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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11일 16시 38분 등록

들어가며...

자유(?)독서가 시작되었다. 열심히 책을 읽고 초서까지 마치고 나니 기분이 상쾌하다. 첫 번째 책은 같은 외고를 다니는 9명의 학생들이 모여 쓴 『외고아이들』이었다. 인생은 마라톤이기에 아직은 그들의 인생을 단정짓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분명 출발이 좋은 아이들이었다. 책을 읽으며 여러 번 이들이 중간 레이스도 행복하기를, 결승점에서는 더욱 찬란히 빛나기를 바랐다. 똑똑한 학생들이고 열정이 넘치는 학생들이기에 먼저 자신들의 인생을 세우고, 그 다음에는 우리나라, 우리 사회에도 힘껏 기여해 주기를 바랐다.

그들의 치열함과 열정이 나에게도 조금 전염이 된 것 같아 책을 덮으며 참 뿌듯했다. 바라기는 그들의 영어 실력과 지식까지 전염이 되면 더욱 좋을 텐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마도 신은 열정만 전염되도록 만드신 지도 모른다. 지식과 능력은 그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더욱 큰 행복을 발견할 수 있기에 사람들의 몫으로 남겨졌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노력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열정만 전염되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열정은 도전의 씨앗이요 행복의 출발점이다.

이 책에 대한 나의 평가는 ★★★★ 이다. 다음은 한 줄 평이다.
“여러 학생이 글을 써서 다양한 견해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지만, 노다지를 캔 느낌은 없었다.”

■ 한국외대부속외국어고등학교(외대부속외고)에 대하여

한국외국어대학부속 외국어고등학교(이하 외대부속외고)는 경기도 용인시에 있어서 ‘용인외고’로 더 자주 불리는 것 같다. 용인시의 행정적 지원과 한국외대의 교육시스템이 결합된 최초의 관(官)·학(學) 협력 외고라 한다. 외대부속외고에 대하여 내가 처음으로 들었던 말은 앙드레 김 선생님께서 교복을 디자인했다, 수업 뿐만 아니라 모든 생활을 영어로 하는데 매점 아주머니까지 영어로 말씀하신다는 것이었다. 하하하. ^^
‘국제적인 어학영재 육성을 통한 세계경영인재의 양성’이란 목표 아래 2005년 3월 문을 연 신생 학교다. 올해 3월이면 개교한 지 만 3년이 된다.

국사와 국어를 제외한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된다. 영어상용화를 위해 EBC(English Based Campus)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데, 학교의 모든 공식적인 행사와 교내 공공 장소에서 24시간 영어만 사용하는 것이다. 이것을 어길 경우 스트라이크를 받게 되고 이것이 쌓이면 여러 가지 불이익이 있어서 학생들의 영어 항시 사용을 제도적으로 돕는다. 기숙사와 편의 시설 등은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고 한다. (2007년 여름에 외대부속외고에서 2시간짜리 특강을 진행했었는데, 그 때는 학교가 아닌 지방의 캠프장에서 해서 시설을 직접 보지 못했다.)

이 책의 저자들(총 9명)

신무양 : 신무양의 글은 깊고 정확했다. 글을 보고 그가 고등학생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수학에 대한 체험이 담긴 글 뿐만 아니라, 목표 설정에 대한 이야기 등 자기 관리에 대한 지혜도 들을 만한 게 많았다. 그가 많은 책을 읽은 독서가임은 글의 곳곳에 인용된 책의 등장으로 쉽게 알 수 있다.

김수현 :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원어 소설을 읽으며 영어 실력을 쌓아 온 이야기들을 잘 풀어내어 흥미롭게 읽었다. 이런 이야기들은 원론적인 이야기가 주지 못하는 시원함을 안겨다 준다. 가려운 등을 긁어주듯이 말이다.

정우영 : 초딩 때 싱가포르에서 3년간 생활했다. 중학교에서부터 따라 가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중1 때 중간고사는 전교 460명 중 128등이었다. 하지만 성실한 악바리가 되어 공부에만 전념했다. 스스로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고 표현할 만큼. 결국 외고에 합격했다.

황경호 : 초딩 때 1년간 캐나다에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황경호의 어머니의 교육 철학에 아주 공감했다.

■ 내 마음에 들어온 글 귀
페이지 순서가 아니라, 책을 읽으며 내가 중요하게 생각한 키워드에 맞추어 분류하여 옮겨 보았다.

[8] 우리는 아직 대학 입시를 치루지 않은 학생들이다. 아직도 우리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9] 순수하게 학생의 입장에서 우리가 겪었던 외고 입시에 대해, 그리고 외고 생활에 대해 우리의 생활을 진솔하게 엮어낸, 읽기 편안한 책으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독서

[16] 오승현
계속 환경이 바뀌어 혼자 있게 되는 시간이 많았던 초등학교 시절, 독서는 나의 가장 친한 벗이었고 그 취미가 나의 기본적인 상식과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61] 송진우
우선 아직 중학교에 들어가지 않은 초등학교 학생이라면 많은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초등학교 때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고 책 읽는 속도를 빠르게 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126] 김수현
부끄러운 사실이지만 중학교 다닐 때 난 셰익스피어를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와서 영어 독해 시간에 많은 것을 접한 후 문학에도 관심이 늘어났고 아는 것도 많아졌다.
→ 서른이 넘은 나는 아직도 셰익스피어를 읽지 않았지만, 부끄럽지도 않은 것은... 뭘까? ^^

[234] 오승현
남들은 요란을 떠는 논술이 내게는 꾸준한 독서량과 규칙적인 글쓰기 정도로도 가능한 것으로 생각될 뿐이다.

외고입시

[17] 오승현
외고 입시에는 중3 내신 비중이 가장 크다 그러므로 혹시 내신 성적 때문에 망설인다면 3학년 성적만 신경 써도 외고 지원을 할 수 있으니 열심히 하기 바란다.

[17] 중3 여름방학은 외고 준비 마무리 단계.

[21] 김수현
외고의 문을 두드린다는 것은 언어, 특히 영어의 벽을 넘어야 한다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21] 물론 영어 실력이 외고 입학의 필수요건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꼭 조기유학이나 과외 등의 힘을 빌지 않더라도 영어의 벽은 넘을 수 있다.

[56] 김진아
내신이라는 것은 특수 목적고에 지원할 때 입시성적에 반영되고 지원 자격에도 영향을 주는 요소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내신이 좋은 학생은 고등학교 수업의 기초가 튼튼하고 공부하는 자세가 비교적 잘 되어 있는 학생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공부 (분위기)

[18] 오승현
지금도 나는 좋은 공부 분위기가 모두에게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56] 김진아
공부하는 습관을 스스로 길렀다.

[177] 비록 생활은 힘이 들지라도 전국에서 모인 우수한 학생들과 한 학교 내에서 공부하고 경쟁한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뿌듯하고 기분 좋은 일이었고,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우수한 선생님들과 학생들과 함께 지내면 점점 나아지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188] 김진아
특목고는 확실히 ‘분위기’가 좋아서 가야 한다는 말.
공부하는 데 있어 주변의 분위기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처럼 주변에 휩싸여 놀고 싶은 유혹을 많이 받는 아이에게 분위기는 더욱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 면에서 외고 입학은 내가 고등학교 3년 동안 흔들리지 않고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 주는 원동력이 되리라 굳게 믿는다.

[189] 한 번 시험을 못 보았다고 결코 좌절하면 안 되는 것이 공부다.

내신성적 _ 송진우의 글(p.61~71)이 마음에 와 닿는다. 구체적이고 학교 수업을 중요시한 점도 좋다. 예습을 강조했고, 공부방법의 하나로 ‘교과서 정독과 다독’을 제시했다. 문제집을 활용하는 방법도 그 원리가 튼튼하다.

[66] 송진우
문제집은 시험이라기보다는 연습이기 때문에 속도를 내어 풀려고 하기보다는 개념을 확인하고 응용하는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 한 문제를 풀더라도 다섯 가지 보기 중에서 답만 찍고 넘어가기보다는 이것이 왜 답이 되고 저것은 왜 답이 안 되는지, 선생님이 이런 문제를 어떻게 변형시켜 낼 것인지 생각하는 것이다.

영어공부

_ 김수현의 영어공부 수기(p.21~34)를 벤치마킹해 보자.

[22] 김수현, 어린 시절의 “놀이같은 영어체험”
동화책의 그림이 너무 예뻐서 테이프를 틀어 놓고 동화책을 읽었다. 사실 읽었다기보다는 그림을 훑어보다가 테이프에서 한 페이지가 끝났다는 신호인 “뾰로롱” 소리가 나면 책장을 넘기곤 하였다. 공부를 싫어하던 내가 앉아서 책을 읽었다니 좀 신기한 일이지만 그런 식으로 한참 동안 영어 동화책을 읽다 보니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는 듯했다.

[28] 원어민이 아닌 이상 문법을 배우지 않고는 그 언어를 올바르게 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32] 나에게 있어 영어는 아주 서서히 조금씩 스며드는 그런 것인 것 같다. 천천히 조금씩 터득하긴 했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만약에 부모님께서 일방적으로 영어를 밀어붙이셨다면 오히려 영어가 재미없었을 것이다. 도리어 영어를 싫어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우리나라에 살면서 영어를 공부하려면 영어를 많이 접해 보는 기회가 필요하다. 그런 기회를 많이 제공해 주시고 조금씩 꾸준히 영어를 공부하게 해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84] 김진아
토종 국내파이지만 영어가 뛰어난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영어 학원을 꾸준히 다니고 영어책을 즐겨 읽는다.

수학공부

_ 신무양의 글은 깊다. 그리고 정확하다. 사실 고등학생이라는 사실에 놀랍다. 수학에 대한 체험이 담긴 글 뿐만 아니라, 목표 설정에 대한 부분 등 자기 관리에 대한 지혜도 들을 만한 게 많았다. 게다가 글도 잘 썼다. (p.35~52) 그가 많은 책을 읽은 독서가임은 글의 곳곳에 인용된 책의 등장으로 쉽게 알 수 있다.

[37] 신무양_수학 체험전 등을 통한 어린 시절 수학에 대한 흥미 갖기
비록 그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있지는 않더라도 직접 만지고 체험해 보면서 수학이라는 학문 자체에 보다 더 가까워질 수 있었던 기회들이었다. 그리고 더 놀라웠던 것은 시간이 지나고 그 냉용들을 공부할 때가 되자 이렇게 어릴 때에 쌓아 두었던 기억이 하나씩 살아나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이다.

[37] 수학체험전에 더해 권하고 싶은 것은 수학의 역사나 수학자들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이다.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동기 부여나 수학에 대한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38] “수학은 정의에서 시작하는 학문”이라고 어느 책에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사실 수학은 수많은 약속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러한 약속, 즉 정의나 정리들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나는 방금 ‘암기’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이해’라는 단어를 썼다. 정해진 약속인만큼 당연히 외워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나는 그전에 왜 그렇게 약속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정의, 정리 또는 공식은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약속된 것들이다. 그 정의를 고안했던 사람의 입장에 서서 왜 이렇게 되어야만 하는지를 이해한다면 외우는 것은 자연스럽게 될 수 있을 것이다.

[40] 수학 공부는 답을 맞히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고심해서 그 문제를 풀어가느냐가 중요하다. 비록 수학자는 아니지만 레오 톨스토이도 『안나 카레리나』라는 책에서 레빈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했다.
“수학의 기쁨은 진리를 밝혀내는 데에 있지 않고, 찾아내는 과정에 있다.”

[41] 생각하는 과정 자체가 다른 문제를 푸는 데에 하나의 패턴이 될 수도 있다.

[41] 잠시 쉬웠다가 다시 도전해 보라.

[43] 하루 하루 규칙적으로 해나가는 것은 특히 수학 공부에서는 몇 번을 강조해도 좋을 정도로 매우 좋은 습관이다.

[45] 계획을 세울 때에는 몇 시간 동안 공부하겠다고 시간을 계획하는 것보다 얼마나 어떻게 공부하겠다는 내용을 계획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47] 선행학습이 위험한 이유는 학습 속도를 빨리 내느라 자칫 정말 중요한 개념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공부했던 방법을 소개해 볼까 한다. 나 같은 경우는 수학책을 하나 사서 처음부터 끝까지 일사천리로 공부하는 것보다는 난이도별로 서너 권을 한꺼번에 구입해 공부했다. 한 권을 끝까지 빨리 풀어내는 게 아니라, 같은 주제별로 여러 권을 동시에 공부하는 습관을 갖도록 한 것이다.
→ 선행학습은 꼼꼼하고 차분하게 해야 함을 이 녀석을 통해 배운다. 기본이 중요한 학문에서는 속도가 아니라 깊이가 중요함을 상기하게 되었다. 영어에서는 이 방법이 어떨지?

주도성 (스스로 선택)

[94] 황경호
캐나다에 가기 전, 국내에서 공부할 것인지 캐나다에서 공부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부모님께서는 일방적으로 명령을 내리지 않고, 며칠간 시간을 주며 나로 하여금 직접 결정하도록 하셨다. 나는 여러 가지 정보를 알아보고 고민을 한 후, 스스로 캐나다를 선택하게 되었고, 생활하면서 간혹 이곳 생활이 힘들어도 내가 선택한 것이기에 참고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었다. 그래서 지금도 누군가가 해외유학을 보내야 하는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물어보면, 억지로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서 해야 효과적이라는 말씀을 드리곤 한다.

[203] 유경희의 ‘눈물겨운(?) 에세이 정복기’
혼자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그 다음 날 점심시간에 에세이 담당선생님이셨던 로날드 선생님을 찾아갔다. 쭈뼛거리며 교무실로 들어선 나를 선생님께서는 반갑게 맞아 주셨고 자초지종을 말씀드리자 흔쾌히 도와 주시겠다고 하셨다.

마인드 & 태도

[111] 정우영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들보다 잘할 수 있을지 자신감이 없어질 때도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나는 항상 미련한 곰처럼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언젠가는 노력에 대한 보답이 올 것을 알기에.....

[97] 황경호, 캐나다에서 담임선생님의 배려
수학을 잘하던 나에게 다른 학생보다 더 잘할 수 있도록 심화문제를 매주 내어 주셨고, 내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친구들 앞에서 칭찬해 주셔서 나의 기를 복돋워 주셨다.

외고인들의 생활 & 학교 제도

[126] EBC (English Based Campus) 영어 상용화를 위한 정책(?)

[134]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한 번 외울 때마다 스트라이크가 한 개씩 지워진다.^^

[134] 우리 학교에서도 주요 과목인 국어, 수학, 과학을 배우고 국사, 도덕, 음악도 배운다. 특이한 점은 1인 1악기, 1 체육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139] 롤콜이 끝나면 허락을 받고 라운지나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거나 아니면 스탠드 등을 켜고 각자 방에서 2시까지 공부할 수 있다.

[140] 대다수의 학생들이 새벽 2시 전에는 잔다. 아침 6시 50분에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144] 규칙을 준수함으로써 운영되는 기숙사이지만 학생들은 어쩌면 한 수 위인지도 모른다. 그 무수한 규칙 틈에서도 이리저리 자유를 찾으니까 말이다.

[159] 기숙사 생활의 시작이자 중요한 관심사 중의 하나인 방 배정은 학기별로 새롭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방학이 되면 학생들은 모두 짐을 싸서 집으로 가져가야 한다. 그 동안 두 번에 걸쳐 짐을 싸면서 ‘방을 1년간 사용하게 되면 이런 고생은 안 할 텐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새롭게 만나게 될 룸메이트와 새로운 방에 대한 기대감이 거 컸기에 참을 만했다.
→ 부대에서의 전투준비태세가 기억난다. 자주 짐을 싸는 것은 쓸데없는 것을 간직하거나 정리를 제대로 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160] 아침에 일어나는 습관에서부터 잠잘 때의 버릇까지 서로 속속들이 알 수 있는 친구를 고교시절에 여섯 명이나 사귈 수 있다는 것은 공부 이외에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일 것이다.

[168] 정말 놀 때는 놀고 공부할 때는 미친 듯이 공부하는 외대부속 외고인들이다. 공부를 할 때는 정말 모두가 내가 아는 친구가 아닌 딴 사람이 되어 버리는 것 같다.

[182] 지난 1년 동안 내가 걸어온 길을 돌이켜 보면 공부만 해야 하는 일반 고등학교에 다니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외고에 온 것이 무척 다행스럽다.

[187] 한 시간에 한 과씩 나가는 『맨큐의 경제학』은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엄청난 집중력을 요구했다.

[213] 신무양
시험 기간 중에는 기숙사에 마치 아무도 없는 것처럼 정말 조용하다. 거의 예외 없이 모든 학생들이 시험에 집중하기 때문에 놀아서 성적이 나쁜 경우보다는 대회 준비, SAT 준비 등과 어떻게 시간 관리와 우선순위 배정을 잘했느냐가 결과를 좌우한다.
→ 우선순위 배정이 단순히 가치만으로는 되지 않는 경우다.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는 것이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결과도 좌우한다.

[252] 유경희, EC(extra curricular)에 대한 지론
보여주는 것을 지나치게 의식하게 되면 좋은 성과를 내기도 힘들 뿐더러 본인도 쉽게 지친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정말로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하지 않으면 바쁜 학교 공부에 치여 중도에 포기해 버리기 십상이다. 봉사활동에서도 그랬듯이 EC 활동에서도 나의 원칙은 ‘원리원칙에 충실하자’였다. 고등학생들이 EC 활동을 하는 본래의 목적이 무엇인가? 명문대 진학? 아니다. 교과서 외의 다양한 체험을 통해 자신만의 흥미와 재능을 찾고 그것을 표현하고자 함이다. 원칙에 충실하면 결실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260] 송진우
일단 경시대회에 참가를 하면 이 대회에서 반드시 상을 타겠다는 굳은 의지가 필요하다.

[261] 수상도 중요하지만 준비 과정 또한 중요하다. 친구들과의 단결, 배려, 자신감, 인내심 그리고 내가 모르고 있었던 또 다른 재능을 발견하게 된 것이 내가 경시대회를 통해 얻은 것들이다.

[266] MUN(Model UN)은 모의유엔대회로 학생들이 실제 UN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를 바탕으로 토론을 하는 것이다.

[274] 정우영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잠자는 시간마저 줄여가면서 쉬지 않고 공부만 하는 아이들이 절대 안다. 영화도 많이 보고 친구들과 어울려 농구도 하고 잠도 충분히 자며 공부한다. 나는 요즘도 나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기 위하여 매번 조금씩 다른 스타일로 시도해 보고 있는 중이다.

[275] 정우영
자주 생각하는 것인데 정말 우리 학교에는 다양하고 특이한 아이들이 많이 모인 것 같다. 공부는 다들 잘하지만 모두가 모범생은 아니란 말이다.

특목고에서의 대학진학 _ 정우영의 얘기(p.217~227)을 잘 새겨 두고 정보도 숙지하자. 그리고, 김연지의 SAT, AP, 토플에 대한 얘기(p.277~284)도 기억해 두자.

[209] 신무양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매우 중요한 GPA는 학생이 학교 공부에 얼마나 성실했는지 판단하는 가장 좋은 척도이다. 미국 대학을 응시할 때 GPA가 낮으면 다른 특별활동이나 SAT, AP 점수가 높아도 입학 사정관의 눈에 띄기 어렵다. 이렇듯 GPA는 아주 기본적인 판단기준이기 때문에 소홀하게 관리해서는 안 된다.

[214] 신무양
우리 학교 같은 외국어 고등학교에서 좋은 내신 혹은 GPA를 받기 힘들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GPA에만 시간을 쏟기에는 AP나 SAT 또한 매우 중요하고, 그 외에 동아리 등의 과외 활동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반의 경우에도 SAT 등 미국 대학시험을 준비하지 않을 뿐 수시전형을 위해 경시대회 등 많은 외부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데다 모든 학생이 내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 오히려 내신성적 관리의 부담감은 훨씬 더 크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환경이 우리 앞을 가로막는 벽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조금 더 어렵기는 하지만 그만큼 얻는 것도 더 많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218] 뉴 아이비즈
아이비리그가 최근 학생들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25개 명문 대학을 가리키는 ‘뉴 아이비즈’로 명칭이 바뀌었다.

[219] 정우영
무조건 아이비 리그를 선택할 것이 아니라 나의 미래에 대한 목표를 분명히 설정하고 이와 맞는 대학을 잘 따져 진학의 방향을 설정해야 유학에서 실패할 경우가 줄어든다. 그러려면 미국에 대학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232] 국내의 각 우수 대학들은 글로벌 전형을 강화하고 있는데, 연대의 언더우드, 이대의 국제학부, 고대의 글로벌 인재 전형이 그러하다. 카이스트나 포항공대는 공대라는 특성상 이과 학생을 원하지만 동시에 글로벌 인재를 원한다는 점에서는 다른 대학들과 같다.

[234] 오승현
정리해 보면 2008학년도 새 대학입시 제도가 시행되면 특목고의 경우 현재보다 국내 대학 진학이 불리해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우리와 같은 특목고 학생들에게는 국제학부나 글로벌 전형, 수능 100% 전형 등 내신을 우회할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다. 게다가 1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논술 지도를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내신성적을 상쇄할 수도 있다. 내신을 걱정하지 않아도 좋은 대학에 진학할 길이 다양하게 열려 있다는 말이다.

학부모의 역할

[288] 김연지의 아버지 김춘직
부모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자녀의 건강을 챙겨주는 일과 학습이나 자기계발 활동에 필요한 것들을 도와 주기 위한 정보 수집이다.

[291] 김춘직
자기 자녀에게 맞는 정보를 구하고 고르기 위해서는 먼저 자녀에 대해 좀 더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성격, 끈기와 노력하는 인내심, 자립심, 적극성, 사회성, 발표력, 취미와 특기, 적성, 체력 등을 파악하고 가족 구성원들과의 관계 및 재정적인 문제 등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
→ 이러한 자녀의 특성을 어떻게 파악해야 하는냐가 문제지...

[292] 김춘직
자녀가 좋아하는 과목과 미래에 하고자 하는 직업에 대하여 자주 대화하고,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객관적으로 자녀의 능력과 소질을 파악하여 진로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292] 자기 자녀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정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자녀의 능력과 소질, 관심 분야 등은 무시한 채 주변의 분위기에 편승하여 이것저것 오락가락하게 된다.

[293] 사춘기 시기의 자녀를 부모에 맞추어 키우거나 과욕을 부리면 갑자기 부모와의 대화가 단절되기 쉽다. 따라서 사춘기 전에 미리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자녀로 키워야 한다. 스스로 자신의 일을 처리해 나가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 조금 원론적이고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

[294] 김춘직
부모가 원하는 대로가 아닌 자녀가 원하는 대로, 잘 모를 때는 골고루 해 볼 수 있게 하되 방법을 너무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지 말고, 틀리더라도 자기 스스로 잘못된 점을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학습이라 생각한다.

[296] 김춘직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평생 할 수 있고 잘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목표를 항상 마음에 새겨서 거기에 맞춰 준비하고 필요한 능력을 키워라.

→ 김춘직 아버지는 자녀의 재능과 특성, 흥미를 파악하여 그것을 계발할 수 있도록 기회와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강조했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의 일을 해결해 나가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297] 정우영의 아버지, 정해중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이란 큰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중간 목표를 다시 수립한 후 그것을 달성하며 얻는 짜릿한 느낌을 맛볼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298] 어렸을 때부터 확고한 자신의 인생 목표를 갖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에 소박한 단기 목표를 먼저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노력해 나갈 수 있도록 아이를 격려해 보자.

[299] 달성할 경우엔 많은 칭찬을 해 줘야 함은 물론이고 만약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에도 열심히 하는 태도를 보여 주었다면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해 주어야 한다. 부모가 아이의 실망에 대해 따뜻하게 감싸주지 못한다면 이 아이는 누구에게도 맘을 열 수 없을 것이다.

[300] 흔히 공부를 마라톤에 비유한다. 아이가 시험을 망쳤거나 뜻대로 되지 않아 힘들어 할 때마다 ‘넌 마라톤을 하는 중이야’라고 매번 일깨워준다. 단거리 경주라면 자칫 0.1초 늦은 출발로도 만회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지만 마라톤은 남을 너무 의식해도 안 되고 자기의 페이스관리를 잘해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정해중 아버지는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능력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305] 황경호의 어머니, 이영신
기회가 있음은 알려 주되 가느냐, 안 가느냐에 대한 선택은 아이에게 맡기기로 하였다.(위임)
스스로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먼저 가 있는 이종사촌들에게서 캐나다 생활의 좋은 점과 힘든 점에 대해서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고 조기유학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는 물론, 일부에서 나타나는 역효과에 대해서도 여러 정보를 찾아 제시해 주었다.(지원)
→ 1) 선택권 위임, 2) 훌륭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원 및 조언, 3) 존중의 과정이 아주 훌륭하다.

[306] 무엇보다도 오랫동안 부모나 친구들과 헤어져 있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 스스로 견뎌낼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조언)
“엄마, 아빠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가는 사람은 바로 너이니까 네가 주인공이 되어 선택하면 되고, 엄마, 아빠는 너의 선택을 존중할거야.”

[307] 자신의 의지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최대의 효율을 나타낸다.

[307] 요즈음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외고반 ․ 과학고반 등으로 방향을 설정해 준비를 시킨다고 하는데 이는 자신의 진로를 현명하게 결정하는 데 있어서 최소한의 체계적인 탐색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위험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이것은 아이의 선택이 아닌 부모의 의지에 의한 선택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309] 나는 아이가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성장해 가면서 사회질서나 도덕을 준수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부모의 유도나 강제가 필요하지만 진로와 진학 등 자신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부모는 단지 정보 제공자요 안내자일 뿐, 선택권은 아이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그럴듯하게 포장된 부모의 욕심이 지나치면 아이의 무한한 잠재능력을 제한하게 되는 우를 범할 수 있고, 의미도 모른 채 억지로 하는 것과 본인의 의지에 따라 스스로 하는 것은 결국에 가서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 이영신 어머니는 모든 선택을 아이가 스스로 하도록 하는 것을 강조했다. p.304에 나오는 영어학원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아이가 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할 때 자칫 영어를 공부로 인식할까봐 잘 설명해 주어 아이가 스스로 과제를 내 주지 않는 학원으로 등록하게 유도한 것은 매우 훌륭한 자녀교육 같다. 또한 학교 생활로 인해 정보 입수에 불리한 자녀들에게 유익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되 결정은 철저히 아이에게 맡기는 철학도 훌륭하다. 교육 철학과 정보 수입이라는 현실적인 행동을 잘 결합시킨 글이 마음에 와 닿는다.

■ 『외고아이들』을 읽고 & 내가 저자라면

자신의 일에 열심히 몰두하는 모습은 어떤 자연경관 못지않게 아름답다. 가수 양희은 씨는 송창식 씨와 김민기 씨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며 ‘남자가 노래하는 게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단다. 나는 이제 막 외대부속외고에 다니는 9명의 고등학생들이 쓴 『외고아이들』을 읽고 초서를 끝냈다. 그리고 양희은 씨와 비슷한 생각을 했다. ‘학창 시절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나는 학창 시절을 본업에 성실하지 못한 채 보내버렸다. 학생의 본업은 ‘공부’인데 공부보다는 농구나 당구에 빠져 지내거나 목표 없는 생활로 시간을 낭비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스스로를 비하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지금의 내 모습에 만족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다만, 10대를 아름답게 보내고 있는 그들이 멋져 보였다. 내가 아름다운 10대를 보내지 못해 아쉬운 것도 아니다. 그런 아쉬움을 오락실에서만 느껴도 충분하다. 오락실에서 슛팅게임을 하는데, 첫 번째 스테이지에서 실수로 비행기 한 대가 죽어버린 후, 두 번째 비행기로 여섯 번째 스테이지까지 꿋꿋히 승승장구할 때는 이런 아쉬움이 든다. ‘아! 첫째 판(오락전문용어다)에서 죽지 않았더라면, 오늘 점수 신기록 세우는 건데...’

인생에서도 이런 아쉬움이 들 수 있지만, 훌륭한 생각은 아닌 것 같다. 인생에서는 자기만의 주관적인 시간표가 있기 때문이다. 나와 전혀 다른 10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외대부속외고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느끼는 것은 나는 왜 저런 학창 시절을 보내지 못했지, 라는 후회가 아니라 지금이라로 저들이 보여 준 아름다움을 내 삶에도 조각해야지, 라는 힘찬 다짐이었다. 이들의 치열함과 나의 삶을 비교해 보면 나는 게으름의 극치를 달려가고 있었다. 이런 게으름을 날려 버리고 열렬한 정신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던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기특한 10대들은 1학년 때부터 원서로 공부를 한다. 대학에서 배우는 경제학과 화학 등의 교재도 원서다. 『맨큐의 경제학』은 한 시간에 한 과씩 진도를 나간다. 대학교에서 번역본으로 보면서도 두꺼워 책의 1/3도 제대로 읽지 못한 대목이 떠올라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이들은 학교 공부뿐만 아니라, 과외활동, 봉사활동, 각종 경시대회 참가 등 초인적인 힘을 요구하는 학교생활을 잘 헤쳐 나가고 있었다. 게다가 내신관리나 AP, SAT 준비 등은 대학 입학을 위해서 철저히 준비해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1인 1악기연주, 1체육제도 등이나 제2외국어까지 공부하는 그들을 보며 미래의 훌륭한 인재로 자라주기를 기대하기도 했다.

나는 이 책을 6개월 정도 일찍 읽었어야 했다. 지난 해 7월에 이 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2시간 특강을 진행했었기 때문이다. 당시에 이들을 잘 알지 못한 채 강연을 한 것 같아 얼굴이 붉어진다.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들은 이미 알고 있었으리라.
강연의 후반부에 나는 마음속의 말을 던졌다. 대한민국의 훌륭한 인재가 되어달라는 말을 했다. 정약용 선생님의 목민 사상을 곁들여 했던 이야기가 학생들 몇 명에게 잘 전달이 되었나보다. 강연이 끝난 후에 20~30명이 강당 앞으로 뛰어와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명함을 받아가기도 했다. 전체 인원에 비하면 적은 인원이지만 인생 선배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 것 같아 당시에 고마움을 느꼈던 것이 기억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소감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본다.
1. 인생의 후배들이 약진하는 모습은 도전과 자극을 준다.
이들은 매년 약진하는 학생들이었다. 문자 그대로 빠르게 진보하고 있었다. 나의 모습을 돌아보며 게으른 부분은 성실함으로 채워야했다. 새해부터 매일 영어공부를 하겠다고 계획만 세워둔 채, 열흘이 지나도록 한 번도 실천하지 못했는데, 오늘(1월 11일)은 40분 동안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시작했으니 꾸준히 이어가리라. 수년 전에 살짝 공부하다 그만 둔 중국어 공부도 올해 내로 시작하여 기초 회화 수준까지는 닦아 두어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나의 전문성을 위한 공부를 해야겠다. 3월까지 『다중지능』과 『쓴소리』를 읽기로 마음 먹었다.

2. 인생이든 공부든 함께 하는 사람들과 좋은 분위기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2008년의 첫날에 도봉산에 올라 일출을 보았다. 겨울 산행이 처음이었지만 별다른 고생 없이 다녀올 수 있었다. 함께 오른 분들이 산을 자주 타는 분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당연히 내가 라이트를 가지고 오지 않을 줄 알고 미리 챙겨오셨다. 전 날에는 추울 테니 복장을 제대로 갖추고 오라고 여러 번 당부를 했기에 나는 그들의 지침(!)을 최대한 지키고 도봉산으로 향했다. 하지만, 배낭에 파카를 넣어오라는 얘기는 영문을 몰라 가져가지 않았다. 배낭의 파카는 정상에 올랐을 때, 갈아입기 위한 것이었다. 오를 때 입은 외투는 땀에 젖어 빨리 갈아입지 않으면 추위가 찾아 온다는 말을 듣고서야 이해했다. 이렇게 겨울 산행에 대하여 무지한 나였지만, 함께 한 이들이 전문가들이었기에 나는 그 수준에 비슷하게 맞추어 고생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내려올 때 구두를 신고, 정장용 긴 코트와 청바지를 입은 3명의 일행들을 보았다. 그들은 가방도 없이 오른 걸 보니 보니 나 같이 겨울 산행을 처음 한 듯 했다. 그들 중 등반을 좀 해 본 듯한 사람들은 없었다. 날씨가 꽤 추웠던 날인데, 그들의 고생이 만만치 않았으리라. 주변에 누가 있는가가 나의 수준을 결정하는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예이다.

이것은 공부를 할 때에도 마찬가지인가보다. 송진우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비록 생활은 힘이 들지라도 전국에서 모인 우수한 학생들과 한 학교 내에서 공부하고 경쟁한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뿌듯하고 기분 좋은 일이었고,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우수한 선생님들과 학생들과 함께 지내면 점점 나아지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p.177)
좋은 사람들이 모이면 그들은 좋은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에 대한 학생들의 언급도 자주 등장한다.
“지금도 나는 좋은 공부 분위기가 모두에게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오승현, p.18)
"공부하는 데 있어 주변의 분위기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처럼 주변에 휩싸여 놀고 싶은 유혹을 많이 받는 아이에게 분위기는 더욱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 면에서 외고 입학은 내가 고등학교 3년 동안 흔들리지 않고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 주는 원동력이 되리라 굳게 믿는다." (김진아, p.188)

3. 자기만의 공부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삶에서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승부해야 한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잠자는 시간마저 줄여가면서 쉬지 않고 공부만 하는 아이들이 절대 아니다. 영화도 많이 보고 친구들과 어울려 농구도 하고 잠도 충분히 자며 공부한다. 나는 요즘도 나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기 위하여 매번 조금씩 다른 스타일로 시도해 보고 있는 중이다.” 정우영 학생의 말이다. 자신만의 공부 방법을 찾기 못하고서는 절대적인 시간 부족의 상황에서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없다. 외고에서는 모두들 열심히 공부한다. 신무양 학생의 말을 보자.
“시험 기간 중에는 기숙사에 마치 아무도 없는 것처럼 정말 조용하다. 거의 예외 없이 모든 학생들이 시험에 집중하기 때문에 놀아서 성적이 나쁜 경우보다는 대회 준비, SAT 준비 등과 어떻게 시간 관리와 우선순위 배정을 잘했느냐가 결과를 좌우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자기 관리 요령과 나만의 공부 방법을 발견하여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4. 자녀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자녀들이 자기 인생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돕고, 지원하며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황경호 학생과 그의 어머니가 멋진 사례를 보여주었다.
“나는 아이가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성장해 가면서 사회질서나 도덕을 준수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부모의 유도나 강제가 필요하지만 진로와 진학 등 자신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부모는 단지 정보 제공자요 안내자일 뿐, 선택권은 아이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그럴듯하게 포장된 부모의 욕심이 지나치면 아이의 무한한 잠재능력을 제한하게 되는 우를 범할 수 있고, 의미도 모른 채 억지로 하는 것과 본인의 의지에 따라 스스로 하는 것은 결국에 가서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황경호 어머니, 이영신 씨)

5. 영어든, 수학이든 어린 시절에 흥미를 갖는 것이 가장 좋은 출발점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수학도사 신무양은 초등학교 시절의 수학경시대회나 수학자들의 전기 등 수학에 관한 흥미있는 책을 읽으라는 추천을 했다. 국내파임에도 좋은 영어 실력을 자랑하는 김수현 학생은 어린 시절의 “놀이같은 영어체험”이 영어 학습에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동화책의 그림이 너무 예뻐서 테이프를 틀어 놓고 동화책을 읽었다. 사실 읽었다기보다는 그림을 훑어보다가 테이프에서 한 페이지가 끝났다는 신호인 “뾰로롱” 소리가 나면 책장을 넘기곤 하였다. 공부를 싫어하던 내가 앉아서 책을 읽었다니 좀 신기한 일이지만 그런 식으로 한참 동안 영어 동화책을 읽다 보니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는 듯했다.“(김수현)

5가지 정도로 글의 소감을 정리해 보았다. 이 외에도 외고에서의 기숙사 생활 등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9명의 서로 다른 학생들이 글을 썼기에 중복되는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외고 진학을 꿈꾸고 있는 이들에게는 큰 오점은 아니다. 오히려 이런 저런 선배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유익한 점으로 보인다. 각자가 자기가 쓰고 싶은 내용을 담당했겠지만 꼭 알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기 위해 서로 아이디어를 주고 받았을 것이다. 이 책은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1) 특목고 들어가기, 2) 외고인들의 난중일기(학교생활), 3) 특목고에서의 대학진학, 4) 학부모의 역할로 구분하여 각 챕터마다 여러 학생들이 풀어냈다. 학부모의 역할이라는 챕터가 조금 생뚱맞긴 하지만, 이 역시 외고 진학을 희망하는 자녀들의 부모들은 반가운 이야기였을 것이다. 하지만, 다소 원론적으로 풀어낸 분도 계셔서 조금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내가 저자라면

『외고아이들』은 여러 명의 저자가 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낸 방식이다. 이런 류의 책들의 유익은 다양한 주장과 사례를 담고 있어서 독자들에게 이런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적용할 만한 원칙을 스스로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보편적으로 검증된 원리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기에 독자들의 실험 정신이 필요한 대목이다. 독자들의 실험을 돕기 위해 각 장의 끝에 요약 및 체크하기 등의 코너를 두면 좋을 것 같다. 학생들의 공부 수기 같은 경우는 공부했던 문제집을 정리해 두거나 신무양 학생 같이 수학공부의 지침을 설명한 경우에는 지침의 제목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두는 식으로 말이다.

만약 내가 (저들과 같은 환경에 있는) 저자라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활용하고 싶다. 친구들에게 인터뷰를 하여 보다 다양한 외고인들의 생각을 담기나 설문 조사를 통해 외고인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모습들을 제시하는 것도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이를 테면, 외고 생활을 하며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나는 이래서 외대부속외고를 선택한다! 등의 질문들을 던져서 설문을 종합해 보는 것이다. 이것보다 의미있고 재밌는 질문들을 많으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내용들은 부록으로 덧붙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의 책이 유익한 이유는 이들이 특목고 입학 전문가가 아니라 특목고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기 때문인 것 같다. 현장에서 뛰고 있는 자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그러므로 책 속에는 즐기는 자의 함성이 있고 산을 넘기 위해 끙끙대는 신음소리가 들어 있다. 산 중턱을 힘차게 오르는 이들의 헐떡거림이 있고, 이들의 땀냄새가 스며 있다. 이것이 독자들에게 도전을 주고 힌트를 주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책을 쓰려면 그 책이 다룬 내용을 해결하지는 못했더라도 적어도 현장 속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넘어서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주제를 다뤄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저자들의 자격은 유효하다. 나 역시도 어떤 책을 쓰던지 유효한 자격을 갖추고 써야 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성공하는 10대들의 7가지 습관> 대원외고 워크숍을 잘 진행하기 위해 이 책을 읽었다. 앞으로도 청소년들과 교육학, 그리고 자녀교육에 관한 수십 권의 책을 더 읽을 것이다. 사실 책을 쓰겠다는 생각보다는 ‘제대로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고 있다. 이 분야에 대하여 책을 쓸 자신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내 문제를 해결하다보면 그것이 가장 훌륭한 글쓰기 준비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오늘은 나에게 유의미한 하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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