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2007년 4월 3일 09시 54분 등록
1. 저자를 찾아서

알렌 B.치넨은 캘리포니아대 정신의학과 교수로, 전 세계의 옛 이야기 속에 나타나는 중년의 갈등과 화해를 정신분석학적으로 해석했다. 융 학파에 속하는 그는 옛날이야기와 신화를 통해 인간의 심리 현상을 해명하는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이 책에서는 16개의 이야기에 꼼꼼한 해설을 곁들여, 현대인들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1-1 중년의 칼융을 만나다
저자는 융 분석심리학을 통해 중년의 정신적 위기와 환상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고대의 심상과 상징을 만나 원형의 실체를 확인하였다. 원형은 집단무의식을 가리키며 각 나라의 문화에 따른 차별적 무의식이 아니라 보편적인 집단무의식을 가리키고 있다. 융은 원형을 자각하지 못하면 의식에 파괴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원형이 의식화될 때, 우리는 그것에서 벗어나 독립된 자유로운 의식, 즉 개성을 획득하며 살아갈 수 있다고 했다. 저자는 이러한 융의 철학을 따라 융이 말한 ‘개성화=자기실현’을 이야기 하고자 했다. 또한 개성화의 과정 안에서 ‘아니마’, ‘아니무스’의 화해와 통합을 통해 중년을 이야기 하고 있다. 저자의 핵심적인 사상을 이해하는 가장 중심에는 융 분석심리학이 자리 잡고 있다.

1-2 옛날 옛적에
정신과 의사이며 심리학자인 저자는 이야기를 영혼과 맞닿는 통로로 생각했다. 저자에게 이야기란 인간의 영혼과 닿아 무의식 세계의 베일을 벗기는 작용 이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자신의 믿음과 이성적인 생각들을 유보하고 자신만의 무의식으로 가는 명확한 통로를 마련해 주고자 16개의 이야기를 제시했다. 이때 이야기란 듣는 사람의 가치관이나 이성적인 사고를 일단 멈추게 하고 사람을 자유롭게 놔두도록 하는 일종의 주문처럼 작용했다. 저자는 이야기가 무의식의 이미지와 상징들을 활성 하게끔 의식을 변화시키는 좋은 조건이라는 점을 알아차리고 있었다.

1-3 자신의 여성성을 받아들이기
저자는 98년 ‘젊은 여성을 위한 심리 동화’를 통해서 여성 동화의 도전적인 매력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그의 글쓰기 방식은 여전히 12개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의 심리를 분석해 놓은 아주 객관적인 지루한 해설서에 가까웠다. 그 이후로 99년 “인생으로 두 번째 여행”을 통해 그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자신도 스스로의 내적인 여성성과 연결된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거의 여성 작가들이나 다루는 것이라 생각했던 감정, 사적반응, 관계, 개인적 경험에 대해서 탐구하게 되고, 자신의 내면의 이야기들을 진실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러한 저자의 성찰이 이 책을 가장 빛나게 해준 결과일 것이다.

2. 마음을 춤추게 하는 글귀

15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어라. 그러면 그들의 영혼과 맞닿을 것이다.

16 이야기란 인간의 영혼과 닿아 무의식 세계의 베일을 벗기는 작용을 하고 있다. 이야기란 독자들에게 자신의 믿음과 이성적인 생각들을 유보하고 자신만의 무의식으로 가는 명확한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때 이야기란 듣는 사람의 가치관이나 이성적인 사고를 일단 멈추게 하고 사람을 자유롭게 놔두도록 하는 일종의 주문처럼 작용할 수 있다.
무의식의 이미지와 상징들을 활성하게끔 의식을 변화시키는 좋은 조건이라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17 놀랍게도 중년의 이야기들은 관습적인 사회적 가치들을 반영하지 않는다.

19 옛날이야기들은 비교적 기대하지 않았던 어느 순간에 불쑥 튀어나온다. 이런 환각들은 그 강도에 있어서 원형적인 것들이었고 때론 눈물을 흘리게 할 만큼 감동적이기도 했다.

24 중년의 이야기들은 깊이를 희생하는 대신 명료함을 획득 하게 된다. 어린 시절의 과제들을 무시함으로써 성숙의 과제에 대해 보다 확실하게 집중할 수가 있는 것이다. <완전한 인간이 되는 지점> 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환기 시켜준다.

35 마법의 상실은 윤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발달 과정상의 문제인 것이다. 이는<벌>이 아니라 단지 <성장의 결과>인 것뿐이다. 젊음의 마법이 사라진 후에 오는 것은 바로 <일>이다! 구두란 하나의 <기초>같은 존재다. 반면 중년 이야기에 나오는 구두들은 마법이아니라 일과 관련이 있고, 마법의 왕국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실제적인 삶과 연관된다.

37 다행히 대부분의 어른들은 어린시절의 꿈을 지나친 어려움없이 보다 빠리 포기한다.

39 창조성은 의식과 판단과 의도를 유보했을 때만 나온다.

40 젊은이들의 창조성을 99퍼센트의 영감이라고 한다면 성숙한 창조성은 99퍼센트의 땀이다.

46 <마술 주머니> 이야기는 아주 작은 잘못이 마술의 상실이라는 큰 불행을 어떤 식으로 초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작은 인간의 잘못들과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약점들이 완벽성에 대한 신성한 꿈을 깨버린다.

47 우상 파괴(de-idolization)과정 <젊은이들은 진정한 성인이 되기 위해 자신들이 갖고 있는 ‘하느님과의 유사성’을 포기한다.

49 대부분의 성인들도 아마 이런 <환상 버리기>의 과정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문화는 젊은 남성에게 자신들의 꿈을 쫓아가라고 격려를 하지만 여성들은 그 반대로 자꾸 방해를 받는다. 남자들이 마법의 상실을 받아들이느라 애쓰는 동안 여성들은 보다 끔찍하고 어려운 문제인 자신의 정체성과 자발성, 그리고 영혼과 자아의 상실이라는 문제와 싸워야 한다.

50 내적인 관심이 자기 자신에게서 가족으로 또 다음 세대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사회로 변하는 것뿐 이다.

54 그가 생각하는 중년의 기본적인 과제는 베풂의 미덕(Generativity)이다.

55 칼융은 <나는 젊음을 지배하길 원하지만, 그런 동시에 성숙되기도 해야 한다.>

56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영감들을 세세하게 작업화 하지 않는다면 창조적 섬광은 사라지고 말것이다.

58 <부자이며 힘세고 관대하면서도 이타적인 영웅>과 동일시하였다. 그 당시, 나 역시 내 영혼 속 어두운 구석에 숨어 있는 비밀스런 자만에 빠져있었다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내 마음의 한 부분 역시 젊은 시절의 원대한 꿈에 집착하고 있었고 폴과 다름없이 현실세계에 닻을 내리길 거부하기도 했다.

60 완전함과 통합은 인생 후반부의 가장 중심적인 과제이다.

61 다섯은 물질주의와 연관된다. 오감이란 감각적이고 물질적인 것과 또다시 연관된다.
넘침과 물질주의라는 두 가지 주제는 <오각형 별꼴 상징>으로 유럽의 마녀사냥, 돈과 권력, 그리고 성의 추구와 비밀스럽게 연결지어졌다.

74 융이 지적한대로 <인생의 아침에 활짝 피었던 모든 이상과 가치관들이 인생의 정오쯤에는 바뀌게 되는 것이다.>

76 그들은 어머니만을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의존성과 친밀성의 영역을 거부한다. 이들 감정들은 여성적인 것과 동일하게 생각되고 따라서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77 남아메리카의 종족들이나 아프리카 부족들은 비밀스런 여성 혐오자들의 신화를 가르친다. 이런 전설들에 의하면 남성들은 원래 여자 밑에서 일하는 노예들이었는데 남자들이 반란을 일으켜 여성들을 물리친 것으로 되어있다. 신화에 의하면 그때 이후 남자들은 여자들을 잘 다스려야했다. 남성들의 여성 혐오증은 모든 문화에 나타나며 남자들의 정신에도 깊이 각인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역할 바꾸기란 중년에 들어와서도 여전히 힘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78 이 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 자신도 스스로의 내적인 여성성과 연결된 꽤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가 있었다. 나는 이 책을 마음으로, 더 정확히 말하자면 감정을 가지고 쓸 필요가 있었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여성적이라고 간주된 <감정>이나 <사적 반응> 혹은 <관계> 같은 것들을 탐구한다는 뜻이었다.

83 너무나 오랫동안 억압되어 왔게 때문에 여성의 자기 확신은 처음에는 남에게 고통을 주는 방법을 택한다.

84 그러나 중년의 이야기에서는 인간의 지혜만 있으면 충분하다. 이야기는 보다 신비한 마법, 즉 인간의 마음을 변형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97 다른 중년의 이야기에서는 결혼은 일종의 유형지이자 감옥에 갇히는 일이며 억압이고 심지어 죽음 그 자체와도 동등하게 취급 되고 있다.

98 중년의 이야기는 이런 여성의 억압에 대해 진지하게 묘사하면서 매우 깊이 페미니즘적이 된다. 특히 가부장제적 문화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또 옛 신화들을 새로운 사회적, 정치적 이론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려는 의도도 없다. 단지 성의 억압이 요즘 책에서뿐아니라 아주 옛날부터 있었던 이야기 속에서도 명백하게 존재하는 것을 말하고 싶다.

99 결혼은 남성들에게는 큰 보상이 되지만 여성들에게는 고통과 질병을 주기도 한다.

100 많은 동화에서 여성의 계략이 부정적인 것으로 그려지는 반면, 중년의 이야기에서는 여성의 현명함은 칭찬받을 만한 무언가로 그려진다. 사실 여성들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통합성을 유지하게 위해서는 어느 정도 교활해지는 것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경우가 많다.

101 멋진 남자가 자기들을 구원하러 오는 것만을 기다리면서 그냥 앉아 있는 신데렐라나 다른 젊은이 이야기들의 여자주인공과는 달리 여기서도 부인은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

102 여성은 도망치기 위해 자신을 억압하는 사람을 죽여야만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기 보호를 위해서라도 스스로를 내세우는 것에 대해 죄의식을 느낀다.
극단적으로 말해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으려고 하는 태도는 여성들이 학대받는 관계에 있을 때 여성들을 덫에 걸리게 만드는 성격이 된다.

104 보다 좋은 환경이라면 여성들은 개인적인 자원들을 훨씬 더 빨리 되찾을 수도 있고 자신들을 감출 필요도 없을 것이다.

105 <자기>란 개인의 가장 진실한 본성을 표상한다. 융은 <자기>란 전형적으로 꿈속에서 <행복한 새>같이 성스럽고 마술적인 상징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주목했다.

108 오늘날 상대적으로 보다 페미니즘적 환경에서 자란 여성들은 이런 고정을 중년에 이르기 훨씬 전에 시작하기도 한다.

110 결국 남자가 자신들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했을 때만이 여성들은 숨어있는 자신들의 힘과 재능을 발견해 내고 자기 자신에게 의지해 일어나는 것이다.
114 심리적인 양성성이 늘어난다는 점을 지적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양성성이란 나이 들면서도 행복할 수 있는 성공적인 심리 특성과 비례한다는 것이다.

120 자신들의 정체성, 에너지, 적극성, 그리고 생명력을 다시 선언한다.

121 양성성이란 성공적인 노화와 관련이 된다.

125 두 번째 여행에서는 고통으로 가득 차 자발적이지 않은 여행을 하게 되고 결국에는 영광과 재산보다는 지혜를 얻게 된다. 고통은 오래된 방식의 사고와 행동을 태워버리고 새로운 길을 위하여 깨끗하게 청소된다. 여기서 새로운 요소들의 가장 중요하고 첫 번째 가는 것은 여성적인 것이다.

128 젊은 시절에는 순교자였던 여성들이 중년에 이르면 영웅이 된다.

129 중년의 이야기들은 여성들이 그들의 힘을 중년에 재선언하고 남성들은 고통을 겪는 지혜를 배운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에 두 가지 경고가 나타난다. 첫 번째로는 우리가 이런 전통적인 남성과 여성의 유형들을 함께 타고났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다. 두 번째 경고는 모든 사람들이 중년에 이르러 역전되는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130 하나의 규칙은 모든 사람들이 시간에 따라 더 개성화 된다는 것이다.

137 이러한 공통적인 위기의 시초는 있어서의 궁극적인 역할 바꾸기, 즉 죽음이다.

142 죽음의 충격은 개인으로 하여금 자기중심을 초월하도록 만든다. 죽음은 종종 생성의 가장 좋은 스승이 된다.

150 첫 번째는 베풂이다.

154 즉 꿈의 중요성이다
155 꿈은 개인이 무시하거나 부정하고 있는 문제를 끄집어낸다.
156 꿈은 억압에 대항하고 개인이 회피하는 문제를 끄집어냄으로써 무의식을 나타낸다고 주장한다. <나에게 어떤 상징적 이야기를 주어라. 그러면 나는 너에게 심오하고 현명한 해석을 해주리라>

157 중년의 여행은 근본적으로 내적 탐험이며 무의식으로의 순례여행이다.

158 <그것이 운명이다!>

166 운명은 남성적이지도 않고 여성적이지도 않지만 힘과 정복의 심리와 관련되어 있다. 운명은 자신의 능력을 확신하고 성공에 익숙해 있는 누구에게나 경험되는 문제이며, 중년에는 무기력과 연약함에 직면하도록 강요한다.
그는 그의 불운이 특별한 것이 아니며 많은 다른 사람들도 그의 고통을 같이 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167 질투와 상실에서 시작한다.
168 그런일은 그의 다섯 번째 소망에서 일어났음을 명심해라.
185 운명이 부여하는 것은 다소 비극적이고 철학적인 관점이다. 인간의 통제력을 능가하는 힘의 수용이다. 중년의 비극적 통찰의 발전은 남녀가 인생의 어두운 면을 극복하도록 도와준다.
186 운명의 힘을 깨달으면서 죄의식에서 자신을 해방시킨다. 그는 죄와 자책감보다는 운명과 비극의 관점에서 그의 삶을 이해한다. 삶의 이러한 비극적 비잔을 갖는 것은 젊은이의 심리에서 성숙의 심리로 결정적인 전환을 나타낸다. 왜냐하면 자책감과 비난은 필연적으로 젊은이의 영웅주의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187 그러나 중년의 남녀는 운명이나 숙명의 힘을 깨닫고, 그들은 단지 일어나는 일에 대해 제한된 통제력만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통제하지 못한다 해도 어떤 책임도 없으며 어떤 자책감이나 비난도 없다. 자유스럽게 해주며 과거의 후회를 해결하도록 도와준다. 중년은 불운과 실수에 대해 그들 자신을 용서하게 된다. 이러한 자기 수용을 자아 통합(ego-integrity)이라 부른다. 그것은 꼭 이루어져야만하고, 어떤 대안도 허락하지 않는 무엇으로서 인생의 긍정적인 면을 보는 것이다.

202 철학은 단지 실용적 도구이고 그것의 목적은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는데 있어서 문제를 해결하고 복잡한 사고를 명확히 해주는 것이다. 즉 <철학은 실용적이다>라는 것이다.
<침묵> <받아들이는지식recieved knowledge> <주관적 지식subjective knowledge>

203 네 번째 단계에서 여성은 그들의 주관적 진실과 다른 사람의 주관적 진실을 화해시킨다. 그들의 개인적인 경험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 단순히 주관적인듯한 것이 심오하고도 우주적으로 인간적임이 판명된다. 마지막 단계에서 여성은 개인적이고 사적인 지식에 대한 그들 최초의 관심과 공적이고 우주적인 통찰력과 균형을 이룬다. 남녀 모두에게 있어 성숙이란 여성스러움과 남성스러움의 이성적 유형의 조화를 요구한다.

226 부인들이 집 밖에서 자신의 새로운 길을 찾는 반면, 남편들은 보통 부인들이 다른 남자와 바람 피우는 것을 상상하고 공포에 떨게 된다. 폐경이 지난 여성들은 사회의 경직된 성적 금지로부터 자유롭다.

228 유머란 그저 웃어넘기는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지혜인 것이다. 유머는 성숙의 징표이다. 유머는 깊은 공감력, 자기 확신, 그리고 창조적 재능과 비례한다. 유머는 대처능력 중 가장 고귀하고 성숙한 방식. 한사람이 성숙하면 성숙할수록 보다 많은 유머를 사용한다. 한 사람의 심리적인 행복감이 클수록 유머 감각도 늘어난다.

230 모든 능력을 다 갖춘 마법사는 종종 아무 마술적인 능력이 없는 사기꾼인 것으로 판명된다. 그러나 그에 대한 환각들은 도로시나 그녀의 친구들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다.

231 즉, 죽음조차도 농담의 재료로 만드는 것이다.
234 거리 감각의중요성은 특히 자신을 비난하는 농담에 있어서 명확히 나타난다. 오직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깥에서 볼 수 있는 사람만이 자신을 소재로 농담을 할 수 있다. 몰입과 적당히 유지되는 거리는 유머의 핵심적인 조건이 된다. 즉 아이러니의 연결이다

235 유머는 아이러니뿐 아니라 착각이나 적개심과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치유라는 또 다른 덕목과도 관계가 있다. 스트레스와 비극을 완화시켜 주는 것이다.

241 여성들의 억압은 단순히 남성으로부터 오지 않고 전체문화, 특히 여성에 대한 여성의 억압과 이웃에 대한 이웃의 억압으로부터 온다.

243 중년 이야기에는 남성과 여성 모두 치유의 능력을 남용하지 않는다. 치료란 힘이나 영광의 수단이 아니라 역경과 비극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치유란 영웅주의를 극복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노인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치유보다는 초월에 더 관심이 많다. 신체적인 관심을 넘어서는 승화와 정신적인 통찰을 얻게 된다. 중년들은 물질적인 관심에 빠져있고 천천히 쇠약해지는 육체에 갇혀서 자연히 치유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

244 부인의 경험은 무당들의 접신 경험과 매우 흡사하다. 전형적으로 무당들은 끔찍한 병에서 회복된 후 무당이 된다.

245 자기반성과 재생이라는 치유의 과정은 사실 정화의 경험이다.

267 자아는 새로운 역할인 청소부를 담당하고 있었다.

280 그녀의 기다림은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현명함에서 나온 것이고 무기력한 희생자라기보다는 판사처럼 행동한 것에 가깝다. 구두는 중년의 실제적인 현실을 상징한다. 즉 일해야 하고 돈을 벌어야 하는 필요를 뜻한다.

282 황금나무처럼 오래된 구조들은 다 없어지고 새로 만들어지는 가운데 변형이 이루어지는 끝이 없는 인간의 노고들을 상징한다. 이야기는 생명력과 창조력의 지치지 않는 원천의 이미지를 되풀이하고 있다.

283 상처받은 관계에서 받은 인생의 상처를 어떻게 회복시켜 왕비의 아이에 담겨 있는 것과 같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느냐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285 카빌라에서 우주는 나무와 비슷하고 신은 뿌리로 생각한다. 모든 존재는 신비의 나무의 가지이자 잎이다.

289 황금의 나무와 생명의 나무는 관습적인 남성과 여성의 이중성을 뛰어넘는 초월적인 상징들이다.

290 즉 질투나 죽음 혹은 고통과 같은 인생의 어두운 부분을 변형시켜 지혜와 성숙한 베풂의 의식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294 비록 젊은 남성과 여성들이 기존의 사회에 반대하는 데에 그들의 에너지를 쓰고는 있지만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그 사회속에서 자기들의 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295 첫 번째 전복은 젊은 시절의 마법을 포기하는 것이다.
젊은 시절의 순수함은 일로 바뀌고 이상주의는 현실주의로 바뀐다.
남성과 여성들은 중년에 전통적인 역할을 바꾸게 된다.

296 목표는 오히려 균형과 통합에 있다. 중년이 되면 남자들과 여자들은 권력과 무기력, 자발성과 관계성, 승리와 고통에 대한 지혜를 직접 경험한다.

297 이런 상황에서 재치는 위로와 치유를 준다.

298 짐만 싣고 살아야 하는 당나귀와는 달리 인간은장난도치고 이야기도 만들어낸다. 그리고 정말 마술처럼 농담과 이야기들은 짐을 덜어준다. 유머가 영웅주의를 대신하게 되는 것이다.

3, 내가 저자라면

3-1 연결의 조화
저자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를 모아 융의 분석심리학과 저자의 임상 경험을 통해 재해석의 장을 마련한다. 16개의 이야기는 독립적인 상징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연결되어져 중년의 시기에 찾아오는 다양한 사인(경고)을 알려주고 있다. 그것은 하나로 연결된 일관성이라는 조화로운 재해석의 틀을 만들어 냈다. 또한 다양한 문화권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서 하나의 문화에 치우친 집단 무의식이 아닌, 보편적인 중년의 집단무의식을 읽어냈다, 이것은 다양한 독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데 큰 힘이 되었다.

3-2 상징의 놀이
어린시절 아랫목에서 자장가로 들려주신 수많은 이야기들, 하지만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잠들 수 없었던 밤,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다시 아랫목에 누워 치넨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잠들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구두와 다섯에 대한 보물찾기 때문이었다. 구두는 원형적인 주제와 씨름하는 한편 일상적이고 매일 되풀이되는 경험을 하면서 땅에 굳건히 뿌리를 박아야 함이 갖는 중요성을 강조해 준다. 다섯은 중년의 중요한 과제인 불균형과 실수를 조화와 자기실현으로 변환시킴을 상징 하고 있다. 이러한 구두와 다섯의 숨은 상징은 중년의 진정한 의미를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열쇠 역할을 해주었다.

3-3 페미니즘의 발견
세계를 막론하고 젠더개념을 도입하는 책은 페미니즘 관련 서적이 대부분이다. 휴머니즘을 앞세워 성 중립적 논리를 펼치고, 여성의 문제를 자연스럽게 은폐한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하지만 이번 책을 읽으며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된다. 중년의 이야기에서 페메니즘 시각을 발견한 것이다. 저자는 남자들이 마법의 상실을 받아들이느라 애쓰는 동안 여성들은 보다 끔찍하고 어려운 문제인 자신의 정체성 자발성, 그리고 영혼과 자아의 상실이라는 문제와 싸워야 한다고 했다. 저자가 남성으로서 솔직히 자신의 여성성을 받아들일 때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하고 있듯이, 자신의 작품에서 젠더 개념을 받아들이는 것은 중년의 역할 바꾸기처럼 여전히 힘든 문제였을 것이다. 저자의 성찰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고 싶다. 책을 통해 나또한 여성주의 시각에 대한 중요함을 자각하게 된다. 자신도 성장하고 타인도 성장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4. 아쉬운 점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은 놀라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페미니즘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저자의 고백처럼 저자는 여전히 페미니즘을 필연적으로 받아드리면서도 한 발짝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설명대로 중년의 문제를 직시하기 위해서는 여성주의 시각이 반드시 필요했다. 하지만 책이 뒤로 넘어가면서 그는 다시 정신분석자로 자리를 잡아간다. 우리네 인생이 남성도 여성도 다 고생하는 시기가 있지. 성역할의 전환을 맞이하여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인간의 역사이지. 힘이 빠지는 지점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면서 책의 흥미와 신선함이 떨어졌다.

그 아쉬움은 정신분석학의 한계와 맞물려 있다. 정신분석학은 성기를 중심으로 하는 생물학적 여성과 남성에 기반을 하고 있다. 저자는 여성주의 시각을 통해 차별적인 분석을 시도했지만, 전체를 설명하는 틀은 보편적인 집단무의식을 전제로 하였다. 그것은 남성성과 여성성이 생물학적 남성과 여성으로 귀결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융에게 성역할은 가부장제의 산물이아니라 자연스러운 내적 인격의 특성이었다. 저자가 이러한 보편성을 우선순위로 삼아 가부장제 사회의 여성 문제를 드러내려 한 것은 이미 한계를 품고 있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차이는 설명해냈으나 차별의 개념은 상실 한 채 출발 하였다. 양성성의 전환과 화해는 시기에 따라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가부장제의 왜곡된 성역할에 대한 억압 또한 반드시 사라져야 하는 무엇이다. 이러한 차이와 차별, 개인변화와 사회변화의 균형을 찾아가는 것 또한 중년의 맛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중년이 남성성과 여성성의 조화를 이루어 내는 것이라면, 남이 아닌 나로 살아가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나이와 상관없이 지금 바로 이 순간이 중년이리라.


IP *.103.132.133

프로필 이미지
써니
2007.04.03 01:26:18 *.70.72.121
소라야, 이제 너를 보는 것 같아. 낯익힘이 좀 나아지면 너는 저 만큼 멀리 달아나 버릴 것만 같아. 심미적 테러리스트 모모군의 이야기..
프로필 이미지
소라
2007.04.03 09:58:50 *.111.247.32
써니언니야~~ 매번 내가 멀리 달아나 버릴거 같다는게 무슨소리인지.. 크크크.. I don't know.
프로필 이미지
최영훈
2007.04.03 10:14:55 *.99.241.60
리뷰를 보고 원래부터 페미지즘에 대하여 쓰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제가 잘못 판단하지는 않았군요.ㅎㅎㅎ

제 경우 중년은 꿈을 꾸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옵니다.
하지만 저처럼 준비하지 않고 헤매는 것보다는
유비무환 정신으로 오는 것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좋은 글 잘읽고 갑니다.
프로필 이미지
소라
2007.04.03 20:09:08 *.111.247.32
페미니즘? ㅋㅋ
옹.. 너무 뻔~~한건 재미었는뎅.. 그죠?^^
그래서 내가 인기가 없나요? 크크크
프로필 이미지
최영훈
2007.04.04 07:44:27 *.99.241.60
인기가 없다니요. 큰일날 소리.
제 고향에 가면 자주 찾는 조그마한 산이 있는데
처음 보면 화려한 야생화나 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조금 지나고 보면 드러내지 않는 아름다움도 많이 있더군요.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유지시켜 주는
그런 나무와 꽃들이 소라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하시는 일도 그렇구요.
프로필 이미지
옹박
2007.04.05 13:00:07 *.55.54.44
와.. 지금까지 썼던 글과는 사뭇 다른 느낌. 좀 더 분석적이 되었다고 할까? 감상적인 글도 좋지만, 누나의 이런 모습도 좋다.
이성과 감성의 저울의 양팔에 아주 묵직한 무게를 싫어 균형을 맞춘다면 정말무지대빵 대작이 하나 나올것 같아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52 인생으로의 두번째 여행 - 알렌 치넨 [14] 香山 신종윤 2007.04.03 2480
751 인생으로의 두번째 여행 - 중년의 발견 [7] 好瀞 김민선 2007.04.03 2268
750 인생으로의 두번째 여행 - 마음에 좋은 약 [6] 時田 김도윤 2007.05.18 2201
749 뒤 늦은 소감...&lt;일의 발견&gt; [6] 바람처럼 2007.04.03 2041
748 인생으로의 두 번째 여행(생명의 나무 ) [10] 써니 2007.04.03 2281
» 매 순간의 중년을 꿈꾸며 [6] 素賢소라 2007.04.03 2395
746 (독서004)인생으로의 두번째 여행 [3] [2] 素田최영훈 2007.04.03 2080
745 인생으로의 두 번째 여행/알렌 치넨 [3] 香仁 이은남 2007.03.31 2211
744 당나귀 인생을 치료하다. [3] 余海 송창용 2007.03.30 2151
743 女自의 발견 [5] 김귀자 2007.03.30 2159
742 (004) (수정됨)인생으로의 두번째 여행: 계속되는 내적 변화 [4] 한정화 2007.04.02 2093
741 IT 타짜가 전하는 '사람' &amp; '소통' file [5] 이기찬 2007.03.29 2158
740 일의 발견(Working Life)을 읽고 [2] 엄승재 2007.03.26 2409
739 『일의 발견』을 읽고 [2] 이희석 2007.03.26 2223
738 일의 발견 - 조안 시울라 [1] 최정희 2007.03.26 2073
737 (03) 일의 발견 - 조안 시울라 [12] 옹박 2007.03.26 2229
736 003 일의 발견 - 일의 분석을 통한 자아발견 [2] 양재우 2007.03.26 2202
735 일의 발견, 조안 시울라 [6] 신종윤 2007.04.13 2650
734 일의 발견, 삶의 발견 file [5] 한정화 2007.03.26 1718
733 삶의 방식으로서의 일의 발견 [1] 素賢소라 2007.03.28 1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