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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17일 08시 49분 등록

변신이야기 Metamorphoses , 오비디우스, 이윤기 옮김. 민음사

2013. 06. 17.

 

오비디우스.JPG

 

Ⅰ. 저자에 대하여

1-1. 오비디우스가 태어나던 역사적 배경

 

내가 태어나던 해는 로마의 혼란기였다. 내가 태어나기 1년전 B.C. 44년에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브루투스 일파에게 암살되면서 내전이 일어났다. B.C. 43년은 카이사르의 추종자 안토니우스가 무티나에서 패전하면서 2차 삼두정치가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12년 뒤 아우구스투스로 알려져 있는 옥타비아누스에게 쫓긴 안토니우스가 악티움에서 자살을 하게 된다.(해설: 본명, 가이우스 옥타비아누스, 아우구스투스는 ‘존귀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Augustus, B.C. 63.09.23 - A.D. 14. 08.19)

이로써 그는 초대 황제가 된다. 그 시대에는 로마사와 로마 문학사의 이 시대를 흔히 <아우쿠스투스 시대>라 불린다. 로마는 이후 200년간 전성기를 누린다.

 

그는 신분질서를 정리하고, 치안과 식량 문제를 관리해서 로마시를 정비했다. 학문과 문화를 부흥하고 대규모 건축사업으로, 벽돌의 도시 로마를 대리석으로 바꾸었다. 국내질서와 경제를 안정시키는 팍스 로마나(FAX ROMAA - 로마에 의한 평화)를 건설한다. 이 팍스 로마나가 꽃피던 시절, 도시에는 호화스러운 극장이 속속 들어서고, 메살라와 마에케나스(예술의 후원자를 뜻하는 프랑스어(메세나)는 이 이름에서 유래한다)의 문단은 젊은 문학지망생들을 고무하여 현실적인 근심걱정에 구애되지 않은 채 문학적인 재능을 갈고 닦을 수 있게 해주던 시절이었다.

 

1-2. 나 오비디우스는 누구인가.

 

나 푸블리우스 오비디우스 Publius Ovidius( B.C. 43 - A.D. 17)는 B.C. 43년 3월 20일 로마의 술모Sulmo(이탈리아 술모나)의 부유한 기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나는 기사계급 출신이었으므로, 정치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계층으로 대부분 이탈리아나 외국의 사무소에서 주요한 정치적 임무를 맡았다. 나는 아버지의 바램대로 관리가 되기 위해 로마, 아테네 등지로 공부하러 떠났다. 한 살 위인 형과 함께 법률가나 정치가가 되려고 수사학과 웅변술을 배웠다. 교육를 마친 후 나는 그리스의 아테나와 소아시와, 시칠리아를 여행했다. 귀국 후 로마에서 형과 함께 사무국을 맡아 운영하면서 내 삶을 바꿀 운명을 만나게 된다. 바로 자칭 문학 애호가였던 마르쿠스 발레리우스 멧살라 코르비누스를 만나게 된다. 이 사람은 고위층 군인이었으며 실세 정치가여서, 티불루스, 술피치아, 프로페르티우스 가튼 많은 시인들의 후견자 역할까지 하고 있었다. 나는 이 사람으로부터 시詩라는 세계에 대해 알게 된다. 내가 스물살이 되던 해 형이 죽자 정치적인 입문을 포기하면서 나의 삶을 살기로 했다.

 

나의 성격이 나를 관리만 하다가 살기에는 억울했기 때문이다.나는 재주있고, 유쾌하고, 유복한 사람이었다. 법정변론을 하려해도 “말이 저절로 시가 되어서 나왔다”. 나는 딱딱한 법률서를 보는 것보다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특히 여성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즐기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화려한 사교를 즐기고 싶었고, 시와 문학에 대해서 말하고 있으면 이곳이 바로 나의 세상이라는 것을 느꼈다. 나의 이러한 기질과 풍족한 유산으로 빚어져, 빛나는 기지와 엄청난 기억력, 반듯한 사교술로 문단과 사교계의 총아에 이르게끔 만들었다.

 

1-3. 나의 분신인 나의 작품들.

 

나는 초기에 연애시로 인기를 얻었다. 초기 작품인 ‘아모레스 Amores-사랑도 가지가지(B.C. 20경)를 비롯, 인물 설정과 소설적 소질을 드러내 보이는 유명 여성들의 독백으로 가득 찬 ’히로이데스 Heroides‘(유명여성들의 편지)디다. 이 작품은 옛 전설 속에 유명한 여성들이 남편이나 애인에게 보내는 편지의 형식으로 썼다. 이는 신화적인 요소나 세속적인 풍습이 뒤얽혀 미묘한 효과를 나타내고 잇다. 내가 출입하던 로마 상류사회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여성들이 화장을 잘하고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얼굴 화장술‘ 등을 썼다.

 

연이어 나는 어떻게 하면 이성의 호감을 살 수 있는지 속삭여주는 <사랑의 기술, Ars Amatoria>을 썼다. “보아주는 이 없는데, 곱게 핀 꽃에 무슨 소용이 있겠어” 사랑은 서로를 꾀하는 방법이다. 남성에게는 여성을 꾀는 방법, 여성에게는 남성을 유혹하는 방법인 구체적인 연애 기술이나 활당한 사랑법에 대해 썼다. 이 작품에 대해 사람들은 극단인 양편으로 나뉘었다. 이 작품을 찬양하는 이에게는 ‘명쾌한 탁견’이었고, 악평하는 사람들에게는 ‘경망스러운 말장난’이었다.

 

또한 실연의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사랑의 치료약> 같은 작품은 나에게 커다란 성공을 안겨주었다. 이런 명성을 발판으로 삼아 나는 시인으로서 승부를 거는 작품 창작에 들어가는데, 기원후 2년께부터 <변신 이야기>와 <로마의 축제들>을 함께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원후 8년께 아우구스투스의 명으로 난데없이 로마에서 쫓겨나 흑해 서안 오지로 유배를 당하고 말았다. 이 일로 나는 <로마의 축제들> 집필을 중간에 접어야 했다. 그는 유배지에서도 가필과 수정을 계속했지만 끝내 이 작품을 완성하지 못했다.

 

서사시에 담긴 고대 로마의 세시풍속을 알려주는 <로마의 축제들>은 로마 시대의 축제들을 월별로 묶어 설명해주는 서사시<파스티, 달력>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세시풍속 안내서인 셈인데, 여기서 나 오비디우스는 로마 축제들의 기원과 관습을 설명해주고 별자리에 얽힌 신화를 들려주고 로마 역사상의 흥미로운 일화들을 전해준다. 미완성인 탓에 이야기는 1월 초하루에 시작해 6월30일로 끝난다. 조탁된 언어와 함축적 표현으로 무장한 나 오비디우스의 시는 신선함과 현실감과 생동감이 넘치게 썼다. 그래서 신들의 이야기를 전할 때조차 상상력 풍부한 회화적인 묘사력 덕에 당대 로마 사회의 생활인들을 옆에서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작품에서 나 오비디우스는 시인이자 당대 문화 연구가이기도 하다. <로마의 축제들>은 그런 연구자의 실증적 자세가 빛나는 작품이다. 그리하여 이 작품은 아우구스투스 시대 로마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알려주는 귀중한 문헌이 된다. 나는 인터뷰 형식으로 쓰기도 했다. 모르는 것을 신에게 묻고 신의 대답을 듣는 방식으로 시를 쓰는 것이다. 나의 전략을 잘 보여주는 것이 1월의 축제를 설명하는 첫 부분은 다음과 같다.

 

1월은 라틴어로 ‘야누아리우스’(Ianuarius, 영어로 January)라고 하는데, 두 얼굴을 지닌 전쟁과 평화의 신 야누스(Ianus)에서 유래했다. 야누스의 달이 1월인 셈이다. 시인은 야누스가 대문의 모습을 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며 “왜 그대는 평화로울 때는 닫혀 있고 전시에는 열려 있습니까?”라고 묻는다. 야누스는 이렇게 답한다. “내 문이 열려 있는 것은 전쟁터에 나간 백성이 귀향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지요. 평화로울 때 닫혀 있는 것은 평화가 떠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오.”

이 시는 당시 로마 사람들이 1월 첫날 서로 덕담을 하고 돈을 선물하기도 했음을 알려준다. 시인이 돈을 선물하는 까닭을 묻자 야누스가 답하는데, 그 내용이 몹시 풍자적이다. “만약 그대가 손에 들어온 돈보다 꿀을 더 달콤하다고 여긴다면 그대는 그대의 세기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이오. … 사람들은 가장 많이 갖고 있으면서도 더 많은 것을 추구했지요. … 그들은 물을 마실수록 더 갈증을 느끼는, 수종증으로 배가 부어오른 사람들과 같았소. 지금은 돈이 제일이오. 재력이 관직도 가져다주고 재력이 우정도 가져다주며 가난한 자는 어디서나 유린당하지요.” 그때나 지금이나 세상 사는 모습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나는 유배지에서 10년을 보내다 거기서 삶을 마감하는게 내 운명이었다. 유배된 나의 불행과 도시에 대한 귀환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표현한 <비탄의 노래, Tristia> <흑해에서 보낸 편지>를 썼다.

 

1-4. 나의 최고 라이벌 시인.

 

나 오비디우스는 선배 시인 베르길리우스(기원전 70~19)와 자주 비교된다. 두 사람은 로마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 시대를 수놓은 서사시의 두 대가이자 라틴어 문학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스물일곱 살 어린 나 오비디우스는 당대 최고의 시인 베르길리우스를 먼발치에서 보았을 뿐이다. 베르길리우스는 생애 말년에 <아이네이스>를 써 로마 건국 신화를 장대한 서사시로 형상화했고, 나 오비디우스는 <변신 이야기>에서 그리스·로마 신화 속 250가지 변신 사건을 탁월한 문체로 묘사했다.

 

살아생전에 최고의 서사시인이라는 명성을 얻은 두 사람은 사후에 라틴 문학의 가장 높은 자리를 놓고 다투는 막강한 라이벌이 되었다. 라틴어가 문학 언어였던 중세시대에 오비디우스는 그리스·로마 시대 작가들 가운데 단연 가장 많이 읽히는 사람이었다. 특히 12~13세기는 ‘오비디우스 시대’로 불릴 정도였다. 마찬가지로 베르길리우스는 사후에 신적인 후광을 얻어 예언자·마법사로 불렸고, 시성(詩聖)의 지위에 올랐다. 그는 14세기 단테의 <신곡>에서 단테를 지옥과 연옥을 거쳐 천국의 문 앞까지 안내하는 사람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1-5. 아우구스투스는 왜 나를 추방했을까.

 

내가 살던 아우구스투스는 풍속의 새마을 운동을 근엄하게 펼치던 시대였다. 요즘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었지만, 내가 살던 시대에는 풍속을 단속한다는 법이 엄연히 살아 있었다. 아우구스투스는 검투사들이 죽고 죽이는 광경을 짜릿하게 즐기던 로마의 여인들에게 검투장 출입을 금지시킴으로써, 죽이는 검투사와 죽는 검투사의 알몸을 마음껏 감상해 오던 로마 여성들을 매우 심심하게 만들었다. 사람이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지, 그렇지 않으면 음성적으로 퍼진다는 것을 몰랐던 모양입니다. 50세이하의 모든 여성에게는 결혼과 출산의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남성들 사이를 부유하던 불나비 여성들을 몹시 갑갑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내가 쓴 ‘사랑의 기술 Ars Amatoria’이 로마 미풍 양속을 뒤흔들었다는 죄목이었다. 나는 이 작품으로 명성을 얻었으나 아우구스투스로부터 용서받기 어려운 괘씸죄를 얻게 되었다. 내가 아우구스투스이 딸 율리아(줄리아)의 방탕한 삶을 찬양하고 게다가 손녀 율리아의 애인 노릇까지 한 나, 한 시대를 풍미한 나 오비디우스를 토미스(지금의 루마니아 콘스탄티아)라는 땅으로 귀양을 보내졌다.

 

내가 생각하기에, 내가 귀양당한 원인에 대해 <어떤 시구(詩句)와 어떤 과실(果實)> 때문이다. 바로 이 시구는 큰 율리아를 찬양하는 시구이고, 과실은 율리아의 애인 노릇을 한 일을 말하는 것으로 추측하길 바란다.

 

아우구스투스의 외동딸 율리아은 로마의 율령을 어기고 명령과 금령을 교묘하게 피하면서 로마의 미풍양속을 어겼다. 아우구스투스는 정적(政敵)들의 위협에 견디지 못하고 결국 이 딸을 로마에서 황량한 섬으로 추방하게 되었다. 그런데 어머니와는 동명인 율리아의 딸 율리아 역시 로마의 불나비가 됨으로써 미풍양속을 비웃었다.

 

1-6. 나는 왜 이 작품 변신(메타모르포시스metamorphoses)을 썼는가.

 

차갑고 추운 날 귀양길에 와 있는 나는 외로웠다. 살고 싶었다. 가만히 눈물만 흘리고 있을 수 없었다. 내가 살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글을 쓰는 일, 즉 이야기를 쓰는 일이었다. 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그리스 아테네를 여행하면서 신화 이야기와 설화를 들은 기억이 났다. 나는 그리스와 그 주위 나라들- 이집트, 페르시아를 비롯한 소아시아의 수많은 도시국가등-에 대한 이야기를 수집했다.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들을 한데 모아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또한 신화와 사람들을 연결시킴으로서 로마의 정당성을 주장하고자 했다. 로마의 황제 아우구스투스에게 로마 건국의 정당성과 세계 역사를 이끌어갈 후손이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었다.

 

이 시대에 리비우스는 ‘로마 건국사’를 썼고, 호라티우스는 ‘조국을 위해 죽은 것은 기쁘고도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하던 시절이었다. 베르길리우스가 대작 ‘아이네이스’를 씀으로서 어떻게 하든지 로마 황제에게 신통성을 부여했으며, 나 오비디우스가 ‘메타모르포시스’를 씀으로서 황제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귀양에서 풀려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나는 방대한 그리스 신화를 모아서 떠돌아 다니던 이야기를 정리하고 싶었다. 또한 소 아시아의 설화, 트로이의 전쟁사, 로마의 건국신화까지 한 줄에 꿰어 아우구스투스에게 신성(神性)을 부여하고 싶었다. 다만, 나는 그리스에 나오는 신을 로마신 즉 라틴어로 바꾸어서 썼다. 왜냐하면, 로마의 상류층이 읽을 것이고, 그리스 신을 그대로 가져오면 로마의 정통성을 주장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메타모르포시스’를 읽기에 앞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그리스를 비롯한 수많은 신화나 설화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한 배경을 알아두기 바란다.

 

나의 이야기 ‘메타모르포시스’는 후대에 그리스 로마 신화의 뼈대를 이룬다. ‘메타모르포시스에 나오는 이야기는 선사시대에 형성되었다. B.C. 3000년이래 지중해에는 크레타섬을 중심으로 하는 크레타 문명이 있었고 이것이 커다란 세력이 되어서 그리스 본토에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한편 B.C. 2000년경부터 아카이아 인이라고 하는 그리스 민족이 북방으로부터 그리스 반도의 각지로 남하하여 문화적으로도 세력을 뻗쳐서 미케네 문화를 구축하였다.

 

다시 B.C. 12세기에는 도리스 인이라고 하는 그리스 민족이 침입하여 먼저 그리스에 들어온 민족은 새로 들어온 민족에게 정복당하기도 하고 또 지중해로 도망쳐 소아시아로 이동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이주민과 그리스 본토의 선주민(先住民)들이 섞여 고대 그리스 문화나 신앙을 이룸으로써 신화에 있어서도 자연히 여러 가지 요소가 혼합되게 된다. 그래서 신화의 내용도 복잡해져 여러 가지 불일치나 모순을 포함한 점이 그리스 로마 신화의 특징 중 하나이다.

 

원래 로마인들은 천지간의 모든 사물이나 장소에는 그곳에 내재하는 비인격적인 신 또는 영이 있다고 믿었다. 그 신령의 힘을 누멘이라 하였는데, 이 누멘은 모든 현상과 관계를 갖고 있어 때로는 사람에게 해를 끼치기도 한다고 생각하였다. 말하자면 이것이 그들의 신에 대한 관념이었다. 그러다가 로마인이 그리스인과 접촉을 갖고 그리스 문학을 알게 되면서, 그리스 신화의 신들, 즉 인간과 같은 생활을 하는 구체적 인격을 갖춘 신들을 받아들임으로써 로마 고유의 신들도 그 성격을 바꾸어 인격신(人格神)이 되었다.

 

이렇게 하여 서로 비슷한 성격을 지닌 로마의 신과 그리스의 신이 짝을 이루게 되어 마침내는 같은 신으로 보게 되었다. 그 주요한 예를 들어보면 유피테르와 제우스, 유노와 헤라, 넵투누스와 포세이돈, 미네르바와 아테나, 마르스와 아레스, 비너스와 아프로디테, 디아나와 아르테미스, 불카누스와 헤파이스토스, 베스타와 헤스티아, 메르쿠리우스와 헤르메스, 케레스와 데메테르 등이다. 그리스에 대응하는 신을 갖지 않은 유일한 신은 문(門)의 수호신이며, 앞뒤로 향한 두 개의 머리를 가진 모습으로 표현되는 야누스이다. 오늘날 로마 신화로서 전해지고 있는 것은 옛 로마나 로마의 이웃에 전해지고 있던 이야기들을 모아, 그리스 신화를 본떠 이루어진 것이다. 이 밖에 로마 건국기에 활약한 왕이나 영웅에 관한 전설도 포함되는데, 이를테면 트로이의 영웅 아이네아스가 이탈리아 땅에 와서 로마 건국의 시조가 된다는 로마 건국 신화도 실은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적 융합에 불과하다.

 

기원전후 신생국 로마가 세계적인 제국으로 성장하자 이제 제국의 규모와 역량에 걸맞는 전통과 역사, 그리고 세계 해석의 틀이 필요했다. 이를 위한 중요한 모범이 바로 그리스였고, 그리스 신화적 세계 이해는 그들이 받아 들여 자신의 세계 인식의 틀을 마련하는 훌륭한 토대가 되었을 것이다.

이런 로마의 그리스 문화 수용은 신화 체계의 수립에도 그대로 반영이 되었고, 이를 위해서는 특히 몇 명의 탁월한 작가의 작업이 결정적으로 기여하였다고 할 수 있다.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아스’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가 그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런 그리스 신화와 로마 신화의 접목은 로마 신화 나름의 체계를 만들어주었다.

 

1-7. 나의 작품이 후대에 끼친 영향.

 

중세를 ‘기독교와 오비디우스의 시대’라고 부른다. 즉 이 말은 내가 그려낸 ‘메타모르포시스’가 작가와 신과 화가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그들의 붓 끝에 나의 이야기들이 그려졌다. 르네상스 시대라 불리는 12C - 14C 가 아마도 나의 인기가 절정을 달한 듯하다. 나는 고전 작가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작가중의 한 사람이었다.

 

시인들은 내 작품에 나오는 사랑의 찬가를 불렀다. 미술가들은 20세기 초기까지 그들 나름의 특유의 상상력으로, ‘아프로디테의 탄생, 아들을 잡아먹는 사르트르누스, 간을 파먹히는 프로메테우스, 제우스와 다나에 등 수많은 그림들을 나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시켰다. 여러분들이 즐겨 읽는 세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원형은 ’피라모스와 티스베‘가 원형이다. 이렇듯 나는 중세 르네상스를 기점으로 현대에 이르기까지 토마스 볼핀치가 쓴 ’그리스 로마 신화‘도 나의 작품을 모체로 하고 있다.

 

나의 작품으로 인해, 현대의 심리학에 프로이드와 칼 융, 조셉 캠벨의 신화 너머의 이야기와 그 은유를 파헤쳤으며, 철학, 역사, 미술, 음악, 조각, 문학 등 거의 모든 분야에 나의 작품이 모체가 되고 있다. 비록 나는 귀양살이하면서 쓸쓸히 죽어갔으나, 나의 혼으로 쓴 작품이 세계 곳곳에서 살아 숨쉬고 있기에 나는 변신을 함에 있어 아주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내 생애에서 가장 잘한 일은 나의 작품 ‘메타모르포시스’를 쓴 것이다.

 

하늘과 , 하늘 아래 있는 만물은 다 끊임없이 변한다. 땅과, 땅 위에 있는 만물은 끊임없이 변한다. 피조물의 하나인 우리 인간도 변한다. 우리라는 존재는 육체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날개 달린 영혼도 여기에 깃들여 있기 때문이다. -313p-

 

이제 내 일은 끝났다.

제우스 대신의 분노도, 불길도, 칼도, 탐욕스러운 세월도 소멸시킬 수 있는 나의 일은 이제 끝났다.

내 육체 밖에는 앗아가지 못할 나의 운명의 날은 언제든 나를 찾아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내 이승의 삶을 앗아갈 것이다.

그러나 육체보다 귀한 내 영혼은 죽지 않고 별 위로 날아오를 것이며 내 이름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로마가 정복하는 땅이면 그 땅이 어느 땅이건, 백성들은 내 시를 읽을 것이다.

시인의 예감이 그르지 않다면 단언하거니와, 명성을 통하여 불사(不死)를 얻은 나는 영원히 살 것이다. -336p-

 

그러므로, 나의 육체는 죽어 땅에 묻히고 다른 것-흙, 물, 공기. 불 등-으로 변화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날개 달린 영혼은 내 후대에 살았던 모든 시인들, 문학가들, 철학가, 미술가, 조각가, 음악가, 심리학자 등 수많은 작품에 내 영혼은 변신에 성공했다.

나의 책 제목인 ‘변신 , metamorphoses'대로 지금도 수많은 영혼의 날개를 달고 그들 가슴속에 별이 되어 살아 불사(不死)를 얻어 영원히 살아가고 있다.

 

1-8. 저자에 대한 개인적 평가

 

오비디우스는 역사상 그 어느 누구보다도 분명 가장 행운아중의 한 사람이다. 그의 말년이 청년기의 화려한 시절을 뒤로하고 강제로 귀양살이 하면서 외롭게 보냈을지라도, 최고의 걸작인 ‘메타모르포시스’를 완성함으로써 서양 문명을 알게 하고 토대를 세우는 시조가 되었다. 건축이나 나라는 흥망성쇠를 하면서 화려하게 꽃피었다가 전쟁으로 폐허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글로 쓰여진 작품은 후대인 지금 현대에까지 시대와 역사를 거치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적시고 영혼을 흔들어놓는 역할을 했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야기와저자의 상상력과 숨결을 불어 넣어 수많은 떠도는 이야기들을 한데 모아 ‘metamorphoses'를 썼다.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을 잘 건드렸고, 감히 입에도 오르내리지도 못할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이야기식으로 풀어냈다.

 

그는 자유분방하면서도 호탕한 성격으로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말을 글로 풀어냈다. 그의 아버지는 공직에 나가지 않으면 상속자의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압박했을때, 어쩔 수 없이 공직에 나갔다. 하지만, 끼를 주체못하는 그는 안정된 생활을 버리고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삶을 전환했다. 그는 마음이 내면이 속삭이는 대로 자신의 삶을 살았다. 시대가 어떻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그로 인해 귀양살이 갔을 때도, 세상에 영향을 미칠 최고의 걸작‘ ‘metamorphoses'를 쓰게 된다. 비록 그의 작품이 로마 왕통을 그리스의 신통에 끌어다 붙이기 위해 그리스 신화를 지나치게 아전인수로 윤색해서 풀어다 써서 로마의 ’용비어천가‘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서양문명이 첫째는 기독교 인식체계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것은 모두 종교와 연관이 된다.

두 번째는 오비디우스가 쓴 ‘변신’은 그 기독교에 물들지 않은 고대의 인식체계, 그리스도 이전의 세계관과 인간관을 신화라는 매체로 인간의 원형과 그 깊숙한 무의식을 엿볼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1-9. 참고

http://www.sparknotes.com/lit/metamorphoses/context.html

한겨례신문 2010년 6월 18일자 서사시에 담긴 고대로마의 세시풍속<로마의 축제들>

http://ko.wikipedia.org/wiki, 사모스섬

http://community.snu.ac.kr/blog/blog.1.screen;jsessionid

네이버 지식백과

 

 

Ⅱ. 내가 저자라면

 

2-1. 제목에 대하여

 

고대 그리스의 시인 헤시오도스는 세계의 창조와 생성, 변화의 역사를 서사시에 담았다. 이에 상응하는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Ovidius; B.C. 43 - A.D. 17)가 쓴 『변신이야기(metamorphoses)』가 바로 그것이다. 이 작품은 그리스로부터 로마에 이르기까지 전해져 온 신화를 가장 체계적이며 독창적으로 정리한 이야기로서, 세상의 시작과 신들의 탄생과 그들의 얽히고설킨 사건들을 묵직한 서사시의 육각 운율(hexametrum)에 담아 노래하고 있다. 시는 이렇게 시작된다.

 

In nova fert animus mutatas dicere formas

corpora: di, coeptis (nam vos mutastis et illa)

adspirate meis primaque ab origine mundi

ad mea perpetuum deducite tempora carmen

 

새로운 형체로 변한 모습들을 내 마음이 움직여 말하려 합니다.

신들이시여, 나의 계획에 [이것도 당신들께서 일으키셨으니]

순풍을 불어주소서, 그리고 세계의 처음 시작부터

나의 시대까지 끊임없이 이어져 갈 노래를 이끌어주소서.

 

 

마음의 원(願)에 쫒기어 여기 만물의 변신 이야기를 펼치려 하오니,

바라건대 신들이시여, 만물을 이렇듯이 변신하게 한 이들이 곧 신들이시니

내 뜻을 어여쁘게 보시어

우주가 개벽할 적부터 내가 사는 이날 이때까지의 이야기를 온전하게

풀어갈 수 있도록 힘을 빌려주소서.

 

오비디우스는 “metamorphoses(메타모르포세스)”라는 그리스 낱말을 제목으로 사용한다. “meta-”는 변화(mutatas)를 의미하며, “-morphoses”는 형태와 모습을 만들어주는 행위나 그 결과로 만들어진 모습(formas)을 의미한다. 그래서 그리스어인 제목을 라틴어로 풀어서 표현한다면 시의 첫 구절에서 볼 수 있듯이 “새로운 형체로(in nova ... corpora) 변한 모습들(mutatas ... formas)”이라고 할 수 있다.

 

시인은 첫 구절에서 앞으로 “끊임없이 이어져 갈 노래(perpetum ... carmen)”의 주제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혼돈과 암흑으로 가득한 태초의 세계, 즉 “세계의(mundi) 첫 기원부터(prima- ab origine)”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죽고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등극하는 시인 자신의 시대까지(ad mea ... tempora) 전 과정을 노래로(carment) 이야기하려고(dicere) 한다.

 

 

이 노래는 자신의 마음(animus)에서 생겨났지만, 배가 안전하게 거대한 대양을 순항하려면 신들의 가호가 있어야 하는 것처럼, 그의 긴 노래가 성공하려면 신들께서(di) 그의 계획(coeptis)에 순풍을 불어주고(adspirate), 인도해주어야만 한다(deducite).

나는 저자 오비디우스가 제목을 왜 변신으로 썼는가에 대해 덧붙이고 싶다.

 

변화의 수준들-변형, 변성 그리고 변역 세가지가 있다. 번역가이며 작가인 이윤기는,

변화의 정도를 세 가지의 다른 용어로 번역하고 있다.

 

형태만 변하는 것은 변형(변형, transformation),

성질이 바뀌는 것을 변성(변성, transmutation)

본질이 바뀌는 것을 변역(변역, transubstantiation)

 

예를 들어 포도를 가지고 즙을 짜서 먹으면, 이는 변형이다. 형태는 바뀌었지만 성분은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도를 가지고 포도주를 만들어 내면, 이는 변성이다. 성분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만일 사람이 포도주를 먹고 취해 버리면, 이는 변역이다. 평소에 그가 가지고 있던 기능과 역할을 잊고 다른 사람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변신 '약 250 이야기는 변태 공통의 주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제우스(유피테르)가 백조로 황소로 소나기로 독수리로 변형한다. 다프네가 월계수로 변형하고 변성의 단계를 거쳐 변역이 되어간다.

 

라틴어로 메타meta는 ‘하나’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하나인 형체가 여러개로 변화될 수도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하나의 인간속에 다양한 신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나의 인간속에 수많은 헤아릴 수 없는 마음들이 오르락 내리락 한다. 아마도 저자 오비디우스는 보이는 것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원초적 마음이 다양하게 변형, 변성되었던 것 즉, 외부로 차마 표출되지 못한 인간의 깊은 무의식에 내재한 것도 이야기하고 싶었을 것이다.

 

2-2  책의 전체적 뼈대를 논하라.

 

전체 행수가 1만2천행 정도 되는 전15권으로 된 서사시 형식의 시로 천지 창조에서부터 오비디우스 자신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약250편의 변신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즉 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은 수많은 변신이야기가 수두룩하게 쌓여있는 이야기의 보고(寶庫)다

천지창조인 카오스와 신들에 관한 부분(1권 ~6권), 영웅들과 인간에 관한 부분(6권 ~11권), 트로이 전쟁과 역사적 인물들에 관한 부분(11권 ~15권)으로 나뉜다. 즉, 세상이 시작되는 데서부터 아우구스투스가 신이 되는 데까지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모든 것은 카오스에서 시작되었다. ‘천지장조‘(15-16p) 장을 살펴보자.

 

바다도 없고 땅도 없고 만물을 덮는 하늘도 없었을 즈음 자연은, 온 우주를 둘러보아도 그저 막막하게 퍼진 듯한 펑퍼짐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이 막막하게 퍼진 것을 ‘카오스Chaos’라고 하는데, 이 카오스는 형상도 질서도 없는 하나의 덩어리에 지나지 못했다. 말하자면 생명이 없는 퇴적물, 사물로 굳어지지 못한 모든 요소가 구획도 없이 밀치락달치락 하고 있는 상태일 뿐이었다. 여기에는 아직 이 세상에다 넉넉하게 빛을 던져줄 티탄Titan- 하늘인 우라노스와 대지의 여신 가이아 사이에 태어난 여섯남매-도 없었고, 날이 감에 따라 초승다르이 활시위를 부풀려가는 포이베Phoebe-달의 여신, 빛나는자-도 없었다. 대지는 아직, 그 대지를 감싸주는 대기안에서 제 무게를 감당할 형편이 못되었고 암피트리테-바다-도 땅의 가장자리를 따라 그 팔을 뻗을 형편이 못 되었다. 대지와 바다와 공기를 이루는 요소가 있기는 했다.

 

그 다음엔 인간의 네 시대가 소개된다.

첫 번째는 황금시대- 관리도 법률도 없었다. 사람들은 저희들끼리 알아서 서로를 믿었고, 서로에게 정의로웠다.

두 번째는 은(銀)의 시대다. 크로노스(사투르누스)가 저 암흑의 타르타로스(무한지옥)에 갇히고 세상의 지배권이 제우스(유피테르)의 손으로 넘어자 이윽고 시대는 변하여 은의시대가 되었다. 제우스는 늘 봄이던 계절을 뚝 분질러 겨울과 여름, 날씨가 변덕스러운 가을, 짧은 봄, 이렇게 네 계절로 나누었다.

세 번째는 청동시대다. 이 시대 인간은 은의 시대 인간보다 성정이 거칠어 더러 무기를 잡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흉악하다는 말과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

베 번째는 철의 시대로 이어진다. ‘ 인간은 순결, 정직, 성실성 같은 덕목을 기피하고 오로지 기만과 부실(不實)과 배반과 폭력과 탐욕만을 좇았다’고 노래한다.

 

기가스들이 하늘의 신들에게 도전하자 제우스는 대홍수를 내려 모든 인간들을 죽게한다. 신실한 노부부 데우칼리온과 퓌라만 살아남아, 이들이 던진 돌에서 인간들이 다시 생겨난다.

아폴로의 사랑을 피해 달아나다 월계수로 변하는 다프네 이야기는 청년 신과 아직 경험 없는 처녀의 이야기이며, 실패한 연애담이다. 반면 소로 변했다 다시 돌아온 이오 이야기는 원숙한 신과 애정에 관심이 있는 처녀의 이야기이다. 이 두 이야기는 비슷하면서도 대조적인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이 방법은 오비디우스가 자주 쓰는 방법 중 하나이다. 그리고 지리적으로 인접 지역들의 이야기를 함께 엮어가는 것과 시간적 순서에 상관없이 다른 이야기를 끼워넣는 방법, 즉 액자 구조를 갖는 것도 오비디우스의 이야기 방식이다.

 

오비디우스는 다양한 문체를 사용하며, 때로 모순적 내용을 나란히 놓기도 한다. 처음에 세계가 생성되는 데서 루크레티우스식 철학시(<만물의 본성에 대하여>)를 본다.

* 루크레티우스(Lucretius Carus, BC96년경~BC55)

고대 로마의 시인, 철학자. 『물(物)의 본성에 대하여』(De rerum natura)라고 하는 6권으로 된 시 형식의 저서에서 종교는 미신과 미망(迷妄)의 원천이라 하면서, 어떤 것도 무(無)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고 어떤 것도 무로 돌아가지 않으며, 따라서 물질과 힘(力)은 항존하고, 원자, 즉 물질의 시원(始源)은 무한한 세계 전체의 공허한 공간을 운동한다고 하는 유물론적 세계관을 전개하였다. -루크레티우스 (철학사전, 2009, 중원문화)

 

그 다음 네 개의 시대 이야기는 헤시오도스식의 도덕적 신화(<일과 날>)이다. 거인과의 전쟁부분에는 신화적 서사시의 면모가, ‘신들의 회의’에서는 호메로스식 영웅 서사시의 모습이 보인다.

* 헤시오도스Hesiodos

그의 대표적 작품은 《일과 날 Ergakai Hemerai》 및 《신통기(神統記) Theogonia》이다. 《일과 날》은 전편(全編)은 페르세스에게 대한 도덕적인 교훈을 내용으로 한 서(序)이고, 《날》의 부분으로 날의 길흉(吉凶)을 나타낸다. 신통기(神統記)는 1천 행 남짓하며, 우주의 생성에서 시작하여 제우스가 최고 신으로서의 실권을 잡는 경위와, 이어 많은 신과 정령의 탄생을 계보적으로 이야기한다. 복잡하게 엉클어진 그리스의 신화군을 조직화한 공적으로 높이 인정받는다. -(인명사전, 2002.1.10, 민중서관)

 

태양신의 마차를 몰다가 떨어져 죽은 파에톤의 무덤이나, 여자이면서 남자로 키워졌다가 나중에 정말 남자로 변하는 이피스가 신께 바친 기념물에서는 재치있는 묘비명(“ 처녀로서 약속드렸던 이피스의 제물을, 청년이 된 이피스가 드리나이다. 9권, 62p )을 보게 된다. 아킬레우스의 무구를 얻기 위해 아이악스(아이아스)와 울릭세스가 논쟁을 벌이는 장면에서는 웅변술의 예를 확인한다.

 

오비디우스는 다양한 사랑의 이야기들을 변주해서 들려준다. 아직 성性에 대해 순진한 젊은 인간 남녀가 사소한 착오로 둘 다 자살에 이르는 이야기(퓌라무스와 티스베의 이야기), 농염한 사랑을 나누는 남녀 신(마르스와 아프로디테), 남성 신과 성숙한 인간 여성(태양신과 레우코토에), 남성 신과 한결같은 사랑을 보내는 여성 요정(태양신과 클뤼티에->해바라기로 변신), 미성숙의 인간 소년과 성숙한 여성 요정(헤로마프로디투스와 살마키스->양성兩性을 지닌 존재로 변신) 등이다. 성적인 사랑에 관심이 있는 이와 그렇지 않은 이, 인간과 신, 요정들을 교체해 가며 이야기를 달리 꾸몄다.

 

비정상적인 또는 예외적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도 있다. 하나는 자기 오라비 카우노스에 대한 뷔블리스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이고, 다른 하나는 여자이면서도 남자로 키워져서 여자와 결혼해야하는 곤경에 처한 이피스의 이야기이다. 뷔블리스는 달아나는 오라비를 쫓다가 샘으로 변하고, 이피스는 남자로 변하면서 행복한 결말에 이른다. 비정상적인 사라의 극한을 보여주는 예화는 , 친아버지를 사랑한 뮈라가 몰약이 된 이야기는 일렉트라 콤플렉스를 연상시켰다.

 

그 다음은 동성애인 남성간의 사랑이다. 자기 사슴을 죽게 한 죄책감으로 삼나무가 된 퀴파리소스, 제우스의 술 따르는 시동이 된 가뉘메데스, 아폴로의 원반에 죽는 휘아킨토스 등이 동성애의 흔적을 보여주는 주인공들이다.

때로는 반대되는 것들이 대조되어 나란히 연결된다. 바우키스와 필레몬은 매우 경건한 노부부로서 가난 중에도 신을 접대하여 신전을 지키는 나무로 변하는 반면, 데메테르 여신의 성역에서 함부로 나무를 베어낸 에뤼식톤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허기에 시달리게 된다. 이 두 이야기 모두 나무와 음식이라는 공통의 요소를 이용하고 있지만 결말은 대조적이다.

 

'변신’은 이야기를 이끌어가기 위한 핑계로 사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태양마차를 잘못 몰아 온 세상을 불태운 파에톤의 무모한 시도는 변신이 아니라 죽음으로 마무리 된다. 이 이야기 끝에 변신하는 것은 그의 죽음을 슬퍼하던 누이들(포플러로 변신)과 그의 친구 퀴그누스(백조로 변신)이다. 칼뤼돈 멧돼지 사냥에 뒤이은 멜레아그로스 이야기 역시 그의 죽음 뒤에 변신하는 것은 그의 누이들(새로 변신)이다.

 

제우스(유피테르)는 여자를 차지하기 위해 온갖 동물로 변신하지만, 인간은 벌을 받아 동물로 변한다. 뤼카온이 제우스에 의해 늑대로 변하거나 제우스의 애인이 된 칼리스토가 레라(유노)에 의해 곰으로 변하는 것이다. 한편 신들의 사례는 인간들이 관습에 어긋난 일을 시도할 때 변명거리로 쓰인다. 오라비를 좋아했던 뷔블리스는 신들도 남매간에 결혼한다는 것을 핑계로 내세웠다.

 

1권 목차

일러두기

제1부, 모든 것은 카오스에서 시작되었다.

1. 서사

2. 천지창조

3. 네 시대와 거인족

4. 이리로 둔갑한 뤼카온

5 인류를 멸망시키는 대홍수

6 새 인류의 조상 데우발리온과 퓌라

7 왕뱀 퓌톤

8 월계수가 된 다프네

9 암소가 된 이오, 백안의 거린 아르고스, 갈대가 된 요정 쉬링크스

10 태양신의 아들 파에톤

 

제2부 신들의 전성시대

1 태양 수레를 모는 파에톤

2 엘리아대스의 변신

3 백조가 된 퀴크노스

4 칼리스토를 범한 유피테르

5 별이 된 모자

6 까마귀 깃털이 검어진 내력

7 말이 된 오퀴로에

8 수다쟁이 돌이 된 바투스

9 메르쿠리우스와 헤르세

10 질투의 화신이 된 아글라우로스

11 소로 둔갑한 유피테르와 에우로파

 

제3부 박쿠스의 탄생 외

1 카드모스이 망명과 테바이 전설

2 다이아나와 악타이온

3 유피테르와 세멜레

4 양성의 쾌락을 경험한 테이레시아스

5 미소년 나르키소스와 에코

6 신들을 믿지 않는 펜테오스

7 돌고래가 된 뱃사람들, 광란의 박쿠스 축제

 

제4부 페르세오스와 메두사 외

1 미뉘아스의 딸들

2 퓌라모스와 티스베

3 베누스와 마르스의 밀통]

4 레우코토오와 클뤼티에

5 살마키스와 헤르마프로디토스

6 발광한 다타마스와 이노 티시포네

7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

8 영웅 페르세오스와 아틀라스

9 안드로메다와 바다의 괴물

10 메두사

 

제5부 무 우사의 탄생

1 피네오스의 반란

2 프로에토스

3 폴뤼덱테스

4 무사이를 괴롭혔던 퓌레네오스

5 무사이 아홉 자매와 피에리테스의 노래 겨루기

6 플루토의 사랑, 페레스와 프로세르피나

7 아레투사가 샘이 된

 

제6부 신들의 복수

1 미네르바 여신과 아라크네의 솜씨 겨루기

2 니오베의 아들딸들

3 개구리가 된 뤼키아 농부들

4 산 채로 껍질을 벗긴 마르시아스

5 펠로프스의 왼쪽 어깨

6 프로크네와 필로멜라

7 북풍신 보레아스

 

제7부 영웅의 시대

1 이아손과 메데이아

2 이아손의 회춘

3 펠리아스

4 메데이아의 도망

5 아테나이의 영웅 테세우스

6 아이아코스와 개미 족

7 케팔로스와 프로크리스

 

제8부 인간의 시대

1 니소스와 조국을 배신한 스퀼라

2 미궁과 아리아드네의 관

3 하늘을 나는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

4 자고새가 된 페르딕스

5 칼리돈의 맷돼지 사냥

6 알타이아의 복수와 멜레아그로스의 죽음

7 산비둘기가 된 멜레아그로스의 누이들

8 아켈로오스와 테세우스, 섬이 된 펠리멜레

9 팔레몬과 바우키스

10 아구병에 걸린 에리식톤

 

2권 목차

 

제9부 헤라클레스 외

1 아켈로오스와 페라클레스

2 에이아네이라와 마인馬人 네소스

3 페라클레스의 최후

4 알크메네의 해산과 갈라티스

5 드귀오페와 로티스

6 되젊어진 이올라오스, 테바이 전쟁

7 뷔블리스와 카우노스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8 남자가 된 여자, 이피스

 

제10부 오프페우스의 노래 외

1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2 쿠파리소스의 비극

3 미소년 가뉘메데스

4 꽃이 된 휘아킨토스

5 봄을 파는 르로포이티테스, 케라스타이

6 피그말리온의 사랑

7 몰약이 된 뮈라

8 아도니스의 탄생

9 아탈란테와 히포메네스, 아도니스의

 

제11부 미다스의 구는 당나귀 귀 외

1 오르페우스의 죽음

2 미다스 왕의 봉변

3 미다스 왕의 귀는 당나귀 귀

4 라오메돈과 트로이아 축성

5 프로테오스의 예언, 펠레오스와 테티스

6 케이크스에게 몸붙인 펠레오스, 다이달리온의 변신

7 돌이 된 이리

8 케위크스의 난파

9 잠의 신과 꿈의 신

10 알퀴오네와 케위크스의 전신

11 잠수조가 된 아이사코스

 

제12부 트로이 전쟁 외

1 이피게네이아

2 퀴크노스의 전신

3 카이네오스가 남자가 된 내력

4 라피타이와 켄타우로스 족의 싸움

5 넬레오스의 아들 12형제

6 아킬레오스의 죽음

 

제13부 유민의 시대

1 아킬레우스의 유품

2 트로이아 왕비 헤쿠바의 최후

3 멤논의 주검에서 날아오른 새들

4 아니오스이 식객이 된 아니네이아스

5 스킬라

6 갈라테이아와 아키스의 슬픈 사랑

7 글라우코스

 

제14부 로물루스와 레무스 외

1 스킬라와 미녀 키르케

2 원숭이가 된 케르코페스

3 쿠마에의 시벨레

4 아이네아아스, 아카이메니데스를 구하다

5 풍신 아이올로스의 선물, 오디세우스와 키르케

6 피쿠스와 카넨스

7 새가 된 디오메데스의 부하들

8 아이네이아스의 배, 아르데아

9 신이 된 아이네이아스

10 포모나와 베루툼누스, 아낙사레테의 전신

11 로물루스와 헤르실리아

 

제15부 카에사르의 승천 외

1 뮈스켈로스, 크로톤

2 피타고라스의 가르침

3 에게리아의 전신, 히폴뤼토스의 소생

4 타게스, 로물루스의 창, 키포스

5 역질로부터 로마를 구한 아스클레피오스

6 카에사르의 승천

7 절사

 

역자후기/이윤기

오비디우스의 유쾌한 경망

 

 

2-3. 특히, 감동적이었던 장절,

하늘과 , 하늘 아래 있는 만물은 다 끊임없이 변한다. 땅과, 땅 위에 있는 만물은 끊임없이 변한다. 피조물의 하나인 우리 인간도 변한다. 우리라는 존재는 육체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날개 달린 영혼도 여기에 깃들여 있기 때문이다. -313p

 

이제 내 일은 끝났다.

제우스 대신의 분노도, 불길도, 칼도, 탐욕스러운 세월도 소멸시킬 수 djaqt는 나의 일은 이제 끝났다.

내 육체 밖에는 앗아가지 못할 나의 운명의 날은 언제든 나를 찾아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내 이승의 삶을 앗아갈 것이다.

그러나 육체보다 귀한 내 영혼은 죽지 않고 별 위로 날아오를 것이며 내 이름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로마가 정복하는 땅이면 그 땅이 어느 땅이건, 백성들은 내 시를 읽을 것이다.

시인의 예감이 그르지 않다면 단언하거니와, 명성을 통하여 불사(不死)를 얻은 나는 영원히 살 것이다. -336p

 

 

2-4. 인상적이고 탁월한 착안점

방대한 그리스 신화를 모아서 떠돌아 다니던 이야기, 소 아시아의 설화, 트로이의 전쟁사, 로마의 건국신화까지 한 줄에 꿰어 전해오던 민간설화, 신화를 정리하고 엮었다. ‘변신’의 탄생이후 르네상스로 접어들면서 수많은 이야기의 탄생과 건축, 미술, 음악, 조각 등 서양문명의 정신을 이루게 한 원형이다. 20세기 들어서는 영화의 텍스트로도 활용되고 있다. 대부분이 사랑 이야기로 차지하고 있고, 식물과 동물, 인간이 태어나면서 사랑을 바탕으로 태어나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특히, 저자 오비디우스의 감정적이고 격정적이면서 세밀한 묘사가 뛰어나다.

감추면 감출수록 깊어가는게 사랑이잖아? 속으로 속으로 타들어가는 섶 속의 불씨 같은 게 사랑이잖아?

-1권 157p. 퓌라모스와 티스베의 사랑 이야기중 -

 

 

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을 갈망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가 사랑하는 대상은 물론 자기 자신이었다. 그는 쫓는 동시에 좇기고 있었다. 그는 격정으로 타오르는 동시에 태우고 있었다. 무정한 샘물에 입술을 대었으나 하릴없었다. 영상의 목을 감촉하려고 물에다 손을 넣었으나 이 역시 부질없는 짓이었다. 자기 자신의 목에다 손을 대면 될 일이나 그는 이것을 알지 못했다. 그저 영상이 지펴낸 불꽃, 그의 눈을 속이는 환상, 그 환상이 지어낸 기이한 흥분에 쫓겼다.

 

어리석어라! 달아나는 영상을 좇아서 무엇하랴! 그대가 구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돌아서보라. 그러면 그대가 사랑하던 영상 또한 사라진다. 그대가 보고 있는 것은 그대의 모습이 비춰낸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대가 거기에 있으면 그림자도 거기에 있을 것이요, 그대가 떠나면 그대가 떠날 수 있어서 그 자리를 떠나면 그림자도 떠나는 법인 것을 ……

-1권 134p, 나르키소스가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2-5 보완점 (내가 출판 편집인이라면)

 

첫째, 글자도 작고 보기가 힘들었다. 그리스 신화를 로마 신화로 바꾸어서 읽을 때 혼란이 왔다. 차라기 이윤기 역자는 그리스어로 된 것을 원문으로 하고 로마자로 된 것을 주석을 달았다면, 독자가 덜 혼란스러워 하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아마도 내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이름을 로마식으로 다시 읽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이었다.

 

고대의 수많은 도시 이름과 섬이나 나라이름이 있다. 주석을 달아놓았는데, 눈을 옮겨 위에 읽고 아래 읽는 것이 번거로우웠다. 예를 들면, 델로스(떠있는섬) 이런 식으로 바로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케크롭스의 도시(아테나이) 이런 식으로 말이다

 

영어 원문이 실어있지 않았다. 예를 들어 ‘카오스’하고 주고 ‘혼돈’이라고 쓰였지만, 거기에 덧붙여 ‘카오스 Chaso'라고 썼더라면 영어원문을 읽고 이해가 용이했을 것이다.

 

들째, 그림도 없고, 이미지도 없고, 읽기에 지루하고 딱딱하고, 지루하고 재미없는 글도 그림을 삽입하고 종류별대로 이야기를 할 것이다. 신화와 관계된 그림을 각각의 이야기에 삽입을 하겠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내려오는 신화에 관계된 그림들이 많이 있으며, 작가마다 조각가에 따라서 그림의 스토리내용도 약간씩 차이가 있다. 이런 그림들을 칼라도판으로 넣었다면 독자의 이해를 쉽게 도울 수 있었을 것이다. ‘To see is to believe or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다.

 

이 재미있고 좋은 글을 개정판까지 냈으면서, 왜 이렇게 글자가 작고 지루하게 편집했는지 의문이다.

 

2-6. 내가 저자라면

 

시대가 바뀌었지만,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며, 이야기의 보고(寶庫)임을 알았다. 세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원판이 퓌라모스와 티스베 이야기에서 따온 것이었다.

사람이 죽어서 나무나 꽃, 뽕나무 열매가 검붉은 이유, 아테네 신에게 베틀짜기에 도전한 아라크네가 거미가 된 이야기등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어려웠던 점은 신에 대한 계보이다. 250여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적어도 1천여명이 넘는 것 같았다. 그 모든 이름을 다 알수는 없다. 그러나 자주 등장하고 주요한 인물들의 계보를 독자들을 위해서 나는 그려주어서 독자의 이해를 보다 용이하게 하겠다.

 

해바라기의 유래, 산호초, 개구리, 아네모네, 수선화, 월계수 나무, 거미. 박쥐등 다양한 생물들이 생겨났다. 나무에 관한 이야기, 곤충이나 새가 된 이야기, 꽃이 된 이야기들을 종류별로 묶어서 책을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메타모르포세스’는 두고 두고 읽어야 할 책인것은 분명하다. 변신이 변형, 변성 단계를 거쳐 변역하는 것이다. 하나의 자신이 다양하게 변할 수 있다는 암시를 주고 있다. 또한 신들의 질투나 복수, 베품이나 용서 사랑등 신들속에 내재한 모든 감정이 바로 다 나의 감정임을 다시한번 알게 했다. 신들의 이야기로 썼지만, 그 신들은 다름 아닌 바로 나 자신안에 있는 모든 원초적인 감정과 무의식 이야기이다.

 

저자 오비디우스의 인간의 세밀하면서도 오묘한 감정을 잘 묘사한 점은 닮고 싶다.

나도 수많은 영혼의 날개를 달고 사람들 가슴속에 별이 되어 살아 불사(不死)를 얻어 영원히 살아가고 싶다.

 

“육체보다 귀한 내 영혼은 죽지 않고 별 위로 날아오를 것이며 내 이름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명성을 통하여 불사(不死)를 얻은 나는 영원히 살 것이다.”   -오비디우스 Ovidus-

 

Ⅲ. 마음을 무찔르는 글귀

 

제1부, 모든 것은 카오스에서 시작되었다.

1. 서사

15. 마음의 원(願)에 쫒기어 여기 만물의 변신 이야기를 펼치려 하오니,

바라건대 신들이시여, 만물을 이렇듯이 변신하게 한 이들이 곧 신들이시니

내 뜻을 어여쁘게 보시어 우주가 개벽할 적부터 내가 사는 이날 이때까지의 이야기를 온전하게

풀어갈 수 있도록 힘을 빌려주소서.

 

제1부, 모든 것은 카오스에서 시작되었다.

1. 서사(序詞)

15. 마음의 원(願)에 쫒기어 여기 만물의 변신 이야기를 펼치려 하오니,

바라건대 신들이시여, 만물을 이렇듯이 변신하게 한 이들이 곧 신들이시니

내 뜻을 어여쁘게 보시어

우주가 개벽할 적부터 내가 사는 이날 이때까지의 이야기를 온전하게

풀어갈 수 있도록 힘을 빌려주소서.

 

★ 서사(序詞)란 알리고 고하고 청하고 소원하는 글이다. 저자가 지신의 혼이 담긴 작품을 씀에 있어서 경건한 마음으로 하늘과 땅, 바다 그리고 온 우주에 울려퍼지는 기도를 하고 있다. 무슨 일에 함에 있어서 혹은 작품을 시작함에 있어서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를 하는 것은 곧 자신이 거하는 장소를 신성하게 하며, 그 작품에 온 우주의 기운(氣運)이 담긴다.

 

2. 천지창조

15. 바다도 없고 땅도 없고 만물을 덮는 하늘도 없었을 즈음 자연은, 온 우주를 둘러보아도 그저 막막하게 퍼진 듯한 펑퍼짐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이 막막하게 퍼진 것을 ‘카오스Chaos’라고 하는데, 이 카오스는 형상도 질서도 없는 하나의 덩어리에 지나지 못했다. 말하자면 생명이 없는 퇴적물, 사물로 굳어지지 못한 모든 요소가 구획도 없이 밀치락달치락 하고 있는 상태일 뿐이었다. 여기에는 아직 이 세상에다 넉넉하게 빛을 던져줄 티탄Titan- 하늘인 우라노스와 대지의 여신 가이아 사이에 태어난 여섯남매-도 없었고, 날이 감에 따라 초승다르이 활시위를 부풀려가는 포이베Phoebe-달의 여신, 빛나는자-도 없었다. 대지는 아직, 그 대지를 감싸주는 대기 안에서 제 무게를 감당할 형편이 못되었고 암피트리테-바다-도 땅의 가장자리를 따라 그 팔을 뻗을 형편이 못 되었다. 대지와 바다와 공기를 이루는 요소가 있기는 했다.

 

3. 네 시대와 거인족

20-23p. 그 다음엔 인간의 네 시대가 소개된다.

첫 번째는 황금시대- 관리도 법률도 없었다. 사람들은 저희들끼리 알아서 서로를 믿었고, 서로에게 정의로웠다.

두 번째는 은(銀)의 시대다. 크로노스(사투르누스)가 저 암흑의 타르타로스(무한지옥)에 갇히고 세상의 지배권이 제우스(유피테르)의 손으로 넘어자 이윽고 시대는 변하여 은의시대가 되었다. 제우스는 늘 봄이던 계절을 뚝 분질러 겨울과 여름, 날씨가 변덕스러운 가을, 짧은 봄, 이렇게 네 계절로 나누었다.

세 번째는 청동시대다. 이 시대 인간은 은의 시대 인간보다 성정이 거칠어 더러 무기를 잡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흉악하다는 말과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

베 번째는 철의 시대로 이어진다. ‘ 인간은 순결, 정직, 성실성 같은 덕목을 기피하고 오로지 기만과 부실(不實)과 배반과 폭력과 탐욕만을 좇았다’고 노래한다.

 

 

8.계수가 된 다프네

43. <포에부스(아폴론), 그대의 활이 아무거나 쏘아맞히는 활이라면, 내활은 그대를 맞힐 수 있는 활이오. 짐승이 신들만 못하듯이 그 대의 영광 또한 내 영광만 못할 것이오.

43. 사랑을 목마르게 구하게 하는 화살은 금화살이었다. 이 금화살 끝에는 반짝거리는, 예리한 촉이 물려 있었다. 그러나 사랑을 지긋지긋하게 여기게 만드는 화살에는 납으로 된 뭉특한 촉이 물려 있었다.

9 암소가 된 이오, 백안의 거린 아르고스, 갈대가 된 요정 쉬링크스

54. 내가 신이라는 것이 한스럽구나. 신이라서 죽음의 문이 내 앞에서 닫혔으니, 영원히 슬퍼해야 하는 이 팔자를 어쩔꼬...

10 태양신의 아들 파에톤

제2부 신들의 전성시대

1 태양 수레를 모는 파에톤

62. 태양신은 보라색 용포를 입고 빛나는 에멀랄드 보좌에 앉아 있었다. 보좌 좌우로는 <날>, <달>, <해>, <세대>, 그리고 <시詩>가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서 있었다. 사철도 있었다. 머리에 화관을 쓰고 있는 것은 <이른 봄>, 가벼운 차림에 곡식 이삭관을 쓴 것은 <여름>, 포도를 밟다가 나왔는지 발에 보라색 포도즙이 묻은 것은 <가을>, 백발을 흩날리고 있는 것은 <추운 겨울>이었다.

77. 파에톤은 자신이 불덩어리가 됨으로써 우주의 불길을 잡은 것이다.

78. 아버지의 수레를 몰던 파에톤, 여기에 잠들다. 힘이야 모자랐으니 그 뜻만은 가상하지 아니한가.

80. “어머니, 저를 다치지 마세요. 제발 꺾지 마세요. 나무로 둔갑했어도 제 몸의 일부랍니다. 아, 어머니, 안녕히”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무 껍질이 딸들의 입을 막았다. 이 나무 껍질에서 눈물이 흘러나와 태양빛에 굳으면서 호박 구슬이 되어 가지에서 강물로 떨어졌다. 강물이 이 호박 구슬을 물 밑에 간직했다. 뒷날 로마 부인네들의 장신구가 된 호박 구슬이 바로 이것이다.

2 헬리아데스의 변신

3 백조가 된 퀴크노스

44. 파에톤의 아버지인 태양신은, 일식 때 그러듯이 늘 슬픔에 잠긴 채 기가 죽어 지냈다. 그래서 그는 빛을 싫어했고, 자기 자신을 싫어했으며 화창한 날을 싫어했다. 아들 일로 몹시 상심한 그는, 이 세상에 대한 자신의 의무까지 심드렁하게 여기면서 더러는 이런 불평도 했다.

“나도, 운명의 여신이 내게 맡긴 일을 이만하면 어지간히 한 셈이다. 이 일 때문에 나는 천지창조 이래로 한벋도 쉬어본 적이 없다. 밑도 끝도 없는 이 일, 이제 신물이 난다. 내 노력이 나를 명예롭게 한 바도 없다. 몰고 싶은 신이 있으면 태양 수레를 몰아보라지. 지원자가 없고 신들이 하나같이 발을 뽑으려하면 유피테르 자신에게 맡기면 되고... 내 천마를 다스려보면, 그 동안만이라도 아비로부터 자식을 빼앗았던 저 저주스러운 벼락을 놓아야 할 테지, 그 천마 잘못 다스린다고 벼락으로 때릴일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될 것이고...”

 

101 메르쿠리우스(헤르메스)는 이 노인을 단단한 돌로 만들어버렸다. 오늘날 시금석이라고 불리는 돌이 바로 이 돌이다. 그래서 이 돌에는, 옛날에 거짓말하던 흔적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고 한다.

9 메르쿠리우스와 헤르세

10 질투의 화신이 된 아글라우로스

105. 밤이고 낮이고 근심 걱정에 쫓지고, 남의 좋은 꼴을 보면 속이 상하여 보는 것만으로도 나날이 여위어가는 것이 인비디아였다. 남을 고통스럽게 하면 하는 대로, 자신이 고통스러우면 고통스러운대로 저 자신만 녹아나는 게 바로 이 인비디아였다.

11 소로 둔갑한 유피테르와 에우로파

109. 사랑을 성취시키려는 마음과 품위를 지키려는 마음은 원래 조화도 양립도 불가능한 법이다.

제3부 박쿠스의 탄생 외

1 카드모스이 망명과 테바이 전설

118. 사람은 죽어서 땅에 묻힐 날이 되어봐야. 그 한 살이가 행복한 한 살이였는지 박복한 한 살이였는지, 드러나는 법이다.

2 다이아나와 악타이온

3 유피테르와 세멜레

4 양성의 쾌락을 경험한 테이레시아스

5 미소년 나르키소스와 에코

129. 깊은 강의 요정 리리오페는 강의 신 케피소스의 사랑을 입고 그 자식을 지어낸 바 있는 요정이다. 이 리리오페는, 케피소스 강이 그 굽이치는 흐름으로 감아안는 바람에 처녀를 잃었는데, 그로부터 달이 차자 사내아이를 낳은 것이다.

132. 에코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말하고는, 나르키소스로부터 당한 이 모욕을 참지 못하고 숲속으로 들어가 나뭇잎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때부터 에코는 날빛이 비칠 동안은 동굴에서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에코의 가슴에 내린, 나르키소스에 대한 사랑의 뿌리는 깊었다. 실연의 고통으로 몸부림칠 때마다 이 사랑의 뿌리는 나날이 깊어갔다. 격정이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에코는 하루가 다르게 여위어갔다. 나날이 수척해지면서 온몸에 주름살이 생겨나기까지 했다. 이렇게 여위어가다가 여위어가다가 에코의 아름답던 몸은 그만 한줌의 재로 변하여 바람에 날려가고 말았다. 남은 것은 뼈뿐이었으나 곧 이 뼈도 가루가 되어 날아가 버리자 마지막으로는 소리만 남았다. 에코의 뼈는, 날아간 게 아니고 돌이 되었다는 전설도 있다.

133. 나르키소스로부터 박대받은 이들 중 하나가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벌리고 이렇게 기도했다. “저희가 그를 사랑했듯이, 그 역시 누군가를 사랑하게 하소서. 하시되 이 사랑을 이룰 수 없게 하소서. 이로써 사랑의 아픔을 알게 하소서. ”

134. 물에 비친 아름다운 영상이 기이한 그리움을 지어낸 것이었다. 그는 물에 비친 그림자를 실체로 그릇 알고 그 그림자에 반해버린 것이었다.

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을 갈망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가 사랑하는 대상은 물론 자기 자신이었다. 그는 쫓는 동시에 좇기고 있었다. 그는 격저응로 타오르는 동시에 태우고 있었다. 무 무정한 샘물에 입술을 대었으나 하릴없엇다. 영상의 목을 감촉하려고 물에다 손을 넣었으나 이 역시 부질없는 짓이었다. 자기 자신의 목에다 손을 대면 될 일이나 그는 이것을 알지 못했다. 그저 영상이 지펴낸 불꽃, 그의 눈을 속이는 환상, 그 환상이 지어낸 기이한 흥분에 쫓겼다.

어리석어라! 달아나는 영상을 좇아서 무엇하랴! 그대가 구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돌아서보라. 그러면 그대가 사랑하던 영상 또한 사라진다. 그대가 보고 있는 것은 그대의 모습이 비춰낸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대가 거기에 있으면 그림자도 거기에 있을 것이요, 그대가 떠나면 그대가 떠날 수 있어서 그 자리를 떠나면 그림자도 떠나는 법인 것을....

136. 아, 그랬었구나. 내가 지금껏 보아오던 모습은 바로 나 자신이었구나. 이제야 알았구나. 내 그림자여서 나와 똑같이 움직였던 것이구나. 이 일을 어쩔꼬.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구나.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의 불길에 타고 있었구나. 나를 태우던 불길, 내가 견디어야 했던 그 불.... 그 불을 지른 자는 바로 나였구나. 아. 이 일을 어절꼬, 사랑을 구하여야 하나? 사랑받기를 기다려야 하나. 사랑을 구하여 내가 얻는 것이 무엇이냐? 구하는 것이 내게 있는데... 내게 넉넉한 것이 나를 가난하게 하는구나. 나를 내 몸에서 떨어지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사랑하는 자가 하는 기도로는 참으로 기이한 기도다만, 신들이시여, 내가 사랑하는 것을 내게서 떨어져 나가게 하소서. 아, 슬픔이 내 힘을 말리는구나. 내게 이제 생명의 기운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나는, 내 젊음의 꽃봉오리 안에서 죽어가고 있군,. 죽음과는 싸우지 말자. 죽음이 마침내 내 고통을 앗아갈 것이니... 그러나 나는 죽어도 좋으니, 내가 사랑하던 것만은 오래오래 살 수 있게 되었으면 얼마나 좋으랴. 하지만 우리 둘은, 하나가 죽으면 나머지 하나도 따라 죽어야 할 운명....

137. 따뜻한 햇살에 녹는 금빛 밀랍처럼, 아침 햇살에 풀잎을 떠나는 서리처럼, 그이 육신도 사랑의 고통 속에서 사위어가다 가슴 속의 불길에 천천히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138. 요정들은 그이 시신 대신 흰 꽃잎이 노란 암술을 싸고 있는 꽃 한 송이를 찾아 내었다.

6 신들을 믿지 않는 펜테오스

7 돌고래가 된 뱃사람들, 광란의 박쿠스 축제

142. 장애물이 없을 때는 조용히 부드럽게 산 아래로 잘 흘러가던 시냇물이, 나무나 바위 같은 장애물을 만나면 포말을 날리고 소용돌이치면서 흐르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제4부 페르세오스와 메두사 외

1 미뉘아스의 딸들

153. 바커스의 또 다른 이름은, 브로미우스-거칠고 소란스러운 자, 뤼아에오스-시름을 덜어주는 자, 벼락의 아들, 폴뤼고노스-거듭 태어난 자, 두 어머니의 아들, 뉘세오스-뉘사에서 자라난 자, 바커스의 그리스식 이름인 디오니소스는, 뉘사의 제우스라는 뜻, 장발의 티오네소스-세멜레의 아들, 레나오에스-포도나무를 심은 자, 뉘텔리오스,-밤에 얼굴을 붉히는 자, 엘레우시스의 아버지-환호하시는 아버지, 이아쿠스-부르짖는자, 에우한-부르짖는 자,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리스 인들이 부르는 이 주신의 별명은 이 밖에도 얼마든지 더 있다.

2 퓌라모스와 티스베

157. 감추면 감출수록 깊어지는게 사랑이잖아? 속으로 속으로 타들어가는 섶 속의 불씨 같은 게 사랑이잖아?

159. 납으로 만든 송수관이 갈라지면, 그 사이로 물줄기가 뿜어져나와 하늘로 치솟지? 피는 꼭 그렇게 솟아나왔어. 뽕나무는 이때 퓌라모스가 흘린 피에 젖어 보랏빛으로 물들었어. 이 피를 마신 뿌리는 둥치를 통해, 가지를 통해 이 피를 열매에까지 보내었을 테지.

161. 뜨거운 사랑과 죽음의 손길이 우리를 하나되게 하였습니다.

우리의 죽음을 영원히 기억하시어 사람들이 우리 둘이 흘린 피를 되새기도록 그대 열매를 어둡고 슬픈 색깔로 물들여주세요.

이 나무의 열매, 그러니까 뽕나무의 열매인 오디가 익으면 검붉은 색깔로 변하는 것은 신들이 이 티스베의 기도를 들은 증거요. 화장단에서 나온 두 사람의 뼈를 한 골호에 넣은 것은, 부모님들이 이 티스베의 뜻이 이루어지게 한 증거라는 거야.

3 베누스와 마르스의 밀통]

4 레우코토오와 클뤼티에

168. “어떻게든 네가 하늘을 보게 하고야 말겠다”

신주에 젖은 레우코토에의 몸이 스르르 녹으면서 주위로 향기가 퍼져나갔다지. 이윽고 그 흙에 나무 한 그루가 뿌리를 내리면서 모래 언덕 위로 가지를 뻗는데.... 이 나무가 바로 乳香木유향목이야.

5 살마키스와 헤르마프로디토스

174. 새빨개진 소년의 뺨은, 해 잘 드는 과수원 나무에 매달린 잘 익은 사과 색깔, 아니면 빨간 물감을 칠한 상아 색깔. 일식 때의 달 색깔 같았어. 우리가 놋쇠 바라를 울리며 악마를 쫏는데도 불구하고 새빨개지는 달의 얼굴,

175. 새들의 왕 독수리 부리에 물려 공중으로 올라간 뱀을 생각해 봐, 독수리 부리에 물린 뱀은 온몸으로 독수리의 머리와 발톱을 감고, 고리로는 독수리의 날개짓을 방해하려고 하겠지? 소년은 독수리, 요정은 뱀 같았어, 아니, 요정은 나무 둥치를 감고 올라가는 담쟁이 덩굴, 깊은 바다에서 열 개의 다리로 먹이를 사방에서 죄는 문어 같았어.

183. 배암의 독니에 물린 것은 그들의 육체가 아니라 정신이었다. 티시포네에게는 저승 궁 문지기인 케르베로스의 침, 레르나 연못에 사는, 마녀 에키드나의 딸인 휘드라의 독에사, <환각>, <망각>, <눈물>, <범죄>, <살의> 이런 것들을 잘 섞어 만든 고약이 있었다.

198. <산호의 유래>

영웅 페르세우스는 바닷물로 손을 씻기 전에 뱀으로 덮인 메두사의 머리를 잠시 땅에다 놓았다. 모서리 예리한 바닷가 돌멩이에 머리가 상하지 않도록, 해변에다 부드러운 나뭇잎을 깔고 그 위에 해초를 놓은 다음, 해변에다 부드러운 나뭇잎을 깔고 그 위에 해초를 놓은 다음 이 메두사의 머리를 살그머니 내려놓았다. 페르세우스가 걷은, 그때까지도 살아 있던 이 해초는 이 괴물의 권능을 줄기 안으로 빨아들였다. 이 해초는 메두사의 머리에 닿는 순간부터 굳어지기 시작했다. 잎도 줄기도 돌처럼 굳어진 것이다. 바다의 요정들은 이 해초를 걷어다가 이 메두사의 머리에다 대어보고는 같은 일이 일어나자 이를 몹시 재미있어했다. 요정들은 이 해초의 씨앗을 파도에 실어보내어 이 같은 식물의 종자를 퍼뜨렸다. 오늘날까지도 산호는, 대기에 닿으면 돌이 되는, 이러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말하자면 물 속에서는 식물인데 수면 위로 나오면 돌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제6부 신들의 복수

1 미네르바 여신과 아라크네의 솜씨 겨루기

242. 새벽의 손길에 붉게 물들었다가 해가 돋으면서 창백해지는 하늘빛 같았다. 아라크네는 제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오직 이길 수 있다는 일념으로 제 운명과 맞서려 할 뿐이었다.

..... 어찌나 열심이었던지 이들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까지 까맣게 잊고 일했다.

248. 아라크네는 그제서야 여신으로부터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얻은 줄을 알고는 들보에 목을 매었다. 여신은, 제 손으로 들보에 목을 맨 이 아라크네를 가엾게 보고 그 끈을 늦추어 주면서 이렇게 일렀다.

“ 이 사악한 것아. 네가 누구 마음대로 네 목숨을 끊으려 하느냐? 목숨을 보존하라. 보존하되 늘 이렇게 매달려 있어야 한다. 이것은 벌은 벌이나 겁벌이어서 끝이 없을 것인즉, 네 일족, 네 후손들까지 이 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

이 말 끝에 여신은 헤카테(마법, 요술에 능한 여신)의 약초즙을 한 방울 이 아라크네의 몸에 뿌렸다. 이 독초즙이 묻자 아라크네의 머리에서는 머리카락이 빠지면서 코와 귀가 없어졌다. 머리는 눈에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몸통도 아주 조그많게 줄어들었다. 갸름하던 손가락은 양 옆으로 길어져 다리가 되었다. 나머지 부분은 모두 배가 되었다. 아라크네는 꽁무니로 실을 내어놓기 시작했다. 이대 거미가 된 아라크네는 지금도 옛날과 다름없이 실을 내어 공중에다 걸고는 거기에 매달려 산다.

2 니오베의 아들딸들

257. 참을 길 없는 슬픔은 이 니오베의 몸을 돌로 화하게 했다. 산들바람도 이때부터는 이니오베의 머리카락을 흩날리지 못했다. 피가 빠져나간 니오베의 얼굴은 창백했다. 니오베의 눈은 슬픔에 잠긴 채고 허공을 향하고있었다. 살아 있는 사람의 모습은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제 니오베는 고개를 돌릴 수도 없었고, 팔이나 다리를 움직일 수도 없었다. 몸속에서도 같은 변화가 일어났다. 니오베의 혀는 입천장에 달라붙어침묵하는 돌이 되었고 핏줄에서는 맥박이 사라졌다. 모속의 장기도 남김없이 돌이 되엇다. 그런데도 니오베는 여전히 울고 있었다. 문득 일진광풍이 불어와 돌이 된 니오베를 감아올려 고향 땅으로 데려갔다. 돌이 된 니오베가 내린 곳은 산꼭대기였다. 돌이 된 니오베는 오늘날까지도 여기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3 개구리가 된 뤼키아 농부들

260. 자연이 공기와 햇빛과 함께 넘실거리는 물을 창조한 것은 어느 한 동아리만 이롭게 하자고 한 것이 아니고 모든 이들에게 유요하게 쓰이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261. 이들의 혀에는 남을 헐뜯는 버릇은 남아서, 심지어는 물밑에서까지 부끄러운 줄을 모르고 지껄이거나 남을 비방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래지 않아 이들의 목소리가 쉬면서 물이 짤막하게 줄어들고 부풀어 올랐습니다. 버릇 사납게 자꾸 지껄이다 보니 입은 자꾸만 찢어졌습니다. 머리는 목 안에 들어박힌 것 같앗습니다. 목이 사라져 버렸으니까요. 뿐만 아닙니다. 이들의 등은 초록색으로 변색했고 몸의 각 부분 중 가장 넓은 부분을 차지하는 q는 하얗게 변했습니다. 개구리고 변한 것입니다. 이들은 이 새로운 형상을 한 채로 지금도 호숫가 뻘 위를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것입니다.

319. 물푸레나무라면 색깔이 노랄터이고, 산딸나무라면 마디가 있을 텐데요.

 

320. 창 이야기가 나오자 그 창에 목숨을 잃은 아내 생각으로 눈물을 흘리며 케팔로스가 포코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321. 나는 꽃이 만발한 휘메나이토스 산에다 사냥 그물을 티고 사슴을 기다리다가 아우로라 여신의 눈에 띄고 말았어요. 새벽빛으로 밤의 어둠을 몰아내는 여신, 노란 옷을 입은 아우로라 여신은, 싫다는 나를 강제로 끌고 갔어요.

322. 내가 고통받는 한이 있더라고 선물을 잔뜩 들고 가서 내 아내의 정절을 한번 시험해 보아야겠다고 결심했어요.

323. 더욱 집요하게 다가섰소, 마치 저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사람처럼요.

“이런 더러운 여자, 여기에서 그대를 유혹하던 자가 바로 그대의 서방이다. 이제 그대는 가면을 벗었구나. 이제야 나는 그대가 부정한 여자라는 것을 알았다. ”

327. 내 행복은 내 불행의 씨앗이었소.

“오라, 아우라(미풍)여, 내 가슴으로 오라. 사랑하는 길손이여, 와서 내 가슴을 달래어다오. 내 소원 들어, 뜨거운 이 가슴 식혀다오.

이런 식으로 바람을 불렀소만 어쩌면 입으로 악업을 짓느라고 이런 말을 보태었는지도 모르겠소, “나를 기쁘게 하는 이여, 와서 내 힘을 북돋아주고 나를 스다듬어주오. 내가 이 적막한 숲을 좋아하는 것은 여기에 그대가 있기 때문. 내 입술은 늘 그대의 숨결을 기다려요. ”

사랑이 깊어지면 귀가 앏아지는 법이오.

 

제8부 인간의 시대

1 니소스와 조국을 배신한 스퀼라

335. 운명의 여신은, 행동하는 인간을 돌보실 뿐, 기도만 하고 있는 인간은 돌보시지 않는다.

3 헤라클레스의 최후

29. 모든 것을 정복한 헤라클레스는 그대들이 바라보고 있는 저불길까지 정복할 것이오, 저 불카누스의 권능(불길)이 태울 수 있는 것은 저 아이가 어머니로부터 받은 것뿐이오.

31. 어머니로부터 받는 것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영웅의 모습, 오로지 아버지 제우스로부터 받은 것으로만 이루어진 영우의 모습은 이제 지상에서 숨쉬던 영우의 모습이 아니었다. 뱀이 낡은 껍질을 벗고 새 비늘이 반짝이는 새 껍질로 거듭나듯이 리린스의 영웅도 필멸의 육체를 벗고 불사의 몸으로 거듭났다. 인간의 오체를 벗고 새로운 생명을 얻은 그는 이전보다 더욱 위엄 있는 모습으로 거듭난 것이었다.

34. 드리오페는 처녀시절 알폴론의 사랑을 입은 몸으로 안드라이몬이라는 사람과 결혼했다. 드리오페는 요정들에게 바칠 꽃다발을 만들기 위해 호숫가로 갔다. 그녀는 안 살도 채 못 되는 아기를 안은 채 젖을 먹이고 있었다. 티로스에서 나오는 보라색 옷감보다 더 고운 보라색 물 로토스 꽃이 잔뜩 피어 알차게 열매 맺을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드리오페는 아기에게 주려고 장난삼아 꽃을 몇 송이 꺾었다. 그런데 그녀가 꺾은 수련대에서 피가 흘렀다. 줄기는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그 나무는 파리아포스라는 자에게 쫓기다가 로토스lotus 나무로 변한 요정 로티스Lotis였다. 모습이 바뀌었어도 이름은 옛날 이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죠.

드리오페는 파랗게 질려 요정들에게 기도하고 그곳을 빠져나오려 했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이미 발밑에 뿌리가 생겼다. 땅에서 생긴 부드러운 껍질이 드리오페의 허벅지를 덮고 있었다. 손에는 이미 잎이 돋아나고 곧 머리에도 잎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드리오페의 아들 암피소스(할아버지 에우리토스가 지어줌)는, 제 엄마의 젖이 굳어지면서 젖이 나오지 않자 울기 시작했다.

이 소식을 들은 드리오페 남편 안드라이몬과 아버지가 달려왔다. 드리오페의 잎에서는 눈물 같은 물기가 번졌다. 그 입사이에 있던 입으로 울음에 섞어 말을 했다.

“ 팔자가 기구한 인간이 하는 말에도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있다면, 내 신들게 맹세코 말하거니와, 내가 이렇게 엄청난 일을 당하는 것은 부당하다. 나는 지은 죄도 없이 이렇게 터무니 없는 벌을 받고 있다. 나는, 남들의 비난을 받을 만한 짓을 한 적이 없다. 내 말이 거짓이라면, 내 잎은 내 가지에서 떨어질 것이고, 내 가지는 말라비틀러질 것이며 내 둥치는 도끼에 찍혀 불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아. 이 아기를 이 가지에서 거두어가다오. 데리고 가서, 잘 보살펴 주고 우유를 먹여주고, 자라거든, 내 가지 밑에서 놀 수 있게 해다오. 말을 하게 되거든 이 어미에게, 슬픈 사연이나마 이런 말을 하게 해다오.

‘우리 엄마는 이 나무 안에 숨어있대요.’

이 한 마디를 하게 해다오. 아이가 물가에 가지 않도록 해주고, 나무에서 함부로 꽃을 꺾지 않게 해다오. 열매가 달리는 나무는 모두 여신들의 몸이라는 것을 가르쳐다오.

사랑하는 내 지아비여, 안녕히, 아버지, 만수무강하소서. 바라건데 저를 사랑하신면, 제 둥치를 날카로운 도끼에서 지켜주시고, 제 가지를 가축으로부터 지켜주소서.

로티스는 님프로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딸이다. 오비디우스(Ovidius Naso, BC 43~AD 18?)의 ≪파스티(Fasti)≫에 따르면, (Dionysus)신의 아들이자 정원의 수호신인 프리아포스(Priapus)는 디오니소스 축제에 참석한 로티스를 보고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밤이 되자 프리아포스는 단풍나무 밑에 누워 잠든 로티스에게 몰래 다가가 범하려 했다. 그러나 로티스는 디오니소스의 스승인 실레노스(Silenus)가 타고 다니던 당나귀가 울부짖는 소리를 내는 바람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깼고, 프리아포스를 밀쳐내고 소리를 치며 달아났다. 로티스를 범하려던 모습이 드러난 프리아포스는 주위에 있던 이들에게 웃음거리가 되었다. 그러자 프리아포스는 화가 나 실레노스의 당나귀를 죽였다.

한편,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Metamorphoses)≫에는 로티스가 프리아포스를 피해 달아나다가 로토스(Lotus) 나무로 변신했다고 나온다. 그리고 오이타(Oeta)의 왕 드리옵스(Dryops)의 딸인 드리오페(Dryope)는 로티스가 변신한 로토스 나무의 꽃을 꺾었다가 포플러(Poplar) 나무로 변해버렸다고 한다.

 

클림트의 포률러나무 고흐의 알리스 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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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되젊어진 이올라오스, 테바이 전쟁

7 뷔블리스와 카우노스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오라버니를  사랑한 여동생이 샘(부블리스샘)이 된 사연>

44. 아폴로와 디오네 사이에서 난 아들 밀레토스는 아시아 땅으로 건너가 도시국가(밀레토스)를 세웠다.

이 밀레토스 땅에는, 내리흐르기도 하고 치흐르기도 하는 마이안드로스 강신의 아름다운 딸 퀴아네가 살고 있었다. 이 퀴아네는 아버지 강 마이안드로스의 아름다운 둑을 거닐다가 이 밀레토스의 눈에 들어 정분을 맺고 쌍둥이 남매를 낳았다. 이 남매가 오라비인 바우노스와 어린누이인 뷔블리스다. 그런데 바로 이 뷔블리스가 세상 처녀들에게, 사랑해도 좋을 상대가 있고 사랑해서는 안 될 상대가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46. 뷔블리오스는 잠들어 꿈을 꾸면 너울을 벗은 욕망이 저를 사로잡아 그 뜨거움으로 저의 뼈마디를 녹이더이다. 뷔블리오스는 자신의 심정을 담은 편지를 썼다 지우다 썼다를 반복했다. 시종은, 뷔블리오스가 쓴 밀서를 적당한 때를 보아 오라비 카우노스에게 전했다. 마이안드로스 강신의 외손 카우노스는 그 서판을 방아 겨우 몇 줄을 읽고는 그 뜻을 짐작했다. 치를 떨면서 옆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시조으이 멱살을 잡고 호롱했다.

“이 따위 펀지나 전하는 이 쓰레기 같은 놈! 도망칠 수 있을 때 도망치거라! 한주먹에 때려죽이고 싶다만 너 같은 것을 죽여 내 명예를 더럽히고 싶지 않다”.

시종은 혼배백산 도망쳐 뷔블리오스에게 그대로 전했다.

“내가 이렇게 조롱을 당해도 싸지! 먼저, 내 속을 드러내고 거절당해도 손해가지 않을 방법으로 그의 의중을 떠보았어야 했던 것을.... 먼저 돟으로 바람을 떠보고 바다로 나섰어야 하는 것을, 바람을 떠보지도 않고 돟을 올리고 바다로 나섰가가, 배가 돌섬을 받고 나파하는 바람에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만 것이 내 신세로구나. 서판이 내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진 것은, 내 사랑을 드러내지 말라는 계시였건,F. 서판이 떨어진 것은, 내 희망도 그렇게 무참하게 깨어질 것을 미리 알리는 계시엿던 것이다.”

누이인 뷔블리스가 쉽사시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안 카우노스는, 고향을 떠나 타향 땅에다 새 나라를 세웠다. (카우노스가 세운 나라는 소 아시아 카리아 땅에 있던 카우노스라는 도시국가다.) 절망한 뷔블리스는 제 나라, 제 집을 떠나, 달아난 오라비를 찾으러 세상을 두루 돌아다녔다. 오라비를 찾아다니던 뷔블리스는, 나무가 드문드문 서 있는 어느 숲에 쓰러졌다. 뷔블리스는 머리카락은 마른 땅 위에 늘어뜨리고, 얼굴은 낙엽에 댄 채 그렇게 쓰러져 있었다. 헬레게스의 요정드릉ㄴ,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뷔블리스의 눈물을 위해 땅을 파서 눈물길을 내어주었다. 그 몸이 하나도 남김없이 눈물이 되어 흘러내리는 바람에 그만 샘으로 변하고 말았다. 이름이 이 처녀의 이름과 같은 <뷔블리스 샘.은 지금도 그 산자락의 계곡 감탕나무 그늘에 있다고 한다.

8 남자가 된 여자, 이피스

55. 크레타섬의 도시국가 크소소스와 인접한 파이스토스에 릭도스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에게는 임신한 아내가 있었는데, 이 아내 텔레투사의 해산날이 가까워오자 이런 말을 했다. “ 아들을 낳아주면 좋겠지만, 딸을 낳으면 딸을 먹여살릴 만큼은 넉넉한 살림이 아니오. 그러니 딸을 나으면 그 아이는 죽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오”

텔레투사가 만삭이 된 몸을 가누기 어려울 즈음 이나코스이 강신의 딸 이오(제우스의 사랑을 받았다가 헤라의 해코지를 두려워한 제우스에 의해 암소로 변신했던 여자. 이 이오는 뒷날 이집느로 와서 이집트 여신의 섬김을 받았다. 크레타는 비교적 이집트와 가까운 곳이라 이 이야기에도 많은 이집트 신들의 이름이 나온다)가 수많은 신들과 여신들을 대동하고 그녀의 꿈속에 나타났다. 머리에 초승달 모양의 뿔을 달고 이 뿔에다 노란 옥수수 이삭을 매단 이노 여신 일행의 거동은 여왕의 행차를 방불케 했다.

“나와 신세가 비슷한 텔레투사여, 너무 근심하지 말고 네 지아비가 그런 명을 내렸다고 너무 야속하게 생각하지도 말아라. 에일레티아(해산의 여신)가 점지하거든, 사내아이든 계집아이든 쾌념치 말고 잘 기르도록 하여라. 나는 기도하는 너희에게 유익한 여신이다. 그러니 섬겨도 돌보아주지 않는다고 야속하게 여기지도 말고 불평하지도 말아라”

심한 산고 끝에 텔레투사의 무거운 짐은 새 생명으로 태어났다. 딸아이였다. 남편에게는 아들이라고 속여, 길러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아기의 아버지는 자기의 소원이 이루어진 데 만족하고 아기의 조부 이름을 따서 아기의 이름을 <이피스>라고 했다.

이피스의 나이 열 세 살이 되자 아버지는 자기 딸과 이안테라스는 소녀와의 혼인을 서둘렀다.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고 질질 끌어오기만 하던 혼레식을 겨우 하루 앞둔 날의 일이었다. 텔레투사는 딸 이피스를 데리고 신전으로 가서, 자신의 머리와 이피스의 머리에서 댕기를 풀고 머리카락을 풀어헤친 채 제단을 치며 울부짖었다.

“파라이토님움에도 거하시고, 마레오티스 땅에도 거하시고, 파로스 땅에도 거하시고, 일곱 하구를 거느린 나일강 에도 거하시는 이시스(이오) 여신이시여. 저를 도와주소서. 옛날, 저는 여신을 뵈었습니다. 여신의 제단을 뵈었고, 여신을 보필하시는 분들을 뵈었으며 횃불도 보았고 신성한 악기가 울리는 소리도 들었다. 저는 여신의 말씀을 듣고 이를 제 기억에다 아로새겼습니다. 제 딸이 아직도 살아 있고, 제가 거짓말을 하고도 벌을 받지 않고 있는 것은 여신께서 저를 도우셨기 때문입니다. 여신이시여, 저희들을 불쌍하게 보시고 저희들을 도와주소서”

이때 여신이 텔레투사의 말을 들었다는 표적으로 신전을 흔들었다. 여신의 이마에 달린 초승달 꼴의 장식이 달처럼 빛나면서 신성한 악기가 울렸다.

좋은 징조를 본 모녀는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신전을 나왔다. 이피스는 어머니 옆에서, 늘 그러듯이 시원시원한 보폭으로 걸었다. 이피스의 근육에서도 힘살이 부풀어올랐다. 이피스는 여자라기 보다는 남자 같았다. 실인즉 조금전까지만 해도 여자였던 이피스는 그 순간에 남자로 변한 것이었다. 마땅히 신전으로 달려가, 기뻐하는 마음으로, 믿는 마음으로 제물을 드려야 할 일이었다. 텔레투사와 이피스는 신전 제단에다 제물을 바치고 거기에다 다음과 같은 짧은 글을 남겼다.

“처녀로서 약속드렸던 이피스의 제물을,

청년이 된 이피스가 드리나이다.“

다음날의 새벽이 온누리를 밝히자 혼인 예식이 시작되었고, 아프로디테와 헤라 여신과 휘메나이오스 신이 이 자리를 빛냈다. 청년 이피스는 이안테를 아내로 맞았다.

 

제10부 오프페우스의 노래 외

1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63-69p. 휘메나이오스는 가인(歌人) 오르페우스의 기도를 듣고도, 그 선황색 옷자락을 휘날리며 넓고 넓은 하늘을 날아 키코네스 인들이 사는 트라키아 땅 해변으로 왔다.

(선황색은 lemon color, 노란 레몬을 연상하면 된다. 밝은 노랑은 환희를 상징하는 색깔이다. 그래서 혼인의 신 휘메나이오스는 물론이고 술의 신 디오니소스, 정욕의 화신인 아프로디테, 사랑의 신 애로스도 이 색깔의 옷을 입는다.)

혼례식장에 나타난 혼인의 신 휘메나이오스의 표정은 우울하기 그지 없었고 다른 혼례식자에서는 빠뜨리지 않고 부르던 그 축가도 불러주지 않았다. 그가 들고 온 횃불도, 있는 힘을 다해 흔드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타지 않아 하객들은 거기에서 나는 연기 때문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혼례식을 갓 치른 새색시가 요정들과 함께 거닐다가 뱀의 독니에 발목을 물려 즉사한 것이다. 오르페우스는 저승으로 아내를 찾으러 간다. 수금을 타면서 “제가 소원하는 것은, 신께서 호의를 베푸시어 제 아내를 돌려주시라는 것입니다. ” 오르페우스가 수금을 타면서 노래하는 동안 저승의 망령들까지 모두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저승 왕 하데스는 한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즉 에우리디케를 데려가되 저승 땅을 다 벗어나 아베르노스(저승의 입구로 믿어지던 화구호)를 다 벗어나기까지는 에우리디케를 뒤돌아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만일 오르페우스가 뒤를 돌아본다면 에우리디케는 다시 저승 땅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는 어둠과 적막에 싸인 오르막길을 한없이 올라 이윽고 땅 거죽과 가까운 곳에 이르렀다. 아내가 혹시나 지쳐 쓰러지지 않을까 염려하던 오르페우스는 근심과 걱정과 궁금증을 견디지 못하고 뒤를 돌아다보고 말았다. 그 순간 에우리디케는 다시 저승 따응로 떨어졌다. 오르페우스는 아내의 손을 잡으려고 자기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그의 손 끝에 닿는 것은 싸늘한 바람뿐이었다.

아내의 두 번째 죽음은 오르페우스를 정신이 반쯤 나간 사람으로 만들었다. 오르페우스는 다시 한번 저승의 강 스틱스를 건너려 하였으나 뱃사공 카론이 거절했다. 오르페우스는 식음을 전폐하고 이레 동안이나 이 강변에 앉아 있었다. 이 동안 그가 양식을 삼은 것은 슬픔과 눈물뿐이었다. 두 번이나 아내를 잃은 오르페우스는 여자들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자, 앙심을 품은 여자들은 오르페우스를 갈기 갈기 찢어죽이고 만다.

오르페우스는 여자보다는 오히려 나이 어린 소년이나 청년들에게 사랑을 기울이는 것을 좋아했다. 말하자면 이들이 어른이 되기까지의 인생의 봄과 갓 핀 인생의 꽃을 사랑한 것이다. 오르페우스는 트라키아 사람들에게 이런 풍습( 남자들의 동성애)를 맨 처음 전한 사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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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ZIANO Vecellio, Orpheus and Eurydice,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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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pheus and Eurydice Bridgeman Art Library / Prado, Madrid, Spain / Giraudon 루벤스의 그림. 페르세포네와 하데스가 그들을 보내줘도 마냥 불안하다..지옥에서 세상밖으로 나갈수 있는 인간은 없는데말이다. 오르페우스의 불안한 눈빛. 역시 신들은 다 알고 있었다. 침묵을 이겨낼 사랑은 없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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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ot, Jean-Baptiste-Camille, Orpheus Leading Eurydice from the Underworld, 1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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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그녀를 잃은 오르페우스의 절절한 맘..,

Grief-stricken, he wonders what he will ever do without his love.

Translation

What will I do without Euridice?

Where will I go without my beloved?

Euridice, oh God, answer me!

Yet I still belong to you faithfully.

Euridice! Ah, no help comes to me anymore,

No hope anymore,

Neither from this world, nor from heaven.

 

침묵! 완전한 고요가운데서

그 어두운 공간속에서

나의 사랑이

나를 따르고 있을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했다.

목숨을 버려서까지라도

되돌리고 싶었던 내 사랑이

내 뒤에 따라오고 있는지가 불안했다

그만 힐끔 뒤돌아 바라본

순간 그녀는 바람결로 사라진다.

죽음도 이겨낸 사랑이라도

침묵앞에서는 두려워질수 밖에 없다.

죽음을 이겨도

침묵을 이겨낼

사랑은 없다.

 

오르페우스에게 부치는 소네트- 라이너 마리아 릴케

SONNET TO ORPHEUS 2.13 by Rainer Maria Rilke, tr. H. Landman

Be ahead of all parting, as if it were

behind you, like the winter you just weathered.

Because among the winters there is one so endless winter,

that, overwintering it, your heart recovers altogether.

Be always dead in Eurydice - rise up singing,

rise up praising, once again concerned with purer matters.

Be here, among the dwindling, in the realm of leaning,

be a ringing glass, that in sounding swiftly shatters.

Be - but still know non-being's conditions,

the infinite foundation of your innermost vibration,

so you fulfill it fully in this only time around.

To all the used-up, silent stale provisions

of abundant nature, the unsayable summation,

count yourself in joyously and cancel out the count.

 

오르페우스 자료출처: http://artria.net/150046508143

http://blog.naver.com/marivegauch?Redirect=Log&logNo=60154552004

 1 뮈스켈로스, 크로톤

292. 이탈리아 땅에 그리스 도시를 최초로 건설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제우스의 아들 헤라클레스가 스페인(헤베리아)에서 소떼를 몰고 바다를 건너왔을때였다. 소떼는 해변에 풀을 뜯게 하고, 자신은 코로톤의 집에서 환대를 받고 난 후, 떠나면서

“우리의 손자 대代에 이르면, 이곳은 도시가 될 것이다.”고 헤라클레스는 말했다.

헤라클레스 예언은 이루어졌다. 아르고스 사람인 알레몬의 아들 뮈스켈로스는 이 시대 신들이 가장 사랑한 사람이었다. 뮈스겔로스 꿈에 헤라클레스가 나타나

“일어나거라. 일어나서 에 아버지 나라를 떠나 머나면 아이세르 강의 자갈이 많은 지류를 찾아가거라. 한번은 무시했지만, 연속 뮈스겔로스 꿈에 나타나, 그 나라를 떠날 때, 붙잡힙니다. 그 나라 법은 떠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레몬의 아들 뮈스겔로스가 국법을 어긴죄로 재판을 받았다.

당시의 관습에 따르면, 죄수를 유죄라고 생각하면 검은돌, 무죄면 흰돌을 항아리에 던져넣았다. 사람들은 모두 검은돌을 넣었는데, 재판관이 이 항아리의 돌을 쏟았을때는 모조리 흰돌로 변해있었다. 헤라클레스가 손을 써준 덕분이었다.

뮈스겔로스는 헤라클레스에게 제사를 지내고 길을 떠난다. 그는 헤라클레스의 말에 따라 도시를 세우고는, 그 아래 묻힌 사람의 이름을 따서 그 도시를 <크리톤>이라고 이름지었다

 

2 피타고라스의 가르침

295. 파타고라스는 누구인가?

피타고라스(사모스 사람)는 철학자이자 수학자이다. B.C. 550년 전후에 탄생, B.C. 530년에 사모스를 떠나 크리톤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다. “크리톤의 철학자”로 불리는 그는 젊은 시절에 이집트 승려들, 동방박사로 유명한 페르시아의 마기, 인도의 바라문으로부터도 가르침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가르친 메템프쉬코시스<윤회설>는, 아이네이아스가 저승에서 안키세스로부터 배운 것과 일치한다. 수數는 만물의 근본 원리이며, 침묵을 사랑하고 살생을 삼갈 것을 가르친 그는 제자들에게 질문을 용납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즉, 제자들은 피타고라스의 이론을 따지려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전할 때도, “입세 딕시트 (Ipse Dixit), 여시아문(如是我聞), 무류(無謬)로서- 이견을 용납하지 않는 절대의 모범답안- “피타고라스가 그러더라”는 단서만 붙이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오비디우스는, 이 피타고라스의 철학, 특히 영혼 윤회설에 관한 가르침을 장황하게 소개함으로써 이 <변신 이야기>의 철학적 기초를 돋보이게 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모스에서 태어났으나 전체 정치에 대한 혐오감 때문에 이 섬을 떠나 망명자의 삶을 시작한 사람이었다. 그는 심오한 사상으로, 인간 세계에서는 아득히 먼 신들에게 다가갔으며, 자연이 인간에게는 베풀지 않았던 그 나름의 독특한 心眼심안으로 사물을 볼 수 있었다. 희대의 천재성과, 지칠 줄 모르는 탐구의 열정으로 사물의 본질과 원리를 인식한 그는 이를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쳤다. 그는 경탄의 눈기를 보내면서 묵굼히 듣고 있는 제자들에게 우주의 기원, 만물의 근원, 자연의 정체, 신들의 속성,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 까닭, 번개와 천둥의 정체, 이 번개 및 천둥과 제우스와의 관계, 천둥과, 바람이 구름을 찢는 소리와의 관계, 별들의 운행에 관한 법칙, 지진이 일어나는 까닭, 그리고 그 밖의,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을 가르쳤다. 처음으로 육식을 금해야 한다고 가르친 사람도 그렸고, 처음으로 자신을 <현자>와 유사한 말로 지칭한 사람도 그였다.

299. 나는 내 전생을 기억합니다. 나는 파토오스의 아들 에우포르보스였다. 아트레오스의 둘째 아들 메넬라오스의 창을 가슴에 맞고 죽었다. 근자에 나는 아바스의 도시 아르고스의 헤라 신전에 가본적이 있다. 내가 왼손에 들고 다디던 방패는 거기에 보관되어 있었다. 나는 이 방패를 알아볼 수 있었다.

*에우포르보스: 아킬레오스 갑옷을 입고 나온 파트로클로스에게 처음으로 부상을 입힌 트로이아 용사, 뒤에 메넬랴오스 손에 목숨을 잃었다. 메넬라오느슨 이때 노획한 이 용사의 방패를 헤라 신전에 봉헌했다.

 

300. 모든 것은 변할 뿐입니다. 없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영혼은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알맞은 형상이 있으면 거기에 깃들입니다. 짐스으이 육체에 있다가 인간의 육체에 깃들이기도 하고, 인간의 육체에 있다가 짐승의 육체에 깃들이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돌고 돌 뿐, 사라지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말랑말랑한 밀랍을 보십시오. 이 밀랍으로 새로운 형태를 만들면 거기에는 그 전의 형태가 남지 않을‘뿐더러, 그 전의 형태로 되돌릴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모양만 변했을 뿐, 밀랍은 여전히 밀랍입니다. 이와 같습니다. 영혼은 어디에 가든 처음의 영혼 그대롭니다. 다만 다른 형상 안에 자리를 잡았을 뿐입니다.

그대들에게 경고합니다. 바람직하지 못한 것을 음식으로 삼음으로써, 인간이라는 고귀한 지위를 더럽히지 마십시오. 잔인무도한 살육으로, 인간의 혼과 똑같은 혼을 그 거처에서 쫒아내는 짓을 삼가십시오. 피로써 피를 살지우면 안 됩니다.

<만물은 모두 변한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거승ㄴ 끊임없이 변한다. 드러난 것은 단지 찰나적인 형사응로 존재하는 것일 뿐이다. 시간이라는 것으 항상 흐른다, 강처럼 흐른다. 강물에, 어디 가만히 정지해 있는 순간이 있던가? 물결은 다른 물결에 밀린다. 그래서 순간순간 물결은 밀고 밀리면서 흐르는 것이다. 앞에 있던 것은 뒤로 처지고, 오지 않았던 것이 온다. 그래서 시시각각으로 자리바꿈을 하는 것이다. 밤이 끝나고 아침이 시작되면, 빛나는 아침 햇살이 밤의 어둠을 이어받는 것을 아시지요. 만물이 깊이 잠든 한밤의 하늘 색깔과, 새벽별이 나타날 때의 하늘 색깔은 같은 것이 아닙니다. 하늘 색깔은, 아침의 전령사인 새벽의 여신이 하늘을 새벽빛으로 물들일 때가 다르고, 하늘을 태양신 포에부스에게 넘겨줄 때가 다릅니다. 아침에 땅 밑에서 솟아오를 때도 붉고, 지평선 너머로 질 때도 붉던 태양신의 낯빛도 땅과는 멀리 떨어진 하늘 한가운데 있을 때는, 그곳 공기가 맑기 때문에 하얗게 보입니다. 밤하늘의 달도 같은 모양으로 뜨고 지는 것은 아닙니다. 달이 차는 중이면 오늘보다는 내일이 크고, 기울고 있는 중이라면 내일보다는 오늘이 큰 법입니다.

301. <계절과 인간은 같은 시간대로 바뀐다.>

네 계절이 차례로 바뀌는 것을 눈여겨보셨습니까? 이 네 계절은 우리의 인생과 비슷하다. 초봄은, 유아기와 같아서 부드럽고 따사롭다. 아직은 튼튼하지도 곧지도 못하지만, 초봄의 밭에서 자라는 곡물은 농부들의 가슴을 희망으로 채워준다. 식물이라는 식물은 다 꽃을 피우고, 기름진 땅은 색색의 꽃을 한아름 안고 봄을 노래하지만, 나뭇잎에는 아직 힘이 없다.

봄이 자라 여름으로 접어들면 계절은 젊은이를 연상시키게 된다. 일년 중에 이때만큼 튼튼한 계절, 풍부한 계절, 뜨거운 계절, 작열하는 계절은 없다.

청춘의 시절이 끝나면 가을이 계절을 이어받는다. 가을은 풍요화 성숙의 계절이다. 청춘기와 노년기 사이에 드는 계절,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해지는 계절이다.

이어서 노년의 겨울이 추위에 떨면서, 비틀거리는 걸음걸이로 다가온다. 머리가 빠지거나 백발이 된 모습을 하고 다간온다.

이와 같이 우리의 육체도 끊임없이 변한다. 내일의 우리는, 과거의 우리, 혹은 오늘의 우리가 아니다. 우리에게는 어머니 태 속에 있던 시절이 있엇다. 인간이 될 것이라는 약속만을 받은, 씨았 같은 상내로 말이지요. 자연은 참으로 섬세한 손길로 이 씨앗을 하나의 형상으로 빚어낸다. 그리고, 마침내 그소이 너무 비좁아 우리가 몸무림치면, 자연은 우리를 위의 집에서 텅 빈 공간으로 밀어낸다. 날빛 아래로 태어난 아기는 연약하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다. 이 시기가 끝나면 아기는 짐승처럼 사지로 기어다니기 시작하고, 떠 이 시기가 지나면 아기는, 떨리는 다리, 불안정한 다리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두 다리로 선다. 옆에 무엇이 있으면 잡고서라도 말이다. 그러다 튼튼한 다리고 홀로서기를 시작하고, 재빠른 다리로 세상을 달린다. 이윽고 청년을 보내고 중년을 보내면, 우리는 노년에 이르는 비탈길, 인생의 황혼으로 통하는 내리막릴에 서게 된다.

나이는, 청년기와 중년기의 힘을 빼앗아버린다. 탐욕스러운 미식가인 세월은 모든 것을 부수고 갉아 마침내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303. 元素원소가 어떻게 변하는지 가르쳐드리다. 영속하는 우주는, 형상의 질료가 되는 네 가지 우소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두가지, 흙과 물은 무거워서 가라앉는다. 나머지 두가지 공기와 공기보다 가벼운 불에는 무게가 없어서, 가두는 것이 없으면 위로 솟아오른다. 이 네 가지 워소가 비록 공간적으로는 떨어져서 존재하나 만물은 이 네 원소에서 비롯되고 필경은 이 네 원소로 복귀한다. 흙은 마멸의 과정을 거쳐 물에 분해되고, 물은 증발하면 공기와 바람이 도며, 밀도가 희박해지면 공기 역시 무게를 잃고 상승하여 불에 합류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역전되는 경우도 있다. 네 원소는 같은 순서를 역으로 밟아 원상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농도가 짙어진 불은 응고하여 공기가 되고, 공기는 물이 되며 물은 압력을 받으면 흙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오행의 상생상극 작용(相生相剋)

=>상생(相生)

*상생은 순행하면서 전진적이고 순리적인 질서를 의미하여 서로 행해준다는 뜻으로 도와준다, 만든다낳는다의 의미가 있다.

수생목(水生木): 물이 있어야 나무가 자란다.물은 나무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영양소이다. 하지만 물이 지나치게 많으면 나무가 물에 뜨고 썩어버린다.

목생화(木生火):빛과 열을 얻을 수 있는 전형적인 재료는 나무이다.나무는 불을 태우게 되는데 나무가 지나치게 많으면 불이 꺼지게 되고 불이 많고 나무가 지나치게 적어도 꺼지게 되므로 적당한 나무를 필요로 한다.

화생토(火生土):불이타면 재가 남고 땅은 태양이 굽어야 거름지다. 불이 타고 나면 재가 남고 그 재가 쌓여서 대지를 덮으면 땅이 기름지게 된다.그러나 불이 지나치게 많으면 땅이 갈라지므로 화(火)가 지나치게 왕왕함을 꺼린다.

토생금(土生金):대지가 굳으면 땅 속에서 금(金)이 나오는데 흙이 덮여야 광맥이 생긴다.흙 속에 는많은 광물자원이 내장되어 있다.그러나 쇠가 지나치게 많으면 흙은 매우 약해진다.그러므로 금(金)이 너무 많은 것을 꺼린다.

금생수(金生水):쇠가 녹으면 물이 되고 쇠는 물을 배설한다. 가을이 되면 만물은 열매를 맺게 되고 열매는 수(水)를 가지게 된다.그러나 금(金)이 지나치게 많으면 쇠는 물을 배설하지 못하고 잠겨지고 만다.

=>상극(相剋)

*상극이란 서로 대립하고 부딪치는 것이 아니고 한쪽이 일방적으로 파괴하고 누른다는 뜻이다.성장과 팽창발전의 이면에는 억제하는 정지의 작용이 필요하다.그러므로 상극이라 해서 반드시 나쁜것은 아니다.오행의 상극이란 상충과는 다른 면이 있다.상극이란 강자가 약자를 일방적으로 누르는 것이고

상충이란 오행이 서로 충돌하는 것이다.

수극화(水剋火):물이 강하면 불은 꺼져 버린다.

화극금(火剋金):불이 강하면 금은 불에 녹아 버린다.

금극목(金剋木)쇠가 강하면 나무는 쇠에 의해서 베어진 다.

목극토(木剋土):나무가 강하면 흙에 영양소는 나무에 의해서 파괴된다.

토극수(土剋水):흙이 강하면 물은 흙속으로 스며든다.

 

303. 처음의 모양대로 영원히 있을 수 있는 것은 없다. 무궁무진한 자연의 조화는 끊임없이 이 물건으로 저 물건을 지어낸다. 이 우주에 소멸되는 것은 없다. 변할 뿐이다. 새로운 형상을 취할 뿐이다. <태어남?이라는 말은, 하나의 물상이 원래의 형상을 버리고 새 형상을 취한다는 뜻이다. “죽음”이라는 말은, 그 형상대로 있기를 그만둔다는 말이다. 이것이 변하여 저것이 되고 저것이 변하여 이것이 될지언정 그 합合은 변하지 않는다.

같은 형상을 영원히 그대로 간지하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305. 한때 피테오스(테세우스의 외조부)가 다스리던 트로이젠 땅에는 경사가 급하고, 나무 한 그루 없는 산이 있었다. 한때는 벌판이었던 이 곳이 산이 된 이야기 들려주죠. 땅 속 깊은 곳에 있는 동굴에 바람이 갇혀 있었다. 이 바람은, 나갈 바위 틈만 있으면 바깥 세상으로 나가 빈 하늘을 마음대로 돌아다니겠는데 도무지 나갈 구멍을 차지 못했데요. 그래서 땅을 부풀려놓았다는 것이다. 우리가 돼지의 방광이나 연소 통가죽을 불어서 부풀려놓듯이 말이지요. 부풀어오른 땅은 오랜 세월을 지나오면서 그대로 굳어져 지금의 산이 되었다네요.

310. <불사조 이야기>

동물들 가운데 외부의 어떤 도움도 빌리지 않고 스스로 재생하는 동물이, 새 가운데 딱 한 가지가 있다.

아시리아 사람들이 <포이니코스=피닉스Phénix, 불사조>라고 부르는 새다. 이 새는 곡식이나 풀씨를 먹고 사는 것이 아니고 유향수지나 발삼의 즙을 먹고 산다. 이 새는 운명이 정해 준 수명인 5백년을 살게 되면, 바람에 흔들리는 야자나무 꼭대기에다 깨끗한 부리와 발톱으로 둥우리를 만든다. 그런 다음에는 이 둥우리에다 육계와 감송과 계피와 몰약 같은 향료를 물어다 놓고는 그 위에 누워 한 살이를 마친다.

그 지방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이 포이니코스의 몸에서 역시 같은 햇수를 살게 되는 새끼 포이니코스가 태어난다고 한다. 이 새끼 포이니코스는, 어는 정도 자라서 힘을 얻으면,K RM 아버지의 무덤이자 자신의 요람이었던 이 둥우리를 물고 하늘을 날아 태양의 도시<이집트에 있는 헬리오폴리스: 태양의 도시>로 가서는, 휘페리온<높은 곳을 달리는 자> 신전 문 앞에다 내려놓는다는 것이다. <태워버린다 뜻>

 

불사조 문양접시.jpg   불사조.jpg

 

1680년경~1690년경 / 동아시아미술 1,2/ 강 도자기

/ 깊이 6, 지름 33.2 cm / 아드리앙 뒤부쉐 미술관 소장                2. 기메국립아시아미술관

 

제3왕조 조세르 왕의 장엄한 신전을 세운 임호테프는 헬리오폴리스 신전의 제사장이었다. 그가 헬리오폴리스 신전의 제사장이 된 후로 고대 이집트 문명을 지배하게 될 태양신 라의 숭배사상은 한층 더 폭넓은 영향력을 갖기 시작했다.

헬리오폴리스의 태양신 라의 사제들은 지식인 계층으로 구성되어 여러 역할을 담당했다. 그들은 신이 주인으로 있는 하늘에 관해 다각적인 연구를 했다. 천체의 움직임, 별이 뜨고 지는 시각과 시차, 각의 기하학, 공간의 측정 등을 학문으로 발전시켰다. 이러한 과학은 그들의 종교를 더욱 신비화시키면서, 한 명인으로부터 다른 명인에게로 쓰기, 읽기, 수학 또는 기타 다른 기술처럼 비밀리에 전해졌다. 그리하여 지식인으로서 사제들은 늘 힘을 가질 수 있었고, 이집트의 학문 및 기술 발달에 그들의 역할은 지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사제들의 지식은 파라오의 정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집트역사 다이제스트 100, 2009.4.30, 가람기획)

 

311. 공기와 바람을 먹고 살면서, 누가 건드리면 몸 색깔을 바꿔버리는 동물도 있다. 디오니소스 신이 힌두스를 정복하자 인도땅이 이 포도주의 신께 살쾡이를 바친 일은 다 안다. 그런데 사람들 말을 들으니 이 살쾡이 오줌은 몸밖으로 나오자마자 돌이 된다고 하다군요. 산호도 이와 비슷하다. 산호는, 바다 속에 있을 때는 식물이지만 공기 속으로 나오면 굳어져 돌이 된다.

312. 내가 기억하기로도 트로이가 멸망하기에 앞서 프리아못의 아들 헬레노스는 눈물을 흘리며 아이네이아스에게 이런 말을 했답니다.

“여신의 아들이시여, 제 예언을 귀담아 들어주십시오. 그대는 이 땅을 떠나게 됩니다. 그대는 트로이의 부활의 상징과 더불어 먼 길을 여행하여 마침내 그대의 고향이나 그대가 지키던 트로이보다 그대를 더 따뜻하게 맞아즐이는 이국에 이를 것이다. 과거에 보았던 어떤 땅보다 넓은 땅, 지금 우리가 아는 어떤 땅보다 넓은 땅, 앞으로 우리가 알게 될 어떤 땅보다 더 넓은 땅이 내 눈에 보이는 듯하다. 다른 지도자들도 그 땅을 차지하려고 나설 것입니다만, 이 땅을 차지할 수 있는 것은, 율루스(아이네이아스의 아들 아스카니오스의 별명)의 핏줄에서 태어나는 지도자뿐이다. 그만이 이 세계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나타나면 땅도 그를 찬양할 거싱고 하늘도 드를 찬양할 것이다. 따라서 그는 이 세상을 떠나 하늘에서 영생할 것이다.

313. 하늘과 , 하늘 아래 있는 만물은 다 끊임없이 변한다. 땅과, 땅 위에 있는 만물은 끊임없이 변한다. 피조물의 하나인 우리 인간도 변한다. 우리라는 존재는 육체로만 이루어져 잇는 것이 아니고, 날개 달린 영혼도 여기에 깃들여 있기 때문이다. 날개 달린 우리의 영혼은 들짐승의 가슴을 찾아들어갈 수 있고, 가축의 가슴을 찾아들어갈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짐승들을 함부로 죽이지 말아야 한다. 이런 짐승의 몸에 어쩌면 우리 부모형제나, 우리 친척, 우리와 같은 인간의 영혼이 깃들여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7 결사(結詞)

336. 이제 내 일은 끝났다.

제우스 대신의 분노도, 불길도, 칼도, 탐욕스러운 세월도 소멸시킬 수 있는 나의 일은 이제 끝났다.

내 육체 밖에는 앗아가지 못할 나의 운명의 날은 언제든 나를 찾아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내 이승의 삶을 앗아갈 것이다.

그러나 육체보다 귀한 내 영혼은 죽지 않고 별 위로 날아오를 것이며 내 이름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로마가 정복하는 땅이면 그 땅이 어느 땅이건, 백성들은 내 시를 읽을 것이다.

시인의 예감이 그르지 않다면 단언하거니와, 명성을 통하여 불사(不死)를 얻은 나는 영원히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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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2 01:22:32 *.108.69.102

와우!  어마어마한 집중력과 헌신에 놀라 

레이스 때 쓴 리뷰인가 싶어 얼떨결에 날짜를 다시 확인했을 정도네요.^^

오로라와 연구원과정, 아니면 신화가 엄청 코드가 잘 맞는듯,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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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3 22:17:07 *.185.21.47

이제야 신화에 새로운 눈을 뜨고 있는것깉아요.

신화를 해독하는 일은 곧 나의 삶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느낌입니다.

연구원 수련과정을 하면서 기본기를 탄탄히 다져보고 싶네요. 

한명석 선생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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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5 21:30:33 *.130.115.78

열. 과 성.이 담겼다는 표현을 언제 쓰면 좋은지를

알려주는 리뷰였어요.


감동하고 말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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