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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7일 20시 24분 등록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 구본형 지음

-. 휴머니스트, 2007

 

저자에 대하여

 

저자가 걸어온 길

그는 1954 1 15일 충남 공주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에서 역사학과 경영학을 공부했다. 1980 12월 한국 IBM에 입사했으며 그곳에서 2000년까지 20년 동안 경영혁신의 기획과 실무를 담당했다. 성실하게 근무했던 그가 왜 직장을 그만두고 1인 기업을 창업했을까? 그는 40대에 들어서면서 3∼5년 후 자신의 모습을 질문해 보았고변화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하루를 바꾸지 못하면 내일의 꿈을 이루기 힘들다고 판단한 그는 변화를 준비한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2시간씩, 꾸준히 자신의 이야기를 쓰면서 1998년 첫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세상에 내 놓았다. 이 책으로 그는 1990년대 가장 사랑 받는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저자가 걸어가는 길 

그는 변화경영연구소를 운영하면서변화경영자아경영을 주제로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고 있다. 또한 개인 무료 대학원인연구원과정을 열고 평범한 인물들의 위대한 잠재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참된 스승의 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그는 성공한 변화경영전문가로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한다. 10년 동안, 끊임없는 담금질을 통해 전문가에서 사상가의 모습으로 전환한 것이다. 현재 자신이 체득한 진리를 마음껏 실험하고 적용해보고 있다. 그는 이제 바람처럼 자유로운 시인이 되어 시처럼 살아가는 것을 꿈꾼다. 위대한 사람들의 삶을 엿보면서 삶이 시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렇게 매번 새롭게 도약하는 자신의 경험을 책 속에 담아 시처럼 표현하고 있다. 

 

그의 저서

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생각정원, 2013)

구본형의 신화 읽는 시간'(와이즈베리, 2012)

깊은 인생(휴머니스트, 2011)

미치지 못해 미칠 것 같은(뮤진트리, 2011)

구본형의 필살기(다산라이프, 2010)

더 보스 : 쿨한 동행’(청림출판, 2008)

세월이 젊음에게’(청림출판, 2008)

아름다운 혁명 공익비즈니스’(세종연구소, 2007, 공저)

사람에게서 구하라’(을유문화사, 2007)

공익을 경영하라(을유문화사, 2006)

코리아니티 경영’(휴머니스트, 2006년 출간, 2007코리아니티라는 제목으로 개정판)

일상의 황홀’(을유문화사, 2004년 출간)

나 구본형의 변화이야기’ (휴머니스트, 2004년 출간, 2007마흔 세살에 다시 시작하다개정판)

내가 직업이다.’(북스넛, 2003년 출간)

사자같이 젊은 놈들’(김영사, 2002년 출간)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휴머니스트, 2001, 2007년 개정판)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김영사, 2001)

떠남과 만남’(2000, 2008년 을유문화사 개정판)

월드클래스를 향하여’(생각의 나무, 2000)

낯선 곳에서의 아침’(1999, 2008년 을유문화사 개정판)

익숙한 것과의 결별’(1998, 2008년 을유문화사 개정판)

 

출처

café.daum.net/iamceo

http://blog.daum.net/tobfreeman/7163999

익숙한 것과의 결별(2008년 을유문화사 개정판)

마흔 세살에 다시 시작하다(2007년 휴머니스트 개정판)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1장 지난 10

 

2 평범한 사람들의 밑으로부터의 이야기’, 이것이 위대한 인물과 힘있는 자들의 역사와 함께 또 다른 역사의 시선이 되어야 한다. 역사의 가장자리에 존재했던 무수히 작고 개별적인 인간들이 증발해서 사라져버린 역사학, ‘인간이 없는 인간에 대한 기술이 인간에 대한 이해와 성찰을 위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3 역사는 기록된다. 기록되지 않으면 잊혀진다. 나는 나의 이야기를 기록함으로써 나의 문명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평범한 개인에게 있어 개인사의 편찬은 본인의 과제다.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는다. 이 책은 바로 그 프로젝트이다.

 

4 ‘나에 대한 이야기는 과거를 넘어 미래를 향한 기록이다. 즉 내 인생의 다음 장면을 그려보기 위한 시도이다. 자신에 대해 쓰다 보면, 해보지 못해 안타까운 일들이 밝혀지고 절실해진다. 이때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은 그 일들을 하면서 살 수 있는 기회로 전환된다. ‘삶을 바꾸는 실천으로서의 자기 경영은 바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자신의 방식으로 사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첫 번째 실험 보고서이다.

 

5 40대의 10년부터 시작하게 된 것은 공교로운 일이었다. 만일 20대나 30대부터 기록할 수 있었다면 훨씬 젊은 시절에 나의 세계를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적어도 그때 10년 후의 세계를 예비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6 무엇이 되었던 개인의 역사는 스스로에 의해 편찬되어야 한다. 이것이 군중 속에서, 군중으로, 흔적 없이 매몰되는 자신을 잊지 않는 길이다.

 

15 한 곳에서 햇빛이 사라질 때, 나는 아침이 시작되는 다른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하여 새로운 날을 다시 시작하며 후회가 있으면 고칠 것이고, 아쉬움이 있으면 채울 것이며, 해보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해볼 것이다.

 

16 나는 모든 것을 털어내되 그 이야기에 책임지지 않는 방법, 즉 화자와 이야기를 분리함으로써 자유로워질 수 잇는 방법의 도움을 받았다. 그것이 소설이다. 소설은 거짓과 농담을 가장한 진실과 진담임을 알게 되었다. 꿈과 현실이 뒤섞이고, 실제와 가상이 어울리며, 미래와 과거가 전도되고, 욕망과 성취가 혼동되는, 그래서 더욱 나다운 그림을 그려보려 했다.

 

17 과거는 늘 엄격하고 위대한 스승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정신적 감옥이기도 했다. 과거가 날 만들었으니, 과거를 버리고 벗어나는 것이 또한 내 미래의 과제다. 죽어야 할 자리에는 늘 혁명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역사였다. 살면서 나는 여러 번 죽어야 한다. 그리고 여러 번 다시 태어나야 한다.

 

21 마흔 살은 오래 끓어 걸쭉해지기 시작한 매운탕이다. 바야흐로 인생의 뼛속 진국이 우러나오는 시기다. 마지막 젊음이 펄펄 끓어오르고, 온갖 양념과 채소들의 진수가 고기 맛에 배고 어울리는 먹기 딱 좋은 시절이다.

 

24 마흔은 가끔 불면증과의 동행과 동침을 의미했다. 나는 오히려 불면을 즐겼다. 불면 역시 주어진 것이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내가 결코 좋아하지 않는 것들이 찾아오면 싸우지 않고 돌려보내는 것이 상책이다.

 

24~25 어쨌거나 고독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 고독은 비 같은 것이다. 식물을 밤 사이에 자라게 하는 그런 것이다.

 

25 예를 들면 바흐의 무반주 첼로곡을 좋아하게 되었다. 파블로 카잘스가 타는 바흐를 듣다 보면 어느덧 잠이 들고 아침에 상쾌하게 깰 때도 있다. 불면증은, 적어도 나를 찾아온 이놈은 약간 묵직한 음률을 좋아하는 것 같다. 음악은 괜찮은 치료제 역할을 했다. 또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괜찮다. 마음이 흐르는 대로 가볍게 생각을 따라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26 이 구상은 순전히 불면증 속에서 찾아낸 생각이었다. 이런 생각은 자연스럽게 변화의 기술을 나에게 들이댄 변화경영 전문가의 그림으로 이어졌다. 지식은 지식에 적용됨으로써 증식된다. 그리고 지식을 자신에게 적용함으로써 우리는 체험한다.

 

30 남자는 여자가 길들인 마지막 가축이다. 그러나 반밖에 길들여 지지 않아 늘 울타리 밖으로 튀어나가고 싶어한다. 자유는 빛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확실한 것, 굳건히 서 있는 것들의 질서 안에서 자유는 끝나고 만다. 절실하게 바라지만 자유가 주어지면 우리는 자유를 두려워한다. ‘이내 스스로를 함부로 던져 망가뜨리고만다.

 

30~31 사랑은 그 자체로 증식되는 능력이다. 그것은 영혼의 갈망 같은 것이다. 모파상은 진실한 사랑은 영혼이 육체를 감싸안는다.”라고 표현했다.

나는 <아웃 오부 아프리카>를 보며 이것을 확인했다. 훌륭한 작품은 그것이 어떤 표현 방식을 가졌든 인생에 대한 통찰력으로 가득하다. 그것은 현실보다 극적이고, 현실보다 교훈적이며,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다.

 

31 현실은 늘 죽음 앞에서 무력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오직 삶만이 현실이 위력에 눌려 죽어지낸다. 죽음 앞에서 모든 사람은 현실적으로밖에 살지 못했던 그 초라한 현실을 후회한다.

 

31 , 왜 그를 추월해 승진하는 것이 그렇게 다행스러운 일로 여겨졌을까? 그를 동정하면서 비웃었던 우월감이 얼마나 부질없는 비천함이었던가?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모든 자제와 절제를 현명함으로 불렀던 그 어리석음은 또 어떻게 하랴.

 

34 40대의 10년을 사는 동안 나도 건망증과의 동행을 시작했다. 무언가를 잊은 것은 분명한데 그게 뭔지 모를 때도 있다. 갑자기 부엌 한가운데 서 있는 나를 발견한다. 무슨 일 때문에 여기에 들어왔는데, 그 일이 생각나지 않는다. 필사적으로 기억해내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알아내기 어렵다. 허무하게 발길을 돌려 나올 때, 당혹스러움이 몰려든다. 이 당혹스러움이 바로 40대가 익어가는 증상이다.

 

35 나는 이 돌연한 과거의 상실을 즐긴다. 과거의 끈으로부터 갑자기 자유로워진 나를 상상한다. 오늘 아침에 한 일이 잘 생각나지 않기 때문에 기억으로부터 자유롭다.

 

35 과거와의 연결, 심지어 미래와의 연결도 가끔 끊어버리고, 이 돌연한 시간적 격리를 휴가로 즐길 수 없다면 바보이다. 나와 나의 불일치, 시간적 흐름에 대한 일탈과 소거는 아주 유쾌한 지구 탈출 같은 것이다.

 

36 아름다움이란 여러 가지 깊이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 사람마다 다르기도 하지만 한 사람의 긴 인생이 빛깔이 다른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44 그리고 또 다른 그 일 속으로 도망간다. 일밖에 없는 일꾼은 성공한 실패자가 되고, 부유한 노예가 되고, 가족에게 미안한 가장이 되고, 늘 바쁜 아비가 되어 무자비한 사다리의 꼭대기를 향해 질주한다.

 

2장 마흔 살

 

46 마흔이 되었을 때, 내게는 나의 세계가 없었다. 내 삶은 줄거리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창조적 주체가 아니었다. 그저 짜여진 일과 속에 놓여 있었을 뿐이다.

 

50 마흔 살이 되면 사람들은 밀려드는 피로감 때문에, 자신에 대한 다소의 실망감 때문에, 또는 그 동안의 실패의 전력 때문에,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저만치 물러앉는다. 노력이란 얼마나 지루한 가시밭길인가!

 

52 그러나 마흔이 넘어서는 여성들은 이때 깨어난다. 여성의 마흔 살은 남자와는 성격이 다르다. 남자는 마치 지는 해처럼 시들지만 여자들은 뜨는 보름달처럼 절정을 향해 달린다.

 

53 중년의 여성은 남성으로 변한 여성이다. 성숙한 여성은 남자가 잃어버린 남자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중년이 되면 남자와 여자가 그 성적 역할을 바꾸는 상징적 이미지다. 여성은 현명해지고 다소 교활해지며 강해진다. 그 동안 여성은 억압받고 수동적인 존재였다.

 

54 마흔이 넘으면 불운과 실수에 대하여 스스로를 용서하게 된다. 실패와 무능력과 비겁함은 비난 받아야 할 죄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인간적 한계와 비극의 문제로 전환된다.

 

54 마흔 살은 융통성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동시에 어두운 곳에서 밝음을 보는 긍정적 지혜가 위로가 되는 시절이다.

 

55 ‘천재는 1퍼센트의 영감과 99%의 땀이란 말은 중년의 창조성에 대한 명언이다. 마흔 살 너머의 창조는 학습과 훈련과 가벼운 정신적 태도의 산물이다.

 

56 젊은이들이 호전적인 도덕성을 들어 공격하면 그들은 비껴간다. 고귀하고 능숙하게 비껴가는 방법 가운데 최고의 것은 유머이다. 유머는 일종의 여유와 휴식이다.

57 유머는 중년의 고통을 치유해주는 엔도르핀이다. 그것은 스트레스와 비극을 완화시켜준다.

 

58~59 마흔 살 이후의 인생을 경기의 후반전으로 표현하거나 연극의 2막으로 빗대기도 한다. 주인공들은 후반전을 위한 마지막 리허설을 준비하고, 준비한 모든 것을 무대 위에서 펼치기 위한 마지막 점검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맡겨진 배역이 없다. 그들은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 더 이상 박수는 없다.

 

60 삶은 연극에 비유하는 것을 미워하는 이유는 삶을 극장 안으로 몰아넣고 짜여진 연극으로 전락시키는 것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진짜를 원한다.

 

61 인생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반전이 가능한 시기다. 어쩌면 반전만이 이 시기를 사는 교훈일지 모른다. 전환과 변곡, 이 두 단어야말로 40대를 묘사하는 가장 적합한 언어이다.

 

62 위대한 하루가 없이는 위대한 인생도 없건만 하루하루는 잃어도 아까울 것 없는 푼돈처럼 낭비되었다.

 

62 마흔 살은 가진 것을 다 걸어서 전환에 성공해야 한다. 이것이 내 지론이다. 다만 내가 거는 것은 돈이 아니다.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나 자신을 건다. 나는 이 길을 택했다. 내가 도박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이 길밖에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마흔이 익어가면서 나는 완전히 다른 인생을 계획했다. 나는 비장했다. 나의 40대는 죽음과 친근해진 10년이었다.

 

63 “민족에 대한 사랑과 진리에 대한 믿음은 둘이 아니라 하나다.”

 

63 죽어야 할 자리에는 늘 혁명이 있어야 한다. 분명한 것은 바로 이 자리가 내가 죽어야 하는 자리라는 점이었다. 한 세상이 어둠에 싸이게 될 때 또 하나의 새로운 세상은 어둠 속에서 새로운 빛으로 빛난다.

 

69 변화는 한가한 사람들의 과제였을 뿐이다. 변화는 바쁘지 않은 사람들의 일이었다. 변화는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가진 불행한 자들, 또는 불행을 인식하는 자들의 과제였다.

 

70 사람들이 자신을 평가할 때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가지고 평가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는 그 사람이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를 가지고 평가하게 마련이다. 그들에게 내 과거는 초라한 것이었다. 나는 나보다 유능한 세일즈맨들 사이에서 주류가 아닌 작은 샛길에 불과했다.

 

71 좋은 성과를 낸 직원들이 단상에 올라 명예를 얻고 돈을 받으며 서서히 승진의 길을 달려가는 것을 보면서 내가 할 일이란 초라하고 어두운 객석에 앉아 박수를 치는 일밖에 없다는 것이 나를 괴롭히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그 길을 가고 싶지 않았고 잘할 자신도 없었다.

 

72 에게 해에는 꽃과 바위만 있는 섬이 있다고 한다. 눈에 띄지 않는 꽃들이 그곳에서는 한 해에 두 번이나 크고 화려하게 만발한다고 한다. 옹색한 땅과 준엄한 바위가 오히려 개화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결핍이 꽃을 아름다운 꿈 안으로 몰아넣어 준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3장 직장 생활

 

75 모든 신뢰의 수명이 단축되고 있었다. 단기적 전망과 사고가 변화와 돌변의 시대를 이해하는 경제적 키워드였다. 사업의 개념도, 제품도, 디자인도, 고용도, 경쟁의 정보도 모두 단명하는 새로운 경제가 물밀듯이 다가오고 있었다.

 

76 이미 나는 지루해졌고 때묻은 책상 위에 내 미래가 놓여 있지도 않았다. 그들은 아직도 나를 필요로 하고 있었지만 이미 나는 그곳에 없었다. 나는 조직이 변하는 것보다 더 빨리 변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77 지금의 하기 싫은 일을 버리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그 일을 잃게 될까 봐 두려워하는 사람들, 직장 속에는 그런 사람들이 적어도 80퍼센트는 되어 보였다.

 

79 첫째, 그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은 전문가들이다. 자신의 특별함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고 일을 처리하는 자신만의 좋은 방식을 가지고 있으면 유능하다고 할 수 있다.

 

79 둘째, 그들은 적절한 휴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80 셋째, 그들은 늘 학습한다. 그들은 자신의 과거와 경쟁한다.

 

80 마지막으로 그들은 세상의 흐름에 대한 대략을 알고 있다. 또 그들은 자신과 세상을 연결하는 새로운 단추를 끼울 수 잇다. 아이러니하게도 필요한 사람들은 떠남을 늘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83 불안은 오히려 나를 흥분시켰다. 이 여행이 나만의 여행이 아니라 가족 모두를 데리고 떠나는 가족여행이라는 것이 가장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그래서 더 좋은 것일 수도 있었다. 그들 역시 이 여행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구경하게 될 것이므로.

 

85 적극적 수동성, 즉 유혹은 늘 설득의 강력한 수단이 되어왔다는 것을 알아냈다. 경영학은 유혹이라는 싱싱한 단어를 죽은 단어, 즉 마케팅이라고 불러왔다.

 

85 마케팅은 유혹이다. 달콤해야 하고, 향기로워야 하며, 엄청난 새로움에 대한 약속을 흘려야 한다. 유혹은 올가미고 덫이다.

 

85 세일즈가 도망치는 고객에게 달려들어 창을 꽂는 것이라면, 마케팅은 짐승이 다니는 길에 온갖 화려한 미끼를 주렁주렁 단 덫과 올가미를 놓아두는 것이다.

 

86 나의 존재, 나의 콘텐츠, 그리고 나의 가능성을 알려야 했다. 어떻게? 이것이 고민의 핵심이었다.

기회는 아주 우연히 찾아왔다. 그리고 나는 그 파도를 높이 탔다. 나는 늘 책을 한 권 써보고 싶었다.

 

88 전문가는 과거에 의해 전문성을 인정받는 것이 아니며, 오직 끊임없는 자기학습에 의해 날마다 새로워질 뿐이다. 나는 나의 방식으로 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싶었다.

 

89 배움을 멈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학위와 자격증은 과거의 영광의 흔적일 뿐이다.

 

89 과거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그물로 된 항아리 속에 물을 담으려는 발상이다. 반대로 미래를 가지고 평가하는 것은 바닷물 속에서 식수를 찾는 것과 같다. 온통 가능성의 물로 채워져 있지만, 아직 한 컵의 마실 물도 되지 못한다.

 

89 내가 믿는 것은 끊임없이 배우고 실험하는 사람뿐이다. 무엇을 하든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는사람들만이 전문가로 존경받을 자격이 있다.

 

90 회사를 나올 때 내 나이는 마흔여섯이었다. ‘사오정을 막지나 아주 평균적인 시기에 나온 셈이다.

 

90 나는 사는 듯싶게 살고 싶었다. 모든 것을 다 바칠 만한 것을 찾고 싶었다. 관성에 따라 굴러가는 하루 말고, 전혀 새로운 뜨거운 하루를 가지고 싶었다.

 

90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을 쓰게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1978 4월 어느 날 오후에 야구를 보러 갔다. 외야 쪽 스탠드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타자가 첫 볼을 외야 2루타로 쳐냈다. 그때 문득 소설을 쓸 수도 잇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갑작스런 계시 같은 것이었다. 이유도 설명할 방법도 없다.

 

91 이제 나의 20년 과거는 죽었다. 나는 그 과거를 차디찬 물 속에 버리고 그 과거가 흘러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어제의 나는 꽃처럼 낙엽처럼 죽어 흘러가고 사라졌다. 나무들은 가장 추울 때 그렇게 서 있다. 죽지 않고 새로워지는 것은 없다. 죽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새로워질 수 없는 것이다.

 

98 어디 한번 그려볼까 하면 머릿속에 내 얼굴이 없다. 마음속에도 없다. 어디에도 없으니 그리 수 없다. 사진을 보면 사진마다 그 정조가 다르다. 같은 얼굴이건만 어떤 미세한 변화가 그렇게 다르게 보이게 할까?

 

99 가장 중요한 것은 인물의 내면을 그려내는 것이다. 초상화의 생명은 정밀묘사보다 그 인물이 풍기는 분위기와 느낌을 담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초상화의 매력이다.

 

99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이 그리는 선 하나하나가 실물과 닮기를 원한다. 그들은 주로 윤곽부터 그린 다음 그 안을 채운다. , 밖에서부터 안으로 그려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초상화는 그 반대로 그려야 한다. , 안에서부터 밖으로 그려야 한다. 왜냐하면 안만 제대로 그려지면 밖은 저절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4장 얼굴 - 페르소나

 

100 생각은 매우 진부하거나 느닷없는 새로움으로 정신을 죽이거나 일깨운다. 생각은 머리를 통해 눈에 나타난다. 눈은 엄밀히 말하면 두뇌가 밖으로 나온 기관이다. 그러니까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눈에 표현되게 된다. 눈이 인상을 결정하기도 한다.

 

106 아마 콧날이 굴곡 없이 반듯하기 때문에 글줄이나 쓰면서 남들에게 교양과 지성을 가진 사람처럼 보이며 살게 되었나 보다.

 

111 거울 속에서 내 얼굴이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순간순간 움직여 영상을 그려낸 얼굴은 내가 알고 있는 내 얼굴이 아니었다. 저런 모습들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순간 내가 알고 잇는 얼굴은 무한히 많은 얼굴 가운데 겨우 몇 가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113 내 의식을 감옥에서 풀어주고 싶었다. 문학이 우리에게 쉴 곳을 제공하는 이유는 김수영의 표현대로 기본적으로 불온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권력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기 때문에 그 속에서 우리의 정신은 조금 미칠 수 있다. 자유에 대한 욕망은 늘 밖으로 나가고 싶어한다.

 

115 수필이 매력적인 이유는 우리의 마음을 알아주고 진무해주기 때문이다.

 

115 ‘오동은 천 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고,

    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116 생명은 내면에 있다. 우리의 내면은 늘 신과 만나는 장소이다. 신은 복잡한 곳에 있지 않다. 바다 위에 머무는 햇빛, 푸른 하늘을 흐르는 구름, 미풍 속의 나뭇잎, 그리고 그 바람, 시냇물이 흰 바위를 스치며 내는 소리, 계류가 흐르다 모여 이룬 소 속의 가을 물빛, 나뭇잎 하나와 거미줄 한 가닥에 매달린 작은 거미, 비 온 뒤 흙길 위를 천천히 움직이는 지렁이 한 마리는 신이 가장 머물기를 좋아하는 장소들이다. 아니면 고추 몇 개가 곁들여진 싱싱한 상추 한 접시와 된장이 놓인 소박한 여름 점심상에도 신은 머문다.

 

117 나는 나답게 살고 싶었다. 그래서 나다운 것에 천착하고 매달렸다. 니체가 말한 거리에 대한 파토스를 추구했다. 이것은 차이에 대한 열정이었다. 차이는 다름이다. 그것은 다른 것, 다른 사람의 것을 자신의 것과 구별 짓는 다름에 대한 열정이다.

 

117 ‘오늘의 나어제의 나와 달라야 한다. 자기경영의 근간이 되는 것은 실천의 철학이다. 바로 자신의 과거와 경쟁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118 내가 마흔이 되어 한일은 그런 나의 숨통을 끊어놓는 것이었다. 자기 자신을 찾아 가는 길은 오랜 세월과 수많은 공간을 지나야 한다. 나는 이런 사람도 되고 저런 사람도 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다. 나는 바로 이런 사람이 되기 위해 여기에 왔다.

 

124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124 부모로서 가르침이 있어야 하고, 가르침 너머 함께 즐기고 어울리며 공유하는 친구로서의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125 사람들이 어울려 밤낮을 함께 하니 갈등도 없고 싸움도 없이 지낼 수는 없다. 나는 갈등에 대해 늘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갈등은 마음이 스스로의 길을 결정하는 순간이다. 나침반이 북쪽을 찾고, 그곳을 가리키는 순간 부르르 떨리는 것, 이것을 나는 갈등이라고 부른다.

 

5장 가족

 

127 큰아이가 학교에 갈 때 가능하면 내가 차로 데려다 준다. 나는 차 안에서 큰 애 친구들의 이야기, 전날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듣는다.

 

128 생활 속에서 우리는 매일 한두 시간은 함께 잇고 함께 이야기한다. 모두 바쁘고 서로의 세계 속에 빠져 있지만, 공유할 공간과 시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우리를 이어주고 서로 생각하게 해주었다.

 

130 적어도 밥을 먹는 동안에는 무거운 이야기를 접어두고, 좀더 가벼운 이야기, 좀더 밝은 이야기, 의도된 저의를 깔지 않은 순수한 이야기, 또는 멀고 아름다운 미래의 이야기들을 찾으려고 하니까.

 

130 인생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기쁨을 위해 산다.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는 것이 사랑이고, 나를 기쁘게 하는 것이 행복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기쁨과 나의 기쁨은 늘 섞여 있었다. 작은 수고들은 이런 기쁨을 위해 동반되는 선물의 포장지거나 아름다운 포장 끈이거나 리본 같은 것들이다.

 

135 그녀는 늘 내 옆에 있다. 덩굴장미가 여기저기 타고 오르는 나지막한 하얀색 나무 울타리처럼 그녀는 그렇게 늘 내 정원이 되어 곁에 있어주었다.

 

135 아내와 나의 관계에서 신혼 초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싸우고 난 후 화해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극히 짧아졌다는 점이다.

 

137 나는 마음껏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것은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나올 때 자신과 한 약속 가운데 하나였다.

 

138 나는 새벽에 일어나 두 시간 정도 글 쓰는 일에 몰두하는데, 이 시간은 아주 소중한 시간이다.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시간이기 때문에 이 시간대를 선택했다. 나는 시간의 불모지를 내게 불하했다. 그리고 가장 귀중한 나만의 시간대로 만들었다. 마치 모두가 버린 시간의 밭을 일궈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마 찾아내지 못했다면 영원히 잠 속에 묻혀버릴 뻔한 보물 같은 땅이었다.

 

140 에머슨의 말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세계관이 그 사람의 성격임을 종종 잊고 지내는 것같다. 누구의 삶이든 그것은 늘 그 주인을 닮게 마련이다.

 

143 내가 아내와 즐기는 시간의 3분의 1 정도는 이런 여행으로 채워졌다. 이것이 내가 새로운 삶을 가진 후 가능해진 즐거움 가운데 하나이다.

 

143 여행은 우리가 서로 싸우는 것보다는 서로 인생을 즐기는 것이 훨씬 더 아름다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144 아내는 어디서든 아주 많은 이야기를 묻는다. 그러나 우리는 딱 한 가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정치가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모처럼의 기분을 망치게 되니까.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만으로도 재수 없는 것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들이 그렇다.

 

146 나는 목적을 가지고 친구들과 만나는 것을 싫어한다. 친구는 말 그대로 함께 놀기 위함이다. 어려서 아이들이 친구 집 앞에 가서 “oo, 노올자라고 불렀던 것을 기억해보라.

 

148 따질 것도 없고 계산할 것도 없다. 마음이 가는 대로 함께 가는 것이 친구들이다. 친구란 함께 어울림이다. 서로에 대한 애정 없이는 그 어울림이 빛날 수 없다.

 

154 회사를 나와 내 사업을 시작하기 직전인 2000 3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 남도를 한 달 반 정도 줄곧 걸은 적이 있다. 봄은 햇빛과 바람이다. 그것처럼 언 땅을 녹이는 데 효과적인 것은 없다.

 

6장 자연

 

157 홀로 있음에 취하고, 바로 그 때문에 고독 너머에 있는 연결 끈을 더듬더듬 찾아내게 된다. 언어의 표현 방식을 넘어 교류되는 정신적인 교감은 자연이 우리의 마음을 여는 방식이다.

 

159~160 얼마 전 작고한 이오덕 선생이 늘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하지 마세요. 아이들은 우리가 이미 잃어버린 것들을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씨앗이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160 우리가 왜 변화해야 하느냐고? 그것이 삶이기 때문이다. 작은 세포가 아기가 되고 젊은이가 되고 장년이 되고 노인이 되고, 그리고 죽는 것이 삶이다. 순수한 아이의 생각이 야망으로 가득한 젊은이의 생각이 되고, 이내 세상의 한계에 지쳐버린 장년이 되고, 노회한 노인이 되고, 이윽고 사라지는 것이 인생이다. 변화 자체가 우리의 일상이고 삶이다. 생명이 주어진 순간 삶은 시작되고, 삶이 주어진 순간 죽음의 시계도 카운트되기 시작한다. 왜 살아야 하는가? 삶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왜 변화해야 하는가? 아직 살아 있기 때문이다.

 

161 왜 변해야 하느냐고? 흐르는 강물에게 물어보라. 왜 변화해야 하느냐고? 하늘의 구름에게 물어보라. 왜 변해야 하느냐고? 바다의 물결에게 물어보라. 그것이 존재의 양식이기 때문이다.

 

163 곽박의 시에 숲에는 움직이지 않는 나무가 없고, 냇물에는 멈춰선 물결이 없다.”라고 했는데, 이보다 더 적절한 변화에 대한 묘사는 찾기 어렵다. “밖으로 자연의 조화를 본받고, 안으로 마음의 근원을 체득해야 한다.”는 것은 두고두고 마음에 담아둘 충고이다.

 

164 <시편>에는 그 유명한 백합의 이야기가 나온다. 돌보지 않아도 아름다운 백합. 우리는 아름다움에 지치고 그 아름다움에 터져 죽을 때까지 즐기는 그 꽃들이 되지 못한다.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한 나머지 삶을 시작하지 못하는 바보들이기도 하다. 모든 꽃은 그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스스로를 축복하며피어난다.

 

164 G.K. 체스터턴의 말대로 참으로 이 세상에서 부족한 것은 기적이 아니라 감탄이다. 기쁨은 도처에 있고 늘 활동중이다.

 

164~165 빙겐의 성녀 힐데가르트가 나는 스며든다. 초록빛 풀밭에, 꽃들에게, 그리고 살아 있는 물살에. 나는 깃든다. 죽지 않는 모든 것에. 나는 곧 생명이므로.”라고 말할 때, 그녀는 바로 나였다.

 

165 ‘풀님에게 기도합니다.

     당신을 밟고 지나가게 해주십시오.

     내가 지나갈 때 당신이 고개를 숙여야 할지라도

     내가 죽으면

     나 역시 당신의 자매가 될 것입니다.’

 

이것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기도이다. 풀과 나 사이에 어떤 괴리도 없다. 우리는 같다.

내가 회사를 나와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 실행하려고 할 때, 나를 위로해 준 것은 자연이었다.

 

167 나는 한 곳에 서 있다. 나는 나무와 같다. 스스로의 그늘을 만들고 열매를 키워 사람들이 나를 발견하고 찾아오게 하는 것이 훨씬 나다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나무를 통해 자연 속에서 하나의 자연이 된, 나에 대한 가장 유사한 상징성을 찾아낼 수 있었다.

 

167 나는 나무다. 스스로 하늘을 향해 커가는 것이 나의 목적이다. 내가 서 있는 곳은 땅이지만 가야 할 곳은 하늘이다. 나는 땅에서 하늘로 간다. 몸이 땅에서 나와 영혼이 되어 하늘로 날아가듯, 땅을 움켜쥐고 온몸을 던져 하늘을 향해 자란다. 나의 모든 힘은 어두운 내면으로부터 온다. 어두운 곳은 언제나 비옥한 토지였다.

 

167 나의 내면은 땅과 같다. 그것은 알 수 없는 두렵고 위대한 힘으로 가득 차 있다. 모든 가치가 뒤섞여 있고 뜨거운 용암으로 가득 차 있다 모든 가치가 뒤섞여 잇고 뜨거운 용암으로 가득하다.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하고 무궁무진한 자산은 땅이다. 나는 땅에 뿌리를 박아야 한다. 나는 나를 이용하고 활용한다. 가장 먼저 나의 모든 가능성을 탐사하고 이용해야 한다. 내 내면을 뒤지고 곳곳에서 흐르는 에너지의 샘들에 깊고 굵으며 튼튼한 뿌리를 견실하게 박아두어야 한다. 이 힘들만이 나를 키울 수 있다. 이것이 첫 번째 교훈이었다.

 

169 나무는 또한 해마다 새로운 자신을 분만시킨다. 수없이 자신을 탄생시킨다. 사는 법은 죽는 법에 있다. 자라는 방법은 스스로를 죽이고 다시 탄생하는 과정이다.

 

170 꽃과 나뭇잎, 그리고 열매는 나무의 일 년의 삶이다. 내 책도 내 일 년의 삶의 기록이다. 나뭇잎이 떨어지면 내 일 년도 떨어진다. 그리고 열매를 남기듯 나도 내 책을 남긴다.

 

173 나는 나무와 같은 사람이다. 나는 날마다 내게 귀화한 생가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과육에 담아 수천 개씩, 수만 개씩, 수백만 깨씩 퍼트릴 수 잇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사람들은 그 씨앗을 마음속에서 키우면서 자신의 생각으로 귀화한 생각이라고 믿게 될 것이다. 그것이 내가 도처에서 번영할 수 있는 전략이다.

 

174 스스로 정정한 나무가 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그 그늘에서 쉬고 그 나무를 부러워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그 나무의 열매를 가져다 심고 싶어 할 것이다. 스스로 좋은 나무가 되는 것은 좋은 씨앗을 만들어내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므로 훌륭한 하루를 보내도록 해야 한다. 날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시간이 쓰일 곳을 마음대로 배분하며, 그 일의 가치가 빛나는 일을 하고, 스스로의 삶을 즐겨라. 삶 자체가 유혹이 되게 하라.

 로뎅의 말을 잊지 말라. ‘사랑하고 감동하고 전율하면그 삶은 매혹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하루를 바꾸지 못하면 변화에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세상을 향해 아주 많은 씨앗을 날려야 한다. 어떤 것은 실종되고, 어떤 것은 시멘트 같은 마음속에서 죽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것은 결국 누군가의 마음으로 들어갈 것이다. 자연은 아주 많은 낭비를 즐긴다. 이것이 자연이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이유이다. 따라서 일 년에 적어도 책 한 권은 써라. 이것이 열심히 이을 한 기준이다. 세상을 향해 많은 시그널을 보내야 누군가 대답하게 된다.

 씨앗이 적절한 곳에서 쉽게 발아할 수 있도록 늘 더 나은 방법을 연구하라 사람의 마음속에서 쉽게 싹이 나고 푸른 잎을 단 아름다운 줄기로 자라나도록 늘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라. 그들을 감동시키고, 그들이 행동할 수 있게 하며, 그들이 실천하게 해야 한다. 따라서 그들이 좋아하는 모습과 색깔과 맛을 담은 향기로운 과육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나 세상의 유행에 따르지 말라. 자연의 맛은 독특하고 차별적이다. 자신만의 맛과 향기를 가진 품종을 만들어 내라.”

 

7장 건강

 

184 죽음은 생명과 함께 시작된다. 또한 생명은 죽음과 함께 다시 시작한다. 이것이 생명의 순환이다. 죽음 없이는 생명도 없다. 마치 변하지 않는 것 없이는 변하는 것도 없고, 어둠 없이는 밝음도 없는 것과 같다. 어둠은 늘 생명이 자신을 준비하는 참으로 비옥한 토양이다. 초라하고 아무것도 아니며 썩는 것들만이 자신을 땅에 버릴 수 있다. 땅에 버려져야 무엇이 될 수 있다.

 

186 죽음은 성장을 보호한다. 죽음은 무분별하고 과다한 욕망을 제거해줌으로써 생명체의 조화로운 성장을 도와준다. 이런 생물학적인 자연의 비밀은 인류의 역사를 움직여온 원칙이기도 하다.

 

188 근본적으로 따지면 윌 듀랜트의 지적대로 남성은 자궁, 즉 인간이라는 종족의 주류인 여성에게 조공을 바치는 존재였다. 여자들은 가축을 길들였고, 마지막으로 남자를 길들였다.

 

190 공자는 젊은이다. 노자는 말 그대로 늙은이. 공자의 젊음과 노자의 늙음은 중국인에게 고품격의 처세술이었다.

 

190 노자의 도는 버리는 것이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고, 형태를 떠나 자신을 잃어버리는 경지에 이르고자 한다. 자연과 함께 자연을 따라 떠나는 것이다. 나이와 함께 현명함이 자라, 이윽고 극치에 달해, 현명함이라는 언어적 속박을 벗어나 용처럼 구름 속에서 노니는 것이다.

 

199 마흔은 죽음이 삶과 함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영적인 나이의 시작이다. 인과관계를 따르지 않는 또 다른 방식의 이해력이 우리의 마음에 스며들게 되는 시기라는 뜻이다.

 

201 아름다운 봄날은 빨리 지나간다. 모두 그리워하고 섭섭해 한다. 그러나 가을 또한 곱게 온다. 나이 먹음은 가을을 즐기는 것이다. 그 또한 아름답지 않은가! 릴케처럼 말한다면 아마 이렇게 될 것이다. “신이여, 우리 각자에게 합당한 삶을 주소서.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그 삶에 걸맞은 합당한 죽음을 주소서.”

 

207 내 말은 미래의 꿈 그 자체가 믿음을 통해 추억만큼 분명한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과거에 갇히는 것만큼 미래에 갇힌다. 추억으로서의 역사와 꿈이라는 소설은 둘 다 인생에 중요한 것이다.

 

8장 길에서

 

208 그의 여행은 이제 이야기가 되고, 이야기는 다시 누군가의 꿈이 되고, 그 꿈은 다시 누군가의 현실적 여행으로 이어진다.

 

209 지금 이 책을 쓰고 있는 이유도 과거에 갇혀 있는 나를 미래의 빛을 따라 아름답고 화려하며 자유로운 이야기 속으로 데려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212 매일 조금씩 책을 쓰는 것은 나의 일상이며 현실이다. 책을 쓰며 상상하는 모든 것 역시 나의 일상이라는 점에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실화되었든, 아직 생각으로 남아 있든, 저술가에게 생각과 상상은 이미 일상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분명한 현실이다.

 

212 꿈은 또한 목적지다. ‘지금이란 늘 그곳에 가는 길 위의 어느 지점이다. 정신적 여행자에게 현재란 과거를 떠나 미래로 가는 길 위의 어느 곳이다. 구도라는 말이 생각났다. 길을 찾는다는 말이다.

 

213 ‘우리는 우리 마음속에 들어와 있는 길을 가게 된다. 갈림길을 맞을 때마다 우리는 선택한다. 우리 마음속에 그 드물게 굳고 정한 갈매나무 한 그루를 생각하며 자신의 처음 마음을 따르는 것이다.’ –시인 백석

 

215 여정 자체로 훌륭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길 위에서 끝나는 여행도 위대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이 10년 동안 내 길을 가려는 노력의 결과를 알게 된 평범한 깨달음이었다. 길 위에서 죽은 여행자처럼 완벽한 여행자가 어디 있겠는가!

 

216 ‘나의 영혼이여,

    그대의 항해는 그대가 태어난 땅이니라.’

                                    -니코스 카잔차키스,<오디세이아>

 

항해 자체가 인생이다. 그것이야말로 비옥한 정신적 토양이다. 사는 동안 생명을 모두 소모하므로 죽음이 찾아왔을 때 완전히 비어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죽음은 나로부터 아무것도 빼앗아 갈 수 없으리라.

 

220 내가 다시 살 수 있다면 많은 착오를 범하고 싶다 .지금 살았던 것 보다 더 어리석게 행동하고 싶다. 사실 인생을 살며 심각한 일이 어디 그렇게 많겠는가? 그러니 더 미친 척 행동하고 싶다. 더 많은 가회를 가질 것이며, 더 많은 여행을 할 것이며, 더 많은 산을 오르고 더 많은 강을 건널 것이다. 또 아이스크림도 원 없이 먹을 것이다. 그 대신 콩은 조금 덜 먹을 것이다 오! 나 자신만의 시간이 있었더라면! 그래서 난 나에게 속한 더 많은 시간을 경험해보고 싶다. 내가 다시 살 수만 있다면,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맨발로 다니고 싶다. 회전목마를 더 많이 타고, 더 많은 일출을 보고, 더 많은 아이들과 놀 것이다. 내가 다시 한 번 살수만 있다면.’

 <여든다섯 살 된 병든 할머니가 쓴 쪽지>

 

221 다른 사람에게 비추어 자신을 알려고 하지 않으면 행복하다. 다른 사람이란 결국 왜곡된 거울에 불과하다. 늘 자신에게 비추어 자신을 발견하려 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221 ‘나는 어떤 일을 이루고 싶었는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는가?’ 이 질문의 답이 찾아지면 인생은 목표를 가지게 될 것이고, 결국 그 길을 갈 것이니 행복해 질 수밖에 없다.

 

222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 안에서 죽고,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 속에서 죽는다.’

                                        -플루타르크

 

  길은 없다. 이것이 길이다. 하루가 길이다. 하루가 늘 새로운 여정이다. 오늘 새롭게 주어진 하루가 또 하나의 멋진 세상이 되지 못한다면 어디에 행복이 있을 수 있겠는가? 변호란 불행한 자의 행복 찾기 아니겠는가.

 

9장 집, 공간

 

230 졸음과 잠은 내가 책을 읽으면서 하는 아름다운 여행이다.

 

249 우리는 증거를 필요로 하는 존재다. 일을 하면 한 티가 나야 그 기쁨이 배가 된다. 정원 일을 하는 것은 즐거운 노동이다.

 

254 명상은 나를 즐기는 것이다. 스트레스와 괴로움으로 가득찬 현실에 갇힌 내가 아니라, 원래 있었던 아름다운 나를 찾아 내는 것이다. 명상은 마음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외부에서, 다른 사람에게서 평화를 찾는 것이 아니라 나의 내부에서 평화를 건져내는 것이다.

 

260 지역의료보험에 가입하면서 완전히 내 손으로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실감했다. 나는 외로움과 불안과 대면해야 했다. 아무도 나를 도와줄 수 없는 상황에서 자유로움을 선택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10장 학습

 

262~263 성공에서 물러나는 것에 대한 무서움 때문일 수도 있다. 잊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다. 성공은 채찍이다. 쉬지 못하게 날카롭게 살을 파고들어 찢어놓는 주마가편의 바로 그 채찍이다. 채찍을 잊은 성공은 반복과 진부함 속에서 퇴락하게 된다.

 

263~264 나를 읽고 쓰는 것이 의무가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했으며, 이것이 가장 재미있는 놀이가 되도록 방법을 강구해야 했다. 취미가 여전히 취미일 수 있도록 애를 썼다. 취미가 직업으로 바뀌면서 순수한 호기심과 재미를 잃어버린 전문가들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에 경계해야 했다.

 

264 읽기 싫으면 읽지 않았다. 그러나 매일 썼다. 매일 쓰는 것은 다행이 아주 즐거운 놀이였다. 나는 어느 책에도 나오지 않는 이야기와 느낌과 생각을 내 일상 속에서 매일 조금씩 찾아내고 표현해보려고 했다. 그것은 늘 살아 있다는 느낌을 선사했다.

 

264 심심하면 그저 심심함과 함께 놀았다. 그때 가끔 바람을 보기도 하고, 나뭇잎을 보기도 하며, 그 사이의 하늘을 보기도 하고, 그 하늘 속의 구름을 보기도 하고, 구름 속의 비를 보기도 하며, 빗속의 생명을 보기도 한다. 심심함이야말로 모든 창조적 발상의 원천이었다.

 

267 낙조가 지고 오리들은 호수 위에서 미끄러지듯 거닌다. 그때 그 오리가 있음으로써 호수의 그림은 완성된다. 존재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 이것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그녀가 이 세상에 있다는 것처럼 가슴 뛰는 일이 없을 때 그녀에 대한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268~269 쓰다 보면 묘한 곳에 이르게 된다. 전혀 예기치 않았던 곳으로, 예기치 않았던 모습으로 다가든다. 그러면 신이 난다. 글은 글에 연하여 새로운 세계로, 새로운 언어로 파고든다. 나는 이 방법을 즐긴다. 다소 목적지가 불분명한 여정, 가다가 언제고 목적지가 바뀔 수도 있는 유연하고 자유로운 여행…… 난 이런 여행이 좋다. 여행은 곧 자유인데 계획이라는 이름으로 여행에서조차 얽매이는 것은 불쾌한 일이다.

 

271 학습의 핵심은 질문하는 법을 배우는 것, 답에 접근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답은 이 탐험의 끝에 나타나는 보물이다.

 

272 나는 책방에서 아무 책이나 고른다. 분류를 따르지 않고 모든 장르의 책을 두루두루 훑어본다는 뜻이다. 주제나 제목, 디자인, 저자 등 무엇이든 눈길을 끄는 놈을 고른다.

 

273 단칼에 내 심장을 찌르지 못하는 자들은 나와 인연이 없는 것이다 언젠가 내가 다시 그들의 책을 펼쳤을 때 운명처럼 심장을 찔리게 되면 그때가 그들과 다시 만나는 시간이다.

 

274 학습은 어느 순간 이질적인 삶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마음을 열게 되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274 배움은 알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던 것을 알게 되고 가슴에 안는 것이다. 낯선 소리, 낯선 얼굴, 낯선 삶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곧 학습의 즐거움이다.

 

274 ‘우리가 결국 한 작품 속에서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은 한 인간의 삶이며, 그것이 바로 우리 자신의 가능성이라는 에리히 아우어바흐의 지적은 그래서 인상적이다.

 

275 오직 마음이 가는 대로 읽는다. 글을 쓰는 스타일도 자유롭다. 논문처럼 형식을 갖추어야 하는 글쓰기를 싫어한다.

 

276 스승은 등불이 되어 우리를 인도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는 그 불을 끄고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 별이 쏟아지는 것을 보게 되길 바란다. 제자가 자신의 마음속에서 별빛을 보게 하는 스승만이 위대한 스승이다.

 

277 니체는 이렇게 말한다. “허물을 벗을 줄 모르는 뱀은 죽어버린다. 생각을 바꿀 수 없도록 방해하는 인간의 정신도 마찬가지다. 그러한 정신들은 이미 정신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그는 가장 자유로운 미친놈이었다.

 

277 전기작가로 유명한 스테판 츠바이크의 표현을 빌리면 니체는 불꽃처럼 게걸스럽게 스스로를 불사르고 스러지고싶어했다. 불꽃이야말로 바로 그였다. 그의 본질은 넘실대는 불꽃 같은 변화였다. 그에게 있어 완성에 이르는 길은 살인적인 자기파괴와 가지고 잇던 믿음의 상실, 자기해체로부터 생겨났다. ‘자기처형없이는 새로운 자기가 있을 수 없다. 단순한 자기변화로부터 스스로에게 반대하고 자신의 적이 되려는 데서 그의 기쁨이 생겨났다.

 

280 그는 이미 과거의 니체가 아니었다. ‘계속되는 변화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림으로써 자기르 생성시킬 수 잇기 때문에’, 니체라는 이름은 어떤 정체성도 가지고 잇지 않다. 그는 스스로를 불지르고 그 재 위에서 새로워지려고 한 사람이었다.

 

283 하루를 바꾸지 못하면 혁명도 없다. 자신만의 하루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자신의 세계를 가질 수 없다. 만일 하루를 춤추듯 보낼 수 있으면 행복한 것이다. 매일 그럴 수 있으면 자신의 행복을 찾는 것이다.

 

283 ‘새로운 장르의 일상적 삶을 창조하는 것’. 이것이 내가 스스로에게 약속한 실천적 개혁이고 혁명이었다.

 

284 어제 읽던 책을 끝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보게 되면 보는 것이고, 오늘 못 보면 언젠가 보면 되는 것이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의무에서 벗어나는 나만의 방식이다.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새로 받은 하루이다. 나이가 들면 잊는 게 더 많다. 자주 잊기 때문에, 어제를 잊기 때문에, 날마다 새로운 날을 맞는 듯한 기분이 든다.

 

286 집에서 키우는 작은 화분의 기분을 읽을 수 있다면 섬세하다 할 수 있다. 햇빛이 환하고 바람 살랑거리는 5, 깨끗한 옷을 입고 거리로 나온 여자처럼 즐거울 수 있다면 섬세하다 할 수 있다. 책을 읽다 그 오묘한 뜻을 깨닫게 되어 기뻐하면 섬세하다 할 수 있다.

 

287 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면 선이 굵다 할 수 있다. 작은 일에 구애 받지 않아 관대할 수 잇고, 다른 사람의 다른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선이 굵다 할 수 있다. 때때로 무리 속에 있지만 그들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을 수 있으면 선이 굵다 할 수 있다.

 

288 나는 내가 어둠과 빛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했다. 도전이란 할 수 없는 길로 운명적으로 들어서는 것을 말한다. 첫 번째 도전은 실패를 이기는 것이다. 두 번째 도전은 실패를 마음에 담아주지 않는 것이다. 세 번째 도전은 매일 실험을 즐기는 것이다. 이때는 이미 실패도 성공도 사라진다. 여행을 즐기는 자는 끝없는 호기심으로 새로운 세계에 탐닉한다. 그들은 춤추듯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296 나는 내 삶을 살려고 여기에 있습니다. 나는 이 시장을 사랑합니다. 북적대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붉은 서라피 모포를 좋아합니다. 나는 햇빛을 사랑하고 바람에 흔들거리는 종려나무를 사랑합니다.

 

11장 일

 

296 이게 바로 내 삶입니다. 그 삶을 살기 위해서 여기 이렇게 하루 종일 앉아 양파를 파는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에게 이 양파를 몽땅 다 팔아버린다면 내 하루도 그걸로 끝나버리고 말 겁니다. 그렇게 되면 나는 사랑하는 것들을 다 잃게 되지요. 그러니 그런 일은 안 할 것입니다.”

 

298 오늘은

    오늘에만 서 있지 말고,

    오늘을

    내일과 또 오늘 사이를 발 굴러라.

   건너뛰듯

   건너뛰듯

   오늘과 또 내일 사이를 뛰어라.

   오늘과 내일의 리듬 사이를

   발 굴러라 발 굴러라

   춤추어라 춤추어라

 

300 얼마나 많이 모방하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깊이 감동하느냐가 중요하다. 사업이든 글쓰기든 가슴이 설득당하지 않고는 자신의 철학이나 깨달음으로 전환하기 어렵다.

 

300 열정과 가슴의 힘 없이는 현장의 바람에 대항할 수 없다. 설득은 논리의 문제가 아니다. 설득은 감정의 폭우를 필요로 한다. 감정을 담지 못하면 설득에 성공하기 어렵다.

 

300글쓰기는 또한 혁명이다. 모방만 가지고는 좋은 글쓰기로 완성되지 않는다. 가지고 있던 것을 버리고, 다시 생각하고, 다시 연결해야 한다. 창조성이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내가 알아낸 바에 따르면 창의적 발상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었다.

 

302 다행스럽게 나는 책을 읽고 감동적인 곳을 골라내어 내 방식으로 걸러 재편하는 데 꽤 능숙하다. 그리고 관심이 있는 분야에 그것들을 재결합하여 새로운 모양을 만들어내는 작업 역시 즐긴다.

 

303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글쓰기라는 재능과 변화경영이라는 전문 경력을 결합시켜 이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만들었다.

 

304 글을 쓰기 위해서는 늘 읽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정리해야 한다. 정리된 새로운 개념들을 연결함으로써 미래를 현실적 의미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305 감수성이 강하고 사려가 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는 데 능란하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친절하다. 그러나 세계를 함께할 사람을 고르는 데 까다롭기 대문에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냉담하고 무관심하게 보일 수 있다.

 

306 나와 같은 유형의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상의 길은 바로 지금의 나처럼 사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확신한다. 나는 개인에게 있어 변화라는 것은 본래의 자기로 되돌아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306 타고난 재능과 기질을 이해하고 그 강점을 계발하여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자기다움으로 돌아가는 좋은 모색이라고 할 수 있다.

 

307 나를 키워준 것은 오히려 약한 마음일 늘 얻어오는 상처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얻은 치유력이었다. 갈등이 나를 키워주었다. 마음속의 싸움을 통해, 비록 더듬거리기는 했지만 내 길을 걸을 수 있었다.

 

310~311 성공에는 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신으로부터 받은 쪽지에 적힌 대로 끊임없이 익히는 것일 뿐이다. 손에 익고 머리와 가슴 사이에 어떤 괴리도 없이 자연스러운 강줄기가 흘러갈 때 우리의 것이 된다. 그때 성공은 우리의 특징이 된다.

 

313 누구든 자신의 세계를 가지고 싶은 사람은 인물을 얻어야 한다. 그 첫 번째 인물이 바로 자기 자신이다. 스스로 자신의 세계에 대한 강렬한 욕망을 살려내지 않고는 내면에 숨어 있는 영웅을 얻을 수 없다. 자신의 욕망을 불태우는 것, 이것이 가장 처음 해야 할 일이다.

 

315 나는 말보다는 문자가 지니는 조용한 설득력을 더 좋아했다. 그들이 남겨놓은 행간의 의미를 찾아내는 재미를 즐기곤 했다. 나는 그들을 읽는다기보다는 그들이 만들어놓은 사유를 기초로 내 생각을 만들어내는 것이 더 좋았다. 나는 옷을 사서 치장하는 대신 조금 묵직한 정신적 허영을 즐겼다.

 

317 “내가 쓰는 글을 짧고 감동적이어야 한다. 감동이라는 껍질에 싸여 있는 씨앗이다. 그것은 적대감이라는 위액과 소화액에 녹아 없어지지 않고,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발휘할 수 있는 장소까지 녹아 없어지지 않고,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발아할 수 있는 장소까지 이동해야 한다. 피와 영혼과 정신의 어느 부분을 건드려 그들 역시 알 수 없는 환상과 내면의 열정 속에 빠져들게 해야 한다. 열정이란 심장과 감정과 창자로부터 생겨난다. 참다운 자신이 되는 자유는 자유로운 공기를 들이켠 허파의 외침이다. 그것은 자신의 내면에서 울려 나오는 감동이며 환성인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 속에서 위대한 힘을 감지하게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은 이 속에서 근거 없는 낙관주의가 주는 터무니 없는 위로를 받아서는 안 된다. 그 대신 자신이 희망적 현실주의자로 바뀌는 것을 느끼게 되어야 한다. ‘지금 이곳에 있는 우리는 가능한 꿈을 꾸어야 한다. 가능한 꿈을 꾸는 현실주의자, 나는 이것을 희망적 현실주의자라고 부른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꿈으로 가는 길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다. 그리고 결코 내 앞에 놓인 냉혹한 현실을 망각하지도 않는다.

 나는 글을 통해 사람들의 지루한 일상을 하염없이 반복하는 무료와 절망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인생의 재료로 삼는 것을 도와야 한다. 자신을 반죽하고 주무르며 떼어내고 빚어낸 후 색칠하여 다시 세상에 내놓게 도와야 한다. 새로 만들어진 그들은 자신에 대한 존중감으로 가득하고,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지만, 늘 스스로 새롭게 생성되는 사람들이다. 인생을 낭비하는 것을 치욕으로 여기고 자신을 탄생시키지 못하는 불임을 극복하는 사람들이며 자신에게 책임을 지는 사람들이다.

 내 글을 강렬한 유혹이어야 한다. 그러나 누구도 지배해서는 안 된다. 삶에 대한 하나의 사례로서 나는 내 삶 자체가 매혹적이기를 바란다.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살 수 있다는 것, 이것을 나는 매혹적인 삶이라고 부른다. 나는 나에게서 이것을 보고 싶고, 다른 사람에게서 이것을 보고 싶다. 끝없는 호기심으로 가득한 즐거운 여행, 이것이 내가 그리는 삶이다.”

 

321 그때그때 대상과 상황에 따랄 적합하게 사용할 만한 내용을 스토리 보드 위에 간단히 정돈한다. 그것은 마치 레고 놀이처럼 필요한 뭉치를 서로 잘 짜맞추어 논리적 결합체가 되게 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329 아티스트들은 하나같이 이기적이고 자기가 최고인 줄 알아요. 내 음악으로 관객을 쓰러뜨릴 수 있다는 확신, 그런 허영 없이는 무엇으로 움직이겠어요? 팬들의 사랑이 없으면 끝이예요. 부인할 수 없어요. 관객의 갈채를 받지 못하는 나를 상상할 수 없어요. 아티스트들은 그래서 항상 젊어야 하고 섹시해야 하고 신선해야 해요. 시들지 않은 에버그린 같은 것이지요. 무대에 설 때마다 떨리고 흥분돼요. 연애하는 것과 비슷해요. 관객과의 데이트 말이예요. 거기서 나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해요. 무대에 서면 관객들이 다 보여요. 넥타이 색깔까지 다 보여요. 누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싫어요. 귀뿐만 아니라 눈까지 나를 응시해주기를 바라요. 무대에서만 나는 살아 있어요. 무대에서 나는 가장 아름답고 당당해요. 나는 노래를 위해 태어났고 노래로만 나를 증명할 수 있어요.” <조수미>

 

331 모든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목표, 그것은 반드시 청중의 누군가를 움직여 스스로 자신의 고뇌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러나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 적더라도 문제 될 것은 없다. 강연장을 떠나 그들이 일상 속에서 변화를 실천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세 개의 에필로그

 

334 불행한 사람들만이 변화에 관심이 있다. 행복한 사람들은 지금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335 나를 찾는 대 여섯 명, 또는 열댓 명의 눈동자를 찾아내야 한다. 그들이 오늘 강연의 표적이다. 그들을 데리고 일상의 변화를 획책한다.

 

335 나는 먼저 그들이 그럭저럭 봉합시켜놓은 일상에 대한 만족을 헤집어놓는다. 마음속에 숨어있는 불안한 불길에 기름을 뿌리고 불을 지펴놓는다. 불길이 타오르면 그들의 욕망은 여기저기 묶여 있는 봉합선을 뜯고 분출된다.

 

338 내 강연의 목적은 그들이 자기 자신이 되어 스스로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어야 한다. 나는 그들이 되어 그들의 마음으로 그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의 속에서 그들만의 길을 발견할 수 있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339 이제는 청중의 눈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어도 내 이야기가 만들어낸 폭풍 속에 스스로를 밀어넣고 나와 함께 폭우 속을 항해하려는 진지한 청중들을 찾아낼 수 잇다. 그들은 그들의 바다를 항해한다. 그들은 자신에게 흥분하고, 자신의 꿈을 태우고 열광하며, 자신의 숨어 있는 부분을 얼른 벗겨내지 못해 안달이다.

 

342 내가 하는 일은,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누군가가 어둠 속에서 아직 방향을 잡을 수 없을 때 잠시 우연한 쏘시개 불꽃이 되는 일이다.

 

342 막막할 때, 주저앉아 있을 때, 우연히 자신의 안에서 스스로 불을 켤 수 있도록 잠시 불을 빌려주는 예기치 않은 쏘시개 불꽃이 되는 것, 이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 무수한 군중이 있지만, 내 말을 듣고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 첫발을 내딛는 사람들은 이미 자신의 속에서 떠날 준비가 된 사람들이다. 나는 그저 그 속에 불씨 하나를 던져놓는다. 그리고 그들이 스스로 타오르는 것을 보며 즐긴다.

 

343 자신의 꽃씨를 뿌리게 하는 것,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신에 대한 강렬한 욕망을 심어주는 것, 이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나는 조용한 선동가이다. 모든 씨앗에게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속삭인다. 그 꽃이 무슨 꽃인지는 피기 전에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의 꽃이 다른 꽃들과 다르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것을 선동한다. 그리고 그 꽃을 피워내 이 세상에 그 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바로 사람이라고 선동한다.

꽃씨와 불씨가 되는 것…… 이것이 내가 이 세상에서 하는 비즈니스이다. 내가 자연으로부터 배운 방식이다.

 

350 밤의 생각은 지나치게 자유롭고 낮의 생각은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나는 새벽의 생각을 좋아한다. 새벽의 생각은 밤의 이상주의가 꿈으로 빚어낸 생각이고, 앞으로 다가올 낮 동안 현실 속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다.

 

351 나는 사람들을 찾아 나서지 않았다. 그들이 나를 찾아내 주기를 바랐다. 전생에 나는 아마 나무였을 것이다. 사람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나무 밑에서 잠시 땀을 닦듯 그렇게 주위에 앉거나, 그러기에도 너무 바쁘면 그늘에 잠시 기대서서 땀을 닦으며 쉬어가곤 했다.

 

355 나는 내 마음대로 내 시간을 쓴다. 하루에 몇 시간은 책을 볼 수 있고 적어도 두 시간은 쓴다. 나는 정신적 여행자이다. 타임머신 없이 과거로 가고, 다시 현실로 복귀한다. 비행기도 타지 않고 짐도 싸지 않은 채 르네상스의 피렌체로 가고, 고대 중국의 한 왕국의 멸실에 숨어들기도 한다.

 

356 글을 쓸 때 나는 고통과 무료함과 분노와 초라함에서 벗어날 수 잇다. 그것은 흥분이고 노래고 춤이다.

 

356 일은 늘 내일 해도 좋은 것이다. 일이란 놓치면 다시 튀어오르는 공같은 것이다. 나는 삶이 일종의 예술이길 바란다.

 

356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나는 그 일을 아주 잘할 수 있을 때까지 매일 나를 실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357 나는 내 해가 지는 세계에서 오후에 나왔다. 그리고 비행기를 타고 내 해가 지금 막 떠오르는 세계로 떠나왔다. 나는 두 개의 하루, 두 개의 태양을 갖게 되었다. 한 곳에서 살던 짐을 꾸리고, 다른 곳에서의 삶을 위해 다시 짐을 푸는 시기가 내겐 바로 마흔이었다. 하나의 세계가 닫히면서 또 다른 세계가 열리는 위대한 시기였다.

 

358 나는 피폐한 시선을 미워한다. 우리가 세대가 끝난 것처럼 조로한 시선을 미워한다.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준 세계 속에서 그 세계의 끝을 예견하는 참담한 현실주의를 증오한다. 현실이란 결구 주어진 상황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불과한 것이다. 나의 의견을 말하라. 나의 의견, 그것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이 무엇인지 말하라.

 내가 잊지 못하는 눈부신 장면이 하나 있다. 그것은 내 상상력을 자극했다. 그 장면을 떠올리면 찬란한 광휘에 둘러싸인 인생을 보는 것 같다.

 

358 ‘유럽은 그의 뒤편에 있어 보이지 않았다. 콘스탄티누스는 아시아를 바라보고 있는 이곳에 세계의 중심지를 세우기로 결심했다. 그는 도시의 경계를 긋는 날을 정했다. 자줏빛 황제의 옷을 입고 한 손에 창을 들고 번쩍이는 갑옷을 입은 병사들 앞에 서서 진군을 시작했다. 그는 창으로 땅에 선을 그으면서 천천히 나아갔다. 그러면 수행원들과 측량사들이 정확히 표시했다. 이날은 국경일 이었기 때문에 황제의 뒤로 조신과 병사와 일반 시민들이 길게 따르고 있었다.

 황제는 들판과 과수원과 올리브 숲과 월계수 숲과 소나무 숲을 지나고, 작은 시내와 언덕을 넘어 계속 행진했다. 사람들은 뒤를 따라오면서 수도의 면적이 엄청난 데 놀랐다. 그 중 한 사람이 용기를 내어 그 동안 지나온 땅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를 세우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나는 지금 내 앞에 걸어가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저 안내자가 멈출 때까지 계속 걸어갈 것이다. “

 황제는 대답했다. 이렇게 하여 황제는 다섯 개의 산을 넘어 다시 바다에 닿을 때까지 계속 걸어갔다.

 

360 이것은 <채털리 부인의 사랑>으로 유명한 D.H. 로렌스가 쓴 유럽사, <역사, 위대한 떨림>속에서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몰락하는 로마 대신 새로운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건설할 때의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나는 크고 작은 인생의 파도에 시달릴 때마다 이 장면을 연상했다. 아름다운 제2의 인생에 대한 꿈이 현실의 시달림 속에서 스러져갈 때마다 이 장면을 그려보곤 했다.

 

364 세상은 살 만한 곳이다. 가난하든 부유하든 세상은 즐길 만한 곳이다. 내게 마흔은 세상을 즐길 수 잇게 해준 나이였다. 인생의 맛이 스며 일상의 뼛속까지 배어든 나이였다. 약간 뻔뻔해진 아줌마들처럼 인생에 대한 헛된 기대 대신, 직접 살아본 경험의 혓바닥으로 날마다 인생의 삶 맛을 핥아볼 수 있는 나이였다.

 

364 아름다운 그날 하루를 내 삶의 국경일로 정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안내자의 도움을 받아 아름다운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했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인생의 경영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결국 자신의 주인을 닮게 되어 있다.

 

평설

 

377 “누군가에게 우연한 불꽃이 되려면, 스스로 운명의 길을 걸어가는데 성공해야 한다. 먼저 자신을 실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스스로 불이 되는 것, 이것이 불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조건이다. 스스로 변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것, 스스로 사례가 되는 것, 스스로 자신의 이론의 증거가 되는 것이 훌륭한 변화경영 전문가가 되는 초석이다.”

 

 

 

 

 

내가 저자라면

 

2011 11, 이 책은 나를 변화경영연구소로 이끌어 주었다. 큰 나무 그늘 아래에서 휴식을 가졌다. 땅 내음을 맡으면서 나의 과거를 돌이켜보기도 하고, 자유롭게 떠가는 구름을 보면서 미래 나의 모습을 그려보기도 했다. 구름 아래로 쏟아지는 찬란한 햇살을 보면서 기쁨과 행복에 가슴 벅참을 느낀 시간이었다. 또한, 이 책은 평소 생각하던 직업에 대한 철학을 바꾸어 주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열정을 누군가에게 몽땅 팔아버리지 않고 소중한 자신을 위해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찾도록 해 준 것이다.

그때 나의 나이는 서른 여덟이었다. 2년이 지나서 마흔이 된 생일날, 이 책을 다시 읽었다. 저자가 마흔을 회고하면서 적어 놓은 글들은 꼭 나의 이야기처럼 가슴에 와 닿았다. 서문에서 나에 대한 이야기는 과거를 넘어 미래를 향한 기록이라고 했듯이 나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게 되었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서른 아홉의 행복여행에 많은 영감을 가져다 주었다. 나의 이야기 속에 저자의 철학이 녹아 들어가도록 말이다.

 

마흔 살은 오래 끓어 걸쭉해지기 시작한 매운탕이다. 바야흐로 인생의 뼛속 진국이 우러나오는 시기다. 마지막 젊음이 펄펄 끓어오르고, 온갖 양념과 채소들의 진수가 고기 맛에 배고 어울리는 먹기 딱 좋은 시절이다.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21p)

 

1장의 시작은 사고로 인해 죽음을 맞이하는 저자의 짧은 이야기다. 그 죽음은 변화하면서 죽어야 하는 자신의 허물을 말하고 있다. 죽은 자신의 허물을 보면서 지난 10년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 중에서도 유혹의 나이. 마흔의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금지된 사랑 이야기에 정신을 잃고 즐겁게 빠져들어 갔다. 이렇게 이탈의 욕망을 자극하는 이야기는 항상 독자의 흥미를 끄는데 효과적이다.

중반부까지 죽은 삶을 살아야 했던 직장을 떠나 새로운 인생을 찾은 저자는 내면의 자아와 가족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이야기 한다. 마흔을 시작하는 나에게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변화를 준비해야 하는지 수 많은 메시지를 던져 주었다. 그 메시지 중에서 적극적 수동성이라는 문구에서 한참 동안 머물렀다. 현재 나를 어떻게 마케팅 할 것인가? 물음에 대한 적절한 대답을 찾아 내었다. 지금 내가 관심을 가지고 열정을 쏟아 붓는 글쓰기. 그 결과물인 첫 책이 사람들로 하여금 나를 유혹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나의 생활리듬, 성격과 어우러질 수 있는 멋진 마케팅이다.

 

씨앗이 적절한 곳에서 쉽게 발아할 수 있도록 늘 더 나은 방법을 연구하라 사람의 마음속에서 쉽게 싹이 나고 푸른 잎을 단 아름다운 줄기로 자라나도록 늘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라. 그들을 감동시키고, 그들이 행동할 수 있게 하며, 그들이 실천하게 해야 한다. 따라서 그들이 좋아하는 모습과 색깔과 맛을 담은 향기로운 과육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나 세상의 유행에 따르지 말라. 자연의 맛은 독특하고 차별적이다. 자신만의 맛과 향기를 가진 품종을 만들어 내라.”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174p)

 

2012, 책을 읽고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다양한 글을 끄집어 내었다. 처음에는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로 시작되었지만, 조금씩 누군가가 좋아하는 글을 쓰게 되었다. 아직은 나 만의 맛과 향기를 가진 씨앗을 만들어 내진 못했다. 계속되는 실험을 통해서 그 품종을 만들어 가는 중이다. 분명한 것은 어제 만든 씨앗 보다는 튼실한 씨앗을 매일 아침 만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후반부에는 변화하는 삶 속에서 찾을 수 있는 행복과 성공에 대해 말하고 있다. 지금 나의 변화에 대한 노력도 언젠가는 위대한 도약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스트레스가 되고 다시 나를 구속하기는 싫다. 나뿐만 아니라 가족이 함께 하고 싶다. 즐기면서 활짝 웃은 나를 보면서 가족도 주변의 사람들도 행복을 느끼지 않을까? 지금까지 해 보지 않는 것을 더 많은 시도해보고, 더 많이 여행하고 더 많이 사랑하고 싶다.

 

내가 다시 살 수 있다면 많은 착오를 범하고 싶다 .지금 살았던 것 보다 더 어리석게 행동하고 싶다. 사실 인생을 살며 심각한 일이 어디 그렇게 많겠는가? 그러니 더 미친 척 행동하고 싶다. 더 많은 가회를 가질 것이며, 더 많은 여행을 할 것이며, 더 많은 산을 오르고 더 많은 강을 건널 것이다.’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220p)

 

이 책처럼 지금 쓰고 있는 서른 아홉의 행복여행도 마흔이 되어서 서른 아홉을 돌이켜보는 이야기이다. 나다운 이야기가 어떤 건지 시도하는 실험보고서이다.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싶은 미래의 나의 이야기이다. 나 또한 글을 통해 지루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숨통을 트게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흥미와 즐거움으로 가득한 행복여행, 내가 원하는 삶의 이야기가 펼쳐 질 것이다. 그리하여 저자처럼 마흔 아홉이 되어, 지나온 삶을 생각하며 아름다운 시절이었다고 말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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