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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1일 23시 24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1-1. 라인홀트 노이만 호디츠(저자)

라인홀트 노이만 호디츠(Reinhold Neumann-Hoditz, 1926년생)는 하이델베르크와 함부르크에서 동유럽 언어와 슬라브학을 전공했다. 12년간 외교부 편집장으로 근무했고, 모스크바에서 라디오 통신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함부르크에 거주하며 자유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기자로서 많은 여행을 하면서 저자는 칭기즈 칸과 그 후손들의 발자취를 추적했다. 1966년 그는 아시아에 대한 자신의 보도를 출간했다. 『중국의 은밀한 전선』(Chinas heimliche Fronten)이라는 책이다. 그리고 로볼트 출판사의 로로로 시리즈 가운데 『호치민』, 『솔제니친』, 『흐루시초프』, 『표트르 대제』, 『예카테리나 여제』, 『이반 4세』를 썼다.

1-2. 배인섭(번역자)

배인섭은 1963년에 출생으로 중앙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독일 부퍼탈 대학에서 수학했다. 연구 논문으로 「하인리히 뵐의 앙가주망과 미학」「하인리히 뵐의 풍자 'ES wird etwas geschehen' 연구」「사실과 현실」등이 있고, 역서로는「위대한 보스 I, II, III」「칭기즈칸」「레고 스토리」등이 있다.


2. 메모해야 할 글귀들

칭기즈 칸의 평가에 대한 견해 충돌
바실리 베레슈차긴의 ‘전쟁의 신격화’라는 그림을 앞세워 황량한 중앙 앙시아의 사막에 퇴색한 해골들이 쌓여 만들어진 피라미드를 전생의 참상을 고발하듯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화가는 이 그림을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위대한 정복자들에게’ 바쳤다.

11-이러한 상황은 정치적 위치와 관련된, 역사적이며 동시에 현실적인 충돌로 이어졌다. 이 충돌은 러시아와 중국의 힘겨루기, 즉 서로 다른 방법으로 ‘자신들의’ 몽골을 선전하는 두 국가의 이념적 분열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또한 몽골인들 사이의 정치적인 입장 차이는 칭기즈 칸의 민족 의식적 유산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갈등을 반영하고 있다.

13-그러나 이후 그가 행사한 영향력은 전반적으로 지극히 반동적이었고, 낯선 나라들을 점령하는 쪽으로 작용했다. 그는 속국들의 민중에 대해 대량 학살을 자행했고, 그들이 만들어 냈던 물질적, 문화적 가치들을 파괴했다. 징기즈 칸의 약탈 전쟁은 결국 몽골 자체의 생산적인 힘을 퇴보시켰고, 몽골 민중을 무시무시한 고통 속으로 밀어 넣었다. 징기즈 칸의 활동이 갖고 있는 반동적인 본래의 모습을 부정하거나 중요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는 사람은 실제로 당의 기본 입장에서 벗어나 민족주의를 선동한다.

14-왜 중국은 몽골족의 지배와 만주족의 지배에 대하여 새로운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는가? 왜 하필이면 현 시점에 와서 고집스럽게 몽골족, 만주족, 한족의 종족간의 통일, 국가적인 통일을 부각시키려 하는가? 이런 모든 것이 경제 발전이라는, 현재의 내무, 외교 정책상 중심과제에 기인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는 여기서 더도 덜도 아니고 바로 깊이 감추어져 있는 영토 문제들에 주목해야 한다.

몽골비사
19-칭기즈 칸의 셋째아들 오고타이는 자신의 삶이 다해감을 느꼈을 때 몽골의 역사, 칭기즈 칸의 가문이 시조로부터 전개해온 역사, 그리고 아버지와 자신의 통치 시대에 대해 기술할 것을 명했다. [지배자의 근원]이라는 이 기록은 1240년에 완성된다. 이 글은 서사시의 성격을 띠고 있기는 하지만 칭기즈 칸의 가문과 어린 시절에 대해 값진 정보를 제공한다. 몽골의 모든 전기들은 바로 이 글에 근거하고 있다.

신성한 가문
26-역사적인 의미에서, 그리고 좁은 의미에서의 몽골은 타타르와 마찬가지로 몽골 핵심 지역의 동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칭기즈칸은 바로 그 몽골의 자손으로 태어났다. 몽골족은 오로콘 강, 오논 강, 케롤렌 강으로 이루어진 하천 지역에서 유목생활을 했고, 수많은 독립적인 씨족들(올로스, 즉 통치 영역)로 나누어져 있었다. 공통의 우두머리 없이 각각의 씨족들이 단독으로 살거나, 혹은 두 씨족이 함께 살았다. 그들은 계속해서 함께 전쟁을 하거나, 아니면 적대 관계가 되었다. 이전에도 이미 단일화 시도가 있는 했지만, 비로소 칭기즈 칸이 목축 부족, 사냥 부족, 어업 부족, 몽골의 하부 부족과 씨족들, 그리고 투르크-콩골 부족들을 한꺼번에 하나로 만드는 일을 이루어냈다. 농작물 재배는 몽골족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거대한 가축 떼의 먹이를 마렪야 하는 탓에 이 유목민들은 기름진 초지를 찾아 이곳저곳 옮겨 다니지 않을 수 없었다. 초원의 유목민들은 이동시에 소가 끄는 수레 위에 설치하는 둥근 가죽 천막(겔)에서 살았다. 옮겨 다니는 도중에는 수레 위 천막에서의 삶이 계속되었다. 여인들은 그 안에서 불을 지피고 음식을 준비했다. 연기는 천장에 개폐구를 달아 배출했다. 마치 한 도시 전체가 움직이는 듯 했다.

29-민족들의 문화 수준은 각기 달랐다. 몽골이 샤머니즘에 무한정 심취하고 있던 반면에, 몽골 서쪽은 민족들이 나이만과 케레이트는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를 신봉하고 있었다. 칭기즈 칸 역시 단호하게 앞을 향해 나아가는 동쪽 출신의 사나이였다. 활동력과 적극성을 지닌 사나이였다. 동방 세계를 전쟁으로 뒤덮기에 앞서 그는 자기 민족의 각 부족에게 그들이 갈구했던 일치감과 안정감을 선사했다.

30-[몽골 비사]는 다음과 같은 전설로 시작된다. “칭기즈 칸의 시조는 높은 하늘에서 잉태된, 운명적으로 선택된 늑대였다. 그의 배우자는 하얀 암사슴이었다. 그들은 텡기스 호수를 건너왔으며, 보르칸 칼돈 산의 오논 강 발원지를 정착지로 정했다. 그곳에서 그들은 바티치칸이라는 이름의 아이를 낳았다. / 동물들 상징적인 동물들은 이 세계에서 아주 중요한역할을 했다. 초원의 교활한 사냥꾼들인 늑대와 표범은 유목민들이 필요로 했던 전투적인 정신과 야생적인 힘을 형상화하고 있다. 그들은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자신들의 삶과 맞서 싸우려 했던 것이다. 인간의 사냥을 도와주는 매는 우정과 충성의 상징이다. 암사슴은 지상의 많은 민족들에게서 시조로 여겨진다. / 그는 ‘높은 하늘에서 잉태’되었다. 하늘(텡게리)은 세계를 관장하는 신 자체였다. 그리고 그것은 몽골의 지배자가 곧바로 신성과 결혐되는 것을 의미랬다. 보호자로서의 하늘에 대한 이러한 믿음은 유목민족들에게 특징적인 현상이었다.

31-밤마다 황금색으로 빛나는 어떤 남자가 가죽 천막의 지붕 구명으로 들어왔다. 그는 나의 배를 쓰다듬었고, 그의 빛은 내 몸속으로 들어왔다. 천막에서 나갈 때 그는 마치 노란 개처럼 햇빛, 달빛을 타고 기어올라 갔다.

테무친의 성장기
34-“그 아이는 태어날 때 오른손에 복사뼈 크기의 핏덩어리를 들고 있었다. 응고된 그 핏덩어리는 마치 빨간 색 보석처럼 보였고, 그 씨족의 샤면은 예수게이의 아들이 엄청난 전사가 되리라고 예언했다.

예수게이+허엘룬 = 테무친, 카사르, 카치온, 테무게 오드치긴 (4명의 아들)

37-그렇지만 어머니는 결코 용기를 잃지 않았다. 몽골 비사의 저자는 다음과 같이 칭송의 노래를 불렀다. “모자르 눌러 쓰고, 허리띠를 질끈 동여맸다. 오논 강을 위아래로 내달리며 열매는 따 모았고, 밤낮으로 아이들의 먹을 것을 마련했다.... 노간주 나무 조각으로 풀뿌리를 파냈고, 파와 양파로 아이들을 키웠다...” 아들들은 화살과 낚싯바늘을 가지고 가족의 생계 우지에 힘을 보탰다.

39-“왜 내가 이름도 없이 죽어야 하는가? 나는 나가야만 한다!”

42-테무친은 태양을 바라보며 공손하게 허리띠로 자신의 목에 감았고, 손으로 가슴을 쳤다.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림으로써 태양에게 자신을 제물로 바치고, 태에게 기도했다.

43-하늘과 땅은 내게 강함 힘을 주셨다. 위대한 힘 하늘에 의해 나는 점지되었다. 어머니 대지는 나를 이리로 보내셨다.
베테르 +칭기즈칸 = 조치

48-그는 ‘칭기즈’가 대양, 바다의 의미를 지닌 터키어 ‘텡기스’에서 파생된 말이며, 게다가 이에 상응하는 몽골 단어 ‘달라이’가 칭기즈 칸의 후계자들과 정신세계의 큰 인물들에 대한 칭호가 되었다고(달라이 라마) 주장했다. 대양. 이것은 몽골족의 전설을 품고 있는 거대한 바다, 즉 텡기스(바이칼) 호수인 것이다.

49-“내게 그림자 말고는 어떤 동료도 남아 있지 않았을 때 너희 두 사람은 나의 그림자였다. 너희들은 나의 영혼을 안정시켜주었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나의 영혼 속에 남아 있어야 하리라. 내가 종자 말고는 채찍조차 지니지 못했을 때 너희들은 그 종자였다. 너희들은 내 가삼을 안정시켜주었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내 가슴에 남아야 하리라! 이렇게 너희들이 처음부터 내 곁에 서 있었는데, 너희들이 여기 있는 이 모든 상급자들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단독 지배를 위한 투쟁
58-칭기즈 칸은 정치적인 현명함과 끈질긴 인내 그리고 자신의 결단을 옳은 것으로 보이게 만드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59-“어떤 자는 실제로 적으로 취급된다. 두려움에 떨면서 자신이 누구를 죽였는지, 혹은 어떤 피해를 주었는지 감추고 그것에 대해 침묵하는 사람이다. 여기 이 자는 그것을 감추려고 하지 않았고 오히려 나서서 밝혔다. 그는 함께 하기에 적합한 사나이이다.”

62-젊은 남자는 목이 잘리었다. 그러나 칭기즈 칸은 자신의 횡포를 정당화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개인적인 일을-그 타타르 인이 그저 자기 아내를 다시 보려 했을 뿐이라는 것은 분명한 일이다- 스파이 사건으로 탈바꿈시켰던 것이다.

64-국익을 위한 결혼은 유목민의 세계에서도 역시 앞날을 내다보는 정치의 특효 수단이었다.

65-“나의 왕이며 아버지시여, 무슨 일이 그리도 당신을 화나게 하여 나를 이토록 놀라게 하셨습니까? 수레의 두 손잡이 중 하나가 부러지면 소는 더 이상 그 수레를 끌 수 없습니다. 내가 당신의 그런 두 번째 손잡이가 아니란 말입니까? 두 바퀴 수레의 한 바퀴가 깨지면 그 수레는 더 이상 굴러가지 않습니다. 내가 당신의 그런 두 번째 바퀴가 아니란 말입니까? 나의 왕이며 아버지시여, 왜 당신은 지금 나를 비난하고 계십니까? 내게 사절을 보내 당신의 노여움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알려주십시오.”

68-“하늘에는 두 개의 밝은 빛이 있을 수 있다. 해와 달이 있으니, 그러나 지상에 어찌 두 왕이 있을 수 있겠는가?”

72-그러나 자모카는 체념하듯 거절의 뜻을 보였다. 그는 자기의 시대가 이미 흘러갔음을 알았던 것이다. “너의 동료가 되어야 했을 때 나는 그러지 않았다. 이제 너는 전 지역의 부족들을 제압했다.. 하늘이 네게 왕관을 내렸다. 이제 온 세상이 너를 맞을 준비를 하는 때에 내가 너의 동료가 된다고 한들 무엇을 얻을 수 있겠는가?” / 죽음을 당할 때 피를 쏟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블라디미르초프는 이것이 은총을 의미한다고 썼다. 샤머니즘의 관념에 의하면 인간의 영혼이 피 속에 있기 때문이다.

군사 국가의 발흥
78-“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은 야간 경비가 감독해야 한다... 화살 통 나르는 자들은 음료와 음식을 나누어 줄 때, 야간 경비부터 주어야 한다... 야간 경호원들이여, 너희들은 황금처럼 고귀한 내 생명을 가지고 있다.”
83-그는 자신의 새로운 주군에게 한 국가에 있어서 글을 갖는 중요성을 금방 확신시켜줄 수 있었다. 나이만이 사용했던 위구르의 문자는 이제 몽골 전체로 전파되었다. 타타통 가는 칸의 아들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임무를 맡았다. 칭기즈 칸은 그때부터 자신의 명령에 관인을 찍도록 지시했다.

85-복종과 규율이 군대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이미 테무친이 어린 시절 부친상을 당했을 때 직접 겪었던 몽골 부족들 대다수의 무질서는 초원에서, 숲에서, 그리고 씨족과 가족의 내부 등 그 모든 곳에서 질서 정연한 상태로 전환되어야 했다. 강도와 약탈은 유목민들의 삶에 있어서 전형적인 것이었고, 부족들 간에 벌어진 끝없는 복수 전쟁의 원인이었다. 강탈과 피의 복수를 종결짓기 위해서 칭기즈 칸은 준엄한 법을 공표했다. 살인, 강도, 간통은 사형에 해당되는 죄목이었다.

89-타타르인 : 그들 사이에 전쟁, 싸움, 신체 상해, 살인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큰 규모로 강도, 절도를 범하는 것은 이들에게서 찾아 볼 수 없다. 그래서 이 사람들은 보석 상자와 마차에 자물통이나 빗장을 채우지 않는다. 달아난 가축을 발견하면 발견자는 그냥 내버려 두거나, 혹은 그런 일을 위해 배치된 사람에게 가져다준다. 서로서로가 상대에게 꼭 필요한 만큼의 관심을 보여준다. 그들은 서로를 거의 가족처럼 본다.

80-“사람들을 죽이고,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ㅡ 외지 사람들의 재산을 무자비하게 빼앗고, 강간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부당하게 고통을 주고, 신의 규율과 금기를 간단히 무시하는 일들이 그들에게는 전혀 죄악이 되지 않는다. 영원한 삶과 영겁의 지옥에 대해 그들은 전혀 모르고 있다.”

국경 너머의 세계
91-칭기즈칸은 질서 정연한 국가 체계를 만들어 냈다. 이를 넘어서서 그는 국민 교육 과정을, 즉 통일된 몽골 국민성을 조성하는 과정을 빠른 기간 내에게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공로는 몽골의 봉건적 군사 통치를 아주 날카롭게 비판하는 비평가들 역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다.

만리장성을 넘어
103-“칭기즈 칸은 요새를 지키는 장군에게 천 마리의 고양이와 만 마리의 제비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포위를 풀겠다고 전했다. 장군은 어처구니없다고 생각하면서 도시 안의 모든 고양이와 제비를 잡도록 하여 이를 몽골족에게 넘겨주었다. 칸은 모든 고양이와 제비의 꼬리에 천을 묶고 그 천에 불을 붙여 풀어놓으라고 명령했다. 놀란 새는 빠르게 둥지를 찾아 날아갔고, 사나워진 고양이들은 그들이 숨어 지내던 구석으로 몰려갔다.. 금방 도시 곳곳에서 불길이 솟구쳤고, 동시에 몽골군은 총공격을 시작했다.

106-칭기츠 칸은 절대로 즉흥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여기서 아주 현대적인 방법들을 발견할 수 있는. 예를 들면 몽골족은 만리장성을 넘기도 전에 중국내부의 상황에 대하여 휜히 알고 있었다. 동양 도처에서 정보 수집에 기여했던 상인들은 그들의 낙타를 이끌고 금 제국을 규칙적으로 방문했기 때문에 중국을 정담하는 요원으로 모집되었다.

111-“오, 영원한 하늘이여! 혼란을 선동하고 싸움을 시작했던 바람이 알탄 칸임을 당신은 알고 계십니다. 그는 이유 없이 어긴 바르카크와 암바카이 칸을 처형했습니다. 타타르를 공격하여 그에게 넘겨주었던 사람들을 말입니다. 이들은 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옛 친척이고, 나는 그들의 피로써 복수하려 합니다.”

114-몽골족은 죽이고 불을 질렀다. 분명 사디즘 때문은 아니었다고 르네 그루세는 언급했다. 그들이 비이성적으로 행동했던 것은 달리 아무것도 할 줄 몰랐기 때문이었다.

116-“여기서 개인적인 지혜, 즉 지도자로서의 절제와 그가 받은 교육의 잔인함,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반응, 그리고 그를 둘러싼 환경의 도덕이 자연스러우면서도 또한 놀랍게 결합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여기서 건강함 인간 이성을 통해 다스리고 현존하는 법을 존중하는 칭기즈 칸 정부의 균형 잡힌 성격과, 원초적인 야성으로부터 거의 벗어나지 못하여 오로지 폭력을 통해서만 적을 굴복시키려 하고 인간의 생명에 대해 아무런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민족의 잔인한 반응이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간의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것은 바로 그들이 초원의 유목 민족이기 때문이었다. 즉 그들은 기본적으로 정주하는 삶, 도시에서의 삶의 조건, 농경문화에 대해 아무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 그들은 전쟁 기술에 대해서만 흥미를 가졌던 것이 아니라, 정복한 나라에서 발견한 문명적, 국가적인 시설들에게서 이익을 얻기도 했다. 그들은 중국의 관려 체계를 이용했다. 조세 제도, 훌륭한 행정기구 등이 바로 그런 예이다.

이슬람 제국들의 땅에서
118-제베는 모든 종교를 존중하라는 칭기즈 칸의 명령을 널리 전했다.

125-기술자, 예술가, 학자들은 어떤 경우에도 다치지 않고 말짱한 피부를 유지 할 수 있었다. 칭기즈 칸은 이슬람 성직자들은 건드리지 않았다.(특정 종파는 제외되고). 뒤떨어지기는 했지만 판단력이 없지 않았던 유목민들은 이들의 지혜와 재능을 이용할 줄 알았다. 또한 어떤 종교든 그 성직자들이 갖고 있는 영향력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129-몽골족은 다음 공격을 위해 진군할 때는 눈앞에 보이는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끌어 모아 피와 살로 이루어진 방패로서 선두에 세웠다.

동유럽을 향하여
133-몽골족은 70명의 고위 계층 포로들을 함께 모아놓고 줄로 엮었다. 그러고는 바닥에 내던져 그들 위에 널빤지를 올려놓았다. 이 살아 있는 바닥 위에서 타타르 인들은 술에 취해 승리의 축제를 벌였다.

마지막 원정과 죽음
150-칭기즈 칸은 말에서 떨어지면서 입은 내상을 이겨내지 못했다. 이는 몰골 비사에 기록되어 있다. 물론 죽음의 원인이 공개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은폐됨으로써 수많은 전설이 생겨났다. 1227년 8월, 몽골의 건국자이자 정복자는 생을 마감했다. 사망 일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자료들이 서로 다른 정보를 제시하고 있다. 대략 8월 18일 쯤으로 추정된다.

151-“칸의 시신을 운구하던 자들이 도중에 마주친 모든 사람을, ‘다른 세계로 가거라, 그리고 그곳에서 너희들의 돌아가신 군주를 모셔라’라고 말하며 쳐 죽이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겨졌다. 그들은 그러한 방식으로 죽음을 당한 모든 사람들이 실제로 내세에서 그의 하인이 되리라 믿었던 것이다. 칸이 타던 말들도 비슷하게 처리되었다.”

주위 환경과 종교
156-칭기즈 칸은 살아가는 내내 앞에서 서술했던 원시 민족의 마법적 세계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 마법적 세계에는 ‘텡게리’가 부여하는 힘뿐만 아니라, 인간의 운명을 결정짓는 신과 정령의 분노를 대하는 미신적인 두려움이 있었다.

161-신들과 몽골족의 정신 사이를 매개하는 것은 샤먼들이었다. 그들은 명명과 영향력에 있어서 부족장들과 같은 수준이었다. 출생, 질병, 죽음에 이르기까지 모든 삶의 문제에 있어서 몽골인들은 샤먼을 찾았다.

162-특히, 샤먼은 천문학에 능통했고, 일식과 월식을 미리 알려주곤 했다. 모든 일을 계획함에 있어서 그들은 어떤 날이 길인인지 혹은 불행을 가져다주는 날인지 예언했다. 몽골족은 그들의 예언 없이는 결코 군대를 일으키거나 전쟁에 나서지 않았다. / 그들은 정치적 영향력까지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인물과 업적
167-칭기즈 칸은 이미 앞에서 서술했던 것처럼 대범하게 배품으로써 자기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재주를 지니고 있었다. 그는 신뢰 할 수 있는 친구였다. 그는 자신을 위한 공로에 대해서는 감사하면서 충분하게 보답했다. “나는 북쪽의 황량한 지역에서 자라났다. 나는 소를 지키고 말을 타는 목동들과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음식을 먹는다. 우리는 함께 희생하고 우리의 재물을 나눈다. 나는 내 형제들을 걱정하듯 나의 병사들을 위해 배려한다.”

169-그가 다른 문화의 대표자들과 나눈 대화들이 보여주듯 절대 독재적이거나 거만하지 않았다. 그가 갖고 있었던 커다란 호기심은 이 현명하고 또 무지한 야만인으로 하여금 낯선 땅으로의 원정길에서 부딪히는 문명 세계의 작품들, 그리고 그 발전의 성과와 관련하여 항상 새로운 의문을 제기하게 했다.

171-‘모순’은 칭기즈 칸을 특징짓는 말이다. 인간적인 감성들, 쾌활함, 건강한 인간 이성들을 한편으로, 그리고 파괴적인 분노, 잔인함, 가차 없는 복수욕을 다른 한편으로 하는 모순이다. 이러한 모순은 해결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이미 유목인 사회의 바탕에 기푹이 깔려 있는 것으로, 이웃하고 있는 문명 민족들과 문명화되지 않은 초원 부족들 간의 대립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172-환경과 생활 조건이 그들에게 제공한 가능성을 칭기즈 칸을 훌륭하게 이용했다. 자신의 군사를 엄격하게 총괄적으로 조직하면서 이성적으로 다스렸던 칭기즈 칸은 아주 뛰어난 행정 관리였다. / 칭기즈 칸은 진영의 민족적, 종교적 대립들을 잘 이용했다.

173-몽골의 정복자 칭기즈 칸은 ‘지도자 원칙’을 옹호하는 서양 학자들과 역사 소설가들이 그의 모습에서 보려고 했던 슈펭글러식 스타일의 초인은 분명 아니었다. 현대 학문이 몇몇 개인에 의하여 역사가 만들어진다는 그런 사고와 결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한 일류 역사에 있어서 ;지도자 종족‘에 대한 주장은 위험스러운 것이다. 많은 역사학자들이 칭기즈 칸 시대의 몽골족을 이런 ’지도자 종적‘으로 여겼다. 이는 독일인들 역시 체험한 바 있다.


3. 내가 저자라면

1-1. 원을 그리는 구성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첫 장을 ‘칭기즈 칸의 평가에 대한 견해 충돌’로 시작한다는 점이다. 나는 이것을 저자의 역사관을 전면에 내세워서 글을 시작하겠다는 의도로 읽었다. 여기에서 저자는 칭기즈 칸의 연구가 어떠한 역사와 배경을 가지고 진행되어져 왔는지, 그 과정에서 어떠한 충돌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본문에서 [몽골비사]를 중심으로 사실적 전개를 해나가면서 역사가로서 충돌과 모순의 지점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가치 판단을 해 나가는지 보여주고 있다. E.H.Carr 의 표현을 빌리자면 역사적 진리의 영역의 중간 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가란 사실과 해석, 사실과 가치의 양자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는 이 양자를 분리할 수 없다. 역사는 본질상 변화요, 운동이요 진보이다.” 저자는 이 관점을 끝까지 끌고 나아가 칭기즈 칸에 대해 이렇게 마무리를 짓고 있다. “모순은 칭기즈 칸을 특징짓는 말이다. 인간적인 감성들, 쾌활함, 건강한 인간 이성들을 한편으로, 그리고 파괴적인 분노, 잔인함, 가차 없는 복수욕을 다른 한편으로 하는 모순이다. 이러한 모순은 해결될 수 없는 것이다.(171)”. 충돌로 시작하여 모순으로 마무리 되는 구성은 마치 하나의 원을 그리며 시작점에서 다시 만나는 울림을 준다.


1-2. 자료

70여 컷의 귀중한 사진자료와 증언록·연보·참고문헌 등 다양한 자료가 실려 있다. 이를 통해 직, 간접적으로 인물의 이해와 역사적 이해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1-3. 깨어있는 존재들

“우리는 순종하려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힘을 당신께 바칩니다. 감히 누가 하늘의 명령 없이 자기 멋대로 사람들을 죽이고 원정을 떠날 수 있겠는가?” 신성한 존재로서 칭기즈 칸은 하늘의 명령을 완수한다.

이러한 현상은 무엇을 말해주고 있을까. 문득 이러한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들에게 진정 절대적 신이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그들은 자신의 욕구에 깨어있는 존재였구나. 그들은 신성이 신전이나 자연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마음 안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있었다. 결국 신성은 칭기즈칸의 마음 깊숙이 닿아 있는 내면의 욕구였던 것이다. 거친 바람에 살을 에는 추위, 그리고 타는 듯한 더위로 이루어진 황량한 자연, 그들 유목민과 목동의 혹독한 생활 조건 속에서도, 자신의 욕구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욕구를 정확하게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깨어있었던 존재들이었던 것이다. 그들이 역사적으로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가장 강력한 숨은 능력이었다. 이것이 인간이 자연과 하나 되어 깨어 있을 수 있는 샤머니즘의 힘을 것이다. 내 가슴에 살아 숨쉬는 신성, 내 욕구와의 접신을 위해 늘 깨어있는 존재로 살아가야 함을 그들을 통해 가슴 깊이 받아들이게 된다.


1-4. 강점 흡수하기

솔직히 칭기즈 칸은 나에게 매력적인 인물로 다가오진 않았다. 잔인한 무력사용이 만연한 정복자로서의 칭기즈 칸이 아무리 샤머니즘의 문화로 이해한다고 해도 산뜻한 마음으로 수용 되질 않는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그의 모순 안에서 내가 흡수할 수 있는 강점들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 현실에 안주하지 않은 불굴의 개척 정신, 둘째, 리더로서의 뚜렷한 목적의식을 통한 꾸준한 실천과 엄격한 법제도를 이용한 효율적인 지배방침, 셋째 민족을 뛰어 넘은 세계적인 인재, 자원관리, 다양한 문화와 종교에 대한 포용, 마지막으로 샤머니즘에 뿌리를 둔 직관적인 판단력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분명 뛰어난 리더십을 통해 유목민을 통합하였고, 그들의 생활을 안정시켰으며 나아가 세계를 정복하였다. 몽골 기마병의 말발굽아래에서 신음했던 고려시대의 국난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지만, 인간의 역사가 끊임없는 투쟁과 전쟁의 역사라고 본다면 그는 분명 빛나는 강점을 가지고 있는 훌륭한 리더이자 승리자였다.


1-5.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

소설 칭기즈 칸 ‘몽골의 푸른 늑대’ - 이노우에 야스시 지음
천년의 제국 칭기즈 칸 - 르네 그루세


1-6. 아쉬운 점

책의 성격이 상당히 학술적이다. 그동안 김구, 이순신, 정약용과 같이 저자와 인물이 통합된 소리로 생생하게 전개된 책을 읽었기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역사가가 들려주는 칭기즈 칸의 이야기는 너무 객관적이고 경직되어져 있다는 인상마저 들었다. 좀더 생생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지면이 채워졌다면, 가슴으로 칭기즈 칸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위에 밝힌 대로 70여 컷의 귀중한 사진자료가 책 중간 중간에 실려 있다. 이 중 한 두 컷을 제외하고는 책의 맥락과 전혀 맞지 않는, 단지 몽골의 시대를 보여주는 그림이나 사진들이다. 큰 의미 없이 나열만 해놓은 느낌이었다. 시도 때도 없이 불쑥 등장하는 사진들은 오히려 스토리의 맥을 끊고 산만하게 만들었다. 사진들을 한데 모아 앞에 실어 주었다면 책을 읽으며 이미지화 하는데 유용하게 쓰였을 것이다.

저자는 독일인으로서 독일인의 시각에서, 넓게 보아 서양인의 시각에서 서술을 하고 있다. 물론 같은 대상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을 접하는 것 역시 아주 가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저자는 말하고 있다. “동양에서 심한 줄다리기가 지속되는 동안 서양에서 새로이 진행된 칭기즈 칸 연구는 편안한 느낌을 주는 정확한 모습을 제공하고 있다(16)”. 이 말은 왠지 모를 씁쓸함과 아쉬움을 남긴다. [몽골 비사]도 전해져 내려오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칭기즈 칸의 후손들이 그들의 정서를 담아 써내려간 역사책이 존재하지 않음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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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윤
2007.07.02 12:49:43 *.249.167.156
소라 누나는 완전 부지런해졌네^^

책을 살펴보다 느낀 점이지만 가까운 동양의 역사인데 오히려 서양의 전문가들이 더 많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리고 로마보다 훨씬 큰 제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로마는 문명이고 몽골은 야만으로 평가받는 것도 어딘가 석연치 않고... 문제는 우리가 모르고 살고 있는 중요한 것들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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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07.02 22:06:48 *.72.153.12
내가 저자라면의 '1-3 깨어있는 존재들'에 완전 감동이다.

내가 읽은 책의 표지에 '세계를 제패한 남자의 거대한 폭발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인 것 같다. 출판사는 이 책을 단순히 칭기즈칸이라고 붙이지 않고, 앞쪽에 '야성의 경영자'라고 붙여 두었거든.

내가 궁금해 하던 답을 여기에서 찾아가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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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2007.07.04 10:40:10 *.231.50.64
도윤아~~~ 얼굴 까먹것다. 그지? ^^
너말대로 그래서 그런가 책들이 가슴으로 들어오질 않아.
문명과 야만은 동전의 양면과 같겠지.
우리는 동전이 양면이 공존한다는걸 왜 늘 놓치며 살까나. ㅋㅋ

정화언니. 히히.
언니랑 나랑 삐리리~~ 했구나.
난 정말 책 읽는 내내 깨어있는 존재라는 것에 놀라고 또 놀라며
읽었다우. 세계 샤머니즘 축제라는게 있데.
나 거기에 꼭 가볼꺼야.~~~ 언니도 같이 갈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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