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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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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 10일 00시 40분 등록
나- 구본형의 변화 이야기
: 구본형 저 / 휴머니스트 /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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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와 나의 대화: 소고

이 책을 읽으면서, 북한산이 떠올랐다. 북한산을 걷고 싶다는 욕망이 문득 들었다. 사부와 나는 처음 만나 그 산에 올랐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웠다. 사부다운 책이고, 사부가 아니면 쓸 수 없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사부가 곁에 있는 듯 했다. 매력적인 존재는 어디에 있든 자신의 멋과 향기를 낸다.

처음 이 책은 읽었을 때, 나는 그 소감을 다음과 같이 기록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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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운 책이다.

그와 코드가 맞는 사람에게는 가슴 뛰는 경험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읽어도 기존의 자기계발 서적의 한계를 뛰어넘는 실험정신과 창조성을 전해줄 수 있는 책이다.

깊음
이 책이 깊다는 것은 한 사람의 10년 간의 일상의 변화와 정신적 거듭남이 진솔하게 전해진다는 의미이다. 거기에 덧붙여 인문학적 감수성이 배어나는 글들이 머리와 가슴을 적신다. 깊은 경험을 훌륭하게 표현해냈으니, 그 느낌 또한 깊지 않을 수 없다.

절묘함
책의 구성 방식이 독특하다. 간단히 말하면 '단편소설 X 수필'의 결합이다. 이 관계가 곱하기인 이유는 절묘한 결합이기 때문이다. 하나는 하나인데 둘이 만나니 둘 이상이 된다. '장'의 첫 장에 한두 쪽의 단편소설이 등장한다. 그 장의 의미를 압축해서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그 방식 또한 문학과 영화, 철학과 역사 그리고 일상을 넘나든다.

아름다움
깨끗한 표지와 출판사의 세심한 정성이 깃든 편집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깊고 절묘한 이 책은 읽는 내내 가슴을 뛰게 했다. 따뜻한 햇빛 속에 있는 것처럼 에너지를 주기도 했고 행동하지 않는 나를 질책하듯 가시 방석 역할을 하기도 했다. 다른 이에게는 요구하고 나는 하지 못하는 치졸함을 들추어내기도 했다. 겉에 매여 알맹이를 놓치는 나를 자각시켜주기도 했다. ‘언젠가 이런 책을 열심히 한 권 써보고 싶다’는 부러움과 욕망을 안겨주었고 그의 자유로운 삶에 나를 대입할 수 있는 여유를 주기도 했다.

이 책을 읽은 경험을 한 단어로 표현하라면 ‘아름다움’이다. 인용하는 것과 그것을 몸으로 받아들여,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다. 그 차이를 아는 사람은 이 책을 읽으면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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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독(初讀) 후에도 간간히 이 책을 들추며 즐거워했다. 책을 읽으며 나는 내 기억 속의 사부와 책 속의 사부를 모두 만날 수 있었다. 책이 곧 사부였고 사부가 곧 책이었다. 이것이 즐거웠다. 깊은 마음으로 읽을 수밖에 없었다.

책보다 사부를 말하고 싶다. 그렇다, 나는 인연(因緣)이란 말을 좋아 한다. 인연은 신비이고 사연의 씨앗이기 때문이다. 인연, 그 안에 내가 있고 사랑이 있고 우정이 있고 존경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사연(事緣)이란 말을 좋아 한다. 표현하고 싶지만 할 수 없고, 표현하고 싶지 않지만 그대로 묻어나고, 말할 수 없어 혼자만 묻고 가는, 그런 사연이 없는 사람은 없다. 온갖 것이 그 안에 담겨 있다.

인연이 곧 사연이다. 슬픈 인연이 사연이 되고 아픈 인연이 사연이 되고 기쁜 인연도 사연이 된다. 사연 속에 인연이 있고 인연 속에 사연이 또한 있다. 어떤 인연이든 어떤 사연이든, 다른 사람에게 전하면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슬픈 인연이 아무리 슬픈 사연이 되더라도, 그것은 남에게는 그저 이야기일 뿐이다. 내게는 그렇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내게도 그것은 하나의 이야기로 남을 것이다. 아마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슬펐던, 아팠던, 기뻤던, 미소 짓던, 그런 이야기로 남을 것이다.
 
인연, 사연, 이야기, 모두 내가 좋아하는 단어다. 이 책은 이 세 가지를 모두 담고 있다. 그러니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얼마나 즐거웠겠는가.


언젠가 사부를 닮고 싶다고 말씀드리니, 니체의 말을 빌려 이렇게 답하셨다. “가장 나쁜 제자는 스승을 영원히 빛나게 하는 자다.” 말씀의 깊은 뜻에 나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나는 사부를 넘지 못할 것이다. 대신에 나는 사부와 조금 떨어진 다른 길을 걸을 것이다. 길은 다르겠지만 방향은 같고 서로 손 흔드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때로는 눈동자를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을 것이다. 사부는 늘 내 마음에 있을 것이다.

얼마 전, 글쓰기에 대한 가르침을 청하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매일 더하고 매일 흐르거라.” 이 문장은 그날 이후 나의 MSN 메신저의 아이디가 되었다. 나는 사부의 글 한 줄, 메일 한 통에도 함께 공감하고 공명한다. 처음에는 혼자만의 착각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여러 번 이런 현상을 체험하고 느꼈다. 사부와 공명하는 것은 때로는 내게 자극이 되고, 감사함이 되고, 가르침이 되고 기쁨이 된다. 이상하겠지만 정말 그렇다.

공자의 애제자였던 안연(顔淵)이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쳐다보면 더욱 높아지고 파면 더욱 견고해지며 앞에 있다 여기고 바라보면 어느새 뒤에 있구나. 스승께서는 차근차근 사람을 잘 이끌어 주시니 학문으로써 나를 박학하게 하시고 예로써 나를 다잡아 주신다. 그만두고자 하여도 그럴 수 없고 나의 재주는 이미 다하였는데 우뚝하게 아직도 서있는 것이 있는 듯하여 비록 그것을 따르고자 하지만 따를 길이 없구나.”(논어(論語) 자한(子罕)編 中)

나는 안연(顔淵)의 탄식을 이해할 수 있고 그의 기쁨 또한 느낄 수 있다.

사부는 깊고 섬세하다. 의미를 추구하고 자신의 세계를 갖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즐긴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 나의 목소리: 저자되기

‘저자되기’란 것이 무엇인지 이제야 알겠다. 비판하는 것, 아쉬운 점을 찾아내는 것이 ‘저자되기’가 아니다. 감정이입, 저자의 고뇌와 기쁨 느끼는 것, 내가 저자의 사유가 되는 것, 이것이 ‘저자되기’인 것 같다.

아마도, 사부는 이 책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신났을 것이다. 새로운 실험의 무대를 찾아냈다는 기쁨, 그것이 꽤 괜찮을 것 같다는 좋은 예감, 누구에게나 ‘나의 이야기’가 있다는 보편성과 ‘나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가능한 구체성. 아이디어는 샘솟고, 그것을 재료 삼아 의욕은 뜨거워졌을 것이다.

굽이굽이 눈물과 아픔이 없는 삶은 없다. 또한 미소와 기쁨이 없는 삶도 없다. 누구에게나 잊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잊을 수 없는 이야기가 있기 마련이다. 한 사람의 삶은 하나의 문명이고 하나의 역사다. 이것은 하루에서 시작하여 수 십 년간 지속되어 온 이야기다. 누구나 유일한 존재다. 그저 왔다 가는 것이 삶일 수 없다.

기록되지 않은 삶은, 역사는, 문명은 잊혀진다. 기록되지 않은 삶은, 역사는, 문명은 잊혀진다. 그러므로 기록은 중요하다. 이 책은 그런 기록을 위한 기획이고 실험이다. 모범이고 선동이다. 또한 유혹이다.


■ 저자의 목소리: 인용
- ‘[]’ 안의 숫자는 page를 지칭한다.
- ‘인용’에서 별다른 표기가 없을 경우, 저자의 말이다.
- ‘*’ 표시는 간단한 설명과 나의 느낌이다.

책을 펴내며

[6] 역사는 기록된다. 기록되지 않으면 잊혀진다.

1장 지난 10년

[22] 지식은 지식에 적용됨으로써 증식된다. 지식을 자신에게 적용함으로써 우리는 체험한다.
* 반드시 통과해야 함. 그러나 내게는 어려움.

[26] 훌륭한 작품은 그것이 어떤 표현방식을 가졌든 인생에 대한 통찰력으로 가득하다. 그것은 현실보다 극적이고 현실보다 교훈적이고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다.

2장 마흔 살

[53~54] 나는 문득 복권을 생각했다. 복권에는 늘 당첨되는 사람이 있다. 참가자들에게 당첨확률은 중요하지 않다. 푼돈으로 운명을 바꾼 재수 좋은 사람이 매주 나타난다는 점, 바로 그 성공담이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행운이 한 번만 와준다면, 지겨운 회사를 때려치우고 비행기를 타고 빛나는 도시로 아무도 몰래 도망갈 것이다. 새로운 세계, 새로운 인생, 그 황홀함이 기다리는 곳으로.
당첨자가 있다는 사실, 그 행운의 구체적 당사자가 존재한다는 사실, 그것이 자석처럼 마음을 잡아끌지만 위안에 그칠 뿐이다. 게임의 룰은 분명하다. 당첨확률을 높이려면 건 돈이 커야 한다. 그러나 이런 게임에 참여할 사람은 별로 없다. 잃으면 전 재산이 날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권은 늘 푼돈을 걸게 하는 것이다. 잃어도 그만이니까. 그리고 반드시 잃게 된다.
나는 사람들이 복권을 사듯 살아가는 것을 너무도 많이 보았다. 푼돈을 들여 복권을 사면서 허망한 기대 속에서, 실제로는 복권의 당첨금보다 더 많은 돈을 쪼개며 평생을 궁핍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위험부담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잃어도 좋은 푼돈만 투자했다. 위대한 하루가 없이는 위대한 인생도 없건만 하루하루는 잃어도 아까울 것 없는 푼돈처럼 낭비되었다.

3장 직장생활

[61] 변화는 바쁘지 않은 사람들의 일이다. 변화는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가진 불행한 자들, 혹은 불행을 인식하는 자들의 과제였다.
* 일종의 딜레마다. 좋은 때에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건만, 우리는 절박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으려 한다. 절박함이 곧 용기를 대신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변화가 그런 것은 아니다. 남들이 모두 괜찮다고 할 때, 자발적으로 그리고 능동적으로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과 조직도 있다. 어떻게?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가 자신을 강제된 변화로 내몰기 전에 내면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속을 들여다보고 스스로와 대화하고 세심하게 볼 수 있으려면,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62] 사람들이 자신을 평가할 때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가지고 평가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는 그 사람이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를 가지고 평가하게 마련이다.
* 그렇다. 관리자들은 부하직원을 보면서 ‘나는 저러지 않았다’고 비웃고 부하직원은 관리자를 보고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하며 혐오한다.

[70~71] 어느 조직도 필요한 사람은 떠나보내지 않는다. 어려울 때일수록 잡아두고 싶은 사람이 이런 사람들이다. 이것이 ‘필요의 원칙’이다. 필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늘 그 처신에 특별한 공유점이 있었다. ...
첫째, 그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이다. 자신의 특별함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고, 일을 처리하는 자신만의 좋은 방식을 가지고 있으면 유능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그들은 적절한 휴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 폐쇄회로를 가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셋째, 그들은 늘 학습한다. 그들은 자신의 과거와 경쟁한다. ... 어떤 분야든 자신을 불사르지 않고서는 핵심에 다가갈 수 없다.
마지막으로 귿르은 세상의 흐름에 대한 대략을 알고 있다. ...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사람들, 그들이 떠남으로써 남겨진 조직의 힘이 격감되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놓칠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76] 유혹은 설득 이전에 이미 설득당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76] 유혹은 매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매력은 가장 자기다운 것에서 발산되는 페로몬이다.

4장 얼굴- 페르소나

[101~102] 평범한 사람들의 범상치 않은 이야기, 나는 이것을 인류의 미시적 역사라고 생각한다. 개인은 각자 그 안에 자신의 역사를 안고 산다. 부끄러움도 있고 후회도 있다. 그러나 아름다움도 있고 당당하고 장엄한 순간도 있게 마련이다. 산다는 것은 자신을 재료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

[103~104]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달라야 한다. 자기경영의 근간이 되는 것은 실천의 철학이다. 바로 자신의 과거와 경쟁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104]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길은 ‘오랜 세월과 수많은 공간’을 지나야 한다.
* 절감한다.

5장 가족

[108]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 이탁오(李卓吾)

[109~110] 나는 갈등에 대해 늘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갈등은 마음이 스스로의 길을 결정하는 순간이다. 나침반이 북쪽을 찾고, 그곳을 가리키는 순간 부르르 떨리는 것, 이것을 나는 갈등이라고 부른다. 갈등 없는 판단이란 반복하여 익숙해진 것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새로운 것에는 갈등이 따라다닌다. 흥분과 두려움 속에서, 세상의 기대와 자신의 기대 사이에는, 이익과 마땅함 사이에서, 꿈과 현실사이에서, 욕망과 절제 사이에서, 편함과 배려 사이에서 우리는 늘 잠시 망설이게 된다.

[114] 인생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기쁨을 위해 산다.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는 것이 사랑이고, 나를 기쁘게 하는 것이 행복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기쁨과 나의 기쁨은 섞여 있었다. 작은 수고들은 이런 기쁨을 위해 동반되는 선물의 포장지거나 아름다운 포장 끈이나 리본 같은 것들이다.

[122] 누구의 삶이든 그것은 늘 그 주인을 닮게 마련이다.

[129] 삶의 어두움을 견디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고통 역시 개인의 몫이다. 각자에게는 자신이 짊어져야 할 짐의 무게가 있고 나눌 수 없다. 우리는 각자의 짐을 지고 인생의 길을 가고 있다.

6장 자연

[140] 우리가 왜 변화해야 하느냐고? 그것이 삶이기 때문이다. 작은 세포가 아이가 되고 젊은이가 되고 장년이 되고 노인이 되고, 그리고 죽는 것이 삶이다. 순수한 아이의 생각이 야망으로 가득한 젊은이의 생각이 되고 이내 세상의 한계에 지쳐버린 장년이 되고 노회한 노인이 되고 이윽고 사라지는 것이 인생이다. 변화 자체가 우리의 일상이고 삶이다. 생명이 주어진 순간 삶은 시작되고, 삶이 주어진 순간 죽음의 시계도 카운트되기 시작한다. 왜 살아야 하는가? 삶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왜 변화해야 하는가? 아직 살아 있기 때문이다.

[142] 왜 변해야 하느냐고? 흐르는 강물에게 물어보라. 왜 변해야 하느냐고? 하늘의 구름에서 물어보라. 왜 변해야 하느냐고? 바다의 물결에게 물어보라. 그것이 존재의 양식이기 때문이다.
* [142~143]에 나오는 밀린다 왕과 나가세나의 대화는 두고두고 곱씹을 만하다.

[143] “숲에는 움직이지 않는 나무가 없고, 냇물에는 멈춰선 물결이 없다.”
- 곽박(郭璞)의 시 중에서
* 처음 읽을 때는 그냥 스쳤던 것이 두 번째 읽을 때는 눈에 박힌다. 그 중 하나.

[146] 수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인생을 오래된 방식으로 시작하는 것을 보아왔다. 그리고 바로 그 점 때문에 새로운 시도가 시작도 하기 전에 좌초하는 것도 수없이 보아왔다. 나는 자연의 방식을 추구했다. 자연 속으로 숨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방식을 나의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데려왔다.

7장 건강

[160~161] 영원히 스승의 빛에 가려진 제자는 결국 스승을 욕보이게 한다. 뒷물이 앞물을 뛰어넘으려고 해야 비로소 강물이 힘차게 흐를 수 있다. 제자가 잘나야 스승이 위대해진다.

[204] 급소경영 리더십(Tipping point leadership)은 기업에서 드물게 활용되는 인자들, 즉 실적에 균일하지 않게 영향을 행사하는 사람, 활동, 업무 등이 있다는 사실에 기반을 둔다. 다시 말해서 수량에 비례하지 않으면서 최대의 효용성을 끌어내는 인자가 있다는 것이다.

8장 길에서

[181] ‘세상의 아름다움이 나를 슬프게 한다. 그 아름다움은 사라질 것이기에.
비 내리는 오후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불멸을 꿈꾸니.
이 오후 시간을 즐겨라. 어차피 가져갈 수도 없는 시간이니.
하루의 질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가장 고귀한 예술.’
- 한 개의 시처럼 보이는 이 잠언들의 화자는 여러 명이다.
인용한 소절별로 패트릭 피어스(아일랜드의 작가), 수잔 어츠(미국의 소설가), 애니 딜라드(미국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미국의 말썽쟁이)
* 사부는 이 부분을 쓰면서 필시 기뻤을 것이다.

[183] 사람들은 과거에 갇히는 것만큼 미래에 갇힌다. 추억으로서의 역사와 꿈이라는 소설은 둘 다 인생에 중요한 것이다.
* 한 줄로 가슴을 열고 이어지는 한 줄로 채운다.

[191] ‘길어온 것에도 길은 없고
걸어야 할 것에도 길은 없다.
그렇지만
걸어온 것과 걸어야 할 것 없이는
길 또한 없다.’
- 나가르주나(대승불교의 스님)
* 나는 길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198]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 안에서 죽고,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 속에서 죽는다.’
- 플루타르크

9장 집, 공간

[221] 우리는 증거를 필요로 하는 존재다. 일을 하면 한 티가 나야 그 기쁨이 배가 된다.

10장 학습

[236] 존재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 이것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 그렇다면 내가 ‘첫 사랑’을 사랑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녀’를 내가 사랑했는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사랑한 첫 사랑은 내 가슴에 없고 사랑했는지 모를 ‘그녀’는 아직 내 가슴에 있다. 더 아프다.

[242] 나는 배움이란, 이해와 인식으로부터 시작할지 모르지만, 그 너머에 있는 다른 차원의 무엇인가를 제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을 습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45] 스승은 등불이 되어 우리를 인도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는 그 불을 끄고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 별이 쏟아지는 것을 보게 되길 바란다. 제자가 자신의 마음속에서 별빛을 보게 하는 스승만이 위대한 스승이다.

[251] 하루를 바꾸지 못하면 혁명도 없다. 자신만의 하루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자신의 세계를 가질 수 없다.
* 하루의 중요성.

[253] 하루는 실험장이다. 실험의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은 실험장. 실험이 목적 그 자체가 되어버린 실험...... 내겐 이것이 하루다.

[253] 학습의 문화 속으로 자신을 데리고 들어가는 것은 좋은 전문가의 필수적인 수련과정이다. 학습은 종종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다. 냉정하고 감정이 배제될 때 잘 배우는 영역이 있다. ... 그러나 학습의 또 하나의 얼굴은 뜨겁다. 혼이라든가 열정, 몰입, 감성, 직관 같은 단어들이 중요한 개념이 되기도 한다. 학습은 뜨거운 무엇이고, 사람의 감정을 다루는 것이며, 인문학적인 감수성을 건드려야 하는 것이다.

[255~256] 변화의 철학과 기술, 이 두 개의 축을 나에게 적용해봄으로써 변화경영을 하나의 예술로 만들어보려 한다. 아마 내 50대는 변화경영의 예술가가 되기 위한 수련과정이 될 것 같다.

11장. 일

[263~264] 어떤 이론도 어떤 조언도 자신에게 적용되지 않는 것을 남에게 설득하기는 어렵다. ... 변화경영이라는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먼저 스스로의 변화에 성공해야 한다. 이것이 자격요건이다. 이것은 내가 깨달은 통렬한 아픔이었다. 변화경영 전문가로서 나에게 적용되는 엄격한 규율을 만들었다.
먼저 나에게 적용할 것. 반드시 성공할 것.
그 다음 상이한 조건에서 다른 사람이나 조직에 활용할 수 있는지 실험할 것. 내가 가지고 있지도 않은 것을 나누어주려는 잘못을 범하지 말 것.
이것이 내가 요구하는 품질 기준이다. 지식을 먼저 자신에게 적용해야 한다. 이것이 내 원칙이다.
나를 변화시켰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내 하루가 바뀌었는지를 물으면 확실해진다. 오늘을 놓치면 삶을 놓치는 것이다.
* 내내 나를 괴롭힌, 그리하여 요즘 드디어 내가 품고 있는 고민이다.

[267] 인간이 하는 일들은 바로 그 인간이라는 주체 때문에 종류와 관계없이 서로 닮았다.

[267] ‘자아경영’은 터득한 지식과 경험을 나를 위해서 먼저 사용함으로써 스스로 나아지는 수련이다. 그 다음에 비로소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

[275] 성공에는 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신으로부터 받은 쪽지에 적힌 대로 끊임없이 익히는 것일 뿐이다. 손에 익고 머리와 가슴 사이에 어떤 괴리도 없이 자연스러운 강줄기가 흘러갈 때 우리의 것이 된다. 그 때 성공은 우리의 특징이 된다.

[278] 누구든 자신의 세계를 가지고 싶은 사람은 인물을 얻어야 한다. 그 첫 번째 인물이 바로 자기 자신이다.

[281] ‘유일한 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숙달해야 한다. 손과 머리 사이에 자연스러운 교감과 조화가 이루어지면 익숙해진 것이다. 그러나 최고는 늘 기계적 익숙함에 다시 한 번 저항한다. 일단 숙달하면 일탈한다. ‘불온한 재미’를 찾아가는 것이다. 다른 방식을 찾아보고 새로운 방식을 다시 익힌다. 다시 배우는 불편과 새로 배우는 흥미를 반죽하면 일상은 다시 깨어나고, 일은 같은 일이지만 새로운 얼굴로 다가온다.
* 나는 아직 멀고 멀었다. 지치지 않기를...

세 개의 에필로그

[322] 그러나 정말 나의 목적은 하루를 잘 사는 것이다. 하루를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각성과 준비의 제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하루답게 사는 것이다. 어떤 하루도 목적- 그런 것이 있다면-을 위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하루를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희생물로 쓰는 것이 아니라, 하루 자체를 빛냄으로써 인생 전체를 빛나게 하고 싶었다. 이것이 목적이다. 내겐 좋은 하루 그 자체가 목적이다.
* ‘그리고 이 책이 그 결과다.’, 이렇게 봐도 무방할 듯.

[324] 하루를 즐기지 못하는 것은 생활고나 가난 때문이 아니다. 즐길 수 있는 자신의 세계가 없기 때문이다.

[325] 인생은 결국 자신의 주인을 닮게 되어 있다.
IP *.147.17.34

프로필 이미지
제주도에 정 명윤
2005.06.10 10:30:29 *.244.218.8
이글을 이 아침에 가슴으로 읽고, 보고, 느꼈습니다. 교보문고에 들어가 "나"를 구입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정경빈
2005.06.16 12:44:51 *.217.147.203
책만큼이나 소중한 글 한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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