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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17일 11시 11분 등록
◎ 인용


2 - 애덤 스미스의 재림

중농주의자들은 또한 지주들에 대한 과세를 주장했다. 이는 지주들이야말로 유일하게 '생산적인' 산업인 농업을 소유함으로써 유일하게 지불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중농주의자들은 사유재산권과 사유소득권이라는 자본주의적 개념들을 옹호하였으나 소유에 부수적으로 따르는 의무 역시 경시하지 않았다.
(p. 42)

스미스가 발견해 낸 인간의 공통적 욕구, 혹은 '성향(propensity)'은 스미스 경제 분석의 바탕이 되고, 나아가서 고전학파 경제학의 기초를 이룬다.
그 첫번째 성향은 바로 '모든 인간은 보다 잘 살고 싶어한다.'라는 꽤 초보적인 명제이다. 스미스가 발견한 것은 '현재 상황을 보다 개선해 보려는 욕구,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고 잔잔하지만, 태아 적부터 죽을 때까지 우리를 따라다니는 그 욕구'였다.

두 번째로 스미스는 인간의 교역(交易) 본능을 지적한다. "자기가 가진 것을 나의 것과 바꾸고 싶어하는 욕구는 모든 인간에게 내재하는 공통된 성향이다."라고 스미스는 말한다.
(p. 45)

경제학사상 가장 빈번히 인용되는 한 구절에서 스미스는 이렇게 공언한다. "우리가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이나 양조장 주인, 빵 제조업자들의 박애심 덕분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돈벌이에 대한 관심 덕분이다."

물론 스미스는 인간이 오직 이기적 본능에 의해서만 움직인다고는 하지 않았다. 스미스는 다만 이기적 본능이 친절성, 박애심, 희생정신 같은 것보다 더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인간에게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다고 했을 뿐이다.
(p. 46)

사람들이 모두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여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야말로 사회전체로 볼 때 서로 화합하고 돕는 길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의도적으로 돕는 것은 아니지만.
(p. 47)

언젠가 마크 트웨인은 고전(古典)이란 "누구나 읽었기를 바라지만 읽기는 싫은 책"이라 정의 내린 바 있다.
(p. 52)

물리적 환경이 인간의 정신에 확고한 영향을 미친다고 믿고 있던 스미스는 인관작업 체계가 노동자들의 지능과 정서에 미칠 영향을 두려워했다.
"한 인간이 몇 가지 간단한 작업을 반복하는 데 일생을 소비한다면, 그는 자신의 지력(知力)을 활용하거나 자신의 발명품들을 시험해 볼 기회를 평생토록 갖지 못한다. 자연히 그는 두뇌를 쓰는 습관을 상실하고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지능수준으로 떨어지고 만다."
(p. 62)

자, 이제 「국부론」을 종합해보자. 애덤 스미스는 노동을 경제성장의 엔진으로 보았고 이 엔진은 (1) 노동력의 공급이 증가하거나 (2) 노동이 분화되거나 (3)신기계 도입으로 노동력의 질적 향상이 이루어질 때 가속된다고 주장했다.
(p. 62)

스미스가 내세운 두 번째 이유는 상인들의 비도덕성에 근거한다. 상인들이 모여서 가격을 올리기로 모의할 때 그들은 비정상적 이윤을 남길 수 있다. "동일 업종에 종사하는 상인들은 오락이나 기분전환을 위해서라도 함께 모이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일단 모일 경우 그들의 대화는 항상 소비자들을 우롱할 술수나 가격상승 결의 따위로 끝 맺는다."라고 스미스는 적었다.
(p. 65)


3 - 맬서스 : 인구폭발과 멸망의 예언자

역사라는 기차기 굽이길을 돌 때마다 지식인들은 차 밖으로 튕겨 나간다고 마르크스는 말한 적이 있따. 맬서스는 인구 변천의 제3단계와 제4단계를 예측하지 못했다. 실제 수치들이 맬서스의 그래프를 비껴갔을 때, 맬서스는 이미 기차 밖으로 튕겨졌다.
(p. 90)

"정치경제학자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의 가장 근본적 원인은 성급한 단순화와 일반화에 있다. 포괄적인 경험들을 통한 충분한 여과 과정을 거친 이론만이 타당성과 유용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p. 90 - 91)


5 - 존 스튜어트 밀의 격정적 일생

지금 현재 내 인생의 모든 목표가 현실화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즉, 내가 그토록 바라던 제도와 의식의 개혁이 지금 이 순간에 이뤄졌다고 한번 상상해 보자. 나는 극도의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억누를 수 없는 내 자의식(自意識)은 또렷하게 "아니야!"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내 가슴은 무너졌다. 내 인생을 지탱하던 기반이 주저앉은 것이다.
내 모든 행복은 이 한 가지 목표의 부단한 추구에 있었다. 이제 그 목표가 나를 사로잡을 마력을 상실했으니 내 어찌 그 목표를 향한 과정에 일말의 흥미를 느낄 수 있으리오? 나는 이제 그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한단 말인가?
(p. 140)

쾌락의 양만 같다면 고스톱을 한 판 치는 것이나 시를 한 수 감상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는 것이 벤덤의 이론이었다. 밀은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만족에 찬 돼지가 되느니 불만에 찬 소크라테스가 되겠다고 반박했다.
(p. 144)

우리들 중 낙원을 한번쯤 꿈꾸어 보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부자들은 열대의 한 아름다운 섬에서 낙원을 찾으려 할 것이다. 종교인들은 땅 위에서의 삶을 끝내는 날 낙원을 맞이한다. 낙관론자들은 내일이 낙원이다. 비관론자들은 어제가 낙원이었다.
(p. 156)


6 - 격분한 현자 카를 마르크스

러시아의 청소년들이 미국산 청바지를 그토록 선호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러시아에는 청바지 생산에 필요한 목화나 노동자가 부족해서인가? 그렇지 않다. 세련미나 패션감각이라고 하는 지극히 관념적인 것들 때문이다. 이러한 무형의 요인들은 기업들 간이나 국가들간의 경쟁에서 종종 결정적 승부수로 작용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마르크스의 유물사관은 이윤 증대에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지식이나 경영법과 같은 인족 자본을 간과한다.
(p. 190)


7 - 앨프레드 마셜의 한계적 시야

독일 철학을 즐겨 읽었던 그는 자신의 '벨트얀사웅(세계관)'이 무엇인가를 잘 알고 있었다. 술수나 변책을 배격하고 원칙과 정석을 고집했던 그는 1890년 초판된 「경제원론」 첫 페이지에 이렇게 적고 있다. "자연은 비약하는 법이 없다."
(p. 210)

그러나 마셜은 그 과정에 있어 경제배역을 맡은 개개인의 결정들을 면밀히 주시한다는 데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즉, 한계이론은 미시경제학 발전의 터전을 개척했다고 할 수 있다. 이윤이 비용을 초과할 경우 개개인은 자신의 위치를 검토해 보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 마셜은 개개의 기업들이 어떻게 환경변화에 대처하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이것이 미시경제학의 핵십이다.
(p. 211)


8 - 구제도학파와 신제도학파

"드물도다, 스스로의 눈으로 세상을 볼 줄 아는 사람이여!"라던 아인슈타인의 탄식이 가슴에 와 닿는 세상이다. "남이야 어떻게 생각하든 무슨 상관이야?"라던 파인만 같은 이들은 예외적 소수에 불과하다.
(p. 242)

"광고와 판매술의 핵심기능은 욕구의 창조에 있다.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욕망들을 사람들에게 불러일으키는 것이다."라고 갤브레이스는 말한다.
(p. 253)


9 - 구원에 나선 풍규도락가 케인스

그러나 어쩌면 인간은 영원히 만족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냉장고가 먹을 것으로 꽉 차고 앞마당에 번들거리는 자동차가 생기면 그 다음 할 일은 무엇인가? 케인스는 이렇게 묻는다. 오늘날 퇴직자들은 지루함을 불평하며 노동울 꿈꾼다. 물욕이 완전히 충족되고 나면 세상사람들이 모두 퇴직자가 될 게 아닌가? 이들을 지루함에서 구출하려면 얼마나 많은 코미디언들이 필요할까? 배부른 세상은 실존에 대한 불안으로 가측하게 될 지도 모른다. 인간은 종종 목표의 획득보다 목표의 추구에서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
(p. 303)


13 - 먹구름, 그리고 한줄기 햇빛

인생은 드물게 즐거운 것. 대개는 그저 견딜만할 뿐. 높은 생활 수준이 행복을 가져올 수 있다 하더라도 대개의 경우 너무 천천히 온다.
(p. 382)

우리들의 생물학적 시계는 더이상 우리들의 인생철학과 일치하지 않는다. 2백년 전 여성들은 20세가 되기 전에 아이를 가졌다. 당시 여성들은 어떤 삶을 살아갈지, 어떤 직업을 갖게 될지, 어떤 신분의 남자와 결혼할지, 어떤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지를 대강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경험에 비추어 자식들에게 사회와 인생을 가르쳤다. 그러나 오늘날 20세 젊은이들 중 25세가 되면 무엇을 하고 있을지 등을 예상할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 현대는 기회폭발의 시대이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주어진 자유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정확히 모를 때가 많다.
우리는 자식들의 삶은 커녕 우리 자신의 삶조차 제대로 예측할 수 없다. 자식들은 이제 더 이상 세상을 아는 사람들의 손에서 자라나지 않는다. 부모들이 멍청해지거나 게을러져서가 아니라, 세상이 통달하기엔 너무 복잡해지고 커졌기 때문이다. 결국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확실성을 어떻게 추구하느냐 하는 것보다 불확실성을 어떻게 다루어 나갈 것인가를 가르쳐야 한다.
(p. 387)


◎ 소감

개인적으로 수학을 좋아하고 논리학을 좋아하지만 그 두가지를 많이 활용하는 경제학이라는 분야는 역시나 어려운 학문이다. 그 출중한 학자들이 완벽한 이론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아직까지도 기존 이론에서 문제점을 찾아내고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는 것도 그 어려움을 증명해 주는 예의 하나일 것이다.
학창 시절 반강제로 접했던 이론들, 이해가 되든 안되든 억지로 머리에 집이 넣어야 했기에 그에 대한 반감 탓인지 경제학 용어에 대한 거부감이 은연 중 느껴지곤 한다. 그러한 이론들을 쉽게 풀어 써주려 한 저자의 의도에 감사한다. 당장 책을 접고 며칠 지나면 다시금 그 얘기들이 무슨 얘기였던가 아리송해지겠지만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이어져 온 자본주의의 계보를 대략적으로나마 한번 훑어 보게 된 것은 작으나마 수확일 것이다.

경제학 얘기와는 별도로 사람들 사는 모습에 눈길이 간다. 특히 '존 스튜어트 밀'의 대한 부분에서는 그의 삶이 얼마나 격정적이었을지 다소나마 공감할 수 있었다.
자식을 기르면서 어느 선까지 자율을 허용하고 어느 선에서 간섭을 해야 하는가에 문제는 정부가 언제 어느 선까지 시장에 개입하여 영향을 미쳐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만큼 어려운 문제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그에 대한 명확한 이론이 나온다고 해서 모든 사람의 삶이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리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책의 내용에 따르면 경제학 이론은 애덤 스미스부터 시작하여 기존의 이론을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하면서 발전되어 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무수한 비판과 토론이 이루어지는데 한 학문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열정으로 인해 그 결과물은 점점 복잡해지면서 정교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만일 동양인에 의해 '국부론'이 쓰여졌다면 그것은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식으로 발전되어 어떤 모습으로 현재에 남아 있을지 궁금해진다.


◎ 비평

책의 내용을 비판하기가 아무래도 어렵다. 경제학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섭렵하거나 접하고 있지 않은 이상 그러한 시도는 다소 위험할 것이다.
그런 까닭에 '이건 아닌데' 싶은 부분에서도 반박을 하기가 힘들어진다.
그 하나가 자유무역론에 대한 이론인데 자유무역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나라에서 때로 보호무역 정책을 고수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피터 드러커의 「프로페셔널의 조건」에서와 마찬가지로 마르크스의 이론에 대해서는 거의 노골적으로 모순만을 찾아 기술하고 있다. 결과만 놓고 그것은 잘못된 이론이라는 논리는 '승자의 논리가 진리'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론에 빠져 들었는지, 그것은 그 사람들이 단지 어리석었기 때문인지.. 저자는 그저 이해할 수 없다는 식의 얘기만 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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