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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14일 08시 51분 등록

[부의 미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미래에 대해 가장 궁금한 점을 꼽으라고 하면 앨빈 토플러가 지적했던 것처럼 아마 다음과 같은 질문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위태로운 경제상황과 제도적인 실패가 결합되어 개개인들은 절망적인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치솟는 기름값과 병원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된다. 갈수록 극심해지는 학교 폭력에 대해서 걱정하며 범죄, 마약, 도덕불감증이 우리 사회를 파괴하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대혼란과도 같은 이 상황이 우리의 지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두들 알고 싶어 한다. 우리는 과연 지갑이나 간수할 수 있을까?” (p23)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계는 어디로 흘러가고 현재 우리는 어느 위치에 서 있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고 미래는 점점 두렵기 때문이다. 양적인 면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변화에 가속도가 붙어 기하급수적으로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어디로 가야 하나? 무슨 일을 해야 좋을까? 당면한 현실적인 문제가 ‘무엇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하나?’ 일 것이다. 그래서 사회가 불안할수록 점집이 잘 된다는 모양이다. 한국인들은 유독 미래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 <부의 미래>가 우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것도 저자의 높은 지명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미래를 알고 싶어 하는 한국인의 특성이 한 몫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가속을 하더라도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는 것은 운전석의 계기판을 통해 현재의 속도와 가속도를 알고 운전대로 방향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계기판처럼 방향과 현재의 상황을 안다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훨씬 줄일 수 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고 싶다면 <부의 미래>를 읽어보자. 자동차의 계기판에 해당하는 미래의 기본흐름을 만날 수 있다. 혹시 운전대와 같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방향타를 얻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인생은 우연의 연속인 것을.


1. 저자에 대하여

앨빈 토플러 박사는 세계에서도 ‘구루’로 통하는 미래학자이다. 타고난 예지력과 현장탐사를 기본으로 한 현실분석을 바탕으로 미래의 사회와 경제를 예측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 왔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예측’이라는 말을 가장 싫어하며 ‘미래에 대한 예견(predict)'이라는 말도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흐름과 방향을 근거로 미래의 변화상을 추정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본인은 사실을 전달하는 저널리스트와 이를 분석하는 학자의 중간자라고 스스로 위치를 설정한다.

그는 1928년생으로 올해 나이 79세인데도 여전히 집필과 강연 활동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요즘에도 매일 아침 NYT, FT, WP, 요미우리, 아시히 등 6~7개 신문을 읽느라 손끝이 까맣게 된다.’ 며 스스로를 ‘신문중독자’라고 표현한다. 그의 통찰력이 아마 신문, 독서 그리고 사색 등에서 나오는 모양이다.

그는 7세 때부터 작가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등학교 시절엔 학교신문사에서 일했다. 뉴욕대 영어학과에 진학한 뒤에는 문학잡지를 창간해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대학을 졸업한 뒤 그의 삶은 작가와는 거리가 멀었다. 엉뚱하게도 중서부 공업지대에서 5년 동안 용접공과 프레스공으로 일하면서 현장의 삶을 체험했다. 우리식으로 이야기하면 ‘위장취업’과 비슷했다. 피도 눈물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경영자들의 매정함도 겪었고 당시 막연히 신뢰했던 좌파 지식인들이 현장 노동자들을 독선으로 끌고 나가는 것을 보기도 하였다.

기능공으로 일하면서 작가의 꿈을 접지 못했다. 노동조합과 관련된 잡지에 글을 기고하며 문필가로 두각을 나타냈다. 그 후 용접산업의 전문지 기자로 취직하여 저널리스트로 변신한다. 이후 펜실베니아 지역 신문의 백악관 특파원(정치 및 노동문제 담당)을 거쳐 ‘미래’라는 잡지의 부편집자가 되었다. 이때부터 미래에 대한 연구와 통찰력을 키워나갔다. 이후 경제전문지 ‘포춘’에 들어가 백악관 출입기자 및 편집장을 역임하였다.

1964년 ‘문화의 소비자’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아예 전문적인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그 뒤 1970년에 내놓은 <미래쇼크>가 세계 50개국에서 700만부 이상 팔리면서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책의 골자는 제목 그대로 미래의 사회 변화가 너무 빨라 개인, 기업, 정부 등이 적응하는데 충격을 느낄 정도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미래의 변화를 인위적으로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완충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980년에 <제3물결>을 출간하여 앞으로 다가올 미래 사회는 정보화 사회가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제1의 물결인 농업혁명은 수천 년에 걸쳐 진행된 반면 제2물결인 산업혁명은 300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게 그의 진단이었다. 제3의 물결은 더욱 빨라 20~30년 안에 정보화 사회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예측은 족집게처럼 들어맞았다. 그는 이 책에서 처음으로 ‘재택근무’, ‘전자정보화 가정’ 등의 개념을 선보였다.

1991년에 출판된 <권력이동>에서도 그의 예지력은 빛을 발했다. 그는 권력의 세 가지 원천을 폭력, 부, 지식으로 규정했다. 이중 21세기의 전 세계적 권력 투쟁에서의 핵심문제는 고품질 권력인 지식의 장악이라고 진단했다. 지식이야말로 진정한 권력의 수단이 될 것이라고 전망해 지식혁명 바람을 몰고 왔다.

2006년 <부의 미래>에서는 부의 개념을 돈에 국한하지 않고 인간의 다양한 사회, 문화적 욕구까지 포함한 넓은 의미로 새롭게 정의했다. 이런 부를 가지는 경제주체가 결국 승리자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가족은 부인과 딸이 있다. <부의 미래>는 아내인 하이디 토플러와 공저한 것이다. 아내가 뉴욕대 석사과정 여름학기를 들을 때 바그너 야외 공연을 듣던 날 밤 만나 지금까지 함께 살아왔다고 한다. 딸 카렌은 15년간 신경근육성 질병과 싸우다 7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부의 미래>를 12년간 집필하는 동안 카렌의 병상을 지키며 가족과의 사랑도 지켜나갔다. 그러니 이 책에 대한 애착은 개인적으로도 정말 클 것이다.

한국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고 한다. 1990년대 초 한국을 처음 방문한 이후 <제3물결>의 증거를 한국의 발전상으로 확인하였고 그 정확한 예측에 스스로도 놀랐다고 한다. 2001년엔 ‘한국의 정보화 미래에 대한 성공전략 보고서’를 내는 등 조언자 역할도 하였다. 한국의 장점으로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면이라고 진단한다.

(한국경제신문과 조선일보 대담자료 참조)


2. 내 마음에 들어온 글

[9] 이 책을 세상에 내놓기까지 12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10] 마지막으로 집필이 늦어진 이유는 치명적인 병마와 싸워야 했던 외동딸 카렌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했기 때문이다. 몇 해 동안 나의 아내 하이디 토플러는 수많은 날들을 카렌의 병상을 지키면서, 병마뿐만 아니라 병원의 관료주의와 의학적인 무지와도 싸워야 했다.

[21] 혁명적 부는 창의적인 기업가들과 사회, 문화, 교육 부문의 기업가들에게 수많은 기회와 새로운 삶의 궤적을 제시해줄 것이다. 또한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극심한 빈곤에 대한 참신한 해결책도 던져줄 것이다. 그러나 이 희망적인 미래로의 초대장에는 한 가지 중요한 경고가 담겨 있다. 그것은 여러 가지 위험이 산술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심약한 사람들에게는 반갑지 않을 미래이다.

[23]위태로운 경제상황과 제도적인 실패가 결합되어 개개인들은 절망적인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치솟는 기름값과 병원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된다. 갈수록 극심해지는 학교 폭력에 대해서 걱정하며 범죄, 마약, 도덕불감증이 우리 사회를 파괴하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대혼란과도 간은 이 상황이 우리의 지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두들 알고 싶어 한다. 우리는 과연 지갑이나 간수할 수 있을까?

[24] 새로운 세계를 해독해 내기 위해서는 시대에 뒤떨어진 비즈니스 기반에 대해 떠들어 대는 경제학자와 비즈니스 전문가들을 극복해야 한다.

[24] 심층기반을 알고 나면 혼란스러워 보이는 오늘날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은 덜 혼란스러워 보이고,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기회들이 어둠을 해치고 튀어 나올 것이다. 대혼돈은 우리 이야기의 일부분일 뿐이다. 대혼돈은 그 자체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시킨다.

[25] 프로슈머 경제와 화폐 경제는 불가분의 관계로, 이들이 모여 부 창출시스템을 형성한다. 이 점을 알고 2가지 경제가 서로 이어지는 통로를 이해하면 현재는 물론 앞으로 개개인의 삶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5] 새로운 부 창출시스템은 자주 나타나는 것도 아니며 단독으로 오지도 않는다. 새로운 삶의 방식, 즉 문명을 동반한다.

[26] 결론적으로 전 세계적인 반미 감정을 부추기는 진짜 이유는 혁명적 부와 그것에 동반되는 사회 문화적인 변화 때문이다.

[26] 혁명적인 부가 뿌리내리기 시작한 때는 미국에서 화이트칼라와 서비스업 종사자가 블루칼라 노동자 수를 넘어선 1956년으로 추정할 수 있다.

[28] 직장에 있건 직장에서 벗어나 있건 업무와 역할이 지속적으로 재조정됨으로써 모호성과 불확실성, 복잡성, 갈등이 증가하고 있다.

[28] 혁명은 모든 경계를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31] 우리에게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은 디지털 혁명에 국한되지 않는다. 과학적인 지식 기반이 전방위적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38] 사실 부를 대략적으로 정의해 보면 그 형태가 공유든 아니든 일종의 소유라고 말할 수 있다. 경제학자들은 이를 효용이라 부른다. 즉 부는 우리에게 어떤 형태의 웰빙을 제공하거나 다른 형태의 부로 교환할 수 있게 만든다. 물론 어떤 경우에건 부는 욕망의 소산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에 관한 생각자체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도 하는 것이다.

[43] 인류는 수천 년 동안 부를 창출해 왔다. 즉 부 창출시스템이라 부르는 것을 계속해서 발명해 온 것이다. 이것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명품에 속한다.

[43] 일반적으로 부는 필요나 욕구를 채워주는 어떤 것이다. 그리고 부 창출시스템이란 돈이든 아니든 창출되는 방식을 의미한다.

[44] 진정한 의미의 부 창출시스템이 최초로 갖춰진 것은 인간이 경제적인 잉여생산물을 산출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이다.

[45] 부의 제1물결은 노동의 역할분담을 초래했고, 그로 인하여 교역과 물물거래, 판매와 구매의 형태로 교환의 필요성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굶주림과 극심한 가난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46] 새로운 사상과 함께 싹튼 제2물결의 부 창출시스템은 결과적으로 공장, 도시화, 세속주의를 가져왔다.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육체노동을 요하는 기술과 화석연료 에너지의 결합을 초래했다. 그리고 그것은 대량 생산, 대량교육, 대중매체, 대중문화로 이어졌다.

[47] 산업경제는 표준화, 전문화, 동시화, 집중화, 중앙집권화, 규모의 극대화라는 일반 원칙에 기반하여 다양한 형태로 분화되었다.

[47] 제2물결의 부 창출시스템이 대량화를 가져왔다면 제3물결은 생산과 시장, 사회를 탈대량화로 유도한다.

[48] 이런 3가지 부의 물결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가각 서로 다르게 전개된다. 예를 들어 중국, 브라질, 인도 같은 나라에서는 3가지 부의 물결이 동시에 중첩되어 전개되고 있다. 또한 2개 이상의 부 창출시스템이 맞부딪치면 사회와 문화 자체도 혼란을 겪는다.

[49] 제1물결의 부 창출시스템이 주로 키우는(growing) 것을, 제2물결이 만드는(making) 것을 기반으로 했다면, 제3물결의 부 창출시스템은 서비스하는(serving) 것, 생각하는(thinking) 것, 아는(knowing) 것, 경험하는(experiencing) 것을 기반으로 한다.

[49] 제3물결의 부 창출시스템은 금전적인 부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부, 즉 우리 자신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만들어 내는 비화폐적인 부도 증가시킨다.

[53] 부의 창출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이는 어떤 경제체제에서나 상관없이 모든 문화와 문명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모든 발전 단계에 중요한 기반이다. 그것이 바로 심층 기반이다.

[55] 이 기반들은 시스템을 형성하기 때문에 외관상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심층기반과 관련한 변화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 변화에는 에너지, 환경, 가족구조를 비롯하여 피상적이고 일상적인 기반 아래에 있는 기반을 송두리째 뒤흔들며 빠르게 변화하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

[59]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이 위기는 비동시화 효과의 직접적인 결과로 심층기반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기반인 시간을 생각 없이 다뤄서 생겨난 문제이다.

[59] 오늘날 세계 각국은 선진 경제를 건설하기 위해 각기 다른 속도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정치, 경제, 사회 지도자들은 간단한 사실 하나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선진 경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선진 사회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모든 경제는 그것이 속한 사회의 산물이고 사회의 모든 주요 제도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60] 어는 곳에서든 산업시대의 조직을 대체하거나 혁신하려는 시도들은 지존 조직의 수혜자와 그 지지자들로부터 저항을 야기한다. 이 저항은 변화의 속도를 불규칙하게 만들기도 하고 적어도 그에 영향을 미친다. 주요 기관들이 지식 경제가 요구하는 가속도에 동시화되지 못하고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이처럼 오늘날의 정부는 시간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생겨나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60] 산업시대에 영향을 미친 현대화 지지자들은 완벽하게 동시화된 기계 같은 사회를 만들고자 했다. 공장에서는 테일러주의가 소비에트 연방에서는 레닌주의가 그 역할을 담당했다. 그들의 목표는 기계처럼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사회와 국가를 창조하는 것이었다. 관료조직은 일체화되어 움직이고 개개인은 동시화된 획일성으로 행동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실재하는 인간과 인간 사회는 개방 시스템으로서 뒤엉켜 있고 불완전하다.

[62] 사회는 제시간에 달리는 기차보다 더 많은 것을 필요로 한다. 사회에는 시간에 맞춰 달리는 제도가 필요하다. 경제는 너무나 빠른 속도로 달리는데 사회의 다른 주요 제도들이 한참 뒤로 처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는가?

[72] 이런 조직과 그들의 상호작용을 살펴보면 오늘날 당면한 문제는 급격하게 가속화되는 변화만이 아니라 빠르게 성장하는 신경제의 요구와 구사회의 타성적인 조직구조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74] 오늘날의 비즈니스 활동은 실시간 활동을 향해 속력을 높이고 있다. 반면 시간 사용은 점점 더 개인화되고 변칙적 혹은 불규칙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통합해야 할 업무들이 많아지는데다 가속효과로 말미암아 각 업무에 이용가능한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동시화 달성을 더 어렵게 만든다.

[77] 모든 기업과 금융시스템, 국가 경제는 동시화와 어느 정도의 비동시화 활동을 함께 필요로 한다.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에게는 각각의 제한을 언제 부숴야 할지 알려줄 만한 데이터와 측정 기준이 모두 부족하다. 경제의 타이밍을 연구하는 크로노믹스라 불릴만한 분야는 아직 발달되지 않은 상태이다.

[77] 분명한 것은 시간 조절이 매우 복잡하고 중요해졌기 때문에 동시화 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80] 결국에는 치열해지는 경쟁이 혁신에 혁신을 낳고 각각의 혁신이 타이밍 조건을 변화시켜 재동시화를 요구하기 때문에 동시화 산업은 갈수록 확대될 것이다. 그러나 비동시화 법칙의 숨은 패러독스가 있다. 그것은 시스템의 어떤 차원에서 동시화의 수준을 높이게 되면 다른 차원에서는 동시화 수준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82] 오늘날의 기업들은 운용속도를 높이라는 강한 압력을 받고 있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기술 혁신, 즉각적인 만족을 원하는 소비자나 고객의 요구, 게다가 경쟁까지 합세하여 변화의 속도를 높이라고 다그친다.

[95] 차츰 지식이 노동의 가치를 좌우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작업시간도 획일적인 표준 시간에 따를 필요가 없다.

[97] 더 많은 미디어 시청자들이 그들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신종 장비들을 갖추게 될 수록 이와 같은 표준 시간표로부터의 이탈도 가속화될 것이다.

[98] 부 창출시스템은 가속화될 뿐 아니라 시간과의 관계에 있어서 더 커다란 불규칙성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 과정을 통해 개개인은 산업시대의 폐쇄적인 경직성과 규칙성에서 자유로워진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예측 불가능성이 증가하며, 개인의 대인관계와 부의 창출을 조정하고 비즈니스를 행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해진다.

[99] 속도와 불규칙성은 또 다른 시간 전환을 동반한다. 이는 간헐적인 운영부터 중단 없는 연속적인 운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99] 중단 없는 연속 서비스는 각 개인이 스스로 소비 스케줄을 정할 수 있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불규칙한 시간으로 이동하게 만든다. 그런 다음 생산과 소리 양 측면에서 시간과 박차가 더욱 복잡해지고 탈대중화 되어 간다.

[100] 가속화, 불규칙화, 연속적인 흐름 등 서로 연관된 이 변화들은 우리 앞에 놓인 시간의 풍경 전체를 바꿔 놓는다.

[101] 인구 중 일부는 획일화된 일상의 스케줄에서 자유로워지는 반면, 다른 일부는 여전히 과거의 시간에 따라 움직인다면 어떻게 될까?

[101] 우리의 핵심 조직들은 서로 동시적이지 못하고, 동시화와 비동시화 사이의 긴장이 증가하고, 가속화가 지속되며, 시간은 불규칙해지고, 시간과 생산성의 연결 고리가 약해지는 반면 시간의 간격은 갈수록 잠재 가치가 늘어나고 있다.

[105] 오랫동안 서양이 경제적인 우위를 행사해왔기 때문에 5세기 전에는 유럽이 아닌 중국의 기술이 가장 발달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또한 아시아가 전 세계 경제적 산출 중 측정 가능한 부분의 65퍼센트를 차지하며 세계를 주도했다는 사실도 자주 간과되고 있다.

[108] 오늘의 변화가 선형으로 지속될까 아니면 원형이라고 말해야 할까?

[110] 디지털화는 거대한 순환뿐만 아니라 지엽적인 수준까지 모든 곳에서 부와 부 창출의 이동을 용이하게 만들며 가속화한다.

[115] 앞으로는 최하층 경쟁이 줄어들고 최상층 경쟁이 늘어날 것이다.

[119] 성가시든 어떻든, 비밀스런 책략에 관여하든 말든,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든 고객을 만나러 밀워키에 날아가는 일이든, 우리는 어쨌든 이동하는 종족이다.

[122] 즉 개개인의 공간적 범위가 변화하는 것처럼 각국의 통화 역시 지속적으로 공간적인 범위를 변화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132] 세계화의 신봉자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첫째, 어떠한 나라도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이바지할 세계화의 엄청난 잠재력에 끝까지 등을 돌리지 못할 것이다. 둘째, 세계화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문제들이 닥칠 것이다. 셋째, 새로운 기술들이 점차 세계화를 촉진할 것이다.
이에 대해 회의론자들은 다음과 같이 반박한다. 첫째, 평화의 이익도 엄청날 수 있는데 그들은 그 기회를 계속 놓치고 있다. 둘째,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 셋째, 역사는 기존의 기술들이 촉진한 것을 되돌리기 위해 개발된 반기술들로 가득 차 있다.

[136] 세계화에 대한 열의가 넘치는 사람들은 타이타닉에도 있었던 방수 구획실조차 없는 거대한 금융 유람선을 건설하고 있다.

[137] 세계 수요의 3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경제가 추락한다면, 다른 여러 나라를 향한 세계적인 부의 재배치는 산산이 부서진다. 가장 심하게 타격을 받는 곳은 단일 수출품이 국가 수입을 좌지우지하는 나라들이다.

[138] 과학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도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정보와 생명공학의 통합이 추진되면서 기존에 수입하던 원자재와 다른 상품에 대한 필요가 줄여들게 된다.

[139] 낯설고 이상한 유행병과 검역, 소행성 충돌이나 생태적 재앙들 역시 경제적인 기반을 뒤흔들어 영화 <매드 맥스>가 보여준 상태로 몰아갈 수 있다.

[139] 이런 세계화를 저주하는 역추진 장치는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그 어떤 반세계화 운동보다 재세계화를 후퇴시킬 수 있는 강력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139] 세계화의 가장 그럴듯한 시나리오는 분열이다.

[142] 아직은 초보적인 형태이지만 우주로 향하는 움직임은 이미 일상생활의 많은 측면을 바꿔 놓았다.

[143] 우주산업에서 도출된 지식은 기업들이 위험을 예상하여 손해를 줄이거나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149] 지구가 아닌 다른 공간으로 도약하는 것만으로도 부의 창출 면에서 혁명적인 전환이 기록될 것이다.

[155] 1. 지식은 원래 비경쟁적이다.
2. 지식은 형태가 없다.
3. 지식은 직선적이지 않다.
4. 지식은 관계적이다.
5. 지식은 다른 지식과 어우러진다.
6. 지식은 어떤 상품보다도 이동이 편리하다.
7. 지식은 상징이나 추상적인 개념으로 압축할 수 있다.
8. 지식은 점점 저 작은 공간에 저장할 수 있다.
9. 지식은 명시적일 수 있고 암시적일 수도 있다.
10. 지식은 밀봉하기 어렵다. 퍼져 나간다.

[157] 정보상품은 그 희소성을 손상시키지 않고서는 정보를 전달할 수 없다. 즉 상품의 가치 평가에 기반이 되는 희소성을 감소시키게 된다.

[158] 오늘날에도 경제의 많은 부분은 애덤 스미스, 데이비드 리카르도, 칼 마르크스, 존 메이나드 케인스, 밀턴 프리드먼의 유산을 비롯하여, 적어도 부분적으로 뉴턴식의 역학과 데카르트적인 논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158] 우주의 모든 것이 항상 일정불변하게 예측 가능하고 기계적인 타당성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160] 석유와 지식은 근본적인 차이점은 무엇보다 석유는 쓸수록 줄어들지만 지식은 사용할수록 더 많이 창조된다는 것이다. 이 차이 하나만으로도 주류 경제학의 많은 부분을 무용지물로 만든다.

[168] 오늘날 데이터와 정보, 지식이 우리 주변에서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들의 많은 부분이 점점 더 진실에서 멀어지고 있다.

[169] 모든 지식에는 한정된 수명이 있게 마련이다. 어느 시점이 되면, 지식은 더 이상 지식이 아닌 것이 되어 무용지식이 될 수도 있다.

[171] 변화가 더욱 빨라지면서 지식이 무용지식이 바뀌는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다. 끊임없이 지식을 갱신하지 않는 한 직장생활을 통해 쌓은 경력의 가치도 줄어들고 만다.

[178] 경쟁적인 투입과 산출에서 비경쟁적인 투입과 산출로, 제한된 지역 내 내수 생산과 유통에서 국가 및 해외 생산과 유통으로 낮은 기술 요건 수준에서 높은 기술 수준 요건으로 획일적인 대량생산에서 획일적인 이질적 생산으로 그 밖에도 많은 다양한 형태로 의존도가 변화해 갈 것이다.

[179] 지난 50년 동안의 경제학자들의 믿음과 경제 분석을 뿌리부터 흔드는 4가지 근본적인 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첫째, 네트워크 산업의 성장이다. 둘째, 고갈되지 않는 지식 상품의 비경쟁성이다. 셋째, 비획일화와 맞춤 제품의 빠른 성장이다. 넷째, 자본의 세계적 이동성에 의해 생겨난다.

[180] 오늘날에도 많은 경제학자들이 혁명적 부와 관련된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효과와 같은 문제가 어떻게 더 큰 그림을 형성하는지 보지 못한 채 케네와 같은 근시안적 사고로 문제의 일부에 대한 뛰어난 해결책을 찾는데 고생하고 있다.

[186] 이 모든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진실이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진실인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6가지의 상호 경쟁적인 기준이 있다.
첫째, 우리가 진실이라고 부르는 상당수 혹은 대부분은 합의에 의해 옳은 것으로 인식된 것이다. 둘째, 어떤 사실이 진실이라고 여겨지는 다른 사실들과 부합할 경우, 이 사실 또한 진실이라는 가정을 근거로 한다. 셋째, 일상생활에서 진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의 상당 부분은 종교뿐만 아니라 속세에서도 권위에 근거하는 경우가 많다. 넷째, 어떤 이에게 있어서는 진실이 불가사의한 계시에 근거하는 경우도 있다. 다섯째, 진실의 기준이 내구성과 세월인 경우도 있다. 여섯째, 과학은 다른 기준들과 다르다.

[192] 서양이 이토록 미래를 향해 약진할 수 있었던 원인은 이런저런 과학적 발견 때문이 아니라 좀 더 엄청나게 강력한 무엇 때문이다. 니덤은 “서양은 르네상스와 갈릴레오 시대에 가장 효과적으로 발견하는 방법 그 자체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192] 과학적 방법의 발명은 인류에게 미지의 사실을 밝혀내는 새로운 진실 여과 장치이자 시험이며, 강력한 메타 툴로서 기술 변화와 경제발전에 박차를 가했다.

[203] 진실 여과 장치로서의 과학에 대한 또 다른 공격은 프랑스 철학의 하나인 포스트모더니즘의 잔재에 의한 것이다.

[203] 결국 어떤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지를 돈이 결정하고 가치판단에 의해 과학자가 연구할 문제와 그들이 내놓는 가설 그리고 그 결과를 전달할 언어가 결정된다.

[211]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더욱 견고한 안보체계를 마련하고, 의약품을 개발하고, 도시와 농촌, 국가간의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우리에게는 과학이 필요하다.

[211] 혁명적 부의 미래는 점점 더 사회에서 과학이 어떻게 이용되고 존중되는지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214] 소비자의 요구, 재무적 필요, 시장의 힘이 모두 너무나 빠르고 제각기 다른 속도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경영자를 시간에 쫓기게 하고, 기업을 압박하여 불안정하게 만든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거대한 동시화 산업이 성장하여 기업들이 속도 불균형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215] 우리는 또한 세계화가 계속될지에 대해 묻기보다는 경제 부문에서는 ‘비세계화’가 진행되고 환경오염과 테러, 마약, 성매매, 대량학살 같은 문제를 대처하는 면에서는 ‘제세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것 역시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고 있는 상황이다.

[217] 우리는 이런저런 새로운 방식으로 지식을 마누고 세분하며 산업시대 원칙의 울타리를 부수고 지식체계의 심층적 구조를 재조직하고 있다. 조직화되지 않은 지식은 접근성과 연결성을 잃는다. 그래서 수세기 동안 학자들이 지식을 여러 부분으로 명확하게 구분해 왔다.

[218] 지식이 당장 눈앞의 문제해결을 위한 임시변통의 비위계적 배열로 구성됨에 따라 영구적이라 생각했던 원칙과 위계도 사라지기 쉽다. 이에 따라 지식의 지도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패턴을 담은 불안정한 모음집이 될 것이다. 이처럼 지식체계에서 벌어지는 지각변동은 작업단체, 직업, 대학, 병원 및 일반 관료체계를 변화시킬 것이다.

[219] 뒤집어보면 이전에 관련이 없던 아이디어와 개념, 데이터와 정보, 지식을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할 때 상상력과 창의력이 생겨날 수 있다.

[219] 연관성이 없어 보이던 새로운 사실이나 아이디어, 통찰력을 새롭게 결합하는 것이 창의력이라면, 이러한 발굴과 조합은 기술 혁신의 근본적인 부분이다.

[220] 확장하는 유기체로서 경제가 어떤 지름길 또는 가시밭길을 택하게 될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우리를 어디로 이끌어 갈지는 알 수 없다.

[224] 화폐 경제에 들어가기 위해 소위 ‘7개의 문’을 거쳐야 했다.
1. 팔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라.
2. 직장을 구하라.
3. 상속을 받아라.
4. 선물을 받아라.
5. 결혼하라. 또는 재혼하라.
6. 복지 혜택을 받아라.
7. 훔쳐라.

[225] 추적되지도 측정되지도 않고, 대가도 없이 대대적으로 경제 활동이 벌어지는 숨은 경제가 있다. 바로 비화폐의 프로슈머 경제이다.

[226] 개인 또는 집단들이 스스로 생산하면서 동시에 소비하는 행위를 프로슈밍이라고 한다.

[226] 이는 심층기반인 공간에 대한 우리의 관계가 변화된 결과이기도 하다. 프로슈밍에는 세상 반대쪽에 사는 타인과의 공유를 위해 대가를 받지 않고 창조하는 가치도 포함된다.

[227] 프로슈밍은 소프트웨어 샘플을 만들거나 램프 배선을 바꾸는 일엣 학교 기금 마련을 위해 과자를 굽는 자원봉사 활동에 이르기까지 그 형태가 무한하다.

[230] 부모 또는 그 대리인은 인간의 사회화와 문화 적용을 도와주고 각각의 새로운 세대가 기존의 사회질서와 경제 질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주요한 단위이다.

[231] 어머니와 아버지는 자녀가 가장 처음 만나게 되는 스승이다. 이들은 최초의 프로슈머이며, 이들의 기여가 없다면 우리가 돈을 지불하고 제품을 얻는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235] 놀랍게도 가난한 나라의 수백만 빈농들은 화폐경제로 들어서고 있는데 부유한 나라의 수백만 부자들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그들은 세계 경제의 비화폐 경제, 프로슈머 부문으로 영역을 급속히 확장하고 있다.

[236] 앞으로 프로슈머 경제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백만장자들이 수두룩하게 나타날 것이다.

[237] 의료세분화로 각 전문 분야간 교류의 단절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

[248]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한 번에 하나씩 하던 일들을 거의 동시다발로 처리해야 하는 시간적인 압박과 급속한 환경변화는 부 창출시스템의 심층기반인 시간과 일의 관계, 친구와 가족과의 관계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다. 이러한 압박과 변화로 인하여 직장에서의 시간과 가정에서의 시간 사이에서 힘겨운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

[251] 외부로 전가되는 노동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다. 생산자에서 프로슈머로의 변환은 차세대 아웃소싱의 커다란 미개척분야이다.

[252] 노령인구의 증가와 지식의 발달, 특히 프로슈밍에 활용 가능한 기술의 발 빠른 확산에 화폐 경제에서의 경쟁 압력까지 추가되면 프로슈밍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253] 최근 제작된 <딜버트>라는 제목의 만화에는 한 기업 임원이 “조금만 있으면 소비자들이 제조에서 배송까지 하도록 훈련시킬 수 있겠다”고 이야기하는 내용이 실리기도 했다.

[254] 프로슈머가 도구와 기술을 구입하여 보건의료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처럼 다른 분야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256] 전통 경제학에서 보면 제품의 구입은 소비이다. 그러나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 보면 제품의 구입은 프로슈머 산출물의 가치를 증대시키기 때문에 일종의 자본재에 대한 투자라고 볼 수도 있다.

[258] 우리의 한쪽에는 화폐 경제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비화폐 경제가 있다. 현재의 부 창출 시스템에는 양쪽이 모두 필요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은 부 창출의 시스템 전체를 파악해야 한다.

[259] 프로슈머들은 자신의 능력과 흥미를 개발, 시험하면서 이를 판매용 상품과 소규모 사업체로 변형시키고 있다. 화폐경제에 또 다른 가치를 투입한 셈이다.

[267] 경제가 지역화, 분권화되어 있었던 때에는 프로슈밍도 지역적 현상으로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전국적인 시장과 국가가 생성되자 도움을 주는 손길도 마을과 이웃 너머로 뻗어 갔다. 최근 경제가 갈수록 세계화 또는 재세계화되는 가운데 단체들도 세계로 나아가 인류전체를 공동체로 확장시키고 그에 맞게 각 분야의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268] 오늘날처럼 고도로 전문화된 세상에서 기업 경영진이나 경제학자들은 아마추어라는 용어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봤을 때, 자기 자신과 가족 또는 공동체를 위해 무보수로 일하는 아마추어들이 과학과 기술 분야를 포함하여 다양하고 광범위한 분야에서 놀라운 위업을 이루었다.

[288] 공장 형태를 벗어난 새로운 모델로 교체하기보다 무의식적으로 ‘학교 공장’을 더 효율적으로 굴러가게 하는 것에 집중해 온 것이다. 오로지 교사만이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고정된 사고도 만연해 있다.

[289] 이들이 서로 경험과 정보를 나누는 동안 나중에 배운 학습자가 스승이 되고 원래의 스승이 학습자가 되는 일도 생긴다.

[293] 첫째, 현재 세계는 부의 형성 방식에 있어 역사적인 변화를 겪고 있으며, 이런 변화는 새로운 생활방식이나 문명 탄생의 일부이다. 둘째, 기업가와 투자가, 경제학자들이 보고 있는 표층 기반 저 아래에 심층기반이 있다. 우리는 심층 기반과의 관계를 혁명적인 방식으로 변화시켜 가고 있다. 특히 시간, 공간, 지식과의 관계에서 그러하다. 가속화되고 있는 오늘날의 변화는 갈수록 점점 더 많은 경제 분야에서 탈동시화를 유발한다. 이런 변화는 경제 분야에서는 탈세계화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한편 그 변화는 다른 분야에서는 재세계화를 진전시키고도 있다. 셋째, 화폐 경제라는 것이 매우 커다란 부 창출 시스템의 일부라는 것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 화폐 경제는 전 세계적으로 프로슈밍에 기반을 둔 거대한 비화폐 경제로부터 은밀하게 투입되는 가치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았다.

[295] 프로슈머와 프로슈밍이 화폐 경제와 가치를 서로 교환하며 상호 작용하는 데는 최소한 12개 정도의 중요한 경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1. 프로슈머는 제3의 직업과 자가 서비스 활동을 통해 무보수로 일을 수행한다.
2. 프로슈머는 화폐 경제에서 자본재를 구입한다.
3. 프로슈머는 자신의 도구와 자본을 화폐 경제에 있는 사용자들에게 빌려준다. 또 다른 공짜 점심이다.
4. 프로슈머는 주택 가치를 향상시킨다.
5. 프로슈머는 제품이나 서비스, 기술을 시장화한다.
6. 프로슈머는 또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탈시장화한다.
7. 프로슈머는 자원봉사자로서의 가치를 창출한다.
8. 프로슈머는 영리기업들에게 유용한 무료정보를 제공한다.
9. 프로슈머는 화폐 경제에서의 소비자 힘을 강화시킨다.
10. 프로슈머는 혁신을 가속화한다.
11. 프로슈머는 지식을 신속히 창출하고 그것을 전파하며 지식 기반경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사이버 공간에 저장한다.
12. 프로슈머는 어린이를 양육하고 노동력을 제공한다.

[307] 변화의 복음은 기존 제도와 질서에 가장 위험하다. 근본적으로 좌익이나 우익, 민주주의나 권위주의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변화의 복음이 전하는 암묵적인 속뜻은 우리 사회와 현재 삶의 방식과 믿음이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308] 철학자중 가장 혁명적인 철학자인 헤라클리토스의 메시지이다. 그는 “같은 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수는 없다. 두 번째 들어갈 때마다 이미 그 물은 흘러가 버렸기 때문이다.”

[312] 경제의 빠른 변화와 휘몰아치는 소동, 혼란은 법률, 사회적 규범과 함께 느리게 변화하는 규제와 법집행 방식을 압도하고 있다. 예전에는 명료했으나 지금은 모호해진 경계선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보는 이들도 있다. 이는 탈동시화 효과의 명백한 증거이다.

[325] 전면적으로 시간이라는 쐐기가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을 갈라놓고 있다. 하나가 빠르게 달려 나갈수록 다른 하나는 자꾸만 뒤처진다. 이것이 둘 사이의 관계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

[329] 역사상 커다란 3가지의 부 창출 시스템인 농업, 산업 그리고 지식 기반은 복잡성의 수준에 각기 차이가 있다.

[329] 기업들은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단일 제품에 여러 기능을 집어넣어 소비자에게 잉여복잡성을 부과한다. 이것은 인생을 복잡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로 고액 맞춤형 생산이 아닌 대량생산 시대에서 비롯된 유물이다.

[330] 단일 제품에 기능이 많아지고, 부분적으로만 최적화하는 게 많아질수록, 가격은 비싸지고 사용하기도 어려워진다. 이 모든 기능을 원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즉 소비자는 잉여 복잡성의 희생물이 되고 있는 것이다.

[335] 실질적인 교육 향상을 도모하고자 한다면 일차적으로 지식의 생산과 분배에 근거하여 경제가 요구하는 변하에 인식이 필요하다. 교육이 직업을 준비시키는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원하지도 않는 직업에 대비시키려 한다면, 이는 학생들을 기만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경제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오늘날의 대량생산 학교들은 아직도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공장식의 학습방식을 강조하고 있다.

[341]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연구와 혁신에 투입되는 투자금 중 극히 일부라도 새로운 조직이나 제도의 구조를 시험하고 구상하려는 연구로 돌려진다면 다가오는 내부 폭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도 더 넓어질 것이다.

[342] 다행히 사회적인 상상력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입증된 도구가 있다. 그중 하나가 기능의 첨가와 제거이다.

[348] 왜 지금 우리의 다양한 가족체계가 산업시대의 일률적인 핵가족 체계가 담았던 것과 같은 가치관을 심어주거나 나타내기를 기대하는가? 또는 어째서 산업사회 이전의 농경사회에서나 흔했던 대규모 다세대적인 가족의 가치관과 같기를 기대하는가?

[352] 혁명은 언제나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현재도 예외가 아니다. 하나는 해체의 성난 얼굴로 구시대의 유물을 갈가리 찢고 부순다. 두 번째는 재통합의 웃는 얼굴이다. 새로운 것이건 낡은 것이건 새로운 방식으로 서로 통합한다.

[366] 변화의 가속도가 제품과 기술, 시장의 사이클을 단축시키는 오늘날 기업들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끊임없는 혁신이다.

[368] 전체 자산 기반이 무형화 될수록 결과적으로 자산 공급의 무한성이 점점 커져 비경쟁성이 증가한다.

[379] 보다 복잡한 대안적 시나리오가 등장해 지식자본, 사회자본, 인적자본, 문화자본, 환경자본, 그리고 무보수 프로슈머의 기여 등 다른 형태의 자본을 인정하고 이를 화폐화함으로써 자본의 의미자체를 뒤바꿔놓을 수도 있다. 대안 화폐를 만들어 이를 거래하는 시장을 창출하고 기존 화폐시장과 통합하여 세계 경제를 변형시킬 것이다.

[382] 산업화 이전까지 주로 화폐 경제 안으로 들어와 생산자와 소비자로 변모해 시장에 의존하는 형태가 되었다.

[384] 시장은 더욱 폭이 좁고 수명이 짧은 지식 집약적 화폐시장으로 세분화될 것이다. 탈대중화는 집단적 획일성보다 개성을 선호하는 문화나 중산층이 있는 곳이라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확산될 것이다.

[387] 모든 시장에는 시장화와 탈시장화라는 2가지 기본적인 프로세스가 동시에 진행된다. 하지만 이런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속도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속도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속도는 마치 각각이 서로 다른 신진대사 속도로 작용되는 것처럼 산업별, 나라별로 다르다. 그런데 2가지 프로세스의 속도차가 너무 크게 벌어진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반대로 2가지 프로세스가 동시에 느려지거나 빨라지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시장이 기능할 수 있는 최대 또는 최적의 속도라는 것이 있을까? 한 국가의 속도가 다른 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런 질문을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는 걸까?

[389]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변화는 기존의 학문적 분류체계가 무너지면서 지식에 관한 우리의 지식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식이 체계화되는 방식도 변화한다.

[404] 미래에 새롭게 닥칠 경제 위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이런 식의 비현금 거래가 행해지지는 않겠지만, 복잡한 시장에는 적합하지 않은 거래 방식으로 오랫동안 간주돼 왔던 물물교환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407] 타임달러란 한 회원이 이웃 노인이 장보는 일을 도와준 경우, 그에 대한 서비스 봉사 점수를 쌓고 나중에 이 점수를 이용해 다른 회원에게 자신의 아기를 돌봐달라고 부탁할 수 있는 제도이다.

[417] 실제로 일본 경제성장의 비결은 첫 번째 불타는 향학열이고 두 번째 새로운 지식을 상업적으로 적용하는 창의력, 세 번째 속도이다.

[423]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는 동시에 지식 부문을 구축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중국의 전략에는 중앙 집권 계획을 지양하면서 동시에 지방 분권을 촉진하고, 시장 활동 확대, 수출을 강화하려는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변화에는 사회적 고통, 혼란과 소요 등이 동반되며 상황이 점점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중국 지도부는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432] 도시로 밀려드는 농촌 인구의 유입을 차단하려면 농업과 첨단 기술 간의 생산성 차이를 줄여야 하며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

[433] 빈곤에 관한 논의의 주된 목표는 상대적 빈부 격차와는 관계없이 절대 빈곤 수준 이상으로 생활 여건을 높이는 것이어야 한다. 굶주리는 아이가 없고, 모두가 깨끗한 식수를 마실 수 있으며, 가난한 나라의 평균 수명이 최소 70세에 도달하고, 기타 기본적인 교육수준이 충족되고 난 뒤에 빈부 격차의 해소를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447] 이런 상황과 극심한 빈곤 등 오늘날의 현실을 감안할 때 여러 가지 위험과 환경적 피해를 야기한다고 해서 석탄, 가스, 심지어 원자력의 확대를 반대할 수만은 없다.

[455] 시장경제와 관련된 이런 진부한 표현은 우리가 이미 살펴본 실리콘 밸 리가 고도의 컴퓨터 생산 작업을 점진적으로 일본, 한국, 대만으로 이전하고, 다시 이들 국가가 중국에 공장을 설립하고 많은 자본을 투자하면서 작용하는 트리클다운 효과를 간과한 것이다. 이 모든 일은 중국 공산당 정부가 시장경제로 전환하기 훨씬 전부터 이미 벌어지고 있었다.

[471] 인류 전체의 이익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중국의 빈곤해소를 위한 두 마리 토기 전략이 고통스러운 실험으로 실패해서는 안 된다. 중국의 물결 분쟁은 우리의 직업과 주식 투자, 제품, 권리로부터 시작하여 우리 아이들이 입게 될 옷이나 그들이 사용할 컴퓨터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제 우리 모두의 일부분이 되었다.

[475] 일본은 제품 생산을 가속화하고 전 세계 공급망의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컴퓨터와 IT 혹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경영개념을 서비스 분야에 적용하는 데는 굼뜨기 이를 데 없다.

[476] 가속화 경제가 요구하는 조건은 가변적인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조직적 유연성이다.

[478] 지금까지 제3물결을 경험하면서 배운 교훈 중 하나는 실리콘 밸리의 사례처럼 작은 기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소규모 조직이나 기업, 기술 분야의 신규 회사 등 어떤 것이든 우호적인 숙주 환경이 필요하다. 그것은 회생문화를 의미하는데 이런 문화에서 실패는 경력의 종말이 아니라 유용한 경험의 습득으로 간주된다.

[487] 중국이 화산폭발에 직면해 있다면, 일본은 내부 폭발에 직면해 있다.

[503] 오늘날까지 표준화와 집중화, 규모의 극대화, 중앙집중화와 같은 산업화 시대의 원칙이 EU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다.

[520] 교육은 직업 교육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학교는 거의 사소한 예외 사항을 빼고는 아이들에게 소비자 및 프로슈머로서의 역할을 준비시키는 것 역시 실패했다. 현재의 체제는 증대하는 복잡성과 당면하게 될 새로운 삶의 형태에 대비하도록 하는 것에도 실패했다.

[537] 단순히 시장의 상호 작용에 의해서만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간혹 이론이 있기는 하지만 누가 무엇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만드는지를 시장 혼자서 결정하지는 않았다. 부는 세계 어디서든 권력과 문화, 정치, 정부에 의해 모양새를 갖추었다.

[538] 경쟁이 가열될수록 국민국가들은 승자 없는 게임을 하게 될 것이다. 국민국가가 원하든 원하지 않던 간에 그들은 모두 권력을 잃게 될 것이다.

[538] 국가나 기업은 급격히 성장하는 NGO를 비롯해 새롭게 부상하는 여러 세력들을 다루어야 한다.

[541] 세계 인구 증가 속도는 느려지고 있는 추세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종교인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신도 수는 급격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두 종교는 모두 향후 수십 년간 기술과 세계의 부가 급격히 재분배되는 현상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552] 오늘날 민첩성은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전략이 없는 민첩성은 상황에 대한 조건반사에 불과하다.

[552] 전략은 유연성을 가지면서 정보에 따라 신속하게 변해야 한다. 지능적 전략이 되기 위해서는 단지 현재의 변화뿐만 아니라 변화가 더욱 가속화되는 미래를 고려해야 한다.

[552] 미래는 도착지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555] 이 책에서 기술한 혁명적 부 창출시스템과 문명이 그 모든 역효과에도 불구하고 수십억의 인류가 더 부유하고 건강하게, 더 길고 사회적으로 유용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무수한 기회를 열어 줄 것이라는 점이다.

[556] 과학은 그 자신을 소유하고 있는 문화의 후원을 기반으로 생존해 왔다. 그런데 바로 그 문화가 과학에 대해 적대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563] 이제 핵심적인 문제는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에너지 재앙을 극복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극복하느냐이다. 그것은 전적으로 아직도 산업화 시대의 에너지 체제를 통해 이익을 얻고 있는 기득권적 이해집단과 대체에너지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 및 투쟁을 벌이고 있는 도전자들 사이의 물결투쟁의 결과에 달려 있다.

[570] 모든 사항을 고려했을 때, 이것도 한 번 살아볼 가치가 있는 환상적인 순간이다. 미지의 21세기에 들어온 것을 뜨거운 가슴으로 환영한다.


3. 내가 저자라면


앨빈 토플러는 혁명적 부 창출의 요인으로 시간, 공간, 지식을 꼽는다. 이 세 가지 요소가 비즈니스는 물론 경제, 사회 전반을 주관하는 심층 기반이라고 규정했다. 심층기반의 흐름으로 사회적, 제도적, 교육적, 문화적, 정치적으로 나타나는 일상적이고 피상적인 변화를 설명했다.

‘시간’의 관점에서 흐름을 바라보면, 나라마다 그리고 분야마다 각기 다른 속도로 발전하기 때문에 이 속도의 차이에 의한 충돌로 여러 가지 불균형, 부조화, 부작용들이 생성된다. 현재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 상황도 속도의 충돌 때문임을 밝힌다. 경제 발전의 속도를 사회 제도나 정책 등이 보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업은 시속100마일의 속도로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고 있지만 교육, 정부와 관료조직, 정책과 법 제도는 30마일도 안되는 속도로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치열한 경쟁이 만들어 내는 속도의 차이는 위기인 동시에 새로운 기회이다. 저자는 그 기회를 ‘동시화 산업’이란 말로 설명한다. 시스템이 전문화되고 복잡해지면서 통합해야 할 업무가 많아졌다. 이는 시간의 가속효과로 말미암아 각 업무에 이용가능한 시간은 줄어들고 업무는 점점 불규칙해짐을 의미한다. 이를 역으로 이용해서 동시화를 이루는 산업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다음으로 공간적인 측면은 디지털 기술에 의해 이동성이 증가하면서 지리적으로 공간이 확대되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사이버 공간도 생성되는 등 확장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세계화를 들 수 있다. 세계화에 대한 찬반여론은 제쳐두고 그 흐름은 멈출 수가 없다. 이에 대한 반작용도 설명한다. 이 반작용은 반세계화 운동가에 의해 힘을 얻었다기 보다는 비동시화 현상, 수출부진, 나노기술, 유행병 등 역추진 장치들에 의해 세계화의 진행 속도를 더디게 한다는 것이다. 공간의 확장은 지구에만 한정하지 않고 우주로 확대될 것을 기대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2명의 우주인이 큰 관심 속에 선발되었듯이 나라마다 우주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부의 공간적 이동에 관해 주목하는데 아시아, 특히 중국이 세계의 부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역사적 관점에서 아시아가 가지고 있던 부의 주도권이 산업혁명이라는 변혁으로 유럽으로 넘어갔으며,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미국으로 옮겨갔고, 다시 지식혁명이라는 제3물결과 함께 그 흐름이 아시아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한다.

토플러가 주목한 가장 핵심적인 기반은 지식이다. 지식이 무한한 자원이라는 특성 때문에 혁명적인 부를 창출할 것이다. 현재에도 기업의 가치를 유형자산에서 무형자산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경제는 화폐경제 중심에서 비화폐 경제 중심으로 이동한 것을 예측한다. 그 중심에 프로슈머가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프로슈머란 개인 또는 집단들이 스스로 생산하면서 동시에 소비하는 것을 말한다. 노령인구의 증가, 지식의 발달, 기술의 발달, 치열한 경쟁 등으로 인해 프로슈밍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저자는 프로슈머에 대한 예언을 하기 위해 이 책을 썼을 정도로 많은 양의 페이지를 할애했다.

그 외에도 데카당스, 자본주의, 빈곤, 권력이동 등을 방대한 자료와 냉철한 통찰력으로 설명한다. 특히 동아시아 3개국 한국, 중국, 일본에 대한 설명을 한다는 점이 특별하다. 한국에 대해서는 북한과의 정치적 측면만을 언급한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그래서 몇 차례 한국 방문을 통해 그 외의 전망에 대해서는 특별 대담으로 대신하는 모양이다. 또한, 각 나라의 고유한 국민성이나 문화를 고려하지 않고 일반화의 특성을 적용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일본의 종신고용제가 유연성을 떨어뜨려 가변적인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다고 지적했지만 오히려 이 제도가 일본의 국민성과 결합되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앨빈 토플러 박사의 <부의 미래>는 제레미 리프킨의 <엔트로피>보다 읽기가 편했다. 내용의 난이도 때문이 아니라 흐름에 대한 분석과 설명의 구성이 이해하기가 쉬웠다는 뜻이다. <엔트로피>를 두더지 게임에 비유한다면 <부의 미래>는 자동차라고 표현하겠다. 자동차는 매우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어 구조나 작동원리를 이해하기가 어렵지만 몇 가지 장치의 작동법만 알면 운전하기 편한 시스템이다. 반면에 두더지 게임은 구조는 간단하지만 언제 두더지가 튀어 오를지 모르기 때문에 혼란스럽고 정신이 없다. 이렇듯 <엔트로피>는 엔트로피 세계관으로 분리되어 있는 부분을 서로 연관 지어 세상을 보지만 구체적인 방향이나 흐름은 파악하기 힘들었다. <부의 미래>는 복잡해 보이는 흐름을 근저에 해당하는 몇 개의 기본적인 흐름으로 파악하고 그 기초 위에 상위의 흐름을 설명을 하고 있어 체계적으로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

“심층기반을 알고 나면 혼란스러워 보이는 오늘날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은 덜 혼란스러워 보이고,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기회들이 어둠을 해치고 튀어 나올 것이다. 대혼돈은 우리 이야기의 일부분일 뿐이다. 대혼돈은 그 자체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시킨다.” (p24)

최근 시스템을 복잡계로 바라보고 이를 분석하는 이론들이 많이 등장한다. 어떤 시스템에서건 상호 작용하는 요소들이 많아지고, 다양성이 커지고 그들 사이의 변화속도가 빨라질수록 복잡성은 더욱 증가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이론들이 이 책에서 설명한 골격대로 시스템을 상위와 하위로 구분하고 상호간의 작용을 통해 시스템이 진화 또는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복잡할수록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 된다. <부의 미래>는 변화의 흐름에 대한 심층기반을 찾고 이를 토대로 피상적인 현상을 설명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를 내릴 수 있다. 혁명적 부의 심층기반을 파고들어 시간, 공간, 지식에 맞추어 보게 되면 여러 가지 문제를 새롭고 차별적인 시각으로 보게 된다.

그런데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이전에 출판된 책보다 호평을 덜 받는 것이 아닐까?

첫째, 혁명적인 부가 모든 역효과에도 불구하고 인류에게 건강과 행복을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역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한 점이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 생태계 파괴 그리고 에너지난으로 대별되는 환경영향에 대한 분석은 없다. 단지 과학과 기술이 해결수단이 될 것이고 그 시기만이 문제라고 밝히며 인간의 노력에 의한 해결보다는 과학기술의 낙관론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둘째, 혁명적인 부는 인간의 욕망으로부터 출발한다고 한다. 과연 인간의 욕망으로 파생된 부가 인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고 있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부의 의미 속에는 물질적인 부분뿐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도 포함한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물질적인 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신적인 면은 프로슈머가 지향하는 바에 의해 비화폐경제 속에서 생산되고 소비될 것이라고만 짧게 언급되어 있다.

책을 통해 개인적으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얻었다. 우선 책의 구성 면에서 세계 흐름을 좌우하는 기저요소를 찾고 이를 통해 설명하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동양학적 관점으로 그 흐름을 분석해보고 싶다. 시간은 天, 공간은 地 , 지식은 人으로 바꾸어 형성되는 3차원 상에서 미래의 변화를 살펴본다. 여기에 파도를 형성해줄 물결을 4차원의 영역으로 규정하고 분석해보는 것이다. 시간은 엔트로피 법칙에 따라 설명할 수 있고, 공간은 힘의 균형을 찾아가는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으로 설명하고, 사람은 물질과 정신 사이에 존재하는 형태로 설명할 수 있겠다.

다음으로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 적용되는 사례를 책 속에서 발견했다. 내 글의 골격을 형성하는 좋은 출발점으로 삼으려고 한다.

“학계의 경계 역시 허물어지는 추세이다. 강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캠퍼스에서의 많은 작업들은 점점 더 학과를 초월해서 행해지고 있다.” (p29)

"제2물결의 부 창출 시스템이 대량화를 가져왔다면 제3물결은 생산과 시장, 사회를 탈대량화로 유도한다.“ (p48)

"모든 기업과 금융시스템, 국가경제는 동시화와 어느 정도의 비동시화 할동을 함께 필요로 한다.“ (p77)

"인구 중 일부는 획일화된 일상의 스케줄에서 자유로워지는 반면, 다른 일부는 여전히 과거의 시간에 따라 움직인다면 어떻게 될까?“ (p101)

"역사는 기존의 기술들이 촉진한 것을 되돌리기 위해 개발된 반기술들로 가득차 있다.” (p132)

"재세계화로부터 반세계화로의 역사적 전환이 일어날 것인가?“ (p132)

"놀랍게도 가난한 나라의 수백만 빈농들은 화폐경제로 들어서고 있는데 부유한 나라의 수백만 부자들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p235)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우리 조상들은 농업을 기반으로 의식주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직접 해결하는 프로슈머였다.” (p381)

"모든 시장에는 시장화와 탈시장화라는 2가지 기본적인 프로세스가 동시에 진행된다. 하지만 이런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속도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속도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속도는 마치 각각이 서로 다른 신진대사 속도로 작용되는 것처럼 산업별, 나라별로 다르다. 그런데 2가지 프로세스의 속도차가 너무 크게 벌어진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반대로 2가지 프로세스가 동시에 느려지거나 빨라지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시장이 기능할 수 있는 최대 또는 최적의 속도라는 것이 있을까? 한 국가의 속도가 다른 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런 질문을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는 걸까?" (p387)

아직은 자료와 이론적 근거가 부족하지만 전체흐름을 파악하고 기회를 찾는데 체계적인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 읽을 책의 내용이 점점 궁금해진다. 나의 레이다망에 포착될 흐름이 무엇인지 빨리 만나보고 싶다.
IP *.21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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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7.04.14 10:27:01 *.167.57.37
방대한 자료, 余海! 만이 가질수있는 독특한 정보. 세심한 앨빈의 생활까지 추적하고 정독을 통한 북리뷰는 나무랄데 없다. 그러나 좀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으면 하는 나의 생각이다. 비판이야 말로 새로운 길을 여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좀 더 정렬적인 글을 써보았으면 하는 욕심이다.
정말 훌륭한 연구원이다. 잘보고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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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용
2007.04.14 18:30:43 *.211.61.193
초아선생님, 예리하신 지적 감사합니다.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조금 더 정렬적으로 다가가겠습니다. 선생님의 정렬적인 댓글처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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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훈
2007.04.16 09:26:55 *.99.241.60
심층기반을 천지인에 대입한 것은 색다르면서도
참신한 시도같습니다.
책에서
심층기반의 분석은 적절한 것 같은데
빈곤, 자본주의의 위기, 데카당스 에서 말하는 자본주의의 폐해가
장밋빛 부의 미래로 가는지는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심층기반과 프로슈머로 자연스럽게 간다고 보기에는 어렵고
각 사회 구성원이나 각 부문별 조직들이 지식을 활용하고
각자 열심히 노력하라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고
조금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잘 읽고 갑니다. 여해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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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용
2007.04.16 10:36:00 *.99.120.184
저자도 복잡한 현상을 몇 개의 시선으로 완벽하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았을 거야. 특히 공간적인 부분은 서로 얽여 있는 부분이 많은데 그 중에서 통합되어 있다 분리되고 다시 재통합되려는 현상속에서 프로슈머를 찾아낸 것은 연륜이 가져다 준 통찰력이라고 생각해. 아마 이 책의 핵심은 프로슈머가 아닐까.

모임때 만나면 할 이야기들이 많을 것 같다. 그 때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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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4.18 11:02:26 *.70.72.121
마음이 편해져요. 그 만큼 잘 소화되서 그렇겠죠. 많이 배우도록 노력할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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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2007.04.18 15:13:53 *.249.167.156
저도 천, 지, 인 그리고 물결로 풀어낸 부분이 재미있습니다^^

저는 늘 시간에 쫓기는데, 이렇게 소화가 잘 된 글을 제일 먼저 올리시니, 역시 연륜은 못 속이나 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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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용
2007.04.18 22:19:22 *.211.61.210
써니님/ 소화가 잘된다니 다행이네요. 오히려 제가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항상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도윤님/ 샤프한 시각으로 글을 읽어주어서 고마워요. 앞으로도 예리한 관찰 많이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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