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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7일 22시 23분 등록
[저자에 대하여]

저서: 육식의 종말(Beyond Beef), 시공사 출판(2002) 신현승 옮김
저자: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

1945년 미국 시카고 출생으로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경제학 전공 후 터프스 대학의 플레쳐 스쿨에서 국제 관계학 석사 취득. 베트남 반전운동 참여를 계기로 인생관이 달라진 리프킨은 70년대부터 워싱턴 DC에서 본격적인 시민운동을 벌인다. 1977년 현재 그가 활동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경제동향연구재단’(Foundation on Economic Trends)을 세웠다.

그가 처음에 주로 다룬 이슈는 노동 문제였지만 그와 동시에 환경 파괴 위험과 테크놀로지의 재앙적 남용을 경고하며 유전자 조작등 생명공학에 반대하고 있으며 요즘 그가 벌이고 있는 캠페인으로서는 수소경제로 에너지 관련이 있다.
17권의 저서가 있으며 한국에는 8권의 책이 번역되어 있다.

The European Dream (Tarcher/Penguin, 2004) 유러피안 드림
The Hydrogen Economy (Tarcher/Putnam, 2002)수소혁명
The Age of Access(Tarcher/Putnam, 2000) 소유의 종말
The Biotech Century(Tarcher/Putnam, 1998)바이오테크 시대
The End of Work(Tarcher/Putnam, 1995) 노동의 종말
Biosphere Politics: A New Consciousness for a New Century (Crown Publishers, Inc., 1991) 생명권 정치학
Time Wars: The Primary Conflict in Human History(Henry Holt and Company, 1987)
Voting Green (with Carol Grunewald Rifkin)(Doubleday, 1992)
Beyond Beef: The Rise and Fall of the Cattle Culture
(Dutton Books, 1992) 육식의 종말
The Green Lifestyle Handbook: 1001 Ways You Can Heal the Earth (Editor)
(Owl Books, 1990)
Declaration of a Heretic(Routledge and Kegan Paul, 1985)
Algeny(Viking Press, 1983)
Entropy: A New World View (with Ted Howard)(Viking Press, 1980) 엔트로피
Emerging Order: God in the Age of Scarcity (with Ted Howard)
(Ballantine Books, 1979)
The North Will Rise Again: Pensions, Politics and Power in the 1980s (with Randy Barber)(Beacon Press, 1978)
The North Will Rise Again: Pensions, Politics and Power in the 1980s (with Randy Barber)(Beacon Press, 1978)
Who Should Play God? The Artificial Creation of Life and What it Means for the Future of the Human Race (with Ted Howard)(Delacorte Press, 1977 )

제레미 리프킨, 그에 대해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의 저서 중 단 한 권인 “육식의 종말”을 읽어봤을 뿐인데도 그 지식의 방대함과 탁월한 문장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의 책과 활동상황을 보면 그저 입이 벌어질 뿐이다. 그는 저술가이며 동시에 운동가이다. 문명비판가로 불리우기도 한다. 그는 인류의 진보라는 개념 자체를 수정할 것을 요구하며 급진적 사상을 대중과 연결시켜 호응을 얻어내는 탁월한운동가이며 선동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리프킨에 대한 평가는 양극단을 달린다.
다음은 리프킨에 대한 평가 들 중 반대와 찬성, 중도적 입장의 세가지를 골라봤다.

그의 반대자들은 리프킨이 문제를 지나치게 극단화시키기 때문에 토론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오류를 저지른다고 비난한다. 또한 코넬 대학의 영양생화학 교수인 데일 바우만씨는 동식물에 대한 호르몬의 사용이 사람들이 이용하는 음식물에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리프킨의 주장을 비판한다. 그는 리프킨이나 그의 재단이 잘못된 정보를 기초로 문제를 제기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리프킨이 제시하는 정보가 부분적으로 타당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일부의 정보를 지나치게 일반화시키는 식으로 잘못된 해석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나 기업들이 그를 싫어하는 것은 물론이다.

리프킨의 활동은 우리에게도 많은 교훈을 준다. 우리 나라에서도 유전공학뿐 아니라 과학기술이 일부 전문가들의 소유물이 아니며, 중요한 과학기술의 결정에 이해 당사자를 비롯한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다. 특히 리프킨이 과학기술의 주제를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시켜 풀뿌리 시민운동으로 조직해낸 과정은 그런 점에서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사회평론 길 김동광 편집위원)

그의 주장은 현대 문명을 근저부터 부정하는 일종의 급진론이다. 환경론자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비판 논리를 제공해 주었다. 그러나 이미 대량 소비와 편리함에 익숙한 현대인으로부터 공감은 얻을지언정 실천을 끌어내기에는 불가능하다. (고종원 조선일보 기자)


“육식의 종말”이라는 책은 그 동안 수없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꼭 한 번 읽어보리라 결심했었다. 연구원 읽을 책 리스트에서 저자를 발견하고 즉시 이 책을 주문했다. 우선 읽기 전에 내가 한 일은 냉장고의 고기를 일단 다 먹는 일이었다. 어제 만난 이들과 마지막으로 갈비를 먹고 책장을 열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고기를 먹을 수 없을 꺼란 사람들의 말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열기를 식히기 위해 우선 냉장고에 있는 맥주를 한 잔 들이켰다. 검정콩을 안주로 가져와 집어 먹으며 이게 혹시 생태계와 관련이 있는가 생각하다 그다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마음 편히 마시기로 했다. 이 책은 그렇게 이제 나의 행동을 하나하나 참견하는 보이지 않는 눈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순순히 그에 따르련다. 어쩌면 귀가 얇은 나는 이렇게 될 줄 어렴풋이 느끼고 계속 미루어 온건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육식이 가져오는 폐해에 대해 전 지구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파헤치고 있다. 요즘같이 몸으로 느껴지는 환경문제에 대해 이미 1992년에 이런 글을 썼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Beyond Beef라는 캠페인 역시 그 자신이 채식주의자로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점에서 설득력이 강하다.
이 책이 그토록 유명해진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읽히리라 보여진다.

[내 마음에 들어온 글귀]

인간의 식단에서 육식을 제외시키는 것은 인간 의식의 역사에서 인류학적 전환을 의미한다. 우리는 육식문화를 넘어서야만 인류를 위한 새로운 과제를 정할 수 있다. 또한 생태계 보호, 인간에 대한 영양공급, 지구를 공유하는 다른 생명체들의 안녕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다. 12p

소는 페니키아인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데 가령 그들의 알파벳 첫 글자인 A는 황소의 머리모양에서 빌려온 것이었다. 28p

기독교 성직자들은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해 미트라 제례의 많은 부분들을 수용해야 했다. 콘라드는 기독교가 미트라 의식에서 죄를 씻는 피의 목욕을 빌렸으며 황소의 피를 죽어가는 예수의 피로 대신했다고 주장한다. 기독교는 미트라교가 정한 신성한 날인 12월25일도 빌려왔다. 애초에 태양신의 탄생을 축하하던 그 날을 예수탄생일로 정했던 것이다. 32p

유럽문화의 시작은 기원전 50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대 유럽의 글쓰기가 수메르 문자보다 2000년쯤 앞선다는 점을 암시하는 초기문자들도 작은 그릇, 접시, 컵에서 간간히 발견됐다. 35p

스텝지방의 유목민들은 인상적인 기념물도 위대한 예술작품도, 자신들의 행위와 공적을 설명한 어떠한 언어도 남기지 않았다. 최근까지 역사가들이 서구 문명에 대한 그들의 영향을 사실상 무시했던 것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대신 역사가들은 고대 수메르로부터 로마제국으로 이어지는 문화적 유산을 상세히 설명하는 쪽을 선호했다. 37p

세계사에서 근대 자본주의와 식민시대의경제적 기틀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된 것은 쿠르칸족의 “소”였다. 38p

힌두교 교리에 따르면 암소를 죽인 사람은 누구든 86회의 환생을 거치게 되며 악마로서 전생의 사다리 맨 밑바닥에서 최후를 맞게 된다. 48p

박차가 바쿠에르(카우보이)를 표시하는 독특한 상징이 되었다. …비특권 계급을 말` 타기와 철제 신발장식으로 구분할 수 있었던 것도 박차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59p

1878년 최초의 냉동증기선 “프리드고리피쿠에”가 신선한 쇠고기를 포장하여 아르헨티나를 떠나 프랑스의 아브르항으로 처녀항해를 떠났던 것이었다. 63p

1726년 즈음 런던시장에서만 해마다 10만마리의 소들이 도살되었다. 당시 런던 주민들은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일부 지역 주민들이 한 해 동안 소비하는 전체 쇠고기보다 더 많은 양의 질 좋은 쇠고기를 한 달 동안 먹어 치웠다. 68p

오늘날 미국의 경우 농경지대에서 생산된 곡물의 70%이상이 가축들, 특히 소의 사료로 공급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전체 곡물의 삼분의 일이 소 및 다른 가축의 사료로 이용되고 있다…….19세기 초 지방이 적은 쇠고기에서 지방이 많은 쇠고기로 영국인들의 기호가 바뀌지 않았다면 전세계 대부분의 곡물이 인간을 위한 생산에서 동물을 위한 생산으로 옮겨가는 일도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73p

몇 년이 지나자 버펄로는 수 천년 동안 삶의 터전이었던 서부 지역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과거 엄청난 버펄로 떼의 먹이였던 그 곳의 “키 작은 풀”은 60만 소들의 몫이 되었다……오늘날까지도 아메리카 버펄로의 멸종은 미국 생태계 역사상 가장 소름끼치는 일화 중 하나로 남아있다. 92p

버펄로 사냥꾼들과 이주민들은 몇 년 동안 뼈 수확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갔다. 한 가지 가슴 아픈 점은 인디언들 역시 가장 가까운 종착역으로 운반해갔으며 그 대가로 백인들로부터 돈을 받았다. 98p

미 서부를 이용하고 개척하려는 영국사람들이 미국으로 꾸준히 밀려들었다…..영국 귀족, 법률가, 재정가, 사업가들이 그 곳에 자금줄을 댄 것이다. 111p

영국 소비자들은 지방이 촘촘히 박힌 깊은 맛의 쇠고기를 고집했는데 그런 입맛을 맞추기 위해 미국의 신흥 영국 축산 실업가들은 특별한 계획에 착수했다. 그들은 농경 역사상 최초로 소 생산과 곡식 생산을 새로운 공조 관계로 결합시켰다. 그것은 미래 세대들의 농경관습과 식품 유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일대 분수령이 되는 사건이었다. 115p

곡물로 사육되는 축산단지는 인간의 사회적 역학 관계에서도 모든 사회적 단계의 밑바닥에서부터 근본적인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이제는 생존 그 자체, 누가 먹고 먹지 않느냐, 지구상에서 이용 가능한 수 백만 에이커의 땅을 어떻게 이용하느냐, 누구를 위해 그렇게 하느냐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122p

서부를 어떻게 획득하게 되었느냐에 관한 진실한 이야기는 젊은 미국인들에게 전해지는 이야기 책의 내용과는 상당히 동떨어져있다. 개척자의 용맹과 카우보이의 허세, 문명화된 힘과 소박한 가치의 이면에는 생태계 파괴와 대량살육, 토지와 인간의 강제적인 인클로저, 소수 특권층만을 위한 전체 아대륙의 수용등과 같은 전혀 다른 뒷얘기들이 숨겨져 있다. 133p

요컨대 강한 자립심의 상징인 서부 목축업자들, 문명의 서부확장을 위해 트레일을 개척했던 용맹한 개척자들의 이미지는 축산 실업가들이 스스로 조장한 것이며 싸구려 잡화점 소설과 서부영화에서나 끊임없이 되풀이 하고 있는 한낱 전설에 불과하다. 134p

도축과정에서 부분적으로 사람을 대신하는 기계의 도입과 더불어 국가적으로 새로운 현실이 등장하게 되었다. 직접적인 살생에서 벗어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었던 것이다. 대량도축 과정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계가 사용되면서 사람들은 단순한 인부로 전락하며 그저 조합공정의 체계와 속도에 맞춰 일하게 되었다. 144p

UFCW의 엘레노어 케넬리는 “정육 포장 공장은 지금껏 당신이 본 적도 없고 상상할 수도 없는 그런 곳이다” 일부 공장에서 한 달 만에 무려 43%의 전직률을 보이는 것도 결코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회사들은 종종 따분하고 하찮고 위험한 일들을 멕시코 이민 노동자들과 아시아 보트난민에게 시켰으며 서로를 경쟁시키면서 전직을 부추겼다. 높은 전직률은 노동조합의 결속을 봉쇄하는 데도 기여한다. 153p

1970년대에 마피아는 사실상 뉴욕 쇠고기 거래시장을 장악했다. 155p

현재 정육산업의 3대기업은….그들이 도축되는 소들의 사분의 일을 직접 사육하는데 그 비율은 미국에서 도축되는 전체 소들의 17%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1995년에는 미국에서 도축된 소들의 30%가 이 3대기업과 상업적 사육장들의 합동벤처에 의해 주도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IBP와 엑셀, 콘-아그라는 미국 전체 소 사육장들 중 70%의 도축을 합동으로 처리함으로써 도축과정 자체를 장악한다. 157p

현재 미국의 일부 쇠고기 포장 대기업의 시설들에서 사용되고 있는 고속검사 과정의 목적은 생산라인의 생산성을 40%향상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USDA는 지난 수 십년 동안 최소한의 위생과 안전기준확보를 위해 사용되었던 여러 검사 과정을 희생시키고 말았다. 새로운 SIS체계의 시험단계에서 연방검사관들은 더 이상 생산 라인에 오른 모든 쇠고기를 검사할 수 없었다…… SIS체계는 다른 산업 분야에서 운영되고 있는 품질 관리 과정을 모방한 것이다. 그러나 소는 불량품 선별을 위해 무작위로 시험할 수 있는 그런 제품이 아니다. 모든 소는 저마다 고유한 특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161p

USDA검사관들은 “회사들이 질병에 감염된 소를 분산하여 그것들을 다른 건강한 소와 섞는 방법을 사용해 표본검사에서 발각될 확률을 줄였다”라고 보도했다. 166p

USDA검사관24명이 미국 쇠고기의 유해한 위생 상태를 우려하는 합동서한을 미국 과학 아카데미에 전달했다….”우리는 더 이상 USDA의 승인을 받은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말할 수없다…USDA는 SIS체계가 대중의 건강기준을 전혀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적은 수의 검사관들이 더 많은 고기를 더 빠른 속도로 검사한다고 선전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고기를 절대로 먹지 않는다.” 167p

남 아메리카에서 아마존의 열대 우림 지역은 방목지를 건설하기 위해 불태워졌는데 이는 영국과 유럽의 쇠고기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런 전환은 경이적인 속도로 이루어졌으며 가히 초창기 북아메리카의 평원과 아르헨티나의 팜파스를 침략하던 속도에 필적할 만한 수준이었다. 178p

미국에서 쇠고기는 거대한 산업이다. 비록 축산 인구는 0.2%에 불과하지만 고기 생산을 위한 소 사육은 360억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미국 농가소득의 24%를 차지하며 슈퍼마켓 판매고의 7%를 점유한다. 쇠고기 생산은 이제 미국 제조산업에서 네 번째로 큰 규모로 자리잡았다. 186p

수 백만 인구가 최소한의 일일 권장 칼로리를 섭취하지 못하는 가운데 극소수의 특권층이 곡물사료로 사육된 쇠고기를 소비하는 현상은 현재 우리 문명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이다. 189p

세계 농업이 식량 곡물에서 사료 곡물로 전환된 것은 새로운 형태의 인류악을 나타내는데 아마도 그 결과는 과거 인간 대 인간이 벌였던 그 어떤 폭력보다도 훨씬 장기적이고 심각할 것이다. 193p

밀러는” 먹이를 포식하는 과정에서 약 80~90%의 에너지는 주변으로 상실되어 버린다”라고 말한다. 고작 10~20%의 에너지만이 포식자의 세포 속에 축적되어 다음 단계의 먹이 사슬로 전환될 에너지로 남는다……..불행히도 소는 가축들 중에서 음식물의 에너지 전환이 가장 비효율적인 부류에 속한다. 194p

만약 자국에서 해외로 수출되기 위한 곡물의 삼분의 이가 굶주린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가축을 사육하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깜짝 놀랄 것이다. 197p

아시아인들은 하루 평균 56그램의 단백질을 소비하는 데 그 중에서 고작 8%만이 동물성 단백질이다. 반면 미국인들은 하루에 96그램의 단백질을 소비하며 그 중 66%가 동물성 단백질이다. 198p

육식을 즐기는 소비자들은 축산단지의 추악한 면모들과 너무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음식기호가 다른 사람들의 삶이나 국가들 간의 정치적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까맣게 모르고 있다. 199p

세계 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오늘날 만성적인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은 13억명-생산되는 전체 곡식의 삼분의 일을 육우 및 다른 가축들이 먹어 치우는 세상에서 깜짝 놀랄만한 통계-을 상회한다. 인류 역사상 전체 인구의 20%가량에 이르는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영양실조에 시달린 적은 없었다. 진보의 시대는 어디까지나 북반구의 좁은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류에게만 해당되는 말이다……..전 세계적으로 해마다 4000만~6000만의 사람들이 기아와 관련된 질병들로 목숨을 잃고 있다. 그 중에 가장 큰 희생자는 아이들이다. 214p

제3세계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아기들 대부분은 오늘날 전세계 유아사망 질병1위인 극심한 설사를 앓고 있다…..아기들이 먹는 것이라고는 부족한 단백질과 낮은 칼로리를 함유한 빈약하고 보잘것없는 식사가 전부이다. 첫돌을 맞이할 무렵 아기는 한 가지 이상의 기생충 질환에 감염되며 기생충은 아기의 신체에 남아 있는 소량의 단백질과 칼로리마저 모조리 빨아먹는다. 215p

전 세계 축산단지는 육류 공급을 증가시키기 위해 지구상의 모든 생태지역을 파괴하면서 지구 생태계를 훼손하고 있다. 현대적인 쇠고기 생산과 소비가 안겨준 충격은 오직 그것이 지구 생태계에 미친 영향에 비추어 평가되고 이해될 수 있다. 218p

지구 환경위기를 둘러싼 온갖 공적 논쟁들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그러나 현대의 가장 파괴적인 환경 위협 중 하나인 소의 사육 문제는 신기하게도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전세계 온대지역의 토양 부식은 상당 부분 길들여진 소가 그 원인이다. 소의 사육은 지금 전 대륙에서 진행중인 사막화 확산의 주범이며, 남아 있는 지구 열대 우림의 파괴에도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 소 사육은 지구 표면의 담수를 고갈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다. 현재 일부 저수지와 대수층(帶水層)들은 마지막 빙하시대 이래 최저 수위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소들은 유기체 오염의 주원인인데 소들의 배설물은 전세계의 호수, 강, 개울들을 오염시키고 있다. 소의 증가는 자연생태계의 부양능력을 압박하면서 전례 없이 야생의 모든 종들을 멸종의 위기로 내몰고 있다. 소들은 지구 온난화를 촉진하는 주요원인이며 최근에는 점점 더 증가하는 소들의 수가 지구 생물권의 화학 작용까지 위협하고 있다. 222p

조지프 토시(Joseph Tosi)는 “쇠고기용 육우에 대한 순진한 시각이 중앙 아메리카의 숨통을 조이는 생태계 파괴의 핵심이다”라고 주장한다. 230p

1966년부터 1983년 사이에 4만 평방 마일(1평방 마일=약 1.3제곱 킬로미터)에 이르는 아마존 밀림이 상업적 목적으로 개간되었다. 브라질 정부는 이 기간 동안 이뤄진 대규모 목초지 개발로 모든 열대 우림의 38%가 훼손되었다고 추산했다. 오늘 날에는 수백만 마리의 육우들이 개간된 목초지에서 풀을 뜯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개간되고 사유화된 땅이 정작 목축에는 그리 적합하지 않다는 비극적인 아이러니가 숨겨져 있다. 열대 생태계에서는 밑바닥에서 꼭대기까지 순식간에 에너지 재순환이 이루어지는 절정의 상태에서 토양 기반이 유지된다. 그런데 이곳에서 육우를 사육하면 삼림 바닥에는 거의 남겨지는 게 없으며 결국 불과 3~5년 동안 목축을 하고 나면 토양은 고갈된다. 그래서 목축업자들이 어쩔 주 없이 새로운 천연림을 개간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목재는 벌목되는 경우가 드문데 이는 목재를 불태워 버리는 편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대륙을 비행하는 우주비행사들은 아마존 열대 우림을 횡단하면서 수백 개의 불꽃들이 깜빡이는 것을 목격했다고 보고한다. 목재의상업적인 손실이 상당하다 할지라도 막대한 생태학적 비용에 비하면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니다. 234p

필립 프레드킨은 ‘오듀본”지(誌)의 기고에서 서부 방목지의 위기의 특성-지금까지 미국에서 가장 잘 감추어져 온 환경 비밀의 위기-를 이렇게 간추렸다. “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소들은 용수 프로젝트, 노천 광산, 발전소, 고속도로, 구획개발을 모두 합친 것 이상으로 서부 식물과 토지의 형태를 변화시켰다” 254p

새로운 관행 중 가장 잘못된 것을 들라면 아마도 아프리카 전역에 깊은 우물을 뚫는 발상이 첫손에 꼽힐 것이다…….하지만 불과 2~3년 후 물웅덩이 주변의 방목지에는 좁은 지역에 밀집된 많은 육우들로 인해 식물이 자취를 감추었다. 짓밟힌 토양은 단단해지고 침식되었다…..아프리카 대륙의 광범위한 사막화를 위한 조건을 마련해 준 셈이었다. 258p

현대적인 축산단지는 아프리카 대륙의 많은 지역을 훼손시키고 있다. 100년 전만 하더라도 야생생물, 무성한 식물, 울창한 삼림, 태고의 사바나로 가득했던 이 풍요로운 대륙이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황폐화된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 과잉 목축으로 인해 토지는 침식되고 식물군과 동물군이 사라지고 있다. 아프리카 일부 지역은 돌이킬 수 없는 생태계 붕괴로 휘청거리고 있는데 그런 소용돌이 속에서 수백만의 사람들에게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 261p

전체 용수의 70%는 농경-식량과 사료 재배-에서 소비된다. 262p

하지만 잔디 물주기와 세차 및 다른 용도의 용수 사용 금지 조치가 소와 다른 가축들의 사료재배를 위한 용수 공급 때문이라는 사실을 아는 소비자들은 거의 없다. 263p

소는 또 다른 용수 관련 환경 문제의 근원지다. 소는 해마다 10억 톤의 유기 노폐물을 배출한다…….식품지리학자 보그스트롬(Georg Borgstorm)은 소와 다른 가축들이 미국에서 배출되는 모든 산업폐기물의 두 배에 달하는 양을 배출하고 있다고 추산한다. 266p
…화석 연료의 연소가 대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많은 기록들이 남아있다. 하지만 현대적인 소 사육이 온실 효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거의 논의된 바가 없다. 실제로 축산 단지는 지구 온난화 현상을 일으키는 네 가지 가스 중 메탄, 이산화탄소, 아산화질소를 배출하는 주요한 원인이다. 268p

1750년대에는 지구 대기에 대략 288ppm의 이산화탄소가 포함되어 있었다. 오늘날에는 350ppm아 대기 중에 포함되어 있다……많은 과학자들은 대기 속의 이산화탄소 함유량이 21세기 중엽에는 두 배로 증가할 것이며 기록된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로 기온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1987년 대기에서 발생된 85억 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의 삼분의 이는 화석연료 연소에서, 나머지 삼분의 일은 지구의 증가된 바이오매스(열 자원으로서의 식물체 및 동물 폐기물)연소에서 방출된 것이다. 식물은 광합성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저장하는데 식물이 죽거나 불에 태워지면 저장된 이산화탄소-때로는 100년 이상 축적된다-는 다시 대기로 방출된다. 바이오매스와 전세계 산림의 토양 부식토에 함유된 이산화탄소의 양은 각각 대기에 포함된 이산화탄소 양의 1.3배와 4배에 달한다. …….아마존 개발의 절정기에 삼림개간과 방화로 대기 중에 방출된 이산화탄소는 약12억 톤으로 추산된다. 같은 해 아마존 열대 우림의 삼림파괴는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모든 요소들의 9%를 차지했다……..그러나 생물자원의 연소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상업적 소 사육은 또 다른 방식들로 지구 온난화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고도로 기계화된 농업부문은 엄청난 양의 화석 연료 에너지를 소비한다. 270p

마지막으로 소는 강력한 온실효과 가스인 메탄을 방출한다. 이탄(泥炭)습지, 논, 매립지에서도 메탄이 방출되긴 하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증가된 메탄 방출의 대부분은 소와 흰개미수의 증가, 삼림과 초원의 방화에서 비롯되었다. 메탄 방출은 지구 온난화 현상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대기 중 메탄의 수치는 산업시대 이전의 1만년 동안 비교적 일정했다. 그러나 지난 300년 동안 대기 중 메탄 함유량은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메탄 분자는 이산화탄소 분자보다 25배나 더 많은 태양 열기를 잡아둘 수 있기 때문에 미국 국립 대기연구센터의 랠프 시서론 같은 과학자들은 향후 50년에는 메탄이 주요한 지구 온난화 가스가 될 것이라 예측한다….전세계 13억 마리의 소들은 대략 6000만 톤 즉 대기 중에 방출되는 전체메탄의 12%를 내뿜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놀랍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문제의 일부일 뿐이다. 271p

위기의 심각성을 파악하려면 지구 기온대의 자기조절 특성부터 이해하는 게 필수다. 온갖 종들이 좁은 기온대 내에서 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구도 그런 기온대에서 유지되고 있다. 1만8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 이후 지구의 평균 기온은 화씨 3.6도 이상 변하지 않았다. 현재 많은 과학자들은 태양열이 지구를 빠져나가는 것을 차단하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탄소, 염화불화탄소 화합물이 지속적으로 배출됨에 따라 향후 50년에 지표온도가 4~9℃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정도의 기온 변화라면 전세계 생태계와 인간문명이 전례 없는 혼란의 위기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화씨4~9℃의 상승은 지구가 머지 않아 생태계와 사회체계에 급진적인 변화를 몰고 오는 전반적인 지리적 변화의 시기를 맞을 수 있음을 뜻한다. 어쩌면 역사의 기록이 시작된 이후 지속되어 온 환경과 경제관계의 정교한 그물망은 그 피해가 상상을 초월할지도 모른다. 273p

전쟁터에서 스스로를 차별화하는 선민(選民)개념은 대륙 정복에 정당화를 제공했다. 수천의 무구한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고 온갖 종들이 멸종 당했다. 302p

돼지고기는 새로운 야외 석쇠구이 요리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았다…….인류학자 마빈 해리스는 USDA에서 선모충병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 검사과정은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들고 오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철저하게 검사하려면 돼지고기 조각을 일일이 현미경으로 관찰해야 한다. 해리스는 돼지고기를 검사하지 않은 탓에 “ 미국인의 4%가 선모충에 감염되어 있으며 선모충병의 발병을 경미한 열병쯤으로 잘못 알고 있다”라고 말한다. 317p

햄버거가 우위를 점하게 된 사연에는 개인의 입맛과 편리함 못지않게 정부규정과 시장세력이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이 두 조항 덕분에 쇠고기 산업은 20세기 후반에 육류거래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었다. 318p

현재 전체 ”외식”식품산업의 10%는 맥도널드 몫이다. 그들이 구입하는 쇠고기는 미국에서 도매로 판매되는 전체 쇠고기의 1%를 넘는다. 321p

산업화된 세계의 아이들은 자신들이 하루에 서너 차례씩 그 고기를 먹는 것과 거의 관련이 없거나 아니면 그 동물의 이해와 담을 쌓고 지낸다. 329p

물론 소는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을 위한 용도로 사용되어 왔다. 머나먼 과거로부터 인류는 식량, 의복, 주거지, 보조동력, 연료 같은 필요한 물품들을 소와 다른 짐승들에게 의존했다. 고대 문화와 현대 문화의 주요한 차이는 동물과 인간의 사적인 관계가 기술적으로 조정된 관계로 바뀌었다는 것이다…….일찍이 인류는 동물들이 자신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다. 동물들은 인간과 유사한 신체적 특성과 행동 습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생각하고, 행동하고, 애정과 사랑을 표시하고, 이기적으로 움직이고, 새끼들을 보호하고, 새끼들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었다. 아마도 인간들은 이런 유사성 때문에 다른 동물들을 죽이고 그 고기를 먹는 데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다. 감정이 있는 다른 피조물들을 죽이고 먹는 행위에 대한 이런 갈등심리를 해소하기 위해 전(前) 근대 “고기-식사”문화에서는 다른 생물들을 섭취하는 데 대해 속죄하는 일련의 의식 행위들을 개발했다. 332p

유대와 훗날 기독교는 동물 도살의 희생적인 측면을 없앴다. 그러자 인간은 더 이상 다른 동물의 생명을 앗아간 것에 속죄하거나 신에게 희생물을 바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동물 고기 섭취를 정당화하는 새로운 수단을 얻게 되었다. 신은 자신의 형상을 본떠 인간을 만들고 인간에게 다른 생명체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겼다. 이를 근거로 유대-기독교 신학자들은 인간이 동물을 죽이고 살코기를 먹는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나아가 훗날 계몽주의 사상가들은 모든 자연이 인간의 실용적인 필요에 봉사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생물학적 정당성마저 제공했다. 덧붙여 다윈주의의 신봉자들은 진화의 유일한 목적이 자연 속의 치열한 경쟁에서 적자 생존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도살과 다른 생명체 섭취를 정당화하기 위해 수세기에 걸쳐 정교한 종교적, 생물학적 관계들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자신들이 잡아먹는 짐승들에게 여전히 동정심과 갈등을 느끼는 서구인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데는 충분치 않았다. ……그래서 근대의 사람들은 양심의 짐을 덜기 위해 자신들이 잡아먹는 동물들로부터 가능한 멀리 떨어지도록 고안된 일련의 장벽들을 설정했다. 먹이가 되는 동물들과의 친숙한 관계를 없앰으로써 사람들은 뿌리깊은 연결고리와 생명체의 살해에 흔히 수반되는 공포, 수치, 혐오, 후회의 감정을 극복할 수 있었다. 334~335p

현대적 축산단지는 이 세상에서 새로운 유형의 악한 세력을 나타낸다. 개인적인 기준에서 악을 평가하는 문명에서는 이성적인 거리감에 의해 태어나고, 기술적인 강탈의 차가운 계산법에 의해 추구되는 제도적 악이 윤리 사다리에서 아직 정확한 위치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341p

계몽주의 원리는 소의 생명력과 다른 생명체들의 본성 및 천부적 가치를 박탈한 주범이다. 343p

소와 “차가운 악”의 파괴행각을 전세계 공동체의 양심과 의식에 일깨워주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345p

오늘날에는 인간과 소의 세 번째 관계가 손짓하고 있다. 우리는 쇠고기를 먹지 않는 선택을 함으로써 이 창조물과의 새로운 계약, 즉 시장의 방탕한 소비의 요청을 초월하는 관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현대식 초대형 비육장과 도살장에서의 고통과 모욕에서 소를 해방시키는 것은 위대한 상징적, 실천적 의미를 지닌 인도적인 행위이다. 또 뿔 제거, 거세, 발정 억제, 호르몬 주입, 항생제 과다 복용, 살충제 살포, 자동화된 도살장의 해체 공정에서의 무의미한 죽음에서 그들을 해방시키는 것은 참회의 행위이다. 또한 그것은 우리 현대인들이 자연을 지배하려는 억제되지 않은 힘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온갖 피조물들에게 해악을 끼쳤음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일이기도 하다. 육식의 종말은 곧 자연을 대하는 적절한 태도에 관한 우리의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자연은 더 이상 정복되고 길들여져야 할 적이 아니라 우리가 거주하는 근본적인 공동체로 간주될 것이다. 다른 생물들도 더 이상 희생물이나 물질적 대상으로 취급되지 않을 것이며 자연과 생물권을 형성하는 좀 더 큰 생활 공동체의 협력자이자 참여자로 대접받게 될 것이다……..육식을 끊는 행위는 모든 대륙의 자연을 대대적으로 회복시키는 생태계적 르네상스가 동반될 것이다. 347~348p

궁극적으로 육식의 종말이라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리면 심해부터 성층권까지 지구상의 모든 생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다……..역사상 가장 거대한 규모의 전 지구적 식량 재분배는 인류를 새로운 형제애의 결속으로 뭉치게 할 것이다………상업적 축산단지의 해체로 부자들은 너그러워질 것이고 빈자들은 곤경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곡물로 사육한 쇠고기를 없애고 식품사슬의 보다 아래쪽에 위치한 음식을 먹으면 심장 질환, 암, 당뇨병 발병을 현저히 감소시킬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보다 건강해지고 긴 수명을 누릴 것이며 건강 관리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금이 절약될 것이다. 350p

육식 문화를 초월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원상태로 돌리고 온전하게 만들고자 하는 징표이자 혁명적인 행동이다. 351p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은 한 마디로 고기, 특히 쇠고기는 그만 먹읍시다 하는 내용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역정을 내실 분이 있으리라 믿는다. 조금 더 설명하자면 지나친 목축 사업이 지구 생태계를 교란시키니 그만 먹자구요. 이러면 또 환경을 위협하는 것이 어디 그것뿐이냐고 화를 버럭 내실 분도 계실 것이다. 쇠고기 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단순히 먹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상대의 부아를 돋우기에 안성맞춤의 재료일지도 모르겠다.

리프킨은 이런 질문에 대한 설명으로 쇠고기의 역사에서 시작해 오늘날 무엇이 문제되는가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들어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육식을 금하자는 그의 이야기의 뒷면에는 단순히 고기에 대한 욕망을 없애라고 하는 어떤 종교적인 규범이 아니다. 우리가 모르는 진실, 우리가 생각지 않고 취했던 것들에 대한 어마어마한 내용을 열거하고 있다. 거의 100페이지 가까운 주석과 참고 문헌이 그 신뢰감을 더한다.

이 책은 6부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1부는 소와 서양문명이란 제목으로 소에 관한 역사에서 시작해 인간과 소의 관계가 어떻게 숭배대상에서 경제적 생산성 개념으로 변화했는가를 다룬다. 문명이 시작되는 시기인 B.C5000년경의 역사부터 기록을 하였는데 좀 더 빠른 시기의 역사부터 다루었다면 더 흥미로울 뻔 했다는 느낌이다. 예를 들어 10만년전의 호모사피엔스는 어땠을까? 지구상의 환경변화로 인해 초식동물이었던 인간이 빙하기에 먹을 것이 없어 얼어 죽은 동물을 먹을 수 밖에 없어서 서서히 육류를 섭취하는 쪽으로 갔다던가 하는 그런 이야기들이 더 추가 되도 좋았을 뻔했다는 생각이다.

2부는 주로 미국에서 어떻게 목축산업이 발전 하게 되었고 그 결과 지구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 적나라한 실상을 충격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오늘날의 쇠고기 산업이 이토록 지구 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주게 되는 이유로써, 지방이 많은 쇠고기를 영국인들이 탐닉하게 되면서 농업과 목축이 합쳐지게 된다는 설명은 흥미로웠다. 단순히 풀을 먹고 사는 소가 아니라 곡물재배로 비육을 시킨다는 설명은 새로웠고 그로 인해 파생된 오늘날의 위기가 납득이 갔다. 미 서부 개척 당시의 버펄로의 죽음과 인디언의 몰락 이야기는 서부 영화의 반대편을 보는 듯하다. 그러나 영국인들이 신 투자처로 서부를 지목한 부분에서는 리프킨의 말에 동의하나 그 당시의 상황으로는 자본주의 논리에 부응하는 투자방법 중에 하나이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도 든다. 오늘 날 영국인들은 그 부분에 어떻게 생각할지도 궁금한 부분이다.

3부는 쇠고기의 산업화 현황으로 미국에서의 도축공정에 대한 고발서와 같다. 열악한 환경의 작업환경은 인부들의 잦은 해직과 그 자리를 메꾸었던 사람들 중에 가장 하층민이면서 미국에 기반을 제대로 두지 못했던 보트 피플이나 이민자였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적나라한 도축과정의 작업의 실태를 많은 주석을 통해 전문가들이나 그 과정을 직접 보았던 사람들의 인용문구의 예들은 그 생생함을 더했다.

4부에서는 배부른 소떼와 굶주린 사람들이란 제목이다. 주로 숫자가 많이 등장했는데 설득력이 있다. 지구 대륙의 사분의 일이 소와 가축의 방목지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 2억에 가까운 인구가 그 생산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 미국인들의 소비하는 쇠고기는 전 세계 생산량의 23%이고 미국에서 생산되는 곡물의 70%가 가축사육용이란 점, 미국에서 수출되는 곡물의 삼분의 이가 가축사육용이고 세계인구 전체의 20%가 영양실조에 개발도상국 아이들 사망의 60%가 영양부족 등으로 글을 쓰기 위해서 뒷받침이 되는 철저한 조사가 필요함을 인식하게 했다.

5부에서는 지구환경을 위협하는 소떼들이란 제목인데 이 부분에서 리프킨은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에 또렷이 힘을 주어 역설하고 있다. 고기를 먹지 말자는 그의 주장이 강한 힘을 받는 부분으로 단순히 건강이나 미용이 아닌 그것을 넘어서 쇠고기 섭취가 가져다 주는 지구에 대한 폐해에 대해 강하게 수긍하게 만든다. 5부는 글에 힘이 넘친다. 소 사육의 문제점에 대한 과학적인 인식과 그 설명이 지루하지 않고 대중적이다. 비평가들이 말하는 운동가와 선동가, 저술가, 미래학자라는 그의 모습이 전부 표현되는 부분이다. 지구 온난화의 유해가스 논란, 그 중에서도 소 사육으로 인한 메탄가스에 대한 설명은 지루하지 않았다.

6부에서는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의식구조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수렵 문명의 서구와는 달리 농경 민족의 동양에서는 그다지 크게 와 닿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맥도날드 햄버거에 대한 상징적 시도는 좋았다고 보여진다. 쇠고기를 둘러싼 로비와 부패를 엿보게 하는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으리라 본다. 그러나 6부는 5부에 비해 임팩트가 떨어지는 느낌이 있다. 마무리 부분에서 약간의 긴장감이 떨어져 보인다. 5부에서 받은 긴장감을 6부에서 좀 더 감동적으로 끌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동물학대에 대한 감성적인 접근법과 육식이 개인에게 직접적으로 주는 잇점등을 더 나열했다면 어땠을까. 또 채식주의자로서의 리프킨의 경험담을 기술했다면 좀 더 선명한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책을 덮고 난 느낌은 아마 난 절대 수퍼에서 미국산 쇠고기는 사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다.
될 수 있으면 고기를 멀리 하려는 나로써는 좀 더 채식에 가까이 갈 테지만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약간의 죄의식을 주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소고기=단백질 개념의 사람들에게 보다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에 대한 대안도 필요할 것이고 미용이나 정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대인들에게 채식의 장점을 더 부각시키는 내용이 첨가 되도 좋을 듯하다.
“육식의 종말”은 재미있다. 그러나 충격적이다. 이런 책을 17권이나 저술하는 저자에게 존경을 표한다.
IP *.48.4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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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4.07 23:26:06 *.70.72.121
그래서 검정콩하고 맥주라.. FTA 땀시 이젠 수입쇠고기만 먹게 생겼구나 생각했는데..

향인은 글이 간결하고 재미있어서 마치 군더더기 다 떼어낸 깔끔한 브리핑 자료같아요. 역시 카리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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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07.04.08 12:54:19 *.67.52.196
그래서 미국이 쇠고기 문제에 열을 올렸네요. 예전에 이해가 안된 문제였는데요. 네번째로 큰 산업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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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2007.04.09 10:45:15 *.249.167.156
리뷰에서도 향인 누님의 문체가 느껴지네요^^ '이제 쇠고기 좀 그만 먹읍시다'와 같이 책을 한마디로 뚝딱 요리해버리는 배짱이 바로 내공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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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정
2007.04.09 13:19:24 *.244.218.10
역시 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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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담솔
2007.04.09 13:22:20 *.248.41.181
점심을 고기로 맛있게 먹고 바로 이 글을 읽었네요. 갑자기 속이 안좋다는 기분이 드는건..^^;; 은남님의 글은 써니님의 말처럼 간결해요. 먼가 딱 맞아 떨어진다는 기분.
글을 읽으면서 한결같이 드는 생각은 연구원 모두다 너무 궁금하다는 거예요ㅎㅎ어떤 사람들일까... 어쩌면 그 모습을 모르기에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은남님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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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7.04.09 15:57:57 *.153.35.106
써니님,호정님..간결, 깔끔이라시니 재밌네요, 방은 지저분인데..ㅎㅎ
도윤님, 내공은 무신..머리속에서 맴맴도니깐 그냥 크게 정리한다는게 그렇게 되었네요.
김지현님. 이 책 재밌어요. 채식주의자 바이블이기도하지요.해담솔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전 청국장 먹었어요. 위리 언젠가 뵙게 되겠지요?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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香山 신종윤
2007.04.09 17:15:16 *.227.22.4
워낙에 육식을 좋아하는데다가 미국산 소고기가 싼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책을 읽어야 할까요? 말까요? 정말 책을 읽고 나면 고기를 딱 끊을 수 있을까요? 전에 '잘먹고 잘사는 법' 보고서도 잠시 고기를 멀리 하다가 포기했는데... 아~ 고민입니다.

확실히 얼굴을 뵙기 전과는 달리, 모습이 떠올라서 글이 더욱 잘 읽히네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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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7.04.11 17:46:15 *.153.35.106
완전히 고기를 먹지 말라고 강요하는 건 아니니 걱정마세요. 환경을 생각하자 는 이야기지요. 지난번에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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