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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승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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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8일 11시 02분 등록


역사 속의 영웅들

Heroes of History
윌 듀런트 저, 안인희 역, 황금가지


1. 저자에 대하여

개인적 약력
윌 듀란트

1885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났다. 1917년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고 이 대학에서 강의 하다가, 1935년 이후에는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철학 교수로 재직하였다. 스스로를 <역사를 쓰는 철학자>라고 칭하는 그는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총 11권의 <문명 이야기(The Story of Civilization)>을 저술하였고, 1926년에는 이미 우리에게도 친숙한 책인 <철학 이야기(The Story of Philosophy)>를 완성하였다. 이밖에 등의 많은 저술을 남겼다.

윌 듀런트는 생애의 마지막까지, 역사 과목을 위한 경이로운 입문서가 될 이 책에 새로운 자료를 첨부하였다. 처음 그는 이 책을 23개의 장으로 구성하려 했지만, 운명은 21개의 장에서 이 책을 끝맺게 하였다. 그가 스물 한 번째 장을 완성했을 때 그의 아내 아리엘이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1981년 말 듀런트 자신도 심장병으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1981년 10월 25일 아내가 세상을 떠난 지 13일 만인 11월 7일, 그의 심장도 멈추었다. 이 책을 마지막으로 그의 아흔 여섯 생애를 마감한 것이다.

윌 듀런트 학회 홈페이지
http://www.willdurant.com/home.html

듀런트의 마지막 장면
그가 작고하기 4년 전 그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죽음에 대한 아쉬움과 오디오 녹화 강의 시리즈를 만드는 작업(이것의 대본이 ‘역사 속의 영웅들’이 되었다)을 완성할 능력에 대해 두려움을 표현했다.

“맨 정신으로 프로그램을 살펴보고 있다. 지적(知的) 가미가제 특공대 한 쌍을 위해 내가 지도를 그렸구나. 에이리얼(부인)이 도와준다고 해도 그토록 야심적인 일정표를 구성하고 낭송한다는 것이 내 육체적 능력의 한계를 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겠다... 나는 죽음의 신이 우리를 찾아냈다고 생각한다. 점점 흐려지는 기억력, 불안정한 걸음걸이 그리고 다리에 새로 생긴 경직 등의 형태로 그가 명함을 남기고 갔으니 말이지. 죽음에 대한 이런 예고가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필요 이상으로 오래 살았음을 부끄러워해야 할 것 같다.”

듀런트는 한동안 이 책을 위해 23개의 장을 완성하려고 생각하였지만 운명의 계획은 달랐다. 그가 21장을 완성했을 때 아내 에이리얼이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1981년 말 듀런트 자신도 심장병으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에이리얼은 어쩌면 남편이 돌아오지 못할 여행을 떠난 것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식사를 중지하였다. 그녀는 1981년 10월 25일에 여든 셋을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가족들은 아내의 죽음 소식이 그에게 전해지지 않도록 모두 힘을 모으기로 결정하였다. 그는 수술을 무사히 견디고 회복되는 중이었다. 그러나 듀런트의 손녀인 모니카 미헬은 자신들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가 사랑하는 아내의 사망 소식을 TV나 신문을 통해 들었을 것으로 생각했다. 사실이야 어찌 되었든 윌 듀런트는 아내가 떠난 지 13일이 지난 11월 7일에 심장이 멈추었다. 아흔 여섯의 나이였다.


2. 가슴을 치고 들어오는 문구들

(10) 내게 있어서 역사란 철학의 한 부분이다. 철학은 광범위한 전망을 얻으려는 시도이다... 역사는 시간 속의 사건들을 탐구함으로써 철학적 전망을 얻으려는 시도이다.

(12) 현재의 문제를 이해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과거를 공부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15) 인류 역사는 생물학의 한 단편(斷片)이다.

(15) 인류는 땅을 경작하는 농부로 정착생활을 한 것보다 40배나 긴 세월을 사냥꾼으로 살았다. 97만 5천 년의 이 세월 동안 인류의 기본적인 성향이 만들어졌고 아직도 그대로 남아 매일 문명에 도전하고 있다.

(16 )남자는 대단히 빛나는 존재일지는 몰라도 근본적으로 따지면, 자궁이며 인간종족의 주류인 여자에게 공물을 바치는 존재다

(17) 남자는 여자가 마지막으로 길들인 동물로, 마지못해 부분적으로 문명화되었다. 남자는 천천히 여자에게서 사회적 특질을 배워 익혔다. 가족에 대한 사랑, 친절(친족과 가까워 지는 것), 절제, 협동, 공동체 활동 등이다. 이제 공동체의 생존을 위해 만들어진 자질이 미덕이 되었다. 내 생각에 이것이 바로 문명의 시작이다. 즉 문명이란 공동체의 구성원이 된다는 의미다.

(21) 역사상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연속 장면의 한 가지는 이교적인 방종의 시대에 이어 청교도적인 억제와 도덕적 규율의 시대가 뒤따라온다는 것이다.

(29) 자연에서 모든 사물은 소리 없이 작용한다. 이들은 존재 속으로 들어오지만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다. 이들은 그 기능을 모두 완수하지만 아무런 요구도 없다. 모든 사물은 똑같이 자기 맡은 바 일을 다 하고 물러난다.

(30) 중국인의 사유는 성자가 아니라 현자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래서 선의가 아니라 지혜를 주로 이야기 한다. 중국인들의 이상은 경건한 헌신이 아니라 성숙하고 고요한 마음이다.

(30) 철학적인 비 활동 상태인 무위는 사물이 나아가는 자연의 흐름에 개입하지 않음을 뜻한다. 이 무위는 모든 분야에서 지혜로운 사람의 표지이다. 국가가 무질서 했을 때 할 일은 국가를 개혁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원래의 정상적인 의무로 되돌리는 일이다.

(33) 사물을 탐구하자 지식이 완전해졌다. 지식이 완전해지자 생각이 신중해졌다. 그들의 생각이 신중해지자 마음이 바르게 되었다. 마음이 바르게 되자 그들은 자기 자신을 다스릴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을 다스리게 되자 가족을 단속할 수 있게 되었다. 가족을 단속할 수 있게 되자 나라가 바르게 통치되었다. 나라가 바르게 통치되자 온 세상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되었다.

(34) 그는 열렬히 지식을 구하느라 먹는 일을 잊어버립니다. 그리고 (지식을 얻은)기쁨에 취하여 근심을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나이 먹는 것도 알아채지 못합니다.

(42) 우파니 샤드의 이해와 깨달음의 세 단계: 첫 번째 단계는 끈질기게 지속적으로 내면을 관찰하는 일이다. 두 번째로 모든 사물에는 우리 자신의 내면과 마찬가지로 내적이고 생명이 있고 비물질적인 힘의 숨결이 있다. 세 번째로 아트만과 브라마는 원대 하나다. 우리 속에 들어 있는, 혹은 나무나 돌 안에도 들어 있는 비개체적 영혼 혹은 힘은 세계의 비인격적 영혼과 동일한 것이다.

(45) 6년 동안 그는 나무 열매와 풀뿌리로 살았다. (그런 다음 나는 생각했다. 내가 아주 적은 양, 그러니까 내 손바닥 안에 들어올 만큼의 음식만 먹는다면? 콩, 야생 완두, 병아리 콩 등의 즙만 먹는다면 어떨까 하고…… 내 몸은 극단적으로 야위었다. 아주 조금 먹었기에 내가 앉았던 엉덩이 자국이 낙타 발자국과 같았다…… 음식을 아주 조금 먹어서, 앞으로 엎드리면 편할 것 같았다.)

(48) 해탈이란 죽음 뒤의 하늘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기심을 극복한 고요한 상태이다.

(49) 칸디에 있는 불교 사원 벽 위에서, 온화한 붓다가 지옥에서 사나운 형벌을 지시하고 있는 커다란 그림을 보고 나는 충격을 받았다.(살아있는 존재를 죽이지 말라)고 설파하였던 이 이상주의자를 이렇듯 야만으로 변형시킨 일을 항의하자 한 승려가 설명하였다. 종교가 미덕과 축복뿐 아니라 공포심으로 설교하지 않는다면 인류의 무법적인 개인주의를 통제할 길이 없다.

(59) 피라미드에는 야만적으로 원시적인 요소가 있다. 그토록 난폭하게 엄청난 크기를 만들어낸 일과 영원성을 향한 공허한 갈망이 그것이다.

(73) 이 책의 의도는 문명의 역사를 한정된 지면에 요약해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문명에 의해 남겨진 사상과 표현의 걸작을 탐구하고 그 예를 살펴보는 것이다.

(86)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우스에 따르면 그(피타고라스)는 처음으로 〈세계에 코스모스라는 이름을 부여한〉인물이다. 그는 별들의 질서와 아름다움을 보고 그런 이름을 붙였다. 코스모스란 질서라는 뜻이고, 이것이 피타고라스의 핵심적인 단어이다. 우리의 소망이 질서를 이룬 것 그리고 공동체와의 관계에서 질서를 이룬 것이 곧 미덕이다. 그리고 국가 안의 질서가 유지되면 그것이 곧 올바른 정부이다.

(95) 플라톤보다 300년 전에 헤라클레이토스는 신비로운 경구를 사용해서 변화의 철학을 설명하였다. 이 것은 헤겔, 다윈, 스펜서 ,니체등에게 영감을 준 사상이었다. 두 가지 생각의 그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변화가 보편적이라는 것과 에너지는 파괴할 수 없이 영속한다는 생각이었다. 지속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모든 것은 변한다. 모든 것은 언제나 현재의 존재이기를 중지하고 새로운 다른 것으로 된다.

(107) 인간을 위해 지속적인 정의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강하거나 영리한 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어떤 법이든 피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법은 거미줄과 같아서 작은 파리는 잡지만 큰 벌레는 뚫고 도망친다. – 아나카르시스

(117) 그리스 사람들은 예술이란 삶에 종속된 것이며, 삶은 가장 위대한 예술이라고 생각하였다. 실용성이 없는 아름다움에 반대하는 건강한 공리주의 성향을 가졌다.

(122) 보통 한 시대의 철학은 다음 시대의 문학이 된다. 한 세대 동안 사색이나 탐구의 영역에서 논쟁이 이루어진 사상이나 문제들은 이어지는 세대에 가서 연극, 허구, 시문학의 배경이 되곤 한다.

(144) 역사는 신문과 마찬가지로 이름과 날짜는 바뀌어도 사건은 언제나 똑같다.

(146) 철학자들이 왕이 되기 전까지, 혹은 이 세상의 왕들과 왕자들이 철학의 정신과 함을 갖기 전까지는 ....... 도시들과 인간 종족은 사악함을 멈추지 못할 것이다. - 플라톤

(150) 행동의 목적은 행복이지만 행복의 비결은 미덕에 있다. 그리고 최고의 미덕은 지성이다.

(155) 정력이란 천재의 절반일 뿐이다. 나머지 절반은 통제의 능력이다. 그리고 알렉산드로스는 온통 정력이었다. 그에게는 카이사르의 조용한 성숙이나 혹은 아우구스투스의 섬세한 지혜가 없다. 그를 보면 (나폴레옹을 보듯이) 경탄하게 된다. 그가 혼자 힘으로 세계의 절반과 맞섰기 때문이고, 또한 그는 한 개인의 영혼 안에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힘이 잠재되어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에게 용기를 주기 때문이다.

(176) 생명은 자유로이 간직하라고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사 임시로 빌린 것이다.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그것을 잘 이용해야 한다. 우리의 힘을 다 쓰고 나면 우리는 잔칫상에서 일어나는 손님처럼 우아하게 감사를 표시하면서 생명의 식탁을 떠나야 한다. 죽음 자체는 두려운 것이 아니다. 오직 저승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이 죽음을 두렵게 만든다. 그러나 저승이란 없다. 지옥은 이승에서 고통을 받는 것으로, 그것은 무지, 정열, 싸움을 좋아함, 욕심에서 온다. 천국은 이승의 <현명한 사람들의 평화로운 신전>에 들어 있다. 미덕이란 신들을 두려워하는 것이나 즐거움을 조심스럽게 피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성에 의해 인도된 능력과 감각이 함께 조화롭게 활동하는 것을 뜻한다. <인간의 진정한 부는 마음의 평화를 지니고 단순하게 사는 것이다.> 결혼은 좋지만 정열적인 사랑은 정신에서 명료함과 이성을 빼앗아간다. 이렇게 에로틱한 어리둥절함은 결혼이나 사회나 문명을 위한 건강한 기초가 될 수 없다. - 루크레티우스

(195) 카이사르가 처음에는 무자비한 선동가이며 거침없는 난봉꾼이었다가 책임감에 의해 천천히 역사상 가장 신중한 정치가의 한 사람으로 변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그의 결점을 보고 좋아하더라도 그가 위대한 사람이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8) 아우구스투스는 변화에 단계를 두고 예의를 다함으로써 변화를 쉽게 만드는 타고난 재능을 발휘하였다.

(214) 예술은 예술가와 그 수용자의 감정을 전제로 한다. <나를 울게 하려면 당신 자신이 먼저 슬픔을 느껴야 한다.> 그러나 예술은 감정만이 아니다. 그것은 훈련된 형식으로 나타나는 감정이다. <평온함 속에서 기억된 감정>인 것이다.

(215) 형식을 얻기 위해 밤낮 그리스 문학을 연구하라. 희곡을 쓸 경우에는 세 개의 통일성을 지켜라. 줄거리, 시간, 장소의 통일성이다. 삶과 철학을 연구하라. 연구와 이해가 없는 완전한 양식이란 너무 약해서 사용할 수 없는 공허한 빈 그릇과 같다.

(226) 누구든 세계 역사에서 인류의 조건이 가장 행복하고 번성했던 시대를 꼽으라는 요청을 받는다면 아마도 지체 없이 네르바 황제의 등극에서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죽음까지의 시대를 꼽을 것이다. 이 황제들의 통치 기간은 아마도 대규모 국민의 행복이 통치의 확고한 목적이 되었던 역사상 유일한 시대일 것이다.

(234) 이 세상에서 훌륭한 기질이란 그것인 진지하기만 하다면, 아무것도 그것을 이길 수가 없다. 정말로 선한 사람은 불행에 대해 면역력이 있다. 어떤 재앙이 덮쳐도 그의 영혼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철학은 논리나 배움이 아니라 이해와 받아들임이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239) 역사의 유머 덕분에 그는 <기원전(그리스도 이전)> 3년이나 4년에 태어났다.

(243) 우리는 강하고 신념을 가진 여자나 남자의 생각과 의지 속에 들어있는 힘에 대해 어떠한 한계도 둘 수 없다.

(266) 성취된 욕망을 낭만적으로 그려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방해가 없으면 문학도 없다.

(266) 자유는 안전이 만들어내는 사치품이다.

(272) 지혜를 향한 첫 번째 열쇠는 자주 부지런히 질문하는 것이다… 의심을 통해 우리는 탐구에 이르고, 탐구를 통해 진리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274) 중세 사람들은 종교에 모든 것을 걸었다. 로마 문명은 그 신들의 죽음 혹은 그에 대한 사람들의 혼란으로 인해 죽었다고 생각했다.

(284) 르네상스란 시간상의 시대가 아니라 생활과 사유의 방식이다.

(300) 평온한 마음과 여가를 품위 있게 즐기는 것보다 더 소망스러운 것이 무엇이겠는가? 이것은 모든 선량한 사람이 원하는 것이지만 위대한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일이다.

(307) 어쩌면 그는 구성, 색채, 혹은 도안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으로 모든 예술 작품을 시작했다가 해결책이 발견되는 순간 작품에 대한 흥미를 잃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의 말에 따르면 미술은 구상과 도안의 문제이지 실질적인 실천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는 너무 빨리 한가지 일이나 주제에서 다른 것으로 넘어 갔다. 그는 너무 많은 일들에 관심이 있었다. 그에게는 하나의 통합하는 목표, 주도하는 이념이 없었다. 이 (보편인(universal man))은 빛나는 부분들을 이어 붙여 놓은 사람이었다. 그는 너무 많은 능력들을 지녔기에 그들을 단 하나의 목표에 집중시킬 수 없었다.

(308) 그의 기본 원칙은, 미술을 공부하는 학생은 다른 예술가들의 작품을 그대로 베끼기보다는 자연을 탐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310) 예술가의 가장 중요한 일은 실행이 아니라 구상에 있다고 했다. 천재적인 사람들은 일을 가장 적게 할 때 가장 많이 일한다.

(321) 하루를 잘 보내면 그 잠이 달다. 그렇듯이 인생을 잘 보내면 그 죽음이 달다.

(322) 그는 르네상스 그리고 아마도 모든 시대에 걸쳐 ‘가장 풍요로운 사람’이었다.

(322) 그는 르네상스의 인간이 아니었다. 그토록 강하고 격하던 시대를 대표하기에는 말과 행동이 지나치게 신사적이고 내성적이고 섬세하였다.

(352) 교황 클레멘스는 우유부단을 정책으로 만들었다. 그는 과도하게 생각에 잠겼다……그는 결단을 내릴 백 가지 이유를 보았지만 또한 그에 반대할 이유도 백 가지나 보았다.

(373) 로마 카톨릭 교회는 역사상 가장 특기할 만한 조직의 하나이다. 그 기원, 목적, 방법, 흥망성쇠, 잘못, 업적 등을 객관적으로 연구하면 다른 어떤 주제나 제도의 연구보다 인간의 본성과 가능성에 대해 많은 빛을 던져줄 것이다.

(390) 책 중독증은 악덕과 똑같이 돈이 많이 들었다.

(408) 루터는 코다 부인이 한 말, 세상에서 선량한 여성의 사랑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는 말을 결코 잊지 않았다.

(409) (마르틴 루터는) 자신에게 나타나는 문제들에 아무런 빛도 비추어지지 못한다는 이유로 법전을 내던졌다.

(430) 사도들과 신도들이 사도행전 4장에서 행한 것은 오로지 자유의지에서 행하는 사람들의 경우를 제외하고 복음서는 재산을 공동의 것으로 만들지 않았다.

(441) 제후들은 자신들이 종교를 선택할 권한을 가졌다. 그들이 자유롭게 선택한 종교는 시민들에게는 의무였다.

(463) 엘리자베스 1세 시대의 영국은 르네상스(세익스피어), 종교 개혁(엘리자베스), 계몽주의(베이컨) 등이 하나로 합쳐져 천재와 역사가 폭발적으로 집약된 시대였다.

(483) 깊고도 참된 사색의 도움으로 …… 인간의 삶의 질서를 더 낫게 만드는 것, 이것이 내가 목표로 삼는 일입니다.

(487)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간의 지식은 단순히 뒤범벅이며 소화되지 않은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쉽게 믿는 태도, 수많은 우연 그리고 맨 처음에 흡수된 유치한 관념들로 이루어진 덩어리다. 그러므로 출발점에서 우리는 우리의 정신에서 온갖 전(前)개념, 선입견, 억지, 이론 등을 꺠끗이 비워야 한다.

(488) 경험의 진짜 방법은 우선 촛불을 켜는 것이다(가설). 이어서 촛불을 수단으로 삼아 길을 비추고, 비로소 적절한 경험을 시작해서...... 그것으로부터 공리를 이끌어낸다(<첫 번째 결실>, 잠정적 결론). 그리고 이렇게 확정된 공리로부터 다시 새로운 실험을 하고...... 실험 자체가 판정을 내려야 한다.

(492) 독신 생활은 성직자와 잘 어울린다. 먼저 웅덩이를 가득 채워야 한다면 자비심이 지면을 적시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정은 사랑보다 낫지만 결혼한 남자들은 불안정한 친구이다.

(492) 한 국가의 청년기에는 군대가 번성한다. 한 국가의 중년기에는 학문이 번성한다. 그리고 군대와 학문이 잠시 함께 번성한다. 국가가 쇠퇴하는 시기에는 상술과 상인이 번성한다. –베이컨

(493)무엇보다도 좋은 정책이란 국가의 재물과 돈이 소수의 손길에 모이지 않게 하는 일이다… 돈은 뿌리덮게와 같은 것이어서 골고루 펴서 뿌리지 않는다면 좋은 것이 아니다.

(494) 남들이 우리를 보듯이 우리가 자신을 본다면 충격이 될 것이다.


3. 내가 저자라면

"모든 고대 문헌 중에서 가장 놀라운 이 작품(루크레티우스의 책)>을 돌아보면 우리는 아마 맨 먼저 그 단점들을 보게 될 지도 모른다. 내용이 뒤죽박죽이지만 실은 시인이 일찍 죽었기 때문에 교정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다."

흥미롭게도, 루크레티우스와 마찬가지로 윌 듀런트는 이 책을 쓰는 도중 사망했다. 집필을 돕던 아내 에이리엘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아내가 세상을 떠난 13일 후 그도 아흔 여섯의 나이로 사망하면서 23장으로 기획했던 책은 서구 근대시대로 진입하기 직전인 21장에서 마무리된다. 그래서인지 책의 구성은 별다른 일관성이 없어 보이고, 때로는 지나치게 과장된 부분이 있으며 후반부가 다소 지루하다. 그럼에도 아흔 살이 넘어선 노 철학자가 펼쳐내는 영웅들의 역사는 그의 명성에 못지 않은 훌륭한 통찰을 준다.

’다양한’ 영웅들.. 약점을 가진 위대한 개인
책에서는 단순히 전쟁이나 정치에서의 리더를 영웅의 영역으로 편입시키지 않았다. 시대를 이끄는 시인, 화가 등의 예술가와 철학자, 종교지도자.. 심지어 예수와 붓다 까지 광범위한 인물들을 기술하고 있다. 윌 듀란트는 전쟁의 역사가 아닌 (그의 표현대로)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문명’의 역사를 서술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가 ‘위대한 혁명가’로 정의하는 인간 그리스도의 일화가 충격적이었다. <나는 그(예수)가 행했다고 하는 대부분의 기적들이 암시에 의한 자연적인 결과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그의 말이 가슴에 묘한 파문을 일으켰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수록 부풀려지고 신격화 되는 이야기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나약함과 의존성을 드러내는 모습인가? 북한의 김일성도 마찬가지 아니던가. 당분간 고민해보아야 할 주제이다.)

인간적인 영웅들.. 비범함 속의 평범함
또한, 그가 기술하는 영웅은 인간적이다. 그는 결코 완전무결(完全無缺)한 영웅을 기술하지 않는다. 모든 위인은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알렉산드로스는 정력적이었으나 지혜가 부족했고, 카이사르는 처음에 무자비한 선동가이며 거침없는 난봉꾼이었다가 책임감에 의해 천천히 역사상 가장 신중한 정치가의 한 사람으로 변했다. 이러한 영웅 속의 평범함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사람들이 ‘꾸며낸’ 이야기에 대해서도 가끔 언급한다. 이태백이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물에 비친 달의 영상을 끌어안으려다 강물에 빠져 죽은 이야기는 , 그에 따르면, 뻔한 거짓말이다. 붓다는 자신을 통해 신이 말씀하신다고 주장한 적은 없었으나, 종교가 미덕과 축복 뿐 아니라 공포심으로 설교하지 않으면 인간을 통제할 길이 없다는 생각으로 사람들은 그를 신격화 했다.

철학자가 기록한 역사 – 역사를 통한 개인적 성찰
윌 듀란트는 철학자임에도 불구하고 <문명의 역사>와 그것의 요약본 격인 이 책을 썼다는 점이 눈 여겨 볼 만하다. 그는 역사는 ‘예(example)를 통해 가르치는 철학’이라고 말했다. 책에서는 정확히 이렇게 표현했다.
“나는 인간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역사를 공부하려 한다고 말했다. 과학을 통해서는 그것을 찾아낼 수가 없다. 역사는 시간 속의 사건들을 탐구함으로써 철학적 전망을 얻으려는 시도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자신이 역사를 쓰는 철학자라고 생각한다.”
내가 나중에 무슨 책을 쓰든 그 주제에 관련한 역사를 깊이 있게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또 한번 확인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스스로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예컨대 책에서는 로마제국의 발생, 성장, 번영, 소멸의 과정을 흐름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부가 편중되고 권력이 일부에게 돌아가게 되는 것은 부패의 전주곡이며, 곧 변화와 혁명이 시작된다. 개인도 마찬가지이지 않은가? 삶의 여러 중요한 측면들 중 하나에만 집착하다 결국 불행해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재치 있는 간결한 문장들, 시적 표현들
책의 중간중간 엿보이는 그의 재치가 돋보인다. <인생으로의 두 번째 여행>에서도 인용되었던 ‘남자는 여자가 마지막으로 길들인 동물’이라던가, 카이사르가 태어날 때 그의 이름이 붙은 수술을 받았다고 설명하는 대목에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또한 (특히 초반에 많이) 인용된 시나 시적 표현들이 아주 좋다. 이태백의 자연을 담은 시구나 공자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풀어놓은 듯한 가르침은 감동을 넘어 깊은 통찰을 주었다. 지루한 사실들의 열거로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전체 맥락 속 작은 액센트를 주는 유머는 힘든 연구원 과정 중의 오아시스다.

아쉽다. 동양의 역사..
그가 초점을 맞춘 ‘영웅’들은 아무래도 백인들인 듯 하다. 초반에 공자와 이태백, 간디, 붓다의 이야기를 제외하면 모두가 서양의 이야기이다. 칭기스칸의 이야기는 나올 법도 한데 말이다.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에는 6장이나 할애한 반면, 중국의 이야기는 짧은 한 장에 소개한다. 오히려 그 내용을 빼어버리고 ‘서양 역사 속의 영웅들’이라는 제목을 붙여놓았다면 어땠을까.

영웅 중심의 역사 기술
‘가자, 아메리카로!’와 비교했을 때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역시 ‘영웅 vs. 민중’이다. 책은 소수의 영웅이 문명을 만들고 역사를 움직인다는 영웅주의 사관을 보여주는 듯 하나, 책의 출간 배경을 알고 보면 이해할 만 하다. 미디어가 활성화 되지 않은 때에 큰 책을 좋아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편안하게 정보와 오락을 얻기 원하는 것을 안 듀런트는 오디오 녹화 강의 시리즈를 만들기로 했고, 그것의 대본을 편집한 것이 ‘역사 속의 영웅들’이다. 독자에게 편안하게 다가가기 위해 책은 인류 역사에서 핵심적인 인물과 사건에만 초점을 맞춘 듯 하다. 그러나 역시 몇 명의 영웅이 한 시대를 시작해서 마감하는 것으로 서술하는 듯한 구성에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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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2007.05.30 18:17:53 *.114.56.245
감성의 껍질을 조금씩 벗어가고 가을 박처럼 여물어 가는 옹박씨도 우리 연구원에게는 영웅입니다. 숨어있는 영웅을 찾아내는 일이 얼마나 재미 솔솔한지 모르시나요?
Smell The Ro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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