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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8일 21시 44분 등록
육식의 종말

(원제 : Beyond Beef)



1. 저자 소개

제레미 리프킨 (Jeremy Rifkin)

그는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문명비평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먼저,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경제동향연구재단(The Foundation on Economic Trends) 웹페이지에 있는 공식적인 그의 소개 부분을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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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레미 리프킨은 경제, 노동, 사회, 환경에 관한 과학적 기술적 충격에 관한 17권의 책을 저술하였다. 그의 저서는 30여개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수백 개에 이르는 대학, 기관 정부 조직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의 최근 베스트셀러 <유러피안 드림: 미래에 대한 유럽의 비전이 어떻게 아메리칸 드림을 잠식하는가>(The European Dream: How Europe's Vision of the Future is Quietly Eclipsing the American Dream)에서, 그는 저 위대한 아메리칸 드림은 기울고 있고, 강력한 유러피안 드림이 세계의 이목과 상상을 장악하고 있다고 역설한다. 그는 유러피안 드림은 여러 가지 면에서 아메리칸 드림과 반대이나, 오히려 21세기 글로벌 사회의 도전에 부응하기는 더 적합하다고 한다. 리프킨은 유럽에서 있었던 20여년의 개인적 경험을 끌어낸다. 그는 유럽에서 여러 국가와 정당의 자문을 했고, 선진기업에 조언을 주었으며, 민주주의단체, 환경 사회 정의 캠페인에 자극을 주었었다.

2002년의 국제적 베스트셀러 <수소경제>(The Hydrogen Economy)에서, 리프킨은 우리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차기 상업 지역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는 시장, 정치, 사회 제도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소에서 힘을 얻는 새로운 경제가 도래하고 있음에 비전을 부여한다. 그것은 마치 석탄과 증기가 산업사회 초기에 미쳤던 영향과 같다. 1995년 베스트셀러였으며 2004년 개정판 발행된 <노동의 종말>(The End of Work)에서 그는 기술 대체, 기업의 다운사이징, 직업의 미래에 대한 현재의 세계적 논쟁을 구체화였다. 리프킨은 2000년의 베스트셀러 <소유의 종말>(The Age of Access)에서, 지리적 시장에서 전자상거래 네트워크로의 변환, 산업 생산에서 문화 생산으로의 변환 등 자본사회 시스템에서 폭넓게 일어나는 변화를 탐구하였다. 그의 1998년 베스트셀러 <바이오테크 시대>(The Biotech Century)
에서는 유전자 교역(genetic commerce)에 수반되는 중요 이슈들을 다루었으며, 이 책은 바이오테크 혁명 분야의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리프킨은 펜실바니아 대학 워튼 스쿨 경제학 학위를 수여받았으며 터프츠대학교 플레처스쿨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리프킨은 정부, 기업, 노동, 시민단체에서 수많은 연설을 하고 있으며, 지난 30년동안 25개국 200여개의 대학에서 강연하였다. 1994년부터는 워튼 스쿨 경영자 교육 프로그램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곳에서 그는 세계의 CEO와 중역들에게 과학과 기술의 새로운 경향과, 그것이 세계의 경제, 사회, 환경에 미칠 충격에 대해 강연했다. 리프킨의 칼럼은 매달 영국의 The Guardian, 독일의 Die Süddeutsche Zeitung (이하 생략) 와 같은 세계의 유력 신문과 잡지에 게재된다.

리프킨은 미국을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공공의 정책을 수립하는 데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는 의회에서 (그의 견해를)수없이 증명해보이고 있으며, 환경, 과학, 기술 관련 이슈에 관한 책임 있는 정부 정책을 세울 만한 기소에서 계속 승소하고 있다. 그는 CNN의 Crossfire, Face the Nation, The Lehrer News Hour, 20/20, Larry King Live, Today, and Good Morning America 와 같은 다수의 TV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내셔널 저널’은 리프킨을 미 연방 정책 수립에 가장 영향을 준 150인의 하나로 지목하였다.

리프킨이 이사장으로 있는 워싱턴의 경제동향연구재단(The Foundation on Economic Trends)은 세계 경제에 도입된 새로운 기술의 경제, 환경, 사회적 영향력을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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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론은 비판적이다. <엔트로피>에서는 기계적 세계관에 바탕을 둔 현대문명을 비판하였고, 에너지의 낭비가 가져올 재앙을 경고하였다. <노동의 종말>에서는 정보화 사회가 창조한 세상에서 오히려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미아가 될 것이라 경고하였다. <소유의 종말>에서는 소유가 아닌 ‘접속’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였다. (이상 yes24 작가소개에서 부분 발췌)

한편, 저자 서치나 이번에 읽은 <육식의 종말>에서 보는 그에게서는 환경에 대한 애정이 보인다. <바이오테크 시대>, <엔트로피>에서는 각각 생명공학과 에너지에 관한 문제를 다루었다. <육식의 종말>에서는 쇠고기라는 식량의 산업화가 환경에 끼치는 엄청난 악영향을 들추어내고 각성을 촉구한다. 그는 <육식의 종말>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연은 더 이상 정복되고 길들여져야 할 적이 아니라 우리가 거주하는 근본적인 공동체로 간주될 것이다. 다른 생물들도 더 이상 희생물이나 물질적 대상으로 취급되지 않을 것이며, 자연과 생물권을 형성하는 좀 더 큰 생활 공동체의 협력자이자 참여자로 대접받게 될 것이다.”

그가 다루는 범위는 경제학 인문학 자연과학을 넘나든다. <육식의 종말>을 비롯하여, <엔트로피>, <생명권 정치학>, <바이오테크 시대>등에서는 자연과학 분야를 다루며 그것을 사회와 접목하였다. 자신의 전공 분야와 거리가 먼 것까지 제대로 아우르는 그 지식의 방대함은 감탄지경이다.


2. 가슴으로 들어오는 구절

제1부 소와 서양 문명

27p, 기록된 역사 이전 시대부터 기독교 시대까지 서구의 종교적 경험 중 상당 부분이 수소 신과 암소 신, 즉 소의 제식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할지도 모른다.

35p, 서구의 역사의 대부분은 두 집단 간의 끊임없는 투쟁의 역사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목초에 의존하는 유목민들이고 다른 하나는 곡식에 의존하는 농부들이다.

39p, 소는 인간과 문화 사이에서 표준적인 교환 매체로 이용될 수 있는 최초의 유동 자산들 중 하나였다.......로마인과 훈족 역시 소를 일종의 자산 형태로 간주했지만, 그것을 사람과 영토 모두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막대한 비축용 유동 자산으로 변형시킨 것은 유라시아의 유목민들이었다.

49p, 인도에서 소는 숭배의 대상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인도 사람들의 생존이 이 귀한 동물의 도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인도의 축산 단지는 인간과 소의 관계에서 신성한 측면과 세속적인 측면 모두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존속되었다.

52p, 스페인 투우장에서 벌어지는 투우사와 황소의 생사를 다투는 투쟁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랫동안 신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이용되었던 소의 희생이 인간과 자연간의 상징적인 전투에 자리를 내준 셈이었다.

63p, 5,500마리의 냉동 쇠고기를 가득 실은 배가 르 아르브 항에 닻을 내린 것은 식품 역사에서 일대 분수령이 될 만한 사건이었다. 파리 그랜드 호텔 고객들은 팜파스의 신선한 쇠고기로 만찬을 즐겼다.

65p, 영국이 어떻게 변경을 개간하고 남북전쟁 이후 미국의 모습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는지 이해하려면 영국 축산 단지의 독특한 역사 - 갈수록 증가하는 영국인들의 쇠고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다른 나라 영토를 정복하고 약탈하며 다른 나라의 국민들을복종시키는 것이 특징인 역사 - 를 검토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69p, 쇠고기에 대한 영국인의 집착은 근대 초기에 시작되었으며, 그것이 식민지 정책의 방향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17세기에 영국 귀족, 부르주아 계급, 군대에서 쇠고기 수요가 급증하자 영국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새로운 목초지를 찾아 나서야 했다.

73p, 지방이 많은 쇠고기를 즐기는 영국인의 입맛은 역사상 처음으로 두 가지 위대한 농업 전통을 하나로 합치도록 했다. 하나는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최초의 위대한 곡물 문명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곡식 생산 문화이고, 다른 하나는 유라시아 스텝 지방의 말을 탄 유목민들로 거슬러 올라가는 위대한 목축문화가 그것이다.

73p, 오늘날의 미국의 경우 농경 지대에서 생산된 곡물의 70% 이상이 가축들, 특히 소의 사료로 공급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전체 곡물의 3분의 1이 소 및 다른 가축의 사료로 이용되고 있다. 목초와 곡물, 즉 목축과 농경이 축산 단지에 집중된 것은 20세기 현대 사회와 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75p, 19세기 초, 새로운 영국의 윤택함은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지주 계급의 새로운 소일거리로는 멋진 소를 사육하는 것이 으뜸이었다.

78p, 지방이 풍부한 쇠고기는 풍요의 상징이지 기호의 잣대가 되었다.

80p, 서부 개척지가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목초지로 전환되었는지, 또 어떻게 영국의 재정적 이해관계를 통해 병합되었는지에 관한 얘기는 미국 역사상 가장 야비하고 치욕스러운 일화에 속한다.

제2부 미국 서부 정복기

92p, 오늘까지도 아메리카 버펄로의 멸종은 미국 생태계 역사상 가장 소름끼치는 일화 중 하나로 남아 있다. 갑작스럽고도 단호하게 진행된 학살은 1만 5,000년 동안 면면히 이어져 온 평원의 주인공을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끝장내버린 일대 사건이었다.

102p, 1870년 미국의 전쟁 부서는 인디언들의 ‘양식’인 평원의 버펄로를 제거함으로써 인디언 정책을 학살에서 굴복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103p, 평원에서 버펄로를 멸종시키고 인디언들을 내쫓은 뒤 그곳에서 소를 키우게 된 목축업자들은 굶주린 인디언들을 먹여 살리는 정부에 쇠고기를 판매했다.

109p, 영국인의 쇠고기 수요를 만족시키고도 남을 만큼 어마어마한 새로운 초지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문제는 미 서부의 방목 지대와 동으로 5,000마일 이상 떨어진 영국 소비자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연결시키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1870년대에 그 해결책들이 속속 등장했다. 미국 철도의 서부 확장, 새로운 냉동 기술의 발명, 해외로부터의 자본 유입이 그것이다.

116p, 대평원이 소 목축을 위해 ‘해방될’ 무렵 역사적 상황은 농업 관행의 총체적인 변화 - 낙종업과 곡식 생산의 대규모 결합 - 국면에 접어들고 있었다.......1870년대에는 지방이 많은 쇠고기를 고집하는 영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공짜 초지’와 ‘잉여 옥수수’가 서로 결합되었다.

117p, 1880년대에는 영국으로 수입되는 쇠고기의 90%가 미국산 쇠고기였다. 이 시기는 영국 재정가들이 거대 자본을 들여와 서부 방목지와 육우 산업을 매점하고 옥수수 산지에 막대한 투자를 하던 시점과 일치한다. 그것은 곡식으로 키우는 새로운 축산 단지를 장악하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였다.

118p, 지방이 많은 쇠고기를 원하는 영국인들, 평원의 황소를 구입할 돈줄이 필요한 서부 목축업자들, 잉여 옥수수를 먹어치울 비육우를 원하는 중서부 옥수수 재배 농부들, 새로운 식민지의 투기적 사업을 이용하려는 영국 재정가들의 관심사가 서로 한 덩어리가 되어 신흥 유럽-미국 축산 단지가 창출되었다.

119p, 1900년 이후로는 점점 더 많은 소가 옥수수에 의존하게 되면서 곡물 가격의 변동이 쇠고기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으며, 거꾸로 연간 소 생산과 쇠고기 수요의 변화도 곡물 가격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공조는 거의 흠잡을 데가 없었다.

122p,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열량이 높은 곡물을 대량으로 먹이는 것이 소의 생리에는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열량이 높은 곡물은 혹위의 정상적인 미생물 기능을 방해하며, 그 결과 일련의 소화기 질환들이 발생한다.

122p, 미국에서 가축들, 그것도 주로 소가 소비하는 곡물은 전 국민이 소비하는 곡식의 두 배에 육박한다. 전 세계적으로는 6억 톤의 곡식이 가축들, 그 대부분은 소의 먹이로 사용되고 있다. 만약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곡물을 가축 사료가 아닌 인간이 직접 소비한다면 지구상의 10억의 사람들이 곡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것이다......이제는 생존 그 자체, 누가 먹고 먹지 않느냐, 지구상에서 이용 가능한 수백만 에이커의 땅을 어떻게 이용하느냐, 누구를 위해 그렇게 하느냐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132p, 서부를 어떻게 획득하게 되었느냐에 관한 진실한 이야기는 젊은 미국인들에게 전해지는 이야기책의 내용과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 개척자의 용맹과 카우보이의 허세, 문명화된 힘과 소박한 가치의 이면에는 생태계 파괴와 대량 살육, 토지가 인간의 강제적인 인클로저, 소수 특권층만을 위한 전체 아대륙의 수용 등과 같은 전혀 다른 뒷이야기들이 숨겨져있다.

134p, 미국 평원이 때 묻지 않는 초원에서 상업적인 목초지로 탈바꿈하는 데는 한 세대도 채 걸리지 않았다.

제3부 쇠고기의 산업화

145p, 해체 공정은 분업화와 연속생산, 대량생산, 특히 효율성과 같은 근대산업 생산의 중추적인 개념들을 소개했다. 소는 거대한 존재의 사슬에서 또 다른 위치로 격하되었다. 내세에서 생성을 나타내는 표상이 세속화되고 사지가 절단되어 스위프트나 아머와 같은 효율성을 열렬하게 신봉하는 회사들에 의해 표준화된 생산단위로 전락했다.

169p, 전국적으로 가장 규모가 큰 일부 도축장들의 위생 상태에 대한 USDA 검사관들의 기록은 가히 경악할 만한 수준이다. 그들은 공장에 도착하기 이전에 이미 심장도 뛰지 않고 싸늘하게 식어버린 암소들을 도살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이런 주검들의 몸 안에는 녹슨 쇳가루, 부러진 이빨, 손톱과 발톱, 고리, 꼬리표, 송진 등의 이물질이 가득 찬 채 그대로 해체 공정을 따라 이동한다.

174p, 효율성 증대와 이윤 추구의 결과로 가축과 작업자들은 모두 비인간적인 취급을 받았고, 쇠고기 제품 소비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을 증가했다.

제4부 배부는 소 떼와 굶주린 사람들

186p, 미국에서 쇠고기는 거대한 사업이다. 비록 축산 인구는 일반 노동자 계층의 0.2%에 불과하지만, 고기 생산을 위한 소 사육은 360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미국 농가 소득의 24%를 차지하며, 슈퍼마켓 판매고의 7%를 점유한다. 쇠고기 생산은 이제 미국 제조 산업에서 네 번째로 큰 규모로 자리 잡았다.

189p, 수백만 인구가 최소한의 일일권장 칼로리를 섭취하지 못하는 가운데 극소수의 특권층이 곡물 사료로 사육된 쇠고기를 소비하는 현상은 현재 우리 문명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이다.

194p, 불행이도 소는 가축들 중에서 음식물의 에너지 전환이 가장 비효율적인 부류에 속한다.

196p, 토지 소유와 관리의 문제는 대중의 엄청난 관심거리였던 반면, 토지 사용의 문제는 큰 정치적 화젯거리가 아니었다.

196p, 모든 개발 도상국가들이 육류 공급을 확장하고 다양화하는 것은 그들의 첫 번째 단계인 듯하다. 그들은 모두 근대적인 닭과 달걀 생산 시설-비식물성 단백질을 생산하는 가장 신속하고 저렴한 방법-을 세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윽고 경제적 여건이 허락되는 상황에서 가능한 빠른 속도로 돼지고기, 우유 낙농제품, 목초로 사육한 쇠고기의 순서로 ‘단백질 사다리’를 올라가, 마침내 곡물 사류로 사육된 쇠고기에 도달한다.

202p, 역사상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과다체중에 시달린 시기는 단 한번도 없었다. 곡물로 사육한 고기를 소비하는 북반구의 국가들은 너무 많은 양의 지방을 섭취한 탓에 다이어트라는 새로운 현상이 등장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는 서구 문화의 사회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되었다.

204p, 비만은 점차 부의 상징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진부함과 게으른 태도에 가까워졌다.

207p, 동물성 지방 섭취와 관련된 질병과 콜레스테롤 수치의 상승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11p, 미국에서 곡물 사료로 사육한 쇠고기 식단을 유지하는 데 소요되는 보건비용은 상상을 초월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213p, 10억의 사람들이 배부르게 먹으면서 늘어나는 지방을 주체하지 못하는가 하면, 다른 10억의 사람들은 건강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영양분조차 공급받지 못해 날로 수척해지고 있다. 나머지 35억의 사람들은 단백질 사다리에서 한 단이라도 더 울라가지 못해 안달하면서 구원과 절망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214p, 인류 역사상 전체 인구의 20% 가량에 이르는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영양실조에 시달린 적은 없었다.

217p, 부자들의 다이어트와 빈자들의 굶주림 간의 모순, 그리고 단백질 사다리의 최상단과 최하단에 위치하여 갈수록 양극화되는 인류의 모순은 노골적인 이기심과 뻔뻔스러운 실용주의에 그런대로 익숙해져 있는 현대적인 정서에서도 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제5부 지구환경을 위협하는 소 떼

229p, 초창기 침략자들이 토착식물과 동물들을 황폐화시키고 신대륙 거주지에 비토착 종들을 도입시켰다면, 최근의 공격은 지구상 모든 생태 지역의 미래의 안전성과 생존성을 위협하면서 생물과 그 자체를 훼손하고 있다.

237p, 중앙 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에서 사육된 육우의 쇠고기로 만든 1/4파운드짜리 햄버거 한 개에는 대략 75킬로그램에 이르는 생명체의 파괴가 뒤따른다. 여기에는 20~30종의 식물, 100여 종의 곤충, 수십 종의 조류, 포유류, 양서류가 포함된다.

241p, 사막화로 인해 가장 영향을 받는 곳은 미 서부, 중앙 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등 모두 주요 소 사육 지역이다.

251p, 정부 프로그램에 인한 과잉 목축과 생태계의 불안정은 다시 메뚜기, 방아깨비, 수확개미 및 여타 곤충들의 창궐을 낳았고, 정부의 반응은 당연히 살충제를 대량으로 살포하는 것이었다.

261p, 오늘날 수많은 아프리카 목축업자들은 전통에 기반을 둔 자신들의 목축문화와 현대 국가들 및 국제 상업 시장들이 그들에게 강요하는 정치적, 경제적 구속 사이에 자신들이 갇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263p, 잔디 물주기와 세차 및 다른 용도의 용수 사용 금지 조치가 소와 다른 가축들의 사료 재배를 위한 용수 공급 때문이라는 사실을 아는 소비자들은 거의 없다.

269p, 축산 단지는 지구 온난화 현상을 일으키는 네 가지 가스 중 메탄, 이산화탄소, 아산화질소를 배출하는 주요한 요인이다.

270p, 같은 해 아마존 열대우림의 삼림 파괴는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는 모든 요소들의 9%를 차지했다.

제6부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의식 구조

282p, 조지프 캠벨은 경작 문화는 성장과 재생, 수렵 문화는 도살과 죽음이 기본 특성이라고 설명한다.

284p, 구운 요리는 주로 권력, 특권, 찬양과 관련이 있는 반면 삶은 요리는 치료와 재생 가치 및 검소와 관련이 있다.

288p, 남성과 고기를 사회적 피라미드의 최상위에 올려놓는 계층 체계에서는 여성과 식물이 여전히 최하위에 위치한다.

291p,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남성 가장이 직업을 잃게 되면, ‘음식 섭취에서의 특권 역시 상실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296p, 19세기의 많은 지식인들은 식물에서부터 붉은 고기에 이르는 음식 계층 조직을 ‘미개하고 야만적인’ 유색인종과 ‘문명화된’ 유럽 백인종의 진화론적 계층 조직과 동등한 위치에 놓고 생각한다.

301p, 개척정신은 종교적 열정과 ‘소박한’ 공리주의의 독특한 결합의 산물이었다.

309p, 개척지 주민들의 독특한 특징들에는 물질 습득, 노골적인 이기주의, 자율성, 합리성, 기업가 정신, 과학적 능력, 기계화, 시장 효용성, 사회적 이동성을 강조하는 계몽주의 세계관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었다. 신흥 축산 단지는 이런 모든 가치들을 흡수하면서 처음에는 서부, 나중에는 나라 전체의 지배적인 사회적, 정치적 세력으로 만들었다.

312p, 교외의 생활양식은 새로운 고속도로 문화의 이동성 높은 생활양식에 순응하기 위해 식품 준비와 소비에서 편리, 효용성, 예측 가능성을 필요로 했다. 쇠고기 산업은 새로운 교외 생활방식에 동조하여 햄버거와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체인으로 대응했다.

316p, 쇠고기가 가장 가까운 경쟁자이자 오랜 라이벌인 돼지고기보다 결정적으로 우위에 서게 된 것은 뒷마당 바비큐 구이가 그 계기였다.

326p, 많은 이들은 여전히 고급 쇠고기 클럽의 멤버십을 선택받은 소수를 나타내는 상징쯤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그들은 전세계 도시들의 맥도널드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쯤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332p, 고대 문화와 현대 문화의 주요한 차이는 동물과 인간의 사적인 관계가 기술적으로 조정된 관계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343p, '차가운 악‘은 이성적 조직 원리에 의해 이끌리는 제도와 개인에 의해 저질러지는데, 오직 시장의 힘과 실용주의적 목표만이 선택과 결정을 좌우할 뿐이다.

346p, 소는 종의 적합성보다 시장 효용성을 목적으로 사육된다.

347p, 인간과 소의 첫 번째 관계에서 우리의 선조는 자신들이 은혜를 입고 있으며 통제할 수 없다고 여긴 ‘번식의 힘’을 숭배했다....... 두 번째 관계에서 우리는 신의 자리를 우리 자신으로 대치하고 소를 조작 가능한 자원으로 탈바꿈했다.......오늘날에는 인간과 소의 세 번째 관계가 손짓하고 있다. 우리는 쇠고기를 먹지 않는 선택을 함으로써 이 창조물과의 새로운 계약, 즉 시장과 방탕한 소비의 요청을 초월하는 관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351p, 육식 문화를 초월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원상태로 돌리고 온전하게 만들고자 하는 징표이자 혁명적인 행동이다.


3. 내가 저자라면

- <육식의 종말>, 이 책의 의도는?

이 책을 다 읽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갑자기 답답함이 밀려왔다. 소와 인간의 역사를 짚은 부분은 새로운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쇠고기 산업이 인간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부분은 신랄하고 통쾌하고 가슴 아프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 이후에 해결책이 미흡하다. 결론이 무엇인가.

그는 결론 부분에서 육식 문화의 단절을 제안한다. 그것은 무자비하게 도살되는 소에 대한 인도적 차원에서의 참회의 행위이며, 온갖 피조물들에게 해악을 끼쳤음을 인정하는 일이라 하였다. 또 육식을 끊는 행위는 모든 대륙의 자연을 회복시키는 생태계적 르네상스가 동반될 것이라 한다. 그러면서 그가 앞에서 제기했던 지구 환경상의 악영향들을 하나하나 되돌려놓는다. 그것이 전부이다.

‘육식 문화의 단절’이 정답인가? 이것이 간단한 문제란 말인가? 좋다. 그것이 답이라면 육식 문화는 어떻게 단절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이것이 가능할 것인가? 이에 대한 방안이 없다.

나는 이 책의 의도를 다시 살펴야 했다. 이 책은 소와 인간의 역사를 다시 살펴보고 쇠고기 산업이 인간과 환경에 미치는 문제점을 하나하나 들추고 분석한다. 그리고 쇠고기에 얽인 의식 문화를 비평한다. 그리하여 그것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고 경각심을 주는 것이다. 쇠고기에 얽힌 총체적인 화두를 제시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해결책과 방안을 제시하자면, 또 다시 책 한 권의 분량이 나와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육식 문화의 단절’과 같은 수습하기 쉽지 않은 답을 내놓기 보다는 그 전에 화두 제시로 마무리함이 어땠을까 한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많은 논의를 불러일으킬 만한 답을 슬쩍 내놓고 끝내버리는 것에 무책임함마저 느껴진다.

- 구성

구성은 비교적 명확하다. 사실 전달과 각성, 화두 제시라는 저자의 의도를 고려한다면, 적절한 흐름의 구성이라 여겨진다. 이론의 여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다시 살펴보자.

<육식의 종말> 1부에서 3부는 소와 인간의 관계의 역사를 짚는다. 힘과 번식력, 또는 풍요와 다산의 상징이었던 관계에서, 자본주의 사회의 주요 식량원 ‘쇠고기’로 전락하기까지를 살펴본다. 그리고 현대 산업사회의 쇠고기의 위치를 다시 본다. 4부에서는 현대적인 축산 단지와 전 세계 쇠고기 문화가 인간에게 미친 영향을 검토한다. 5부는 현대적인 축산 단지에서 초래되는 환경적인 위협을 들추어낸다. 마지막으로 6부에서는 소와 쇠고기 육식 생활에 얽힌 심리와 의식을 살펴본다. 그리고 결론으로 육식을 초월하는 것이 방안임을 주장하였다.

- 풍부한 인용과 예시와 적재적소의 배치

저자가 이 책에서 사용한 인용과 예시의 양은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그러다보니 참고 문헌을 달아 놓은 부분과 찾아보기에 많은 페이지가 할애될 수밖에 없었고, 책이 예상외로 빨리 끝나버려 약간의 놀라움이 있었다. 그러나 120페이지에 달하는 참고 문헌과 찾아보기는 근거의 성실함과 신뢰성을 볼 수 있다.

책의 내용 상 수많은 자료가 필요했음은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역사서에서, 환경보고서에서, 정부기관 자료에서, 문화비평서에서 그 자료를 수집하고 알맞은 곳에 배치한 수고와 노력이 돋보인다.

어느 부분이 특히 돋보였다는 것을 언급하면 좋겠으나, 전체적으로 다 그러하므로 딱히 집어내기가 어렵다. 그러나 나는 ‘풍부한 인용과 예시와 적재적소의 배치’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이는 수고와 노력에만 그치지 않는다. 자료의 재구성은 능력이겠다.

- 소와 관련된 의식과 문화의 비평

저자는 문제점을 비판하는 부분에서 인간과 환경에 미치는 ‘보이는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의식과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비평을 하여 좀 더 근원적이고 무의식적인 곳으로 파고들어간다. 쉽게 알 수 없는 ‘보이지 않는’ 부분도 다루어 그의 비판에 힘을 더하였다.

그간 개발도상국의 육류 공급 확장에서는 ‘단백질 사다리(Protein ladder)’ 즉, ‘닭과 달걀 - 돼지고기 - 우유 낙농제품 - 목초로 사육한 쇠고기 - 곡물 사류로 사육된 쇠고기’ 에 이르는 일련의 단계가 보여져 왔다. 그는 여기서 최상위층을 차지하는 지방질 풍부한 부드러운 쇠고기를 즐기는 것이 마치 문명과 부의 상징인 듯 인식되는 현상을 지적한다.

또 그는 서양에서 붉은 쇠고기는 남성적 특성들과 관련 있는 반면 흰 고기는 여성다운 특성과 관련 있는 것으로 여겨져 왔음을 언급하고, 적색 육류, 특히 날고기는 힘, 남성지배, 특권과 동일시하는 것은 지금까지도 현대사회에서 종종 목격되는 가장 오래된 문화적 상징들 중의 하나임을 지적하였다.

그는 계몽운동의 실용주의와 기독교의 복음주의 결합은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여, 미국의 축산단지가 세계적인 규모로 국제시장에서 통용되는 상업자원으로 변모되었음을 일깨웠다. 개척 정신의 이미지는 아직 미국이란 나라에서 강력하고 호소력 있는 국가의 상징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그는 오늘날의 식사 습관이 일면도 꼬집었다. 현재의 식사절차는 현대 사회의 다른 많은 부분들을 지배하는 계몽주의적 방식과 동일하게 간소화되었다. 심지어 쇠고기의 최종 소비자들은 합리적 조직화, 기계화, 품질관리, 양적 표준, 예측 가능한 결과, 시간의 효율성과 실용성의원칙에 자신의 식사습관을 적응시키기도 했다. 패스트푸드가 그 예이다.


평소 먹거리에 관심이 있던 나는 이 책에 몰입하였다. 소와 관계된 역사를 다루는 부분에서는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알았으며, 악영향을 비판한 부분에서는 문제점이 다시 일깨워졌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벽 하나가 서 있는 기분도 들었다. 육식 산업 뒤에 그러한 면이 있다면, 자,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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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7.04.08 22:38:17 *.128.229.88
왜 그의 책을 소개 하면서 책 마다 그 앞에 '베스트 셀러'라는 말을 붙여 두었는지 잘 모르겠구나. 그것이 그의 책을 소개하는 적절한 단어였는가 ? 좋은 책에 대한 그대의 기준은 무엇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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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정
2007.04.09 00:16:45 *.142.241.96
번역한 것이었는데 'bestseller' 를 초벌 그대로 베스트셀러라고 두고 말았네요. 다시 보니 역시 눈에 거슬립니다. 쓰면서, 아얘 없애던지 다른 단어로 대체할 생각까지 했었는데,,, 딱 걸렸습니다. ㅠㅠ..성실하지 못한 모습이었어요.

아울러 번역이 미흡한 곳이 있다면 양해를 구하며, 원문을 아시는 분들,, 그런 곳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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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2007.04.09 10:22:02 *.249.167.156
글이 솔직합니다. 자신의 입장에서 책을 받아들이려는 몸짓 같은 것이 느껴져 인간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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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우
2007.04.10 14:00:51 *.122.138.93
저는 제러미 리프킨의 '소유의 종말'을 읽고 있는데, 그의 책은 주장의 명쾌함과 확고함, 그리고 엄청난 참고문헌과 자료로 무장되었다는 느낌이 많이 드네요. 그가 그의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격변하는 사회환경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변화의 물결에 대해 화두를 던지는 것이며, 그에 따라 국가와 기업에서 그 흐름을 배우며 적용하려 노력하고 있는 듯 합니다. 즉, 그의 역할은 선도자로서 그 흐름을 알려주고, 경고하는 것이며, 결론은 독자 스스로 느끼도록 유도하는 것 같습니다. '육식의 종말'은 어쩌면 육식 보다 채식을 위주로 하는 한국인에게 다소 맞지 않는 주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어쨋든 글에 고민 많으셨던 흔적이 보입니다. 고생하셨고요,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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