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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31일 01시 47분 등록
[저자에 대하여]
읽은 책: 인생으로의 두 번째 여행, 1999년 출판, 황금가지
글쓴이 : 알렌 B 치넨

샌프란시스코와 캘리포니아에서 진료하는 융학파 정신분석의. 전 세계에서 수집한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분석하여 심리임상과 강의를 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젊은 여성들을 위한 심리동화),(영웅을 넘어서),(어른스러움의 진실)등이 있다.

옮긴 이: 이나미
1961년생. 서울의대 졸업,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 취득. 저서로는 (여자의 허물 벗기), (때론 나도 미치고 싶다), (딱 한 번만 더 보고 싶다), (사랑의 독은 왜 달콤할까), (에로스 타나토스) 등이 있으며 역서로 (성의 침묵)이 있다.

삶의 진행 과정 중에서 누구에게나 반드시 찾아오는 중년의 시기.
알렌 치넨의 책은 바로 저자의 중년 시절에 집필된 것으로 세계 여러 나라의 옛날 이야기들을 수집해 그 중 중년의 보편적 공통성을 가진 주제를 모아 심리학적 해석을 곁들이며 심리를 분석한 내용이다. 그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로 어느 날 옛날 이야기를 떠 올리다 그의 가슴 속에 있었던 어린 시절의 환상을 쫓아가는 자신을 보게 된다.

그 역시 지적 냉정함이 요구되는 의학공부를 하면서 그의 원형(原型)적인 것들을 미루어 두고 있었지만 어느 날 그가 중년의 나이가 되었을 때 문득 다음과 같은 영감(靈感)이 들었다고 한다. “만약 내가 나이 많은 사람들을 위해 중년의 이야기를 쓸 수 있다면 다른 사람들 역시 이전에 그렇게 했으리라. 따라서 지구 어딘가에 중년이나 노년을 위한 오래된 이야기가 틀림없이 있으리라” 그런 생각으로 옛날 이야기들을 찾았고 그 결과 전 세계에 비슷한 주제의 이야기들이 오랜 옛날부터 내려오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물론 이야기들은 구전되어 내려오느라 중요한 메시지만이 살아있는 데 그 주제들이 한결같이 중년의 남녀 성역활의 변화라는 내용으로 일관되어 있다. 이 책에는 그가 모은 이야기들 중 16개가 수록되어 있으며 그 중에 한국의 옛날 이야기도 등장한다.

세계의 오래된 동화를 읽는 재미도 있고 그 이야기를 분석하는 저자의 심리분석 또한 마치 수수께끼를 푸는 것 같아 흥미롭다. 무엇보다도 독자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심리학적 통찰은 현재 중년을 보내고 있는 독자라면 자신과 비교하며 읽게 되고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딱히 남자 여자를 구분 짓는 책은 아니지만 읽고 난 느낌은 여자들의 슬기로운 중년 보내기도 중요하지만 남자의 중년 또한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이었다.

특히 한국 같은 가부장적인 가치관이 심한 나라에서 중년을 맞는 사 오십대 남자들은 급격하게 변하는 사회구조에 대해 거부하는 것으로 자신의 위기를 인식하지 않으려 하지만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중년의 혼란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행복한 노년을 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나의 젊은 시절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면 중년 또한 그렇게 될 확률이 높다. 노년 또한 눈 깜짝할 새에 도래한다. 지금 중년을 맞이하는 분들에게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 책은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마음을 편안하게는 해 준다.

[내 마음에 들어 온 글귀]

옛날 이야기란 일상의 걱정들이 내적 성찰을 방해할 수 밖에 없는 중년에 들어서는 특히 중요하다. 이야기란 독자들에게 자신의 믿음과 이성적인 생각들을 유보하고 자신만의 무의식으로 가는 명확한 통로가 될 수 있다. 16p

.. 옛날 이야기들은 범세계적이고 누구나 공감하는 매력을 지닌다……사람의 입으로 전해져 온 탓이다…..이런 과정에서…많은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관심이 있는 주제만 살아 남게 된 것이다. 17p

재 지프스나 마리아 타타르 모두 옛날 이야기가 아이들을 전통적으로 성역활에 순응 하도록 훈련 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18p

마법의 상실은 윤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발달 과정상의 문제인 것이다. 이는 “벌”이 아니라 단지 “성장의 결과”인 것뿐이다. 35p

성장에는 분명 슬픔과 비탄의 요소가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이행을 거치는 제 실패하거나 그렇게 하기를 거부하는 데 이는 또 다른 어려움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피터팬 신드롬으로 융 학파 사람들은 이를 Pure Complex라고 한다. (퓨어는 라틴어로 아이란 뜻이다. 이런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피터 팬 같은 사람들은 젊은이들의 자유와 자발성을 영원히 즐기려고 하고 직업이나 기타 다른 관계에서 받는 책임을 회피하면서 직장을 갖거나 결혼을 통해 감당해야 할 책무로부터 도망간다.) 37p

그들은 무의식의 창조성에 대해 아주 매력적인 상징이 된다. 의식의 사고가 해답을 찾지 못할 때 잠자면서 어떤 문제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내부의 요정들이 성공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의식이 창조성을 방해한다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창조성은 의식의 판단과 의도를 유보했을 때만 나온다. 특히 유치하고 어린 시절의 흔적들은 창조성에는 꼭 필요한 요소다. 38~39p

다니엘 레빈슨등은 꿈의 내용이 사람마다 다르지만 꿈 속의 신성한 힘은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작은 인간의 잘못들과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약점들이 완벽성에 대한 신성한 꿈을 깨 버린다…아드리란 반 캄은 이 과정을 “우상파괴”과정이라고 말한 바있다…융 분석학자인 도날드 샌드너는 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젊은이들은 진정한 성인이 되기 위해 자신들이 갖고 있는 하느님과의 유사성을 포기한다. “ 47p

남자들이 마법의 상실을 받아들이느라 애쓰는 동안 여성들은 보다 끔찍하고 어려운 문제인 자신의 정체성과 자발성, 그리고 영혼과 자아의 상실이라는 문제와 싸워야 한다. 49p

작가는 자신들의 직관을 소설로 형상화하여야만 하고 과학자들은 자신들의 이론을 직접 검증해야만 한다. 즉 오랜 노동과 헌신이 요구되는 것이다…..비슷한 식으로 한 개인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영감들을 세세하게 작업화하지 않는다면 창조적 섬광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56p

마법의 상실은 슬픈 게 아니라 발달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일 뿐이고 이를 거절할 때는 비극을 초래하게 된다. 상실이란 단순히 마법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적인 관심이 자기자신에게서 가족으로 또 다음 세대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사회로 변하는 것뿐이다. 61p

10대 때에 젊은이들은 여성화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마초맨”이 되기 위해 애쓴다. 정신분석은 이런 여성성의 거부를 남성의 발달에 있어 꼭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76p

남성들이 여성 혐오증은 모든 문화에서 나타나며 남자들의 정시에도 깊이 각인이 되어있다. 이런 상황에서 역할 바꾸기란 중년에 들어와서도 여전히 힘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77p

중년쯤 되어 문제가 생기기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부의 악한들을 찾아 비난하는 것을 그만두게 된다. 그들은 자신들의 결점을 훨씬 더 쉽게 받아들이고 자신들의 방식을 바꾼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문제를 개선하려는 태도는 나이를 먹어 갈수록 성숙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구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82p

남성의 여성적인 면은 무의식적이고 너무나 오랫동안 억압되어 왔기 때문에 처음에는 왜곡되고 불쾌한 방법으로 나타난다. 여성들의 남성적인 면 역시 같은 방식으로 비뚤어져 있다. 너무나 오랫동안 억압되어 왔기 때문에 여성의 자기확신은 처음에는 남에게 고통을 주는 방법을 택한다. 83p

중년의 이야기에 나오는 여성의 억압은 대부분의 문화에서 보이는 어두운 진실을 반영한다. 사실 모든 사회의 여성은 특히 결혼 후에는 여러 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해진다. 98p

젊은 시절에 여성들은 자신감을 억압하면서 자기자신의 필요는 무시해버리고 다른 사람들을 돌보도록 배운다. 이것은 여성의 발을 묶는 것과 심리적으로 동일하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기보호를 위해서라도 스스로를 내세우는 것에 대해 죄의식을 느낀다…….극단적으로 말해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으려고 하는 태도는 여성들이 학대 받는 관계에 있을 때 여성들을 덫에 걸리게 만드는 성격이 된다. 102p

오늘날 중년이 여성들은…새로운 일을 다시 시작한다…성공을 거둔다. 이것은 단순히 현대 페미니즘의 결과가 아니다. 이 과정은 오히려 무의식적인 원형이다. 103p
보다 좋은 환경이라면 여성들은 개인적인 자원들을 훨씬 더 빨리 되찾을 수 있고 자신들을 감출 필요도 없을 것이다. 104p

젊은이들의 이야기와 달리 중년의 이야기는 아주 단호하게 이런 가부장제적 편견을 거부한다. 105p

융은 이 아니무스가 여성에게 도움이 되는 영적이 안내자 역할을 하게 된다고 암시한 바 있다. 중년의 이야기들은 이런 아니무스의 긍정적인 관점을 반영하고 있지는 않다……남성들의 성격, 혹은 아니무스형태는 종종 여성들에게 적대적이다. 110p

소녀들은 생존하기 위해 진정한 자신들을 감추고 마치 잠자는 숲 속의 공주처럼 심리적으로 동면기에 들어간다. 중년에 이르렀을 때야 비로소 여성들은 다시 눈을 뜬다. 그들은 성역활의 금기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과거로 다시 돌아간다. 자신들이 정체성, 에너지, 적극성, 그리고 생명력을 다시 선언한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이런 일들에 실패한 여성들은 중년 이후 정서적인 문제들 때문에 매우 불행한 삶을 살기 때문이다. 엄격한 성역활을 아직 받아 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소년소녀들은 상대적으로 양성적이다. 이점은 중년의 이야기에서 갹 개인의 남성성과 여성성을 균형 잡게 하는데 중요한 테마가 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양성성이란 나이 들면서도 깊이 행복할 수 있는 성공적인 특성과 비례한다는 것이다…..남성성과 여성성의 융통성 있는 개념들, 즉 양성성이란 성공적인 노화와 관련이 된다. 120p

폐경이 우울증을 유발한다면 이는 여성들이 엄격한 여성적인 역할을 아직 버리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122p

고통은 오래된 방식의 사고와 행동을 태워버리고 새로운 길을 위하여 깨끗하게 청소된다. 여기서 새로운 요소들의 가장 중요하고 첫 번째 가는 것이 여성적인 것이다. 125

개인들은 힘과 친밀성에 관해 중년이 되면 이해하게 되고 그들이 젊어서는 내버려 두었던 반쪽과 대면하게 된다. 129p

개인이 자기본위의 관심에만 쌓여있는 한 죽음은 재앙이 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죽음은 자아를 지워버리기 때문이다. 만약에 개인이 사적인 관심을 초월하여 개인적인 이익을 초월한 것에 스스로를-예를 들어 자신의 아이들이나 사회적 활동- 위임하게 된다면 죽음은 덜 위협적인 것이 된다. 139p

만약 생성이 죽음의 공포를 해결하도록 도와준다면 죽음은 또한 생성을 양육하는 것이 된다. 142p

여성들은 대개 공포에 관해 개방적인 반면 남성은 습관적으로 죽음의 공포를 포함한 모든 불안을 부정하고 축소한다. 152p

운명이나 행운의 힘을 받아 들이는 것은 고대 그리스풍으로 말하자면 비극적(tragic)예견에 굴복하는 것이다. 비극은 불행한 결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형성하는 통제 할 수 없는 힘을 통찰하는 것을 의미한다……그러나 중년에 운명과 행운을 수용한다는 것은 자유스러운 일이 될 수 있다. 169p

중년의 오이디프스적 질투를 이기지 못하고 베풂의 미덕을 발전시키는 데 실패한 사람은 자신의 괴로움과 분노로 소모되고 만다. 183p

중년은 불운과 실수에 대해 그들 자신을 용서하게 된다. 187p

겸손과 동정은 비극적 통찰에서 나온다. 187p

심리학자들은 오랫동안 이성의 가장 진보된 유형이 되는 추상적 사고와 논리에 대해 생각해 왔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중년의 성인이 젊은이보다 추상적 이성을 덜 사용하는 것을 하고는 충격은 받았다. …..수학자들과 이론적 물리학자들은 추상적 사고의 정점은 젊을 때에 온다고 생각하여 30세 이전에 최선을 다한다……..그것은 왜냐하면 순수한 이성은 실제의 삶의 문제에 있어서는 실용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성숙한 성인은 책에서 배우는 것과 삶에서 배우는 것을 구별하며 후자가 그들에게는 더 실리적이라는 것을 안다. 197~198p

공감은 과학과 관련된 똑같은 추상적 사고를 사용하며 단지 사물과 사고보다는 사람과 감정을 다룬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201p

전통적으로 남성은 로고스로 시작하여 에로스를 포용하는 반면 여성은 에로스로 시작하여 그 다음에 그들의 삶에서 로고스와 통합한다. 남녀 모두에게 있어 성숙이란 여성스러움과 남성스러움의 이성적 유형의 조화를 요구한다. 203p

모든 단계에서 단테는 지옥의 거주자와의 대화를 그만둔다. 그가 비록 삶에서 저지른 일에 대해 끔찍스럽게 여길지라도 그는 고통 받는 죄인들과 인간으로서 동류인 것이다. 214p

상인은 옳음과 그름을 알고 있다 그가 세상을 바꿀 수 없고 모든 잘못을 개혁할 수는 없지만 그는 최소한 그 자신의 악은 통제할 수 있다. 216p

심리학자들은 농담이 적개심을 중화한다는 사실에 오랫동안 주목해왔다. 농담과 기지는 참을 수 없고 폭력적인 감정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정서로 바꾸어 놓는다. 227p

유머는 성숙의 징표이다….유머는 깊은 공감력, 자기 확신, 그리고 창조적 재능과 비레한다.지그문트 프로이드는 유머는 대처 능력 중 가장 고귀하고 성숙한 방식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연구자들은 이 점에 주목한다. 한 사람이 성숙하면 할수록 많은 유머를 사용한다. 한 사람의 심리적인 행복감이 클수록 유머감각도 늘어난다. 228p

프로이트가 지적한 바대로 유머는 인간에게 죽음의 불가피성을 극복하고 승리자가 될 수 있도록 해준다. 즉 죽음조차도 농담의 재료로 만드는 것이다. 231p

거리감각의 중요성은 특히 자신을 비난하는 농담에 있어서 명확히 나타난다. 오직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깥에서 볼 수 있는 사람만이 자신을 소재로 농담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자신과는 상관없는 상황을 볼 때만 웃을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너무 완전히 상관하지 않을 때는 무관심과 냉정한 객관성만을 지닐 수 있을 뿐이지 유머가 나오지 않는다. 몰입과 적당히 유지 되는 거리는 유머의 핵심조건이 된다. 234p

여성들의 억압은 단순히 남성으로부터 오지 않고 전체문화, 특히 여성에 대한 여성의 억압과 이웃에 대한 이웃의 억압으로부터 온다. 241p

치유란 영웅주의를 극복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243p

젊은이들은 치료되지 않는 상처도 있고 낫지 않는 고통도 있다는 인생의 어두운 한 부분을 보력 애쓰지 않는다………..보다 깊이 들어가면 고통은 자기 성찰과 자기 변형의 과정을 통해 치유로 이르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자기반성과 재생이라는 치유의 과정은 사실 정화의 경험이다. 245p.

지하세계로 내려가야만 치유의 능력을 발견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251p

악마들은 파괴적인 동시에 치료적이라는 파라독스를 갖는다. 259p

중년이 되어서야 젊은 시절의 억압이 사라지고 거칠고 다듬어진 정신적 에너지들이 전면에 나선다. 비록 처음에는 무서워하지만 마치 화산이 폭발되는 것처럼 이런 원시적인 리비도들이 나오면 치료에 필요한 심리적 에너지들을 제공해준다. 262p

악마적인 것에 대한 관용은 각 개인이 악마로 나타나는 것들 뒤에 숨어있는 원시적 생명력을 발견해 내는 것을 도와준다. 악마로부터 도망치거나 거부하는 것은 원시적인 치유력과의 조우를 알려주는 전주곡이다. 그러나 그런 만남은 동시에 매우 위험하다. 관습적인 선악의 대한 관념을 버린다는 행위는 니체의 철학에서와 마찬가지로 지신을 팽창시키는 동시에 독약을 먹이는 행위이기도 하다……..중년의 개인들은 오랫동안 고통 받아야 한다는 자신의 몫을 기억하고 성숙의 생성을 위해 젊은 시절의 영웅주의를 버림으로써 이런 자아 팽창과 원시성을 피한다. 정말로 젊은이들은 무의식의 원시적인 에너지들과 직면할 때 에고가 대개는 압도되어서 정신병이 생기기도 한다. 264p

남자들은 중년의 힘과 명예의 자리를 버리게 되고 굴욕과 연약함을 배우게 된다. 279p

..생명의 기본적인 원천은 악마적인 측면을 갖고 있다. 황금의 나무는 그 주제를 반복한다. 왜냐하면 나무는 지옥과 같은 곳에서 자라고 있고 땅 속 깊은 곳에서 솟아올랐기 때문이다. 284p

명백히 남성적인 면과 여성적인 면에 대한 개념들은 인생의 어떤 시기에 이르렀나에 따라 달라진다. 289p

젊은이들의 이야기는 주인공들의 승리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그 마지막 목표는 결국 사회 속으로 적응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사회에서 자기 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젊은이들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중년의 이야기들은 이런 과정을 거꾸로 되돌린다. 중년에는 젊은 시절에 노력과 투쟁으로 성취한 것들이 파괴되고 새로 만들어진다. 295p

젊은이들이 세상에서 행운을 찾기 위해 그들의 가족이 주는 안락함과 한계를 떠나는 것처럼 중년들은 개성화를 위해 사회의 금기나 확신을 버린다. 297p

유머는 통찰과 책임 사이의 충돌을 화해시켜 준다. 298p

오늘날 많은 여성들은 그들이 어린 시절에 갖고 있었던 힘들을 다시 회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300p

중년의 오랜 허덕임은 자신들의 영혼 속에 깊이 숨어 있는 시원적 원천과 대면할 때 절정에 도달하게 된다. 302p

그러나 생명의 나무는 마지막 종착역이 아니다. 아직도 가야 할 인생의 삼분의 일이 남아있고 그 기간의 몫인 초월과 깨달음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303p

[읽은 소감]

가끔 동창들이나 손위 언니들과 대화하다 보면 남편에 대해 우스개 소리를 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옛날 끔찍하게 연애하던 시절의 그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남편과의 일상을 깔깔 웃어가며 폭로하는데 그 중 생각나는 게 “땡돌이”, “북박이”가 있다.
저녁 7시 땡 하면 집에 칼 같이 들어와 저녁 먹는 남편이 땡돌이, 있으나 없으나 한결같이 무감각해진 남편이 북박이라며 아이들에게는 주고 또 줘도 아깝지 않은 게 사랑이라면 반대로 남편은 이것 저것 해달라는 성가신 존재로 인식 되어 있는 듯하다.

반면 남자들은 중년이 되면서 감성적이 되고 사람을 그리워하게 되며 이제껏 그들이 억압해 왔던 여성스러운 감정이나 관계 등에 관심을 보이며 가족과의 시간을 갖고자 하지만 부인과 자식들은 귀찮아하며 밖으로만 나가려고 해 소외감을 더욱 부채질한다.
한 때 간 큰 남자시리즈는 이런 세태를 일찍이 유머의 소재로 만들어 이런 사회 현상을 반영하곤 했다. 어느 나라나 이와 비슷한 유머들이 있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일만은 아닌 듯하다.

저자는 이런 상황이 여성은 어린 시절부터 여러 형태의 사회적 압력을 통해 억압과 익숙해져 있다가 중년이 되면서 속에 있던 남성성이 자리를 박차고 나와 자기 길을 개척해 나아가는 까닭이라고 말한다. 또한 이 시기에 남성은 어린 시절 억압했던 여성성에 대해 탐색하면서 유약함의 인정과 관계의 중요성을 배우기 시작한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역활의 고정관념이 붕괴되는 시점으로 개인에 따라 시기만 다를 뿐이지 반드시 일어나는 현상으로 그들이 젊어서 내버려 두었던 반쪽, 즉 무의식적인 원형과 대면하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보통 “중년” 하면 떠오르는 게 우울증이나 위기와 같은 단어이다. 또 불륜이니 암이니 하는 말도 있겠다. 중년의 시기는 제이의 사춘기라 불릴 만큼 여러 가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육체적으로 늙어간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정신적으로 쇠퇴되어 간다는 것은 때때로 고통스럽고 아픈 상처로 다가오거나 또 모욕까지 감수해야 부분들을 포함한다. 그것은 젊은 영광의 절정에서 내려오는 것이다.

중년은 그 젊음이라는 마법에서 풀리면서 주위의 현상을 인식하고 잊혀진 자기와 새롭게 다시 만나는 시기이다. 화해와 재생을 통해 비로소 완전한 인간이 되는 시점이다.
결혼을 했거나 안 했거나 아니면 중간에 혼자가 되었거나 누구든 중년의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물론 결혼한 부부들의 성역활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지만 남녀를 떠나 적당히 나이를 먹은 중년이라면 겸손하게 자신과 마주 대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는 중년을 어떻게 인식하여 지혜롭게 보낼 것인가?

나는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이 자크의 창조성유형에 관한 해설로 마법을 잃은 중년의 창조성을 “잘 다듬은 창조성”이라 분석한 부분이다. [예술가들은 불완전한 영감으로 일단 일을 시작하지만 그 생각을 갖고 작업에 임하여 또다시 재 작업한다. 젊은이들의 특징인 “발작적인 창조적 불꽃”은 계속되는 일의 습관으로 진화해서 성숙하고 기댈만한 기술로 변하는 것이다] 이미 창조성이 멀리 갔다고 느껴지는 때, 좋은 글귀를 만나 마음이 편안해지며 용기를 갖게 한다. 마법의 상실은 슬프기만 한 게 아니라 발달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것이며 상실이란 마법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내적인 관심이 자기 자신에게 옮겨가 가족과 사회로 변하는 것뿐이다. 진정한 자신의 성찰이 이루어지는 시기라는 점에서 중년을 환영한다.

보통 여자들이 중년을 맞이 하면서 신체적으로 보이는 확연한 변화로 인해 여성들의 중년이 크게 어필되는 부분이 있지만 실은 남성에게 있어 중년은 도전장과도 같다. 특히 급격하게 가부장시대의 막을 내리고 있는 현대에 있어 한국의 중년남자들은 어찌 보자면 위로 아래로 치이다 이젠 옆에서까지 공격이 들어오는 위기에 처해있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우리는 한 50년 동안 급속하게 변하는 사회를 보고 있다. 이 책에서는 30이상부터 중년이라 언급하지만 한국에서 중년이라 부를 수 있는 세대들은 4~50대를 가리킬 것이다. 가부장시대의 역사는 이제 쇠퇴기로 가고 있지만 남자들의 의식은 남자다움이라는 틀 속에서 여전히 머물러 있지는 않은지 염려된다. 심리 분석가 정혜신이 중년남자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전하며 글을 마친다.

“남자가 병도 잘 걸리고 빨리 죽는다. 핵심기제가 감정을 표현하고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남자다움이 남자를 있게 하지만, 죽이기도 한다. 남자가 눈물을 보이는 것은 약해지는 게 아니라 매력적으로 변하는 하나의 표시다. 40대는 제2의 사춘기 진정한 사춘기다.”내가 나이를 먹더니 약해지는 구나” 라며 당혹해 할 게 아니라 매력적으로 변할 수 있는 인생의 기회다. 여자의 중년보다 남자의 중년이 훨씬 드라마틱하다. 40대는 남자에게 기회이고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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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훈
2007.04.02 13:32:07 *.99.241.60
이제서야 남의 글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매일 조급함속에 살았는데, 이제 그 여유를 즐기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여유를 만끽하기 위해서는
더 집중되고 엄선된 시간관리와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올해 40줄로 들어섰습니다.
올 섣달그믐날에 이유없이 우울하고 긴장되더군요
아마 40대에 대한 책임감과 의무감이
너무 무겁게 다가왔나 봅니다.
이제는 조금 색다르고 새로운 기회와 축복의 나이라는 사실을 마음속에 받아들여서 잘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서평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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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용
2007.04.03 10:54:07 *.99.120.184
연구원중에 중년을 가슴으로 느끼는 몇 안되는 사람들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항상 가슴으로 느끼는 글 많이 많이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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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7.04.03 22:02:51 *.48.44.248
영훈님, 이번에 참 여러가지로 님의 매력을 많이 발견했습니다.
같은 중년이라 반갑고 믿음직스럽습니다.
창용님, 그렇죠, 저도 참 다행스러워요. 저도 많이 기대할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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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6 (독서004)인생으로의 두번째 여행 [3] [2] 素田최영훈 2007.04.03 2079
» 인생으로의 두 번째 여행/알렌 치넨 [3] 香仁 이은남 2007.03.31 2210
744 당나귀 인생을 치료하다. [3] 余海 송창용 2007.03.30 2150
743 女自의 발견 [5] 김귀자 2007.03.30 2158
742 (004) (수정됨)인생으로의 두번째 여행: 계속되는 내적 변화 [4] 한정화 2007.04.02 2093
741 IT 타짜가 전하는 '사람' & '소통' file [5] 이기찬 2007.03.29 2158
740 일의 발견(Working Life)을 읽고 [2] 엄승재 2007.03.26 2409
739 『일의 발견』을 읽고 [2] 이희석 2007.03.26 2223
738 일의 발견 - 조안 시울라 [1] 최정희 2007.03.26 2072
737 (03) 일의 발견 - 조안 시울라 [12] 옹박 2007.03.26 2228
736 003 일의 발견 - 일의 분석을 통한 자아발견 [2] 양재우 2007.03.26 2202
735 일의 발견, 조안 시울라 [6] 신종윤 2007.04.13 2650
734 일의 발견, 삶의 발견 file [5] 한정화 2007.03.26 1718
733 삶의 방식으로서의 일의 발견 [1] 素賢소라 2007.03.28 1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