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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7일 22시 09분 등록

뼈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권진욱 옮김 / 한문화 출판

 

저자연구

전 세계에 글쓰기 붐을 일으킨 주인공이자 시인이며 소설가다. 오랜 세월동안 동양적인 가치를 체험하며 배우고 느낀 것들을 글 속에 담아냄으로써 글쓰기를 갈망하는 독자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전해왔다. 작가의 삶을 동경하면서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때로는 강철처럼 단단하게 때로는 어머니처럼 따뜻하게 등을 두드리며 “머뭇거리지 말고 펜을 들라”고 독려하는 글을 써왔다.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수업에 참가하기 위해 모여들고 있으며, 이 책을 비롯한 여러 권의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그녀의 집필과 강의, 명상 등 인생 전반에 대해 동행취재 하였으며, 2006년에는 밥 딜런의 생애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Tangled Up in Bob'의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대표작으로는 전 세계 14개 언어로 번역된《Writing Down the Bones》를 비롯하여《Old Friend From Far Away》《Banana Rose》등이 있다. – yes24

 

쓰고 또 쓰고 자신이 쓴 것을 믿어라!

책을 읽고 나서는 왠지 위로 받은 듯한 느낌이다. 글 쓰기에 대한 아주 대단한 스킬과 방법론에 배웠다기 보다는 어떻게 보면 글을 쓰기 위한 자세와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책이 아닐까 싶다. 글 쓰기에 대한 책은 시중에도 차고 넘친다. 모두들 왜 글을 써야 하며,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 지에 대해서 가르치고 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나와는 웬지 거리가 멀다는 생각만이 들 뿐이었다. 그러나 나탈리 골드버그는 인자한 선생님처럼, 때론 어머니처럼 다정하게 모든 것을 품어주는 듯한 포근한 느낌이다. 생각 난 대로 쓰고, 생활 속에서 보이는 사소한 것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쓰고, 어떠한 규칙에도 얽매이지 말고, 기존의 문장 구조에 치우치지 말고, 그냥 마음 속에 있는 그대로 쓰고 또 쓰라고 한다. 그리고 쓴 것은 미련 없이 떠나 보내라고 한다. 누구에 비평에 귀 기울일 필요도 없다. 본인만 믿으면 된다. 본인이 잘 쓸 수 있다는 믿음, 본인이 쓴 글에 대한 믿음으로 끝 까지 밀고 나가라고 조언해 준다. 글을 쓰고자 하지만 용기가 없는 많은 이들에게 격려와 위로가, 그리고 용기를 갖게 하는 말 들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나탈리 골드버그가 내 어깨를 두들겨 주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에게 웃음을 지어주고 있다. 할 수 있다고! 지금 쓰고 있는 것을 믿고 끝까지 나아가라고!

마음을 무찔러 온 글귀

 

P16

네가 사랑을 믿을 때만 이, 사랑이 네가 가야할 길을 이끌어 주는 법이지.” 나는 여기에 조금 덧붙이고 싶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믿음을 갖고 계속해서 밀고 나갈 때만이, 그 일이 자신이 가야 할 길로 이끌어 주는 법이지.”

작가는 계속 믿음, 자신이 믿음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내 스스로를 믿지 않는데 나를 누가 믿겠는가? 그런 생각이 든다.

 

P17

실천적으로 글을 쓴다는 의미는 궁극적으로 자신의 인생 전체를 충실하게 살겠다는 뜻이다. 글쓰기 공부는 일차원적인 과정이 아니다.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 반드시 A에서 B를 거쳐 그 다음은 C로 가야 한다는 식의 논리는 없다.

 

P18

수업을 할 때 나는 학생들에게 뼛속까지 내려가서 쓰라고 요구한다. 자기 마음의 본질적인 외침을 적으라는 말이다. 그렇다고 여러분, 분명하고 아주 솔직하게 써야 해요라는 말만 던져 버린다면 그것은 선생이 아니다. 수업시간에 나는 학생들과 함께 여러 가지 방법의 글쓰기를 시도해 본다. 시간이 지나가면 학생들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나타낼 것인지 알게 된다.

구본형연구소의 연구원 과정이 바로 이 과정이 아닐까란 생각을 했다. 자기 탐구부터 시작했던 첫 수업부터 시작해서 돌이켜보면 바로 스스로 정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찾아 헤메왔던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P19

글쓰기는 매번 지도 없이 떠나는 새로운 여행이다.

좋은 말인 것 같다. 글쓰기는 정말 새롭고 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행과도 같다.

 

P23

내면 세계와 외부 세계를 창조한다는 말은 참말이다. 하지만 이 외부 세계와 우리가 쓰고 있는 연장 또한 우리의 사유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하늘에 대고 글쓰기를 하지 못할 것도 없다.

 

P25

수업에서 자신이 쓴 글을 읽다가 울음을 터뜨리는 학생들이 있다. 좋은 일이다. 눈물을 흘리며 글을 쓰는 학생들도 있다. 나 역시 같은 경험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멈추지 말고 계속해서 쓰라고 말한다.

장례식 수업이 떠오른다. 왜 그렇게 울었을까?

 

P27

첫 생각은 에고 또는, 우리를 통제하려고 드는 논리적인 메커니즘(세상은 영구불변하며, 견고하고, 지속적이며, 보이는 것이 전부라는 생각)에 얽매이지 않은 생각이다. 세계는 불변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실들로 가득하다. 그러므로 만약 당신이 자신의 의식차원을 넘어선 글을 쓸 때, 그것은 있는 그대로 사물의 진실을 나타낸 것이 된다. 그래서 이런 글은 에너지가 넘칠 수 밖에 없다. 글쓰기를 가로막던 에고라는 짐을 벗어 던지는 순간 당신은 더 큰 조류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에고를 벗어나는 것이 쉬운 일일까?  

 

P28

당신이 바로 지금, 현재에 존재할 때, 세상은 진정으로 살아 움직이게 된다.”

뭐랄까 이 문장을 접하는 순간, 가슴이 뛰었다. 지금 이 순간 이 세상이 진정 나를 위해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P31

그들은 달리기를 위해 매일 같이 몸을 풀고 스트레칭을 한다. 달리기와 마찬가지로 글도 많이 쓸수록 실력이 향상된다.

, 육상 선수들은 달리기가 힘들고 지겨워져도 달리는 행위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연습을 쉬지 않는다. 가만히 앉아서 계속 달리고 싶게 만드는 뜨거운 열망이 찾아올 때를 기다리지 않는다. 더구나 열망은 절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게을리 하거나 회피하는 사람에게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모든 것은 똑 같다. 노력없이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P31

축구팀이 단 한경기를 뛰기 위해 아주 오랜 시간 연습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정작 자신에게는 글쓰기를 위한 훈련 시간을 오랫동안 내주려 하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P33

글쓰기 훈련은 당신의 인생 전체를 끌어 안을 것이다. 이런 글쓰기 훈련은 어떤 식의 논리적 형태도 요구하지 않는다.

 

P34

글쓰기는 재갈을 물리지 않은 야성이 숨 쉬는 공간이다. 여기에는 정해진 방향이 없으며 오직 그순간 글 쓰는 사람과 다른 모든 것과의 연결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글쓰기 훈련으로 무장되어 있을 때 논리라는 그물에 걸리지 않게 된다.

논리라는 그물, 아마도 글쓰기를 할 때 스스로 생겨나는 자기검열을 너무 염두에 두지 말라는 뜻에서 강조하는 것이 아닐까?

 

P36

내가 파리에서 미시간 이야기를 썻듯 어쩌면 나는 파리를 벗어난 후에야 비로소 진짜 파리 이야기를 쓸 수 있을지 모른다. 그것은 내가 파리를 충분히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파리를 떠난 후에야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있을 때는 잘 모를 때가 있다. 거기에서 벗어나야 정말 볼 수 있는 것이 있는 것 같다.


P37

내가 말해야만 했던 모든 것들이 갑자기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하나의 통일된 실체를 이루어낸 것이다. 퇴비에서 한 송이 붉은 튤립이 피어난 순간이었다.

 

P38

우리는 계속해서 비료가 될만한 자료를 수집하고, 발효시키고, 비옥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 비료가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우리의 근육이 되어 준다면 우리는 위대한 우주의 조류를 타고 더 넓은 곳으로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조금 위로가 된다. 뭔가 맘 속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머리속에서만 맴돌고 나오지는 않는다. 아직 준비가 안된 것이다. 아직 퇴비로 잘 발효가 안된 것이다. 더 기다리고 더 준비하고 더 쌓아야 한다.

 

P46

이런 식으로 삶의 경험들을 삭혀서 퇴비로 만드는 것이 바로 글쓰기의 시작이다.

 

P46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긴 했지만 이것저것 많은 생각들이 한꺼번에 떠올라, 이야기 주변만 어슬렁거리다가 끝내 종이 위에는 한 글자도 쓰지 못하는 수도 있다.

나에겐 오늘이 정말 그렇다.  


P51

훈련이란 언제나 잔인한 단어다. 나는 이 단어를 가지고 나의 게으름을 토벌하려 했지만, 소원대로 효과를 거둔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폭군과 저항군 사이의 싸움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싸움은 영원할 것 같다. 그런데 승률이 높지 않다.

 

P53

말할 때는 오로지 말 속으로 들어가라. 걸을 때는 걷는 그 자체가 되어라, 죽을 때는 죽음이 되어라.” 그러므로 글을 쓸 때는 쓰기만 하라. 열등감과 자책감으로 중무장한 채 자신을 학대하는 싸움은 하지 말라.

쓰면 쓸수록 자신감이 줄어들고 쪼그라든다. 아 정말 쓰지 말까? 그런데 자꾸 쓰고 싶어 진다. 쓰긴 써야 한다. 그런데 쓸수록 부끄러워진다.


P55

여러분도 자신에게 편리한 방법을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는 글이 안 써질 때도 무조건 계속해서 글을 써야만 한다. 그리고 밑도 끝도 없는 죄의식과 두려움, 무력감에 사로 잡혀 있는 것은 쓸데없는 시간 낭비다. 글을 쓸 수 있는 시간만 있다면, 어떤 글이든지 쓰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무조건 쓰자! 일단 쓰자! 많이 쓰자!


P57

만약 당신이 진부해! 하고 말하는 편집자의 소리를 들어 주고 거기에 낙담해서 글쓰기를 중단한다면, 그것은 결과적으로 편집자가 옳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당신은 진부해!”라는 말을, 멀리서 바람에 날리는 흰 빨래 정도로 여기라. 결국 그 빨래는 마를 것이고, 아주 멀리 있는 누군가가 그것을 개서 집으로 가져갈 것이다. 그 동안 당신은 글을 쓰면 그만이다.

일단 편집자를 만나고 싶다.

 

P59

이런 학생들에게 사실상 내가 시를 운운하며 가르칠 것은 없다. 이들은 이미 시 속에서 살고 있다. 세상의 사물과 가까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묻는다.

여러분은 어디서 왔죠? 여러분은 누구죠? 여러분을 만든 것은 무엇이죠?’

 

P63

우리의 잠재력은 지구 표면 밑에 있는 보이지 않는 지하수면과 같습니다.” 누구라도 이 지하수면에 가 닿을 수 있다. 그것은 당신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글쓰기 훈련을 계속하라. 그런 다음 자신의 목소리를 스스로 믿을 수 있게 되었을 때 그 목소리가 이끄는 곳으로 곧장 나가라.

위로라고 해야 할까 많은 생각이 든다. 일단 내 자신을 믿자. 그리고 믿음 그대로 끌고 나가보자.끝 까지 곧장 나가다 보면 분명 어디엔 가는 닿을 것이다.

 

P68

자신이 지은 시 때문에 상상력이 마비되고 필요 이상으로 다른 사람을 의식해야 하는 것처럼 고통스러운 일은 없다. 진짜 인생은 글쓰는 행위에 있는 것이지 같은 작품을 몇 년 동안 되풀이해서 읽고 또 읽는 것에 있지 않다.

 

P71

우리는 바로 이런 태도로 글쓰기에 임해야 한다. “? 라고 끊임없이 묻거나 옷을 고를 때처럼 신경을 곤두세우는 대신 우리 마음은 모든 것을 게걸스럽게 먹어 치울 정도로 열려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엄청난 에너지를 종이 위에 쏟아 붓도록 해야 한다.

 

P73

은유의 세계에서는, 안개 낀 저녁에 가로등이 켜진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처럼 모든 사물의 경계가 사라지게 된다.

상상력의 세계에는 한계가 없다.

 

P75

바로 이것이다. 누구나 저마다의 경험과 추억, 감정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들을 오븐에서 막 꺼낸 피자처럼 종이위에 옮겨 놓을 수 있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그러므로 글을 쓸 때는 모든 것을 풀어주라. 아주 쉬운 말로 단순하게 시작하고, 당신 속에 깃들여 있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도록 애써라. 처음에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P76

글쓰기는 당신이 쓰고 있는 딱딱한 껍질을 벗기고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향해 다가가도록 한다.


P77

글쓰기는 맥도날드 햄버거가 아니다. 패스트푸드가 아니라 슬로푸드다. 요리는 천천히 익어 가고 있으며, 시작 단계에 있는 당신은 그 음식이 구이가 될지, 바비큐가 될지, 국이 될지 아직 모르는 것이다.

 

P80

우리는 알게 모르게 강박 충동의 조정을 받는다. 강박증은 엄청난 힘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그 힘을 거부하지 말고 이용하라. 글쟁이 친구들 대부분이 글 쓰는 일에 대해 강박증을 느낀다고 고백한다.

 

P81

글쓰기에 대한 강박증은 직접 글을 써서 풀어 내야 한다. 쓸데없이 술에 취하는 엉뚱한 방식으로 풀려고 하지 말라.

 

P83

그것보다는 우선 마음을 편안하게 열어 놓고 결혼식을 즐겨라. 당신이 주변 상황에 자연스럽게 몰입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 당신이 글을 쓸 때 정말 살아 숨쉬는 듯한 생생한 기억들을 불러낼 수 있다. 웃을 때마다 빨간 립스틱이 묻은 앞니가 보이던 신부 어머니의 모습과 신부의 드레스 자락에서 폴폴 풍기던 향수 냄새까지 전부 당신의 글 속으로 불러 낼 수 있다.

 

P85

에루살렘에서 홀로코스트를 기념하는 예드바쉠이 있다. 그 옆에는 6백만명에 이르는 희생자 이름을 정리한 도서관도 딸려 있다. 도서관에는 희생자 이름뿐 아니라, 그들이 어디에서 살았으며, 어디에서 태어났는지를 비롯해 그들에 대해서 알아 낼 수 있는 모든 기록이 보관되어 있다. 실제로 예드바쉠은 이름을 기억하게 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하고 있나? 새삼 의문이 들었다. 한국전쟁 희생자들부터 광주민주항쟁 등도 이렇게 기억하고 있는지 갑자가 반성이 든다. 유태인들이 이런 것들은 참 잘하는 것 같다.  

 

P86

우리가 누구인가? 우리가 부둥켜 안아야 할 현실은 무엇인가? 우리의 삶은 지극히 평범한 동시에 신화적이다. 바깥에는 회색빛 찬바람이 불고 있고, 쇼윈도 안에는 크리스마스 선물들이 번쩍거리며 유혹하고 있다. 그리고 카페의 오렌지 색 테이블에는 흑인의 아기를 낳아 키우는 금발의 친구와 마주 앉아 있는 나, 표준보다 과체중인 유태인 작가가 있다. 작가의 임무는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의 삶을 이루는 실체들에 대해 경건하게 !”라고 긍정하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은 지루하고 늘 같은 일상의 반복이지만 동시에 신화적이다. 그래 신화적이란 생각으로 나의 일상을 사랑하고 긍정하자

 

P92

월급쟁이들은 시간과 돈을 맞바꿔 일한 시간에 대한 보수를 받는다. 그러나 작가들은 자신만의 시간을 지키고 있으며, 그 시간의 중요성과 가치를 느끼는 사람들이다. 시간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그들은 시간을 팔아 돈을 벌지 않는다.

맞는 말이다. 직장인들은 시간을 저당 잡히고 그 만큼의 보수를 받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을 저당 잡힌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P95

위대한 작가들의 작품을 읽어보라, 작가가 영감을 받고 글을 써 내려가던 순간의 호흡이 생생히느껴질 것이다. 예를 들어 아주 기가 막히도록 좋은 시, 셸리의 종다리에게를 큰 소리로 읽어 보자. 만약 시인이 배열한 운율 그대로 시를 낭송한다면, 당신은 셸리가 그 시를 썼었던 바로 그 순간, 영감을 받았을 당시의 숨결을 그대로 호흡할 수 있게 된다.

 

P98

음악은 근본적으로 내가 다가갈 수 없는 세계였다. 나는 음치였던 것이다. 그것은 마치 발이 없거나 손가락 하나가 잘린 것처럼 음악 세계와 친해 지기에는 치명적인 장애였다.

너무 공감이 된다. 나 역시 음치였다. 유치원때 피아노를 배우러 갔다가 일주일만에 음치라는 판정을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P99

듣는 것은 곧 받아들이는 것이다. 당신이 더 깊이 들으려 하면 할수록 더 좋은 글을 쓰게 될 것이다. 아무런 편견없이 사물이 가는 길을 받아 들을 때 그 사물에 대한 진실한 글이 태어난다. 만약 당신이 사물의 이치를 잡아 낼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글을 쓰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얻은 셈이다.

 

P100

열심히 들어 주되 어떠한 비평도 가하지 않는 이런 듣기 훈련은 당신의 내면에서부터 그 이야기가 말하려는 진정한 의미와 영상을 일깨워 준다. 이런 식의 청취 훈련은 당신의 현실과 당신 주변의 현실을 반영하는 아주 선명한 거울이 되어 준다.

좋은 작가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다음 세 가지가 필요하다. 많이 읽고, 열심히 들어 주고, 많이 써 보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많이 생각하지는 말아야 한다.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한 조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실천이 문제다. 그런데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자는 좀 특색 있는 것 같다. 골드버그가 끊임없이 이야기는 주저하지 말고 멈추지 말고 생각나는 대로 써보라는 주장과도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P101

시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 사람은 시를 읽고, 시를 들어야 한다. 논리적으로 시를 분석함으로써 시로부터 멀어지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마라. 그저 시가 당신의 몸 속으로 스며들게 하라.

그냥 시를 가슴으로 느끼자. 굳이 분석할 필요 없다.

 

P103

문학의 책임은 사람들을 깨어 있게 하고, 현재에 충실하게 하고 살아 숨 쉬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가 방황한다면, 독자 역시 방황하게 된다.

 

P106

작가인 우리는 늘 의지할 것을 찾아다닌다. 동료들로부터, 비평가로부터 인정받아야만 안심하려 든다. 그러나 자신의 재능이나 작품에 대해 보내는 타인의 칭찬에 기대어 살아가는 한, 그 작가는 다른 이들의 비평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작가인 우리는.. 이 서술이 마음에 든다. 같은 작가의 마음으로 이 글을 읽고 있다.

 

P108

우리는 정직한 지원과 격려를 원한다. 그러면서도 막상 누군가 칭찬을 해 주면 그 말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반대로 비평하는 소리를 들으면 너무나 쉽게 받아들이고 결국 자신은 별 볼일 없고 진짜 작가도 못 된다는 쓸데없는 믿음만 키워가려 한다.

어렵다. 칭찬에 못 매고 있어도 안 되고, 그렇다고 또 의심해서는 안된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기는 하되 얽매이지는 말자!

 

P109

그만! 누군가 당신을 칭찬해 준다면, 정말 그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칭찬을 우선 듣고 싶다. 그리고 귀를 기울이겠다.

 

P114

이런 문장론에서 벗어날 때 우리는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고, 신선한 세상과 만날 수 있으며, 글쓰기에 색다른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다.

 

P115

인간의 언어 구조 속에 한정된, 자기중심적이고 자아도취적인 양식이 들어 있다. 우리는 세계를 지배하는 주인이 아니다. 그것은 망상이다.

 

P115

보리수나무 밑에서 깨달음을 얻는 부처는 나는 지금 모든 존재와 함께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만이 분리된 듯 나는 깨달았는데, 너는 못 깨닫는구나!”라고 말하지 않았다. 이 말은 결코 우리가 발 밑에 있는 잔디나 개미를 괴롭히게 될까봐 노심초사한 나머지 꼼짝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또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적인 문장 구조를 쓰지 말아야 한다는 뜻도 아니다. 결국에는 인간이 만든 언어 체계 속으로 돌아가겠지만, 당신은 작가로서 이 세상을 이루고 지탱하며 관통하고 아우르는 그 근원적인 큰 흐름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P119

그렇다. 나는 이야기 바깥에 있었고, 그래서 어느 누구도 이야기 안으로 데리고 들어갈 수 없었다. 이 말은, 실제로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일은 절대 쓸 수 없다는 말이 아니다. 단지 그 이야기에 당신만의 숨결을 불어넣었는지 확인하라는 뜻이다. 당신의 숨결을 느낄 수 없는 글은 당신이 그 글 속에 들어 있지 않은 것이다.

늘 생각해 보자. 내 글 속에 내가 진정으로 들어가 있는지를

 

P120

고유성을 허락하라. 그냥 과일이라고 말하지 말라. ‘이것은 석류 열매다처럼 어떤 종류의 과일인지 분명히 밝혀 주라. 사물의 이름을 불러 주어 그 사물의 고유성을 만들어 주라.

명심하고 기억하자. 좋은 제안이다. 어떤 것이든 그 것만의 특별한 특징을 지어주자.

 

P121

나는 여기에 대한 책을 구입한 다음 가로수가 늘어서 있는 볼더가를 천천히 내려가면서 단풍나무, 느릅나무, 참나무, 아카시아의 잎사귀와 씨앗 하나하나를 면밀하게 관찰했다.

이 글을 읽다 보니 당장 길에 있는 가로수 하나하나 어떤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지 하나하나 알아보고 싶어 진다.  

 

P121

사물의 이름을 알고 있을 때 우리는 근원에 휠씬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우리 마음 속 흐릿한 부분이 선명해지면서 이 지상의 삶에 더 튼튼한 줄을 이어 주기 때문이다.

 

P122

그냥 이라고 부르는 대신 제라늄이라고 말할 때 당신은 현재 속으로 더 깊게 뚫고 들어가게 된다.  

 

P125

글쓰기 속에 몰입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세상으로부터 차단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언제나 세상의 실체를 보여주기 위한 몰입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 균형을 잡는 데는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

 

P129

우리 모두는 그물망처럼 얽혀서 서로의 우주를 창조해내고 있다. 누군가 제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죽는다면, 그 사람은 살아남은 다른 사람들에게 슬픈 파장을 남기게 된다.

 

P133

그 남자가 그 여자에게 어떻게 및 있는데? 그가 구체적ㅇ로 무슨 짓을 했는지 말해줘.” 나는 수리내어 웃었다. 작가는 일반적인 묘사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작가는 어떤 사간에 대해 그냥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기를 원한다.

 

P136

작가들은 위대한 애인이다. 작가들은 다른 작가들과 수시로 사랑에 빠진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글쓰기를 배우는 방법이다. 그들은 한 작가에게 다가가, 그가 쓴 모든 작품들을 통해 그가 어떻게 움직이고 휴식을 취하는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지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읽고 또 읽는다.

 

P138

예술가는 외롭고 고통스러운 존재라는 생각 같은 것은 떨쳐버려라. 어차피 인간은 누구나 고통스럽다. 자신만이 고통스럽다고 생각해서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 이유는 없다.

 

P142

어떤 글을 쓰겠다고 계획했을 때 동물처럼 행동해보자. 동물처럼 천천히 움직이고, 동물처럼 당신이 쓰려는 이야기의 먹잇감들을 하나씩 비축해 두자. 어떤 방식이든지 상관없다. 일상의 찌꺼기에서 발굴해내든지, 도서관을 찾아가든지, 정신의 정원으로 나가든지 마음대로 하라.


P144

제일 좋은 글은 당신의 안에 들어 있는 모든 것이 실린 글이다. 작품을 쓰다가 세상으로 나갈 때는 당신의 모든 것을 데리고 나가라. 아주 상식적인 생각에서부터 부처와 같은 마음까지 그리고 지나가는 거리의 이름을 하나씩 불러 주면 절대 길을 잃는 법은 없을 것이다.

내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그리고 데리고 나갈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한발자국도 못 나가는 일이 생긴다.

 

P146

이런 글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마음을 믿고 자신의 사고 속에 똑바로 서있는 훈련을 해야 한다. 그 논문을 읽은 후 나는 집에 돌아가서 가장 최근에 썼던 시를 꺼내 읽었다. 그러고나서 내가 쓴 모호하거나 분명치 않은 단어와 구절을 모두 골라냈다. 마치 샤워를 마친 후 알몸으로 서서 자신의 벌거벗은 몸을 쳐다보고 있는 기분이었다. 처음에는 무섭고 겁이 났지만, 기분은 좋았다. 분명치 않은 부분을 걸러내는 작업이 시를 한결 좋게 만들어준 것이다.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누군가 내 글을 읽는 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내 모든 것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듯한 아주 민망한 기분이다.

 

P162

평범한 것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을 배우라. 오래된 커피잔, 참새, 도시버스, 얇은 햄 샌드위치에 존경을 표해 보라. 당신이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목록으로 만들어 보라. 계속 그 목록을 늘려가라. 그리고 이 세상을 떠나기 전 글의 형태와 장르에 상관없이 이 목록에 들어 있는 것들 것 단 한번이라도 언급하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하라.

평범한 것 속에 삶이 있고 일상이 있고 인생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P167

당신이 글을 밀고 나가 그저 적당한 종점에서 끝맺으려고 한다면, 그 글에는 당신의 진정한 숨결이 배어날 수 없다. 글쓰기는 자유를 향해 헤엄칠 수 있는 위대한 기회다. 그 기회를 놓치지 말라.

심지어 당신이 자신을 충분히 밀고 나갔고 철저하게 자아가 깨졌다고 느낄 때 조차도, 조금만 더 앞으로 밀고 나가라. 중간에서 멈추지 말라. 이 순간은 다시는 같은 방식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니 나중을 미룬다면, 지금 작품을 끝내는 것보다 휠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것은 순전히 내 경험에서 우러나온 충고다. 당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언제나 더 멀리,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

 

P169

모든 사람에게는 인생에 대한 커다란 두려움이 하나씩 있다. 나의 두려움은 고독이다. 우리에게 두려움이 중요한 이유는 자신의 꿈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이 두려움을 극복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나는 작가다. 작가는 많은 시간을 홀로 글을 쓰는 데 보낸다. 또한 사회라는 틀 속에서 예술가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외롭게 만들기도 한다. 모두가 아침이면 일터로 향하거나 각자의 일을 하기 위해 분주하다. 예술가는 제도가 만들어 낸 사회의 바깥에서 살고 있다.

사회적 주류의 시스템 혹은 틀 속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많은 제약이 따른다. 이걸 이겨내고 극복하기에는 많은 노력과 외로움 그리고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부분 이를 잘 시도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 본다.

 

P172

인간은 고통을 안고 산다.라는 사실에서부터 글쓰기를 시작하라. 결국에는 너무나 보잘것없는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는 우리들의 인생에 대해 연민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연민의 감정은, 우리로 하여금 발 아래 깔린 시멘트와 혹독한 폭풍에 짓이겨진 마른 풀들마저도 다정스레 바라보게 한다. 예전에는 추하게 생각했던 주변의 사물들을 이제는 손으로 만지게 되고, 사물의 세부를 있는 그대로 보아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된다. 그 사물이 여기 있다는 사실, 우리 인생을 싸고 있는 일부라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된다. 그리고 이런 인생을 사랑하게 된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인생이고, 지금 이 순간의 인생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내 인생은 바로 오늘, 이 순간이다.

 

P176

유대교 전통에는 소년이 처음으로 토라(유대교의 율법서)의 맨 첫자를 읽으면 꿀이나 단 음식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 공부를 하면 단 음식을 먹게 될 거라는 자연스러운 연결고리를 만드는 학습 유도 방법이다.

공부에 대한 자연스러운 좋은 인식, 경험을 갖게 만드는 방법인 것 같다. 한번 벤치마킹해 봐야 겠다.

 

P177

하지만 여러분은 글을 쓰는 것에 대해서도 염려하지 말라. 그냥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천국이니까.

오늘은 천국 속에 살고 있는 듯 하다.

 

P179

당신은 언제라도 다시 새롭게 글 쓰기를 시작할 수 있다. 이전의 실패는 모두 놓아 버리고, 다시 자리에 앉아, 무언가 위대한 글을 쓰라. 아니면 실패한 후에 느끼는, 가슴을 짓누르는 고통에 대해서라도 쓰라.

 

P180

모든 순간이 새로운 시간이 될 수 있다. 사업상의 자리에서 물총이 사용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해서 영원히 물총을 사용하지 말라는 규칙은 없다. 무언가 대단한 것을 쓰고 싶다면, 당신은 자신을 누리고 있는 것에서부터 빠져 나와야 한다. 지금은 완전히 새로운 순간이니까.

모든 순간은 새로운 순간이다. 원래 그랬던 것은 없다!

 

P182

샌프란시스코 선원의 베이커 선승은 라는 것은 좋은 질문이 아닙니다. 라고 말했다. 사물은 그냥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해밍웨이도 가 아니라 무엇이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P183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또는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어 하는가?’라고 묻되 깊이 생각하지는 말라. 그 대답은 펜을 잡고, 종이 위에 분명하게, 단정적인 진술로 하라.  

 

P188

물론 그렇죠. 하지만 그럴 경우 우리가 관계를 맺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같이 차를 마시며 텔레비젼을 수리하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지는 못했겠지요.”

그렇다. 우리의 목표는 고장난 기계를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너와 내가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다.

 

그런 것인가? 우리의 삶은 이렇게 관계를 맺는 것이다.

 

P193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또는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이 두가지 모두 근사한 것이긴 하지만,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는 세상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 마음속에 있는 가장 깊은 비밀이다.

약간 찔리기는 한다. 우리는 대부분 다 기대하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것이 아닐까?

 

P198

즉흥 글쓰기 창구는 글을 떠나 보내는 데 더 없이 좋은 훈련이다. 자신이 쓴 글을 완전히 떠나 보내는 것, 그럴 수 있을 때 당신은 작가로서 완전하게 설 수 있다.

정말일까? 내가 쓴 글을 그냥 떠나 보낼 수 있어야 할까? 어떤 의미일까? 곰곰히 생각하게 한다.

 

P209

매일 글을 쓰라.” 이 규칙대로 실행하는데도 별 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의무감으로 했기 때문이다. 규칙만 따지는 사람들이 빠지는 함정이다.

 

P215

글쓰기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우리에게는 진실을 말할 신성한 임무가 있으며, 그 임무는 종이에서부터 걸어 나와 우리의 인생 전체로 들어가는 것이다. 반드시! 그렇지 못하다면 작가로서의 우리와,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우리 사이의 간극은 너무나도 넓어진다. 이런 이유로, 인생이 무엇인지 그리고 글을 쓰는 인생이 어떤 것인지 배우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큰 도전이다. 그 도전을 받아들이라.

 

P217

매일 매일이 좋은 날이다.” 이것이야말로 부침이 심한 인생에서 우리가 글쓰기를 향해 가져야 할 궁극적인 태도와 신념이다.

오늘도 좋았다. 어제도 좋았다. 내일도 좋을 것이다. 모든 것이 좋았다.

 

P218

글쓰기는 숨을 쉬는 것과 똑같다. 아무리 급하고 중요한 일이 있어도 숨쉬기를 잊어버릴 순 없다. 정원을 손질해야 하고, 지하철을 타야 하고,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소중한 일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이것이 글쓰기의 기본이다.

매일매일 내 생활 속에 글쓰기가 삶의 일부가 될 때 비로소 작가가 될 수 있겠구나란 생각을 해 본다.

 

P229

나는 좌선에 들어갈 때 마다 내가 유태인이라는 사실을 점점 더 강하게 의식하게 되었다. 카타기리 선생에게 이런 마음을 털어놓자 그가 말했다. “당연합니다. 당신이 내면 깊이 들어갈수록 당신은 점점 더 당신 자신이 되기 때문입니다.”

 

P233

그러니 당신의 글을 읽을 독자에게 당신 심장의 더 깊은 곳으로 들어오는 기회를 만들어 주라. 당신은 카톨릭신자, 남자, 남부 사람, 흑인, 여자, 양성애자 그리고 하나의 인간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독자에게 설명해 주어야 한다. 당신은 이 모든 것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 더 많이, 더 정확하게 알고 있다.

내가 이런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조금 의문이 든다. 두려워 진다.

 

P243

나 혼자서 오랜 시간 동안 글쓰기를 할 때도 이와 비슷한 감정이 찾아온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라. 당연한 반응이다. 우리는 그렇게까지 자신을 열어 보이는 데 익숙하지 않은 존재들이다. 자신을 벌거벗기고 해체 시키는 기분, 하지만 이것도 괜찮으니 받아들이라. 벌거벗은 자만이 어느 것에도 왜곡되지 않는 진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므로.

처음 글 쓰기 연습을 시작할 때 왜 내 자신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지 이해를 못했었다. 이제서야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탐구가 먼저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P254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즈는 후배 시인인 앨런 긴즈버그에게 이런 말을 했다. “만약 그 시에 한 줄이라도 에너지가 있다면, 그 한 줄만 빼고 나머지는 모두 잘라 버려도 좋다.” 그 한 줄이 바로 시라는 뜻이다. 시는 생명력의 그릇이다. 한 줄 한 줄이 반드시 살아 있어야 한다. 작품을 쓸 때 이런 부분은 간직하고 나머지는 잘라내 버려라.

줄일 수 있을 만큼 다 덜어내고 나서도 남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표현하고자 하는 말이란다.

 

P259

만약 글을 쓸 때 당신이 진정으로 글 속에 있었다면, 글로써 나타나게 마련이다. 이제는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우리가 썼던 언어들을 더 그럴싸한 다른 언어로 고치거나 조작할 필요가 없다. 글쓰기를 벌거벗는 것이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P261

원고 수정 작업은 새롭게 다시 상상하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쓴 글에 모호한 부분이 있다면 먼저 전체 그림을 다시 본 다음 그것과 조화를 이루도록 세부 묘사를 첨가하면 된다.

 

P267

이 책을 완성하는 데 1 6개월이 걸렸어요. 적어도 절반은 처음 썼을 때 나온 것들이죠. 가장 힘든 싸움은 글 쓰는 행위가 아니었어요. 내가 과연 괜찮은 것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싸우는 게 제일 힘들었죠.

내가 쓰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가?란 자기 자신과의 싸움, 이제서야 조금 이해가 될 듯 하다.

 

내가 저자라면

 

1. 목차에 대해서

목차는 작가가 처음에 언급한 대로 순서가 의미 없다고 한다. 어디를 펼쳐서 읽어도 상관 없다고한다. 이런 구조의 서술이 갖는 장점과 단점이 있을 듯 하다. 저자가 그렇게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역시 처음 순서에 배치된 장들부터 읽는 것이 더 좋을 것 같기는 하다.

 

2. 보완이 필요한 점

저자가 이야기하고 자하는 바가 약간은 상호 상충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물론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란 말은 아니지만, 기존의 사고방식? 고정관념을 깨는 이야기들이 있다 보니 어떻게 보면 뒤에 이야기들과 겹치거나 반대되는 이야기로 들을 수도 있는 사례들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각 장들이 호흡이 짧아서 단숨에 읽히고 이해가 빠른 점도 있으나, 어떤 장에서는 하던 말을 대부분 생략하고 어떤 주장을 급하게 멈추고 마무리한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3. 이 책의 장점

내가 생각하는 장점은 위로와 힐링이라고 해야 할까? 글쓰기를 원하는 그리고 작가의 길을 가고싶어 하는 사람들, 그러나 자신의 재능에 대해서 믿지 못하고 고민 끝에 책을 집어 들었을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준다는 점이다. 저자는 지금 이 순간, 내 삶을 사랑하고 그것에 대해서 쓰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을 그냥 써라. 그리고 또 써라. 그냥 계속 써라. 고민하지 말라. 너무 생각하지도 마라. 마음 속에 생각을 쓰고 또 쓰라고 한다. 일면 간단해 보이는 듯 하면서도 글쓰기의 가장 핵심적인 요점을 잘 정리하고 독자에게 권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 역시 그녀에게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 내 자신을 믿고 쓰고 또 쓰리라.

 

4. 내가 저자라면

이 보다 더 따뜻하게 쓸 수 있을까? 정말 저자가 중간 중간 이야기하는 본인만의 어려움, 인생의고민과 고뇌가 있었을까? 의심이 든다. 그녀의 이야기는 내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고 나를 위로해 주었다. 고마워요 골드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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