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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9일 10시 49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제러미 리프킨 Jeremy Rifkin, 1945년 출생,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 스쿨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터프트 대학에서 국제관계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30년 동안 17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그의 책은 30여개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수많은 대학과 자문기관등에서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노동문제, 생명공학, 새로운 경제시스템, 수소혁명, 환경문제등 현재을 넘어선 미래에 몰입해 왔다. 우리나라에도 '노동의 종말' '유러피언 드림'을 비롯해 '바이오테크 시대' '소유의 종말' '육식의 종말' '수소혁명' 등의 저서가 번역 출간되었다. 그 중 <육식의 종말>은 육식의 팽배가 얼마나 생명권을 파괴하는지를 고발한다.

저자는 지난 35년간 세계의 노동문제, 정부, 노동과 사회 포럼 등에서 연설했다.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및 세계 25개국의 200여개의 대학에서 강연했다. 그리고 저자의 칼럼은 로스엔젤스 타임지, Guardian 등세계의 유명 신문과 월간에 이슈가 되고 있다. 1994년 이래로 펜실베니아 워튼 스쿨 경영대 최고경영자과정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과학,기술과 경제의 글로벌 트렌드가 경제와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강연하고 있다.

저자는 과학기술이 폭주하는 사회에 대항하는 활동가이다. 학창 시절 베트남전 반대운동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인권. 환경 등에 관한 사회운동가로 활동하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1977년'Foundation of Economic Trends (경제동향연구재단)'을 설립하여 이사장으로 있으며, 에너지 문제와 과학기술, 환경문제를 미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공공정책에 반영하도록 계몽운동과 감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사회운동가의 면모뿐 아니라, 전세계 8개국의 대통령과 지도층 인사들의 자문역을 맡을 정도로 제도권에서 인정받고 있다. 유럽 위원회와 유럽의회의 경제, 정치, 에너지 환경 정책에 자문활동을 하고 있으며, 현재 독일 재무장관 Angela Merkel과 이탈리아의 수상 Romano Prodi에 경제와 에너지에 관한 자문활동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를 표현한 존 로빈스의 글을 인용한다.

“모든 세대에는 양심의 진화에 보탬이 되는 한 줌의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제레미 리프킨은 우리 시대에 매우 독창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들 중 한 명이다. 날카로운 통찰력, 폭넓은 학식, 깊은 사랑의 마음을 지닌 그 사람은 인류의 쇠고기 탐식 문화를 이끌어온 역사적. 사회적. 경제적 세력이 누구이며 그 과정은 어땠는지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매우 중요하다. 아니,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살기 좋고 지속 가능하며 아름다운 미래를 여는 열쇠가 바로 여기 담겨 있기 때문이다. - 존 로빈스-”


2. 가슴을 아프게 한 글귀들

10-소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쓸모 있게 만드는 실용적인 동물이었으며, 세계속의 자아에 대한 우리의 사고를 정의하는 유용한 투영이자 상징이었다.

11-전 세계 곡물이 인간을 위한 식량에서 가축을 위한 사료로 전화된 것은 부의 재분배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극적인 변화에 속한다.

12-인간의 식단에서 육류를 제외시키는 것은 인간 의식의 역사에서 인류학적 전환을 의미한다. 우리는 육식 문화를 넘어서야만 인류를 위한 새로운 과제를 정할 수 있다.

24-황량한 우주에서 살아 숨쉬는 자연은 우리 자신을 알기 위해 우리가 의존하는 거대한 거울과 같은 역할을 했다. 넒은 의미에서 우리는 수천 년 동안 다른 동물들을 통해 자아에 대한 우리의 감각을 키워왔다. 지구상의 풍부하고 다양한 동물들의 삶은 줄곧 인간 삶의 판단 기준이 되어 왔다. 그들의 행동, 태도, 교류, 특성은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조종되며 그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알게 된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욕구, 불안, 염원을 다른 동물 세계에 투영하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자연의 이미지 속에서 우리 자신을 창조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우리 자신 속에서 자연을 재창조하려는 시도까지 감행한다.

26-인간과 소의 관계는 신성하면서도 세속적이며, 정신적이면서도 실용적이었다. 아마도 이런 관계 속에서 구석기인들은 자아실현의 가능성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수소와 암소는 모두 인간 존재의 빛과 그림자, 에너지와 물질의 대치, 남성다움과 생식력, 죽음의 힘, 재생과 부활-우주의 계획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인간의 시선을 하늘로 향하게 하는 주제들-을 나타냈다.

31-황소의 몸에서 지금 인간이 유용하게 사용하는 온갖 식물과 약초들이 솟아났다. 척수에서는 생명의 양식인 밀이 솟아났고, 붉은 피에서는 신성한 생명의 기쁨인 포도나무와 포도주가 솟아났다.

36-서구의 사육 문화의 등장과 자본주의 세계의 등장 사이에는 서로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37-매번 소를 희생시키는 이 신화의 역사적 재연을 통해 쿠르간족들은 세상을 반복적으로 재창조하며 상징적으로 자신들에게 영원한 지산의 풍요를 가져다 줄 수 있었다.

45-가난한 이들은 생존과 기아 사이에서 허덕이면서 주기적인 홍수와 가뭄에 희생당했지만, 브라만 계급과 베다 지도자들은 여전히 인도의 소들을 도살하면서 많은 양의 쇠고기를 배불리 먹었다. 그런 과정에서 거대한 인도 아대륙의 먹이사실은 점점 붕괴되어 갔다.

48-힌두교도들은 각 암소의 몸 속에 3억 3,000만의 신들이 살고 있다고 믿는다. 힌두교 교리에 따르면 암소를 죽인 사람은 누구든 86회의 환생을 거치게 되며, 악마로서 전생의 사다리 맨 밑바닥에서 최후를 맞게 된다.

49-인도의 축산 단지는 인간과 소의 관계에서 신성한 측면과 세속적인 측면 모두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존속되었다. 소를 키우는 수많은 부족들 중에서 인도처럼 여러 세기에 걸쳐 신성과 세속이 절묘한 균형을 이룬 경우는 동아프리카의 부족들 밖에 없다.

51-황소의 남성다운 이미지가 역사 속에 늘 따라다니는 반면에 인도에서는 암소의 여성다운 이미지가 국가적인 특성을 이루고 있다.

55-콜럼버스는 신세계에 소를 들여놓은 최초의 인물이었다. “그 동물들과 후손들은 운명적으로 신세계의 면모를 뒤바꿔놓았으며, 3세기 후에는 산업혁명에 못지 않는 엄청난 혁명을 몰고 왔다”

64-스페인의 식민 정책은 권력의 중앙 집중을 부추겼다. 스페인에서 토지 귀족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광대한 목초지는 국가를 지배하는 소수의 사람들에게 넘겨졌다. 실력 있는 축산어자들은 서로 연계하여 강력한 축산업자 단체인 우루과이 농촌협회를 결성했다. 그리고는 국가의 경제적 정체적 흐름에 엄격한 통제를 가했다.

65-영국인들은 쇠고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다른 나라의 영토를 정복하고 약탈하며 다른 나라의 국민들을 복종시키는 거이 특징인 역사-를 검토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73-오늘날 미국의 경우 농경 지대에서 생산된 곡물의 70% 이상이 가축들, 특히 소의 사료로 공급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전체 곡물의 3분의 1이 소 및 다른 가축의 사료로 이용되고 있다. 목초와 곡물, 즉 목축과 농경이 축산 단지에 집중된 것은 20세기 현대 사회와 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77-애초부터 그들은 혈통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목축업자들은 계통학에 심취했고, 소의 가계를 추적하고 순수 혈통을 확인하는 데 맣은 시간을 쏟아 부었다. 순수성 문제에 대한 귀족들의 광적인 태도는 해외 식민 정책에도 영향을 미쳤다.

92- 몇 년이 지나자 버펄로는 수천 년 동안 삶의 터젼이었던 서부 지역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과거 엄청난 버팔로 때의 먹이었던 그곳의 ‘키 작은 풀’은 60만 소들의 몫이 되었다. 아메리카 버펄로의 멸종은 미국 생태계 역사상 가장 소름끼치는 일화 중 하나로 남아 있다. 갑작스럽고도 단호하게 진행된 학살은 1만 5,000년 동안 면면히 이어져 온 평원의 주인공을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끝장내버린 일대 사건이었다.

98-한가지 가슴 아픈 점은 인디언들 역시 뼈 청소부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버팔로의 유해를 모아두었다가 가장 가까운 종착역으로 운반해 갔으며, 그 대가로 백인들로부터 돈을 받았다.

117-이 새롭고 기발한 목축 사업은 곧 여러 나라들의 농럽과 경제 관계를 변화시켰으며, 종국에는 지구 환경에 혼란을 가져왔다.

119-1900년 이후로는 점점 더 많은 소가 옥수수에 의존하게 되면서 곡물 가격의 변동이 쇠고기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으며, 거꾸로 연간 소 생산과 쇠고기 수요의 변화도 곡물 가격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122-한 세기가 지난 오늘날, 1억600만 에이커에 달하는 미국 농경 지대에서는 2억 2,000만 톤의 곡식이 소를 비롯한 다른 가축들을 위해 재배되고 있다. 미국에서 가축들, 그것도 주로 소가 소비하는 곡물은 전국민이 소비하는 곡식의 두 배에 육박한다. 전세계적으로 6억톤의 곡식이 가축들, 그 대부분은 소의 먹이로 사용되고 있다. 만약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곡물을 가축 사료가 아닌 인간이 직접 소비한다면 지구상의 10억의 사람들이 곡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것이다.

133-미국에서는 수백만의 인디언들이 목축업자들, 연방정부, 영국귀족 및 은행가들에 의해 조상의 땅인 광활한 평원에서 내쫓겼다. 미국과 유럽에서 새롭게 부상한 쇠고기 시장, 제혁 및 수지 산업에 필요한 소를 방목한다는 것이 그 명분이었다. 버펄로는 멸종되었고 인디언들은 강제로 지정 거류지로 이주되었다.

142-새로운 산업시대의 시간관리와 조직운영의 주요한 원리가 되었다. 효율성은 하나의 수단이 되었다가 이내 새로운 체제의 목표가 되었다. 사람들은 최소의 노동과 에너지와 자본을 투자하여 최단 기간에 최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해 거의 집착에 가까울 정도의 노력을 기울였다. 새로운 대량생산 문화가 운영방식으로 자리잡으면서 신속성은 품질을 대신하는 가치가 되었다.

143-돋보이는 혁신적인 디자인이 처음 사용된 곳은 대부분이 다름 아닌 도축장들이었다.

144-좀처럼 감정의 동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어떤 사람은 전혀 보지도 못하고, 어떤 사람은 전혀 느끼지도 못하여, 또 어떤 사람은 그저 지켜보기만 한다.

146-소를 도축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재능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다. 작업자들은 어느 부위를 어떻게 절단할지 판단하지 않고, 직접 소를 보지도 않으며 특별히 결정할일도 없다. 모든 절단작업은 정해진 과정에 따라 이루어지며, 지시사항은 아주 명확하다 / 사람들이 업무에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업무가 사람들에게 주어진다.

153-회사들은 종종 따분하고 하찮고 위험한 일들을 멕시코 이민 노동자들과 아시아의 보트 난민들에게 시켰으며 서로를 경쟁시키며 전직을 부추겼다. 높은 전직률은 노동조합의 결속을 봉쇄하는 데도 기여한다.

172-현재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수백만 인구는 자신들이 소비하는 쇠고기의 잠재적 위험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179-곡물 생산량의 3/1이 가축 사료로 사용되고 있다. 바로 수백만의 국민들이 만성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국가에서 벌어지는 모습이다.

180-사람들을 먹일 곡식을 생산하느냐, 가축을 먹일 사료를 생산하느냐의 기로에서 토지를 가진 귀족층과 도시의 권력층은 후자를 선택했고, 그 과정에서 수백만의 농민은 빈곤의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189-극소수의 특권층이 곡물 사료로 사육된 쇠고기를 소비하는 현상은 혀재 우리 문명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이다. 범지구적 식량전쟁과 식단 정치에서 국제 쇠고기 클럽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은 앞으로 닥칠 인류 생존의 문제를 설명하는데 필수적이다.

190-멜더스는 “인구의 힘은 인류의 생존을 위한 지구의 힘보다 무한히 크다”라고 주장했다.

193-세계 농업이 식량 곡물에서 사료 곡물로 전환된 것은 새로운 형태의 인류악을 나타내는데, 아마도 그 결과는 과거 인간 대 인간이 벌였던 그 어떤 폭력보다도 휠씬 장기적이고 심각할 것이다.

202-과다체중에 대한 세 국가의 순위는 각 국가의 상대적 부의 수준에 따라 결정되었다. 대중의 건강에 대한 중요한 변수는 모든 국가들이 추구하는 부의 증대가 국민들의 비만인구를 확대하느냐의 문제에 있다. / 다이어트라는 새로운 현상이 등장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는 서구 문화의 사회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되었다. / 오늘날 사람들은 신이 아닌 자신을 위해, 단식이 아닌 다이어트를 하며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음식을 거부한다.

213-10억의 사람들이 배부르게 먹으면서 늘어난 지방을 주체하지 못하는가 하면, 다른 10억의 사람들은 건강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영야분조차 공급받지 못해 날로 수척해지고 있다. 나머지 35억의 사람들은 단백질 사다리에서 한 단이라도 더 올라가지 못해 안달 하면서 구원과 절망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214-수백만의 미국 십대들은 비만으로 고민하며 날씬해지기 위해 시간과 돈과 정력을 쏟아 붓고 있다. 하지만 다른 세계의 아이들은 돌이킬 수 없는 성장 장애, 신체를 괴롭히는 기생충과 병원체 질병, 부족한 영양으로 인한 뇌 기능 저하로 바삭 야위어 가고 있다.

222-소의 사육은 지금 전 대륙에 진행중인 사막화 확산의 주범이며, 남아 있는 지구 열대우림의 파괴에도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 소 사육은 지구 표면의 담수를 고갈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다.

228-유럽의 축산단지는 지구 생태계를 확 바꾸어 놓았다. 수천 년 전 유라시아 스텝 지방에서부터 시작된 꾸준한 서쪽 진출은 전체 대륙의 자연스런 진화 역사를 영원히 변화시켰다. 길들인 말, 소, 유럽의 식물들은 광대한 서쪽 대륙을 침략하면서 원주민을 정복하고, 토착 식물군과 동물군을 멸종시켰으며, 여러 대륙의 유전자 다양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침략자들은 전체 생태계를 유럽화 하였으며 상업적 곡물 생산을 위해 광대한 전세계 공유지를 사유화 했다.

240-식민화는 인간 활동의 영향으로 인한 건조, 반건조 생태계의 불로지로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가치 있는 식물의 생산량이 감소하고, 생물군과 종 다양성이 변화하고, 토양 침식이 가속화되고 인간 거주지의 위험이 증가한다.

263-하지만 잔디 물주기와 세차 및 다른 용도의 용수 사용 금지 조치가 소와 다른 가축들의 사료 재배를 위한 용수 공급 때문이라는 사실을 아는 소비자들은 거의 없다.

268-현대적인 소 사육이 온실효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거의 논의 된 바가 없다. 실제로 축산 단지는 지구 온난화 현상을 일으키는 네 가지 가스 중 매탄, 이산화탄소, 아산화질소를 배출하는 주요한 요인이다.

272-곡물로 키운 소의 고기는 지구 환경을 불에 탄 살림, 침식된 방목지, 황폐 해진 경작지, 말라붙은 강이나 개울로 만들어 버리고 수백만 톤의 이산화탄소, 아산화질소, 메탄을 허공에 배출시킨 그 결과물이다.

279-세상의 창조물을 먹는다는 것은 고통스러우면서도 동시에 즐거운 일이다. 우리가 살기 위해 다른 생명을 부정하는 것은 고통스런 체험이다.

280-먹는 행위는 에로스 만큼이나 타나토스(죽음의 충동)와 관련이 있고, 생명만큼이나 죽음과 관련이 있다.

281-음식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음식은 이용 가능한 생산물을 모아놓은 것이며.. 동시에 의사소통 체계이고, 이미지의 구현체이며 관례와 상황과 행동의 시발점이다.

285-오랫동안 신화와 전통에서는 붉은 고기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체력, 공격, 정열, 성옥’의 상징으로 여겼다. 이것들은 모두 쇠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탐하는 덕목이었다.

286-붉은 고기, 특히 쇠고기는 남성다움 및 남성적 특성들과 관련이 있는 반면, ‘붉은 피가 없는’ 흰 고기는 여성다움 및 여성적 특성들과 관련이 있다.

287-동물 중심 경제는 남성 지배적인 데 반해 식물 중심 경제는 휠씬 더 여성을 축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동물 중심 경제는 남신, 부계제 그리고 사회적 피라미드의 최상위에 남성이 포진하는 성별 계층 조지의 특징을 보인다. 여성들은 잡다한 일을 하는데, ‘그리 중요하지 않은’ 천한 일들은 죄다 여성들의 몫이다. 반면 여신과 모계제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식물 중심 경제는 ‘훨씬 평등한 경향’을 보인다.

299-어쩌면 자연이 ‘하나의 거대한 도살장’이라는 에라스무스 다윈의 설명이야말로 당대의 사고방식을 가장 명확히 표명하고 있는 말인지도 모른다.

322-나는 맥도널드에 대한 믿음이 종교와 같다고 말한다. 성 삼위일체, 코란 또는 모세5서의 신성함을 손상하지만 않는다면 나의 이러한 사고방식은 확고하다. 나는 종종 신, 가족, 맥도널드를 믿는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하지만 사무실에서는 그 순서가 정반대다.

343- '차가운 악‘은 이성적 조직 원리에 의해 이끌리는 제도와 개인에 의해 저질러지는데, 오직 시장의 힘과 실용주의적 목표만이 선택과 결정을 좌우할 뿐이다.

351- 육식 문화를 초월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원상태로 돌리고 온전하게 만들고자 하는 징표이자 혁명적인 행동이다.


3. 내가 저자라면

현대의 여러 상품을 소비하는 행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큰 의미를 지닐 때가 있다.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소비품의 이면에는 우리가 의도하던 안하던 간에 상당히 정치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묵인하는 결과는 우리의 목을 스스로 조르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육식의 종말은 세기말적인 경고장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이 책의 소비의 중심에는 ‘소’가 있다. 저자에 의하면 인간의 식생활이 현대 문명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말한다. 고기를 먹기 시작하면서 시작된 문제는 여러 분야에 걸쳐 심각한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12억 8천 마리의 소들이 전 세계 토지의 24%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곡물의 70%를 인간이 아닌 소가 섭취한다. 이것은 쇠고기를 섭취하는 소수를 위해 굶주리는 수억 명의 인간을 만들어내는 양극화 현상을 만들어 냈다. 육식으로 인해 생태계는 파괴되고 인간은 온갖 병에 시달리고 있다.

이 책을 처음 집었을 때 100페이지에 가까운 방대한 주석에 놀랐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방대한 주석에 대한 압도감이 실로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작은 제목마다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방대한 주석을 하나의 조형물로 재구성하는 저자의 능력에 감탄을 하게 된다. 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세계관, 역사, 언어, 중교, 계급, 자본, 식민지, 환경문제, 남녀차별등 정신없이 이어지는 연결고리들을 쫓아가기에 바빴다. 하지만 그의 탄탄한 책 구성에서 다시금 안정감을 갖게된다. 역사를 따라 체계적으로 서술된 구도는, 나같이 전문서적 읽는데 어눌한 사람도 홀딱 빠져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지도 역할을 해주었다. 그리고 아주 깔끔한 번역도 한 몫 했으리라.

이 책은 21세기에는 인류가 육식 문화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끝을 맺는다. 만약 지구의 건강을 회복시키고 날로 증가하는 인구를 먹여살리 데 일말의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지구상에서 축산 단지들을 해체시키고 인류의 음식에서 육류를 제외하는 것이야말로 향후 수십년동안 우리가 이루어야 할 중요한 과업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체적인 전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우리가 어떠한 상태에 있는가를 자각하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오늘의 우리를 발견하게 하는 귀중한 선물이다.

하지만 우리의 과업에 대한 그의 현재 활동이나 노력들을 중심으로 좀더 구체적인 대안을 저술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의 화려한 이력을 보면서 현재 육식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환경운동의 움직임과 구체적인 단체들에 대한 사례 또한 기대가 컸다. 좀더 일상으로 스며들어, 변화를 이끌 낼 수 있는 울림이 필요했다. 많은 독자들이 거대 자본과 다국적 기업들 앞에서, 자신의 무력감만을 확인하는 데서 끝나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환경운동에 관심 있었던 나는 에코페미니즘을 통해 다국적기업에 대한 횡포에 치를 떨고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호기심에 선택할 때, 크게 다른 내용이 있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육식의 종말을 읽으면서 몇 일 동안 계속 소화불량을 겪어야 했고, 피가 거꾸로 솟아서 머리가 아파 책을 읽어나가기 힘들었다. 이런 나의 몸의 반응은 감정이 배제된 살인 중립적인 사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현실속에서 육식의 횡포가 행해질 수 있는건, 결국은 우리 자신이 스스로, 혹은 타인의 몸과 마음을 도살되는 소와 다르지 않게 바라보고 있다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인간을 위해 소가 사육되는 방식의 내용을 보면서, 이제 육식을 하고 싶은 생각이 뚝! 떨어져 피식 웃음이 나왔다. 채식주의자는 너무 까칠해져야 해서 살아가는데 피곤할 것 같고, 적어도 세미 채식주의자는 지향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물음을 품어봤다. 실질적으로 책을 읽던 중 식탁위에 올라온 고기를 보며 헉 구역질이 났다. 이정도라면 자연스럽게 세미 채식주의자의 길을 갈 수 있지 않을까. 고기를 먹던 안먹던 중요한 것은 진실된 나의 몸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것일 게다. 채식주의자들의 세상을 꿈꾸기 보다는 몸의 지혜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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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2007.04.09 11:26:40 *.249.167.156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했는데, 깔끔하게 마무리했네요^^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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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04.09 14:12:12 *.72.153.12
이번에 '육식에 종말' 읽은 사람들은 이제 쇠고기 맛나게 먹긴 다 글렀다는 생각이 드네. 하하하..... 먹을 때마다 읽은 거 생각나서 이제 고기 어떻게 먹나? 리뷰만 보고도 육식 안하고 싶어지는데...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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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7.04.09 17:02:06 *.218.205.128
ㅎㅎㅎ 부지런히 해 냈구만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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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9 (독서005)노동의 종말/제러미 리프킨 [9] 素田최영훈 2007.04.09 2525
758 육식의 종말/제레미 리프킨 [8] [1] 香仁 이은남 2007.04.07 2686
757 [엔트로피]과학의 성경책 [4] 余海 송창용 2007.04.07 2314
756 (04) 인생으로의 두 번째 여행 - 알렌 B. 치넨 [10] 옹박 2007.04.03 2302
755 『인생으로의 두 번째 여행』을 읽고 [5] 賢雲 이희석 2007.04.03 2070
754 지금 내가 걷고 있는길 - 인생으로의 두 번째 여행 [5] 최정희 2007.04.03 2111
753 Once Upon A Midlife- Allan B. Chinen file [10] 海瀞 오윤 2007.04.03 2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