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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 13일 12시 17분 등록
◎ 인용

1 - 접속의 시대가 오고 있다

산업 생산에서 문화 생산으로 탈바꿈하면서 나타나는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노동 의식이 유희 의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노동을 상품화하는 것이 산업 시대의 특징이었다면, 접속의 시대에는 놀이의 상품화가 그 특징이다.
(p. 15)


2 - 시장이 네트워크에 밀리는 날

제품 주기가 짧아지는 것은 소비자의 주의 집중 기간이 그만큼 짧아졌기 때무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눈 깜빡할 사이에 수천 가지의 신제품이 시장에 나왔다 사라지는 현실에서 소비자의 인내심이 그만큼 약해지고 주의 집중 기간이 짧아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p. 37)

음반업, 예술계, 텔레비전, 라디오를 아우르는 문화 산업은 물리적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경험을 상품화하고 포장하고 마케팅한다. 문화 산업이 제화로 쌓아두고 거래하는 것은, 현실을 모방한 세계와 의식을 고양시키는 세계로 잠시 접속할 수 있는 권리이다. 물건과 서비스를 상품화하던 것에서 경험 자체를 상품화하는 단계로 변모하는 글로벌 경제에서 이것은 더없이 이상적인 모델이다.
(p. 47)


3 - 무게 없는 경제

돈의 탈물질화가 진행되면서 저축은 감소하고 개인 부채는 증가한다. 20세기 내내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이 꾸준히 늘어나자 더 많은 소비를 조장하기 위해 신용 판매 부문에서는 수많은 혁신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20세기 말의 미국인은 20세기 초의 미국인보다 저축을 훨씬 덜하게 되었다. 축적이 아니라 발빠른 회전이 지배적 정서로 자리 잡고 경제활동이 점점 가속화하는 시대에는, 개인이 저축의 형태로 재산을 보유하는 것은 시대 착오적으로 생각된다.
(p. 59)

중요한 것은 미국인이 - 유럽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소비자도 점저 그런 추세로 나아가고 있지만 - 돈을 버는 족족 써버리고 모아놓은 돈 없이 살아가는 방식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p. 62)

새로운 상행위의 저력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바로 나이키이다. 나이키는 내용으로 보아도 그렇고 추구하는 바도 그렇고 이제는 가상 회사가 되어버렸다. 일반인들은 나이키를 운동화 제조업체로 알고 있지만 사실 나이키는 정교한 나케팅 원리와 유통망을 갖춘 연구 디자인실이라고 보아야 옳다.
(p. 73)

네트워크 경제를 염두에 두고 개발된 새로운 회계 모델에서 물리적 자본은 회계 원장의 자산 항목으로부터 비용 항목으로 이동하여 경상비로 처리될 것이고, 무형 자본은 자산 항목으로 이동할 것이다.
(p. 83)

우리는 빵과 포도주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아이디어와 사고도 중요하다. 산업 시대가 우리의 물질적 생활을 키워주었다면 접속의 시대는 우리의 마음과 감정, 영혼에 양식을 준다. 상품의 교환을 관리하는 것이 흘러간 산업 시대의 특징이었다면 다가올 접속의 시대의 특징은 개념의 교환을 관리하는 것이다.
(p. 84)


4 - 지적 재산의 독점

체인 가맹점은 사업체를 소유한 것이 아니다. 즉 사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아이디어, 개념, 운영 방식, 브랜드는 남의 것이다.
(p. 91)

체인점 계약의 핵심은 접속의 합의이지 소유권의 양도가 아니다. 이것은 새로운 유형의 자본주의이다.
(p. 93)

특허를 얻은 종자는 판매되지 않는다. 다만 한 해 농사를 지을 동안만 빌려주는 것이다. 수확을 해서 얻은 새 종자의 소유권은 특허권자에게 있기 때문에 농부가 이듬해 농사에 마음대로 쓸 수 없다. 농부는 타인의 지적 재산에 잠시 접속할 수 있을 뿐이다. 종자는 법적인 의미에서는 판매되거나 구입되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임대될 뿐이다.
(p. 102)


5 - 서비스 세상

서비스는 실행되는 순간에만 존재한다. 보유하고 축적하고 상속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자는 사는 것이고 서비스는 받는 것이다. 서비스 경제에서 상품화되는 것은 인간의 시간이지 장소나 물건이 아니다. 서비스는 사람과 물건의 관계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호소한다. 사회적 동물인 사람과 사람의 접속도 점점 금전을 매개로 한 관계로 바뀐다.
(p. 127)

공급자는 고객에게 제품을 거저 제공해야 다가설 수 있다. 그렇지만 물건을 안 판다면 어디서 돈을 벌 수 있는가? 고객의 사업을 공동으로 경영하여 실적과 수익을 개선시키고 거기서 남는 차익을 공유하는 길뿐이다.
(p. 137)

결국 문제는 여러 산업 분야에서 제품의 생산비가 제로에 육박하여 이윤을 낼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기업이 돈을 벌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로 귀착된다. 생산비가 거의 안 드는 제품에 어떤 식으로 가격을 매길 것인가? 답은 제품을 공짜로 주고 제품에 수반되는 복잡한 서비스의 제공을 통해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아낸다는 것이다.
(p. 142)


6 - 인간 관계의 상품화

기업들이 한번에 최대한 많은 고객에게 제품을 파는 것을 포기하고 개별 고객과 장기적 관계를 맺는 쪽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은, 곧 개인이 일평생 경험할 수 있는 세계가 상품화될 수 있다는 잠재성에 주목함을 뜻한다.
(p. 146)

적절한 컴퓨터 분석 기법만 개발되면 개인에 대한 이런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앞으로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필요로 할지 예측하여 아주 정교한 마케팅 전략으로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p. 149)

회원은 자신에게 소중한 정보에 접속할 수 있는 권리를 얻는 대가로 자신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수백만 명의 고객이 매일 제공하는 구매 피턴과 생활 방식에 관한 막대한 양의 정보는 하나로 취합되어 당사자들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제3자에게 마케팅 목적으로 팔려나간다.
(p. 151)

모든 노력이 상업적 서비스로 변질될 때 우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일종의 시간의 덫에 빠져들 위험성이 있다. 하루는 24시간으로 정해져 있지만, 새로운 유형의 상업적 서비스와 관계는 시간을 상품화하려는 새로운 방식을 상상하는 사업가의 노력이 계속되는 한 사실상 무한정 나타날 수 있다.
(p. 166)


7 - 삶으로서의 접속

미디어 역사학자이며 평론가인 조슈어 마이로위츠는 전자 미디어는 근본적으로 우리의 <역사적 지리> 감각을 뒤흔들어 놓는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누구이며 사회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가는 우리가 물리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가에 좌우되지 않는다>고 그는 말한다. 사이버스페이스는 이 말이 딱 들어맞는 세계이다. 그곳에서는 어떤 지리적 준거점도 없는 상태에서 점점 많은 시간을 관계의 뒤얽힘 속에서 보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p. 195)


8 - 문화를 고갈시키는 자본주의

자연 경관, 성당, 박물관, 궁전, 공원, 의식 축제 같은 전세계의 다양한 문화 영역이 점점 시장으로 흡수되어서 여유 있는 사람의 오락과 정서 함양을 위한 문화 상품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한때는 당당히 제몫을 해냈던 역사적 유산이 이제는 그저 돈을 받고 문화적 체험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무대나 소도구, 배경이 되어버렸다.
(p. 222)


9 - 문화의 광맥을 찾아서

저항 문화는 마케팅 전문가가 특히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다. 환경 문제, 여성 문제, 인권 문제, 빈부 문제, 이 모든 것이 이미 마케팅에 동원되었다. 사회적으로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주제에 상품과 서비스를 동화시킴으로써 기업은 소비자의 마음에 기존 질서에 도전하고픈 열망을 불러일으키고 그런 대의에 개인적으로 동참하는 상징적 행위로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도록 유도한다.
(p. 256)

광고는 소비자에게 문화에 대해서 한 수 가르쳐주고 무엇을 사야만 그럴듯한 문화적 함의와 체험을 누릴 수 있는지를 일러준다. 따라서 고도 자본주의의 본질은 단순한 제품의 생산도 아니고 서비스의 수행도 아니고 정보의 교환도 아니다. 그것은 정교한 문화 상품의 창조다.
(p. 261)


10 - 탈근대

물질 생활의 내부화는 의식의 내면화를 수반했다. 인간이 처음으로 자아에 관심을 쏟기 시작한 것도 부르주아 시대로 들어오면서부터였다. 서양 역사에서 자아라는 개념은 오래전부터 서서히 발전해 왔지만 유독 부르주아지는 이 자아에 거의 강박 관념에 가까운 집착을 보였다.
(p. 294)

19세기의 부르주아지는 재산과 부를 축적하기는 했어도 인생에 대해서는 금욕적 태도를 고수했다고 볼 수 있다. 소비 그 자체에 탐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았다. 그러나 1920년대로 접어들면 미국에서는 물건이 남아돌기 시작한다. 자연히 소비 생활에 거부감을 갖지 않는 새로운 인간형이 필요해졌다. 진지함은 줄어들었지만 놀기를 좋아하고 절제심은 없어졌지만 모험심은 늘어난 사람, <인상을 남기고 싶어서> 안달하는 사람이 필요해졌다.
(p. 296)

모두가 모두를 잘 아는 작은 지역 사회에서는 한 사람의 기본적 자아는 대개 일찌감치 정해져서 평생토록 이렇다 할 변화를 겪지 않는다. 그러나 서로가 서로를 잘 모르고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도시 생활에서는 카멜레온처럼 수시로 적응할 줄 알아야 낙오하지 않고 눈앞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p. 298)


11 - 접속자와 비접속자

국경을 넘어서고 지리를 유명무실하게 하면서 사이버스페이스 안에서 존재하는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끼리의 방대한 네트워크로 이루어진 새로운 글로벌 경제, 사회 질서의 압력을 받으면서 국민 국가가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도 지구 위에 거주하는 인간의 대부분은 이 새로운 세계와는 담을 쌓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알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p. 338)


12 - 문화와 자본주의의 생태학을 향하여

산업 자본주의가 문화 자본주의로 넘어가는 지금, 노동 정신은 놀이 정신에게 서서히 밀려나고 있다. 놀이는 간단히 말해서 문화를 창조하는 것이다. 사람의 상상력을 해방시켜 공유활 수 있는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놀이는 인간 행동의 가장 근본적 범주에 해당한다. 놀이가 없으면 문명도 존립할 수 없다.
새로운 자본주의 시대에는 놀이가 세계 경제의 전면에 등장한다. 문화 체험의 상품화는 놀이의 모든 차원을 식민화하여 순전히 사고 팔 수 있는 형식으로 바꾸려는 노력에 다름 아니다. 접속은 누구를 놀이에 참여시키고 누구를 배제시킬 것인지 결정하는 방식의 문제로 귀결된다.
(p. 384)

생산이 꾸준히 증가하고 생산 원가와 가격이 내려가면서, 비교적 안정된 수입원을 가지고 있어서 원하는 물건을 모두 살 수 있는 상위 20퍼센트의 인구는 더 이상 살 물건이 없어질 것이다. 이 사람들은 일해서 번 돈을 재산의 형태로 차곡차곡 쌓아두는 데서 얻었던 심리적 만족감을 점차 느끼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일하는 시간은 줄어들었지만 재산을 축적하는 데는 별다른 흥미를 못 느끼는 사람들이 다시 놀이로 돌아오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p. 389)

노동의 결실로 얻은 재산은 우리가 가진 자유의 징표로 여겨졌다. 우리가 소유한 것으로부터 남을 배제하는 권리는 우리의 자율성과 개인적 자유를 지키는 최선의 길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진정한 자유는 소유가 아니라 공유에서 나온다. 공유하고 공감하고 포용할 수 없으면 사람은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없다.
(p. 390)


◎ 소감

저자가 책에서 다루는 논점의 범주가 워낙 크고 정교하기에, 작년에 한 차례 읽어 봤음에도 불구하고 책 읽는데에 속도를 내기가 어려웠다.

제목은 '소유의 종말'이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현 세상의 모습을 글로 잘 표현해 준 책이라 생각한다. 사람들은 자신을 둘러싼 일상의 모습을 무작정 당연시 하는 경향이 있다. 그냥 세상 굴러가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가장 속 편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일상은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러한 방식의 삶이 왜 불만으로 가득 찰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설명을 읽을 수 있다.

현세에 충실한 삶을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그래야 내가 왜 지금 공부를 하고 있고 내가 왜 일을 하고 있는지 그에 대한 의미를 스스로 부여할 수 있다. 그저 주어진 환경에 충실하다보면 그 삶은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이 된다. 이 책을 읽고 새삼 중요성을 느끼게 된 것. 그것은 삶은 나 자신이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꾸려 나갈 때 행복한 삶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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