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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3일 00시 26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알렌B. 치넨 Allan b. Chinen
융 학파에 속하며 옛날이야기와 신화를 통해 인간의 심리현상을 설명하는 여러 권의 책을 서술하였고, 미국의 정신 분석학자로 샌프렌시스코 캐리포니아 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로 재직해 있다. 주요저서로 <젊은 여성을 위한 심리 동화>, <영웅을 넘어서>, <어른스러움의 진실>등이 있다.

이 책은 여러 나라를 통해 구전되어 오는 16개의 동화 같은 이야기 혹은 신화를 바탕으로 인생의 전 과정을 통해 소위 중년이라 일컬어지는 나이와 환경, 생활구조와 사회성들 가운데 일상의 보편적이며 일반적인 중년의 취향을 생생하게 담아낸, 언뜻 아담한 수필 같은 책이란 느낌을 준다.

흔히 결혼이라는 형식을 통해 부각되는 인간이 지닌 본질적 이중의 구조, 특히 남녀의 심리적으로 혼합된 복잡한 정체성과, 중년이란 과정을 통해 나타나는 특징적 변화구조, 심리적 고찰 등을 잔잔하지만 뼈 속까지 파헤친 지적 분석으로, 마치 평온하게 교환수혈에 이르는 것과도 같이, 인생으로의 두 번째 여행에 독자들을 초대하여, 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는 중년의 삶의 의미를 간단하고 명료하게 전달하고 깨우치게 하고 있다.

저자는 무척 현실감 있는 중년의 상황과 문제를 담담한 필치로 정확하게 이끌어 간 느낌이다. 저자 자신이 중년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보다 섬세한 느낌과 확실한 주장이 거세거나 편협 되지 않게, 합리적으로 해석하고 이해하며, 소통하는 차원에서 쓰여 잔잔한 감동을 주는 쉬운 글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면 결코 간단치 않으며 이야기 형식의 부담 없는 글로서, 만만치 않은 내용을 짜임새 있게 갖추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일반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성별 차이에서 오는 분석을 늘어놓은 기존의 책들은 서로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이해라고 해도 더러 납득이 잘 되지 않은 채, 무조건적 수용의 자세에서 바라봄이 대부분이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중년을 이야기한 이 책은 중년의 성적역할 변화를 보다 근원적 시각과, 보편지향의 지혜를 바탕으로 합리적 모색을 통해 다룬 점이 이채롭다. 더구나 임상적 사례자료와 더불어 치료와 있는 그대로의 주시와 적합한 해석을, 은근하면서도 단호하고 명확하게 제시해 나간 점이 돋보인다고 하겠다.

이 책은 ‘남자는 이렇고 여자란 저러해’ 라는 상투적 편성이 아닌, 남녀가 인생을 살면서 당면하게 되는, 생의 가장 복잡하고 다난한 시기에 접어들면서 어쩔 수 없이 직면하게 될, 피할 수 없는 중년이라는 명제의 의미를,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서로의 사고를 확장시켜 나가는 모습을 취하였다.

남자와 여자, 여자와 남자는 꼭 그대로의 틀에서만 살지 않는다. 세상은 변하고 우리들의 사고와 생활패턴도 예전과는 아주 많이 다르고 시시각각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완고하게 성별만 유독 고착시켜 생활해야 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그럴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서로가 이해하고 변화의 흐름에 적응 할 줄 알아야 원만한 일상의 가장 적합한 생활을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점을 저자는 세세하게 살펴나가고 있다.

중년의 남성과 여성은 함께 이 세상을 관조하고 어울려 살아가야만 한다. 그러려면 상황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서로 돕는 상생의 조화로운 길을 가야만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자기만을 고집하고 변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 그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까지도 대책 없이 허물어질 수밖에는 없게 되고 말수도 있다는 점을, 보다 쉽고 간편하게 동화나 옛날이야기 형식 혹은 신화를 찾아 부담 없이 편하게, 그러나 핵심을 부드럽게 강조해나간 편리성이 제공된 실용서라 할만하다.

우리의 동양적 사고에서는 중년이 되면 서서히 측은지심(惻隱之心)이란 것이 발동하며 흔히 ‘내가 아니면 누가’라는 생각을 하며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보다 상대를 깊이 이해하고, 합리적인 역할 분담을 공유하며, 서로에 대한 인정을 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 전통의 가부장적 관례에 입각한 오랜 습관으로, 종종 이러한 모색들이 왜곡되거나, 구습의 구태의연한 사고로 인해 방해받거나 방향성을 찾지 못할 경우도 있다. 그것이 우리나라의 중년들과 외국의 중년들이 생각하는 점의 차이가 될 수도 있겠다. 즉, 서양적 사고에서처럼 단순하게 개인이 인생의 흐름을 통해 받아들여야 하는 간단하며 합리적인 모색에 의해서만 아니라, 그 나라의 역사와 전통의 관습에 의한 터부시함이랄까, 알면서도 행하지 않게 되는 사회적 모순과 괴리감으로, 정체불명의 애매한 이중노선을 취하게 될 경우도 분명 있다. 즉, 머리로는 인정하면서도 정작 몸은 따라주지 않는다고나 할까.

우리의 경우에도 이러한 불완전한 전통적 사고와 관습은 오늘날에는 점차로 보편적인 균형의 상태로 조정되고 바람직한 의식의 전환 중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편 요즘은 너무 빠르게 결혼과 더불어 서로의 시간적 탐색에 이를 새도 없이, 바로 애초에 모든 가정생활은 똑같이 나누고자 역할 분담을 서두르다보니, 일(집안 일)과 생산성(가령 남자는 여자보다 힘이 세다. 당신편이 시간적 여유가 많다. 등등) 측면에서의 시간과 노동의 분담에 치우친 느낌이 적잖이 드는 것이다.

이러한 형식적 이분법적 사고로는 슬기로운 중년을 예상하기 힘들다. 해결의 모색은 서로에 대한 인식과 자신들의 한계에 대한 정확한 자각이 바탕이 되어, 불안한 마음 없이 생을 조화롭게 끌어가려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포용적 전환이며 지혜로운 모색에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중년이란 인생을 통해 피할 수 없는 통과의례라고 생각하고,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중년의 남과 여의 원형적 과제를 제시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자연스레 해석하려 하려 함과 동시에, 무엇보다 생의 변화의 흐름을 인식하고, 의식의 전환에 이르러야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것이 보다나은 삶의 목적에 이르는 길이고, 유한한 생명의 한계를 지닌 인간이 선택해야 하는 생의 변태(變態)와 변형(變形)의 과도기적 포용인 것이며, 그로인해 마침내 지혜의 문을 통과한, 삶이 더 평화롭게 나아질 수 있는 바른 길이라는 생각을, 이 책의 저자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2. 마음속에 새기고 싶은 글귀

감사의 말/
무엇보다 수세기 동안 중년을 위한 이야기들을 잘 간직하여 우리에게 전해 준 이야기꾼들과, 이런 숨은 보물들이 세상에 나오면서 우리에게 가르치는 행운과 운명, 위엄, 그리고 마술적인 힘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한다. p1

서문/
이 책을 읽는 것은 마치 치료를 받는 과정과 비슷할 것이다. p1

알렌 치넨은 현대 중년의 정신성에 대한 그 자신의 이론들을 한정된 시간을 초월하는, 인생의 후반을 위한 <중년의 이야기>들을 통해 착실히 진전시켜왔다.

알렌치넨도 아마 그런 영역을 일부러 만들고자 했던 것은 아닐 터이다. 그러나 그는 확실히 다른 연구자들이나 저자들이 이미 기술한 이 분야의 현상을 조망하는 데 풍부한 자료를 확보해 주었다. 기초적 지식에 대한 그 자신의 명료한 관찰들은 정말로 환영할 만한 기여가 아닐 수 없다. p1

중년기란, 너무나 중요하면서도 너무나 사적이기 때문에 경직된 방법론에 기대서 학술적으로 명료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이 책에서 내 마음을 가장 강하게 울린 것은 일본, 중국, 이집트, 러시아, 인도, 폴리네시아, 그리고 미국 인디언들의 전설들에서 융의 아니마/아니무스 이론, 현대 남녀에 대한 로샤Rorschach식의 해석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특성들을 발견한 점이다.
숙련된 정신과 의사나 작가의 손에 의해 이들 옛날이야기들은 인간 정신의 훌륭한 회화로 변형되었다. <이론의 개념>들은 이 책이라는 그림을 위한 틀이 되었고 <자료>의 특성들은 다양한 색깔과 모양들에게 미세한 반짝임들을 주는 동시에 감상자들에게 여러 반응들을 유발시키게 한다.

이 책의 또 하나의 미덕은 우리가 중년의 가장 근본적인 현상들을 보고 느낄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이다. 연구 자료들, 전문적인 사례 연구들, 또 옛날이야기들을 통해서 다른 문화와 현대를 묶어줌으로써 여러 분야의 시간을 초월하는 인용사례를 매우 풍부하게 수록하려 했다. p10

이 모든 것들을 수집한 치넨 자신도 다른 세계의 이야기들과 자신의 환자들을 다루는 동시에 자기 자신이 중년이라는 발달과정을 거치고 있는 사람이다. 때문에, 환자들과 중년의 이야기 속의 인물들은 신화적이지만 독특한 실체를 가진 현실로 쉽게 녹아들어갈 수가 있었다. p11
머리말/
중년의 내적 사건, 섬세한 변화, 각성, 진실에 대한 파악 등등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될 것이다. p13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들은 중년의 남녀가 가족과 일의 요구를 어떻게 아슬아슬하게 다루고 있는지, 또 자신에 대한 회의나 환상에서 깨어나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 어떻게 마음속에서 격투를 벌이는 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중년의 새롭고도 깊이 있는 의미를 어떻게 발견하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p14

세상에 어른들을 위한 옛날이야기라고?/
오늘날에도 많은 어른들은 몰래 옛날이야기들을 읽는다. 자기 자신이 혹시나 바보처럼 보이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옛이야기를 읽는 것이다. p15

훌륭한 심리학자인 제롬 브루너 Jerome Bruner는 그의 <실제의 마음, 가능한 세계들 Actual Minds, Possible Words>이란 책에서 이런 고대의 통찰을 현대의 용어로 잘 표현해 놓았다. 그는 생각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논리적이고도 선형적인 과학적 생각으로서 <사업>, <일>,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되는 언어들이 있다. 두 번째는 이야기 형식의(Narrative) 생각으로, <극>과 <신화>, <문학> 그리고 <옛날이야기>들의 토양이 되는 언어인데, 주로 인간 영혼을 건드리게 된다는 것이다. p15

또 다른 인지 심리학자인 기슬라 라보비 비프Gisela Labouvie-Vief는 이를 보다 시적인 언어로 표현한다. 그녀는 두 가지의 추론 방식을 <로고스>와 <미토스>로 표현한다. 두 개 다 그리스의 원어로 <단어>를 뜻하긴 하지만 로고스는 설명, 계산, 계획들에 쓰이는 말이고, 미토스는 이야기, 극, 꿈 등에 쓰이는 단어이다. 그 이름만으로도 이야기란 인간의 영혼과 닿아 무의식 세계의 베일을 벗기는 작용을 하고 있다.

옛날이야기란 일상의 걱정들이 내적 성찰을 방해할 수밖에 없는 중년에 들어서는 특히 중요하다. 이야기란 독자들에게 자신의 믿음과 이성적인 생각들을 유보하고 자신만의 무의식으로 가는 명확한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때 이야기란 독자들에게 자신의 ale음과 이성적인 생각들을 유보하고 자신만의 무의식으로 가는 명확한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때 이야기란 듣는 사람의 가치관이나 이성적인 사고를 일단 멈추게 하고 사람을 자유롭게 놔두도록 하는 일종의 주문처럼 작용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정신 분석의 자유 연상과 유사한 과정을 거쳐 무의식이 드러나게 도와준다.

존 보우 John Boe 같은 학자는 이야기뿐 아니라 이런 환경이 무의식의 이미지와 상징들을 활성하게 끔 의식을 변화시키는 좋은 조건이라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프로이트나 융의 단어로 애기하자면, 옛날이야기란 일종의 꿈과 같다. 그러나 옛날이야기는 꿈보다 훨씬 더 중요한 여러 장점들을 갖고 있다. 꿈들은 너무나 각 개인별로 특별하기 때문에 꿈꾼 사람만의 독특한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옛날이야기들은 범세계적이고 누구나 공감하는 매력을 지닌다.

전통적인 옛날이야기는 인간의 기본적인 화젯거리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중년의 이야기들은 중년의 근본적인 과제들에게 초점을 맞추게 되는 것이다.

놀랍게도 중년의 이야기들은 관습적인 사회적 가치들을 반영하지 않는다. 이는 특히 여성들에게 중요하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문화들은 가부장제이고 여성적인 면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년의 이야기들은 놀랄 정도로 페미니즘 적이다. 중년에 관한 이야기들은 강하고 독립적인 여성들이 자신들의 재능을 이용해서 엄청난 사회적인 저항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중년의 이야기에 여성주의적인 주제가 나오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그런 이야기들은 관습적으로 친구들과 친구들 사이에서 구전되는 것이고 공적인 시각으로부터는 조금 비켜져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p11

신화나 전설들은 보다 공적이고 사무적인 사회의 관념들을 표상하기 때문에 가부장제의 권위를 정당화시키는데 이용되기도 했다. <왕들은 보통 신들이나 신화 속 영웅들의 자손이다.> 반면에 중년을 다룬 옛날이야기들은 인습 타파적이고 반문화적인 무언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잭 지프스나 마리아 타타르 모두 옛날이야기가 아이들을 전통적인 성역할에 순응하도록 훈련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년을 다루는 이야기들은 종종 자신들의 문제를 반성하게 함으로써 사람들을 당황하고 혼란시키지만 결국에는 치료적 효과를 가져 온다. p18

늙지도 젊지도 않은 중년에 관한 이야기/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나도 어린 시절에는 옛날이야기나 신화의 세계에서 기쁨을 찾았다.

중년의 이야기들은 한 가지 특성으로 구별된다. 주인공들은 늙지도 젊지도 않았고, 결혼을 했으며 살기위해 일한다.

중년의 이야기들은 개인적인 실패, 결혼의 갈등, 비극들과 씨름하고 있다. P20

중년의 주제란 정말로 연령을 뛰어넘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p21

중년의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중년의 이야기는 이미 인생이라는 여행을 거쳐 생존한 사람들에 의해 그려진, 중년이라면 거쳐야 할 통과의례, 장애물이나 오아시스, 위험들, 그리고 기쁨들이 어디 있는가에 대한 지도와 같다.

문학 평론가인 노스롭 프라이 Northrop Frye나 민속 연구가이며 철학자인 로버트 펠톤 Robert Pelton으로부터 얻은 첫 번째 규칙은 옛날이야기들을 해석하려고 들기 이전에 우선 귀를 열고 그 이야기들을 잘 듣는 것이다. p22

매우 상징성이 높은 이미지들은 보통 아주 개성화된 특이성을 보이기 때문에 실은 원형적이지도 범세계적이지도 않다. 그러나 중년의 이야기를 여럿 나란히 놓고 볼 때 너무나 유사한 횡문화적 특성들이 드러난다. 이것은 이들이 바로 중년의 원형적 과제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주는 것이다. p22

중년의 네 단계/
중년의 이야기들은 보통, 중년의 각 발달 단계를 반영하는 상식적인 배열을 보이고 있다.
이 책의 네 부분의 1부는 젊은 영웅과 여주인공들이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자마자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가에 대해 초점을, 2부와 3부는 그 후 몇 년이 지난 후의 고통스런 역전을 다루고 있다. 특히 2부는 여성과 남성에게 각각 특이한 문제들을 다루고 3부는 양쪽에 공통적인 주제를 다루었다.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화재와 재생, 그리고 중년의 갈등과 의심들을 해결하는 남성과 여성을 묘사하였다.

한 가지 이론으론 정의할 수 없는 중년의 인생/
사람들에게는 자기 자신만의 인생 시간표가 있기 때문에 중년의 이야기는 꼭 나이만으로 구분을 하지 않는다. 만약 어떤 규칙들이 중년의 발달에 적용되는 것이 있다면 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에게서 그 개성이 뚜렷해진다는 점이다. p23

중년의 이야기들은 깊이를 희생하는 대신 명료함을 획득하게 된다. 어린 시절의 과제들을 무시함으로써 성숙의 과제에 대해 보다 확실하게 집중할 수가 있는 것이다. 또한 중년의 이야기들에는 인생의 마지막 종착역이란, 어린 시절의 고통스러웠던 외상들을 단순히 풀어버리기보다는 보다 크고 중요한 과제인 <완전한 인간이 되는 지점> 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환기시켜 준다. p24

제 1부 서른 이후, 젊음의 마법을 풀어놓다
젊음의 마법을 상실하는 중년
젊음의 마법을 상실하면서 얻은 것들/

마법의 상실은 윤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발달 과정상의 문제인 것이다. 이는 <벌>이 아니라 단지 <성장의 결과>인 것뿐이다.

젊음의 마법이 사라진 후에 오는 것은 바로 <일>이다!

중년 이야기에 나오는 구두들은 마법이 아니라 일과 관련이 있고, 마법의 왕국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실제적인 삶과 연관된다. p35

자크는 창조성에는 두 가지 기본적인 유형이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불 속에서 나온 것처럼 뜨거운 창조적 작업이 있다. 조각이건 소설이건 음악이건 이는 완전히 예술가의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두 번째 유형이 전면에 나타난다. 이를 자크는 잘 다듬은 창조성이라고 이야기한다. 예술가들은 불완전한 영감으로 일단 시작하지만 그 생각을 갖고 작업에 임하여 또다시 재 작업한다. 젊은이들의 특징인 <발작적인 창조적 불꽃>은 계속되는 일의 습관으로 진화해서 성숙하고 기댈 만한 기술로 변하는 것이다. p39

마법을 포기하지 않기: 하나의 경고/
젊음은 마법을 지워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인생의 세 번째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 것이다.

젊음의 마법은 많은 것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멀리 떠나보내는 것이다. p54

젊었을 때 사람들은 보통 개인의 성취와 만족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중년이 되면 보다 인본주의적인 관심을 가지며 많은 시간을 남에게 베푸는 일에 할애하게 된다.

성공적인 사람들은 자기 일을 하면서도 자기보다 젊은 사람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아끼지 않는다.

베풂의 미덕이란 각자의 작업에 대한 헌신의 형태를 띠게 된다. p55

제 2부 서른 이후, 남자가 가는 길과 여자가 가는 길

여성스러워지는 남편, 남성스러워지는 아내/

놀랄만한 점은 중년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매우 확실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p73

융이 지적한 대로 <인생의 아침에 활짝 피었던 모든 이상과 가치관들이 인생의 정오쯤에는 바뀌게 되는 것이다.> p74

그녀가 새로 얻게 된 힘에 근거해서 이제 자신과 남편과의 관계를 확고하게 한 것이다. p81
중년의 이야기에서는 반대로 자만하고 심술궂고 고약한 성격들이 오히려 자신들의 잘못을 보고 개선한다. p82

다른 이야기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중년 이야기에서는 유머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젊은이들의 이야기에서는 그렇지 않다. 젊은이들의 이야기에서는 보다 고귀한 주제를 다루면서 사람들을 고무시키거나 도덕적인 어조를 띠고 있어 젊은이들의 성스러운 영감과 그 궤를 같이 한다. p84

사회적 억압과 여성의 해방/
여성의 꿈에는 이 같은 억압이 반영되어 있다.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훨씬 더 자주 공격당하고 강탈당하고 어떤 면에서 희생자가 되는 상황을 자주 꾼다. p99

중년의 이야기에는 잠을 자는 쪽이 남자이지 여자가 아니다! 극의 전반을 통해 남편은 수동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는 부인의 현명함과 적극성과 대비를 이룬다. 이는 「고집쟁이 남편과 아내」에서도 역시 뚜렷했던 <중년의 성역할 바꾸기>란 주제를 강조하는 것이다. p101

오늘날 중년의 여성들은 자녀들을 세상에 내보낸 다음 새로운 일을 다시 시작한다. 그리고 사회가 만든 여러 가지 장애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들이 놀랄 만큼 성공을 거둔다. 이것은 단순히 현대 페미니즘의 결과는 아니다. 이 과정은 오히려 무의식적인 원형이다. p 103

여성들이 현실 생활에서 어떻게 날 수 있는지 알지 못하고 또 감히 날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여성들은 높은 것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이런 사실은 자신들의 권위를 여성들이 주장할 때 바뀌게 된다. p106

중년의 이야기는 그저 공상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로 가능한 마술이다. 즉 마음의 심연으로부터 끄집어 낼 수 있는 희망과 변형의 극적인 드라마이다. p110

중국의 전통은 숫자 5의 상징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다른 나라에서처럼 중국의 신화에는 동서남북의 네 방향이 등장한다. 중국의 이야기들은 다섯 번째의 원소를 구별해서 중심에 놓고 세상의 네 방향을 통합시킨다. 이 다섯 번째의 원소는 황제를 연상시키고 우주의 중심을 표상한다. 따라서 숫자 5는 통합하는 중심점을 상징하는데 다른 나라에도 이런 상징이 등장한다. p111

고대 바빌로니아 에서는 다섯은 다섯 방향의 중심에 서 있으며 하늘과 지구를 연결하는 피라미드형 신전을 의미했다. 불교에서는 심장이 네 방향을 갖고 있는데 그 다섯 번째가 중심에 있으면서 조용하고도 움직이지 않는 극점으로 간주되었다. 여러 우주론에서 다섯은 그곳에서부터 중요한 네 개 점들과 기본적인 원소들을 포함하는 다른 모든 부산물들이 나오는 창조적 힘을 상징한다. 나바호 인디안 이야기에는 네 명의 형제가 전사가 되고 다섯 번째 남자는 주술사가 되어 변화의 촉진제로서 다른 형제들의 중심 역할을 하는 내용이 많이 등장한다. p112

심리적으로 여성들은 중년에 이르면서 다시 젊은이처럼 된다. 엄격하고 보다 여성적인 편견을 지니기 이전의 시기인 것이다. p120

남성성과 여성성의 융통성 있는 개념들, 즉 양성성이란 성공적인 노화와 관련이 된다.

폐경이란 전통적인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P121

폐경이 지난 여성들은 젊은 여성들이 겪어야 하는 사회적인 금기에서 자유롭다. 더 이상 임신할 가능성도 없기 때문에 성적으로도 자유로워지고 남성들과도 음담패설을 거리낌 없이 주고받는다. p122

알콜 중독과 약물 남용 역시 남성들 사이에 증가하는 추세이고 자살 역시 아주 성공적인 계층에까지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중년의 위기는 창조적인 남자들 사이에 훨씬 더 뚜렷하다. p124

인간의 고통스런 중년의 대 항해는 마치 연옥과 같다. p125

개인들은 힘찬 친밀성에 관해 중년이 되면 이해하게 되고 그들이 젊어서는 내버려두었던 반쪽과 대면하게 된다. p129

제 3부 서른 이후, 운명을 받아들이다
중년에 바라보는 죽음

중년은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의 세월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남아 있는 나이를 생각할 때 시작하는 것이다. p132

중년을 위한 작업으로서 발전적인 번식력이나 자기 초월은 대단히 반어적이다. p140

아들을 잃은 부모는 단 하나의 위안을 가지게 된다. 다른 모든 사람들도 유사한 슬픔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p141

죽음과 내면 여행/
어떤 사람은 신의 책으로부터 심오한 충고를 기대할지 모르지만 책의 내용은 예상 밖이다. 그것은 단순히 백만장자에게 열심히 일하고 가족을 잘 부양하고 아이들의 장례를 준비해 주고 이웃을 공경하라는 것이다. 곧 여기서 두 개의 주제가 나타난다. 첫 번째는 베품이다. 두 번째 사실 즉, 종이학은 주제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 전통에서 종이학은 결혼식이나 특별한 생일날에 등장한다. 종이학은 충실한 결혼 생활을 상징한다. p150
죽음과의 조우는 개인으로 하여금 평범한 일상의 삶을 긍정적으로 만든다. 숭고한 정신적 수양이나 세상을 버리는 것 대신 죽는 다는 것은 중년의 남녀에게 세속적인 질서를 긍정하도록 촉구한다. p151

역설적으로 죽음은 삶에 대한 실질적인 지혜를 제공한다. p152

죽음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 첨부하여 우리의 이야기는 또 다른 생동감 있는 소재를 가지고 있다. 즉, 꿈의 중요성이다. p154

여기서 논쟁은 중년의 심리와 관계되어 있다. 프로이트는 꿈이 금지된 소망을 숨기고 수용되지 못하는 충동이 의식 세계로 나오는 것을 가려주거나 제외시킨다고 주장한다. 융은 여기에 동의하지 않고 꿈은 억압에 대항하고 개인이 회피하는 문제를 끄집어냄으로써 무의식을 나타낸다고 주장한다. p156

중년의 남녀가 불안하면 그들은 종종 여행을 가든지 직업을 바꾸든지 주거를 옮기던지 또는 이혼하게 된다. 그들은 실제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게 되고 나중에서야 그들이 추구하는 것이 그들 안에서 발견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중년의 여행은 내면 여행이며 이 시기의 내향적인 태도는 더 나은 정신적 건강과 행복에 관련되어 있다. p158

실제 삶에서 대부분의 엄마와 딸은 상대적으로 서로서로 가르치는 관계를 즐긴다. p182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가정의 통제권을 위해 싸운다. p183

오이디푸스는 그의 삶에서 운명의 힘을 깨달으며 죄의식에서 재신을 해방시킨다. 그는 죄와 자책감보다는 운명과 비극의 관점에서 그의 삶을 이해한다. 삶의 이러한 비극적 비전을 갖는 것은 젊은이의 심리에서 성숙의 심리로의 결정적인 전환을 나타낸다. p186

중년은 불운과 실수에 대해 그들 자신을 용서하게 된다. p187

에릭슨은 이러한 자기 수용을 자아 통합(ego- integrity)이라 부른다. 그것은 꼭 이루어져야만 하고, 어떤 대안도 허락하지 않는 무엇으로서 인생의 긍정적인 면을 보는 것이다. 개인은 옳던 그르던 몇 년 동안 자신이 내린 결정을 인정하고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부터 문화적 영향과 우연한 사건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삶을 형성하는 힘을 인정한다. 「자아 통합 」은 현대의 심리적 방법으로 표현하자면 「한 사람의 운명에 대한 긍정」이다. p188

제 4부 서른 이후, 삶을 깨닫다

중년이란 언제나 거기에 숨어 있긴 했지만 위장되고 분열되고 함입된 채 잊혀진 자기자신과 새롭게 다시 만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문화의 규범들이나 연령에 따라 규격화시키는 기준들에 방해받지 않은 채 중년의 여러 현상들을 직접 보게끔 도와준다. 모든 사람들이 배워야 할 아주 많은 것들이 숨어 있다. 이 중년의 단순한 이야기들 속에 묻혀져 있는 지혜들이 이 세상 어딘가에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에필로그
중년이란 짐을 잔뜩 싣고 가는 당나귀일 뿐이다. 그러나 바로 이때 조금 더 어렵고 깊이 있는 전복이 일어난다. 짐만 싣고 살아야 하는 당나귀와는 달리, 인간은 두 번째 인생으로의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다. 293

중년에는 젊은 시절에 노력과 투쟁으로 성취한 것들이 파괴되고 새로 만들어진다. 첫 번째 전복은 젊은 시절의 마법을 포기하는 것이다. <요정과 구두장이>, 그리고 <마술 주머니>에서 아프게 지적한 바와 같이 모든 남자와 여자들은 중년에 진입하면서 젊은 시절에 가졌던 유토피아적 조망과 낭만적인 꿈들을 포기해야 한다. 그들은 생활을 꾸려나가고 가족들을 부양하면서 자신들의 이상과 타협해야만 한다. 젊은 시절의 순수함은 일로 바뀌고 이상주의는 현실주의로 바뀐다.

그림 형제의 <인생의 시간 동안>아라는 이야기에서 중년이란, 짐을 잔뜩 싣고 가는 가축에 불과한 당나귀일 뿐이다. 그러나 이런 책임에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지구를 떠받들고 있는 아틀라스처럼 중년의 남자와 여자들은 젊은이를 먹여 살리고 노인들을 부양하며 이 사회의 버팀목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이들 의무를 만족시켜 주는 보다 깊은 만족이 있다.
두 번째 전복이 다음에 일어난다. <고집쟁이 남편과 아내>와 <피리 부는 왕비>에서처럼 남성과 여성들은 중년에 전통적인 성역할을 바꾸게 된다. 여성들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그들이 겪는 억압을 알아차리고 그들의 재능과 자신감을 키우며 사회적 금기들을 던져버린다. p295

남자들은 반대로 자신들이 오랫동안 억압했던 여성성에 대해 새롭게 탐색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하고 자신들이 갖고 있는 유약함에 대해 인정하며 관계의 중요성을 알기 시작한다. 그 경험은 종종 고통스럽고 때로는 상처로 다가오거나 모욕을 당하는 것과도 같다. 비유하자면 남자들은 젊은 영광의 절정으로부터 내려오는 것이다.

목표는 오히려 균형과 통합에 있다. 중년이 되면 남자들과 여자들은 권력과 무기력, 자발성과 관계성, 승리와 고통에 대한 지혜를 직접 경험한다. p296

중년이 되면 대부분의 남자와 여자들은 감정적인 혼란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알게 되기 때문에 모호함이나 의심스러운 상태를 참을 수가 있다. 그들은 단순한 이분법이나 전통 역할에서의 위로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중년의 남자와 여자들은 따라서 각 개인간의 독특한 개성성을 자유롭게 발전시킬 수 있다. 젊은이들이 세상에서 행운을 찾기 위해 그들의 가족이 주는 안락함과 한계를 떠나는 것처럼 중년들은 개성화를 위해 사회의 금기나 확신을 버린다.

대부분의 남녀 모두를 가장 진지하게 만드는 것은 그들 자신이 희생자일 뿐 아니라 악한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고 악함이 남들뿐 아니라 그 자신의 마음에도 존재한다는 점을 배우는 일이다. 자신의 한계에 대한 자각이 젊은 시절의 끝없는 희망을 대신한다. 운명이 믿음을 가리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절망과 냉소주의이다. 젊은이들이 너무 확신에 찬 것이 문제라면, 중년들은 너무 믿음을 적게 가진다는 함정이 있다. p297

기지와 아이러니는 중년에 우리가 겪는 일 중의 유예, 즉 모라토리엄이기도 하다.

유머가 영웅주의를 대신하게 되는 것이다.

아마 더욱 기적적인 것은 사람들은 위기에 깊숙이 빠졌을 때 치유의 힘을 발견해 낸다는 점이다. 이는 돌무덤 이야기와 뼈 맞추는 사람 같은 이야기의 핵심 주제이다. 중년들은 무당들이 치유의 신비한 능력에 겪는 접신의 경지를 반복한다. p298

「황금 나무」 이야기는 극적으로 젊은 시절의 희망과 꿈이 녹아 새로운 형성으로 만들어지는 광경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들은 깊은 치유력과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자신들의 고통으로부터 재기할 수 있다.

남성과 여성은 궁극적으로는 중년에 이르러 지혜를 얻게 된다. 그러나 지혜란 숭고하거나 철학적인 무엇이 아니다. 그것은 단순히 인간의 삶 속에 필요한 실제적인 통찰력을 의미한다.

중년은 추상적이고 남성적인 사유의 방식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여성적 접근법에 통합시킨다. 로고스와 에로스는 지혜를 낳게 된 것이다. p299

이 중년의 이야기는 중년들이 가야 할 이상적인 길을 그리고 있다. 이야기들은 각 개인들이 실생활에서 겪어야 하는 부모와의 관계나 배우자와의 갈등 같은 독특한 문제들을 무시하고 있다. 그러나 중년의 목표는 어린 시절의 문제들을 단순히 풀어버린다든가, 사적인 고통을 완화시키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이때에 이르러 완전한 인간으로서 전통적인 사회 역할에서 벗어나 밝음과 어두움, 남성과 여성성이 통합된 생을 껴안도록 요구된다. 그리고 이것은 대개 각 개인들이 인생의 어두운 부분을 다루는 힘과 지혜를 갖추어 그 둘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중년의 이야기에서 남성과 여성이 가야 할 서로 다른 길은 영원하거나 절대적인 진리는 아니다. 주연의 이야기들은 성스러운 종교적 문헌들이 아니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중년의 이야기에 들어 있는 원형적인 통찰은 그대로 있다. 중년이 되면 남성과 여성 모두 젊은 시절에 무시했던 과제를 다루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젊은 시절에는 그들이 보수적인 사람이건 진보적인 사람이건 간에 힘과 성취에 관해서만 초점을 맞추었지만 중년이 되면 유약함이나 한계 그리고 관계성에 대해서도 잘 다루어야만 한다. p300

균형과 변환이 중년에는 보다 진지한 과제가 된다. p301

중년의 오랜 허덕임은 자신들의 영혼 속에 깊이 숨어 있는 시원적 원천과 대면할 때 절정에 도달하게 된다. 이는 「황금나무」의 메시지이자 약속이기도 하다. p302

남자와 여자가 더 이상 젊게 느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늙은 것도 아닌 때, 또한 남성성과 여성성, 선과 악을 통합하기 위해 노력할 때, 그러나 나를 혼란시키는 와중에 떨어지는 느낌이 들 때, 세계의 4분의 3을 지배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바로 그 시점에서 또 다른 제5의 방향을 발견하게 되어 이 모든 것을 함께 쥐려고 할 때, 그리하여 마침내 자신의 중심에 깊이 존재하는 시원적인 인생의 원천과 마주하게 되고 이런 신성한 내적 자원이 또 다른 중심으로 새롭게 변해 보다 긴 여행의 첫 디딤돌로 작용한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쉬지 않는 모색은 중년과 중년의 이야기의 주제이다. 그리고 바로 이 중간 지점의 정신이 통합과 변환 그리고 인생 그 자체인 것이다. p304

역자 후기

청년기에 내가 해야 할 일을 숨 돌릴 새도 없이 해내느라 좀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때론 지친나머지 혼이 몽땅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 때도 적지 않았다. p305


3. 내가 저자라면

단점:
중년의 나와 같은 사람이 읽으면 고개를 끄덕이다 못해 가슴 치며 공감하는 부분이 많은 책이다. 그리고 중년의 성역할의 변화가 너무나 당연함을 고전이나 옛날이야기 형식을 통해 쉽게 이야기 한 책이다. 그러나 너무 신화나 설화 같은 옛날이야기에서 정신분석학적인 근거를 마련하여 입증하려 든다는 생각이 들기 쉬우며, 한편 비유가 현대와는 더러 맞지 않거나 조잡스러울 수도 있으리만치 마치 동화처럼 꾸며진 것은, 조금 지루함과 약간 식상하거나 어쩐지 뭔가 좀 시시한 예가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이것은 저자가 너무 지나치게 임상적 근거를 마련하고 또 고전을 통해 오랫동안 문제되었던, 그러나 오늘 날에 적용하여도 전혀 손색이 없는, 자료의 추적에 의미부여를 치중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느낌과 장점:
중년이란 것이 그렇다. 그냥 무심히 흐르는 강물처럼 지루한 것 같기도 하고 뭔가 따분한 것 같기도 하며, 이 시기가 되면 어떤 이 들은 겁나게 차고 오르고, 어떤 이들은 마치 자기분수를 다 알아차린 도사님처럼 한편으로 무던한 듯 보이는 내공을 쌓기도 하며,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을 굳이 바꾸려 하기보다, 조금 못마땅하더라도 적응해 보려는 노력을 하거나 안쓰러움으로 내심 스스로를 위안하며, 그저 그렇데 살다가 가는 것이 인생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되니 말이다.
가까운 이들과 대화를 나누어 봐도 삶이란 죄다 거기가 거기지 하며 마치 세상에 대해 달관에 이른 양, 발걸음이 늦춰지거나 시큰둥해지며 별다른 변화를 모색하기에 그저 그런 나이가 아닌가 싶다.

중년의 초기라 할 수 있는 30대만 하더라도 꿈과 이상을 찾아 질주하려는 욕심이 생겨나기도 하고, 언제든지 마음먹고 하기만하면 무언가를 이룰 수 있을 것만 같고, 더러 좀 앞서는 친구들이 있을 것 같으면 기꺼이 격려하며, 나름대로 얼마든지 인생의 남은 시간을 활용해서 역전 시킬 수 있는 것이기에 그다지 문제될 일이 없었다. 그러나 마흔의 고비에 들어서면 왠지 뭔가를 다 이루어 놓은 상태에서, 최고의 안정된 기반이 확보된 확실한 근거가 마련되어 있어야 할 것만 같은 초조함과, 인생의 여정을 타인과 견주어 자신을 평가하기에 이르게 된다.

이때, 특별히 자기만의 철학적 사상과 신념으로 명료하게 답이 서지 않은 경우엔, 거의 대부분 세상의 잣대에 자기 자신을 줄 세워 또 다른 자기 자신을 심사위원으로 평가를 하려든다. 대게의 경우 후하고 마음 편하게 스스로를 만족하기보다, 더 나은 자신들을 갈망하기 때문에, 이때에 가장 신랄하며 가혹한 자기비판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적잖이 그러함을 숨기지 못하겠다.

여기에서 스스로에게 만족을 하느냐 아니면 현재의 위치에서 한 판 승부를 위해 무리수를 두느냐는 아마도 개인 성향에 달린 것이겠지만, 주어진 상황과 현재 여건도 있고 하니, 인생에 있어서 가장 치열하고 머리통 터지게 쥐어짜는 고민을 실컷해볼 수 있고, 해보게 되는 시기인 것 같다.

이때쯤이면 인생의3분의 1에서 반 이상을 살게 되니, 혈기왕성하던 젊은 시절과 달리 찬란한 꿈과 희망보다는, 인생의 유한성에 대해 깊이 고찰 해보게 되는 것이다. 이제까지 살아온 시간을 되돌려 뭔지 모를 아쉬움으로, 현실적 대안들을 절실하게 찾게 되는 것이다.
잠재해있는 자신의 진실한 내면과 진지한 대화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면서, 남은 인생의 여정을 어떻게 계획할 것인가 순수하고 절실한 탐색에 이르는 것이리라.

그러면서 남들과 슬슬 곁눈질로 비교해 가며 적어도 보통의 대열에나마 끼어보려 안간힘을 써보기도 하고, 다시금 전열을 가다듬어 이제까지의 자신의 개인사를 밑천으로 후회 없는 대 변혁과 반란을 시도하는 마지막 몸부림을 치려들기도 한다.

왜냐하면 이제까지와는 달리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뭔가 에너지를 더 필요로 한다는 신호를 느끼기도 하고, 어느 한 면 심한 갈증을 호소하는 결핍이 생겨날 수도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려니와, 보다 솔직한 심사로 말을 하자면, 스스로의 한계가 어느 정도 확실하게 보이는 자연스러우며 영험한 신기(神技)가 발동하기도 하고, 은근히 전에 없던 겁이 슬슬 파고들기 시작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중년의 나이 내내, 아니 어쩌면 철들기 시작하는 이후로부터 무덤에 가는 그날까지 모색되고 갈구되어지는 모습들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의 경우엔 흔히들 말하는 불혹의 나이에는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상과제와도 같은 명제와, 적어도 쉰 살에 이르게 되면 하늘의 뜻을 알고 행하여야 한다는 의미가 무엇보다 스스로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개인적 상황도 그랬고 나의 중년의 전반기는 전에 없던 인생의 고난을 한꺼번에 날벼락처럼 받고 몸살을 치르게 된, 좀 심한 성장판이 형성되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러한 것인지는 몰라도, 하여간 내 의지로서 중년의 거센 항해를 극복해야만 하는 운명에 처하게 되어 특히 생각이 많았고 보다 위기의식을 느끼며 살아오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운명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기도 하고 세속적으로 팔자를 알아보고 싶은 충동과 어떻게 해서라도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강인함과 치열함에서 결코 밀리지 않고 살아남고 싶기도 했다. 뉘라서 중년의 이러한 모습들을 반역이라 할 수 있으랴.

이 책을 그때에 접할 수 있었더라면 뭔가 좀 더 현명하게 달라졌을까?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누구보다 직접 질곡의 인생길에 접어들어 제법 오랜 기간 동안 방황해 왔던 나로서는 보다 직접적으로 절감하고 이해되어지는 부분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오히려 이해를 받고 소통이 된 느낌임을 부인할 수 없다. 나는 제법 오랜 시간을 냉가슴을 끌어않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년의 성적 역할 바뀜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입증 받고 판사 앞에서 땅! 땅! 시원하고 명확하게 판결 받아낸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남들은 쉽사리 납득이 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진실로 그러하다. 옴팍 죄를 다 뒤집어 쓸 수 도 있었을 지리한 미결의 피고 측 장기 무기수에서, 고투의 항소로 막판에 대법원까지 올라가 의기양양하고 옹졸한 원고 측의 전도를 뒤엎고, 당당한 피고 측 승리로 확정판결 받은 느낌이 든다면 좀 우스울 것인가?

한마디로 책 한 권으로 정신과 의사에게 진단받고 심리학자에게 건강한 인간임을 위로받으며, 악전고투의 벙어리 냉가슴을 제대로 처방받은 산뜻한 느낌이라고 하면 어떤가? 게다가 치유의 감사로 보다 분명한 인생여정과 그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중년의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느끼게 되었다면 과장일까?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의 노력은 상당히 돋보인다. 저자는 정신과의사로서 치유로서의 모색이라기보다 그 보다 더 깊숙한 원형의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하고 근원적 고찰과 지향성, 모순과 대립, 화해와 타협을 통한 긍정의 바람직한 중년의 삶 자체를 포용해 나가는 성찰을 보여준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라 하겠다. 하여 두고두고 음미하며 읽어볼 만한 책이며 특히 중년을 준비하거나 방황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중년이여! 스스로의 반역을 포용하라! 트랜스젠더가 되어도 좋다. 그리고 기꺼운 행복에 이르는 남과 녀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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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한정화
2007.04.03 05:09:27 *.72.153.12
이 책은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인 것 같습니다. 이야기 하나하나에 자신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생각해 보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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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7.04.03 07:57:55 *.167.160.5
글이 점점 정갈해진다. 조용해지니 써니답지 못하고 써니같이 쓰니 혼란스럽다. 그게 써니의 화두이다.
그것이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다. 버려라 그려면 알게 된다. 욕심많은 써니가 과연 비울 수 있으련지....

---비워야 만상의 맘을 받을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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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4.03 08:04:59 *.70.72.121
아마도 교정이 이해하기는 좀 쉽지 않을 것 같아. 옮긴이 역시 정신과 의사라 그런지 개인적으로 번역한 사람의 견해도 스멀스멀 들어간 느낌이 들긴했는데 늘 감상을 다 표현할 수 없고 미흡하네. 30대 보다는 40대 이후에 더 잘 어울리는 그야말로 중년을 이야기 했다고 보여져.

치유의 차원으로 본다면 치료나 재활보다 할 수만 있다면 가장 좋은 예방까지도 권하게 되는 것이 임상전문의 들의 직업의식이 아닐까 생각해. 반은 임상자료적 해석이고 반은 대중을 구원하고자 하는 메시지. 어렴풋한 이해만으로도 나쁠 것은 없는것 같아. 믿저야 본전 일테니.

초아선생님! 저 욕심 많아요. 먹지는 못해도 보따리는 싸고 가려할 거에요. 저승가면 굶을 까봐서...
아침에 읽으니 왜 이리 같은 말을 되씹어 늘어 놓았는지 생각하고 있던 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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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훈
2007.04.03 10:12:45 *.99.241.60
써니누님.
반으로 줄여라.를 많이 적용하신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연령에 따른 리뷰를 보는 재미가 좋습니다.
아직 중년에 오지 못한 분들의 리뷰,
그리고 저 처럼 초입에 들어선 사람들.
그리고 누님처럼 조금 더 간사람이 본 리뷰.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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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용
2007.04.03 10:58:09 *.99.120.184
인생에서 경험은 참으로 소중한 보물입니다. 기쁨이 아닌 아픔일지라도 말입니다.
이 말의 의미를 가슴으로 느끼는 사람들이 있어 연구원 생활이 그리 힘들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밝은 모습이 그리고 먼저 궂은 일을 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습니다.
좋은 글 가슴으로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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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2007.04.03 12:25:25 *.111.247.32
와우~~~ 써니 언니.. 멀리간다는게 이런기분이었을까?
방금 언니가 내 앞으로 휑~~하니 지나갔어..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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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4.03 12:55:59 *.70.72.121
영훈님 참 순수한면에 반했지 뭐유. 생긴것도 비젖하고 후배 생각이 납니다. 고놈은 국민연금에 댕기는디 요즘 연애한다고 합디요. 의외로 살갑기도 해서 고놈과 착각했지라우. 혹시 막내요?

송교수! 아따 사람이 진중합디요? 너무 무게 잡지 마소. 나가 연구원 가운데 젤로 궁금했지라. 근디 너무 근엄한거 아니요? (시비조.. 투덜투덜) 너무 핸썸한데다가 신중해서... 난 요번에 요한 선배가 우리랑 잘 어울려 줘서 얼마나 고맙던지 그쵸? 우리 그 선배 개원식에 모여서 가자구요. 옹박에게 말해야...

쏘라! 왜 그렇게 쏜살같이 내빼는 겨. 언니도 데불고 가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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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인
2007.04.03 20:26:07 *.112.72.193
써니언니. 글이 많이 정갈해졌네요...
정말 언니 글 아닌 것 같아..ㅎㅎ
굿~
언니는 지속적으로만 하면 정말 그 변화는 눈부실거야.
가장 기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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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정
2007.04.04 14:01:09 *.244.218.10
동감입니다..
좀 더 차분해진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앞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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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7.04.05 12:54:00 *.55.54.44
너무 늦게 읽어서 죄송..
누나, 정말 글이 깔끔해졌어요.
제가 보기엔 누나는 가끔 황당하게 너무 나가는("too much") 것만 절제하면 표현력이나 문체는 누구보다 좋은것 같아요.
다음번 글은 문장을 짧게 끊어서 쳐 보세요. 승완형이 이야기했듯 짧은 문장이 호흡하기 쉽고 더 임팩트 한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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