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모닝
  • 조회 수 1284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17년 4월 16일 20시 56분 등록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구본형(휴머니스트)

 

저자에 대해서

이상을 향한 지속성이 있는 사람, 구본형

구본형 선생은 이상적 낭만주의자에요. 이상을 혼자 독점하지 않는 매력이 중요합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이상을 품고 사는 일을 버거워 해요. 이상이란 당장 해결되지 않는 가능성일 뿐이거든요. 보이지 않는 가치가 현실을 이끈다는 사실을 잊고 삽니다. 구본형 선생은 반대에요. 이상에 도달하기 위한 구체적 노력이 창조적 삶의 내용으로 바뀐다는 확신을 갖고 있지요. 좋은 것을 보지 못하고 회의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강한 자극입니다. 구 선생은 아마 매우 답답했을 거에요. 실용에만 눈을 돌리는 이들에게 더 큰 가능성을 일깨워주고 싶었던 거지요. 처음엔 선동했고 시간이 가면서 실행의 방법들을 제시했고, 나중엔 통합의 이상을 설파했습니다. 난 구 선생의 이상을 향한 지속성을 매우 높이 사요. 세속의 영화는 단속적이지만 이상을 향한 접근은 멈출 수가 없어요. 이상은 혼자 품고 있는 것 보다 모두가 공유할 때 더 큰 가능성으로 커집니다. 보통 사람이 특별하게 바뀔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란 이상을 포기하지 않는 끈기뿐이에요. 구본형 선생은 보통사람의 꿈을 실현했던 특별한 사람이지요. 더욱 큰 기쁨이란, 자신과 똑같은 보통사람의 희망을 실현시키는 역할에서 온다는 걸 이미 알고 계셨을 겁니다. 위가 아니라 아래를 향한 관심과 애정이 구 선생의 진면목이라 봅니다. – 채널예스 윤광준 인터뷰 중

 

구본형선생님 중 가장 큰 차별점은 스스로 자기혁명을 실천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특히 자기혁명에 대한 실천방법까지 세세하게 설파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이런 사람은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구본형선생님은 IMF라는 시대적 배경과 함께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게 해 주었다. 구본형선생님께서 원하는 바를 이루신 것에 대해 비결을 이야기한 구절이 있다.

 

나는 이미 성공의 비법을 알고 있다. 그러나 배우고 익히는 것은 모두 당사자의 몫이다.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그렇다 배우고 익히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그리고 그 방법에 비결은 없다. 꾸준히 오늘 하루 내가 하고자 했던 것을 하는 것 뿐이다. 그리고 내일도 하는 것이다. 그 다음날도

 

 

마음을 무찔러 온 글귀

 

P21

마흔살은 오래 끓어 걸쭉해지기 시작한 매운탕이다. 바야흐로 인생의 뼛속 진국이 우러나오는 시기다. 마지막 젊음이 펄펄 끓어오르고, 온갖 양념과 채소들의 진수가 고기맛에 배고 어울리는 먹기 딱 좋은 시절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절정을 살짝 지나치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남자의 전성기는 마흔살이다. 마흔살 남자는 바야흐로 그동안 지금까지 준비한 것을 모두 쏟아내는 시기이다. 마흔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남자의 다음 인생의 행로가 그려진다. 그리고 남자는 이제 본인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이다. 남자의 일생이 이제 서서히 얼굴에 그려지기 시작한다. 그것은 타고 난 용모와는 다른 얼굴이다. 타고난 살갗을 뚫고 본인의 인생이 얼굴에 그려지는 것이다.

 

P23

비대해진 육체와 달리 정신은 알 수 없는 불안을 감지한다. 내게 마흔은 그런 모습으로 다가왔다.

마흔살에 불안은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이제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두려움에서 온다.

 

P25

고독은 비 같은 것이다. 식물을 밤 사이에 자라게 하는 그런 것이다.

고독은 사람을 성장하게 만든다.

 

P27

아직 젊음이 늦여름처럼 무더운 이 40대에 마지막 폭염 같은 사랑으로 성년의 절정을 매듭짓고 싶어한다.

마흔은 청년이다. 아니 청년으로서 절정의 시기이다.

 

P30

마르셸프루스트는 이것을 사랑하는 여자에게서 모든 만족을 얻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사랑하지 않는 여자와 함께 그녀를 배신한다.”라고 표현한다.

어리석은 자여 그대 이름은 남자일지니 어찌 그리 한치 앞을 못 보는가

 

P31

모파상은 진실한 사랑은 영혼이 육체를 감싸안는다.”라고 표현했다.

현실은 늘 죽음앞에서 무력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오직 삶만이 현실의 위력에 눌려 죽어지낸다. 죽음 앞에서 모든 사람은 현실적으로밖에 살지 못했던 그 초라한 현실을 후회한다.

죽음앞에서 후회되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들이다. 그리고 후회되는 것은 본인의 생각대로 살지 못했던 나약함이다.

 

P32

무엇을 이루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마흔 살은 성취 없이는 견디기 어려운 시절이라는 점이다.

무엇인가 성취를 이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마흔살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P35-1

나는 이 돌연한 과거의 상실을 즐긴다. 과거의 끈으로부터 갑자기 자유로워진 나를 상상한다.

건망증은 어쩌면 신이 인간에게 주신 선물인지 모른다. 만약 과거의 그 많은 것들을 다 기억해야 한다면 얼마나 고욕인가? 누군가 무심코 던졌던 상처 받았던 말들, 차라리 안 만났으면 좋았을 인연들, 지워버리고 싶은 실수까지. 어찌 다 머리 속에 담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

 

P35-2

과거와의 연결, 심지어 미래와의 연결도 가끔 끊어버리고, 이 돌연한 시간적 격리를 휴가로 즐길 수 없다면 바보이다.

 

P35-3

내가 40대의 모든 부정적인 현상을 나열하는 것은 노화에 대하여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죽음에 다가가는 어둠에 대하여 말하려는 것도 아니다. 나는 단지 내가 어디에 있는 것이며,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고 싶었다.

마흔은 어쩌면 그 문 앞에 이제 서 있는 것인지 모른다. 아주 먼 곳이라고 생각하고 오다 보니 어느새 산 너머에 보이던 암자가 저 앞 산둥성이에 있는 듯한 기분이다.

 

P38

너무 어린 나이에 뒷방 노인이 된 마흔이여

. 마흔이여

 

P46

마흔이 되었을 때, 내게는 나의 세계가 없었다. 내 삶은 줄거리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창조적 주체가 아니었다. 그저 짜여진 일과 속에 놓여 있었을 뿐이다.

 

P47-1

직업을 통해 이루어야 할 내면적 발전이 없다는 것은 고통이었다. 나는 이미 중년이 되고 있었다. 육체적으로는 아직 활력이 넘쳤지만, 인생 깊숙이 자리 잡은 피로감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P47-2

마흔 살은 늙지도 젊지도 않다. 대부분 결혼을 했으며 살기 위해 일한다. 마흔이 되면 사람들은 자신에게 지치게 된다. 일상의 걱정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어 가장 필요한 내적 성찰이 방해를 받을 수 밖에 없게 된다. 개인적 시도와 실패, 직장에서의 갈등, 결혼생활의 무관심, 아이들과의 씨름이 이때 가장 잘 드러나는 문제들이다. 아마 조금 더 젊었더라면 전직을 하거나 이혼을 하거나 다른 모색을 했을지 모르지만, 마흔 살이 되면 문제를 끼고 살아가는 것이 일상적이다. 그러니까 빼도 박도 못 하는 시기다.

마흔살의 어려움이다 앞으로 가자니 장애물이 있고 돌아가자니 너무 많이 와 버리고 말았다. 진퇴양난이다. 결국 장애물을 넘어서 앞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

 

P49

이상과 비전으로 상징되는 젊음의 마법이 사라진 후에 다가오는 것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이다. 일만이 생산적인 것이고, 지루한 일상을 견딜 수 있는 탈출구이다. 이리하여 일은 일상과 실제의 삶이 된다.

 

P50-1

마흔살은 당나귀의 삶이다. 젊은이들의 자유를 포기한 채 두 어깨에 가득 짐을 지고 홀로 사는 짐승이 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니다.

 

P50-2

꿈을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하는 사람들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마흔 살이 되면 사람들은 밀려드는 피로감 때문에 자신에 대한 다소의 실망감 때문에, 또는 그동안의 실패의 전력 때문에,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저만치 물러앉는다. 노력이란 얼마나 지루한 가시밭길인가!

조금 숨을 고를 수도 있는 시기이다.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려왔다. 그러다보니 돌 뿌리에 걸려 넘어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다시 일어나면 된다. 문제는 다시 일어나서부터이다. 다시 뛰어야 한다. 넘어질 것을 두려워서 걸어가기만 하면 안된다.

 

P51

슬픔은 어느 날 비탄으로 바뀐다. “이제 마흔이 되었다. 그러나 해놓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 세상에 내가 다녀간 자취는 어디에도 없다. , 나는 조만간 사라질 것이고 누구의 기억에도 남아 있지 않게 될 것이다. 나는 저물었다. 우리의 세대도 끝났다.” 마흔 살 중년은 이런 비탄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일어나라 그렇게 비탄에 빠져 있을 시간이 없다.

 

P53

중년이 되어 남자가 자신의 욕망을 채워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여성들은 숨어 있는 자신의 힘과 재능을 발견하고 스스로에게 의지하여 일어선다. 남자들이 영웅적인 여행을 포기할 때, 그리하여 자발적이고 공격적인 경쟁심을 상실해 갈 때, 여성들은 자신의 내부에서 이런 르네상스적 힘과 공격력을 회복하게 된다.

 

P59

마흔살은 게임의 후반부나 연극의 2막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마흔 살은 그것보다 휠씬 더 중요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막연히 한번 더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의미한다.

 

P60

우리를 삶이라는 연극을 관람하는 관객으로 비유해서도 안된다. 우리는 스스로 참여하는 자들이며 변신하는 자들이지,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부러움과 질시로 관람하는 관객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가 주인공이다. 내가 주인공인 것이다. 이 연극은 내가 이끌어 가는 것이다. 내가 움직이는 것에 따라 연극이 바뀌는 것이다.

 

P61

내게 마흔은 각성의 시기였다. 나는 40대의 10년 사이에 이루어지는 위대한 종결과, 똑같이 위대한 새로운 인생에 대해 말하고 싶다. 40대는 사회적 폐기물이 된 자신을 구해내어 빛나는 삶으로 창조하는 시간이다. 인생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반전이 가능한 시기다.

 

P62-1

나는 사람들이 복권을 사듯 살아가는 것을 너무도 많이 보았다. 푼돈을 들여 복권을 사면서 허망한 기대 속에서, 실제로는 복권의 당첨금보다 더 많은 돈을 쪼개며 평생을 궁핍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위험부담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잃어도 좋은 푼돈만 투자했다. 위대한 하루가 없이는 위대한 인생도 없건만 하루하루는 잃어도 아까울 것 없는 푼돈처럼 낭비되었다.

결국 인생은 하루하루가 모여 이뤄지는 것이다. 오늘 하루가 모여 내 인생을 만든다. 오늘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내 인생이 달라지는 것이다.

 

P62-2

마흔살은 가진 것을 다 걸어서 전환에 성공해야 한다. 이것이 내 지론이다. 다만 내가 거는 것은 돈이 아니다.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나 자신을 건다, 나는 이 길을 택했다.

 

P78

어느 조직도 필요한 사람은 떠나보내지 않는다. 어려울 때일수록 잡아두고 싶은 사람이 이런 사람들이다. 이것이 필요의 원칙이다. 필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늘 그 처신에 특별한 공유점이 있다. 온갖 종류의 구조 조정에도 상관없이 한 조직에서 오래도록 남아 성장하고 싶다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첫째, 그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이다. 둘째, 그들은 적절한 휴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셋째, 그들은 늘 학습한다. 그들은 자신의 과거와 경쟁한다. 전문성이 자격증에서 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P85-1

경영학은 유혹이라는 싱싱한 단어를 죽은 단어, 즉 마케팅이라고 불러왔다. 마케팅은 유혹이다. 달콤해야 하고, 향기로워야 하며, 엄청난 새로움에 대한 약속을 흘려야 한다. 유혹은 올가미고 덫이다.

유혹에 다른 이름은 설득이다. 상대방에게 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다.

 

P85-2

유혹은 설득 이전에 이미 설득당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설득이란 언제나 스스로 이미 설득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만 설득할 수 있다. 이것이 설득의 제1의 법칙이다. 설득은 늘 미리 이루어진다. 미리 이루어진 설득, 무너진 자기방어를 유혹이라고 부른다.

 

P86

나 역시 스스로를 마케팅하기 위해 강력한 매력이 필요했다.

 

P89

경영 컨설팅 같은 지식산업은 사기와 진실의 경계를 걷는 것이다. 끝없이 학습하는 사람은 좋은 조언을 해줄수 있다. 그러나 계속 공부하지 않는 사람들은 모든 사기꾼들처럼 달변의 사기꾼으로 전락한다. 나는 내가 경계선을 걷는 사람(edge walker)’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인풋이 없으면 아웃풋도 없다. 새로운 것에 대해서 공부를 하지 않는 한 결국은 옛 것을 새로운 것으로 포장해야 하는 것이다.

 

P91

어제의 나는 꽃처럼 낙엽처럼 죽어 흘러가고 사라졌다. 나무들은 가장 추울 때 그렇게 서 있다. 죽지 않고 새로워지는 것은 없다. 죽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새로워질 수 없는 것이다.

죽어야 다시 살수 있는 것일까? 겨울의 나무는 어찌 보면 죽음이 아니라 새로운 봄을 잉태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죽음은 새로운 삶을 품고 있는 것일까?

P92

나의 나라, 나의 세계, 나의 꽃을 피워야 했다. 그것은 겨울보다 더 추운 봄이었다. 그러나 꽃 터지는 봄은 왔다. 피워야 할 꽃, 만들어야 할 세계가 생긴 것이다.

 

P99

그러나 초상화는 그 반대로 그려야 한다. , 안에서부터 밖으로 그려야 한다. 왜냐하면 안만 제대로 그려지면 밖은 저절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P112

미셸 푸코의 말들이 생각났다. 인간은 권력에 오염되어 있다. 물질적 권력이 아니라 지식을 통한 훈육권력에 매여 있다. 건강한 개인과 부강한 국가라는 거부하기 어려운 모토를 앞세워 개인의 삶을 규격화하고 통제하려는 권력이 우리를 묶어두고 있다. 사회속에서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 만들어지고 조작되며 인위적으로 왜곡되어 있다.

 

P113

그러나 두려움이 결국 불꽃으로 하여금 무엇인가 하게 했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불꽃은 더 이상 숨어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P115

그저 태어나 먹고 살기 위해 애쓰다 아파트 한 채를 남기고 일흔 여섯살의 나이로 죽었다.’라고 기록되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P116

사회적 기대가 존재하는 곳에는 늘 인형을 움직이는 끈으로 가득하다. ‘어떤 행위가 칭찬받게 될지 신경 쓰지 않는다면 우리는 인생에서 그 무엇이라도 성취해낼 수있을 것이다.

인형의 끈이라는 표현이 가슴에 와 닿는다. 많은 이들이 본인의 의지보다는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의지에 의해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P117-1

이것은 차이에 대한 열정이었다. 차이는 다름이다. 그것은 다른 것, 다른 사람의 것을 자신의 것과 구별 짓는 다름에 대한 열정이다. 내가 남과 다르다는 것은 어설픔과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자랑스러움과 긍정의 표상이다.

 

P117-2

오늘의 나어제의 나와 달라야 한다. 자기경영의 근간이 되는 것은 실천의 철학이다. 바로 자신의 과거와 경쟁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나는 슬그머니 나를 묶고 있는 줄 하나를 끊어냈다. 다른 줄도 끊었다. 나는 인형에서 자유인이 되었다. 그리고 자유인이 가지는 자유와 책임 모두를 가지게 되었다.

자유에는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자유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을 만한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자유인이 되는 것에 대해서 어색하고 힘들어한다.

 

P126

모든 새로운 것에는 갈등이 따라다닌다. 흥분과 두려움속에서, 세상의 기대와 자신의 기대 사이에서, 이익과 마땅함 사이에서, 꿈과 현실 사이에서, 욕망과 절제 사이에서, 편함과 배려 사이에서 우리는 늘 잠시 망설이게 된다.

 

P129

이 아이의 가장 큰 특성은 숯불처럼 늘 불씨를 담도 있다는 점이다. 이 아이의 불길은 늘 살아난다. 지치고 쳐져 있다 가도 늘 다시 살아난다. 이 아이는 자신을 그렸다가 지우고 또 다시 그리면서 자신을 키워간다.

가슴에 불씨를 담고 살아가는 사람은 언제든 활활 타오를 수 있는 인생의 열정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P130

인생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기쁨을 위해 산다.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는 것이 사랑이고, 나를 기쁘게 하는 것이 행복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기쁨과 나의 기쁨은 늘 섞여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기쁨은 내 기쁨보다 더한 기쁨이고 행복이다.

 

P137

나는 마음껏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것은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나올 때 자신과 한 약속 가운데 그만두고 나올 때 자신과 한 약속 가운데 하나였다. 나는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일하는 시간은 얼마든지 뒤로 배정한다. 일은 언제고 하면 된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나서 남은 시간에 하면 된다.

인생은 선택이다. 본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 그것이 자기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비결이다. 하지만 보통은 급한 일, 누군가가 해달라는 일부터 먼저 하게 된다. 이것이 나중에 가장 인생을 후회하게 만드는 일이 아닌가 싶다.

 

P140

삶의 우선순위를 바꾸게 되자 새로운 방식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 차는 달빛을 타고 떠올라 전혀 다른 차원의 길을 달려갔다. 그리고 아주 다른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새로운 삶의 방식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

 

P146

친구는 생활의 일탈을 서로 돕기도 한다. 그래서 좋은 것이다. 혼자 하지 못하는 것을 함께하게 한다. 삶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친구들이다. 나는 목적을 가지고 친구들과 만나는 것을 싫어한다. 친구는 말 그대로 함께 놀기 위함이다. 어려서 아이들이 친구 집 앞에 가서 이름을 부르며, “00, 노올자.”라고 불렀던 것을 기억해 보라

내 어렸을 때는 친구집에 전화해서 놀자고 하는 일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냥 친구집 앞에 가서 친구이름을 불렀다. 그러면 그 친구가 후다닥 나오던지 친구 엄마가 벌써 나갔다.”라고 이야기해주셨다. 그러면 나는 그 길로 동네 골목 어귀로 간다. 그러면 그곳에는 어김없이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언제든 동네 어디에서든 편하게 놀았다. 나이가 들면서 논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노는 것, 그것 자체가 즐거움이고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인생에 이렇게 같이 아무생각 없이 놀 수 있는 친구들이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거운 삶이라고 생각하며 그동안 친구들에게 못 했던 제 자신에 대한 반성이 들었다.

 

P147-1

삶의 어둠을 견디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고통 역시 개인의 몫이다. 각자에게는 자신이 짊어져야 할 짐의 무게가 있고 나눌 수 없다. 우리는 각자의 짐을 지고 인생의 길을 가고 있다. 친구끼리 나눌 수 있는 것은 짐이 아니라 외로움이다.

삶의 무게는 오직 자신만이 짊어지고 가는 것인 것 같다. 모두 각자의 몫이 있고 각자 인생에서 힘든 부분이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대신해 주지 못한다. 오직 자신만이 해결할 수 있는 것 같다.

 

P147-2

즐거움 역시 함께 나눌 사람이 있어야 한다. 즐거움은 그래야 커진다. 즐거움에는 무게가 없다. 그것은 깃털 같아서 하늘을 날 수 있다. 즐거움은 우리가 지고 가는 삶의 무게를 덜어준다. 친구이기 때문에 간혹 부담을 주기도 하고, 친구이기 때문에 그 부담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P148

따질 것도 없고 계산할 것도 없다. 마음이 가는 대로 함께 가는 것이 친구들이다. 친구란 함께 어울림이다. 서로에 대한 애정 없이는 그 어울림이 빛날 수 없다.

친구만한 인생의 재산이 있을까 싶다.

 

P157

마흔이 넘게 살아 온 긴 세월이 참으로 잠깐이고 꿈이 아니더냐. 다행이 아직 꿈이 끝난 것은 아니니 살고 싶은 대로 살아라. 죽음이 널 데려갈 때 좋은 꿈이었다고 웃을 수 있도록 하여라

지나간 45년의 삶이 찰나의 순간과도 같다. 앞으로 시간은 아마도 더 짧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정말 어쩌면 인생은 한 낮의 꿈과 같은 것이 아닐까

 

P167

나는 나무다. 스스로 하늘을 향해 커가는 것이 나의 목적이다. 내가 서 있는 곳은 땅이지만 가야 할 곳은 하늘이다. 나는 땅에서 하늘로 간다. 몸이 땅에서 나와 영혼이 되어 하늘로 날아가듯, 땅을 움켜지고 온 몸을 던져 하늘을 향해 자란다. 나의 모든 힘은 어두운 내면으로부터 온다. 어두운 곳은 언제나 비옥한 토지였다.

구본형선생님의 개인적인 특징을 참 잘 비유한 문장이란 생각이 든다.

 

P169

나는 죽어야 한다. 적어도 일 년에 한 번은 죽어야 한다. 나무가 죽을 때 나도 죽어야 한다.

죽어야 다시 더 크게 살 수 있다. 겨울을 거치고 부활하는 나무처럼

 

P170

나무는 한 곳에 서서 점점 더 멀리 본다. 발이 없는 대신 세상을 떠돌 수 있는 방법들을 고안해 낸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기도 좋지만, 그 생각이 한 곳에 갇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 기상천외한 방법들을 만들어 낸다.

나무를 보면 이런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난 기상천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P172

식물에게서 배운 또 다른 교훈은 바로 번영하는 방법이다. 곳곳에 수 없이 많은 자신의 복제를 만들어내는 것이 번영의 상징성이다.

나무가 이렇게 창의적이란 생각을 지금까지 난 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식물을 이런 시선을 바라본 것도 참 특이하다

 

P173-1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의 생각을 다른 사람의 마음속으로 하나의 씨앗처럼 날려 보내는 것이다. 그것이 나의 생각인 지, 나의 생각을 가장한 다른 사람의 생각인지는 잘 알 수 없다. 오리진이 어디에 있든지, 분명한 진실은 나의 것이 된 생각들, 즉 이미 내게 귀화한 생각들 이란 점이다.

 

P173-2

나는 나무와 같은 사람이다. 나는 날마다 내게 귀화한 생각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과육에 담아 수천 개씩, 수만 개씩, 수백만 개씩 퍼트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사람들은 그 씨앗을 마음속에서 키우면서 자신의 생각으로 귀화한 생각이라고 믿게 될 것이다. 그것이 내가 도처에서 번영할 수 있는 전략이다. 인간의 진보는 사고의 혁명에 의해 이루어졌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변화에 대한 생각들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날려보내는 일이다

구본형선생님께서 변화에 대해서 고민하시고 이 생각들을 어떻게 전달하고 싶으셨는지 깊게 생각하게 되는 문장이다.

 

P174

세상을 향해 아주 많은 씨앗을 날려야 한다. 어떤 것은 실종되고, 어떤 것은 시멘트 같은 마음속에서 죽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것은 결국 누군가의 마음으로 들어갈 것이다. 자연은 아주 많은 낭비를 즐긴다. 이것이 자연이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이유이다. 따라서 일 년에 적어도 책 한 권은 써라. 이것이 열심히 일을 한 기준이다. 세상을 향해 많은 시그널을 보내야 누군가 대답하게 된다.

나도 내 생각의 씨앗을 계속 많이 날리리라 그래서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 내 씨앗이 자리잡고 꽃을 피울 수 있게 하리라. 열심히 책을 쓰리라.

 

P181

간혹 마흔이 저물 때 쯤이면 사람들은 우리의 시대가 사라져 가는 것을 느끼곤 한다. 아이들이 커지고, 우리는 작아진다.

아이들을 보면서 때론 아이들이 크는게 싫어질 때가 있다. 왠지 내가 조금씩 인생의 주인공에서 멀어지는 느낌, 이제는 무대에서 내려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P184

섬유질이 형성되고 모든 기관에 생명이 부여되는 순간에 나타난 최초의 맥박 그 자체가 죽음의 근원이다. 신체 조직들이 채 행성되기도 전에 이미 그 조직들이 들어가 묻힐 무덤이 마련되는 것이다.” 죽음은 생명과 함께 시작된다.

죽음은 이미 생명의 탄생의 순간부터 함께하게 되는 것 같다.

 

P185

모든 세포의 일차적 꿈은 두 개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모든 분열하는 세포는 잠정적으로 종양세포이기도 하다.

자연의 신비란 생각이 든다. 자연이 이런 대 원칙으로 움직이면서 조화를 이룬다.

 

P186

그러므로 죽음은 성장을 보호한다. 죽음은 무분별하고 과다한 욕망을 제거해줌으로써 생명체의 조화로운 성장을 도와준다. 이런 생물학적인 자연의 비밀은 인류의 역사를 움직여온 윈칙이기도 하다.

자연은 참 신비롭다. 죽음과 탄생, 모든 것이 서로 상충되는 보이는 것들이 어떻게 보면 조화롭게 균형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인간이 이 균형을 파괴하는 것 같다.

 

P188

웰 듀런트의 지적대로 남성은 자궁, 즉 인간이라는 종족의 주류인 여성에게 조공을 바치는 존재였다. 여자들은 가축을 길들였고, 마지막으로 남자를 길들였다.

남자는 결국 야생 동물이었나보다. 그러다가 여자에 의해서 가축 애완동물이 된 것이다.

 

P189

멋대로 하지 말라고 하는 인간의 재갈, 즉 문명은 기본으로 다섯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부모는 최초로 만나는 문명이다. 거역하면 패륜이 된다. 학교와 종교는 그 다음에 만나는 문명이다. 사회적 가치관을 만들어 정신을 지배하게 된다.

 

P191

여전히 욕심스러운 나이 듦은 과다한 욕망에 차 여전히 두 개가 되고 싶은 세포, 즉 암과 같다. 생명을 길게 연장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다. 살아 있는 순간순간을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P199

마흔은 죽임이 삶과 함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영적인 나이의 시작이다. 인과관계를 따르지 않는 또 다른 방식의 이해력이 우리의 마음속에 스며들게 되는 시기라는 뜻이다.

 

P201

아름다운 봄날은 빨리 지나간다. 모두 그리워하고 섭섭해 한다. 그러나 가을 또한 곱게 온다. 나이 먹음은 가을을 즐기는 것이다. 그 또한 아름답지 않은가! 릴께처럼 말한다면 아마 이렇게 될 것이다. “신이여, 우리 각자에게 합당한 삶을 주소서.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그 삶에 걸맞는 합당한 죽음을 주소서.”

 

P206

30년 또는 40년을 더 산들 그때 돌아보면 역시 인생은 한 줌의 꿈에 불과한 것이다. 때로는 즐거음으로, 때로는 막막한 슬픔으로 남았던 그 사건들이 다 지나가 흩어진 꽃잎 같은 꿈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P207-1

마지막 숨은 이런 모든 것 역시 한 순간에 일어난 찰나의 것들임을 증명해 줄 것이다. 원인도 결과도 없이, 느닷없는 장면들의 중첩으로 떠오를 것이다.

인생은 어쩌면 정말 찰나일지 모르겠다. 순간 순간 괴로웠던 것도 즐거웠던 것도 지나고나서 보면 어렴풋한 기억만이 남는다.

 

P207-2

미래의 꿈 그 자체가 믿음을 통해 추억만큼 분명한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과거에 갇히는 것 만큼 미래에 갇힌다. 추억으로서의 역사와 꿈이라는 소설은 둘 다 인생에 중요한 것이다.

 

P209

미래를 과거로 인식하는 것은 정신적 작업의 하나이다. 나는 나를 정신적 여행자라는 개념으로 표현하는 것을 즐긴다. 그것은 날개 같은 것이다. 시간이라는 바람을 타고 자유롭게 활공한다. 모든 것이 꿈으로 판명되는 마지막 날에 느끼는 그 아득한 자유를 지금부터 즐기지 못하는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

 

P210

나는 내가 바라는 그 꿈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될 것이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회의 때문이 아니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나에게는 내 꿈에 대한 믿음이 있다. 다만, 훌륭한 상상과 꿈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지금의 일들이 있게 마련이다. 종종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고 있을 때가 있다. 모르기 때문에 그 일을 지금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지금 해야 할 일을 놓치는 것이다.

오늘이 모여서 내일과 미래를 만드는 것 같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오늘 내가 무엇을 했느냐가 결정하는 것이다

 

P211-1

꿈은 시간의 질서를 따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역사적이다.

 

P211-2

욕망이 꿈을 만들고 꿈은 믿음에 의해 현실적 개념이 된다.

 

P215

인생은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성공하고 싶었다. 내가 계획한 어딘가에 반드시 도착하고 싶었다. 도착한 것이 곧 성공이었다. 아마 그럴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곳에 도착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정 자체로 훌륭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길 위에서 끝나는 여행도 위대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문장이었던 것 같다. 인생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글귀, 인생은 과정 그 자체라는 깨달음, 다시금 되새겨 본다.

 

P217

나의 하루들은 책으로 표현되기도 했지만, 대개는 물처럼 흘러갔다. 먹고 마시고 즐기고 생각하고 낭비되면서 그렇게 지나갔다. 지나간 것들 속에 내 인생이 담겨 있다.

 

P221-1

맑은 날 들판을 산책하듯 사는 사람은 행복하다. 어려운 일을 당하여 그 일의 밝은 면을 볼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과거 속에서 아름다운 순간을 늘 떠 올릴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과일과 채소, 그리고 여러 곡물이 섞인 밥을 먹고 하루에 30분씩 운동하고 한 시간씩 햇빛을 쪼일 수 있다면 행복하다. 무엇인가를 할 때 다른 것을 계획하지 않고, 어떤 것을 계획할 때 다른 행위를 하지 않으면 순간에 몰입할 수 있다. 그리고 몰입된 순간 순간을 살 수 있으면 행복하다.

행복은 생각보단 어려운 것이 아니고 사소한 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데 또 그러한 사소한 일들을 직접 실천하면서 산다는 것이 어려운 것이 실제 우리 네 삶이다. 어렵다. 쉬워보이고 하잖은 일을 실제 할 수 없이 바쁜 삶 그래서 행복해지려하나 불행해지는 삶

 

P221-2

나는 어떤 일을 이루고 싶었는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는가? 이 질문의 답이 찾아지면 인생은 목표를 가지게 될 것이고, 결국 그 길을 갈 것이니 행복해 질 수 밖에 없다.

 

P222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 안에서 죽고,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 속에서 죽는다.’ – 플르타르크

 

P223

길은 없다. 이것이 길이다. 하루가 길이다. 하루가 늘 새로운 여정이다. 오늘 새롭게 주어진 하루가 또 하나의 멋진 세상이 되지 못한다면 어디에 행복이 있을 수 있겠는가? 변화란 불행한 자의 행복 찾기 아니겠는가.

 

P259

내가 떠나온 사회에서 느끼지 못했던 자유를 확보하는 순간 과거 생활의 장점들이 나를 공격했다. 나는 아무런 소속감이 없었다. 안전을 지켜줄 울타리도 없어졌다. 매일 지겹도록 만나면서 미운 정 고운 정이 든 동료들도 사려졌다. 내게 정규적으로 먹이를 주던 손도 사라졌다. 아침이 되면 가야할 곳도 사라졌다.

먹이를 주던 손이란 말이 인상적이다. 직장인들에게 저렇게 매 번 배가 고플때마다 먹이를 주는 손이 있다. 아니 배가 약간 고플 정도로만 먹이를 주는 것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P260

책을 읽다가 두려움은 곧 두려움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고 무엇이랴.”란 칼릴 지브란의 글을 발견했다.

 

P261

동서양을 막론하고 씨팔퍼크 유는 설명이 필요없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투명하기 그지없는 통렬한 동물적 으르렁거림이다. 하고 나면 어쨌든 가슴이 후련해지지 않은가!

욕은 또 하나의 배설인 것 같다. 정신적으로 쌓은 것에 대한 시원한 배설

 

P263-1

성공은 채찍이다. 쉬지 못하게 날카롭게 살을 파고 들어 찢어놓는 주마가편의의 바로 그 채찍이다. 채찍을 잊은 성공은 반복과 진부함 속에서 퇴락하게 된다. 나는 사라지는 것들에 내 성공을 의존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믿었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하고 있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인기란 사라지게 마련이다. 사라지는 것 위에 성공을 쌓아올려서는 안된다. 중요한 것은 나의 생각이다.

 

P263-2

나는 읽고 쓰는 것이 의무가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했으며, 이것이 가장 재미있는 놀이가 되도록 방법을 강구해야 했다. 취미가 여전히 취미일 수 있도록 애를 썼다. 취미가 직업으로 바뀌면서 순수한 호기심과 재미를 잃어버린 전문가들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에 경계해야 했다.

모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취미를 직업으로 삼지 말라는 이야기의 이유인 것 같다. 취미가 직업이 되면 처음의 흥미와 호기심 대신에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쫓게 되고 그 안에서 다른 사람들이 공감할 무엇인가를 찾아내야 한다. 그러다보면 내가 그것을 취미로 삼았고 나만의 즐기는 방법을 잃게 되면서 결국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 변질 되는 것 같다.

 

P265-1

바쁘다는 것은 지우개와 같다. 모든 기억을 지우고 그리움을 지우며 의미를 지우고 생각을 지운다. 바쁘다는 것은 사람을 그저 움직이게 한다. 먹이를 나르는 개미처럼 한없이 움직이게 한다. 경제라는 본능에 따라 프로그램이 된 것처럼 낮도 밤도 없이 움직이기만 한다. 똑같이 이 지겨운 반복적 소모를 일한다라고 부른다.

 

P265-2

니체는 노동은 최고의 경찰이라고 말했다. 노동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억제하고 열망을 줄이며, 독립의 욕망을 피하는 현명한 자제의 방법이었다.

 

P267

호수 위에 오리가 있다. 새끼들도 몇 마리 어미 오리의 뒤를 따른다. 낙조가 지고 오리들은 호수 위에서 미끄러지듯 거닌다. 그때 그 오리가 있음으로써 호수의 그림은 완성된다. 존재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 이것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P270

독자는 작가와 같다. 그들 역시 책을 읽으면서 자신들의 책을 쓴다. 그들은 자신들의 체험과 사유의 한계 속에서만 저자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한 권의 책이 읽힐 때마다 다시 한 권의 책이 독자에 의해 쓰여진다.

 

P271-1

책과 학습은 우리를 같은 생각을 하는 동지로 만든다. 그런가 하면 어느 순간 전혀 새로운 세상 속의 사람들과 만나게 하기도 한다. 학습을 통해 우리는 늘 생각의 지평을 넓히고, 돌연 자신이 속했던 사유의 세계를 떠나 전혀 이질적인 사유의 쾌감에 빠져들기도 한다.

책을 읽는 이유이기도 한 것 같다. 내가 전혀 생각 못했던 시공간에 사는 사람들과의 만남, 그것때문에 책을 읽게 되는 것 같다.

 

P271-2

자신을 자본화할 때는 전략적 배려를 해야 한다. 인생은 길지만 또한 짧고 유한하기 때문이다. 전략은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인 것이 아니다.

 

P274

학습은 어느 순간 이질적인 삶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마음을 열게 되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배움은 학문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철학이든 음악이든 문학이든 역사든 또는 과학이, 배움은 알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던 것을 알게 되고 가슴에 안는 것이다.

편견없이 받아드릴 수 있는 마음 자세가 학습의 시작인 것 같다.

 

P275

밤이 늦어 덕산이 쉬러 가려는데 밖이 너무 어두워 길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용담에게 등불을 청했고, 용담은 그에게 등불을 주었다. 덕산이 받아들고 떠나려 하자 용담이 그를 불러세운 후 등불을 꺼버렸다. 망연히 어둠 속에 서 있던 덕산은 어둠 속에서 찬연히 빛나는 별빛을 보게 된다. 그리고 깨우친다. 이성의 작은 촛불을 끄지않고는 대우주의 별빛을 볼 수 없다. 가까운 작은 산이 먼 큰산을 가리고 있듯이 작은 지식은 늘 큰 지혜를 가리고 있다.

인생은 참 오묘하다. 어둠이 짙어 질수록 불빛이 더 찬란해 진다. 그리고 때론 눈 앞에 것 때문에 가려진 더 중요한 것을 못 보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무엇인가를 잃어버렸다고 아쉬워 하는 순간 그 다음에 오는 커다란 인생의 물결을 느껴본 적이 있다.

 

P277-1

스승은 등불이 되어 우리를 인도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는 그 불을 끄고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 별이 쏟아지는 것을 보게 되길 바란다. 제자가 자신의 마음속에서 별빛을 보게 하는 스승만이 위대한 스승이다. ‘스승을 욕보이는 제자는 바로 영원히 스승을 빛나게 하는 자이다. 니체는 이렇게 말한다. “허물을 벗을 줄 모르는 뱀은 죽어버린다. 생각을 바꿀 수 없도록 방해하는 인간의 정신도 마찬가지다.

 

P277-2

니체는 불꽃처럼 게걸스럽게 스스로를 불사르고 스러지고 싶어했다. 불꽃이야말로 바로 그였다. 그의 본질은 넘실대는 불꽃 같은 변화였다. 그에게 있어 완성에 이르는 길은 살인적인 자기파괴와 가지고 있던 믿음의 상실, 자기해체로부터 생겨났다. ‘자기처형없이는 새로운 자기가 있을 수 없다. 단순한 자기변화로부터 스스로에게 반대하고 자신의 적이 되려는 데서 그의 기쁨이 생겨났다.

 

P279

나는 그가 이질적인 것들, 다른 삶들을 받아들여 자신이 뒤에서 덮친 모든 사람의 삶을 자신 속에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사생아를 만들어냄으로써 그들 속으로 확장해가고, 동시에 자신 속에 그들을 담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내속에 여러 명이 있는 것이고, 그들 속에 내가 있는 것이다. 삶은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접속되고 연결되며 내재화되고 확정되는 것이다. 이것이 학습의 즐거움 아닐까?

 

P280

니체를 읽는 것은 그러므로 피 끓는 방랑의 유혹이지만, 그를 알기는 어렵다. 잡았다고 생각하는 그곳에 허물만 남기고 이미 빠져나가 버리고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과거의 니체가 아니었다. ‘계속되는 변화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림으로써 자기를 생성시킬 수 있기 때문에니체라는 이름은 어떤 정체성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는 스스로를 불지르고 그재 위에서 새로워지려고 한 사람이었다. 니체는 그러므로 미래의 아들이었다. 미래란 과거와 현재에 이어지는 다음 시간이 아니라, 이미 와서 우리 곁에 있지만 감지되지 않거나 오해받고 있는 시간이다.

미래란 무엇일까 현재로 만들어지는 결과물인 것인가? 아니면 미래의 결과물이 현재인 것일까?

 

P281

삶을 살면서 삶 속에 녹아버렸으면…..탐닉하고 오직 삶이 되어 삶 속에서 노닐 수 있었으면조금씩 조금씩 빠져들어 마침내 삶이 되었으면.

 

p282

혁명은 늘 하루를 바꿔줌으로써 스스로를 실현한다. 속인의 일상을 버리고 스님의 일상을 취하는 것이 출가이다.

 

P283

하루를 바꾸지 못하면 혁명도 없다. 자신만의 하루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자신의 세계를 가질 수 없다.

이 책에서 내가 뽑는 글귀이다. 결국 자기 혁명의 시작은 오늘 하루이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사느냐, 그 하루하루가 어떻게 쌓이느냐에 따라서 혁명이 되기도 하고 미완에 그치는 초라한 시도만이 남느냐가 결정된다.

 

P284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새로 받은 하루이다. 나이가 들면 잊는 게 더 많다. 자주 잊기 때문에, 어제를 잊기 때문에, 날마다 새로운 날을 맞는 듯한 기분이 든다.

 

P288

자신을 닦는 다른 것은 참 멋진 일이다. 나를 닦아 선비와 같고 무사와 같아진다면 아름다운 일이다.

Let it go! Let it go! 둑을 세워 마음의 흐름을 모아두지 않고 그것이 흐르도록 하고 싶었다.

삶을 바꾸는 실천으로서의 자아경영 철학.’ 이것이 바로 내 학습의 중요한 테마 가운데 한 줄기를 이룬다.

 

P289

첫번째 도전은 실패를 이기는 것이다. 두 번째 도전은 실패를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것이다. 세번째 도전은 매일 실험을 즐기는 것이다. 이때는 이미 실패도 성공도 사라진다. 여행을 즐기는 자는 끝없는 호기심으로 새로운 세계에 탐닉한다. 그들은 춤추듯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P293

나는 강연을 하러 간다. 첫 출근을 하던 날의 기분을 상상해보라. 새로운 책을 한권 낼 때는 말할 것도 없고, 강연을 하러 가는 날마다 나는 그런 기분에 젖곤 한다. 새로운 책, 새로운 대상, 새로운 내용, 새로운 날은 나를 춤추게 한다.

내 스스로 이런 날을 상상해 본다. 나의 첫 책이 나오고 그 책을 위해서 강연을 하러 가는 상상말이다.

 

p294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소명은 나를 연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깨워 스스로 변화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것을 자아경영학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

 

P296

일은 삶과 분리되어서는 안된다. 일이 품삯이어서도 안 되고, 삶의 다른 요소들을 희생시켜서도 안 된다. 인생을 파괴하지 않는 직업, 삶을 빚내는 직업만이 훌륭한 직업이다. 어떤 직업이 좋은 직업인가는 무의미한 질문이다. 눈 부신 삶을 살게 하는 일, 그 일 때문에 삶을 즐길 수 있는 일, 그것이 위대한 작업이다.

 

p298

나를 변화시켰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내 하루가 바뀌었는지를 물으면 확실해진다. 오늘을 놓치면 삶을 놓치는 것이다.

하루를 변화시키지 못하면 나의 두 번째 커리어도 없다. 나는 진심으로 나의 르네상스를 바랐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인생에서 과감한 전환을 하고 싶었다. 완벽하게 새롭게 구성된 인생 속으로 나를 데리고 가고 싶었다.

P299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나는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것부터 시작한다. 새벽의 두시간은 그렇게 지나간다.

 

P300

많이 보고 많이 감동하는 것은 사업이든 글쓰기든 훌륭한 성과를 내기 위한 근면한 배움의 요결이다.

 

P301

인간이 하는 일들은 바로 그 인간이라는 주체 때문에 종류와 관계없이 서로 닮았다.

인간사에 대한 통찰이라는 생각이 든다.

 

p304

자신의 강점과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 바로 기질이다. 사람은 모두 서로 다른 재능의 배합을 가지고 있듯이 기질 역시 다르다.

내 기질에 대해서 늘 고민한다. 때에 다른 것 같기도 하고 내 스스로 맘에 안드는 기질에 대해서는 모른척 내 기질이 아닌척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P306

나를 깨우는 일에 능숙해지면 다른 사람들이 깨어나는 것을 도울 수 있다. 자기를 깨우고 난 후에야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 수신이 이윽고 가정과 공동체로 스스로를 확장하게 된다.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           We are helping people be better person than ever before).’ 이것이 내 비즈니스의 정의다.

 

P307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는 것은 세상과의 싸움을 의미했다. 생긴대로 사는 것은 처음에는 규제하고 강압하며 표준을 바라는 세상과의 싸움으로 다가왔다. 자신의 원칙이 통용되는 자신의 세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이 세계를 침범하려는 일반의 세계, 군중의 세계와의 오랜 싸움을 전제로 했다. 자신의 선을 지키기 위해서는 독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P310

어디에도 마술같이, 노력없이, 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것을 바꾸어주는 마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진리이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다.

 

P311-1

나는 이미 성공의 비법을 알고 있다. 그러나 배우고 익히는 것은 모두 당사자의 몫이다.

공부 잘하는 법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어려울 뿐이다.

 

P311-2

유일한 사람이 되어라. 이것은 최고가 된다는 뜻이다. 유일한 자만이 최고로 칭송받을 자격이 있다. 최고가 된다는 것은 무자비한 일이다. 왜냐하면 인생을 모두 바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밖에 할 수 없는 사람들만이 성공할 수 있다. 이것저것 다 잘하는 매력적인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의 성공은 늘 한 길로 간 사람들의 것이다. 적어도 나는 한 길을 가기에도 숨이 차다.

 

P315

세일즈와는 달리 마케팅은 아주 적극적인 수동성이다. 사람들이 찾아낼 수 있도록 곳곳에 꽃을 피우고 향기와 매력을 뿌려두는 것이다.

 

P316

다른 사람의 영웅이 되기를 거부하는 영웅, 자기 자신의 영웅은 그렇게 자신의 세계를 만들고 지키며 이끌어 간다. 자신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자신의 영웅, 이들이 바로 유일한 자들이다.

 

P317

내가 쓰는 글은 짧고 감동적이어야 한다. 감동이라는 껍질에 싸여 있는 씨앗이다. 그것은 적대감이라는 위액과 소화액에 녹아 없어지지 않고,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발아할 수 있는 장소까지 이동해야 한다. 피와 영혼과 정신의 어느 부분을 건드려 그들 역시 알 수 없는 환상과 내면의 열정속에 빠져들게 해야 한다.

 

P319

지식은 늘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되며 새로운 체계로 진화한다. 새로운 연합을 모색하고,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다. 강연은 이런 지적 프로세스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늘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텍스트를 창조할 수 없다면 강연자는 스스로를 교살하는 셈이다.

 

P322

강연은 하나의 지적 퍼포먼스이다. 내가 먼저 그 내용에 만족해야 하고, 청중의 개인적 관심사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P325

그러나 이 속에는 늘 불안이 있다. 인기라는 것은 덧없는 것이며 언젠가 떠나는 것이다. 떠나는 것에 의지한 자는 불안하게 마련이다. 그것은 늘 변하고 바뀌는 것이기 때문이다.

 

P328

모든 예술가가 특별한 사람은 아니다. 모든 사람이 특별한 예술가이다.

멋진 문장이다. 나도 예술가이고 싶은 적이 많았다. 내게도 뭔가 특별한 예술적 기질이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기대를 해 보곤 했다. 누구나 한 가지씩은 예술가적 특별함을 지니고 있지 않을까

 

P329

아티스트들은 하나같이 이기적이고 자기가 최고인 줄 알아요. 내 음악으로 관객을 쓰러뜨릴 수 있다는 확신, 그런 허영 없이는 무엇으로 움직이겠어요? 팬들의 사랑이 없으면 끝이에요. 부인할 수 없어요. 관객의 갈채를 받지 못하는 나를 상상할 수 없어요. 아티스트들은 그래서 항상 젊어야 하고 섹시해야 하고 신선해야 해요 시들지 않는 에버그린 같은 것이지요.

조수미의 인터뷰 기사 중 하나란다. 어쩌면 아티스트들은 이기적인 마음, 자신감이 없어지면 무대에 서기가 힘들어지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힘들고 더 노력해야 하고 그 만큼 관객들의 환호에 힘을 내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 본다.

 

P331

모든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나 그것이 유일한 목표여서는 안된다. 내 목표는 그 이상이다. 모든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목표, 그것은 반드시 청중 속의 누군가를 움직여 스스로 자신의 고뇌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러나 욕심을 내서는 안된다.

 

P333

그들의 불행은 행복이라는 초콜릿으로 살짝 덮여 있었다. 그들은 그 초콜릿 덮개가 벗겨지는 것에 분개한다. 그리고 적대적이 된다. 솔직한 것이 위험한 이유이다.

불행이 더 위험한 이유인 것 같다.

 

P334

스스로 자신의 과거를 공격하지 않고는 과거를 떠날 수 없다. 자기의 창조와 생성은 어쨌든 스스로를 공격해야 한다. 씨앗을 쪼개야 싹이 나올 수 있다. 불행한 사람들만이 변화에 관심이 있다. 행복한 사람들은 지금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행복한 사람들은 변화에 저항한다. 그런데 어찌보면 그것은 당연한 것 아닐까? 행복한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으니까

 

P337

하지만 사랑이야말로 많은 흥분과 미움과 증오와 눈물로 짜여진 옷감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진정한 변화는 자신에 대한 치열한 사랑이다. 치열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변화가 아니다.

 

P338

내 강연의 목적은 그들이 자기 자신이 되어 스스로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어야 한다. 나는 그들이 그들의 마음으로 그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의 속에서 그들만의 길을 발견할 수 있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그것만큼 좋은 스승이자 동료가 있을까 싶다. 그런 사람이 옆에 한명이라도 있다면 늘 성장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P341

나는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또한 전보다 휠씬 자유롭다. 시간을 마음대로 배정할 수 있고, 원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쓰고 있다. 전에는 시간이 다른 사람의 것이었고, 그들이 바라는 대로 쓰여졌다. 그러나 이제 내 편이 되었다.

자유을 얻은 사람, 진정한 자기혁명을 통해 스스로 일어선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특권일 듯 싶다. 그 특권이 부럽고 꼭 나도 얻어보고 싶다.

P342-1

내가 하는 일은,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누군가의 어둠속에서 아직 방향을 잡을 수 없을 때 잠시 우연한 쏘시개 불꽃이 되는 일이다.

정말 그럴 수만 있다면 가치 있는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P342-2

막막할 때, 주저 앉아 있을 때 우연히, 자신의 안에서 스스로 불을 켤 수 있도록 잠시 불을 빌려주는 예기치 않은 쏘시개 불꽃이 되는 것, 이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 무수한 군중이 있지만, 내 말을 듣고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 첫발을 내 딛는 사람들은 이미 자신의 속에서 떠날 준비가 된 사람들이다.

 

P343

자신의 꽃씨를 뿌리게 하는 것,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신에 대한 강렬한 욕망을 심어주는 것, 이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꽃씨와 불씨가 되는 것 이것이 내가 이 세상에서 하는 비즈니스이다. 내가 자연으로부터 배운 방식이다.

 

P348

하루는 물결처럼 사라지고 물결처럼 다시 생성된다. 모든 하루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상징이다. 이 속절없음이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하루는 내 인생을 이루는 제일 중요한 요소이다.

 

P349

나를 위해 흐르는 시간의 강이다. 이 시간의 강물 위에서 나는 읽고 생각하며 자연과 만나고 쓴다. 이것은 고독한 시간이다. 알지 못하는 것들의 시간이며, 그들의 정체를 눈치채는 시간이다. 나는 이 시간을 통해 날마다 추측한다. 상상한다. 생각한다. 존재하지 않았던 세계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나는 그 세계가 움직이는 법칙을 깨닫게 된다.

 

P354

내 하루는 한 개의 꽃이다. 새벽에 망울을 달고 이내 만개하여 밤이 되면 떨어지는 하루꽃 아주 새로운 하나의 유혹

 

P361

대신 오늘을 새로 받은 또 한번의 아름다운 선물로 여기며 하루를 보낼 것이다. 햇빛이 쏟아지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하루, 이 아름다운 날 무엇을 할 것인가! 비가 시원히 쏟아지거나 눈빛으로 반짝이는 이 특별한 날이 어떻게 어제와 같을 수 있겠는가!

인생은 축복이다. 하루를 매일 선물로 받는다. 이 아름다운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생각해보면 행복한 삶이요 인생이다. 오늘 하루를 즐기자

 

P363

하루를 즐기지 못하는 것은 생활고나 가난 때문이 아니다. 즐길 수 있는 자신의 세계가 없기 때문이다.

 

P364

세상은 살 만한 곳이다. 가난하든 부유하든 세상은 즐길 만 한 곳이다. 내게 마흔은 세상을 즐길 수 있게 해 준 나이였다. 인생의 맛이 스며 일상의 뼛속까지 배어든 나이였다. 약간 뻔뻔해진 아줌마들처럼 인생에 대한 헛된 기대 대신, 직접 살아 본 경험의 혓바닥으로 날마다 인생의 삶 맛을 핥아볼 수 있는 나이였다.

인생은 살만 한 것이다. 즐거움의 연속이요 새로움의 연속이다. 축제이다. 인생을 즐기자. 그리고 즐길 수 있는 자신만의 세계를 갖자. 마흔이면 이제 내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

 

 

내가 저자라면

 

전체구성면

재미있는 책이다. 독특한 구성이 특히 인상적이다. 잘 아는 사람과의 대화 같다. 한 사람의 담담한 소회를 옆에서 듣는 듯한 편안한 느낌이다. 물론 내용이 편안하다는 것은 아니다. 섬뜻하게 나이 가슴을 후벼파는 듯한 많은 문장들이 있었다. 그리고 구본형선생님을 잘 아는 사람들이 읽는 다면 사랑스러운 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역시 그런 관점에서 다른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 책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그리고 다른 책이 있었기에 존재할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저자의 어느 정도의 인지도와 영향력, 약간의 구매파워가 있기에 가능했던 구성과 기획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내용이 담고 있는 만만치 않은 깊이를 구성이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민해본다.

구본형선생님의 책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다소 황당한 구성과 내용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 자체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고 좋은 콘텐츠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구본형선생님께서 직접 겪은 마흔살에 자기혁명에 대해서 조금 더 강조하는 구성이었으면 더욱 더 책이 내용을 구체적이고 간결하게 전달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물론 그렇게 되면 익숙한 것과의 결별과 중첩되는 부분이 많을 것 같기는 하다.

 

책의 전체적인 느낌과 평가

대개는 책의 날개에 있는 문장들이 책을 잘 대변하는 문장들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개인적으로 다음의 글귀가 이 책에서 가장 가슴에 와 닿았다. 그리고 마흔 세살에 다시 시작하는 첫 걸음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하루를 바꾸지 못하면 혁명도 없다. 자신만의 하루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자신의 세계를 가질 수 없다.”

 

오늘 하루의 노력이 내 마흔살을 바꾸는 비결이자 비법이다. 마술은 없다. 기적도 없다. 오늘하루 그리고 또 하루, 하루 하루 나의 작은 노력만이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IP *.44.162.136

프로필 이미지
2017.04.17 16:10:05 *.14.90.189

"내 스스로 이런 날을 상상해 본다. 나의 첫 책이 나오고 그 책을 위해서 강연을 하러 가는 상상말이다."


정학씨 첫 강연날 저도 그 자리에 있을거예요. ^^

프로필 이미지
2017.04.23 19:11:57 *.5.22.92

꾸준히 오늘 하루 내가 하고자 했던 것을 하는 것 뿐이다. 그리고 내일도 하는 것이다. 그 다음날도.

잊지 말기를.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