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모닝
  • 조회 수 1286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7년 8월 29일 06시 41분 등록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지음 / 정경석 옮김 / 문예출판사

 

저자연구 삶 자체가 연애 소설이었던 진정한 사랑꾼, 괴테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한 연애소설로 칭송받는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출간 후 2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그 이유는 시대와 상관없이 괴테가 인간의 감성을 자극해 독자가 책 속 인물에게 감정이입을 잘 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그만큼 괴테는 인간의 심성을 이해하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괴테는 평생 동안 여러 여인들에게 구애를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처럼 몇몇 경우는 자신의 작품에 그 여성의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파우스트」 1부의 ‘그레트헨 비극’ 또한 괴테가 소년 시절에 잠시 짝사랑한 주막집 처녀를 소재로 삼은 것이다. 심지어 괴테는 74세 때 19세의 소녀에게 구혼한 적도 있을 정도이다.

 

어떤 이는 평생 괴테가 남의 여자만을 좋아했었다라고 평가기도 한다. 이런 괴테의 사랑에 대한 아픔, 결핍이 혹은 괴테의 창작의 원동력이 된 건 아니였을까?

 

일화로 보는 괴테
괴테의 대표작으로는 청년기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중년기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노년기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 청년기부터 노년기까지 60년에 걸쳐 쓴 「파우스트」등이 있다. 젊은 시절 괴테는 혈기 왕성한 청년이었다. 그런 혈기가 표출된 작품이 바로 괴테가 처음으로 발표한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다. 이 작품은 괴테 자신이 친구의 약혼자를 짝사랑하다 실연당한 경험과 괴테의 또 다른 친구가 한 유부녀에게 실연당해 자살한 사건을 소재로 해 쓴 작품이다. 괴테가 25살 때 쓴 이 작품은 연애소설의 시초로서 발표되자마자 당대의 젊은이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오늘날까지 유명인의 자살이 일반인의 모방 자살을 부른다는 ‘베르테르 효과’라는 말이 이어질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프랑스 혁명을 거쳐 중년이 된 괴테는 혈기 왕성하고 급진적인 변화를 바랐던 청년 시절의 모습 대신 점진적 변화를 추구하게 됐다. 당시 나폴레옹이 유럽의 과격한 혁명주의를 잠재우고 안정적인 진보를 이루게 했다고 믿은 괴테는 나폴레옹을 ‘세계정신의 발현’이라고 부른 헤겔과 더불어 나폴레옹을 ‘나의 황제’라고 칭하기까지 했다
.

괴테의 문학과 계몽주의


초기 ‘질풍노도시기’의 작품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달리 후기 작품인 「파우스트」에서는 인간 이성과 계몽주의를 강조했다. 「파우스트」는 괴테의 계몽주의 철학을 가장 핵심적으로 드러낸 역작으로 사람은 언제 어떤 실패를 겪고 유혹에 빠지더라도 인간으로서 노력하는 것을 계속한다면 마지막에는 구원을 받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간을 완전한 존재로 놓은 「파우스트」는 신이 지배하는 봉건주의 세계관을 무너뜨리고 인간을 신과 동격의 존재로 놓았다. 「파우스트」의 주인공 파우스트 박사는 스스로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에 자괴감을 느끼는 인물이다. 이에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 박사를 완전한 인간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유혹하는 것이 이야기의 시작이다
.


괴테가 꾸준히 인기를 끄는 이유
괴테의 작품은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꾸준히 읽히며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 특히 대중들에게 가장 유명한 작품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파우스트」가 대표적이다.

괴테는 르네상기의 예술가처럼 문학ㆍ미술ㆍ음악ㆍ정치ㆍ철학ㆍ법학ㆍ과학 등 방대한 학문을 섭렵했다. 실제로 변호사로 출발한 괴테는 십 수년간 바이마르 공국의 재상을 지냈으며 과학 논문도 상당수 펴냈다
.

이 때문에 19세기의 인물인 괴테는 ‘르네상스형 인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괴테가 인간의 가능성을 무한히 믿고 그에 따른 노력을 했기에 가능했다. 흔히 “부정을 상징하는 위인으로 니체가 있다면, 긍정을 상징하는 위인으로는 괴테가 있다”고 말한다. 세계문학론을 주장했던 괴테의 이상향은 지금 보면 순진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았기에 우리도 아직까지 긍정성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마음을 무찔러 온 글귀

 

작품해설

 

P8 –

향락과 타락은 악마의 본령이지만 결혼이란 루터주의에서는 신의 것이기 때문이다.

 

P10 –

괴테는 모든 욕망이 불타오르는 거인 파우스트를 통해서 파우스트가 아니라 인간 전체에서 선출된 인간 상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향상하려는 인간, 이 같은 인간은 결코 멸망을 가져와 서는 안 되며, 구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괴테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파우스트는 한 개성의 전개 발달 역사가 아니며, 인간성 일반에 대한 괴테의 해석이며, 동시에 자연과 신에 대한 견해를 말해 주는 것이다.

 

P11 –

또 인간이 가진 고유의 본성에는 파우스트적인 것과 메피우스토펠레스적인 것이 있어 결국에는 파우스트적인 것이 승리를 거둔다.   

 

P37 –

시인 : 무엇으로 시인은 모든 인간의 심금을 울리는 것일까요? 무엇으로 수,,,토의 네 큰 요소를 이겨 낼 수 있단 말이요?

 

P38 –

어릿광대 : 마치 우리가 연애의 모험을 하듯이 말이오. 우연히 가까워지고, 무엇인지를 느끼고 발을 멈추고 그리곤 점점 서로 뒤얽혀 꼼짝도 못하게 되지요.

 

P40 –

어릿광대 : 손에 익은 현악기를 대담하고 맵시있게 켜는 일, 그리고 스스로 정해 놓은 목표를 향하고, 흐뭇한 환상속을 이리저리 헤매는 일, 그것은 바로 연로한 당신네들의 일입니다.

 

P45–

: 그 자가 지상에서 살고 있는 한, 그대에게 그런 짓을 못하게는 않겠다. 인간이란 노력하는 동안에는 헤매느리라.

: 그를 유혹해서 너의 길로 끌어 내려 보아라. 그리고 네가 다음과 같이 실토를 하는 날에는 무안해 질 거다. 착한 인간은 설혹 어두운 충동에 휩쓸릴지라도, 올바른 길은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비극 제 1

 

P48 –

파우스트 : 그럭저럭 10년 동안이나 학생들의 코를 쥐고 아래위로 이리저리 잡아 흔들고 있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뿐이다.

 

P53 –

파우스트 : 나는 내 마음이 송두리째 너에게 정복당한 느낌이다. , 나타나거라! 생명을 빼앗겨도 좋으니 어서 나타나거라!

 

P56 –

파우스트 : 분수에 맞는 성공을 바라게나. 종만 울리는 바보는 되지 말게.

종만 울리는 바보가 뭘까?

 

P57 –

파우스트 : 자네들의 연살이란 인생의 휴지들을 꾸겨서 장식으로 삼은 듯, 번쩍번쩍 빛은 나지만,

가을에 가랑잎 사이로 살랑거리며, 부는 축축한 바람처럼 불쾌한 것일세.

 

P58 –

파우스트 : (혼자서) 저 친구의 머리에서 아직 모든 희망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니. 언제까지나 헛것에 들려 가지고 탐욕스런 손으로 보물을 파내려다. 지렁이를 발견하고 좋아서 날뛰는구나

 

P62 –

파우스트 : 쓸데없는 물건은 무거운 짐이 될 뿐이다.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것만이 순간 순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린 쓸데없는 짐들을 끊임없이 만든다.

 

P76 –

바그너 : 자기의 재능으로 이렇게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사람은 진정 행복하리라 생각합니다.

 

P81 –

바그너 : 저녁이 되니 비로소 집의 고마움을 알겠군요.

밖에 나가야 집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P86 –

파우스트 : 기록하여 가로되 태초에 말씀이 있었느니라.” 나는 이 대목에서 벌써 막히고 만다. 누가 나를 도와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없을까

 

P90 –

파우스트 : 이름이 무엇인가?

메피스토 : 그 질문은 어째 시시하군요. 말을 그처럼 경멸하고 모든 겉모양을 무시하고, 오직 본질의 깊은 곳에 뜻을 두신 분으로서는 말씀이죠.

 

P94 –

메피스토 : 이번에는 좀 놓아 주시구료! 곧 돌아오겠습니다. 그땐 무엇이든 물어주시오.

 

P97 –

메피스토 : 한번 이놈에게 아름다운 꿈의 모습을 보여 흘려 주렴.

망상의 바다 속에 깊이 처 넣어 주어라! 한데, 이 문턱의 마력을 풀려면, 쥐들의 이빨이 필요하구나.

 

P99 –

메피스토 : 됐어. 내 마음에 들었소. 우리는 서로 친해질 수 있을 것 같군요. 당신의 우울증을 쫓아내 주려고 나도 귀공자의 몸차림을 하고 왔소이다.

 

P101–

메피스토 : 나는 전지(全知)하다곤 할 수 없지만 아는 것은 퍽 많지요.

파우스트 : 그 무서운 정신착란 속에서 귀에 익은 감미로운 소리에 내가 끌리고, 어린 시절의 남은 감정이 즐거웠던 날의 여운에 속기는 하였으나, 유혹과 농락으로 눈속임과 감언이설로 이 슬픔의 동굴인 육체 속에다 나를 가두어 두는 일체의 것을 나는 저주한다. 우선 인간의 정신이 저 스스로를 잘났다고 하는 오만불손한 마음을 나는 저주한다.

 

P104–

파우스트 : 안돼, 안돼 악마는 이기주의자니까! 남에게 이로운 일을 공짜로는 안할 걸. 똑똑히 조건을 말해 주게. 그런 하인배는 자칫하면 해를 집안에 끌어들이기 쉽지.

메피스토 : 그럼, 이 세상에서는 내가 당신 시중을 들지요. 지시하는 대로 열심히 일하겠소이다. 하지만 저승에서 다시 만나게 되면, 당신이 같은 일을 내게 해 주면 됩니다.

파우스트 : 자네 같은 못난 악마가 무엇을 보여 주겠다고는 건가? 숭고한 노력을 잊지 않는 인간의 정신을 자네들 따위가 이해한 일이 있었는가?

 

P106 –

파우스트 : 자넨 대장부를, 대장부의 일언이 어떻다는 것을 모른단 말이냐. 나의 입에서 나온 말이 영원히 나의 일생을 지배한다는 것으로 충분치 않단 말이냐?

 

P108 –

메피스토 : 신은 자기만 영원한 광명 속에 있으면서 우리네는 암흑속에다 처박아 넣었소. 당신네들 인간에게만 낮과 밤을 마련해 준 것이오.

신은 왜 우리에게 낮과 밤을 주었을까?

 

P114 –

메피스토 : 세월은 빨리 가 버리는 것인즉 시간을 아껴쓰게. 하지만 규칙 있게 움직이면 시간을 얻을 수 있을걸세. 내가 아끼는 자네한테 충고하지만 우선 논리학 강의를 듣도록 하게. 그러면 정신의 훈련을 받아. 스페인식 장화를 신은 듯 죄어져서 그 덕에 사상의 길을 더듬어 나가는데도, 조심스럽게 살금살금 걷게 되어, 도깨비불 모양 가로세로 이리 비틀 저리 비틀 하지는 않을 것일 것

괴테가 젊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P115 –

학생 : 하지는 말씀을 잘 알아들을 수가 없는데요.

메피스토 : 머지 않아서 알아듣게 될 걸세. 모든 것을 근원으로 환원해서, 하나하나 적당하게 분류할 줄 알게 되면 말일세.

학생이 당연히 알아들을 수 없지.

 

P117 –

메피스토 : 나는 자네를 그릇된 걸로 인도하고 싶지 않으이. 신학이란 학문으로 말하면, 그릇된 길을 피하기가 지극히 어렵단 말일세. 그 속에는 숨어 있는 독이 하도 많아서 그것을 약이 될 것과 판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지.

 

P119 –

메피스토 :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건 해 주지.

학생 :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겠습니다. 이 기념첩에 한 줄 적어 주셨으면 합니다. 제발 호의의 표시로 하나 적어 주십시오.

메피스토 : 어렵지 않지(그는 적어서 돌려준다.)

학생 : (읽는다.) 그대 신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게 되리라.

 

P132 –

메피스토 : 민중은 자유스럽소. 얼마나 유쾌합니까.

파우스트 : 이제 떠나고 싶은데.

메피스토 : , 정신 차려 보시오. 이제부터 야수의 기질이 정말 희한하게 터져 나올테니까요.

 

P138 –

원숭이 수놈 : 이것이 지구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끊임없이 도는구나!

유리같이 소리가 나는구나.

참깨지기도 잘하지!

속은 빈털터리지

이쪽이 번쩍하면

저쪽은 더욱 번쩍하네

나는 정말로 살아 있다!

귀여운 내 자식아.

저만큼 물러서거라!

자칫하면 죽으리라!

진흙으로 구운 공이니,

깨지면 산산조각이 나리라.

정말 우리 지구가 누군가가 노는 조그만한 공일 수도 있다.란 생각을 해 본다. 거기서 본 다면 우리네 일들은 아마도 아주 하잖은 먼지와 같은 일들일 것이다.

 

P140 –

짐승들 : (그때까지 오만 가지 기괴한 몸짓을 하다가 고함을 지르며 메피스토펠레스에게 관을 가져온다.)

제발 부탁이오니

땀과 피로

이 관을 붙여 주시오!

 

P146 –

마녀 : (주문을 계속한다.) 숭고한 위력은

학술에도, 그리고

온세상에도 감추어져 있나니

그것은 주어질 것이로다.

애태움이 없이 차지하리라

파우스트 : 이 여자는 무슨 잠꼬대를 늘어놓는 것이냐?

내 머리가 당장에 터질 것 같구나!

마치 나는 십만명이나 되는 바보 녀석들이

온통 소리를 모아 떠들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P148 –

파우스트 : 저 거울 속을 또 한번만 슬쩍 보게 해 주게!

그 여인의 모습은 정말 너무나 아릅다웠네.

매피스토 : 그만두시오! 이제 곧 모두 여자들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견본을 바로 눈앞에 산 채로 보여 드리리다. (나직한 목소리로)

그 약이 몸에 들어간 이상

네 놈은 모든 여자가 헬레네로 보이리라.

행복한 상태가 된건지, 불행하게 된건지 모르겠다.

 

P149 –

파우스트 : 그래도 열네살은 넘었을 테지

메피스토 : 이젠 아주 난봉군 한스 같은 소리를 하시는구료.

귀여운 꽃은 모조리 내것으로 만들고

제가 꺾을 수 없는 정조니 사랑이란

없노라고 뽐내는 놈과 꼭 같구료

그러나 줄곧 그렇게만 되지는 않을걸요.

괴테의 본 모습은 아니였을까. 평소에 하고 싶었던.

 

P155 –

파우스트 : 그런데 너는 어떤 마음보로 여기 숨어 들어왔느냐?

여기서 얼마나 마음속 깊이 감명을 받았느냐!

너는 여기서 무성르 할 작정이냐? 왜 이렇게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일까? 가련한 파우스트여! 너는 아주 몹쓸 놈이 되어 버렸구나.

 

 

 

P160 –

마르가레테 : 그저 이 귀고리만이라도 내 것이었으면

전혀 딴 얼굴로 보일 텐데!

얼굴이 잘나고 젊어야 무슨 소용이 있담.

그것도 물론 좋기야 하겠지만

사람들은 단지 그뿐이라고 생각할 거야.

칭찬을 하면서도 반은 가엾게 여기는걸

모두가 돈 때문에 모여들고

돈에 달려 있는 거지 뭐.

아아! 우리처럼 이렇게 가난해서야!

마르가레테 아니다. 돈이 중요한게 아니다. 너의 젊음이, 아름다움이 더 소중하다.

 

P161 –

메피스토 : “애야하고 어미가 이렇게 불러 놓고는 부정한 보물이란 영혼을 해치고 피를 좀 먹는단다.이것을 성모님께 드리기로 하자. 그러면 천국의 만나로 우리를 즐겁게 해 주실 터이니했더란 말이오.

 

P163

메피스토 : 여자한테 홀딱 반한 저런 바보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하는 일이라면,

해건 달이건 별이건 간에 모조리 공중으로 쏘아 올리고 싶어하는 법이지. (퇴장)

사랑의 힘은 세계 어디나 다 똑같다.

 

P168

메피스토 : 남편이 아니라도, 우선 애인이라도 좋지 않습니까.

사랑하는 이를 품에 안는 것은

하늘이 주시는 그지 없는 선물의 하나니까요.

 

P173

파우스트 : 자네한테 그보다 좋은 방안이 없다면 이 계획은 파기하겠네.

메피스토 : , 참 성인이시군! 그러니까 성인이라고 할 수 있지!

당신이 허위 증언을 하는 것이

당신 생전에 이번이 처음이란 말이요?

당신은 신, 세계, 그리고 그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인간이라든가 그 머리나 가슴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 자신만만하게 정의를 내린 적이 없단 말이요?

 

P175

파우스트 : 당신의 눈초리, 당신의 말 한마디가 이 세계의 모든 지식보다 더욱 즐겁습니다.

(그녀의 손에 입 맞춘다.)

 

P182

마르가르테 : 어쩐지 마음이 떨려요!

파우스트 : , 그렇게 떨지 말아요!

이 눈길과 이 악수로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게 해 주구료!

당신에게 몸도 마음도 송두리째 바치고

영원한 기쁨을 느끼오

영원한 그것이 사라지면 절망이오.

아니 끝날 리가 없다. 절대로 끝날 리가 없지.

 

P186

파우스트 : 남이 기분 좋을 때 와서 귀찮게 구느니보다는 자네도 할 일이 많을텐데.

이 말을 해주고 싶은 사람이 참 많다. 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간다.

 

P187

메피스토 : 현세를 벗어난 만족감이겠구료?

밤중에 이슬을 맞으며 산 위에 누워,

하늘과 땅을 황홀함에 젖어 얼싸안고,

신이나 된 듯 스스로 부풀어 올라,

예감의 힘으로 대지의 골수를 파헤치고

6일 동안 이룩한 신의 작업을 내 가슴으로 느끼고

오만스런 생각으로 자기도 모를 것을 즐기고

때로는 사랑의 기쁨에 취하여 우주 만물 속에 넘쳐흐르게 하고,

이 땅의 아들의 모습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이윽고 그 고상한 직관인가 하는 놈을,

 

P188

메피스토 : 처음엔 당신의 정열이 마치 눈이 녹아,

시냇물이 불어나듯

철철 그 아이의 가슴 속에 넘쳐흐르더니만,

이젠 그 시냇물이 얕아졌단 말이오.

어째 이런 숲 속의 왕좌에 도사리고 앉아 계시느니보다는

그 불쌍한 어린 처녀의

연심에 보답이나 하는 것이

위대한 어르신한테는 어울릴 것 같군요.

 

P189

파우스트 : 나쁜 놈 같으니, 썩 물러가지 못할까.

그 귀여운 아이의 이야기를 하지 말아 다오!

반쯤 미쳐 버린 내 마음에 다시,

그 애의 매력적인 육체에 대한 욕망을 일으키게 하지 말아라.

 

P190

파우스트 : 악마놈아, 제발 이 공포에 찬 시간을 줄여 다오!

어차피 일어날 일이면 당장에 터지거라!

그 애의 운명이 내 머리위에 무너져 내려

나와 함께 멸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좋다.

 

P197

마르가레테 : 그 사람을 보면 저는 피가 끓어요.

그 밖엔 저는 누구한테나 호의를 가지고 있어요.

그렇지만 당신이 보고 싶어 제 아무리 그리워질 때라도

그 사람 앞에 서면 웬일이지 소름이 끼쳐요.

그리고 어쩐지 그 사람이 악한 같은 생각이 들어요.

혹시 제가 잘못 알았으면 미안한 일이지만요.

 

P199

마르가레테 : 아이, 참 전 당신을 보기만 해도

당신의 뜻대로 하게 되니 나도 모르겠어요.

벌써 당신을 위해 하도 일을 많이 해 버려서,

이젠 할 일이 별로 남은 것 같지가 않아요. (퇴장)

 

P202

그레첸 : 다른 사람의 죄를 다스리는 데는

아무리 지껄여도 시원치가 않았지

남이 한 짓이 검게 보이면 그의 검정색이

아직도 멀었다고 더욱 시커멓게 먹칠을 했지.

나는 잘됐다 하고 그렇게도 잘난 체했지

한테 이제 내가 그런 죄에다 몸을 맡겼구나!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모든 것은,

하나님, 얼마나 아름다웠으며! , 얼마나 즐거웠나요!

 

P215

메피스토 : 미안하지만, 도깨비불한테 부탁을 합시다 그려!

저기 마침 신나게 타오르는 놈이 보입니다.

어이! 여보게! 우리한테로 와 줄 수 없나?

그렇게 헛되이 타 버릴 필요가 어디 있겠나.

안됐지만 우리가 올라가는 길을 좀 밝혀주게

도깨비불 : 황송합니다. 어디 저의 주책없이 흔들거리는 성품을

어떻게든 억제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다만 저희들이 갈짓자로 걷는 버릇은 용서하십쇼.

 

P224

장군 : 누가 국민을 믿을 생각이 나겠소.

그렇게도 많은 공을 그들을 위해 세웠는데

평민들이란 마치 계집들 같아서

졸곧 젊은 놈들만 죽자 사자 한단 말이오.

재상 : 현대는 너무나 궤도를 벗어나고 있소.

앞 시대 사람들이야 훌륭했죠.

사실 우리가 무슨 일에겐 중용되었던 시절이

참다운 황금 시대였었지요.

벼락부자 : 우리들 역시 사실 어리석지는 않았지요.

그래서 해선 안 될 짓도 자주 하긴 했지요.

하지만 막 한몫 단단히 움켜쥐려는 판국에

세상이 훌러덩 뒤집혀 버리고 말았지요.

작가 : 요즈음 온건하고 현명한 내용의 책 같은 것을

읽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란 없단 말이오,

게다가 요즈음 젊은 놈들 말이지만

이처럼 건방진 때는 없었으니까요.

 

P225

메피스토 : 이곳 친구들이 최후의 심판을 받을 날도 멀지 않은 것 같군요.

술통이 차츰 밑바닥이 드러나면 술이 탁해지듯이

어째 세상도 다 된 것 같군요.

 

P229

메피스토 : 저런 건 내버려 뒤요! 건드리면 좋을 게 없으니

저건 마의 환영이에요 살아 있지 않은 그림자요.

저런 것한테 걸리면 좋지 않아요.

파우스트 : 사실 저 눈은 죽었을 때

사랑하는 이의 손이 감겨 주지 않은 눈이다.

저 가슴은 그레첸이 내게 바친 가슴이다.

저 육체는 내가 즐기던 그리운 육체다.

메피스토 : 저건 요술이라니까요! 당신은 참 홀리기도 잘하시오!

저 여자는 누구에게나 제 애인처럼 보이는 여자란 말이에요

 

P239

파우스트 : 그 애를 구해 내라! 그렇지 않으면 혼을 내 줄 테다. 몇 천년을 두고 무엇보다도 무서운 저주를 네게 할 테다.

 

P241

파우스트 : 오랫동안 잊고 있던 전율이 나를 엄습하는구나

인류의 일체의 고뇌가 나를 사로잡는구나

이런 습기 찬 담벼락 속에 그 애가 잡혀 있다.

한테 그 애가 저지른 죄란 한갓 악의 없는 망상이 아니었더냐!

너는 그 애한테로 가기를 망설이고 있구나!

그 애하고 다시 만나는 것이 겁이 나는구나!

빨리 가라! 어물어물하다가는 그 애의 죽음을 재촉할 뿐이다.

 

P245

마르가레테 : 당신이구료! 제발 다시 한번 말씀해 줘요.

그이로구나! 그이야! 내 몸의 괴로움은 모두 어디로 갔지?

감옥살이의 불안은 어디로 갔지? 쇠사슬은 어디로 갔을까?

당신이구료! 나를 살려 주려고 왔군요.

난 이젠 살았군요!

벌써 저기 당신하고 처음 만났던

그 길이 보이는군요.

그리고 마르테 아줌마하고 당신을 기다리던

그 밝은 뜰도 보이는군요.

 

P246

마르가르테 : 어마나! 당신 입술이 왜 이리 차가워요.

왜 벙어리가 됐지요?

당신의 애정은 어디로 가 버렸지요?

누가 나한테서 빼앗아 갔지요?

 

P249

마르가레테 : 전 갈 수 없어요. 앞날이 없는 몸인걸요.

도망친대야 소용없어요. 저를 모두 노리고 있는데요.

빌어먹어야 한다는 것도 비참한 일이에요.

게다가 양심의 가책까지 받아야 하는걸요!

낯선 고장을 헤매고 다니는 것도 정말 비참하군요.

결국에 가선 저는 붙잡히고 말 거에요.

 

P251

마르가레테 : 하나님! 저는 당신의 심판에 몸을 맡기겠나이다!

메피스토 : (파우스트에게) 가요! 갑시다. 당신을 그 애하고 내버려 둘 테란 말요

마르가레테 : 하늘에 계신 아버지시여. 저는 당신의 것입니다. 구원해 주소서!

천사들이여! 당신들의 성스런 무리여!

주위를 둘러싸고 저를 보호하소서!

하인리히씨, 나는 당신이 무서워요.

IP *.44.153.208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