덕분에 인생을 완전히 망친 사람"이라고 말했다.

> 어쩌면 일에서 어느 정도 성공하지 못했기에 아직 인생을 망치는 것으로부터 어느 정도 기회의 시간을 번 건지도

174
심리학자인 프레더릭 허츠버그는 직무만족과 직무 불만족은 서로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별개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직무 만족은 직무의 내용이나 본질적인 가치에서 비롯되는 반면, 일에서의 불만족은 대개 외적인 요인들에 의해 비롯된다.

> 구선생님이 칼럼에서 인용한 내용이기도 한데...어느 정도 공감되기는 하지만, 직무에서의 불만족 역시 직무에서의 만족의 반대 개념으로 존재할 수 있다.

183
알리 러셀 혹실드는 그녀의 책 <감정의 통제>에서 사람들이 제조업에서 소외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서비스업에서도 소외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제품을 생산하는 데 지적 능력을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이 만들어낸 상품으로부터 소외감을 느낀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서비스를 제공할 때 자신의 실제 감정을 항상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자신의 서비스로부터 소외감을 느낀다. 두 경우 모두, 그들은 자신의 존재와 아무 상관도 없는 무언가를 마지못해 생산하고 있다고 느낀다.

8 유망한 직장
189
오늘날 일에 관한 미사여구는 대부분 인기있는 경영서들과 프로그램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197
업무상 사교는 사람들에게 혼란을 줌으로써 직무관계에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 충성 같은 사회적 기준을 적용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업무상 사교는 업무도 아니고 사교도 아니다

204
일을 스포츠에 비유하는 것의 또 다른 이점은 그것이 극적으로 뛰어난 기술, 목적에 대한 고귀한 헌신, 그리고 완벽함에 대한 열망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206
경영 이론가들이 계속해서 발견하고 있는 일에 대한 또 다른 통찰은 만약 사람들에게 그들의 일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정보와 발언권을 제공한다면 그들이 인상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214
22개 조직의 260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가장 논의 불가능한 것으로는 '사장의 경영 방식'이 꼽혔다.

> 정말 진심으로 공감되는 조사결과가 아닐 수 없다

216
저변에 깔린 믿음은 만약 제도를 바꾸면 그 안에 있는 사람들도 변한다는 것인듯 하다. 그러나 대개는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들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9 배신하는 직장
231
노사 관계에 있어서 가장 큰 모순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용하는 것만큼이나 그 사람의 만족을 이용하기도 쉽다는 것이다

235
오늘날의 회사원들은 더 오랫동안 일하고, 더 큰 압력을 참아낸다. 어떤 이들은 마치 결승선이 없는 경주를 하고 있는 것처럼 느낀다. 그들의 유일한 희망은 경주에 남아 있는 것이다.

250
생물체 내의 시간 주기를 조사하는 시간 생물학자들은 체온과 신진대사율이 시간에 대한 개인의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예컨데 아이들의 체온은 더 낮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시간은 천천히 흘러간다. (...) 나이 든 사람들은 체온이 더 높아서 시간을 더 빨리 흘러가는 것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거의 모든 일이 바로 어제의 일처럼 느껴진다.

PART THREE 일과 삶
10 우리는 시간과 투쟁한다
248
중세 교회에서는 시간이 신의 소유라고 말했다. 고리 대금업자들은 시간에 기반하여 이자를 부과하는데, 신에게 속한 것을 파는 것은 금지되었기 때문에 고리대금업이 금지되었다. 태만도 죄악이었는데 우리에게 시간이라는 선물을 준 신은 우리가 그것을 잘 사용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262
고정할당 임금은 시간과 생산성 사이에 존재하는 모순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다시 할당량의 문제로 돌아간다. 만약 화이트가 여덟시간 동안 일해야 한다면 그는 여섯 시간 동안 생산하는 것과 같은 양만을 생산할 것이다. 외부적인 동기가 없이는 더 빨리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 진짜 문제는 근로자들이 다섯 시간동안 생산할 수 있는 양을 고용주들이 알게 된 이상, 이제 그들은 근로자들이 일곱시간 동안 일하면서 더 많은 양을 생산해주기를 바라거나, 혹은 더 많은 생산량을 얻기 위해 할당량이나 성과급을 올릴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 긴 노동 시간은 효용 체감을 가져온다. 노동 피로와 근로 동기에 대한 연구가 백 년동안이나 이루어져왔지만, 우리는 특히 비육체적인 노동의 경우, 한 사람이 특정한 날에 얼마나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아직도 명확히 알지 못한다.

> 무형의 생산물을 얻는 연구 개발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개개인별로 성과의 차이가 엄청나다. 결국 경험있는 관리자와 통찰력 있는 경영자가 필요하다.

273
결국 중요한 인물들은 시간이 없고, 덜 중요한 인물들은 시간이 더 많다

274
대면 시간은 고용인들이 실제로 일을 하기보다는 이미지 형성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의식이다.

11 여가와 소비주의
277
단어 레져는 라틴어의 리케레(licere)로부터 파생되었는데, 그것은 "허락되다"라는 의미이다. 영어에서는 마치 일이 생활의 기준인 듯 여가를 일에 빗대서 표현하고 있다. 즉, 우리가 일을 멈추도록 허락되었을 때가 여가라는 것이다. 영국의 수필가이자 자칭 일벌레인 G K 체스터턴은 여가가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다고 기술했다. 첫 번째는 무언가를 하도록 허락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도록 허락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아무 일도 하지 않도록 허락되는 것이다.

278
종교 개혁은 일을 강조하는 것과 함께 일요일을 지루한 날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 지루해서 다음날 일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하기 위해. 교회 가는 것이 지루하다는 것을 교단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또 다른 관점으로는 들뜬 기분을 일하기 수월하도록 차분하게 가라앉히려는 효과를 위해서라고도 할 수 있겠다.

284
일이 지루하거나 따분하거나 스트레스를 줄 때, 사람들은 때때로 여가조차 만족스럽게 즐길 수가 없다.

> 그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법이지

흥미로운 일을 하는 사람들은 흥미로운 여가를 추구하고, 지루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수동적인 여가에 만족하곤 한다

285
아마추어라는 단어는 라틴어 아마토르(amator), 즉 애호가라는 단어로부터 파생된 것이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은 아마추어를 무언가를 좋아하거나 애호하는 사람 또는 어떤 것에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 고로 진정한 프로는 아마추어 + 돈이 되는 것이겠지

290
프레드 히르슈는 <성장과 사회적 한계>라는 저서에서 사람들이 상품과 서비스로부터 얻는 만족은 그들 자신의 소비가 아니라 타인들의 소비에 의해 결정된다고 썼다.

294
실험 대상자들은 재미있는 퍼즐을 하도록 요구되었는데, 그들에게 그 대가로 외적인 보상을 지불하자 그들 역시 자신의 과업에 흥미를 잃는 듯 했다. 즉, 사람들은 이미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 추가적인 대가를 지불받으면 필요 이상의 것을 얻었다고 느끼는 것이다. 따라서 심리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사람들은 본질적인 보상과 과업의 의미를 평가절하하고 보수에 더 집중하게 된다

12 의미 있는 일, 그리고 행복한 삶
298
철학자 휴 무어헤드는 <삶의 의미>는 책의 저술을 위해, 250명의 작가와 학자들에게 "삶의 의미와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보냈다. (...) 작가 앤디 루니는 "내가 맛있는 프랑스 빵을 찾으려고 애쓰는 동안,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 휴 무어헤드에게"라고 썼다.

306
아마도 삶의 의미라는 문제는 우리가 가치있는 삶을 살았는지에 대한 판단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삶에서 행동하는 방식에 관한 문제인 듯 하다

에필로그 - 일은 삶의 질을 향상시켰는가?
324
일에서 겪는 고통은 타인들에 의해 비롯되는 경우가 많지만, 즐거움은 대개 우리 스스로 발견한다

> 결국 주도적인 삶이 중요하다는 거다


내가 저자라면

책은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 파트는 일의 역사와 의미, 두번째 파트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 세번째 파트는 일과 삶이다. 일이라는 것에 대해 모든 것을 저술하고 싶은 저자의 의도가 어느 정도 모범적이며 예측 가능한 순서대로 구성되어 있다. 일이 일단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일의 목적과 주체, 환경을 모두 따져봐야 한다. 자연히 직장과 조직의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삶과 인생이라는 본질과 일을 엮지 않을 수 없다. 일의 의미는 결국 인생의 의미로 확장되거나 부속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책 제목 그대로 일에 대한 여러가지 사실과 의견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직업과 직장으로서 일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이 책에 망라되어 있었다. 전대의 거인들이 남긴 일에 대한 명언과 사상 역시 유익했다. 하지만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메시지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책의 군데군데 저자 역시 일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주장들을 펼쳤지만, 그것들 중 무엇이 핵심 메시지인지는 불분명하다. 내 나름으로 정리해보자면 저자의 메시지는 결국 에필로그에 적은 대로 "일에서 겪는 고통은 타인들에 의해 비롯되는 경우가 많지만, 즐거움은 대개 우리 스스로 발견한다"라는 한 문장으로 압축될 듯 하다.

수월하게 읽기 쉽지 않은 책이었다. 책 안에 담겨 있는 좋은 내용들이 물 흐르는 듯한 독서경험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부분적으로 번역의 문제일수도 있겠다. 이런 현상은 뒷부분으로 갈수록 심해진 것 같고, 특히 마무리 부분은 더욱 읽기 힘들었다. 일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어야 한다는 압박감과 삶에 있어서의 일의 의미에 대해 어떻게든 결론을 내야 한다는 당위성이 느껴졌다. 하지만 일이라는 것에 대해 A-Z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정리한 전체적인 시도는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일과 관련된 글을 쓰게 될 때 언제나 레퍼런스로 참조할 수 있는 책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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