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뚱냥이
  • 조회 수 1289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7년 4월 24일 03시 11분 등록

11기 연구원 장성한

떠남과 만남

 

구본형 / 을유문화사

 

1. 저자에 대하여


여행의 사전적 의미는 일이나 유람(돌아다니며 구경함)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이다. 이 책의 배경이 남도인 만큼 남도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구경한 기록의 모음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제목이 흥미를 끈다. ‘떠남과 만남’. 보통의 여행기의 제목을 보면 우리의 첫 여행을 떠나며’, ‘남도 섬길여행’, ‘나 여기도 가봤다등 상당히 직관적인 제목이다. 여행을 갔다 와서 쓴 책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분야를 여행에세이로 옮겨보아도 생각으로 인도하는 질문여행’, ‘한 번쯤은 아일랜드등 여전히 직각적이다.


이 책은 저자의 네 번째 저서로 20년간 근무한 직장을 과감히 떠나며 쓴 책이다. 그리고 책에서 출근하기 위해 아침에 하는 면도, 평일 대낮의 자유를 비정상성으로 인식하는 사회에 대한 공포,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서 느끼는 심리적 압박, 월급에 대한 안심, 그리고 인생에 대한 유한 책임을 버리고 싶다고 말한다.


저자의 이런 배경과 생각을 종합해 보았을 때 책의 제목이 직관적일 수 없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떠남과 만남이라는 책의 제목을 나름대로 해석해 보았다. ‘떠남6가지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지금 내가 있던 곳, 즉 익숙한 직장과 편안한 집을 떠난다. 둘째, 일에서 사람으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여기서 사람은 . 20년간 회사생활을 하던 회사원 구본형에서 인간 구본형에게로 떠나고 싶다는 바람이다. 셋째, 사람과의 관계를 끊는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의 인간적 관계를 끊고 의절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자신을 초조하게 만들었던 환경에서 자유가 가득한 곳으로 즉 나만의 세상으로 떠나겠다는 의미다. 넷째, ‘진짜 일을 하러 떠나는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변화를 선동하는 변화사상가로서의 진짜 일을 찾아 떠남을 의미한다. 다섯 째, 길을 나서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길을 떠나는 것보다 길이 되기 위해 나섬을 의미한다. 여섯 째, 죽음이다. 과거의 를 떠나는 것을 의미하며 그 버림의 시작이 바로 여행인 것이다.


책 제목의 만남은 다음 5가지로 해석하고자 한다. 첫째, 단순한 의미로 인간 구본형과 자연이 함께 마주하는 것이다. 둘째, 낯선 곳에 사는 사람냄새 사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이름 모를 필부필부들의 삶을 보고 싶은 것이다. 셋째, 진실을 마주하는 것이다. 그 진실은 남도의 자연이 저자에게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저자가 자연을 보며 인생의 의미와 삶에 대한 진실을 스스로 찾도록 유도한다. 넷째, 시간을 만나는 것이다. 이 시간은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이며, 마침 이라는 옷을 입고 있다. 50일간. 시간이 입고 있는 봄이라는 옷을 하나하나 벗기고, 전라의 시간과마주한다. 저자는 전라의 시간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다섯째, 인연과의 관계맺음이다. 여기서 인연은 변화를 꿈꾸는 새로운 이며, 앞으로 구본형이라는 길 위를 걷는 많은 사람들이다. 저자의 강연을 들은 사람들이고 연구소의 연구원들이며,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자기 자신의 변화에 도전하는 사람들이다.

 

사진작가 윤광준

 

국내 > 문화예술인  > 사진평론가/칼럼니스트 

출생지 : 강원도 횡성

소속 : 성결대학교 교수

 

오디오 전문가로 잘 알려진 윤광준의 본업은 사진작가이다. 그의 관심은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의 눈길이 닿는 것은 뭐든 탐구의 대상이고, 그의 손길이 닿으면 평범한 것도 특별한 어떤 것이 된다. 그가 이제 주체할 수 없는 오지랖을 안쪽으로 끌어들여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진짜 자기 것을 솔직하게 펼쳐 보여야만 진정으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최근에 사진전문학원 <이즈포토아카데미>를 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개인의 소중한 삶을 기록하는 역사가가 되고 억누를 수 없는 자신을 표현하는 예술가가 되기를 소망한다. 윤광준은 강원도 횡성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마치고 월간 『마당』, 월간 『객석』의 사진기자를 거쳐 웅진출판에서 사진부장을 지낸 윤광준은 현재 성결대학교 겸임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는 『소리의 황홀』, 『윤광준의 생활명품산책』이 있다.

 

2.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글귀

 

P4. 실컷 돌아다니며 마음껏 보고 싶었다. 아름다운 산과 강, 그리고 바다와 햇빛이 가슴에 역력해지면거기 가 닿으리라 믿었다. 마음속에 넘쳐나면 그때 그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리라 생각했다. 아는 만큼 느끼는 것이 서구적 배움의 방법이라면, ‘느끼는 것만큼 알게 되는접근법이 동양의 그것이다.

느끼는 것만큼 알게 된다는 접근법을 일상생활에 적용해 보았다. 자연을 보고 사물을 보고 그 본질을 파악하려 했다. 아직 알게 되는 경지(?)까지는 아니지만 보이기 시작했고 느낀 바를 삶과 연결시켜 보고 있다. 하루하루가 새롭다.

 

개정판 서문 - 날마다 두려움 속을 걸었던 그때 그곳들

 

P6. 그때 나는 내게 외쳤다. 새로운 세상으로 나올 때는 새로운 마음으로 나와야 한다. 새로운 세상의 두려움을 미리 과장해서는 안 되고 오히려 그 잠재력과 가능성을 읽어야 한다.

 

P7. 삶이란 흔들리는 것이고 균형을 잃었다가 이내 다시 그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되돌아오는 불안정한 체계인 것이다. 오직 죽은 것만이 변하지 않는다. 변화는 삶의 원칙이다.

초판 서문 아주 천천히, 달팽이처럼, 온몸으로

 

P11. 여행은 자유이다. 그리고 일상은 우리가 매여 있는 질서이다. 질서에 지치면 자유를 찾아 떠나고 자유에 지치면 다시 질서로 되돌아온다. 떠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에 매여 있는 우리에게 여행은 늘 매력적인 것이며, 되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비장하지 않다.

돌아올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떠남을 아쉬워해 주고 그리워해주고

 

P11. 여행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며 낯선 곳에서 아침을 맞는 것이다.

여행의 의미를 이전 저서와 연결^^

 

P12. 여행은 그러나 도피가 아니다. 우리는 돌아오기 위해 떠난다. 버리기 위해 떠나는 것이고 버린 후에 되돌아오는 것이다. 여행을 통해 우리가 얻으려는 것은 없다. 오직 버리기 위해 떠난다. 소유한 것이 많으면 자유로울 수 없다.

오직 버리기 위해 떠나고 싶지는 않다. 낯선 곳에서 맞는 아침을 느끼며 얻는 깨달음이 있지 않을까? 앞으로의 여행은 비움과 채움이 공존하는 여행으로 만들고 싶다.

1장 매화향 가득하니 봄이다!

기차 안에서 기차는 늘 시간 속을 달린다

 

P23. , 그렇지, 그리고 바람을 따라서 스스로 바람이 되어 그저 내가 한줄기 바람인 곳으로 간다.

시적인 표현에 취하고, 그 의미에 또 한번 취한다. 바람은 자유이기에 발길 닿는 곳으로 가고 싶다는 뜻이 아닐까?

 

P24. 두 번째 인생은 절대로 바쁘게 보내지 않을 것이다. 첫째, 더 자유로울 것이다. 오직 나만이 나에게 명령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지게 할 것이다. 둘째, 더 많이 배울 것이다.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진지함을 버릴 것이다. 셋째, 배운 것을 통해 기여할 것이다. 주제넘지 말 일이다. 내가 만족한 나의 삶만이 이 땅에서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여행은 생략할 수 없는 새로운 시작의 상징이었다.

 

P25. 인생의 목적은 인생이다. 산다는 것이 바로 목적이다. 그래서 인생이 전부 경제와 경영일 수 없는 것이다. 사랑도 해야 하고 눈물도 흘려야 하고 순수한 배움 자체가 즐거운 것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휴식이 중요하다.

 

P25. 이제 물리적으로 갈 수 없는 지리적 오지란 별로 없다. 마음속의 오지가 더 넓다. 나는 나와 함께 있을, 타인으로부터 자유로운 비밀스러운 공간을 찾아간다. 나를 위해 아낌없이 시간을 쓸 예정이다.

 

아아, 섬진강 섬진강을 따라 걸으면 나도 강물이 되어 흐른다

 

P28. 빡빡한 세상살이 어려우면 여기 섬진강둑에 앉아 소주 한 병 벌컥거리며 마셨을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자신을 버리고 갔을 것이다. 맘에 들지 않는 자신을 그 소주병처럼 버리고 갔을 것이다. 나뒹구는 소주병을 보며 그날 그 어쭙잖은 사람이 처진 어깨로 떠난 뒷모습을 본다.

→ 그래 당연한 것은 없는거다. 소주를 마셨다면 무슨 이유가 있었겠지나도 작은 것에서도 인생을 찾고 의미를 찾아 봐야지

 

고흥반도 봄은 늘 사람을 어쩔 줄 모르게 한다

 

P36. 양화마을을 지나다 보니 마을 사람들이 굴껍질에 작은 구멍을 뚫고 20센티미터 간격으로 줄에 묶는 작업들을 하고 있다. 그곳에 어린 굴이 매달려 뿌리를 내릴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한다. 후손치고 선조의 덕을 보지 않는 것들이 없다. 죽은 껍데기 위에 새로운 생명이 자란다.

P37. 잠깐의 경이로움 속에서 어깨 아픈 것을 잊었다. 아마 바위산의 힘인지도 모른다.

꽃과 친해지고 있는 나. 다음 단계는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느끼는 것. 꽃과 나무 길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있는데, 자연의 위대함을 알게 되면 얼마나 벅찰까? 빨리 그 날이 왔으면 한다.

 

P39. 천천히 가면 주위를 살펴볼 여유가 생긴다.

 

P40. 빨리 오를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걸음이 느린 편은 아니었다. 지금은 다소 느린 편에 속하는 것 같다. 길을 가며 보고, 듣고, 느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무궁무진하다.

 

P40. 빠르게 걸으면 나이를 알게 되고 천천히 걸으면 주위를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속도를 일단 자동차 같은 기계에게 위임해주면 나이도 경관도 살필 수 없게 된다.

앞으로의 여행은 가급적 대중교통 (기차/버스)를 이용하려 한다. 자가용 여행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 휴게소에서의 아기자기함도 있다. 하지만 많은 것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P41. 아래에서 올려다볼 때는 여덟 개의 봉우리들이 어찌나 영준하고 야무져 보이는지 오르기 어려울 것 같더니, 산이 늘 그렇 듯 일단 속으로 들면 길을 내어 품어준다.

 

P42. 변화는 변화하지 않는 것들 과의 균형이라는 점이다. 걸어보면 금방 알게 된다. 한 다리가 움직이기 위해서 다른 한 다리는 땅에 닿아 있어야 한다. 걸어서 다른 곳으로 움직여 간다는 것은 두 다리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작업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늘 잊고 지낸다.

 

P44. 다른 사람들의 동의 없는 희생 위에 세워진 아름다움은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니다.

 

P45. 크든 작든 모든 잔인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다른 사람들의 희생과 어려움 그리고 불행 위에 자신의 기쁨을 쌓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종종 이런 사람들은 한때나마 뱃심 있고 추진력이 강한 일꾼으로 추앙 받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속지 않는 사회가 바로 성숙한 사회다.

 

P46. 초봄의 추위는 겨울과 그 맛이 다르다. 사람을 어쩔 줄 모르게 한다. 봄은 늘 그렇게 안절부절못하며 다가온다.

얼마 전 꽃샘추위가 찾아왔을 때의 일이다. 갑자기 불어 닥친 추위. 이렇게까지 추워질 줄은 몰랐다. 사실 추위는 안 올 줄 알았다. 다시 생각해 보니 진짜 봄은 오지 않았던 것이다. 너무나 성급했다. 봄을 우습게 여겼다고 할까? 내 또래 선후배들을 보면 스스로가 다 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안정적인 직장도, 혹은 가정도 가졌기 때문이겠지. 그리고 그대로 변하지 않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 봄과 꽃샘추위를 보면서 느꼈다. 항상 다 컸다고 생각하면 안되겠다. 항상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안되겠다. 혹시 모를 추위에 대비를 해야하고, 겸손해야 겠다고.

 

지라산 불무장등 무차개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리고 있네 멀고 가까움이 다르기 때문이다

 

P49. 우리의 삶이 아무리 고달파도 우리는 별인 것이다. 내가 해가 아니고 달이 아닌 것이 좋다.그것이 없으면 세상이 망하는 그런 엄청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 행복하다. 다른 사람의 삶 위에 군림하는 사람이 아니고,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임이 좋다. 별처럼 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지만 또 별처럼 빛나며 꿈꾸는 사람임이 좋다.

 

P52. 그러나 근본을 잊으면 그것은 더 이상 변화가 아니다. 그것은 변질이며 타락인 것이다.

과거 나의 불행을 행복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의 좋은 기질은 버릴 필요 없어. 그리고 오늘 불행을 만들면 안돼! 그러면 미래의 어느 오늘 나는 또 이런 후회를 하겠지.

 

P53.그러나 다시 찾아온 외로움도 공부이고, 유혹도 수양에 도움이 된다. 사람 사는 곳에 어찌 진공 속의 결벽만이 득도이겠는가.

 

다압리 매화마을 꽃은 절정인데 매향을 들을 수 없다

 

P59. 향기로운 사람이 된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향기가 후각적 인지의 대상이 아니라 내면적 마음의 흐름에 실린다는 것은 참으로 옳은 말이다. 아름다움은 감각의 경계를 벗어난다. 그래서 내면을 닦는 것이다. 진정한 변화는 내면적이다. 본질을 닦음으로써 타고난 자기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나는 지금 무슨 향기가 날까? 그리고 앞으로 어떤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될까? 나만의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무슨 향기지? 어떤 향기일까? 궁금하다.

 

운주사 그러나 나는 쉬고 있는 부처가 좋다

 

P65. 시류라는 것이 있다. 대체로 사람들은 시류에 편승한다. 스스로 자기의 뜻에 맞게 사는 것이 옳다고 말하지만, 시류를 어기기 어려운 것이 또한 인간이다. 휴식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충분히 쉬지 못한다. 늘 가장 하고 싶은 것이 푹 좀 쉬고 싶은 것인데 그러지 못한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는 휴식을 창조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휴식을 게으름과 소비로 인식한다. 한 개인이 이러한 사회적 시류에 반하여 살아가기는 어렵다. 그래서 사회의 전반적 수준 상승이 중요한 것이고, 지도층의 모범이 절실한 것이다.

 

P65.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경제적 구조의 차이만은 아니다. 바로 일상을 살아가는 문화적 차이이기도 하다. 만일 한 달쯤 쉬다 왔는데도 회사가 자기를 아쉬워하지 않고 그런대로 잘 돌아가고 있으면 불안해지는 것이 우리다.

휴가를 가도 회사는 잘 돌아간다. 아무 일도 없다. 복귀 후 다시 일을 했다. 없어도 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든다. 물론 내가 잘 하는 영역이 있지만, 그래도 무난히 돌아갔다. 나의 복귀를 원하는 건 내가 필요해서인가, 아니면 일을 덜어줄 사람이 필요한 것인가. 헷갈릴 때가 있다.

 

P66. 휴식과 놀이를 창조로 인식하지 못하는 문화적 결핍은 기계적 번잡만을 양산할 뿐이다. 먹고 살기는 하겠지만 미래가 없다.

 

P70. 인생만 한 변화의 장은 없다. 아이가 어른이 되고 어른이 노인이 되어 이곳에 있다. 노인에게는 어른인 아이가 있고, 어른에게는 아이인 아이가 있다. 인류의 역사가 그 변천의 기록이듯, 인생은 개인의 변천사다. 굽이굽이 후회가 있고 깨달음이 있다. 시간이 멈추기를 바라는 숨막히는 즐거움이 있고, 너무나 부끄러워 잊고 싶은 순간이 있다. 변화가 두렵다면 어떻게 인생을 살 수 있겠는가?

 

2장 옛사람의 마음에 취하다

 

적벽 이제 달 뜨면 아름다울 이곳에 있지 못하리

 

P74. 경치의 정점에 있기 위해서는 알맞은 때에 그곳에 있어야 한다. 어느 곳이든 가장 자기다울 때, 바로 그때 그곳에 있어야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아직 이 깊은 뜻을 어찌 아리오. 하지만 같은 경치라도 낮에 볼 때 정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밤에 봐야 정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각각의 사람들에게는 그 때가 진수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알맞은 시간 정점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남 두륜산 대흥사 아름다운 고목과 청허당의 마음이 있는 곳

 

P79. 어떤 사람은 배고프지 않아도 또 먹고, 춥지 않아도 더 입으니 이 무슨 심사인가? 도대체 눈앞의 쾌락이 바로 후생의 괴로움인 줄은 생각지 않는구나.

부처님의 말씀의 기본은 윤회사상에 있다. 이번 생에 안좋은 일이 생기는 것은 전생에 지은 죄, 혹은 이번 생에 자각하지 못하고 지나간 나의 과오가 발현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P87. , 어둠, 등잔, 환영, 이슬, 거품, , 섬광 그리고 구름, 이런 것들은 마땅히 보이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가 자연이다. 사람 역시 그러하다. 자연은 또한 커다란 도에서 벗어남이 없다. 인간도 태어날 때의 자성을 잃지 않으면 자연이다. 세속의 질서에 매이지 않으면서 난하지 않고 함부로 살지 않음은 자연의 법을 따르기 때문이다.

본질은 변하지 않아. 꽃도 4계절 변하지만 그 본질이 변하지 않은 것처럼 사람도 그래야 해

P88. 우리는 더 나아짐으로 더 이상 과거가 아니다. 우리는 어느 날 깨달음으로 예전과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다. 이것이 불가에서 말하는 정진이다. 역시 [선가귀감]에 나오는 말을 인용한다.

이 일은 마치 모기가 무쇠로 된 소에게 덤벼드는 것과 같으니, 함부로 주둥이를 댈 수 없는 곳에 목숨을 걸고 한번 뚫어보면 몸뚱이째 들어갈 것이다.’

통쾌한 말이다. 모름지기 달라지려는 사람은 단 하나의 일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강진 햇빛과 동백 그리고 옛사람 그리운 백련사

 

P95. 좋은 사람을 만나 알고 지낸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것처럼 좋은 일이 있겠는가?

이 처럼 좋은 일이 나에게도 생겼다. 변화경영연구소 선배. 그리고 블리븐 동기들. 이 분들과 함께한다는 것이 믿어 지지 않는다. 정말 모두 나의 스승이고 벗이다.

 

다산초당 천일각에 가면 그가 뒷짐을 지고 구강포를 바라보고 서 있네

 

P96. 며칠 안에 산은 분홍빛으로 피어나기 시작하고, 또 며칠이 지나면 분홍색으로 가득하리라. 자연만큼 변화무상한 것은 없다. 자연은 곧 생명이고 생명은 곧 변화다.

계절이 여름으로 스물스물 가고 있다. ! 변경연으로의 변화. 여름! 나는 또다른 변화를 준비한다. 물론 안될 수 도 있지만.

 

P97. 아무 생각없이 하늘을 보고 바다를 보고 바람소리를 듣다가 어째서 느닷없이 서까래 수를 세기 시작했을까? 한가함이다. 정신을 놓아두고 마음을 놓아둔 것이 얼마 만인가?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틀들이 터지며 매미 허물 같은 육신을 이곳에 놓아두고 혼은 잠시 여유로운 산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갑자기 멍 때릴 때가 있다. 기분이 나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좋은 것도 아닌 멍 때리기. 멍 때리기도 한가함이라 생각한다. 갑자기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오면 편안한 휴식을 하고 온 기분이다.

 

P98. 다망한 일상에서 적소로 유배옴으로써 자신을 위한 겨를을 찾은다산처럼 나도 마음을 놓아둔다.

 

P105. 그는 경전에 진력하여 18년 동안 230권을 저술하였다. 시문을 엮은 것이 70권이다. 그 밖에 목민, 강역, 무비, 의약 들을 잡찬한 것이 거의 200권에 달한다. 모두 성인의 경전에 근본하였으되 시의에 적합하도록 힘썼다.

 

칠량 봉황리 가업을 이어가기는 어렵고, 세상은 아직 알아주지 않는다

 

P110. 하고 있는 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미래가 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절망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하나의 일을 아직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는 방황이다. 어떤 일에 깨달음을 얻어 밝아지면 자신이 곧 그 일의 미래라는 것을 알게 된다.

갑자기 한국창직협회 회장님이 떠오른다. 4차산업혁명의 대두로 자기만의 길. 창업이 아닌 창직이 싹트고 있는데, 회장님은 7년전부터 이런 생각을 하고 준비해 왔다니. 사실 홀로 고군분투하는 것이 안타깝다. 곧 회장님이 창직의 미래가 될 것이라 믿는다. 나도 거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P112. 나약한 사람은 어떤 경지에도 이를 수 없다. 정진에는 용맹보다 나은 것이 없다. 백척간두에서 또 한 발을 내딛는 것이다. 목숨을 걸어야 한다.

 

고금도 충무사 아무도 없는 늦은 오후 이곳에 오면 한 사람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P120. 못나게 살지 마라. 아들을 군대에 보내는 것을 마음 아파하지 마라. 군대도 좋은 배움터이다. 충무공은 싸움터에서 아들을 잃었다. 힘이 강한 자에게 무작정 기대고 아첨하지 마라. 명나라 진린은 거만하고 무례했지만 충무공을 알고부터 진심으로 탄복하고 마음으로 따랐다. 그에게서 최선을 다하는 한 인간을 보았기 때문이다.

 

P121. 거북선을 만들고 선박을 축조한 것은 그가 전장에서 용감히 싸우다 죽는 것만을 최선으로 아는 일개 무장이 아니라 미래를 스스로에게 유리하도록 만드는 개척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내는 것만큼 확실한 승리는 없다.

 

마량의 밤 여관에서, 그리움으로

 

P123. 함께 있으면 혼자 있고 싶고, 혼자 있으면 함께 있고 싶다. 함께 있다 혼자 있게 되면 그립고, 혼자 있다 함께 있게 되면 작은 일로도 서로 다툰다. 그렇게 얼고 녹고 다시 얼고 녹으면서 마침내 한 사람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 혹은 그녀가 또한 자신의 삶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이 있다. 혼자 있고 싶지 않지 않다. 법륜스님은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을 때 누군가를 만나고 미래를 약속해야 된다고 하셨다. 아직 나는 준비가 안 된건가?ㅋㅋ

 

P124. 신이 그의 소원을 들어준 지 며칠 후 그는 다시 신을 찾아와 그녀를 데려다 달라고 하였다. 그 남자는 4,000년 동안 여전히 그러고 있다. 아직도 돌려 달라고 그랬다가 다시 무르곤 한다. 변덕스러운 것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 없다.

 

마량의 아침 산다는 건 망설임이며 차마 어쩔 수 없음이다

 

P134. 마량의 아침은 아무 볼거리가 없다. 여느 곳처럼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다. 하지만 나는 마량이 좋다. 맑은 햇빛이 좋고 바다가 좋고 필부들이 살아가는 일상이 좋다.

 

P134. 무대 위에 선 배우들의 짙은 화장처럼 서울의 아침 역시 언제나 치장으로 시작하지만 이곳은 잠자리에서 일어난 그 모습 그대로 시작한다.

 

P135. 산다는 것은 약간 우물쭈물하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망설이는 것이다. 그것은 어리석음이며 미련이며 우유부단함이다. 그러고는 나중에 그것을 후회하고 그것이 차마 어쩔 수 없었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관산 방촌리 날은 미칠 듯 맑은데 오래 묵은 매화 한 그루 만발해 있다

 

P138. 숲이 너무 울창하여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든다. 고요한 적막에 아직 익숙해지지 못한 모양이다.

 

P139. 날은 미칠 듯 맑고 밝은데 오솔길이 끝나는 곳에서 한 노인이 감자밭을 손질하고 있다. 가서 인사를 하였더니 얼굴이 허물어지도록 웃었다.

 

3장 바다와 바람 그리고 길

 

장환 일몰 바다가 하도 찬란해 쳐다볼 수 없다.

 

P144. 차도 주인을 닮아 있다.

내 붕붕카는 지금 어떤 상태지?? 혼자 놔둔지 오래 되었다. 일단 혼자 있다는 것이 나랑 닮았군. 트렁크 청소를 안 해줬어. 하지만 착하다. 말썽한 번 부린 적이 없다. 아픈데도 없다. 변덕스럽지도 않다. 나 보다 나은데?

 

P146. 그는 아침에도 잔칫집에 가는 한 노인을 장환까지 태워주었다고 했다. 이런 사람은 아주 친절한 사람이다. 태워주고 자기가 더 즐거워할 사람이다. 자기가 한 일에 즐거워하고 그 때문에 행복한 사람이다. 실속은 하나도 없지만 실속이 뭐 그리 중요한가. 자신이 즐거운 것보다 더 훌륭한 실속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조금의 손해는 중요하지 않다. 갑자기 아웃백 사건이 떠오르는 군. 지금과는 다르게 분노조절장애의 극치를 달릴 때. 이제는 그렇지 않아 다행이다.

 

P148. 사상이 개인을 넘어서 군림할 때 그것은 전체주의이다. 거기에 자유로운 개인은 없다. 같은 논리로 경제적 질환에 걸려 있는 사회는 자나깨나 돈만 생각한다. 개인은 경제적 법칙에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인형일 뿐이다. 그때 우리는 이미 인간일 수 없다.

 

P148. 그러므로 잘못된 가르침은 사회적 위협이다.

 

천관 초야 보면, 그대 역시 잊지 못할 것이다

 

P152. 나는 표현력이 부족해 꽃을 보면 그것이 어떻게 생겼는지 자세히 묘사하지 못한다. 감각적 재간이 거의 없다.

이 부분은 선생님을 인정할 수 없다. 책을 보며 선생님 만큼 시적이며, 인생의 의미를 담은 표현을 본 적이 없다. 표현력이 대단하신데너무 겸손하시다.

 

P153. 오늘은 정오가 되기 전에 정상에 올라, 앉았다 누웠다 하며 바다를 보았다. 눈부시게 찬란한 정오다. 온통 햇빛투성이라서인지 오히려 바다 위 섬들의 윤곽이 또렷하지 않다. 빛이 부옇게 산란한다. 몇 시간이고 바다를 보고 앉아 있어도 여전히 바다가 그리다. 내 가슴 어디엔가 바다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하다.

 

P154. 그러나 오늘은 그 섬들의 이름에 관심이 없다. 그 섬의 이름을 안다고 해서 그것들을 진정으로 더 많이 알게 되는 것도 아니다.

첫 번째 칼럼에서도 언급했지만, 나에게 그 당시 꽃의 정확한 이름은 중요치 않았다. 아카시아향이 나니 그냥 녀석은 나에게 아카시아였다. 이름보다는 그 녀석의 향이 나에게 더 중요하다.

P154. 우리가 자연에 대하여 알아야 할 것을 알고 있는 경우는 참으로 드물다.

아는 것 보다는 느끼고 싶다. 그러면 알게 되겠지?

 

P159. 이별의 아픔을 가진 사람은 천관산에 와 바다를 보았으면 한다. 바다 너머 그리움을 보라. 인생으로부터 버림받은 사람도 이곳에 와서 바다를 보았으면 한다. 이곳은 그리움의 산이다.

 

P160. 바위 하나가 그대로 산을 이루는 북한산의 인수봉이나 노적봉같이 거대하지 않으면서 고만고만한 바위들이 즐비하다. 그대 역시 이 바위들 중 하나이다. 초라하다고 탓하지 마라. 그대가 없으면 인생도 없다.

 

천관산 장천오미 숨겨두고 혼자 즐긴다는 말의 의미를 아는가

 

P162. 숨겨놓고 혼자 즐긴다는 의미를 아는가? 벽장에 숨겨놓은 꿀단지여도 좋고 바쁜 날 잠시 겨를을 내어 찾아가는 찻집이어도 좋다. 혹은 서가에 꽂혀 있는 소년 시절의 감명 깊었던 책 한 권이어도 좋다. 마담이 괜찮은 술집이어도 좋다. 아주 어릴 적 왠지 모르게 울고 싶을 때, 저녁이 되어 어머니가 찾아 나설 때까지 숨어 있던 자기만이 아는 작은 비밀 장소처럼 그런 치유의 은밀한 장소와 시간 없이 어떻게 이 세상을 살겠는가?

나도 아지트를 만들고 있다. 우선 새 집. 새로운 공간은 나에게 힐링의 장소다. 이사 오기 전의 집은 외로움이고 그리움인 집이었다면, 이 집은 오롯이 나 만을 위한 공간이다. 김치찌개집을 찾았고, 횟집을 찾았다. 이 곳은 지인들과 한 번도 오지않은 공간이다. 나중에 나 그리고 가 될 사람과만 같이 가야지. 계속 아지트를 찾고 있다.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것 같다.

 

P167. 그들의 표현대로 암시렇지도 않은일상의 꽃이다. 그러나 그들은 안다. 동백이 피지 않으면 그들의 봄도 오지 않는 것을. 그때가 그들의 마지막이라는 것도 안다.

 

천관산 장안사 아름다움이 바로 문 밖에 있으니 또 어디로 가랴

 

P168. 평상심이 어찌 그립지 않겠는가. 장안사 나이든 보살님이 만든 칡술에 나는 취해 있다. 봄날의 아름다움이 바로 문 밖에 있으니 어디로 가랴. 취해 자다 또 일어나 읽고 버리고 기록한다.

 

P168. 긴 관을 따라 당도한 물이지만 거침없이 흘러 자유롭다. 입을 대니 관 속의 물이 많아졌다가 적어지곤 해 흐름이 일정치 않다. 우리의 마음도 같다. 때로는 죽어 있고 때로는 살아 있다. 어디에 평상심이 있겠는가? 아직 팔팔한 나이라 때로는 격정을 타고 때로는 쓸쓸해 한다.

 

P169. 적어도 밥을 먹어야 할 시간에 굶는 사람이나 생물은 없어야 한다. 그것이 경제의 의미이다. 한 사람이 밥을 먹고 있다면 또 다른 사람도 밥을 먹을 권리가 있다. 이것이 평등이다. 평등만큼 같은 세상에 살고 있음을 유쾌하게 만드는 것이 없다.

세월도 참 평등하다. 부자이건 가난하건 시간은 공평하게 흐르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난 참 부자다. 병원에 누워있는 억만장자 이건희보다 공원을 걷고 책을 보고 글을 쓰는 내가 더 행복하다.

 

P170. 그래서 꿈에는 슬픔이 깃들어 있다. 어쩌면 약간의 질투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이미 되어 있는 사람이 있거나 가지려고 하는 것을 이미 취한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되어 있는 사람이나 이미 가지고 있는 사람도 꿈을 꿀 수 있다. 꿈은 욕망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직 현실이 아니다. 그러나 꿈은 씨앗과 같아서 늘 그 속에서 싹이 트고 커다란 나무가 된다. 그러므로 꿈은 또한 현실이다.

 

P171. 제사 때 절을 하는 것도 조상 앞에 자신을 낮추는 것이다. 절은 그래서 곧 하심을 말하는 것이다.

 

P172. 개혁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개혁이 진부해질 때 원래의 개혁으로 되돌아가기가 더 어려운 것과 같다. 인간의 습성이 고려되지 않은 개혁과 혁명은 허구이다. 그것은 학살이거나 기만이거나 지나친 망상이다.

 

가지산 보림사 옛사람들은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는데, 요즘 사람들은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

 

P183. 만공의 진전을 이어 수덕사 초대 방장이 되었던 혜암 역시 시끄러운 곳을 피하여 조용한 곳을 찾아서 공부해야 한다면 그것은 죽은 공부라고 단정한다. 무슨 일을 하든지 자기 일을 하며 마음의 공부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과거의 내가 생각나 웃음이 나고 부끄러워진다. 장비탓, 환경탓을 하면서 장비부터 사재기를 시작했고 학원을 다녔다. 행위의 목적이 전도되어 있었다. 얼굴이 붉어지네..

 

P184. 진지함은 불완전한 노력일 뿐이다. 그는 알고 있는 지식을 소화하여 자신의 인생관과 관련시킨다. 그래서 어떤 때는 단순하다. 역설적이지만 단순하다는 만큼 깊이 있는 것은 없다. 그는 세상에 속한 듯하지만 자신에게 속해 있다.

70%만 남겨주면 안돼?? 너무 진지해. / 나는 나야. 나만의 세계에서만 진지할꺼야. 나는 언제난 너에게 단순하고 유머 넘치는 사람이야. 변하지 않아.

 

4장 아무 계획없이 아무 목적없이

땅끝 사자봉에서 보길도 격자봉까지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섬이 있다는데 나도 바닷길 따라 그 섬에 가고 싶다

 

P196. 일 하나를 놓고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있겠지만, 인간과 인생 전체를 놓고 그 시비를 가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지나간 일의 진위를 가리는 일 역시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나는 그러나 부를 마음대로 누리는 것에 대한 저항감이 있다. 지나친 호사는 신의 뜻에 어긋난다. 마음은 호사로움으로 위로받을 수 없는 것이다. 마음 자체가 부식될 뿐이다.

 

보옥리 뾰족산 이곳을 놓치면 보길도를 보았다고 하기 어렵다

 

P202. 고요함이 너무 커 소음은 오히려 고요함을 가중한다. 시간이 멎은 듯하다. 호흡도 멎은 듯하다. 일체의 미동도 없는 대난. 내가 완벽히 쉬고 있는 듯했다.

나도 이런 경험이 많다. 비슷한지 모르겠지만 일요일 오후가 되면 거부할 수 없는 낮잠이 찾아온다. 유독 조용하다. 아늑하다. 자동차 크락션 소리가 나지만. 오히려 자장가로 들리고, 고요함을 더한다.

 

보길도 예송리 바다를 즐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P207. 길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살며 만나는 어려움도 늘 그것이 최초는 아니다. 이미 누군가가 건너간 길이다. 지금 나뭇가지를 붙잡고 천애의 절벽을 발밑에 두고 아슬아슬 건너가지만 내가 지나온 자리는 결국 나중에 길이 될 것이다.

계절의 변화. 그리고 나는 또다른 변화를 준비한다. 혹시나 성공하지 못하면 어쩔 수 없지만. 변화에 성공한다. 그 길은 위태롭지만 길이 될 것이라 믿는다.

 

P208. 걷는 것은 노는 것이다. 앉아서 쉬는 것 또한 노는 것이다. 시간에 구애 받지 않으므로 나는 시간으로부터 자유롭다. 저 구름처럼 자유롭다.

 

P209. 오늘 산을 타고 넘으려던 계획은 지켜지지 않았다. 까맣게 잊고 있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지만 아쉬움은 없다. 나는 오늘 하루를 아주 잘 보냈다. 내가 오늘 계획한 것은 산을 넘는 데 있다기 보다는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것이었다. 나는 행복했고 더 바랄 것이 없다.

선생님은 왜 산을 넘기로 한 것일까? 발길 닫는 곳으로 가는 것이지만, 계획이 되어 있었다면 분명 무슨 목적이 있었을 터. 하지만 산을 넘는 것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한 하루 였다. 넘지 않았지만 다른 무언가가 그것을 채웠다. 그래서 선생님은 행복하셨다. 나도 너무 계획에 매이지 말아야지. 목표에 닿기 위해 치열해지는 나를 보면 질문을 해야겠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완도 선착장 부두에 매여 있는 배들을 보면 자유로움을 느낀다.

자유? 배는 어부의 도구인데? 마치 농부의 소와 비슷하지 않을까? 배들 입장에서는 너무 슬픈 현실 아닐까?

 

P218. 천하에는 두 가지 커다란 기준이 있다. 하나는 시비의 기준이요, 또 하나는 이해의 기준이다. 이 두 가지 큰 기준에서 네 종류의 큰 등급이 생기게 된다. 옳은 것을 지켜서 이익을 얻는 것이 가장 높은 등급이다. 그 다음은 옳은 것을 지켜서 해를 받는 것이다. 그 다음은 나쁜 것을 좇아 이익을 얻는 것이며, 가장 낮은 등급은 나쁜 것을 좇아 해를 받는 것이다.

 

장좌리 장도 바람과 파도 속에서 그때를 아쉬워한다

 

P226. 군대란 전쟁을 하기 위해 조직된 소비적 집단이다. 이런 집단을 해상무역에 투입시켜 해상제국을 건설했다는 것은 장보고가 대단한 개척자였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그는 당시 사회의 전통적인 패러다임을 넘어서 있었다.

 

P229. 일단 정치에 관여하게 되면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자기다운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 자기다운 일을 함으로써 명성과 부와 힘을 가지게 되었던 사람들, 그리하여 정치적으로 변하게 되었던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정치에 입문함으로써 대개는 그 힘을 잃게 된다. 훌륭한 장군은 목숨을 잃고, 놀라운 재간과 뚝심으로 부를 일구어낸 부자는 멍청이가 되고, 학자는 그 명예를 잃게 된다. 자기다움을 상실함으로써 불행한 최후를 맞게 되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고 경계해야 할 일이다.

 

완도에서 녹동까지 아름다운 한려수도 푸른 뱃길을 따라

 

P232. 꽃은 시간이고 그래서 날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다.

시험은 시간이고 그래서 날 기다려주지 않는다. 왜 갑자기 시험이 생각나지?

 

P236. 심심한 모양이다. 심심하다는 것은 자기 속에 데리고 놀 자기가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늘 밖에서 친구가 될 만한 것을 찾는다.

요새 책이라는 친구를 만나서 즐겁다. 심심하지 않다. 4월은 구본형 선생님이랑 신나게 놀았다. 다음 달에는 캠벨에 집에 놀러 가야지.

 

P236.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변하지 않는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P237. 변화를 공부하고 싶으면 자연 속으로 들어가봐야 한다. 햇빛은 해가 떠서 질 때까지 한 번도 같은 적이 없다. 같은 2시의 햇빛도 계절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다. 물빛 역시 봄엔 초록색이고, 여름엔 파르스름한 녹색이다. 가을엔 푸르며, 겨울엔 검푸르다. 나무에 잎이 나고 지는 것을 보거나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보며 변화를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미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다.

서울숲을 걸었다. 꽃을 보고 하늘을 보고 싶어서. 멀리서 활짝 만개한 꽃을 보고 놀라서 다가가 보았다. 튤립이었다. 가까이서 보니 꽃잎이 너무 벌어져 예쁘지 않았다. 그래, 튤립은 꽃잎이 다소곳이 오므리고 있을 때가 가장 예쁘지? 경치의 정점이 이것인가? 하지만 누군가는 만개한 튤립을 보고 진짜 예쁜 튤립을 봤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동 쌍계사 벚꼬은 이미 지고

 

P241. 불행을 통해 배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그 사회는 불행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불행하게 한다.

내가 가야할 길. 아 진짜 여름의 변화를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불행을 통해 배울 수 있고, 그래야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줄 필살기가 생기는데

 

P243. 한번 시멘트가 깔리면 다시 복원하기 힘들다. 나무 한 그루만 죽어도 다시 살릴 수 없다. 개발은 그만큼 겸손하게 심사숙고한 후에 이루어져야 한다.

 

P244. 서울에서 온 차가 가장 많다. 모두 잠시의 휴일을 틈타 먼 길을 달려온 차들이니 마음들이 바쁠 것이다. 지나가는 사람 하나 태워줄 마음의 여유도 없는 것일까. 짧은 시간에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보아야 하는 사람들. 휴식도 일처럼 해야 하는 사람들이 벚꽃길을 달려들 간다.

 

P247. 우리의 놀이가 밤이 깊어질수록 야단스러워지는 이유는 어쩌다 한 번 쉬기 때문이다. 휴식의 절대 길이가 짧다 보니, 당연히 볼 것도 해야 할 일들도 많다. 그러니 밤늦도록 놀아야 하고 마셔야 한다. 혹은 새벽까지 그래야 한다. 왜냐하면 다시 일로 복귀해야 할 날까지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휴식이 휴식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P247. 소비적이고 향락적인 문화는 우리의 휴식 시간이 짧다는 것과 대단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짧게 끊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텔레비전 시청, 노래방, 그리고 짧은 여행은 향락적인 소비문화일 수밖에 없다. 자유시간이 턱없이 짧기 때문에 클라이맥스는 빨리 맛보아야 한다. 뜸을 들일 시간이 없다. 짧은 시간에 농축 되어야 하기 때문에 진해야 되고, 따라서 야만적이며 과격한 몸짓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모처럼의 휴식은 또 다른 노동이 되고 만다.

 

P247. 바쁘다는 것, 그리하여 빨라질 수밖에 없게 되는 것, 이것은 우리가 놀고 쉴 줄을 모르는 사람들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는 쉽게 말해 잘 노는 것이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고, 자기가 스스로의 삶을 조직하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P248. 문화사회란 그러므로 일하는 시간을 줄여 그 시간을 자아의 실현을 위해 투여하는 사회이다. 노동이 지배하는 사회가 아니라 사람들의 자율적인 활동이 지배하는 사회가 바로 문화사회인 것이다.

 

휴식 / 놀이 / 문화 / 사회에 대해 더 공부해 봐야겠다.

목포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다

 

P254. 결혼했으니 먹고 살아야 한다. 일상의 걱정들과 정해진 일정들이 내적인 성찰을 방해한다. 사회화의 과정에서 습득된 지식이 어린 시절의 마법의 힘을 대체하게 된다.

 

5장 아름다운 섬 이야기

 

흑산도 흑산도에는 아직 홍어가 있고 예리 포구에는 옛날의 정취가 남아 있다

 

P262. 개발의 원칙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최소화의 원칙이다. 보존이 무엇보다 현명한 개발이다. 개발은 파괴를 전제로 한다. 파괴는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자연을 조금이라도 바꾸려면 수없이 고뇌해야 한다. 최소화된 파괴, 이것 없이 자연은 자연으로 남을 수 없다. 둘째는 엄격한 조화의 원칙이다. 어디서나 만나게 되는 콘크리트 길과 사각형 시멘트 가옥 그리고 크고 무질서한 간판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 주위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보존지역으로 정했으면 전체적 조화 속에서 엄격하게 통제되어야 한다.

서울숲의 산책은 꿈만 같았다. 공원을 걸을 줄이야! 서울숲은 너무나 예뻤다. 외국의 유명한 공원 부럽지 않을 정도로 잘 꾸며 놓았다. 그래 잘 꾸며 놓았다. 자연스럽다의 반대 의미인 꾸미기.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을 나만 느낀 것일까? 내가 오바하는 건가? 입구도 잘 치장했다. 다양한 음식점과 카페. 예쁘고 아기자기하다. 그런데 자연스럽지 않았다.

 

P262. 이제 훌륭한 관광 자원은 훼손되지 않은 자연이다. 자연이 가지고 있는 생명력과 어느 정도의 불편 그리고 예기치 않은 경이야말로 이제 어디서도 찾기 힘든 것이 되어 버렸다.

 

P266. 인생은 길이다.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이다. 마음이 모질고 팍팍하여 한 그루의 나무도 자라지 못하는 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천촌리의 길처럼 솔잎이 깔려 있고 동백나무 우거진 아름다운 길일 수도 있다. 나도 인생의 어느 부분인가에 솔잎이 깔리고 주위에 꽃이 가득한 그런 부드럽고 포근한 길이고 싶다.

 

P268. 나는 좋은 길이 되고 싶다. 사람들로 하여금 천천히 걷게 하는 길이 되고 싶다. 평평하고 예쁜 바위가 몇 개 있어 좋은 날 사람들이 잠시 앉아 쉬어 갈 수 있는 그런 길이고 싶다. 깊은 정취가 있어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하며 감탄하는 그런 길이고 싶다.

 

홍도 아름답고 슬픈 구녕섬

 

P278. 변명할 수 없는 부끄러움이다. 자격이 없는 사람들에게 너무 아름다운 자연이 주어졌다는 비난과 탄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선착장의 위치를 바꾸든지, 전체적 그림 속에서 마을 전부를 개조하든지 하지 않고는 인류의 유산을 훼손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관매도 잘록한 허리에 천리향 향기로운 섬

 

P283. 견뎌내야 하는 것은 늘 자신의 몫이다. 그래서 안타깝기도 하고 그래서 다행이기도 하다. 자식들의 어려움을 대신할 수 있다면 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이미 모두 죽어 없어졌을 것이다. 과로와 지나친 심려 때문에.

 

P285. 사고 싶은 것을 하나도 살 수 없으면 가난한 것이다. 원하는 것이 두 개인데 그 중에 하나밖에 살 수 없는 경우는 그럭저럭 사는 것이다. 하나를 사면 다른 것을 살 수 없는 선택적 소비는 중산층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청바지도 사고 싶고 빨간 치마도 사고 싶은데, 그 둘을 한꺼번에 살 수 있으면 잘 사는 것이다.

나는 두 개를 살 수 있는 능력이 되면 두개를 살까? 아닐 걸사고 싶은 것 하나를 사고 다른 하나는 기부하는 삶을 살아야지

P289. 관매도에서 진도의 팽목으로 들어가는 오후 배는 430분에 있다.

 

진도 용장산성과 제주 항파두리 항전 9개월, 2년 그리고 700년 뒤

 

P300. 친몽고파든 친일파든 친미파든 외부에서 힘을 빌려오는 경우에는 늘 외부에 종속된다. 그런 경우는 자기일 수 없다. 외부의 힘에 따르고 적응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모르는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적응은 어쩔 수 없는 차선책이라는 것이다. 변화의 핵심은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새로운 상황을 창조함으로써 스스로 그 주인이 되는 것이다. 새로운 상황을 창조함으로써 스스로 그 주인이 되는 것이다. 성공할 때도 있고 실패할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주체적인 자기로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신이 허락한 대로.

 

한라산 구름 속 눈 위의 산책

 

귀환 다시 일상으로

 

P308. 한 달 반 동안의 일탈은 그에 상응하는 귀환의 의식을 가져야 한다. 인간은 상징성을 벗어날 수 없다. 변화는 상징과 함께 나타난다. 결혼식은 두 사람이 만드는 하나의 세계를 상징하며 장례식은 삶과 죽음의 화해이고 이승에서의 이별이다.

48일 우리는 함께 죽었다. 그리고 다시 태어났다. 그래서 생일이 같다. 의섭형님 감사합니다! 좋은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 주셔서요.

 

P308. 한 달 반 동안 나는 무엇을 하였는가? 내가 버리고자 했던 다섯가지를 버렸는가? 아침의 면도, 대낮에 거리를 활보하는 자유를 비정상으로 취급하는 사회에 대한 공포, 지위에 대한 압박, 월급이 주는 안심, 그리고 인생에 대한 유한 책임.

 

P309. 바다는 가끔 밑바닥을 뒤집어엎어 스스로를 정화한다. 태풍과 풍랑과 해일과 파도는 바다가 스스로를 정화는 도구들이다. 바다가 바다일 수 있는 것은 스스로를 새롭게 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이다. 어찌 배우고 닮고 싶지 않겠는가?

바다 스스로 정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태풍, 풍랑이라는 역경, , 좌절로 인해 바다는 인내하고 자기를 성찰하고 정화하는 것이 아닐까?

 

P309. 꿈은 개인의 삶에 생명을 준다. 꿈을 잃으면 생명의 힘은 해소된다. 그러므로 꿈을 잃은 사람은 살아 있다고 할 수 없다. 꿈은 일상과 유리되지 않은 에너지다. 꿈은 환상과는 다르다. 환상은 일상으로부터 유리된 에너지며, 일상과 만나지 못하므로 개인의 삶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구현하지 못한다.

 

P311. 내가 필부라는 것을 내 아내도 알고 있고 내 딸들도 알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세상의 어느 위대한 사람보다도 그들에게는 내가 훨씬 중요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인간은 별과 같다. 수없이 많지만 하나하나가 모두 작은 우주이다.

 

P312. 나는 자연을 닮아가고 싶다. 그리하여 조금 더 자유로워지고 싶다. 나를 위해 쓸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한다. 바라는 대로 되는 세상은 아니지만 세상이 만들어주는 대로 살지는 않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 쓸데없이 세상 돌아가는 대강을 알게 되다보니 젊은 날의 마법과 주술의 힘을 상실하게 되었지만, ‘양 어깨에 짐을 가득 짊어진 당나귀처럼 중년을 지내지는 않으리라.

 

P313. 세상에 나가 출세를 하는 것이 광명의 길은 아니다. 자유를 구속하는 족쇄와 사슬일 뿐이다. 마음을 바꾸는 것은 몸을 자유롭게 할 뿐 아니라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P315. 그러나 분명한 것이 있다. 나는 나아질 것이고 스스로가 더 좋아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바라건대 다른 사람들로부터 당신과 함께 있으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다른 사람들의 불운과 불행 위해 나의 행복을 쌓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변화라는 주제 속에 내가 담아내고 싶은 인생이다.

 

후기 자연과 사람 그리고 변화

 

P316. 21세기에는 공해로부터 자유로운 나라가 선진국이 될 것이다. 자연에 관한 한 선진국은 잘 사는 나라가 아니라 살 수 있는나라를 뜻한다. 이것은 생명의 유지에 대한 질문이다.

~ 미세먼지가 생각하는 건 뭐지? 나 같은 무감각 사람도 느끼기 시작했다. 예민한 사람은 얼마나 힘들까? 이번 대선 후보님들 공약에 환경문제를 좀 넣어 주세요!

 

P318. 21세기의 화두는 자연과 사람이다. 이를 염두에 두지 않는 어떠한 변화도 나는 거부하겠다.

 

P319. 앞으로는 자연을 자연대로 유지하는 나라가 부러움을 살 것이다. 이것은 부강한 나라가 아니라 산수가 살아 있는 아름다운 나라를 의미한다. 아름다운 나라는 공동의 선을 존중하는 나라이며 사회적 악의 창궐을 스스로 감시할 수 있는 나라다. 경쟁과 효율성 그리고 집단적 이기심 외에도 평등과 여유로움 그리고 공동선에 대한 원칙이 지켜지고 균형을 잡아가는 사회다.

 

P319. 사람은 쉬고 있을 때와 자신의 내면과 만날 때, 가장 자유로운 정신력을 가지게 된다. 그 때 비로소 작은 이해와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다.

 

P320. 인간이 쉴 수 있는 곳은 자연뿐이다. 자연은 단순히 원료의 공급처가 아니며, 폐기물을 처리하는 쓰레기장이 아니다. 자연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이 살게 해준다. 사람이 병들었다는 것은 자연이 병들었다는 것을 뜻한다. 자연의 힘 없이 인간은 회복 될 수 없다. 자연에 관하여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변화의 원칙이 있다. 그것은 보존이 곧 혁명이라는 절대절명의 원칙이다.

 

P321. 나는 앞으로 휴식의 일환으로 여행을 계속할 것이다. 생각하기 위해서 걸을 것이고 쉬기 위해서 걸을 것이다. 버리기 위해서 떠날 것이다. 힘과 정열을 얻기 위해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시간을 거슬러 오르며, 위대한 정신들을 만날 것이다.

 

P321. 단점을 들어 장점을 줄이면 배울 것이 없다.

 

P322. 한국의 산수 속에서 한국의 인물을 보고, 그 인물 속에서 그를 길러낸 한국 산수의 힘을 느끼는 것, 이것이 내가 여행이라는 매력적인 휴식을 통해 즐기고자 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휴식을 통해 정신적 지평을 넓혀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P322. 휴식은 자신에게 선사한 따뜻한 시간이다. 자신에게 시간을 주지 않고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겠는가? 왜 우리는 늘 바쁘고 또 다른 사람을 바쁘게 하는가? 바쁜 사람은 바보다. 자신을 괴롭히고 남을 못살게 할 뿐이다. 휴식이 게으름이나 소비로 느껴지지 않을 때, 한 사회가 이에 진심으로 공감할 때, 우리는 훨씬 나아진 사회에 살게 된다. 우리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이 바로 긍정적 변화인 것이다.

얼마전 무한도전 국민의원 특집이 생각난다. 열정페이, 무보수 야근, 불안한 주말 등 가만두지 않는다. 휴식이라도 마음 편하게 할 수만 있게 해주면 좋을텐데. 산소통 없이 바다로 들어가라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른거지? 휴식을 게으름으로 인식하고 바쁨을 강요하는 것은 살인행위와 같다는 것을 인식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사진작가의 말  익숙한 것과의 결별 그리고 떠남과 만남

이 책의 개정판부터 선생님과의 인연이 시작된건가?

 

P323. 훌륭한 인생의 멘토가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적어도 나쁜 길로 빠져들 확률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일단 나는 확률을 확 줄였다. 다행이다. 구본형 선생님을 비롯한 우리 변경연 선배 동기가 나의 멘토이기에 나는 이제 나쁜 길로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다. 진짜 다행이다!

 

P324. 간절한 욕망만 남기고 나머지를 거세시켜 시간을 더하면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 필요한 것은 지루한 반복과 연마 그리고 변화의 이유를 지켜야 하는 당위의 힘이다.

 

P324. 선학은 후학의 길을 제시해주어야 바른 도리다. 꿈이 현실로 바뀐다는 실제 사례를 보여주지 않으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P326. 풍경은 여행의 목표가 아니었다. 풍경으로 비롯되는 인간과 삶의 문제가 곁들여져야 보이는 것이 의미가 되고 실천의 해법으로 바뀌는 놀라움. 풍경의 완성은 사람이었다.

구본형 되기를 습관화하고 있는데, 자연과 풍경에서 사람이 조금씩 보인다. 정말 신기하다.

 

P326. 말의 억압은 상상을 제한한다. 설명은 사실을 얘기할망정 진실은 아닐지 모른다는 조심스러움. 확신의 어조로 사람을 이끌려 하지 않았고 강조와 과장의 몸짓도 없었다.

 

P328. 혼자 가려면 막막하다. 눈에 보이는 깃발이 있으면 훨씬 안심이 된다. 구본형 소장이 이미 깃발을 휘날려 놓았다. 청색으로 물든 희망의 땅에 이르는 곳이다. 후학의 이점은 선학의 발자국을 더듬어 참고하는 여유다. 설사 틀리더라도 손해 볼 일은 없다. 이것저것 보는 동안 방향은 더욱 선명해질 테니, 희망을 말하는 이는 허튼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P328. 모두가 일구어내는 변화와 개혁의 힘은 엄청날 것이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는다. 출발하는 일이 중요하다. 한 번 출발하면 되돌릴 수 없어 나아간다. 나간 길은 다음이 궁금해 끝을 보게 된다. 인간 구본형의 치밀한 여행 가이드는 이래서 모두에게 유용하다.

그래, 계속해서 얘기하지만 계절은 여름으로 변화하고 있다. 봄이 여름으로 가는 길을 따라 나도 또 다른 변화에 꼭 성공하고 싶다. 실패하더라고 좌절하지 말아야지!! 출발하자. 시작하자!

 

 

3. 내가 저자라면

 

구성 및 핵심내용

 이 책은 여행에세이의 특성상 시간 순으로 목차는 구성되어 있다. 소제목 역시 여행지에서 가장 인상깊은 느낌을 사용하였다. (별도 구성의 탄탄함이나 내용 요약은 생략)

 

Comment

 

- 내가 생각하는 책의 Key Word

떠남, 만남, 자연, 휴식, 미래, 행복, 하루, 인생, , 변화

 

- 차별점

단순히 여행지를 소개하는(맛집, 경치가 좋은 곳 등) 것이 아닌 자연과 사람, 사물 등에서 인생의 의미, 삶의 의미를 찾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가 단순히 보는것에 그치지 않고 새롭게 보는 법을 알려 준다. 새로운 시각을 갖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지나치지는 것이 아닌 연결짓기의 재미를 선사한다. 역사를 전공한 저자의 특성을 살려 유적지 및 여행지에 대해 역사적, 인문학적 지식을 활용하여 설명한다. 전문 사진작가의 사진을 중간중간 삽입하여 현장감과 더불어 독자를 남도로 가고 싶게 만든다.

 

- 훔쳐오기

낯선 곳()에서 익숙한 것을 발견하여 독자와 소통한다.

여행을 소재로 저자의 생각과 주장을 전달한다.

사진 or 삽화를 활용하면 더 큰 관심을 끌 수 있다.

 

- ‘떠남과 만남의 최고의 문장 (장절)

인생은 길이다.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이다. 마음이 모질고 팍팍하여 한 그루의 나무도 자라지 못하는 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천촌리의 길처럼 솔잎이 깔려 있고 동백나무 우거진 아름다운 길일 수도 있다. 나도 인생의 어느 부분인가에 솔잎이 깔리고 주위에 꽃이 가득한 그런 부드럽고 포근한 길이고 싶다.

나는 좋은 길이 되고 싶다. 사람들로 하여금 천천히 걷게 하는 길이 되고 싶다. 평평하고 예쁜 바위가 몇 개 있어 좋은 날 사람들이 잠시 앉아 쉬어 갈 수 있는 그런 길이고 싶다. 깊은 정취가 있어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하며 감탄하는 그런 길이고 싶다.

 

저자는 익숙한 것과의 결별(퇴사/과거의 나 등)을 위해 떠남을 실천한다. 낯선 곳에서의 아침을 맞으며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고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탐색해 들어간다. 자연의 변화를 통해 사람의 변화, 나의 변화를 생각하고 그 방향성을 정립하려 한다. 이런 탐색을 통해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를 만나고 싶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래의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생각하기 위해 떠났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결국 나는 좋은 길이 되고 싶다라는 결론을 스스로 내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문장(장절)을 최고의 문장으로 선정하였다.

 

- 최고의 문장 후보&이유

 

실컷 돌아다니며 마음껏 보고 싶었다. 아름다운 산과 강, 그리고 바다와 햇빛이 가슴에 역력해지면거기 가 닿으리라 믿었다. 마음속에 넘쳐나면 그때 그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리라 생각했다. 아는 만큼 느끼는 것이 서구적 배움의 방법이라면, ‘느끼는 것만큼 알게 되는접근법이 동양의 그것이다.

자연과 사람, 사물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방법을 제시

 

두 번째 인생은 절대로 바쁘게 보내지 않을 것이다. 첫째, 더 자유로울 것이다. 오직 나만이 나에게 명령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지게 할 것이다. 둘째, 더 많이 배울 것이다.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진지함을 버릴 것이다. 셋째, 배운 것을 통해 기여할 것이다. 주제넘지 말 일이다. 내가 만족한 나의 삶만이 이 땅에서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여행은 생략할 수 없는 새로운 시작의 상징이었다.

→ 퇴사 후 새로운 인생에 대한 각오

 

시류라는 것이 있다. 대체로 사람들은 시류에 편승한다. 스스로 자기의 뜻에 맞게 사는 것이 옳다고 말하지만, 시류를 어기기 어려운 것이 또한 인간이다. 휴식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충분히 쉬지 못한다. 늘 가장 하고 싶은 것이 푹 좀 쉬고 싶은 것인데 그러지 못한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는 휴식을 창조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휴식을 게으름과 소비로 인식한다. 한 개인이 이러한 사회적 시류에 반하여 살아가기는 어렵다. 그래서 사회의 전반적 수준 상승이 중요한 것이고, 지도층의 모범이 절실한 것이다.

의 중요성과 사회적 인식에 대한 전환 촉구

 

하고 있는 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미래가 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절망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하나의 일을 아직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는 방황이다. 어떤 일에 깨달음을 얻어 밝아지면 자신이 곧 그 일의 미래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의 일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자. 하나의 일에 정진하자

 

오늘 산을 타고 넘으려던 계획은 지켜지지 않았다. 까맣게 잊고 있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지만 아쉬움은 없다. 나는 오늘 하루를 아주 잘 보냈다. 내가 오늘 계획한 것은 산을 넘는 데 있다기 보다는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것이었다. 나는 행복했고 더 바랄 것이 없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서울에서 온 차가 가장 많다. 모두 잠시의 휴일을 틈타 먼 길을 달려온 차들이니 마음들이 바쁠 것이다. 지나가는 사람 하나 태워줄 마음의 여유도 없는 것일까. 짧은 시간에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보아야 하는 사람들. 휴식도 일처럼 해야 하는 사람들이 벚꽃길을 달려들 간다.

안타까운 현대인의 모습

 

나는 자연을 닮아가고 싶다. 그리하여 조금 더 자유로워지고 싶다. 나를 위해 쓸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한다. 바라는 대로 되는 세상은 아니지만 세상이 만들어주는 대로 살지는 않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 쓸데없이 세상 돌아가는 대강을 알게 되다보니 젊은 날의 마법과 주술의 힘을 상실하게 되었지만, ‘양 어깨에 짐을 가득 짊어진 당나귀처럼 중년을 지내지는 않으리라.

아쉽게 탈락한 후보

 

그러나 분명한 것이 있다. 나는 나아질 것이고 스스로가 더 좋아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바라건대 다른 사람들로부터 당신과 함께 있으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다른 사람들의 불운과 불행 위해 나의 행복을 쌓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변화라는 주제 속에 내가 담아내고 싶은 인생이다.

저자의 철학 / 신념

 

앞으로는 자연을 자연대로 유지하는 나라가 부러움을 살 것이다. 이것은 부강한 나라가 아니라 산수가 살아 있는 아름다운 나라를 의미한다. 아름다운 나라는 공동의 선을 존중하는 나라이며 사회적 악의 창궐을 스스로 감시할 수 있는 나라다. 경쟁과 효율성 그리고 집단적 이기심 외에도 평등과 여유로움 그리고 공동선에 대한 원칙이 지켜지고 균형을 잡아가는 사회다.

자연의 수중함

 

인간이 쉴 수 있는 곳은 자연뿐이다. 자연은 단순히 원료의 공급처가 아니며, 폐기물을 처리하는 쓰레기장이 아니다. 자연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이 살게 해준다. 사람이 병들었다는 것은 자연이 병들었다는 것을 뜻한다. 자연의 힘 없이 인간은 회복 될 수 없다. 자연에 관하여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변화의 원칙이 있다. 그것은 보존이 곧 혁명이라는 절대절명의 원칙이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를 유지해야 한다는 중요성 강조

 

휴식은 자신에게 선사한 따뜻한 시간이다. 자신에게 시간을 주지 않고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겠는가? 왜 우리는 늘 바쁘고 또 다른 사람을 바쁘게 하는가? 바쁜 사람은 바보다. 자신을 괴롭히고 남을 못살게 할 뿐이다. 휴식이 게으름이나 소비로 느껴지지 않을 때, 한 사회가 이에 진심으로 공감할 때, 우리는 훨씬 나아진 사회에 살게 된다. 우리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이 바로 긍정적 변화인 것이다.

휴식의 중요성 재차 강조

 

IP *.217.21.68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