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박혜홍
  • 조회 수 1385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18년 9월 18일 09시 06분 등록

< 나를 무찔러드는 글귀 >

 

책 머리에

 

8 달팽이가 지나간 자리에는 언제나 움직임의 궤적이 남는다. 온 몸으로 걸어가기 때문이다.

여행은 자유다. 그리고 일상은 우리가 매여 있는 질서다. 질서에 지치면 자유를 찾아 떠나 고 자유에 지치면 다시 질서로 되돌아온다.

9 여행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며 낯선 곳에서 아침을 맞는 것이다.

   바람이 불어 벚꽃잎들이 눈처럼 날리는 그 찰나에 그리움으로 터져버리는 것이다.

   여행은 다른 사람들이 덮던 이불을 덮고 자는 것이다.

10 여행은 ....을 발견하고 쓸쓸한 뒷모습으로 떠나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마음 속의 먼 변경 을 찾아가는 것이다.

17 기차는 늘 시간 속을 달린다.

19 나무는 참을 수 없이 간절하고 열렬해지면 꽃이 된다.

    오직 나만이 나에게 명령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줄 것이다.

    내가 만족한 나의 삶만이 이 땅에서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20 인생이 전부 경제와 경영일 수는 없다.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 가장 활동적이다.

    나는 나와 함께 있을, 타인으로부터 자유로운 비밀스러운 공간을 찾아간다.

 

아아, 섬진강

 

22 섬진강을 따라 걸으면 하얗게 피어있는 것들은 모두 매화꽃이다.

23 게걸스럽고 탐욕스러운 사람이 되지는 않으리라. 그런 사람은 섬진강에 오지 마라

 

고흥반도- 낙안읍성, 용양, 팔영산, 소록도와 벌교

 

25 이처럼 외모로 본질을 보기는 어렵다.

26 동헌 왼쪽의 커다란 나무는 온갖 볼기들을 보며 통쾌해 하고 혹은 눈물을 지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나무는 그저 나무라고 생각한다. 참 편안한 무관심이다.

26 순하다는 것은 자신도 편하고 남도 편하게 해 준다.

29 강렬한 황토빛이 주는 황소 같은 힘이 느껴진다.

30 선조의 덕을 보지 않는 후손은 없다. 죽은 껍데기 위에 새로운 생명이 자란다.

     남도를 돌면 많이 보게 되는 원교 이광사의 글씨처럼 화강암이 가지는 억센 뼈다귀 맛과 부드러운 살 맛이 잘 섞여 있다.

32 과학의 힘보다 자연과 신의 힘을 믿고 있는 사람들의 영혼은 자연에 가깝다. 그들은 자연 을 투시할 수 있는 탐욕스러운 안광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그러나 자신들이 곧 자연이 라는 것을 몸으로 받아들인다. 팔영산장

    천천히 가면 주위를 살펴볼 여유가 생긴다. 빠르게 걸으면 나이를 알 수 있고 천천히 걸으 면 주위를 감상할 수 있다.

33 우리는 나이가 먹을수록 아무데나 살이 붙고 더 많은 트림과 더 많은 방귀를 뀌게 된다.

     산이 늘 그렇듯 일단 속으로 들면 길을 내주고 품어준다. 우리 한국 사람들 같다. 겉으로 는 폐쇄적이고 무뚝뚝하고 말 걸기도

    어렵게 보이지만 서로 친해지면 속을 내줄 것처럼 정 이 뚝뚝 흐른다. 비둘기장 같은 아파트에 살아도 마음속으로 깊이 걸어

    들어가면   산 냄새 가 난다.

34 변화는 변화하지 않는 것들과의 균형이라는 점이다.

37 다른 사람의 동의 없는 희생 위에 세워진 아름다움은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니다.

    크든 작든 모든 잔인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다른 사람들의 희생과 어려움, 그리고 불행 위 에 자신의 기쁨을 쌓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종종 이런 사람들은 한때나마 뱃심있고 추진력 이 강한 일꾼으로 추앙받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속지 않는 사회가 바로 성숙한 사회다

   벌교는 조정래의 태백산맥 없이 일반에게 해석되기 어렵다. 좋은 문학의 힘이다.

38 초봄의 추위는 겨울과 그 맛이 다르다. 사람을 어쩔 줄 모르게 한다. 봄은 늘 그렇게 안절 부절 못하며 다가온다.

 

지리산 불무장등 무착대

 

39 지리산 불무장등 무착대는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그 아름다움은 더욱 은밀하다.

45 근본을 잊으면 그것은 더 이상 변화가 아니다. 그것은 변질이며 타락이다. 줄곧 혼자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

    이미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고독 속에 누군가 며칠 다녀가고 다시 혼자가 되면 그때는 허전해진다.

   스님도 사람이니 그러리라. 그러나 다시 찾아온 외로움도 공부고 유혹도 수양에 도움이 된다.

  사람 사는 곳에 어찌 진공 속의 결벽만이 득도겠는가.

 

다압리 매화마을

 

48 매화의 덕성- 나무가 함부로 번성하지 않는다. 희귀하다. 고고하다. 늙은 모습이 아름답다.

    절제하고 자제한 모습이다. 다소곳하고 조신하다.

 

대나무 숲 속에 고요한 집이 있어

한 그루 매화가 창 앞에 피었다.

아무 생각 없는 듯이 한 해를 보내더니

봄이 오자 저절로 활짝 꽃이 피었다

그윽한 향기 속세를 떠났으니

붉은 꽃잎만 사랑스러운 건 아니다

-다산의 7세때 시 붉은 매화 중에서

 

49 매화는 벚꽃과 달리 떼거리로 피어서는 그 운치를 다할 수 없다. 매화는 그 자태보다 더욱 귀한 것이 향기이기 때문이다.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만큼 마음이 잔잔해져야 그 향기를 느낄 수 있다. 향기로운 사람이 된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50 본질을 닦음으로써 타고난 자기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나를 버리고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은 초라하고 비루한 일이다. 좋은 변화는 주변에서부터 핵심을 향하는 내면화 작업이다.

 

운주사

 

54 황석영의 소설 장길산. 운주사의 공사바위

56 우리 사회는 휴식을 창조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휴식을 게으름과 소비로 인식 한다. 한 개인이 이러한 사회적 시류에

     반하여 살아가기는 어렵다. 그래서 사회의 전반적 수준 상승이 중요한 것이고 지도층의 모범이 절실한 것이다.

60 나이가 들면 몸이 가벼워진다. 하루하루가 아깝기 그지없는 나이가 있게 마련이다.

    굽이굽이 후회가 있고, 깨달음이 있다. 인생만한 변화의 장은 없다.

 

해남 두륜산 대둔사

 

66 나이가 많아지면서 아름다워지는 것 중의 하나를 꼽으라면 나무를 들겠다. 특히 수 백 년 묵은 붉은 한국 소나무를 보면

     그 웅장하고   늠름한 위용이 신령스럽게 느껴진다. 밑둥에 가만히 손을 대고 위를 올려다보면 힘찬 기가 느껴진다.

 

대저 인생은 나이가 귀한 것이니

이제사 지난 날의 행동이 후회된다.

하늘에 닿은 바닷물을 어떻게 쏟아야

산승의 판사 이름을 깨끗이 씻을꼬

 

69 뜬구름과 같은 명예를 구하고 물질적 이익을 추구하는 승려를 가사 입은 도둑과 다름 없다고 질책하였다.

72 노산 이은상은 대사의 글을 사상이라 하기에는 너무 문학적이고 문학이라 하기에는 뜻이 너무 깊다고 논평한 적이 있다.

76 세속의 질서에 매이지 않으면서 난하지 않고 함부로 살지 않음은 자연의 법을 따르기

때문이다.

 

눈 내린 들판을 밟아갈 때는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 말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

 

77 우리는 어느 날 깨달음으로 예전과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다.

 

강진

 

79 반쯤 벌어져 있는 상태에서 장렬하게 목이 꺾여 꽃봉오리 전체가 낙화한다. 비장하다.

     봄날은 힘을 주체하기가 어렵다. 나른한 가운데 구석구석 온몸이 살아나는 듯하다.

84 빛나는 우담화가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들고

펄펄 나는 금시조가 잠깐 앉았다가 날아갔네

85 좋은 사람을 만나 알고 지낸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것처럼 좋은 일이 있겠는가

 

다산 초당

 

89 바다가 훨씬 더 경제성이 있다는 것을 어민들은 모두 알고 있다.

    모르는 사람은 관청에 있는 사람들뿐이다.

    얼굴은 까맣고 가슴에 멋진 검정 조끼를 입은 것 같은 새

90 낮은 곳을 차지하려는 물의 승리- 바다 -모든 것을 담고도 푸른 빛 하나, 뛰는 가슴

94 심서란 백성을 다스릴 마음은 있지만 몸소 실행할 수 없기에 이렇게 이름 지은 것이다.

96 나라 다스리는 방책을 알려거든 마땅히 들 농부들에게 물어야 할 일

 

칠량 봉황리

 

100 자기 아버지는 40년간 옹기를 구어 왔지만 누구도 그만한 전문인으로 대우해 주지 않는다고 하며 도자기는 예술이고 옹기는

       예술이 아니라는 시각이 자기는 싫다는 것이다.

     납이 녹아 나오는 번쩍거리는 옹기가 아니라 제대로 만든 숨 쉬는 그릇이 음식의 제 맛을 살려내길 진심으로 희망한다.

101 사람들은 청자에만 관심을 쏟고 투자하며 칠량의 옹기에는 무관심한 듯 보였다.

      어떤 일에 깨달음을 얻어 밝아지면 자신이 곧 그 일의 미래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떤 일을 아주 잘하려면 타고난 재능과 각고의 노력과 하늘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더불어 천업이라 믿고 하나의 일에 평생을 매달려야 한다. 그것이 무엇이든 생긴 대로 살 겠다는 뱃심이 중요하다.

    정진에는 용맹보다 나은 것이 없다.

 

고금도 덕동 충무사

 

104 어느 땅이든 왜군들의 잔인과 포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애쓴 집요하고 세밀한 배려가 없는 곳이 없다.

105 보리는 아름다운 머릿결을 가지고 있다. 바람이 보리밭 위를 지나면 파도처럼 물결치는 초록빛 흔들림이 여간 곱지 않다.

       보리밭에 바람이 지나는 모습을 보지 않고 봄이 왔다고 하지 마라

       따가운 햇살에 뭉클뭉클 살아나는 붉은 흙들의 건강한 발기를 보지 못하고 봄 이 왔다고 하지 마라

106 고요가 주는 무게가 뜰에 가득하다.

108 힘이 강한 자에게 무작정 기대고 아첨하지 마라. 명나라 진린은 거만하고 무례했지만 충 무공을 알고부터 진심으로 탄복하고

       마음으로 따랐다. 그에게서 최선을 다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진린은 후에 이순신은 천지를 주무르는 재주와

      나라를 바로 잡 은 공이 있다라고 최고의 찬사를 아기지 않았다. 그리고 충무공의 죽음을 누구보다 가슴 아파했다.

109 그 하루를 기록하여 그날이 그날로서 존재함을 잊지 않았다.

 

마량의 밤

 

111 누구도 사랑이라는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이렇게 다이내믹하기 때문이다.

      사랑만큼 환장하게 못살게 하는 것이 있는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지닌 인생처럼 행복한 것은 없다. 그것은 축복이다.

 

마량의 아침

 

116 어디든 변화의 바람도 불고 그 바람결에 따라 흥망성쇠도 춤을 춘다.

 

관산 방촌리

 

120 따지고 보면 실가닥처럼 가는 우연이 서서히 가닥을 풀어가다가 어찌할 수 없는 필연으 로 변하는 것이 인간사가 아니던가

123 뱀에게 잡아먹히고 있는 중인가 할 만큼 처절하게 운다.

124 언어도 이데올로기에 따라 투명한 단어에 색칠을 하고 그 색깔에 따라 가려 쓴다.

      동백이 웃을 일이다. 초록빛 잎과 붉은 꽃잎을 가진 동백나무 하나가 아군도 되고 적군도 된다. 인간의 어리석음은 끝이 없다.

 

장환 일몰

 

127 자신이 즐거운 것보다 더 훌륭한 실속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128 잘못된 가르침은 사회적 위협이다.

 

천관 초야

 

132 그 아름다움은 유별나 아직도 가슴에 역력하다.

134 우리가 자연에 대하여 알아야 할 것을 알고 있는 경우는 참으로 드물다.

137 김유신이 세속적 성공을 거두는 동안 그녀 역시 버려짐을 통해 인생을 해석할 수 있는 깨우침을 얻었을 것이다.

      이 곳은 그리운 사람들끼리 만나지 못하는 그리움 가득한 산이다.

 

천관산 장천오미

 

139 소나무는 탈속의 멋이 있어 세상을 떠난 은둔자의 허허로움이 있지만 위엄 또한 잃지 않는다.

142 햇빛이 동백에 가득한데 새들이 저희들끼리의 말로 한가로운 봄을 지루해한다.

       동백은 숲 속의 꽃이다. 숲 속의 신비를 담고 있는 기품 있는 꽃이다.

       오래오래 나이가 들수록 아름다운 나무다.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아내처럼

 

천관산 장안사

 

148 절은 하심을 말하는 것이다.

149 인간의 습성이 고려되지 않은 개혁과 혁명은 허구다.

 

가지산 보림사

 

153 남과 북으로 갈라져 서로에게 속한 것들은 모두 파괴해도 아무렇지 않은 적지의 문화재 가 되어버린 것이다.

158 옛사람들은 그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는데 요즈음 사람들은 그 몸을 움직이지 않고 있다.

      시끄러운 곳을 피하여 조용한 곳을 찾아서 공부해야 한다면 그것은 죽은 공부

      무슨 일을 하든지 자기 일을 하며 마음의 공부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162 선거를 통해 대표자를 뽑는 방법은 그 나라의 가장 우수한 인재를 끌어 모으는 방법으로는 적당치 않다.

       지혜롭고 뜻있는 훌륭한 사람이 어찌 저 아수라장을 거쳐 선량이 되고자 하겠는가? 피곤한 일이다.

 

땅끝 사자봉에서 보길도 격자봉까지

 

169 하루도 음악이 없으면 성정을 수양하여 세간의 걱정을 잊을 수 없다 - 고산

       나는 부를 마음대로 누리는 것에 대해 저항감이 있다. 지나친 호사는 신의 뜻에 어긋난다.

       마음은 호사로움으로 위로받을 수 없는 것이다. 고산이 죽자 만세를 부르며 환영한 섬사람들이 있었다 하니 그 수발의 고충이

       어떠 했는지 짐작할 만하다. 위대한 정신은 검소하며 형식에 매이지 않는다.

171 성호 이익은 윤두서의 제문에 우리 형제는 공의 칭찬을 듣고 비로소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라고 썼다.

 

보옥리 뾰족산

 

173 고요함이 너무 커 소음은 오히려 고요함을 가중시킨다.

 

보길도 예송리

 

178 길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살며 만나는 어려움도 늘 그것이 최초 는 아니다. 이미 누군가 건너간 길이다.

      지금은 나뭇가지를 붙잡고 천애의 절벽을 발밑에 두고 아슬아슬 건너가지만 내가 지나온 자리는 결국 나중에 길이 될 것이다.

179 바다의 체취는 바람에 실려 온다.

181 아이들은 인생을 어떻게 사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서 잊어버린다. 아이들 처럼 사는 어른은 하나도 없다.

      그러므로 그들은 조금 더 불행하다.

183 미망과 욕망과 적의가 죽으면 열반에 이른다. 이 때 마음은 생각이란 실재하는 것이 아님 을 깨닫게 된다. 생각은 사라지는 것이다.

 

완도 선착장

 

187 가장 높은 등급 - 옳은 것을 지켜서 이익을 얻는 것

      두 번 째 등급 - 옳은 것을 지켜서 해를 받는 것

     세 번째 등급 - 나쁜 것을 좇아 이익을 얻는 것

    가장 낮은 등급- 나쁜 것을 좇아 해를 받는 것

 

장좌리 장도

 

190 다 죽어버린 시간 속에서 피같이 붉은 정열이 되살아난 것일까?

193 골품제도 아래서 한계를 느낀 많은 사람들이 좀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나라에서 영달 을 꾀하기 위해 당으로 건너갔다.

       최치원도 유자이건 불자이건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앞을 다투어 입당하였다고 하였다.

197 훌륭한 장군은 목숨을 잃고, 놀라운 재간과 뚝심으로 부를 일구어 낸 부자는 멍청이가 되고 학자는 그 명예를 잃게 된다.

      자기다움을 상실함으로써 불행한 최후를 맞게 되는 것 이다. 이렇게 거칠고 험상궂은 날에 장도를 찾아오면 더 좋다.

     바다를 누비던 사람들의 기개와 고함이 느껴진다.

198 바다는 바람이 귀찮게 해도 모르는 체해준다. 눈을 지그시 감고 커다란 몸을 맡겨놓는다.

200 하동으로 서둘러 가자. 꽃은 시간이고 그래서 날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다.

201 갓 태어난 아이들처럼 착한 사람들이 모여 산다고 해서 생일도라 불린다고 한다.

203 어떤 물고기는 온 몸에 잔뜩 이끼를 달고 다닌다. 저렇게 완벽한 위장술을 가진 놈이 어 째서 잡혀왔나 의아하다.

204 우럭은 커다란 입이 아래로 깊이 다물어져 있어 마치 무게 잡는 임금님의 입매 같다.

       심심하다는 것은 자기 속에 데리고 놀 자기가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늘 밖에서 친구가 될 만한 것을 찾는다.

      가슴 가득 바닷 빛이 푸르게 들면 푸른 얼굴로 서울에 돌아가리라.

      모든 것을 담고도 푸 른 빛 하나로 자신을 정동하는 바다지만 조금씩 다른 물빛, 다른 질감으로 다가온다.

205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변하지 않는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은 인문학적 호기심이다.

      돈은 사람이 건강할 때 필요한 것이다.

 

하동 쌍계사

 

207 그네들의 (일본) 정치가와 지도자들은 젊은 산화를 충성과 애국이라 가르쳤고, 가미가제 특공대라고 추어올렸다.

       떼거리 정신을 부추겼고 확 피었다 확 가는 짧고 화려한 생애를 아름다움이라 불렀다.

      벚꽃은 바로 그런 군국주의자들에게 이용당했다.

208 자연 속에는 산과 늑대만이 알고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 그리고 늑대가 죽음으로써 그것 은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213 바쁘다는 것, 그리하여 빨라질 수 밖에 없게 되는 것, 이것은 우리가 놀고 쉴 줄을 모르는 사람들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 다.  문화는 쉽게 말해 잘 노는 것이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고 자기가 스스로의 삶을 조직하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자율적인 활동이 지배하는 사회가 바로 분화사회인 것이다

 

목포

 

214 이렇게 좋은 날 산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다.

217 서로 마음에는 있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젊은 남녀의 긴장도 공기를 타고 전해진다.

 

흑산도

 

223 창호지 문은 정감을 더한다. 창호지는 안과 밖을 차단하지 않는다. 달빛이 스미고 방안의 정사가 그림자 지는 매미 날개 같은

      가벼운   가림이고 매혹이다

225 자연을 조금이라도 바꾸려면 수없이 고뇌해야 한다. 유럽인들은 건물 하나를 짓는데 수백 년을 기다릴 줄 안다. 빠르다는 것은

       늘 되돌아올 수 없이 멀리가게 만든다.

      편리는 생명을 넘어설 수 없다. 이제 훌륭한 관광자원은 훼손되지 않은 자연이다.

229 대마도에서 일본인들이 주는 밥을 거절하다가 굶어 죽은 그를 보면 충신은 결코 많을 수 없다는 다산의 말이 생각난다.

230 나도 인생의 어느 부분인가에 솔잎이 깔리고 주위에 꽃이 가득한 그런 부드럽고 포근한 길이고 싶다.

       아름다운 나무 가득하고 옆으로 작은 시내하나 흐르는 그런 길이었으면 한다

      가슴에 핀 꽃이 너무 붉어 남의 나라 대마도에서 굶어 죽었을 것이다.

      서릿발 같은 그의 속으로 들어갈수록 길에서는 아름다운 향기가 난다. 이 길 어딘가엔 아 마 그윽한 난초가 피어있을 것이다.

231 나는 아직도 무엇이 되고 싶어 하는 나를 좋아한다.

 

홍도

 

242 자격이 없는 사람들에게 너무 아름다운 자연이 주어졌다는 비난과 탄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인류의 유산을 훼손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관매도

 

248 견뎌내야 하는 것은 늘 자신의 몫이다. 자식들의 어려움을 대신할 수 있다면 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이미 모두 죽어 없어졌을

      것이다.   과로와 지나친 심려 때문에.

 

진도 용장산성과 제주 항파두리

 

257 주위의 나라들이 모두 몽고에 항복했지만 고려만이 30년을 버티며 항복하지 않은 것에 대한 특별한 예우였다.

259 고려 왕실이 친몽적 경향을 띠고 삼별초를 진압하려는 것에 대해 고려의 백성들은 비판 적이었다.

261 이제는 다시 볼 수 없으리라 그리움으로 시들리라 바람이 되어 그의 어깨 위에 머물리라

262 붉은 오름은 그들이 최후를 맞이한 곳이다.

264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힘을 끌어내지 못하는 사람 역시 비극적이다.

265 변화의 핵심은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새로운 상황을 창조함으로써 스스로 그 주인이 되는 것이다.

 

한라산

 

266 백록담의 날씨는 신만의 비밀

267 나이가 들수록 붉은 소나무가 좋아진다. 나이가 많은 소나무에서는 향기가 난다.

       나도 나이가 들어 저렇게 고울 수 있기를 바란다.

적송들 밑에는 조릿대가 가득하다. 영혼이 맑은 어린아이들처럼 경쾌하고 수다스럽다.

     조릿대와 바람은 친하다. 속삭이듯 다정하다가 싸우듯 와삭대기도 한다. 산속에서의 일상 도 우리의 일상과 같다.

268 손을 뻗으면 은하수에 닿을 만큼 높다는 한라라는 이름에 모자람이 없다.

269 감탄은 자신을 잊게 한다. 자신과 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벽을 허물고 어두운 자아 속으로 햇빛을 가득히 받아들이게 한다.

271 산행의 즐거움은 산과 만나는 데 잇다. 산은 음악과 같다. 조용해야 들을 수 있다.

        한적해야 피어 있는 들꽃을 볼 수 있다. 호젓하지 않으면 온 몸의 피부가 그 정적을 감지 할 수 없다.

271 마음을 쉬고 보면 새들이 날아간 자국같이 보인다.

 

귀환

 

274 바다는 늘 낮은 곳을 선택하는 물의 승리다. 바다는 모든 것을 그 안에 담고도 오직 하 나의 색 푸른빛을 유지하고 있다.

       바다는 가끔 밑바닥을 뒤집어엎어 스스로를 정화한다.

      태풍과 풍랑과 해일과 파도는 바다가 스스로를 정화하는 도구들이다.

      바다가 바다일 수 있는 것은 스스로를 새롭게 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이다.

275 새로운 생각과 깨달음은 기존 사회의 서릿발 같은 증오와 심문과 맞서야 한다.

276 필부들에게도 세상의 흥망에 책임이 있다. 명나라 말기에 만주족의 청나라가 들어서는 것 을 볼 수밖에 없었던 망국의 고증학자

       고염무의 말이다. 나는 이 말을 좋아한다.

       나의 삶이 세상의 흥망과 관계가 있다는 생각이 좋아서다. 인간은 별과 같다. 수없이 많지만 하나하나가 모두 작은 우주다.

      신의 세계는 인간이 잊고 있는 부분이듯이, 영웅의 세계는 필부가 잊고 있는 세계다.

277 바라는 대로 되는 세상은 아니지만 세상이 만들어주는 대로 살지는 않을 것이다.

      동양에서 자유를 얻는 방법은 속박에서부터 물러나는 것이다.

     유가에서 쓰임을 받으면 행하고 버림을 받으면 숨는다고 말한다.

 

그만 두어라

이 우주 공간에 몸 맡길 날이 얼마나 남았는가

어지 마음대로 머물고 나아가지 못하는가

무엇을 위하여 허겁지겁 어디로 가려는가

....

기분이 좋을 때는 홀로 나다니고

때때로 지팡이 꽂아놓고 김을 매노라

...

잠시 자연에 맡겼다가 돌아갈 뿐이니

--귀거래사

 

278 도가는 유가를 구조적으로 보완하는 데 성공했다 -

279 말하고자 하되 말을 잊었다- 도연명

       나아가 세상을 바꾸고 들어와 자신을 바꾸는 것이 자유가 아닐까?

280 분명한 것은 나는 나아질 것이고 스스로가 더 좋아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바라건대 다른 사람들로부터 당신과 함께 있으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다른 사람들의 불운과 불행 위에 내 행복을 쌓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변화라는 주제 속에 내가 담아내고 싶은 인생이다.

 

책 끝에 --자연과 사람 그리고 변화

 

281 자연에 관한 한 선진국은 잘사는 나라가 아니라 살 수 있는 나라를 뜻한다.

282 유전자 특허전쟁, 지금을 위해 미래를 희생하는 파우스트의 거래

284 아름다운 나라는 공동의 선을 존중하는 나라이며 사회적 악의 창궐을 스스로 감시할 수 있는 사회다.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내면적 성찰이 요구된다.

       사람은 쉬고 있을 때와 자신의 내면과 만날 때 가장 자유로운 정신력을 가지게 된다.

      인간이 쉴 수 있는 곳은 자연뿐이다.

285 이제 흙을 밟을 수 있는 곳은 산속밖에 없다. 생각하기 위해서 걸을 것이고 쉬기 위해서 걸을 것이다. 산과 강 속에서 시간을

       거슬러  오르며 위대한 정신들을 만날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장점과 단점이 있다. 얼굴이 예쁘면 키가 작다 --! 나다 하하하

286 한국의 산수 속에서 한국의 인물을 보고 그 인물 속에서 그를 길러낸 한국 산수의 힘을 느끼는 것, 이것이 내가 여행이라는

       매력적인  휴식을 통해 즐기고자 하는 것이다.

287 바쁜 사람은 바보다. 자신을 괴롭히고 남을 못살게 할 뿐이다.

우리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이 바로 긍정적인 변화인 것이다.

 

< 내가 저자라면 >

 

떠남과 만남은 저자가 우리나라를 여행하며 느낀 성찰을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는 표현력으로 써 낸 책이다.

독자로서 저자가 가장 저자답다고 느낀 책 중의 하나이다.

그는 여행을 하면서 자기를 돌아보고, 시간을 거슬러 사람을 만나고 교감하며 행복해했고, 그 행복을 타인들과 나누고자 하였다.

책의 맨 앞에는 장자와 동진의 시인 곽박의 글을 인용해 놓은 글 한 페이지, 자신이 책을 쓰게 된 의도를 알 수 있는 글 한 페이지를 나란히 배치해 놓았다.

두 페이지의 짧은 글을 읽으며 독자는 벌써 마음이 잔잔해지고, 저자는 심연을 향해 가는 길 위에 서 있음을 느낀다.

자연 속에서 시간을 넘어 내가 만나고 싶은 것은 이미 이곳을 살다간 사람들의 안으로 쌓여 넘쳐나는 마음이다.

그들의 이야기로부터 나의 이야기로 바뀌어가는 변곡점에 내가 있고 싶다가 그것이다.

변곡점의 사전적 의미는 굴곡의 방향이 바뀌는 자리를 나타내는 곡선위의 점, 혹은 대변혁의 전환점을 일컫는 말이다.

그는 자기의 길을 걷고 싶어 했고, 그 길이 타인의 길도 되기를 원해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꾹꾹 누르며 걸었다.

저자는 본인의 책을 읽는 독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은, 따뜻한 사람이기도 했다.

모든 제목 밑에 또 다른 작고 긴 글을 써 놓았다.

제목을 아아 섬진강해놓고, ‘섬진강을 따라 걸으면 나도 강물이 되어 흐른다고 쓴 것 등이 그것이다.

제목 밑의  문장들은 메마른 마음을 촉촉이 적셔준다.

한 꼭지 글이 길 때는 중간 중간에 소제목을 써 놓아 그 이정표를 따라서 질서있고 쉬면서 걸어갈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저자의 배려 속에 숨은 세심한 고심과 멋진 표현에 감동을 느낀다.

무엇보다 저자는 길 위에서의 감성적이고 문학적 표현 속에 자신의 의지와 결심을 잊지 않았다.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긍정적 변화로서의 삶을 추구한 것이 그것이다.

이를 볼 때 저자야말로 경영자이기보다는 문학가이며, 문학가라기보다는 경영자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자기 길을 꿋꿋이 걸어간 사람이다.

허허로운 인생 가운데 라는 기쁨을 발견하고, 그 기쁨을 타인과 나누고자 한 따뜻한 글임을, 그러면서도 는 그들과 또 다른 변화의 길을 걷고자 한 진정한 나그네이자 인생길의 여행자임을 느낀다.



IP *.48.44.227

프로필 이미지
2018.09.18 20:05:04 *.121.156.75

차분한 북리뷰입니다. 혜홍샘은 차분하게 써내려갈때 글이 더 매력있는 듯 합니다. 개인적 감상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8.09.18 21:25:36 *.48.44.227

그렇군요~~ 감사 감사~~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