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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22일 20시 51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사마천에 대해서는 지난 번 읽기에서 조사를 했으므로 이번에는 사기열전에 등장하는 주목할 만한 책략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소진의 합종 7가지 책략

 

1)     열지이예책(悅之以譽策) : 이것은 문자 그대로 상대방을 먼저 칭찬하여 상대방을 기쁘게 해주는 책략이다. 소진은 어느 나라 왕을 대하든지 그 나라를 칭찬하고 그 군주를 높여 줌으로써 상대방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주었다. 소진이 유세한 내용을 살펴보면 나라의 강성함과 대왕의 현명함이란 말이 자주 반복되고 있다.

 

2)    시지이성책(示之以誠策) : 이것은 상대방에게 정성을 보여줌으로써 상대방의 마음의 문을 여는 책략이다. 소진은 말 하나하나를 섣불리 하지 않고 온갖 정성을 기울여 하였다. ‘대왕을 위해 슬퍼하나이다.’ ‘대왕을 위해 부끄러워하나이다.’ ‘대왕을 좀 더 일찍 만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습니다. 정말 만시지탄을 토할 뻔하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상대방을 극진히 생각한다는 인상을 강렬하게 심어주었다. 이와 같은 자세로 정성을 보이니 누가 마음의 문을 열지 않겠는가? 경쟁자요 적수였던 장의마저도 소진의 비밀스럽고 정성 어린 후원 앞에 마음이 녹지 않았는가?

 

3)     명지이세책(明之以勢策) : 이것은 지세와 군사력의 현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정세를 분석하도록 유도하여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도록 하는 책략이다. 이 책략은 상대방이 자신을 과소평가하여 위축되어 있을 때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효과가 있고, 상대방이 자신을 과대평가하여 판단력이 흐려져 있을 때는 정신을 차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 소진이 주로 책략을 통하여 효과를 노렸던 것은 진나라에 위축되어 있는 군주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함이었다. 천연적인 지형의 유리함과 각 나라의 군사력, 여섯 나라가 동맹을 맺었을 때의 전체 군사력 상황 등을 열거하면 군주들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며 자신감을 회복하였다. ‘천하에 진나라에 대하여 초나라만큼 위협적인 나라는 없습니다. 초가 강해지면 진은 약해지고 진이 강해지면 초기 약해집니다. 이 두 세력은 절대 양립될 수 없습니다. 이렇게 객관적으로 판도를 말했을 때 초 위왕은 합종에 동의하는 결단을 내렸던 것이다.

 

4)     유지이리책(誘之以利策) : 이것은 이권으로 유혹하는 책략이다. 소진은 합종에 동의하게 되면 어떤 이익이 있는가를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설명함으로써 은근히 이권에 탐을 내도록 유도하여 결국 합종에 동의하도록 하였다. 조나라 군주 숙후가 목욕을 즐기며 휴양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안 소진은 숙후에게 합종에 동의하면 한, , 중산 나라들이 휴양지 시설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하였다. 그리고 초나라 위왕이 음악을 좋아하고 여자를 밝히는 것을 안 소진은 초나라가 합종에 참여하면 각 나라의 멋있는 음악과 함께 후리후리한 키의 미인들이 후궁에 가득히 찰 것이라는 말까지 하였다. 상대방의 취미나 기호 같은 것도 파악해 두었다가 이권으로 유혹할 때 써먹었던 것을 알 수 있다.

 

5)     협지이해책(脅之以害策) : 소진은 이권으로써 유혹하는 반면 자기 말을 따르지 않으면 어떤 해가 미칠 것이라는 것을 논리 정연하게 밝힘으로써 은근히 협박을 하였다.대왕이 진을 섬기면 반드시 의양과 성고를 요구할 것입니다. 금년에 그것을 떼어주고 나면 내년에 도 다른 지역의 땅을 요구하게 될 것입니다. 떼어줄 땅이 없는 데도 진은 계속 요구해올 것입니다. 그러다가 더 이상 떼어줄 수 없게 되면 진나라는 그 동안 바친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아예 군사를 몰아 쳐들어오고 말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진나라를 섬겨 땅을 떼어주어도 기다리는 것은 파멸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소진이 한나라 선혜왕을 위협하자 선혜왕은 합종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

 

6)     격지이언책(激之以言策) : 이것은 자존심을 건드려 마음을 격동시키는 책략이다.이제 대왕이 서면하여 진나라를 섬기니 바로 소꼬리가 된 것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이렇게 말로써 한나라 선혜왕을 분격시키자 선혜왕을 칼을 뽑기까지 하며 진을 더 이상 섬길 수 없다고 고함을 쳤다. 소진이 장의를 분격시켜 진나라로 가도록 한 것도 격지이언책을 썼기 때문이다.

 

7)     역배이의책(力俳異議策) : 이것은 상대방이 결단을 할까 말까 망설이는 지점에서 힘을 다하여 밀어 붙이는 책략이다. 일이 잘 마무리되려고 하는 바로 이 지점에서 방심하거나 긴장을 풀어버림으로써, 상대방의 결단을 확고하게 해주지 못하여 지금까지의 노력을 허사로 만드는 경우가 많은 법이다. 소진은 마지막 순간까지 상대방의 마음을 읽으며, 다른 생각이 스며들어 상대방이 결단을 망설이는 눈치가 보이면, 그 스며든 생각의 정체를 파악하여 힘써 물리쳤다. 물론 이런 고비는 마지막 단계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늘 상대방의 결단을 머뭇거리게 하는 요소와 힘을 다해서 싸울 준비를 하였다.

 

[출처] http://blog.naver.com/ohdiki?Redirect=Log&logNo=40102347290

 

소진의 합종 책략은 오늘날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누군가와 협상을 하거나 내가 원하는 바를 상대방이 허락하도록 설득할 때 7가지 책략은 참고할 만 하다. 나는 그 중에서도 시지이성책(示之以誠策)이 인상 깊다. 상대방을 감동시킨다면 마음의 문은 열리기 마련이다. 그 감동이란 것도 사실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하기 마련이다. 또한 마지막 순간까지 상대방의 마음을 읽으며 밀어 붙이는 역배이의책(力俳異議策) 또한 유용하다. 무엇이든 끝마무리가 중요한 법. 상대방의 결단을 머뭇거리게 하는 요소가 있다면 싸워 물리쳐야 할 것이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문구

 

P5 <사기> 중에서도 <열전> 70권은 주나라 붕괴 후 등장한 50개 제후국 가운데 최후까지 살아남은 전국칠웅(, , , , , , )의 흥망성쇠를 주축으로 하며, 수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 보인다.

 

춘추전국시대는 주나라 이후 진한 건국 이전까지의 과도기로서 각국의 제후 왕들이 천하의 패권을 쥐려는 야심을 품고 서로 죽고 죽인 혼란기였다. 끊임없이 동쪽 진출을 모색한 서쪽의 절대 강자 진나라와 남방의 지배자 초나라, 그리고 북방의 실력자 연나라, 이렇게 삼국이 큰 흐름을 주도했고, 이들 틈바구니에 낀 조, , , 제 이 네 나라는 국가 보존을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했다.

 

P11 <사기>는 본기 12, 10, 8, 세가 30, 열전 70편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다섯 부분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더러는 유사한 내용이 겹치는 경우도 있다.

 

P13 중국 고대 역사서의 세 가지 편찬 체제인 편년체, 기사본말체, 기전체 가운데 기전체의 효시가 <사기>이다. 기전체는 본기와 열전을 중심으로 구성되는데, 먼저 시대순으로 제왕의 연행과 행적을 중심으로 당시의 정치, 경제, 군사, 문화, 외교 등 중대한 사건을 서술하고, 제왕이나 제후를 보좌한 개인들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구성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마천은 자신이 기술하고자 하는 시대의 사회 구조와 그 내부의 발전상, 인물과 사건 및 제도 등 그 사회가 가진 제반 현실에 역사적 해석을 부여하고자 했다. 그래서 사마천은 통사를 쓰면서도 자신의 시대인 한대를 다루었던 것이다. 사마천은 사료 해석에 충실하면서도, 역사의 발전적 흐름과 사물의 본질을 통찰하는 날카로운 안목을 보여 주었기에, 이 책이 오늘날까지도 지혜로운 삶의 지침서로서 왕성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것이다.

 

P17 역사적 사실의 포폄과 직서이다. 이는 그의 태사공자서에서도 드러나지만 공자가 <춘추>를 서술한 방식에 바탕을 두고 후세 사람들에게 어떤 도덕적 규범을 제시하여 미언대의(작은 말 속의 큰 의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사마천이 태사령이라는 자기 직분에 충실하면서 순수하게 개인의 자격으로 저술에 임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P18 한무제는 전한의 제5대 황제로서 고제, 혜제, 문제, 경제 등 네 사람의 통치를 거치면서 중앙 집권 체제가 확고해졌을 때의 통치자이다.

 

사실상 <사기> 130편 가운데 인물 전기로 구성된 것이 112편인데, 이중에서 57편이 비극적 인물의 이름으로 편명을 삼았다. 그리고 20여 편은 비극적인 인물로 표제를 삼지는 않았으나, 따져 보면 비극적인 이야기이다. 나머지 70여 편에도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편에서 비운의 인물이 등장한다. 격동의 시대를 약 120여명이라는 비운의 인물을 통해 그려 냈으니 결국 사마천에게는 비극이야말로 아닌 게 아니라 시대의 표징이었던 셈이다. 

 

P19 한나라 초기 이성 왕의 비극 이야기의 인물 한신, 팽월, 경포 등 세 명은 모두 열전에 수록되어 있으며, 그 나름의 의미를 획득하고 있다.

 

재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왕에게 신임을 받지 못하여 일생을 고민한 비극적인 인물들도 있다. 굴원, 조조, 위공자 등이 그들이다.

 

국가에 헌신했으나 비극을 초래한 자들도 있다. 그 대표적인 자가 이사이고 황헐과 주보연도 빼 놓을 수 없다.

 

현자 불우의 비극도 있다. 세가 부분에 배치된 공자를 비롯하여 이장군 열전의 이장군과 노자 한비 열전에 나오는 한비가 대표적인 예이다.

 

P20 사마천은 <열전>에서 인물에 대해 나열식으로 정보를 제공하기보다 그 인물을 제대로 보여 줄 수 있는 특징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다.

 

사마천은 자신이 입수한 문헌 가운데에서 될 수 있는 대로 도덕적 기여도가 높은 인물을 먼저 고르고 거기에 평화를 더했다. 독자로 하여금 선을 행하는 자는 복을 받고, 그렇지 않은 자는 화를 입게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도록 하려는 것이다.

 

P21 사마천은 인물의 개별적인 유형에 입각해서 자신을 포함한 당대를 움직인 인물들을 재궁성하고, 그런 근거를 그 이전의 경서와 제자서들 뿐 아니라 민간의 구전에서도 취하는 유연성을 보여 주었다.

 

이러한 <사기열전>의 독특한 인물의 선택, 서술 방식은 역사는 결코 지배자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시각에서 출발한다.

 

사마천의 <사기열전>의 백미로서 열전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백이열전은 지조와 소신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관안열전에는 사나이의 진정한 우정을 다룬 관포지교 고사가 담겨 있고 창고가 차야 예절을 안다는 관중의 정치관이 배어있다.

 

P22 청빈한 지식인의 모습을 담은 굴원 가생 열전에서는 혼탁한 세상에서 살아가기 어려운 나약한 지식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진귀한 재물은 사 둘 가치가 있다고 한 투자가 여불위는 진시황의 생부라는 전설적 요소가 더해지면서 열전의 주요 인물로 자리 잡게 되었다.

 

P24 <사기열전>어떤 방식으로 살아가야 할까?”라는 물음에 대해 다양한 해답을 제시한다. 사마천은 우리가 살면서, 그리고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겪는 고충을 거의 모든 인물이 똑같이 겪었음을 역사적 사실을 통해 말해준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시대에 맞선 자, 시대를 거스른 자, 그리고 시대를 비껴간 자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주는 교훈 역시 적지 않다.

 

<사기열전>을 생명력 넘치는 산 역사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본위의 역사를 읽게 만든 작가의 각고의 노력 덕분이다. 사마천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간 인물들을 현재에 살아 있는 것처럼 묘사함으로써 독자들에게 큰 감흥을 부러일으키고 있.

 

<사기열전>이 폭넓은 독자층을 끌어들이는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사기열전>은 궁형을 당한 사마천의 세계관과 인생관 위에 개인적인 비극을 역사 의식으로 승화시켜, 시대를 살다 간 인물을 조망해 나갔기 때문이다.

 

P25 일반 역사서와 달리 <사기열전>에 적잖은 주관적 서술이 보이는데, 사마천 자신의 사료 비판 능력과 어울어져 탄탄한 역사 서술 체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사기>가 구십 년 늦게 나온 반고의 <한서>와 달리, 도가와 병가, 잡가 등 제자백가를 두루 섭렵하여 한나라의 국가 이념인 유학에 배치된다는 점도 당시 지식인 사회에서 배척되는 요인이 되었다.

 

P27 근대 중국의 위대한 문학가 루신은 역사가의 빼어난 노래요, 운율이 없는 <이소>”라고 극찬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절대 군주 위주로 재편되는 엄혹한 현실과 인간에 대한 성찰 즉 사마천의 역사를 보는 태도가 다른 역사서와 아주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더하여 <사기>가 문학서로서의 색채를 유발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1. 백이열전

 

P59 이 편은 일흔 편의 열전 중 첫 번째 편으로 고국죽 군주의 두 아들인 백이와 숙제의 고매한 인품을 허유, 무광과 대조 또는 대비하여 그려나간다.

 

천도에 대한 의문을 표시하면서 인간사의 불공정한 여러 형태에 대해 회의를 품는다. 천도의 기본은 권선징악이지만 사회 현실을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적지 않아 착한 사람이 재앙을 입고 나쁜 사람이 복을 누리는 게 세상의 이치라는 것이다.

 

아울러 겸향의 미덕을 강조하고 다툼을 꾸짖었다. 한나라 초 군주와 신하, 아버지와 아들, 형과 동생 사이의 심각한 이권 다툼 속에서 백이와 숙제가 부귀영화를 마치 뜬구름에 비유하면서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은 모습은 단연 돋보였을 것이다.

 

P60 공자는 인이란 사람다움이다.” “자신을 이기고 예를 회복하는 것이 이다. 단 하루라도 자신을 이기고 예를 회복한다면 온 세상 사람들이 그를 어진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로부터 보면 은 인간의 본질을 가리키는 개념임을 알 수 있다. 공자는 의 실천 방법으로 효, , , , , 악을 제시했다.

 

P61 대체로 학자들이 기록한 책은 매우 많으나 믿을 만한 것은 육예 즉 육경(시경, 서경, 예기, 악경, 역경, 춘추)에서 찾을 수 있다. (중략) 요 임금은 자리를 양보하려고 하여 순 에게 군주 자리를 물려주었다.

 

P63 백이와 숙제만은 주나라 백성이 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지조를 지켜 주나라 곡식을 먹지 않고, 수양산에 은거하여 고사리를 뜯어먹으며 배를 채웠다.

 

P64 공자는 제자 일흔 명 중에서 안연만이 학문을 좋아한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안연은 늘 가난해서 술지게미와 쌀겨 같은 거친 음식조차 배불리 먹지 못하고 끝내 젊은 나이에 죽고 말았다. 하늘이 착한 사람에게 복을 내려 준다면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P65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길이 다르면 서로 도모하지 않는다.” 이것은 사람은 제각기 자기 뜻을 좇아서 행한다는 말이다.

 

P66 부귀가 찾아서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말채찍을 잡는 천한 일자리라도 나는 하겠다. 또 만일 찾아서 얻을 수 없다면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좇겠다.1)

è  부귀는 과연 어떤 것일까? 찾아서 얻는 아닐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부귀를 얻을 수는 없는 것일까?

 

가의는 이렇게 말했다. “탐욕스러운 자는 재물 때문에 목숨을 잃고, 열사는 이름을 얻기 위해 목숨을 바치며, 뽐내기 좋아하는 사람은 그 권세 때문에 죽고, 서민은 그날그날의 삶에 매달린다.”2)

è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글이다. 나는 누구인가? 그날그날의 삶에 매달려 살았고, 뽐내기 좋아해 남에게 보이는 삶을 살았고, 재물을 얻기 위해 건강을 헤쳤다.

 

구름은 용을 따라 생기고 바람은 범을 따라 일어난다. 이처럼 성인이 나타나야 세상 만물도 다 뚜렷이 드러나게 된다.

 

백이와 숙제는 비록 어진 사람이기는 하지만 공자의 칭찬이 있고 나서부터 그 명성이 더욱 더 그러나게 되었다. 안연은 학문을 매우 좋아하기는 하였지만 (공자라는) 천리마의 꼬리에 붙어 행동이 더욱 두드러지게 되었다.

 

2. 관안열전

 

P67 공자에게 소인으로 폄하된 관중은 관경중이라고도 부른다. 출신이 보잘것없던 그가 재능을 펼치고 제나라의 뛰어난 재상이 된 것은 전적으로 포숙의 추천 덕분이다. 따라서 사마천은 사람을 알아보는 포숙의 능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P71 내가 가난하게 살 때 포숙과 장사를 한 적이 있었다. 이익을 나눌 때마다 내가 더 많은 몫을 차지하곤 하였으나 포숙은 나를 욕심쟁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가난한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한번은 내가 포숙을 대신해 어떤 일을 경영하다가 실패하여 그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지만 그는 나를 어리석다고 하지 않았다. 운세에 따라 좋은 때와 나쁜 때가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일찍이 세 번이나 벼슬길에 나갔다가 세 번 다 군주에게 내쫓겼지만 포숙은 나를 모자란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내가 아직 때를 만나지 못한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세 번 싸움에 나갔다가 세 번 모두 달아났지만 포숙은 나를 겁쟁이라고 하지 않았다. 내가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공자 규가 임금 자리를 놓고 벌인 싸움에서 졌을 때, (나와 함께 곁에서 규를 도운) 소홀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니 나는 붙잡혀 굴욕스러운 몸이 되었다. 그러나 포숙은 나를 부끄러움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그것은 내가 자그마한 일에는 부끄러워하지 않지만 천하에 이름을 날리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함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를 낳아 준 이는 부모이지만 나를 알아준 이는 포숙이다.3)

è  나는 포숙과 같은 마음으로 친구를 대한 적이 있는가? 친구에게 욕심이 많고, 어리석고, 모자라고, 겁이 많고, 부끄러움도 모르는 사람이라 말한 적은 없는가? 나는 포숙과 같이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가지고 있는가?

 

P73 창고에 물자가 풍부해야 예절을 알며, 먹고 입는 것이 풍족해야 명예와 치욕을 알게 된다. 임금이 법도를 실천하면 육친(아버지, 어머니, , 동생, 아내, 자식)이 굳게 결속하고, 나라를 다스리는 네 가지 강력 즉 예의, 정의, 깨끗함, 부끄러움이 펼쳐지지 못하면 나라는 멸망한다. 수원에서 물이 흘러가듯이 명령을 내리면 그 명령은 민심에 순응하게 된다.34)

è  그래서 백성들을 배불리 먹이는 것이 군주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P74 주는 것이 곧 얻는 것임을 아는 게 정치의 비책이다.35)

è  정치뿐 아니라 모든 관계에서 있어 먼저 주어야 얻을 수 있다.

 

P75 군자는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자에게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만 자기를 알아주는 자에게는 자신의 뜻을 드러낸다.36)

 

P77 군주가 잘한 점은 좇아 더 잘하게 하고 그 잘못된 점은 바로잡아 주어야만 군주와 신하가 서로 친해질 수 있다.

 

나아가서는 충성을 다할 것을 생각하고 물러나서는 허물을 보충할 것을 생각한다.

 

P78 패도란 인과 의를 가볍게 보고 권모술수와 무력을 숭상하는 것으로 왕도와 상반되는 뜻이다. 춘추전국시대에 여러 제후국 간에 전쟁이 끊이지 안은 것도 제후들이 대부분 패도를 숭상하였기 때문이다.

 

3.     노자 한비 열전

 

P79 노자는 공자와 동시대인으로 나이가 공자보다 많고 에 밝아 공자에게 가르침을 주었다.

 

도가 사상은 끊임없는 전쟁과 불안정 및 권력과 지위 다툼으로부터 벗어나 은둔과 도피를 일삼는 철학이다.

 

P81 당신이 말하려는 그 성현들은 이미 뼈가 다 썩어 없어지고 오직 그 말만이 남아 있을 뿐이오. 또 군자는 때를 만나면 관리가 되지만, 때를 만나지 못하면 바람에 이리저리 날리는 다북쑥처럼 떠돌이 신세가 되오. 훌륭한 상인은 물건을 깊숙이 숨겨 두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군자는 아름다운 덕을 지니고 있지만 모양새는 어리석은 것처럼 보인다고 나는 들었소. 그대는 교만과 지나친 욕망, 위선적인 표정과 끝없는 야심을 버리시오. 이러한 것들은 그대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소. 내가 그대에게 할 말은 다만 이것뿐이오.37)

è  공자가 주나라에서 머물 때 노자에게 를 묻자 답한 말. 공자가 여기저기 유세하며 벼슬을 얻으려하는 모습을 보고 노자가 해준 말이라고 한다. 교만과 욕망, 위선적인 표정과 끝없는 야심이 사람을 망칠 수 있음을 경계한 말인 것 같다.

 

P83 세상에서 노자의 학문을 배우는 이들은 유가 학문을 내치고, 유가 학문을 배우는 이들은 역시 노자 학문을 내쳤다. “길이 다르면 서로 도모하지 않는다.”라는 말은 정말 이러한 것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노자는 하지 않는 것으로써 저절로 교화되게 하고, 맑고 고요하게 있으면서 저절로 올바르게 되도록 한다.

 

P84 천금은 막대한 이익이고 재상이라는 벼슬은 높은 지위지요. 그대는 어찌 교제를 지낼 때 희생물로 바치는 소를 보지 못했소? 그 소는 여러 해 동안 잘 먹다가 화려한 비단 옷을 입고 결국 종묘로 끌려 들어가게 되오. 이때 그 소가 몸집이 작은 돼지가 되겠다고 한들 그렇게 될 수 있겠소? 그대는 더 이상 나를 욕되게 하지 말고 빨리 돌아가시오. 나는 차라리 더러운 시궁창에서 노닐며 스스로 즐길지언정 나라를 가진 제후들에게 얽매이지는 않을 것이오. 죽을 때까지 벼슬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즐겁게 살고 싶소.

è  초나라 위왕이 사신을 보내 장자를 재상으로 맞아들이려 할 때 장자가 한 말. 노중련의 모습이 떠오른다.

 

P87 대체로 유세의 어려움은 내 지식으로 상대방을 설득시키기 어렵다는 것이 아니고, 내 말솜씨로 뜻을 분명히 밝히기 어렵다는 것도 아니며, 또 내가 감히 해야 할 말을 자유롭게 모두 하기 어렵다는 것도 아니다. 유세의 어려움은 군주라는 상대방의 마음을 잘 파악하여 내 주장을 그 마음에 꼭 들어맞게 하는데 있다.4) (중략) 상대방이 속으로는 큰 이익을 바라면서 겉으로는 높은 이름을 원할 때 높은 이름을 얻는 방법으로 설득한다면 겉으로는 받아들이는 척하겠지만 속으로는 멀리할 것이며, 만약 큰 이익을 얻는 방법으로 설득한다면 속으로는 의견을 받아들이면서도 겉으로는 그를 꺼릴 것이다.

è  맞다. 직장에서 상사를 설득시키는 것이 바로 유세다. 내가 아무리 맞는 말을 해도 상사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뜻을 펼칠 수 없다. 상사의 마음을 잘 파악해서 내 주장을 그 마음에 맞게 말해야 일을 도모할 수 있는 법이다

 

군주에게 허물이 있을 때 유세자가 주저 없이 분명하게 바른말을 하고 교묘한 주장을 내세워 그 잘못을 들추어내면 그 몸은 위태로워진다.

 

P88 현명하고 어진 군주에 관해서 말하면 자기를 헐뜯는다는 오해를 받게 되고, 지위가 낮은 인물에 관해 말하면 군주의 권세를 팔아서 자신을 돋보이려 한다는 오해를 받게 되며, 군주가 총애하는 자에 관해서 이야기하면 그들을 이용하려는 줄 알려, 군주가 미워하는 자에 관해서 논하면 자기를 떠보려는 것으로 여길 것이다. 말을 꾸미지 않고 간결하게 하면 아는 게 없다고 하찮게 여길 것이고, 장황하게 늘어놓으면 말이 많다고 할 것이며, 사실에 근거하여 이치에 맞는 의견을 말하면 소심한 겁쟁이라 말을 다 못한다고 할 것이고, 생각한 바를 거침없이 말하면 버릇없고 오만한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

 

유세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장점을 아름답게 꾸미고 단점을 덮어버릴 줄 아는 것이다.44)

 

P89 이리하며 오랜 시일이 지나 군주의 총애가 깊어지면 큰 계책을 올려도 의심 받지 않고 군주와 서로 다투며 말하여도 별을 받지 않을 것이다. 그때 유세자가 국가에 이로운 점과 해로운 점을 명백히 따져 군주가 공적을 이룰 수 있게 하며, 옳고 그름을 솔직하게 지적해도 영화를 얻게 된다. 이러한 관계가 이어지면 유세는 성공한 것이다.

 

재상 이윤이 요리사가 되고, 백리해가 포로가 된 것은 모두 군주에게 등용되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 두 사람은 모두 성인이면서도 이처럼 자기 몸을 수고롭게 하고 천박한 일을 겪을 뒤에 세상에 나왔다. 그러므로 재능 있는 인재라도 이러한 일을 부끄러워할 것이 없다.

 

P90 이는 안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라 아는 것을 어떻게 쓰느냐가 어렵다는 뜻이다.45)

 

P91 군주에게 총애를 받을 때에는 지혜가 군주의 마음에 든다고 하여 더욱 친밀해지고, 군주에게 미움을 받을 때에는 죄를 짓는다고 하여 더욱더 멀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군주에게 간언하고 유세하는 자는 군주가 자기를 사랑하는가 미워하는가를 살펴본 다음에 유세해야 한다.38)

è  어찌보면 기회주의적 발상으로 보인다. 하지만 목적을 생각한다면 때를 엿보는 것도 좋은 전략인 듯 싶다.

 

용이라는 동물은 잘 길들이면 그 등에 탈 수도 있으니, 그 목덜미 아래에 거꾸로 난 한 자 길이의 비늘이 있어 이것을 건드린 사람은 죽는다고 한다. 군주에게도 거꾸로 난 비늘이 있으니, 유세하는 사람이 군주의 거꾸로 난 비늘을 건드리지 않으면 거의 성공적인 유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5)

è  그런데 그 비늘이란 것이 참으로 가당찮은 것일 때는 어찌해야 하는가? 그 비늘이 용의 안위를 위협하는 것일 때에도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인가? 그 비늘 때문에 용과 그 등에 탄 모든 이들의 생명이 위태할 때에는 어찌해야 하는가?

 

P92 신불해와 한비는 모두 책을 지어 후세에 전했으므로 이를 배우는 자가 많다. 나는 다만 한비가 <세난>편을 짓고도 스스로는 재앙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 슬플 뿐이다.

 

노자가 귀하게 생각하는 도는 허무이고, 무위 속에서 변화에 호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가 지은 책은 말이 미묘하여 이해하기 어렵다. 장자는 노자가 말한 도덕의 의미를 미루어 풀어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쳤는데 그 요지 또한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신불해는 스스로 힘써 명분과 실질에 적용시켰고, 한비는 먹줄을 친 것처럼 법규를 만들어 세상에 모든 일을 결단하고 옳고 그름을 분명히 하였지만 너무나 가혹하여 은혜로움이 부족했다. 이들의 학설은 모두 그 근원을 두고 있지만 그 가운데 노자의 학설이 가장 깊다.

 

P95 이사는 시황제에게 사상을 통일시키기 위하여 전적을 태우고 학자 410명을 생매장하도록 건의하였다. 주나라 때부터 쓰인 글씨체 대전을 간략화한 소전을 창안하여 서도가로서도 이름을 떨쳤다.

 

4.     사마양저열전

 

P97 춘추전국시대에 전쟁은 필요악이었다. 법가에서는 부국강병을 주장하면서 전쟁을 통하여 전쟁을 없애는 이전거전이론을 제시했다.

 

5.     손자 오기열전

 

P105 손무는 전투 현장에서 효과적인 용병술을 강조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오기는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과 안목을 바탕으로 하여 용법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P112 승리를 좇아 백 리 밖까지 급히 달려가는 군대는 상장군을 잃게 되고, 승리를 좇아 오십 리 밖까지 급히 달려가는 군대는 겨우 절반만 목적지에 이른다.

 

P116 예전에 오공께서 우리 애 아버지의 종기를 빨아 준 적이 있는데 그 사람은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용감히 싸우다가 적진에서 죽고 말았습니다. 오공이 지금 또 제 자식의 종기를 빨아 주었으니 이 아이도 어느 때 어디서 죽게 될지 모릅니다. 그래서 소리 내어 우는 것입니다. 6)

è  오기의 이러한 모습은 서번트 리더십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할 수 있을 것이다.

 

P121 실천을 잘 하는 사람이 꼭 말을 잘하는 것은 아니며, 말을 잘 하는 사람이 반드시 실천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46)

 

6.     오자서 열전

 

P123 어찌보면 사마천도 궁형을 받고 인고의 세월을 살았으니 오자서의 입장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그래서 사마천을 비분강개한 필치로 오자서를 위한 열전을 만들어 오자서야말로 작은 의를 버리고 큰 부끄러움을 씻었다고 칭찬했다.

 

P135 사람이 많으면 한때 하늘도 이길 수 있지만, 일단 하늘의 뜻이 정해지면 사람을 깨뜨릴 수도 있다.

 

P138 <서경> 반경 편의 고에 옳고 그른 것을 거스르고 공손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가볍게는 코를 베고 무겁게는 목을 베어 이 땅에 악의 씨가 자라지 못하게 하라고 하였습니다.

 

P143 원한이 사람에게 끼치는 해독은 정녕 심하구나! (중략) 그는 작은 의를 버리고 큰 치욕을 씻어 후세에까지 이름을 남겼으니 그 뜻이 참으로 슬프구나! (중략) 그는 모든 고초를 견뎌 내어 공명을 이룰 수 있었다. 강인한 대장부가 아니면 어느 누가 이런 일을 해낼 수 있겠는가?

 

7.     중니 제자 열전

 

P145 기원전 500년부터 250년에 이르는 기간은 제자백가의 전성 시대이다.

 

공자는 정치가로서의 삶에는 실패했지만 무관의 제왕으로 불릴 만큼 교사로서의 역할에서는 유례없이 성공을 거두었다. 공자는 교육의 중요성을 부르짖고, 그의 나이 서른 살을 전후로 하여 제자를 모아 수업을 했는데 그에게 가르침을 받은 자가 3000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교육관을 유교무류에 두었다.

 

P147 공자는 내 문하에서 학업에 힘써 육예에 통달한 사람은 일흔일곱 명이다.”라고 말했는데 그들은 모두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그 가운데 덕행으로는 안연과 민자건과 염백우와 중궁이 있고, 정치로는 염유와 계로가 있으며, 언변으로는 재아와 자공이 있고, 문학으로는 자유와 자하가 특히 뛰어났다. 그러나 전손사는 생각이 치우친 데가 있고, 증삼은 어리석으며, 고시는 우직하고, 중유는 거친 데가 있었다. 안회는 끼니를 자주 거를 만큼 가난하였으며, 단목사는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재물만을 모았지만 세상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했다.

 

공자가 존경한 인물로는 주나라의 노자, 위나라의 거백옥, 제나라의 안평중, 초나라의 노래자, 정나라의 자산, 노나라의 맹공작 등이 있었다. 그리고 공자는 장문중, 유하혜, 동제백화, 개산자연등을 자주 칭찬하였다.

 

P148 자기의 사사로운 욕심을 이기고 바른 예로 돌아가면 세상 사람들이 인으로 돌아갈 것이다.

 

안회는 배울 때 듣고만 있어 어리석은 것 같지만 물러가 행동하는 것을 보면 내가 가르친 것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었다.

 

벼슬에 나가게 되면 도를 실행하고 물러나면 조용히 도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와 너뿐이구나.7)

è  나도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나아가 일하면 도를 실행하고 물러나면 도를 즐기는 삶!

 

P149 안회라는 자가 배우기를 좋아하고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않으며 잘못을 거듭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P150 문밖에 나서서는 귀중한 손님을 대접하듯이 하고, 백성을 부릴 때는 큰 제사를 받들듯이 신중하게 하라. 그렇게 하면 제후의 나라에서도 원망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고, 대신들의 집에서도 원망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P152 염구는 머뭇거리는 성격이므로 앞으로 나아가게 해준 것이고, 자로는 지나치게 용감하므로 제지한 것이다.

 

P153 백성이 해야 할 도리를 앞장서서 하고, 백성의 일을 위해 몸소 애쓰는 것이다.

 

군자는 의를 가장 소중히 여긴다. 군자가 용맹함만을 좋아하고 의를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세상을 어지럽히게 되고, 소인이 용맹함 만을 좋아하고 의를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도적이 된다.47)

 

자로는 좋은 말을 한 가지 듣고 아직 실행하지 않았는데 또 다시 좋은 말을 듣게 될까 봐 두려워했다.

 

자로의 학문은 지고한 경지에 올랐지만 아직 오묘한 경지에 이르지는 못했다.

 

P156 내가 자로를 제자로 삼은 뒤로 남의 험담을 듣지 않았거늘.

 

P157 자식은 태어나서 삼 년이 지나야 부모 품에서 벗어난다. 그래서 삼 년 상은 세상의 합의된 예의다.

 

P159 현명한 자들은 그 가운데서 큰 것을 알고, 현명하지 못한 자들은 작은 것을 압니다.

 

P160 부유하지만 교만하지 않고 가난하지만 아첨하지 않는다면 어떻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괜찮다. 그러나 가난하지만 도를 즐기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것만은 못하다.

 

P161 제가 듣기에 나라 안에 걱정거리가 있으면 강한 적을 공격하고, 나라 밖에 걱정거리가 있으면 약한 적을 공격한다고 합니다.8)

è  나라 안에 걱정거리가 있으면 나라 전체가 일치단결하여 그 적과 맞설 수 있도록 강한 적을 공격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나라 밖에 걱정거리가 있다면 약한 적 먼저 공격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한 후 다음을 상대해야 할 것이다.

 

P162 일반적으로 왕이 교만해지면 제멋대로 하고 신하들이 방자해지면 권력을 다투게 됩니다.

 

P163 왕자는 속국의 후대를 끊지 않고, 패자는 적국을 강하게 만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P164 용맹스러운 사람은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어진 사람은 곤경에 빠진 사람을 궁지로 몰아넣지 않으며, 지혜로운 사람은 때를 놓치지 않고, 왕은 다른 나라의 후대를 끊지 않음으로써 의를 세웁니다.9)

 

P165 남에게 보복할 뜻이 없으면서도 그런 의심을 받는다면 이는 어리석은 일이고, 남에게 보복할 뜻이 있는데 이것을 알아차리게 한다면 이는 위태로운 일입니다. 또 계획을 행동으로 옮기기도 전에 새어 나간다면 이는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이 세 가지는 일을 꾀하는 데 큰 걱정 거리입니다.48)

 

P167 신은 생각이 먼저 정해지지 않으면 돌발 사태에 잘 대처할 수 없고, 군대가 잘 갖춰지지 않으면 적을 이길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P168 이처럼 자공은 한 번 나서서 노나라를 보존시키고 제나라를 어지럽게 했으며, 오나라를 멸망시키고 진나라를 강국이 되게 하였으며, 월나라를 제후들의 우두머리가 되게 하였다. 즉 자공이 한 번 뛰어다니더니 각국의 형세에 균열이 생겨 십 년 사이에 다섯 나라에 각기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자공은 또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일을 좋아하여 때를 보아서 돈을 잘 굴렸다. 그는 남의 장점을 칭찬하기 좋아하였으나 남의 잘못을 덮어 주지는 못하였다. 그는 일찍이 노나라와 위나라에서 재상을 지냈으며 집안에 천 금을 쌓아 두기도 하였다. 그는 제나라에서 삶을 마쳤다.

 

P169 군자가 도를 배우면 남을 사랑하게 되고, 소인이 도를 배우면 사람을 부리리 쉽다.10)

 

P171 는 지나친 데가 있고 은 미치지 못하는 데가 있다. (중략) 너는 도에 힘쓰는 군자의 선비가 되어야지, 명성을 좇는 소인의 선비가 되어서는 안 된다.

 

많이 듣고 그중에서 의심나는 것을 버리고 그 나머지를 신중하게 말한다면 실수가 적을 것이다. 많이 보고 그 중에서 의심나는 것을 버리고 그 나머지를 신중히 실행한다면 뉘우치는 일이 적을 것이다. 말에 실수가 적고 행동에 뉘우침이 적으면 벼슬은 그 가운데 저절로 얻어진다.49)

 

P172 말이 참되고 믿음이 있으며 행동이 착실하고 조심스럽다면 오랑캐 땅에서도 행세할 수 있을 것이다. 말이 참되지 못하고 믿음이 없으며 행동이 착실하지 못하고 조심스럽지 않다면 비록 자기 고향일지라도 행세할 수 없을 것이다. 서 있을 때에는 그것이 눈앞에 어른거리는 것 같고 수레에 탔을 때에는 그것이 수레의 가로 막대에 기대에 있는 것처럼 한 뒤에야 행세할 수 있을 것이다.

 

P173 통달한 사람은 질박하고 정직하여 의를 좋아하고, 남의 말을 잘 듣고 표정을 잘 살피며, 깊이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낮춘다. 이렇게 하면 나라에서나 집에서나 반드시 통달하게 된다. 그러나 명망있는 사람은 겉으로는 어진 척하지만 실제 행동을 완전히 어긋나면서도 그러한 것에 물들어 조금도 의심없이 행동한다.

 

P174 나는 말 잘하는 것으로 사람을 골랐다가 재여에게 실수하였고, 생김새만을 보고 사람을 가리다가 자우에게 실수하였다.

 

P176 나라에 도가 제대로 시행되는데도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다만 녹이나 먹고 있고, 나라에 도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데도 벼슬자리에 연연하여 녹이나 먹고 있는 것이 바로 부끄러움이라는 것이다.

 

재물이 없는 것을 가난이라 하고, 도를 배우고도 실행하지 못하는 사람을 병들었다 한다고 합니다. 저는 가난하기는 하지만 병들지는 않았습니다.

 

P178 흰 옥의 티는 갈 수 있지만, 말의 티는 어찌할 수 없다.

 

봄옷이 새로 만들어지면 젊은이 대여섯 명과 어린아이 예닐곱명을 데리고 기수에서 목욕하고, 무우 밑에서 바람을 쐰 다음 시를 읊조리며 돌아오고 싶습니다.11)

è  나도 증점처럼 이렇게 살고 싶다. 봄이 오면 꽃놀이 가고 바람을 쏘이고 시를 읊으며 인생을 즐기고 싶다.

 

P182 도가 행해지는 것도 천명이고, 도가 행해지지 않는 것도 천명이다.

 

어진 사람은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P183 군자는 걱정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P184 인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고, 지는 사람을 아는 것이다.

 

P186 나는 군자는 곤궁한 사람을 도와주고 부자에게는 보태주지 않는다고 들었다.

 

P187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내가 잘못을 저지르면 다른 사람들이 반드시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하는 임금의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는다. 그것을 숨기는 것이 예이다.

 

P191 세상이 알아주지 않으면 그만둘 일이다. 물이 깊으면 벗고 건너고, 얕으면 걷고 건너라고 했는데

 

고대의 다섯 제왕으로 황제, 전욱, 고신, , 순을 말한다.

 

8.     상군열전

 

P193 사마천이 <상군열전>을 설정한 것 자체가 상앙의 변법론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나타낸 것이다.

 

일련의 강압적이고 전제주의적 조처로써 상앙은 진니라를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부강하게 만들고 뒷날 천하는 통일할 수 있는 기초를 다졌다. 법가 사상 자체가 지식인을 탄압하는 전제주의적 성격을 지냈기 때문에 상항의 사상은 지식인과 관료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 유교 사회에서는 거의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사마천도 그의 인물됨에 대해서는 혹평을 했다.

 

P199 의심스러워하면서 행동하면 공명이 따르지 않고, 의심스러워하면서 사업을 하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또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 행동을 하는 자는 원래 세상 사람들의 비난을 받게 마련이며, 남들이 모르는 지혜를 가진 자는 반드시 사람들에게 오만하다는 비판을 듣게 마련입니다. 어리석은 자는 이미 이루어진 일도 모르지만 지혜로운 자는 일이 시작되기 전에 압니다. 백성은 일을 시작할 때에는 더불어 상의할 수 없으나 일이 성공하면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가장 높은 덕을 강구하는 자는 세상과 타협하지 않으며, 큰 공을 이루는 자는 뭇사람과 상의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성인은 나라를 강하게 할 수 있으면 구태여 옛것을 본뜨지 않고, 백성을 이롭게 할 수 있으면 옛날의 예악 제도를 좇지 않습니다.

 

성인은 백성의 풍속을 고치지 않고 교화시키며, 지혜로운 자는 법을 고치지 않고 다스립니다. 백성의 풍속에 따라서 교화시키면 애쓰지 않고도 공을 이룰 수 있고, 이미 시행되고 있는 법에 따라 다스리면 관리도 익숙하고 백성도 편안할 것입니다.

 

P200 지혜로운 자는 법을 만들고, 어리석은 자는 예법의 통제를 받으며, 현명한 자는 법을 고치고, 평범한 자는 예법에 얽매입니다.12)

è  상군의 말이다. 법을 만들고 고치는 자는 지혜롭고 현명하며 어리석고 평범한 자는 예법의 통제를 받으며 얽매이는구나.

 

P202 어떤 사람이 이것을 옮겨 놓자 즉시 그에게 오십 금을 주어 나라에서 백성을 속이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고 나서 새법령을 널리 알렸다.

 

P206 어진 이를 추천하여 받드는 자는 번영하고, 어질지 못한 자를 불러 모아 왕 노릇을 하는 자는 몰락한다. (중략) 자격이 없는 자가 그 지위에 있는 것을 지위를 탐한다고 하고, 자기가 누릴 명성이 아닌데 그 명성을 누리는 것을 이름을 탐한다고 한다.

 

P207 돌이켜 자기 마음속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총()이라 하고, 마음속으로 성찰할 수 있는 것을 이라고 하며, 자신을 이기는 것을 이라고 합니다. 순 임금도 스스로 자신을 낮추면 더욱더 높아진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천 마리의 양가죽은 여우 한 마리의 겨드랑이 가죽만 못합니다. 전 사람의 아부는 한 사람의 올바른 직언만 못합니다.

 

P208 겉치레 말은 허황되고 마음 속에서 나오는 말은 진실되며, 듣기 괴로운 말은 약이 되고, 달콤한 말은 독이 된다.13)

è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겉치레 말에 기분 좋아하고 달콤한 말에 마음을 빼앗기는구나.  

 

P209 <시경>에서는 쥐한테도 예의가 있는데 사람으로서 예의가 없구나. 사람으로서 예의가 없으면 어찌 빨리 죽지 않을까?’하고 하였습니다.

 

P210 사람의 마음을 얻는 자는 흥하고 마음을 잃는 자는 망한다. (중략) 덕을 믿는 자는 일어나고 힘을 믿는 자는 멸망한다.14)

è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옳은 일이라고 해도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행하여져도 뜻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P211 ! 법을 만든 폐해가 결국 이 지경까지 이르렀구나.

 

9.     소진열전

 

P215 사마천도 소씨 형제들이 지혜와 역량면에서 다른 사람을 능가했음을 인정하고 이 열전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바로 뒤편에서 보이듯 장의에 대한 사마천의 평가는 비판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P218 새도 깃털이 자라지 않으면 높이 날 수 없소.

 

P224 현명한 군주는 밖으로는 적의 강함과 약함을 헤아리고 안으로는 병사의 자질이 뛰어난지 모자란지를 헤아려, 두 군대가 서로 싸울 때를 기다리지 않아도 이기고 지는 것과 죽고 사는 관건이 이미 가슴 속에 있게 됩니다.

 

P225 현명한 군주는 의심을 끊고 비방을 버리고 떠도는 말의 흔적을 사라지게 하며 파벌의 문을 막는 데 뛰어나다고 합니다.

 

P228 차라리 닭 부리가 될지언정 쇠꼬리가 되지 말라

 

P231 <주서>에서는 처음에 싹을 자르지 않아 무성해지면 어떻게 하나? 터럭같이 작을 때 치지 않으면 결국 도끼를 써야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미리 깊이 생각하고 결정하지 않으면 나중에 큰 재앙이 이르게 되는데 앞으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P235 모든 일은 혼란스러워지기 전에 다스리고 해로운 일은 일어나기 전에 대책을 세워 막아야 한다고 합니다. 우환이 닥친 뒤에 걱정하면 이미 늦습니다.

 

P242 소진은 여기저기에 나라를 팔아먹고 다니면서 이랬다 저랬다 하는 신하이니 앞으로 반란을 일으킬 것입니다.

 

충성스럽고 신실한 사람은 모두 자기를 위해서 행동하고, 나아가 이루는 사람은 모두 다른 사람을 위해서 행동한다고 합니다.

 

P247 현명한 왕은 자기 허물을 듣는 데 힘쓰고 자신의 뛰어난 점에 관한 칭찬을 듣기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10.  장의열전

 

P264 장의가 그 아내와 이야기할 때 혀가 붙어 있는지 물어본 것은 혀가 없는 장의는 생각할 수 없으며, 세 치 밖에 안 되는 혀를 무기 삼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부귀를 좇던 당시 유세가들의 모습을 부각시키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른 역사가들에게는 관심의 대상일 수 없는 일화들을 기록함으로써 역사의 흐름에 대한 저자의 통찰력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P268 ! 이것은 내가 배운 유세술에 있던 것인데 알지 못했구려! 내가 소진만 못한 것이 분명하오. 이렇게 하여 내가 등용되었는데 어찌 조나라를 칠 계책을 꾸미겠소? 나 대신 소선생에게 소군이 살아 잇는 한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며, 소군이 있는 한 내가 감히 무엇을 할 수 있겠소.’라고 전해주시오.15)

è  소진은 분명 대단한 책략가이다. 이렇듯 상대방에게 정성을 다하니 누군들 마음을 열지 않겠는가?

 

P270 명분을 다투는 자는 조정에서 다투고, 이익을 다투는 자는 저잣거리에서 다툰다고 합니다.

 

신은 나라를 잘살게 만들고자 하는 사람은 땅을 넓히는 일에 힘쓰고, 군대를 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사람은 자기 백성을 부유하게 만드는 일에 힘쓰며, 왕업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은 덕정을 널리 펼치는 일에 힘쓴다고 들었습니다. 이 세가지 조건만 갖추어지면 왕업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P275 깃털도 많이 쌓으면 배를 가라앉히고, 가벼운 물건도 많이 실으면 수레의 축이 부러지며, 여러 사람의 입은 무쇠도 녹이고, 여러 사람의 비방이 쌓이면 뼈도 녹인다고 합니다.

 

P282 호랑이와 양은 서로 적수가 될 수 없음이 명백한데도 왕께서는 사나운 호랑이와 손잡지 않고 양떼 편에 섰습니다.

 

P283 공이 크면 위험에 빠지기 쉽고 백성이 고달프면 윗사람을 원망한다고 들었습니다.16)

 

P287 진나라 군사가 산동 군사를 무거운 힘으로 억누르는 것은 마치 힘센 오획이 어린아이와 싸우는 꼴입니다. 맹분이나 오획 같은 용맹스러운 무사들을 전쟁터로 보내 복종하지 않는 약소국을 치는 것은 마치 3만 근 무게를 새알 위에 내려놓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 무사할 가능성은 없습니다.

 

P298 예전에 오자서는 그 임금에게 충성하였기 때문에 온 천하가 그를 자기 신하로 삼으려고 서로 다투었고, 증삼은 자기 부모에게 효도하였기 때문에 천하가 그를 자식으로 삼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노비가 그 마을을 벗어나기 전에 팔리면 좋은 노비입니다. 소박 맞고 쫓겨 온 여자가 그 마을에서 다시 결혼한다면 좋은 아내입니다. 지금 신이 자기 임금에게 충성스럽지 않다면 초나라도 어떻게 신을 충성스럽다고 여기겠습니까? 충성을 다해도 버림받으려 하는데 신이 초나라로 가지 않으면 어디로 가겠습니까?

 

P302 변장자가 호랑이를 찌르려고 하자, 묵고 있던 여관의 심부름하는 아이가 말리면서 호랑이 두 마리가 소를 잡아 먹으려 합니다. 먹어 봐서 맛이 좋으면 분명히 서로 다툴 것입니다. 다투게 되면 반드시 싸울 테고, 서로 싸우게 되면 큰 놈은 상처를 입고 작은 놈은 죽을 것입니다. 상처 입은 놈을 찔러 죽이면 한꺼번에 호랑이 두 마리를 잡았다는 명성을 얻을 것입니다.

 

P305 삼진(, , 한나라)에는 권모술수와 임기응변에 능한 유세가가 많았다. 합종론과 연횡론을 주장하여 진나라를 강하게 만든 자들은 대체로 모두 삼진 사람이다. 장의가 일을 꾸민 것은 소진보다 더 심한 데가 있다.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이 소진을 더욱 미워하는 까닭은 그가 먼저 죽었기 때문에 장의가 그의 단점을 부풀려 들추어내고 자신의 주장을 유리하게 하여 연횡론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요컨대 이 두 사람은 참으로 나라를 기울게 하는 위험한 인물이었다고 하겠다!

 

11.  저리자 감무열전

 

P307 진나라 혜왕의 척신(임금과 성이 다르나 일가인 신하)인 저리자에 대해서 호평한 것을 보면 사마천은 척신 정치를 그다지 반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P309 저리자의 이름은 질이고 진나라 혜왕의 배다른 동생으로 어머니는 한나라 사람이다. 그는 우수갯소리나 행동을 잘하고 지혜도 풍부하여 진나라 사람들이 지혜주머니라고 불렀다.

 

P312 내가 죽으면 백 년 뒤에 이곳에 천자의 궁궐이 들어서서 내 무덤을 둘러쌀 것이다. 저리자 질의 집은 소왕의 무덤 서쪽, 위남의 음향 저리에 있었다. 그래서 세상에서는 그는 저리자라고 불렀다. (중략) 진나라 속담에 힘은 임비요, 지혜는 저리자이다.’라는 말이 있다.

 

P317 짐승도 궁지에 몰리면 수레를 뒤엎는다고 합니다.

 

P318 세상 사람들은 존귀하게 되는 까닭을 소중하게 여기는 자는 그 존귀함을 영원히 잃지 않는다라고 말합니다.

 

P321 제가 듣건대 못하는 여자와 잘사는 여자가 함께 길쌈을 하였는데 못사는 여자가 나는 초를 살 돈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다행히 당신의 촛불에는 남은 빛이 있으니 그 남은 빛을 나에게 나누어 주십시오. 당신의 밝음에 해를 끼치지 않고 나도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12.  양후열전

 

P331 전국시대 중기 이후는 진나라가 동쪽으로 세력을 넓히면서 제후들을 잠식해 나가던 때이다. 진나라 무왕이 죽고 소앙이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르자 선태후가 섭정하고 선태후의 동생 양후가 실권을 휘둘렀다.

 

P333 양후 위염은 진나라 소왕의 어머니 선태후의 동생이다. 그 조상은 초나라 사람으로 성은 미씨이다. 진나라 무왕이 죽었으나 아들이 없으므로 그 동생이 왕위를 이어 소왕이 되었다. 소왕의 어머니는 예전에 미팔자로 불렸으나 소왕이 왕위에 오르자 선태후로 불렀다. 선태후는 무왕의 어머니가 아니다. 무왕의 어머니는 혜문후로 무왕보다 먼저 죽었다.

 

P337 <주서>천명은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으니 이것은 요행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13. 백기 왕전 열전

 

P353 나는 죽어 마땅하다. 장평 싸움에서 항복한 조나라 병사 수 십만 명을 속여서 모두 산 채로 땅속에 묻었으니 이것만으로도 죽어 마땅하다.

 

P357 무릇 세 대에 걸쳐 장군이 된 자는 반드시 싸움에서 지게 되오. 반드시 싸움에서 지는 것은 무엇 때문이겠소? 그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사람을 죽이고 쳐부순 것이 많아서 그 후손이 상서롭지 못한 기운을 받았기 때문이오.

 

P358 세상에 자에도 짧은 데가 있고, 치에도 긴 데가 있다.’라는 말이 있다. 백기는 적의 전력을 날쌔게 대응하고 끊임없이 기이한 계책을 생각해 천하에 명성을 떨쳤지만, 응후와의 사이에서 생긴 근심을 없애지 못했다. 왕전은 진나라 장군이 되어 여섯 나라를 평정했다. 당시 왕전은 노련한 장수가 되어 시황제조차도 그를 스승으로 받들었다. 그러나 진나라를 보필해서 덕을 세워 천하의 근본을 튼튼히하지 못하고, 그럭저걸 시황제에게 아첨하여 편하게 있을 곳을 구하다가 늙어서 죽음에 이르렀다. 손자 왕이 때에 이르러 항우에게 사로잡힌 것도 마땅하지 않은가? 그들에게는 각기 단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13.  맹자 순경 열전

 

P361 사마천은 음양가와 도가의 학문이 사실상 근본이며 기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유가의 위대한 두 스승 맹자와 순자의 사적에 대해서는 짧게 다루고 음양오행가와 도가에 대해서는 유가보다 상세하게 다루었다.

 

맹자는 공자 학설의 단순한 계승자라기 보다는 유가 사상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유가 사상을 더욱 드러내고 발전시킨 인물로 평가된다. 순자는 전국 말기 사람으로 맹자를 이어 유가 사상을 더욱 체계화시킨 대표 인물이지만 맹자의 사상과는 다른 각도에서 이해해야 한다. 순자가 사회에 요구하는 것은 를 기초로 해서 계층 간의 불화와 갈등을 조정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P363 공자가 이익에 대해서 거의 말하지 않은 것은 언제나 그 혼란의 근본 원인을 막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공자는 이익에 따라 행동하면 원한을 사는 일이 많다.’라고 했던 것이다.

 

P364 맹자는 요 임금과 순 임금과 하, , 주 세 대 성왕들의 덕치만을 부르짖으므로 가는 곳마다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P364 그는 먼저 반드시 (주변의) 작은 일을 살핀 뒤에 이것을 추론하고 확대시켜 무한한 곳까지 이르렀다.

 

P367 이윤은 솥을 짊어지고 요리사가 되어 은나라 탕왕에게 다가가서 힘을 다해 제왕의 일을 이루게 하였고, 백리해도 수레 밑에서 소를 치다가 목공에게 등용되어 목공을 천하의 우두머리로 만들었다. 이 두 사람은 처음에는 상대방의 비위를 맞춘 뒤에 바른 길로 가게 했다. 추연의 말은 일반적인 법칙을 벗어나지만, 그도 소를 친 백리해나 솥을 짊어진 이윤과 같은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18)

è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처음의 의도와는 다르게 감정이 상하고 마는 경우가 있다. 목적은 아이가 숙제를 하게 하는 것인데 결국 서로 싸우고 숙제도 하게 하지 못한다. 이윤과 백리해가 상대방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자신을 낮추는 일에 망설이지 않은 것을 배워야 할 것이다.

 

P368 그렇소. 내가 전에 왕을 만났을 때 왕은 말을 쫓아가는 데 정신이 팔려 있었소. 그 다음에 만났을 때는 왕이 음악에 정신이 쏠려 있었소. 그래서 나는 말없이 있었소.

 

P370 제나라 사람들은 이 세 사람을 칭송해서 하늘을 말하는 추연, 용을 아로새긴 듯 문장을 꾸미는 추석, 곡과를 지지는 순우곤!’이라고 노래했다.

 

15.  맹상군열전

 

P375 제나라 맹상군 전문, 조나라 평원군 조승, 위나라 신릉군 무기, 초나라 춘신군 황헐은 선비를 기르기로 이름이 널리 알려졌는데, 각기 식객 3000여 명을 거느려 흔히 전국 사공자라고 부른다.

 

맹상군이 풍환을 비롯하여 개 짖는 소리와 닭 우는 소리를 흉내 내던 무리를 빈객으로 불러 들였을 때, 그들이 맹상군을 절대절명의 위기에서 구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P378 5월에 태어난 아들은 키가 지게문 높이만큼 자라면 부모에게 해롭다고 하기 때문이다.

 

P379 사람의 운명을 하늘에서 받는다면 아버님께서는 무엇을 걱정하십니까? 그렇지 않고 운명을 지게문에게 받는다면 지게문을 계속 높이면 그만입니다. 어느 누가 그 지게문 높이를 따라 계속 클 수 있겠습니까?19)

è  담대하게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어린 맹상군(전문)의 모습이 참으로 슬기롭다. 전문의 말대로 지게문쯤이야 계속 높이면 그만 아닌가? 사람들의 말에 너무 신경 쓸 필요는 없다.

 

P383 맹상군이 좀도둑과 닭울음 소리를 잘 내는 사람을 빈객으로 삼았을 때, 다른 빈객들은 모두 같은 자리에 앉는 것을 부끄러워했다. 그런데 맹상군이 진나라에서 곤경에 처했을 때 이 두 사람이 그를 구하였다. 그 뒤 빈객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마음 속 깊이 맹상군을 따르게 되었다.20)

è  나와는 수준이 맞지 않는 사람이라며 멀리하려는 사람의 부류가 있기 마련이다. 맹상군은 신분이나 지위고하를 따지지 않고 사람을 사귀었으니 그 사람됨을 배울만하다.

 

P397 만물에는 반드시 그렇게 되는 결과가 있고, 일에는 당연히 바뀌지 않는 도리가 있습니다.

 

살아 있는 것이 반드시 죽게 되는 것은 만물의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부유하고 귀하면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고, 가난하고 지위가 낮으면 벗이 적어지는 것은 일의 당연한 이치입니다. 당신은 혹시 아침 일찍 시장으로 가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까? 새벽에는 어깨를 맞대면서 앞다투어 문으로 들어가지만 날이 저물어 시장을 지나는 사람들은 팔을 휘저으면서 시장은 돌아보지 않습니다. 이는 그들이 아침을 좋아하고 날이 저무는 것을 싫어해서가 아닙니다. 날이 저물면 마음 속으로 생각했던 물건이 시장 안에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지위를 잃자 빈객들이 모두 떠나가 버렸다고 해서 선비들을 원망하여 일부로 빈객들이 오는 걸 막을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빈객들을 대우 하십시오.21)

è  어쩌면 이것이 만물의 이치인데 사람들을 이럴 수가 있냐고 펄펄 뛴다. 만물의 이치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것을.

 

16.  평원군 우경 열전

 

P401 사마천은 평원군은 혼탁한 세상에서 새가 하늘 높이 날듯이 재능과 지혜가 있는 훌륭한 공자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P406 대체로 현명한 선비가 세상에 있는 것은 비유하자면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 같아서 그 끝이 금세 드러나 보이는 법이오. 지금 선생은 내 빈객으로 삼 년이나 있었지만 내 주위 사람들은 선생을 칭찬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나도 선생에 대해 들은 적이 없고. 이것은 선생에게 이렇다 할 재능이 없다는 뜻이오. 선생은 같이 갈 수 없으니 남아 있으시오.

 

P409 모 선생은 한 번 초나라에 가서 조나라를 구정이나 대려보다도 무겁게 만들었다. 모 선생의 세 치 혀는 군사 백만 명보다도 강했다. 나는 감히 다시는 인물을 평가하지 않겠다.

 

P417 강한 자는 공격을 잘하고 약한 자는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

 

P418 어머니의 입에서 나오면 어진 어머니라고 하겠지만 아내의 입에서 나오면 반드시 질투심이 많은 여자라는 말을 듣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말은 같지만 말하는 사람에 따라 듣는 마음도 바뀝니다.

 

P421 작은 나라와 큰 나라가 함께 일을 하면 이로운 것이 있을 대에는 큰 나라가 그 복을 받고, 일이 잘못되면 작은 나라가 그 화를 입게 된다.22)

 

이익에 사로잡히면 지혜가 흐려진다.38)

è  그래서 공자도 이익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고 한다

 

17.  위공자열전

 

P425 네 공자 중 신릉군은 그 빈객들로부터 충성과 존경을 얻는 방법을 터득한 사람이었다. 또한 그는 로 일컬어지는 지식인들의 능력을 알아보는 혜안을 갖고 있었다.

 

P428 그 뒤로 왕은 공자가 어질고 능력 있음을 꺼려 그에게 나랏일을 맡기로 하지 않았다.

 

P436 세상에는 잊으면 안 되는 것이 있고, 또 잊어야만 하는 것이 있습니다. 남이 공자에게 베푼 은덕은 잊으면 안 됩니다. 그러나 공자께서 다른 사람에게 베푼 은덕은 잊으시기 바랍니다.23)

è  그런데 우리는 반대로 살고 있지 않은가? 남에게 베푼 은덕은 잊지 않고 보답을 기다리고 남이 베푼 은덕은 잊고 갚을 생각을 안 하고 있으니 말이다.

 

P441 천하의 여러 공자(맹상군, 평원군, 춘신군, 신릉군)가 선비들을 좋아했다. 그러나 신릉군만이 깊은 산과 계곡에 숨어사는 사람들을 만나고 신분이 낮고 천한 사람들과 사귀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것은 일리가 있다.

 

18.  춘신군열전

 

P443 진나라는 끊임없이 인재를 모으면서 능력 있는 자에게는 벼슬을 주고 어질지 못한 자는 내침으로써 서쪽 변방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나라를 부유하게 하고 병력을 강하게 만들었다.

 

P446 호랑이 두 마리가 서로 싸우면 힘이 약한 개가 그 기회를 틈타 이익을 차지할 것입니다. (중략) 사람은 한쪽 끝까지 가면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간다. 겨울과 여름은 서로 바뀌게 마련이다. 쌓인 것이 극에 이르면 위태롭다. 바둑돌을 쌓아 올리면 무너지게 마련이다.

 

P447 <시경>시작이 없는 것은 없으나 끝이 좋기란 드문 일이다.”라고 했고 <역경>에서는 여우가 물을 건너가려면 꼬리를 적시게 마련이다.”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시작은 쉽지만 끝맺음은 어렵다는 것을 뜻합니다.39)

è  시작이 반이라 했지만 시작한 것을 끝맺음 하기는 정말 시작하기보다 어려운 것 같다.  

 

P448 병사를 잘 다스리는 이는 멀리까지 가서 정벌하지 않는다. (중략) 이리저리 날뛰는 토끼도 사냥개를 만나면 잡힌다. 다른 사람이 무언가 마음에 두고 있으면 내 마음으로 그걸 헤아릴 수 있다. (중략) 적은 용서하면 안 되고 때는 놓치면 안 된다.

 

P459 세상에는 생각지도 않던 복이 찾아올 수도 있고, 또 생각지도 않은 불행이 올 수도 있습니다. 지금 당신은 생각지도 못한 행복과 재앙이 찾아오는 세상에 살고 있고, 기대를 걸 수 없는 군주를 섬기고 계십니다. 어찌 재앙을 막아 낼 수 있는 뜻밖의 인사를 구해 두지 않으십니까?

 

P461 마땅히 결단해야 할 것을 결단하지 못하면 도리어 어려움을 겪게 된다.50)

 

19.  범저 채택 열전

 

P463 사마천은 범저와 채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들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자신들의 뜻을 잃지 않았고 공을 이룬 뒤에는 물러나 어진 사람을 따랐기 때문에 특별히 이들에 관한 열전을 만든 것이다. 아울러 진나라가 제후들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을 설명하고 있다.

 

P470 평범한 군주는 사랑하는 자에게 상을 내리고 미워하는 자에게 벌을 주지만, 현명한 군주는 그렇지 않아 상은 반드시 공 있는 자에게 주고 형벌은 반드시 죄가 있는 자에게 내린다.

 

대부의 집을 번창시킬 인재는 나라 안에서 찾고, 제후의 나라를 번창시킬 인재는 천하에서 찾는다. (중략) 훌륭한 의사는 환자가 죽고 사는 것을 알고, 훌륭한 군주는 일의 성공과 실패에 밝습니다. 이로우면 행하고 해로우면 버리고 의심스러우면 좀더 시험해 봅니다.

 

P473 오제 같은 성인도 죽고, 삼왕 같은 어진 사람도 죽었으며, 오백 같은 현인도 죽고, 오획이나 임비 같은 힘센 장사도 죽고, 성형과 맹분과 왕경기와 하육 같은 용사도 죽었습니다. 죽음이란 인간이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언젠가 한 번은 반드시 죽을 몸, 죽음으로써 조금이라도 진나라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이 신의 가장 큰 바람인데 또 무엇을 걱정하겠습니까?

 

P477 왕께서는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와 우호 관계를 맺고 이웃 나라를 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그렇게 하면 한 치의 땅을 얻어도 왕의 것이 되고 한 자의 땅을 얻더라도 왕의 것이 됩니다.

 

P479 대체로 나랏일을 마음대로 처리하는 자를 왕이라 하고, 사람에게 이익과 해를 줄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자를 왕이라 하며,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위력을 가진 자를 왕이라고 합니다.

 

P480 나라를 잘 다스리는 자는 안으로는 그 권위를 굳히고 밖으로는 그 권력을 무겁게 한다.

 

나무 열매가 너무 많으면 가지가 부러지고, 가지가 부러지면 나무 기둥을 해친다고 했습니다. 수도가 지나치게 크면 나라가 위태롭고, 신하가 지나치게 존중되면 군주가 낮아집니다.

 

P484 수고는 자신이 속은 것을 알고 매우 놀라 웃옷을 벗어 몸을 드러내고 무릎으로 걸어서 문지기릍 통해 죄를 빌었다.

 

P488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벗을 사귀는 것은 천한 몸이 되었을 때 도움을 받으려는 생각 때문이고, 부유할 때 벗을 사귀는 것은 가난해졌을 때 도움을 받으려는 생각 때문입니다.

è  이 마음은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 아니고 당연한 것인가?

 

P489 사람이란 본래 알기가 힘들지만 남의 됨됨이를 아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P490 진나라 법에 따르면 사람을 추천할 경우 추천받은 사람이 죄를 지으면 추천한 사람도 그와 같은 처벌을 받게 되어 있었다.

 

군주가 근심하면 신하는 욕을 보고, 군주가 욕을 보면 신하는 죽는다.

 

내가 듣기로 초나라의 칠검은 예리하지만 광대들은 시원찮다고 하는데, 칠검이 예리하면 군사들이 용감할 것이고 광대가 시원찮으면 생각이 깊을 것이오. 깊은 사고력으로 용감한 군사들을 이끌면 초나라가 진나라를 칠까 두렵소. 대체로 모든 일은 평소에 준비하지 않으면 급박한 경우에 대처할 수 없소.

 

P493 인을 바탕으로 하여 의를 지키며 도를 시행하여 덕을 베푼다면 천하에 자기 뜻을 이루는 것이고, 천하 사람들이 그리워하고 사랑하며 존경하고 흠모하여 군주로 받들고자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변설이 뛰어나고 지혜로운 선비가 기대하는 바 아니겠습니까?

 

P495 군자는 의를 위해서는 어려운 일을 하다 죽는 것도 마다하지 않으며, 죽는 것을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쉽게 여기고, 살아서 치욕을 겪는 것보다 죽어서 영예로운 편이 낫다고 생각했소. 선비란 본래 자기 몸을 죽여서 이름을 남기나니 정의를 위해서라면 죽더라도 원망하지 않소.

 

군주가 성스럽고 신하가 어진 것은 천하의 가장 큰 복입니다. 군주가 명철하고 신하가 정직한 것은 나라의 행복입니다. 아버지가 자애롭고 자식이 효성스러우며 남편이 성실하고 아내고 정숙한 것은 가정의 행복입니다.

 

P496 만약 죽은 뒤에야 충성스럽다는 이름을 얻었다면 미자는 어진 사람이라 할 수 없고, 공자는 성인이라 할 수 없으며, 관중은 위대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대체로 사람이 공과 이름을 세울 때 어찌 완전하기를 기대하지 않겠습니까? 몸과 이름이 모두 온전한 것이 가장 훌륭하며, 이름은 남이 모범이 될 만하지만 몸을 보존하지 못한 것이 그 다음이고, 이름은 욕되어도 몸만은 온전한 것이 가장 아래입니다.

 

P498 해가 중천에 오르면 서쪽으로 기울고, 달도 차면 기운다. (중략) 나라에 도가 시행되면 나아가서 벼슬하고, 나라에 도가 시행되지 않으면 물러나 숨어야 합니다. 나는 용이 하늘에 있으면 덕이 있는 자를 만나기에 이롭다. 정당하게 얻지 않은 부귀는 나에게 뜬구름과 같다.

 

P499 이는 모두 최고에 이르렀을 때 본연의 도리로 돌아오지 않고 자신을 낮추어 겸손하지 않으며 절제할 줄 모른 데서 생긴 재앙입니다.

 

P501 공을 이루고 물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재앙을 입었습니다. 이른바 펼 줄만 알고 굽힐 줄 모르며, 앞으로 갈 줄만 알고 돌아올 줄 모르는 사람이지요.

 

P502 물을 거울로 삼는 자는 자기 얼굴을 볼 수 있고, 사람을 거울로 삼는 자는 자기의 길흉을 알 수 있다. 성공했으면 그 자리에 오래 있지 말라

 

P503 <역경>에 높이 올라간 용에게는 뉘우칠 날이 있다. 이것은 오르기만 하고 내려갈 줄 모르며, 펴기만 하고 굽힐 줄 모르고, 가기만 하고 돌아올 줄 모르는 자를 가리키는 말입니다.24)

è  나도 이제야 알겠다. 나에게 시련이 닥쳐오지 않았다면 뉘우칠 날이 오지 않았을 것이다. 올라갔으면 내려와야 하고, 폈으면 굽혀야 한다. 이런 걸 아는 사람을 성숙한 사람이라 부를 것이다.

 

P504 한비자가 소매가 길어야 춤을 잘 추고, 돈이 많아야 장사를 잘 할 수 있다.’라고 했는데 진실로 옳은 말이다. (중략) 각국의 제후에게 유세하여 머리가 하얗게 될 때까지 알아주는 군주를 만나지 못한 것은 그들의 계책이 졸렬해서가 아니라 유세한 나라들의 힘이 약하고 작았기 때문이다. (중략) 선비에게는 역시 우연히 때를 만나는 경우가 있다. (중략) 그러나 이 두 사람도 어려운 때가 없었다면 어찌 떨치고 일어날 수 있었겠는가?

 

P505 공자는 일찍이 은나라에 어진 이가 셋 있다고 했는데 이는 기자, 미자, 비간을 가리킨다. 비간도 주왕의 바르지 못한 행실을 간언했다가, 성인의 심장에는 일곱 구멍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는 주왕에 의해 살해되어 심장이 꺼내졌다.

 

20.  악의열전

 

P507 촉나라 제갈량의 출사표와 비슷한 점이 매우 많은 것을 보면 이것이 출사표의 시초가 된 듯하다.

 

P515 어질고 성스러운 군주가 공을 세우면 그것이 무너지지 않기 때문에 역사에 이름이 남고, 앞을 내다보는 밝은 눈을 가진 선비가 공명을 이루면 그것을 손상시키지 않기 때문에 후세까지 칭송을 받는다.

 

일을 잘 꾸민다 해서 반드시 일을 잘 이루는 것은 아니며, 시작을 잘한다고 해서 반드시 마무리도 잘 하는 것은 아니다.39)

 

P516 옛 군자는 사람과 교제를 끊더라도 그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않고, 충신은 그 나라를 떠나더라도 자기 결백을 밝히려고 군주에게 허물을 돌리지 않는다.40)

 

21.  염파 인상여 열전

 

P521 이들의 정치적 영욕과 출세와 좌절은 한 나라의 세력의 강약, 성쇠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어 독자들에게 감동을 준다.

 

P533 내가 곰곰이 생각해 보건대 강한 진나라가 감히 조나라를 치지 못하는 까닭은 나와 염파 두 사람이 있기 때문이오. 만일 지금 호랑이 두 마리가 어울려서 싸운다면 결국은 둘 다 살지 못할 것이오. 내가 염파를 피하는 까닭은 나라의 위급함을 먼저 생각하고 사사로운 원망을 뒤로하기 때문이오.

 

P541 당신은 어쩌면 그렇게도 판단이 더딥니까? 대체로 천하 사람들은 시장에서 이익을 좇는 것처럼 사귑니다. 당신에게 권세가 있으면 따르고 권세가 없어지면 떠나갑니다. 이것은 진실로 당연한 이치인데 무엇을 원망하십니까?

è  이것은 빈객 풍환이 맹상군을 꾸짖는 것과 비슷하지 않은가? 원래 천하는 사람들은 이익을 좇아 사람을 사귀는 것인가?

 

P545 죽음을 알면 반드시 용기가 솟아나게 된다. 죽는 것 그 자체가 어려운 게 아니고 죽음에 대처하기가 어려운 것이다.25)

è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무엇이든 꿰뚤어 볼 수 있다면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두려움이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일 뿐.

 

22.  전단열전

 

P547 사마천의 용병에 관한 의견 즉 싸움이란 정면에서 맞서 싸우고 기병으로 적의 허를 찔러 이기는 것이다.”라는 견해가 담겨있다.

 

P554 용병의 도는 정공법으로 싸우고, 기이한 계책으로 허를 찔러 이기는 것이다. 싸움을 잘 하는 사람은 기이한 계책을 무궁무진하게 낸다. 기이한 계책과 정공법이 서로 어우러져 쓰이는 것은 마치 끝이 없는 둥근 고리 같다. 대체로 기이한 병법은 처음에는 처녀처럼 약하게 보여 적군이 (얕잡아 보고) 문을 열어 두게 하지만, 나중에는 그물을 벗어난 토끼처럼 날래져서 적이 막으려고 해도 막을 수 없다. 이는 전단의 용병법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23.  노중련 추양열전

 

P557 전국시대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었는데, 소진이나 장의같이 권세를 끼고 이익을 좇은자와 노중련이나 추양처럼 권력과 부를 경시하고 명예를 높이 여긴 자이다.

 

사마천은 이 두 사람이 언변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권력과 높은 신분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에 높이 평가한다.

 

P566 천하에서 선비가 귀하게 여겨지는 까닭은 다른 사람의 걱정거리를 덜어주고 재앙을 없애 주며 다툼을 풀어주고도 보상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일 보상을 받는다면 이것은 장사꾼의 행위입니다.

 

P567 제가 듣건대 지혜로운 자는 때를 거슬러 유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용감한 자는 죽음을 겁내어 명예를 훼손시키지 않으며, 충성스러운 신하는 자기 한 몸을 앞세워 군주를 뒤로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P569 작은 예절에 얽매이는 사람은 영화로운 이름을 이룰 수 없고, 작은 치욕을 마다하는 사람은 큰 공을 세울 수 없다고 합니다.

 

P571 잠시 개인적인 울분과 원한을 버리고 영원히 빛날 수 있는 이름을 세웠으며, 원망에 사로잡힌 작은 절개를 버리고 대대로 전해질 수 있는 공을 세운 것입니다.

 

나는 부귀로우면서 남에게 얽매여 사느니 차라리 가난할망정 세상을 가볍게 내 맘대로 살리라!26)

è  나는 남에게 얽매여 부귀롭게 살아보았다. 겉으로는 번지르르하게 보이나 그 마음은 매우 울적하였다. 이제 가난할 망정 가볍게 살고 싶다. 아니, 부귀로우면서 내 맘대로 살면 제일 좋은데.

 

P573 젊을 때부터 흰머리가 되도록 사귀었으면서도 새로 사귄 듯한 이가 있는가 하면, 길에서 우연히 만나 잠깐 이야기하고도 옛날부터 사귄 것 같은 사람이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바로 상대방의 마음을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입니다.27)

è  그렇다. 어찌 보면 알고 지낸 기간이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서로의 마음만 알아준다면 함께 지낸 시간이 무에 그리 중요할까?

 

P575 여자는 예쁘든 못생겼든 궁중으로 들어가면 질투를 받고, 선비는 어질든 어리석든 조정으로 들어가면 시샘을 받게 마련입니다. (중략) 이 두 사람은 모두 자신들의 계획이 반드시 실현될 수 있음을 믿고 사사로이 붕당을 만들어 의지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홀로 몸을 세웠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질투를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마음이 서로 통하고 행동이 일치하면 아교나 옻으로 칠한 것보다 더 친밀해져 형제라도 그들 사이를 갈라 놓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어찌 다른 사람들의 말에 현혹될 리 있겠습니까? 따라서 한쪽 말만 들으면 간사한 일이 생기고,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맡기면 혼란이 일어납니다.

 

P576 여러 사람의 입은 무쇠라도 녹일 수 있고, 헐뜯는 말이 쌓이고 쌓이면 뼈라도 녹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P577 어두운 길을 걸어가는 사람에게 명월주와 야광벽을 던지면 칼을 잡고 노려보지 않을 사람이 없는데 무엇 때문인가? 아무런 까닭 없이 갑자기 보물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구불구불 뒤틀린 나무 뿌리일지라도 만승의 그릇이 될 수 있는 까닭은 주위 사람들이 먼저 그 모양을 꾸미기 때문이다.

 

24.  굴원 가생 열전

 

P583 전국시대 이래 문학작품에는 당시 인간 운명의 극적인 성공과 실패라는 분위기로 인해 심각한 회의로 절망의 정서가 깊숙이 배어있었다. 거기에는 인간사에 영원 불변하는 진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믿음이 자리잡고 있었다.

 

P586 ‘이소걱정스러운 일을 만난다.’라는 뜻이다. 무릇 하늘은 사람의 시작이며 부모는 사람의 근본이다. 사람은 곤궁해지면 근본을 돌아본다. 그러므로 힘들고 곤궁할 때 하늘을 찾지 않는 이가 없고, 질병과 고통과 참담한 일이 있으면 부모를 찾지 않는 이가 없다.28)

è  정말 주옥 같은 말이다. 나 역시 병이 들고 나니 부모를 찾았다. 그리고 힘든 일이 있을 때 하늘()을 찾았다. 곤궁해지니 나의 근본을 들여다 보았다.

 

진흙 속에서 뒹굴다 더러워지자 매미가 허물을 벗듯이 씻어 내고, 먼지 쌓인 속세 밖으로 헤쳐 나와서 세상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았다. 그는 (연꽃처럼) 깨끗하여 진흙 속에 있으면서도 더러워지지 않은 사람이다. 이러한 그의 지조는 해와 달과 그 빛을 다툴만 하다.

 

P590 나라가 망하고 가정이 깨지는 일이 거듭 생기고, 훌륭한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는 시대가 계속해서 나타나지 않는 것은 충신이라는 이가 충성을 다하지 않고, 현명하다는 이가 지혜롭게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역경>우물물이 흐렸다가 맑아져도 마시지 않으니 내 마음이 슬프구나. 이 물을 길어 갈 수는 있다. 왕이 현명하면 모든 사람이 그 복을 받는다.”라고 하였다.

 

P5991 온 세상이 혼탁한데 나 홀로 깨끗하고 모든 사람이 다 취했는데 나 홀로 깨어 있어서 쫓겨났소.

 

대체로 성인이란 물질에 구애받지 않고 속세의 변화를 따를 수 없다고 합니다. 온 세상이 혼탁하다면 왜 그 흐름을 따라 그 물결을 타지 않으십니까? 모든 사람이 취해 있다면 왜 그 지게미를 먹거나 그 밑술을 마셔 함께 취하지 않으십니까? 어찌하여 아름다운 옥처럼 고결한 뜻을 가졌으면서 스스로 내쫓기는 일을 하셨습니까?

 

내가 듣건대 새로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관의 먼지를 털어서 쓰고, 새로 목욕한 사람은 반드시 옷을 티끌을 떨어서 입는다고 하였소. 사람이라면 또 그 누가 자신의 깨끗한 몸에 더러운 때를 묻히려 하겠소? 차라리 강물에 몸을 던져 물고기 뱃속에서 장사를 지내는 게 낫지. 또 어찌 희디흰 깨끗한 몸으로 속세의 더러운 티끌을 뒤집어쓰겠소?

 

P602 만물은 변하며 진실로 쉼이 없다. 돌아 흘러서 옮겨 가고 또는 밀어서 돌아간다. 형체와 기운이 끊임없이 도니 변하고 진화하는 것 매미와 같네. 그 깊은 이치 끝이 없는데 어찌 말로 다할 수 있으리! 재앙이란 복이 의지하는 곳이고 복이란 재앙이 숨어 있는 곳이라. 근심과 기쁨은 같은 문으로 모이고 길함과 흉함은 한곳에 있네.41)

 

P603 재앙과 복이 어찌 꼬인 새끼줄과 다르랴! 천명이란 말할 수 없는 것 누구 그 끝을 알랴! 물은 부딪치면 빨라지고 화살은 힘을 받으면 멀리 가는구나. 만물은 돌고 돌아 서로 부딪치고 진동하며 변하네.

 

P607 ‘복조부를 읽으니 그는 삶과 죽음을 한가지로 보고 벼슬에 나아가고 물러나는 것을 가볍게 여겼으니, 나는 마음에 깨달은 바가 있어 상쾌해지며 스스로 잘못 살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P608 굴원은 농력 5 5일에 죽었는데 후세 사람들은 이날을 기념하여 단오절을 만들었다.

 

25.  여불위 열전

 

P611 여불위가 세상 사람들에게 주목 받는 이유는 그가 진시황의 친아버지일지도 모른다는 대목이 이 편에 나오기 때문이다.

 

P615 영화를 누릴 때 터전을 닦아 놓아야지 아름다운 얼굴이 스러지고 사랑이 식은 뒤에는 비록 한마디 말을 하려고 해도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P618 진나라 왕은 나이가 어리므로 태후가 때때로 사람들의 눈을 피해 여불위와 사사로이 정을 통하였다.

 

이 무렵 위나라에는 신릉군, 초나라에는 춘신군, 조나라에는 평원군, 제나라에는 맹상군이 있었는데 이들은 한결같이 선비를 존중하여 빈객 모시는 일을 두고 다투었다. 여불위는 진나라가 강하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선비들을 불러 정성껏 대하자 빈객이 3000명에 이르렀다.

 

P619 음경이 큰 오애라는 사람을 몰래 찾아 사인으로 삼고, 때때로 음탕한 음악을 연주하며 노애의 음경에 오동나무 수레바퀴를 달아서 걷게 하였다.

 

26.  자객열전

 

P623 <사기> 130편 중에서 인물을 묘사한 것이 112편이고, 그 중 쉰일곱 편이 비극적인 인물을 그린 것이다.

 

<사기>에서 특정 부류의 인물을 묶어 편명으로 삼은 것으로는 자객열전, 순리열전, 유림열전, 혹리열전, 유협열전, 영행열전, 골계열전, 일자열전, 귀책열전, 화식열전 등이다.

 

춘추전국시대의 자객은 대부분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는다.”라는 보은 사상이 투철했다.

 

P629 술자리가 한창 무르익자, 공자 광은 발이 아픈 척하며 지하실로 들어가서 전제에게 뱃속에 비수를 감춘 구운 생선을 올리도록 하였다. 전제는 왕 앞에 이르자 생선의 배를 찢고 비수를 잡아 요왕을 찔러 그 자리에서 죽였다. 그러자 왕의 양쪽 옆에 있던 사람들이 전제를 죽였다.

 

P630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죽고, 여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얼굴을 단장한다고 했다.

 

P632 현명한 군주는 다른 사람의 아름다운 이름을 가리지 않고, 충성스러운 신하는 이름과 지조를 위하여 죽을 의무가 있다.

 

P636 사람이 많으면 생각을 달리하는 이가 생길 수 있고, 생각을 달리하는 이가 생기면 말이 새어 나갈 것이며, 말이 새어 나가면 한나라 전체가 당신을 원수로 여길 텐데 어찌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P638 섭정은 제가 살아 있기 때문에 자신의 모습을 훼손시켜 이 일에 연루되지 않게 하려고 한 것입니다. 어찌 제게 닥칠 죽음이 두려워 동생의 장한 이름을 없앨 수 있겠습니까?

 

섭정만 위대한 게 아니라 그 누이도 장한 여인이다. 섭정의 누이가 참고 견디는 성격이 아니라서 시신이 버려지고 해골이 드러나는 고통을 두려워 않고 천 리 험한 길을 달려와 이름을 나란히 하여 남매가 함께 한나라 시장 바닥에서 죽음을 맞을 줄 섭정이 미리 알았더라면 감히 엄중자에게 자신을 바치지 않았으리라.

 

P642 대체로 위태로운 일을 하면서 안전함을 찾고 재앙을 만들면서 복을 구하려고 한다면 계책은 얕아지고 원망만 깊어질 뿐입니다.

 

27.  이사열전

 

P659 이사는 한비자와 함께 순자의 문하생으로 훗날 진시황을 도와 그 유명한 분서갱유를 하는 데 앞장선 사람이다.

 

P661 사람이 어질다거나 못났다고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이런 쥐와 같아서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에 달렸을 뿐이구나.

 

P662 비천한 자리에 있으면서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는 것은 짐승이 고기를 보고도 사람들이 자기를 쳐다본다 하여 억지로 참고 지나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가장 큰 부끄러움은 낮은 자리에 있는 것이며, 가장 큰 슬픔은 경제적으로 궁핍한 것입니다. 오랜 세월 낮은 자리와 곤궁한 처지에 있으면서 세상의 부귀를 비난하고 영리를 미워하며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데 의탁하는 것은 선비의 마음이 아닐 듯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는 사람은 기회를 놓치지만 큰 공을 이루는 사람은 남의 약점을 파고들어 밀고 나갑니다.

 

P666 “땅이 넓으면 곡식이 많이 나고, 나라가 크면 인구가 많으며, 군대가 강하면 병사도 용감하다.”라고 합니다. 태산은 흙 한 줌도 양보하지 않으므로 그렇게 높아질 수 있었고, 하해는 작은 물줄기 하나도 가리지 않으므로 그렇게 깊어질 수 있었습니다.

 

P668 어떤 일이든 옛것을 본받지 않고 오랜 시일 이어졌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P669 모든 문학과 <시경> <서경> 제자백가의 책을 가지고 있는 자는 이것을 없애도록 하고 이 금지령을 내린 지 삼십 일이 지나도 없애지 않는 자는 이마에 먹물을 들이는 형벌을 가하여 성단으로 삼으십시오. 의약, 점복, 농사, 원예에 관한 책은 없애지 않아도 됩니다. 만일 배우고 싶은 자는 관리를 스승으로 삼으면 됩니다.

 

시황제는 모든 백성을 어리석게 만들어 천하에 그 누구도 옛것을 끌어들여 지금 세상을 비판하지 못하게 했다.

 

P670 나는 순자가 사물이 지나치게 강성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라고 한 말을 들었다. 나는 상채에서 태어난 평민이며 시골 마을의 백성일 뿐인데, 주상께서는 내가 아둔하고 재능이 없는 줄도 모르고 뽑아서 이 지위까지 오르게 하였다. 지금 다른 사람의 신하된 자로서 나보다 윗자리에 있는 이가 없고 부귀도 극에 달했다고 할 만하다. 만물은 극에 이르면 쇠하거늘 내 앞날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구나.

 

P671 시황제의 막내아들, 승상 이사, 조고 및 시황제가 아끼던 환관 대여섯 명만이 시황제가 죽은 사실을 알 뿐 다른 신하들은 몰랐다.

 

P672 형을 물러나게 하고 아우를 오르게 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한 일입니다. 아버지의 조서를 받들지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효성스럽지 못한 일입니다. 자신의 재능이 보잘것없는데 억지로 남의 공로에 의지하는 것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 세가지는 덕을 거스르는 일이므로 세상 사람들은 복종하지 않을 테고 몸은 위태로우며 사직의 제사를 받들지 못합니다.

 

대체로 큰일을 행할 때는 작은 일을 돌아보지 않으며 큰 덕이 있는 사람은 일을 사양하지 않습니다. 고을마다 각기 제 나름대로 좋은 점이 있으며, 백관들의 공은 다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작은 일을 돌아보다가 큰일을 잊어버리면 뒤에 반드시 재앙이 닥치고, 의심하며 주저하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하게 됩니다. 결단을 내려 과감하게 행동하면 귀신도 피하고 뒷날 성공하게 됩니다.

 

P675 편안한 것을 위험으로 돌릴 수도 있고 위험한 것을 편안한 것으로 돌릴 수도 있습니다.

 

충신은 죽음을 피하려 요행을 바라지 않으며, 효자는 부모를 섬기는데 부지런히 힘쓰고 위험한 일을 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신하가 된 자는 저마다 자기 직책을 지킬 따름이오.

 

성인은 변하여 정해진 태도가 없으며, 변화에 따르고 시대에 호응하며, 끝을 보고 근본을 알며, 지향하는 바를 보고 귀착되는 바를 안다고 합니다. (중략) 대체로 밖에서 안을 제어하는 것을 이라 하고, 아래에서 위를 제어하는 것을 이라 합니다.

 

위와 아래가 마음을 합치면 길이 누릴 수 있으며, 안과 밖이 하나가 되면 일의 겉과 속이 없어집니다.

 

P679 사람이 태어나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비유하자면 준마 여섯 필이 끄는 수레가 달려가는 것을 문틈으로 보는 것처럼 짧은 시간이오.29)

è  정말 인생은 이렇듯 짧은 것인가? 그렇다면 더 정진하여 자신의 삶에 집중해야 하거늘 2세 황제 호해는 이를 핑계 삼아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좋은 것을 누릴 생각만 했구나.

 

P682 천하를 다스리는 일이 귀중하다는 것은 자기 몸을 괴롭히고 정신을 피로하게 하고, 몸은 나그네가 머무는 집 같은 곳에 두고, 입은 문지기와 같은 음식을 먹고, 손은 노예와 같은 일을 하는 것이란 말인가? 이것은 어리석은 자가 힘쓰는 일이지 현명한 사람이 힘쓸 일이 아니다. 어진 사람이 천하를 소유하게 되면 오로지 천하를 자기에게 맞도록 할 뿐이다. 이것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을 중하게 여기는 까닭이다. 이른바 어진 사람은 반드시 천하를 평안하게 하여 모든 사람을 다스릴 수 있다. 지금 제 몸조차 이롭게 하지 못하면서 어찌 천하를 다스릴 수 있겠는가?

 

P683 천하를 차지하고도 자기 뜻대로 행동하지 못한다면 이것은 천하를 질곡으로 삼는 것이다.

 

P684 남이 나를 따르게 하면 나는 존귀해지고 남은 비천해지지만, 내가 남을 따르면 내가 비천해지고 남이 존귀해집니다. 그러므로 남을 따르는 자는 비천하고 남을 따르게 하는 자는 존중 받을 것입니다.

 

자애로운 어머니에게는 집안을 망치는 자식이 있지만 엄격한 가정에는 거스르는 종이 없다.

 

P685 곧게 높아진 것과 완만하게 높아진 것의 형세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금 죄를 짓지 못하게 하는 근본 원인에는 힘쓰지 않고, 자애로운 어머니가 아들을 망치는 근원을 일삼는다면 성인의 이치를 살피지 못하는 것입니다.

 

P687 천자가 존귀한 까닭은 신하들은 소리만 들을 뿐 얼굴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천자는 스스로를 짐이라고 일컫습니다.

 

P690 신하의 권력이 그 군주의 권력과 비슷해지면 위태롭지 않은 나라가 없으며, 첩의 세력이 남편의 세력과 비슷하면 위태롭지 않은 집안이 없다.

 

28.  몽염열전

 

P707 경솔한 생각으로는 나라를 다스릴 수 없고, 한 사람의 지혜로는 군주 자리를 지키지 못한다.

 

P709 그래서 <주서>에는 반드시 삼경에게 자문을 구하고 오대부에게 의견을 말하도록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P711 중국의 중요한 역사적 특질은 독재 군주 사회에서 지배층 사이에 벌어진 격렬한 암투이다. 고대 중국을 다스린 역대 황제는 209명인데, 이 가운데 예순세 명은 자살하거나 암살당했다는 통계가 있다. 궁궐 안에서 있었던 투쟁이나 왕조의 쇠망으로 인해 살해되고 멸망한 황자나 황손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다.

 

29.  장이 진여열전

 

P718 적이 많으면 힘은 흩어지고, 편이 많으면 군대는 강해집니다.

 

P725 공께서는 이 두 사람이 바라는 게 무엇인지 모르시는군요. 저 무신과 장이와 진여는 말채찍을 흔드는 것만으로 조나라 성을 수십 개나 차지했습니다. 그들은 저마다 왕 노릇을 하고자 합니다.

 

30.  위표 팽월열전

 

P745 인생은 흰 망아지가 작은 문 틈새로 달려 지나가는 것처럼 매우 짧소.

è  2대 황제 호해는 사람이 태어나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비유하자면 준마 여섯 필이 끄는 수레가 달려가는 것을 문틈으로 보는 것처럼 짧은 시간이오라고 했는데 같은 맥락인 듯 싶다.

 

P751 지략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자들이지만 오직 자기 몸을 보존하지 못하는 것만 걱정하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물이 증발하여 구름이 되고 뱀이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는 것처럼, 때를 만나 자신들의 뜻을 펼쳐 보려고 했기 때문에 갇히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31.  경포열전

 

P770 항우가 구덩이에 파묻어 죽인 사람은 1000만 명이나 되지만, 영포는 늘 가장 포악한 일을 하는 자의 우두머리였고 공적은 제후들 가운데 으뜸이었다. 그래서 왕이 될 수는 있었지만 자신도 세상의 큰 치욕을 피하지는 못했다. 재앙은 사랑하는 여자에게서 싹텄고, 질투가 우환을 낳아 마침내 나라를 멸망하게 만들었구나!

 

32.  회음후열전

 

P784 천리 먼 곳에서 군사들의 식량을 보내면 수송이 어려워 병사들에게 주린 빛이 돌고, 땔나무를 하고 풀을 베어야 밥을 지을 수 있으면 군사들은 저녁밥을 배불리 먹어도 아침까지 가지 못한다.

 

P785 병력이 열 배가 되면 적을 포위하고 두 배가 되면 싸우라.

 

P788 병법에는 산과 언덕을 오른쪽으로 하여 등지고 물과 못을 앞으로 하여 왼쪽에 두라고 했는데 오늘 장군께서는 저희에게 도리어 물을 등지고 진을 치게 하면서 조나라를 무찌른 뒤 다 같이 모여 실컷 먹자라고 하시기에 저희는 마음속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마침내 이겼습니다.

 

병법에는 죽을 곳에 빠뜨린 뒤라야 비로소 살릴 수 있고, 망할 곳에 둔 뒤라야 비로소 멸망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 있잖소?

 

P789 싸움에서 진 장수는 무용을 말할 수 없고, 멸망한 나라의 대부는 나라를 존속시키는 일을 말할 수 없다.

 

지혜로운 사람도 천 번 생각하면 한 번 실수가 있고, 어리석은 사람도 천 번 생각하면 한 번은 얻는 경우가 있다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성인은 미친 사람의 말도 가려서 듣는다 라고 했습니다.42)

 

P790 군사를 잘 쓰는 사람은 이쪽의 단점을 가지고 적의 장점을 치지 않고, 이쪽의 장점을 가지고 적의 단점을 칩니다.

 

P795 한신은 사람을 시켜 모래주머니 제방을 트게 하였다. 갑자기 물살이 거세게 밀어닥치므로 용저의 군사는 절반도 건너지 못했다. 한신은 급히 습격해 용저를 죽였다.

 

장량과 진평은 일부로 한나라 왕의 발을 밟고는 사과하는 척하며 왕의 귓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P797 무릇 남이 나를 깊이 믿는데 내가 그를 배반하는 것은 상서롭지 못한 일입니다.

 

P798 무섭이 떠나간 뒤 제나라 사람 괴통이 천하 대권의 향방이 한신에게 있음을 알고 기발한 계책으로 한신의 마음을 움직이려고 하였다. 그는 관상을 잘 본다고 하면서 한신을 설득하려고 이렇게 말했다.

 

귀하게 되느냐 천하게 되느냐는 골상에 달려 있고, 근심이 생기느냐 기쁨이 생기느냐는 얼굴 모양과 빛깔에 달려 있으며, 성공과 실패는 결단력에 달려 있습니다.

 

P800 하늘이 주는 것을 받지 않으면 도리어 벌을 받고, 때가 이르렀는데도 과감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도리어 재앙을 입는다고 들었습니다.

 

P801 남의 수레를 타는 자는 남의 우환을 제 몸에 지고, 남의 옷을 입는 자는 남의 근심을 제 마음에 품으며, 남의 것을 먹으면 그의 일을 위하여 죽는다.30)

è  남의 수레를 타고, 남의 옷을 입고, 남의 것을 먹다 보니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나는 노중련처럼 가난하게 살지언정 가볍게 살고 싶다.

 

성산군과 성안군이 천하에서 둘도 없이 친한 사이였는데 결국 서로 잡아먹으려고 한 것은 무엇 때문이겠습니까? 우환이란 욕심이 많은 데서 생기고, 사람의 마음은 헤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31)

 

P802 들짐승이 다 없어지면 사냥개는 삶아 먹히게 마련입니다.

 

용기와 지략이 군주를 떨게 만드는 자는 그 자신이 위태롭고, 공로가 천하를 덥는 자는 상을 받지 못한다.43)

 

P803 무릇 형세가 신하 자리에 있으면서 군주를 떨게 하는 위세를 지니고 명성을 천하에 떨치고 있으니 제 생각에는 당신께서 위태롭습니다.

 

원래 남의 의견을 듣는 것은 일의 성공과 실패의 조짐이며, 계획을 세우는 것은 일의 성공과 실패의 기틀이 됩니다.32)

è  일을 도모할 때 남의 의견을 듣고 계획을 철저히 세우는 것의 중요함을 말하는 경구인 것 같다.

 

대체로 나무를 하고 말을 먹이는 이는 만승의 천자가 될 만한 권위도 잃어버리고, 조그마한 봉록을 지키는 데 급급한 이는 경상 자리를 지키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지식은 일을 결단하는 힘이며, 의심을 일하는 데 방해만 됩니다. (중략) 맹호라도 꾸물거리고 있으면 벌이나 전갈만한 해도 끼치지 못하고, 준마라도 주춤거리면 노둔한 말의 느릿한 걸음만 못하며, 진나라 용사 맹분도 여우처럼 의심만 하고 있으면 보통 사람들의 일을 결행하는 것만 못하고, 순 임금이나 우 임금의 지혜가 있더라고 우물거리고 말하지 않으면 벙어리나 귀머거리가 손짓 발짓 하는 것만 못하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는 능히 실행하는 것을 귀중하게 여긴다는 뜻입니다. 대체로 공이란 이루기 힘들고 실패하기는 쉬우며, 때란 얻기 어렵고 잃기는 쉽습니다. 때는 다시 오지 않습니다. 원컨대 당신께서는 이것을 자세히 살펴보십시오.

 

P804 괴통은 한신이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자, 얼마 안 가서 거짓으로 미친 척하고 무당이 되었다.

 

P805 그를 죽인다 하더라도 이름이 드러날 것이 없기 때문에 참고 오늘의 공을 이룬 것이다.

 

P806 날랜 토끼가 죽으면 훌륭한 사냥개를 삶아 죽이고, 높이 나는 새가 모두 없어지면 좋은 활은 치워 버린다. 적은 깨뜨리고 나면 지모 있는 신하는 죽게 된다.33)

è  이것이야 말로 그 유명한 토사구팽의 뜻이 아닌가? 권력이 속성이란 이런 것이라 한다.

 

P811 내가 회음에 갔을 때 회음 사람들이 나에게 하는 말이 한신은 평민일 때에도 그 뜻이 보통 사람과는 달랐다고 한다. 그 어머니가 죽었을 때 가난해서 장례도 치를 수 없었지만 결국 높고 넓은 땅에 무덤을 만들어 그 주위에 집이 1만 호나 들어설 수 있게 했다고 한다.

 

33.  한신 노관 열전

 

P815 유방은 천하를 통일한 뒤 성이 다른 일곱 명을 왕으로 봉하여 봉건 할거 국면을 형성했지만 나중에는 중앙집권을 강화하기 위해 유씨가 아닌데 왕이 된 자들을 멸망시키는 정책을 폈다.

 

P817 그 중 한나라만 아들이 없어 한나라의 여러 공자 가운데서 횡양군 성을 세워 한나라 왕으로 삼아 한나라의 옛 당을 평정하려고 하였다.

 

P824 고조가 천하를 평정하였을 때 제후들 가운데 유씨가 아니고도 왕이 된 사람이 일곱 명이었다. – 초왕 한신, 한왕 신, 장사왕 오예, 회남왕 경포, 양왕 팽월, 조와 장오, 연왕 노관을 말한다.

 

P825 연나라 왕 노관이 범제를 시켜서 진희와 내통하도록 계책을 꾸몄습니다.

 

P826 여후는 부녀자로서 오로지 성이 다른 왕과 큰 공을 세운 신하들을 죽이는 것을 일삼고 있다.

 

P831 , 슬프다! 대체로 계책의 설익음과 무르익음과 성패가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이 깊구나!

 

34.  전담열전

 

P833 전횡의 호걸다운 면모는 유방에게 천하를 얻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역할에서 드러난다.

 

35.  번 역 등 관 열전

 

P845 이 편은 한나라 초기 개국공신이며 유방의 충성스런 장수였던 번쾌, 역상, 하후영, 관영의 행적을 서술하고 있다.

 

P853 번쾌는 여후의 동생 여수를 아내로 맞이하여 아들 항을 낳았기 때문에 다른 장수들에 비해 고조와 가장 가까웠다.

 

P860 한나라 왕은 형세가 불리해지자 달아나다가 두 자신 효혜와 노원을 발견하고 수레에 태웠다. 그러나 한나라 왕은 말이 지치고 적이 뒤쫓아와 사태가 급해지자 두 아이를 발로 차서 수레 밖으로 떨어뜨리려 하였다. 하지만 하후영이 그때마다 그들을 수레 아래에서 끌어올리고 천천히 가면서 두 아이가 자기 목을 끌어안게 했다.

 

P862 효혜제와 고후는 하후영이 하읍현 부근에서 효해제와 노원 공주를 구해 준 은혜에 감사하여 하후영에게 현의 북쪽 궁궐에서 제일 좋은 집을 내려주고 가깝게 지내며 각별히 존중하였다.

 

P869 그들이 칼을 휘두르고 개를 잡고 비단을 팔 때, 어찌 파리가 천리마의 꼬리에 붙어 천 리를 가듯이 한나라 고조를 만나 한나라 조정에 이름을 날리고 자손들에게까지 은덕을 내리게 될 줄 알았겠는가?

 

3. 내가 저자라면

 

<사기열전>을 두 번째 읽으며 큰 틀에서 전체를 조망하려고 애썼다. 활용할 수 있는 에피소드 별로 구분하려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 수많은 명언과 예화들을 나의 사례로 연결시키려 했으나 이 또한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고전일 것이다. 두고두고 읽을 때 마다 은은한 맛이 우러나올 것이다.

 

내가 저자가 되어 사기열전을 다시 쓴다면 중국고대사에 등장하는 여인들의 삶을 조망하는 여인열전을 쓰고 싶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고 승자는 모두 남자이다 보니 여자들의 삶에 관한 기록을 찾아 보기 힘들다. <사기열전>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자객 섭정의 누이 섭영을 제외하고는 부정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한신 노관열전에는 한 고조가 세상을 떠나자 왕후인 여후가 오로지 성이 다른 왕과 큰 공을 세운 신하들을 죽이는 것을 일삼고 있다고 기술되어 있다. 또한 양후열전에는 진나라 무왕이 죽고 소왕이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르자 선태후가 섭정하고 선태후의 동생 양후가 실권을 휘둘렀다고 되어 있다. 아마도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는 그것이 불가피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여인의 시각으로 역사를 조망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또한 역사의 라이벌들와 같은 테마로 유방과 항우 같은 경쟁자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 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소진과 장이는 둘 다 귀곡선생의 제자이나 합종책과 연횡책을 써 시대를 주름잡는다. 장이와 진여는 빈궁할 때는 죽음을 무릅쓰고 신의를 지켰으나 권력을 다투게 되자 서로를 멸망시켰다.

 

굴욕을 견디고 소명을 완성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읽는 이에게 감동을 전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궁형을 당했지만 세기의 역사서를 완성한 사마천, 작은 의를 버리고 큰 치욕을 씻은 오자서, 와신상담하여 원수를 갚은 범저가 그 주인공들이다.

 

다음 주 책이 <사람에게서 구하라>. 고전의 사례를 현대의 것과 어떻게 연결하고 스토리로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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