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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6일 10시 57분 등록

수학콘서트

박경미 


1. 저자에 대하여 

 수학선생님이 되고 싶어 서울대학교 수학교육과에 입학했다. 1980년대, 여느 대학생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이슈에 얼마간의 관심을 가지고 대학 생활을 보냈다. 졸업 후에는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서 치다가 유학이라는 것을 가보고 싶어 미국에서 공부했다. 한국에 돌아온 뒤 한국교육개발원과 한국교육과정 평가원에서 수학 교육과정 개발을 비롯하여 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했고,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를 저술하기도 했다. 일간 신문에 수학과 일상생활을 관련짓는 글을 쓴 것이 계기가 되어, 일반인들에게 수학을 전파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결과 <<수학 비타민>>과 <<생각을 키우는 수학나무>>를 펴냈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아 가끔 신문에 칼럼을 쓰기도 한다. 테니스, 수영, 웨이트 트레이닝 등 운동을 좋아해서 ‘운동권 아줌마’로 불리며, 특히 6학년 아들(지금은 더 컸을 것이다)과 테니스 칠 때가 가장 행복하다. 현재 홍익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수학콘서트> 책 뒷면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다. 

수학으로 생각하고 수학으로 세상을 읽는다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빚어낸 수학의 세계 

인문학적 배경 지식과 더불어 수학적 논리력과 분석력을 키워주는 한 걸음 진화된 수학책


<개인적 평가>

이 책은 5년 전에 사놓은 책이다. 수학 관련 도서를 좀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샀다. 하지만 제대로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늘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재미가 없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으로 책장을 넘겼다. 그러데 이상하다. 이 책이 재미있다. 특히 <아테네 학당>그림을 분석한 챕터는 정말 재미있었다. 그림에 나와 있는 철학자와 수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컬럼은 흥미 진진하다. 교사 임용고사 전공 수학 출제위원이기도 한 박경미 교수가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수학 이야기를 더 업그레이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p5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꽤 오랫동안 피아노를 쳤는데, 수학 공부를 하다가 가끔씩 피아노곡을 연주할 때와 유사한 느낌을 받곤 했다. 예를 들어 수학 원리를 배우고 이를 익히기 위해 연습 문제를 풀 때는 하논을 칠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하논은 체력을 연마하듯 음계와 화음을 연습하고 손가락 훈련을 하는 곡인데, 교과서의 지루한 연습 문제들은 수학의 하논으로 다가왔다. 

 바흐의 피아노곡은 화려한 디자인의 드레스보다는 무채색의 정장처럼 엄숙하게 여겨져 처음에는 좋아하지 않았지만, 언제부터인가 바흐의 음악이 갖는 정교한 구조에 매료되었다. 오른손의 멜로디가 왼손으로 옮아가 양손이 대화를 하듯 호응하는 전개 방식을 이해하게 되면서 바흐 음악의 조직적인 구성이 갖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빈틈없이 잘 조직된 수학의 형식과 바흐 음악의 견고한 구조에서 동형성을 찾은 것이다.

 모차르트 변주곡을 칠 때면 하나의 주제구가 얼마나 다양하게 변환될 수 있는지 경탄하게 된다. 수학 문제를 풀 때에도 동일한 개념이나 원리를 묻는 주제가 주어진 조건과 구해야 하는 항목을 달리하며 어찌나 다양하게 변신하는지 감탄할 때가 있다. 무한한 변환의 가능성에서 변주곡과 수학 문제의 동질성을 발견할 수 있다. 

 쇼팽의 연인인 조르주 상드는 강아지를 길렀는데, 어느 날 쇼팽에게 강아지를 음악으로 표현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유명한 ‘강아지 왈츠’다. 강아지 왈츠의 도입 부분에서 반복되는 멜로디는 바로 강아지가 자기 꼬리를 물려고 뱅뱅도는 귀여운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수학 문제를 풀거나 증명할 때 한참 진행을 시켰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미궁에 빠질 때에는 강아지 왈츠의 초반 멜로디가 떠오르곤 했따. 

 재즈는 악보의 상당 부분이 비어 있어 연주자가 청중과 교감을 이루면서 즉흥적으로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재즈의 본질은 자유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수학의 본질은 자유’라고 말한 수학자 칸토어의 생각과도 서로 통한다. 

 오스트리아를 방문했을 때 잘츠부르크의 명물인 ‘모차르트 초콜릿’을 맛보았다. 100년이 넘도록 생산되고 있는 모차르트 초콜릿을 입에 넣으면 달콤한 맛이 금방 입 안 가득히 퍼지지만 마지막에는 약간 쓴맛이 난다. 초반에 달콤하다가 마지막이 쓴 초콜릿의 맛은 음악 신동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어린 시절과 달리 젊은 나이에 쓸쓸하게 세상을 떠난 모차르트의 일생을 떠오르게 한다. 수학도 모차르트 초콜릿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단순한 계산 위주였던 초등학교에서는 수학을 달콤하게 여기지만,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이르러서는 수학의 쓴맛을 경험하는 학생들이 대다수이다. 독자들이 수학 공부의 쓴맛을 경험하지 않고 오래도록 수학의 단맛을 음미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더 없이 기쁠 것 같다. 


chapter 1 수학은 만물의 근본이다

신기한 수학의 보불창고 _ 소수 

p12 수학은 보편적인 언어다


p13 “수학은 우주 어디에도 통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언어이다.” 


p13 여전히 추측일 뿐인 골드바흐의 추측

 소수와 관련된 가장 유명한 미해결 문제 중의 하나인 골드바흐의 추측 역시 이름 그대로 ‘추측’일 뿐 아직 증명되지 못했다. 

 프러시아의 수학자 골드바흐는 1742년 오일러에게 ‘2보다 큰 정수는 세 소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내용을 편지에 적어 보냈다.


p14 이 편지를 받은 오일러는 원래 골드바흐의 추측을 좀 더 간단하게 ‘2보다 큰 모든 짝수는 두 소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로 바꾸었다. 


p15 쌍둥이 소수는 (p,p+2)가 모두 소수인 경우를 말하는데, 쌍둥이 소수가 무한히 많다는 것도 아직 증명되지 못한 미해결 문제이다. 

 사촌 소수는 (p,p+4)가 모두 소수인 경우다. 쌍둥이 소수와 사촌 소수는 서양에서 붙여진 명칭이지만 쌍둥이는 2촌 사이이고 사촌은 말 그대로 촌수가 4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네 촌수와도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p, p+6) 형태의 소수는 섹시 소수라고 한다. 쌩뚱맞게 등장한 섹시 때문에 어리둥절할지 모르지만 숫자6 (six)에 해당하는 라틴어 단어가 sex이기 때문에 p와 p에 6을 더한 소수쌍에 붙이기에는 더없이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이런 소수들을 모두 일컬어 소수 별자리라고 한다. 


p16 수학자들은 새로운 메르센 소수를 찾으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는데, 그 대표적인 모임으로 GIMPS를 들 수 있다. 


p17 더 큰 소수를 찾으려는 수학자들의 노력은 또 다른 방면에도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즉 소수를 만들어 내는 함수, 소수 생성 함수를 찾는 것이다. 소수 생성 함수 중 가장 유명한 것은 1752년 오일러가 생각해 낸 함수로 f(x)=x^2+x+41, x에 0부터 39까지 정수를 대입했을 때 그 함수값은 모두 소수가 된다. 


p19 수를 나열하였을 때 어떤 구간에는 비교적 많은 소수가 존재하지만, 어떤 구간에는 소수가 존재하지 않는 소수사막이 나타난다. 

 이제 수학자들은 어떤 수의 범위 안에 몇 개의 소수가 존재하는지 그 밀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p20 소수는 중학교 1학년이면 배우는 간단한 개념이지만, 많은 미해결 문제들이 존재하여 수학자들의 학문적 관심을 촉발시키고 그에 의해 풍부한 연구가 이루어져 온 수학의 보물창고라고 할 수 있다. 


p21 3의 발견 : 지능이 낮은 사람이 개수를 셀 때 ‘하나’, ‘둘’, 그 다음에 ‘아! 많다’고 한다는 유머가 있었다. 썰렁하게 드리는 유머 같지 않은 유머이지만 인류가 3을 생각한 것이 예사롭지 않은 사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유머는 어느 정도 진실을 담고 있다. 하나(나)와 둘 (너)만 생각하던 인류가 셋을 알게 된 것은 ‘나’와 ‘너’를 넘어서는 제3의 ‘그것’을 인정하게 된 것이며, 3 이후의 많은 것을 생각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3에 해당하는 three의 어원은 ‘넘어서는’을 뜻하는 trans혹은 through라는 점을 고려하면 3이 지닌 의의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관용구나 속담에서 3은 많다. 반복하다는 의미로 쓰인다. 맹모삼천은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의미이고, 삼고초려는 유비가 제갈공명을 세 번 찾아갔다는 의미이다. 삼사이행도 행동하게 전에 세 번을 생각한다는 것으로 숙고의 횟수가 3이다. 속담에도 3은 자주 등장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삼 년 기른 개가 주인 발등 문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에 모두 3이 들어 있다. 이 속담들에서 3은 모두 많은 양과 시간을 뜻할ㄴ다. 


p22 9, 10, 40, 100 : ‘많다’를 나타내는 수

 따지고 보면 언어 표현에는 수를 포함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아득히 높고 먼 하늘을 의미하는 구만리장천이나 겹겹이 둘러싸인 깊은 대궐을 의미하는 구중중권에는 9가 들어 있다. 십년 공부, 십년감수, 십년지기에서 10은 오랜 시간을 의미하며,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에서 10은 충분한 횟수를 말한다. 

 40도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수로 사용돼 왔다. 예를 들어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에서 40인이어야 할 필연적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즉 여기서도 40은 도둑이 꽤 많다는 것을 뜻한다. 40은 성경에도 자주 나온다. 하느님은 40일을 영적으로 중요한 기간으로 간주했으며, 창세기 7장 12절은 노아의 홍수 때 ‘40주야를 비가 땅에 쏟아졌더라’고 진술하고 있다. 

 또한 모세는 시내산에서 신과 40일을 함께했고, 예수는 40일 동안 광야에서 금식했다. 여기에서 40일은 상당히 긴 시간 또는 변화의 기간을 나타낸다. 이런 성경의 영향인지 14세기 베네치아에서는 선원 중에 병든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는 검역 기간을 40일로 잡았는데 이 역시 40일 정도를 지켜보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수가 더 커셔 100에 이르면 완벽할 만큼 충분함을 뜻한다. 백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가져, 백성은 백 개의 성이라는 뜻에서 유래하였으며, 여러 학자들인 백가, 모든 벼슬아치들을 이르는 백관이라는 표현을 에로 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백전백승, 백발백중, 백약이 무약, 백배사죄, 백해무익 등 백이 포함된 표현은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p23 암호는 언제부터 쓰였나

 이른바 정보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인터넷 뱅킹, 전자 상거래, 전자우편, 회원 전용 사이트 등 우리 생활 곳곳에서 암호가 쓰이지 않는 곳이 거의 없게 되었다. 개인의 정보를 보호할 필요가 있는 현대의 일상 생활 전반에서 암호가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암호의 역사를 보면 초기의 암호는 주로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비밀 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암호가 기원전부터 사용되었다는 사실이다. 

 암호의 역사는 보통 세 시기로 나눈다. 고대 그리스부터 19세기 말까지의 고전 암호를 1세대 암호, 20세기 전반부터 제2차 세계 대전까지를 2세대 암호,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뒤의 현대 암호를 3세대 암호라고 한다. 


p29 세계 최최의 컴퓨터는 에니악이라고 오랫동안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에니악보다 앞서 앨런 튜링이 발명한 콜로서스가 세계 최초의 컴퓨터라는 설이 유력하다. 컴퓨터의 아버지, 세계 최초의 해커, 인공지능의 선구자 등 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튜링은 독극물이 든 사과를 먹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비운의 천재 과학자이다. 그런 튜링이 영국군의 암호 해독 책임자였다는 사실은 컴퓨터의 발명과 암호 해독 방법의 연구가 서로 밀접히 관련되어 있음을 말해 준다. 


p35 RSA 암호는 두 개의 큰 소수를 곱하는 것은 쉽지만, 곱해진 결과가 어떤 두 소수의 곱인지 알아내는 것은 어렵다는 성실을 이용한다. 

 예를 들어 30자리 수를 소인수분해 하기 위해 루트 10의 30제곱인 10의 15제곱보다 작은 수로 나누어 보면 되는데, 1초에 100만 번 연산을 수행하는 슈퍼컴퓨터라 할지라도 계산하는 데 10의 9제곱 초가 소요되므로 약 30년이 걸린다. 

 

p36 수학이 발전함에 따라 더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소인수분해 알고리즘이 연구되고 있다. 미국의 수학자 렌스트라는 타원곡선 이론을 이용하여 소인수분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ECM을 알아냈다. 정수론과 전혀 관련성이 없어 보이는 타원곡선이 소인수분해 방법을 제공한다는 것은 서로 다른 수학 분야 사이에도 ‘퓨전’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p37 암호학은 수학의 여러 분야 중 정수의 성질을 연구하는 정수론을 응용한 한 분야로서, 암호학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정수론뿐 아니라 군론, 가환대수, 타원곡선, 그래프이론, 확률론 등 다양한 분야의 수학 이론들이 필요하다. 기초 과학 중에서도 가장 기초적인 수학은 일상 생활에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외면당하기 십상이지만, 수학을 그렇게만 생각하는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개인의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암호학에 기여하는 부분만 생각하더라도 수학은 크게 대접받을 권리가 있는 것 같다. 


p39 기하학의 증명 방식을 따른 스피노자의 윤리학

17세기 네덜란드의 철학자이자 신학자인 스피노자는 자신의 철학을 정당화하기 위해 기하학의 증명 방식을 동원하는 것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고 보았다. 스피노자가 1675년에 발표한 <<기하학적 순서로 증명된 윤리학>>은 자명한 진리에서 출발하여 논리적 귀결에 따라 ‘모든 것은 신’이라는 범신론을 이끌어 낸다. 다음 증명에서 보듯이, 수학과 가장 거리가 멀 것으로 여겨지는 윤리학이 수학적 방법론에 의해 증명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리 15] 존재하는 모든 것은 신 안에 있으며 신 없이는 아무것도 존재할 수도 또 파악될 수도 없다. 


p40 [정의2]에 따르면 ‘실체’란 그것의 개념을 형성하기 위해 다른 것의 개념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며, [정의3]에 따르면 ‘양태’란 실체의 변용이며, 다른 것 안에 있으면서 다른 것을 통하여 파악되는 것이다. 따라서 실체와 양태 이외에는 어떤 것도 존재할 수 없다. 한편 [정리14]에 의하면 신 이외에는 어떤 실체도 존재할 수 없으며 또한 파악될 수도 없으므로, 결국 신 없이는 어떠한 것도 존재할 수도 파악될 수도 없다. 


p40 미국의 <독립 선언문>도 <<원론>>의 형식을 따랐다. 

 미국이 1776년 7월 4일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당시 채택한 <독립 선언문>도 <<원론>>의 형식을 띠고 있다. 

 <독립 선언문>은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것을 이끌어 내기 위하여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고 생명과 자유와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비롯한 몇 개의 자명한 진리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권리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정부를 새로 조직할 권리가 있는데, 영국 국왕은 미국에 대한 악행과 착취를 반복함으로써 인민의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해 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미국은 새로운 정부를 조직하기 위하여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독립 선언문>은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여 자체적인 국가를 세우는 것이 정당함을 입증하기 위하여 공리와 같이 명백한 사실에서 출발하여 논리적으로 추론해 가는 유클리드 <<원론>>의 방법론을 이용하였다. 이처럼 스피노자가 윤리학 책을 저술하고 미국 독립 선언문에서 독립의 정당성을 주장할 때 논리를 전개해 나간 토대는 유클리드 <<원론>>의 방법론이었다. 


p41 <<다빈치 코드>>와 <<노르웨이의 숲>> 그리고 수학

 최근 몇 년 동안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 <<다빈치 코드>>에는 피보나치 수열이 나온다. 수학은 이처럼 이야기의 직접적인 소재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소설가 댄 브라운의 복잡하게 얽힌 복선을 정교하게 구조화하며 소설을 쓸 때에는 수학을 통해 길러진 사고력이 일조했을 것이다. 소설의 얼개와 디테일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수학이 간접적인 기여를 한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에서 여주인공은 사인과 코사인을 몰라도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에 대해 남주인공은 체계적인 사고방식을 익히기 위해 필요하다고 답한다. 수학을 배우는 이유는 수학의 구체적인 ‘내용’을 활용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 내용을 배우는 과정에서 중요한 ‘정신 능력’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수식과 기호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무미건조해 보이는 수학의 이면에 이런 측면이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일찍이 수학 공부를 ‘정신 체조’라고 비유했던 교육학자 페스탈로치의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chapter 2 수학은 단순하다

p45 공정한 분배란? 

공정하게 분배하는 방법을 탐구할 때는 그 대상이 분할 가능한지의 여부에 따라 두 가지 경우로 구분한다. 케이크나 피자와 같이 조각으로 나눌 수 있는 연속적인 성격을 가질 때에는 ‘분할자-선택자 방법’, ‘고독한 분할자 방법’, ‘마지막 감축자 방법’의 세 가지 방법을 이용하여 분배한다. 이에 반해 아파트나 자동차 같이 분할하기 어려운 이산적인 성격을 가질 때에는 ‘봉인된 입찰 방법’을 이용하여 분배한다. 


분할자-선택자 방법

분할자-선택자 방법은 두 사람인 경우에 적용할 수 있으며, 한 사람은 분할을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선택을 함으로써 두 사람 모두 만족시키는 방법이다. 

win-win (강의 때 이용)


p47 고독한 분할자 방법

 두 명일 때 이용한 분할자-선택자 방법을 세 명 이상인 경우로 확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세 명인 경우 한 사람은 분할을 하고 나머지 두 사람이 선택을 하는 고독한 분할자 방법을 따른다.


p49 마지막 감축자 방법

 마지막 감축자 방법은 앞의 방법들과 달리 모든 사람이 분할자이면서 선택자가 되며, 피자보다 더 복합적인 대상을 나눌 때 특히 유용하다. A,B,C의 세 명에게 분배하는 경우 다음 과정을 따른다. 


p50 A가 처음에 제시한 조각에 모든 사람이 동의하면 그대로 갖지만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 때에는 모든 사람이 동의할 때까지 조금씩 크기를 감소시켜 마지막으로 감축한 사람이 갖는다. 


p52 인간사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갈등은 분배와 관련되어 있다. 요즘 귀가 따갑도록 듣는 양극화 문제도 결국은 분배의 편중에서 비롯된다. 앞에서 알아본 분배의 원칙이 교과서적인 상황뿐 아니라 분배와 관련된 세상사의 갈등 상황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혜안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p53 모든 것은 단순화할 수 있다


p58 두 개의 통으로 위와 같은 과정을 반복할 때 모든 용량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두 통의 용량의 최대공약수가 1일 때에는 어떤 양도 만들어 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두 용량의 최대공약수의 배수인 양만 만들어 낼 수 있다. 

 두 정수 a, b의 최대공약수를 d라고 할 때, 적당한 정수 s, t가 존재하여 d=as+bt이다. 


p60 백팔번뇌의 유래

 백팔번뇌는 말 그대로 번뇌의 가짓수가 108가지라는 의미인데, 108이 산출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사람에게는 감각과 감각의 대상이 결합해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분별이라는 여섯 가지 작용이 있다. 이 여섯 가지 작용이 좋고, 나쁘고, 좋지도 않고 실지도 않은 세 가지로 구분되기 때문에 18가지 번뇌가 있다. 또 이 18가지 번뇌는 각각 더러움과 깨끗함이 있어 모두 36가지가 된다. 한편 이 36가지의 번뇌는 과거(전생), 현재(금생), 미래(내생)에 존재하기 때문에 3을 곱해 108가지가 된다. 


p61 108에서 33으로 

108에서와 마찬가지로 33이라는 수도 불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세상에는 33 관세음보살이 있는데, 이 관세음보살들이 모든 사람에게 화신 하여 33은 ‘모든 곳에 있는 모든 사람’을 뜻하게 되었다고 한다. 

 옛날에는 대궐 앞에서 상소하거나 민란을 일으킬 때 33명의 이름을 적어 통문을 돌렸다. 단체나 회사를 세울 때 발기인의 수를 33명으로 하는 관례를 따르는 것도 이런 의미에서다. 3-1운동 때 민족 대표를 굳이 33명으로 한 것은 독립 의지가 전국민적이라는 것을 표방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보면 33번의 종을 치는 것은 ‘온 사방 만 백성’을 위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인간은 수에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해 놓고, 때로는 그 의미를 즐기며, 때로는 그 의미에 갇혀 사는게 아닐까 싶다.  


p62 디지로그의 결정체 _ 바코드의 비밀

스캐너로 바코드를 읽으면 검은색 막대는 대부분의 빛을 흡수하여 적은 양의 빛을 반사하고, 반대로 흰색 공백은 많은 양의 빛을 반사한다. 이러한 반사율의 차이를 전기 신호로 바꾸고, 아날로그인 전기 신호를 디지털인 0과 1, 즉 이진법의 수로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0과 1의 조합에 따라 0부터 9까지의 십진법의 수를 알아낸다. 


p63 요즘 디지로그가 새로운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디지로그는 디지털 기기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융합시킨다는 데서 비롯된 용어이다. 바코드를 판독하는 과정에서 아날로그 전기 신호를 디지털의 0과 1로 바꾸기 때문에, 바코드는 또 다른 의미에서 디지로그라고 할 수 있다. 


p67 국제표준도서번호, 즉 ISBN은 International Standard Book Number의 약자로, 책에 부여되는 국제적인 주민등록번호라고 할 수 있다. ISBN은 10개의 수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기서도 마지막 자리가 체크 숫자이다. 


p68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수 체계는 십진법이므로, 11의 배수를 따지는 것은 10의 배수를 생각하는 것보다 복잡하다. 이런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11의 배수가 되도록 정한 이유는 11이 소수이기 때문이다. 체크 숫자를 포함한 자릿값을 정해진 규칙에 따라 더한 총합이 11의 배수가 되도록 정하면, 단 한 개의 숫자가 잘못 입력되어도 그 오류를 100% 찾아낼 수 있다. 


p72 수학의 속기술 _ 행렬

매트릭스의 어원은 라틴어로 MATRI로, ‘자궁’, ‘모체’, ‘그 안에서 무엇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p73 행렬은 수학의 중요한 분야이자 학문적 기초가 되는 선형대수학의 중심 개념이며, 전기 회로망, 도로망, 생산 공정의 연결선 등을 표현할 수 있어 공학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응용된다. 행렬은 컴퓨터를 이용하는 계산법과 관련되어 통계학, 선형계획론, 경제학 등의 분야에 폭넓게 응용되며, 최근에는 더 많은 사회과학 분야로 그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p74 행렬은 현실 세계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하고 우아한 도구가 될 수 있다. 


p79 이처럼 행렬은 교고서에 갇혀 있는 ‘수학을 위한 수학’이 아니라, 생태계의 변화를 예측하는 편리한 도구가 될 수 있다. 


p80 13에 얽힌 미신

 정신의학과에서 사용되는 TRISKAIDEKAPHOBIA(공포증)은 3을 나타내는 triska와 10ㅔ 해당하는 decca를 더해 13을 만들고, 여기에 공포를 뜻하는 phobia를 결합시킨 용어로 ‘13일 공포증’을 뜻한다. 이런 병명이 정식으로 존재하는 것을 보면 서양에서 13에 대한 기피증은 하나의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은 13명이 식사를 하게 되면 비서를 참석시켜 13을 면할 정도로 13이라는 숫자를 기피했고, 사업가 핸리 포드는 13일의 금요일에는 일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chapter 3 수학은 직관이다 

p84  태고에 수학이 있었다

호로스의 눈

2005년,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를 할리우드 스타일로 재해석한 뮤지컬 <아이다>가 숱한 화제를 뿌리며 상연되었다. 이때 <아이다>의 포스터와 무대 커튼에는 이집트를 상징하는 ‘호로스의 눈’이 새개벼 있었다. 호로스는 이집트의 전설에 등장하는 태양신으로 매의 머리에 반인반수의 모습을 하고 있다. 호로스의 눈은 모두 여섯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것은 각각 촉각, 미각, 청각, 생각, 시각, 후각을 의미하며, 각 부분은 정해진 단위분수 값을 갖는다. 


p90 플림프턴 322

바빌로니아의 점토판은 이집트의 파피루스와 마찬가지로 보존이 용이한 매체이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바빌로니아의 수학에 대한 많은 기록이 남아 있다. 바빌로니아 수학의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점토판은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는 플림프턴 322이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수학책 중 ‘플림프턴 322’를 언급하지 않은 책은 한 권 정도 있었다. 지금까지 읽은 수학책이 8권에 달하는데, 거의 모든 책에서 ‘플림프턴 322’를 이야기 한다. 그만큼 수학 역사에 있어서 바빌로니아의 점토판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시에 많은 수학책에서 다루지 않은 어떤 수학적인 현상이나, 개념은 없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나의 책이 다른 책과 차별점을 갖기 위해서는 다른 책에서 다루지 않았지만 흥미롭고 재미있는 수학 역사, 수리철학, 수학적 현상이나 실생활 관련 문제를 발견하고 생각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p92 피타고라스 정리가 성립하는 세 정수를 ‘피타고라스의 세 쌍’이라고 하는데 플림프턴 322에는 (a^2+b^2=c^2) a와 b의 쌍이 15개 적혀 있다. 


p93 피타고라스의 세 쌍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알고 있어야 한다. 피타고라스는 고대 그리스를 대표하는 수학자로 기원전 6세기 정도에 활동하였으며, 플림프턴 322가 제작된 시기는 기원전 1800년경이다. 그렇다고 보면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만들어지기 대략 1200년 전에 바빌로니아인들은 이미 이 정리를 알고 있었던 셈이다. 특히 3:4:5:와 같이 간단한 경우가 아니라 복잡한 피타고라스의 세 쌍까지 계산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바빌로니아 수학이 상당한 경지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p94 역사상 여러 분야를 두루 섭렵한 대표적인 학자로 고대 그리스의 탈레스를 꼽을 수 있다. 탈레스는 무엇이 본업이고 무엇인 부업인지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수학, 철학, 천문학에 큰 업적을 남겼다. 


탈레스는 고대 그리스의 7대 현인 중에 첫 번째로 꼽히는 철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여러 가지 도형의 기본적인 성질을 증명한 수학자이기도 하다. 탈러ㅔ스가 연역적으로 증명한 도형의 성질 중 가장 간단한 예로 두 맞꼭지각이 같다는 것을 들 수 있다. 


p95 막대 하나로 피라미드 높이를 재다


철학자로서 탈레스는 모든 물질은 그 자체로 생명을 갖추고 있어 생동한다는 물활론을 주장했다. 변화하는 만물을 관통하는 본질적인 것을 추구한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을 ‘물’이라고 보았다. 물은 생명을 위하여 필수 불가결하며, 인체의 대부분이 물로 이루어져 있고, 물은 고체, 액체, 기체라는 3가지 상태로 변화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물이 만물의 근원이라는 주장은 그럴듯하게 들린다. 


p96 탈레스는 게으른 당나귀에 대한 이솝 우화에도 등장한다. 이 우화에서 당나귀는 소금을 싣고 강을 건너다가 그만 실수로 강물에 빠진다. 등에 싣고 있던 소금이 녹아 짐이 가벼워지자 재미를 붙인 당나귀는 강을 건널 대면 상습적으로 넘어지곤 했다. 이를 눈치 챈 주인은 소금 대신 솜을 당나귀의 등에 실었고, 일부러 넘어진 결과 다른 때와 달리 짐이 무거워진 것을 안 당나귀는 그 버릇을 고치게 된다. 이 이야기에서 당나귀의 주인이 바로 탈레스이다.  

 탈레스는 천문학에도 관심이 많아 지구는 둥글다는 사실과 1년은 365와 1/4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탈레스 이름을 드높인 계기는 기원전 585년에 일어난 일식이다. 탈레스는 천문학 지식을 도우언하여 이 일식을 정확하게 예측했으며, 더욱이 메디아와 리디아의 싸움이 끝날 것이라고 예언했다. 싸움을 한참 하던 메디아와 리디아 진영은 일식 때문에 태양이 갑자기 빛을 잃자 이대로 전쟁을 계속 하면 신의 노여움을 살 것이라고 판단하여 전쟁을 멈추었고, 결국 탈레스의 예언은 적중하게 되었다. 이러한 예언은 인간의 이성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되었다는 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이전에는 계절의 변화나 기후 현상을 신의 조화로 여겼으나, 이를 객관적 사실로 파악하여 과학적으로 규명하게 된 것은 중요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한다. 

 탈레스에 대한 또 다른 야사에 의하면 어느 날 탈레스가 하늘의 별을 관측하면서 걷다가 그만 웅덩이에 빠지게 되었다. 이를 본 노파가 ‘바로 눞안의 일도 알지 못하면서 어떻게 하늘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 수 있는가?’하고 빈정댔다고 한다. 바로 앞에 놓인 일들에 얽매여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으로서는 설사 발 앞에 놓인 웅덩이에 빠지는 한이 있더라도 저 멀리 원대한 것을 바라보며 몰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p98 경주 안압지에서 출토된 신라시대의 ‘복제주령구’는 14면체 주사위로 궁중 놀이에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따지고 보면 인류는 역사의 시작과 더불어 확률과 관련된 상황을 경험해 왔다. 주술적인 종교 의식에서 신성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주사위를 던지거나 항아리에서 구슬을 꺼내는 것은 모두 확률적 행위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런 행위의 결과가 신의 의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종교적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확률에 대한 연구는 신을 모독하는 것으로 간주되었고, 이는 확률에 대한 개념화를 방해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뿐만 아니라 불확실성과 우연 현상을 다루는 확률은 논리적이고 결정론적이며 인과 관계가 뚜렷한 다른 수학 주제와 구별된다는 특성을 지닌다. 법칙이란 ‘필연성’을 갖는 것인데 확률은 ‘우연성’을 다루기 때문에 확률에 대한 법칙을 생각하는 것은 일면 모순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런 연유인지 확률은 상당히 늦게 수학사에 등장했으며, 16세기 카르다노와 타르탈리아가 도박판에서 제기된 주사위 게임에 대한 여러 가지 흥미로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하였다. 


p105 어느 도시에서 택시가 사람을 치고 도망간 뺑소니 사고가 발생했다. 이 도시에는 노란색 일반택시와 검은색 모범택시가 있는데, 그 비율은 각각 90%, 10%라고 한다. 사고 당시 다행히 목격자가 있어 뺑소니 차량이 검은색 모범택시라고 증언하였다. 이 목격자의 진술이 어느 정도 타당한지 알아보기 위하여 유사한 조건에서 테스트해 보았더니 목격자가 올바르게 색을 구별할 확률은 80%였다. 목격자의 증언대로 뺑소니 차량이 검은색 모범택시일 확률은 얼마로 추정할 수 있을까? 

 위의 상황에서 목격자가 색을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는 확률은 80%나 되기 때문에 뺑소니 차량이 검은색 모범택시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계산을 해 보면 실제로 뱅소니 차량이 검은색 모범택시일 확률은 31%밖에 되지 않는다. 

이 도시에서 운행되고 있는 노란색 택시와 검은색 택시의 비율이 90%, 10% 이므로, 100대의 택시가 있다고 자어할 때 노란색 택시는 90대, 검은색 택시는 10대이다. 목격자가 색깔을 정확하게 인식할 확률이 80%이므로 검은색 택시는 10대 중 80%인 8대는 검은색으로 올바르게 말하고, 목격자가 색깔을 잘못 말할 확률이 나머지 20%이므로 노란색 택시 90대 중 20%인 18대는 검은색으로 틀리게 진술한다. 이 두 가지 사실을 종합하면 목격자가 검은색이라고 증언했을 때 뺑소니 택시가 검은색일 확률은 26대 중 8대인 약 31%가 된다. 


p110 분야별로 명군가라는 게 있다. 케네디 가문과 록펠러 가문은 각각 정치와 사업의 명문가이다. 정치와 사업은 부모와 자본의 후광에 의존할 수 있기 때문에 가문의 전통을 이어 가기가 비교적 쉽다. 반면 고도의 지성과 끊임없는 연구가 필요한 학문 분야에서는 대대로 명성을 이어 가기가 쉽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스위스의 베르누이 가문은 유전학자들의 관심을 끌 정도로 17, 18세기에 수학계를 주름잡은 수학자를 다수 배출하였다. 수학계에서 베르누이 가문은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를 위시하여 150년 동안 음악계를 평정했던 바흐 가문에 견줄만 하다. 


p112 패러독스가 있어 더 매력적인 확률


p113 인도의 수학

 특히 인도는 수학 발달의 암흑기라고 할 수 있는 중세에 수학사의 공백을 메워주었다. 인도에서는 방정식을 푸는 것과 관련된 대수학 분야가 특히 발전하여 일차방정식, 이차방정식, 부정방정식의 해법을 알아냈고, 삼각함수와 사인 값을 정확한 수준까지 계산했다. 


p115 인도의 전설적인 수학자, 라마누잔

 중세에 꽃피웠던 인도 수학의 맥을 이은 사람은 20세기 초의 전설적인 수학자 라마누잔이다. 영화 <굿 윌 헌팅>에 보면 윌의 천재성을 라마누잔에 비유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라마누잔은 특히 정수론 분야에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라마누잔은 귀족 계급인 브라만으로 태어났지만, 학비를 대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여 독학으로 수학을 공부했다. 라마누잔은 자신이 연구하면서 정리한 노트를 당시 영국 최고의 수학자인 하디에게 보냈고, 이를 보고 경탄한 하디는 그를 영국으로 초청하여 함께 연구했다. 

 라마누잔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학위를 받고 영국 학술원 회원으로 선출되기도 하였지만 서른세 살이 라는 아까운 나이로 요절하였다. 그가 죽을 때까지 연구한 내용은 1976년에야 발견됐는데, 이를 라마누잔의 <<잃어버린 노트>>라고 부른다. 

 라마누잔은 수학의 여러 분야 중 수의 성질을 탐구하는 정수론 분야에 뛰어난 업적을 남겼고, 그런 영향인지 자신의 노트에 마방진의 첫 줄에 있는 22 12 18 87은 그의 출생 연도인 1887년 12월 22일을 뜻한다. 이 마방진을 보면 역시 수학의 귀재답다는 생각이 든다. 


chapter 4 수학은 즐겁다

p118 스포츠 경기에도 숨은 규칙이 있다_ 야구의 수학

이런 숫자 108의 우연은 스포츠에서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골프 홀 컵의 지름은 4와 1/4인치(1인치는 2.5399cm)로 약 11cm이며, 정확히 말하면 108mm이다. 초기에 수도 파이프를 골프의 홀 컵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그 지름이 108mm였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고, 골프공이 들어 있는 상태에서 성인 남자가 손을 넣어 공을 꺼낼 수 있는 적당한 크기이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유래야 어찌 되었든 골퍼들이 공을 칠 때 나름대로 번뇌의 과정을 거치므로, 108번뇌와 골프 홀 컵의 지름이 108mm라는 사실은 썩 잘 어울린다. 


p119 야구공의 표면은 표주박을 연상시키는 동일한 모양의 가죽 두장으로 되어 있는데, 이 가죽은 108땀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는 불교의 염주가 108번뇌를 상징하는 108개의 염주알로 이루어진 것처럼 투수가 공을 던지거나 타자가 공을 고를 때 한 타 한 타 108번뇌를 경험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하지만 야구는 서양에서 비롯된 운동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불교의 백팔번뇌와 관련시켰을 가능성은 희박하고, 다만 우연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p120 시집 이름을 정하는 데 오래 걸렸다. 망설였던 제목 가운데 ‘18.44’가 있다. 야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18.44m는 투수판에서 홈플레이트까지의 거리다. 여기에서 스트라이크가 나오고 번트가 나오고 장외 홈런이 나온다. 병살타가 나오고 데드볼이 나온다. 이만큼이 너와 나, 사랑과 이별, 탄생과 죽음의 거리가 아니겠는가? 뜻은 좋은데 두어 번 읽다보니 “씨팔 좀 사, 사!”로 읽힌다. 시집을 제발 좀 사달라고 떼를 쓰는 꼴이다. 우습기도 하고 짠하기도 해서 지워 버렸다. 


<2006년 봄에 나온 이정록 시인의 시집 <<의자>>의 뒤표지에 있는 글>


p128 코끼리를 냉장고에 집어넣는 방법

정수론 전공자 : 나는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을 수 있는 놀라운 방법을 알고 있으나 여백이 부족하다. - 페르마


우직한 통계학자 : 코끼리를 냉장고에 밀어 넣는 시행을 성공할 때까지 반복한다. 


세련된 통계학자 : 코끼리의 꼬리를 표봄능로 추출하여 냉장고에 집어넣는다. 


집합론 전공 수학자 : {냉장고}={코끼리}라고 정의한다. 


p130 마방진의 기원은 중국 하나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설에 따르면 하나라의 우임금은 홍수가 자주 발생하던 황하의 범람을 막기 위해 제방 공사를 하던 중, 강 한복판에서 등에 이상한 그림이 새겨진 거북이를 만났다. 낙서라고 불리는 이 그림에는 1부터 9까지의 숫자가 배열돼 있는데, 어느 방향으로 더해도 합은 15인 바방진이다. 

 이렇게 마방진에서 각 행과 열과 대각선에 위치한 수의 합을 마방진 상수라고 한다. 


p143 유리수는 왜 유리수가 되었을까? 

수학 용어를 잘못 번역한 예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예는 유리수이다. 유리수란 정수뿐 아니라 분수를 포괄하는 수로, 유리수를 수학적으로 정의하면 b/a 와 같이 두 정수의 비로 나타낼 수 있다. 그런데 영어를 번역하는 과저에서 rational을 비(ratio)와 형용사가 아닌 이성(ration)의 형용사로 오해한 나머지 비와 관련된 유비수가 맞는 번역인데 이성과 관련시켜 유리수로 잘못 번역한 것이다. 만약 유비수로 번역했더라면 ‘비로 나타낼 수 있는 수’라는 의미를 용어에서 바로 추측할 수 있기 때문에 유리수보다 이해하기가 더 쉬웠을 것이다. 


p145 초기의 로마력

고대 역사의 중심에 서 있던 로마는 달력이 발전하는 데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초기의 로마력은 1년이 304일, 10달로 이루어져 있고, 현재의 3월이 한 해의 첫 번째 달이었다. 이런 사실은 9월인 September와 10월인 October에 각각 7과 8을 나타내는 어간 se와 oct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3월이 첫째 달이라고 할 때 9월은 일곱째 달이고 10월은 여덟째 달이 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11월인 November 와 12월인 December에는 각각 9와 10을 나타내는 no와 de가 들어 있다. 

 기원전 713년 로마의 두 번째 왕인 폼필리우스는 1년에 시작에 January와 마지막에 February를 첨가하여 1년을 355일, 12달로 정했다. 이전의 304일인 경우보다는 1년에 근접했지만 여전히 1년인 365일과는 차이가 있으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윤년을 삽입해야 한다. 로마의 집권자들은 임기를 연장하기 위해 윤년을 결정하는 권한을 가진 대제관에게 뇌물을 바치는 등 로마의 달력은 권력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었다. 


p150 서기 원년은 0년이 아닌 1년이다. 기원전에서 기원후로 넘어갈 당시 0이라는 숫자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1년부터 시작한 것이다. 


chapter 5

p160 이탈리아의 화가이자 건축가인 라파엘로는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더불어 르네상스 3대 천재 예술가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바티칸 박물관의 시스티나 성당에 있는 프레스코 벽화 <아테네 학당>은 가장 주목받는 그의 작품 중 하나이다. 1510년경에 그려진 아테네 학당의 배경 좌우에는 예술과 지혜를 상징하는 아폴론과 아테나의 대리석 조각상이 있고,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유클리드, 피타고라스 등 고대 그리스를 대표하는 학자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총출연한다. 물론 동시대에 살았던 학자들이 아니므로 동시에 모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상상 속에서라도 이 학자들을 한 곳에 모아 놓은 라파엘로의 재기가 돋보인다. 


p162 플라톤은 수학자는 아니었지만 수학의 중요성을 설파하였다. 플라톤은 자신이 세운 아카데미아의 정문에 ‘기하학을 모르는 자는 이 문으로 들어오지 말라’라는 현판을 내걸었으며, 저서 <국가>에서 ‘기하학은 아래로 향하는 우리의 영혼을 위로 향하도록 철학적인 마음가짐을 만들고 영혼을 진리로 이끌어 가는 학문’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인간이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수학을 현실에서 유용하게 써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학이 영혼을 진리와 빛으로 이끌어 주는 학문이기 때문이라고 갈파했다. 


p162 그림으로 볼 때 플라톤의 왼편에서 토론을 벌이고 있는 무리 중 녹색 옷을 입고 옆모습을 드러낸 사람이 소크라테스다 


p163 그림의 오른쪽 아래에 허리를 구부리고 컴퍼스로 도형을 그리고 있는 사람이 유클리드다. 


p164 유클리드 옆에 위치하면서 뒷모습이 보이는 지구의를 든 사람이 그리스 천문학자이자 지라학자인 톨레미로 그리스어 발음으로는 프톨레마이오스라고 한다. 


p164 그림의 왼쪽 아래에 앉아 공책에 무언가 적고 있는 사람은 피타고라스다. 


p165 그림의 왼쪽 제일 끝에 아이와 함께 있는 수염 기른 할아버지가 스토아 학파의 창시자 제논이다. 


p165 피타고라스의 오른쪽 뒤에 있는 흰 옷을 입은 가녀린 여인은 라파엘로가 사랑했던 여인이라는 설도 있지만, 최초의 여성 수학자인 히파티아라는 해석이 더 유력하다. 


p166 <아테네 학당>에 나오는 학자들의 면면을 분석해 보면 여러 면에서 수학에 대한 조예가 깊었음을 알 수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학문이 분화되지 않아 철학자가 수학자와 천문학자를 겸직하는 경우가 많았으니, 당시의 지식인들이 나름대로 수학적 업적을 남긴 것은 일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p171 수학으로 디자인 하다_이차방정식의 미학

원, 타원, 포물선, 쌍곡선은 원뿔을 절단했을 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원뿔곡선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곡선들의 방정식을 구해 보면 모두 이차식이 되기 때문에 이차곡선이라고도 한다. 원뿔곡선은 원뿔의 단면과 관련된 ‘기하학적인’ 명칭인 반면, 이차곡선은 곡선이 이차식으로 표현된다는 사실에 주목한 ‘대수적인’ 명칭이다. 다시 말해 원뿔 곡선과 이차곡선은 동일한 수학적 대상을 지칭하지만, 서로 다른 관점에서 붙여진 용어이다. 


p178 피타고라스 정리 증명 아이디어를 이용하여 만든 정원의 제목은 ‘피타고라스의 정원’이다. (직각삼각형의 각 변을 한 변으로 하는 정사각형으로 증명하는 그림) 수학 문제를 푸는 도구로만 여겨 왔던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정원 디자인에까지 영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하인의 슈퍼타원 모양을 따른 세르겔 광장과 피보나치 분수에 이어, 정원 설계에 이용된 수학적 아이디어까지 탐색하고 나면 우리 주변의 도처에 깔리 수학의 존재를 실감하게 된다. 


p183 어떤 명품 브랜드 회사에서는 새로운 상품을 디자인할 때면 디자이너를 일함브라 궁전으로 출장을 보낸다는 소문이 생길 만큼, 일함브라 궁전을 장식한 아라베스크 무늬들은 디자이너들에게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원천이 되곤 한다. 기하학적 형태를 자신의 작품 세계에 반영하는 것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에셔 역시 이 일함브라 궁전에서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p190 소수의 배수

파스칼의 삼각형에서 2행, 3행, 5행, 7행, 11행과 같이 소수번째 행을 이루고 있는 수들을 살펴보자. 첫 번째와 마지막 수 1을 제외한 모든 수들은 그 소수의 배수가 된다. 예를 들어 5행에서 첫 번째와 마지막 수를 제외한 5, 10은 5의 배수이며, 7행의 7, 21, 35는 모두 7의 배수이다. 


chapter 6 수학은 진화한다

p198 내 안에 또다른 나 있다 _ 프랙탈

우리가 잘 모를 뿐, 놀랍게도 자연계에는 이런 프랙탈 형태를 가진 것들이 많이 있다. 움푹 들어간 해안선 안에 또 굴곡진 해안선이 반복되는 리아스식 해안선이나, 큰 번개 줄기에서 작은 번개 줄기가 가지 쳐 나오고 또 더 작은 번개가 갈라져 나오는 번개의 모양이 그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사리 잎과 브로콜리, 눈의 결정도 프랙탈 형태를 띠고 있다. 


p206 칸토어 집합

집합론의 창시자 칸토어는 칸토어 집합이라는 것을 생각해 냈다. 길이가 1인 선분에서 3분의 1부터 3분의 2까지의 3분의 1을 지운다. 남은 부분에 대해서도 중앙의 3분의 1을 지우는 일을 계속 반복하면 무수히 많은 점들이 남게 된다. 이를 칸토어 집합이라고 하는데, 코흐 곡선과 마찬가지로 부분과 전체가 같은 모양을 갖는 프랙탈이다. 


p213 몸속에도 프랙탈이 있다

생명체는 아메바처럼 아주 작은 단세포 동물부터 코끼리와 같이 거대한 동물까지 그 크기가 다양하다.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대사를 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산소는 표피를 통해 공급한다. 그러므로 생명체의 에너지 대사를 위해서는 충분한 표면적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명체는 단순하지 않은 복잡한 모양의 입체이지만, 간편하게 계산하기 위해서는 정육면체라고 가정하고 부피와 겉넓이의 관계를 알아보자. 

 

p214 생명체도 몸집이 작을수록 부피에 대한 겉넓이의 비가 크고, 몸집이 클수록 그 비는 작아진다. 따라서 작은 생명체는 외부와 접촉하는 표면적이 넓기 때문에 호흡기관이나 순환기관을 별도로 둘 필요가 없다. 그러나 생명체의 몸집이 커지면 부피에 대한 겉넓이의 비가 작기 때문에 표피를 통해서는 에너지 대사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할 수 없다. 그래서 생명체는 호흡기관이나 순환기관가 같은 몸의 외부를 내부로 집어넣어 표면적을 확보하는 방안을 택하게 된다. 이때 가능하다면 생명체의 제한된 공간내에서 더 큰 겉넓이를 확보할 수 있다면 유리할 것이다. 이에 대한 해법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프랙탈이다. 코흐 곡선이 유한한 넓이에 무한한 길이를 갖는 것처럼, 프랙탈은 유한한 부피에 무한한 겉넓이를 갖기 때문이다. 


p215 수학적으로 정의될 수 있는 프랙탈이 인간의 신체에서, 또 자연 현상에서 폭넓게 관찰되는 것을 보면 ‘신은 수학이라는 언어로 우주를 창조했다’는 갈릴레오의 말이 다시금 떠오른다. 


p218 무질서 안에서 질서를 찾다_라이프 게임과 카오스 게임

카오스 이론은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단순화시켜 말하면 불규칙하고 무질서하게 보이는 예측 불가능한 현상에서 모종의 규칙성을 찾는 것이다. 원래 카오스는 코스모스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조화로운 자연이 창조되기 이전의 무질서한 상태를 가리킨다. 하지만 오늘날 과학 용어로서 카오스는 예전과 달리 겉보기에 무질서해 보이지만 그 배후에는 어떤 결정론적인 법칙이 지배하는 경우를 말한다. 


p219 나비효과 

나비 효과는 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뉴욕에서 폭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으로, 초기 조건에 민감하게 의존하는 카오스의 성질을 비유적으로 나타낸다. 나비의 날갯짓이 연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결국 큰 변화를 가져오는 과정을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은 바로 옆에 있는 작은 벌레를 나뭇잎에서 떨어뜨려 밑에서 놀고 있는 원숭이 털 속에 떨어지게 한다. 원숭이는 그 벌레 때문에 가려워 긁다가 바로 옆의 열매를 떨어뜨리고, 열매는 돌에 부딪혀 돌을 구르게 한다. 돌은 큰 바위를 지탱한 작은 돌을 쳐서 밀어내면서 작은 산사태를 일으킨다. 이런 변화는 작은 시냇물을 막고 물 흐름을 바꾸어 화산의 구멍을 막고, 약한 지반을 꺼지게 하면서 화산 폭팔을 일으킨다. 화산재는 부분적으로 대기의 기류를 바꾸어 큰 대기압 차이를 일으키고, 급기야 대류 변화를 일으켜서 미국 뉴욕에 커다란 폭풍을 일으킨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세계화 시대에는 나비 효과가 더욱 강한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 


p229 카오스 게임

카오스 게임은 주사위를 던지는 시행을 한 후 정해진 규칙에 따라 정다각형 위에 점을 찍는 것이다. 주사위를 던지면 임의의 눈이 나오기 때문에 그 점의 분포를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분포는 궁극적으로 사어핀스키 삼각형 등 자기닮은 구조를 갖는 다양한 프랙탈 도형을 형성한다. 


chapter 7 수학은 조화롭다 

p236 영원히 끝나지 않는 수의 비밀 _ 파이


p237 7월 22일은 원주율과 관련된 또 다른 기념일로, 일명 유사 파이 데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파이 값을 흔히 소수 둘째 자리까지 표시하여 3.14로 사용하지만 외국에서는 파이 값을 22/7로 표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7월 22일 유사 파이 데이가 된 것이다. 

  순환하지 않는 무한소수인 파이 값을 외우는 비법은 여러 가지이다. 그 중 1906년 <<리터러리 다이제스트>>에 실린 오르의 작품은 다음과 같다. 

 Now, I, even I, would celebrate in rhymes incept, 


the great immortal Syracusan rivaled nevermore


who in his wondrous lore passed on before


left me his guidance how to circles mensurate, 


 위의 시에서 각 단어를 이루고 있는 알파벳 개수를 적으면 3.141592653....로 파이의 소수 30자리까지의 값이 된다. 


p244 천문학자의 수명을 연장시키다_포그

블로그와 로그

네티즌들의 놀이터, 인터넷의 1인 미디어 ‘블로그’가 한창 각광을 받고 있다. 1997년에 처음 등장한 블로그가 10년도 채 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의 일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니, 인터넷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그런데 이 블로그란 말은 어디서 왔을까. 인터넷 웹과 항해 일지를 뜻하는 로그(log)를 합성하면 웹 로그(web log)가 되는데, 이를 줄여서 블로그(blog)라고 한다. 

 원래 로그는 다양한 뜻을 가지고 있다. 사전에서 찾으면 제일 먼저 ‘통나무’라는 뜻이 나오묘, ‘로그인’이나 ‘로그아웃’에서는 ‘기록’의 의미로도 쓰인다. 이뿐만 아니라 수학에도 로그가 있는데, 이때는 로그는 로가리즘을 줄인 말로, 앞의 로그와는 어원이 다르다. 


p245 수학사의 10대 공식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니카라과 공화국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10대 공식에 경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우표 시리즈를 발간했다. 로그는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 아이슈타인의 E=mc^2등과 더불어 10대 공식에 선정되었는데, 로그의 기원이나 현재의 쓰임새를 고려하면 충분히 그런 대접을 받을 만하다고 여겨진다. 

 

p252 오일러의 시력 상실과 베토벤의 청각 상실

 오일러의 업적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 것은 실명이라는 악조건을 딛고 위와 같은 업적을 이룩했다는 점이다. 오일러는 20대에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초상화는 오른쪽 눈이 보이지 않도록 모두 왼쪽에서 그려졌다. 한쪽 눈을 잃었을 때 ‘한 눈으로 보니 모든 현상이 더욱 또렷이 보인다’고 했다니, 오일러에게 이런 시련은 큰 장애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오일러는 60대에 왼쪽 눈마저 실명했으며, 이에 굴하지 않고 비상한 기억력을 바타응로 연구를 계속했다. 


p257 미분으로 무얼할까

원의 두렐와 넓이 공식 사이의 관계를 미분과 적분의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사실 이 관계는 직관적으로 자명하다. 바지름이 아주 작은 원의 두렐, 그보다 반지름이 조금 큰 원의 둘레, 이런 식으로 원의 둘레를 계속 모으면 궁극적으로는 원의 넓이가 만들어진다. 따라서 원의 둘레를 적분하여 원의 넓이를 얻는 것을 일면 당연하다. 


p258 카발리에리의 원리 

적분은 선을 쌓아서 면을 만드는 것, 또는 면을 쌓아서 입체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카발리에리의 원리에 따르면, 두 입체를 밑면에 평행하도록 절단하였을 때 그 단면의 넓이가 같으면 두 입체의 부피는 같다. 즉 각 높이에서의 단면의 넓이가 같다면 그것을 모아서 만든 입체의 부피는 같아야 한다. 

 

p260 18세기는 미분방정식의 춘추 전국 시대

17세기에 발전된 미적분학의 토대 위에 18세기에는 미분과 방정식을 결합시킨 ‘미분방정식’에 대한 탐구가 시작되었다. 그 결과 18세기의 대표적인 수학자인 오일러, 클레로, 달랑베르, 리카티, 르장드르는 각각 자신의 이름이 붙은 미분방정식을 내놓았다. 또한 라플라스는 라플라스 변환을 통해 미분방정식을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3. 내가 저자라면

 나는 이 책이 재미없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읽어보니 재미있다. 아마도 내가 수학에 관한 내용을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전에는 전공수학만 풀다 이 책을 보니 재미가 없었던 것이다. 수학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알고 있는 상태로 읽으니 더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 이런 생각도 했다. ‘학생들이 알고 있는 수학 개념을 좀 더 재미있는 이야기로 엮어도 좋겠다.’ 너무 모르는 이야기를 하면 독자가 읽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사실 그렇다. 잘 팔리고, 재미있게 읽히는 책은 대부분 그 책 안에서 무언가 대단한 것을 얻거나 그렇지는 못한다. 고전이 읽기 어려운 이유도 아마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겠지? 진실에 진실한 작가로서 나는 어떻게 첫 책을 써야 할까? 일단 옆집 누나가 재미있겠다면 빌려갈 책, 재미있다며 빌려줄 책을 쓰고 싶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나는 독자가 알고 있는 내용에 재미와 깊이를 조금 더하는 정도로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부님이 계속 내게 쉽고, 재미있게 쓰라고 요구하신 이유를 조금 알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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