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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3일 09시 51분 등록

맹자(孟子)

 

우재호 옮김(을유문화사)

 

1. 맹가(孟軻)에 대하여

성은 ‘맹’이요, 이름은 ‘가’이다. 주나라 안왕 17년(BC 385)에 태어나 주나라 난왕 11년(BC 304)에 죽었으니, 80여 년을 살았다. 맹자의 향년에 대한 설이 네가지 있는데 모두 설에 불과하다. 역사서에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맹자가 태어났을 때는 공자가 사망한 지 백 년 가까이 지나, 공자 문하의 제자들은 한 사람도 살아 있지 않았다. <<열녀전>>과 한나라 조기의 <맹자(孟子)제사(題辭)>에서는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가 그의 스승이라고 했다. 하지만 따져보면 이 말은 맞지 않다. 아마도 맹자는 공자의 제자들을 보지 못했거나 공자의 손자 자사나 증손자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스승으로 따랐던 사람은 아마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유가였을 것이다. <<순자․ 비십이자(荀子․ 비십이자(非十二子)>>에는 자사와 맹자를 일파(一派)로 나열하였는데, 이는 맹자의 학설이 자사에게서 나왔다는 것이다. <<사기․ 맹순열전>>에서는 “자사의 문인에게 수업하였다(受業子思之門人)”고 하였는데, 이는 이치에 합당하다.

맹자는 자신의 학문을 이루고 난 후, 곧 제․ 위․ 등나라 등을 다니며 당시 제후들에게 인의(仁義)와 천하를 통일하는 방법과 나라를 다스리는 정책에 대해 강술하였다. 그러나 당시의 제후들은 겉으로는 그를 존경하는 척하였지만, 속으로는 그가 세상물정에 어두워서 실제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맹자>>는 맹가(孟軻)의 언행과 맹자와 그 당시 사람들 혹은 제자들간에 서로 문답한 것을 기술한 책으로 <<맹자>>의 작자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세 가지 견해가 있다.

첫째, <<맹자>>는 맹가 자신이 지은 것이라는 견해이다.

둘째, <<맹자>>는 맹자 사후에 그의 제자들인 만장과 공손추의 무리가 공동으로 기록한 것이라는 견해이다.

셋째, 사마천이 <<사기․맹순열전>>에서 “물러나 만장의 무리와 함께 <<시경>>과 <<서경>>을 서술하고, 중니의 뜻을 기술하여 <<맹자>>일곱 편을 지었다”고 한 견해이다.

이 세가지 견해는 비록 제각기 나름의 논리를 지니고 있지만 객관적이고 역사적인 사실에 부 합하는 것은 마땅히 한 가지뿐일 것이다. 사마천의 견해가 믿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의 시대는 비교적 이르고 그 당시 보았던 사료와 들었던 소문은 후인들에 비해 많고 확실하였을 것이다. 더욱이 <<맹자>>라는 책에 비추어 맹자의 생졸연대를 고찰하였을 때, 나머지 두 견해를 지탱하고 있는 근거는 모두 불충분하다.

<<맹자>>는 아마도 만장과 공손추 두 사람에 의해 기록되어, 같은 학우들이나 연배에 대해서는 ‘자’라는 칭호를 붙였지만, 자신들은 ‘자’라고 부르지 않았다. 책 문장 풍격이 일치하는 것은 아마 맹자가 직접 윤색했기 때문일 것이다.

맹자는 스스로가 공자의 충실한 학도였다고 인식하였고, 자기 자신에게 “내가 희망하는 것은 바로 공자를 배우는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그는 공자의 지위를 극히 높여주었고, 공자의 제자 재아, 자공, 유약의 말을 인용하면서 “인류가 있은 이래로 공자와 비교할 만한 분은 있지 않았다”고도 하였다.

맹자는 일생동안 그가 얻고자 하였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당시 천하의 상황은 이미 그가 부득이하게 복고의 정전제를 실시하려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았다. 맹자는 ‘인의’를 강조하였는데, 당시에 진․초․제․연․한․조․위(양) 등 전국칠옹의 제후들은 부국강병과 합종연횡을 이야기하면서 오직 땅이 부족한 것만 걱정하였다. 그러나 맹자는 이때 당시의 형세가 급박하여 여러 대국들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간과했다.

<<맹자>>는 문장이 평이하여 이해하기 쉬울 뿐 아니라, 생동감이 넘친다. 고대 공자학파는 맹가와 순경을 함께 칭하였다. 순자는 후대 학술에 끼친 영향과 공헌이 맹자보다 크며 문장의 논리성도 맹자보다 세밀하다. 그러나 대통을 쪼개는 듯한 문장의 기세 면에서는 <<맹자>>보다 웅장함과 위대함이 떨어지기 때문에, 청대 이전에는 모두 <<맹자>>를 더 높게 평가하였다.

 

<개인적인 평가>

성왕의 덕치를 실현할 것을 주장한 이상주의자 맹자는 맹모삼천지교와 맹모단직지교로 유명하다. 그의 뜻을 읽어보니 그는 ‘인의(仁義)’를 주창하여 인간론과 정치론의 기초를 삼았다. 인간의 도덕적 각성과 수양을 요구하는 성선설을 기본으로 깔고 인간의 본성에 대하여 그리고 마음에 대해 주장하였다. 민본주의와 혁명사상 그리고 왕도정치를 주장했다. 글을 보면 ‘하늘’에 대한 이야기 ‘운명’에 대한 이야기 ‘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데 예나 지금이나 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조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부분을 현대와 결부시킬 수는 없었다. 그때 맹자가 한 말이 하나 떠올랐다.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라는 말이었다. 주옥같은 문구들을 통해 나도 배우고, 학생들에게도 적용시킬 수 있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사실 아직 맹자가 누구인지 확실하게 깨닫지는 못했다. 뿌연 연기 속에 가려진 옛 조상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권1

양혜왕장구 상

p51 [1-1]

맹자께서 양혜왕을 만나뵈니, 양혜왕이 말하였다.

“노선생! 천리 먼 길의 노고를 사양치 않고 오셨으니, 이는 장차 우리 나라에 큰 이익이 되지 않겠습니까?”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왕이시여! 하필이면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다만 [우리에겐 추구해야 할] 인의가 있을 뿐입니다. 왕께서 만일 ‘어찌해야 우리 나라에 이익이 되겠는가?’라고 말하신다면, 대부도 ‘어찌해야 나의 봉지에 이익이 있을까?’ 라고 말하고, 일반 관리와 백성들도 ‘어찌해야 나 자신에게 이익이 될까?’라고 말할 것이니, 이와 같이 위아래가 서로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면 나라에는 위험이 생길 것입니다. 전차 만 대를 가진 나라에서 그 임금을 시해하는 자는 분명히 전차 천 대를 가진 대부이며, 전차 천 대를 가진 나라에서 그 임금을 시해하는 자는 분명히 전차 백대를 가진 대부입니다. 전차 만대를 가진 나라에서 대부가 전차 천 대를 가지고 있고, 전차 천 대를 가진 나라에서 대부가 전 차 백 대를 가지고 있으면, 이러한 대부들의 소유가 많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만약 의를 경시하고 이익을 중시한다면, 그 대부는 임금의 소유를 빼앗지 않고는 만족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제껏 인을 말하는 사람이 그의 부모를 버린 예가 없었으며, 의를 말하는 사람이 그의 군주에게 태만한 적도 없습니다. 왕께서도 단지 인의를 말씀하시면 그만이지 하필이면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p57 [1-2]

옛날 사람들은 백성과 함께 즐겼기 때문에 진정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p64~ 66 [1-3]

집집마다 100무의 밭을 주어 농사지을 시기를 빼앗지 않는다면 여러 명의 식구를 가진 가족이 굶주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교육을 엄격하게 실시하여 효도와 공경의 도리를 반복해서 가르친다면 [사람들이 모두 경로효친의 마음을 지니게 되니] 반백이 된 사람이 길에서 짐을 머리에 이고 등에 지고 다니지 않게 될 것입니다. 일흔 살 넘은 사람들이 비단옷을 입고 고기를 먹으며, 일반 백성들이 굶주리지 않고 추위에 떨지 않게 하고도, 천하에 왕노릇 하지 못한 사람은 지금까지 있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상황은 오히려 이와 다릅니다. 부귀한 집안의] 개와 돼지가 사람이 먹을 곡식을 먹어도 오히려 단속하여 제지하지 못하고, 길에 굶어죽은 송장이 있어도 창고를 열어 구제할 생각을 하지 못하며, 백성들이 죽으면 말하기를 ‘이는 내가 죽인 것이 아니라, 흉년이 그렇게 한 것이다’라고 하니, 이러한 말은 칼로 사람을 찔러죽이고서 말하기를 ‘이는 내가 죽인 것이 아닐, 무기가 그렇게 한 것이다’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왕께서 만약 흉년을 탓하지 않으신다면 [그리고 정치적으로 근본적인 개혁에 착수하신다면], 그때에는 온 천하의 사람들이 모여들 것입니다.”

p66~ [1․3]

[지금의 상황은 오히려 이와 다릅니다. 부귀한 집안의] 개와 돼지가 사람이 먹을 곡식을 먹어도 오히려 단속하여 제지하지 못하고, 길에 굶어죽은 송장이 있어도 창고를 열어 구제할 생각을 하지 못하며, 백성들이 죽으면 말하기를 ‘이는 내가 죽인 것이 아니라, 흉년이 그렇게 한 것이다’라고 하니, 이러한 말은 칼로 사람을 찔러죽이고서 말하기를 ‘이는 내가 죽인 것이 아니라, 무기가 그렇게 한 것이다’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왕께서 만약 흉년을 탓하지 않으신다면 [그리고 정치적으로 근본적인 개혁에 착수하신다면], 그때에는 온 천하의 사람들이 모여들 것입니다.

 

p69~ [1․4]

지금 왕의 푸줏간에는 기름진 고기가 있고 왕의 마구간에는 살찐 말이 있는데, 백성들의 얼굴에는 굶주린 기색이 있고 들에는 굶어죽은 시체가 나뒹굴고 있다면, 이것은 짐승을 몰아다가 사람을 잡아먹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짐승들이 서로 잡아먹는 것조차도 사람들은 또한 싫어하는데, 백성의 부모가 되어 정치를 하면서 짐승을 몰아다가 사람을 잡아먹게 하는 것을 면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백성의 부모 노릇을 할 수 있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처음으로 나무 인형을 만들어 순장에 사용한 사람은, 틀림없이 자손이 끊어져 후대가 없을 것이다’하신 적이 있으니, [무엇 때문에 공자께서 그토록 미워하셨겠습니까?‘] 이는 바로 사람의 형상을 만들어 순장하는 데 썼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형상을 한 토우와 목우를 가지고 순장에 사용하는 것조차도 안 된다고 하였는데] 어떻게 백성들을 굶주려 죽게 할 수 있겠습니까?

p73 영토가 사방 백 리인 작은 나라라도 왕느릇을 할 수 있습니다. 왕께서 만일 백성들에게 어진 정치를 베풀어 형벌을 줄이고 세금을 경감하고 밭을 깊이 갈고 김을 속히 매게 하며, 젊은 사람들이 한가할 때에는 효성과 공경과 충성과 신의의 도덕을 배우게 하여, 집에 들어가서는 그의 부모와 형제를 섬기고, 밖에 나와서는 어른과 윗사람을 존경하게 한다면, 나는 몽둥이를 만들어가지고도 견고한 갑옷과 날카로운 무기를 가진 진나라, 초나라 병사들에게 맞서게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무엇 때문이겠습니까?] 저 진나라, 초나라가 [시도 때도 없이 백성을 징병하여] 백성의 농사짓는 시기를 빼앗아 제때 밭 갈고 김매어 부모를 공양하지 못하게 하면, 부모는 추위에 얼고 굶주리고 형제와 처자식은 사방으로 흩어집니다. 저들 [진왕과 초왕]이 자기 백성을 고통의 함정에 빠뜨릴 때 왕께서 가서 저들을 정벌하신다면, 그 누가 왕께 대적하겠습니까? 그래서 ‘어진 사람에게는 천하에 적이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p88 만일 어떤 사람이 왕에게 여쭘기를 ‘내 힘은 삼천 근을 충분히 들어올릴 수 있지만 새 깃털 하나를 들 수 없으며, 내 시력은 가을 털갈이하는 새의 가는 터럭을 분명히 볼 수 있으나 수레에 실은 땔감은 볼 수 없다’고 한다면, 왕께서는 그 말을 믿으시겠습니까? 제선왕이 말하였다. “믿지 않습니다.” “지금 왕의 은혜는 금수에게까지 미치기에 충분하지만 공적이 백성에게까지 미치지 않는 것은 유독 무슨 까닭입니까? 이렇게 보면 새 깃털 하나를 들지 못하는 것은 힘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고, 수레에 실은 땔감을 보지 못하는 것은 시력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며, 백성들이 안정된 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은 은혜를 베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왕께서 왕도를 행하지 못하는 것은, 하지 않는 것이지 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p94 저울에 달아본 연후라야 가볍고 무거운 것을 알 수 있고, 자로 재어본 연후라야 길고 짧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물건이 다 그렇지만 사람의 마음은 더욱 그렇습니다. 왕께서는 한 번 헤아려보십시오!

p102 일정한 생활 근거가 없어도 일정한 마음을 갖는 것은 오직 선비만이 할 수 있습니다.

진실로 일정한 마음이 없어지면, 방탕하고 편벽되고 사악하고 사치하는 등 못하는 짓이 없게 됩니다.

p103 그러므로 현명한 임금은 백성들의 생활 근거를 마련해주되, 반드시 그들로 하여금 위로는 부모를 섬기기에 충분하고 아래로는 처자를 먹여 살리기에 충분하며, 풍년에는 내내 배불리 먹고 흉년에도 굶어죽는 것을 면하도록 해줍니다. 그렇게 한 후에 그들을 선한 길로 가도록 유도하는데, 그래야 백성들이 따라가기가 용이합니다.

 

권2 양혜왕장구 하

범16장

 

p121 제선왕이 물었다. “이웃 나라와 사귀는 데 원칙과 방식이 있습니까?”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있습니다. 오직 인자한 사람만이 큰 나라를 가지고 작은 나라를 섬길 수 있으니, 그러므로 탕왕이 갈나라를 섬기고, 문왕이 곤이를 섬겼습니다. 오직 지혜로운 사람만이 작은 나라를 가지고 큰 나라를 섬길 수 있으니, 그러므로 태왕이 훈육을 섬기고, 구천이 오나라 부차를 섬겼습니다. 큰 나라를 가지고 작은 나라를 섬기는 자는 천리를 즐기는 자요, 작은 나라를 가지고 큰 나라를 섬기는 자는 천리를 두려워하는 자이니, 천리를 즐기는 자는 온 천하를 안정시킬 수 있고, 천리를 두려워하는 자는 자기 나라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시경, 주송, 아장>>에서 ‘하늘의 위엄을 두려워하여, 이에 [삼가하고 조심하여] 안정에 이를 수 있다’고 한 것과 같습니다.

p125 <<서경>>에서는 ‘하늘이 일반 백성을 내려주시고, 또 그들에게 군주를 만들어주고 스승을 만들어준 것은, 이들 [군주와 스승의 유일한 책임]이 상제를 도와 특별히 백성을 보호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사방에 죄 있는 자든 죄 없는 자든 모두 나에게 책임이 있으니, 천하에 누가 감히 그 본분을 넘어서 [망령된 행동을 하]겠는가?’라고 하였습니다. 당시에 주왕 한 사람이 천하에 잔악무도한 짓을 하자, 무왕은 이를 부끄럽게 여겼스빈다. 이것이 바로 무왕의 용감함입니다. 무왕 또한 한 번 화를 내어 천하의 백성을 편안히 하였습니다. 지금 왕께서도 한 번 화를 내어 천하의 백성을 편안히 하신다면, 백성들은 오히려 왕께서 용감함을 좋아하지 않을까봐 걱정할 것입니다.

p128 백성들의 즐거움을 자신의 즐거움으로 여기면 백성들 또한 그 군주의 즈럭움을 자신들의 즐거움으로 여기고, 백성들의 근심을 자신의 근심으로 여기면 백성들 또한 그 군주의 근심을 자신들의 근심으로 여깁니다. 온 천하 사람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온 천하 사람들과 함께 근심하는데, 이렇게 하고도 왕노릇 하지 못한 사람은 지금까지 있지 않았습니다.

p135 ‘군주의 욕심을 막는 것이 무슨 잘못이랴?’라고 하였으니, 군주의 욕심을 막은 것은 군주를 사랑한 것입니다.

p137 늙어서 아내가 없는 것을 홀아비라 하고, 늙어서 남편이 없는 것을 과부라 하며, 자식이 없는 노인을 도걱노인이라 하고, 부모가 없는 어린아이를 고아라 합니다. 이 네 부류의 사람은 천하의 곤궁한 백성이면서 의지할 곳이 없는 자들입니다. 문왕은 관대한 정치를 실행할 때, 반드시 이 네 부류의 사람을 먼저 생각하였습니다.

p139 과인은 결정이 있으니, 과인은 재물을 좋아합니다.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옛날에 공유도 재물을 좋아하여 <<시경, 대아, 공유>>에서는 ‘노적을 쌓고 창고에 쌓으며 또한 마른 양식을 싸서 전대에 넣고 자루에도 넣도다. 백성을 편안하게 하고 나라를 빛내고자, 활과 화살을 넉넉하게 준비하고, 창과 방패와 크고 작은 도끼를 가지고서야, 비로소 길을 떠났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집에 남아 있는 자들에게는 쌓아둔 곡식이 있고, 행군하는 자들에게는 마른 양식이 있은 뒤에야, 비로소 군대를 통솔하여 길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왕께서 재물을 좋아하시더라도 백성과 함께 하신다면, 왕정을 행하는 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p145 사람들이 평상시 말하는 오래된 나라란 그 나라에 높고 큰 나무가 있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대에 걸쳐 공훈이 있는 신하가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p146 내가 어떻게 하면 재능이 없는 사람들을 식별해서 등용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라의 군주는 어진 이를 등용할 때 부득이한 것처럼 해야 합니다. 장차 지위가 비천한 사람을 존귀한 사람 위에 두며, 사이가 소원한 사람을 친근한 사람 위에 두어야 하는 것이니, 이러한 일을 어찌 신중히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 까닭에 좌우의 가까운 신하들이 모두 어떤 이를 어질다고 말하더라도 가벼이 믿지 말고, 여러 대부들이 모두 어떤 이를 어질다고 말하더라도 또한 가벼이 믿지 말며, 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어떤 이를 어질다고 말한 뒤에 살펴보아서 그가 어질고 재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뒤에 등용해야 합니다. 좌우의 가까운 신하들이 모두 어떤 이를 좋지 않다고 말하더라도 곧이듣지 말고, 여러 대부들이 모두 어떤 이를 좋지 않다고 말하더라도 또한 곧이듣지 말며, 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어떤 이를 좋지 않다고 말한 뒤에 살폋보아서 그가 좋지 않다는 것을 발견한 뒤에 파면해야 합니다 .좌우의 가까운 신하들이 모두 어떤 이를 죽여야 한다고 말하더라도 곧이듣지 말고, 여러 대부들이 모두 어떤 이를 죽여야 한다고 말하더라도 또한 곧이듣지 말며, 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어떤 이를 죽여야 한다고 말한 뒤에 살펴보아서, 그를 정말 죽여야 한다는 것을 발견한 뒤에 죽여야 합니다. 그래야 나라 사람들이 그를 죽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한 뒤에야 백성의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p152 사람들이 어려서부터 전문적인 기술을 배우는 것은 장성해서 그것을 실행하고자 함입니다. 그러나 왕께서 오히려 그들에게 네가 배운것을 잠시 내버려두고 내 말을 따르라고 하신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지금 여기에 가공하지 않은 옥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비록 매우 비싸고 값진 것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옥공을 불러와 다듬게 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서는 네가 배운 것을 잠시 내버려두고 내 말을 따르라고 하시니 이는 왕께서 옥공에게 왕의 방법에 따라 옥을 다듬으라고 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p165 증자께서 일찍이 말씀하시기를 ‘경계하고 경계하라. 네가 다른 사람을 대한 것처럼 다른 사람 역시 너에게 되돌려준다’고 하셨으니, 지금 백성들이 보복할 기회를 얻은 것입니다. 왕께서는 그들을 너무 나무라지 마십시오. 왕께서 만약 인정을 행하시면 이 나라 백성들은 자연히 그 윗사람을 사랑하여 관리를 위해 희생하기를 원할 것이빈다.

p169 만일 선한 정치를 펼치면 후대의 자손 중에는 반드시 제왕이 나올 것입니다. 덕이 있는 군자가 공업을 세워 후대 자손에게 전통을 드리우면, 한 세대 한 세대 계속하여 충분히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성공할 수 있는가 없는가에 있어서는 또한 천명에 의지해야 합니다.

p172 내가 듣건대, 군자는 사람을 기르는 땅 때문에 도리어 사람에게 재앙을 줄 수는 없다고 한다. 여러분은 어찌 군주가 없음을 걱정하는가? [적인들도 여러분의 군주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나는 장차 이곳을 떠나 [여러분이 재난을 당하지 않게 하]겠다’고 말하고, 이에 빈 땅을 떠나 양산을 넘어 기산 아래에 새로운 도웁을 만들고 거주하였씁니다. 빈 땅 사람들이 말하기를 ‘덕이 있는 어진 분이니 그를 잃어버릴 수는 없다’고 하고, 마치 시장에 사람이 모이듯이 그를 따라갔습니다. 어떤 사람은 ‘선조로부터 대대로 지켜오는 땅이니 자신의 마음대로 내버릴 수 있는 거싱 아니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떠나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왕께서는 이 두 가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십시오.

p179 행하는 것은 어떤 힘이 그를 도와주고 있기 때문이고, 행하지 못하는 것 또한 어떤 힘이 그를 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하고 행하지 못하고는 단순히 사람의 힘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노나라 임금을 만나지 못한 것은 하늘의 뜻이다. 장씨의 아들이 어찌 내가 노나라 임금을 만나지 못하게 할 수 있었겠는가?

권3

공손추장구 상

범9장

p188 오래되면 변하기 어려운 것이다.

 

p191 제나라 사람의 속담에 ‘비록 지혜가 있다 하더라도 형세를 타는 것만 못하고, 비록 농기구가 있다 하더라도 농사 때를 기다리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으니, 지금의 시기는 왕도정치를 행하기가 쉬운 때이다.

 

p192 만약 어진 정치를 행하여 천하를 통일시키고자 한다면 그 누구도 이것을 막을 수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천하를 통일한 어진 임금이 출현하지 않은 시간이 역사상 지금보다 더 오래된 적이 없었고, 백성들이 포학한 정치에 시달린 것이 역사상 지금보다 더 심한 적이 없었다. 굶주린 자는 먹을 것을 가리지 않고, 목마른 자는 마실 것을 가리지 않는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덕이 널리 행해지는 것은 파발마로 명령을 전달하는 것보다 빠르다’고 하셨으니, 직므의 이 시기에 전차 만 대를 가진 큰 나라가 어진 정치를 행한다면, 백성들이 기뻐하기를 마치 거꾸로 매달린 사람을 풀어준 것과 같이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일은 옛 사람의 절반만 하고서 공은 반드시 옛 사람의 배나 될 것이니, 바로 지금이 그러한 때이다.

 

p197~ 마음이 동요되지 않는 데 방법이 있습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있다. 북궁유가 용기를 기르는 것은 [다음과 같아], [칼에] 몸이 찔려도 조금도 움찔하지 않으며 눈[에 칼이 들어와도 눈] 한 번 깜박이지 않아서, [그는] 털끝만큼이라도 남에게 좌절을 당하면 마치 많은 사람이 모인 시장에서 채찍질당하는 것처럼 여겼다. 비천한 사람에게 모욕을 받지 않았고, 또한 대국의 군주에게도 모욕을 받지 않았다. 대국의 군주를 찔러 죽이는 것을 마치 비천한 사람을 찔러 죽이는 것과 같이 보았다. 여러 나라의 군주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아, 욕을 얻어먹으면 반드시 보복하였다. 맹시사가 용기를 기르는 것은 [또한 다소 차이가 있었다.] 그는 말하기를 ‘이길 수 없는 적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것처럼 대적한다. 만약 적의 힘을 헤아린 후에 전진하고 승패를 먼저 생각한 후에 교전한다면, 중과부적의 적을 만났을 때 틀림없이 두려워할 것이다. 나라고 어찌 항상 승리하기만 하겠는가? 다만 나는 두려워하지 않을 뿐이다’라고 하였다. 맹시사가 용기를 기르는 것은 증자와 비슷하고, 북궁유가 용기를 기르는 것은 자하와 비슷하다. 이 두 사람의 용기는 누가 더 나은지 나도 모르지만, [용기를 기르는 방법으로는] 맹시사[의 두려움 없는 태도]가 비교적 간단하고 쉬워 행할 수 있을 것이다. 옛날에 증자가 자양에게 말씀하시기를, ‘그대는 용감함을 좋아하는가? 나는 일찍이 [공자] 선생님께 큰 용기에 관한 말씀을 들었는데, 스스로 반성해서 정직하지 못하다면 상대방이 설령 비천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나는 그를 두렵게 할 수 없을 것이요, 스스로 반성하여 정직하다면 상대방이 설령 천군만마라 하더라도 나는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 맞설 수 있다’고 하셨다. 맹시사가 용기를 기르는 것은 다만 두려워하지 않는 성한 기운을 지니는 것일 뿐[나, 증자는 오히려 이치의 옳고 그름으로 단언하였으]니, 간단하고 쉬워 행할 수 있는 증자의 이 방법보다는 자연히 못하다.

 

p203 말에서 이길 수 없다면 마음의 도움을 구할 필요가 없다는 말은 옳지 않다. [왜 그런가?] 의지는 의기의 장수요, 의기는 몸에 꽉 차 있는 힘이기 때문이다. 의지가 먼저 다다르면, 의기 또한 그것을 따라 머무른다. 그래서 내가 말하기를 ‘자기의 의지를 굳게 지녀야 하며, 동시에 자기의 의기를 남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p205 “[그것들이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의지가 한결같으면 의기가 반드시 그것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나, 의기가 한결같아 의지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으므로 그것을 따라 움직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지금 넘어지고 달리는 것이 몸의 기운[으로는 오로지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지만, 도리어 그 마음에 영향을 주어 동요하게 만들기도 한다.”

 

p210 행하는 것에 유익함이 없다 하여 내버려두는 자는 [농사지으면서] 김매기를 하지 않는자요, 억지로 그것이 자라도록 조장하는 자는 바로 벼를 뽑아올려준 자이다. 이같이 조장하는 행위는 유익함이 없을 뿐 아니라, 도리어 그것을 해치게 된다.

 

p215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는 것은 지혜로움이요, 가르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은 어짊입니다. 어질고 또 지혜로우니, 선생님께서는 이미 성인이십니다’라고 하였다.

 

p220 공손추가 또 물었다. “그렇다면 이 세분은 같은 점이 있습니까?”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있다. 만약 각각 사방 백 리 되는 땅을 얻어서 임금노릇을 하게 한다면, 그들은 모두 제후들에게 조회를 받고 천하를 통일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도리에 맞지 않는 일을 한 가지만 하고 죄 없는 이를 한 사람만 죽이면 천하를 얻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모두 하지 않을 것이니, 이것이 바로 그들의 같은 점이다.”

 

p223 유약은 ‘어찌 사람만이 위아래의 차이가 있으리오? 달리는 짐승 중에 기린이 있고, 나는 새 중에 봉황이 있으며, 언덕과 둔덕 중에 태산이 있고, 흐르는 얕은 물 중 하해가 있는 것이 같은 종류이다.

 

p225 힘으로 사람을 복종시키는 경우는 사람들이 마음으로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의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복종하는 것이요, 덕으로 사람을 복종시키는 경우는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기뻐하여 진정으로 복종하는 것이니, 마치 70명의 제자가 공자에게 마음으로 복종하는 것과 같다.

 

p227 지금 사람들은 치욕을 매우 싫어하면서도 여전히 어질지 못한 지경에 스스로 처하니, 이는 마치 습한 것을 싫어하면서도 낮은 곳에 스스로 처하는 것과 같다. 만일 참으로 치욕을 싫어한다면 가장 좋은 것은 덕을 귀하게 여기고 선비를 존경하며, 현자가 알맞은 지위에 있게 하고, 재능이 있는 자가 일정한 직무를 담당하게 하며, 나라에 내우외환이 없으면 이때를 타서 정치와 법을 떳떳하고 분명하게 한다. 아무리 큰 나라라 하더라도 반드시 그를 두려워 할 것이다.

 

p230~ 화와 복은 자기 스스로 구하지 않는 것이 없다. ‘영원토록 천명에 부합하도록 행동하는 것이, 스스로 더 많은 복을 얻는 방법이네’

‘하늘이 내리는 재앙은 오히려 피할 수 있으나, 스스로 만든 재앙은 결코 피할 수 없네’

 

p237 천하에 대적할 자가 없는 사람을 하늘의 관리라 한다.

 

p238 다른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정치를 시행한다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마치 [작은 물건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움직이는 것과 같이 쉬울 것이다.

 

p244 ‘인후한 사람과 함께 거처하는 것이 아름다우니, 자신이 사는 곳을 선택하되 인후한 사람과 함께 거처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지혜롭다 할 수 있겠는가? 라고 하셨으니, 인은 하늘의 가장 높은 벼슬이며, 사람의 가장 편안한 집이다.

 

p246 “자로는 사람들이 자신의 잘못을 지적해주면 기뻐하였다.

 

p248 남의 훌륭한 점을 취하여 자신이 선을 행하는 것은, 바로 남과 더불어 선을 행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의 최고 덕행은 바로 다른 사람과 더불어 선을 행하는 것이다.

 

권4

공손추장구 하

범14장

p258 성을 완전히 포위하여 여러 날 동안 지구전을 펼친다면 반드시 한 번은 천시를 만날 기회를 얻을 수도 있으련만, 그런데도 이기지 못하는 것은 바로 천시를 얻은 것이 지리를 차지함만 못하다는 것이다. [또 예를 듣ㄹ어 성을 방어하는 경우에]성벽이 높지 않은 것도 아니고, 해자가 깊지 않은 것도 아니며, 무기가 예리하고 갑옷이 견고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군량미가 많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적이 공격해오면] 이것을 버리고 달아나니, 바로 지리를 차지하는 것이 인화를 얻음만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ㅁ라하기를 ‘백성을 그 나라에 계속 멈루도록 할 때 국토의 경계를 삼엄하게 하는 것에만 의지해서는 안 되고, 나라를 견고하게 방어할 때 험준한 지형에만 의지해서는 안 되며, 천하의 위엄을 행할 때 예리한 무기에만 의지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이다.

 

p260 어진 정치를 행하는 자에게는 도와주는 이가 많고, 어진 정치를 행하지 못하는 자에게는 도와주는 이가 적다. 도와주는 이가 적은 것이 극에 달하였을 때에는 친척조차도 그를 배반하고, 도와주는 이가 많은 것이 극에 달하였을 때에는 온 천하가 그에게 순종한다.

 

p271 그러므로 장차 크게 훌륭한 일을 할 군주는 반드시 함부로 부르지 못하는 신하가 있으니, 만약 상의하고자 하는 어떤 일이 있으면 친히 신하가 있는 곳까지 찾아갔다. 도덕을 존중하고 어진 정치를 즐거이 행함이 만약 이와 같지 않으면, 그와 더불어 훌륭한 일을 할 수 없다.

 

p283 내가 들은 바로는, 고정된 직무가 있는 자가 그 직책을 다할 수 없으면 떠나고, 진언할 책임이 있는자가 그 말을 다할 수 없고 계책이 쓰이지 않으면 떠난다고 하였다. 나는 고정된 직무가 없고 또 진언해야 할 책임도 없으니, 그렇다면 나의 행동에 어찌 무한한 여지가 남아 있다고 하지 않겠는가?

 

p289 내가 듣건대 군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어버이에게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하였다.

 

p297 또 옛날의 군자는 잘못이 있으면 순순히 인정하고 고쳐나갔는데, 지금의 군자는 잘못이 있으면 고치려 하지 않고 그대로 밀고나가는구나! 옛날의 군자는 그 잘못이 마치 일식이나 월식과 같이 확연히 드러나 백성들이 누구나 알 수 있었고, 그가 잘못을 고칠 때도 확연하게 알 수 있어서 백성들이 모두 우러러보았다. 지금의 군자는 단지 잘못을 그대로 밀고나갈 뿐만 아니라 또한 [엉터리 이치를 날조하여] 자기의 잘못에 변명까지 늘어놓는구나!

 

p303 자숙의는 정말로 이상하구나! 자기가 정치를 하다가 더 이상 등용되지 못하면 그만둘 일이지, 어째서 자기 자식과 형제들을 경대부가 되게 하는가. 사람이 어느 누군들 부귀해지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유독 그는 부귀한 가운데서도 저 혼자만 높은 언덕을 차지하려 하는구나‘라고 하였다.

 

p312 왕이 아마도 태도를 바꾸시기를 나는 날마다 바라고 있노라! 내가 어찌 이러한 소인배와 같겠는가? 군주에게 간언을 하였는데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서 발끈 화를 내어 얼굴에 기분 나쁜 모습을 드러내고, 떠나면서는 하루 종일 온힘을 다하여 멀리 갈 수 있는 만큼 간 뒤에 머물러야 하겠는가?

 

p314 하지만 지난날 제가 선생님께 듣건대 ‘군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으며,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지금은 어째서 이와 같으십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때는 그때이고, 지금은 지금이다.[상황이 다르지 않느냐? 역사로 볼 것 같으면], 500년이 지나면 반드시 성군이 일어나고, 또한 그 사이에 덕업으로 이름이 세상에 나는 자가 나온다. 주나라 무왕 이래로 지금까지 이미 700여 년이 되었다. 햇수를 가지고 보면 500년을 넘어섰고, 시기로 살펴보면 지금이 바로 어진 임금과 현명한 신하가 나올 때이다. 하늘이 천하를 태평하게 하고자 하지 않으시려는가. 만일 천하를 태평하게 하고자 하신다면, 지금 세상에서 나를 제외하고 또 누가 있겠는가? 내가 무엇 때문에 기뻐하지 않겠는가?”

 

권5

등문공장구 상

범5장

p322~ [5-1] 태자께서는 제 말을 의심하십니까? 대체로 천하의 진리는 바로 이것 하나일 뿐입니다. 성간이 제경공에게 말하기를 ‘그도 대장부요, 나도 대장부인데,’ 내가 어찌 그를 도려워하겠습니까? 라고 하였고, 안연을 말하기를 ‘순임금은 어떤 사람이며, 나는 또한 어떤 사람인가?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또한 그와 같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으며, 공명의는 말하기를 ‘문왕이 나의 스승이라 말한 주공이 어찌 우리를 속였겠는가?’라고 하였습니다. 지금 등나라는 길이가 긴 지방을 잘라 짧은 지방을 이어도 사방이 각각 50리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지만, 오히려 좋은 나라가 되도록 잘 다스릴 수 있습니다.

p332~ 윗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면, 아랫사람들은 반드시 이보다 더 좋아하게 되는 법입니다. 다스리는 사람의 기풍은 비유하자면 바람과 같고, 백성들의 기풍은 비유하자면 풀과 같습니다. 바람이 한 번 불면 풀은 반드시 바람 부는 쪽으로 눕게 됩니다. [삼년상을 지내고 못 지내는] 이 일은 오직 태자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p335 [5-3] 등문공이 맹자에게 나라 다스리는 일에 대해 물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성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가장 급한 일입니다. <<시경>>에서는 ‘낮에는 가서 띠풀을 베어오고 저녁에는 새끼를 꼬아 빨리 그 지붕을 잘 이어놓아야, 봄이 오면 온갖 곡식의 씨를 뿌린다네’라고 하였습니다. 백성들에게는 하나의 기본적인 상황이 있으니, 일정한 수입이 있는 사람은 일정한 도덕관념과 행위준칙이 있으며, 일정한 수입이 없는 사람은 일정한 도덕관념과 행위준칙이 없습니다. 만일 일정한 도덕관념과 행위준칙이 없다면, 행실이 방탕하고 편벽되고 간사하고 사치하여 어떤 일도 서슴지 않고 하게 됩니다. 백성들이 죄를 짓기를 기다린 연후에 가서 형벌을 가한다면, 이는 마치 백성들을 모험하여 해치는 것과 같습니다. 어찌 어진 사람이 조정에 앉아서 백성들을 모함하여 해치는 일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p342 [백성들의 생활은 방향이 있어야 하는데], 상, 서, 학, 교 등의 교육기관을 세워 백성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상’이란 가르쳐 기른다는 뜻이요, ‘교’란 가르쳐 이끈다는 뜻이며, ‘서’란 진열한다는[실물을 진열하여 실물교육을 실시한다는] 뜻입니다. [지방학교인 향교를] 하나라 때에는 ‘교’라 하였고, 은나라 때에는 ‘서’라 하였으며 주나라 때에는 ‘상’이라 하였으나, [국립기관인 학은] 하은주 삼대가 모두 ‘학’이라 하였으니 그것의 목적은 [백성들을 깨우치고 교도하여] 사람으로서 마땅히 걸어가야 할 인륜도덕을 밝히기 위한 것입니다.

p354~ [5-4] 어진 이는 백성들과 함께 밭을 갈아서 먹고, 직접 밥을 지으며, 또한 백성을 위하여 일을 해야 합니다. 지금 등나라에는 곡물을 쌓아둔 창고와 제물을 모아둔 부고가 있는데, 이는 백성을 해쳐서 자기 한 몸을 봉양하는 것이니, 어떻게 어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허자는 반드시 스스로 곡식을 심어 경작한 뒤에 밥을 먹는가?”

진상이 말하였따. “그렇습니다.”

“허자는 반드시 스스로 베를 짜서 옷을 입는가?”

진상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허자는 갈옷만 입습니다.”

“허자는 머리에 관을 쓰는가?”

진상이 대답하였다. “관을 씁니다.”

맹자께서 물었다. “무슨 관을 쓰는가?”

진상이 대답하였다. “[흰] 생사로 짠 관을 씁니다.”

맹자께서 물었다. “스스로 짠 것인가?”

진상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곡식과 바꾼 것입니다.”

맹자께서 물었다. “허자는 어찌하여 스스로 짜지 않는가?”

진상이 대답하였다. “농사짓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맹자께서 물었다. “허자는 솥이나 시루로 밥을 짓고, 또 쇠로 만든 농기구로 밭을 가는가?”

진상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스스로 만든 것인가?”

진상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곡식과 바꾼 것입니다.”

“농부가 곡식으로 질그릇이나 농기구를 바꾸는 것은 질그릇과 농기구 만드는 사람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이라 할 수 없으니, 그렇다면 질그릇과 농기구 만드는 사람이 질그릇과 농기구로 곡식을 바꾸는 것이 어찌 농부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뿐 아니라 허자는 어찌하여 친히 가마 굽고 야금하여 질그릇과 농기구를 만들어, 어떤 물건이라도 다 집에서 수시로 가져다 사용하지 않는가? 무엇 때문에 허자는 분주히 다른 여러 직공들을 찾아다니면서 물건을 서로 바꾸는가? 무엇 때문에 허자는 이렇게도 번거로운 일을 꺼리지 않는가?”

진상이 대답하였다. “여러 직공들의 일은 본래 농사를 지으면서 동시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나라를 다스리는 정치만은 유독 농사를 지으면서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인가? [반드시 직분을 나우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위에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 있고,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 있다. 단지 한 사람의 몸에 여러 직공들이 할 일을 모두 갖추고 있어서, 만약에 한 가지 물건이라도 반드시 자기가 만들어서 사용해야 한다면, 이것은 온 세상 사람들을 피곤하고 궁핍한 곳으로 모으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말한다.] 어떤 사람은 정신노동을 하고 어떤 사람은 육체노동을 하는데, 정신노동을 하는 사람은 백성들을 통치하고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통치 당하며, 통치당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부양하고 통치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부양받아야 하는 것은 천하의 공통 원칙이다. 옛날 요임금 때에 천하가 아직 안정되지 못하여, 홍수가 일어 사방에 물이 흘러 넘쳐 초목이 무성하게 자라고, 금수가 무리 지어 번식하고, 오곡이 알차지 못하고, 금수가 사람에게 해를 가하여, 들짐승과 날짐승의 발자국이 도처에 어지럽게 나 있었다. 이때 요임금 혼자 이를 걱정하시어 순임금을 선발하여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였다. 순임금이 익에게 불 놓는 일을 밭아보게 하니, 익은 산과 늪의 초목에 불을 놓아 태워버려, 금수가 모두 도망가 숨어버렸다. 우임금이 또 아홉 개의 하천을 터통하게 하고, 또 제수와 탑수를 치수하여 바다로 흘러들게 하며, 여수와 한수를 트고 회수와 사수를 소통시켜 장강으로 흘러 들어가게 하니, 그후에 비로소 중국은 오곡을 심어 먹는 것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이때에 우임금은 8년 동안 밖에 있으면서 세 번이나 자기 집 앞을 지나치면서도 집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설령 친히 농사를 지으려 한다고 해서 그것이 가능하였겠는가? 후직은 백성들에게 농사짓는 방법을 가르쳐 오곡을 심게 하였는데 오곡이 익자 백성을 양육할 수 있게 되었다. 백성들에게는 기본적인 도리가 있으니,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입고 편안히 살면서도 만약 가르치지 않는다면, 짐승과 별 차이가 없다. 성인은 또 이들을 위해 걱정하시어 설을 사도로 삼아 백성들에게 인륜도덕을 가르쳤으니, 그것은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는 친애하는 감정이 있게 하고,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예의가 있게 하고, 남편과 아내 사이에는 내외의 분별이 있게 하고,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상하의 순서가 있게 하고, 친구 사이에는 믿음이 있게 하는 것이다. [즉 부자유친, 군신유의, 부부유별, 장유유서, 붕우유신이다.] 요임금께서는 ‘그들을 위로하고 감독하며, 그들을 가르치고 바로잡으며, 그들을 도와주고 북돋아주어, 그들이 각각 올바른 곳을 찾게 하고, 그후에 또 그들의 마음을 진작시키고 깨우쳐주라’고 하셨으니, 옛날 성인들이 백성들을 걱정하는 것이 이와 같[이 주도면밀하고 게으르지않]으셨는데, 한가하게 농사지을 겨를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요임금은 순임금과 같은 사람을 얻지 못하는 것을 자신의 걱정으로 삼았고, 순임금은 우임금과 고요 같은 사람을 얻지 못하는 것을 자신의 걱정으로 삼았다. 그러나 100무 되는 논밭을 잘 다루지 못하는 것을 자신의 걱정으로 삼는 사람은 바로 농부이다. 재물을 백성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을 은혜로운 일이라 하고, 착한 일을 백성들에게 가르치는 것을 충성된 일이라 하며, 천하 백성을 위하여 뛰어난 인재를 찾아내는 것을 어진 일이라 한다. 그러므로 온 천하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천하 백성을 위하여 뛰어난 인재를 찾는 것은 오히려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공자께서는 ‘위대하시도다! 요임금이 군주가 되심이여!’ 오직 하늘이 가장 위대하거늘, 오직 요임금만이 하늘을 본받으셨도다! 요임금의 성대한 덕은 넓고 넓어 끝이 없으니, 위대한 임금이로다! 군주답도다! 순임금이여! 참으로 높고 크구나! 온 천하를 다 가졌음에도 조금도 [향유하지 않으시고] 자기를 위하지 않으셨구나!’라고 하셨으니, 요임금과 순임금이 천하를 다스리실 때에 어찌 마음을 극진히 쓰시지 않았겠는가? 단지 논밭을 가는 데 마음을 쓰시지 않았을 따름이다. 나는 단지 중국의 것으로 낙후된 나라를 변하게 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낙후된 나라의 것으로 중국을 변하게 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진량이란 사람은 본래 남방 초나라에서 태어났지만, 오히려 주공과 공자의 도를 좋아하여 북방의 중국에 와서 공부하였다. 북방의 학자로 그보다 앞서는 사람은 아직 없으니, 그는 정말로 호걸다운 선비라 할 수 있따. 그대들 두 형제가 그에게 수십 년을 배웠는데, 스승이 세상을 떠나니 마침내 그를 완전히 배신하는구나! 옛날에 공자가 돌아가셨을 때 [그의 문하생들은 모두 삼년상을 하였고], 삼년상을 마친 뒤에 문하생들이 각자 행장을 꾸려 떠날 준비를 하면서 자공의 처소로 들어가 작별인사를 하였는데, 서로 마주앉아 곡을 하다가 목이 다 쉬어 소리를 내지 못하게 된 뒤에야 각각 돌아갔다. 자공은 [그러고서도 차마 떠날 수가 없어] 공자의 묘로 다시 돌아와 조그만 여막을 지어놓고 혼자 삼 년을 더 있은 뒤에야 돌아갔다.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자하와 자장과 자유는 유약이 스승 공자의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공자를 섬기던 예절로 그를 섬기기로 하고 증자에게도 요구하였다. (중략) 그대는 그대의 스승을 배반하고 그를 배우고 있으니, 이는 증자의 태도와 상반되는 것이다. [새에 비유하자면 나는 새가] 깊고 으슥한 산골짜기에서 나와 높고 큰 나무로 옮겨간다는 말은 들은 적이 있지만, 높고 큰 나무를 떠나서 깊고 으슥한 산골짜기로 날아간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다. (중략)

p379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으면 진리가 드러나지 않으니, 나는 이제 직설적으로 말하겠다.

 

 

권6

등문공장구 하

범10장

p394 <<시경>>에서는 <법도에 맞게 수레를 모니, 활을 쏘면 모두 다 맞추네>라고 하였는데, 저는 소인을 위해 수레를 모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므로, 이 일을 맡을 수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수레 모는 사람도 오히려 나쁜 사수와 함께 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여, 그와 함께 하면 새와 짐승을 산더미같이 잡을 수 있다 하더라도 차마 그 일을 하지 않았다. 만약 우리가 자기의 의지와 주장을 굽혀서 제후를 따른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뿐 아니라 그대는 잘못 생각하고 있으니, 자기가 올바르지 않은 자는 결코 다른 사람을 정직하게 만들 수 없다.

p400 부귀도 나의 마음을 어지럽힐 수 없고, 빈천도 나의 의지를 바꿀 수 없으며, 권위와 무력도 나의 절개를 굽힐 수 없어야, 이러한 사람을 대장부라 할 수 있다.

p406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는 아들에게 좋은 아내를 찾아주기를 바라고,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는 딸에게 좋은 남편을 찾아주기를 바란다. 이 같은 부모의 마음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부모의 명을 기다리지도 않고 중매의 소개를 거치지도 않고 스스로 담장에 구멍을 뚫고 서로 엿보거나 담장을 넘어가 사사로이 만난다면, 그들의 부모나 나라 사람들이 모두 그를 천하게 여길 것이다. 옛날 사람들은 결코 벼슬하지 않으려 한 것이 아니라, 다만 예에 합당하지 않게 벼슬하는 것을 싫어하였던 것이다. 예에 합당하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은 바로 남녀가 담장에 구멍을 뚫는 것과 같다.

현대 문화와 맞게 바꾼다면 어떤 예로 바꿀 수 있을까? 지금은 담장에 구멍 뚫는 것이 천하게 여겨질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맹자의 말을 우리 삶에 적용시키려면 어떤 예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볼 일이다.

p422 맹자께서 대승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그대의 임금이 좋은 임금이 되기를 원하는가? 내 분명히 그대에게 말하겠다. 여기에 초나라 대부가 있는데, 그의 아들이 제나라 말을 배우기를 원한다면, 그대는 제나라 사람을 찾아서 가르치겠는가? 아니면 초나라 사람을 찾아서 가르치겠는가? 대불승이 말하였다. “제나라 사람을 찾아서 가르치겠습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제나라 사람 혼자서 그에게 제나라 말을 가르치는데, 주위의 많은 초나라 사람들이 초나라 말로 떠들어대면, 비록 날마다 매를 때려가면서 제나라 말을 하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그를 데려다가 제나라 수도 임치의 번화한 장악 거리에 몇 년만 놓아두면, 비록 날마다 매를 때려가면서 초나라 말을 하라고 하더라도 역시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대는 설거주가 좋은 사람이라고 하여, 그를 왕궁에 머물게 하였다. 만약 왕궁에 있는 사람이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지위가 높거나 낮거나 모두 설거주처럼 좋은 사람이라면, 임금께서 누구와 함께 나쁜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만약 왕궁에 있는 사람들이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지위가 높거나 낮거나 모두 설거주처럼 좋은 사람이 아니라면, 임금께서 누구와 함께 좋은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다만 설거주 한 사람이 혼자 송나라 임금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p[6-8] 430 대영지가 말하였다. “세율을 10분의 1로 하고 관문과 시장의 세금을 철폐하는 것을 금년에는 아직 할 수 없지만, 우선 조금씩 경감하여 내년 이후에 전면적으로 시행한다면 어떻겠습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한 사람이 날마다 이웃집 닭을 훔치는데, 어떤 사람이 그에게 말하기를 ‘이는 군자의 도리가 아니오’라고 하자, 그가 ‘그러면 조금씩 줄여서 우선 매월 한 마리씩만 훔치다가, 내년이 된 후에 그만두겠소’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만일 그것이 옳지 못한 일이라는 것을 안다면 빨리 그만 두어야지, 어찌 꼭 내년까지 기다린다는 말입니까?”

 

권7

이루장구 상

범28장

p455 [7-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루의 밝은 눈과 공수자의 교묘한 솜씨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림쇠와 자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방형과 원형을 정확하게 그릴 수 없고, 음을 잘 아는 사광의 밝은 귀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육률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오음을 바르게 할 수 없으며, 요순의 도를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어진 정치를 시행하지 않는다면 천하를 고루 잘 다스릴 수 없다. 지금 어떤 제후들은 어진 마음과 어질다는 명망이 있으나 백성들은 오히려 그 덕택을 입지 못하고, 그의 정치 또한 다음 세대의 모범이 될 수가 없는 것은 옛날 성왕의 도를 시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다만 좋은 마음만 가지고서는 좋은 정치를 할 수 없고, 다만 좋은 법만 가지고서는 스스로 실행할 수 없[으므로, 좋은 마음과 좋은 법이 반드시 합쳐져서 행해져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시경>>에 ‘너무 지나치지도 말고 잊지도 말며, 모든 것을 다만 옛날 성왕의 전장을 따른다’고 하였으니, 옛날 성왕의 법도를 따르고서 잘못된 사람은 아직까지 있지 않았다.

459~ 높이 쌓으려면 반드시 언덕에 의지해야 하고, 깊이 파려면 반드시 소택지에 의지해야 한다고 하니, 정치를 하는 데도 옛날 성왕의 도에 의지하지 않는다면, 지혜롭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오직 어진 사람만이 높은 자리에 있어야 한다. 어질지 않은 사람이 높은 자리에 있으면, 그의 죄악을 민중들에게 전파하게 된다.

p468~ “내가 남을 사랑하지만 남이 나를 가까이하지 않으면 인자한 마음이 충분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고 반성해볼 것이]고, 내가 남을 다스려도 다스려지지 않으면 지혜와 지식이 충분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고 반성해볼 것이]며, 내가 남을 예로 대해도 나에게 답례를 하지 않으면 공경하는 마음이 충분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고 반성해]볼 것이다.

나의 어떤 행위가 기대한 성과를 얻지 못하면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할 것이니, 자신이 바르다면 온 천하 사람들이 다 나에게로 귀의할 것이다. <<시경>>에서는 ‘천명에 맞는 주나라는 영원할지니, 많은 복은 스스로 찾는 것이니라’라고 하였다.”

p47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걸왕과 주왕이 천하를 잃어버린 것은 백성의 지지를 잃어버렸기 때문이고, 백성의 지지를 잃어버린 것은 백성의 마음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천하를 얻는 데는 방법이 있으니, 백성의 지지를 얻으면 바로 천하를 얻게 되고, 백성의 지지를 얻는 데는 방법이 있으니,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바로 백성의 지지를 얻게 되며, 백성의 마음을 얻는 데는 방법이 있으니, 백성들이 요구하는 것을 그들을 위해 모아주고 백성들이 싫어하는 것은 그들에게 하지 않으니, 바로 이와 같이 하면 된다. 백성들이 어진 정치로 귀의하는 것은 마치 물이 낮은 데로 흐르고 짐승이 들판으로 달려가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깊은 못으로 물고기를 몰아넣는 것은 수달이요, 숲으로 참새를 몰아넣는 것은 새매요, 탕왕과 무왕에게 백성을 몰아간 것은 걸왕과 주왕이었다. 지금 천하의 제후 중에 어진 정치를 좋아하는 이가 있으면 다른 제후들이 모두 그를 위하여 백성들을 몰아줄 것이다.

지금 천하를 통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비유하자면 7년 묵은 병을 가진 자가 3년 말린 쑥을 구하[여 치료해야 하]는 것과 같아서, 평상시에 쑥을 저축해두지 않는다면 죽을 때까지도 그것을 얻지 못할 것이다. 만일 [평상시에] 어진 정치에 뜻을 두지 않는다면, 종신토록 근심과 모욕을 면치 못하다가 죽음의 구덩이로 빠지고 말 것이다. <<시경>>에서 ‘그것이 어떻게 잘 될 수 있겠는가? 서로 함께 물에 빠져 죽을 뿐이로다’라고 하였으니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

p485 “도는 가까운 곳에 있는데 사람들은 도리어 먼 곳에서 구하려 하고, 일은 쉬운 곳에 있는데 사람들은 도리어 어려운 곳에 가서 하려 한다. 사람마다 가까이 있는 자기 부모를 사랑하고 자기 어른을 존경한다면, 천하가 태평할 것이다.”

p487 그러므로 성심은 하늘의 규율이요, 성심을 추구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이다. 성심성의를 다하고서도 다른 사람을 감동시키지 못한 경우는 없으며, 성심성의를 다하지 못하고서도 다른 사람을 감동시킨 경우는 없다.

p495 한 사람을 살펴보는 데는 그의 눈동자를 살펴보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왜냐하면 눈동자는 그 사람의 나쁜 생각을 감출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음이 바르면 눈동자가 맑아 빛을 내고, 마음이 바르지 못하면 눈동자가 흐려 음침하다. 그러므로 그 사람이 하는 말을 들을 때 그 눈동자를 살펴본다면 그 사람이 선악을 숨길 수 있겠는가?

p499~ 공손추가 물었다. “군자가 친히 자식을 가르치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형세가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은 반드시 올바른 도리로 가르쳐야 하는데, 올바른 도리로 가르쳐서 효과가 없으면 자연히 이어서 성을 내게 된다. 이어서 성을 내게 되면 도리어 감정을 상하게 된다. [그러면 자식이] ‘아버지는 올바른 도리로 나를 가르친다고 하시는데, 아버지의 행동은 정작 올바른 도리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라고 말한다면, 이는 벌써 부자지간에 서로 감정이 상한 것이다. 부자간에 서로 감정이 상한 것은 나쁜 일이다. 그러므로 옛날에는 자식을 서로 바꾸어 교육함으로써 부자간에 좋은 일을 권하다가 서로를 책망하는 일이 없도록 하였다. 좋은 일을 권하다가 서로 책망하면 부자간에 거리가 생기고, 부자간에 거리가 생기면 이보다 좋지 않은 일은 없다.”

p501~ “누구를 섬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가? 부모를 섬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가? 자기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기[의 바탕과 절개]를 잃지 않으면서 그 부모를 섬길 수 있다는 말은 나는 일찍이 들은 적이 있지만, 자기[의 바탕과 절개]를 불의에 빠뜨리고 그 부모를 섬길 수 있다는 말은 나는 일찍이 들은 적이 없다. 섬기는 일은 누구나 마땅히 해야 할 일이지만, 부모를 섬기는 것이 섬기는 일의 근본이요, 지키는 일은 누구나 마땅히 해야 할 일이지만, 자기[의 바탕과 절개]를 지키는 것이 지키는 일의 근본이다.

p506~ “뜻하지 않게 칭찬을 받는 경우도 있고, 온전함을 추구했는데도 도리어 비난을 받는 경우도 있다.”

p507 “사람들의 문제는 남의 스승 노릇을 하기 좋아하는 데 있다.”

 

권8

이루장구 하

범33장

p526 “도덕과 인품이 있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르쳐 길러내고, 재능이 있는 사람이 재능이 없는 사람을 가르쳐 길러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은 현명한 부형이 있는 것을 즐거워한다. 만일 도덕과 인품이 있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르쳐 길러내지 않고, 또 재능이 있는 사람이 재능이 없는 사람을 가르쳐 길러내지 않는다면, 현명한 사람과 현명하지 못한 사람의 거리는 그 간격이 한 치도 되지 않을 것이다.”

p528 “사람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어야 비로소 하는 것이 있게 된다.”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없으면 하는 것이 없게 되나? 금지된 것,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어야 인간이 비로소 하게 되는 것인가? 이해하고 싶다.

p529 대인군자는 말을 함에 반드시 믿어주기를 바라지 않고, 행동함에 반드시 결과가 있기를 바라지 않으며, 오직 의와 함께 있고 의에 따라 행할 뿐이다.

p529 대인군자는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한 동심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p530 “군자가 올바른 도로써 학문에 깊이 나아가는 방법은 스스로 진리를 체득하는 것이다. 스스로 진리를 체득하면 그것을 확고히 지녀 동요되지 않고, 확고히 지녀 동요되지 않으면 매우 깊이 쌓아둘 수 있으며, 매우 깊이 쌓아두면 가까이 좌우에서 취해도 마르지 않는 원천을 만날 수 있으니, 그러므로 군자는 항상 스스로 진리를 체득하고자 한다.”

p534 “근원이 있는 샘물은 콸콸 솟아나 밤낮을 쉬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며, 웅덩이를 가득 채운 다음에야 앞으로 나아가 나중에는 바다로 흘러간다. 근원이 있는 것은 이와 같으니, 공자께서는 바로 이것을 취한 것이다. 만약 근원이 없다면, 칠팔월 사이에 빗물이 모여 크고 작은 구덩이와 도랑이 가득 차지만, 날이 가물면 서서 기다릴 만큼 금방 말라버린다. 그러므로 명예가 실제보다 지나친 것을 군자는 부끄러워한다.”

p548 “세상 사람들이 인성이 무엇인지 알려면 다만 자연히 그러한 바를 탐구하면 된다. 자연히 그러한 바를 탐구하는 것은 순리를 따르는 것을 근본으로 삼는다. 우리가 지혜를 싫어하는 것은 그것이 천착과 견강부회에 쉽게 빠지기 때문이다. 만일 물의 성질을 알아 물을 잘 다스린 우임금과 같은 지혜로움이라면 이러한 지혜를 싫어할 까닭이 없다. 우임금이 물의 성질을 잘 알아 물을 잘 다스린 것은 그 무사함을 행하신 것이다. 만일 지혜로운 사람도 그 무사함을 행할 수 있다면, 그 지혜 또한 위대한 것이다. 하늘이 지극히 높고 별들이 멀리 있지만, 단지 자연히 그러한 바를 탐구할 수 있다면, 천년 후의 동지도 가만히 앉아서 미루어 알 수 있다.

p552 군자가 보통 사람과 다른 까닭은 자기의 마음을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자는 인으로 마음을 보존하고, 또 예로 마음을 보존한다. 어진 이는 사람을 사랑하고, 예의가 있는 이는 사람을 공경한다. 사람을 사랑하는 이는 다른 사람도 항상 그를 사랑하고, 사람을 공경하는 이는 다른 사람도 항상 그를 공경한다. 여기 한 사람이 있는데, 그가 나에게 난폭한 행동을 한다면 군자는 반드시 자신을 반성하여, 내가 틀림없이 그에게 어질지 못한 점이 있었거나 또 무례한 점이 있었을 것이니, [그렇지 않다면] 그가 어찌 나에게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가? 라고 한다. 또 자신을 반성해보아 그에게 어질었고 자신을 돌이켜보아 예절도 지켰는데, 그 사람의 난폭한 행동이 여전히 바뀌지 않는다면, 군자는 반드시 또 자신을 반성하여, 내가 반드시 그에게 충심을 다하지 못하였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자신을 반성해보아 그에게 충심을 다햇는데도, 그 사람의 난폭한 행동이 여전히 바뀌지 않는다면, 군자는 ‘그는 미친 사람일 뿐이다. 이와 같이 행동한다면 짐승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짐승을 꾸짖어 또 무엇하겠는가?’라고 한다. 이런 까닭에 군자는 일생의 근심은 있어도 한때의 걱정은 없다. 만일 근심이 있다면 이러한 것이다. 순임금도 사람이요, 나도 사람인데 순임금은 천하에 모범이 되어 명성이 후대에까지 전해지지만, 나는 아직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 뿐이니, 이것은 근심할 만한 가치가 있다. 근심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만 힘을 다하여 순임금을 배우고자 하면 된다. 군자는 달리 걱정할 일이 없다. 인이 아니면 하지 않고, 예가 아니면 행하지 않는다. 비록 한때 의외의 걱정이 있을지라도 군자는 걱정으로 여기지 않는다.

 

권9

만장장구 상

범9장

p592~ 옛날에 어떤 사람이 살아 있는 물고기를 정나라 자산에게 선물하였는데, 자산은 연못 관리인에게 이를 연못에서 기르라고 하였다. 그러나 연못 관리인은 그것을 삶아 먹어버리고, 자산에게 아뢰기를 ‘처음 그 물고기를 못 속에 놓아 주었을 때는 힘없이 축 처져 비실비실하더니, 조금 있다가는 꼬리를 흔들며 빠르게 깊은 물속으로 헤엄쳐 갔습니다’라고 하니, 자산이 말하기를 ‘제가 있을 곳을 찾았구나! 제가 있을 곳을 찾았구나!’라고 하였다. 연못 관리인이 밖으로 나와서 말하기를 ‘누가 자산을 지혜롭다고 했는가? 내가 이미 물고기를 삶아먹었는데도, 제가 있을 곳을 찾았구나! 제가 있을 곳을 찾았구나!라 하더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군자를 실정에 맞는 방법으로는 속일 수 있지만, 도리에 어긋나는 궤변으로는 속일 수 없다. 상이 이미 형을 사랑하는 모양을 가장하여 왔으므로 순임금은 진정으로 그를 믿고서 기뻐한 것이니, 어찌 거짓으로 기뻐하였겠는가?

p597~ 어진 사람은 동생에 대해 노여움을 마음속에 숨겨두지 않고, 원한을 가슴속에 남겨두지 않으며, 다만 그들을 친애할 뿐이다. 가까우면 그들을 귀하게 하고 싶고, 사랑하면 그들을 부유하게 하고 싶은 법이다. 그를 유비에 봉한 것은 바로 그를 부귀하게 하려 한 것이다. 자신은 천자가 되었는데 동생은 일개 평민이라면, 그를 친애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p611 하늘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일을 통하여 그에게 보여줄 뿐이다.

p612 천자가 하늘에 사람을 천거할 수는 있지만, 하늘로 하여금 천하를 어떤 사람에게 주도록 강요할 수는 없고, 제후가 천자에게 사람을 천거할 수는 있지만, 천자에게 제후의 지위를 어떤 사람에게 주도록 강요할 수는 없으며, 대부가 제후에게 사람을 천거할 수는 있지만, 제후에게 대부의 지위를 어떤 사람에게 주도록 강요할 수는 없다. 옛날에 요임금이 순임금을 하늘에 천거하니 하늘이 그를 받아들였고, 또 순임금을 백성들에게 드러내니 백성들이 그를 받아들였으므로, 하늘은 결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일을 통하여 그에게 보여줄 뿐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p624 사람이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저절로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은 하늘의 뜻이요, 사람이 오라고 하지 않았는데 저절로 오는 것은 하늘의 운명이다. 한 백성으로서 마침내 천하를 차지하려면 그 덕이 반드시 순임금이나 우임금과 같아야 하고, 또 천자가 그를 천거해야 하는 것이니, 그러므로 공자는 천하를 차지하지 못하였다. 대대로 서로 전하여 천하를 차지하였는데도 하늘의 버림을 받는 것은 반드시 하나라 걸왕과 은나라 주왕과 같이 포악무도한 사람이니, 그러므로 익과 이윤과 주공과 같은 사람은 천하를 차지하지 못하였다.

p632 나는 자기를 굽혀서 남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데, 하물며 스스로 모욕을 받으면서 천하를 바로잡을 수 있겠는가? 성인의 행위는 본래 서로 다를 수가 있어서, 어떤 때는 임금을 멀리 피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가까이하기도 하며, 어떤 때는 조정을 떠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조정에 머무르기도 하나, 그 근본은 모두 자기 몸을 깨끗이 가져 더러움에 물들지 않을 뿐이다. 나는 이윤이 요순의 도로 탕왕에게 등용되기를 구하였다는 말은 들었지만, 음식을 요리하는 일로 등용되기를 구하였다는 말은 아직 듣지 못하였다.

 

권10

만장장구 하

범9장

p652 빨리 떠날 만하면 빨리 떠나고, 오래 머무를 만하면 오래 머물렀으며, 은둔할 만하면 은둔하고, 벼슬할 만하면 벼슬하셨으니, 이가 바로 공자이시다.

p653 백이는 성인 가운데 청렴결백한 분이고, 이윤은 성인 가운데 자임한 분이며, 유하혜는 성인 가운데 온화한 분이고, 공자는 성인 가운데 때를 아는 분이다. 따라서 공자는 집대성한 분이라 할 수 있다. 집대성이라 [음악에 비유하면] 먼저 쇠종을 쳐서 그 소리를 퍼뜨리고, 마지막에 옥으로 된 특경을 쳐서 그 여운을 거두어들이는 것[과 같이, 처음이 있고 끝이 있는 것]이다. 먼저 쇠종을 친다는 것은 조리를 시작하는 것이고, 옥으로 된 특경을 쳐서 그 여운을 거두어들인다는 것은 조리를 끝내는 것이다. 조리의 시작은 지혜에 해당하는 일이고, 조리의 끝은 성스러움에 해당하는 일이다. 지혜는 비유하자면 기교이고, 성스러움은 비유하자면 힘이다. 이는 100보 밖에서 활을 쏘는 것과 같아서 활이 과녁에 이르는 것은 너의 힘이지만 활이 과녁에 맞는 것은 너의 힘이 아니다.

p662 자신의 나이가 많음을 믿지 않고, 자신의 지위가 높음을 믿지 않으며, 자기 형제의 부귀함을 믿지 않고 벗하는 것이다. 벗과 사귀는 것은 벗의 인덕으로 그와 벗하는 것이니, 마음속에 믿고 뽐내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

p668 직위가 낮은 사람이 고귀한 사람을 공경하는 것을 ‘귀귀[귀인을 존중한다]’라 하고, 고귀한 사람이 직위가 낮은 사람을 공경하는 것을 ‘존현[현자를 존경한다]’이라 하니, 귀귀와 존현은 그 도리가 같다.

p694 뜻 있는 선비는 [지조를 지켜, 죽어 묻힐 곳 없이] 시신이 도랑이나 산구덩이에 버려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용기 있는 선비는 [의를 보고 행하므로] 자기 머리를 잃어버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자께서 [이 사냥터 관리인에게서] 어떤 점을 취하신 것일까? 그것은 바로 자기를 부르는 예가 아니면 마땅히 가지 않는다는 점을 취하신 것이다.

p696 어진 이를 만나보고자 하면서 격에 맞는 예절로 하지 않는다면, 이는 바로 그를 들어오라고 하면서도 문을 닫아버리는 것과 같다. 의는 사람이 걸어가야 할 큰 길이요, 예는 사람이 출입하는 문이다. 오직 군자만이 이 큰 길을 걸을 수 있고, 이 문으로 출입할 수 있다.

p698 한 고을의 뛰어난 인물이어야 한 고을의 뛰어난 인물과 벗할 수 있고, 한 나라의 뛰어난 인물이라야 한 나라의 뛰어난 인물과 벗할 수 있으며, 천하의 뛰어난 인물이라야 천하의 뛰어난 인물과 벗할 수 있다. 천하의 뛰어난 인물과 벗하는 것도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하여, 또 위로 거슬러 올라가 옛사람을 논하는 것이다. 그들의 시를 외우며 그들의 책을 연구하면서도 그 사람을 알지 못한다면 되겠는가? 이 때문에 그들의 시대를 논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옛 사람과 벗하는 것이다.

 

권 11

고자장구 상

범20장

p705 고자가 말하였다. “사람의 본성은 버드나무와 같고, 의리는 버드나무 잔과 같으니, 사람의 본성을 가지고 인의를 행함은 바로 버드나무[가지]를 가지고 잔을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버드나무의 본성을 살려 잔을 만드오? 아니면 버드나무의 본성을 손상시킨 후에 잔을 만드오? 만일 버드나무의 본성을 손상시킨 후에 잔을 만든다면, 또한 사람의 본성을 손상시킨 후에 인의를 행한단 말이오? 천하 사람을 이끌어 인의를 해치는 것은 반드시 그대의 이러한 학설이겠지요!”

p707 물은 진실로 동쪽과 서쪽의 정해진 방향이 없지만, 위아래의 정해진 방향도 없단 말입니까? 사람의 본성이 선함은 물의 성질이 아래로 흘러가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은 선하지 않은 사람이 없고, 물은 아래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만약 지금 물을 쳐서 튀어오르게 하면 이마를 넘어가게 할 수 있으며, 물을 퍼올려 거꾸로 흐르게 하면 높은 산 위에 이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어찌 물의 본성이겠습니까? 그 형세가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사람이 선하지 않은 일을 하게 되는 것도 그 본성이 형세의 영향을 받는 것입니다.

p723 <<시경>>에 이르기를 ‘하늘이 뭇 백성들을 기르시니, 모든 사물에는 나름의 법이 있네. 사람들이 항상 된 규율을 가지고 있는지라. 이 아름다운 덕을 좋아하네’라고 하였는데, 공자께서는 ‘이 시를 지은 자는 진정 도를 아는구나!’ 그러므로 어떤 사물이 있으면 반드시 그 나름의 법칙이 있으며, 사람들이 이러한 떳떳한 규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아름다운 덕을 좋아하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p731 우산의 나무가 일찍이 매우 무성하였는데, 대도시의 교외에 있었기 때문에 늘 도끼로 베어지니, 어떻게 무성할 수가 있겠는가? [당연히] 그것이 밤낮으로 성장하니 비와 이슬이 적셔주어 새싹이 나와 자라지 않음이 없지만, 또 계속하여 소와 양을 방목하니, 이 때문에 저와 같이 민둥산으로 변한 것이다. 사람들은 그 초목이 없는 모양만 보고 일찍이 이 산에는 큰 나무가 있은 적이 없었다고 생각하니, 이것이 어찌 산의 본성이겠는가? 사람에게 보존된 것에 어찌 인의의 마음이 없겠는가? 그 양심을 잃어버려 또한 도끼로 나무를 하는 것처럼 매일매일 베는데 어떻게 아름다워질 수 있겠는가? 그 밤낮으로 자라는 선한 마음과 새벽에 접하는 청명한 기운에 그 마음속에서 나오는 좋아하고 미워함이 남들과 가까운 것은 매우 드물다. 그러나 다음날까지 하루 동안에 하는 행위는 [매우 드문] 이것마저 없애버린다. 없애버리기를 반복하면 밤에 마음속에 지녔던 선한 생각은 자연히 보존될 수 없고, 밤에 마음속에 지녔던 선한 생각이 보존될 수 없다면 짐승과의 거리가 멀지 않다. 사람들은 짐승 같은 행실만 보고 그는 일찍이 선량한 재질을 가진 적이 없었다고 생각하니, 이것이 어찌 그 사람의 본성이겠는가? 그러므로 만일 잘 기르면 잘 자라지 않는 물건이 없고, 사라지지 않는 물건이 없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잡으면 보존되고, 놓으면 잃어버리며, 나가고 들어옴에 정해진 시간이 없고, 또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다’고 하셨으니 바로 사람의 마음을 가리켜 말한 것이다.”

p735 [11-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왕이 총명하지 않은 것은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 없다. 설령 세상에서 가장 쉽게 자라는 것이라도, 하루 동안 햇볕을 쪼이고 열흘 동안 춥게 하면, 잘 자랄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임금을 뵙는 것 또한 드물고, 내가 물러나와 있으면 임금의 냉담함도 극에 이르니, 비록 선량한 마음의 싹이 있다 한들 내가 어떻게 도울 수 있겠는가? 비유하자면 바둑을 두는 것이 비록 작은 기술이지만, 마음을 오로지하고 뜻을 다하지 않으면 그것을 터득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혁추는 온 나라에서 바둑을 가장 잘 두는 자이다. 만일 혁추로 하여금 두 사람에게 바둑을 가르치게 하였는데, 한 사람은 마음과 뜻을 다하여 오직 혁추의 말을 듣고, 한 사람은 비록 듣기는 하나 마음 한편에는 백조가 날아오면 활과 주살을 당겨 쏠 것을 생각한다면, 비록 더불어 배운다 하더라도 [그의 성적은] 다른 사람만 못할 것이다. 이것은 그의 총명함이 남보다 못하기 때문인가? ‘그렇지 않다’고 할 것이다.

p73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생선도 내가 좋아하는 것이고 곰발바닥도 내가 좋아하는 것이지만, 이 두 가지를 다 가질 수 없다면 생선을 버리고 곰발바닥을 취하겠다. 삶도 내가 원하는 것이고 의도 내가 원하는 것이지만, 이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 없다면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하겠다. 삶도 내가 원하는 것이지만 삶보다 더 워나는 것이 있기 때문에 구차하게 삶을 얻으려 하지 않으며, 죽음도 내가 싫어하는 것이지만, 죽음보다 더 싫어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환난을 피하지 않는 것이다. 만약 살마들이 원하는 것 가운데 삶보다 더한 것이 없다면 삶을 얻을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어찌 쓰지 않겠는가?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 가운데 죽음보다 더한 것이 없다면 환난을 피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어찌 쓰지 않겠는가? 이와 같이 행하면 삶을 얻을 수 있는데도 그 방법을 쓰지 않고, 이와 같이 행하면 환난을 피할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으니, 이 때문에 삶보다 더 좋아할 만한 것이 있고, 죽음보다 더 싫어할 만한 것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현자만이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모두 가지고 있지만, 현자는 이것을 잃지 않고 보존할 수 있을 뿐이다. 한 그릇의 밥과 한 그릇의 국을 얻으면 살고 얻지 못하면 죽더라도, 호통을 치면서 주면 길 가는 사람도 받으려 하지 않고, 발로 차면서 주면 걸인도 받을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데, [어떤 이는] 만종의 녹봉은 예의에 맞는지 분별하지 않고 흔쾌히 받는다. 만종의 녹봉이 나에게 무슨 보탬이 있겠는가? (중략) 이러한 일들은 그만둘 수 없는가? 이를 일러 그의 본성을 잃었다고 한다.

p743 인은 사람의 마음이요, 의는 사람의 길이다. 그 올바른 길을 버리고 가지 않으며, 그 선량한 마음을 잃어버리고도 찾을 줄 모르니, 슬프도다! 사람들은 닭과 개가 도망가더라도 찾을 줄 아는데, 선량한 마음을 잃어버리고서는 찾을 줄을 모른다. 학문하는 방법은 다른 것이 없고, 그 잃어버린 선량한 마음을 찾는 것일 뿐이다.

p745 한 손이나 두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작은 크기의 오둥나무와 가래나무를 사람들이 만일 키우고자 한다면 모두 이것을 기르는 방법을 안다. [그런데] 자신[의 몸]에 있어서는 [오히려] 어떻게 기르는지를 알지 못하니 어찌하여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 오동나무와 가래나무만도 못한가? 너무 생각하지 않는구나.

p750 똑같은 사람인데 어떤 이는 군자가 되며, 어떤 이는 소인이 되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몸의 중요한 기관을 따르면 군자가 되고, 몸의 사소한 기관을 따르면 소인이 된다. 공도자가 물었다. 똑같은 사람인데, 어떤 이는 중요한 기관을 따르고, 어떤 이는 사소한 기관을 따르는 것은 또 무엇 때문입니까?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귀와 눈과 같은 기관은 생각하지 못하여 외부 사물에 가려진다. [귀와 눈은 하나의 물건일 뿐이니] 이것이 일단 외부의 물건과 접촉하면 거기에 끌려갈 뿐이다. 이 마음이라는 기관은 생각할 수 있으니 [사람의 착한 본성은] 한 번 생각하면 얻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지 못한다. 이 기관은 하늘이 인간에게 특별히 부여해주신 것이다. [이로 인해] 먼저 중요한 기관을 세울 수 있다면, 사소한 기관이 이 선한 본성을 빼앗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군자가 된다.

p754 존귀함을 바라는 것은 사람의 똑같은 마음이다. 그러나 사람마다 자기에게 귀함이 있건만, 그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남이 귀하게 해준 것은 진정 귀한 것이 아니다. 조매잉 귀하게 해준 것은 조맹이 능히 천하게 할 수 있다. <<시경>>에 이르기를 ‘이미 술로 취하고, 이미 덕으로 배부르네’라고 하였으니, 이는 인의가 매우 풍족함을 말한 것이므로, 남의 살찐 고기와 좋은 쌀을 부러워하지 않은 까닭이며, 좋은 명성과 넓은 명예가 몸에 있으므로, 이것이 남의 [높은 관리 복장인] 수놓은 옷을 원하지 않는 까닭이다.

 

권12

고자장구 하

범16장

p766~ 조교가 물었다. “사람들은 모두 요순이 될 수 있다 하는데, 그런 말이 있습니까?”

맹자가 대답하셨다. “있습니다.”

“제가 들으니 문왕은 키가 10척이라 하고, 탕왕은 9천이라 하는데, 지금 저는 키가 9천 4촌이나 되지만 단지 밥만 축낼 뿐이니, 어찌하면 좋습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이 무슨 관계가 있겠습니까? 다만 그렇게 되려고 하면 됩니다. 여기에 어떤 사람이 있는데 스스로 병아리 한 마리도 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힘이 없는 사람이 될 것이요, 삼천 근을 들어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면 매우 힘이 센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획이 들던 짐을 들 수 있다면, 그 또한 오획과 같은 사람이 될 것이빈다. 사람들은 어찌 짐을 들어올리지 못할까 걱정합니까? 스스로 그렇게 하지 않을 뿐입니다. 천천히 걸어서 어른의 뒤에 가는 것을 공경한다고 하고, 빨리 걸어서 어른의 앞에 가는 것을 공경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천천히 걸어가는 것이 어찌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이겠습니까? 다만 그렇게 하지 않을 뿐입니다. 요순의 도는 다만 효도와 공경일 따름입니다. 그대가 요임금의 입던 옷을 입고, 요임금의 말씀을 외우며, 요임금이 행한 바를 그대로 행한다면, 바로 요임금과 같은 사람입니다. 그대가 걸왕이 입던 옷을 입고, 걸왕의 말을 외우며, 걸왕이 행한 바를 그대로 행한다면, 바로 걸왕과 같은 사람입니다.”

p791 속에 무엇을 가지고 있으면 반드시 밖에 나타나는 법입니다. 어떤 일을 하였는데도 공적이 없는 경우를, 저는 일찍이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세상에는 현자가 없다는 것이니, 만약 현자가 있다면 제가 반드시 그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p798~ 맹약의 첫 번째 조목에서는 ‘불효하는 자를 처벌하고, 세워 놓은 태자를 폐위시키지 말며, 첩을 아내로 삼지 말라’고 명하였다. 두 번째 조목에서는 ‘어진 이를 높이고 인재를 길러서 덕이 있는 이를 표창하라’고 명하였다. 세 번째 조목에서는 ‘노인을 공경하고 어린이를 사랑하며, 손님과 나그네를 잊지 말라’고 명하였다. 네 번째 조목에서는 ‘선비의 관직은 대대로 세습하게 하지 말고, 관청의 직무는 겸직시키지 말며, 선비를 취함에 반드시 인재를 얻으며, 마음대로 대부를 죽이지 말라’고 명하였다. 다섯 번째 조목에서는 ‘여기저기 도처에 제방을 쌓지 말고, 이웃 나라에서 쌀을 수입해가는 것을 막지 말며, 대부를 봉하고 [맹주에게] 고하지 않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명하였다. 마지막으로 ‘무릇 우리 회맹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미 맹약한 뒤에는 이전의 우호를 완전히 회복하자’고 하였다. 그런데 지금의 제후들은 이 다섯 가지 금령을 모두 위반하였으므로, 이 때문에 내가 지금의 제후들은 오패의 죄인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군주의 악행을 조장하는 것은 그 죄가 작지만 군주의 악행에 앞서 영합하는 것은 그 죄가 참으로 크다. 지금의 대부들은 모두 군주의 악행에 영합하고자 하므로, 이 때문에 내가 지금의 대부들은 지금의 제후들의 죄인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p823 그러므로 하늘이 어떤 사람에게 장차 큰 임무를 내리려 하실 적에는, 반드시 먼저 그의 심지를 괴롭게 하고, 그의 육신을 수고롭게 하며, 그의 위장을 굶주리게 하고, 그의 몸을 곤궁하게 하여, 그의 모든 행위가 마음대로 되지 않게 함으로써, 이같이 그의 마음을 분발시키고 그의 성정을 참을성 있게 만들고 그의 능력을 더 배가시켜주었다. 사람은 항상 잘못이 있은 뒤에 고칠 수 있으며, 마음이 곤하고 생각이 막힌 뒤에야 분발하여 창조할 수 있으며, 얼굴빛에 드러나고 음성에 나타난 뒤에야 깨닫는다. 한 나라에서 안으로는 법도 있는 집안과 보필하는 선비가 없고, 밖으로는 겨눌 만한 이웃 나라와 외환의 근심이 없다면, 그 나라는 항상 쉽게 멸망하였다. 이와 같이 근심와 환난은 사람을 살 수 있게 하고, 안일과 쾌락은 사람을 죽게 만든다는 도리를 알 수 있다.

p825 교육에는 또한 많은 방법이 있으니, 내가 좋게 여기지 않고 거절함으로써 가르치는 것은, 이 또한 일종의 가르침일 뿐이다.


권13

진심장구 상

범 46장

p829 선량한 본심을 다하면 사람의 본성을 알게 된다. 사람의 본성을 알면 천명을 알게 된다. 사람의 본심을 보존하여 사람의 본성을 기르는 것이, 바로 천명을 대하는 방법이다. 단명하거나 장수하거나 의심하지 않고 단지 심신을 수양하여 천명을 기다리는 것이, 바로 몸을 편안히 하고 명을 세우는 방법이다.

p831 구하면 얻고 버리면 잃는데, 이 경우 구하는 것이 얻는 데 유익하니, 자신에게 있는 것을 구하기 때문이다. 구하는 데 도리가 있고 얻는 데 명이 있는데, 이 경우 구한다 해도 얻는 데 유익함이 없으니, 자신의 밖에 있는 것을 구하기 때문이다.

p831 일체 만물을 내가 모두 갖추고 있다. 자신을 돌이켜보아 성실하면, 즐거움이 이보다 더 클 수 없다. 자신의 마음을 미루어 남에게 미치기를 힘써 행하는 것보다 인에 도달하는 더 가까운 길은 없다.

p832 어떤 것을 행하면서도 오히려 그 당연함을 알지 못하고, 어떤 것을 익히면서도 오히려 깊이 살피지 못하며, 일생토록 행하면서도 오히려 그 도를 모르는 자가 많다.

p838 반드시 문왕을 기다린 뒤에 일어나는 자는 보통의 백성이다. 뛰어난 인재는 비록 문왕 같은 성군이 없을지라도 스스로 일어날 수 있다.

p842 어진 말은 어진 음악이 사람의 마음 깊이 들어가는 것만 못하고, 좋은 정치는 좋은 교육이 민심을 얻는 것만 못하다. 좋은 정치는 백성들을 두려워하고, 좋은 교육은 백성들이 사랑한다. 좋은 정치는 백성들의 재물을 얻고, 좋은 교육은 백성들의 마음을 얻는다.

p848 군자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는데, 천하에 왕노릇 하는 것은 여기에 들어 있지 않다. 부모가 모두 건재하고 형제가 무고한 것이 첫 번째 즐거움이요, 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보아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요, 천하의 빼어난 인재를 얻어 그들을 가르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다. 군자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는데, 천하에 왕노릇 하는 것은 여기에 들어 있지 않다.

p856 공자께서 동산에 올라가서는 노나라가 작다고 여기셨고, 태산에 올가가서는 천하가 작다고 여기셨는데, 그러므로 바다를 구경한 자에게는 다른 물이 그를 유인하기 어렵고, 일찍이 성인의 문하에서 공부한 적이 있는 자에게는 다른 의논이 그를 끌어들이기 어렵다. 물을 구경하는 데는 방법이 있으니, 반드시 그 광활한 파도를 보아야 한다. 해와 달은 모두 밝음이 있어서, 빛을 용납하는 작은 틈이라도 반드시 비춘다. 흐르는 물은 웅덩이를 가득 채우지 않으면 더이상 앞으로 흘러가지 않는데, 군자가 도에 뜻을 두는 것도 일정한 단계에 이르지 못하면 통달할 수 없다.

p877 군자가 가르치는 방식은 다섯가지가 있으니, 때맞춰 내리는 비와 같이 만물을 촉촉이 적셔주는 경우가 있으며, 덕을 완전히 이루게 한 경우가 있으며, 재질을 통달하게 한 경우가 있으며 물음에 답한 경우가 있으며, 여운을 남겨 후인들이 스스로 학습하게 한 경우가 있다. 이 다섯 가지는 군자가 가르치는 방석이다.

p883 지혜로운 자는 알지 못하는 것이 없으나 마땅히 지금 힘써야 할 중요한 일을 급선무로 여기고, 어진 자는 사랑하지 않는 것이 없으나 반드시 친한 이와 어진 이를 먼저 사랑하는 데 힘쓴다. 요순의 지혜로도 모든 사물을 두루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먼저 해야 할 일을 아는 것을 급선무로 여겼고, 요순의 어짊으로도 모든 사람을 두루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친한 이와 어진 이를 사랑하는 것을 급선무로 여겼다.

 

권14

진심장구 하

범 38장

p894 목공과 수레의 바퀴와 차체를 만드는 사람은 수레 만드는 법을 남에게 충분히 전수해 줄 수 있으나, 반드시 남들이 훌륭한 기교를 가지도록 해줄 수는 없[으니, 그것은 자기가 스스로 찾아야 한]다.

p898 재물이 풍족한 자는 흉년에도 곤궁함을 당하지 않고, 덕을 갖춘 자는 난세에도 미혹되지 않는다.

p903 인이라는 글자는 바로 사람이라는 뜻이다. 어질 인과 사람 인을 합하여 말하면 바로 도이다.

p913 입이 좋은 맛을 좋아하고 눈이 미색을 좋아하고 귀가 듣기 좋은 음악을 좋아하고 코가 향기로운 냄새를 좋아하고 사지가 편안함을 좋아하는 것은 천[부적인 본]성에 속하지만, [얻을 수 있는가의 여부는 오히려] 운명에 달려 있으므로 군자는 이것을 반드시 천성이라 이르지 않[으며, 이 때문에 억지로 구하려하지 않]는다.

부자간에 인이 있고 군신간에 의가 있고 빈주간에 예가 있고 현자에게 지가 있고 천도에 성인이 있는 것은 운명에 속하지만 [실현할 수 있는가의 여부는 오히려] 천성에 달려 있으므로 군자는 이것을 반드시 운명이라 이르지 않[으며, 이 때문에 천성에 순종하며 이를 실현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p915 무엇을 선하다 하며, 무엇을 신실하다 합니까?

그 사람을 좋아할 만한 것을 선할다고 하고, 그러한 선을 자기 몸에 지니고 있는 것을 신실하다고 하고, 그러한 선이 자기 몸에 충만한 것을 아름답다고 하고, 충만하여 찬란하게 표현되어 나오는 것을 위대하다고 하고, 위대하여 저절로 조화로움을 성스럽다고 하고, 성스러워 예측할 수 없는 경지를 신묘하다고 한다. 악정자는 선함과 신실함 두 가지의 중간에 있고, 아름다움, 위대함, 성스러움, 신묘함 이 네 가지의 아래에 있는 사람이다.

p924 말이 천근하면서도 뜻이 심원한 것은 선한 말이요, 지킴이 간단하면서도 은혜는 오히려 넓은 것은 선한 도이다. 군자의 말은 하는 말이 비록 일상적이지만 도가 그 가운데 있으며, 군자의 지킴은 자기 수양에서부터 시작하여 널리 천하를 태평하게 한다. 사람들의 병폐는 자기 밭을 버려두고 오히려 남의 밭을 김매는 데 있으니, 남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겁고 스스로 책임지는 것은 오히려 가볍다.

p927 군자는 법도에 따라 행하여 [결과가 어떠하든] 운명을 기다릴 뿐이다.

p929 마음을 수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욕심을 적게 하는 것이다. 그 사람됨이 욕심이 적으면 비록 선한 본성을 잃어버린다 하더라도 적게 잃을 것이고, 그 사람됨이 욕심이 많으면 비록 선한 본성을 보존한다 하더라도 적게 보존할 것이다.

 

3. 내가 저자라면

내가 저자라면, 어떻게 구성했을까? 정치에 관한 이야기, 인간 본성에 관한 이야기, 운명에 관한 이야기 등으로 구성해서 꼭지글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대화 형식의 문장이었기 때문에 현재 구성도 마음에 든다. 소크라테스의 대화법과는 사뭇 다른 형식이지만 맹자는 묻는 이에게 답을 줄 때 비유를 통해 준다. 예를 들어 설명하는 방식을 배우고 싶다. 학생들에게 이야기 해줄 때, 비유나 예를 들어 설명하는 방식은 이해를 돕는데 아주 좋을 것 같다. 대가들의 말씀은 대부분 비유가 많은 법이다. 배울 점이고 훈련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주역>>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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