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서연
  • 조회 수 2906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13년 1월 21일 09시 44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구본형(1954~   ) 변화경영사상가. 충남 공주. 1980년 한국 IBM에 입사하여 20년간 경영혁신 총괄 전물가로 활동.

2000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1인 기업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설립. 100여명의 연구원과 함께 자기 내면의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인문학과 경영학의 다양한 점을 연구하면서 시대의 화두를 발견하고 변화와 성장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기를 즐긴다.

 

그가 쓴 그리스인 이야기의 부제는 _신화가 된 영웅들의 모험과 변신, 그리고 사랑_이다.

책을 쓴 이유는 모험의 선동을 위해서다라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나는 이런 사람이다

 

나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는데 그때는 좋은 역사학자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못했다. 운명은 나를 역사학자로 선택하지 않았다. 나는 직장인 되었다. 그리고 지극히 평범하고 지루한 삶을 살았다. 가끔 내가 가보지 못하고 끝나버린 역사학자의 길을 한숨 쉬며 되돌아보곤 했다. 그렇게 20년이 흘렀다. 나의 살도 제 갈 길을 가듯 그렇게 흘러갔다. 우연히 나는 작가가 되어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작가라는 삶은 내게 꼭 맞았다. 나는 작가가 된 다음에야 비로소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세상은 다르게 다가왔고 내 시선도 달라졌다. 작가가 된 다음에야 나는 역사학자가 나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내가 외적 사건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매우 심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역사학은 사실에 기초한 해석이다. 그런데 나는 사실에 대한 충성심이 없는 사람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 그 일이 생겼는지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내게 중요한 것은 그 일이 내게 어떤 감흥과 충격을 주었느냐는 것이다. 외적 사건보다는 그 사건이 내 마음속에 만들어낸 파장, 즉 내적 사건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다.” <에필로그 450>

 

나는 삶을 시처럼 살다 가고 싶다. 책을 보고 싶으면 책을 즐기고, 비가 내리면 비를 즐기고, 눈이 오면 눈을 맞으며 걷고, 여인을 만나 사랑하고, 자식을 낳아 그들이 커가는 것을 보고, 내 세계 하나를 만들어 그 속에서 사람들과 삶의 기쁨을 나누고 싶을 뿐이다. 나에게는 살아 있음의 흥분과 떨림이 중요하다. 나에게 있는 특별한 장점은 이렇게 감흥이 도도하게 일어나는 삶의 체험들을 책 속의 지식들과 뒤섞어 그 속에서 무엇인가 진득한 수프를 끓여내는 것이다” <451>

구본 형의 삶의 레시피?...

 

참고 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_생각정원

 http://k.daum.net/qna/item/view.html?sobid=homo&itemid=43817

 

<나의 느낌>

 

나 이제 그대에게로 가려네
머나먼 바다 건너서 차가운 안개 속에
신의 노여움이 나를 막아
세이렌의 노래가 들려 오네
내 영혼을 원한다네
칼립소여 님프여 나를 유혹 마오
나 고향에 가니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널 믿으며 널 부르며
이타카로 가는 길
어두워라 그리워라

늘 꿈에 그려오던 그 자리로 내 맘이 남은 곳으로
영원한 나의 연인 나의 페넬로페 날 기다려주오

 

<광진 오딧세이의 항해>

 

개인적인 친분으로 김광진이란 가수 겸 펀드메니져를 만난 일이 있다. 그는 지금은 증권업에 몸담고 있지 않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전념하기 위해서 떠난다는 기사를 접한 일이 있다. 그를 만나고 나서 노래를 찾아보았다. 마법의 성이란 노래는 교과서에도 실려있다고 들었다. 다른 CD를 찾다가 하나를 구입했다. 내지르지 않는 목소리에 차분함과 내가 받은 느낌을 생각하며 노래를 들었는데 그 중에서 위 가사의 노래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곤 했다. 몇 년 전의 일이다. 그때만 해도 나는 그리스신화에는 관심이 없었고 그 흔한 만화 한번 본일이 없는 사람이었다. 2011년부터 접하게 된 신화는 도통 황당무개한 내용이라 무엇을 의미하는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홀로 두었으면 책을 보다 그냥 덮었을 것이다. 억지로라고 표현하지만 자발적으로 시작한 일이 신화의 세계에서 허우적거렸다.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 허우적거리면서 수영장물을 다 마시듯이 나는 그렇게 신화의 맛을 보게 되었는데 얼개를 정리하기가 참 어려웠다. 지금도 많이 나아지진 않았지만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흩어진 구슬을 이렇게 잘 엮어 놓았구나 감탄을 하며 읽었다. 저자는 그리스인 이야기는 별에 대한 이야기이다.”라고 말한다. 그 별들 중에 지구별에 머물러 있다는 말이다. “마음이 한가하지 않으면 읽어내기 어렵다라고 말하는데 이제 나는 조금 한가해졌나 싶기는 하다. 리뷰를 정리하면서 김광진의 노래를 다시 들어본다. 전쟁터에서 10년 돌아오는 길 10년 그 이후는 또 떠났겠지 싶다. 나는. 누군가가 기다린다는 것 만으로도 돌아갈 이유가 되지만 배는 항구에 묶여있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13 그렇다. 이 시대는 신사적이고, 관대하고, 절제하고, 근면하고, 정직한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 단순하고 용감한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었다. 술고래에 거짓말을 하고 살인을 하고 배신을 하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 비겁하고 소심하며 나약한 인간이 나쁜 사람이었다. 최고의 미덕은 용맹이고 무자비한 지능이며 남자다움이었던 것이다.초기 그리스인들에게 해적질은 생계의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14 '모든 나그네와 거지들은 신들이 변장하고 찾아온 것'이기 때문에 아카이아인들은 그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선물까지 하면서 친절하게 대했다.

 

16 "무엇이 가장 어려운가?"

"당신 자신을 아는 것"

"그럼 무엇이 가장 쉬운가?"

"조언 하는 것"

"신은 무엇인가?"

"시작도 끝도 없는 존재."

"가장 가치 있고 정의로운 삶은 무엇인가?"
"
다른 사람을 비난할 때 그 비난 당한 삶을 스스로 살지 않는 것."

 

17 묵묵히 자신의 이름을 적어주던 그의 손길과 마음결이 긴 시간을 건너고 바다를 지나고 대륙을 넘어 내게 전해진다. 도자기 조각에 제 이름을 쓰느라 길가에 쭈그린 그의 넓은 등판이 든든해 보인다. 이것이 바로 문명의 힘이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_아리스티데스>

 

나는 그리스인의 신화를 읽으면서 내가 동양인도 서양인도 아닌, 인류의 한 사람임을 절감했다. 전정한 글로벌인간인 셈이다.

 

18 우리의 의식 세계는 문명의 세계에 살고 있지만 우리의 무의식은 아직도 문명에 의해 순치되지 않은 신화의 세계에 살고 있다. 의식과 무의식의 조화, 그것이 자기 경영의 본질이다.

 

19 이 책은 모험의 선동을 위해 쓰였다. 모험에의 초대,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다.

 

24 먼저 풍요로운 대지가 하늘을 낳고, 그 하늘을 다시 지아비로 하여 둘의 사랑으로 세상의 만물들이 생겨났다. 그리스인들에게 천지창조의 신화는 없다. 신이 우주를 만든 것이 아니라 우주가 신들을 만들어냈다. 하늘과 땅이 남편과 아내가 되어 신들을 만들어냈으니 삼라만상이 모두 의인화된 크고 작은 신들이 되었다.

 

29 제우스는 자신의 전령신인 헤르메스를 시켜 그를 설득하게 했으나 프로메테우스는 조개처럼 입을 다물어버렸다. 제우스는 그에게 매일 독수리가 간을 파먹는 고통을 주었다. 파 먹힌 간은 다음날 다시 생겨나 매일 똑같은 고통이 반복되게 했다. 그러나 프로메테우스는 굴복하지 않았다._이후 프로메테우스는 영웅 헤라클레스에 의해 이 지독한 형벌에서 구출되었다.

 

37 하나의 눈알을 가지고 셋이서 번갈아 봐야 하고 하나의 이빨로 번갈아 씹어야 하는 가련한 존재들이었다.

 

43 메두사의 목은 페르세우스에게 잘려 페르세우스의 영광을 기리는 장식물이 되고 말았지만 메두사의 영혼은 죽는 순간 하늘의 별이 되어 되살아났다. 아테나가 벌한 것을 포세이돈이 보상해 준 것이다.

 

메두사는 괴물이면서 동시에 매혹적인 여인이다. 죽음이면서 또한 부활이다.

 

45 메두사와 아테나는 핵심적인 요소, 즉 뱀과 눈빛에서 동일하다.

 

47가해자는 피해자와 늘 닮아 있는 법

속과 겉, 숨어 있는 것과 드러나는 것

그것은 언젠가 어디선가 만나는 법

서로 거울 속 자기라서 깜짝 놀라지.

 

54 싸우기 전에는 페르세우스에게 가장 위험했던 메두사의 머리가, 일단 페르세우스가 승리하여 그의 전리품이 되자 적들을 물리치는 결정적이고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그 머리는 페르세우스의 영광이 되었다. 위험이 명예가 되고 가장 강력한 후원자가 된 것이다.

 

55 남자가 있고 여자가 있는 곳,

그곳은 사랑.

씩씩한 청년과 눈이 맑은 여인은

서로 찾아 그리워하는 예쁜 짝.

그러나 용감한 자만이 사랑을 얻는 법.

오직 사랑만이 목숨을

걸 만한 것.

 

무엇을 가지지 못하면 불편하고

사람을 얻지 못하면 삶 자체가 허무

세상의 보물 딱 하나만 들라면 단연코 사랑이지.

목숨을 건 것이 목숨을 살리는 법.

그걸 잡으려면 온 삶을 다 걸어야지.

 

59 메두사는 페르세우스를 벗어날 수 없고 페르세우스는 메두사를 벗어날 수 없다. 이 둘은 마치 하나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다.

 

61 아내의 안색에 따라 안색이 밝아지기도 하고 어두워지기도 하는 변광성 같은 여린 남자들은 모두 케페우스의 후손들이다.

 

거칠고 야망이 큰 고대 영웅들은 안드로메다와 간이 아름답고 조신한 아내를 얻는 것과 더불어 페가소스 같은 씩씩한 야생의 말을 타보는 것이 평생의 로망이었다. 페가소스의 사각형은 바로 그런 고대 남자들의 로망을 결합시켜둔 별자리가 아니었을까? 페가소스만은 못하지만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명마였던 부케팔로스 역시 거친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은 타보고 싶어 하는 말의 대명사였다.

 

62 나도 너도 모두 우주의 별이 환생한 것.

삶이 끝나는 날 다시 별이 되어 돌아가지.

무수한 별 무수한 운명.

어두운 밤 속에서 더듬어 찾듯 서로 만나 꽃다운 인연.

손잡아 별자리 되고 무리 지어 은하수 되네.

 

어둠이 깊을수록 별은 빛나고

슬픔이 클수록 사랑도 깊어지네

우리 모두 맥박 치는 별 변광성.

나 너에 대한 열망으로 밝아지고

나 너에 대한 그리움으로 숨어버리네.

 

63 키클롭스는 제우스에게는 천둥과 벼락을 무기로 주고, 하데스에게는 머리를 쓰면 모습이 사라지는 투구를 주고, 포세이돈에게는 땅과 바다를 뒤흔들 수 있는 삼지창을 만들어주었다.

 

69 히드라의 자취가 남아 잇는 영어 관용구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욱 더 악화되는 문제나 조건' 'hydra-headed'라고 표현하는 이유를 알 만하다. '네소스의 셔츠'라는 관용구가 한 사람의 명예나 미래를 파멱시키는 '치명적 선물'이라는 뜻

 

88 신의 은총으로 권력을 얻게 되면

더 이상 개인일 수 없는 공인

만인의 재산을 개인의 이익으로 취하지 마라.

서임 의식을 치루는 동안 신의 대리인이라는 겉옷을 입은 것이니

공익을 탐하면 신의 분노로 재앙을 입게 되리라

이것은 내 것, 저것도 내 것.

탐욕은 황폐의 참상을 낳게 되느니

한때 탐욕으로 얻어 자랑한 것이 뼈아픈 후회가 되리니

미노스가 죽어 저승의 판관이 된 것은

살아서 못한 것을 죽어서 제댈 해보라는 신의 숙제.

 

92 아리아드네를 사랑한 시인 윌리엄 스태퍼드는 <삶이란 어떤 것인가 하면>에서

네가 따르는 한 가닥 실이 있지

변화하는 것들 사이를 지나는 실

그러나 그 실만은 변치 않아.

사람들은 네가 무엇을 따라가는지 궁금해하지

너는 그 실에 대해 설명해야 해.

그렇지만 그 실은 다른 사람들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아.

그 실은 다른 사람들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아.

그 실을 꼭 잡고 있는 한, 너는 절대 길을 잃지 않아.

살다 보면 슬픈 일도 일어나고,

사람들은 상처를 입거나 죽기도 하지.

너도 고통 받고 늙어갈 테지

네가 무얼 해도 시간이 하는 일을

막을 수는 없어.

그래도 그 실을 꼭 잡고 놓으면 안돼.

 

96 현명하구나. 아리아드네여.

너는 작을 귀를 가졌으며, 너는 나의 귀를 가지고 있으니

그 안에 지혜로운 말 하나를 담아두거라

자기가 사랑한 것을 자기가 먼저 미워해서는 안 되는 법.

너는 너의 미로이니라.

 

97 아르아드네는 테세우스의 미로를 밝혀준 여인이었다. 그러니 그녀는 미궁 속에 길이 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삶이라는 슬픈 미궁을 미워하지도 저주하지도 않는다. 운명이 주어지면 그것을 따른다. 그것을 삶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한다. 그녀는 인생이라는 미로를 사랑했기에, 그 속에 길이 있기에 그 길이 고통스러워도 버리고 파과하지 않는다.

 

'나는 너의 미로'인 것이다. 아리아드네야말로 미로 탐험 전문가가 아니가!

아리아드네야말로 사랑이 미로이며, 삶이 미궁이며, 스스로가 미궁임을 잘 알고 있는 현명한 여인이었다. 여기서 니체는 외친다. 아모르 파티 운명을 사랑하라.

 

98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를 결코 잊지 마라.

희미한 소명의 길은 미궁과 같으나

어두운 내면을 통하지 않고는 내가 없으니

두려우리라 생각한 곳에서 나를 발견하고

죽으리라 생각한 곳에서 살게 되리라.

 

103 생각이 사라지고 정보가 주가 되면서 오락과 채팅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사람들과의 연결은 혁명적으로 증진되었으나 앞에 마주 앉은 사람을 버려두고 수시로 스마트폰을 보면서 서로를 모독한다. 사람들은 몰입을 잊어버렸다. 또한 사람들은 기억하려 하지 않는다. 그저 이 작은 기계에게 물어본다. 한 번 갔던 길을 다시 찾을 수 없고 노래 가사를 기억하지 못함으로써 詩시를 잊었다. 결국 메모리를 잊어버렸다. 기억하지 않음으로써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생각하지 않는 죄'가 전염병처럼 범람하게 되었다.

 

104 속이 좁은 다이달로스는 조카의 재주를 시샘했다. 어느 날 그는 높은 탑 위에 조카와 함께 올라갔다가 뒤에서 조카를 밀어 떨어뜨렸다. 그러나 페르딕스의 재주를 사랑하고 다이달로스의 음험한 질투를 미워한 아테나 여신이 추락하는 페르딕스를 새로 변신시켜주었다. 그 새의 이름이 페르딕스다. 메추라기 과에 속하는 이 새는 이 때의 두려움 때문에 높이 날지도 못하고 나뭇가지 위에 앉지도 않으며 그저 울타리 속에 집을 짓고는 몸을 움츠리고 살게 되었다.

 

107 뱀은 운명 그 자체로서 재앙처럼 느닷없이 나타나고, 복수보다 생각이 깊고, 운명보다 더 알기 어려운 것의 상징이다.

 

109 용의 비늘, 늑대의 이빨, 마녀의 미라, 포식한 상어의 밥통과 창자, 어둠 속에서 캐낸 독 당근의 뿌리, 신을 모독하는 유대인의 간장, 산양의 쓸개, 월식한 밤에 가늘게 잘라 썬 소방목 잔가지, 투르크인의 코와 타타르인의 입술, 창부가 개천에서 낳자마자 목 졸라 죽인 갓난애의 손가락, 모조리 집어 넣어 진한 국을 끓여라. 거기에다 호랑이 내장까지 더 집어 넣어라. 더욱 진한 국물을 만들어 내도록...

 

113 사람들이 모여 신을 경배하는 곳은 극장이며, 신을 섬기는 의식은 바로 비극의 상연이었다.

 

그는 포도나무처럼 매년 가지치기를 당하고 추운 겨울 갈래갈래 껍질이 찌어진 죽은 나무둥지처럼 매년 갈기갈기 찢겨 죽는다. 그러나 디오니소스는 매년 부활한다. 기쁨에 가득 차서 다시 살아나며, 죽어야 할 자들에게 죽음이 희망이라는 믿음을 준다. 그는 부활을 통해 죽음보다 더 강한 생명의 힘을 보여준다. 그는 불명의 신인 것이다.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와 테베의 왕녀 세멜레의 아들로 태어났다. 인간의 여인이 낳은 유일한 신이다.

 

116 디오니소스는 환희의 불꽃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자신을 비웃는 자들을 먹잇감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것은 술의 이중성이기도 하다.

 

121 테세우스는 페리페데스를 죽이고, 그의 무쇠 철퇴를 빼앗아 자신의 무기로 삼았다. 헤라클레스가 자신이 잡은 거대한 사자 가죽을 어깨에 걸치고 돌아다닌 것처럼 테세우스도 이 철퇴를 자신의 승리에 대한 전리품으로 가지고 돌아다녔다.

 

123 우리가 세상을 보는 그대로 세상도 우리에게 보답하나니

자기 혁명은 현실보다 우리가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줄 때만 이루어지는 것.

 

133 그녀(메데이아)가 회춘액을 만드는 레시피를 들여다보도록 하자. 먼저 큰 솥에 쓴 즙이 나오는 마초를 넣고 동방의 돌과 해안에서 가져온 모래를 넣었다. 그 다음에 달밤에 수집한 하얀 서리를 넣고 올빼미의 머리와 날개, 늑대의 내장을 넣었다. 그리고 오래 장수하는 동물인 거북의 뼈와 뿔이 커다란 사슴의 간장을 넣었다. 여기에 인간보다 아홉 배를 더 산 까마귀의 머리와 부리를 첨가했다. 그리고 올리브나무로 잘 휘저었다. 조금 잇다가 용액이 부글거리며 끓자 그녀가 가을의 풀 위에 이 용액을 한 방울 떨어뜨렸다. 그러자 마른 풀들이 봄날의 풀처럼 연두색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만족했다.

 

141 그녀(메데이아)는 그곳에서 아킬레우스와 결혼했다고 한다. 가장 센 남자와 가장 센 여자가 만난 것이다. 쪼다 이아손 정도로는 그녀의 사랑을 채울 수 없다. 아마도 메데이아만 한 불 같은 여인을 품을 수 있는 사내는 아킬레우스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후대 사람들이 지어낸 이야기가 아닐까? 아니면 불쌍한 그녀의 영혼은 엘리시온 안에서 구원된 것일까?

 

신은 인간의 바닥에 존재한다.

 

142 선불교의 스승 육조 혜능은 "우리의 순수한 정신은 타락한 정신 속에 있다"

 

143 나이가 들면 자신의 세상을 가져야 해.

부모의 세상은 너무 좁아.

황금 마차를 타고 불행을 찾아 아버지를 떠나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과 새로운 세상을 언약하지.

오직 사랑과 신뢰만으로

 

사랑의 배신은 그러나

불 같은 여인을 냉혹한 마녀로 만들고 말지.

마음의 상처가 너무 깊어

그를 찌른 칼이 다시 나를 찌르게 되지.

그의 심장을 찌를 수만 있다면 나의 심장쯤이야, 오 달콤한 죄악.

 

149 시인 핀다로스는

", 나의 여혼이여, 불멸의 삶을 갈구하지 마라. 그 대신 너에게 주어진 운명에 지치도록 탐닉하라. 어찌하여 불가능한 일을 탐하는가? 발 앞에 일을 직시하라. 발 앞에 놓인 인간의 운명, 적어야 할 우리의 조건을 잊지 말라."

 

154 현실을 아는 자들은 신이 그에게 허락한 것을 즐길 줄 알고,

그 천직의 즐거움이 삶임을 믿는다.

일 이에 다른 더 큰 즐거움이 없을 때

일은 놀이가 되나니.

운명을 따르라. 투덜거리지 마라.

그러나 높은 하늘을 지나는 바람은 수실 그 행로를 바꾸니

무엇이 운명인 줄 어찌 알겠는가

다만 인간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릴 뿐.

 

155 자신의 일을 하다 죽기 바라네.

태어난 운명대로 길을 가고

그 길 위에서 늙으리니,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일이 바로 천직이니

천직을 다한 사람은 죽어서 별이 되나니.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그만두고

평생 가야 할 길로 들어선 자는

황금의 시기를 맞이하리니

그들에게 퇴직은 없다.

죽음이 바로 퇴직이므로

 

157 델포이는 땅의 배꼽인 옴파로스가 놓여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제우스가 세상의 남쪽과 북쪽 끝에서 각각 독수리를 날려 보냈는데, 델포이에서 서로 만났기 때문에 이곳을 '세상의 배꼽'이라고 불렀다.

 

158 아폴론은 올림포스 12신뿐만 아니라 그 하위의 무수한 신들과 비교해보아도 가장 잘 생기고 아름다운 청년으로 그려졌다. 그는 합리적인 이성의 신인데,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여인들이 그를 피한 것은 아닐까?

 

161 존 암스트롱은/ "음악은 온갖 기쁨을 드높이고 모든 슬픔을 진무한다. 모든 병을 몰아내고 고통을 어루만져주니 예부터 고대의 현자들은 의술과 음악과 시가를 떼놓지 못하고 함께 숭상했다"

 

163 어느 날 아테나가 헤파이스토스에게 무기를 주문하기 위해 그의 대장간을 방문했다. 평소에 아테나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그는 그날따라 그 욕망을 참지 못하고 풀무가 시뻘겋게 달구어놓은 화덕에서 타오르는 불을 구경하고 있던 아테나를 덮쳤다.  깜짝 놀란 아테나가 몸을 빼는 순간 너무도 급한 그는 그녀의 넓적다리에 사정을 하고 말았다. 아테나가 황급히 올리브 잎으로 닦아냈으나 그 중 한 방울이 땅에 떨어져 엉뚱하게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아이를 가지게 되었다.

 

165 진리란 무지와 몽매와 왜곡과 편견에서 인간을 자유롭게 풀어주는 것이다. 따라서 지혜는 우리를 묶어두는 역사적 조건이 사라진 다음에야 찾아온다. 철학은 이미 일어난 일을 해서하여 지혜를 얻는 것이므로 발걸음이 늦을 수밖에 없다.

 

172 모든 생명은 자신의 운명을 따를 것이니

단지 성패를 아직 모를 뿐

오만한 자들은

스스로 승리를 쟁취했다. 여기겠지만

승리와 패배 모두 미리 예견된 것

 

어려움이 닥치면 무너지지 마라.

환희가 가득한 기쁨 앞에서도 자만하지 마라.

인간이 해야 할 몫이 있고

하늘이 정해준 길이 있으니

오직 땅에 발을 댄 겸허함으로 온 힘을 다할 뿐.

 

185 비극이란 주인공의 극적인 투쟁을 담고 있다. 투쟁을 통해 인간 본성이 지닌 힘을 확장하여 한계의 벽까지 밀어붙인다. 그러므로 모든 비극은 평범한 인간을 영웅으로 끌어올리는 투쟁과 모험을 담고 있다. 비극의 주인공들은 시속 300킬로미터로 질주하는 카레이서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궤도를 탄환처럼 달린다. 그리고 벽에 부딪혀 충돌하고 파멸한다. 그 벽 너머에는 인간 세상이 아닌 신의 영역이 존재한다.

 

193 오만한 자들은 끝에 가서야 깨달음을 얻는 법.

 

215 명예를 존중하나 사랑을 저버렸고, 왕의 체면을 지키느라 진실을 버렸다. 그리고 그 비정함을 왕의 용기로 포장했다.

 

223 이렇게 시달리다 보면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조언을 얻고 싶어진다. 그래서 찾아간 그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전문가다. 이미 이런 상황에서 비슷한 일을 겪었고, 그 선택의 결과를 직접 체험하여 깨달음을 얻은 멘토를 찾아가 그의 의견을 경청한다. 그러나 여전히 선택은 자신의 몫으로 남아 있다. 고민은 다시 원점에서 불꽃처럼 타오른다. 심신이 지친다. 이때 마지막으로 물어볼 곳이 하나 남아 있다는 것이 그렇게 안심될 수 없다. 그곳, 거기가 어디일까? 바로 하늘에 묻는 것이다. "무엇이 내 길이나이까? 나을 도우소서"하고 매달린다. 독실한 신앙인은 자신의 신에게 기도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용한 점집을 찾아간다. 하늘에 묻는 행위, 이것이 바로 고대인들에게는 신전에서 신탁을 듣는 것이었다. 우리의 내면은 여전히 원시의 목소리와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으로 덮여 있다.

 

229 불멸의 신과의 사랑은 세월이 갈수록 늙고 추해지는 자신의 모습과는 어울릴 수 없는 비극임을 너무도 잘 알았기 때문에 그녀는 도망치지 않을 수 없었다. 분노한 아폴론은 그녀의 입 안에 침을 뱉어 사랑을 배신한 그녀를 저주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예언으로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힘을 잃어 버렸다. 예언의 신 아폴론에게서 직접 전수받은 예언의 능력은 놀라웠지만 사람들은 누구도 그녀의 예언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235 아들이 단명할 것을 슬퍼한 테티스는 아들이 평범하지만 오래 살기를 원했다.

 

243 케이론은 그에게 용맹을 심어주기 위해 사자와 멧돼지의 내장을 먹였고, 온화함을 키워주기 위해 꿀을 먹였고, 설득력을 키워주기 위해 곰의 골수를 먹였다.

 

245 햇빛이 꽝꽝 쏟아지는 날

전장에 서면 마주 봐야 하는 것은

무찔러야 할 적군보다 내 속의 두려움

남을 죽여야 내가 살 수 있는 징그러운 대국

고함을 지르고 악을 써서 잊으려 하네.

 

인간이 모여 할 수 있는 일이 전쟁만은 아닌데

서로가 죽이고 죽어

죽어가는 적의 얼굴에서 자신이 얼굴을 보는구나.

통곡하는 이유는 적을 위해서도 아니고 나를 위해서도 아닌

전장으로 자신을 데려온 어리석음 때문.

 

251 경계하라 여인들이여.

멋진 옷을 입고 달콤한 목소리를 가진 남자를.

사랑의 여신이 그대 손을 이끌어 그에게 데려간 듯하지만

사랑밖에 몰라 사랑을 선택한 남자는

새 여인에게 가기 위해 옛 애인을 배신한다는 것을.

 

사랑을 위해 부도 힘도 택하지 않았기에

그 선택이 가슴을 울려 따라나섰건만

밤새 술병 속에서 쏟아지는 것은 별이건만

아침에 발견한 것은 들판 이슬 속의 나

사랑의 단명함이여, 필멸의 인간의 불멸의 꿈이여.

 

254 쫓는 자는 쫓기는 자를 잡을 수 없었고, 쫓기는 자는 쫓는 자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262 불행은 결코 혼자 오지 않아

파도 쳐서 물결이 여울지듯

기다린 듯이 너도 나도 덮쳐오니

눈물은 눈물에 연하여 끝이 없고

상처는 상처로 덮이는 구나

 

복수는 달콤한 것.

생각만으로도 빨리 내달리는 피로 혈관이 뛰고

수없이 상상 속 칼질로 원수를 죽인다. 그러나

인생을 온통 복수로 채울 수는 없는 법.

겨울에 죽은 것은 봄에 되살리니 그것은 칼 대신 꽃.

 

265 (마르시아스)는 음악의 신 아폴론에게 도전하여 경연을 하다가 져서 나무에 거꾸로 매달린 채 가죽이 벗겨지는 벌을 받았다. 마르시아스가 받은 고문의 일화는 신의 결지에 이르려는 예술가들이 즐겨 다루는 주제다.

 

268 너무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맞은 지독히 못생긴 남편은 마음의 고통이 많은 법이다.

 

274 피비린내 나는 전쟁은 패배자는 물론 승리자에게도 전혀 영예롭지 않은 죽음과 상처만을 남겼다.

 

281 비겁한 자는 자신의 왕이 되지 못하는 법.

 

287 마음을 어둡게 가지면 싸움이 싸움을 낳고

당하지 않아도 될 불행을 당하는 법

끝없이 슬퍼하고

언제까지나 괴로움이 그칠 날이 없구나.

 

288 운명이 이끄는 비극적 인생을 살다간 신화 속의 주인공들은 많다. 그러나 스스로 죄임을 알면서도 그 죄를 의무로 짊어지고 그 끔찍한 죄를 범할 수밖에 없도록 기계 장치에 걸려든 사람은 많지 않다. 안타깝게도 오레스테스는 평생 어머니를 죽인 죄악에 시달려야 했다. 죽이기 전에는 죽여야 된다는 책임에 시달렸고 죽은 후에는 살모 죄의식에 시달렸다.

 

294 법은 무죄를 선언했으나 양심은 위안을 받지 못했다.

 

302 고대인들은 아르테미스를 산속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달의 신이라 여겼다. 사냥의 신이기도 한 그녀는 그리스의 산악지대와 야생의 거친 숲 속에서 숭배 받았다. 그리스 본토에서는 브라우론에 있는 아르테미스 신전이 가장 유명하며, 소아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아르테미스 신전이 있는 곳은 에페소스다. 이곳에서 그녀는 다산의 신과 동일시되었다. 그래서 가믐에 수많은 유방을 달고 있는 아르테미스 여신상을 만나볼 수 있다.

 

305 트로이 전쟁 당시의 그리스인들은 아카이아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었는데, 그것은 찬란한 에게 문명 시대와 야만적인 도리스인들의 정복에 따른 암흑시대 사시에 펼쳐진 과도기였다. 윌 듀런트는 ,문명이야기>에서 이 시대 인간들의 윤리성에 대하여

아카이아인들은 생각이 깊지 못한 대신 행동은 늘 활기차고 신속했다. 이 시대는 너무도 젊고 강인해서 예절이나 철학에 연연하지 않았다. 아마도 격렬한 위기나 혼란스러운 전쟁의 후유증이 아니었을까 한다. 전사들은 관대하고, 부모와 자식간에는 깊은 사랑도 있었다. 눈물도 많았고, 남자들끼리 우정은 각별했다. 나그네에게 관대하여 즐겨 먹여주고 재워주었다. 그러나 몹쓸 폐단도 많았다. 인간의 목숨은 하찮은 것이었고, 전리품으로서의 여자는 매력적이면 첩이 되었고, 못생겼으면 노예가 되었다. 해적질은 훌륭한 직업이었고 불명예는커녕 어느 정도 명예가 되기도 했다. 오디세우스는 "눈부신 평야를 약탈하고, 아이와 여자들을 포로로 삼고, 남자들을 죽인 것'을 자랑스럽게 말했다. 도둑질과 살육을 자행했고, 거짓말에 능란하고 뻔뻔스러웠다.

 

310 사람은 죽어도 죽지 않아.

오직 마음에서 잊힐 때 죽게 되지.

누군가에게 대한 사랑은

그 사랑을 품은 사람이 살아 있는 한,

살아 있는 것이니 20 20년 동안, 어쩌다 더 오래

무엇이 돌아오지 않는 그리운 것을

오늘도 기다리게 하는가?

바로 어제까지 기다린 그 기다림 때문이지.

하루하루 쌓여 100일이 되고 1000일이 되어

이제 강물 같은 그 기다림을 그칠 수 없게 되었네

기다림이 새로운 하루가 되어 그것 없이 살 수 없게 되었으니.

 

313 언제나 이타카를 마음에 두라.

네 목표는 그곳에 이르는 것이니,

그러나 서두르지는 마라.

비록 네 갈 길이 오래더라도

늙어져서 그 섬에 이르는 것이 더 나으니

길 위에서 너는 이미 풍요로워졌으니

이타카가 너를 풍요롭게 해주기를 기대하지 마라.

 

이타카는 아름다운 여행을 선사했고

이타카가 없었다면 네 여정은 시작되지도 않았으니

이제 이타카는 너에게 줄 것이 하나도 없구나

설령 그 땅이 불모지라 해도

이타카는 너를 속인 적이 없고

길 위에서 너는 현자가 되었으니

마침내 이타카의 가르침을 이해하리라.

 

321 그들은 그곳에서 도시를 약탈하고 사람들을 죽였다. 그리고 죽인 자의 아내들과 재산을 공평하게 나누어 가졌다. 누구도 정당한 제 몫을 받지 않으면 안 되니까 아주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 정의였다.

 

333 밤은 사랑을 부르고

사랑은 참을 수 없는 황금 침대와 자줏빛 포도주,

그러나 모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가장 위험한 모험은 살아서 저승을 탐험하는 것.

 죽어본 자만이 다시 태어나는 법

 

먼저 가 기다리는 정든 사람이 있으니

저승을 무작정 무서워 피할 일은 아니다.

이 세상에 올 때도 먼저 와 기다려 주었고

저 세상으로 갈 때도 먼저 가 기다려주니

부모와 자식, 신이 손수 자은 운명의 줄

 

337 그는 떡갈나무 껍질로 소의 발을 감싸고 소의 꼬리에다 싸리 빗자루를 매달아 땅바닥에 끌리게 함으로써 소의 발자국을 감쪽같이 지웠다. 그러고는 시치미를 뚝 떼고 자신이 태어난 동굴 속의 강보로 돌아가 아무것도 모르는 갓난아이 행세를 했다.

 

339 조심하라, 신은 영리한 인간을 좋아하지 않아.

경솔하구나, 신인 듯 부귀와 권세를 누리는 자들.

모든 것을 용서하는 신들도 불경은 기필코 응징하나니

물이 출렁거려도 마실 수 없고 과일이 주렁거려도 딸 수 없으니

가장 많이 가진 것 때문에 괴로워하게 되리니, 신의 것을 움치지 마라.

 

날마다 같은 일을 땀 흘려 반복하는 것은

아직도 직장인들이 매일 하는 바로 그 일.

수없이 기를 써 올리지만 수없이 다시 굴러 떨어지는 저놈의 바위

언제는 일이 그친 것을 보았느냐

세월이 얼굴에 깊은 고랑을 파고, 무의미를 반복하다 쓰러지는 구나, 우리는.

 

348 “아직 깃털도 나지 않은 새끼를 농부들에게 빼앗긴 바다 독수리보다 더 하염없이 펑펑 울었다.

 

352 그들은 어부들이 촘촘한 그물로 잿빛 바다에서 바닷가로 끌어낸 물고기처럼 죽어 있었다. 바다의 짠 너울을 그리워하며, 모래 위에 쌓여 있는 물고기처럼 구혼자들은 겹겹이 죽어 쌓여 있었다.

 

356 젊음의 10년은 전쟁터에서 살았고

10년은 불운의 풍랑을 헤치며 살아왔다.

마지막 가장 위험한 고향에서 맨손으로 일어서니

비로소 한 사내는 홀로 설 수 있게 되었다.

머리와 어깨는 위엄과 젊음으로 오히려 10년 전보다 더욱 빛나니.

 

우리도 그렇게 젊은 날들은 공을 세우기 위해 전쟁처럼 바삐 살고,

또 그만큼은 칼립소에게 억류되어 날마다 바다를 보고,

한숨을 쉬듯 매너리즘에 젖어 산다.

그러나 인생은 모험, 날마다 새로운 파도와 겨뤄야 하니

알게 되리라. 삶은 이타카를 향하는 도중에 있음을.

 

361 아테나의 아이기스, 제우스의 벼락, 포세이돈의 삼지창, 하데스의 투구, 아프로디테의 벨트처럼 헤르메도 자신을 상징하는 신물을 세 개 가지고 있다.

하나는 날개 달린 모자로 페타소스라고 불린다. 또 하나는 날개 달린 샌들로 탈라리아라고 불린다. 그리고 또 하나는 날개 달린 지팡이다. 그리스어로는 케리케이온, 라틴어로는 타두케우스라고 불린다. 특이한 것은 이 신물들에 모두 날개가 달려 있다는 것이다. 경계를 나타내는 경계석에서 확장된 헤르메스는 경계를 넘나드는 존재라는 상징성을 얻게 되었다. 그는 신들 사이에 제우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령이며, 영혼의 인도자다. 그러니 이승과 저승, 천상과 지상 어디가 되었든 아주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그는 날개가 달린 신발을 신고, 쓰고 있는 두건에도 날개를 달아두었다. 그리고 그가 늘 가지고 다니는 전령의 지팡이 케리케이온 끝에 날개를 달아두었다.

 

363 ‘세 번 위대하다라는 말은 우주의 지혜중에서 연금술, 점성술, 신성 마법에 대해 완전히 알고 있다는 뜻이다.

 

370 트로이가 멸망한 후 그는 아버지와 어린 아들을 데리고 유민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찾아 떠났다. 아버지 안키세스는 늙어서 빨리 걸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는 아버지를 어깨에 떠메고 갔다. 긴 방랑과 숱한 시련 끝에 아이네이아스는 마침내 이탈리아에 도착했다.

 

371 실질적은 창건자인 로물루스와 레무스가 아이네이아스의 아들이 세운 도시인 알바롱가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381 트로이 전쟁은 결국 그리스와 소아시아 국가들이 서로 연합하여 자웅을 가린 당시의 가장 큰 전쟁 중 하나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387 오른쪽에는 스킬라가 그대를 위협하고 왼쪽으로는 카리브디스가 하루에 세 번씩 심연의 깊은 소용돌이를 빨아 마셨다가 하늘을 향해 내뿜을 것이오. 거대한 파도가 하늘의 별들을 물보라로 매질하는 곳이니 절대 그 길을 택하지 마시오.

 

389 파도가 어찌나 높게 솟아오르던지 하늘의 별들을 핥을 정도였고 파도 사이의 소용돌이 아래로는 바다의 바닥이 드러날 정도였다.

 

카르타고는 헤라가 지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도시였다.

 

390 인간은 이 운명에서 저 운명으로 부름을 받는 것

부름이 끝나 한곳에 머무는 순간

삶은 저녁처럼 저문다.

그러니 풍랑과 폭우를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

그것은 떨림의 기쁨으로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이니

 

풍랑에 내던져놓은 새로운 운명의 해변에서

폭우가 지나간 하늘은 다시 푸르게 살게 하나니.

모든 죽음은 영원한 평화, 그러니

살면서 아무 일 없는 무풍의 권태를 참지 마라.

떠나지 못한 모험은 삶에 대한 쓰라린 모독이니.

 

396 사랑과 행복 속에서 그의 모험심과 야망은 녹아 내리기 시작했다.

 

400 사랑이 타오른다. 불처럼 빨갛게 날름 이며

여자는 남자의 몸에서 머물 산을 찾고,

남자는 여자의 몸 속에서 배를 찾는다.

갈 곳을 잃은 밤의 한가운데에서

미지의 불안으로 가득한 신세계를 그리며

 

미친 듯 더듬어 서로 찾아 타오르는 절정에서

사랑의 길은 갈린다. 남자의 사랑과 여자의 사랑으로

세상 모든 남자의 사랑은 바닷가에 묶인 배.

세상 모든 여자의 사랑은 그 배를 묶어둔 밧줄.

천둥 치는 만남은 잠시, 이내 영원한 엇갈림의 운명이야.

 

401 아폴론은 그녀를 사랑하여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그녀는 손으로 모래를 한 움큼 쥐고 그만큼의 햇수를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아폴론은 그 소원을 들어주었다. 그래서 그녀는 1000년을 살게 되었다. 그러나 젊음을 함께 원하는 것을 잊었기에 해마다 그녀는 늙어갔고 조금씩 쪼그라들었다. 나중에는 작은 새장 안에 들어가 살 만큼 작아졌다. 아이들이 시빌라, 무엇을 원하세요라고 물으면 그녀는 삶에 지칠 대로 지쳐 죽고 싶어라고 대답하곤 했다.

 

407 어떤 사람은 세상이 불로 끝장이 나리라 말하고

어떤 사람은 얼음으로 끝나리라 말한다.

내가 맛본 욕망에 비추어

나는 불로 끝장이 나리라는 사람들 편에 서고 싶다.

그러나 세상이 두 번 멸망한다면

나는 증오의 힘을 충분히 알기에

얼음 또한 충분히 세상을 파멸시킬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증오만으로도 충분하리라. –로버트 프로이트 <불과 얼음>-

 

410 갈 곳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

앞에 난 길을 멋모르고 달리 듯이 걷다 보면

문득 길이 끊기고 어두운 숲,

거미줄이 얼굴에 걸릴 때쯤 알게 되리

인생은 달리는 속도가 아니라 가야 할 방향이라는 것을.

살면서 가장 큰 모험은

죽음을 미리 겪어 보는 것.

황금 가지를 꺾어 손에 들고 700년을 산 시빌라의 안내를 받아

지난 삶을 건너 새로운 포구에 이르면

살아야 할 새 삶이 나타나는 법.

 

435 싸움에 져서 떠나온 자가 고난을 이기고 자신만의 제국을 건설하고 그들의 자식들이 다시 그 나라를 떠나 또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면서 인류의 위대한 역사는 만들어져 왔다. 그들은 한때 이름 없는 사람들이었으나 자신의 모험을 떠남으로써 자신의 이름으로 나라 하나를 건설했다. 모든 시작은 초라하다. 그것은 하나의 꿈에서 시작한다. 꿈속의 씨앗 하나가 자라 하늘의 별에 닿을 때 새로운 제국 하나가 생겨났다. 로마는 한 여인의 고단한 꿈에서 태어났다.

 

436 플라톤은 두 가지 성격의 아프로디테를 설정했는데, 디오네의 딸로서의 아프로디테를 세속적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 판데미아라고 불렀다. 그리고 우라노스의 딸로서의 아프로디테를 순수한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 우라니아라고 불렀다.

 

443 왜 전쟁의 신 마르스가 3월의 신이 되었을까? 3월은 봄의 시작이다. 봄에 생물이 약동하기 시작하면 겨울 동안 움츠리고 있던 사람들이 다시 전쟁을 시작한다. 고대 로마인들에게 전쟁은 낡은 벌집을 떠나는 벌떼처럼 신성한 젊음의 행위였다. 작은 도시국가에서 인구가 늘면 늘 새로운 땅을 찾아 새로운 도시를 건설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정한 연령층의 젊은이들을 모두 군신 마르스에게 바치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들은 봄이 되면 신성한 원정을 떠나게 되었다. 이때 이들을 인도하는 상징적인 동물이 있었는데 바로 늑대였다.

 

450 신화야말로 자기 경영의 요체를 담고 있는 거대한 상징체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화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누군가가 어느 날 자신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특별한 역할과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음을 자각하고는 시련과 고난을 이기고 주어진 과업을 완수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내적 에너지를 이끌어내는 법을 수련하여 드디어 평범한 사람은 결코 해낼 수 없는 과업을 성취하고 그 과정에서 얻게 된 힘을 가지고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그 속으로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게 되는 이야기다. 신화란 그 이야기 속에서 자기 혁명의 진수와 핵심을 뼈와 살로 품고 있는 비서秘書임을 알게 된 것이다.

 

451 꿈속 미풍에 실려 온 홀씨 하나

땅에 묻히더니 이내 종려나무 싹이 되었네.

우듬지가 쑥쑥 하늘을 향해 커가더니

어느새 머리가 별에 닿았네.

머리카락에 별을 잔뜩 달고 내려다보네.

 

문들 내 속에 울리는 <파우스트>속 외침

저 문을 열어젖혀라. 사람마다 통과하기를 주저하는 저 문을.”

푸른 바다를 향한 열망이 나를 이미 선원으로 키웠으니

나는 독에 매어둔 배에 올라 묶어둔 줄을 풀고

두려움과 기쁨으로 가득 차 바다로 나서네, 나의 세상을 찾아서

 

3. 내가 저자라면

 

부제처럼 신화가 된 영웅들의 모험과 변신, 그리고 사랑이야기, 너무나 복잡하여 그 얼개를 찾기 힘듦을 알았는지 친절하고 깔끔하게 정리된 느낌이 좋다. 시처럼 살고 싶다라는 것은 시인처럼 살고 싶다라는 것과 같은 말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데, 구성 중 시인은 말한다를 넣었다. 일부 시는 인용문이고 많은 부분은 저자의 시로 보인다. 누군가가 했던 말을 정리한 것일 수도 있고 또 본인의 생각을 운문의 형태로 정리한 것일 수도 있겠다. 신화는 상징이라고 한다. 인간과 신의 이야기이다. 기존의 어떤 프레임도 내려놓고 읽어야 하는 글이라는 생각이다. 그리스로마 주요 신들의 대조표를 넣었다. 첨부하여 주요 가계도가 있으면 읽기가 좀 수월할듯하다. 관련 다른 책들을 읽은 사람들의 눈높이에서는 괜챦지만 그리스신화 초보독자에게는 필요할듯하다.

 

목차

프롤로그/고대 그리스인처럼 모험하라

 

1부 신화가 된 인간

 

1장 미케네:모험의 시작

2장 크레타:탐욕의 끝

3장 아테네:문명이 꽃피다

4장 테베:가장 비참하고 장엄한 자의 탄생

 

2부 트로이 전쟁, 겨루는 자들의 함성

 

5장 아테네     트로이:출항

6장 트로이:격돌

 

3부 혹독한 귀환

 

7장 아테네:운명의 굴레

8장 트로이     이타카:승리한 자의 고난

9장 트로이     로마:위대한 로마의 탄생

 

에필로그/키가 자라 머리가 별에 닿았네

찾아보기

 

감동적 장절

 

356

젊음의 10년은 전쟁터에서 살았고

10년은 불운의 풍랑을 헤치며 살아왔다.

마지막 가장 위험한 고향에서 맨손으로 일어서니

비로소 한 사내는 홀로 설 수 있게 되었다.

머리와 어깨는 위엄과 젊음으로 오히려 10년 전보다 더욱 빛나니.

 

우리도 그렇게 젊은 날들은 공을 세우기 위해 전쟁처럼 바삐 살고,

또 그만큼은 칼립소에게 억류되어 날마다 바다를 보고,

한숨을 쉬듯 매너리즘에 젖어 산다.

그러나 인생은 모험, 날마다 새로운 파도와 겨뤄야 하니

알게 되리라. 삶은 이타카를 향하는 도중에 있음을.

 

400

사랑이 타오른다. 불처럼 빨갛게 날름이며

여자는 남자의 몸에서 머물 산을 찾고,

남자는 여자의 몸 속에서 배를 찾는다.

갈 곳을 잃은 밤의 한가운데에서

미지의 불안으로 가득한 신세계를 그리며

 

미친 듯 더듬어 서로 찾아 타오르는 절정에서

사랑의 길은 갈린다. 남자의 사랑과 여자의 사랑으로

세상 모든 남자의 사랑은 바닷가에 묶인 배.

세상 모든 여자의 사랑은 그 배를 묶어둔 밧줄.

천둥 치는 만남은 잠시, 이내 영원한 엇갈림의 운명이야.

IP *.217.210.84

프로필 이미지
2013.01.21 10:40:08 *.9.168.103

ㅋㅋ 사부님  신간 첫 북리뷰네?

나도 읽고 싶은데..,.사놓고 물끄러미 보기만 한다.

즐거운 한 주 되삼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92 죽음의 지대 -라인홀트 메스너- file 파에톤 2013.01.15 4363
1491 # 37 의식혁명 - 데이비드 호킨스 file [5] 샐리올리브 2013.01.15 11363
1490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 토드 부크홀츠 [6] 세린 2013.01.15 5965
1489 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 - 진 시노다 볼린 [1] 콩두 2013.01.15 4587
1488 욕망의 심리학 id: 깔리여신 2013.01.15 3671
1487 안정효 <글쓰기 만보> - 수정하였습니다. [2] [1] 레몬 2013.01.15 4411
1486 7년의 밤 - 정유정 레몬 2013.01.21 5000
1485 # 38 체인징 마인드 - 하워드 가드너 file 샐리올리브 2013.01.21 3122
1484 38. 공자노자석가_모로하시 데츠지 지음 한젤리타 2013.01.21 3862
1483 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 -김장호- [1] [3] 파에톤 2013.01.21 4066
» #38 구본형의 그리스인이야기_생각정원 [1] 서연 2013.01.21 2906
1481 수학사_ 하워드 이브스 [2] 세린 2013.01.21 5798
1480 새로운 미래가 온다 - 다니엘 핑크 학이시습 2013.01.21 4326
1479 시간의 심리학-사라노게이트 id: 깔리여신 2013.01.21 4191
1478 우리 속에 있는 지혜의 여신들 - 진 시노다 볼린 콩두 2013.01.21 4029
1477 소설과 소설가 - 오르한 파묵 레몬 2013.01.27 3963
1476 #39 최고의 주식 최적의 타이밍_윌리엄 오닐 서연 2013.01.28 6539
1475 39. 소설과 소설가(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3] [1] 한젤리타 2013.01.28 3379
1474 문명과 수학_리처드 만키에비츠_경문사 [1] 세린 2013.01.28 12215
1473 # 39 이 남자가 말하는 법 -김은성 file 샐리올리브 2013.01.28 3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