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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26일 11시 31분 등록

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신영복 지음 / 돌베개

 

 

I. 저자에 대하여 / 신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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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작가, 대학교수)

출생 : 1941 8 23 (71)

 

학력 : 1963 ~ 1965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1959 ~ 1963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1956 ~ 1959 부산상업고등학교  

 

경력 :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동아시아문화공동체포럼 대표

2004.03~ 성공회대학교 대학원 원장

2003.03~ 성공회대학교 민주사회교육원 원장

2002.02 동아시아문화공동체포럼 대표

1999.12 성공회대학교 교육대학원 원장

1998.05~2006.06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1989.03 성공회신학대학 경제학과 강사

1966.06 육군사관학교 경제학 교관

1965.09 숙명여자대학교 정경대학 경제학과 강사

 

현직 :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

 

1963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숙명여자대학교와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 강사로 있다가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20년 동안 수감 생활을 하다가 1988년에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하였다. 수감중 지인들에게 보낸 서신을 후에 한 권의 책으로 묶어 세상에 내놓았는데, 이것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다. 출소 후,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를 역임하였고 2006년말에 정년 퇴임하였다. 퇴임 당시 소주 포장에 들어가는 붓글씨를 그려주고 받은 1억원을 모두 성공회대학교에 기부하였다.[1] 현재는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로 재직하며신영복 함께 읽기라는 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나눔과 소통을 하고 있다

 

감옥생활

 

육군 교관으로 장교였던 신영복은 군사재판에서 사형이 구형된후 충격을 받고 ',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고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마침내, 그 고뇌와 사색은 20년내내 이어져 완전히 '인간성이 개조'되는 내적 자기혁명을 이루어 낸다. 신영복은 교장의 아들로 성장하여 민중의 삶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남다른 애착은 없었다.그런데 감옥에서는 밑바닥을 살아온 기층민중과 24시간을 맨살을 부대끼며 살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을 통해 자신이 지식청년으로서 가지고 있던 창백한 엘리트주의적 관념성과 '먹물성'을 통절히 비판하고 뼈아픈 반성을 하게 된다. 감옥에서의 삶은 서로가 알몸으로 부대끼며 가식없이 숨김없이 사는 탓에,한방에서 오래 살다보니 서로의 과거와 생각을 공유하게 되고 자신의 삶과 완전히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한번은 목수출신이 집을 그릴때 지붕부터 그리지 않고 주춧돌부터 그리는 것을 보고 그는 큰 충격을 받는다. 책이나 이론으로 배운 세계가 현실과 완전히 다를 수있다는 생각에 그간의 인식틀을 깨부순 것이다. 무엇보다 10여년간 교도소에서 노동을 하면서 목공, 영선, 제화공, 재단사등으로 직접 노동자 생활을 온몸으로 고통을 느끼며 경험했다는 사실은 그 자신의 인간 개조론을 수긍하지 않을 수없게 한다.

특히, 감옥에서의 비전향 장기수들과의 만남은 이후 그의 사상과 인생관을 결정짓는 계기가 되지 않을 수없었다. 막연하게 책에서나 보아온 분단과 전쟁의 피투성이 현대사의 이야기를 직접 이를 경험한 빨치산과 투사들을 통해 생생히 들음으로써 '피가 통하고 숨결이 이는 화석'처럼, 살아있는 역사체험을 한다. 또한, 한학자 출신의 사상장기수로부터 동양고전과 철학에 대한 가르침을 받고 서구사상에 매몰된 현실에 대한 자각과 자존을 깨닫고 고전학습에 몰입한 나머지 이후 성공회대에서 동양철학도 강의할 수 있게 된다. 신영복은 현재 서예가로도 명성이 높다. 이도 감옥에서 여러 장기수 선생으로부터 지도받은 결과라 한다. 한문 서체로 익힌 필법은 한글에도 응용해 민중 정서에 맞게 민체, 연대체, 어깨동무체라는 글씨체를 창안해 독특한 경지를 보여주었다. 그래서 그는 감옥 20년의 삶이 완전히 인생을 바꾼 진정한'나의 대학시절'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그의 동무들은 그가 출소하자 ',너 하나도 안변했네'라고 감탄했다 한다. 그의 삶의 철학과 신념은 변함없이 "더불어 숲"을 이루는 것이었기에.

 

인터뷰중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단지 37도의 열덩어리로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 형벌입니다무엇보다 우리 자신을 불행하게 하는 것은 우리가 미워하는 대상이 말초감각에 의해 그릇되게 파악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알면서도 증오의 감정과 대상을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는 자기 혐오에 있습니다.”

 

징그러울 만큼 무덥던 올 여름, 신영복 교수(성공회대)가 무기수로 수감생활 중 가족에게 보낸 편지글을 떠올리며 더위를 참았다는 이가 많다. 그동안 이 글이 실린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비롯, 대부분 글과 책, 강의내용으로만 등장하던 신영복 교수가 요즘 갑자기 매스컴의 집중조명을 받고 있다.

 

올해 초 서울대 입학식에서 타 대학교수로서는 처음으로 축사를 했고, 그가 쓴 시와 글씨로 이름을 내건처음처럼소주가 대박을 터뜨린데다 올해 정년퇴직을 하며 마지막 공개강의도 했고 8 25일에는 축제 같은 정년퇴임 콘서트를 열었다. ‘신출귀모’(신영복선생의 출판을 귀하게 생각하는 모임)가 만든 신영복 교수의 학문읽기와 추억감을 모은신영복 함께 읽기란 책도 화제다.

 

그동안 신 교수의 책과 글을 통해 너무 감동을 받았지만 직접 만나기가 두려웠다. 그와 친분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거의 신앙 같은 존경심과 사랑을 보이고 이제는존재자체만으로 많은 이에게 위안과 나침반이 되고 있지만 영화에서 너무 근사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던 배우를 실제로 보았을 때의 허망함, 영혼과 감성이 전혀 일치하지 않던 예술가와의 만남 등에서 느낀 실망감을 혹시 맛볼까 걱정도 됐다. ‘처음처럼을 소주 이름으로 명명한 손혜원씨(크로스포인트 대표)걱정마세요. 전 그분과 같은 시대를 산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만나보면 공감할 거예요라고 했다.

 

그토록 모든 이가 숭배해 마지 않고 도인의 경지에 이른 평화로움을 지닌 글을 쓰는 분은 어떤 모습일까. 장동건, 정우성을 만날 때도 뛰지 않았는데 65세 영감(?을 만나러 가는데 마구 콩닥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성공회대 교수실로 찾아갔다.

 

감옥이 최고의 대학 신영복 교수는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나눈 후더우니까 다른 차보다는 그냥 찬 물을 드릴게요라며 직접 컵에 물을 따라주었고 자신이 평소 앉는 자리는 역광이 들어 사진찍기 불편할 거라며 문쪽 자리로 옮겨 앉았다. ‘겸손배려가 자동입력된 것 같았다. 동양철학자 조용헌씨는어떤 이는 오랜 감옥생활을 하면 폐인이 되지만 신영복 선생은 도인으로 변했다고 했지만 신 교수는 세속을 초월한 도인이 아니라 생기 있는 신사의 모습이었다. 적어도 감옥생활에서는 나이를 먹지 않은 듯 40대로 보였다. 신영복 교수를 사랑하는 이들이 자청해서 마련한 각종 행사로 갑자기 분주해진 일상에 대해 물었다. “그저 강의나 책을 통해서만 사람들을 만났는데 요즘은 여러 일로 아주 어수선합니다. 그런데 저에 대해서 쓴 글을 보면서 제가 그동안 남들을 속이면서 인생을 살아왔나 반성도 했습니다. 저를 너무 미화해서 부끄럽기도 하고 사실관계가 틀린 부분도 있지만 고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한 사람의 기억 속에 그렇게 존재한다면 그것도 옳을 수 있으니까요. 제가 학창시절 장난도 잘치고 응원단장도 했다고 써 있으니 독자들은 연대나 고대 응원단장을 떠올릴 테지만 전 체육대회 때 겨우 친구들 줄맞춰 세우기나 했거든요. 감옥사색으로 상징되던 제가장난꾸러기 응원단장이었다니 너무 대조적이어서 화제가 되나봅니다.”

 

신영복이란 이름 다음엔 자연스럽게감옥이란 단어가 따라다닌다. 그러나 그것이 어둡고 암울한, 분노와 저주에 가득 찬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엄청난 지혜와 사색의 산실, 때론 축복과 은혜처럼 여겨지는 이유는 뭘까. 그의 말처럼 그가 우리에게 사기친 걸까.

 

“제 65년의 삶은 온통학교생활뿐입니다. 아버지가 학교 교장이셔서 사택에서 태어났고 학교 졸업 후 육사에서 강의를 하다가 감옥에 갔죠. 스물여덟 생일에 들어가 정확히 202개월 만에 나와 곧바로 성공회대에서 강의를 하다 20여 년쯤 지나 이제 정년을 맞게 되었죠. 그런데 감옥이야말로 제게는 진정한대학이었습니다. 그 대학에서 저는 완전한 인간개조를 체험했습니다.”

 

당시엔 교도소에서 한 달에 책 3권으로 제한된 독서밖에 허용되지 않아 한 권으로 두 달 정도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읽은 동양고전. 인간관계에 관한 풍부한 담론을 담고 있는논어는 사회와 인간에 대해 사고의 범위와 틀을 확장하는 계기가 됐고, ‘노자장자는 인간의 문제를 자연과의 총체적 관계 속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 동양고전을 고리타분한 옛글이 아니라 우리 시대에 맞게 재해석한 그의강의는 책으로도 만들어져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다.

 

하지만 풍부한 독서보다 그의 생각이나 정서의 형성에 더 큰 계기를 제공한 것은 오히려 오랜 감옥생활에서 만난사람들이었다. 책으로 구성했던 사회론 대신 가장 소외된 밑바닥 인생을 힘들게 살아온 사람들을 통해, 사회에 숨겨진 모순구조를 통해 사회를 새롭게 바라보게 됐다. 또 양재, 제화, 목공, 간판제작 등 여러 가지 기술을 익힌 그는 구체적인 노동을 통해 스스로 계급적 성분을 바꿨다.

 

“감옥에서 독서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기보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 제 자신의 벽을 더 빨리 허물었어야 했습니다. 목수인 동료가 이야기 도중 집을 그리는데 주춧돌부터 그리더군요. 우리는 지붕부터 그리지만 지붕부터 만드는 집은 없지요. 관념적이고 창백한 지성보다 생생하고 진솔한 삶을 배운 거죠.”

 

타인을 이해한다고 해서 자신의 억울함과 암담한 현실조차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가 감옥에서 쓴 글을평화신문에 최초로 공개했던 김정남씨는청정한 영혼, 수기로 다듬어진 가지런한 몸가짐, 조용한 달관, 절제된 감정들이 그의 편지글에서 담담하게 펼쳐져 그의 감옥살이가 차라리 부럽기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신 교수는가족들에게 보내는 글이니 제 마음속에서 첫 번째 자기검열을 거쳐 정제를 했고 또 검열관을 의식해 걸러내서 절제되어 보일 뿐 분노나 억울함이 완전히 없지는 않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리고 20여 년의 감옥생활을 마치고 사회에 나와보니 서대문교도소도 없어지고 자신을 죄수로 만든 김형욱 전 정보부장, 박정희 전 대통령 등도 사망해서 주요인물과 배경이 다 사라져 누굴 원망할 이유도 없더란다.

 

물에서 배워야 할 것 신영복 교수는 양극화로 치닫는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이물의 철학이라고 강조한다. 노자가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매우 이롭게 하지만 서로 다투지 않는다란 말을 강연에서 자주 말한다. 물은 산이 막히면 돌아서 가고 바위가 있으면 갈라져서 가고 웅덩이가 있으면 웅덩이를 다 채운 뒤에 가고 절벽이 있으면 용기있게 뛰어내릴 뿐 다투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가장 낮은 곳으로 물은 흐르고 흘러 제일 낮은 물이자 제일 큰 물인 바다를 만들어낸다.

 

“저는 노조건 정치인이건 아래로 내려가라고 말합니다. 현장에서 민중이나 대중의 삶과 소통해야 하는데 운동권들도 최근엔 현장을 떠나 중앙에 집결해 있어요. 서민과의 접촉 없이 중앙에 모여 무슨 일을 합니까. 낮은 곳에 내려와 그들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 386들이 비난을 받고시민단체에 시민이 없다는 지적을 받는 겁니다.”

 

신 교수는 또 우리 사회에서 갈등을 만드는 문제들 역시 그 이유들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거는 청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지고 가야 할 동반자이지만 이향대립적 구조로 싸우기만 해서는 문제해결이 되지 않는단다.

 

“가위바위보의처럼 중간자로서의 존재가 필요합니다. 과거엔 영웅이나 절대자에게 그런 신뢰와 기대를 했지만 이젠 신뢰할 만한 집단을 만들어야죠. 제가여럿이 함께를 강조하니 방법론만 있고 목표가 없다고 하는데 여럿이 함께 가면 그 뒤로 길이 생깁니다. 서로 맺는 관계의 중요성을 알고 여럿이 함께 신뢰할 만한 집단을 만들어 사회를 맑고 평화롭게 만들어야죠.”

 

그의 동료교수인 성공회대 김창남 교수는그는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생각을 다듬어온 사람,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을 보듬어온 사람이라고 평했다. ‘최고의 지성’ ‘모든 이들이 닮고 싶어하는 거울등으로 비유하고 그를 취재했던 기자조차그의 글에 경배하는 신도라고 머리를 숙인다. 대중들에 의해 이토록 훌륭하고 근사하게 규정되는 사람의 심정은 어떨까. 그는 미소지으며때론 창살없는 감옥 같다. 차라리 감옥에서가 더 자연스럽고 자유로웠던 것 같기도 하다이 시대의 우상으로 살아가는 아픔을 표현했다.

 

그러나 이 시대의 최고의 지성이자 우상인 그 역시 고슴도치 아빠였다. 출소 후 늦게 결혼, 쉰이 가까운 나이에 친구들이 사준 보양탕을 먹은 힘(?)으로 얻은 늦둥이 이야기를 할 때는 자랑스러움과 사랑으로 얼굴이 환해졌다. 고등학교 1학년인 아들과 소통에는 어려움이 없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신세대 문화를 따라하고 늘 정보를 업데이트하기보다 우리 시대의 이야기를 잘 정리해 전달해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자기정체성에 충실한 것이 중요하니까요.”

 

‘정년퇴임식’이란 단어조차 생소한 오륙도·사오정 시대에 모두의 축복 속에 축제 같은 정년퇴임식을 하고 석좌교수로 활동할 신영복 교수. “대전대학교(대전교도소) 동창회도 열린다는 그는 가장 저주받은 운명을 축복으로 바꾼 사람이다.

 

정치인들이 진작 다투지 않고 낮은 곳으로 내려가 커다란 바다를 만드는 물의 철학을 배웠더라면, 신영복 교수의처음처럼이란 시처럼 초심을 잃지 않았다면, 온 나라를 부패의 바다에 빠뜨리는바다이야기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주간경향 유영민이 만난사람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1988)

《나무야 나무야》, (돌베개, 1996)

《더불어 숲》, (2003)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 (2004)

《처음처럼》 (랜덤하우스코리아, 2007)

《청구회 추억》 (돌베개, 2008)

《느티아래강의실》 (한울, 2009)

《신영복-여럿이 함께 숲으로 가는 길》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0)

 

 

II.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글/ 강의

 

1. 서론

 

P16 내가 본격적으로 동양고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무래도 감옥에 들어간 이후입니다. 감옥에서는, 특히 독방에 앉아서 모든 문제를 근본적인 지점에서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감옥의 독방이 그런 공간입니다. 우선 나 자신을 돌이켜보게 되고 우리 사회가 지향했던 가치에 대해서 반성하게 됩니다. 유년 시절에서부터 내가 자라면서 받은 교육을 되돌아보게 되고 우리 사회가 지향했던 가치에 대해서 반성하게 됩니다.

 

P17 요즈음 대학생이나 젊은 세대들은 근본적 성찰을 하는 일이 별로 없는 것같이 느껴집니다. 매우 감각적이고 단편적인 감정에 매몰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P24~25 ‘오래된 미래’라는 표현은 분명 모순어법입니다. 그러나 이 모순된 표현 속에 대단히 중요한 뜻이 담겨 있습니다. 미래로 가는 길은 오히려 오래된 과거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자연과의 조화와 공동체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라다크의 오래된 삶의 방식에서 바로 오염과 낭비가 없는 비산업주의적 사회 발전의 길을 생각하게 하는 것입니다. 과거는 그것이 잘된 것이든 그렇지 못한 것이든 우리들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미래를 향해 우리와 함께 길을 가는 것이지요.

 

P27 사상과 현대의 사상이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미래는 오래된 과거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이를 테면 사상의 시간적인 존재 형식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상은 시간적인 존재 형식만을 갖는 것이 아니라 공간적인 존재 형식도 갖습니다. 동양이라는 어휘 그 자체가 공간적 의미 입니다.

 

P29 차이에 주목하는 것은 결국 차별화로 귀착되는 것이지요. 반대의 논리도 없지 않습니다. 일단 차이를 인식하고, 차이를 인정하고 그러한 토대 위에서 통합과 공존을 모색한다는 논리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들은 관계가 있습니다. 관계없는 것이 있을 수 없습니다. 궁극적으로 차이보다는 관계에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요. 수많은 관계 그리고 수많은 시공으로 열려 있는 관계가 발 관계망 입니다.

 

P31 갈릴레이가 재판정에서 지동성을 포기하고 법정을 나오면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한 말은 지금도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P34 다른 사람에게 모질게 해서는 안되며, 과거를 돌이켜보고 미래를 내다보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란 뜻입니다.

 

P35 형식주의와 체면에 대하여 지적한 것 역시 틀린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에 담겨 있는 의미를 온당하게 읽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지요. 체면이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것은 인간관계를 내용으로 합니다.

 

P36 베버의 체계에는 동양 사상의 저변관계에 대한 관점이 결여되고 있는 것이지요. 살아간다는 것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며, 살아가는 일의 소박한 현실이 곧 소중한 가치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P40 “봄여름에는 도끼와 낮을 들고 산에 들어가 나무를 베지 않고 촘촘한 그물로 하천에서 고기를 잡지 않는” (맹자)거이지요.

 

P40 인성의 고양을 가치로 설정하고 있는 사회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성인이 되는 것이 최고의 목표이고 모든 사람은 성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인간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P41 인성이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논어)에 덕불고 필유린 이란 글귀가 있습니다. “덕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다는 뜻입니다. 덕성이 곧 인성입니다. 인간이란 존재 자체를 인간 관계하는 관계성의 실체로 보는 것이지요. 인간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인간입니다. 이 사회성이 바로 인성의 중심 내용이 되는 것이지요.

 

P44오만과 좌절을 격을 수 밖에 없는 유가의 인본주의를 견제하고 그 좌절을 위로하는 종교적 역할을 도가가 맡고 있는 셈입니다.

인본주의적인 지배 이데올로기에 대하여 그것이 독선과 허구성얼 지적하는 반체제 이데올로기가 바로 도가입니다.

 

2. 오래된 시

 

P54 우리의 삶과 정서가 진정성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한 우리의 삶과 생각은 지극히 관점적인 것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P53 『시경』 독법은 우리들의 문화적 감성에 대하여 비파적 시각을 기르는 일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접근되기보다는 정서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P56 사회 역사적 관점에서 대한 투철한 이해가 먼저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 시대와 애환이 자기의 정서 속에 깊숙이 침투되어야 하는 것이 지요.

 

P64 공감을 기초로 하는 진정성에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이야기했습니다. 시와 시경에 대한 재조명은 당연히 이러한 사실성을 통하여 현대 사회의 분열된 정서를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의 문화적 환경은 우리 자신의 삶과 정서를 분절 시켜놓고 있습니다.

 

P64 시적 관점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러한 자유로운 관점은 사물과 사물의 연관성을 깨닫게 해줍니다. 한마디로 시적 관점을 사물이 맺고 있는 광범한 관계망을 드러냅니다.

 

P65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P65 시는 읽는 시간도 적게 들고 시집은 값도 비싸지 않습니다. 시를 많이 읽기 바랍니다.

 

P66 앞서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눕는다는 모시서의 구절을 소개했습니다만 이 구절이 김수영의 시에 계승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지요. 김수영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서는 풀의 이미지가 거기서 비롯되었다고 나는 생각 합니다.

 

P70 군자는 무일에 처해야 한다. 먼저 노동의 어려움을 알고 그 다음에 편안함을 취해야 비로서 백성들이 무엇을 의지하여 살아가는가를 알게 된다. 그러나 오늘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본건대 그 부모는 힘써 일하고 농사짓건만 그 자식들은 농사일의 어려움을 알지 못한 채 편안함을 취하고 함부로 지껄이며 방탕 무례하다. 그렇지 않으면 부모를 업신여겨 말하기를, 옛날 사람들은 아는 것이 없다고 한다.

 

P71 무일이 물론 그런 뜻은 아니지만 어감이 그럴 수 있겠다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무일이란 의미에 대하여 아무런 공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진짜 이유였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불편함이야 말로 우리의 정신을 깨어 있게 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없는 것이지요. 살아간다는 것이 불편한 것이고, 살아간다는 것이 곧 상처 받은 것이라는 성찰이 없는 것이지요.

 

P77 무엇이 변화할 때 사회가 변한다고 생각합니까? 그리고 여러분은 미래가 어디로부터 다가온다고 생각합니까? 미래는 과거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미래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변화와 미래가 외부로부터 온다는 의식이 바로 피식민지 의식의 전형입니다. 권력이 외부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곳에서부터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입니다.

 

P83 중국 역사에서는 남과 북이 싸우면 언제나 남쪽이 집니다. 중국의 전쟁사는 언제나 남의 패배와 북의 승리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기후가 온화하고 물산이 풍부한 남방인들의 기질이 험난한 풍토에 단련된 북방의 강인한 기세를 어려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주역의 관계론

 

P88 나는 점치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점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약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스스로를 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P88 ‘나 자신을 아는 사람은 못되더라도 자신의 한계를 자각하고 있는 겸손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요. 사실은 강한 사람인지도 모르지만 스스로 약한 사람으로 느끼는 사람임에 틀림없습니다.

 

P92 춘추전국시대 55 년은 기존의 모든 가치가 무너지고 모든 국가들은 부국강병이라는 유 실한 국정 목표를 위하여 사활을 건 경쟁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는 신자유주의 시기였습니다. 기존의 가치가 무너지고 새로운 가치가 수립 되기 이전의 혼란한 상황이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할수록 불변의 진리에 대한 탐구가 절실해지는 것이지요. 실제로 이 시기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회 이론에 대한 근본적 담론이 가장 왕성하게 개진되었던 시기였음은 전에 이야기했습니다.

 

P93 세상에는 수많은 사물이 있고 사물과 사물이 관계하여 이루어내는 사건이 있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사태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P94 인간이 인간적 존재라면 인간은 기쁠 때나, 시장 골목에 있건 가정에 있건 변함없이 이기적이어야 합니다. 존재론의 폭력적 단순성이라 할 만한 것이지요. 이것은 주역의 구성과 비교하자면 효로써 소성괘를 성명하고 나아가 대성괘마저도 효의 단순한 집합으로 성명하는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P100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하는 말은 처지에 따라 그 생각도 달라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처지에 눈이 달린다는 표현을 하지요, 누이 얼굴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발에 달려 있다는 뜻이지요. 사회과학에서는 이를 입방이라 합니다.

 

P101 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그 ‘자리’가 그 ‘사람’보다 크면 사람이 상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는 평소 ‘70%의 자리’를 강조합니다. 어떤 사람의 능력이 100이라면 70정도의 능력을 요구하는 자리에 앉아야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30정도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30정도의 여백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 여백이야말로 창조적 공간이 되고 예술적 공간이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70정도의 능력이 있는 사람이 100의 능력을 요구 받는 자리에 앉을 경우 그 부족한 30을 무엇으로 채우겠습니까? 자기 힘으로는 채울 수 없습니다. 거짓이나 위선으로 채우거나 아첨과 함량 미달의 불량품으로 채우게 되겠지요. 결국 자기도 파괴되고 그 자리도 파탄될 수밖에 없습니다.

 

P103 기를 쓰고 달려가야 할 곳이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이지요. 실제로 내가 무기정역 받고 감옥에서 모든 것 다 내려놓고 헌옷 입고 햇볕에 앉아 있을 때의 심사가 무척 편했던 기억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곳이 비록 편안하고 한적한 달관達觀 공간이긴 하 지만 그곳은 무엇을 도모하거나 실천하기에는 너무나 후미진 공간이라 고 생각됩니다. 더불어 관계 맺기가 어려운 매우 적막한 처소處所 아닐 수 없습니다.

 

P103 우리의 삶을 저변에서 지탱하는 인간관계와 신뢰가 바로응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123 희망은 고난의 언어이며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고난의 한복판에서 고난 이후의 가능성을 경작하는 방법이 과연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P124 역경에 처했을 때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잎사귀를 떨고 나목으로 서는 일입니다. 그리고 앙상하게 드러난 가지를 직시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거품을 걷어내고 화려한 의상을 벗었을 때 드러나는 ‘구조’를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P131~132 우리의 삶이란 기본적으로 우리가 조직한 ‘관계망’에 지나지 않습니다. 선택된 여러 부분이 자기를 중심으로 하여 조직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과학 이론도 다르지 않습니다. 객관세계의 극히 일부분을 선별적으로 추출하여 구성한 세계에 불과합니다. 우리의 삶은 천지인을 망라한다고 하지만 궁극적으로 자기중심의 주관적 공간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은 매트릭스의 세계에 갇혀 있는 것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주역』의 범주는 그것이 판단 형식이든 아니면 객관적 존재에 대한 진술 형식이든 그것이 망라하는 세계는 결과적으로 왜소한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절제와 겸손이란 바로 이러한 제한성으로부터 도출되는 당연한 결론이라고 해야 합니다. 『주역』독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이 절제와 겸손이란 것이 곧 관계론의 대단히 높은 차원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여러 가지 사정을 배려하는 겸손함 그것이 바로 관계론의 최고 형태라는 것이지요.

 

4. 인간관계론의 보고

 

P138 지금까지의 모든 사회적 가치가 붕괴되고 오직 부국강병이란 하나의 가치로 획일화되는 시기입니다. 신자유주의와 무안한 경쟁으로 질주하는 해내 자본주의의 패권주의적 경쟁과 다르니 않습니다.

 

P138 춘추전국시대는 사회 경제적 토대의 변화와 함께 구사회질서가 붕괴되는 사회 변동기입니다.

 

P139 춘주전국시대는 제자백가의 백화제방의 시기입니다.

 

P140 중국 역사에 있어서 최대의 이데올로기로 군림해온 사상이 바로 유가 사상이고 그 중심이 공자이고 논어입니다.

 

P141우리가 이 지점에서 합의해야 하는 것은 고전과 역사의 독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제라는 사실입니다.

 

P142 학습은 그 자체가 기쁨일 수도 있지만 대체로 사회적 신분 상승을 위한 것입니다.

 

P144 배운 것, 자기가 옳다고 공감하는 것을 실천할 때 기쁜 것이지요

 

P150 스승이란 단지 정보만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지요. 더구나 과거지사를 전하는 것만으로 스승이 될 수는 없지요. 스승이란 비판적 창조자여야 하는 것이지요.

 

P151 우리는 막스 베버의 논리가 자본주의를 최고의 가치로 전제하고 그것을 합리화시키는 논리임을 모르지 않습니다.

 

P154 정치란 바로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형은 인간관계의 잠재적 가능성을 가두는 것이며 반대로 예는 인간관계를 열어놓음으로써 그것이 최대한으로 발휘될 수 있는 가능성을 키우는 구조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157 미의 형식과 내용에 관한 담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소와 보조개와 검은 눈동자 같은 미의 외적인 형식 보다는 인간적인 바탕이 참된 아름다움이라는 선업니다.

 

P159 아름다움이란 우리말의 뜻은 말 만하다는 숙지성을 의미한다는 사실입니다. 모름다움의 반대가 아름다움 입니다.

 

P162 화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관용과 공존의 논리입니다. 반면에 동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획일적인 가치만을 용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P165 공존과 평화 정착은 통일 과정에서 요구되는 전 과제의 90%를 차지할 만큼 결정적인 문제입니다.

 

P168 착하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안다는 뜻입니다. 배려한다는 것은 그 사람과 자기가 맺고 있는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것입니다. 착하다는 것은 이처럼 관계에 대한 배려를 감성적 차원에서 완성해 놓고 있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머리로 이해하거나 좌우명으로 걸어놓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가슴속에 자리 잡고 있으며 무의식 속에 녹아들어 있는 그러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171 개인의 능력은 그가 맺고 있는 인간 관계에 있으며 이 인간관계는 신뢰에 의하여 지탱되는 것이지요

 

P173 자기가 한 말은 다른 사람과 약속이라는 뜻입니다.

 

p175 애정 없는 타자와 관계없는 대상에 대하여 알 수 있다는 환상을 버려야 합니다.

 

P181 경험과 실천의 가장 결정적인 특징은 현장성現場性입니다. 그리고 모든 현장은 구체적이고 조건적이며 우연적입니다. 한마디로 특수한 것입니다. 따라서 경험지經驗知 보편적인 것이 아닙니다. 보편적인 임에 비하여 사특수 것입니다. 따라서 ‘학이불사즉망’의 의미는 현실적 조건이 사상捨象 보편주의적 이론은 현실에 어둡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사이불학즉태’는 특수한 경험적 지식을 보편화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뜻이 됩니다. 학교 연구실에서 학문에만 몰두하는 교수가 현실에 어두운 것이 사실입니다. 반대로 자기 경험을 유일한 잣대로 삼거나 보편적인 것으로 전제하고 일을 처리하면 위험한 것이지요.

 

P188 욕심이 없어야 겸손할 수 있으며 욕심이 없어야 지혜가 밝아질 수 있는 것이지요.

 

P188 겸손함을 뒷받침하는 것이 무용과 무사라는 점을 밝히고 있습니다.

 

P200 지란 진리의 존재를 파악한 상태이고, 호가 그 진리를 아직 자기 것으로 삼지 못한 상태임에 비하여 낙은 그것을 완전히 터득하고 자기 것으로 삼아서 생활화하고 있는 경지로 풀이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상적인 교육을 놀이와 학습과 노동이 하나로 통일된 생활의 어떤 멋진 덩어리(일감)를 안겨주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무엇을 궁리해가며 만들어내는 과정이 바로 그러한 것인데 즐거움은 놀이이고 궁리는 학습이며 만들어내는 행위는 노동이 되는 것이지요.

 

5. 맹자의 의

 

P211 공자가 춘추시대 사람이면 맹자는  전국시대 사람입니다.

 

P213 맹자의 글은 매우 논리적인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P221 곡식과 물고기와 목재가 여유 있으면 백성들은 산 사람을 봉양하고 죽은 사람을 장사 지내기에 아무런 유감이 없을 것입니다.

 

P223 장은 맹자의 성선설이 나타나는 있는 글립니다. 인간의 본성은 선량하다는 것이 이른바 맹자의 성선설입니다.

 

P224 차마 남에게 모질게 하지 못하는 마음을 가지고 차마 남에게 모질게 하지 못하는 정치를 한다면 천하를 다스리는 일은 마치 손바닥 위의 물건을 움직이는 것처럼 쉬울 것이다.

 

P231 인의 실천을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대체로 위에서 주장한 내용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입니다.

 

P233 우리는 대체로 자기의 작은 실수도 그 원인을 바깥에서 찾으려고 합니다. 바깥이란 남이기도 합니다.

 

P234 더욱 중요한 것은 개인이든, 국가든, 자기반성이 자리합리화나 자위보다는 차원이 높은 생명 운동이 되기 때문입니다.

 

P240 자본주의 사회는 상품 사외 입니다. 상품사외는 그 사회의 사회적 관계가 상품과 상품의 구성되어 있는 사회입니다. 당연히 인간관계가 상품 교환이라는 틀에 담기는 것이지요. 다시 말하자면 사람은 교환가치로 표현되고, 인간관계는 상품 교환의 형식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게 되는 제도입니다.

 

P242 지속성이 있어야 만남이 있고, 만남이 일회적이지 않고 지속적일 때 부끄러움이라는 문화가 정착되는 것입니다. 지속적 관계가 전제될 때 비로소 서로 양보하게 되고 스스로 삼가게 되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남에게 모질게 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지속적인 인간관계가 없는 상태에서는 어떠한 사회적 가치도 세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P243 맹자가 말하기를, 공자께서 동산에 오르시어 노나라가 작다고 하시고 태산 오르시어 천하가 작닥 하셨다. 바다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물을 말하기 어려워하고, 성인의 문하에서 공부한 사람은 언에 대하여 말하기 어려워 하는 법이다.

 

P249~250 사람도 모름지기 스스로를 모욕한 연후에 남이 자기를 모욕하는 법이며, 한 집안의 경우도 반드시 스스로를 파멸한 연후에 남들이 파멸시키는 법이며, 한 나라도 반드시 스스로를 짓밟은 연후에 다른 나라가 짓밟는 것이다. 『서경』「태갑」편에 “하늘이 내린 재앙은 피할 수 있지만, 스스로 불러들인 재앙은 피할 길이 없구나”라고 한 것은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

 

6. 노자의 도와 자연

 

P253 중국 사상은 지배 담론인 유가 사상과 비판 담론인 노장 사상이 두개의 축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P254 노자가 가리키는 근본은 자연입니다.

 

P255 춘추전국시대는 결국 법가 사상에 의하여 통일이 이루어집니다.

 

P256 자본주의 역사는 자본 축적의 역사이고 자본 추적은 모순의 누적 과정입니다. 현대 자본 주의는 이 누적된 모순으로 말미암아 축적 과정 그 자체의 작동이 불가능하게 되는 전반적 위기의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순과 위기는 패권 국가들의 집단적 담합과 폭력적 개입에 의하여 그것이 억제된 상태일 분입니다. 세계화와 신자유의 대표되는 물리적 억압과 간섭이 그것입니다.

 

P259 지금까지 연구에 의하면 노자는 노자 개인의 저작이 아님은 물론이며 어느 한 사람의 저작이 아니라는 것이 통설입니다.

 

P262 더욱이 노자 사상은 상식과 기존의 고정관념을 근본적으로 반성하게 하는 고도의 철학적 주제입니다.

 

P264 노자 철학에 있어서 무()는 제로(0)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인식을 초월하는 의미의 무입니다.

 

우리는 무명을 붙여서 잃거나 무명을 이름 붙이기 전으로 해석하더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P264 수 있습니다. 섣부른 절충도 피해야겠지만 지나치게 차이에 주목하는 것도 옳은 태도는 못 됩니다. 노자의 도는 윤리적인 강상의 도가 아님은 물론 입니다.

 

P269 도란 어떤 사물의 이름이 아니라 법칙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노자의 도는 윤리적 강상의 도가 아님은 물론입니다. 뿐만 아니라 최대한 법칙성 즉 우주와 자연의 근본적인 운동 법칙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일전적 의미의 도라는 것은 노자가 의미하는 참된 의미의 법칙 즉 불변의 법칙을 의미하는 것이 못됨은 물론입니다. 노자의 도는 인간의 개념적 사고라는 그릇으로는 담을 수 없는 것이지요.우리의 사유를 뛰어넘은 것이지요.

 

P269 우리의 언어로 붙인 이름이 참된 이름일 수 없다는 것이지요. 이름이란 원래 약속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 이름이란 그 실체를 옳게 드러내지는 못합니다.

 

P278 노자가 지향하는 정치적 목표는 매우 순박하고 자연스러운 질서입니다.

 

P283 노자』독법의 기본은 무위입니다. 여러 차례 이야기했습니다만 무위는 무행無行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무위는 그 자체가 목적이나 가치가 아니라 방법론입니다. 실천의 방법입니다. 그것이 목표로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난세의 극복’입니다. 혼란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다만 그 방식이 유원하고 근본을 경영하는 것이란 점이 다를 뿐입니다.

 

P288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이유는 무엇보다 먼저 약한 사람이 그 수에 있어서 다수라는 사실에 있습니다. 강자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그것은 그가 지배하는 약한 사람들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강자의 힘은 그 개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地位)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 힘은 원래 약자의 것이지요. 여기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은 강자가 지배하는 구도에 있어서 약자의 수가 항상 다수라는 사실입니다. 강자가 다수일 수 없다는 사실 이것이 핵심입니다.

 

P293 세계가 어떠한 것을 축적하고 어떠한 것을 파괴하고 있는가를 주목하는 실천적 관점이 바로 노자의 현대적 독법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295 바람직한 군주에 관한 설명입니다. 가장 이성적인 정치 즉 태상의 정치는 백성들이 임금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입니다.

 

P299 고요함은 조급함을 이기고, 추위는 더위를 이기는 법이다. 맑고 고요함이 천하의 올바름이다.

 

P305노자의 철학은 귀본의 철학입니다. ()은도()이면 자연입니다. 그런 점에서 노자의 철학을 유가 사상에 대한 비판 담론으로 규정하는 것은 노자를 왜소하게 읽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노자 철학이야말로 동양 사상의 정수를 담고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는 것이 노자의 철학이기 때문입니다.

 

7. 장자의 소요

 

P309 우물 안 개구리에게는 바다를 이야기할 수 없다. 한곳에 매여 살기 때문이다. 메뚜기에게는 얼음을 이야기할 수 없다. 한 철에 매여 살기 때문이다.

 

P311 장자의 소요유는 궁극적인 또는 자유의 절대적 경지를 보여주기 위한 개념입니다. 인간의 삶의 위에 림할 수 있는 어떠한 가치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소요유의 의미이고 나아가 장자 사상의 핵심입니다.

 

P315 옷이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법, 옷이 있다면 그 역시 옳지만 옷이 없어도 그 역시 옳은 것입니다. 새는 날개가 있고, 짐승은 털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이와 가지는 맨몸뚱입니다. 이를 일러 ‘저 역시 옳기도 하고 그르기도 하며, 이 역시 옳기도 하고 그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P343 배로 강을 건널 때 빈 배가 떠내려 와서 자기 배에 부딪치면 비록 성급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화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그 배에 사람이 타고 있었다면 비키라고 소리친다. 한 번 소리쳐 듣지 못하면 두 번 소리치고 두 번 소리쳐서 듣지 못하면 세 번 소리친다. 세번째는 욕설이 나오게 마련이다. 아까는 화내지 않고 지금은 화내는 까닭은 아까는 빈 배였고 지금은 사람이 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모두 자기를 비우고 인생의 강을 흘러간다면 누가 그를 해칠 수 있겠는가?

 

P356~357 고기를 이를테면 하나의 현상입니다. 반면에 그물은 모든 현상의 저변에 있는 구조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기가 하나의 사물이라면 그물은 세상의 모든 사물을 망라하고 있는 천망天望 것이지요. 고기는 잊어버리든 잃어버리든 상관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물입니다. 모든 사물과, 모든 사건과, 모든 사태가 그 위에서 생성 변화 발전하는 거대한 관계망을 잊지 않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지요. 한 마리의 제비를 보고 천하의 봄을 깨달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관계망이지요. 중요한 것은 한 마리의 제비가 아니라 천하의 봄이지요. 남는 것은 경기의 승패가 아니라 동료들의 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는 것은 그물입니다. 그리고 그물에 관한 생각이 철학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8. 묵자의 겸애와 반전 평화

P380 나라와나라가 처음에는 작은 제후국이었으나 전쟁을 통하여 영토가 확장되고 백성이 많은 강대국으로 발전하였다는 사실을 들어 공전을 예찬하는 논리가 있지만 묵자는 단호하게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논박합니다. “만 명에게 약을 써서 서너 명만 효험을 보았다면 그는 양의良醫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약이 아니다. 그러한 약을 부모님께 드리겠는가?” 라고 반문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몇 개의 전승국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수많은 패전 국가의 비극과 파괴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전쟁은 인명과 재산의 엄청난 파괴에 다름 아닌 것이지요. 묵자는 전쟁의 파괴적 측면에 대하여 매우 자세하게 예시하고 있습니다.

 

P381 지식은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접속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P382 묵자께서 말씀하기를, “옛말에 이르기를 ‘군자는 물을 거울로 삼지 않고 사람을 거울로 삼는다’고 했다. 물을 거울로 삼으면 얼굴을 볼 수 있을 뿐이지만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길흉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 공격 전쟁이 이롭다고 하는 사람들은 어찌하여 지백과 부차의 일을 거울로 삼지 않는가?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전쟁이야말로 흉물임을 일찌감치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P386 미리 아궁이를 고치고 굴뚝을 세워 화재를 예방한 사람의 공로는 알아주지 않고, 수염을 그을리고 옷섶을 태우면서 요란하게 불을 끈 사람은 그 공을 칭찬하는 것이 세상의 인심인 셈이지요. 개선장군에 대한 환호가 그러한 것입니다.

 

9. 순자, 유가와 법가 사이

P405 순사의 사상 영역도 물론 광범위합니다만 우리가 주목하려고 하는 그의 법제 사상입니다. 그리고 성악설등 그것과 관련된 것에 한정하기로 하겠습니다.

 

P406 하늘에는 변함없는 자연의 법칙이 있다. 요순 같은 성군聖君 위하여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반대로 걸주와 같은 폭군暴君 때문에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바르게 응하면 이롭고 어지럽게 응하면 흉할 뿐이다. 농사를 부지런히 하고 아껴 쓰면 하늘이 가난하게 할 수 없고, 기르고 비축하고 때맞추어 움직이면 하늘이 병들게 할 수 없으며, 도를 닦고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으면 하늘이 재앙을 내릴 수 없는 것이다.

 

P408 중요한 것은 인간의 실천적 노력이라는 것이지요. 순자의 능참실천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고 이를 제어하여 활용할 것을 강조합니다. ‘자연은 법칙을 이해하고 이를 제어하여 활용할 것을 강조합니다. ‘자연은 만물을 만들었다지만 다스리는 것은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P409 운명이란 인간의 실천적 노력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순자의 사상 체계입니다.

 

P412 순자가 천론에 이어서 교육론을 전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논리적 순수입니다.

 

P418 예禮의 기원은 어디에 있는가? 사람은 나면서부터 욕망을 가지고 태어난다. 욕망이 충족되지 못하면 그것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욕망을 추구함에 있어서 일정한 제한이 없다면 다툼이 일어나게 된다. 다툼이 일어나면 사회는 혼란하게 되고 혼란하게 되면 사회가 막다른 상황에 처하게 된다. 옛 선왕이 이러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예의를 세워서 분변을 두었다. 사람의 욕구를 기르고 그 욕구를 충족시키되, 욕망이 반드시 물질적인  것에 한정되거나 물이 욕망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일이 없도록 함으로써 양자가 균형 있게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의 예의 기원이다. 그러므로 예란 기르는 것이다.

 

P419 순자의 가장 큰 공헌이 바로 이 예론이라 할 수 있습니다.

 

P421 순자의 예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를 곧 법과 제도의 의미로 발전시켰다는 것입니다.

 

P421 교육에 있어서 환경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순자>의 이 구절은 일반적인 교육 환경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제도와 규범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P426 순자의 예론을 이야기하면서 한 가지 빠트려서는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악론 입니다. 이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음악에 관한 것이 라기 보다는 예론에 대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먀하면 완전한예란 마치 훌륭한 음악처럼 전치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 악론의 핵심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P428 예로써 사람의 욕구를 기르고 그 욕구를 충족시키되, 욕망이 반드시 물질적인 것에 한정되거나 물이 욕망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함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10. 법가와 천하 통일

 

P431 법가는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사상입니다. 법가는 부국강병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하고 최후의 6국을 통일했습니다.

 

P431~432 오두편 한구절 : 송나라 사람이 밭을 갈고 있었다. 밭 가운데 그루터기가 있었는데 토끼가 달리다가 그루터기에 부딪혀 목이 부러져 죽었다. 그 후로 그는 쟁기를 버리고 그루터기만 지키면서 다시 토끼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랐지만 토끼는 다시 얻지 못하고 송나라 사람들의 웃음거리만 되었다. 지금 선왕의 정치로 오늘의 백송들을 다스리고자 하는 것은 모두가 그루터기를 지키고 있는 부류 같다.

 

P433 세상이 변화하면 도를 행하는 방법도 달라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법가의 현실 인식입니다.

 

P433 세상이 변화하면 도를 행하는 방법도 달라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법가의 현식 인식 입니다.

 

P433 인의의 정치는 변화된 현실에서는 적합하지 않는 사상이라는 것이지요. 급변화는 현실 속에서 인의의 정치를 주장하는 것은 고삐 없이 사나운 말을 몰려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 법가의 인식 입니다.

 

P435 변화된 현실을 인식하고 새로운 사고로 발상을 전환한 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이지요.

 

P458 그림이든 노래든 글이든 그것이 어떠한 것이든 결정적인 것은 인간의 진실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혼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1. 강의를 마치며

 

P474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무한 시간과 무변無邊 공간으로 연결되어 있는 드넓은 것이라는 진리를 깨닫는 그 순간,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은 저마다 찬란한 꽃이 됩니다. 아무리 보잘없고 작은 미물微物이라도 찬란한 꽃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온 천지가 찬란한 꽃으로 가득 찬 세계를 상상해 봅시다. 한 마디로 장엄한 세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읽어야 하느 대받광불화염경의 의미가 이러해야 한다고 행각합니다.

 

P504 모든 사회적 변화는 사상 투쟁에 의하여 시작되는 것이며 사회적 변화는 사상 체계의 완성으로 일단락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연속과 단절, 계승과 비판이라는 중층적 과정을 경과하는 것이 사상의 가장 보편적인 형식이지만 이처럼 복잡한 전개 과정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주체적 입장과 실천적 자세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경우에 새로움이란 단지 이론에 있어서의 새로움이 아니라 입장과 자세에 있어서의 ‘새로움’이라는 사실입니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것을 지향하는 창신創新 자세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의 실천적 과제와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P509~510 사상은 실천된 것만이 자기의 것입니다. 단지 주장했다고 해서 그것이 자기의 사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입니다. 말이나 글로써 주장하는 것이 그 사람의 사상이 되지 못하는 까닭은 자기의 사상이 아닌 것도 얼마든지 주장하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의 삶 속에서 실천된 것만이 자기의 사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상의 존재 형식은 담론이 아니라 실천인 것입니다. 그리고 실천된 것은 검증된 것이기도 합니다. 그 담론의 구조가 아무리 논리적이라고 하더라도 인적으로서 육화된 것이 아니면 사상이라고 명명하기 어려운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책임이 따르는 실천의 형태가 사상의 현실적 존재 형태라고 하는 것이지요. 사상은 지붕 위에서 던지는 종이비행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P510 사상의 최고 형태는 감성의 형태로 가슴에 갈무리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감성은 외계와의 관계에 있어서 일차적이고 즉각적인 대응이면 그런 점에서 사고 이전의 가장 정직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정적 대응은 사명감이나 정의감 같은 이성적 대응과는 다리,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마음의 움직임입니다.

 

 

III. 내가 저자라면

 

신영복 그는 한정된 공간에서 20년 이라는 세월을 보내면서 배움에 터전이라고 생각 했다.

한 권의 책을 내 것으로 만들 수 밖에 없었던 환경 어쩜 그 공간 안에서 그는 다시 태어났을 것이다.

시경, 주역, 논어, 맹자, 노자, 장자, 묵자, 순자, 법가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을 만큼 탄탄한 구성 20년 형벌에 대한 보답일까? 한숨과 미소가 동시에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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