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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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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12일 12시 28분 등록
"유쾌하거나 혹은 우울한 주류경제학 읽기"

토드 부크홀츠 지음/이승환 옮김/김영사


1. 책이 내게로 왔다.(감상)

하버드 대학 최우수 강의상으로 빛나는 토드 부크홀츠 교수의 저서로 전반적으로 고등학교 사회 시간이나 대학 경제학 원론 수업에서 배움직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어 그 시절의 기억을 상기시켜 줌에 충분하다. 멍청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출발하여 맬서스의 인구폭발 멸망론, 리카도의 비교우위론,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 마셜의 한계이론, 통화주의자 밀턴 프리드먼, 베블론과 구제도학파, 공공선택학파의 뷰캐넌에 이르기까지 자본주의 주류 경제학사 300년을 기술하고 있다. 기존의 경제학 관련 서적이 단순히 경제학 이론에 치우친 경향이 많았는데 이 책은 경제학자의 개인의 생애와 그가 주장한 이론이 등장하게 된 배경을 이론과 더불어 같이 자세하게 소개하여 난해한 경제학에 대한 이해가 용이하다. 무릇 모든 경제학의 개념과 이론에는 사회적, 역사적, 철학적 배경이 있다. 이 배경을 알고 이론을 공부하면 무작정 공부하는 것보다 더 재미있고 더 효율적일 것이다. 저자는 이 점에 천착한 것이다.

복리이자 계산법을 간단히 할 수 있는 72법, 중앙은행의 통화량 조절 방법, 절약의 역설 등 새롭게 알게 된 정보만 보더라도 이 책의 소장가치는 충분하다.

무엇보다 이 책의 매력은 지루할 쯤이면 중간중간 소개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익살에 있다. 애플컴퓨터사를 벤치마킹하여 살구 컴퓨터 회사가 생겼다. 애덤 스미스는 13년간 관세청장을 지냈고 위대한 저서 『국부론』은 그가 지루한 여행에서 시간을 때우기 위해 쓰기 시작한 책이었다. 맬서스는 자식을 셋을 낳아 그의 이론인 인구폭발론에 이바지했다. 맬서스와 리카도는 성격이나 그 주장하는 바가 극단적으로 반대였지만 돈독한 우정을 나눴다. 케인스를 비롯한 스트레이치 등 사도 멤버가 동성연애자였다. 수리경제학의 마술사 왈라스는 두번이나 대입 수학과목에 낙방했다. 프로이드를 모른다고 잡아떼는 교양인은 성적 욕구를 억압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강력한 수면제 효과를 지녔던 옥스포드 교수들. 보이지 않는 발.

"윈스턴 처칠이 화장실에서 노동당 당수를 만났다. 처칠이 평소답지않게 잔뜩 웅크려서 볼일을 보니깐 노동당 당수가 왜 그러냐고 물었다. 처칠이 대답했다. "당신네들은 뭐든 크고 튼튼한 것만 보면 다 국유화시키려 들잖아"

책을 읽는 내내 웃음을 멈출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이란 무엇을 추구하는 학문인가?', '왜 그토록 많은 경제학자들이 인류의 행복을 위해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에 집착하였는가?' 등 결코 가볍지 않은 근원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이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과정을 풀어낸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특별히 느낀 점 몇가지를 정리해보면,
첫째, 기존에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었던 보호무역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자유무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역전된 느낌이 든다. 리카도의 자유무역론이 마치 만고불변의 진리처럼 간주된다.

둘째, 자본주의 제도에 대한 이해가 뚜렷해졌다. 자본주의의는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라 제도, 수단일 뿐이다. 자본주의는 그 내재적 모순으로 인해 불쌍하게도 위기에 의해서만 구제된다는 점이다. '한 차례의 위기가 끝나고 경제가 회생하면 더 큰 한 차례의 위기가 닥친다. 이는 마치 자신의 피를 팔아서 빵을 사먹을 돈을 마련해야 하는 이의 운명과도 같은 것이다.' 케인즈의 수정자본주의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겠는가?

셋째, 공공선택학파의 주장은 꽤 설득력이 있다. 케인스가 간과한 점이 바로 이것이다. 정치가 경제를 좌우할 수 있고 또 실제 현실에서는 자주 발생한다. 기업가들이 이기적인 것처첨 정부관료들도 마찬가지로 이기적이다. 정부는 자비로운 신이 아니다.

넷째, 행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행복은 인간의 욕망을 최소한의 자원을 가지고 이루어 내는 효율성의 측면, 즉 경제학적 원리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일까? 나의 행복은 오로지 내가 얼마나 소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벤덤식 공리주의 행복론은 타당한 것인가? 나눔을 통해서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지도 않을까? 다수의 혜택을 위해서 소수의 피해는 용인될 수 있고 또 용인되어야만 하는가?

이 책은 경제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수필처럼 쉽게 읽을 수 있어 경제학 입문서로 적당하다. 경제학에 대한 기본 이해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인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그래서 이 책이 49쇄를 발행할 정도로 꾸준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 책의 가장 큰 의미는 '글쓰기의 모범사례'라고 단정하고 싶다. 역사적인 접근, 인물, 배경, 이론, 에피소드, 유머 등 내용적인 측면에서 손색이 없다. 특히 유머를 적절히 배합하여 글쓰기란 상당한 내공이 필요하다. 관점에 있어서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긴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교양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중의 하나이다.



2. 역지사지(易之思之)-내가 저자라면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라는 제목을 보고 이 책을 읽으면 펄떡이는 아이디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내심 기대를 했었다. 그러나 도대체 '살아있는 아이디어'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원문에는 'New Idea'라고 되어 있는데 경제학자들이 그 당시에 주장했던 이론들이 현재에도 유용하다고 하여 이렇게 제목을 붙혔는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이 책을 읽고 특별히 아이디어를 떠올리지는 못했다. 본인의 경제학 이해가 부족해서 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시사점을 던져 준다는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주류 경제학에만 편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다루고 있는 인물을 보더라도 마르크스를 제외하고는 전부 우파 영미 경제학자들이다. 좌파 경제학자들이 추가되어 양적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 저자가 백악관 경제담당 비서관을 지낸 이력에 미루어 판단해 볼 때 미국 자본주의 시각이라는 한계점을 분명히 갖고 있다.

소위 비교우위론에 입각하여 산업분야를 전문화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리카도의 자유무역론은 세계 전체를 풍요롭게 만들 수 있지만 그 부작용도 적지 않다. 자유무역론은 강자의 이데올로기다. 부가가치와 탄력성이 높은 분야를 육성시키고 싶지 않는 국가가 어디 있겠는가? 또한 자유무역론은 자유무역을 통해 전문 육성 산업과 그렇지 못한 산업은 전문 육성 산업으로 인한 이익이 비전문 산업의 피해보다 더 크기 때문에 노동력이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인 것이다.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저자의 근거없는 반감을 지적하고 싶다. 저자는 마르크스주의가 지식과 경영법과 같은 인적 자본을 간과했고, 노동자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되었고, 상부구조가 유연하게 대처했다는 점을 들어 마르크스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러나 위에서 지적한 내용은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있다. 노동자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된 것이 마르크스주의 문제점과 무슨 관련이 있다는 말인가? 더 큰 문제는 저자가 마르크스주의 이론을 폄하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젊은 시절 인간적인 휴머니스트로서의 마르크스만 인정하고 있는 세터리스 페비리스 식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 유독 마르크스만 이론에 대해서는 전혀 인정하지 않는 걸까? 마르크스 이론의 긍정적인 면을 좀 부각시켰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성장 위주로 경제를 보는 접근 방식을 지적하고 싶다. "좋은 경제정책이란 수혜자가 피해자보다 많은 정책이다. 천둥이로부터 빼앗아 돌쇠에게 주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부가 늘어나는 게임이다. 즉, 좋은 경제정책은 피해자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사회전체가 누리는 혜택이 증가하는 정책이라 정의내릴 수 있다." 저자는 오로지 숫자를 경제 정책의 중요한 기준으로 보고 있다. 경제를 이익이라는 협소한 논리로 보고 있다. 다수의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골고루 편중없이 주는 것도 중요하지 않은가? 오늘날 대부분의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경기순환의 진동폭을 줄이기 위한 누진세제, 실직보험 등 자동안정장치를 실시하고 있지 않은가? 소수의 최저생계보장, 복지도 중요하지 않을까?

이 책을 읽고 나서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등의 책을 보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유시민의 책을 먼저 보았는데 대략 다시 홅어 보니 이 책의 편향된 시각이 확연이 느껴진다. 수리 경제관점에서 굳이 점수를 매기자면 내용에서는 50점, 형식에서는 90점을 주고 싶다.



3. 책에서 끌어다 쓰기(인용)

[1. 곤경에 처한 경제학자들]

칼라일이 경제학을 ‘우울한 과학(dismal science)’이라 명명한 이래 경제학자들은 수난의 세월을 살아왔다. (P19)

경제학은 선택의 학문이다. 하지만 경제학은 우리에게 무엇을 선택하라고 지시하지는 않는다. 선택의 결과를 예측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뿐이다. (P20)


[2. 애덤 스미스의 재림(再臨)]

스미스의 사상이 오늘날 대개 정치적 보수주의와 연관지어지는 것은 아이러니컬하다. 스미스는 생존 당시 과격론자였다. (P35)

스미스가 발견해 낸 인간의 공통적 욕구, 혹은 성향은 스미스 경제 분석의 바탕이 되고, 고전학파 경제학의 기초를 이룬다.
1. 모든 인간은 보다 잘 살고 싶어한다. : 개선욕구
2. '자기가 가진 것을 남의 것과 바꾸고 싶어하는 욕구 : 교역 본능 (P45)

"우리가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이나 양조장 주인, 빵 제조업자들의 박애심 덕분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돈벌이에 대한 관심 덕분이다." (P46)

보이지 않는 손은 투입된 재료보다 더 가치있는 것을 만들어 내지 못할 경우 생산을 중단하게 만든다. (P49)

고전(古典)이란 "누구가 읽었기를 바라지만 읽기는 싫은 책"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 마크 트웨인 (P52)

분업이 생산량 증대에 기여하는 이유
1. 노동자들은 맡은 일을 더 숙달할 수 있다.
2. 보동자들의 작업전환시 소요되는 시간을 없앨 수 있다.
3. 전문화된 노동자들이 매일 같은 작업을 되풀이하다 보면 작업능률을 엄청나게 향상시킬 수 있는 공구나 기계를 고안해 낼 가능성이 높다. (P53)

분업이 확실히 능률적이긴 하나 직종간의 임금격차 발생의 주원인이 될 수도 있다. (P54)

분업의 부작용
"한 인간이 몇 가지 간단한 작업을 반복하는 데 일생을 소비한다면, 그는 자신의 지력을 활용하거나 자신의 발명품들을 실험해 볼 기회를 평생토록 갖지 못한다. 자연히 그는 두뇌를 쓰는 습관을 상실하고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지능수준으로 떨어지고 만다." (P62)


[3. 맬서스 : 인구폭발과 멸망의 예언자]

맨켄은 청교도를 일컫어 "지금 이 시각에 어디에선가 누가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 밤잠을 설치며 괴로워하는 이"라고 정의를 내리지 않았던가. (P75)

맬서스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식량공급이 절대로 인구증가를 따라갈 수 없을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 인구는 억제되지 않을 경우 기하급수(등비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식량 생산량은 고작 산술급수(등차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P78)

인구증가 억제 요인
1. 양성 제어 : 사망률을 높여 인구증가를 억제하는 요인들이다. 전쟁, 기아, 질병 따위가 바로 그것들이다.
2. 예방성 제어 : 출생률을 낮추는 것을 말하는데, 양성 제어보다 덜 잔혹하지만 그만큼 성공률도 낮다. (P82)

모든 남자는 미녀와 술에 약하다. 성적(性的)으로 무기력하지 않은 남녀 앞에서는 그 어떤 윤리적 가르침도 무기력하다. (P84)

맬서스의 실수
1. 벤야민 프랭클린이 제공했던 인구조사 자료가 미국 태생과 미국 이민자들을 명확히 구분한 자료인지 그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2. 농업과 공업의 혁명적 발달을 예견하지 못했던 점이다. 이러한 실수는 그의 예언을 기하급수적 속도로 실현시키기는 커녕 기하 모양의 솜사탕처럼 만들어 버렸다. (P88)

경제학자들이 분류하는 '인구의 변천' 네가지
산업사회가 발달하기 전에는 사망률과 출생률이 모두 높다. 따라서 인구는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되는데 이것이 바로 제1단계이다. 제2단계는 초창기 산업사회인데, 사망률이 감소함에 따라 인구가 증가한다. 맬서스가 인구 자료를 수집한 시기가 바로 이때이다. 제3단계에 이르면 도시화 현상과 교육의 보급으로 출생률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사망률도 여전히 감소하지만 출생률도 감소하기 때문에 인구의 증가속도는 무디어진다. 마침내 사회가 4단계인 완숙단계에 이르면 피임법이 발달하고 맞벌이 부부가 일반화되어 모두들 하나에서 세 명 정도의 자녀들만 기르려 한다. 인구 수준은 안정기에 접어든다. (P90)

공해는 마땅히 기업 생산비용의 일부로 간주되어야 한다. (P94)


[4. 데이비드 리카도와 자유무역론]

애덤 스미스가 간파했듯, 기업인들은 상공회의소 같은 곳에서는 시장의 자유를 외치기를 즐기지만 국회에 가기만 하면 정치가들의 귀에다 특혜요망을 속삭이기에 바쁘다. (P103)

리카도가 의회에서 자유무역을 외칠 무렵, 노동자들은 급료의 절반을 빵을 사는 데 소비하고 있었다. 저렴한 외국산 곡물의 수입을 막는다는 것은 노동자들에게나 고용주들에게 타격이 아닐 수 없었다. 더욱이 보호무역론자들은 곡물개방이 초래할 국내 실업을 비교우위 산업 육성으로 상쇄하고도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 리카도가 "지주들과 전국민의 이해관계는 항상 마찰한다."라고 선언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P107)

경제가 내부로만 치달을 경우 반드시 하향하게 되어 있다. 외부와의 접촉없이 상승할 수 있는 경제란 없다. (P108)

링컨은 국부의 조건으로 많은 상품과 서비스 대신, 자신의 얼굴이 찍힌 종이돈뭉치의 보유량을 꼽는 중상주의식 오류를 범하고 있다. (P109)

돈이 세상을 돌아가게는 못할지라도, 돈이 세상을 도는 것은 틀림없다. 이러한 돈의 유통을 막는 것은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된 물품이 가장 그 물품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곳으로 전달되는 것을 막는 셈이 된다. (P110)

실업자 발생을 우려해서 보호무역을 편다면, 그 국가의 기술이 낙후되고 생활수준이 침체될 것은 뻔하다. 인류역사상 새로운 산업의 발전이나 혁신적 발명품의 배후에는 항상 피해자가 있게 마련이었다. (P111)

자유방임시장은 고통으로부터의 자유를 뜻하진 않는다. 보이지 않는 손은 어머니가 자식을 보살피듯 우리를 감싸주진 않는다. 안정만을 원하는 사람들은 보호무역을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외국으로부터의 신기술과 신상품을 철저히 봉쇄하면서 보호막에 갖혀 지내는 사람들에게 경제성장이란 어려울 것이다. (P112)

경제학적 지대(economic rent)란 토지, 노동, 자본 등을 임대자가 현재의 용도대로 쓰기 위해 소유주에게 지불해야 하는 최저액수의 초과액을 말한다. 즉 '안 줘도 되는데 지불하게 되는 돈'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P117)

세이의 법칙이란 무엇인가? 한 상품의 가격이란 그 상품을 생산해낸 노동자들과 자본가들, 그리고 지주들에게 돌아갈 몫들의 합산이다. 한마디로 "공급은 스스로 수요를 창출한다."라는 말로 요약된다. (이를 판로법칙(law of market)이라 하기도 한다.) (P126)


[5. 존 스튜어트 밀의 격정적 일생]

쾌락의 양만 같다면 고스톱을 한 판 치는 것이나 시를 한 수 감상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는 것이 벤덤의 이론이었다. 밀은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만족에 찬 돼지가 되느니 불만에 찬 소크라테스가 되겠다고 반박했다. 밀은 명예, 존엄, 자기개발과 같은 플라톤 철학의 미덕을 가미하여 공리주의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 (P144)

"남에게 보이기 위한 소비활동이야말로 가장 정당한 과세의 대상이다." (P152)

"나는 그들 중에 서 있지만 그들을 위해 서 있지는 않아." 밀은 정당한 경쟁에 대한 신념을 잃지 않았다. "나는 사회주의자들의 가장 두드러지고 열성적인 가르침이라 할 경재의 폐지에 전적으로 반대한다...... 경쟁이 없는 곳엔 독점이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잊고 있다." (P156)


[6. 격분한 현자(賢者) 카를 마르크스]

"물질적 생활능력은 사회적, 정치적, 지적 생활형태를 좌우한다. 의식이 생활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이 의식을 결정하는 것이다." - 경제학 비판 (P170)

마르크스는 한 번도 "내탓이오"라고 말한 적이 없다. 그러나 마르크스의 비극의 원인은 사실 자기 자신에게 있다. 그는 살림살이에 대해 유아적 감각을 지니고 있었다. 누군가 유아를 "항상 시끄러운 한 쪽과 책임감이라고는 모르는 다른 쪽을 가진 대롱"이라고 정의를 내린 바 있다. (P177)

스미스와 리카도처럼 마르크스는 한 상품의 가치가 그 상품의 생산에 소요된 노동의 양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증명'한다. (P178)

생산을 위해 자본가들은 공장, 기계와 같은 불변자본(contant capital)을 제공하고 노동자들과 같은 가변자본(variable capital)을 고용한다. 생산이 시작되면 자본가는 최종 생산품의 가치가, 투입된 불변자본과 가변자본의 합을 초과하도록 총력을 기울인다. 이 초과가치, 즉 이윤은 노동자들에게 그들의 기여도보다 적은 보수를 지급한 결과로 발생한다. 다시 말해 한 노동자가 상품에 더하는 가치는 그가 받는 월급의 액수를 초과한다. 자본가가 이처럼 노동자들로부터 수탈한 가치량을 마르크스는 잉여가치라 부른다. (P179)

어째서 쭐쭐이(노동자)는 주인에게 그녀가 생산하는 가치량만큼인 1만원의 보수를 요구할 수 없는가?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실직을 발생시키기에 그녀가 더 많은 보수를 요구할 경우 언제라도 그녀의 자기를 메울 산업예비군(reserve army), 즉 예비노동력이 줄을 서 있기 때문이다. (P180)

기업주의 이윤율은 잉여가치/(불변자본+가변자본)이 된다. 이 공식에서 알 수 있듯이 자본가들은 잉여가치를 상승시키거나 투입자본의 비용을 줄일 경우 더 많은 이윤을 취할 수 있다. (P181)

마르크스에 의하면 불황의 위기가 곧 자본주의의 종말을 뜻하진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로 위기가 자본주의를 매번 구제한다. 노동자들은 저임금을 받아들이게 되고 생존기업들은 부도기업들을 인수함에 따라 경제는 다시 돌아갈 것이고 잉여가치 또한 발생할 것이다.
자본주의의 비극은 위기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매번 위기에 의해 구제되어야 한다는 데에 있다. 한 차례의 위기가 끝나고 경제가 회생하면 더 큰 한 차례의 위기가 닥친다. 이는 마치 자신의 피를 팔아서 빵을 사먹을 돈을 마련해야 하는 이의 운명과도 같은 것이다. (P184)

자본주의하에서 노동이란 그저 상품의 하나일 뿐이다. 사람들은 틀에 박힌 지겨운 노동을 해야만 한다. 그들은 인간의 형상을 한 기계도구에 불과하다. 그들은 이 세상으로부터, 동료들로부터, 그리고 자기자신으로부터 소외(alienation)을 느낀다. (P186)

마르크스주의의 문제점

1. 이윤증대에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지식이나 경영법과 같은 인적 자본을 간과한다.
2. 노동자들의 일반 생활수준이 향상되었다.
3. 정부기능의 강화 등 상부구조가 유연하게 대처 가능하여 자본주의의 위기를 구했다. (P1190-194)


[7. 앨프레드 마셜의 한계적 시야]

마셜의 업적

1. 한계분석을 가장 명료하고도 광범위하게 적용시킨 이는 마셜이었다.
2. 마셜은 오늘날 미시경제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한계전통을 확립했다.
3. 마셜은 케인스, 피구, 로빈슨에 이르는 20세기 대 경제학자들을 가르쳤다.
4. 밀의 일생과 깨끗하게 대조되는 마셜의 일생은 한계정신과 더불어 당시의 지적 조류를 멋지게 반영한다. (P204-205)

마셜의 한계이론은 경제학헤 적용시킨 진화론이라 할 수 있다. 마셜은 개개의 기업들이 어떻게 환경변화에 대처하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P211)

세터리스 패러버스(ceteris paribus)
"다른 사정이 같다면"
"한 가지 경향에 대한 분석이 진행되는 동안 다른 경향들은 그 존재가 부정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무시되는 것이다. 문제의 범위를 좁힐수록 그 처리는 용이해진다." (P215)

마셜은 수요가 상품의 가격에 의해서만 결정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른 요인들은 (1)소비자의 취향, 관습, 기호 (2)소비자의 소득수준 (3)라이벌 상품들의 가격 등이다. (P223)

탄력성은 곧 반응도를 뜻한다. (P227)

대 경제학자라면 마셜처럼 수학자이자 사학자이며 정치가에다 철학자이어야 한다고 케인즈는 지적했다. '과거의 경험 아래 미래를 목표로 현재를 연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P235)


[8.구제도학파와 신제도학파]

베블런은 수요와 공급이 점진적으로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한계론자들의 주장을 공격했다. 균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현실을 떠난 경제학자들의 공상에서나 존재할 뿐이다. 경제란 항상 변하는 것이다. (P239)

마셜의 수요의 법칙은 일반적으로 타당하지만 특정 재화의 경우 해당되지 않을 때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재화들을 '베블런재(財)'라 부른다. 이 베블런재의 경우 수요는 '남들이 생각할만한 그 상품의 가격' 즉, 현시적 가격에 비례한다. -라이벤스타인 교수 (P245)

인간은 '필요(needs)'와 '욕구(wants)'를 구분해야 한다. 당신은 알프스 우유를 욕구하는 것이지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당신이 필요로 하는 것은 그냥 우유일 뿐이다. 욕구는 필요보다 훨씬 덜 중요하다. 필요는 당신의 내부에서 생겨났지만 욕구는 외부에서 주입되는 것이다. (P252)

경제학 원리를 고려하지 않은 '도덕적' 정책이란 위험한 것이다. (P265)

가격, 이윤, 지대, 비용이 경제학의 전부는 아니다. 법, 도덕, 패션, 철학 등도 경제학의 일부이다. (P271)


[9. 구원에 나선 풍류도락가 케인스]

케인스주의자
1. 민간 경제가 완전고용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다.
2. 정부의 지출은 경제를 활성화시켜 불완전고용의 틈을 메울 수 있다. (P275)

"어쩌면 난 경제학에 소질이 있는지도 몰라" 케인스의 이 말은 '시간 때우기 위해' [국부론]을 썼다는 스미스의 말과 더불어 가히 경제학 역사상 가장 겸손한 말로 손꼽힐 하다. (P278)

불경기란 당신의 이웃이 실직할 때를 말합니다. 불황이란 당신이 실직할 때입니다. 경기회복이란 지미 카터가 실직할 때를 말합니다. - 1980년 로널드 레이건 (P284)

개인이 저축을 증가시킬 경우 그 개인의 부는 증가한다. 그러나 국민 모두가 저축을 증가시킬 경우 그 저축이 투자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할 때 소득의 감소를 유발하여 국가 전체의 총 저축량은 오히려 감소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절약의 역설'이라고 한다. (P293)

정부는 불경기 때에는 고의로 재정적자를 내고 이 적자를 호경기 때 메꾸어 나가야 한다고 케인스는 주장한다. (P295)

사람들은 경기순환의 진동폭을 줄이기 위해 일종의 자동안정 장치를 고안하여 경제에 달아두었다. 가장 대표적인 자동안정 치로는 누진세제와 실직보험이 있다. (P298)

증권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탁월한 기업분석 능력보다 남들이 생각하느 최고기업을 추측해 내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케인스는 고찰한다. (P301)

인간은 종종 목표의 획득보다 목표의 추구에서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 (P303)


[10.케인스 학파와 통화주의자들의 대결]

통화량이 재화나 용역의 생산량을 초과하면 소비자들의 주머니에는 돈이 과다해지고 물가는 인상된다. 사람들은 예전보다 부유해지지 않는다. 부(富)란 숫자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살 수 있는 재화나 용역의 양으로 측정된다던 스미스의 가르침을 기억하는지? (P308)

정부가 쓸 돈이 많으려면 (1)세금을 인상시키거나 (2)공채를 발행하여 돈을 빌려야 한다. 세금이 인상되면 국민들은 소비를 줄여야 한다. 정부가 공채를 발행할 경우 정부와 민간기업들 간의 자금경쟁은 불가피해진다. 돈을 빌리려는 사람들이 빌려 주려는 사람들보다 많아지면 이자율은 올라간다. 높은 이자율 때문에 민간기업은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 결국 세금인상은 민간소비 감소를 유발하고 공채발행은 민간투자 감소를 유발한다. 즉, 정부의 지출은 민간소비와 투자를 몰아낸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구축효과(crowding out)이다. 케인스의 승수이론은 이 효과를 무시하고 있다. (P319)

케인스 덕분에 우리는 모두 케인스주의자가 되었다. 프리드먼 덕분에 우리는 모두 통화주의자가 되었다. 혼란한 세상 덕분에 우리는 모두 절충주의가가 되었다. (P330)


[11. 공공선택학파 : 정치는 곧 비즈니스]

공공선택학파의 핵심은 간단하다. 비즈니스맨들이 이기적이라면 정부관료들 역시 그들 못지 않게 이기적이다. (P334)

정부가 정치적 압력을 받아가면서까지 경제적으로 현명한 정책을 시행하리라고는 기대하지 말라. (P346)

케인스는 정부를 자본주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들이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역경에 빠질 때마다 나타나서 구조하는 전지전능한 신쯤으로 취급하고 있다. -마르크스 경제학자 폴 스위지 (P348)

어쩌면 케인스는 정치가들의 이기심과 공공의 이익을 적절히 중재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손'의 존재를 믿었기에 그들의 동기를 의심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12. 합리적 기대가 지배하는 기상천외의 세상]

합리적 기대이론의 첫번째 주장은 시장이 언제나 수급균형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즉, 가격은 항상 적절히 조절되어 공급부족이나 공급초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둘째, 사람들은 언제나 가능한 모든 정보의 분석에 기초하여 경제적 결정을 내릴 뿐 아니라 꾸준히 자신들의 모형을 경제예측에 맞춰 최신의 것으로 개량한다고 합리적 기대이론은 주장한다. (P362-363)


[13. 먹구름, 그리고 한줄기 햇빛]

경제학자가 되기란 쉽지 않다. 케인스는 대경제학자의 조건을 다음처럼 명료하고 적절하게 표현하지 않았던가. "예술가처럼 초연하고 청렴하면서도 가끔씩 정치가처럼 치열하게 세속적이어야 한다."고. (P379)

좋은 경제정책이란 수혜자가 피해자보다 많은 정책이다. 천둥이로부터 빼앗아 돌쇠에게 주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부가 늘어나는 게임이다. 즉, 좋은 경제정책은 피해자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사회전체가 누리는 혜택이 증가하는 정책이라 정의내릴 수 있다. (P380)

경제학의 올바른 이해를 막는 요인

1. 우리는 까다롭고 복잡한 분석보다 간단하고 시원시원한 정보를 선호한다.
2. 우리는 즉각적인 결과를 원한다.
3. 설령 '좋은 시절'이 온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흘려 보내 버린다. (P381)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두 발로 살던 때가 네 발로 살던 때보다 언제나 훨씬 더 행복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 더 행복했던 순간들은 있었다. 그 짧고 빛났던 순간들을 묘사하고 설명해 낸 경제학자들에게 약간의 박수는 쳐 줘도 되지 않을까. (P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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