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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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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9월 8일 23시 27분 등록
'LEADERS : STRATEGIES FOR TAKING CHARGES'

리더와 리더십. 워렌 베니스, 버트 나누스 지음.


저자 소개


이 책은 리더십 분야에서 26권 이상(공저 포함)의 책을 낸 '리더십 대가들의 학장' 워렌 베니스가 버트 나누스라는 경영학교수와의 공저로 1975년 펴낸 책이다. 20년이 지난 이 책이 2006년 황금부엉이사에서 하드커버로 다시 출판되었다. 이 책이 독자들이 꾸준히 찾는 스테디 셀러이며, 저자 워렌 베니스가 여전히 영향력 있는 사람이라는 뜻일 것이다. 이 책은 주요 대학과 기업에서 리더십의 교과서로 쓰이고 있으며, 워렌 베니스의 책 중 가장 주목 받은 저서라고 한다.

저자 워렌 베니스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 교수와 리더십 연구소 초대 학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공중의 리더십을 위한 하버드대학교센터의 자문위원회 의장으로 활동 중이며 리더십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는 평을 듣는 사람이다. 현재 국내에 출판된 그의 이름이 들어간 책들은 모두 '리더십' 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찰스 핸디가 그랬던가- 계속해서 책을 내더라도 결국 자신의 첫 책의 주제를 벗어나지 않게 된다고. 워렌 베니스도 그런 모양이다.

그에 대한 자료를 검색하다 흥미로운 내용을 발견했다. Stuart crainer라는 사람의 워렌 베니스 인터뷰 기사였는데, 그는 리더십의 대가라 불리는 워렌 베니스가 대학을 운영하면서 직접 리더가 되었을 때, 스스로의 리더십 이론이 현실에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않았느냐고 묻고 있었다.
어설프게 해석해보다가, 그 의미를 오역할 것 같아 원문 그대로 옮겨본다.

Q. But when you were a manager, running universities, you found that your theories failed to match reality.

W.B : When I was at the University of Cincinnati I realised that I was seeking power through position, by being President of the university. I wanted to be a university president but I didn't want to do it. I wanted the influence. In the end I wasn't very good at being a president. I looked out of the window and thought that the man cutting the lawn actually seemed to have more control over what he was doing. One of the failures of contemporary organisations is that leadership doesn't remind people about what is important. Yes, there are jobs from hell but in a lot of jobs people seem to have no idea why they're doing it. There is organisational entropy. One of the facets of power and influence which has been totally ignored is the power of appreciation. The power of appreciation is not often understood or talked about. To appreciate the work someone else is doing, you have to abandon your own ego.




책을 읽고 나서



언제나 그렇지만, 오랜만이라 그런지 더 그랬다. 쉽게 시작하지 못하는 것.

교육에 들어가기 위해 잠시 떠나기 전 이 책을 한 번 읽었었는데, 돌아와서 한 번 더 읽고도 계속 책을 만지작거리기만 했다. 아주 마음에 드는 책이라서가 아니라, (나쁜 책이란 뜻은 아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였다. 새삼 내가 리더, 리더십이라는 말과 꽤 거리를 두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서는 계속 막내이고, 따로 활동하는 모임이 거의 없다 보니 리더-라던가 리더의 역할, 에 대해 그다지 생각할 일이 없었고, 내 인생의 리더는 나다-뭐 이런 생각은 별로 하고 싶지 않았다.(자괴심에 빠진다)

관심사가 아니더라도 본인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글은 흥미를 끌기 마련이다. 내가 조직에서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며 공감하고, 무릎을 치며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겠지-하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더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었겠구나 싶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리더와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리더가 갖춰야 할 자질과 리더십에 필요한 조건을 이야기하면서 그 구체적인 방법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90명의 리더와 인터뷰를 하면서 찾아낸 그들의 리더십의 네 가지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비전을 통해 관심을 확보하는 것,
둘째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의미를 추구하는 것,
셋째는 포지셔닝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는 것,
넷째는 긍정적 자존심으로 자기관리를 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무의식 중에 소제목에서 바로 내용을 연상하려는 작업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커뮤니케이션-의미, 포지셔닝-신뢰를 한 번에 연결하기가 쉽지 않았다. 와 닿지 않는 단어들을 되뇌며 꽤 헤맸다. 리더십에 대한 책을 별로 읽어본 적 없는 독자라면 나처럼 성급하게 연결하려 들지 말고, 각 장의 끝 무렵마다 앞으로 어떤 내용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고 그 내용이 제목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저자가 설명하는 부분을 찬찬히 새겨 읽기 바란다. 나 같은 경우는, 2장에서 저자가 위 내용들을 한 번에 설명해놓은 장이 각 타이틀의 의미를 연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저자는 1장과 2장에 걸쳐 리더십의 정의와 리더의 자질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한 다음, 3장부터 리더십의 네 가지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이야기하고, 마지막으로 리더의 자기관리 방법과 미래의 리더에 대해 언급하며 책을 맺는다.

책을 한 번 읽고 바로 감상을 쓸 수 있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이 책 또한 그랬다. 책을 두 번 읽고도 목차와 저자의 머리말을 여러 번 살펴봐야 했다. 책의 내용을 한 번에 이해할 수 없을 때 잘 쓰는 방법인데, 역시나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포인트는 머리말에 거의 다 들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 머리에 저자가 지적한 이 책의 유용한 개념은 '리더와 관리자의 구분', '임파워먼트' '비전' '신뢰' '의미의 관리' 이다. 리더가 알아야 할 내용은 임파워먼트와 비전, 신뢰, 그리고 리더 스스로의 자기 관리법이다. 관리자가 아닌 올바른 리더는 직원들에게 권한을 적절히 위임하며(정작 자신은 일에 대한 권한을 많이 갖지 않으며), 훌륭한 경청자로서 매력적인 비전을 정립하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공유하며 신뢰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동시에 자신을 창의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흥미로웠던 것은 리더십이 인간중심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점이다. 저자는 현재의 리더십교육이 방법론 위주일 뿐 인간적 측면에 대해 소홀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워렌 베니스의 가장 큰 특징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다. 리더십은 인간관계이다- 정서적인 리더십이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한다는 점.

직장인으로서 내게 '리더'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사람은 내 직속상관인 팀장과 그 위의 부서장이다.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리더십-에서 떠올린 것은 다름아닌 내 팀장이었다.

나의 팀장은 주로 '덕장' 이라 불리는 사람이다.
업무에 대해 일일이 간섭하고 통제하는 까다로운 워커홀릭 리더들(내가 일하고 있는 조직에 꽤 많은 팀장들이 이런 타입인 것 같다) 에 비해 내 팀장은 업무에 대해 세세히 간섭하지도, 억지로 무엇을 하게 하지도 않는다. 그는 마음이 약해 직원들에게 안 좋은 말을 하지 못한다. 강압적인 명령을 하지 못하는 그는 혼자 걱정하는 시간이 많다. 그리고 그것이 직원들 눈에 보인다. 매일매일 목표와 실적에 대한 데이터가 뿌려지는 상황에서 팀원들은 팀의 현 위치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고, 팀장이 실적 때문에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럴 때면 팀의 중간관리자들은 이런 말을 한다. '팀장 불쌍하잖냐. 좀 더 열심히 하자!'.
실적을 달성하지 못한 팀의 팀장은 자정에 센터로 회의를 소집하겠다는 경고성 메일이 왔을 때도 우리 팀원들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팀장 자정에 회의하러 가게 하지는 말자! '

팀원들은 지나치게 걱정이 많은 듯한(매달 마감을 하면서도 매달 그렇게 힘들어하는) 팀장을 보면서 답답해하지만 미워하지는 않는다. 그는 힘든 상황에서도 직원들을 억압하거나 안하무인 격으로 굴지 않는다(많은 팀장들이 그렇다) 그는 적어도 직원들에게 원망을 듣거나 욕을 먹는 상사는 아니고, 다행히 팀의 실적은 나쁜 편이 아니라는 점을 보면 그가 꽤 나쁘지 않은 리더(관리자)라고 말하고 싶다. 이 조직에서 나는 팀원들을 들들 볶아 자기 실적 채우기에 급급한 비인간적인 리더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나의 팀장은 비교적 공정하고, 직원들을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최소한 직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리더십에서 커뮤니케이션 측면은 어느 정도 달성되고 있다고 평하고 싶다 (방법이 어떻든 그의 의사를 직원들에게 전달해서 움직이게 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비전을 통해 관심을 확보하는' 능력이 많이 부족한 리더(관리자)인것은 확실하다. (이 책에 따르면 관리자가 더 맞을 것이다-. ‘리더란 제대로 된 일을 하는 사람이고, 관리자는 일을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 사람이다’ P 5) 그는 의욕이 샘솟는 매력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 비전(더불어 지침)은 위에서 제시하는 것이고, 그는 그것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궁리할 뿐이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백화점 상품권 같은 여분의 보상 정도이다.



그리고 그 윗 상사. 부서장.

그를 생각하면 왠지 이 책의 인용구 중 마케아벨리의 말이 떠오른다.

'사람들은 대체로 사랑을 받는 사람에게서보다 무서워하는 사람에게 한층 더 복종한다,'

이 회사에 들어와서 내가 모신 부서장이 네 명이다.
첫 번째 부서장은 ' 부장이 아니라 대리'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직원들의 실무에 일일이 간섭하는 부서장이었다. 지나친 업무간섭과 과도한 압력행사로 불만을 사던 그는 결국 팀장으로 하향 발령 받았다.
두 번째 부서장은 덕장이었다. 부산사투리를 걸출하게 쓰는 그는 사람 좋아 보이는 서글서글한 인상이지만 질문이 날카로운 사람이었다. 직원들을 직접 실적으로 억압하는 사람은 아니었고 (팀장 회의 때는 그렇지 않다고 들었지만), 나를 볼 때마다 남자친구의 안부를 묻는 사람이었다. 그는 인평이 좋은 부장이었고, 최근 우리 조직에서 가장 잘 나가는 팀의 부서장으로 승진했다.(실적도 좋지만 무엇보다 좋은 인평이 강력하게 작용했다고 한다)
세 번째 부서장은 짧은 기간 모셨지만 일단 GWP (GOOD WORK PLACE) 형성에 관심이 많은 부장이었다. (그의 부서는 사내방송에 단골로 나오고 있다)

현 부서장은 강렬한 눈빛의 엘리트이다. 그리고 독단적이다. 그를 모신지 8개월, 그의 직원 관리는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이때까지의 부서장 중 보고 항목이 제일 많은 부서장인 듯 하다. 그의 수행비서 격인 직원에게서 들은 바에 따르면 그는 거의 남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한다. 무엇 무엇에 대해 보고해라-라고 지시해놓고 열심히 준비해서 보고하고 조심스레 의견을 제시해도 결국 부서장이 생각한 대로 일을 진행하게 된다고 한다. 준비한 사람은 힘 빠지는 상황이지만, 그의 생각대로 추진하면 성과가 나므로 할 말이 없다. 그는 현재 우리 조직에서 가장 잘 나가는 부서장 중 한 명이다.

일단 그는 비전을 제시해 관심을 확보할 줄 안다. 문제는 멋진 그의 비전이 직원들에게 좀 과해 보인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죽어나야 그의 비전이 빛난다.
그의 커뮤니케이션은 일방적이며 실질적 권한을 직원들에게 임파워하지 않는다. (과연 임원의 몇이나 그럴까?)
'포지셔닝을 통한 신뢰의 구축'은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보인다. 그는 어떻게 해야 조직의 실적이 나는지 잘 알고 있고, 그의 뜻대로 추진하여 성과를 얻어낸다. 그가 하는 일이 실적을 낸다는 것을 부서원들은 알고 있으며, 그가 머리가 좋은 전략가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부서장의 리더십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그의 행동이 내가 생각해오던 리더십과 비슷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스스로 리더십이 있다고 생각했었다. 학창시절의 반장이라던가, 대학 때 축제 공연을 지도할 때라던가, 신입사원 교육 중 CF를 만들 때 말이다. 앞에서 이끌어나가며 일을 추진하는 것, 그런 면에서 리더십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것은 내가 리더가 아니라 관리자였다는 사실이다. 나는 관리하고 통제하고 명령하는 것이 리더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구성원을 몰아치는 것이 리더십이라 믿고 있었다. 반장이었을 때, 친구 중 하나는 내가 반장이 아닐 때가 더 좋다는 말을 했었고, 공연 기획을 할 때 나의 몰아침을 견디지 못해 연습을 그만두겠다고 했던 후배가 있었다. CF를 만들 때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하다시피 하고 내가 만들고 싶은 대로 CF를 완성했다. 밤샘 작업에 옆에서 졸고 있는 동기를 깨워가며 말이다.

나는 독단적이고 경청할 줄 모르는 까다로운 관리자였다.

결국 내가 리더가 된다면 지금 부서장 같은 리더가 될 가능성이 크다. 독단적이고, 직원을 쉴 세 없이 쪼아대고,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스스로를 맹신하는, 직원들에게 인간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리더.
올바른 비전을 세우고 추진하면 다행이지만, 잘못된 목표를 세우게 되면 대패하고 마는 리더.

박정희 시절이 좋았다-라고 말하는 어른들이 있다.
예전에는, 어떤 방식으로 추진하든 결과가 좋으면 좋은 리더라는 칭송을 받을 수 있는 시절이 있었다.

워렌 베니스의 리더를 읽으면서 내 머리 속에 떠오른 리더의 이미지는 말랑말랑한 머리를 하고 부드러운 여러 개의 다리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문어였다. 그 부드러운 다리로 직원들을 이곳 저곳 배치하고 살짝 밀어주면서 아름다운 음악으로 가야 할 곳을 알려주는 문어.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갖추어야 할 몇 가지 자질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남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
독단적이지 않은 유연한 사고.
낙관주의.
무엇보다, 행동!



책 속에서



p 5 지은이 노트
이 책의 유용한 개념들

1. 리더십과 관리의 구분-리더란 제대로 된 일을 하는 사람이고, 관리자는 일을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 사람이다.
2. 임파워먼트-리더가 의도를 현실로 바꾸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권력을 임파워해야 한다(위임해야 한다 정도의 뜻으로 해석)
3. 비전-성공하는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는 비전과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조직과 관련된 모든 사람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이다. 모든 성공적인 조직은 분명한 사명이나 목적 그리고 광범위한 비전의 공유를 필요로 한다.
4. 신뢰-신뢰야 말로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특성이다
5. 의미의 관리-이 책은 조직문화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형성하고 전달하는 리더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리더란 조직의 가치를 분명히 하고, 현실을 해석해내며, 의미를 찾아 실천하게 하고, 조직행동의 원칙에 적합한 응집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상징 또는 역할모델을 창조하는 사람이다.
P 8 개정판 서문. 개정판에서 강조하고자 한 것들.
1. 리더십은 품성에 관한 것이다.- 품성이란 지속적으로 개발되는 것으로, 리더가 되는 과정은 완전한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2. 조직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리더가 지적 자본을 창출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를 창조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3. 목표를 달성하고 비전을 실현하는 확고한 결단력, 즉 신념과 열정을 강조한다.
4. 신뢰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능력은 리더십의 핵심 척도다. ===
5. 진정한 리더는 낙관주의(때로는 근거가 없는)를 가지고 사람들을 가지의 비전으로 끌어들이는 신비한 방법을 가지고 있다.
6.. 리더는 성공을 향한 행동지향적인 성향을 가진다.- 이것은 비전과 목적을 현실로 전환시키는 능력이다.

p 46 관리라는 말은 '어떤 일을 수행하다, 또는 일을 감당하거나 책임을 지며, 처리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리드'라는 말은 '영향력을 미치고, 방향과 과정과 행동과 의견을 안내하다'라는 의미다. 이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 관리자는 일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며, 리더는 제대로 된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 차이는 비전의 기능과 판단 기준이 '효과성' 이라면, 주어진 일의 처리와 판단 기준은 '효율성'이다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p 48 그들의 관점은 '비전 중심적'이었다. 그들은 볼트와 너트처럼 '어떻게 할 것인지'에 시간을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일'을 하기 위한 행동의 패러다임에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었다.
p 58 '자신은 위대한 사람이고, 어떤 목적을 위해 존재한다고 인식하는 것은 정말로 즐거운 일이다. 이 세상이 나의 행복을 도와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불만덩어리가 아닌 자연이 힘을 가진 존재가 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나는 내가 죽을 때까지, 완전히 닳아 없어질 때까지 사용되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내가 더 열심히 일할수록 난 더 오래 살기 때문이다. 나는 삶 속에서 삶 자체를 즐긴다. 내게 인생이란 '간들거리는 촛불'이 아니다. 인생은 내가 초를 들고 있는 그 순간 화려하게 타오르는 불꽃이며, 나는 그 불꽃을 미래의 다음 세대에 넘겨주기 전까지 가능한 한 더욱 밝게 타오르도록 하고 싶다.'
p 79 '세상에 인내 없이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재능으로는 안 된다. 위대한 재능을 가지고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많다.
천재성으로도 안 된다. 성공하지 못한 천재는 웃음거리만 될 뿐이다.
교육으로도 안 된다. 세상은 교육받은 낙오자로 넘치고 있다.
오직 인내와 결단력만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p 93 1978년 월렌더가 푸레르토리코의 산후안 도심에서 75피트 높이의 줄을 횡단하다가 낙상하여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역시 고공 줄타기 곡예사였던 월렌더의 아내는 산후안의 비극적인 줄타기를 '그의 생애 중 가장 위험한 곡예' 였다고 회상했다. '칼은 곡예를 앞둔 3개월 동안 '추락'만 생각했어요. 그가 그런 생각을 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지요. 그 모습은 마치 밧줄 위를 걷는 게 아니라 떨어지지 않기 위해 모든 노력을 집중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월렌더 부인은 남편이 예전 같으면 전혀 상상하지도 못할 일, 즉 밧줄 설치를 직접 감독하고 작업자들이 맨 줄을 확인까지 했다는 말을 덧붙였다,
p 93 '글쎄, 어려운 의사결정이 어떤 것인지 모르겠군요. 내가 이상한 동물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나는 의사결정을 할 때 언제나 내가 잘못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먼저 인정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겁니다. 걱정은 분명히 생각하는 데 방해가 됩니다.'
p 103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의 핵심은 리더의 스타일이 사람을 밀어내기보다는 끌어당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 끌어당기는 유형의 리더십은 사람들을 흥미진진한 미래의 비전으로 끌어당기고 활력을 주게 된다. 이것은 보상과 처벌이 아니라 동일시를 통하여 동기를 유발한다. 성공한 리더들은 모두 조직이 추구하고 있는 이상을 분명히 하고 구체화하고 통합하였다. 그들은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까지도 달성 가능하고 가치 있는 이상적인 비전에 전력 추구하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p 118 휴렛패커드의 전임 회장인 존 영은 '성공적인 기업은 아래부터 위까지 모두가 합의한 총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경영전략이라도 이러한 합의가 없으면 실패하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우리는 리더와 관리자를 구별하는 분명한 차이점을 찾아볼 수 있다. 리더는 비전에 관심을 집중함으로써 조직의 가치, 충성심 및 야망과 같은 조직의 정서적, 영적 자원을 운용할 수 있다. 반대로 관리자는 자본, 인간관계, 원자재, 기술과 같은 조직의 물질적 자원을 운용한다. .....위대한 리더는 추종자가 가치 있는 최종 결과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를 보여줌으로써 더욱 높은 수준의 성과를 내도록 영감을 부여해준다.
p 123 리더는 그 시기에 가능성 있는 것들 중 하나의 이미지를 선택해서 그것을 명확하게 하며, 형태와 정당성을 부여하고, 비전에 관심을 집중한 사람이었다....성공적인 리더들은 모두 뛰어난 질문자였으며,다른 사람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들이었다.
p 129 나폴레옹에 대해서
'그는 서너 가지 대안을 동시에 다루려고 했으며, 모든 가능한 상황, 종국에 가서는 최악의 상황까지도 떠올리려고 애썼다. ..아마도 그의 지적 능력 중 가장 놀라운 특성은 그로 하여금 가장 고귀한 비전과 가장 비천한 현실을 동시에 마주할 수 있게 만든 이상주의와 현실주의의 조합 능력일 것이다. 사실 그는 비전 감각을 가진, 꿈꾸는 몽상가였다. '
p 249 에스트이 설립자 워너 에르하르트의 말
' 사람들 속에는 그들이 정렬하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그곳은 무엇을 할 것인지 말할 필요도 없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디서 다른 사람과 조화롭게 일을 할 수 있는지 적절히 분별하며, 협상이나 계약의 기능이 아닌 하모니의 감각으로부터 나오는....... 이것은 마치 요트가 결승선을 돌파할 때 함께 경기를 하는 선수들에게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명령도 하지 않고, 한다고 해서 아무도 다른 사람을 기다리지 않으며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도 않습니다. 한 방향으로 정렬된 선수들에게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명령을 내릴 필요가 없고 전체로부터 풍겨나 오는 일체감이 있습니다.'
p 254 세상은 작금의 경영교육을 주도하고 있는 직선적 사고방식으로 설명하기에는 너무나도 복잡하다. 때로는 문제의 성격 자체가 의심스러운 경우도 있다. 정보는 불확실하며, 다수의 대립적인 해석과 지향점이 다른 가치들이 존재한다. 목표는 불분명하고 갈등을 일으킨다. 이야기를 계속하자면 한이 없다.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경영교육이 심각하게 오도될 수 있는 가정들 즉, 목표는 명확하고, 대안은 잘 알려져 있으며 기술과 그 결과는 확실하며, 정보는 완벽하다는 가정 위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대부분의 경영교육이 미시경제학 과정과 너무도 흡사하게 느껴진다. 더욱 나쁜 것은 인간적인 요소들이 커리큘럽에서 배제되거나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설명된 네 가지 기본적인 역량도 존중되기보다는 무시되는 경우가 더 많다. 어쩌다 '인간적 측면'이 다루어질 때는 난처하다는 듯한 한숨이나 '부드럽다' '시적이다' 또는 '인상적이다'라는 식의 학문적 경멸어가 따라 붙는다.
p 260 '리더십의 핵심은 작업자의 자긍심을 일으키고 개발하는 능력이다.'
..성공적이니 리더들은 밀기보다는 끌어당김으로, 지시보다는 영감으로, 비록 도전적이지만 달성 가능하다는 기대를 만들어줌으로, 종업원들을 통제하기보다는 보상함으로, 종업원들의 경험과 행동을 부정하거나 제한하기보다는 종업원 스스로 자신의 주도권과 경험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리더십을 발휘한다.
p 261 지금까지 우리는 관리와 리더십은 어떻게 다른가를 설명했다. 성공적인 리더는 관리자들이 거의 전적으로 성과의 최종 결과에 주의를 집중하여 조직을 운영하도록 요구한다. 리더는 현재의 성과에 조바심을 내지는 않는다 할지라도 자신에게 다른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리더의 궁극적인 관심은 장기적인 생존과 성공이 보장되도록 조직을 '건축'하는 것이다. 리더는 꿈을 분명히 하고 꿈을 성취하는 길을 안내하고 밝은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사람들이 성공적으로 함께 일하도록 만드는, 조직의 중요한 도구다. 그러므로 진정한 리더에게 궁극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이익을 내는 것이지 비전이나 목표가 아니며, 종업원을 움직이거나 임파워하는 것도 아니다. '최저선'을 지나치게 신성시하고 배타적으로 생각하면 조직의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에 엄청난 타격을 주는 '단기 실적주의'로 이끌 뿐이다. 따라서 리더의 주요 역할에 대한 서술은 좀 더 확대되고 좀 더 만족할 만하게 수정되어야 한다. '리더의 궁극적인 책임은 조직의 미래를 맡은 수탁자요, 건축가로서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내가 저자라면



그의 글은 간결하다. 소제목의 글이 서너 페이지를 넘기는 경우가 별로 없다. 딱 제목에 맞게 이야기하고 다음 주제로 넘어간다. 그가 하는 말들이 어디서 들어본 내용이라 느낀다면 그것은 리더십에 대한 글들이 넘치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책 속에서는 겹치는 부분이나 군더더기가 없다.
나처럼 인내심 없는 독자는 끝이 없는 페이지의 어디서 끊어 읽어야 할 지 암담한 딱딱한 책은 여간 해서 다시 손이 가지 않게 마련이다. 어느 분야의 고전이라 해서 큰맘 먹고 사둔 두꺼운 하드 커버의 경영 베스트 셀러들을 몇 권 소장하고 있다. 리더의 비전이 그런 것처럼, 책 또한 대중을 유혹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은가. 글의 단락이 독자가 질리지 않고 냉큼 읽을 정도로 적절히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을 높이 평가한다.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책을 내고 또 내다 보면, 군더더기는 다 쳐내고 정수만 묶어 책을 낼 수 있는 경지에 오르게 되는 모양이다.

살짝 책에 대한 사견을 말하자면,
왜 이런 책들은 항상 이렇게 두껍게 나와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 책은 시중 서점에서는 하드 커버의 06년판 책만 구할 수 있는데, 도서관에서는 05년에 펴낸 소프트 커버의 비교적 가벼운 책을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좀 더 바라자면, 가볍고 작은 페이퍼 북 판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몇 십 년에 걸쳐 팔리는 좋은 책이라면 가볍게 만들어서 어디서나 들고 다니며 펼쳐볼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짧은 시간 골똘한 집중의 순간에 깨달음의 그 분이 오실 때의 희열을 자주 느끼고 싶은 것이 집중력 짧고 시간 없는 직장인의 바램이다.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워렌 베니스의 말을 끝으로 글을 맺는다.


‘자기 스스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인지를 결심하는 순간 리더가 되기 시작한다’

'시작하지 않으면 모든 시도는 100% 빗나가 버린 것이다.'





p.s

1. 연구원 여러분, 오랫만입니다. 시험 치고 왔답니다. 결과는 묻지 마삼.

2. 꾸준히 글을 올리신 연구원 분들. 멋지십니다. 나날이 멋져지십니다.

3. 글이 띠엄띠엄 보이시는 연구원 분들. 우리 함께 가요 ^^

4. 왠지 이 글은 회사 사람들이 보기 전에 삭제해야 할 것 같군요.

5. 내일 뵙겠습니다!
IP *.141.32.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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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6.09.09 00:16:22 *.81.12.136
오랜만에 박소정표 리뷰를 보니 반갑네요. 내가 늘 '내 안에 들어온 반향'위주의 감성적인 글을 쓰는 데 비해, 소정씨와 재엽씨 글은 굉장히 분석적이고 객관적이라는 생각입니다.

깔깔하고 산뜻한 박소정표 글쓰기를 취미이상으로 발전시켰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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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
2006.09.10 22:34:52 *.141.32.190
글을 쓸 때마다 항상 창피하기 그지 없네요.

글쓰기 수련을 하다 마니 항상 제자리인거 같아요...^^

저도 선생님처럼 많이 읽고 잘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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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이엄마
2006.09.14 10:33:43 *.90.149.198
감동적이었습니다.
리더 정말 되고 싶지만 어려운것 같습니다. 하지만 노력해 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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