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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30일 11시 36분 등록

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 (구본형, 생각정원)

 

1. 저자에 대하여

스승과 연구소를 알기 전까지 내게 롤모델이라는 단어는 현실과는 무관한 단어였다. 늘 머나먼 그곳의 높디 높은 누군가를 동경하느라 삶을 공유하는 이들에게 마음을 쓸 여유가 없었다. 더 솔직히 말하면 내게 현실 속 사람들은 극복하고, 바꿔야할 대상일 뿐이었다. 가까이 있기에 너무나 잘 보이는 불완전함을 내심 경멸하기도 했다.

 

이런 내게 스승은 이상 속의 세계에서 현실로 걸어 들어온 첫 번째 인물이었다. 스승은 자신의 삶을 통해 우리를 괴롭히는 불완전함이야말로 그 완벽한 아름다움의 핵심 재료라는 것을 보여 주었다. 우리가 동경하는 아름다움이란 자신의 불완전함을 온전히 품고 사랑하게 된 존재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물론 이런 가르침들은 얼굴을 본 적 없는 위대한 이들의 책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보편적인 진리라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간접경험과 직접경험은 분명히 다른 체험이라고 믿는다. 스승은 내게 너무나 현실적이기에 도저히 부정할 수 없는 이상이었다.

 

그리고 함께 스승을 체험한 선후배 역시 내게는 참으로 의미있는 텍스트다. 현실이라는 벽 앞에 약해지려고 할 때, 이건 처음부터 안 되는 일이었다며 핑계 대고 싶어질 때 그들은 존재 자체로 질문을 던진다. ‘그럼 내가 하고 있는 건 뭐지? 내가 해낸 건 뭐지? 나는 되는데 너는 안 되는 이유는 뭐지? 나도 안 되고 너도 안 된다면 우리가 함께 해보면 어때? 스승께서는 혼자서도 해내신 일인데, 이렇게 많은 우리가 힘을 모아도 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니?’

 

솔직히 가끔은 후회하기도 했다. ‘애초에 이 판에 들어오는 게 아니었는데...’ 그러다 이내 다른 대안이라는 것이 정말로 가능했을까? 이건 우연이 아니라 운명이라는 거 이제는 받아들일 때도 되지 않았니?’ 하고 스스로 묻고 망설임없이 , 그렇지대답하곤 한다. 스승께서 말씀하셨듯 피가 달라서 일지도 모른다.

 

2. 내가 저자라면

 

자신의 영웅을 찾아간 여정의 깨달음을 담은 영혼의 자서전

 

출발

1

신화가 된 인간

모험에의 소명/

소명의 거부/

초자연적인 조력/

첫 관문의 통과/

고래의 배

1장미케네| 모험의 시작
프로메테우스: 최고신 제우스에 맞서다
아르고스의 페르세우스: 그리스 최고의 모험을 시작하다
메두사: 적을 패퇴시키는 전사의 얼굴
카시오페이아와 안드로메다: 어머니의 오만은 딸의 재앙이 되고
티린스의 페르세우스: 신탁은 이루어지고 영웅은 별이 되다
Tip 제우스
Tip 신화 속의 기괴한 괴물들

 

2장크레타| 탐욕의 끝
크레타인: 그리스 최초의 문명을 건설하다
미노스 왕: 탐욕이 재앙으로 이어지다
아리아드네: 모든 젊음은 미망의 미로에서 이 실을 결코 놓쳐서는 안 되니
다이달로스: ‘는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에만 몰두한 장인
Tip 신화 속의 기억해야 할 동물들
Tip 3대 마녀들
Tip 디오니소스

 

3장 아테네| 문명이 꽃피다
테세우스: 아테네가 가장 사랑한 사나이
메데이아: 자식을 죽여서 남편에게 복수하다
파이드라와 히폴리토스: 사랑이 증오가 되어 죽음을 낳다
아스클레피오스: 필멸의 인간을 되살리고 대신 죽다
Tip 아폴론
Tip 아테나

 

4장 테베| 가장 비참하고 장엄한 자의 탄생
테베의 오이디푸스: 스핑크스를 죽인 현인
이오카스테: 운명의 실타래가 그녀의 목을 조르고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마침내 운명과 화해하고 스스로 구원받다
안티고네: 비극과 함께한 불멸의 여인
크레온: 백성 위에 군림하는 법의 집행인

입문

2

트로이 전쟁, 겨루는 자들의 함성

시련의 길/

여신과의 만남/

유혹자로서의 여성/

아버지와의 화해/

궁극적인 홍익

5장 아테네->트로이| 출항
헬레네: 모든 것을 침묵시키는 아름다움을 가졌으니
아가멤논: 딸을 제물로 바친 아버지
Tip 헤라
Tip 신화 속의 예언자들

 

6장 트로이| 격돌
아킬레우스: 영웅이여, 분노하라
파리스: 그의 선택이 트로이를 멸망시키다
헥토르와 안드로마케: 최고의 훈남과 사랑스러운 여인
Tip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수들
Tip 헤파이스토스

귀환

3

혹독한 귀환

회귀의 거부/

외부로부터의 원조/

회귀 관문의 통과/

두 세계의 스승

7장 아테네| 운명의 굴레
클리타임네스트라: 수많은 저주를 술잔에 채우다
엘렉트라: 불행에 불행을 더하는 여인
오레스테스: 무죄를 선언했으나, 양심은 위로받지 못하고
이피게네이아: 마침내 저주를 축복으로
Tip 아르테미스


8장 트로이->이타카| 승리한 자의 고난
트로이의 오디세우스: 가장 그리스적인 그리스인
칼립소: 사랑은 방랑자의 족쇄가 되어
나우시카: “내 이야기를 들어다오, 흰 팔의 공주여
폴리페모스: ‘아무도 아닌자에게 하나밖에 없는 눈알을 빼앗기다
키르케: 오디세우스를 사랑한 여신 같은 마녀
그리스의 영웅들: 저승에서 다시 만나다
헬리오스의 오디세우스: 부하를 모두 잃고 홀로 살아남다
페넬로페이아: 마침내 그녀에게 돌아갔지만
Tip 포세이돈
Tip 헤르메스
Tip 하데스


9장 트로이-> 로마| 위대한 로마의 탄생
트로이의 아이네이아스: 위대한 제국의 시조
헤카베와 폴릭세네: 불굴의 트로이 여인들
트로이의 유민들: 패배한 자들은 새 땅을 찾아 나서고
여왕 디도: “배신자여, 그대는 말 한마디 없이 나를 떠나는가?”
시빌라: 황금 가지를 들고 하데스의 나라로
라비니움의 아이네이아스: 로마의 기초를 세우다
레아 실비아: 그녀의 꿈에서 제국은 시작되었다.
Tip 아프로디테
Tip 아레스
Tip 그리스와 로마 주요 신들의 대조표

 

나는 모든 것을 털어내되 그 이야기에 책임지지 않는 방법, 즉 화자와 이야기를 분리함으로써 자유로워질 수 있는 도움을 받았다. 그것이 소설이다.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16

 

정돈되고 정돈되고 정돈된 사람, 그래서 늘 안전하고 안전하고 안전하다고 믿었던 사람. 내게 스승은 그런 분이었다. 모든 것을 품고 있으나 그 모든 것들로 평온한 하모니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 그렇게 위대한 문명의 보통명사가 되어버린 사람이 내게 스승이었다.

 

그러나 그 역시 인간 조건에서 예외일 수는 없었을 터. ‘위대한 문명조차 칠흑같은 원시를 품고 있다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의 첫 문장은 인간 구본형의 진솔한 자기고백이다. 신화는 그가 자유롭게 자신의 모든 것을 털어낼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안전장치였던 거다. 그리고 덕분에 그는 스스로의 영웅이 되는 과정에서 만났던 고뇌와 깨달음을 주저없이, 아낌없이 다 풀어 낼 수 있었고, 이로써 비로소 온전한 영웅들의 조력자로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여정의 고비고비마다 배치되어있는 스승의 는 그가 걸어온 여정에서 얻은 깨달음의 정수에 다름이 아니다. ‘시인은 노래한다고 시작되는 그 도약과 여백. 그 위에서 여행자는 호흡을 고르며 자신을 위한  사잇길을 찾아내면 된다. 그 안전한 열림이란.  

 

적절한 곳에 배치된 지도와 설명과 삽화는 기존의 신화 책들을 읽으며 느꼈던 가려움들을 시원하게 긁어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여기서 찾아온 질문. 그렇다면 나는 그저 감탄밖에는 더할 것이 없다는 말인가?

 

자기는 사라지면서 그 속에 진실을 쏟아내는 것이 소설이다. 모든 이야기는 다 하면서 작가와 소설은 별개라는 연막을 칠 수 있다. 그래서 문학이 우리가 갈 수 있는 가장 먼 경계까지 갈 수 있는 것이다. 운이 좋으면 스스로의 기쁨으로 세상을 기쁘게 하고 그것을 통해 여인의 신화를 만들게 될 것이다.

 

2010.6오프 수업코멘트 중에서

 

그로부터 8년이 흐른 오늘, 이제는 더 이상 을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4.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프롤로그| 고대 그리스인처럼 모험하라

(12) 문명은 이렇게 원시와 몸을 섞으며 자라왔다.

(12) 이 잔잔한 바다는 한 번도 배를 타 적이 없는 이 사람들이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_ 내게 스승은 에게해같은 존재였나보다. 이리 다정하고 평화로운 바다라면 한 번쯤 몸을 담궈봐도 좋지 않을까. 스승은 겁많은 내게 적합한 입구였다. 그리고 8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 나는 흐르고 흘러 망망대해의 한 가운데에 이르게 되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자신의 몸을 의지할 무언가를 부여잡은 채 바다에 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한 해안을 따라 바다에 발을 담근 사람들일 것이다. 우리는 알게 되었다. 우리를 모두 품고 있는 그 바다의 이름이 다름 아닌 운명이라는 것을. 묻고 싶은가? 나를 이런 모험으로 유혹한 스승을 원망하느냐고? 그럴 리가. 스승이 아니었더라도 나는 이 바다를 벗어나기 어려웠을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는, 게다가 실제와 놀랍게도 닮아있는 테마파크를 거쳐 부드럽게 이 바다에 이를 수 있었음에 감사할 뿐이다. 감사할 뿐이다.

(13) 가난이 그들을 떠나게 했고 적당한 도전이 그들을 성공하게 했다.

(14) 발 밑에 있는 것도 보지 못하는 자가 하늘의 일을 알려하다니!

플라톤, “이런 비웃음은 철학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진 것이다. 철학자는 가장 가까운 친척이나 이웃이 무엇을 하는지, 자기가 인간인지 다른 존재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철학자는 노예들뿐만 아니라 법정에서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비웃음을 살 것이다. 웅덩이뿐만 아니라 온갖 어려움에 빠질 정도로 서툰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철학자란 인간이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알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 _ 나 철학자인건가? ㅎㅎ

(15) 그는 마음만 먹으면 부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학문의 목적이 부자가 되는 데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16) “가장 가치있고 정의로운 삶은 무엇인가?” “다른 사람을 비난할 때 그 비난당한 삶을 스스로 살지 않는 것.”

(17) 언제 어디서 태어났든 우리 안에는 인류의 원시와 고대 그리고 중세가 이 시대와 함께 공존한다. 오늘 그리스인의 이야기에서 그 행간을 읽어낼 수 있다면 우리 안에서 가장 위대한 힘을 이끌어내 스스로의 삶을 영웅의 행적으로 끌어올릴 용기와 방법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끊임없이 우리를 끌어올리는 힘, 엑셀시어의 정신은 우리를 도약하게 한다.

(18) 우리의 의식 세계는 문명의 세계에 살고 있지만 우리의 무의식은 아직도 문명에 의해 순치되지 않은 신화의 세계에 살고 있다. 의식과 무의식의 조화, 그것이 자기 경영의 본질이다. 그래서 신화는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는 내면이 어둠으로 내려가는 사다리며 통로가 되는 것이다.

(18) 나의 신화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나의 세계가 없는 평범한 삶에서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의 세계 하나를 창조해내는 것이다. 자주적 삶의 방식도 없고 정신적 독립성도 없는 대중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의 삶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마침내 세상에 자신의 작은 왕국 하나를 건설해가는 이야기다. 성공과 실패가 하나의 물결처럼 서로를 교환하는 것, 승리의 환희와 패배의 모멸이 온 몸을 휩싸는 일에 뛰어드는 것, 모든 신화는 바로 이 무수한 모험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다...이 책은 모험의 선동을 위해 쓰였다. 모험에의 초대,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다. ★★★★★★★ _ 신화가 성공을 목표로 하는 여정이 아니라는 것, 오히려 나다운 실패를 초대하는 모험이라는 것. 이리 똑똑히 쓰여있구만 난 왜 이제야 알아본 걸까? 이제는 이 길 끝에 기다리는 것이 빛나는 영광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낚이고 마는 건 또 뭘까? 스승의 선동이 뛰어나서일까? 내가 이미 미쳐있기 때문인 걸까?

 

1부 신화가 된 인간

 

(24) 생명은 심연 속의 어둠, 즉 지하 세계의 죽음으로부터 나온다는 생각은 신화의 중요한 모티프다.

(24) 그리스인들에게 천지창조의 신화는 없다. 신이 우주를 만든 것이 아니라 우주가 신들을 만들어 냈다. 하늘과 땅이 남편과 아내가 되어 신들을 만들어냈으니 삼라만상이 모두 의인화된 크고 작은 신들이 되었다.

 

1장 미케네| 모험의 시작

프로메테우스: 최고신 제우스에 맞서다

(30) 판도라는 모든 선물이라는 뜻이다. 판도라는 신들로부터 모든 것, 즉 강점과 약점, 저주와 축복 모두를 받은 여자가 되었다. 제우스는 한 사람 안에 너무도 많은 대립적인 요소를 넣어두면 그것들이 서로 부딪히고 갈등해서 하루도 고통과 번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_ 욕심많던 젊은 날들 내 고통과 번민의 이유. 문득 뜻하지 않은 아픔이 밀려오면 먼저 점검할 체크포인트. 너무나 욕심을 부린 것은 아닌가? 나도 모르게 多多益善의 전제로 회귀해 있는 것은 아닌가?

생명은 어둠 속에서 태어난다.

낱알 하나가 죽어 수십 배의 생명으로 솟아나듯

죽음의 어둠을 거치지 않은 탄생은 업슨 법.

해는 아침마다 어둠의 밤과 산에서 떠올라

한 번도 새로운 날의 약속을 어긴 일이 없으니, 다시 시작하라.

 

미리 생각하는위대한 프로메테우스가

신의 우아한 형상으로 남자를 빚고

보든 선물의 여인 판도라가 최초의 여인이 되니

우리는 모두 대지의 뼈로 만들어진 존재.

불행 속에서도 뼈가 아직 부러지지 않았다면 언제나 희망은 있는 법

 

아르고스의 페르세우스: 그리스 최고의 모험을 시작하다

 

(34) 파도와 바람을 받아 요동치는 나무 상자 속에서 다나에는 두려워하지 않고 아들을 품에 안고 달래 주었다.

(36) 페르세우스는 자신을 격동시킨 폴리덱테스에게 속아 목숨을 건 모험을 떠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어제, 또 어제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나날들,

고요한 일상의 호수에 문득 돌멩이 하나

다른 운명이 여울져 찾아온다네.

어리석고 위험한 젊은이 하나가 불행을 찾아 떠나네,

그것이 젊음이기에.

 

험준한 산을 넘고 깊은 계곡에 갇히며

기괴한 노파와 비밀스러운 요정에게 묻고 또 물어

빛나는 방패와 휘어진 칼로

마음속 괴물의 두려운 목을 자르네.

두려움을 이기니 바로 그 일이 진정한 영광.

 

메두사: 적을 패퇴시키는 전사의 얼굴

 

(43) 신화 속의 메두사는 두 개의 대극적 가치를 모두 붙들어 품은 이중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이원적 대립 장치는 그리스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사유체계였다.

(46) 아테나의 방패는 아이기스’...가장 무서운 괴물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가장 훌륭한 자기 방어의 수단으로 전환하려는 주술적 기원

그때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다.

가해자는 피해자와 늘 닮아 있는 법.

속과 겉, 숨어 있는 것과 드러나는 것,

그것은 언젠가 어디선가 만나는 법.

서로 거울 속 자기라서 깜짝 놀라지.

 

교실의 왕따, 누가 봐도 지질이.

교실의 깡패, 누가 봐도 문제아.

하나는 괴롭히고 하나는 당하지만 둘 다 같은 사람.

가해자를 처벌한다고 문제는 사라지지 않아.

가운데 침묵하는 다수가 그러지 마라고 외쳐야 해결되지.

 

카시오페이아와 안드로메다: 어머니의 오만은 딸의 재앙이 되고

 

(51) 싸움에 이긴 페르세우스는 제단을 쌓고 자신을 도와준 신들에게 제사를 올렸다.★★★ _ 소홀히 하지 말아야할 의식!!

(54) 위험이 명예가 되고 가장 강력한 후원자가 된 것이다.

 

남자가 있고 여자가 있는 곳, 그곳은 사랑.

씩씩한 청년과 눈이 맑은 여인은

서로 찾아 그리워하는 예쁜 짝.

그러나 용감한 자만이 사랑을 얻는 법.

오직 사랑만이 목숨을 걸 만한 것.

 

무엇을 가지지 못하면

불편하고

사람을 얻지 못하면 삶 자체가 허무.

세상의 보물 딱 하나만 들라면 단연코 사랑이지.

목숨을 건 것이 목숨을 살리는 법.

그걸 잡으려면 온 삶을 다 걸어야지.

 

티린스의 페르세우스: 신탁은 이루어지고 영웅은 별이 되다

 

(59) 페르세우스는 모든 모험을 마치고 아름다운 안드로메다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다가 별이 되었다. _ 이 정도면 페르세우스의 치기도, 카시오페이아 왕비의 오만도 모두 용서된다.

(62) 수많은 그리스 영웅들의 행적 속에서 페르세우스처럼 한 여인과 로맨스를 만들어 오직 그 한 사람과 일생을 살아간 영웅은 매우 드물다. 트로이의 용장이며 세기의 훈남인 헥토르만이 그에 미견될 수 있다.

 

너도 나도 모두 우주의 별이 환생한 것,

삶이 끝나는 날 다시 별이 되어 돌아가지.

무수한 별 무수한 운명.

어두운 밤 속에서 더듬어 찾듯 서로 만나 꽃다운 인연,

손잡아 별자리 되고 무리지어 은하수 되네.

 

어둠이 깊을수록 별은 빛나고

슬픔이 클수록 사랑도 깊어가네.

우리 모두 맥박 치는 별 변광성,

나 너에 대한 열망을 밝아지고

나 너에 대한 그리움으로 숨어버리네.

 

Tip 제우스

(64) 제우스의 아내, 첫 번째 지혜의 여신 메티스, 두 번째 법과 정의의 여신 테미스, 세 번째 여인들과 가정의 수호신 헤라

(65) 제우스, 헤라의 눈을 피해 짐승이나 자연의 사물로 변신하여 사랑을 얻는 방법...황금비로 합쳐진 다나에와의 사이에서 페르세우스, 알크메네의 남편으로 변신하여 그녀와의 사이에서 헤라클레스, 황소가 되어 합쳐진 에우로페와의 사이에서는 크레타의 미노스, 백조가 되어 합쳐진 레다와의 사이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여인 헬레네가 태어났다.

 

Tip 신화 속의 기괴한 괴물들

 

2장크레타| 탐욕의 끝

크레타인: 그리스 최초의 문명을 건설하다

(75) 그렇게 위험한 놀이를 견뎌내려면 잠도 못 자는 굉장한 훈련을 하며 담력까지 쌓아야 하지만, 경기의 비법을 체득하면 동작 하나하나가 단순해지괴, 확실해지고, 우아해진다. _ 그런들 뭐햐랴고 묻지 마라. 일단 그 경지에 올라가보고 허무해해도 늦지 않는다. 어차피 이것말고는 하고 싶은 일고 해야할 일도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가만히 있는 것도 견딜 수 없다면 더 무엇을 망설인단 말인가?

(77) 크레타, 잃어버린 문명, 잃어버린 세계에 대한 인류의 궁금증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78) 에서 아벤스, 여행과 문필 활동이 그가 바라는 삶의 방식이었다...그는 섬세한 눈썰미를 가지고 있었고, 작은 징후에서 거대한 진실을 읽어내는 통찰력이 뛰어났다...정말 그다운 삶은 크레타의 문명을 밝히는 데 쓰였다...트로이를 발견한 슐리만처럼 에번스 역시 크레타에 얽힌 신화를 믿고, 거기에 자신을 다 바쳤다. _ 나는 어디에 내 남은 인생을 다 바치려하는가?

(80) 그것은 퇴폐에 가까운 호사였다.

 

미노스 왕: 탐욕이 재앙으로 이어지다

 

신의 은총으로 권력을 얻게 되면

더 이상 개인일 수는 없는 公人,

만인의 재산을 개인의 이익으로 취하지 마라.

서임 의식을 치루는 동안 신의 대리인이라는 겉옷을 입은 것이니

공익을 탐하면 신의 분노로 재앙을 입게 되리라.

 

이것은 내 것, 저것도 내 것..

탐욕은 황폐의 참상을 낳게 되느니

한때 탐욕으로 얻어 자랑한 것이 뼈아픈 후회가 되리니

미노스가 죽어 저승의 판관이 된 것은

살아서 못한 것을 죽어서 제대로 해보라는 신의 숙제.

 

아리아드네: 모든 젊음은 미망의 미로에서 이 실을 결코 놓쳐서는 안 되니

 

(90) 사랑은 늘 섬광처럼 오는 것이다._ 길가다 별안간 맨홀에 빠진 것처럼

(92) ★★★★★★★★★ _ 나의 에 대해 이야기 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

 

네가 따르는 한 가닥 실이 있지.

변화하는 것들 사이를 지나는 실.

그러나 그 실만은 변치 않아.

사람들은 네가 무엇을 따라가는지 궁금해하지.

너는 그 실에 대해 설명해야 해.

그렇지만 그 실은 다른 사람들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아.

그 실을 꼭 잡고 있는 한, 너는 절대 길을 잃지 않아.

살다보면 슬픈 일도 일어나고

사람들은 상처를 입거나 죽기도 하지.

너도 고통받고 늙어갈 테지.

네가 무얼 해도 시간이 하는 일을

막을 수는 없어.

그래도 그 실을 꼭 잡고 놓으면 안 돼.

 

(94) 잠에서 깨어난 그녀는 버림받은 것을 깨닫고 슬픔에 잠겼다. 무엇으로도 그녀의 분노와 후회와 상실감을 채워줄 수는 없었다. 목숨을 걸고 사랑한 사람이 손 안에 아무것도 믿고 잡을 것이 없는 를 버리고 떠나버렸으니 그 비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테세우스를 증오하여 자신을 망치는 일을 하지 않았다. 메데이아가 자신을 버린 이아손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가 사랑하는 두 아이를 제 손으로 죽이고 스스로 지옥의 길을 걷게 된 것과는 달리 그녀는 이 고통 속에서도 자신을 버리지 않았다. ★★★ _ 아리아드네는 사랑’, 메데이아는 분노(미움)’이 기준이었다. 그 차이가 운명을 갈랐다.

 

현명하구나, 아리아드네여.

너는 작은 귀를 가졌으며, 너는 나의 귀를 가지고 있으니

그 안에 지혜로운 말 하나를 담아두어라.

자기가 사랑한 것을 자기가 먼저 미워해서는 안 되는 법,

나는 너의 미로이니라.

 

(97)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의 미로를 밝혀준 여인이었다. 그러니 그녀는 미궁 속에 길이 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삶이라는 슬픈 미궁을 미워하지도 저주하지도 않는다. 운명이 주어지면 그것을 따른다. 그것을 삶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한다. 그녀는 인생이라는 미로를 사랑했기에, 그 속에 길이 있기에 그 길이 고통스러워도 버리고 파괴하지 않는다.

(97) 아리아드네말로 미로 탐험 전문가가 아닌가! 아리아드네야말로 사랑이 미로이며, 삶이 미궁이며, 스스로가 미궁임을 잘 알고 있는 현명한 여인이었다.

 

모든 영웅이여, 미궁으로 들어서라.

나를 지나면 슬픔의 도시로 가는 길

나를 지나면 영원한 슬픔에 이르는 길

나를 지나면 길 잃은 무리 속으로 들어가는 길

그 길을 통과하라.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를 결코 잊지 마라.

희미한 소명의 길은 미궁과 같으나

어두운 내면을 통하지 않고는 내가 없으니

두려우리라 생각한 곳에서 살게 되리라.

 

다이달로스: ‘는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에만 몰두한 장인

 

(102) 장인의 대명사인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생각이 모자라는 사람이기도 했다.

(103) 기억하지 않음으로써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생각하지 않는 죄가 전염병처럼 범람하게 되었다.

(104) 자신의 생각을 갖지 않음으로써 주도적 삶도 사라진다.

(105) 그는 라고 묻지 않은 벌을 받은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저지를 짓과 똑같은 방법으로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것을 잃고 말았다.

 

뛰어난 재주로 신의 사랑을 받았던 다이달로스,

정교한 손끝으로 무엇이든 척척 만들어내는구나.

기예의 명성만 따랐던 그대,

조카를 높은 탑 위에서 밀어 오직 1인자가 되려 했던

검은 구름 같은 질투.

준 대로 받고, 뿌린 대로 거두는 것.

왕비가 부끄러운 죄를 짓도록 돕더니

마침내 아들을 조카처럼 죽이는구나.

생각 없음이여,

라고 묻지 않는 기술은 생명을 거두는구나.

 

Tip 신화 속의 기억해야 할 동물들

(106) 이오, 그녀를 암소로 변하게 했다. 헤라의 저주를 받은 그녀의 등에 떼에게 물리는 고난을 당하며 이오니아 해안을 따라 보스포루스 해협을 건너 이집트에 이르러서야 방황을 멈추고 정착했다. 그녀는 이집트에서 이시스라는 여신으로 숭배되었다는 설도 있다.

 

Tip 3대 마녀들

(108) 마녀의 핏줄을 거슬러 오르면 그 끝에 헤카테가 있다...처음 헤카테는 모든 사람에게 호의를 베푸는 잡다한 행운의 여신 같은 수행했다..그녀는 다른 신들처럼 특정한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영역에 권력이 걸쳐 있는 크로스오버형 여신이었다.

(110) 헤카테는 마녀들의 멘토였다.

(111) 그녀가 자신을 아내로 받아들인다면 황금양털을 찾아주겠다고 하자 이아손도 동의했다.

(112) 메데이아가 동생을 죽인 죄를 용서받기 위해 고모인 키르케를 찾아갔을 때 키르케는 제단을 쌓고 올림포스의 신들에게 빌어 죄를 사하여 주었다.

(112) 아이를 죽이고 아테네로 피신하여 테세우스의 이야기에 다시 등장하는 메데이아는 아버지를 버리면서까지 도와준 이아손의 배신 때문에 그리스 신화 전체를 통틀어 사랑에 상처받은, 가장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팜므 파탈이 되었다.

 

Tip 디오니소스

(113) 디오니소스는 고통을 체험한 유일한 신이다.

(116) 정신을 차린 펜테우스의 어머니 아가베는 제 손으로 아들을 비참하게 죽였다는 극심한 고통에 몸부림쳤다. 디오니소스는 환희의 불꽃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자신을 비웃는 자들을 먹잇감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것은 술의 이중성이기도 하다.

 

3장 아테네| 문명이 꽃피다


테세우스: 아테네가 가장 사랑한 사나이

 

옛날 아테네의 강가에

사람을 죽이는 강도가 있어

침대 위에서 사람을 죽였지.

작은 사람을 침대만큼 늘여죽이고

큰 사람은 침대에 맞게 잘라 죽였찌.

 

아직도 프로크루테스의 침대 위에서

고정관념이라는 철제 침대에 맞춰 살고 있는 우리,

그대로 되먹여 치기를 당하듯이

우리가 세상을 보는 그대로 세상도 우리에게 보답하나니

자기 혁명은 현실보다 우리가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줄 때만 이루어지는 것

 

미궁에서 목숨을 구해준 사람을

버리고 떠나야 하네.

사랑조차 지키지 못하는 사내,

만인이 환호하는 영웅이 되었으나

한 사람도 사랑할 수 없는 불임의 영웅.

 

아비를 배신하고 사랑을 선택한 여인,

잡아야 할 손은 자신의 손밖에 없는

그 손을 남몰래 놓아버리고

검은 돛을 단 채 제 아비를 죽이고 말았구나.

한번 사랑한 것은 먼저 미워할 수 없으니 네 운명을 사랑하라.

 

메데이아: 자식을 죽여서 남편에게 복수하다

 

(116) 테세우스 독살에 실패한 메데이아는 아테네에서 쫒겨나 다시 고달픈 인생을 이어가야 했다. 도대체 이 여인은 어찌하여 가혹한 인생의 거친 길을 걷게 되었던 것일까?...디오도로스 시켈로스 <세계사>에서 전하는 후대의 전승에 따르면 그녀는 처음에는 매우 인간적으로 결이 고운 여인이었다. 이방인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 죽이는 아버지 아이에테스의 야만적 정책에 반대하다가 감옥에 갇히기도 했다. 마술사인 그녀에게 감옥이란 언제나 빠져나올 수 있는 곳이었지만 말이다.

(135) 어려움에 처해 도움이 절실했던 사람을 사랑한 것이 얼마나 큰 함정이었는지 비로소 그녀는 알게 되었다. 필요가 없어지는 날 사랑처럼 보이는 것들은 사라지고 그동안 쏟았던 모든 헌신들 또한 헛되어지니, 배신감은 역 배 백 배가 되어 가슴을 찔러왔다.

(136) 메데이아는 불길처럼 타오르는 열정의 인간이다. 그녀는 여전히 이아손을 사랑했다. 그러나 그 사랑은 배신당했다. 그녀는 분노와 증오로 불타올랐다.

(136)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끄는 데 남다른 감을 가지고 있는 메데이아 _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운명이라는 큰 그림을 통제할 수는 없었던 가련한 여인

(137) 아이들을 내 손으로 없애고 빨리 여기를 떠나야 해. 우물쭈물하다가 이 아이들이 더 혹독한 사람의 손에 죽게 해서는 안 돼. 이 아이들은 어차피 죽은 목숨이야..., 예쁜 손, 고운 입술...너희 둘 다 행복하거라. 그곳에서 말이다. , 이 부드러운 포옹, 부드러운 살결, 향기로운 내 아이들의 입김. , 가거라! 가거라!

(138) 내가 죽이지 않으면 누군가에 의해 죽게 될 내 사랑들. 아이를 보호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린 어미의 모습. 그녀가 고개를 돌려 뒤를 보는 것은 처음 잘 못된 사랑을 시작한 자신의 젊은 과거를 되돌아보고 있는 것이리라....품에 안고 있을 때도, 심지어 그 아이들을 죽일 때도 못 견디게 아이들을 사랑했다. 그러나 분노와 복수심이 사랑을 삼켜 버렸다...메데이아가 복수에 성공하는 순간, 바로 그 승리의 순간에 그녀는 완전히 피괴되어 버린다.

(140) 크리스타 볼프 <메데이아, 또는 악녀들을 위한 변명>, 메데이아를 현대적으로 해석. 악녀, 용서받지 못한 독부, 반이성적인 살해자가 아니라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자유인, 꼿꼿한 인간, 헌신적인 사랑을 하는 여인, 신통력을 가진 선지자로 말이다.

(141) 쪼다 이아손 정도로는 그녀의 사랑을 채울 수는 없다. 아마도 메데이아만 한 불같은 여인을 품을 수 있는 사내는 아킬레우스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후대 사람들이 지어낸 이야기가 아닐까?

(141) 그레첸 역시 그랬다. 파우스트에게 버림받고 미쳐서 제 손으로 제 자식을 죽이고는 가장 비참한 나락에 떨어졌을 때 신은 그녀를 구해주었다. 신신은 인간의 바닥에 존재한다.

(141) 엘리시온은 엘리시움...특별한 사후 세계의 개념이다. 그곳은 특별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 즉 신이 선택한 영웅들이 죽어서 가는 사후의 거주지. 메데이아 역시 영웅이 되어 엘리시온에 머문다는 것은 신들에 의해 구원받았다는 뜻이다.

(142) 그 타락이 없었다면 더 높은 영혼으로의 승화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그 죄악이 얼마나 달콤한 타락인가! 죄악, 바로 육체의 죽음 없이는 정신적 존재로의 재생도 없다. 선불교의 스승 육조 혜능은 그리하여 기가 막힌 명언 하나를 남겨두었다. “우리의 순수한 정신은 타락한 정신 속에 있다.”

 

나이가 들면 자신의 세상을 가져야 해.

부모의 세상은 너무 좁아.

황금 마차를 타고 불행을 찾아 아버지를 떠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과 새로운 세상을 언약하지,

오직 사랑과 신뢰만으로.

 

사랑의 배신은 그러나

불같은 여인을 냉혹한 마녀로 만들고 말지.

마음의 상처가 너무 깊어

그를 찌를 칼이 다시 나를 찌르게 되지.

그의 심장을 찌를 수만 있다면 나의 심장쯤이야, 오 달콤한 죄악.

 

파이드라와 히폴리토스: 사랑이 증오가 되어 죽음을 낳다

 

(144) 파이드라는 불륜의 사랑에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마음을 걷잡을 수 없었다. _ 그녀의 제1 욕망은 사랑이었던 거다. 사랑의 성패가 인생의 성패였으니 어찌 멈출 수 있을까

(147) 아버지 아이게우스의 자살, 아내 파이드라의 자살, 아들 히폴리토스의 억울한 죽음에 이어 자신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태세우스의 인생은 영광과 비극으로 가득차 있었다. _ 동화와 삶의 차이

 

파시파에의 딸이 유혹하여

아비의 침상을 더럽히자는 것을 뿌리쳤다네.

증오가 된 사랑이 죽어가면서 꾸민 덫,

아비는 절규하며 아들을 쫓아내니

여신만이 청년의 억울한 진실을 알려주었네.

 

거대한 바다 물덩이가 산같이 부풀어 오르다

꼭대기 물결이 갈라져 한 마리 크레타 황소가 울부짖자

말들이 미친 듯이 날뛰고

마차는 바위에 부딪쳐 산산이 부서지니

히폴리토스는 몸 전체가 거대한 상처가 되어 죽고 말았네.

 

아스클레피오스: 필멸의 인간을 되살리고 대신 죽다

 

(149) , 나의 영혼이여, 불멸의 삶을 갈구하지 마라. 그 대신 너에게 주어진 운명에 지치도록 탐닉하라.

(150) 자기 앞에 있는 것들을 돌보지 않고 실현될 수 없는 희망을 좇아 유령을 따라다니는 자

 

사랑을 하면 배신을 하지 말고

비밀을 보았거든 잎을 덮어 바위가 되라.

비밀이 자라 곧 피처럼 붉은 불행이 되리니

그 비밀에서 멀리 도망쳐라.

숨겨둔 어두운 곳은 언젠가 밝은 곳이 되는 법.

 

결코 불행을 전하는 전량이 되지 말지니

사랑할수록 미움도 크고

복수가 지나칠수록 후회도 크니

언젠가 분노 속에서 저지른 일을 뉘우칠 때

그 일을 전한 자를 가장 미워하리라.

 

시인은 의신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노래한다.

 

아쉽구나, 신의 분노 속에서 태어나고

다시 신의 분노로 운명을 다하는구나.

현실을 아는 자들은 신이 그에게 허락한 것을 즐길 줄 알고,

그 천직의 즐거움이 삶임을 믿는다. ★★ _ 허락받은 것만을 즐기기에도 삶이 짧다!

일 외에 다른 더 큰 즐거움이 없을 때

일은 놀이가 되나니,

운명을 따르라. 투덜거리지 마라.

그러나 높은 하늘을 지나는 바람은

수시로 그 행로를 바꾸니

무엇이 운명인 줄 어찌 알겠는가.

다만 인간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릴 뿐.

 

시인은 마음을 다 털어내지 못하여 다시 노래한다.

 

자신의 일을 하다가 죽기 바라네.

태어난 운명대로 길을 가고

그 길 위에서 늙으리니.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일이 바로 천직이니

천직을 다한 사람은 죽어서 별이 되나니.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그만두고,

평생 가야 할 길로 들어선 자는

황금의 시기를 맞이하리니

그들에게 퇴직은 없다.

죽음이 바로 퇴직이므로.

 

Tip 아폴론

 

(158) 피티아 여사제들이 삼각 다리를 가진 의자에 앉아 작은 구멍을 타고 올라오는 프네우마에 취해 무아지경에서 중얼거리는 신탁을 신관들이 운문으로 옮겨 의뢰인에게 알려주었다.

(158) 아폴론은 합리적인 이성의 신인데,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여인들이 그를 피한 것은 아닐까?

(160) 나는 약의 신이며, 모든 약초의 효능을 알고 있소. 그러나 아, 나는 내가 앓고 있는 이 병을 어떠한 약으로도 고칠 수 없구려.

(161) 음악은 온갖 기쁨을 드높이고 모든 슬픔을 진무한다. 모든 병을 몰아내고 고통을 어루만져주니, 예부터 고대의 현자들은 의숙과 음악과 시가를 떼놓지 못하고 함께 숭상했다.

 

Tip 아테나

 

(164) 자유는 모든 것과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며, 진리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사물을 파악하는 사유다.

 

4장 테베| 가장 비참하고 장엄한 자의 탄생


테베의 오이디푸스: 스핑크스를 죽인 현인

 

모든 생명은 자신의 운명을 따를 것이니

단지 성패를 모를 뿐

오만한 자들은

스스로 승리를 쟁취했다 여기겠지만

승리와 패배 모두 미리 예견된 것.

 

어려움이 닥치면 무너지지 마라.

환희가 가득한 기쁨 앞에서도 자만하지 마라.

인간이 해야 할 몫이 있고

하늘이 정해준 길이 있으니

오직 땅에 발을 댄 겸허함으로 온 힘을 다할 뿐.

 

이오카스테: 운명의 실타래가 그녀의 목을 조르고

 

(164)

 

시인은 비통하게 노래한다.

 

기계 장치를 건드렸구나.

지옥 같은 불행이 작동하는구나.

한때 머리를 한껏 들고 다니던 최고의 인간이

그 파멸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인간 중에서 그것을 견딜 수 있는 자는 오직 그 사람뿐.

 

결백하다, 그에게는 죄가 없으니

죄를 지은 것은 바로 신이다.

두 눈을 찔러 신 대신 스스로를 벌주니

신 대신 심판함으로써 자신에게서 신을 몰아내고

슬픔이 너무도 지독하여 오히려 성스러운 것이 되고 말았구나.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마침내 운명과 화해하고 스스로 구원받다

 

(177) 아테나 여신이 중재하여 오레스테스의 죄가 사해지는 순간 복수의 여신들인 에리니에스는 자비의 여신들인 에우메니데스로 바뀌게 되었다.

(178) 이제 그의 더렵혀진 육체는 승리와 번영을 상징하는 신성한 성물이 되었다. 그리하여 오이디푸스는 아무 잘못도 없이, 그저 운명 때문에 겪었던 삶의 고통을 통해 끝내 신들에게 구원받았고 스스로도 구원자가 되었다.

(178) 다른 나라가 버린 비참한 사람을 따뜻하게 받아들여 보호해준 테세우스의 선행은 또한 제 자신을 구원하는 끈이 되었다.

(179) 오이디푸스는 미약한 존재로소 아무 이유도 모른 채 우주가 전하는 부름을 받고 가장 불운한 삶의 길을 견뎌갔다. 그리고 그는 오히려 거기서 더 나아간다. 그는 불행에 협력하여, 스스로 두 눈을 찌르고 고국에서 추방당함으로써 그 불행을 정점까지 끌어올렸던 것이다. 불행의 절대적 의미를 완성했던 것이다. 더 이상 그를 불행하게 만들 수 없게 되자 그를 그렇게 몰아세웠던 운명의 수레바퀴는 멈춰 섰다. 그리고 그는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 그 너머로 들어선다. 그는 자신의 내면에서 신을 느끼게 되면서 비로소 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인간은 자신의 운명에 무지한 것,

아무 것도 모른 채 예까지 왔구나.

신은 참혹한 덫으로 먼저 그를 파멸시키고

그 다음 다시 일으키니

 

그의 죽음은 삶의 투쟁 끝에 찾아온 평화.

누구보다 불행과 더불어 살았던 자,

이제 두려움에서 해방되나니.

많은 불행을 겪은 또 하나의 영웅,

불행한 손으로 또 하나의 불행한 손을 이끌리니

비천한 삶이 주는 고통이 운명과 화해하게 하리라.

 

안티고네: 비극과 함께한 불멸의 여인

 

(182) 아름다운 범죄 이후 찾아오는 아름다운 죽음

(183) 나는 죽을 몸, 두렵지 않아요.

(184) 나는 증오를 나누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서로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어요.

(184)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위해 뜻을 굽히지 않는다. 스스로에 대한 충절이 대단하다. 이 충절을 굽히게 되면 그녀의 세상은 단번에 와르르 무너져 내리고 만다.

(185) 안티고네에게는 하나의 패밖에 없다. 그녀는 유일한 패에 전부를 건다. 안티고네는 그런 면에서 자신에 대한 광신자다. 자신의 믿음의 절대성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비타협과 불관용이 필수적이고 또한 효과적이다. 물러서면 모든 것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고귀함은 배타적이다. 안티고네의 고귀함은 고독을 감수해야 한다.

(185) 비극이란 주인공의 극적인 투쟁을 담고 있다. 투쟁을 통해 인간 본성이 지닌 힘을 확장하여 한계의 벽까지 밀어붙인다. 그러므로 모든 비극은 평범한 인간을 영웅으로 끌어올리는 투쟁과 모험을 담고 있다. 비극의 주인공들은 시속 300킬로미터로 질주하는 카레이서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궤도를 탄환처럼 달린다. 그리고 벽에 부딪혀 충돌하고 파멸한다. 그 벽 너머에는 인간 세상이 아닌 신의 영역이 존재한다.

(186) 미지의 세계에 대한 지평은 바로 이런 영웅들의 부딪힘에 의해 알려진다. 어느 영웅이 넓혀놓은 경계는 다른 영웅이 나타남으로써 다시 조금 더 확장된다. 모든 영웅의 공통점은 그때까지 알려진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척후병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우리는 인간의 변방을 넓혀왔다. 끝까지 간 사람들, 그들이 영웅이다. 그들은 원래 평범했으나 삶을 통해 자신을 영웅으로 만들어간다. 그러므로 물로는 비극을 쓸 수는 없다. 비극은 눈물과 피로 쓰일 수밖에 없다. ★★★★ _ 영웅담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동화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아이는 더 이상 아이에 머물 수 없게 된다. 그저 눈을 뜨고 있었을 뿐인데 어느새 에덴동산에서 내동댕이쳐진 자신을 발견한다. 눈을 감고 귀를 막아 어떻게든 삶의 그림자를 외면해보려고 안간힘을 써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리 부자연스럽게 에덴동산에 머무르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어린 시간이 모이고 쌓여 삶을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눈높이까지 우리를 밀어올리고 나면 우리는 때가 왔음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어른으로의 삶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자신을 움직이게 하던 동력이었던 판타지를 폐기하는 용기다. 그리고 새로운 동력을 발견하고 그 사용법을 익히려는 노력이다. 그렇게 새로운 동력으로 나머지 삶을 끝까지 살아낸 사람을 우리는 영웅이라고 부른다. 그 삶의 장르가 무엇이었든지 간에 궁극의 깊이를 맛본 자가 영웅이다. 좋고 싫음, 옳고 그름은 오로지 인간, 아니 아이의 기준일 뿐이다.

(186) 비극은 두려움과 희망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비극은 끝나는 법이 없다.

 

슬프구나, 아버지 오이디푸스를 닮아 굽힐 줄 모르는 그대.

꼬장꼬장한 정신에 뻣뻣한 성격,

싸우는 두 사람, 다른 생각을 가진 똑같은 기질,

상대가 없어져야만 편안한 어리석음이여,

서로의 파멸로 마주보고 질주하는구나.

 

함께하지 않으면 바로 적이고

전부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외치는 광신이여.

각자 쥐고 있는 유일한 패,

오직 하나의 집착에 모두를 거는구나,

얼음같이 찬 죽음을 맞으려는 불타는 심장이여.

 

시인은 참을 수 없어 또 노래한다.

 

물로 쓰인 비극은 없다.

그것은 오직 피와 눈물로 쓰일 뿐.

영웅이란 인간이 다다를 수 있는 끝까지 간 사람들.

그 끝에서 인간과 신을 가르는

황금 장벽 앞에서 좌절되는 것, 비극.

인간의 법은 늘 바뀌는 것, 신의 법은 영원한 것.

북극성 같은 양심을 법으로 심판함으로써 법은 스슬 타락하는 것이니

미덕을 가슴에 품은 자들은

인간성에 대항하는 독재자의 법을 거부하노니

역사는 그렇게 자유를 키워왔나니.

 

크레온: 백성 위에 군림하는 법의 집행인

 

(188) 닮은 꼴 성격, 상반된 영혼

(189) 독자인 우리가 둘 중 어느 주장에 동조하느냐를 고민하는 것이 이 비극의 독법이 아니다. 진정한 핵심은 원칙의 우열과 옳고 그름이 아니라 개성이 강하고 다르게 생긴 인간들의 갈등, 바로 그 개인들의 작렬하는 갈등인 것이다. 바로 이때 두 사람의 갈등은 시공을 넘어 현대를 사는 우리가 매일 여기저기서 겪는 오늘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같은 핏줄 속을 흐르는 같은 피,

강인한 뼈처럼 부팆히는구나.

모든 것은 국가에 귀속된다, 아들아.

개인을 보호하지 못하는 국가는 국가가 아닙니다, 아버지.

권위와 정의가 부딪히고, 왕권과 신성한 양심이 고함쳐 다투는구나.

배려도 타협도 관용도 없다.

투쟁을 벌이는 사나운 두 영혼에게는

불관용이야말로 가장 필수적인 무기.

, 끝내 모두 통곡하는구나.

오만한 자들은 끝에 가서야 깨달음을 얻는 법.

 

2부 트로이 전쟁, 겨루는 자들의 함성

 

(200) 5년 반 동안 소년은 아침 5시부터 11시까지 식료품을 팔았다. 고단한 몸과 가난은 소년에게 트로이에 대한 열망을 잊게 했다. 그러나 운명은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200) 호메로스의 트로이는 그의 마음속에 다시 살아났다. 그러나 그는 가슴의 통증 때문에 일자리를 잃었고 가는 곳마다 쫓겨났다.

(201) 열정과 몰입 그리고 실전이 6주에 하나씩 언어를 익히는 비결이었다.

(202) 그는 조금 이른 마흔한 살에 모든 사업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트로이로 갔다. 돈을 사랑했으나 이상을 더 사랑했기에 그는 사업으로 바쁜 중에도 트로이를 발굴하겠노라고 아버지와 했던 약속을 잊은 적이 없었다. 그는 몽상가였고 이상주의자였다. 그러나 그는 확신에 찬 이상주의자였으며 실천하는 몽상가였다. 그는 자신이 고전의 대지 위가 아니면 어디에도 살지 못할 운명을 타고 났다고 믿었다....한마디로 그는 호메로스에 미친 사람이었다...트로이만큼 감동적인 일생을 살아간 이 사람의 이름은 하인리히 슐리만이다. 호메로스의 이야기에 미쳐 살던 그는 자신의 이랭을 고고학의 신화로 만들어버렸다. ★★★ _ 마흔 한 살에 모든 사업에서 물러나고 꿈을 위한 삶을 시작했다. 가진 것 없이 시작했지만 마흔 한 살까지 그는 트로이 발굴이라는 꿈을 위한 돈을 모을 수 있었다. 나도 그렇다. 큰 돈은 아니지만 적어도 남은 여생 별 불편함 업이 고전의 대지 위에 머물 수 있는돈 정도는 모을 수 있었다. ‘펼쳐놓은 많은 것들, 풍요로운 것들을 잘 추수하겠다는 스승과의 약속을 잊은 적이 없다. 나는 몽상가이고 이상주의자다. 하지만 나는 확신에 찬 이상주의자이며 실천하는 몽상가다. 이제 나의 역사가 시작될 차례다.

 

5장 아테네->트로이| 출항


헬레네: 모든 것을 침묵시키는 아름다움을 가졌으니

 

(208) 바람난 아내의 남편이라는 치욕

(210) 걷잡을 수 없는 연정

 

사내들, 싸워야 될 이유는 너무도 많아.

때로는 권력을 위하여, 때로는 빵빵한 부를 위하여

언제는 얻기 위하여, 또 언제는 지키기 위히여.

가지가지 전쟁 중에서 사랑 때문에 일어난 전쟁이

좀 우습긴 해도 가장 로맨틱하지.

 

사랑이었을까, 탐닉이었을까.

사내들이 1000척의 배를 띄우고

10년을 쓰러지며 엎어지며 싸웠다네.

이긴 자도 진 자도 없는 무참한 전장에서

그녀만은 여신처럼 화사하게 옷자락을 날리며 웃고 있는데.

 

아가멤논: 딸을 제물로 바친 아버지

 

(215) 아가멤논은 예언자 칼카스가 전하는 부조리한 신탁 자체에 대항하지 못하고 의무를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에 지고 말았다. 부조리한 신탁을 겁해야 할 곳에서 이를 할 수 없이 받아들이고, 딸을 지키기 위해 당당해야 할 곳에서 사령관의 명예와 의무 속으로 숨어버렸다.

(216) 클리타임네스트라...그녀는 자부심이 강하고, 남편의 우유부단을 넘어서는 에너지로 충만하고, 덕스러운 어머니이자 뛰어난 내조자였다.

 

신들이 걷는 길은 어둡고나.

어떠한 인간도 불행의 길을 들여다볼 수 없으니

아비는 명예를 위해 딸을 죽이려 하고

어미는 딸을 잃고 젖가슴 사이에 복수를 키우네.

홀로 자신의 길을 택한 여인의 단호한 절망.

 

힘을 합하면 사랑하는 이를 구할 수 있으련만

형이 딸을 구하려하면 아우가 방해하고

두 여인이 눈물로 호소하면 아비가 바위처럼 단단해지네.

결정의 순간에 와르르 무너지는 구원의 힘이여,

어두운 운명을 이기기 위해 서로 힘을 합하기가 이리 어렵구나.

 

Tip 헤라

(220) 제우스의 사랑을 받던 이오는 아르고스의 왕녀였다. 제우스는 헤라의 눈을 피하기 위해 이오를 암소로 만들었다. 둘의 관계를 의심하던 헤라는 이오가 아름다운 소라고 칭찬하며 자신에게 줄 것을 요청했다. 제우스는 난처했다. 그러나 거절하면 헤라의 의심을 살 것이 두려워 승낙하고 말았다. 연적의 손에 넘어간 이오는 100개의 눈을 가진 아르고스에게 맡겨져 감시받았다. 제우스는 헤르메스를 시켜 아르고스를 죽이고 이오를 구해주었다. 그러나 헤라는 등에 떼를 보내 이오의 옆구리를 물어 미쳐 날뛰게 했다. 이오는 그리스 서쪽의 이오니아 해안을 거쳐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건너 아시아를 방황하다가 이집트에 정착했다. 그곳에서 그녀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고, 제우스의 아들 에파포스를 낳았다. 그러나 그것으로 근에게 평화가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 헤라는 그녀의 아들 에파포스를 납치해버렸다. 이오는 다시 아들을 찾아 나섰고 그녀의 고난은 계속되었다. 고난이 끝나자 이집트로 다시 돌아와 이집트의 여신 이시스로 숭배되었다.

 

Tip 신화 속의 예언자들

 

(223) 모든 인간은 아직도 여전히 미래에 대한 원시적 그늘에 머물고 있다. 생각해보라. 의사결정을 해야 할 갈림길에 선 마음의 움직임을. 정마라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상황에서 인간은 어떻게 행동하는가? 우선 자신에게 물어본다. 온갖 정황을 다 고려하는 시나리오와 함께 이리 재고 저리 잰다. 머리가 터질 것 같다. 이렇게 시달리다 보면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조언을 얻고 싶어진다. 그래서 찾아간 그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전문가다. 이미 이런 상황에서 비슷한 일을 겪었고, 그 선택의 결과를 직접 체험하여 깨달음을 얻은 멘토를 찾아가 그의 의견을 경청한다. 그러나 여전히 선택은 자신의 몫으로 남아 있다. 고민은 다시 원점에서 불꽃처럼 타오른다. 심신이 지친다. 이때 마지막으로 물어볼 곳이 하나 있다는 것이 그렇게 안심될 수 없다. 그곳, 거기가 어디일까? 바로 하늘에 묻는 것이다...하늘에 묻는 행위, 이것이 바로 고대인들에게는 신전에서 신탁을 듣는 것이었다. 우리의 내면은 여전히 원신의 목소리와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으로 덮여있다. _ 정교한 묘사. 감동할 뿐이다.

(229) 카산드라는 아폴론을 배신하고 도망쳐버렸다. 미래에 눈을 뜬 그녀가 신과의 사랑은 비참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불멸의 신과의 사랑은 세월이 갈수록 늙고 추해지는 자신의 모습과는 어울릴 수 없는 비극임을 너무도 잘 알았기 때문에 그녀는 도망치지 않을 수 없었다.

(230) 아가멤논은 카산드라에게 격정적으로 빠져들었다. 그러나 카산드라의 눈에는 자신과 아가멤논의 불행한 미래가 명확히 보였다.

 

6장 트로이| 격돌


아킬레우스: 영웅이여, 분노하라

 

(234) 그녀는 저녁 바다에서 떠오르는 달처럼 아름다웠기 때문에 신들이 다투어 사랑했다.

(235) 아이가 어렸을 때는 어머니가 대신 아들의 운명을 선택할 수 있다. 아들이 단명할 것을 슬퍼한 테티스는 아들이 평범하지만 오래 살기를 원했다.

(237) 아킬레우스 역시 무사로서의 삶에 흥분했다. 그는 새로운 운명을 선택했던 것이다. 짧지만 빛나는 최고 용장으로서의 인생이 그의 앞에 펼쳐졌다.

(241) 당장이라도 죽고 싶어요. 제 도움이 필요했는데도 저는 파트로클로스를 파멸에서 구해주지 못했어요.

(243) 세속적인 부에 대한 경멸, 거짓에 대하 혐오, 정념과 고통에 대한 절제 등 고대의 미덕들을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그의 육체를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 _ 양육자가 아이의 인생을 축복해주는 법

 

파리스: 그의 선택이 트로이를 멸망시키다

 

경계하라 여인들이여,

멋진 옷을 입고 달콤한 목소리를 가진 남자를.

사랑의 여신이 그대 손을 이끌어

그에게 데려간 듯 하지만

사랑밖에 몰라 사랑을 선택한 남자는

새 여인에게 가기 위해 옛 여인을 배신한다는 것을.

 

사랑을 위해 부도 힘도 택하지 않았기에

그 선택이 가슴을 울려 따라나섰건만

밤새 술병 속에서 쏟아지는 것은 별이었건만

아침에 발견한 것은 들판 이슬 속의 나.

사랑의 단명함이여, 필멸의 인간의 불멸의 꿈이여.

 

헥토르와 안드로마케: 최고의 훈남과 사랑스러운 여인

 

(254) 쫓는 자는 쫓기는 자를 잡을 수 없었고, 쫓기는 자는 쫓는 자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256) 나는 세상의 어떤 사람들도 차마 못한 짓을 하고 있지 않소! 내 자식을 죽인 사람의 얼굴 앞에 손을 내밀어 간청하고 있으니 말이요.

(256) 안드로마케는 트로이 전쟁에 관여한 어느 여신들보다 고귀했다.

(260) 말할 수 없이 사랑스러운 살결의 향기

(261) 승자와 패자, 주인과 종으로 만났고 혈육을 죽인 원수지간이었으나 젊은 그들은 적대감 속에서도 우정을 만들어갔다. 원수이자 남편인 네오프톨레모스가 죽은 후 안드로마케는 헬레노스와 함께 그 왕국을 평화롭게 다스렸다. ‘희망조차 없어 보였던 그녀의 만년은 평화로웠던 것 같다._ 자신을 사랑하고 지킬 줄 아는 자들은 평화를 지킨다.

 

불행은 결코 혼자 오지 않아.

파도 쳐서 물결이 여울지듯

기다린 듯이 너도 나도 덮쳐오니

눈물은 눈물에 연하여 끝이 없고

상처는 상처로 덮이는구나.

 

복수는 달콤한 것.

생각만으로도 빨리 내달리는 피로 혈관이 뛰고

수없는 상상 속 칼질로 원수를 죽인다. 그러나

인생을 온통 복수로 채울 수는 없는 법.

겨울에 죽은 것을 봄에 되살리니 그것은 칼대신 꽃.

 

Tip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수들

 

Tip 헤파이스토스

 

3부혹독한 귀환

 

(273) 트로이 전쟁의 승리자들은 또한 그 승리의 희생자들이기도 했다. ★★★

(274) 피비린내 나는 전쟁은 패배자는 물론 승리자들에게도 전혀 영예롭지 않은 죽음과 상처만을 남겼다.

(274) 망국의 백성들은 그리스군에게 유린당하고 폐허가 되어버린 고향을 버리고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기약 없는 모험길에 올랐다. 길 위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것도 온통 역경과 고난뿐이었다. 그 무엇도 그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에게 다른 선택은 없었다. 오로지 희망 하나만을 품고 용기를 끌어 모아 전진하는 것밖에는. 그들은 수없이 넘어질 때마다 넘어진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길 위에 올랐다. 그들은 어떤 순간에도 목적의식을 잃지 않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폐허에 주저앉는 대신 미래를 향해 용감하게 길을 나선 그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제국을 건설하고 모든 종족들 위에 1000년간 군림했다.


7장 아테네| 운명의 굴레

 

클리타임네스트라: 수많은 저주를 술잔에 채우다

 

하고 싶기만 하고

할 수 있는 의지를 지니지 못한 자,

운명에 쉽게 굴복하면서

그 두려움에 대한 항복을 용기라 부르는 자,

비겁한 자는 자신의 왕이 되지 못하는 법.

속으로는 떨면서 부러질 듯

단호한 자는 어리석으니

어리석은 자의 집착만 한 재앙은 없다.

속은 기둥처럼 강하고

겉은 머릿결같이 부드러운 사람만이

남과 나를 모두 끌어안을 수 있나니

무덤까지 존경이 따라가리라

 

엘렉트라: 불행에 불행을 더하는 여인

 

(285) 엘렉트라는 자신의 소중한 삶과 감정들을 죽은 아버지에게 모두 바쳤다. 죽은 아버지가 그녀를 지배하고 있었다 ★★★★ _ 8년 전, 내가 찾은 신화는 엘렉트라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와 엘렉트라로 이어지는 불행의 대물림 고리를 깨고 싶다는 열망이 내가 모험을 시작하는 이유라고 했다. 그리고 8. 삶에 대한 오해와 원망을 엄한 남편에게 뒤집어 씌우고 그를 못살게 굴던 클리타임네스트라도, 아버지의 불행은 모두 엄마가 책임져야한다며 바보같은 떼를 부리던 엘렉트라도 모두 내게 진짜 삶을 찾아주기 위해 찾아온 고마운 손님들이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들을 용서하고 품어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비로소 찾은 진짜 나의 시간들. 이 시간들의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몸과 마음을 정결히 하고 또 한 번의 신탁을 기다리고 있는 오늘이 감사하기만 하다.


마음을 어둡게 가지면

싸움이 싸움을 낳고,

당하지 않아도 될 불행을 당하는 법.

끝없이 슬퍼하고

언제까지나 괴로움이 그칠 날이 없구나.

 

긴 머리털을 잘라 아버지의 무덤에 바치고

술을 부어 떠나간 영혼이 쉬기를 바란다.

피의 앙갚음을 하는 자가 없다면

부끄러움도, 신을 두려워하는 사람도 없으리니

마음을 괴롭혀 불행에 불행을 더하는구나.


오레스테스: 무죄를 선언했으나, 양심은 위로받지 못하고

 

(288) 운명이 이끄는 비극적 인생을 살다간 신화 속의 주인공들은 많다. 그러나 스스로 죄임을 알면서도 그 죄를 의무로 짊어지고 그 끔찍한 죄를 범할 수밖에 없도록 기계장치에 걸려든 사람은 많지 않다.

 

어찌해야 하느냐, 이 일을.

어린 시절 그곳에 매달려 이빨 없는 입으로 젖을 빨며

그지없이 행복했던 황금의 시절.

그 하얀 젖가슴을 찔러야 하는가,

그물에 걸려 제 아내의 손에 죽은 아비의 원한을 갚아야 하는가.

 

추악한 복수의 흉물들, 밤낮으로 쫓아와

반은 미쳐 여신의 신상 앞에 쓰러졌구나.

한 표 차이로 법의 용서를 얻었으나

마음은 죄로 녹아내리니

 

이피게네이아: 마침내 저주를 축복으로

 

(295) 치유되어 마음의 평화와 안식을 얻게 되리라는 것

(298) 오레스테스는 네미의 사제직을 계승한 것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_ 결국 속죄를 업으로 삼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는지도...

 

신은 용서했으나

스스로는 용서할 수 없구나.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양심은 잠을 이루지 못하니

오직 스스로의 땀으로만 씻어낼 수 있으리라.

요행이 없는 고행의 길을 걸어라.

 

비극이 시작된 곳으로 달려가라.

아비가 딸을 죽이자 원한에 찬 어미가 아비를 죽이고

다시 아들이 어미를 죽여 아비의 원수를 갚으니

첫 원한의 매듭을 풀어라.

보복은 끝이 없고, 결국 가장 사랑하는 것을 죽이게 되나니, 바로 나.

 

Tip 아르테미스

 

8장 트로이->이타카| 승리한 자의 고난


트로이의 오디세우스: 가장 그리스적인 그리스인

 

사람은 죽어도 죽지 않아.

오직 마음에서 잊힐 때 죽게 되지.

누군가에 대한 사랑은

그 사랑을 품은 사람이 살아 있는 한,

살아 있는 것이니 1020년 동안, 어쩌면 더 오래.

무엇이 돌아오지 않는 그리운 것을 오늘도 기다리게 하는가?

바로 어제까지 그 기다린 그 기다림 때문이지.

하루하루 쌓여 100일이 되고 1000일이 되어

이제 강물 같은 그 기다림을 그칠 수 없게 되었네.

기다림이 새로운 하루가 되어 그것 없이 살 수 없게 되었으니.

 

칼립소: 사랑은 방랑자의 족쇄가 되어

 

(313)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최대한, 이집트의 여러 도시들을 찾아가 현자들에게서 배우고 또 배우라.

(314) 칼립소의 것은 모두 오디세우스의 것이었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불행했다. 그는 매일 바닷가에 나가 집과 아내와 아들을 그리워했다.

 

승리자에게 승리가 없는 전쟁,

몸은 가족을 떠나 진흙 위를 구르고

정신은 사람을 죽여 포악한 짐승이 되었구나.

그대로는 부드러운 아내 곁에서 사랑을 즐길 수 없어

돌아가는 길, 푸른 바닷물로 참혹한 전쟁의 마음을 씻어야지.

 

신들은 물을 휘몰아쳐 고초를 겪게 하여

전쟁이라는 어리석음을 자초한 자들에게

전쟁이 평화가 아님을, 승리가 곧 패배임을,

창끝으로 죽인 자가 바로 자기 자신임을 알게 하네.

 

나우시카: “내 이야기를 들어다오, 흰 팔의 공주여

 

(317) 알키노오스라는 왕이 다스리고 있었다. 그리고 왕보다 더 분별력이 뛰어난 왕비 아레테가 늘 왕에게 현명한 조언을 해주었다.

 

(317) “두 무릎에서 두려움을 없애버티고 설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몸에 켜켜이 묻은 풍랑의 고초를 닦아낸 후

넓은 어깨에 올리브유를 바르고

참으로 오랜만에 소녀들이 내어준 깨끗한 옷을 입으니

고수머리가 히아신스 꽃처럼 흘러내려

머리와 어깨 이에 우아함이 햇빛처럼 쏟아지는구나.

 

흰 팔의 소녀들아,

조금 전만 해도 그는 보잘 것 없고 볼품없더니

지금은 넓은 하늘을 다스리는 신과 같다.

아깝구나, 여기서 오래 함께 살지 못함이.

그러나 이제 그는 격정을 떠나 마음의 평화를 향해 항해하나니.

 

폴리페모스: ‘아무도 아닌자에게 하나밖에 없는 눈알을 빼앗기다

 

싸움에 나선 자들은 선악을 몰라.

잠든 도시를 덮쳐 불태우고

모든 일상의 평화를 빼앗아 가는구나.

빼앗으려는 자도 빼앗기지 않으려는 자도

죽임으로써 겨우 죽음을 벗어나려 하니 그곳이 지옥.

 

한쪽은 자신의 기도를 들어줄 신이 있고

또 한쪽도 자신의 기도를 들어줄 신이 있으니

신이 업어 평화가 없는 것은 아니야.

다른 우주적인 것들을 죽여서 먹어야

겨우 삶이 지탱되는 슬픈 운명의 인간들.

 

키르케: 오디세우스를 사랑한 여신 같은 마녀

 

(330) 나에게 나른 고통과 재앙을 꾀하지 않겠다고 신들 앞에서 엄숙히 맹세하시오.

 

(331) 이 말을 듣고 오디세우스는 그 험하고 먼 길을 가야하는 운명에 낙담하고 울었다. 하지만 그는 실컷 울고 난 다음 키르케에게 하데스의 집으로 가는 길을 물었다. 가야할 길이라면 두렵지만 가야하고 고난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 거부하지 않으리라.

 

밤은 사랑을 부르고

사랑은 참을 수 없는 황금 침대와 자줏빛 포도주.

그러나 모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가장 위험한 모험은 살아서 저승을 탐험하는 것.

죽어본 자만 다시 태어나는 법.

 

먼저 가 기다리는 정든 사람이 있으니

저승을 무작정 무서워 피할 일은 아니다.

이 세상에 올 때도 먼저 와 기다려주었고

저 세상으로 갈 때도 먼저 가 기다려주니

부모와 자식, 시닝 손수 지은 운명의 줄.

 

그리스의 영웅들: 저승에서 다시 만나다

 

(335) 가득한 물 속에 서 있었으나 하나 방울의 물도 마실 수 없고, 즐비한 열매들 속에 서 있었으나 달콤한 과육을 한 입도 깨물 수 없는 그는 타는 목마름으로 고통스러워했고, 풍요로움 속에서 굶어야 했다. 그는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을까?

(336) 탄탈로스가 신들이 연회 석상에서 거리낌없이 한 이야기들을 인간에게 발설하고, 신들의 음식인 암브로시아와 신들의 음료인 넥타르를 훔쳐 인간에게 주었다는 것이다.

(339) 한 번 죽으면 그만인 인간으로서 이성의 삶이 너무도 소중했던 것이다.

조심하라, 신은 영리한 인간을 좋아하지 않아.

경솔하구나, 신인 듯 부귀와 권세를 누리는 자들.

모든 것을 용서하는 신들도 불경은 기필코 응징하나니

물이 출렁거려도 마실 수 없고 과일이 주렁거려도 딸 수 없으리.

가장 많이 가진 것 때문에 괴로워하게 되리니, 신의 것을 훔치지 마라.

 

날마다 같은 일을 땀흘려 반복하는 것은

아직도 직장인들이 매일 하는 바로 그 일.

수없이 기를 써 올리지만 수없이 다시 굴러떨어지는 저 놈의 바위.

언제는 일이 그친 것을 보았느냐.

세월이 얼굴에 깊은 고랑을 파고, 무의미를 반복하다 쓰러지는구나, 우리는.

 

헬리오스의 오디세우스: 부하를 모두 잃고 홀로 살아남다

 

(341) 그녀들이 사랑의 기쁨을 얕잡아보는 것에 화가 난 아프로디테가 그녀들의 아름다움을 빼앗아갔다는 것이다.

(343) 그의 마음속에서 그녀들에게 달려가고 싶은 욕망이 끓어올랐다. 그러나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은 그를 풀어주지 않았다.

(345) 양식이 떨어지자 굶주림이 창자를 갉아먹기 시작했다.

페넬로페이아: 마침내 그녀에게 돌아갔지만

 

(347) 신이라 하더라도 그대의 계략을 이기려면 영리하고 교활해야 할 것이다. 이 가혹한 거짓말쟁이여, 꾀 많은 자여, 계략에 물리지 않는 자여. 그대는 자신의 나라에 와서도 그대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기만과 교언을 멈추려 하지 않는구나.

(348) 그간의 모든 고난들에 못지 않은 위험이 그렇게 그리던 고향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348) 오직 둘이서 시작해야 했다 _ 그들도 시작은 그리도 작고 작았다.

(348) 여신 아테나는 그들의 마음 속에서 용기와 지혜가 솟아오르도록 도와주었다. 오직 용기만이 이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아버지와 아들은 굳게 믿었다.

(350)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페넬로페이아도 일이 제대로 진행되게 도와주었다. 여신 아테나가 그녀의 마음속에 그런 생각이 싹트게 했던 것이다.

(354) 페넬로페이아는 심장과 무릎이 풀려 오디세우스에게 몸을 던졌다. 그는 두 팔로 그녀를 껴안고 머리에 입을 맟추었다.

(355) 여보, 우리는 고난이라면 원도 한도 없이 다 겪었소. 우리 두 사람이 고대하던 잠자리에 서로 닿았으니 당신은 집안의 모든 것들을 돌아보시오. 나는 오만불손한 구혼자들이 먹어치운 내 가축들을 다시 우리에 가득 채워올 것이오.

(355) 그리하여 오디세우스는 20년의 방랑을 마치고 젊음을 다 보낸 다음에 다시 그에게 찾아온 두 번째 인생에 자신을 바치기 위하여 어깨에 아름다운 무구를 걸치고 일어섰다. 황금의 노년이 그를 찾아왔다. _ 그러나...자꾸만 아름다운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젊음의 10년은 전쟁터에서 살았고

10년은 불운의 풍랑을 헤치며 살아왔다.

마지막 가장 위험한 고향에서 맨손으로 일어서니

비로소 한 사내는 홀로 설 수 있게 되었따.

머리와 어깨는 위엄과 젊음으로 오히려 10년 전보다 더욱 빛나니.

 

우리도 그렇게 젊은 날들은 공을 세우기 위해 전쟁처럼 바삐 살고,

또 그만큼은 칼립소에게 억류되어 날마다 바다를 보고,

한숨을 쉬듯 매너리즘에 젖어 산다.

그러나 인생은 모험, 날마다 새로운 파도와 겨뤄야 하니

알게 되리라, 삶은 이타카를 향하는 途中에 있음을

 

Tip 포세이돈

Tip 헤르메스

(362) 자연은 자연으로 물리친다.

(362) 헤르메스는 공간을 넘나들뿐 아니라 대극적 가치의 쌍방을 넘나들어 조화를 이루게 하는 신이기도 한 셈이다. 특히 제우스의 의도를 담고 여기저기를 전령으로 다니면서 여러 갈등을 중재하기도 했다.

(363) 르네상스 시대 메디치가의 지원을 받아 플라톤 아카데미를 이끌던 마르실리오 피치노.

Tip 하데스

(364) 하데스, 그는 악한 신은 아니지만 우울하고 창백하며 매우 냉혹한 신으로 그의 백성 중 누구도 산 자의 세상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철저히 막았다.

 

9장 트로이-> 로마| 위대한 로마의 탄생


트로이의 아이네이아스: 위대한 제국의 시조

 

헤카베와 폴릭세네: 불굴의 트로이 여인들


트로이의 유민들: 패배한 자들은 새 땅을 찾아 나서고


여왕 디도: “배신자여, 그대는 말 한마디 없이 나를 떠나는가?”


시빌라: 황금 가지를 들고 하데스의 나라로


라비니움의 아이네이아스: 로마의 기초를 세우다


레아 실비아: 그녀의 꿈에서 제국은 시작되었다.


Tip 아프로디테


Tip 아레스


Tip 그리스와 로마 주요 신들의 대조표


에필로그| 키가 자라 머리가 별에 닿았네

 

(449)그렇게 신화와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그러나 신화와 나 사이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게 긴 세월이 흘렀다.

(449) 나는 작가가 된 다음에야 비로소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449) 내가 외적 사건들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매우 심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450) 자기경영의 요체는 왜곡되고 강요된 껍데기의 삶을 버리고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며 모색이다.

(450) 자기 혁명을 꿈꾸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대학원을 만들어 제자를 키우고 함께 공부하고 노는 기쁨을 얻었다.

(450) 신화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누군가가 어느 날 자신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특별한 역할과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음을 자각하고는 시련과 고난을 이기고 주어진 과업을 완수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내적 에너지를 이끌어내는 법을 수련하여 드디어 평범한 사람은 결코 해낼 수 없는 과업을 성취하고, 그 과정에서 얻게 된 힘을 가지고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그 속으로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게 되는 이야기다. 신화란 그 이야기 속에 자기 혁명의 진수와 해심을 뼈와 살로 품고 있는 祕書임을 알게 된 것이다. ★★★

(451) 나는 삶을 시처럼 살다 가고 싶다. 책이 보고 싶으면 책을 즐기고, 비가 내리면 비를 즐기고, 눈이 오면 눈을 맞으며 걷고, 여인을 만나 사랑하고, 자식을 낳아 그들이 커가는 것을 보고, 내 세계 하나를 만들어 그 속에서 사람들과 삶의 기쁨을 나누고 싶을 뿐이다. 나에게는 살아있음의 흥분과 떨림이 중요하다.

(451) 나에게 있는 특별한 장점은 이렇게 감흥이 도도하게 일어나는 삶의 체험들을 책 속의 지식들과 뒤섞어 그 속에서 무엇인가 진득한 스프를 끓여내는 것이다.

(451) 나는 어떻게 영웅이 자기를 구현해가는 과정을 밟아갔는가를 들여다볼 수 있는 도구와 모델을 찾고 싶었다. 그것은 변화경영사상가이며 작가인 내게 꼭 맞는 임무였다. _ 나는 여인의 관점에서 같은 시도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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