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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3일 03시 15분 등록
인생으로의 두 번째 여행
( 원제 : Once Upon A Midlife )


1. 저자 소개

알랜 B.치넨 (Allan B.Chinen)

미국의 정신분석학자이며 융 학파에 속한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교 정신 의학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저자는 옛날이야기와 신화를 통해 일생 한 시기의 정신적 변화 과정, 심리 현상을 해명하는 책을 여러 권 저술하였다. 왜 ‘이야기’인가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야기는 수 세기를 전해져 온 것이라, 여러 세대의 정제된 경험을 포함하고 있다. 이야기는 믿어야 한다고 의도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야기에서는, 표현할 수 없었던 것이나 사회적으로 억압되고 금기시되었던 것들을 말할 수 있었다. 이야기는 꿈과 같은 것이다. 보려 하지 않은 것들도 보게 된다. 이야기는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것을 대면하게 한다.”

저자는 이야기라는 평범하지 않은 소재를 통하였다. 이야기는 지배층에 의해 고의로 전달되지 않는다. 서민들에 의해 구전되는 경우가 많다. 이야기는 주제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따라서 포장될 수밖에 없었던 금기나 억압을 나타낼 수 있다. 그리고 겉으로 나타나지 않았던 무의식이 은연중에 깔려있다. 저자는 이야기의 이런 특징을 포착하여 그 안에 숨어있고 싸여 있던 심리 현상을 끄집어내었다. 보다 심연으로 내려간 원형적인 통찰이었다.

저자의 책들은 강요하거나 주장하지 않는다. 강하게 어필하지도 않는다. 이야기를 들려주고 분석하고 또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신이 어떤 단계에 있는지, 자신의 몫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문제가 무엇이었고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통찰하게 한다. 조용하면서도 흥미롭게 이끌어준다.

저서로는 <젊은 여성을 위한 심리동화>, <영웅을 넘어서>, <어른스러움의 진실>, <언제나 그렇게> 등이 있다.


2. 가슴으로 들어온 구절

머리말

16p, 옛날이야기란 일상의 걱정들이 내적 성찰을 방해할 수밖에 없는 중년에 들어서는 특히 중요하다. 이야기란 독자들에게 자신의 믿음과 이성적인 생각을 유보하고 자신만의 무의식으로 가는 명확한 통로가 될 수 있다.

17p, 옛날이야기가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탓이다. 이런 과정에서 순수하게 개인적으로 특이한 요소들은 제거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관심이 있는 주제들만 살아남게 된 것이다.

17p, 중년의 이야기들은 관습적인 사회적 가치들을 반영하지 않는다. 이는 특히 여성들에게 중요하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문화들은 가부장제이고 여성적인 면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18p, 중년을 다루는 이야기들은 남성과 여성들로 하여금 당연시 여겨왔던 사회적인 관습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 또한 중년의 이야기들은 개인과 사회가 무시하는 진실의 문제를 제기한다.

제1부 서른 이후, 젊음의 마법을 풀어놓다.

33p, 마법의 정령이 사라진 것은 성인들이 <일> 때문에 <놀이>를 포기하고 <책임> 때문에 <순수>를 버리게 될 수밖에 없는 경험을 상징하고 있다.

34p, 이야기들은 자의식의 발달과 지식이 어린 시절의 마법을 깨버린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마법의 상실은 윤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발달 과정상의 문제인 것이다. 이는 ‘벌’이 아니라 단지 ‘성장의 결과’일 뿐이다.......젊음의 마법이 사라진 후에 오는 것은 바로 ‘일’이다.

46p, 작은 인간의 잘못들과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약점들이 완벽성에 대한 신성한 꿈을 깨버린다.......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우상과 이상을 포기하고 결국에는 자기에게 맞는 만큼의 좋은 일을 하는 데 만족하게 된다.

54p, 젊음의 마법은 많은 것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멀리 떠나보내는 것이다.......그가 생각하는 중년의 기본적인 과제는 베풂의 미덕(Generativity)이다.

55p, 아이들을 키운다는 것은 창조적인 영감을 현실로 변형시키는 과정과 유사하다.

59p, 세계를 포용하는 동시에 마법을 포기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오로지 중년의 시점에서 과거를 편하게 돌아볼 때만 가능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61p, 마법의 상실은 슬픈 게 아니라 발달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일 뿐이고 이를 거절할 때는 비극을 초래하게 된다. 상실이란 단순히 마법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적인 관심이 자기 자신에게서 가족으로 또 다음 세대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사회로 변하는 것뿐이다.

2부 서른 이후, 남자가 가는 길과 여자가 가는 길

78p, 책은 너무 지적인 면만 강조하고 거리를 지나치게 둔 느낌이 들었고 우선 생명력이 없었다. 나는 이 문제에 관해 씨름하면서 원고를 고치고 또 고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때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쓴 글에는 중년에 관한 나 자신의 사적인 경험들, 감정들 그리고 생각들이 빠졌던 것이다. 이것들은 사실, 점잖음을 빼는 지적인 코멘트 뒤에 숨어 있는 진짜 속 내용이 아니었던가.......나는 이러는 중에서 내 자신의 내면에서 울려나오는 여성적인 측면을 만족시킨 것이다.

81p, 그녀는 자발적으로 돌아간 것이지 필요나 강압에 의해 마지못해 간 것이 아니었다. 승리를 거둔 뒤 후퇴를 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새로 얻게 된 힘에 근거해서 이제 자신과 남편과의 관계를 확고하게 한 것이다.

82p, 중년쯤 되어 문제가 생기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부의 악한들을 찾아 비난하는 것을 그만두게 된다. 그들은 자신들의 결점을 훨씬 더 쉽게 받아들이고 자신들의 방식을 바꾼다.......융통성이 중년에 요구되는 큰 덕성이라면 젊은 시절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한 가지 목적에만 집중하는 감각은 젊은이들에게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덕목이다. 그러나 마치 젊은이들인 양 쉽게 결정해 버리고, 꼼짝도 않는 것은 중년에게는 완고하고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84p, 젊은 주인공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풀기 위해 초자연적인 도움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중년의 이야기에서는 인간의 지혜만 있으면 충분하다.

100p, 많은 동화에서 여성의 계략이 부정적인 것을 그려지는 반면, 중년의 이야기에서는 여성의 현명함은 칭찬받을 만한 무언가로 그려진다.

101p, 극의 전반을 통해 남편은 수동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는 부인의 현명함과 적극성과 대비를 이룬다.

102p, 극단적으로 말해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으려고 하는 태도는 여성들이 학대받는 관계에 있을 때 여성들을 덫에 걸리게 만드는 성격이 된다.

104p, 이런 예들은 가부장제적 전통의 방해 속에서도 여성들이 자신들의 타고난 재능과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108p, 부인은 사회적 억압을 집어던져 버렸으며 그녀의 남성적인 힘을 주장했다. 그러나 그녀는 궁극적으로는 그녀의 여성적인 정체성에 대해 정직한 채로 남아 있었으며 그녀의 남편과 공평성과 평등 그리고 사람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120p, 그들은 성역할의 금기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과거로 다시 돌아간다. 자신들의 정체성, 에너지, 적극성, 그리고 생명력을 다시 선언한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왜냐하면 이런 일들에 실패한 여성들은 중년 이후 정서적인 문제들 때문에 매우 불행한 삶을 살기 때문이다.

125p, 남성은 자신의 약한 부분과 고통을 감추도록 사회화되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중년에 겪는 혼란과 의심을 감춘다. 남자들은 대개 밖으로는 잘 기능하지만 속으로는 고통을 받는다.......남자들은 대개 작은 실망들을 여러 번 겪고 나서 자신들이 젊었을 때 가졌던 큰 야망들을 줄여나간다.

제3부 서른 이후, 운명을 받아들이다.

138p,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의 세월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남아 있는 나이를 생각할 때 시작하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는 대개 극적인 한순간에 죽음을 직면하는 것이 아니라 몇십 년 세월 속에서 직면하게 된다.

140p, 그는 종교적이거나 정신적인 문제가 아닌 세상의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143p, 젊은이에게 죽음은 극적이고 영웅적이며 낭만적이다.......중년의 남녀는 이런 환상을 버린다. 중년에게 죽음이란 엄연한 현실이며 단호하고 불가피한 것이며 영광의 문제가 아니라 한계의 문제인 것이다.

152p, 여성은 어느 문화에서든 남성보다 죽음의 공포를 더 표현하며 죽음에 대한 불안감에 있어 높은 점수를 기록한다. 그러나 여성은 대개 그들의 공포에 관해 개방적인 반면 남성은 습관적으로 죽음의 공포를 포함한 모든 불안을 부정하고 축소한다.

153p, 여성은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역할을 하기 위해 일찍 사회화되는 반면 남성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찾으려고 한다. 그러므로 남성에게 있어 베풂이란 중년에 들어서 배우기에 훨씬 어렵다.

157p, 중년의 여행은 근본적으로 내적 탐험이며 무의식으로의 순례 여행이다. 그 여행은 내면을 향한 심리적인 것이고 세상의 모험을 통해 물질적 보상을 찾으려고 헌신하는 청춘의 영웅적 탐구와는 완전히 다르다.

165p, 운명과 행운은 개인의 통제를 능가하는 단순한 힘이다.

166p, 운명은 남성적이지도 않고 여성적이지도 않지만 힘과 정복의 심리와 관련되어 있다. 운명은 자신의 능력을 확신하고 성공에 익숙해 있는 누구에게나 경험되는 문제이며, 중년에는 무기력과 연약함에 직면하도록 강요한다.

168p, 커다란 그림을 흘낏 보고 그 안에서 자신의 작은 자리를 이해하게 된 것이다. 중년의 이야기는 운명과 행운의 문제를 결정짓는 것이 이러한 폭넓은 이해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그러한 통찰력은 지혜다.

172p, 운명, 행운, 그리고 자신의 통제를 능가하는 힘과의 갈등 같은 똑같은 문제가 중년의 대부분의 남녀와 부딪히게 된다. 운명은 또한 많은 형태를 띤다.

183p, 중년의 오이디푸스적 갈등은 남성의 또는 여성의 심리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부모와 지도자 즉 다음 세대에 의해 어떤 방법으로든 위협받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심리를 다룬다. 심리학자와 심리분석가들은 젊음을 부러워하는 것이--질투와 증오--중년의 중요한 문제임을 강조한다. 만약에 개인이 인간 마음속의 이러한 어둡고 그늘진 면을 체념하지 않는다면 많은 문제가 일어날 것이다.

187p, 젊은 남녀는 그들이 부모가 되었을 때 그들 자신의 한계를 발견한다. 그들은 그들 자신의 부모가 사랑이나 보호를 거절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더 이상 사랑과 보호를 줄 수가 없었음을 깨닫는다. 이것은 실패와 죄의 문제가 아니라 한계와 비극의 문제이다.

제4부 서른 이후, 삶을 깨닫다.

197p, 중년의 개인은 어떻게 추상적 이성을 사용하는지 알며 의식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으려 하는데, 그것은 왜냐하면 순수한 이성은 실제의 삶의 문제에 있어서는 실용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성숙한 성인은 책에서 배우는 것과 삶에서 배우는 것을 구별하며 후자가 그들에게는 더 실리적이라는 것을 안다.

201p, 남자들은 대개 젊은 시절 추상적이고 지적이고 객관적인 사고를 하기 시작한다.......반면에 여성들은 보완적인 유형을 쫓는다. 그들은 대개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에 강조를 두고 시작하여 나중에 그들 통찰력의 더 넓고 우주적인 중요성을 인지한다.

210p, 심리적으로 젊은 남녀는 악을 다른 사람에게 투영할 뿐 결코 그들 자신 안에 악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젊은이들은 모든 것들 중에 가장 어려운 악, 즉 자기 자신 안에 내재한 악을 산뜻하게 회피한다.

213p, 악이나 비극과의 직접적 대면은 중년의 중요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

215p, 중년이 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도덕적 판단이 틀릴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은 다른 윤리적 원칙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남녀는 도덕적 모호성에서 커다란 관용을 보이며 어떠한 도덕적 문제에 대해 어떠한 올바른 대답이 있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그들은 선과 악에 이중적 태도를 갖는다. 대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 관용적이고 덜 도덕적으로 된다.

217p, 중년이 되면 대부분의 남녀는 이와 같은 자기 통제를 배우게 되고 10대들은 자기 통제의 시험에 든다.

219, 중년의 지혜가 악이나 추상적이고 도덕적인 원칙에 대한 심오한 정신적 통찰과 통한다기보다는 오히려 단순한 상식과 더 유사하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228p, 한 사람이 성숙하면 성숙할수록 보다 많은 유머를 사용한다.

229p, 치고 빠지는 것, 즉 싸우고 도망가는 행동은 젊은이들 이야기에 전형적으로 나오는 테마들이다.......자신들의 책임에 꼼짝 않고 갇혀 있기 때문에 중년의 여서들은 도망치거나 싸울 수 없다. 유머는 이런 상황에 꼭 필요한 해결책이다.

234p, 몰입과 적당히 유지되는 거리는 유머의 핵심적인 조건이 된다.

234p, 아이러니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은 중년에 주로 생기기 때문에 성숙의 징표이기도 하다. 젊은 성인들은 보통 모호한 것을 피하기 때문에 성숙의 징표이기도 하다.

235p, 그들 자신의 도덕적 원칙을 따르긴 하지만 또 다른 대안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그들은 믿지만 동시에 믿지 않을 수도 있다.

245p, 고통은 자기 성찰과 자기 변형의 과정을 통해 치유로 이르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51p, 치료자는 여성이나 남성 어느 한쪽을 배제할 수가 없다.

256p, 중년에서 상극이란 매우 뚜렷하여 보인다. 특히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의 이중성이 그렇다.

261p, 치유의 악마적 측면은 질병이란 사악한 것이며 나쁜 귀신이 원인이라는 거의 전 세계적인 인류의 믿음으로 설명할 수 있다.

264p, 악마에 대한 관용은 각 개인이 악마로 나타나는 것들 뒤에 숨어 있는 원시적 생명력을 발견해 내는 것을 도와준다.

285p, 확신이나 신앙은 어떨 때는 황금처럼 빛나는 것을 보이지만 곧 연못으로 떨어져 녹아버리고 또 새로운 의견과 견해가 생긴다.

에필로그

294p, 젊은 남성과 여성들이 기존의 사회에 반대하는 데에 그들의 에너지를 쓰고는 있지만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그 사회 속에서 자기들의 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297p, 젊은이들이 세상에서 행운을 찾기 위해 그들의 가족이 주는 안락함과 한계를 떠나는 것처럼 중년은 개성화를 위해 금기나 확신을 버린다.

298p, 젊은이들은 책임감 없이 여러 인생의 실험을 해볼 수가 있다. 중년들은 그들의 책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유머는 하나의 대안이다.

300p, 중년이 되면 남성과 여성 모두 젊은 시절에 무시했던 과제를 다루어야만 한다.

301p, 균형과 변환이 중년에는 보다 진지한 과제가 된다.

304p, 쉬지 않는 모색은 중년과 중년의 이야기의 주제이다. 그리고 바로 이 중간 지점의 정신이 통합과 변환 그리고 인생 그 자체인 것이다.


3. 내가 저자라면

- 이야기라는 소재

이 책은 옛날이야기나 신화 등을 소재로 삼음으로써 지루함과 딱딱함을 덜 수 있었다.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는 읽을 거리였다. 이야기를 소개하고 분석할 때는 비밀스러운 것을 캐는 듯한 즐거움도 느낄 만하다.

이 책의 소재로 쓰이는 이야기들은 동서양 여러 나라에 걸쳐있다. 그리고 ‘옛날이야기’는 그 자체가 긴 시간을 거쳐 전해진다. 이야기들은 시공을 넘나든다. 이 책은 이야기라는 소재를 취함으로써 쉽게 간과될 수 있는 객관성을 좀 더 확보하였다.

- 저자의 경험담

이 책은 단순히 ‘중년의 이야기’ 하나를 소개하고 그것을 분석하는 것을 그치지 않는다. 저자가 상담한 내담자 이야기, 자신의 이야기를 더함으로써 현장감을 풍부히 했다. 그리고 인간미와 친숙함을 느끼게 하였다. 그리고 사례와 경험담을 단순 나열함에 그치지 않고 저자의 느낌, 생각, 견해를 함께 나타내었다. 그럼으로써 좀 더 진실성에 호소하였다. 저자는 실제 아래와 같이 말하기도 하면서, 중년의 특징 중 하나인 ‘성 역할의 전도’를 몸소 보여주었다.

“책은 너무 지적인 면만 강조하고 거리를 지나치게 둔 느낌이 들었고 우선 생명력이 없었다. 나는 이 문제에 관해 씨름하면서 원고를 고치고 또 고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때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쓴 글에는 중년에 관한 나 자신의 사적인 경험들, 감정들 그리고 생각들이 빠졌던 것이다. 이것들은 사실, 점잖음을 빼는 지적인 코멘트 뒤에 숨어 있는 진짜 속 내용이 아니었던가.......나는 감상적인 글쓰기를 매우 혐오했었고(여성적이라 생각해왔기 때문) 남성적인 목소리로 객관적인 사실이나 영원 불멸의 진리들 또는.......권위적인 것들을 더 좋아했다.......나는 이러는 중에서 내 자신의 내면에서 울려나오는 여성적인 측면을 만족시킨 것이다.”

- ‘젊은이의 이야기’와 비교

이 책에는 ‘중년의 이야기’를 ‘젊은이의 이야기’와 비교하는 부분이 많다. 보통 알려진 옛날이야기들은 대부분 젊은이의 이야기인데, 중년의 이야기에 대비 효과를 줌으로써, ‘중년’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나도 이해를 돕기 위해 ‘젊은이 VS 중년’을 제목으로 메모를 하며 읽었다. 그런데 저자는 친절하게도 에필로그 부분에서 ‘중년’을 ‘젊은이’와 비교하여 요약해 주었다.

개인적으로도 ‘중년의 이야기’, ‘중년’의 심리와 정신적 성장에 대해서는 처음 접했으며, 생소하면서도 흥미로웠다. ‘젊은이’와 비교하여 내용을 몇 가지 잠깐 보자.

“젊은이들의 이야기는 주인공들의 승리에 초점을 맞춘다. 마지막 목표는 결국 사회 속으로 적응하는 것이다.”
“중년에는 젊은 시절에 노력과 투쟁으로 성취한 것들이 파괴되고 새로 만들어진다.”

“중년에 진입하면서 젊은 시절에 가졌던 유토피아적 조망과 낭만적인 꿈들을 포기해야 한다. 젊은 시절의 순수함은 일로 바뀌고 이상주의는 현실로 바뀐다.”

“중년에는 전통적인 성 역할을 바꾸게 된다. 중년이 되면 남자들과 여자들은 권력과 무기력, 자발성과 관계성, 승리와 고통에 대한 지혜를 직접 경험한다.”

“중년에는 자신의 한계에 대한 자각이 젊은 시절의 끝없는 희망을 대신한다.”

“젊은이들은 책임감 없이 여러 인생의 실험을 해볼 수가 있다. 중년들은 그들의 책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유머는 하나의 대안이다.”

“궁극적으로는 중년에 이르러 지혜를 얻게 된다. 그러나 지혜란 숭고하거나 철학적인 무엇이 아니다. 그것은 단순히 인간의 삶 속에 필요한 실제적인 통찰력을 의미한다.”

-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뻔하다 ?

이 책에는 젊은이는 이러하다, 중년은 이러하다, 남성은 어떠하다, 여성은 어떠하다 식의 일반론적 설명이 많이 등장한다. 책을 읽으면서 하나 걸렸던 것은, 이런 내용이 현재의 모든 사람의 심리 저변에 깔려 있는 것이냐, 일반화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이야기라는 것은 그 당시의, 그 곳의 역사 문화 사회적 관습을 반영하고 있으며, 우리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다이내믹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특성과 환경도 무시할 수 없다. 과연 한 가지 기준이 통용될 수 있는 것이었을까 ?

저자는 마지막에 다음과 같이 말하며, 나의 이런 염려를 가라앉혀 주었다.

“중년이 되면 남성과 여성 모두 젊은 시절에 무시했던 과제를 다루어야 한다.......균형과 변환이 중년에는 보다 진지한 과제가 된다.”

“이 이야기들은 각 개인에게 다른 방식으로 다가간다. 훌륭한 철학자처럼 중년의 이야기들은 청중이나 독자의 수준에 맞추어 자신을 바꾸고 그들이 피하려는 문제에 대해 적절하게 지적한다. 각 주제들이 조금씩 다르다 하더라도 결론은 비슷하다. 중년의 이야기들은 변화를 요구한다.”

사실, ‘중년은 이러하다’라는 내용보다, ‘균형’, ‘변환’, ‘변화’, ‘통합’ 이 중년에는 더 중요한 키워드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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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훈
2007.04.03 09:35:39 *.99.241.60
좀 깊게 읽어보면 재미보다는 은근한 압박.
스스로의 변화의 길을 택하라는 말이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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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07.04.03 12:56:13 *.47.187.34
글이 산만하다. 책에 푹 빠지지 못한 것인가? 다듬을 시간이 부족했나? 저자 소개에 '이야기'에 대해 그렇게 설명할 필요가 있었나?

건조하다. 맛과 향이 없다. 기본적으로 글은 머리와 가슴과 손으로 쓰는 것이다. 세 가지가 버무려져야 머리를 시원하게 하고 가슴으로 달려드는 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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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정
2007.04.04 14:44:56 *.244.218.10
나에게 그렇게 말해주는 그대가 있어 다행이구나.

---
어떤 분이 저에게 그랬습니다.
'글과 생각과 느낌을 같이 하라'구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뜨끔했습니다.
종종 제 속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거니와,
자신에게 속으면서도 모를때도 있거든요.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제가 그랬다는 걸 더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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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이
2007.04.05 11:27:59 *.56.151.105
호흡하자. 땅, 바다, 하늘을 대함에 있어 심호흡을 하듯.. 그것을 마음속 깊이.. 느껴보자.. 머릿속에 들어와 서로 엉키는 단어들에 얽매이지 말자.. 어느새..내 몸과 마음을 돌고 돌아 배출되는 것은..결국 하나이더라.
호정인 호정이다. 너의 글도 호정이다. 너의 글또한 호정이의 빛을 낼것이다. 서두르지 말자. 힘을 빼자.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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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7.04.05 12:44:53 *.55.54.44
누나 제가 형 때려줄께. 때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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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정
2007.04.05 16:25:14 *.244.218.10
언니는 고마운 사람이야. 고맙다. 언니야...

옹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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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7.04.06 14:29:48 *.128.229.88
책 속으로 너를 더 밀어 넣어라. 남해 벚꽃 보듯 그 꽃 송이 안으로 들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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