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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16일 13시 19분 등록


과부유급(寡婦有級)? 과유불급(過猶不及)!

조안 시울라는 관련 자료가 없어서 애를 먹이더니, 앨빈 토플러는 넘쳐서 고민이다. 많아도 정말 너무 많다. 각 검색엔진에서 조건을 아무리 복잡하게 설정해도 단박에 수백 개의 자료들이 검색되어 나오고, 그 중에 인터뷰만 해도 수십 개, 관련 기사는 일일이 셀 수도 없다.

'아~ 이걸 다 읽어야 하나?'

한숨을 쉬면서 인터넷을 뒤적거리고 있는데 뭔가 하나가 딱! 걸렸다. 이 순간이 한 주를 심리적인 고통 속에서 보내게 될 시작이라는 것을 그 때는 미처 몰랐다.

김영사에서 발행한 '토플러&엘륄'은 '지식인 마을' 프로젝트의 결과물 중 하나이다. 총 50권으로 기획된 시리즈 중에 4권인 이 책은 독특한 시선으로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와 기술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지닌 대표적인 프랑스 학자, 자크 엘륄(Jacque Ellul)을 묶어서 '현대기술의 빛과 그림자'라는 부제와 함께 출판되었다. '부의 미래'가 참고문헌 목록을 제외하고도 570페이지나 된다는 사실을 잠시 깜빡 잊지 않았더라면 이 책을 먼저 읽기 시작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았을 텐데, 덕분에 대략 8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을 읽어내는 것만으로 한 주가 가득 차버렸다. 지식인 마을 프로젝트는 변.경.연 연구원들이 눈여겨보고 참고로 활용할 만한 사항들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더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고, 우선 그의 지난 이야기부터 살펴보자.

토플러는 그의 저서, 『제 3의 물결(The Third Wave(1980)』을 이렇게 시작한다.

이 책이 보이려는 것은 세상이 미쳐버리지는 않았다는 것, 그리고 말이 안 되는 사건들이 어수선하게 일어나고 있는 이면에는 놀랍고 희망적일 수도 있는 흐름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 흐름과 그 희망에 대해 논한다. 『제 3의 물결』은 아직 인간의 이야기가 끝나기는커녕 이제 막 시작했다고 믿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미래 쇼크』를 통해 이미 세계적인 명사로 등장한 토플러는 『제 3의 물결』에서 지식 혁명을 통한 '제 3의 물결'이 도래하였음을 선포하고 제 1의 물결, 농업화와 제 2의 물결, 산업화를 넘어 새로운 세계로의 전진을 이야기한다.

『제 3의 물결』 서문에서도 보듯이 기술 문화에 대한 대단히 긍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미래학자이지만 그의 저서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토플러는 제 2의 물결과 제 3의 물결이 충돌하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들과 제 3의 물결이 담지하고 있는 위험들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미래 쇼크』에서 토플러가 말하는 '미래의 충격'은 테크놀로지 등의 발전으로 급격한 변화에 따른 개인의 부적응 현상을 가리킨다. 이 책에서 '변화의 방향'보다는 '변화의 속도'를 강조하는 토플러는 미래의 딜레마가 '선택의 과잉'(overchoice)이라고 말한다. 『권력 이동』에서는 지식이 점차 권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되어가는 과정을 잘 묘사하는 대신, 미래에 대한 기대를 부풀게 하는 이야기들은 최대한 자제한다.

그리고 『제 3의 물결』에서 토플러는 제 2의 물결의 붕괴가 가져오는 심리적 위기의식을 설명하며 "오늘날의 사회는 어딘가 크게 잘못되어 있다"고 진단한다.

그렇지만 그의 결론은 결국 희망이다. 어차피 인류의 삶은 거대한 물결들에 의해 지속되어 왔고, 그 거대한 물결을 막아보겠다는 생각은 어리석은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문제는 다가오는 제 3의 물결위로 어떻게 멋지게 서핑을 하느냐라고 이야기한다.

한편, 이 책은 앨빈 토플러가 주장하는 정보 사회에 대한 희망에 대한 견제 세력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함으로써 균형을 이룬다. '인간은 기술의 주인인가, 하인인가?'라는 질문을 줄기차게 던지는 자크 엘륄(Jacque Ellul)과 '존재를 드러냄'으로서의 현대기술을 이야기하는 마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1976) 그리고 그의 제자였다가 결별한 마르쿠제(Herbert Marcuse, 1898~1979)에 또, 닐 포스트먼(Neil Postman, 1931~2003)과 알베르트 보르크만(albert borgmann, 1937~ )까지, 다양한 주장들을 다루며 막강한 앨빈 토플러의 세력과 균형을 맞춘다. (대단하다! 앨빈 토플러!)

책 표지를 자세히 보면 멋지게 서핑 자세를 잡고 있는 토플러의 뒤에 무덤덤한 표정으로 돛대를 잡고 있는 엘륄이 보인다. 마치 엘륄은 겁이 나서 돛대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엘륄이 돛대를 들고 서있다. 결국 토플러가 앞에서 멋지게 폼을 잡는 동안 결국 듬직하게 중심을 잡아주는 것은 엘륄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러나 앨빈 토플러는 이런 정보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사람들에게 비관론자라는 꼬리표를 나눠주고, 특유의 매력적인 미소를 띄우며 외친다.

"너희들은 그냥 제2의 물결에 떠내려가거라."


이쯤에서 15년간의 공백을 깨고 '부의 미래'로 돌아온 그가 무엇을 들고 컴백무대를 펼칠 것인지 자못 궁금해진다.

앨빈 토플러가 살아온 이야기, 그리고 그의 작품들
(이 부분은 시사인물사전에서 발췌했습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는 1928년 10월 4일생으로 미국 뉴옥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모두 폴란드계 유태인 이민자였으며, 그의 아버지는 모피 가공업에 종사했다. 그의 아버지는 토플러가 대법관이 되기를 열망한 나머지, 매일 『뉴욕 타임스』지에 보도된 시사 사건들을 어린 토플러에게 설명하고 묻는 교육을 실시했다.

그렇지만 토플러는 일곱살 때부터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키워 왔다. 그는 고교 시절 학교 신문에서 일하였으며, 졸업 후 뉴욕대학 영어과에 진학하였다. 그는 대학 시절, 학내 문학잡지인 『콤파스』(Compass)를 창간해 운영하였으며, 전국 학생연합의 뉴욕대 대표로 참가하기도 했다. 그는 재학 중 같은 대학 내 미술학과, 그리고 뉴욕의 여러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비를 조달했다.

토플러는 대학을 졸업한 후 5년간 조립공, 용접공, 프레스공 등 기능공으로 일하였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운동권 학생의 '위장취업'과 비슷한 것이었다. 그는 그 경험을 통해 경영자들의 어리석음과 무정함, 육체 노동자를 다루는 사무직원들의 사악함과 건방진 태도도 목격하였지만, 다른 한편으로 미국 노동자들의 '계급의식 고양'을 표방하는 좌익 지식인들의 어리석음과 교만함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다.

토플러는 자신의 기능공 경력을 근거로 하여 용접산업의 전문지 기자로 일하다가, 1957년 한 작은 펜실바니아 신문의 워싱턴 특파원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본격적인 자유기고 활동을 시작하였다. 토플러는 자유기고 활동을 하다가 경제전문지인 『포춘』(Fortune)지에 들어가 노동칼럼을 쓰게 되었으며, 때론 문화 관련 기사도 다루었다.

토플러가 『포춘』지 1961년 11월호에 게재했던 한 문화 관련 기사는 그가 64년에 출간한 책 『문화소비자』(The Culture Consumers)의 근거가 되었다. 토플러는 미국 예술의 경제 문제를 분석한 이 책에서 일반 공중의 고급예술 접근을 중심으로 한 '문화폭발'(culture explosion)의 실상을 기록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문화적 엘리트주의를 비판하였다.

젊은 토플러는 여러면에서 진보주의자였지만, 1930년대 후반에 이르러선 보수주의자로 변했다. 그는 1965년 『호라이즌』(Horizon)지 여름호에 기고한 '생활 양식으로서 미래'(The Future as a Way of Life)라는 글에서 '미래의 충격'(Future Shock)이라는 말을 치초로 사용하였는데, 사실 그건 '토플러의 충격'이기도 했다. 이 개념의 핵심은 한 개인이 너무 짧은 기간에 너무 많은 변화를 겪는다는 것이다. 사실 토플러의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왕성한 지적 탐구력은 독학으로 지식을 쌓은 그에게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토플러는 그 변화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 무려 5년간 '미래의 충격'이라는 개념에 매달렸다.

토플러는 그 기간 중 대학, 연구소, 실험실, 정부 기구 등을 방문하며 공부를 했다. 엄청난 양의 책도 읽었고 수백 명의 전문가와 인터뷰도 했다. 그는 그 기간 중 코넬대학 등의 객원교수로 일하면서 미래의 가치 시스템에 대한 연구에 집중했다. 그렇게 해서 1970년에 출간된 책이 바로 『미래의 충격(국내 제목은 미래 쇼크)』(Future Shock)이었다. 세계 50개국에서 7백만 부 이상 판매된 이 책은 토플러를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명사로 만들어 주었다.

토플러가 말하는 '미래의 충격'은 테크놀로지 등의 발전으로 급격한 변화에 따른 개인의 부적응 현상을 가리킨다. 이 책에서 '변화의 방향'보다는 '변화의 속도를 강조하는 토플러는 미래의 딜레마가 '선택의 과잉'(overchoice)이라고 말한다.

『미래의 충격』의 성공 이후, 순회강연회를 다니던 토플러는 1973년 워싱턴에서 열린 교육행정가 총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우리는 산업사회를 졸업했는데도 학교는 산업사회에 적합한 사람들을 양산해내고 있으며, 이는 미래에 대한 위협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학생들을 교실에 가둬 놓고 있다 보면 그들이 영리해질 것이라는 가설을 버리고 TV도 훌륭한 교육 매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토플러는 1975년에 '에코 스페즘'(eco ─ spasm)이 과거의 경제 위기를 대체하게 되었다는 주장을 담은 『에코 스패즘 리포트』(The Eco ─ Spasm Report)를 출간했다. 그는 이 책에서 오늘날의 경제 문제는 전통적인 경제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토플러는 오로지 '경제'만을 다루는 경제학자들에게 '경제'는 그렇게 공부하는 게 아니라고 꾸짖었다. 그는 미국 대학에서 사용되는 가장 영향력 있는 교과서 중의 하나인 새뮤얼슨(Paul A. Samuelson)과 노드하우스(William D. Nordhaus) 공저인 『경제학』의 최신판에는 눈을 피로하게 하는 작은 활자로 28페이지나 되는 색인이 실려 있지만, 이 색인을 아무리 찾아보아도 『권력』이라는 단어가 없다는 걸 개탄했다. 도대체 권력을 언급조차 하지 않으면서 무슨 경제학을 논하느냐는 것이다.

토플러는 1980년에 『제3의 물결』(The Third Wave)을 출간했다. 세계 30개국에서 1천만 부 이상이 팔린 이 책은 약 1만 년 전부터 시작된 농업문명을 '제1의 물결', 약 300년 전의 산업혁명에서 시작돼 규격화ㆍ동시화ㆍ중앙집권화로 특징 지워지는 산업적 대량생산 문명을 '제2의 물결'로 규정지은 다음, 오늘날엔 정보사회의 지적 물결로 대표되는 '제3의 물결'이 도래하였음을 선언하였다.

토플러는 1983년엔 『예견과 전제』(Previews & Premises), 85년엔 『적응력있는 기업』(The Adaptive Corporation)을 출간하고, 90년에 그 스스로 『미래의 충격』과 『제3의 물결』과 더불어 '3부작'으로 부르는 『권력이동』(Power Shift)을 출간했다. 그는 『권력이동』에서 과학기술문명이 권력 구조는 물론 권력의 본질까지 바꾸어 가고 있다면서 '지식'을 '고품질 권력'으로 폭력을 '저품질 권력'으로 규정했다.

그는 1993년엔 『탈근대 시대의 전쟁과 평화』(War & Peace in the Post ─ Modern Age)라는 책을, 그리고 최근엔 지구촌의 경제 경쟁이 전쟁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의 서곡이라는 주장을 담은 『전쟁과 반전쟁』(War and Anti ─ War)이라는 저서도 출간했다. 그는 최근엔 유전공학과 과학기술이 접목돼 인체(人體)에 적용되면 인간에 대한 정의가 달라지고 인간 진화의 제4의 물결이 올지도 모른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토플러는 아내 하이디 퍼렐(Heide Farrell)과 한 팀이 되어 유능한 연구원들을 고용한 가운데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를 연이어 내놓아 '기업가적 지식인'이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토플러는 한때 자신의 저서들이 한국에서 해적판으로 출판되는 것에 분노해 노골적으로 한국인을 싫어한다고 말한 적도 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의 자문 역할을 맡기도 했으며, 한국에서의 높은 인기로 한국 정치인들이 앞다투어 만나고자 하는 외국 지식인들 가운데 1위를 차지한 적도 있다.

관련 사이트 링크
앨빈 + 하이디 토플러 공식 웹사이트 : http://www.alvintoffler.net/
네이버 백과사전, 앨빈 토플러 : http://www.naver.com
올해 초 한국을 방문한 앨빈 토플러의 인터뷰 (출처가 좀…)

장대익 교수의 지식인 마을 프로젝트에 대하여
이 부분은 별도의 글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새로운 세계를 해독해 내기 위해서는 시대에 뒤떨어진 비즈니스 기반(business fundamentals)에 대해 떠들어 대는 경제학자와 비즈니스 전문가들을 극복해야 한다. (p. 24)

산업혁명이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도약하게 된 것은 많은 발명가들이 단순히 상품을 제조하는 기계를 만드는 것에서 벗어나 기계 그 자체를 더 좋게 만드는 기계를 발명하면서부터이다. 오늘날 우리는 그 기계를 자본 도구(capital tools)라 부른다. (p. 32)

오늘날 세계 각국은 선진 경제를 건설하기 위해 각기 다른 속도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정치, 경제, 사회 지도자들은 간단한 사실 하나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선진 경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선진 사회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모든 경제는 그것이 속한 사회의 산물이고 사회의 주요 제도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p. 59)

10akdlffh 기어가는 교육체계가 100마일로 달리는 기업에 취업하려는 학생들을 준비시킬 수 있겠는가? (p. 67)

흔히들 '법은 살아 있다'고 말하지만 정말 간신히 살아 있을 뿐이다. (p. 70)

프로젝트를 완수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소프트웨어 관리자들은 작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될까봐 걱정하는 상사와 부서장들에게 자주 핀잔을 듣는다. 반면 신속하게 결과물을 내겠다고 장담하는 IT 관리자들은 후에 사소한 결함이 발생해 작업이 지연되면 해고된다. (p. 83)

소니(Sony)의 공동 창립자인 고(故) 모리타 아키오의 말처럼 공장 근로자가 오전 7시에 출근하여 생산적인 일을 하리라는 사실은 장담할 수 있다. 하지만 엔지니어나 연구원이 오전 7시에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지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p. 96)

학자들은 시간 엄수에 대한 태도가 느슨해진 것이 휴대전화의 보급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전화를 통해서 사전에 양해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더 심층적인 원인은 기업의 조립라인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립라인에서는 1명의 근로자가 늦으면 그 라인의 다른 이들 역시 속도가 함께 느려지기 때문에 작업을 동시화할 필요가 있었다. 그것이 농업사회에서는 알지 못했던 시간 엄수 개념을 요구했다. 하지만 각기 다른 스케줄로 일하는 프리에이전트와 개인이 늘어나는 오늘날에는 그렇지 않다. 시간은 더욱 중요해졌지만 정확한 시간엄수의 중요성은 줄어들고 있다. (p. 101)

트렌드는 무한정 지속되지 않으며, 미래는 일직선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p. 125)

세계 경제의 재통합이 세계 경제를 성장시킨다고 확신한 미국의 엘리트들은 상품과 자본, 정보 기술이 최소한의 마찰을 일으키며 흘러다닐 수 있는 국경 없는 시장을 만드는 데 착수했다. 이는 재세계화를 위한 이데올로기적 십자군전쟁 같았다. (p. 126)

부의 장소에 있어서 다른 변화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즉 아시아로 부의 위치가 이동하지 않고, 지역 국가를 형성하지 않으며, 고부가가치 장소를 탐색하지 않더라도, 또는 세계 경제를 재세계화하고 탈세계화하지 않더라도, 지구가 아닌 다른 공간으로 도약하는 것만으로도 부의 창출면에서 혁명적인 전환이 기록도리 것이다. 이 증거는 압도적이다. 우리는 사냥꾼 겸 채집자였던 이래로 모든 경제활동을 짖해 주던 심층 기반인 시간과 부의 관계, 공간과 부의 관계를 동시에 바꾸고 있다. 오늘의 부는 단지 혁명적이 아니며 앞으로 더욱 혁명적으로 변해 갈 것이다. 그것은 기술적인 부분만이 아니다. 정신적인 혁명이기도 하다. (p. 149)

1. 지식은 원래 비경쟁적이다.
2. 지식은 형태가 없다.
3. 지식은 직선적이지 않다.
4. 지식은 관계적이다.
5. 지식은 다른 지식과 어우러진다.
6. 지식은 어떤 상품보다도 이동이 편리하다.
7. 지식은 상징이나 추상적인 개념으로 압축할 수 있다.
8. 지식은 점점 더 작은 공간에 저장할 수 있다.
9. 지식은 명시적일 수도 있고 암시적일 수도 있다.
10. 지식은 밀봉하기 어렵다. 퍼져 나간다. (p. 156)

정보 상품은 그 희소성을 손상시키지 않고서는 정보를 전달할 수 없다. (p. 157)

다른 지식은 그렇다 쳐도 수년 전 자신이 의대에서 배운 시대에 뒤처진 사실에 의존하는 의사들 때문에 오늘날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죽음에 이르겠는가? 어제의 일시적 유행에 근거해 세워 놓은 마케팅 전략 때문에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파산에 이르겠는가? 얼마나 많은 투자가 뒤떨어진 재무정보 때문에 실패하겠는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내일의 죽음과 재앙들은 또 어떤가? (p. 171)

생각의 도구 중에서 2가지 이상의 현상으로부터 유사점을 찾고 이를 다른 현상에 적용하여 결론을 도출해 내는 유추(analigy)만큼 중요한 도구도 드물다. 인간은 유추 없이는 생각도 말도 제대로 하기 힘들다. (p. 172)

경제학자들을 닥치는 대로 비난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우연과 운이 인간사를 좌지우지하는 이상,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원하는 확실한 미래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기에 대중의 비현실적인 기대와 더불어 복잡한 데이터에 대한 편향적인 해석이나 단순화된 핵심만을 요구하는 정치가와 대중매체를 향한 경제학자들의 불만도 일리가 있다. (p. 177)

앞서 살펴본 대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인물도 비버의 고환에 대한 기이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중간 생략) 좀 더 알아보고 싶다면 그냥 인터넷에서 '괴상한 이론들(weird theories)'을 검색하면 된다. (p. 184)

대중은 한참이 지나서야 당시의 이라크 정권을 미국이 전복시켜 주기 바라던 이라크 망명자들에 의해서 프랑스, 독일, 영국, 스페인, 덴마크, 이탈리아와 스웨덴에 유사한 거짓 정보가 흘러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로 인해 전체 시스템이 교란되었으며, 미국 정보국이 의존할만한 합의 사실이 만들어졌음을 알았다. 레밍의 진실이 전쟁을 촉발한 일은 이 때가 처음이 아니다. (p. 187)

상대적으로 변화가 적었던 이전 사회에서 노인들이 존중을 받았던 이유는 흔히 말하는 것처럼 그들이 과거를 알고 있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이 미래를 볼 수 있어서였다. 미래가 과거의 모조품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p. 211)

연관성이 없어 보이던 새로운 사실이나 아이디어, 통찰력을 새롭게 결합하는 것이 창의력이라면, 이러한 발굴과 조합은 기술 혁신의 근본적인 부분이다. (p. 219)

7. 훔쳐라. : 마지막으로 훔치는 방법이 있다. 이는 범죄자의 첫 번째 수단이자 가난한 이에게는 최후의 수단이다. (p. 224)

데스크톱 팩토리(desktop factory) (p. 235)

생산자에서 프로슈머로의 변환은 차세대 아웃소싱의 커다란 미개척 분야이다. (p. 251)

유보수와 무보수 노동의 경계, 즉 생산자가 산출한 측정할 수 있는 가치와 프로슈머가 산출한 측정할 수 없는 가치의 경계는 정의상의 허구에 불과하다. 우리의 한쪽에는 화폐경제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비화폐 경제가 있다. 현재의 부 창출 시스템에는 양쪽이 모두 필요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은 부 창출의 시스템 전체를 파악해야 한다. (p. 258)

화폐 경제와 비화폐 경제가 합해질 때 부 창출 시스템이 형성된다. 분명히 화폐 시스템은 극적으로 확장될 것이다. 돈과 관련 없이 하는 행위는 돈과 관련 있는 행위에 점점 더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프로슈머는 앞으로 다가올 경제의 이름없는 영웅이다. (p. 264)

한국에서는 약 650만 명의 시민이 자원봉사자로 활동한다. 이들은 태풍, 홍수 피해 구제 활동을 하고, 사랑의 집짓기(Habitat for Humanity) 프로그램을 통해 집을 짓고, 탈북자들이 서울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p. 267)

글쎄, 거시적인 관점에서만 의미를 가질 이런 수치는 사실상 현실에서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드러난다. 뉴질랜드 대학원에서 남한 내 탈북자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내 친구(Ian Sands, 뉴질랜드인)는 그들에 대한 남한 사람들과 무관심과 시스템의 열악함에 대해서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한다.

만일 고성능 컴퓨터에 여력이 있어 이를 세티나 암 연구 혹은 다른 가치 있는 일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이것 또한 시장화할 수 있지 않겠는가? 임시로 가상 슈퍼컴퓨터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 브로커를 통해 팔 수 있지 않을까? 동일 기술이지만 우리의 의지에 따라서 시장화 혹은 탈시장화에 공헌할 수 있다. (p. 278)

일부 경제학자들과 통계학자들은 낡아빠진 법칙이나 정의를 변호하고자 둘러대기를 계속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컴퓨터 기술을 무료로 공유하는 일이 창조생산적이고, 화폐 경제의 일상적인 운용에도 생산성을 증대시킨다는 사실을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p. 291)

혁명적인 부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 (p. 298)

그러나 여전히 많은 부분은 돈의 문제다.

폴의 편지에서 팀북투의 미국화는 엄격한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아~ 이건 또 무슨 말인가? 변화를 얘기하는 예언서에서 왜 엉뚱하게 변화의 한계를 이리도 성급히 단정짓는가 말이다. 그 아이들이 부모가 되어도 상황이 똑같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우리 부모님 세대만해도 중매로 결혼하는 것이 대세였다는데 말이다. 요즘 애들이 엄마, 아빠가 골라주는 사람과 순순히 결혼할까?

빌게이츠가 알고 있는 것 (p. 329)

최근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데스크톱 소프트웨어'의 변화방향에 대한 생각과 유사한 부분이라서 더욱 눈에 들어온다. 이젠 오히려 버전을 거슬러 올라가서 핵심 기능을 추려내고 단순화 시킬 필요가 있지 않을까? DTP툴에 필적하는 MS 워드는 엑셀이 문서 작성용 툴이라고 알고 있는 대다수 일반 사용자에게 별다른 감동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줄 수도...

매우 다른 제도들의 다양한 사례에서,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부 창출 시스템의 혁명적인 성격에 대한 과소평가, 심층 기반에 관한 무지 그리고 허위 전환이 그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헛된 희망을 본다. (p. 338)

미국의 가장 큰 강점은 보호해야 할 전통이 길지 않다는 것이다. (p. 345)

코리아니티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이는 미국에게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 또한 농후하다.

E하모니(eHarmony)는 서로 어느 정도 공통점이 있는 남녀를 엮어 주는 대신, 자사의 사이트를 통해 사용자에게 심리학자가 장기적인 결혼에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는 29가지의 주요 특징으로 작성된 480개의 질문에 답하도록 한다. 이런 과정은 적어도 이론적으로 자신의 가치관을 명확히 하고 우선순위를 매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p. 353)

어린이를 집에 두면 안 된다고 반대하는 이들은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지 못하게 된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든다. 하지만 공립학교가 갈수록 쇠락하고 많은 학교들이 위험해지거나 마약을 하는 아이들로 가득 차면서 부모들은 학교에서 담당하는 사회화가 과연 건강한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었다. (p. 354)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편견을 좀 가지고 있었는데, '아이들은 자연이다(돌베개)'라는 책을 읽고 다른 시각을 갖게 되었다. 아직 아이가 어리지만 이 부분을 읽고 저녁 식사를 하면서 아내와 다시 이야기를 나눴다. 대안학교나 홈스쿨링 등에 대해서 편견 없이 검토를 해볼 계획이다.

미국의 근로자들은 주식을 비롯한 다양한 자산의 분배를 통해 주인(owner)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재레미 리프킨은 60%는 그 혜택을 전혀 받고 있지 못하다고 했는데, '컵에 물이 반밖에'와 '컵에 물이 반이나'의 문제로 해석해야 하는걸까?

전 서계 주식시장에서 매일 거래되는 엄청난 금액 중 실제로 기업에 필요하거나 장기적인 전망에 의해 흘러가는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 오히려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컴퓨터를 통해 동시에 수천 개 회사의 극히 미세한 주가 변동까지 파악하며 몇 개월이나 몇 년 단위가 아닌 수분이나 수초 단위로 자금을 투자하는 경우가 더 흔하다. 이는 더 이상 투자가 아니다. 수학적으로 계산된 초고속 전자 포커에 불과하다. (p. 395)

보조금의 폐지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보조금 지급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문제이다. 선진국의 보조금 지급이 후진국의 생계형 농업 종사자들에게는 타격이 될 수 있지만 간접적으로 산업적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진국의 농업 보조금이 후진국에는 단기적이고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정치적 목적이 강한 선진국의 농업 보조금은 삭감되어야 한다. 하지만 농업 보조금을 지금 당장 완전히 폐지한다고 해도 실제로 농촌의 빈곤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p. 430)

일단 세계적으로 빈곤에 관한 논의가 절대 빈곤을 줄이는 것이 목표인지 아니면 빈부 격차를 줄이는 것이 목표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계획 자체가 흐지부지될 수 있다. (p. 433)

필요한 기술을 실용화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다. 여러 가지 비기술적 장벽을 극복하는 것이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다. (p. 445)

중국은 이제 우리 모두의 일부분이 되었다. (p. 471)

만약 한국이 진정으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걱정한다면 협상을 신속하게 진행시켜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유권자들 중 상당수가, 특히 젊은층이 현재 북한보다는 미국에 대해 더 적대적이고, 김정일의 지연 전술에 관대한 자세를 취하는 양상이다. (p. 493)

이런 성급한 보편화는 좀...

"전략을 생각할 시간은 읎으며, 전략이란 이미 취하고 있는 행동에 붙이는 라벨이다." (p. 552)

미래는 도착지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의 것 (p. 552)

프롤로그는 이미 과거이다. (p. 553)

논리를 피력함에 있어서 비관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은 현명한 척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물론 비관적인 관점을 가질 만한 이유가 세상에 널려 있기는 하지만 지속적인 비관주의는 그리 권장하고 싶지 않은 사고방식이다. (p. 553)

뜨끔!!!

시각 및 청각 장애인이었던 헬렌 켈러는 "비관론자가 천체의 비밀이나 해도에 없는 지역을 항해하거나 인간 정신세계에 새로운 지평을 연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라고 말했다. (p. 553)

그러나 한편으론 비판자의 견제가 없다면 애초부터 균형이란 말이 무색했을 지도 모른다. 낙관론자들이 전방에서 골대를 노릴 때, 비관론자들은 후방에서 포백라인을 구성하고 든든한 수비망을 준비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달리 말하면 전체 인류 중 17퍼센트라는 엄청난 숫자가 여전히 식수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좋은 소식이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행동을 취해야 하는 좋은 이유가 될 뿐이다. (p. 565)

미지의 21세기에 들어온 것을 뜨거운 가슴으로 환영한다. (p. 570)




요즘 노스트라다무스는 무얼 하고 있을까?

1999년에 지구가 멸망하리라는 예언은 단순한 예언 이상의 파괴적인 위력을 발휘했다. 20세기 후반의 대한민국은 온통 종말론에 대한 이야기로 들끓었다. 직장을 그만 둔 대기업 간부와 학교에 자퇴원을 제출한 학생은 종말론 교회로 몰려들었다. 가정은 풍비박산 났고, 사회는 신음했다.

그런데, 그냥 싱겁게 새천년이 밝아버렸다. 우려와는 달리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Y2K와 함께 종말론은 20세기를 따라 퇴장했다. 직장을 그만둔 대기업 간부는 정수기 외판원이 되어 다시 생활 전선으로 뛰어 들었고, 자퇴원을 제출했던 학생은 부끄러운 얼굴을 숙인 채 학교로 돌아갔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인기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냥 까마득히 잊혀져 버렸다. 요즘 어디서 밥은 먹고 사는지...

어느 날 꿈에 신의 계시가 있어서 현재 60만원을 오르내리는 삼성전자 주식이 주당 100만원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확실한 정보를 갖게 되었다고 생각해보자. 100만원을 정점으로 찍고 곤두박질을 칠 것이라는 확실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르긴 몰라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지금 당장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100만원이 되기 직전에 팔아버리는 것 아닐까? 대략 99만원쯤에서 팔아버리면 어떨까? 60만원에 사서 단기간에 99만원이라면 꽤나 짭짤한 장사다.

질문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좀 엉뚱한 상상이긴 하지만 '신(God)'이 공영 TV 방송에 등장해서 삼성전자 주식이 100만원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공표를 했다고 생각해보자. 신의 계시가 나에게만 있었을 때는 문제가 간단했는데, 이 경우는 좀 다르다. 어떤 이는 98만원에 팔겠다고 할 것이고, 또 다른 이는 97만원에 팔겠다고 할 수도 있다. 또는 성급한 사람이거나,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80만원 대에 주식을 처분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점점 팔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100만원까지 오를 수 있을까? 변화에는 가속도가 붙듯이 점점 많은 사람이 '팔자' 쪽으로 옮겨간다면 삼성전자 주식은 100만원까지 오를 수가 없다. 이렇듯 모든 사람이 신뢰하는 예측은 이루어질 수 없다. 여기서 미래 예측이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허점을 엿볼 수 있다.

예언자로서 정점에 서있는 앨빈 토플러의 고민은 기본적으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본인은 극구 '예언'이라는 말에 거부감을 보이지만 각국 정치권에서 발휘되고 있는 그의 영향력은 사실 예언자의 그것을 쉽사리 넘어선다.)

이번에는 총 4번 주사위를 던져서 홀수와 짝수를 맞추는 게임을 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한번 답을 맞출 때마다 상금은 두 배로 오른다. 당신은 절묘하게 3번까지 답을 맞추고 상금 일억 원을 확보했다. 이제 4번째 기회에 도전해서 상금을 두 배로 늘리는 모험을 선택할 수도 있고, 그냥 도전을 포기하는 대신 확보된 상금을 챙겨 게임장을 떠날 수도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여기서 앨빈 토플러의 두 번째 고민을 발견할 수 있다. 미래쇼크(Future Shock, 1970)와 제3의 물견(The Third Wave, 1980) 그리고 권력이동(Powershift, 1990)을 거치면서 정확히 10년 주기로 대예언을 통렬하게 적중시키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노학자가 이번엔 15년만에, 그것도 인생의 황혼기에서, 조금은 기운 빠진 모습으로 '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를 들고 돌아온 것은 사실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선택은 도전과 포기, 이렇게 두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홀수가 나올 수도 있고, 짝수가 나올 수도 있다는 식으로 말끝을 흐리는 것도 다른 한가지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뭐라고 흉을 보더라도 '부의 미래'는 무심코 흘려버릴 수 없는, 여전히 매력적인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이 책의 장점은 역시 엄청난 양의 자료와 그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토플러의 통찰력이다. 정말 엄청나게 많은 이론과 사실들을 통해 그는 줄기차게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나마 직전에 읽었던 '소유의 종말'의 참고 문헌 목록에 한 번 된통 놀란 터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 충격을 줄여 주었다. 책의 배경이 된 개인적인 이야기를 간단히 털어놓은 후에 그는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시간, 공간, 그리고 지식이라는 3가지 심층기반에 대한 그의 이야기는 새롭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날카롭고 치밀하다. 특히 기업, 시민단체(NGO), 가족, 노조, 정부, 교육기관, 관료기구, 정치조직 그리고 마지막으로 법의 속도에 대해서 각각을 수치로 나타내고 하나하나 설명하는 부분은 현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많은 모순과 충돌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 중에서도 "10마일로 기어가는 교육체계가 100마일로 달리는 기업에 취업하려는 학생들을 준비시킬 수 있는가?"라고 묻는 대목에서는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역시 '프로슈머'에 대한 부분이다. 경제학자와 통계학자들을 세차게 꼬집으며 그가 이야기하는 프로슈머의 잠재적인 위력은 그가 제 3의 물결에서 그 개념을 처음 도입했을 때보다 더 정제되고 세밀하다. 전면에 드러난 화폐경제와 그 이면에 숨어있는 비화폐경제를 프로슈머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풀어가는 그의 이야기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물론 다른 부분에서 정확한 수치와 근거 자료를 제시하는 것과는 달리 희뿌연 추정을 내놓는 점이나, 화폐경제와 비화폐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단순히 부의 시스템 창출이라고 묶어 버린 것은 아쉽지만, 데스크탑 팩토리나 분산컴퓨팅을 위한 개인 PC의 리소스 제공 등에 관한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대단히 유용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했다. 그나저나 앨빈 토플러는 자신이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프로슈머라는 단어가 다단계 업자들 사이에서 사람들을 현혹하는데 몹시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까?

포로슈머를 지나 데카당스로 넘어가면서부터 개인적인 관심분야와 멀어진 탓인지 그의 생각을 따라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중국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대단히 예리하지만(그래서 인지 '부의 미래' 중국어판은 중국 정부에 의해 수정되어 출판되었다.) 일본과 한국 그리고 유럽을 바라보며 그가 풀어낸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일반적이어서 중국에 대한 그것처럼 날카롭지 않다. 특히 미국에 대한 그의 마음은 최근에 불고 있는 거센 비판의 목소리에 비해 너무 따뜻하다. 오사마 빈라덴이 1조 달러에 이른다고 이야기한 9.11테러 피해액에 대한 앨빈 토플러의 보수적인 판단은 프로슈머의 경제효과를 이야기할 때 그가 사용했던 계산식과는 전혀 다르다. 자연스럽게 다음 목표로 제레미 리프킨의 '유러피언 드림(European Dream)'을 떠올리게 한다.

미래애셋의 박현주 회장이 '제3의 물결'을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으로 꼽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책을 읽는 내내 제 2, 제 3의 박현주를 탄생시킬 수도 있는 힌트가 곳곳에 숨어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그동안 생각하고 있던 몇 가지 아이디어들을 정리하고 구체화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은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밀려드는 아쉬움은 무엇일까?

아마도 토플러는 인터넷에서 프린트한 자료와 PDR에 실려 있는 사진이나 의학 전문지, 건강 관련 잡지의 기사를 복사해 와서 의사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과거와는 달라진 그 프로슈머들이 바로 자신의 독자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프롤로그는 이미 과거이다. (p. 553)

오늘 검색해보니, 그가 '시장의 부재'를 이야기하면서 '부(wealth)', '신(God)' 그리고 '시장(market)'을 검색했던 결과가 5,200만에서 9,680만으로, 1억 4,200만에서 3억 6000만으로, 또 4억 5,000만에서 5억 3,400만으로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수치들의 변화만 보더라도 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부'나 '시장'에 비해 '신'의 검색 결과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사람들이 이제 정신적인 문제에 더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될까?

논리를 피력함에 있어서 비관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은 현명한 척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물론 비관적인 관점을 가질 만한 이유가 세상에 널려 있기는 하지만 지속적인 비관주의는 그리 권장하고 싶지 않은 사고 방식이다. (p. 553)

아이고~ 이래저래 불만을 잔뜩 늘어놓았는데, 뜨끔하다. 아마도 이런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앨빈 토플러가 제레미 리프킨보다 더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부의 미래'가 그의 마지막 작품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빌어본다.

우선 좋은 점
1. 방대한 자료를 철저히 정리한 것은 제레미 리프킨의 책에 이어 가히 충격적이다. 책 한권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하나의 주제로 펼쳐지는 방대한 예제들은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데 충분한 근거가 된다.

2. 책을 읽어가면서 무언가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바로 책의 중간에 주석이 없다는 점이다. 기존의 책들이 본문에서 번호를 통해 주석이나 참고 문헌을 찾도록 한 것과는 달리, 반대로 참고 문헌 목록에 본문의 페이지를 표시한 시도는 본문을 좀더 가볍게 만들었다. 덕분에 책을 읽는 도중에 시각적으로 방해 받는 부분이 최소화될 수 있었다.

그래도 조금 아쉬운 점
단편적으로 제시된 예시들이 너무 많다. 앞에서 말한 장점이 한편으로는 단점으로 작용했다. 짧게 개요만 설명된 예들은 본래의 맛과 매력을 잃어버렸다. '부의 미래'에서 다뤄진 뉴욕 경찰의 브래튼에 대한 이야기는 '블루오션 전략'의 똑같은 이야기에 비해 생기가 없다. 또 그라민 은행에 대한 부분은 높은 이자율에 대한 지적이 의미 있었지만 '코리아니티'에 비해 전체적으로 너무 간단히 마무리되어 버렸다. 예제의 수를 줄이고 하나하나에 더 집중하는 것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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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4.16 00:30:03 *.70.72.121
신작가! 휴머니스트 김사장께서 계약하자고 오면 내 밥도 사줘야 계약한다고 그래. 알았지? 아니 우리 모두에게 거하게! (밥값이야 얼마 할라고 장기 베스트셀러가 문제지 그자?) 그나저나 과유불급은 하던지 말던지 과부는 유급시키면 안뒤아, 벌 받어. 알것제.

너무 번득여서 앞이마가 막 튀어나갈 것만 같아. 집중력 테스트혀?
잠시라도 분위기 다운되면 나타나서 흔들어 버릴 것 같지라.
보는 순간 산뜻해서 기분 좋았고, 독자들이 편하게 아!~하고 반길 것 같으이. 시간도 남았응게로 한 개 남겨둔 칼럼도 마저 올리시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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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7.04.16 05:19:59 *.128.229.88
토플러는 재미있지. 그러나 그는 가장 전형적인 미국인이며 그의 사유은 서구적 전통의 박스 속에 들어 있어. 예를들어 속도가 충격인 이유는 과잉선택을 강요받기 때문이야. 그 뜻은 선택하기 어렵다는 것이고 선택을 할 수 없으면 서양의 지식인들은 못 견디지.

overchoice는 그 후에도 그를 무지하게 괴롭혀. 제 3의 물결, 권력이동으로 옮겨와서도 그의 서핑은 새로운 물결을 따라 새로운 권력을 향해 신나게 계속되지. 그러다가 문제가 생겼어. 왜냐하면 그 이동이 시대의 한 순간에서 지켜보면 삼겹살이나 5겹살 같단 말야. 제 1의 물결과 제 4의 물결이 공존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거야. 선택하고, 그리고 진보적 선택을 한 사람들의 성공이 빛나지만 일상은 선택의 문제로 전부 풀리지 않거든.

우선 순위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 사이의 자리매김이야. 일종의 계단식 선택이지. 그러나 똑 같이 중요한 것은 선택의 문제로 해결되지 않아. 예를들어 일과 가정, 아내와 자식...이런 것들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껴안아야 하는 것이거든. 왜냐하면 선택은 선택하는 순간에 선택되지 않은 것을 버리는 행위거든. 버려서는 안되는데 말이야.

모순과의 공존, 혹은 모순의 일상성 그게 그를 모호하게 만들지. '부의 미래'는 그래서 그가 출발한 최초의 가정 '모든 어수선 한 것들의 이면에 존재하는 흐름'을 찾아 떠났지만 , 여든이 넘은 그는 다시 어수선한 일상으로 되돌아 온 느낌이 든단 말이야.

나이는 선택을 어렵게 하고, 인생은 더 많은 것을 껴 안게 하지. 15년간 그는 서양의 지적 전통에서 밖으로 나오고 싶어 했을꺼야. 나에게는 10년 마다 나왔던 3권의 책이 명료하고 유효했고, 부의 미래는 대단히 평이했다. 왜냐하면 나는 모순의 병존과 일상의 모순에 쉽게 노출되어 있으며 그게 괴롭지 않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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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7.04.16 05:34:00 *.128.229.88
1928년 10월 생이니 여든이 아직 안되었구나. 고쳐야 겠다. '여든이 넘은 ---> 여든이 다 되어' 로 바로 잡는다.

근데, 재동아, 왜 비밀 번호가 틀리다고 나오는 것이냐.
over writing 할 수 있어야 하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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香山 신종윤
2007.04.16 14:18:43 *.227.22.57
써니누나~ 신작가라는 호칭에... 겨드랑이랑 등짝이 간질간질하네요. ㅎㅎ 그렇게 금방 후딱 책 쓸거 같으면 벌써 했게요? 칭찬해주셔서 감사해요. 나머지 칼럼 하나는 고민 끝에 다음 번에 올리기로 결정!~

선생님~ '선택과 선택되지 못한 것의 폐기' 외에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확 주변이 밝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모순의 병존과 일상의 모순을 괴롭지 않게 즐기는 것에 대해서 계속 다가가겠습니다.

그런데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전 이번 책에서 토플러가 썩(?) 맘에 듭니다. 읽는 동안 즐겁기도 했구요. 인터넷을 뒤져보니 판매면에서 다빈치 코드를 훨씬 앞지르고 거의 마시멜로 이야기에 육박하더군요. 물론 '부의 미래'이라는 제목이 거둔 마케팅 측면에서의 승리도 생각하게 되지만, 한국 사람들이 그를 무척 좋아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희망' 때문일까요?

무지무지 어렵게 구한 페이스 팝콘의 책에서 또 다른 재미를 찾아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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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랑일랑
2007.04.16 18:42:25 *.254.149.50
오~랜동안 당신을 쭈욱 지켜보았네요.
앞으로도 그럴것이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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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군
2007.04.17 07:06:28 *.50.114.111
예언(예측) 한계를 보여주는 보기로서 삼성전자의 예 같은 것들은 어떻게 생각해내는 거지? 기발하기 그지 없네 ^^

그러고 보니 앨빈토플러를 진득하게 읽어본적이 없다는 것에 씁슬하네...(그러고서 무슨 지식노동자라니..)

원제가 '혁명적 부'네??
'부의 미래'라는 제목보다 원제가 훨씬 어울렸을 것 같은 느낌인데....'미래'라는 말이 독자에게 더 충동을 줄거라고 생각했을까...

암튼 덕분에 예습 잘했구. 꼭 한번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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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2007.04.17 10:26:42 *.249.167.156
'책을 읽어가면서 무언가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바로 책의 중간에 주석이 없다는 점이다.'

역시 날카로운 눈^^ 난 왜 이런 건 안보이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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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윤
2007.04.17 16:26:53 *.227.22.57
일랑일랑~ 쭈~~욱 지켜봐 주어서 고맙소!~ 나도 쭈~~~~욱 지켜보겠소~ ㅎㅎ

권군~ ㅎㅎ 어떻게 생각해냈나... 오히려 생각해낸 것은 노스트라다무스였고, 삼성전자는 어딘가를 통해서 알고 있었던 것에 가까운 듯 하네.

앨빈 토플러를 읽지 않는다고 지식노동자라 할 수 없다는 건 아니지~ 지식노동자라는 말에 취하는 것도 웃기잖아? 한번 읽어봐~ 뭘 맘에 품고 헤집냐에 따라 많은 아이디어를 줄 수 있는 책 같더라구~ 땡큐~

도윤~ 넌 대신에 다른 걸 많이 보고 있잖아~ 근데 주석이 없는 책 구성은 이런 류의 책 중에는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느낌이 괜찮네. 나도 정했으, 내 책은 이런식으로 주석 처리 하기로... 사실 우리 나라 책 중에 제대로된 주석, 인덱스 그리고 참고문헌목록을 가지고 있는 것도 별로 없지만 말이야.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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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담솔
2007.04.17 23:46:36 *.221.16.221
저에겐 벅찬 일일까요? 읽으면 읽을수록 부족함이 보입니다ㅠㅠ서포터하고 싶은데 영~ 시원찮네요ㅎㅎ 이러다 짤리는건 아닌지^^;;
종윤님을 응원하는게 아니라 제가 힘을 받아야 할 듯하네요~ 좀 더 분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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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윤
2007.04.18 06:06:16 *.254.149.50
해담솔님~ 제 글이 그다지 재미는 없지요? 조금씩 나아진다고 믿고 있지만 시원하게 뻥 뚫리려면 아직 멀었나 봅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부족함이 보입니다ㅠㅠ서포터하고 싶은데 영~ 시원찮네요ㅎㅎ" <-- 처음에 읽으면서 제 글이 영 시원치 않고, 읽을수록 부족해서 서포터 안해주신다는 말씀인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그 말이 맞는건가?) 제 유일한 서포터이신데~ ㅎㅎ

변.경.연 이 다~ 좋은데, 다만 한가지, 너무 글발 좋은 분들이 모여 계셔서 댓글 하나 다는 것도 쉽게 할 수 없다는 점은 좀 아쉽더라구요. 그냥 편하게 보시고, 또 편하게 해주고 싶은 말씀 많이 해주세요. 칭찬은 절 달리게 하고, 꾸중은 절 생각하게 만듭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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