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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16일 10시 13분 등록

 

저자 연구

강원국(1962.07.08 ~ ) 전주 출생.

전직 대통령 연설 비서관, 메디치 미디어 편집주간, 대우그룹, 효성그룹, KG그룹 등에서 스피치 라이터 등 글 쓰는 일로 20년간 밥 먹고 살았다. 현재는 기업과 학교 등에서 글쓰기 강연을 하고, 미디어에 기고하는 등 여전히 글쓰기로 밥 먹고 살고 있다.

워낙에 글쓰기로 유명한 사람이라 책도 많이 썼을 거라 생각했는데, 저서는 2권 밖에 없다. <회장님의 글쓰기>(2014), <대통령의 글쓰기>(2014)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원래는 글쓰기 젬병이었다고 한다. 그냥 잘 못쓰는 정도가 아니라 초.., 대학때까지도 글 쓰는 게 두려웠다고 한다. 그런데도 기자가 되고 싶어했고, 당연히도 떨어졌다. 여기까지는 나랑 비슷하다. 아니 나는 초등학교 때라도 글을 잘 썼으니 내가 조금 더 나은 것 같다.

삶은 우연일까? 필연일까?

막연히 신문을 많이 읽을 수 있을거란 기대로 들어갔던 홍보실에서 우연히 사사(社史)를 만들었다가 잘 만들었다는 칭찬을 들었고, 글 잘 쓰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이후 사내에서 글쟁이로 통했고, 회장의 연설문 작성을 보좌하다가 운명처럼 김대중 대통령 연설비서관 일을 하게 되었다. 이후 인수위원회를 거쳐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으로 5년간 그의 입이 되었다.

 

Ghostwriter가 되어야 한다는 스피치 라이터(speech writer). 연설문 주인의 생각을 하고, 그의 입이 되어야 한다. 나의 생각이 아니라 그의 생각을 써야하고, 하다못해 말버릇까지 그의 버릇을 써야 하는 등, 나의 모습은 유령처럼 사라지고 철저히 그에게 빙의되어야 한다. 자신의 생각과 이름이 사라지는 일. 아무리 잘해도 내가 드러나지 않고, 빛이 나지 않는 일. 그 상대가 대통령이라고 해도 나는 싫을 것 같다.

저자는 두 대통령을 모신 것이 자랑스럽고, 가문의 영광이라고 한다. 자신이 좋아했고, 생각이 맞는 분들을 모시고 일했기 때문이라고. 무엇보다도 글쓰기 분야에서 최고인 두 분과 함께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글 쓰는 사람에게는 참으로 영광스러운 자리라고나는 아직도 글 쓰는 사람의 자세가 안 되었나 보다.

 

 

마음을 무찌르는 글귀

들어가는 말: 청와대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

6 삶은 우연일까? 필연일까?

많은 일들이 처음에는 우연 같은데, 나중에 뒤돌아 보면 필연이지 싶다.

 

7 문제는 그 다음이다. 시간이 없으니 나보고 쓰란다. 이제 임사한 신입사원에게 말이 되는가. 기한 내에만 쓰면 된단다. 쓰라니 썼다. 괴발개발 썼다. 겉만 그럴싸하게 만들었다. 고급 장정에 컬러 사진을 잔뜩 넣었다. 글을 보는 사람은 없었다. 잘 만들었단다. 나는 그 순간, 글 잘 쓰는 사람이 됐다. 20년 사사를 단숨에 써 내려간 글쟁이가 되고 만 것이다.

저자의 끊어쓰기 문체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별 내용 아닌데,  호흡이 짧아서인지 리듬감이 있고 재미있게 느껴진다.

 

1.     비서실로 내려온 폭탄’_글쓰기가 두려운 이유

13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도 딱 하나다. 욕심 때문이다. 잘 쓰려는 욕심이 글쓰기를 어렵게 만든다.

내가 20년이 넘게 글을 못 썼던 이유도 바로 이것. 영어 글쓰기가 편했던 것은 잘 못써도 된다는 것, 아니 나는 못쓴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15 김대중 대통령은 연설비서관실에서 감당할 만큼만 일을 맡겼다. 어느 수준까지 감당할 능력이 있는지도 정확히 알았다.

이거야 말로 리더가 꼭 갖춰야 할 능력이 아닐까?

 

16 앞서 욕심이 문제라고 했이다다. 그렇다면 글에 관한 대통령들의 욕심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어떻게 쓰느냐, ‘무엇을 쓰느냐의 차이다. 어떻게 쓰느냐, 다시 말해 어떻게 하면 멋있게, 있어 보이게 쓸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는 것은 부질없는 욕심이다. 그러나 무엇을 쓰느냐에 대한 고민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글의 중심은 내용이다. 대통령의 욕심은 바로 무엇을 쓸 것인가의 고민이다. 그것이 곧 국민에게 밝히는 자신의 생각이고,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쓰기에 자신 없다고 하는 사람 대부분은 전자를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명문을 쓸까 하는 고민인 것이다. 이런 고민은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부담감만 키울 뿐이다.

 

17 글의 감동은 기교에서 나오지 않는다. 애초부터 글쟁이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쓰고 싶은 내용에 진심을 담아 쓰면 된다. 맞춤법만 맞게 쓸 수 있거든 거침없이 써 내려가자. 우리는 시인도, 소설가도 아니지 않은가.

잘 아는데도 참 쉽지 않다.

 

2.     관저 식탁에서의 두 시간 강의_노무현 글쓰기 지침

20 4. 굳이 다 말하려고 할 필요 없네. 경우에 따라서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도 연설문이 될 수 있네.

7. 글의 목적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고 쓰게. 설득인지, 설명인지, 반박인지, 감동인지.

10. 짧고 간결하게 쓰게. 군더더기야말로 글쓰기의 최대 적이네.

11. 수식어는 최대한 줄이게. 진정성을 해칠 수 있이네네.

19. 글은 자연스러운 게 좋네. 인위적으로 고치려고 하지 말게.

21. 반복은 좋지만 중복은 안 되네.

반복은 강조하고 싶을 때 한다. 할 말이 없을 때 중복하게 된다.

23. 중요한 것을 앞에 배치하게. 사람들은 뒤를 잘 안 보네. 단락 맨 앞에 명제를 던지고, 뒤에 설명하는 식으로 서술하는 것을 좋아하네.

25. 한 문장 안에서는 한 가지 사실만을 언급해주게. 헷갈리네.

27. 같은 메시지는 한곳으로 응집력 있이게게 몰아주게. 이곳저곳에 출몰하지 않도록.

28. 평소에 사용하는 말을 쓰는 것이 좋네. 영토보다는 땅, 식사보다는 밥. 치하보다는 칭찬이 낫지 않을까?

29. 글은 논리가 기본이네. 멋있는 글을 쓰려다가 논리가 틀어지면 아무것도 안 되네.

내가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다.

31.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은 쓰지 말게. 모호한 것은 때로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지금 이 시대가 가는 방향과 맞지 않네.

32. 단 한줄로 표현할 수 있은는 주제가 생각나지 않으면, 그 글은 써서는 안 되는 글이네.

 

22 무슨 일이든 내가 잘 알아야 남을 설득할 수 있었다. 연설문을 작성하는 것은 일종의 공부였고, 현안에 대한 나의 입장을 정리하는 기회이기도 했이다다. 그리고 연설문은 진실해야 했다. 말의 유희나 문장의 기교에 빠지면 나의 가치와 철학, 그리고 의지가 없어지고 만다. 나는 내 연설문을 역사에 남긴다는 생각으로 썼다.

 

22 1. 요리사는 자신감이 있어야 해. 너무 욕심부려서도 안 되겠지만. 글 쓰는 사람도 마찬가지야.

2. 맛있는 음식을 만들려면 무엇보다 재료가 좋아야 하지. 싱싱하고 색다르고 풍성할수록 좋지. 글쓰기도 재료가 좋아야 해.

3. 먹지도 않는 음식이 상만 채우지 않도록. 군더더기는 다 빼도록 하게.

5. 핵심 요리는 앞에 나와야 해. 두괄식으로 써야 한단 말이지. 다른 요리로 미리 배를 불려 놓으며 정작 메인요리는 맛있게 못 먹는 법이거든.

내가 파티 음식을 할 때 실패하는 경우가 이런 경우다. 에피타이저로 배를 불려 놓으니까 정작 메인요리는 못 먹더라.

 

6. 메인요리는 일품요리가 되어야 해. 해장국이면 해장국, 삼계탕이면 삼계탕. 한정식같이 이것저것 나오는 게 아니라 하나의 메시지에 집중해서 써야 하지.

7. 양념이 많이 들어가면 느끼하잖아. 과다한 수식이나 현학적 표현은 피하는 게 좋지.

9. 음식 먹으로 갈 때 식당 분위기 파악이 필수이듯이, 그 글의 대상에 대해 잘 파악해야 해. 사람들이 일식당인 줄 알고 갔는데 짜장면이 나오면 얼마나 황당하겠어.

11. 요리사가 장식이나 기교로 승부하려고 하면 곤란하네. 글도 진심이 담긴 내용으로 승부해야 해.

12. 간이 맞는지 보는 게 글로 치면 퇴고의 과정이라 할 수 있지.

레시피대로 하면 맛을 안 봐도 된다고 하는 요리사들도 있이다다. 프로는 그래야 한다고. 하지만 진짜 고수 세프는 똑같은 매번 맛을 본다고 했다. 재료가 다르고 입맛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간이 맞는지 꼭 자기 입으로 확인해 봐야 한다고.

 

13. 어머니가 해주는 집밥이 최고지 않나? 글도 그렇게 편안하고 자연스러워야 해.

 

3.     대통령과 축구경기 한 판_생각의 숙성 시간을 가져라

26 첫째, 이 일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생각한다. 둘째, 나쁜 점은 무엇인지 생각한다. 셋째,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한다.

 

27 몽테뉴(Montaigne)<수상록>에서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잘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했이다다. 두 대통령의 글쓰기 힘 역시 생각에서 나왔을 것이다. 정보는 널려 있다. 따라서 글감은 많다. 구슬을 꿰는 실이 필요하다. 그 실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 바로 생각이다. 생각이 글쓰기의 기본이다.

 

28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은 글을 잘 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특히 자신이 써야 할 글이 정해지면 그 글의 주제에 관해 당분간은 흠뻑 빠져 있어야 한다. 이처럼 빠져 있는 기간이 길수록 좋은 글이 나올 확률이 높다. ~

와인이 부드럽고 깊은 맛을 내기 위해서는 숙성 기간이 필요하듯이, 글도 생각의 숙성 기간이 필요하다. 그러니 단박에 써 내려가지 못하는 것에 대해 조바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생각이 안 나면 머리 어디쯤엔가 잠시 내버려둬도 좋다. 컴퓨터를 끄고 산책을 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때로는 며칠씩 묵혀두고 다른 일을 할 필요도 있다. 그러다 보면 문득 떠오른다. 언제일지 모르고, 어느 장소일지도 모른다. 혼자 걷다가, 혹은 누군가와 대화하다가, 또는 화장실에서 떠오를 수도 있이다다. 바로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붙잡으면 된다.

올해 책을 내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보면 숙성이 덜 된 글을 쓸 수 있다. 부지런히 쓰는 것은 좋지만, 익지도 않은 음식을 차리는 실수는 하지 말자.

 

4.     인민이란 표현이 어때서요?

29 “훌륭한 커뮤니케이터는 상대의 언어를 사용한다.” 미디어 전문가 마샬 맥루한(Herbert Marshall McLuhan)의 유명한 말이다. 글은 독자와의 대화다. 청중은 내 말을 듣는 참여자다. 말을 하고 글을 쓸 때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내용과 상대가 듣고 싶은 내용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하고 싶은 얘기만 하는 것 역시 실속이 없다. 자칫하면 아부나 영합이 될 수도 있다. 교감이 필요한 것이다.

 

30 “반걸음만 앞서라가. 아무리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너무 앞서 가지 마라. 따라오지 않으면 잠시 멈춰 서서 들어라. 이해해줄 때까지 설득하라. 그래서 의견을 맞춰라. 읽는 사람이 공감하지 못하는 글은 아무 쓸모가 없다. 쓰는 사람 입장에서 읽는 사람을 배려해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예 읽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

 

35 누구나 글을 쓸 때에는 그 글을 읽을 사람이 누구인지, 그들이 무슨 얘기를 기대하는지를 의식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에서 말했이다다. ‘말은 세가지로 이루어진다. 말하는 사람과 말의 내용, 그리고 말을 하는 대상이다. 말의 목적은 마지막 것과 관련이 있다.’

 

36 어디 말과 글뿐이겠는가. 어린아이와 사진을 찍을 때 다리를 크게 벌려 키를 맞추는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 속에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답이 있다.

 

이야기 하나_인수위원회에서 글쓰기 50

38 낭중지추. “잘 아시지요? 주머니 속의 송곳은 밖으로 삐져나오게 되어 있다는 말. 역량이 있은는 사람은 눈에 띄려고 애쓰지 않아도 언젠가 눈에 띄게 되어 있습니다.”

작년 초에 구본형 선생님 책에서부터 지속적으로 눈에 띄는 말이다. 아마도 스스로를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과 같다고 생각하나 보다. 정신차리자.

 

5.     옥중서신이 말해주는 것_집중과 몰입의 힘

42 창조적 아이디어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영감이나 직관과는 다르다. 죽을 힘을 다해 몰입해야 나오는 것이 창조력이다. 열정과 고민의 산물이며, 뭔가를 개선하고 바꿔보려는 문제의식의 결과물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집중하고 몰입해야 한다. 절박해야 한다.

 

43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며칠 후 꿈속에서 글이 술술 써졌다. 깨자마자 부리나케 메모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글이었다.

얼마나 절실했으면 꿈속에서 글이 술술 써졌을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꿈에 노무현 대통령이 나와서 춤을 췄는데대통령이 나오는 꿈도 춤을 추는 꿈도 좋은 꿈이라고 한다. 깨자마자 로또라도 샀어야 하는데아깝다.

 

43 미치면() 미치는() 법이다. 많이 읽고, 많이 써보지 않아도 죽을힘을 다해 머리를 짜내면 누구나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목숨 걸면 누구나 잘 쓸 수 있다. 글 쓰는 데 왜 목숨까지 걸어야 하느냐고? 그래서 못 쓰는 것이다.

 

6.     청와대 리더십비서관이라는 자리_글쓰기 원천은 독서

46 독서는 세 가지를 준다. 지식과 영감과 정서다. 책을 읽고 얻은 생각이다. 그중에 글 쓰는 데는 영감이 가장 중요하다.

독서와 글쓰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책을 읽지 않으면 생각할 수 없고, 생각하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다. 따라서 독서 없이 글을 잘 쓸 수 없으며, 글을 잘 쓰는 사람치고 책을 멀리하는 사람은 없다.

어렸을 적 우리 집에도 50권짜리 계몽사 세계명작동화집이 있었다. 저자 때 만큼은 아니겠지만 나 어릴 때에도 꽤 비쌌었고, 다소 무리해서 사주셨던 것 같다. 엄마는 이 책을 사주셨던 걸 두고 두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셨다. 다행히 나는 책 읽는 걸 좋아해서 읽고 또 읽었다. 그래서 어렸을 때, 잠깐이나마 글을 잘 썼던 게 아닌가 싶다.

 

48 “책을 읽고 새로운 지식이나 지혜를 발견했을 때, 깊이 생각하여 새로운 이치를 깨달았다 싶을 때, 혼자 생각한 이치를 훌륭한 사람이 쓴 책에서 다시 확인했을 때, 저는 행복을 느낍니다. 어떤 때에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해 일어서서 방 안을 서성거리기도 합니다.”

<20083월 봉하에서 띄우는 편지>

 

49 김 대통령은 독서의 완결이란 읽은 책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서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데까지라고 했이다다. 노 대통령 역시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과 영감을 정책에 반영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책으로 집대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7.     손녀뻘 비서 앞에서 연습하는 대통령_결국엔 시간과 노력이다

51 글쓰기는 자질과 능력도 필요하지만, 준비와 연습이 더 중요하다. 두 대통령의 글쓰기 특징은 성실하게 준비한다는 점이다.

글은 머리로 쓰는 데 아니라 엉덩이로 쓰는 것입니다.

글쓰기만이 아니라 많은 것이 그렇다. 어렸을 때는 성실한 사람들보다는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부럽고 좋아 보였다. 글도 노력해서 쓰는 사람들보다는 일필휘지로 앉은 자리에서 쓰는 사람들이 멋있어 보였는데타고난 작가라고 생각했던 공지영작가도 알고 보니 한권의 책을 쓰기 위해서 수십권의 참고 도서를 읽고, 몇 달씩 자료 조사를 한다고 했다.

 

55 그러다가 더 좋은 표현이 생각나면 수정했다. 글을 쓰는 시간보다 이렇게 퇴고하는 시간이 더 걸릴 만큼 철두철미하게 준비했다.

 

8.     대통령 전화 받고 화장실에서 기어 나온 사연_메모하라

57 정약용: 사소한 메모가 총명한 머리보다 낫다는 둔필승총(鈍筆勝聰, 둔한 붓이 총명함을 이긴다)이란 말을 남겼다.

 

58 대통령의 독서 메모는 대차대조 메모법이라고 불렸다. 책을 읽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나오면 책의 여백이나 노트에 대차대죠표를 그리듯이 도표를 그렸다. 도표 한쪽에는 책의 내용을, 다른 한 쪽에는 자신의 의견을 적고 그 해법을 얘기했다. 생각이 묻혀 사장되지 않도록 철저히 메모했다.

 

59 “여러분께 드릴 말씀을 잔뜩 메모해놨는데, 아침에 옷을 갈아입으면서 두고 왔네요. 그런데 메모를 하면서 다 외웠으니 걱정 마시기 바랍니다.”

맞다. 대통령은 메모하는 시간이 생각을 정리하고 생각을 발전시키는 시간이었다.

 

62 ‘적자생존이란 말이 있다. 적는 자가 살아남는다. 글쓰기의 세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야기 둘_청와대 생활 과민성대장증후군

66 나는 장 내시경 검사를 할 때처럼 하루 전에 관장약을 먹고 장을 완전히 비웠다. 그러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꼬박 서른 시간 가까이 지나 평양에서 식사를 했다.

나는 지금도 과천에서 청와대 가는 길에 어떤 건물의 화장실 문이 열려 있고, 어느 지하철 역 화장실이 깨끗한지 모두 꿰고 있다.

웨버님도 비슷한 일을 겪을까 봐 강의가 있는 날은 아침을 안 먹는다고 했다. 나는 반대의 고통을 겪는지라, 사실 이런 사람들이 부럽다.

 

9.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모르겠네”_횡설수설하지 않으려면

67 글쓰기의 최고의 적은 횡설수설이다. 횡설수설하는 글은 읽는 사람을 짜증 나게 한다. ~ 한 말 또 하고 또 하고, 다음 얘기로 넘어가나 싶더니 다시 처음 얘기로 돌아가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오락가락하는 글. 좀 심하게 얘기하면 술 취해 걷는 갈지자걸음의 술주정이다.

왜 그런 현상이 벌어지는가? 이유는 두 가지이다. 우선은 쓸데없는 욕심을 내기 때문이다. 글을 멋있게, 예쁘게, 감동적으로 쓰려고 하면 나타나는 몇 가지 현상이 있다. ~

셋째, 공허해진다. 현학적인 말로 뜬구름을 잡고 선문답이 등장한다. 꽃이 번성하면 열매가 부실한 법. 결과적으로 자기는 만족하는데, 실속 없는 글이 된다.

 

68 몇 가지만 명심하면 횡설수설하지 않는다. 가급적 한 가지 주제만 다루자. 이것저것 다 얘기하려고 욕심 부리지 말고. 음식점도 뭐 하나를 똑소리 나게 잘하는 집을 잘 기억하지 않는가. 감동을 주려고 하지 말자. 하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힘을 빼고 담백해지자. 거창한 것, 창의적인 것을 써야 한다는 조바심을 버리자.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모방과 벤치마킹을 부끄러워 말자. 다르게 읽으면 그것이 새로운 것이다. 반드시 논리적일 필요도 없다. 진정성만 있으면 된다. 논리적인 얘기보다 흉금을 터놓고 하는 한마디가 때로는 더 심금을 울리기도 하니까.

 

69 할 얘기가 분명하면 횡설수설하지 않는다. 요점만으로 간략히 정리가 된다. 분명하지 않으니까 글이 오락가락 길어지는 것이다. ~

생각의 길이와 글의 길이를 서로 같게 한다는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생각을 충분히 드러내기에 말이 부족하면 글이 모호해지고, 생각은 없이 말만 길게 늘어뜨리면 글이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이번에 꼭지글을 쓰면서 느꼈다.

 

69 오락가락하지 않으려면 세 가지가 명료해야 한다. 첫째는 주제다.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나는 이 글을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가. 이 글을 읽은 사람의 머릿속에 어떤 말 한마디를 남기고 싶은가. 둘째, 뼈대다. 글의 구조가 분명하게 서 있어야 한다. 셋째, 문장이다. 서술된 하나하나의 문장이 군더더기 없이 명료해야 한다.

느낀 그대로, 아는 만큼 쓰자. 최대한 담백하고 담담하게 서술해나가자. 그러면 결코 횡설수설하지 않는다.

 

10.  비장함이야? 축제 분위기야?_기조를 잡아라

71 기조를 잡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글 쓰는 사람의 목적과 이유이다. 글 쓰는 목적이 주장인지, 설득인지, 설명인지, 호소인지, 당부인지, 반박인지, 질타인지, 제안인지, 사과인지에 따라 기조가 바뀐다. 글 쓰는 목적이 설명에 있다면 객관적으로 담담하게 써 내려가야 한다. 하지만 주장이 그 목적이라면 주관적으로 자신의 단호한 입장을 밝히는 게 중요하다.

 

74 시종일관 그쪽으로 몰고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 칭찬 쪽으로 정한 경우에도 일방적으로 칭찬만 하면 오히려 의례적으로 들릴 수 있다.

74 “모든 진실에는 흑백이 없다.”

 

74 글에만 기조가 있은는 것은 아니다. 사람에게도 기조란 게 있다. 성격일 수도 있고, 성향일 수도 있이다다. ‘그 사람 어떤 사람이야?’라고 물었을 때, ‘어떤에 해당하는 게 기조가 아닐가 싶다. 그런데 한마디로 답하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기조 잡기는 어려운 것이다.

한 사람이 한 가지 성향만 갖고 있지는 않아서이지 않을까? 나만 해도 차분하고 철저하고, 냉정한 성향이 있는 한편, 대충하고 게으른 면도 있다.

 

11.  짚신으로는 나물을 만들 수 없습니다_자료가 관건이다

75 누구나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것만으로는 글을 쓸 수 없다. 자료 확보가 필수적이다.  ~ ”정보와 사실이 많고, 그것이 정확해야 되며, 그 배열이 논리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여기서 절반이 자료 찾기와 관련이 있다. 많고 정확한 정보와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75 자료가 충분하면 그 안에 반드시 길이 있다. 자료를 찾다 보면 새로운 생각이 떠오른다. 때로는 애초에 의도했던 방향과 전혀 다른 쪽으로 글이 써지기도 한다. 자료와 생각의 상호작용이 낳은 결과다.

 

76 자료를 찾아서 정리해보면 자신이 정해놓은 주제나 짜놓은 얼개를 수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주제와 얼개 짜기 단계에서 막혀 있을 때도 관련 자료를 읽다 보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자료 찾기는 글의 주제와 얼개를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경험이나 내가 알고 있은는 내용으로 글을 쓰다 보니 자료찾는 과정이 딱히 필요 없었다. 그러다 생각을 쓰려고 하니 내 생각을 뒷받침해줄 근거나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찾으면서 글을 처음 방향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쓰는 경우도 생겼다.  

 

77 글쓰기의 시작은 자료 찾기다. 자료 찾기는 또한 글 쓰는 두려움으로부터 나를 해방시킨다. 세상에 흔한 게 자료다. 요즘은 특히나 그러하다. 그 자료 중에 필요한 것을 찾아 내가 쓰려는 내용에 끼워 맞추면 된다. 어려운 일이 아니지 않은가. 어찌 보면 글쓰기는 자료 찾기 기술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80 10분 말하려면 100시간을 공부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자료 찾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 다른 사람의 글을 보고 참고하는 것을 꺼려할 필요는 없다. 그 글을 보면서 상상하고 변형하고 살을 붙여나가면 된다.

 

82 색다른 것이면 더욱 좋다. 재료가 새로우면 더욱 맛이 있다.

 

12.  글쓰기란 결국 얼개 짜기_글의 구조를 만드는 법

83 ‘구조를 짠다’ ~ 글의 구성 혹은 배열, 전체 구도를 짜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순서와 논리로 글을 엮을 것인지 틀을 짜고 뼈대를 세우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이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다섯 가지다.

첫째, 글을 쓸 때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둘째, 하고자 하는 이야기 간의 분량 안배를 위해서다.

셋째,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누락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넷째, 앞에 나온 얘기가 뒤에 또 나오는 중복을 피하기 위해서다.

다섯째, 전체적인 통일성과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야기 셋_”사과했으면 탄핵하지 않았겠는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정치적 궁지를 모면하기 위해 자신의 법적, 정치적 소신을 버리고 부당한 요구에 적당하게 사과하고 타협하는 지도자이길 바랍니까? 그런 지도자에게 나라를 맡기면 나라의 장래가 밝다고 생각합니까?

임기응변의 정치적 처세나 원칙 없는 타협을 일삼는 지도자가 여러분이 바라는 지도자입니까? 그런 지도자가 우리 아이들의 장래를 결정하길 원합니까?”

 

13.  말과 글은 시작이 절반_첫머리 시작 방법 16가지

95 글짓기는 농사짓기와 같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당연히 힘들 수 밖에 없다. 욕심을 버리자. 나중에 고친다는 생각으로 일단 쓰고 보자. 시작하는 용기가 글쓰기의 첫걸음이다. 다른 하나는 남의 눈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검열한다. 이렇게 쓰면 남들이 저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그럴 사람 없다. 설사 있더라도 나중 일이다. 머릿속의 빨간펜 선생님을 지우자.

대학 때 글쓰기 수업이었던 언론문장연습에서 가장 강조하던 게 시작”, 즉 첫 문장이었다. 신문기사의 특성상 헤드라인과 첫 문장이 눈길을 끌어야만 한다고눈길을 끄는 첫 문장을 생각하느라 글쓰기가 힘들었다. 지금은 그냥 편하게 생각하고 쓰기 시작한다. 정 눈길을 끌고 싶으면 다 쓴 후에 나중에 고쳐도 된다.  

 

100 질문으로 시작

긴장감을 높이고 말하는 사람의 부담을 청중에게 전가하는 방식이다. 청중을 자기의 연설이나 글 안에 끌어들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당신은 구경꾼이 아니야. 정신 빠짝 차려!’하는 말로 시작하는 것이다.

 

102 유익 강조

내 글을 다 읽었을 때, 내 말을 끝까지 들었을 때 어떤 유익이 있을 것인지를 서두에서 알려주는 것이다. “글쓰기에 관한 오늘 내 강연을 다 듣고 나면 적어도 글을 쓰는 것이 두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강연을 들으면 자기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호기심이 집중도를 높인다.

 

14.  대통령의 글 전개하기 가르침(1)_서술하기

106 한 문장 하나 메시지

한 문장 혹은 한 단락 안에서는 한 가지 개념, 한 가지 사실만을 언급하는 게 좋다. 그리고 그것에 집중하자. “나는 한 사람만 팬다.”는 영화 대사처럼. ~

그 문장과 단락에서 말하려고 하는 바가 무엇인지 초점을 분명히 하여 그것만이라도 정확하게 전달하도록 해주세요.” <노무현 대통령>

 

107 군더더기 삭제

모든 문장에서 없어도 되는 말은 없는지 찾아보자. 단락 안에서도 필요 없는 문장은 없는지 살펴보자. 그 말이 없어도 이해가 되면 불필요한 말이다. 수식어도 지나치면 군더더기다. 이 모든 것을 과감하게 지우자. 깔끔한 게 좋다.

 

108 “좋은 표현이나 말을 굳이 쓰려고 하지 말고 논리를 정확하게 표현해주시기 바랍니다.” ~

첫째, 노 대통령은 평생 국민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사셨고, 둘째, 국민의 지지로 대통령이 되셨고, 셋째, 대통령 재임 중에도 국민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으니 국민이 모두 함께 그분을 떠나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10 선택과 집중

얘기하고자 하는 게 다섯 가지가 있으면 각기 비중을 달리하여 울퉁불퉁 기복이 있어야 지루하지 않다. 어느 것은 좀 길게 설명하고, 어떤 것은 아주 짧게 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일종의 선택과 집중이다. 긴 문장과 짧은 문장, 긴 설명과 짧은 설명이 적절히 조화를 이뤘을 때 글이 맛깔나고 지루하지 않다.

 

111 “무슨 말을 할지 예고하고, 생생한 사례를 들어 쉽게 설명하고, 말한 것을 중간에 요약해주고, 강력한 매듭을 지어주면 성공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113 리듬 타기

글에는 자기만의 리듬이 있다. 음악의 리듬을 타듯이 툭툭 치고 가다 길게 가고, 다시 짧게 가는 것이 글의 리듬이다. 자기 글의 리듬은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으면서 귀로 들어봐야 알 수 있다. 소리 내서 읽어 보자. 리듬이 안 맞으면 왠지 어색하다. 어색하게 들리는 글은 읽기도 어렵다.

 

114 근거는 가까이에서 쉽게 접할 수 있은는 것일수록 좋다. 먼 나라 얘기, 뜬구름 잡는 소리는 근거가 되기엔 힘이 없다.

 

15.  대통령의 글 전개하기 가르침(2)_표현하기

115 최대한 쉽게

자기가 아는 말을 해야 쉬워진다. 모르는 소리는 글을 어렵게 만든다. 알더라도 아는 체를 하려는 순간, 어려워진다. 특히 전문용어는 아예 쓰지 않거나 쉽게 풀어서 써야 한다. 또한 우리말로 바꿀 수 있는 한자어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115 최대한 단문으로 써라. 쪼갤 수 있는 데까지 쪼개서 써라. 끊을 수 있는 데까지 끊어라. 주어와 서술어 사이의 거리를 짧게 하자. 그래야 읽는 사람이 이해가 빠르다.

나는 한 문장을 길게 쓰는 편이다. 짧게 쓰는 연습을 해 보자.

 

117 자연스러움

글은 글이되 말 같은 글, 친한 벗에게 얘기하듯이 자연스러운 글이 좋은 글이다. 요즘 같은 영상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영어로 글쓰기를 연습할 때도 들었던 말이다. 특히 고객에게 편지 쓸 때. 예의를 갖추고 품격 있게 쓰되, 너무 딱딱하지 않고 친구에게 말하듯이. 쉽지 않다.

 

117 중복

한 단락 안에서 같은 단어가 또 나오지 않도록 한다. 불가피하게 써야 한다면 국어사전에서 같은 뜻을 가진 다른 단어를 찾아서 쓰도록 한다.

 

119 같은 사안도 낯선 눈으로 보면 새롭다.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말대로 참된 발견은 새로운 땅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120 기왕이면 생각을 크게 하라. 그래서 손해 볼 일은 없다.

호랑이를 그리려고 해야 고양이라도 그린다는 말과 같겠지.

 

120 친근감 표시

글이나 말이나 칭찬, 치켜세움, 공통점 강조는 많을수록 좋다. 대신 진심을 담아야 한다. 허례허식이나 빈정거림으로 들리면 큰일이다.

 

16.  글을 끝내는 열두 가지 방법_맺음말 쓰기

125 끝을 먼저 생각하고 시작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는 곳을 알아야 떠날 수 있다. 그래서 끝은 중요하다.

과정 초기에 끝을 생각하지 않고 칼럼을 쓰다가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헤맸던 적이 있다. 결국 새로운 글을 다시 썼더랬다.

 

125 글쓰기는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이다.

첫째, 무엇에 관해 쓰지?

둘째, 시작은 어떻게 하지?

셋째, 마무리는 무슨 말로 하지?

이에 대한 답을 가졌다면 글쓰기는 다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

맺음말은 독자나 청중에게 남기는 마지막 인상이다. 많은 사람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마지막 말을 기억한다. 연설을 망친 경우에도 마무리만 잘하면 중간은 된다.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것이다. 그래서 결정적 한 방이 필요하다. 깊은 여운을 남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130 가장 좋지 않은 마무리는 질질 끄는 것이다. ~ “장황한 종결은 낭비다. 그것은 꽃상여와 비슷하다. 살아서는 뼈 빠지게 가난하여 누더기만 걸치고 옹색하게 살았던 사람이 죽은 다음 만장을 휘날리며 꽃상여를 타고 가서 어쩌겠다는 말인가.”

글쓰기 뿐만 아니라 삶 자체가 그런 것 같다. 살아있을 때 잘 살자.

 

이야기 넷_광복절 경축사 꼬랑지가 사라진 까닭

133 생각을 발전시키는 데 술만큼 좋은 것은 없다. 술은 상상의 나래를 펴는 묘약이니까. 하지만 술을 마시고 글을 쓰는 건 문제다. 그건 반칙이다.

술 마시고 쓴 글은 나중에 다 후회하게 되더라. 특히 술 마시고 쓴 편지를 보내는, 후회해도 소용 없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기도 했다. 글은 맨 정신에

 

17.  국민 여러분 개해밝았습니다

139 * 무엇보다 논리적으로 서술되어 있는가. ~

* 단락과 단락 사이의 연결은 매끄러운가.

* 전반적인 흐름에서 통일성을 깨트리는 단락은 없는가.

* 빼도 상관없는 군더더기는 없는가.

* 앞과 뒤가 서로 어긋나는 내용은 없는가.

* 다르게 바꿨을 때 더 적절한 단어는 없는가.

* 짧게 끊을 데는 없는가.

 

143 철저히 독자가 되어야 한다

글을 쓴 사람에 머물러 있으면 보이지 않는다. 거기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지 않으면 쓴 이유와 배경이 있이기기 때문에 스스로 합리화한다. 인정사정없는 독자가 되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미워하는 사람이 쓴 글이라 생각하고 가차 없이 고쳐야 한다.

잠시 묵혀둬야 한다

글을 쓴 다음에 곧바로 고치려고 하면 보이지 않는다. 자기 글에서 빠져나와 객관적인 입장으로 돌아갈 시간이 필요하다. 충분히 뜸을 들인 후 독자의 눈으로 다시 보자. 쉬운지, 명료한지, 설득력이 있는지, 혹시 오해할 것은 없는지 이리저리 뜯어보자. ~

운율이 맞는 글이 잘 읽힌다. 어색한 부분은 읽으면서 걸린다.

 

18.  글쓰기의 화룡점정_제목을 붙여라

147 책 사는 사람은 제목과 지은이, 목차를 본 후, 살지 말지를 결정한다. 그런데 목차도 제목이다. 목차 아래에는 중간제목이란 것도 있다. 책에 있어서 제목, ..절의 제목, 그 아래 중간제목은 사람의 뼈와 같다. 그만큼 제목은 중요하다. 일반 글에 있어서도 섹시한 제목이 절반 몫을 한다. 그렇다면 섹시함의 기준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시선을 끄 는 것, 관심을 유발하는 것이어야 한다. 관심이 가는 이유는 둘 중 하나다. 첫 번째가 궁금증이다. 동공이 커지면서 이게 뭐지?’라는 의문이 들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는 동기부여다. ‘이 내용을 보면 틀림없이 당신에게 이런 점이 이익이 될 거야와 같이 얻게 되는 이점이 무엇인지 보여줌으로써 보게 만드는 것이다. 좋은 제목의 조건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19.  3.1절 아침에 쓴 경위서 한 장_글은 메시지다

150 글을 쓰기 전에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그것이 떠오르지 않으면 아직 글 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정해지면 다 된 밥이다.

 

151 자신이 잘 알고 열정적으로 얘기할 수 있은는 것이어야 한다. 지식이나 경험 모든 면에서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분야, 자신 있는 지점에서 붙어야 승산이 높다. 홈그라운드에 끌어들여야 하는 것이다. 잘 알지도 못하는 적진에 뛰어들어 주제를 잡을 일이 아니다.

해보니까 알겠더라. 처음에 쓰려던 책은 ‘Multipotentialites’에 관한 책이었다. 나도 그 중에 속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잘 알고 있거나 열정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소재는 아니다. 그럼에도 기존 책을 번역해서 생각을 정리한 후에 나의 언어로 책을 쓰겠다고 자신했었다. 하지만 꼭지글을 써보려니 알았다. 할말이 없더라.

 

152 핵심메시지가 정해지면 모든 내용은 자동적으로 이를 향해 수렴한다. 따지고 보면 글이나 말은 핵심메시지를 잘 전달하기 위해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 사례, 비유 등을 나열하는 행위다. 이를 위해서는 제재와 소재, 즉 글감을 충분히 찾아야 한다. 소재가 핵심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모든 재료라면 제재는 여러 소재 가운데 핵심메시지와 좀 더 밀접한 재료다.

 

20.  봉하에서의 대통령 퇴임 연설_짧은 말의 위력

157 “할 말이 별로 없으면 짧게 하는 것으로도 한몫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좀 더 간결하게 다듬어 보십시오.” ~

핵심이 없이 지루한 글은 짧은 것만 못합니다. 길이를 줄이는데 망설일 일은 아닙니다.”

 

158 글 쓰는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원칙, KISS(Keep It Simple Short)!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전할 수만 있다면 짧을수록 좋다. 글이 길다고 감동이 더 있고, 더 깊은 인상을 주는 것은 아니다. 광고 카피처럼 때로는 한 문장, 단어 하나가 긴 글보다 더 힘 있고 감동적인 경우가 많다. 오히려 글이 길면 초점이 흐려지고, 읽는 이로 하여금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게 할 공산이 크다.

 

162 글은 쓰는 사람의 스타일에 따라, 글의 성격에 따라, 그리고 글을 읽는 대상이 기대하는 바에 따라, 길 수도 짧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군더더기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글을 쓸 때는 더 넣을 것이 없나를 고민하기 보다는 더 뺄 것이 없는지를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글이 좋은 글이다. 군살은 사람에게만 좋지 않은 게 아니다.

 

이야기 다섯_연설의 달인이 들려준 이야기

164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두려움뿐이다.”

<1933년 대공황으로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용기를 북돋워줬던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연설>

 

170 “진정 평화롭고 정의롭게 사는 나라가 되려면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야 합니다. 방관하는 것도 악의 편입니다. 독재자에게 고개 숙이고, 아부하고, 벼슬하고, 이런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20096.15 남북정상회담 9주년 기념사>

 

21.  대통령의 언어 VS 서민의 언어_쉽게 쓰자

172 “상대방이 내 말을 쉽게 이해할 것이라고 착각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글쓰기는 시작되어야 한다. 그러니 무조건 알아듣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것이 좋다.” ~

상대가 내 말을 못 알아들을 때는 그를 탓하지 말고, 내 표현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어렵게 말한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173 글쓰기는 나와 남을 연결하는 일이다. 그 글을 봐주는 사람이 이해 못 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게 하고 제대로 이해시킬 책임은 쓰는 사람에게 있이다다. 좀 심하게 얘기하면 글이나 말은 듣는 사람, 읽는 사람 입에 떠 넣어줘야 한다. 손에 잡히도록 쥐여주어야 하는 것이다.

 

175 쉬운 이해를 위한 세 번째 방법은 사례를 들고 비유를 하는 것이다. 여행갔을 때 가이드가 그 나라 국토 면적을 몇 제곱킬로미터라고 하면 이해가 쉽던가? 한반도의 몇 배다. 이렇게 설명해야 쉽지 않던가.

내가 공부하러 갔던 학교가 위치한 미국의 Indiana주가 남한 크기라고 했다. 가장 가까운 대도시인 시카고는 서울에서 대전 정도의 거리이고.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얼마나 큰 나라에 와 있는지 확 와 닿았었다.

 

178 글은 쉽게 써야 한다. 말과 글은 듣는 사람, 읽는 사람이 갑이다. 설득당할 것인가, 감동할 것인가의 결정권은 듣는 사람, 읽는 사람에게 있으니까. 그렇다면 쉬운 글은 쓰기 쉬운가? 더 어렵다. 더 많은 고민을 필요로 한다. 차라리 어려운 글은 쓰기 쉽다. “쉽게 읽히는 글이 쓰기는 어렵다.”고 한 헤밍웨이의 말은 확실히 맞다.

 

22.  노 대통령이 보고서 작성에 주문한 한 가지_명료하게 써라

180 사람들은 생각보다 참을성이 없다. 불확실한 상황을 못 견뎌 한다. 애매한 것을 싫어하고, 분명한 것을 좋아한다. 복잡한 것에 진저리를 치고, 간결한 것에 환호한다. 여기에 따라야 한다. 간단명료하지 못했을 때 폐해는 적지 않다. 무엇보다 전하려는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이현령비현령(耳懸鈴費懸鈴) 식 여러 해석이 나온다. 오해와 억측을 낳을 수 있이다다. 의도적으로 왜곡될 우려도 있다.

 

182 요점을 한 줄로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은는 게 좋은 글이다. 필자의 생각과 독자의 생각이 같아야 좋은 글이다. 열이면 열 사람 모두 같은 내용으로 요점 정리를 한다면 만점이다.

 

183 구체적이다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표현보다는 살면서 겪는 구체적인 말로 얘기해야 읽는 사람, 듣는 사람이 더 공감한다. 복지를 확충하겠다는 말보다는 최소한 돈이 없어 병원에 못 가고 끼니를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이다다.”는 말이 더 와 닿는다.

 

184 글이 명확하고 단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글을 쓰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그래야 전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해진다. 둘째, 본직을 꿰뚫어봐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메시지를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다. 셋째, 과욕은 금물이다. 집토끼도 잡고 산토끼도 잡으려고 하면 복잡해진다. 복잡해지면 고이고 어려워진다. 넷째, 독자를 믿어야 한다. 믿지 못하면 구구절절해진다. 노파심은 노파심일 뿐이다.

 

23.  살아온 날을 보면 살아갈 날이 보입니다”­_진정성으로 승부하라

185 진실한 말과 글은 훌륭하다. 진정성이다. 말과 글의 감동은 진정성에서 나온다. ~

진정성을 뜻하는 영어 ‘authenticity’‘authentikos(진짜)’라는 그리스어에서 기원했다. 그렇다. 진짜가 진정성의 첫째 조건이다. 솔직하고 정직해야 한다. 마음을 열고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것이 기본이다.

 

186 “저를 위해 일했던 사람의 잘못은 곧 제 잘못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이 저에게 있습니다.”

 

188 “모든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적 신뢰를 쌓는 것이다. 입장이나 의견 차이가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진심으로 대하면 신뢰가 생기고, 신뢰가 쌓이면 모든 문제는 풀 수 있이다다. 진정성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인다. 진정성 있은는 대화는 그 시작은 힘들지만, 한번 시작되면 쉽게 깨지지 않는다.”

 

189 속셈이나 저의가 없는 것, 겉과 속이 같은 것이 진실한 것이다. 지나치게 계산하거나 수위를 조절한 메시지는 진정성 면에서 힘을 잃는다.

나는 계산을 잘 못하고 저의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었는데생각만큼 내가 헛똑똑이는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안심이 된다. ㅎㅎ

 

192 진정성의 네번째 조건은 행동과 실천이다. “그 사람이 살아온 날들을 보면 그 사람이 살아갈 날들이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이 자주 쓰던 말이다. 중요한 것은 행동과 실천이다. 말로만 해서는 진정성을 얻을 수 없다.

 

195 두 대통령은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들었다. 그것을 행동으로 옮겼다. 이름만으로 의미 있는 상징이 됐다. 서거 이후 더 많은 사람에게 애틋한 기억과 존경의 대상으로 남아 있는 이유, 바로 진정성의 힘이다.

 

24.  그럴 때만 일국의 대통령인가요?_애드리브도 방법이다

198 좋은 애드리브는 현장감을 살리고 청중과 혼연일체가 되게 한다. 다만 실패한 애드리브가 문제가 될 뿐이다. 애드리브로 오히려 분위기가 설렁해진다거나, 예정된 연설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것 등이 문제다. 따라서 애드리브도 준비가 필요하다.

 

이야기 여섯_보이지 않는 유령이 되어라

205 모르면 물어봐야 한다. 대충 깔아뭉개고 앉아서 쓸 일이 아니다.

 

25.  손목시계에 침묵이라 써놓은 김 대통령_잘 듣고 많이 말하라

209 말과 글은 한 몸이다. 말에서 글이 나왔으니 말이 먼저일 것이다. ~ 말이 글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말을 잘한다고 해서 반드시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요조건은 된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잘 말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이다다. 말이 되는 글이 괜찮은 글이기 때문이다.

 

212 “문제를 처리할 때는 반드시 토론을 열심히 해라. 토론의 목적은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의 오류를 발견하기 위한 것이다. 교만하지 말아야 하지만, 강한 자존심을 가져야 한다.”

토론도 교육하고 연습해야 하는데, 그럴 기회가 없었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 이게 참 힘들었다.   

 

213 대화가 끝났을 때는 당신 덕분에 대화가 성공적이었다고 말해준다.

 

215 “대화는 얼마나 말을 잘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의 말을 잘 듣는 것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대화의 요체는 수사학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심리학에 있다. 소크라테스는 상대방의 말을 경청할 때 비로소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이다다. 남의 말에 귀 기울일 줄 모르는 사람은 대화의 실격자요, 인생의 실격자다.” ~

남의 말을 듣고, 사람을 격려하는 것, 내 자랑을 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사람이 낙심했을 때 용기를 주는 말을 많이 해야 한다. 이것을 기술적으로 하면 안 되고 마음으로 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216 글 잘 쓰기는 잘 듣기로부터 시작하는 게 맞다. 스스로 중심만 잡을 수 있으면 많이 들을수록 좋다. 잘 들어야 말을 잘할 수 있고, 말을 잘해야 잘 쓸 수 있다.

나탈리 골드버그도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에서 같은 말을 했이다다. 읽기도 아니고 듣기를 해야 잘 쓸 수 있다는 게 이해가 안 되었다. 좀 더 연구해 봐야겠다.

 

26.  다섯 번의 죽을 고비, 6년의 감옥 생활_콘텐츠 만들기

217 글쓰기는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다. 경험한 것과 생각한 것, 이것이 콘텐츠다.

 

220 물론 누구나 사상가가 될 수는 없다. 철학자가 될 필요도 없다. 그렇지만 콘텐츠는 필요하다. 자기 인생에서 길어 올린 자신만의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콘텐츠는 어떻게 만드는가. 나는 인생 경험이 보잘 것 없는데 어떻게 하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독서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면? 방법은 있다. 남의 것을 훔치는 것이다. 훔치는 방법은 관찰이다. 세심하고 용의주도한 관찰이다. ~ “나는 길거리의 꽃을 보고 지구의 운명과 환경을 생각했으며, 거리의 간판을 보고 우리 경제의 흐름과 사회문화의 변화상을 살폈습니다.”

 

222 자기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있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모든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실익도 없다. 모든 사람을 자기 편으로 만들 필요도 없다. 포기할 건 깨끗하게 포기하자. 이를 통해서 어떤 사람을 생각했을 때 특정 콘텐츠가 떠오르면 대성공이다. ~ 그렇다고 한 우물만 팔 것까지는 없다. 서너 개의 우물로 범위를 좁혀 접근하면 된다.

 

222 자기 콘텐츠는 무엇으로 정할 것인가. ~ 첫째, 내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다. 평양감사도 자기가 싫으면 할 수 없다. 둘째,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다. 나에게 유리한 전쟁터를 놔두고 남의 땅에 가서 힘들게 싸울 필요가 있는가. 셋째, 이슈가 되거나 남들이 흥미로워하는 분야여야 한다. 남들이 봐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다.

 

223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스토리텔링이 유행이라서 따르자는 것이 아니다. 스토리가 있어야 읽힌다. 스토리가 거창하면 에피소드라도 많이 포함해야 한다.

다행히도 나는 스토리는 좀 있는 것 같다.

 

사물보다는 사람과 연관 짓는 게 좋다

사람들은 사람에 관심이 많다. 하고 싶은 말을 사람과 관련지어 풀어내라. ~

어떻게 포장할 것인지 콘셉트(Concept)를 가지고, 독자에 맞게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해서, 창의적인(Creative) 화법으로 풀어내라고.

 

27.  영상 메시지와 서면 메시지는 무엇이 다를까_형식도 무시할 수 없다

225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어울리지 않는 그릇에 담기면 맛이 떨어진다. 훌륭한 요리사는 음식을 잘 만들뿐 아니라 그릇도 잘 고를 줄 알아야 한다.

엄마는 요리만 잘 하시는 게 아니라 예쁘게 담는 것, 요즘말로 플레이팅도 잘 하시고 중요하게 생각하셨다. 나는 식구들끼리 먹는 건데 어떠냐며, ‘맛만 있으면 된다라고 했었는데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며, 예쁜 그릇에 예쁘게 담으라고 하셨다. 엄마는 훌륭한 요리사이셨다.

 

28.  어느 연설보다 위대한 웅변, ‘눈물’_이미지를 생각하라

232 그런데 이러한 눈물도 흘리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타고난 품성과 인간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눈물은 악어의 눈물로 비칠 수 있다. 실제 그런 정치인을 우리는 많이 봐 왔다.

진짜를 보여줘야 한다. 가짜는 금세 들통 나게 돼 있다. 만들어낸 가짜는 반드시 실패한다.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그런 점에서 두 대통령은 좋은 진짜를 가졌다. 속이 한없이 여렸다. 감동도 잘하고 수줍음도 많았다. 무엇보다 인간적이었이다다.

영상 시대다. 비주얼을 무시할 수 없는 시대다. 감성적.정서적 접근이 필요하다. 콘텐츠를 중시하되 이미지도 놓치지 말자. 아니 적극적으로 신경 써 관리하자. , 진짜를 보여주자.

 

이야기 일곱_대통령과의 특별한 여행

29.  우리는 아무리 약해도 강합니다”_용기가 필요하다

242 “용기는 모든 도덕 중 최고의 미덕이다. 용기만이 공포와 유혹과 나태를 물리칠 수 있다.”

글을 쓰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다. 첫 줄을 쓰는 용기, 자신을 직시할 수 있은는 용기,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용기, 쓴 글을 남에게 내보이는 용기가 필요하다.

 

243 “내가 당신들에게 협력하면 일시적으로는 살지만 영원히 죽는다. 그러나 당신들에게 협력하지 않으면 일시적으로는 죽지만 역사와 국민의 마음속에 영원히 산다. 따라서 나는 영원히 사는 길을 택하겠이다다.”

 

30.  청와대 독회제도_글을 혼자 쓸 필요는 없다

250 글은 꼭 혼자 쓸 필요 없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하지 않던가. ~ 그게 귀찮다면 적어도 주변 사람에게 글을 보여줘라. 글은 여러 사람에게 내돌릴수록 좋아진다.

그런데 부끄러워서 내돌리지 못한다. 3월에 과정이 끝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까페든 어디든 오픈된 공간에 글을 올려야 하는 이유다. 몇몇 사람에게도 부끄러워서 못 보여줄 글을 어찌 출판까지 할까.

 

31.  하느님 뜻에 따르겠다니요?”_유머에도 법칙이 있다

253 “찰리 채플린이라는 희극 배우가 있었는데 그 사람이 히틀러를 반대하고 전쟁을 반대한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희극배우답게 말했어요. 전쟁은 전부 40대 이상의 사람만 가라. 나이 먹은 사람들이 자기들은 전쟁에 안 가니까 쉽게 결정해서 젊은 사람들을 죽게 만든다. 그러니까 나이 먹은 사람들이 전쟁에 가서 죽든지 살든지 해야 한다.”

 

256 “호주산 철광석이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자동차가 되었습니다. 이제 그 자동차들이 고향으로 가고 싶어 합니다.”

 

258 그러나 쫄지 말자. ‘아니면 말고. 용감하게 도전해 보자. 도전하면 50%의 성공 확률이 있지만, 시도하지 않으면 100% 실패뿐이다.

 

32.  대연정 제안은 갑작스러운 게 아니었다_타이밍을 잡아라

260 아무리 잘 만든 정책도, 오랜 시간 고심한 인사도, 진심이 담긴 사과도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글도 발표하는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

 

262 글을 써 놓았다면, 발표할 내용이 있다면 타이밍을 생각해야 한다. 최적의 타이밍을 찾기 위해 힘써야 한다. 그것을 포착하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이다. ‘타이밍이 전부다(Timing is everything)’라는 서양 속담도 있지 않은가.

 

이야기 여덟_여섯 번의 고비를 넘었다

33.  그가 쓴 글을 가져와보세요”_자기만의 글을 쓰자

271 “글을 잘 쓰려고 하기보다는 자기만의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사람이 글을 잘 쓸 수는 없다. 하지만 자기만의 스타일과 콘텐츠로 쓰면 되고, 이런 점에서 우리 모두는 성공적인 글쓰기를 할 수 있다.”

우리는 누구나 저마다의 생각과 스타일이 있다. 생각과 스타일에는 우열이 없다. 자신감을 갖고 자기 생각을 자기답게 쓰자.

그런데 우열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 내 생각이 열등한 것 같아서 부끄러워진다. 뻔뻔해지자.

 

272 자기만의 관점이 있어야 한다. ~ 자신의 관점없이 이 사람 저 사람의 생각을 옮겨서 짜깁기를 하다보면 흥부 옷처럼 정체 불명의 총천연색 글이 된다. 자기 세계가 있는 글은 물 흐르듯 술술 읽힌다. 자기 세계가 관점을 만들고, 관점이 있어야 훌륭한 글이 된다.

 

275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가 중요하다. 내가 세상을 보는 방식, 나의 시선, 내 시각이 중요하다. 남의 눈치 볼 것 없다. 내 나름의 것이면 된다. 좀 건방져 보이더라도 확실하게 자신을 드러내자. 그리고 뻔뻔하게 우기자 이게 내 생각인데 어쩔 거냐고.

 

34.  아랫목 윗목론의 탄생_적당히 잘 꾸며라

281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35.  만델라를 위한 만찬 연설문과의 인연_칭찬의 기술

283 김대중 대통령 역시 칭찬은 구체적으로 했이다다. 그저 덕담 수준이 아니었다. 공부하고 연구해서 했다. 칭찬해야 할 상대에 대해 충분히 알고 난 후에, 그 사람이 무엇을 잘했고, 잘했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앞으로 무슨 일을 좀 더 했으면 좋겠다는 것까지 얘기했다. 정치인의 입에 발린 공치사, 주례사, 국군장병 위문편지 같이 정해진 레퍼토리는 없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영혼 없는칭찬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285 칭찬이 의례적이라고 느껴지지 않게 하라. 실제 상황이나 사례를 들어서 구체적으로 하라. 그렇다고 과하면 안 된다. 조미료 많이 넣은 음식은 느끼하고 몸에도 안 좋다.

 

36.  예의 중시 VS 교감 중시_두 대통령의 연설문 차이

이야기 아홉_피 말리는 취임사 집필 과정

37.  국민을 향한 짝사랑 연서_편지를 써야 할 때

306 “김대중 대통령은 항상 편지를 받는 상대방과의 인연을 상기하는 내용을 추가했이다다. 당신을 어디에서 만나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그때 당신의 의견이 좋았다든가, 최근 당신에 대해 이런 소식을 보도를 통해 들었는데 그것에 대해서 내 생각은 이렇다든가 하는 내용을 곡 집어넣었다. 그리고 가족에 대한 인사도 구체적으로 넣어 안부를 묻고 전했다. 이렇게 하고 나면 아주 친밀한 사이에서 주고받는 편지가 됐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경우에도 꼭 초청해주거나 대화를 나눈 상대방에게 아주 친절한 내용의 편지를 보냈고, 이렇게 해서 우정을 유지했다.” (최경환, <김대중 리더십>, 아침이슬)

내가 들었을 때 기분 좋은 것을 상대방에게도 해주면 된다.

 

38.  왕관을 쓰려는 자, 글을 써라_리더의 조건

309 “리더는 글을 자기가 써야 한다. 자기의 생각을 써야 한다. 글은 역사에 남는다. 다른 사람이 쓴 연설문을 낭독하고 미사여구를 모아 만든 연설문을 자기 것인 양 역사에 남기는 것은 잘못이다. 부족하더라도 자기가 써야 한다.”

 

310 민주주의는 말이고 글이다. 말과 글을 통하지 않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합의를 이뤄낼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민주주의 시대 리더는 말을 하고 글을 쓰는 사람이다. 리더는 자기 글을 자기가 쓸 줄 알아야 한다.

미국에는 글쓰기 수업이 있고, 대학에 지원할 때도 에세이를 잘 써야 한다. 물론 그 이후 학교 수업에서 글을 잘 써야 하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우리도 대학 입시에서 논술을 보는 학교가 있이지만지만 글을 잘 쓰는 교육을 받고 연습을 하는 것이 아니라 논술 족집게 과외를 한다고 한다. 뭐가 잘못된 걸까?

 

39.  김대중 대통령이 종이를 반으로 접을 때_치유의 글쓰기

311 글을 쓰는 일은 그 자체로 많은 것을 준다. 생각이 정리되고 공부가 된다. 위로와 평안을 준다. 용기를 얻는다. 무엇보다 나를 들여다보게 된다. 스스로 성찰하게 된다. 가슴속에 맺힌 것이 풀린다.

 

나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백지를 한 장 갖다 놓습니다. 그리고 그걸 반으로 접습니다. 한쪽에는 어려운 일을 적습니다. 다른 한쪽에는 다행이고 감사한 일을 적습니다. 그러나 어느 한 번도 한쪽만 채워지는 적은 없었습니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반드시 좋은 일도 있었습니다. 사는 게 그런 것 같습니다.”

나도 한 번 해봐야겠다.

 

40.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꽃이 되었다_거명하기

314 이 사람을 거명해야 하는지 아닌지 애매한 경우에는 무조건 넣는 게 좋다. 자기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고 평생 등지는 사람도 있다. 거명은 아무리 인심이 후해도 나쁘지 않다.

 

이야기 열_”가문의 영광입니다

318 글만 잘 쓰는 사람, 생각만 많은 사람들은 많았다. 하지만 생각도 있으면서, 그것을 글로 옮길 수 있이고고, 그 글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글이 글로 끝나서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글은 실천과 함께 가야 한다. 나는 그게 가능한, 흔치 않는 두 분과 만났다. 정말 분에 넘치는 영광이었다.

 

집필 후기_두 대통령과 만난 행복한 시가

321 “우리나라 글쓰기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공직자들이 그래야 합니다. 글쓰기에 관한 책을 쓰세요. 연설비서관실에서 일하면서 깨달은 글쓰기에 관한 노하우를 공유하는 책을 쓰세요.” 현직 대통령으로서의 명령이었다.

 

322 집 근처 도서관에 나갔다. 하루에 200자 원고지 30장 이상씩 쓰는 게 목표였다. 한 달이 채 안 걸려 1,000장을 썼다. 책 속에, 기억 속에 파묻혀 사는 시간이 행복했이다다. 정말, 행복했다. ~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처음으로 내 일을 하는 것 같았다. 대학교 때는 노느라고 정신이 없었고, 그 이후 사회생활은 내 일이 아니었다. 남의 일을 해주고 돈을 받았다. 그러니까 고등학교 때 공부한 이후로 처음 내 일을 했다.

나도 책 쓰는 일이 이렇게 행복한 시간이고 싶다.

 

 

내가 저자라면

목차에 관하여

-      특정 기준에 따라 순서를 정한 것 같지는 않다. 중간에 시작, 전개, 마무리, 퇴고하기등 글을 쓰는 순서에 따른 전개가 있이기는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알아야 할 것 들을 한 꼭지씩 정리했이다다. 몇가지 기준을 두고 장으로 묶었더라면 읽는 중에도 나중에 찾아볼 때도 좋았을 것 같다.

-      각 꼭지에 제목을 상징적인 것과 실질적인 것, 두가지로 나눠서 붙인 것이 좋다.

-      중간 중간에 두 대통령들과 있었던 에피소드를 넣은 것도 재미있다.

 

보완할 점

-      좋은 글쓰기에 대한 일반론적인 언급 후에 실제 사례를 좀 더 보여줬더라면 좋았겠다. 짧게 사례가 들어간 부분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좀 부족해 보인다. 초안과 대통령의 피드백 후에 바뀐 글을 비교해서 보여줘도 좋았을 것 같다.

 

이 책의 장점

-      최고의 문필가로 꼽히는 분들의 글쓰기 비밀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누군가는 영업 비밀이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이걸로 밥을 먹고 살기도 한다. 물론 저자는 이 책 자체로 돈을 벌었겠지만, 자신이 받은 혜택 (연설비서관실에서 일하면서 깨달은 글쓰기에 관한 노하우)을 공유하려고 했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본다.

-      저자가 집필 후기에서 밝혔듯이 각 꼭지마다 두 대통령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밝혀서 독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글쓰기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구성한 게 좋다. 좋은 글쓰기 방법은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닌데, 글쓰기 책들은 특정 방법만이 정답인 것처럼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내가 저자라면

-      목차를 큰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실제 글 예문을 추가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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