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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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3일 10시 17분 등록
1. 작가에 대하여

1952년 출생한 알랜 B. 치넨(Allen B. Chinen)는 미국의 정신 의학자(의학 박사)로 현재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신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생물학 및 철학을 전공하였고, 그 후 의과대학에서 정신분석을 전공하였고, 1979년에 졸업을 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인생으로의 두 번째 여행(Once Upon A Midlife - Classic Stories And Mythic Tales To Illuminate The Middle Years, 1992년), 영웅을 넘어서 (Beyond the Hero, 1995), 젊은 여성을 위한 심리동화(Waking the world, 1998), 어른스러움의 진실(In the Ever After, 1998) 이 있다.

저자의 화두는 설화와 옛날이야기이다. 옛날이야기와 신화를 통하여 인간의 심리현상을 해명하는 책을 많이 썼다. 신화, 설화, 옛이야기를 정신분석을 통하여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찾는 커다간 지혜의 통으로 이용하였다. 설화나 옛이야기나 소재로 사용하게 된 것은 그의 성장배경과 깊은 관계가 있다. 어린 시절을 하와이에서 보낸 저자는 기독교과 불교가 서로 혼용된 가정에서 자라났다. 거기에 글자가 없이 구전으로만 내려오는 하와이의 독특한 문화환경과 태평양 한가운데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인 교류의 중심지로 다양한 사람, 민족이 오고가면서 수많은 이야기 들이 있었을 것이다. 불교와 기독교과 공존하는 가정, 구전되어 오는 많은 이야기, 그리고 다른 나라의 문화 등을 접하면서 들은 옛날이야기는 어릴 적부터 저자의 친숙한 놀이감이 되었을 것이다.

저자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생물학과 철학을 전공하고, 졸업후 의과대학에 입학하고 정신분석을 전공하게 된다. 대학초기에 철학과 종교간 커다란 괴리감을 가지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정신분석학을 연구하게 된다. 정신분석을 전공하고 융의 학파에 들어가게 되고, 융의 이론을 가르치는 일과 이를 임상에서 실천하는 정신과 의사로써의 삶을 살고 있다.

인생으로부터의 두번째 여행을 출판하고 남성잡지에서 대담한 글이 있어 참고로 링크한다 (Men's Web- http://www.menweb.org/chineniv.htm)

2. 책을 읽기전의 느낌

가. 최근에 일어난 변화들

올해 마흔이 되고 3개월이 지나는 동안에 너무나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니 변화가 왔다고 하고 싶다. 매일 직장에 파묻혀 일상적인 날들을 보내다가 2월말에 초아선생님을 만나고 변화경영연구원의 지원에서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된 인생으로의 두 번째 여행이 시작된 것 같다. 책의 제목과 나의 상황이 일치하여 내심 반갑기도 하였고, 일단은 좀 얇아지고 내용도 16개의 이야기가 있어서 좀 쉽게 읽혀지지 않나 하는 안도감이 생겼다. 역자도 역시 서문에서 나와 비슷한 중년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번역을 하고 있어 생생한 느낌과 기대가 사뭇 달랐다.

나. 중년이 되고 싶을 때와 중년이 되었을 때의 느낌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 까지는 어떻게 하면 나이가 들어 보일까? 하고 많은 고민을 했다. 조숙한 아이들은 벌써 주점 출입을 시작하였고, 극장을 갈려면 꼭 주민등록증을 검사하여 번번이 저지당하는 나에게는 우락부락하게 아저씨티 나는 친구들의 자유스러움이 부러웠다. 또 한 가지는 어른이 되면 자유스럽고 모든 문제가 쉽게 척척 풀리는 것 같았다.용돈문제도 그렇고, 이성교제도 그렇고 직업도 있어 경제적인 독립도 가능하고 말이다. 그러한 어른에 대한 환상이 깨지기 시작한 것은 회사에 들어가서이다. 40대의 선배들에게는 도대체 말도 통하지도 않았고, 무뚝뚝함에, 권위주의에, 한번 실수라도 하면은 벼락같은 고함소리에 놀랄 때가 많았고, 가정과 개인이라는 틀 속에 자신을 가둬두고 안주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는 않았다. 누가 밀었는지 나도 어느새 이십년 전에 투덜대었던 그 중년의 나이가 되었다. 공자님께서는 불혹(不惑)이라고 하여 세상일에 흔들림이 없다고 하였는데, 그것도 사람 따라 다른가 보더라. 암튼 사람 사는 것은 그 시기마다 할 일이 있고, 그것이 연륜이 커지면서 일도 많아지고 더 복잡해지고 늘 미결이 많아진다.

다. 네 번째 책에 대하여

네 번째 책으로 다가온 느낌은 연구원이 되어서 본격적인 나만의 2막 인생을 살아갈 준비를 하고 지혜를 얻으라는 선생님의 가르침이 떠올랐다. 2005년 3월에 월간중앙에 기고한 마흔의 지혜 37가지 칼럼에서 40대의 그 비장함과 실행, 즉 “삶을 사랑하라. 헉헉거리며 사랑하라” 라는 말처럼 자기 인생의 변곡점을 만들라는 느낌이 왔다.
다른 하나는 글의 소재에 대한 엿보기를 해보라는 느낌도 들었다. 대부분 모든 나라에 있는 설화나 옛날이야기도 글의 훌륭한 소재가 될 수 있고, 정신의학자의 지식과 결합하여 중년에 필요한 교훈도 도출해 낼 수 있다는 사례도 함께 살펴보기로 하였다.

3. 책을 읽은 후의 느낌

가. 정신분석에 대하여

나는 정신분석에 대한 이론을 좋아하지 않는다. 인간의 행동이나 패턴, 언어를 가지고 정신을 분석한다는 것이 어느 정도 과학적인 근거와 임상 실험의 결과가 나왔다고는 하지만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행동과 생각을 잡아내기도 어렵고, 누군가 만들어 놓은 획일화된 틀에 억지로 맞추는 것이라고 보았다. 특히 프로이드가 말하는 어릴 때 성에 대한 억압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현상들이 마음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정신분석에 대하여 읽은 책도 별로 없고 지식도 없기에 섣불리 단언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아들인 원영이 1년 동안 놀이치료를 받는 동안에 완전히 동의는 하지 못하지만, 환자 치료 목적으로 시술행위는 원영이 좋아지는 것을 직접 보고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책에서 보면 이야기의 소재나 숫자에 대한 분석이 많이 나온다. 전혀 관계가 없는 멀리 떨어진 나라임에도 동일한 내용의 이야기가 존재하고 공감할 수 있는 교훈이 있었다.

나. 공감되는 중년의 삶

중년이 되면 좀더 안정적이고 모든 것이 잘되는 정교한 통제가 되는 줄 알고 있었다. 아내와의 관계, 자식들의 성장, 직업적인 성공 등등 젊어서부터 계속 노력하고 유지하면 모든 것이 잘 될 수 있으리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후에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중년이 되면 소년에서 청년기로 돌아오는 질풍노도의 시기와 비슷한 혼돈의 시기를 거친다. 스스로가 그 시기를 찾지 않으면, 상대방이나 어떤 사건에 의하여 수동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젊어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고, 모든 것이 자신의 의지대로 될 것 마법이 풀리면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겨난다. 또 평소에 순종하면서 살던 갑자기 무서운 남자 같은 여자로 돌변한다. 기존에 살아온 것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사건이 많이 일어난다. 그러한 사건을 해결하고 기존에 가졌던 가치관에다가 세상이 변화에 적응하게 된다. 남녀 역할에 대한 이해하면서 새로운 지혜를 배워 나머지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이 모두가 인생 전체를 조화롭게 살기위한 신의 정교한 안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 중년으로 살아가는 지혜

이 책을 올해 40이 되던 이 시기에 읽게 된 것은 큰 행운이다. 감각적으로 무언가 준비를 해야 된다는 막연함에서 새로운 구원의 밧줄을 잡은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몇 가지 사항을 중년을 살아가는 인생의 지침으로 삼으려고 한다. 우선 아내에 대한 부분이다. 남성, 여성 역의 역할이 변화하는 것을 내 스스로 인정을 하고 여기에 맞도록 가정일이나 아내의 하는 일에 대하여 조정을 할 것이다. 아내는 지금까지 집안일과 애 키우는 일을 전념했다. 생각해보니 아토피로 고생하는 수현이를 돌보느라 밤에 잠도 못자고 고생하는 아내한테 고생한다는 위로의 말도 제대로 해주지 못하고 오히려 과중한 일에 짜증을 낸 일이 그렇게 후회스러웠다. 이제 아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조정하고 관심분야에 대한 정보도 같이 찾아보고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고 싶다. 아내와 좋은 친구, 평생지기가 되자.

두 번째로는 베풂과 유머를 더 많이 활용해야겠다. 가끔 선배들을 보면 중년의 탐욕과 무게감을 내세우는 권위적인 행동을 볼 때가 있었다. 그리 중후함이 보인다던가, 좋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 나는 무거움보다는 쾌활함으로, 내 것을 더 가지려는 탐욕보다는 베풂의 미덕을 배울 것이다. “유머는 성숙의 징표이다”라는 말처럼 좀 큰 나무처럼 잔잔한 유머와 시원한 그늘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세 번째로는 나의 운명과 소명을 찾고 공고히 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죽음을 향해가는 여정이지만 절대로 서둘지 않을 것이며 안과 밖, 좌우 두루두루 살피면서 인생의 여행을 세밀하면서도 원칙이 지키면서도 숲 전체를 보는 지혜를 가질 것이며, 당나귀처럼 무거운 짐을 가지만, 가끔 더 무겁게 되더라도 냇물에 빠지는 일탈의 재미를 느껴볼 것이다. 그러면서 모순을 아우르는 힘을 키울 것이다.

라. 지금까지 내가 읽은 책 주인공들의 중년은?

중년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가장 첫 과제물인 에릭 홉스봄의 중년이 생각나서 다시 찾아보았다. “한국전쟁 그리고 1951년 버제스와 매클린 망명가 함께 터져 나온 케임브리지 간첩사건 폭로기사는 그 당시 사회를 휩쓴 반공주의의 암흑기였는데, 공교롭게도 내 인생도 그 때가 암흑기였다. 아슬아슬하던 나의 첫 번째 결혼은 1950년 여름 결국 깨지고 말았다. 나는 그 때 받은 상처로 여러 해 동안 불행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p306) 역시 이혼은 가장 큰 인생의 위기이자 암흑인 것 같다. 다시 그로부터 12년 후인 1962년에 홉스봄은 결혼한다. 독신으로 살아가는 12년동안 홉스봄은 공산주의자로써 역사가로써 학문의 깊이를 더해가는 과정이었다. 시대적으로 개인적으로 어려웠던 그 아픔을 오로지 학문에 열중한 것 같았다.

코리아니티의 구본형 선생님..익숙한 결별과의 결별처럼 직장을 그만두고 1인 기업가의 길을 걸었다. 비장함과 절박함, 그리고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한 단식, 여행 등이 이러한 떠남과 이별, 새로운 나를 찾는 것이 중년의 특징이자 아름다움인 것 같다.


3. 내 마음에 들어온 글귀

<머리말>

중년의 이야기들에는 인생의 마지막 종착역이라는 어린 시절의 고통스러웠던 외상들을 단순히 풀어버리기 보다는 보다 크고 중요한 과제인 <완전한 인간이 되는 지점>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환기시켜준다 (p24)

<제 1부 서른 이후, 젊음의 마법을 놓다>

마법의 정령들이 사라진 것은 <일> 때문에 <놀이>를 포기하고 <책임> 때문에 <순수>를 버리게 될 수밖에 없는 경험을 상징하고 있다(p33)

대부분의 중년들은 자신들을 당나귀의 운명과 동일시 할 것이다. 순수와 자발성, 그리고 젊은이들의 자유는 포기한 채 짐만 잔뜩 지고 사는 짐승이 된다는 것은 결코 쉽거나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p36)

자크는 창조성에는 두 가지 기본적인 유형이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불속에서 나온 것처럼 뜨거운 창조적 작업이 있다. ....... 두 번째 유형이 전면에 나타난다. 자크는 잘 다듬은 창조성이라고 이야기 한다. (p39)

신학자인 아드리안 반캄은 이 과정을 <우상파괴(de-idolization)> 과정이라고 말한다.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우상과 이상을 포기하고 결국 자기에게 맞는 만큼의 좋은 일을 하는데 만족하게 된다.(p41)

젊은이들의 성스러운 마법을 희생하는 것은 종종 중년의 위기가 일찍 다가오는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어떤 사람이 어느 날 잠에서 깨면서 자신의 상황을 절감하게 된다. 「이제 나이 마흔인데 아무것도 해놓은 것이 없다. 이 세상에 내 자취를 남겨놓은 것이 하나도 없지 않은가!」(47)

이들의 삶은 충분히 의미있는 성취로 가득차 있다. 문제는 그들이 젊었을 때의 휘황찬란한 이상을 자신들의 현재와 비교하고는 의기소침해지는데 있다. (48)

남자들의 마법의 상실을 받아들이느라 애쓰는 동안 여성들은 보다 끔찍하고 어려운 문제인 자신의 정체성과 자발성, 그리고 영혼과 자아의 상실이라는 문제와 싸워야 한다.(49)

그가 생각하는 중년의 기본적인 과제는 베풂의 미덕이다.(50)

그러나 중년이 되면 보다 인본주의적인 관심을 가지며 많은 시간을 남에게 베푸는 일에 할애하게 된다.(55)

개인이 가지고 있는 영감들을 세세하게 작업화하지 않는다면 창조적 섬광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56)

<중년의 이야기>들은 자녀들이 세계에 닻을 내려 부모로서의 과제를 마친 이
후 부모들이 자신들의 삶에 대해 반성해보면서 개인적인 성취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심리적인 과제들에 대해 미리 그려보는 것이다.(59)

다섯은 중년에만 있는 특별한 숫자이다. 다섯은 여러 가지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넷이 완전성과 안전을 상징한다면 다섯이라는 숫자는 넘침을 의미한다.(60)

<제2부 서른 이후, 남자가 가는 길과 여자가 가는 길>

중년 남자들은 동료들과의 관계나 가정에서의 행복을 보다 강조하게 된다. 나이는 남자들은 사실 점점 더 집안의 잡다한 일을 더 하게 되고 자신의 용모에 관심을 더 갖는다. 반면<남자로 변한 여성>인 중년 여성은 남편을 리드하면서 그간의 습관들을 아주 빠른 속도로 깨버린다. (p65)

융이 지적한대로 <인생의 아침에 활짝 피었던 모든 이상과 가치관들이 인생의 정오쯤에는 바뀌게 되는 것이다> (p74)

소녀들은 생존하기 위해 진정한 자신들을 감추고 마치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심리적으로는 동면기에 들어간다. 중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여성들은 눈을 뜬다. (p120)

자기 자신에 대해 그려보라고 하면 초기 청년기까지는 남자들은 자기를 점점 더 크게 그리게 되는데 이는 자신감과 자존심이 점점 더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중년이 넘으면 남자들은 점점 자기 자신을 더 작게 그린다. 이는 예민함과 굴욕감을 훨씬 더 많이 느낀다는 뜻이다.(p124)

여성의 새로운 경력은 남편이 그의 능력 이상의 것을 더 이상 추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 비로소 시작하게 된다.(p131)

<제3부 서른 이후 운명을 받아들이다.>

중년은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의 세월이 아니라 죽을 때 까지 남아있는 나이를 생각할 때 시작하는 것이다. (p135)

젊은이에게 죽음은 극적이고 영웅적이며 낭만적이다. 그리고 젊은이와 여성을 사랑과 진실과 정의를 위해서 기꺼이 죽는다. 중년의 남성은 이런 환상을 버린다. 중년에게 죽음이란 엄연한 현실이며 단호하고 불가피한 것이며 영광의 문제가 아니라 한계의 문제인 것이다.(p143)

죽음과의 조우는 개인으로 하여금 평범한 일상의 삶을 긍정적으로 만든다. 숭고한 정신적 수양이나 세상을 버리는 것 대신 죽는다는 것은 중년의 남녀에게 세속적인 질서를 긍정하도록 촉구한다. (p151)

고통과 상처에 직면해 보았기 때문에 죽음이라는 요소는 그들에게 덜 위협적이다. 반면 권력과 영광에 익숙한 남성은 개인적 죽음이 더 충격적이고 정말이다.(p153)

죽음은 여성들에게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더 크고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을 깨닫도록 해준다. 죽음은 남성에게도 같은 통찰을 주는데, 남성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그들의 역할이 작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좀 다르다. (p154)

중년이 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패는 종종 단순한 불운인 반면, 성공은 일을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기보다는 적기적소의 문제라는 것을 깨닫는다. (p165)

운명은 남성적이지도 않고 여성적이지도 않지만 힘과 정복의 심리와 관련되어 있다. 운명은 자신의 능력을 확신하고 성공에 익숙해 있는 누구에게나 경험되는 문제이며, 중년에는 무기력과 연약함에 직면하도록 강요한다.(p166)
운명은 그것 자체로는 중년의 질투를 해결하지 못한다. 운명이 부여하는 것은 다소 비극적이고 철학적인 관점이다. 인간의 통제력을 능가하는 힘의 수용이다. 중년의 비극적 통찰의 발전은 남녀가 인생의 어두운 면을 극복하도록 도와준다.(p185)

개인은 옳던 그러던 몇 년 동안 자신이 내린 결정을 인정하고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부터 문화적 영향과 우연한 사건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삶을 형성하는 힘을 인정한다. 「자아통합」은 현대의 심리적 방법으로 표현하자면 한사람의 운영에 대한 긍정이다.(168)

<제4부 서른 이후, 삶을 깨닫다>

철학은 단지 실용적 도구이고 그것의 목적은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는데 있어서 문제를 해결하고 복잡한 사고를 명확히 해주는 것이다. 즉 <철학은 실용적이다.> 라는 것이다(p202)

악에 대한 관용은 중년의 미덕이다. 몇 년간의 삶을 경험한 후에 남자와 여자는 고통스럽게 괴로움과 악을 깨닫고 또한 종종 상황을 바꿀수 없음을 깨닫는다. 중년의 지혜는 바로 이러한 비극적 통찰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206)
유머란 그저 웃어넘기는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지혜인 것이다. 유머는 중년의 여성과 남성이 인생의 비극적인 면을 다루는데 큰 힘이 된다.(222)

인종에 대한 농담과 음담패설들은 굉장한 적개심이 어린 주제들이 그 밑에 흐르고 있고, 많은 개그맨들은 그들 유머 밑에 숨어있는 공격성으로 악명이 높다(228)

유머는 성숙의 징표이다. 유머는 깊은 공감력, 가지확신, 그리고 창조적 재능과 비례한다. 지그문트 프로이드는 유머는 대처 능력 중 가장 고귀하고 성숙한 방식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사람이 성숙하면 성숙할수록 보다 많은 유머를 사용한다. 한 사람의 심리적인 행복감이 클수록 유머감각도 늘어난다. (p228)
오직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깥에서 볼 수 있는 사람만이 자신을 소재로 농담을 할 수 있다. (p234)

아이러니한 어떤 것을 인지할 때 그것이 동시에 완전히 진실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확신할 때 거칠게나마 만들어진다. 다른 말로 하면 아이러니란 두 관점을 동시에 견지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p234)

젊은이들에게 치료란 세상에서 무언가를 해내는 또 다른 한 가지 방법이다. 치료란 영웅주의에 속하는 것이다. 치료란 힘이나 영광의 수단이 아니라 역경과 비극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p243)

보다 깊이 들어가면 고통은 자기 성찰과 자기 변형의 과정을 통해 치유로 이르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p245)

비슷한 상황이 융에게도 일어났다. 그는 중년의 위기에 닥쳐 그의 어린 여자 환자인 토니 울프와 연애를 했다. 그의 이 같은 외도는 의사로서의 윤리를 깬 행동이지만, 융에게는 그 자신만의 새로운 심리학적 업적을 개척할 수 있는 영감을 주었다.(p264)

황금이 녹아 공기와 닿으면 식어버려 나뭇잎과 가지가 되어버린다. 이런 가지들은 다시 샘으로 떨어지고 다시 녹아내린다. 공기로 뿜어 나오면 또 다시 새로운 나무와 가지가 된다. 이는 중년에 거쳐야 할 과정들을 단숨에 요약해 준다. 젊은 시절에 확립해놓았던 개인적인 확신, 헌신들, 가치관 그리고 사회적 역할이 중년에 이르러 파괴된다. (p281)

궁극적으로는 남성상과 여성성의 양극이라는 기능은 인간의 의식을 풍부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성과 여성의 이분법은 우리가 인간 생활의 모든 면을 비교하고 대비할 때 항상 쓰는 틀이다.(p288)

중년이란, 짐을 잔뜩 싣고 가는 당나귀일 뿐이다. 그러나 바로 이때 조금 더 어렵고 깊이 있는 전복이 일어난다. 짐만 싣고 살아야 하는 당나귀와는 달리 인간은 두 번째의 인생으로의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다.(p293)

남자들은 반대로 자신들이 오랫동안 억압했던 여성성에 대해 새롭게 탐색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하고 자신들이 갖고 있는 유약함에 대해 인정하며 관계의 중요성을 알기 시작한다. (p296)

남성과 여성은 궁극적으로는 중년에 이르러 지혜를 얻게 된다. 그러나 지혜란 숭고하거나 철학적인 무엇이 아니다. 현명한 대답에서 잘 묘사된 것처럼 실제 경험에서 얻어진 실제적인 좌우명들이 이들의 선행조건이 된다. (p298)

중년이 되면 남성과 여성 모두 젊은 시절에 무시했던 과제를 다루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젊은 시절에는 그들이 보수적인 사람이건, 진보적인 사람이건 간에 힘과 성취에 관해서만 초점을 맞추었지만 중년이 되면 유약함이나 한계 그리고 관계성에 대해서도 잘 다루어야만 한다. (p300)

쉬지 않는 모색은 중년과 중년의 이야기의 주제이다. 그리고 이 중간 지점이 정신이 통합과 변환 그리고 인생 자체인 것이다. (p304)

5. 내가 작가라면

가. 배우고 적용해야 할 점

중년이라는 무거운 주제가 연상되지만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이야기로 시작하여 독자들의 흥미와 관심을 집중한 것이 가장 좋았다. 중년이란 무엇이다. 라는 명제로 시작하였다면 아마 독자들의 식상했으리라. 이야기로 시작하면 우선은 친근함을 둘 수 있다. 오랜 역사동안 구전으로 내려온 이야기는 지역, 성별, 나이를 떠나 공동의 관심사를 가질 수 있고 재미를 주는 만큼 적절한 교훈도 얻을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이야기도 좋았지만 전체적인 구성도 좋았다. 각 중년으로 나이를 먹으면서 오는 상실감, 성역할의 변환, 위기, 상실감등에 대한 시계열상의 흐름에 따른 적절한 비유와 예시를 하였다. 중간까지는 대체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주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분석을 하였고, 중반부터 후반기까지는 이야기 속에 중년이 가져야할 덕목들을 은근히 넣어두고 있다.
세 번째로는 저자의 임상경험을 중간 중간 포함시킨 부분이다. 열심히 일하다가 중병에 걸린 사람이 어려움을 겪고 자신의 존재를 한껏 드러내는 사례도 좋았다. 자신이 전공한 정신분석이론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하고 해석하는 것을 뛰어넘어 그러한 임상사례를 넣음으로써 과거 속에 먼 이야기와 현재라는 시간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

나. 수정하고 싶은 부분

우화, 상징의 반복이 몇 군데 거슬렸다. 예를 들면 에덴동산과 숫자 5가 상징하는 부분이 많이 중복되었다. (p51, p59, p111, p168, p188) - 지금 보니 내가 찾은 것도 공교롭게도 다섯 개이다.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는 문화적 동질감이 섞여 있어서 그런지 몇 군데 나의 정서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특히 화가 마티즈의 어린 환자와의 외도를 창의성에 둔 것은 당시의 사회의 정서는 잘 모르지만, 너무 합리화를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두 번째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중년은 그 비장함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 겉으로 들어나지는 않지만, 깊은 마음이나, 흔들리지 않는 수면 깊은 곳에는 칼날같은 예리함과 절박함이 묻어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것이 결심이 되고 다름이 되고 변화의 길을 여는 에너지가 된다. 자칫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식의 평가는 중년에게 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전체적으로 2차 시험 과제물 3권의 어려운 책을 비교해보면 읽기는 수월하였다. 하지만 책을 쉽게 읽는다는 것과 글을 쓴다는 것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었다. 오히려 쉽다는 자만이 글의 논리를 혼란스럽게 했고, 평이한 이야기와 교훈 속에서 아무런 걸고리를 만들지 못하였다. 고기를 잡으러가서 그물 뜨는 것은 쉽게 했는데, 막상 떠보니 아무것도 없이 휑하니 빠져나간 느낌이었다. 또한 합격 기분으로 잠시 마음을 풀어놓은 한나절의 유희가 다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힘들게 하였다. 아마 한때의 방심이 주는 위험한 결과, 바로 이것이 중년을 살아가면서 가장 경계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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香山 신종윤
2007.04.03 09:55:28 *.227.22.4
실제 중년을 맞이하는 입장에서 쓴 리뷰라서 그런지 마음에 와닿네요. (하지만 요즘은 마흔도 중년이라고 하기엔 좀 이른 것도 같은데...) 마흔에 새롭게 시작한 인생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날 남해에서 힘찬 모습이 계속 기억에 남습니다.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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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훈
2007.04.03 10:22:37 *.99.241.60
남해에서 힘찬 모습이라..
어디서 그런 모습이 보였나 아리송하네요.
종윤님도 듬직한 모습 보기 좋았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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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용
2007.04.03 10:50:18 *.99.120.184
같은 시기를 걷고 있는 그대가 있어 여행이 외롭지 않습니다.
더우기 힘이 넘치는 그대가 있어 여행이 두렵지 않습니다.
중년의 시기를 인생의 중요한 시기로 만들어 가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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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52 인생으로의 두번째 여행 - 알렌 치넨 [14] 香山 신종윤 2007.04.03 2480
751 인생으로의 두번째 여행 - 중년의 발견 [7] 好瀞 김민선 2007.04.03 2268
750 인생으로의 두번째 여행 - 마음에 좋은 약 [6] 時田 김도윤 2007.05.18 2201
749 뒤 늦은 소감...&lt;일의 발견&gt; [6] 바람처럼 2007.04.03 2041
748 인생으로의 두 번째 여행(생명의 나무 ) [10] 써니 2007.04.03 2281
747 매 순간의 중년을 꿈꾸며 [6] 素賢소라 2007.04.03 2395
» (독서004)인생으로의 두번째 여행 [3] [2] 素田최영훈 2007.04.03 2079
745 인생으로의 두 번째 여행/알렌 치넨 [3] 香仁 이은남 2007.03.31 2211
744 당나귀 인생을 치료하다. [3] 余海 송창용 2007.03.30 2151
743 女自의 발견 [5] 김귀자 2007.03.30 2159
742 (004) (수정됨)인생으로의 두번째 여행: 계속되는 내적 변화 [4] 한정화 2007.04.02 2093
741 IT 타짜가 전하는 '사람' &amp; '소통' file [5] 이기찬 2007.03.29 2158
740 일의 발견(Working Life)을 읽고 [2] 엄승재 2007.03.26 2409
739 『일의 발견』을 읽고 [2] 이희석 2007.03.26 2223
738 일의 발견 - 조안 시울라 [1] 최정희 2007.03.26 2073
737 (03) 일의 발견 - 조안 시울라 [12] 옹박 2007.03.26 2229
736 003 일의 발견 - 일의 분석을 통한 자아발견 [2] 양재우 2007.03.26 2202
735 일의 발견, 조안 시울라 [6] 신종윤 2007.04.13 2650
734 일의 발견, 삶의 발견 file [5] 한정화 2007.03.26 1718
733 삶의 방식으로서의 일의 발견 [1] 素賢소라 2007.03.28 1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