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오윤
  • 조회 수 1771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07년 3월 25일 23시 57분 등록
<저자에 대해서>

조안 시울라는 The Working Life[일의 발견]을 통해 내 고민의 정곡을 찌른다.
그녀의 교수로서의 화려한 경력을 감안, 소위 사회생활을 해본 사람들의 심정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의문을 품었지만 한 때 웨이트레스와 요리사로서의 사회경험들이 어쩌면 그녀로 하여금 이러한 책을 쓰게 한 것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봤다.

그녀는 철학을 전공했다. 학부도, 석사도, 박사도. 비록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치부되는 철학’이지만 모든 학문의 출발점은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기뻐했다. 왜냐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치부되는 철학에서 보통 사람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기에. 그러고 보면 현재 나의 고민 또한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본질을 파헤쳐 보고픈 간절함에 기인한 시도일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이 책이 2000년도 아마존 닷 컴의 Top 10 Business Books 순위 안에 들었단 사실은 이러한 나의 고민이 나에게만 국한 되지 않은 전세계를 활동 무대로 살고 있는 직장인들의 공통된 그러나 표현되지 않은 딜레마란 생각을 해봤다.

조안 시울라는 ‘일’이라는 소재로 우리에게 다가왔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사실은 삶의 본질이란 곳 깊숙이 파고 들어가 어떤 이들에게는 고소함과 시원함을, 어떤 이들에게는 혼란스러움을 안겨다 줬을 것이다. 마치 어느 날 배달된, 내용물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잘 포장된 상자를 열어보는 심정이랄까.

그녀는 용감하다. 왜냐하면, 가만히 앉아 있는 우리들에게 다가와 툭! 치며 내 삶의 본질에 대해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보라고 권유하기 때문이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따라가지고 말고, 한 번쯤 진심으로 나 스스로 선택해볼 생각이 없느냐고 그렇게 묻기 때문이다. 그녀가 2003년 리치몬드 동문 잡지에 실은 윤리경영 관련 기사를 보면, 단기적 사고에 대해 비판 하는 대목이 나온다.

삶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 본 사람은 결코 단기적 사고의 유혹에 넘어갈 수가 없다. 왜냐하면, 본질이란 아주 깊은 곳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축을 중심으로 왼쪽으로 얼마만큼 가느냐에 따라 그 반대쪽인 오른쪽으로도 갈 수 있는 법이니까. 그래서 본질에 대해 고민해본 사람은 장기적 시야를 확보한 사람이다.

나는 그녀에게 많이 감사하다. 아직은 고민의 중간지점에조차 와 있지 않지만, 적어도 내가 결코 헛된 고민에 시달리고 있지 않음이 확실하니까.

<마음에 들어온 인용문과 그에 관한 나의 짤막한 견해>

조안 시울라 왈:
“일에 대해 글을 쓴 학자들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하는 일과 같은 종류의 일을 원한다고 잘못 가정하는 경우가 많다” (p. 10)

오윤 왈:
“얼마 전 관람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생각났다. 마지막 장면에서 여주인공의 상사가 그녀에게 말한다.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은 삶을 갈망해’ 라고. 그러고 보면 사람은 참 자기중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삼스럽게도”

조안 시울라 왈:
“나는 지난 세기 동안 우리가 하는 일이 정말로 향상된 것인지, 아니면 단지 그럴듯한 말로 포장되고, 더 깨끗하고 밝은 장소에서 행해지도록 변한 것뿐인지 의아해지기 시작했다”
(p. 14)
“1990년대가 남긴 한 가지 이점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있는 그대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변덕스러운 세계경제에서 경제적 거래를 제대로 인식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서 일이 갖는 우선순위에 의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일을 위해 희생하는 시간과 에너지가 진정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p. 14)

오윤 왈:
“의문을 갖기 시작했고, 아직도 고민하고 있다”

조안 시울라 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장 큰 도전은 ‘일’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p. 15)

오윤 왈:
“그런 생각을 해봤다. 너와 나, 우리들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어쩌면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그것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우리 모두의 인생은 달라지는 것이라고”

조안 시울라 왈:
“결국 윌슨에 따르면,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단지 물질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일은 규율, 소속감, 규칙성, 자기 효능감 같은 다양한 심리적, 사회적 욕구를 만족시킨다. 그러나 과연 일이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가? 왜 실직자들은 ‘여가’를 통해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는가?” (p. 21)

오윤 왈:
“한 번쯤 실험해보고 싶다”

조안 시울라 왈:
“실직의 문제점은 당신이 단 하루의 휴가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p. 22)

오윤 왈:
“왜냐하면 휴가의 묘미는 힘든 일로부터의 해방이기 때문이다. 힘들어 보지 않았기에 휴가를 즐길 줄 모르고, 슬퍼 보지 않았기에 기쁨을 만끽할 줄 모르고, 아파 보지 않았기에 건강함의 진의를 모르듯이”

조안 시울라 왈:
“비즈니스에는 용기와 인내가 요구되며, 여가를 위해서는 철학이 요구된다. 절제와 정의는 두 가지 모두에 필요하지만, 특히 평화와 여가의 시기에 더욱 요구된다. 왜냐하면 전쟁은 사람들을 공정하고 절제하도록 만드는 반면, 평화와 함께 찾아오는 상당한 재산과 여가는 사람들을 오만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p. 22)
“전쟁이 벌어지는 동안 번성했던 스파르타는 평화가 찾아오자 몰락하고 만다” (p. 22)

오윤 왈:
“문득, 아주 힘든 일을 끝마쳤을 때 찾아오는 허무함 같은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싶다”

조안 시울라 왈:
“여가는 단순한 ‘자유시간’ 이상이다. 그것은 일에 대한 욕구와 필요성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이며, 특정한 일을 하기 위한 기회이다” (p. 23)

오윤 왈:
“나 자신에게 그 동안 수고했다고 주는 시간의 선물이다”

조안 시울라 왈:
“일을 할 수 있는데도 일하지 않는 것을 선택했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의 좋은 직업을 포기하고 일하지 않기로 한 이유가 결코 게으름이나 자신의 결함 때문이 아님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할 필요성과 맞닥뜨리게 된다” (p. 25)

오윤 왈:
“나 또한 그랬다. 그러나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때도 있었다”

조안 시울라 왈:
“만약 당신이 노래하기를 원한다면 그 대가를 치를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p. 28)

오윤 왈:
“모든 일에는 대가가 있기 마련이다”

조안 시울라 왈:
“이솝 우화의 꿀벌은 개미처럼 열심히 일한다. 그러나 개미와 달리 꿀벌은 꿀을 만드는 과정 자체를 즐기거나, 꿀이 가져다 주는 기쁨을 즐기거나, 여전히 꿀 만들기를 즐긴다…… 꿀벌의 일은 생존에 필요하지는 않더라도 의미를 담고 있다” (p. 36)

오윤 왈:
“목적지가 정해져 있어도 그곳을 가기 위한 길은 무수히 많다. 결과가 중요할까, 과정이 중요할까? 둘 다 중요하다 하겠지. 근데 재미있는 건 결과는 예측할 수 있어도 과정은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 그래서 난 과정을 더 좋아하나 보다. 사람은 늙으면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잘 알지만, 과정이 중요하지 않다면 왜 굳이 살겠는가, 그냥 죽고 말지”

조안 시울라 왈:
“삶의 각 시기마다 서로 다른 가치들이 우선순위를 다툰다” (p. 39)

오윤 왈:
“더 아름다운 가치들로 채워진다. 왜냐하면,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들이기에”

조안 시울라 왈:
“우리들 대다수는 우리가 정말로 하고 싶어하는 일의 표상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그 일을 하기 위해 현재 직업이 주는 안정과 권력, 구매력을 감히 포기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의미 있는 일에 뛰어드는 것은 모험이다” (p. 42)

오윤 왈:
“모험이고 실험이고, 실천이다. 그리고 리스크가 많다. High-risk, high-return이라고 했던가?”

조안 시울라 왈:
“보수가 좋고 유망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 일을 그만두겠다고 하면 사람들은 ‘왜 많은 이들이 그토록 선망하는 직장을 그만두느냐’고 묻는다” (p. 43)
오윤 왈:
“내가 자주 받는 질문이었다”

조안 시울라 왈:
“그러나 여성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일할’ 기회가 아니라, 집에 머무는 것과 일하는 것 사이에서 ‘진정한’ 선택권을 갖는 것이다” (p. 44)

오윤 왈:
“굳이 여성들에게만 국한 된 것은 아닐 듯싶다. 남성들에게도 똑 같은 질문을 한다면, 우리가 예상했던 거와는 전혀 다른 답변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

조안 시울라 왈:
“구약성경에서도 ‘수고’는 벌로 묘사되고 있다…… 그러나 헛되이 바위를 밀어 올리는 시시포스와 달리, 바위투성이 땅에서 일하는 아담과 고통스런 이브의 출산은 열매를 맺는다. 고통스럽고 지루하며 육체적으로 고된 일이라도 그 일을 하는 사람에게 ‘목적’이 있다면 그 자체로는 벌이 아니다” (p. 59)

조안 시울라 왈:
“인간이 자신의 일을 정의하는 것이지, 그 반대는 될 수 없다. 즉, 일이 인간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일을 정하는 것이다” (p. 83)

조안 시울라 왈:
“당신의 소명은 신이 결정하지만 천직은 당신 스스로 발견하는 것이다” (p. 87)

조안 시울라 왈:
“인간의 본질은 다름 아니라 그가 상품의 생산자라는 데 있기 때문이다” (p. 103)

오윤 왈:
“마인드 세트란 책에 언급되었듯이 우리는 생산자임과 동시에 구매자이다. 즉, 프로슈머인 (Producer + Consumer = Prosumer)셈이다”

조안 시울라 왈:
“불만족은 단조로움이나 기계적인 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인정이나 의미의 결여, 혹은 자신의 일이 사회적 관계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p. 160)

조안 시울라 왈:
“윌슨의 소설에 나오는 이 장면은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여전히 공감을 자아낸다. 우리 모두가 이따금씩 조직 내에서 어느 정도 자신을 노출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의 직장에서 이렇게 선을 긋기란 때로 쉽지 않다” (p. 169)

조안 시울라 왈:
“완전한 육체노동에 종사하지 않는 한, 근로자들에게 있어 일의 가장 힘든 부분은 정서적인 노력이다”(p. 181)

조안 시울라 왈:
“가족이나 일반인들을 대할 때와 마찬가지로, 조직 내에서는 분노와 같은 감정들이 표면 아래서 들끓고 있을 때조차 갈등을 숨긴 채 유쾌하고 친절한 상태를 유지하고자 애써야 하는 경우가 많다” (p. 182)

조안 시울라 왈:
“얄궂게도, 이로 인해 우리는 일을 하면서 진실되고 긍정적인 감정을 전달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일은 억제되어야 하는 감정을 불러일으키거나 때로는 실재하지 않는 감정을 요구하기 때문에 점차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p. 185)

조안 시울라 왈:
“우리가 본 바와 같이, 너무나 복잡미묘한 오늘날의 직장은 사람들의 욕구와 그들이 집단에서 일하는 방법을 분석해온 많은 심리학자, 사회학자, 그리고 경영 컨설턴트들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p. 187)

조안 시울라 왈:
“피터스와 워터만은 조직 속에서의 경영자 역할이 ‘기업문화’를 형성하고, 고용인들에게 ‘의미를 창출해주는 것’이라고 믿었다” (p. 193)

조안 시울라 왈:
“강한 문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하는 일을 더 기분 좋게 느끼도록 만든다. 따라서 그들은 더 열심히 일하는 경향이 있다” (p. 193)

조안 시울라 왈:
“하워드는 놀라운 새 일터를 감정과 힘의 관계가 미묘하게 얽힌 조직으로 표현했다. 경영진이 우호적이고 피상적인 평등주의 속에 계급제도를 감추고 의미와 가치, 감정의 지배를 통해 일에 대한 통제권을 획득하기 때문이다. 혹은, 모든 감성과 우호적인 감정이 사라지고 나면 조직은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힘을 과시함으로써 통제권을 얻기 때문이다” (p. 196)

“엘드리지 클리버가 저서 <갇힌 영혼>에서 지적했듯이 ‘집안에서 일하는 흑인’보다는 ‘들에서 일하는 흑인’이 되는 편이 낫다. 들에서 일하는 흑인은 자신이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을 공손히 대해야 하는 부가적인 모욕을 겪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p. 197)

조안 시울라 왈:
“1950년대의 고용인들은 조직에 순응했다. 1960년대와 1970년대, 그들은 감수성 훈련을 경험했다. 1980년대, 그들은 조직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회사의 사교 모임에 참여했다. 그리고 1990년대, 이제 훈련은 ‘팀 만들기’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고용인들은 방 안에서 마룻바닥을 기어 다니기보다는 넓은 야외에서 로프에 매달려 있게 되었다. 야외에서 공동체 훈련을 실시하는 아웃워드 바운드 같은 프로그램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무서운 육체적 경험에 함께 직면하도록 함으로써, 리더십을 가르치고 팀워크를 형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조직인’은 팀 플레이어에게, ‘회색 플란넬 옷을 입은 남자’는 나이키를 입은 남성과 여성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다름에는 어떤 사람들이 혹은 어떤 것들이 이들을 대체할 것인가?” (p. 202-203)

조안 시울라 왈: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구처럼 ‘집이란 가고 싶을 때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고/언제든 당신을 받아주어야 하는 곳’이다. 우리는 이젠 그렇게 해줄 직장을 갖고 있지 않으며, 고용인들 또한 그 사실을 알고 있다” (p. 225)

오윤 왈:
“A house is not a home 이란 말이 있다. 나는 직장이 결코 ‘집’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조안 시울라 왈:
“그는 독자들에게 자신의 이름이 경영학 사전에서 동사가 되었다고 자랑스럽게 알려준다……그것은 ‘어떤 사람이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에 집중하면서, 그 밖의 다른 모든 일들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p. 229)

조안 시울라 왈:
“주말을 위해 사는가, 혹은 주말 동안 살아남는가?” (p. 252)

조안 시울라 왈:
“그러나 일을 더 빨리 한다고 해서 우리에게 더 많은 자유시간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더 빨리 일할수록 우리의 시간은 더 빨리 새로운 일로 채워진다” (p. 253)

오윤 왈:
“그리고 직원 수가 많아진다고 해서 내가 맡은 일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직원수와 일거리는 철저하게 비례관계에 있다”

조안 시울라 왈:
“TV 시청과 같은 오락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이 우리의 힘과 자원을 몽땅 소진시켜서 TV 시청 외에는 하고 싶은 것이 없도록 만들거나, TV 시청을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활동으로 만든다면 잘못된 것이다” (p. 283)

조안 시울라 왈:
“여가는 자유로운 시간이기 때문에 우리가 스스로에게 가장 충실할 수 있는 시간이다. 여가가 없다면 우리는 자신의 존재를 잊어버릴 것이다. 여가가 없다면 우리는 삶을 이해하는 것이 한층 더 어려울지 모른다” (p. 295)

조안 시울라 왈:
“의미 있는 삶이란 현재를 위한 삶과 미래를 위한 삶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p. 307)

조안 시울라 왈:
“인간은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이다. 우리는 세상을 ‘인식’할 뿐 아니라, 거기에 의미를 ‘부여’한다. 조직은 의미 있는 일을 ‘창조’해주지 않는다. 그곳은 다만 우리가 의미 있는 일을 ‘발견’하는 장소일 뿐이다” (p. 320)

조안 시울라 왈:
“의미 있는 일은 우리 스스로 발견해야 하는 것이다……의미 있는 일이 항상 편안한 것은 아니다” (p. 322)

조안 시울라 왈:
“내가 현대인의 일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한 가지 이유는 단지 직장 내의 불의, 경영 술수, 혹은 경제적 불안정 때문만은 아니다. 역사적인 큰 그림을 살펴보았을 때, 나는 삶 자체가 더 편해져야 할 시대에 이르러서도 유급고용이 삶을 지배하는 것을 보고 당혹감을 느꼈다. 우리들 대다수는 어디서 어떻게 살지, 어느 곳에서 일하고 어떤 물건을 구입할지에 대해 전례 없이 많은 선택권을 가진 놀라운 시대, 후기 산업사회에 살고 있다. 기계들은 우리의 노예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의 기본적인 필수품을 상대적으로 쉽게 얻을 수 있다. 지금은 삶이 온갖 종류의 보람 있는 활동들로 가득 차야 할 시기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오랜 근무시간뿐 아니라 채무에 시달리고 있으며, 스트레스와 외로움, 그리고 가정해체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 왜 그런가? 한편으로 그것은 우리가 항상 더 많은 것을 원하기 때문이며, 또 한 편으로는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p. 231-232)

조안 시울라 왈:
“이 책은 오랫동안 내 삶의 일부였다. 이것은 내가 사랑하는 일이자 나를 괴롭혀온 문제였다. 나는 이 책의 일부를 집필하고, 다시 수년간 내버려두기를 몇 차례나 반복했다”
(p. 334)

오윤 왈:
“그녀가 아예 내버려두지 않고 다시 집필해주어 많이 감사하다”

<내가 저자라면>

내가 그녀에게 더욱 감사한 이유는 바로 해답을 제시해주지 않았다는 것, 그것 때문이다. 사람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갖고 싶어한다고 했다. 어느 직업이 좋고, 어느 시기에 어떤 가치관을 가져야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교과서적 틀로 우리를 몰아세우지 않아서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신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란 것을 주었기에 우리는 스스로 선택하고 싶어한다.

‘이 책은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보편적인 규범을 제공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일과 여가의 균형을 맞춰가며 사는 것을 선택할 것이고, 누군가는 사실상 내내 일만 하면서 사는 것을 선택할 것이며, 또 누군가는 전혀 일을 하지 않는 편을 선택할 것이다. 이 책은 다만 일에 대한 비판적인 묘사일 뿐이며, 새로운 직업 현실을 고려했을 때 우리의 삶에서 일이 차지하는 위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효과적인 삶의 토대는 궁극적으로 일이란 무엇이고, 지구상에서의 제한된 시간 동안 우리는 무슨 일을 하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그림으로부터 시작된다’

아마 내가 같은 주제로 책을 썼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결말을 맺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나는 철학적인 접근보다는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았다고 치부되는’ 내 주변 일상을 통한 예시를 많이 포함시켰을 것이다. 책을 집어 든 독자라면 누구나 자신에 관한 이야기라고 고개 끄덕이며 읽을 수 있는.

인생에는 답이 없다. 누구를 닮고 싶은 욕망이야 역할 모델이라는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지만, 그 어느 누구도 똑 같은 삶을 살 수는 없다. 내가 살아가는 인생, 그것이 나의 인생에 대한 답이다.
IP *.129.52.54

프로필 이미지
2007.03.26 00:01:43 *.129.52.54
한창 고민하고 있는 시기라 세 번째 리뷰의 마음에 들어온 인용문에서 제 의견은 많이 자제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이기찬
2007.03.27 03:14:35 *.140.145.63
마침 이전의 리뷰와 달리 오윤님의 코멘트가 줄었다는 생각이 들어
언급할가 했었는데 친절하게 댓글로 설명해 주시는군요..^^

여가에 대한 오윤님의 정의가 와닿네요. '자신에게 그 동안 수고
했다고 주는 시간의 선물이다' 선물을 외면하거나 제대로 기뻐하지
않는 분들이 많다는 생각에 아쉽기도 하구요.

어떤 책이나 저자는 개인에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지요.
저에게도 그런 몇 권의 책과 저자가 있지요. 오윤님에게도 이 책과
저자는 그런 특별함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32 '일의 발견'을 읽고 [2] 정양수 2007.03.26 1814
731 일의 발견 &quot;삶은 강이다&quot; (2) [4] 정선이 2007.03.26 2006
730 일의 발견 &quot;삶은 강이다&quot; (1) [2] 정선이 2007.03.26 2073
» The Working Life-Joanne B. Ciulla [2] 오윤 2007.03.25 1771
728 (003)일의발견 [4] 최영훈 2007.03.25 1763
727 일의 발견 &quot;일의 의미와 의미없음&quot; [3] 김도윤 2007.03.26 2436
726 일의 발견 - 일에 대한 다각적 접근과 고찰 [2] 김민선 2007.03.25 2190
725 게으름을 벗어나는 방법-너로서 살아가라 [3] 도명수 2007.03.25 2289
724 일의발견 -조안B 시울라 [1] 이은미 2007.03.25 2231
723 일의 발견/조안B.시울라 [3] 香仁 이은남 2007.03.25 2248
722 일의 발견, '행복'이라는 보물섬을 향한 첫걸음 [1] 임효신 2007.03.24 2059
721 [일의 발견] 이중적 시선 [4] 송창용 2007.03.23 1874
720 [003]일의 발견(일과 삶의 긴장과 화해) [1] 강종출 2007.03.22 2255
719 코리아니티는 꿈 벗에게 희망이... [3] 정선이 2007.03.19 1869
718 구본형의 코리아니티를 읽고 [1] 김지혜 2007.03.19 1772
717 코리아니티 -구본형의 글로벌 경영 전략-을 읽고 [2] 엄승재 2007.03.19 1974
716 코리아니티경영을 읽고 [1] 정양수 2007.03.19 1688
715 '코리아니티'를 읽다. file [2] 김도윤 2007.03.19 2046
714 코리아니티의 힘 [4] 素賢소라 2007.03.21 1784
713 코리아니티 - 다시 날개를 달며 [1] 최정희 2007.03.19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