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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24일 18시 49분 등록

생의 수레바퀴

11기 정승훈

 

이 책을 선택한 이유

 

11기 과정 중 나에게 가장 베스트였던 [인생수업]의 작가의 책이라 아무런 망설임 없이 골랐다. 나의 책임 강점을 알게 해주었고 무엇보다 그 책임을 누구도 나에게 강요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책임이란 것에서 벗어나니 편하다.

분명 이 책 역시 나에게 또 다른 관점을 열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글귀

 

프롤로그 삶이 진정 중요한 이유

9p. 나는 경험을 통해 인생에 우연은 없다고 배워왔다. 내게 닥친 모든 일은 일어나야만 했기에 일어난 것이다.

14p. 존재의 유일한 목적이 성장하는 것이라고 믿는 내게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

 

PART 1 생쥐의 장

꿈꾸는 고치

17p. 가능한 최고의 선택을 하는 사람의 양어깨에는 자유의지라는 무거운 책임이 지워진다.

19p.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나는 살아 있는 모든 것에 강하게 끌렸다.

나는 어땠나 생각해보니 자연과 더불어 살았던 환경이라 당연히 같이 있는 존재로 여겼다. 동식물 모두. 그래서 아들도 그런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면 했다.

20p. 취리히 최대 사무용품 회사의 부사장인 아버지는 건장한 체구에 엄격하고 책임감 강하고 알뜰살뜰한 분이었다. 그 다갈색 눈에는 두 가지 가능성만이 비칠 뿐이었다. 자기 방식과 잘못된 방식.

이런 분들이 의외로 있다. 맞다 틀리다가 본인의 주관에 달려있다.

23p. 나는 언제나 남보다 열 배의 노력을 하여 남보다 열 배의 가치가, 뭔가 생존의 가치가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것이 매일의 고통이었다.

난 노력을 하기보다 존재감 없이 지냈다. 인정을 받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니 노력하기보다 기죽어 지냈다.

24p. 그 경험이야말로 나를 기다리는 모든 일에 맞설 용기와 결단력과 인내력을 주었다.

 

낯선 여행을 떠나는 천사

26p. 부모님에게 검은 얼굴의 인형을 사달라고 졸랐으나 스위스에서 그런 인형은 찾을 수 없었다. 나는 검은 얼굴의 인형이 생길 때까지 가지고 있는 인형들과는 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요즘은 피부색이 다른 인형, 장애를 가진 인형까지 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편견을 갖지 않게 하려고 그렇게 한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엘리자베스는 남달랐다.

27p. 의사는 나를 병으로 쇠약해진 한 소녀가 아니라 물건처럼 다루었다.

28p. 홀로 외롭게 죽음을 맞이했다고 생각되겠지만, 사실 그 작은 아이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로부터 보살핌을 받았다. 그 아이가 더 좋은 세계로 옮겨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29p. 어느 날 부모님이 다녀간 후, 그 비정한 여의사가 들어왔다가 내 입술에서 피가 나는 것을 보고 두 팔을 묶어놓았다. 그래서 더 이상 입술을 만질 수 없었다.

예전 의료진은 정말 별로였다. 고등학교 때 엄마와 병원에 갔었다. 엄마보다 한참이나 어린 의사가 엄마에게 반말을 하는 것을 보고 기분이 나빴다. 지금처럼 자상하지 않았다.

32p. 나중에 나 자신도 백의를 입은 의사의 일원이 되고, 더 많은 시간이 지나 알았던 일이지만, 치유는 오로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약 덕분이었다. 바로 가족의 보살핌, 위안, 사랑……, 그리고 초콜릿!

 

사랑스러운 토끼 블래키

33p. 스위스에는 크리스마스 때면 아이들이 정성을 다해 선물을 만들어 가족과 가까운 친척들에게 주는 풍습이 있다.

독특하다. 그리고 괜찮은 것 같다.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해서 주기도 한다니...

36p. 인형에서 책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똑같았다. 나는 그것이 화가 났다.

어려서부터 정체성을 찾으려고 했다더니 그럴 만 했다.

40p. 나중에 저녁식사 식탁에 앉아 가족이 블래키를 먹는 것을 지켜보았다. 나는 울지 않았다. 내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었는지를 부모님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41p. 나는 수지 가족과 교류를 끊지 않은 동급생의 하나였지만, 아무것도 도울 수 없다는 사실에 무척 상심했다.

42p. 병원에서 의사로부터 손쓸 방도가 없다는 말을 듣자 그는 자기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겠다고 했다. 가족과 친척과 친구들과 작별을 고할 시간은 충분했다.

[숨결이 바람이 될 때]의 작가 폴 칼라니티가 생각난다. 그도 마지막에 생명 연장 장치를 거부하고 하루 만에 죽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인사할 시간은 충분했다. 나 역시 이렇게 죽고 싶다.

 

믿음, 희망, 사랑

44p. 공포와 죄의식을 강조하는 가르침으로, 목사가 설교하는 신에게는 아무래도 공감할 수 없었다.

45p. 나는 악을 썼다. “당신이 가르치는 종교 따위는 믿고 싶지도 않아요!” 그러고는 학교를 뛰쳐나오며 두 번 다시 오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나이는 어렸지만 당돌하고 자기주장이 확실하다.

49p. 지금 생각해보면, 에리카는 회색질 척수염에 골수염이 병발했던 것이다. 당시에는 진단이 어려운 병이었다. 한 정형외과 병원에서는 에리카에게 통증을 참고 장시간 계단을 오르내리는 훈련을 강요했다. 격렬한 운동을 시키면 에리카가 꾀병을 그만둘 거라고 의사들은 생각했던 것이다.

51p. 전황이 악화되면서 우리는 희생의 의미를 배웠다. 피난민 인파가 스위스 국경을 넘어 몰려왔다. 식량을 배급해야 했다. 어머니는 계란을 1,2년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정원의 잔디밭은 감자와 채소밭으로 바뀌었다. 지하실에는 저장 식품이 엄청나게 늘어서 있어 마치 지금의 슈퍼마켓 같았다.

계란을 1,2년 식이나 보관할 수 있구나. 그 밖의 모습도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세대로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것은 전쟁을 대비한 소박한 기여였지만, 자급자족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길러주어 훗날의 생활에 도움을 주었다.

 

나의 첫 실험 가운

55p. 내게는 창조적이고 사색적인 지성이 있고,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기질이 있었다.

아버지는 격노했다. 논쟁을, 특히 자식과의 논쟁을 좋아하지 않는 분이었다.

59p. "정 싫다면 네가 좋아하는 일을, 네가 행복해질 일을 찾아도 좋다.“ 그것은 내가 청춘기에 들은 최고의 축복이었다. 뭔가 좋은 일을 찾아낼 수 있기를 기도했다.

너무도 당연한 말인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을 지금도 반대하는 부모가 있다.

 

운명과의 굳은 약속

65p. 채혈을 끝낸 후 환자의 침상에 앉아 그들의 삶에 대해, 그들이 보고 경험해온 일에 대해, 살아 있는 것에 대해 몇 시간이나 이야기했다. 몸에 대한 치료 이상으로 마음의 치유가 시급한 사람들임을 알았다. 환자들은 우정과 공감을 갈망했다. 나는 그것을 제공했고, 그들은 대신 내 눈과 마음을 크게 뜨게 해주었다. 공평한 교환이었다. 그 경험은 나를 더욱 강하게 해주었다.

68p. 세계 평화? 국가와 민족 간의 협력? 황폐해진 유럽인들에 대한 지원? 나로서는 꿈같은 일을 젊은이들은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들의 인도주의적 체험담 하나하나가 영혼을 울리는 음악으로 들렸다.

힘들고 어려운 일인데 꿈같은 일이라고 여기는 저자가 남다르다. [인생수업]에서와는 또 다른 강렬함이 있다. 삶으로 보여주는 진정한 실천가다.

 

의미 있는 일

71p.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에 감사하고 있었다.

73p. 마을에서 몇 주 생활하는 동안, 독일 병사들도 사기 꺾이고 배고프고, 자신들이 깔아놓은 지뢰밭에서 죽을까 겁내는 똑같은 인간으로 다가왔다. 차츰 나는 마음을 열고 있었다. 나치가 아니라 다만 순박하고 궁핍한 인간이 거기에 있었다.

똑같은 사람이다. 반공교육을 받던 우리는 공산당은 뿔 달린 도깨비인줄 알았고 무섭고 잔인한 괴물일거라 여겼다.

78p. "당신의 빛나는 눈동자는 태양빛을 연상시킨다오. 다시 만나 함께 태양을 맞이하는 날이 오기를. 안녕!“ 그 후 활력을 북돋워야 할 필요가 있을 때면 언제나 일기의 이 페이지를 펼쳐보았다.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듣는다면 정말 행복할 것이다. 그것도 아흔세 살의 노인에게 들었다면 더욱.

 

축성 받은 흙

80p. 운명은 신앙과 같은 것이다. 어느 쪽이나 신의 뜻을 열렬히 믿는 마음이 필요하다.

81p. 전쟁이 끝나고 2년 가까이 지났지만 바르샤바는 아직 폐허 속에 있었다. 시가의 건물은 모두 벽돌 파편의 산으로 변해 있었다. 30만 명의 시민이 방공호에서 살았으며, 저녁 식사 준비와 난방을 위해 불을 땔 때 흘러나오는 연기만이 근근이 목숨을 이어가는 표시였다.

82p. 재난 구조에 뛰어든 사람이 전문가일 필요는 없다.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유일한 방법은 팔을 걷어붙이고 일을 시작하는 것뿐이다.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람이니 무엇이든 할 것이다. 어렵다고 느꼈다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테니 당연한 것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남다르다.

84p. 그들의 회복력이 높은 것은 오로지 삶에 대한 강력한 의지 덕분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때가 종종 있었다. 인간 존재의 본질과 모든 생명체의 본질은 단순히 살아가는 것, 생존하는 것에 있다고 깨달았다.

86p. 가족이 모두 가스실에서 살해당했으면서도 이 여자가 아직 한 가닥의 희망을 버리고 있지 않는 이상, 나도 어떻게든 내 안의 모든 힘을 불러 모아야 했다.

89p. 그 여자는 한밤중에 일어나 30킬로미터를 걸어 병원에 가서 살아난 자식을 보았다. 루블린에서 아기를 데리고 자신의 마을로 돌아가 집의 흙을 한줌 파가지고 사제를 찾아가서 축성 받은 것이다. 나치가 성직자를 거의 모두 몰살했으므로 사제를 찾으러 많은 시간을 돌아다녔을 것이다. 이제 그 흙은 신의 축복을 받은 특별한 흙이 되었다. 흙을 내 머리맡에 놓고 그 여자는 다시 마을로 돌아갔다.

엄마이고 마지막 남은 자식이기에 그랬겠지. 자식을 살리고 돌아갔어도 그만일 텐데 보답으로 축성 받은 흙을 전하러 그 먼 길을 왔다. 감사하다는 말보다 더한 흙을 머리맡에 두고 갔다.

 

PART 2 곰의 장

가족과의 재회

94p. 나는 아직 스물세 살의 검사원이었지만, 노련한 정신과 의사처럼 환자의 말을 듣는 기술을 몸에 익혔다.

98p. 이제 안 된다고 생각할 때에도

언제나, 어디선지 모르게

한줄기 작은 빛이 비쳐온다.

 

그 작은 빛을 바라보면

다시 용기가 솟구친다.

그리고 다시 한걸음 앞으로 나아갈

힘이 솟구친다.

의과대학 시절

102p. 의대 1학년 시절, 취리히 시내를 산보하고 있는 이 전설적인 스위스 정신과 의사를 나는 종종 목격했다. ... 당시에 나는 융에게 말을 거는 순간 정신과 의사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정신과는 내 진로 지망 리스트의 최하위에 있었다.

105p. 다행히 시각적 기억력을 타고난 나는 실습과 강의 내용을 잊는 법이 없었다.

시각적 기억력이라... 나도 시각적 기억력은 좋다. 책을 읽고 나서 기억에 남는 문구는 책의 오른쪽 윗부분에 있었다는 것도 기억난다. 반대로 나쁜 이미지(호로 영화 같은)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그런 류의 영화는 좋아하지 않는다.

 

삶은 언제나 현재에 있

116p. 얄궂게도, 내 비자 신청이 미국 대사관에서 거절당했다. 폴란드에 여행한 적이 있는 나 같은 사람은 모두 공산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선입견에 세뇌된 자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지금으론 생각할 수 없는 일이지만 전쟁 후라 그랬나보다. 한국은 아직도 어떤 특정 행동과 사상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그런 말을 듣는다. 통일을 이야기했다가 빨갱이냐는 듣기도 하니 말이다.

117p. 슬프게도, 죽음은 내 사정을 봐줄 만큼 관대하지 않았다. 그래서 세플리가 전화했던 것이 틀림없다. 이제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의 가혹한 여행을 받아들인 죽어가는 사람들이 대개 그렇듯이, 세플리도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한 귀중한 시간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세플리는 세상을 떠났다.

118p. 의과대학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사실은 자비심이 거의 모든 것을 치유한다는 점이다.

 

신의 뜻

122p. 흰 가운을 입고 모든 생각과 에너지를 환자에게 쏟는 일에 뭐라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

천직이네. 의사가.

127p. 바라는 것이 주어질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신은 항상 그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을 주신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달라고 기도한다. 기복신앙 오히려 난 이것 때문에 기도하는 것이 싫었다. 본인이 노력하면 되고 혹여 안 되더라도 그것 역시 담대히 받아들이면 된다고 생각한다. 목사님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기도가 아닌 하나님 나라의 의를 행할 수 있는 일이 되도록 기도하라고 했다. 그래서 이젠 기도한다. 제가 바라는 것을 이룰 수 있도록, 그 것을 통해 기독교인의 좋은 모습을 보이고 더 쓰임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말이다. 어찌보면 무슨 차이가 있냐고 하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하니 마음이 편하다. 어쩌면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죽을 때까지 살아가는 것

129p. 정신분열증 환자와 함께 일한 경험에서 나는 인간에게는 약물이나 과학을 뛰어넘는 치유력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죽어가는 환자 중에 사랑과 접촉과 교류를 갈망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나는 배웠다.

어떤 걸 느끼고 있는지 말해주세요. 그러면 내가 다른 사람들을 돕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나는 그렇게 말하곤 했다.

130p. 내 일터는 병원 내의 모든 병실이었지만, 발길은 언제나 최악이라고 생각되는 환자 - 죽어가는 환자 - 쪽으로 향했다.

134p. 오빠 외에 가족 모두가 모인 장례식은 아버지가 좋아하던 찬송가로 끝을 맺었다.

이 책 앞쪽에 오빠가 힘든 성장기를 보냈다는 걸 암시하는 글귀가 있었다. 장례식에도 오지 않은 것을 보면 오빠와 아빠 사이가 생각보다 어려웠나 보다.

 

첫 강의 시간

140p. 기존 정신의학에 대해 이야기할 생각은 없었다. 환자를 다루기 쉽게하기 위한 약물 투여를 옳다고 여기는 입장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또 여러 정신병에 관해 필요 이상으로 깊이 들어가는 너무 전문화된 테마는 배제했다.

나와 비슷하다. 나도 강의에서 이론이나 전문 지식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난 사례를 통해 쉽게 전달한다. 나의 커뮤니케이션 강점이 잘 활용되는 곳이다.

141p. 나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죽음이란 주제에 접근해보려고 생각했다. 내 논제는 간단했다. 의사들이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하고, 죽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죽음을 다루기가 휠씬 편안해질 것이다.

143p. 학생들의 무신경한 질문에 린다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분노를 폭발시켰던 것이다.

144p. 대부분의 학생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에게도 확실하게 찾아올 죽음에 대한 공포에 직면했다. 자신이 린다의 입장이라면 어떨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은 모르기 때문에 두렵고 겁을 낸다. 그래서 똑바로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145p. 죽어가는 환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만 하면 삶에 대해 무한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모성

150p. 결국에는 정신분석도 조금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적어도 내 자신이 왜 이토록 고집스럽고 자립심이 강한지, 성격에 대한 약간의 새로운 통찰은 얻을 수 있었다.

자신에 대해 알게 되면 어려가지로 도움이 된다. 나 역시 성격유형을 통해 알게 되고 변경연 연구원과정을 통해서도 알게 되었다. 요즘은 사주 명리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죽음은 가장 큰 스승

153p. 성서를 읽는 것만으로는 대답이 나오지 않는 죽음에 관해 의문을 갖는 것은 당연했다. 이야기 중에 신학생들은 죽음에 관한 사람들의 물음에 대답해야 할 때 혼란스럽고 무력감에 빠진다고 털어놓았다.

154p. 환자의 사정보다 자신의 사정을 우선시한 내가 너무나도 한심했다. 어제는 속마음을 함께 나누기를 그토록 갈망했는데도 그렇게 하지 못한 채 세상을 뜨게 했다.

155p.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이상적 상황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나는 어린 시절에 경험한 이웃집 과수원 주인아저씨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그 사람은 집에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진실이 늘 최선이다.

병원에서 고통스럽게, 혹은 아무런 자각도 없이 죽는 것보다 훨씬 좋은 선택인 것 같다. 남겨진 가족에게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된다.

156p. 1967년 상반기부터 매주 금요일에 죽음과 죽어감이란 주제의 세미나를 열기 시작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시작한 거다. 이론 세미나가 아닌 현장과 실제 환자가 참여한 진짜 세미나다.

159p. 깊은 슬픔을 가슴에 담고 있으면서도 여자는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고 남을 탓하지 않고 분노하는 기색도 없었다. 평화로운 그 태도가 너므 보통 사람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아직 미숙했던 나는 엉겁결에 말했다. “왜 그런 얘기를 하죠? 그것과 죽어가는 환자가 무슨 관계가 있어요?”

죽음은 내게 친숙한 일이에요. 아주 오래된 친구니까요.”

두렵다고 멀리한다고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무엇 때문에 두려운지 알아야 한다. 죽음에 대해 나이든 사람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건강하고 젊은 사람들이 고민하면 좋겠다. 나의 죽음은 어땠으면 좋겠는지.

160p. 얼마 후, 나는 그 청소부를 내 수석 조수로 채용했다.

162p. 죽어가는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임으로써 우리 모두는 자신이 과거에 해왔던 잘못과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배웠다.

~ 나도 알겠다. 학폭 종사자들 면담이 아니라 당사자인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것을. 역시 이 책을 통해 관점이 바뀔 것 같았던 나의 느낌이 맞았다.

 

어머니의 마지막 가르침

166p. "만일 내가 식물인간이 된다면 네 손으로 내 삶을 끝내주기를 바란다.“

나도 이와 비슷한 말을 아들에게 했다. 혹 내가 의지가 없어 결정하지 못하더라도 생명연장 장치는 하지 말라고. 아들은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아마 존엄사를 말하는 것으로 여긴 듯 하다. 자식의 입장에서 불효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지금 건강하니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겠지. 여하튼 나의 죽음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였다.

169p. 나는 스위스어와 영어로 하느님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그래도 하느님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171p. 사람은 배워야 할 것을 모두 배웠을 때 삶을 마감한다. 그렇게 생각하자, 어머니의 요구에 따라 내 손으로 당신의 삶을 끝내는 일은 할 수 없다는 느낌이 전보다 더욱더 강해졌다.

 

PART 3 들소의 장

죽음 뒤의 삶

175p. 환자의 지불 능력이 있든 없든 의사는 진료할 책임이 있다는 내 입장과 클리닉을 경영해야 하는 그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176p. 일주일의 집중 체험 학습인 그 워크숍은 강의, 죽어가는 환자와의 면담, 질의응답 세션, 못다 한 일(삶에서 쌓인 회한과 분노를 극복하도록 돕기 위해 행하는 일대일 훈련)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못다 한 일이란 프로그램은 참 좋은 것 같다. 누구나 한 번쯤 해보면 좋겠다.

177p. 죽음의 체험에는 전혀 고통이 수반되지 않는다는 것, 다시 돌아오고 싶지 않다는 것도 모든 사례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체험이었다.

178p. 1단계

1단계에서 경험하는 또 하나의 특징은 완전성이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이었던 사람도 볼 수 있게 된다.

179p. 2단계

체험자들은 영혼과 에너지라고밖에 정의 할 수 없는 세계, 즉 사후 세계에 있었다고 보고 한다.

180p. 3단계

사람에 따라서 그 이미지는 여러 가지이다. 다리, 산길, 아름다운 개울 등 기본적으로 그 사람에게 가장 기분 좋은 이미지가 나타난다. 심령 에너지를 통해 그 사람 자신이 만든 이미지이다. 마지막에는 눈부신 빛을 목격한다.

요즘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표현되는 장면이다. 환한 빛이 되면 사라지거나 빛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식으로 묘사된다. 저자는 여러 사람을 통해 들은 것이다. 놀랍다.

181p. 4단계

이 단계에 도달한 사람은 이제 에테르체를 필요하지 않게 되고 영적 에너지 그 자체로 변화한다. 그 사람이 태어나기 전에 그랬던 것 같은 형태로의 에너지이다. 거기서 전체성, 존재의 완전성을 경험한다.

182p.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은 자유의지에 의한 자유 선택이다. 하지만 그것에는 책임이 따른다.

183p. 인생은 선택의 길로 가득 차 있다. 어떤 삶을 사느냐는 결국 각자가 선택한다.

 

요정의 증거

185p. 인생은 시간과 함께 전개되지만, 교훈은 그 사람이 필요할 때에 찾아온다.

191p. 사진을 내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정말 믿을 수 없었을 것이다. 첫 번째 사진에는 언덕과 숲이 찍혀 있었다. 두 번째 사진도 똑같은 풍경이었지만, 전경에 키가 크고 근육질에 엄숙한 얼굴의 인디언 남자가 겹쳐 있었다. 남자는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 사진을 찍는 순간에 남자는 곧장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었다. 아주 진지한 표정이었고 장난기는 없었다.

간혹 사진에 혼령이 찍힌다고 하던데 그것과 같은 것인가 보다. 모습을 보여 달라는 말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이 다르지만.

 

미지의 존재와 채널링

193p. 채널러는 깊은 의식 상태 또는 트랜스 상태가 되어 고급령이나 죽은 현자를 불러내 그 지식을 얻는 사람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무당과 같은 존재로, 빙의하는 것이다. 서양에선 보기 힘든 사람들이긴 하겠다.

196p. 그 후 몇 달 동안 종종 에스콘디도를 찾아 세일럼뿐 아니라 다른 영들도 만났다. 마리오라는 이름의 천재적인 영도 만났다. 지질학, 역사학, 물리학부터 크리스털 요법까지 내가 어떤 분야의 질문을 해도 마리오는 유창하고 명쾌하게 대답해주었다. 하지만 내 인연은 세일럼이었다.

197p. 과학자로서 매니는 사후의 삶에 관련된 모든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실제로, 내가 B부부에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매니의 견해 때문에 우리는 많이 다투었다. 케네스는 어머니가 자신의 일을 하고 있다.”고 인정할 만한 나이가 되었지만, 버버라는 어머니를 빼앗긴 일을 원망하고 있었다. 그 무렵의 나는 아마 새로운 발견에 지나치게 빠져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가족에게 균열을 가져오고 있다는 것을 너무 늦게까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내가 봐도 B부부가 의심스럽다.

어느 한 분야에 뛰어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이 자신의 가정을 돌보는 것에 취약하다. 나는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아마 내 능력이 안 되니 주저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199p. 삶의 커다란 물음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는 나 같은 사람도 나이 오십에 재출발한다는 것은 힘들었다.

200p. 나의 외곬으로 나아가는 마음과 비즈니스 감각의 결여가 승리를 거두었다. 플로스무어의 집과 가구 일체와 교환하는 조건으로 매니가 힐링 센터의 땅을 매입하여 내게 임대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201p. 신청자가 쇄도해, 정원을 40명으로 제한한 초기에는 예약자가 줄을 이었다.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204p. 지금까지도 이혼한 남편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이유도 똑같다. “당신이 나와 이혼했지, 나는 당신과 이혼하지 않았어요.” 매니에게 그렇게 말하곤 했다.

좀 이기적인 것 같다. 이런 부류의 사람은 결혼하지 말고 혼자 업적을 이루는 게 낫지 않을까.

206p. 그 특별한 임무에 왜 다른 사람이 아닌 나를 택했는지 그 이유를 막힘없이 차례차례 늘어놓기 시작했다. “신학이나 종교 계통의 사람이 아니라 의학이나 과학 계통의 사람이어야 하네. 지난 2,000년 동안 신학자나 종교가들에게는 넘칠 만큼 많은 기회가 주어졌지만 그 임무를 수행하지 않았어. 또 남자가 아니라 여자여야 하네. 그리고 두려움을 모르는 사람이어야 해. 수많은 사람에게 손길을 내밀고 한 사람 한 사람과 직접 이야기한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이어야 하고…….” “때가 되었네.” 영과의 교신이 끝나가고 있었다.

207p. 집으로 돌아오자 그때까지 삶과 죽음에 관해 얻은 지식과 경험을 모두 정리하여 통합했다. 그리고 곧 죽음과 그 후의 삶이란 제목의 새로운 강연을 시작했다.

211p.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배우자와 연인, 파트너가 있다. 하지만 신의 손바닥에서 쉬는 즐거움과 안락함을 맛보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영은 무거운 오크나무 부엌 탁자를 움직이는 것을 통해 이야기했다. 아델이 탁자 위에 양 손을 놓으면 탁자는 떠오르기도 하고 기울기도 하며 일종의 모르스 신호 같은 형태로 메시지를 보내주었다.

융 자서전에서도 나온다. 갑자기 가구에서 큰 소리가 나기도 한다고 했다.

 

신에 대한 믿음

214p. 유체이탈 체험을 유발하기 위해 먼로가 고안한 것은 의원성 수단, 그러니까 인공적인 펄스 음을 통해 뇌를 자극하는 방법이었다. 뇌는 그 펄스 음에 의해 명상 상태로 들어가 다시 의식의 심층을 경험하는 상태 - 바로 내가 찾는 목적지 - 까지 도달했다.

저자는 영성지능이 뛰어난 사람이다.

216p. 우연은 없다고 믿는 나는 혼자 그곳에 묵게 한 것도 무슨 이유가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여 그냥 있기로 했다.

나 역시 우연이라고 여겼던 것들을 이젠 예정된 것이라 여기게 되었다. 그래서 만약 계획한 일이 되지 않아도 실망하거나 조급해하지 않는다. 나의 길이라면 애쓰지 않아도 될 것이고 안 됐다면 이유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때까지 지켜본 모든 환자의 죽음을 다시 체험하고 있었다.

219p. 내가 바라보는 몸의 부위마다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떨리기 시작했다. 진동은 그 부위의 기저층에까지 미치고 있었다. 어디에 눈을 주어도 수억 개 분자가 춤추는 것이 보였다.

220p. 다음 날 아침, 무엇이든 상상한 대로 되었다. 풀잎, 나비, 자갈 등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분자 구조 속에서 진동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먼로의 집으로 향하는 길을 걷고 있었다.

223p. "산스크리트어로, 마지막 평화의 집을 뜻하는 말입니다. 우리가 신의 품으로 돌아갈 때 지상에서 여행의 마지막에 찾는 곳입니다.“

산티 닐라야 힐링 센터

226p. 죽어가는 아이들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더기도 나이에 비해 훨씬 총명한 소년이었다. 몸이 쇠약해 있기 때문에 영적, 직관적 능력이 발달했던 것이다.

229p. B는 캘리포니아 주 소비자보호국 샌디에이고 지부에 피해 신고가 접수되었고, 12월에 지방 검사국에서 성적 비행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다.

231p. 알다시피 인내는 내 미덕이 아니었다.

의외다. 많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힘들어 하지 않고 일을 해냈고 전후 교통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길을 걸어서 간 사람이 인내가 없다니. 이건 다른 인내를 말하는 것이겠다.

232p. 목표는 어디까지나 자연사를 맞이할 때까지 살도록 돕는 것에 있었다. 자살 방조는 용납할 수 없었다.

이 부분은 아직 잘 모르겠다. 자신의 의지가 작동하지 않아도 살아야 한다는 것인데……. 난 그렇게까지 살고 싶지 않다. 물론 저자는 타인이 보기엔 그렇게 보여도 자신의 영은 알고 있다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사랑

236p. 매우 직관적인 바버라는 예전부터 B부부를 신임하지 않았다.

237p. 화재로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을 전문적으로 돕는 카운슬러를 소개해주겠다고 말했다. “아뇨, 괜찮습니다.” 나는 대답했다. “잃는 것엔 익숙하답니다. 그리고 나도 전문가입니다.”

238p. 내 믿음은 집요하게 시험당하고 있었다. 힐링 센터를 잃고, B에 대한 믿음을 잃었다. 일련의 이상한 사건 - 독거미, 브레이크 고장, 화재 - 으로 생명을 위협받았다. 내 생명을 노릴 가치가 있을까? B와 그의 사악한 에너지로부터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B가 명성과 부를 혼자 다 차지하려고 그랬을까. 사악한 영이 맞긴 하다.

239p. 온갖 유형의 죽어가는 환자와 일해왔고, 죽음에 관한 책도 쓴 이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마저 처음 접한 봅의 증상을 혐오했다고 한다면, 에이즈라는 세계적인 유행병에 직면하여 우리 사회가 겪을 갈등이 얼마나 심각할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에이즈가 처음 알려졌을 때의 충격은 컸다. 저자는 그것이 아마 인류의 미래에 큰 재앙이 될 것으로 봤을 것 같다.

 

힐링 워터스 센터

243p. B 같은 뛰어난 힐러가 어떻게 그렇게까지 사악한 인간으로 변할 수 있는지 나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이 집을 나갈 때까지 B와 관계하고 싶지 않았다.

245p. 영들의 가르침이 녹음된 테이프를 차분히 들을 수 있게 되기까지는 그로부터 7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지나고 나서 보니 기만과 추악한 분열을 예고하는 경고가 분명히 있었지만, 그 수수께끼 같은 표현에 현혹되어 당시의 나로서는 구체적인 행동을 일으킬 수 없었다.

244p. 벽난로가 있는 아담한 통나무집, 그 앞을 흐르는 송어가 뛰노는 개울, 눈앞에 펼쳐진 초원……, 어차피 상상이기 때문에 비행장도 끼워 넣었다. 공항이 너무 먼 그 땅에 비행장 정도는 있어도 좋지 않을까?

245p. 우선 힐링 센터부터 개원할 생각이었지만, 영들은 살림집을 먼저 완성하라고 권고했다.

이렇게 뭔가 하려고 할 때 영들이 나서서 알려준다면 참 좋겠다. 아마 그래서 사람들이 점을 보러가는 것이겠지.

251p. 미국에서도 가난한 지역의 하나로 알려진 그곳에서 사람들은 생활고를 겪으면서도 정직했고, 남 캘리포니아에서 만난 경박한 사람들보다 훨씬 진실하게 살고 있었다.

 

PART 4 독수리의 장

가시밭길

260p. 에이즈 감염 아동을 위한 호스피스 시설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직후부터 하일랜드 카운티의 주민들은 항의했다. 주민들은 에이즈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공포심만 키우고 있었다.

262p. 농장 잔디밭에서 KKK단이 공격 신호로 십자가를 불태웠다.

263p. 내가 에이즈 감염 아동을 입양할 수 없다면 나만큼 들볶이지 않고 입양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자는 생각이었다.

최종적으로, 에이즈 아동을 입양하겠다고 나선 사랑 넘치는 가정이 미국 전역에서 350가정이나 되었다.

저자가 미국사람과 결혼하고 미국으로 온 이유가 이것이겠다. [많아지면 달라진다]라는 책 내용을 보면 많은 사람이 움직여서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264p. 내가 면담한 수천 명의 임사 체험자들은 빛 안으로 들어갔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랑을 주고 또 받았는가? 얼마나 많은 봉사를 했는가?” 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265p. 의학은 언젠가 이 무서운 병의 치료법을 발견할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 전에 에이즈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배우기를 진정으로 바랐다.

 

오늘 하루 자신을 사랑했는가

274p. 오늘은 어제 한 일에, 내일은 오늘 하는 일에 좌우된다.

가장 좋은 의학은 가장 단순한 의학이다. “모두 자신을 사랑하고 용서하는 법을, 서로를 동정하고 이해하는 법을 배웁시다.” 워크숍 끝머리에 나는 늘 그렇게 호소했다. 그것은 내 모든 지식과 경험의 요약이었다.

 

감동어린 편지

277p. 우리 부부는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해주겠다고 고집하여 딸아이를 병원에서 데려와 죽기 2주 전에 바닷가에 함께 갔습니다. 바닷가에서의 생활은 우리 가족에게 소중한 1주일이 되었습니다.

집에서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다. 결정하는 것까지 포함해서.

278p. 딸아이의 생명이 끝나야 해 끝났다는 것을, 딸아이는 내게 와 배워야 할 것을 모두 배우고 가르쳐야할 것을 모두 다 가르쳤다는 것을 선생님이 가르쳐주었습니다.

 

죽은 매니가 꽃피운 장미

281p. 나는 죄보다 훨씬 더 불행하고 괴로운 무엇인가를 원했다. 재소자들이 그들을 살인자로 만든 원인이 된 내적 고통을 고백하기 바랐다.

282p. 첫날, 대부분의 남자들이 투옥되기에 이른 악행을 이야기하고 났을 즈음에는 가장 마음이 굳게 닫혀 있던 죄수들도 눈물을 흘렸다. 일주일 동안 재소자의 대부분이 성적, 정서적 학대에 의해 상처 입은 유년기 경험을 털어놓았다.

사실 나도 이렇게 학폭 당사자들과 이야기하고 싶다. 상담 경험자들은 우려를 표했다. 만약 아이들이 어렵고 힘든 이야기를 다 했을 때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 것이며, 그들의 욕구를 들어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결국 상담자의 깜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83p. 현실을 바꾸는 일에 몸 바친 사람들이 그것을 실현했다.

사실 주변엔 이런 사람들이 많다.

284p.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는 남은 시간을 정확히 파악하는 통찰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나는 호스피스 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매니는 케네스, 바버라와 함께 사적인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남편은 저자보다 자녀와 관계가 좋았나보다.

286p. 우리는 내 사후의 삶에 관한 이론을 놓고 논의를 벌이고 있었다. 논의 도중에 매니가 바버라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좋아, 엄마 말이 맞는다면 아빠가 죽은 다음 첫눈이 오는 날 눈 속에서 빨간 장미가 피어날 거다.” 오랫동안 그 내기의 말은 가족만이 통하는 조크가 되었지만, 지금 그것이 실제로 펼쳐지고 있었다.

 

다시 날아오르는 나비

287p. 상실을 다루는 전문가로서 나는 뭔가를 상실한 사람이 경험하는 심리 상태의 변화를 연구하여 각각의 단계를 정의했다. 분노, 부정, 거래, 우울, 수용의 다섯 단계이다.

289p. 거절하지 못하는 것은 내 몇 안 되는 약점의 하나였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이제 거절도 연습하고 있다. 거절하는 것도 책임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고통을 그냥 긍정했다. 그러자 고통이 사라졌다.

291p. 무슨 일이 있어도 24시간 내에 퇴원한다는 조건으로 가까운 병원에 옮기는 것을 허락했다. 왼쪽 몸은 마비되었지만 나는 말을 듣지 않고 투덜거리며 담배를 피우려 하는 골치 아픈 환자였다. 의사는 CT 스캔과 MRI, 기본 검사를 했지만 뇌간 졸증이라는 내 자가 진단을 확인했을 뿐이었다.

참 골치 아픈 환자였겠다. 의사이면서 담배와 커피와 초콜릿을 과하게 섭취했다는 건 의외다. 현대의학보다는 자연치유에 더 가깝다.

293p. 의료체제의 관료주의는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지정된 사회복지사들이 왔지만 일할 생각은 털끝만치도 없는 사람들이었다.

294p. 오늘날의 의학은 복잡하고 연구에 많은 돈이 드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한쪽에서 보험회사와 HMO(건강관리 기구)의 수뇌들은 연봉 수백만 달러를 벌고 있다.

한의원 원장이 한 말이 생각난다. 위의 내용과 비슷한 말을 했었다. 거대 제약회사의 논리에 의해 사실과 다른 것들이 유포되고 있다고까지 했다.

295p. 죽음 자체는 훌륭하고 긍정적인 경험이지만, 나처럼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연장되는 것은 실로 악몽이다. 그것은 인간의 온갖 능력, 특히 인내하는 능력과 평정을 유지하는 능력을 소모시킨다.

296p. 삶의 유일한 목적은 성장하는 것에 있다. 우연은 없다.

 

에필로그 삶의 유일한 목적은 성장하는 것

297p. 내게는 미래의 일을 이미 일어난 듯이 그려보는 습관이 있다.

변경연에서 하는 10대 풍광과 같다.

298p. 인내라는 이 마지막 과제는 배우기 쉽지 않다. 지난 2년 가까이, 나는 - 고맙게도 노졸증의 연속적인 발작 덕분에 - 완전히 남에게 의존해 생활해왔다.

299p. 인류가 해온 일 때문에 대지진, 홍수, 화산 폭발 등 유례없는 자연재해가 일어날 것이다. 내게는 그것이 보인다. 영들은 성서에 나오는 것과 같은 규모의 대격변이 일어난다고 전했다.

맞다. 자연재해가 심각해졌다.

300p. 인생 최고의 보답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여는 것에서 얻을 수 있다. 최고의 축복은 늘 돕는 것에서 나온다.

내가 이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나 보다. 우연이 아니었다.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고난과 모든 악몽, 신이 내린 벌처럼 보이는 모든 시련은 실제로는 신의 선물이다. 그것들은 성장의 기회이며, 성장이야말로 삶의 유일한 목적이다.

나에겐 아들의 학폭 경험이 그렇다. 시련이 결국 성장이 되었다.

 

옮긴이의 말

303p. 이 책은 엘리자베스가 말년에 이르러 뇌졸중으로 쓰러져 휠체어와 침대를 오가며 생활하는 악조건 속에서 생을 되돌아보며 심혈을 기울여 쓴 자전적 기록입니다.

305p. "죽으면 이 지옥 같은 곳에서 벗어날 수 있다. 더 이상 고문도 없다. 가족과 헤어질 일도 없다. 가스실로 보내질 일도 없다. 이 소름끼치는 삶도 이젠 그만이다. 나비가 고치에서 벗어나 날아오르듯 곧 몸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 나비 그림은 포로들이 후세에 남기고 싶었던 사후 세계에 대한 메시지였던 것이다.“

 

내가 저자라면

 

1. 목차에 대하여

저자의 생애사를 순차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다시 생쥐와 곰과 들소, 독수리로 나뉘고 있다. 유년, 청년, 장년, 노년을 표현한 것이다.

 

2. 보완이 필요한 점

저자 주위에 있었던 사람들이, 저자에 대한 글(에피소드, 소감)을 같이 실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들이 본 저자는 어땠는지 궁금하다.

 

3. 이 책의 장점

저자에 대해, 저자가 죽음에 관심을 가진 과정을 잘 표현되어있다. 쉽고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잘 읽힌다.

 

4. 내가 저자라면 이렇게

자서전이니 내 삶에 대해 한 주제로 쓸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 먼저다. 그 후에나 가능한 책이다.

대신 구술 작가로 다른 이의 삶을 기록하는 것은 가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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