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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16일 16시 38분 등록

사피엔스,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7월 둘째주)

 

11기 정승훈

 

저자 연구

 

유발 하라리

 

하라리는 2002년 남편 Itzik Yahav를 만났다. 종교 의식을 제외하고는 이스라엘에서 결혼 할 수 없으며 이스라엘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된 종교는 동성 결혼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캐나다 토론토에서 결혼했다. 이 부부는 예루살렘 근처의 메실라트 시온 (Mesilat Zion)이라는 모사브 (moshav) (개별 농장의 협동 농업 공동체의 한 유형)에 살고 있다.

 

하라리는 2000년 옥스퍼드에서 시작한 Vipassana 명상은 " 내 삶을 변화 시켰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매일 2시간 씩(하루의 시작과 끝에서 1시간 씩) 연습하며 침묵 속에서 책이나 소셜 미디어 없이 30일 이상 명상 수련회를 매년 한다. 그는 Homo Deus"사랑스럽게 중요한 것을 가르쳐 준 선생님, SN Goenka"에게 헌정하고 "나는 15년 동안 위빠사나를 연습함으로써 얻은 초점, 통찰력 없이 이 책을 쓸 수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명상을 연구 방법으로 간주한다.

 

하라리는 채식주의자이며, 유제품 산업의 기초는 어미 소와 송아지 사이의 유대를 깨뜨리는 것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비롯한 그의 연구 결과라고 한다. 그는 시간이 있을 때 매일 한 시간 동안 숲에서 개와 걷는다. Harari는 스마트 폰이 없다.

 

저자의 동성 결혼, 채식주의자인 것이 책을 통해 드러난다. 고대부터 인간이 동물에게 한 모든 것들의 부당함을,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

호모 사피엔스만큼 생태파괴적인 종은 없다는 저자의 말에 동감하며 인공지능시대 인간이 제거되어야 할 유일한 종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는 카이스트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의 말이 생각난다.

 

저자는 16tvN 방송출연을 하는 것 같다.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하다.

 

조현욱(옮긴이)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했다. 1985년부터 2009년까지 중앙일보 기자로 국제부장,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역임하였고, 2009년 한국외국어대학교 언론정보학부 초빙교수를 지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중앙일보조현욱의 과학 칼럼을 연재했다. 건강의학포털인 코메디닷컴의 편집주간을 거쳐 현재 의료 IT기업인 라이프시맨틱스의 홍보 및 콘텐츠 담당 이사로 재직 중이다.

역자는 사피엔스 번역 후 이 내용과 관련한 강의를 하고 있다.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글귀

 

4부 과학혁명

14. 무지의 발견

기원후 1000년 어느 스페인 농부가 잠이 들어 5백 년 후에 깨어난다고 하자. (350)

인구는 열네 배로 늘었는데 생산은 240, 에너지 소비는 115배 늘었다. (351)

그만큼 1인당 먹는 양도 활동도 모든 면에서 많아졌다는 것이다. 결국 지구로 보면 얼마나 해로운 동물인가.

역사의 대부분 기간 동안, 인간은 지구상에 있는 생명체 중 약 99.99퍼센트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미생물 말이다.(353)

근세 이전의 전형적인 지배자는 사제와 철학자, 시인에게 돈을 주면서 이들이 자신의 지배를 정당화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기를 기대했지, 이들에게 새 의약품을 발견하거나 신무기를 발명하거나 경제성장을 촉진하라고 주문하지 않았다. (354)

 

우리는 모른다

과학혁명은 지식혁명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무지의 혁명이었다. (356)

학자가 거미나 나비나 갈라파고스핀치에 대해 무엇을 발견하든 그 지식은 하찮은 것에 불과했고, 사회나 정치, 경제의 근본적 진리와 무관했다. (358)

종교에서 다루지 않은 것은 알 필요가 없는 것이다. 종교에서 다룬 것만 답이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존 종교에 반기를 든 그 많은 철학자들이 박해를 받았던 것이다.

정치사회적 질서를 안정시키려는 현대의 모든 노력은 다음의 두 가지 비과학적 방법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었다. (360)

1. 하나의 과학이론을 택해서 통상의 과학적 관례와는 반대로 그것이 궁극적인 절대진리라고 선포하는 것.(나치, 공산주의자들)

2. 과학은 내버려두고 과학과 무관한 절대진리에 따라 사는 것.(자유주의적 인본주의) (360)

 

과학의 도그마

현대의 관찰이 과거의 전통과 배치되는 경우, 우리는 관찰에 우선권을 부여한다. (362)

과거의 전통에서는 보통 이야기를 써서 이론을 꾸며냈지만, 현대 과학에서는 수학을 사용한다. (362)

오늘날 웹스터와 윌리스의 기금은 간단히 스코틀랜드 미망인이란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데, 세계 최대의 연금 및 보험회사로 꼽힌다. (366)

1744년에 기본적인 통계자료로 예측하고 기금을 마련한 것인데 이렇게까지 되다니 신기하다.

전통적으로 인문학의 분야였던 인간 언어의 연구(언어학)나 인간 심리의 연구(심리학)조차 점점 더 수학에 의존하며 스스로를 정밀과학이라고 소개하려 한다. (367)

 

아는 것이 힘이다

우리에게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주는 이론이 지식이다. (368)

우리는 과학 연구 없이 신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 실제로는 과학과 기술이 관련을 맺은 것은 매우 최근에 일어난 현상이다. (369)

오늘날의 전쟁은 과학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세계의 군대는 인류의 과학연구와 기술개발의 대부분을 선도하고, 자금을 대고, 방향을 조종한다. (370)

오늘날 많은 미국인은 테러리즘의 해결책이 정치가 아니라 기술에 있다고 믿는다. (371)

탱크에서 원자폭탄, 스파이 파리까지 군사기술에 대한 집착은 놀라울 정도로 최근에 일어난 현상이다. (372)

과학과 산업과 군사기술은 자본주의 체제와 산업혁명이 등장하면서 비로소 서로 얽히기 시작했고, 일단 그 관계가 정립되자 세상은 급속히 변했다. (374)

과학과 신기술하면 의료나 산업, 실생활을 떠올리는데 저자는 전쟁, 무기와 연결했다. 그런 이유가 있는 것인지 좀 더 봐야 알 수 있겠다.

 

진보라는 이상

과학이 풀기 힘들었던 문제를 하나하나 풀기 시작하자, 인류는 우리가 새로운 지식을 얻고 적용함으로써 어떤 문제든 다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375)

프랭클린은 경험적 관찰과 전기 에너지의 속성에 대한 지식을 결합하여 피뢰침을 발명하고 신들을 무장해제시킬 수 있었다. (376)

역사를 통틀어 사회를 고통스럽게 했던 가난은 두 종류였다. 남들은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나는 이용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사회적 가난 그리고 식량과 집이 없어서 개인의 삶을 위험에 빠뜨리는 생물학적 가난이었다. (377)

 

길가메시 프로젝트

죽음은 우리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 선지자들은 죽음에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죽음에 의미를 부여하기에 바빴다. (378)

모든 기술적 문제에는 기술적 해답이 있게 마련이다. (379)

이제야 의료 기술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들은 신약, 혁명적 치료법, 인공장기를 개발 중이며 언젠가는 죽음의 신을 무찌를 수 있을 것이다. (380)

몇몇 진지한 학자들은 2050년이 되면 일부 인류는 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384)

 

과학을 보살피는 다정한 아빠

과학에는 돈이 매우 많이 든다. (385)

대부분의 과학연구에 자금이 지원되는 이유는 그 연구가 모종의 정치적, 경제적, 종교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누군가 믿기 때문이다. (386)

과학은 자신의 우선순위를 스스로 정할 수 없다. 자신이 발견한 것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할 능력도 없다. (388)

한마디로, 과학연구는 모종의 종교나 이데올로기와 제휴했을 때만 번성할 수 있다. 이데올로기는 연구비를 정당화한다. (389)

 

15. 과학과 제국의 결혼

1761년 과학자들은 시베리아, 북미, 마다가스카르, 남아프리카에서 식을 관찰했다. 그리고 1769년의 식이 다가오자, 유럽의 과학공동체는 막대한 노력을 기울여 멀리 북구 캐나다와 캘리포니아(당시는 황무지였다)에까지 과학자들을 파견했다. (391)

태양 사이의 거리를 계산하려고 금성의 식을 보려고 이렇게까지 했다니 대단하다. 그러니 돈이 많이 필요했겠다.

쿡의 탐험에 혜택을 받은 분야 중 하나는 의학이었다. ... 죽음의 신은 분노한 원주민이나 적의 전함이나 향수병이 아니었다. 괴혈병이라 불리는 의문의 질병이었다. (392)

탐험대가 육지에 상륙할 때마다 선원들에게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으라고 지시했다. (393)

인간에게 필요한 필수 영양소라는 것이 있는데 그 당시에 그것을 몰랐던 것이다.

쿡은 자신이 발견한수많은 섬과 육지에 대해 영국의 소유권을 주장했는데, 대표적인 곳이 호주였다. (393)

과학 혁명과 현대 제국주의는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였다. (395)

 

어째서 유럽인가

유럽이 어찌어찌 미 대륙을 정복하고 바다의 패권을 획득한 것은 주로 아시아의 강대국들이 그런 지역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은 덕분이었다. (396)

1775년 아시아는 세계 경제의 80퍼센트를 차지했다. (396)

1950년 서유럽과 미국을 합친 생산량은 세계 전체 생산량의 절반이 넘었고, 중국이 차지하는 몫은 5퍼센트로 축소되었다. (396)

근대 후기의 성공한 제국들은 모두가 기술적 혁신을 이루리라는 희망을 품고 과학연구를 장려했으며, 많은 과학자들은 제국주의 주인을 위해 무기, 의학, 기술을 개발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쏟았다. (397)

고대 호모 사피엔스가 토종 대형동물을 멸종시켰던 처럼 근대에 와서는 같은 인간에게 똑같은 짓을 했던 것이다. 이기적인 유전자가 맞는 것 같다.

중국인과 페르시아인에게 부족했던 것은 증기기관 같은 기술적 발명이 아니었다. 이들에게 부족한 것은 서구에서 여러 세기에 걸쳐 형성되고 성숙한 가치, 신화, 사법기구, 사회정치적 구조였다. (399)

유럽인은 기술적인 우위를 누리기 전부터도 과학적이고 자본주의적인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습관이 있었다. (400)

 

정복의 사고방식

과학자와 정복자는 둘 다 무지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했다. (401)

시간이 흐르면서 지식의 정복과 영토의 정복은 점점 더 긴밀하게 합쳐졌다. (402)

1831년 대영제국 해군은 측량선 비글호를 보내 남아메리카 해안과 포클랜드 섬, 갈라파고스 제도의 지도를 작성하게 했다. (402)

비어 있는 지도

탐험하고 정복한다는 근대의 사고방식은 세계지도의 발전에서 잘 나타난다. (404)

빈 지도는 심리적, 이데올로기적으로 비약적인 진전이었다. (405)

대륙을 그려 넣은 발트제뮐러는 이름을 부여해야 했다. 그는 그것을 발견한 사람이 아메리고 베스푸치라고 잘못 알고 있던 터라, 이 대륙에 아메리고를 기리는 이름을 붙였다. 아메리카라고. (407)

유럽인들은 마치 자석처럼 지도에서 비어 있는 곳들로 이끌렸고 공백을 신속하게 채워 넣기 시작했다. (408)

유럽인들이 과학적이고 자본주의적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과학적 사고로 호기심과 궁금증만으로는 이렇게 정복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거기에 발견한 땅을 자기 땅이라고 정복함으로 생겨난 이익들이 있었기에, 즉 자본주의적 방식이 몸에 배어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것이겠지.

오히려 이상한 것은 근대 초기 유럽인들이 걸린 열병이었다. 그 열병은 그들로 하여금 낯선 문화가 가득한 머나먼 미지의 땅으로 항해하여, 그 해변에 한 발 디딘 뒤, 이렇게 선언하게끔 만들었다. “이 땅은 모두 우리 왕의 것이다!” (411)

 

외계로부터의 침공

기존에 중미를 지배하던 아즈텍, 톨텍, 마야 족 등은 과거 2천 년 동안 남미가 존재한다는 것을 몰랐으며 그것을 복속시키려는 시도는 전혀 해본 일이 없었다. 하지만 스페인이 멕시코를 정복한 지 10년이 조금 지난 뒤 프란시스코 피사로는 남미에서 잉카 제국을 발견했고, 1532년 이를 정복했다. (412)

카리브해의 원주민 거의 모두가 20년 만에 사라졌다. 스페인 식민지 개척자들은 그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아프리카인 노예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412)

스페인들은 우주에서 침공해온 외계인 같았다. (413)

근대 유럽 과학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근대 유럽의 정복자들에게 미지를 향해 뛰어드는 것은 매우 신나는 일이었다. (415)

겨우 550명의 스페인이 아즈텍인들은 정복했다니.

코르테스는 몬테주마 2세를 궁전 안에 감금해두고서, 마치 왕은 포로로 잡히지 않았으며 스페인 대사는 손님에 지나지 않는 척 가장했다. (416)

코르테스가 베라크루스항에 상륙한 지 1세기 만에, 아메리카의 원주민 수는 90퍼센트 가량 줄었다. 주로 침략자들과 함께 유입된 생소한 질병 탓이었다. (417)

아메리카에 군사원정대를 보내려 했던 최초의 비유럽 국가는 일본이었다. (418)

유럽인들은 이렇게 축척한 부와 자원 덕분에 아시아도 침공하고, 그 제국들을 패배시키고, 자기들끼리 나눠 가질 수 있었다. (419)

 

희귀 거미와 잊힌 문자

근대 유럽인에게 제국 건설은 과학적 프로젝트였고, 과학이란 분과를 건설하는 것은 제국의 프로젝트였다. (420)

영국 조사단은 그곳을 발굴해, 최초의 위대한 인도 문명을 발견했다. 인도인 누구도 모르고 있던 문명을 말이다. (421)

저자는 이런 면을 두고 제국주의를 좋게 보는 것 같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 이걸 발견하지 못했다고 인도나 세계사에서 뭐가 달라지나. 어차피 학자들이나 관심을 가질 뿐이다.

영국의 과학적 호기심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인상적인 사례는 설형(쐐기)문자로 된 문서의 해독이다. (421)

존스는 이 모든 언어는 기원이 같았을 것이며 지금은 잊힌 고대의 한 조상언어로부터 발달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렇게 해서 그는 인도유럽어족을 발견한 최초의 인물이 되었다. (424)

게다가 제국에 의해 축적된 새로운 지식은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피지배 민족을 이롭게 하고 이들에게 진보의 혜택을 가져다줄 수 있었다. (425)

하지만 제국주의자들은 과학을 좀 더 사악한 목적에도 사용했다. (426)

3천여 년 전 중앙아시아에서 인도로 침공했던 사람들이 스스로를 아리아라고 불렀다는 데 주목했다. ... 아리아인이 단순한 언어 집단이 아니라 생물학적 실체 인종 이라고 단정을 내렸다. (427)

언어학을 공부한 사람들에게는 너무도 중요한 내용이다.

유럽인들이 세계를 정복할 수 있었던 이유, 이들이 지배에 적합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열등한 인종과 섞이지 말라는 경고를 받아들인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428)

과학자들은 제국주의 프로젝트에 실용적 지식, 이데올로기적 정당화, 기술적 장치를 공급했다. 이런 기여가 없었다면 유럽인들이 세계를 정복할 수 있었을지 극히 의심스럽다. (429)

 

16. 자본주의의 교리

돈은 제국 건설과 과학 진흥에 필수적이었다. (431)

근대 경제사를 알기 위해서 정말로 이해할 필요가 있는 단어는 하나밖에 없다. ‘성장이란 단어다. (431)

은행은 자신들이 가진 1달러당 10달러를 빌려주는 것이 허용된다. 그 말은 우리의 은행계좌에 있는 모든 예금의 90퍼센트는 이에 대응하는 실제 화폐가 없다는 뜻이다. (433)

모든 기업은 이처럼 상상된 미래에 대한 신뢰 위에 세워져 있다. (434)

신용은 우리의 미래 자원이 현재 자원보다 훨씬 더 풍부할 것이라는 가정을 토대로 하고 있다. (436)

파이를 자르는 방법은 수없이 많지만, 어느 방법도 파이를 더 크게 만들지는 못한다. 수많은 문화권에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을 죄악이라고 결론 내린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437)

 

커지는 파이

지난 5백 년간 진보라는 아이디어는 사람들로 하여금 미래를 점점 더 신뢰하게 만들었다. 신뢰는 신용을 창조했고, 신용은 현실 경제를 성장시켰으며, 성장은 미래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고 더 많은 신용을 향한 길을 열었다. (439)

스미스는 사실상 탐욕이 선한 것이며, 내가 부자가 되면 나만이 아니라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고 말한 것이다. 이기주의가 곧 이타주의라고. (440)

새로운 자본주의 교리에서 가장 신성한 제1계율은 생산에 따른 이윤은 생산 증대를 위해 재투자되어야 한다이다. (442)

중세 귀족은 관대함과 과시적 소비라는 윤리를 신봉했다. (443)

새로운 자본주의자 엘리트는 공작이나 후작부인이 아니라 회장, 주식 거래인, 기업경영자로 구성되어 있다. (443)

이제 자본주의에는 하나의 윤리가 포함되어 있다. ... 그중 가장 핵심 신조는 경제성장이 최고의 선이라는 것, 최소한 그 대용품은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정의와 자유, 심지어 행복까지도 경제성장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444)

모든 것이 자본주의로 귀결된다. 돈이 신앙이 되었고 돈이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사고가 생겨났다.

지난 몇 년간 은행과 정부는 미친 듯이 돈을 찍어냈다. ... 경제의 거품이 터지기 전에 과학자, 기술자, 공학자가 어찌해서든 뭔가 정말 큰 건수를 올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445)

 

콜럼버스가 투자자를 찾는다

애초에 자본주의의 신용시스템을 만들어낸 것도 유럽 제국주의였다. (446)

유럽에서는 왕과 장군들이 점차 상인의 사고방식을 따르기 시작했고, 결국 상인과 은행가가 지배 엘리트가 되었다. (447)

유럽인들은 잠재적 투자자의 숫자를 늘리고 자신들이 발생시키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합자회사에 의지했다. (449)

네덜란드 소도시의 시민들은 지상에서 싸우는 데 취미가 없었으므로, 용병을 고용해 자기들 대신 스페인과 싸우게 했다. (450)

네덜란드가 스페인의 용병으로 나가 싸우고 그 비용은 금융업자들에게 대출받았다는 것이다.

네덜란드인들은 정확히 어떻게 금융제도의 신뢰를 얻었을까? 첫째, 이들은 기일에 맞춰 전액을 반드시 갚았다. 그래서 대부업자들에게 신용을 얻었다. 둘째 사법제도가 독립되어 있는 데다 사적 권리, 그중에서도 사유재산권을 보호했다. (451)

네덜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주식회사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로, 1602년 설립 인가를 받았다. ..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돈은 인도네시아 정복을 뒷받침하게 되었다. (454)

섬들은 하나하나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수중에 떨어졌고, 인도네시아 대부분이 이 회사의 식민지가 되었다. 회사는 인도네시아를 2백 년 가까이 통치했다. (455)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인도양에서 활약한 반면 네덜란드 서인도회사는 대서양에서 부지런히 움직였다. (455)

동인도, 서인도회사에 대한 이와 같은 배경 설명 없이 세계사를 배웠다. 그저 사실 위주의 나열식 역사를.

큰손 투기꾼들은 제때 주식을 판 덕분에 대체로 큰 손실 없이 벗어났지만, 개미들은 모든 것을 잃었다. 자살하는 사람이 속출했다. 미시시피 버블은 역사상 가장 극적인 금융붕괴 사태였고, 프랑스의 금융 시스템은 결코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 ... 이것은 해외의 프랑스 제국이 영국의 손에 떨어진 주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458)

루이 16세 시대의 파산이 마리 앙뜨와네트의 사치 때문인지 알았는데, 이런 국제 제국의 투자 실패였다니.

인도 아대륙을 정복한 것도 영국 정부가 아니라 영국 동인도회사의 용병들이었다. (460)

자본의 이름으로

마르크스를 비롯한 사회 비평가들이 빈정댔듯이, 서구 정부는 자본주의자들의 노동조합이 되어가고 있었다. (460)

마약 카르텔들은 웨스트민스터와 다우닝 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461)

19세기 말 중국 인구의 10분의 1에 이르는 약 4천만 명이 마약 중독자였다. (461)

지금으로선 상상도 못할 일이다. 남의 나라에 마약을 팔려고 무력을 써서 강제했던 것이다.

여러 세기에 걸친 복종을 딛고 그리스는 마침내 자유를 얻었지만, 자유는 엄청난 빚과 함께 왔고 독립 그리스는 이를 갚을 방법이 없었다. 그리스 경제는 향후 수십 년간 영국 채권자들에게 저당 잡힌 신세였다. (463)

오늘날 한 나라의 신용등급이 천연자원보다 경제적 복지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463)

 

자유시장에 대한 집단적 숭배

열렬한 자본주의자는 자본이 정치에 자유로이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하지만 정치가 자본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464)

극단적인 자유시장 신봉주의는 산타클로스가 존재한다는 믿음만큼이나 순진한 것이다. 모든 정치적 편견에서 자유로운 시장 같은 것은 원래 없는 법이다. (465)

 

자본주의자의 지옥

왕이나 사제가 감독하지 않는 완전 자유시장에서 탐욕스러운 자본가들은 독점을 할 수도 있고, 노동자를 탄압하기로 서로 공모할 수도 있다. (466)

근대 초기 유럽 자본주의의 부흥은 대서양 노예무역의 부흥과 함께 등장했다. 이런 재앙의 책임은 독재적인 왕이나 인종차별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고삐 풀린 시장의 힘에 있었다. (466)

유럽인은 아메리카를 정복한 뒤 금광과 은광을 개발하고 사탕수수, 담배, 면화 농장을 건설했다. (467)

16세기에서 19세기까지 약 1천만 명의 아프리카 노예가 아메리카로 수입되었다. 이 중 약 70퍼센트가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했다. (467)

노예무역은 정부나 국가에게 어떠한 통제도 받지 않았다. 그것은 순수한 경제사업으로서, 수요 공급의 원칙에 따라 자유시장에 의해 조직되고 자금조달이 이루어졌다. ... 18세기 내내 노예무역 투자에 대한 연간 수익률은 약 6퍼센트였다. (468)

지구의 한켠에서 현대 경제가 성장하는 데는 수없이 많은 범죄와 악행이 뒤따랐다. (469)

인간만큼 잔인하고 이기적인 동물은 없다. 어떤 동물도 배가 부른데 먹을 것을 더 먹는 동물은 없다.

어두운 결말을 예언하는 사람들은 호모 사피엔스가 조만간 우리 지구의 원자재와 에너지를 고갈시킬 것이라고 경고한다. (472)

 

17. 산업의 바퀴

역사를 통틀어 인간이 행한 거의 모든 일은 근력을 바탕으로 했고, 그 근원은 식물이 포획한 태양에너지에 있었다. 그 결과 인류의 역사는 두 가지 주요 주기의 지배를 받았는데, 식물의 성장 주기와 태양에너지의 변화 주기(낮과 밤, 여름과 겨울)였다. (475)

부엌의 비밀

증기기관의 유형은 여러 가지였지만 모두가 공통된 원리로 작동했다. 석탄을 비롯한 모종의 연료를 태우고 거기서 나오는 열로 물을 끓여서 증기를 발생시키는 것이었다. (477)

열차를 움직인 것은 이전에 물을 뿜어내고 직조기를 움직였던 증기력이었다. (478)

전력이 어떻게 이런 일을 다 해내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전기가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479)

 

에너지의 바다

분명 세상에는 에너지 결핍이 존재하지 않는다. 부족한 것은 에너지를 찾아내 그것을 우리의 필요에 맞게 전환하는 데 필요한 지식이다. (480)

태양에너지만 이야기해도 이런데, 우리 주위에는 그 밖에도 핵에너지, 중력에너지 등 수많은 에너지원이 있다. (480)

얼마 전 4차산업과 관련한 강의에서 태양에너지에 대해 들은 내용이 생각난다. 그 강사가 어느 에너지보다 안전하고 값싼, 투자대비 이율이 좋은 사업이라고 했다.

1차 세계대전 중 독일은 봉쇄를 당해 심각한 원자재 난을 겪었다. ... 1908년 말 그대로 공기에서 암모니아를 생산해내는 공정을 발견했다. (482)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의 삶

산업혁명은 무엇보다 제2차 농업혁명이었다. (483)

그 기계들 사이에 낀 암소는 원자재를 받아들이는 입과 상품을 생산하는 젖통 이상의 취급을 받지 못한다. (485)

인간이 동물에게 하고 있는 행위는 점점 포악해진다. 하지만 그걸 매번 생각하며 육식을 포기하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나 역시 그때뿐이다. 평소엔 자각하지 못하고 섭취한다.

달걀과 우유와 고기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짬을 내어 자기가 살이나 그 산물을 먹고 있는 닭과 암소, 돼지를 생각하는 일이 드물다. (486)

오늘날 미국에서 농업으로 먹고사는 인구는 2퍼센트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2퍼센트가 미국 인구 전체를 먹이고 남은 것은 수출할 만큼 생산하고 있다. (490)

 

쇼핑의 시대

역사를 통틀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핍 속에서 살았다. (490)

소비지상주의는 점점 더 많은 재화와 용역을 소비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본다. (491)

쇼핑은 인기 있는 소일거리가 되었으며, 소비재는 가족, 배우자, 친구 관계의 핵심 매개물이 되었다. (492)

미국 사람들이 해마다 다이어트를 위해 소비하는 돈은 나머지 세상의 배고픈 사람 모두를 먹여 살리고도 남는 액수다. 비만은 소비지상주의의 이중 승리다. (493)

먹거리도 양극화 되었다. 비만을 게으름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그 신자들이 요청받은 그대로를 실제로 행하는 역사상 최초의 종교다. (494)

 

18. 끝없는 혁명

세상이 호모 사피엔스의 필요에 맞게 변형되면서, 서식지는 파괴되고 종들은 멸종의 길을 걸었다. (495)

사실 생태적 혼란은 호모 사피엔스 자신의 생존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 (496)

이런 위기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아니 위기의식은 느끼지만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는다.

 

현대의 시간

중세 농부나 구두공과 달리 현대 산업은 태양이나 계절을 거의 상관하지 않는다. 대신 정밀성과 획일성을 신성시한다. (498)

산업혁명은 시간표와 조립 라인을 거의 모든 인간 활동의 틀로 변화시켰다. (499)

마침내 1880년 영국 정부는 영국의 모든 시간표는 그리니치를 따라야 한다는 법률을 제정했다. (500)

독일의 천재 물리학자들은 생방송에 나오는 딩동 소리의 톤이 날씨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난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를 토대로 런던의 기상상황을 파악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501)

진짜 천재다. 기상상황을 파악한 것도 대단하지만 그걸 활용했다는 것도 대단하다.

 

가족과 공동체의 붕괴

산업혁명 이전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위했던 일상은 핵가족, 확장된 가족, 지역의 친밀한 공동체라는 세 가지 오래된 틀 속에서 이루어졌다. (503)

가족과 공동체 품 안에서 사는 삶은 이상적이지 않았다. 가족과 공동체의 억압은 오늘날 국가와 시장의 그것보다 덜하지 않았다. (506)

국가와 시장은 개인의 어머니이자 아버지이며, 개인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이들 덕분이다. 시장은 우리에게 직업과 보험과 연금을 제공한다. (507)

소외된 개인으로 구성된 국가와 시장은 강력한 가족과 공동체로 구성된 국가와 시장에 비해 그 구성원들에게 훨씬 더 쉽게 개입할 수 있다. (509)

시장이 사람들의 연애 및 성생활 방식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510)

개인의 자유가 무한정 보장되는 것 같지만 더 많은 제재를 받고 있다. 어떤 사람은 이를 감시사회라고 까지 하고 있다. cctv가 없으면 불안해하는, 오히려 감시를 당연시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요즘 스마트폰에 장착되어 있는 인공지능은 편리성을 개인정보를 나도 모르게 제공하면서 댓가로 지불하는 것이다.

엄마와 아빠는 스탈린 치하의 여론조작용 재판에 출석한 피고인처럼, 프로이트의 법정에서 비난을 받는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511)

 

상상의 공동체

모든 상상의 공동체는 실체로 서로 알지는 못하지만 서로 안다고 상상하는 사람들의 공동체다. 이것은 새로운 발명이 아니다. 왕국, 제국, 교회는 상상의 공동체로 수천 년씩 기능해왔다. (511)

상상의 공동체가 부상한 사례 중 가장 중요한 두 가지가 국민과 소비 공동체이다. 국민은 국가가 만든 상상의 공동체다. 소비 공동체는 시장이 만든 상상의 공동체다. (512)

사실 국가와 국경이란 계념이 생겨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중동에는 그런 사례가 수없이 많다.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이라크는 프랑스와 영국 외교관들이 지역의 역사와 지리, 경제를 무시하고 모래 위에 아무렇게나 그어놓은 경계선의 산물이다. (513)

최근 몇십 년간 국가 공동체는 소비자 집단에 의해 점점 더 빛을 잃어왔다. (514)

 

끝없는 운동

사람들은 이것은 과거에도 늘 그랬고 앞으로도 늘 이렇게 이어질 거야라고 선언하면서 현재 상태를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다. (515)

현대사회의 속성을 규정하려는 모든 시도는 카멜레온의 색을 규정하려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유일한 속성은 끊임없는 변화다. ... 가장 보수적인 정당조차 현상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만 약속하지는 않는다. (516)

 

우리 시대의 평화

한 개인을 죽이는 것은 테러리스트나 군인, 마약상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일 가능성이 컸던 것이다. (519)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로운 시기에 자살이 가장 큰 비율이라는 것은 그만큼 살기 힘든 세상이라는 것이다. 개인을 파편화해서 불안과 외로움 같은 정서적 치유를 할 공동체가 무너진 거다.

 

제국의 은퇴

끝내 제국이 소멸할 때는 통상 무정부 상태와 계승전쟁으로 이어졌다. 이와 달리, 1945년 이래 대부분의 제국들은 평화로운 조기 은퇴를 선택했다. 이들의 붕괴 과정은 상대적으로 신속하고, 조용하며, 질서정연했다. (521)

 

팍스 아토미카

우리는 아랍 세계가 평화롭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랍 국가들이 독립을 얻은 후에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대대적으로 침공한 일은 한 차례밖에 없었다. (1990년 이라크의 쿠에이트 침공)

진정한 평화는 단지 전쟁이 없는 것만이 아니다. 진정한 평화는 전쟁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말한다. (525)

전쟁의 이익이 전만 못해진 데 비해, 평화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수익성이 좋아졌다. (527)

하지만 무기는 계속 만들고 보유하고 있다. 그 무기를 소진하기 위해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무기를 처분했다고도 한다.

우리 시대는 평화를 사랑하는 엘리트가 세계를 지배하는 역사상 최초의 시대다. (528)

평화주의가 퍼지면 전쟁이 물러가고 무역이 번창한다. (528)

 

19. 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다

현대 이데올로기와 정치 프로그램 대부분은 무엇이 진정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가에 대해서는 거의 모른다. (531)

흔히들 역사가 지속되는 기간 동안 인간의 능력은 계속 커졌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불행을 줄이고 자신의 소망을 충족하는 일에 능력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그렇다면 우리는 중세 시대의 선조에 비해 틀림없이 행복할 것이다. (532)

도시 중산층의 안락한 삶을 이루는 어떤 것도 매머드 사냥에 성공한 수렵채집인 무리가 경험한 흥분의 도가니와 형언할 수 없는 기쁨에 근접할 수 없다. (533)

하지만 이처럼 모든 발명의 뒤에서 어두운 그림자만을 보려는 낭만적 고집은 진보가 필연이라는 믿음에 못지않게 교조적이다. (533)

결론적으로, 우리는 다른 모든 동물의 운명을 깡그리 무시할 때만 현대 사피엔스가 이룩한 전례 없는 성취를 자축할 수 있다. (535)

이 점은 나도 같은 생각이다.

 

행복 계산하기

철학자, 사제, 시인 들이 행복의 본질을 수천 년간 곰곰이 생각해온 결과, 그들은 우리의 사회적, 윤리적, 정신적 용인들도 물질적 조건만큼이나 행복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결론지었다. (536)

다른 연구에 의하면 물질적인 욕구를 추구하는 사람일수록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한다.

행복에 대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정의는 주관적 안녕이다. (536)

가족과 공동체는 우리의 행복에 돈과 건강보다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 그렇다면, 지난 2세기 동안 물질적 조건이 크게 개선된 효과가 가족과 공동체의 붕괴로 상쇄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539)

행복은 객관적인 조건과 주관적 기대 사이의 상관관계에 의해 결정된다. (540)

그렇다. 아무리 객관적인 조건을 채워간다고 해서 행복해지지 않는 이유다.

이들은 자신을 파라오 치하의 선조들과 비교한 게 아니라 동시대 부유한 서방국가 사람들과 비교했기 때문이다. (542)

산유국인 중동에선 돈이 너무 많아 일 년에 해외여행을 정말 많이 간다고 한다. 거기선 그 회수로 불행하다고 느낀다고 한다.

 

화학적 행복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오로지 하나밖에 없다. 바로 신체 내부의 쾌락적인 감각이다. (544)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상대적으로 즐거운 상태를 잘 유지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세상이 그의 발치에 어떤 선물을 놓아주든 항상 언짢은 상태인 사람도 있다. (546)

후자의 사람을 잘 알고 있다. 그런 사람 옆에 있으면 같이 기분이 나빠진다. 항상 불만만 가득하기 때문이다.

펜트하우스 최상층이 진흙 오두막보가 훨씬 더 안락하다는 사실은 뇌에 아무런 차이를 일으키지 않는다. (548)

 

삶의 의미

카머먼은 대부부의 사람들이 스스로의 삶에 대해 갖는 시각에서 역설처럼 보이는 현상을 발견했다. (551)

행복이란 불쾌한 순간을 상쇄하고 남는 여분의 즐거움의 총합이 아니라, 그보다는 개인의 삶을 총체적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으로 바라보는 데서 온다는 것이다. ... 그 큰 차이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가치체계다. (552)

니체가 표현한 대로, 만일 당신에게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당신은 어떤 일이든 견뎌낼 수 있다. (552)

 

너 자신을 알라

우리 세대의 지배적 종교가 자유주의이기 때문이다. 자유주의는 개인의 주관적 기분을 신성시한다. (554)

불교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을 즐거운 감정과, 고통을 불쾌한 감정과 동일시한다. 그래서 자신의 느낌을 매우 중요시하며, 점점 더 많은 즐거움을 추구하는 한편 고통을 피하려고 한다. (557)

사람들이 번뇌에서 벗어나는 길은 이러저런 덧없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감정이 영원하지 않다는 속성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갈망을 멈추는 데 있다. (558)

진정한 행복은 주관적 느낌이나 감정과도 무관하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가 스스로의 주관적 느낌을 중요하게 여기면 여길수록 우리는 더 많이 집착하게 되고, 괴로움은 더욱 심해진다. (559)

나는 이런 모습을 참여관찰하면서 봤다. 초등학교 교실에서 자신의 기분에 너무 초점이 맞춰있다 보니 상대가 하는 모든 행동 하나하나를 자신의 기분과 연결시킨다. “네가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 때문에 내 기분이 나빠졌어. 그러니 사과하고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어.”하는 식이었다. 물론 할 수 있는 이야기일 수 있으나 나의 감정에만 충실하다보니 더욱 예민해지는 경향이 있다.

 

20.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

호모 사피엔스는 스스로의 한계를 초월하는 중이다. 이제 호모 사피엔스는 자연선택의 법칙을 깨기 시작하면서, 그것을 지적설계의 법칙으로 대체하고 있다. (561)

수십억 년 동안 생명이 역사에서도 지적설계는 가능한 선택지조차 되지 못했는데, 왜냐하면 다른 무언가를 설계할 지능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562)

전 세계의 실험실에서 과학자들은 살아 있는 개체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원래 해당 종에게 없던 특성을 부여하는 정도까지 자연선택의 법칙을 위반하는 중이다. (563)

학교에서 다윈의 진화론을 가르치는 데 반대하는 지적설계 운동의 주장에 따르면, 생물학적 복잡성은 모든 생물학적 세부사항을 미리 생각해낸 창조자가 존재한다는 증거다. (564)

 

생쥐와 인간

생명공학은 생물학의 수준에서 인간이 계획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말한다. (565)

유전공학에 다수의 윤리적,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쟁점이 제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566)

아직 이 문제에 대해 합의점을 만들지 못했다, 윤리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대체로 너무나 많은 가능성의 문이 너무나 일찍 열리고 있고, 우리의 유전자 조작 능력은 선견지명을 가지고 이 기술을 현명하게 사용할 능력을 넘어서고 있다고 느낀다. (567)

차세대 유전공학은 이로운 지방을 지닌 돼지를 만드는 일쯤은 애들 장난으로 보이게 만들 것이다. (568)

네안데르탈인의 귀환

최근 하버드 대학교의 조지 처치 교수는 이제 네안데르탈인 유전체 프로젝트가 완성되었으니 복원한 DNA를 사피엔스의 난자에 이식할 수 있고, 그러면 지난 3만 년 이래 처음으로 네안데르탈인 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569)

네안데르탈인을 복원해서 무얼 하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 연구를 위한 것이라면 실험용 동물에 지나지 않을텐데.

많은 제조업자가 사피엔스 두 배 몫의 육체 노동력을 지닌 네안데르탈인에게 기꺼이 돈을 내려고 할 것이다. (570)

이건 아프리카 흑인 노예를 수입하던 것과 뭐가 다른가.

윤리적 주장이 아무리 그럴싸하다 해도, 그것으로 다음 단계의 발전을 오랫동안 지체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571)

장점이 아무리 많더라도, 윤리적 문제가 아니라 그 끝에 어떤 재앙(?)이 있을지 알 수 없다는 게 더 큰 두려움이다.

 

생명공학적 생명체

생명의 법칙을 바꿀 수 있는 또 다른 기술이 있다. 사이보그 공학이다. (572)

사피엔스 역시 사이보그로 변하는 중이다. (573)

그는 시카고 재활연구소의 도움 덕분에 두 개의 생체공학 팔을 사용한다. 새 팔의 특징은 생각만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573)

컴퓨터가 인간 뇌의 전기 신호를 읽어내는 동시에 뇌가 읽을 수 있는 신호를 내보내는 것이 목표다. (576)

 

또 다른 삶

생명의 법칙을 바꾸는 제3의 방법은 완전히 무생물적 존재를 제작하는 것이다. 대표적 예는 독립적인 진화를 겪을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과 컴퓨터 바이러스다. (576)

이 바이러스가 유기체 진화의 법칙과 한계와는 전혀 무관한 새로운 진화과정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577)

2005년 시작된 블루브레인 프로젝트는 인간의 뇌 전부를 컴퓨터 안에서 재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578)

우리가 꿈조차 꿀 수 없던 방식으로 스스로 형태를 만들어나갈 태세를 갖추고서. 인간의 마음이 오늘날의 디지털 컴퓨터와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하리라는 데 대해 모든 학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가능성을 무시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일 것이다. (578)

현재 한국의 뇌 과학자는 로봇이나 컴퓨터가 인간과 같아지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한다. 의식과 무의식, 욕망 등이 어디에서 기인하는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만들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 학자는 딥 러닝으로 스스로 학습해서 진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인간이 프로그래밍화하지 않아도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아직까진 모두 가상이지만 머지않은 미래엔 가능할지도 모른다.

 

특이점

우리는 외부 세계는 물론, 우리의 신체와 마음까지 조작할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 능력은 위험한 속도로 발달하고 있다. (578)

맞춤 의학의 시대, 환자의 DNA에 맞춤 치룔를 하는 의학의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 (579)

윤리학자와 법률 전문가들은 벌써 DNA 프라이버시라는 난제를 붙들고 씨름하고 있다. (579)

미래엔 부의 양극화에 잇따른 더욱 많은 양극화가 생겨날 수도 있다. 돈이 있는 사람은 지금보다 더 많은 생을 살 수 있을 것이며, 더 편리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더욱 돈을 더 많이 모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제 역사상 유례없는 불평등을 창조할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580)

미래 기술의 진정한 잠재력은 호모 사피엔스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단순히 수송 수단과 무기만이 아니라 우리의 감정과 욕망까지 말이다. (581)

우리는 새로운 특이점에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 세계에 의미를 부여했던 모든 개념 , , 남자, 여자, 사랑, 미움 이 완전히 무관해지는 지점 말이다. 그 지정을 넘어서 벌어지는 일들은 그게 무엇이든 우리에게 아무 의미도 없다. (582)

 

프랑켄슈타인의 예언

얼핏 보기에 프랑켄슈타인 이야기는 경고 같다. 우리가 신의 행세를 하려 들고 생명을 조작하면 심한 벌을 받게 되리라는 경고 말이다. (582)

프랑켄수타인 신화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속도로 기술이 발달할 경우, 호모 사피엔스가 완전히 다른 존재로 대체되는 시대가 곧 올 것이다. (582)

역사는 우리에게 한 모퉁이만 돌면 금방 일어날 것 같아 보이는 일도 미처 예상치 못한 장애로 실현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점을 가르쳐주고 있다. (584)

우리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은, 역사의 다음 단계에는 기술적, 유기적 영역뿐 아니라 인간의 의식과 정체성에도 근본적인 변형이 일어나리라는 생각이다. (584)

인간이 이걸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과 미래를 예상 가능하다는 자만이 있기 때문에 큰 고민을 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미 언급했듯이 2050년이 되면 일부 사람들이 이미 죽지 않는 존재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584)

만일 사피엔스의 역사가 정말 막을 내릴 참이라면, 우리는 그 마지막 세대로서 마지막으로 남은 하나의 질문에 답하는 데 남은 시간의 일부를 바쳐야 할 것이다. “우리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인간 강화문제라고도 불리는 이 질문에 비하면 오늘날 정치인이나 철학자, 학자, 보통사람 들이 몰두하고 있는 논쟁은 사소한 것이다. (585)

우리가 여기서 이대로 브레이크를 밟고 호모 사피엔스를 다른 종류의 존재로 업그레이드하는 과학 프로젝트들은 중단하리라고 생각한다면 순진한 착각이다. (586)

길가메시 프로젝트가 과학의 주력상품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길가메시 프로젝트는 과학이 하는 모든 일을 정당화하는 구실을 한다. (586)

우리는 머지않아 스스로의 욕망 자체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586)

 

후기 신이 된 동물

이후 몇만 년에 걸쳐, 이 종은 지구 전체의 주인이자 생태계 파괴자가 되었다. 오늘날 이드은 신이 되려는 참이다. (587)

우리의 기술은 카누에서 갤리선과 증기선을 거쳐 우주왕복선으로 발전해왔지만,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 이보다 더욱 나쁜 것은 인류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무책임하다는 점이다. (588)

오로지 자신의 안락함과 즐거움 이외에는 추구하는 것이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불만스러워하며 무책임한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 (588)

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기술, 발전만을 생각하며 앞으로만 가는 삶이 아닌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또 생겨나고 있다. 귀촌해서 스로우 라이프를 사는 사람들. 지역을 살리고 큰 욕심내지 않고 왠만하면 자급자족하며 살려고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옮긴이의 말

스스로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에서 가장 큰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 그는 빅히스토리를 서술한다. (589)

[..] 읽어봐야지 했었는데 이 문구를 보니 더욱 그런 마음이 든다.

문제는 우리의 감정과 욕구가 이 중 어느 혁명에 의해서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592)

아무리 인간이 진화하고 발달했어도 욕구가 변하지 않아서 계속 만족을 모르고 추구하게 된다. 아니면 그 욕구를 아직도 충족시키고 있다.

인간의 일상적 행복은 물질적 환경과는 거의 상관이 없다는 유명한 연구결과를 제시한다. (592)

물론 이 책의 주장에는 상당한 반론과 논란이 있을 수 있다. (593)

빅히스토리가 새롭게 각광받는 것은 문제의식이 새롭기 때문이다. ... 열린 마음으로 인간이라는 종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따라가 보자.” (593)

옮긴이의 의견이다. 나 역시 책을 보며 대체적으로 동의하지만 아닌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옮긴이의 말처럼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의식을 가진다는 점에서 이 책의 장점이다.

 

 

내가 저자라면

 

1. 목차에 대하여

역사의 순서로 목차를 구성하긴 했지만 연대순이라기 보다 빅히스토리로 각 주제별로 이어갔다. 그래서 세세한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진 않았다.

한 나라에, 한 대륙에 국한 된 역사가 아니다. 인류의 역사다. 도서관분류는 900 역사로 되어있다. 하지만 과거의 역사만을 다루고 있지 않고 미래의 오지 않은 예측도 같이 하고 있다.

 

2. 보완이 필요한 점

여러 이견이 있을 수 있는 내용은 다른 이견을 거론하긴 했지만 좀 미약하지 않았나 한다. 무엇보다 제국주의를 문화와 연결하며 그 나라 발전에 기여했다는 점은 제국주의 입장에 치우치는 것이다. 민족주의와 제국주의, 지구적 제국 이 부분은 좀 더 보완해야 하는 부분이다.

과학혁명에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의 발전을 이야기하고 있다. 보편적인 것들은 현재도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예를 들어 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신문기사를 쓰는 인공지능이라던가, 의료 약 처방 같은 것들이다. 그러면 저자가 이야기한 먼 미래처럼 느껴지는 것들이 막연해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대안적인 노력에 대한 부분이 미약하다. 잔뜩 겁을 주고 끝내버린 느낌이다. 저자의 다음 책을 보면 이 부분에 대해 거론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3. 이 책의 장점

중간 중간 표를 넣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한 번 더 보여주니 좋았다. 적절히 그림과 지도 등을 활용해서 이해하기에 좋았다.

 

책을 보며 대체적으로 동의하지만 아닌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옮긴이의 말처럼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의식을 가진다는 점에서 이 책의 장점이다.

 

4. 내가 저자라면 이렇게

빅히스토리를 뇌 과학과 연결해서 써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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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8 18:48:26 *.18.218.234

저도 유발하라리 저자연구에서는 명상을 빼고 설명할 수가 없겠더라구요.  

그에게는 명상이 글쓰기의 동력이자 비결이 되었던 거 같아요.

저는 그냥 매일 1분만 해보기로 했어요 ㅋ 1분도 막상 하려면 생각보다는 길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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