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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6일 12시 00분 등록

<신화와 함께 하는 삶> 조지프 캠벨 지음, 이은희 옮김, 이경덕 감수, 한숲출판사

 

1.   저자에 대하여

 

조지프 캠벨 (Joseph Cambell)

 

뉴욕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아메리칸 인디언에 대한 책을 읽고 자연사박물관에 소장된 토템 기둥에 매료되어 자주 그곳을 찾았다. 그는 1925년부터 1927년 사이에 컬럼비아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파리와 뮌헨 대학에서 중세 프랑스어와 산스크리트어를 공부했다. 캘리포니아에 머물 당시 존 스타인벡, 생물학자 에드 리켓츠와 교류했던 캠벨은 캔터베리 대학에서 강의하다가 1934년에는 사라로렌스대학의 문과대학에서 수년간 교편을 잡았다. 1940년 대와 50년대에는 스와미 니킬라난다를 도와 <우파니사드> <스리 라마크리슈나의 복음>을 번역하기도 했다.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야생 수거위의 비행><신의 가면><신화 이미지> 등 많은 책을 저술하고 1987년 사망했다. 

 

 

저자에 대한 개인적 평가

 

나는 그를 전작주의 하려고 한다. 그의 말 때문이다.

 

2.   내가 저자라면

 

1)   뼈대와 목차

 

저자의 머리말 들머리에서 책의 출생지를 밝히고 있다. 이 책은 1958년부터 1971년까지 뉴욕 쿠퍼재단의 그레이트홀에서 스물다섯 차례에 걸쳐 있었던 신화 강연 중 열 세 차례의 강연을 선별해서 구성한 것이다. 추천의 글을 쓴 이경덕씨는 조셉캠벨이 달 착륙 직후의 열기를 반영해 심혈을 기울여 썼던 11장 과학에 대한 부분을 거슬려 했지만 튄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추천의 글 이경덕

머리말 조지프 캠벨

 

1 신화에 미친 과학의 영향

2 인류의 출현

3 의례의 중요성

4 동양과 서양의 분리

5 동양과 서양의 종교적 대립

6 동양 예술의 영감

7

8 사랑의 신화

9 전쟁과 평화의 신화

10 정신분열증 내면으로의 여행

11 달 위를 걷다 외면의 여행

12 글을 맺으며 더 이상의 한계는 없다

참고문헌

찾아보기

 

 

2)   장점 및 보완점

 

장점 첫째, 낯선 역자의 이름을 익숙한, 또는 유명한 업계 원료의 감수로 보완하다.

 

이 책의 지은이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조셉 캠벨이고, 번역자는 이은희씨고 감수자는 이경덕씨다. 이은희씨는 전문번역가인데 옮긴 책 제목 목록을 보니 신화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다. 그런데 이경덕씨는 한양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신화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썼다. 그가 쓴 책 제목은 이렇다. <신화로 보는 악과 악마><신화 따라 세계여행><신화 따라 우주여행><신화따라 환상세계여행><신화 따라 지하세계여행><그리스 신화 100장면> 번역한 책은 <신의 지문><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 등이 있다. 전문가가 아닌 이의 책, 번역서든 저서이든 전문가에게 추천사를 받는 것처럼, 감수를 받는 것도 책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는 방식인 듯 하다. 저자의 아이디어인지 편집자의 아이디어인지 모르지만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장점 둘째, 삽화가 있어 흥미를 돋운다. 삽화의 출처를 밝히면 더 좋겠다.

 

강연을 녹취를 해서 책의 원고를 만들었다. 이 책은 번역본이므로 한국어판이 아닌 미국에서 나온 원책에 들어 있던 삽화를 그대로 실은 것이리라. 대부분 흑백이고, 가운데 부분은 칼라다. 삽화가 있어 읽어가는 재미를 늘일 수 있었다. 나는 삽화가 마음에 들어서 이게 어느 지역, 어디 이야기에 나오는 그림인지가 궁금했다. 그것이 나와 있지 않았다. 밝혀두었으면 더 좋았겠다. 

 

3)   감동적인 장절

 

(1)   내가 쓰고 싶어하는 책의 개념과 비스무리한 신화의 개념 발견했다. 근데 그건 신화의 본래 기능이었다. 다른 신화를 다룬 조셉 캠벨의 책에서도 읽었다. 어딘지는 가물가물

 

256 적절한 신화의 기능에 대해서 조금만 더 이야기를 해 보자. 내가 보기에 그 기능은 네 가지다.

첫째는 신비적 기능이라는 것이다. 이는 드넓은 우주에 대한 경외감과 감사의 마음을 일깨우고 간직하게 하여, 우주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이 거기에 참여하고 있음을 인식하도록 한다. 우주라는 존재의 신비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심오한 신비이기도 하다.

257 살아있는 신화의 두 번째 기능은 시간의 지식, 신화를 이야기하는 민족의 행동과학 및 영역과 일치할 우주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257 살아있는 신화의 세번째 기능은 사회의 구체적이고 일정한 도덕적 규범을 인정하고 지지하며 각인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네 번째 기능은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균형을 이루면서 예측할 수 있는 삶의 과정을 거치도록 단계적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257 간략하게 이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자.

첫번째 단계는 12년 동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가족의 지도와 보호에 의존하는 아이의 단계다. 3장에서 이야기한 대로 생물학적으로는 캥거루와 주머니쥐, 왈라비 등의 유대류가 이와 비슷하다.

258 신화는 새 둥지처럼 지역환경의 재료로 만들어지고 의식적인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무의식적인 내면의 지시를 받아 구성된다.

258 신화는 어른을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신화의 첫번째 기능은 미성숙한 영혼이 세상에 맞설 준비를 하고 성숙해지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내가 읽고 싶고, 읽히고 싶은 책이 이런 내용이다. 12살이라는 분류도 흥미롭군, 관례나 성인식의 나이와 일치한다. 내가 하려는 게 신화의 원래 목적이었군.  

258 신화의 다음 기능은 준비를 갖춘 청소년이 세상에 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두번째 자궁인 신화를 떠나 동양에서 말하는 것처럼 두번째 탄생’, 즉 어린 시절을 뒤로 하고 세상에서 자기 역할을 다하는 능력 있는 성인이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259 어릴 적에 건강한 신화가 각인되었다면 그래서 이렇게 퇴행적으로, 밑으로 가라앉을 때가 되었을 대 저 밑의 풍경이 조금은 더 익숙하게 느껴지고 상황은 좀 더 나았을 것이다. 최소한 그곳에서 마주친 몇몇 괴물의 이름을 알고 있거나 무기를 준비했을 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외부의 초자연적 현상으로 해석된 신화의 이미지는 사실 무의식의 구성 능력 (혹은 융의 표현에 따르면 원형)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내가 모으거나 쓰고 싶은 신화 책의 내용이 바로, 12세까지의 어린 시절을 보내는 시점에 주어지는 건강한 신화이다. 근데 이걸 어떤 기준으로 주어야 할까? 그리고 어떻게 이 신화를 읽고 적용할 건지를 말해주지? 어쨎든 신화에 대한 책을 쓰려고 한다면 신화에 대한 책을 계속 읽어가는 게 내 질문이나 마음을 경작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일단 캠벨씨를 전작주의를 하고, 그 다음에는 캠벨씨가 길을 일러줄 거니 걱정 안 한다. 

 

(2)   현대의 살아있는 신화는 어떤 것이어야 하나?

 

297 새로운 신화란 무엇인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신화는 일종의 시다.

 

301 전 세계에 걸쳐 본질적으로 똑 같은 신화적 모티브가 나타난다. 위대한 경전에는 모두 처녀수태와 성육신, 죽음과 부활, 재림, 심판 등의 신화와 전설이 있다. 그러한 이미지는 정신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정신과 관련된다. 상징적으로 정신의 구조와 질서, 그 힘을 말해준다. 따라서 그 이미지들이 본래적으로, 보편적으로, 본질적으로 해당 지역의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나타낸다고 볼 수 없다. 가령 불교도들은 역사에 나오는 왕자 고타마 싯다르타를 수많은 부처 의식의 역사적 화신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힌두교도 역시 비슈누의 화신이 무수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오늘날 기독교도의 난점은 나사렛 예수를 유일무이한 신의 역사적 화신이라고 생각한다는 데 있다.  마찬가지로 유대교에서는 신은 당신이 창조한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선택된 민족만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러한 민족 중심적 역사주의 때문에 오늘날 목사들은 신도를 끌어들이기 어려워졌다. 이야말로 목사가 대접하는 성찬이 형편없다는 확실한 증거일 것이다. 문명이라 봤자 별 것 없던 아버지 세대에는 맛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달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을 생각해보라.

 

304 세 화신, 즉 예수, 크리슈나, 석가모니의 삶은 다른 것이다. 하지만 상징이 그들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가리키면 모두 똑같다. 토마스 머튼의 말을 다시 인용해보자, ‘스스로 깨어 있지 못하면 상징을 신호뿐 아니라, ‘서약존재이기도 한 상징에 반응하는 영혼의 공명을 이해하지 못한다.’ ‘상징은 주체를 가리키는 객체다. 우리는 주체와 객체의 수준 저 너머 깊은 영적 의식의 부름을 받았다.’

 

305 다시 말해 신화와 종교는 거대한 시라고 인식할 때, 신화와 종교는 사물과 사건을 통해 존재영원의 편재를 가리킨다.

 

 

3.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추천의 글 이경덕

 

미궁은 신화를 설명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이다.

 

미로와 미궁은 서로 닮은 것처럼 생각되지만 그렇지 않다.

 

미궁은 길이 하나밖에 없다. 외길이기 때문에 길을 잃을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

 

좌우를 살필 필요없이 앞으로 나가기만 하면 중심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미궁에서 빠져나오고 싶다면 그대로 뒤로 돌아갔던 길을 되돌아 나오면 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테세우스가 들어갔던 곳은 미로가 아니라 미궁이다.

 

캠벨은 스승이었던 하인리히 침머의 <인도의 신화와 예술>을 편집하면서 마지막에 이 이야기를 소개한다. 

폴란드의 옛 수도였던 크라코프에 있는 유대인 거리에 랍비인 제켈의 아들이며 역시 랍비인 아이시크가 살았다. 그의 삶은 고단했지만 신에 대한 경외와 믿음을 잃지 않았다. 어느 날 아이시크는꿈을 꾸었다. 꿈의 내용은 멀리 체코의 프라하에 있는 보헤미아의 왕궁으로 가서 다리 밑에 숨겨진 보물을 찾으라는 것이었다. 아이시크는 신기한 꿈이라고 생각했지만 프라하로 갈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같은 꿈을 세 번이나 꾸게 되자 생각이 바뀌었다. 아이시크는 꿈이 일러준 대로 보물을 찾기 위해 행장을 꾸리고 길을 떠났다. 그러나 프라하에 도착했을 대 그는 크게 절망했다. 왕궁으로 가는 다리에는 늘 파수병들이 지키고 있어서 가까이 다가갈 수 조차 없었다. 아이시크는 매일 아침 다리가 있는 곳으로 가서 해질녘까지 파수병의 동태를 살피고 다리의 재질을 살폈다. 마침내 매일 다리 근처를 서성대는 아이시크를 이상하다고 생각한 경비대장이 그를 불렀다……경비대장은 자기가 꾼 꿈에 대해 말했다.

나는 꿈 속에서 이런 말을 들었소. 폴란드의 수도 크라코프로 가서 제켈의 아들 아이시크라는 유대인 집에 숨겨져 있는 보물을 찾으라고 하더군요.  보물은 난로 뒤에 지저분한 구석에 숨겨져 있다고 했어요.”

 이 이야기는 연금술사와 같은 맥락이다. 코엘료가 이 신화를 읽었을까?

 

아이시크의 보물은 이중적이다. 하나는 광채가 나는 보석 같은 보물이다. 실제로 아이시크는 보물을 팔아서 자기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했고 훌륭한 기도소를 지었다. 또 하나는 보이지는 않지만 더욱 빛나고 아름다운 보물이다. 그것은 종교적으로 비유하면 깨달음과 비슷하다.

연금술사 소설의 이점은 자기의 신화를 찾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것이지. 아이시크와 경비대장이 같은 초대를 받았는데 아이시크가 신을 직심스럽게 믿었고, 무엇보다도 행동을 했기 때문에 그는 자기 길을 살아낼 수 있었다. 어쩌면 우연히 내게 주어진 책 쓰기라는 미션, ‘신화에 대한 책역시 좌충우돌을 하더라도 매일 가야할 길이고, 가는 것 자체가 의미일 거다.

 

미궁의 중심을 향해 걸어갈 때와 중심에서 나올 때 서로 다른 사람이 된다. 깨닫기 전의 사람과 깨달은 후의 사람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신화는 미궁이다. 신화학자들이 아이시크의 이야기를 자주 인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화는 사람들에게 미궁으로 안내하고 보물을 얻도록 해준다.

신화와 상징들 그리고 먼 곳으로부터의 지혜의 징표들은 바로 그러한 방법으로 우리 자신의 보물에 대해 우리에게 이야기해 줄 것이다. 그런 다음 우리는 우리 존재의 잊혀진 마음속 깊숙한 곳으로부터 그것을 파내야 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것은 우리들의 문제들을 해결해 주고 우리를 둘러싼 모두의 이익을 위하여 살아있는 정신의 신전을 건립토록 허락할 것이다.”

이 글은 아이시크의 이야기에 대한 캠벨의 말이다. 신화를 읽어야 할 이유이기도 하고 우리 삶에서 신화가 어떻게 작용하는 지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다.

우리 자신의 보물에 대해 말해주고, 이미 가지고 있는 보물을 알아보고 파내어 가지도록 하는 이야기가 신화라면 나도 그런 걸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다. 있는 것을 찾아서, 편집해서, 또는 만들어내어서.

 

한 가지, 캠벨이 활발하게 활동을 하던 때가 고고학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과학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였다. 캠벨 역시 그 시대의 분위기에 젖지 않을 수 없었고 글의 곳곳에 고고학과 과학의 그림자가 배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머리말 조지프 캠벨

 

이 책은 1958년부터 1971년까지 뉴욕 쿠퍼재단의 그레이트홀에서 스물다섯 차례에 걸쳐 있었던 신화 강연 중 열 세 차례의 강연을 선별해서 새로 구성했다. 이 중 4장은 같은 해에 있었던 두 번의 강연 내용을 합친 것이다.

 

이 책의 주제와 제목은 포럼의 회장 존슨 E. 페어차일드 박사의 창조성에 빚지고 있다.

 

나는 이 책이 그 분에게 드리는 감사의 표시이자 마음의 빚을 갚는 면죄부라고 생각한다.

머리말에서 주로 감사를 밝히고 있다.

포럼의 회장 존슨 E. 페어차일드 박사

강연내용을 녹음해준 라이오방송국의 시술자와 관계자들

강연 초안을 성실하게 여러 번 타이핑해준 마셔

강연제목을 책의 목차로 삼으라는 아이디어를 주고 비판과 제안을 해준 아내 진 어드먼

실명을 들어, 구체적으로 감사하는 모습이 좋아보인다. 칭찬처럼 감사도 그런 형식일 때 더욱 부담없으면서 빛나는 듯 하다.

 

1 신화에 미친 과학의 영향

 

29 어떤 궁극적인 체제나 충분한 양의 사실로 충족시킬 의도는 없는가?  절대로 없다. 좀더 지속적인 탐구, 좀더 성장하고자 하는 정신만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러한 성장이 지속되는 한, 과학은 현대 서구인의 삶의 척도이자 지금도 지키고 있는 모든 약속이 존재한 세상의 척도일 것이다. 다시 말해 변화와 새로운 생각, 새로운 물건, 새로운 크기 그리고 석화되고 경직되며 발견된 진리라고 신성시됐던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세상의 척도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사물을 알지 못하고 과학도 진실을 말해주지 못한다. 과학의 매력이 우리를 어디로 인도하든, 그것은 진리에 대한 열망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보기에는 과거의 종교가 주거나 수없이 제안했던 것보다 더 크고 더 생생한 계시가 존재하는 것 같다.  

 

2 인류의 출현

 

 

3 의례의 중요성

 

 

4 동양과 서양의 분리

 

 

5 동양과 서양의 종교적 대립

 

 

6 동양 예술의 영감

 

 

7

 

 

8 사랑의 신화

 

 

9 전쟁과 평화의 신화

 

 

10 정신분열증 내면으로의 여행

 

243 풍부한 상상력으로 기획을 하던 젊은 마이클 머피 협회장이 신화와 정신분열증에 어떤 연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한 게 틀림없었다. 하지만 정신분열증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나는 그의 편지를 읽고 나서 전화를 걸었다.

마이크, 나는 정신분열증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네. 차라리 조이스 강의를 하면 어떻겠나?”

좋지요. 하지만 정신분열증에 대한 선생님의 강연을 더 듣고 싶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선생님과 존 페리 박사 두 분이 신화와 정신분열증에 대해 공동강연하시는 게 어떻습니까?”

이 책의 씨앗은 강연이었다. 그럼 강연의 씨앗은 기획자의 호기심이었구나. 기획은 재미난 일.

 

244 존 페리 박사의 정신분열증에 대한 논문을 읽으면서 정신분열증적 환상이 신화적 영웅의 여행과 똑같다는 사실에 적이 놀랐다. 그 내용은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244 정신분열증의 일반적인 패턴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의 사회적 질서와 환경을 위반하거나 벗어난다. 둘째, 내면으로 오래도록 깊숙이 숨어들고, 곧이어 점점 더 깊이 물러나 내면의 정신 밑바닥까지 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거기서 무서운 경험을 하면서 몇 차례 혼동을 겪고 (운이 좋은 경우) 새로운 용기를 주는 일종의 구심점을 만나며 마지막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는 신화적 영웅의 일반적인 여행 공식이기도 하다. 나는 이 여행을 1) 분리 2) 입문 3) 회귀로 표현했다. 영웅은 평범한 일상 세계에서 초자연적인 경이의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 그 다음 그곳에서 엄청난 세력을 만나고 결국에는 승리를 차지한다. 그리고 동료들에게 이익을 줄 힘을 얻어 이 신비한 여행에서 현실세계로 돌아온다.  이것이 신화의 패턴이자, 이 정신적 환상의 패턴이다.

 

245 페리 박사는 논문에서 때로는 충격요법 같은 것을 동원해 정신분열 과정을 방해하지 않고 분열과 회복과정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주는게 최선의 치료방법인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렇게 도움을 주려면 의사는 신화의 이미지 언어를 이해해야 한다. 합리적 사고 및 의사전달 방식과 완전히 멀어진 환자가 어떤 접촉을 시도한다는 단편적인 징후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245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정신분열은 잃어버린 무언가를 회복하고 대단히 중요한 균형을 복원하기 위한 내면의 퇴행적 여행이다. 그렇다면 항해자가 여행을 떠날 수 있게 하라. 배가 뒤집혀 물에 빠진다. 익사할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 엣날 바다 밑바닥에 있는 영생의 수초를 따려고 바다에 뛰어든 길가메시 신화처럼 저 밑에는 하나뿐인 목숨과 맞바꿀 정도로 가치 있는 무언가가 있다. 그것을 빼앗지 말고 밑바닥까지 갈 수 있도록 도와주라.

 

246 나는 <신의 가면> 1권의 6장과 8장에서 원시 수렵부족들은 대부분 샤먼의 심리적 경험을 통해 의례의 신화적 심상(이미지)와 의식을 끌어냈다고 지적했다. 보통 아이를 걱정하는 가족은 나이가 많은 샤먼에게 아이를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며 선물을 보내고 이 경험 많은 샤먼은 적절한 박자와 노래, 의식으로 아이를 구해낸다. 삶의 위기를 해결하는 그 특이한 방법이 인정받는 원시 문화권에서는 비정상적인 경험이 인식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그 사람에게 이익을 가져다준다. 확장된 의식을 지닌 사람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합리적인 문화권, 이러한 종류의 위기 경험을 이해하기 위한 지침이 없는 문화권에서는 정신분열증에 걸린 사람은 보통 본래의 불안감 외에도 극심한 고통을 겪는다.  

 

247 이그쥬가르쥬크는 조만간 나타날 정령만 생각하라는 지시를 받고 30일 동안 그곳에 홀로 남겨졌다. 5일 후 늙은 샤먼은 미지근한 물을 갖고 돌아왔고, 다시 15일 후에는 물과 약간의 고기를 갖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추위와 배고픔이 너무 지독해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았다. 그동안 그는 계속해서 정령을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러다 호된 시련이 끝나갈 무렵 정령이 머리 위 허공에 떠 있는 듯한 여인의 형상으로 나타났다. 다시는 그녀를 보지 못했지만 그녀는 그의 수호령이 되었다. 그 후 늙은 샤먼은 이그쥬가르쥬크를 집으로 데려왔고 다시 다섯 달 동안 단식과 금식을 해야 했다. 그리고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자주 반복했던 금식은 숨겨진 것을 깨닫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이그쥬가르쥬크는 유일한 참 지혜는 인류보다 오래 되었고 엄청난 외로움 속에 나타나며 고통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고난과 고통만이 다른 이들에겐 감추어진 모든 것으로 인간의 마음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249 실버만은 샤머니즘에 대한 논문에서 전혀 다른 두 정신분열증을 구분했다. 하나는 본질적 정신분열증이고, 다른 하나는 편집증적 정신분열증이다. 내가 샤먼의 위기라고 했던 것은 본질적인 정신분열증과 유사하다. 본질적 정신분열증의 독특한 패턴은 외부 세계에서 일어나는 경험의 영향력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관심사와 중심이 좁다.

객관적 세계는 무너져 없어지며 무의식의 침략에 패배한다. 한편 편집증적 정신분열증에 걸린 사람은 항상 경계하고 세계와 그 사건에 극단적으로 예민하다. 하지만 자신이 투사한 환상과 공포로 모든 것을 해석하고 항상 공격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러한 공격은 내부에서 오는 것인데도 환자는 이 세상이 자신을 곳곳에서 감시한다고 생각하면서 공격을 외부로 투사한다.

그녀의 특징이 편집증적 정신분열증과 비슷하네. 그녀의 과잉대응은 그렇지 않은 작용을 모두 자신에 대한 공격, 모독으로 해석하는 것에서 왔을 지 모른다. 독특한 체계를 가졌다.  

 

249 간단히 말해 원시적인 샤먼은 사회적 질서와 관습을 거부하지 않는다는 것이 답이다. 실제로 그러한 관습 덕분에 샤먼은 이성적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다. 나아가 의식을 회복했을 때 그의 개인적인 내면 경험은 기존의 관습을 재확인하고 재충전하며 더욱 강화한다. 샤먼의 개인적 꿈-상징이 그가 속한 사회의 상징과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현대의 정신분열증 환자의 경우 그가 속한 사회의 상징체계와 철저히 단절되고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250 나는 환각제를 복용해 내면으로 뛰어든다는 것은 본질적 정신분열증과 비슷하며 현대 청소년의 반윤리성과 편집증적 정신분열증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알코올중독도 비슷할 것 같다. 

 

251 요가 역시 의도적인 정신분열이다. 내면으로 뛰어 들어 이 세상에서 벗어난다. 이 대 경험하는 환상은 사실 정신병 환자의 경험과 똑같다.

 

251 신화학자로 평생 이러한 전형을 연구한 나는 전형이 실제로 존재하며 전세계에 걸쳐 모두 똑같다고 장담할 수 있다. 원형은 여러 전통에서 다양하게 표현된다. 가령 불교의 사원과 중세의 대성당, 수메르의 지구라트, 마야의 피라미드에서 말이다. 신성의 이미지는 그 지방의 식물군과 동물군, 지형, 인종적 특징 등에 따라 다를 것이다. 신화와 의례는 달리 해석되고 달리 적용되며 다른 규칙에 따라 이루어질 것이다. 하지만 전형적이고 본질적인 형태와 개념은 똑같다. 때로는 당혹스러울 정도로 똑같다. 그것은 무엇인가? 무엇을 나타내는가? 이를 가장 자세히 다루고 가장 정확히 설명하고 해석한 심리학자는 카를 G. 융이다. 그는 이를 집단 무의식의 원형이라고 하고, 이는 단순한 개인적 경험이 아니라 모든 인류에 공통적인 정신구조와 관련됐다고 말했다. 그가 보기에 정신의 기본적인 깊이나 층은 인류의 본능체계를 나타낸 것으로 인간의 몸과 신경계통, 놀라운 두뇌에 내재해 있다고 했다.

 

256 적절한 신화의 기능에 대해서 조금만 더 이야기를 해 보자. 내가 보기에 그 기능은 네 가지다.

첫째는 신비적 기능이라는 것이다. 이는 드넓은 우주에 대한 경외감과 감사의 마음을 일깨우고 간직하게 하여, 우주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이 거기에 참여하고 있음을 인식하도록 한다. 우주라는 존재의 신비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심오한 신비이기도 하다.

257 살아있는 신화의 두 번째 기능은 시간의 지식, 신화를 이야기하는 민족의 행동과학 및 영역과 일치할 우주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257 살아있는 신화의 세번째 기능은 사회의 구체적이고 일정한 도덕적 규범을 인정하고 지지하며 각인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네 번째 기능은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균형을 이루면서 예측할 수 있는 삶의 과정을 거치도록 단계적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257 간략하게 이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자.

첫번째 단계는 12년 동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가족의 지도와 보호에 의존하는 아이의 단계다. 3장에서 이야기한 대로 생물학적으로는 캥거루와 주머니쥐, 왈라비 등의 유대류가 이와 비슷하다.

 

258 신화는 새 둥지처럼 지역환경의 재료로 만들어지고 의식적인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무의식적인 내면의 지시를 받아 구성된다.

 

258 신화는 어른을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신화의 첫번째 기능은 미성숙한 영혼이 세상에 맞설 준비를 하고 성숙해지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내가 읽고 싶고, 읽히고 싶은 책이 이런 내용이다. 12살이라는 분류도 흥미롭군, 관례나 성인식의 나이와 일치한다. 내가 하려는 게 신화의 원래 목적이었군.  

 

258 신화의 다음 기능은 준비를 갖춘 청소년이 세상에 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두번째 자궁인 신화를 떠나 동양에서 말하는 것처럼 두번째 탄생’, 즉 어린 시절을 뒤로 하고 세상에서 자기 역할을 다하는 능력 있는 성인이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258 그렇다면 종교제도의 나쁜 점을 하나만 더 말해보자. 종교는 새끼 캥거루가 어미의 주머니에 있어야 하는 것처럼 자신들이 제공한 자궁을 떠나선 안된다고 말한다. 그 결과 16세기 교회라는 주머니는 갈기갈기 찢어졌고, 왕의 말과 부하를 모두 동원해도 교회를 회복할 수 없었다. 이제 교회는 파괴되었고 우리는 더 이상 적당한 주머니가 없었다. 하지만 일종의 대체물로 문학과 예술이 있다. 박사학위를 따려는 사람은 마흔다섯 살이 될 때까지 인공 인큐베이터에 머물러야 할 것이다.

 

259 어릴 적에 건강한 신화가 각인되었다면 그래서 이렇게 퇴행적으로, 밑으로 가라앉을 때가 되었을 대 저 밑의 풍경이 조금은 더 익숙하게 느껴지고 상황은 좀 더 나았을 것이다. 최소한 그곳에서 마주친 몇몇 괴물의 이름을 알고 있거나 무기를 준비했을 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외부의 초자연적 현상으로 해석된 신화의 이미지는 사실 무의식의 구성 능력 (혹은 융의 표현에 따르면 원형)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내가 모으거나 쓰고 싶은 신화 책의 내용이 바로, 12세까지의 어린 시절을 보내는 시점에 주어지는 건강한 신화이다. 근데 이걸 어떤 기준으로 주어야 할까? 그리고 어떻게 이 신화를 읽고 적용할 건지를 말해주지? 어쨎든 신화에 대한 책을 쓰려고 한다면 신화에 대한 책을 계속 읽어가는 게 내 질문이나 마음을 경작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일단 캠벨씨를 전작주의를 하고, 그 다음에는 캠벨씨가 길을 일러줄 거니 걱정 안 한다. 

 

260 첫번째 퇴행은 이질감이다. 세계가 둘로 나눠진 것처럼 느껴진다. ..이것이 퇴행, 즉 뒤로 가는 썰물의 시작이다. 한동안 자기 자신을 두 개의 역할로 나누어 본다. 하나는 광대, 유령, 마녀, 괴짜, 이방인의 역할이다. 그것은 외부의 역할로 자기 자신을 약간 바보나 어릿광대, 피학대자로 만든다. 하지만 내면에서는 구원자이고 본인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는 선택받는 영웅이다.

 

261 두번째 단계는 여러 임상 보고서에 묘사되어 있는 것이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엄청난 하강과 퇴행, 후퇴가 이루어지는 시간이다. 정신병자는 자신의 과거로 돌아가 유아, 자궁 속의 태아가 된다. 동물의 의식으로, 동물의 형태로, 곤충의 형태로, 심지어 식물 같이 생긴 형태로 돌아가는 무서운 경험을 한다. 이 부분에서 월계수로 변했던 요정 다프네의 신화가 떠오른다. 심리학적 의미에서 읽은 그 이미지는 정신병의 이미지다.

꿈에서는 늘 일어나는 일

 

262 간단히 말해 지금 말하고 있는 것을 깨달은 정신분열증 환자는 사실 요가수련자와 성인들이 누리려 했던 행복의 바다 깊은 곳을 우연히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요가수련자와 성인들은 그 바다에서 수영을 하는데 환자는 익사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262 이러한 위기는 제일 먼저 퇴행을 유발하는 고난의 종류에 따라 보통 네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가령 어릴 적 사랑받지 못한 사람, 애정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고 권위적이고 엄격하면서 명령만 하는 가정이나 부모의 싸움이 잦고 술 취한 아버지가 고함을 지르곤 했던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퇴행의 여행에서 새로운 방향을 찾거나 사랑을 삶의 중심으로 삼으려 할 것이다. 따라서 진심으로 따스하거나 편히 쉴 수 있는 사랑의 중심을 찾았을 때 완전함을 느낄 것이다. 이것이 퇴행 여행의 의미이자 목적일 것이다. 그리고 그 깨달음은 아내와 같은 모성애 (혹은 그냥 모성애)를 가진 존재와의 성스러운 합일이라는 경험을 통해 얻을 것이다. 

정신분열증을 통한 퇴행 과정에서도 자기 과제를 향해 전진하고 있는 거구나. 우연히 빠져들어, 익사해 가면서도

 

263 혹은 아버지의 권위가 없는 가정에서 자랐다면 혹은 부권이 무의미하고 존경할 만한 남성적 존재가 없을 뿐 아니라 가정사가 복잡한 집이었다면 좋은 아버지 상을 찾아 떠날 것이고 또 그런 아버지 상을 찾아야 한다. 이는 초자연적 자식된 도리의 상징적 표현이다. 중요한 감정적 박탈과 관련된 세 번째 가정 내 상황은 가족에서 배제됐다고, 자신은 원치 않는 아이였다고 느끼는 아이나 아예 가족이 없는 아이의 상황이다.

 

265 모든 존재, 모든 삶, 그리고 동물로 변신하는 경험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배를 타고 아일랜드 해안에 처음 도착했던 게일 켈트족의 전설적인 추장 아마이르겐의 다음 영창을 들어보라.  

 

나는 바다 위로 불어가는 바람

나는 바다의 파도

나는 일곱 법 승리한 황소

나는 바위 위의 독수리

나는 태양의 눈물

나는 가장 아름다운 식물

나는 용기 있는 멧돼지

나는 물 속의 연어

나는 평원의 호수

나는 지식의 말

나는 전쟁의 창끝

나는 머릿속에서 불을 만드는 신

틱낙한 스님의 명상 시를 연상케 하네

 

267 영국 함대사령관의 밤바다 항해일지에 그런 동양적 주제가 적혀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닌가?

 

271 나는 이것이 여행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방법의 단서라 생각한다. 즉 자신의 자아그 어떤형상 혹은 능력과 동일시하지 않는 것이다. 해탈을 구하는 인도의 요가수련자는 자신을 빛과 동일시하고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생명에 도움을 주려는 사람은 그런 식으로 탈출하지 않는다. 되돌아오려는 사람에게 그 여행의 궁극적인 목적은 해탈이나 자신의 황홀경이 아니라 타인에게 베풀어 줄 수 있는 지혜와 능력일 것이다.

 

271 오디세우스는 왕실 해군 함대사령관처럼 오랜 전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전사였으며 이를 위해서는 정신적 태도와 중심이 크게 바뀌어야 했다. 모두들 그 위대한 이야기를 알고 있을 것이다. 트로이를 정복한 후 열 두 척의 배와 함께 항해하던 오디세우스가 어떻게 이스마루스의 트라키아 항구에 입항해 도시를 포위하고 그 주민들을 학살했으며 그들의 아내와 많은 재산을 취해 자신의 부하들에게 나누어주었는지를 말이다. 그 야만적인 행동은 물론 가정생활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다른 사람이 되어야 했고, 늘 그런 일을 경계하는 신들ㅇ느 귿에게 적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게 오딧세이아 어느 부분에서 나왔지?

 

274 요약하자면 신화의 영웅, 샤먼, 신비주의자, 정신분열병 환자의 내면여행은 원칙적으로 똑같다. 귀환을 하거나 병이 나으면 이는 부활로 경험된다. 두 번 태어난자아의 탄생으로 더 이상 낮은 세계에 머물지 않는다. 이는 커다란 자아의 반영이라 하고 그 적절한 기능은 원형적 본능체계의 에너지를 현실의 시공간에서 실현하는 것이다. 이렇게 두 번 태어난 사람은 더 이상 자연도, 자연의 산물인 사회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274 언젠가 다시 여행을 하게 되었을 때 어떻게든 난파하지 않고 돌아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미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보게 될 광경과 마주칠지도 모를 세력을 알아야 한다. 그 에너지를 인식하고 진압해 흡수할 방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274 이 여행에는 언제든 정신병에 걸릴 수도 있는 커다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는 자기 자신을 가상의 대상이나 그 관찰자, 즉 가상의 주체와 동일시한다. 그런 착각에 빠지지 말고 항상 의식해야 한다.

 

 

11 달 위를 걷다 외면의 여행

 

279 1969 7 27일에 발간된 그 잡지에는 흥분한 얼굴로 텔레비전을 가리키는 백발 노신사의 사진과 그 아래 사진 설명에서 전율에 찬 그의 말이 적혀 있다. 그의 말처럼 그날은 이 세상 다른 모든 밤과는 다른 밤이었다.

 

286 사자는 평생 사자로 살고 개는 죽을 때까지 개로 살아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우주비행사나 은자, 철학자, 선원, 농부, 조각가 등이 될 수 있다. 인간은 삶 속에서 수많은 운명 중 하나를 실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실현하기로 선택한 삶은 결국 이상이나 상식이 아니라 희열을 통해 결정될 것이다. 시인 로빈슨 제퍼스는 그것을 한계를 벗어나도록 기만하는 환상이라면서 인간성은 부수어야 하는 틀, 뚫어야 하는 껍질, 불이 되어야 할 석탄, 분해해야 할 원자라고 말했다. 무엇이 이렇게 우리의 한계를 벗어나게 만들 것인가? 

 

290 한 사람의 삶이 유년기에 시작해 청소년기를 거쳐 성숙하고 노년기에 이르는 것처럼 인류 역시 그러하다는 것이다. 그 유년기는 오래 전 동물 및 식물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던 원시 사냥꾼과 어부, 식물 채집자, 경작자들의 시대였다. 두 번째 단계는 농경에 기초한 도시 문명의 발생과 함께 시작되어 별빛의 움직임과 상황을 통해서 알게 된 우주의 질서와 하나가 되어ㅓㅆ던 시대다….(레오 프로베니우스)

 

293 동양의 불교 사원은 넓은 곳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산꼭데기에 있다. 그곳에선 넓은 시야와 작은 자아를 동시에 느낀다.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저 먼 곳에 닿을 수 있도록 자아가 커진다는 느낌도 갖는다.

 부석사, 낙산사, 보리암, 봉정암, 경주 남산에 가고 싶구나.

 

12 글을 맺으며 더 이상의 한계는 없다

 

297 새로운 신화란 무엇인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신화는 일종의 시다.

 

윌트 휘트먼 풀잎

우파니샤드

이집트 사자의 서

초기 그노시스교의 도마 복음

 

301 전 세계에 걸쳐 본질적으로 똑 같은 신화적 모티브가 나타난다. 위대한 경전에는 모두 처녀수태와 성육신, 죽음과 부활, 재림, 심판 등의 신화와 전설이 있다. 그러한 이미지는 정신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정신과 관련된다. 상징적으로 정신의 구조와 질서, 그 힘을 말해준다. 따라서 그 이미지들이 본래적으로, 보편적으로, 본질적으로 해당 지역의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나타낸다고 볼 수 없다. 가령 불교도들은 역사에 나오는 왕자 고타마 싯다르타를 수많은 부처 의식의 역사적 화신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힌두교도 역시 비슈누의 화신이 무수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오늘날 기독교도의 난점은 나사렛 예수를 유일무이한 신의 역사적 화신이라고 생각한다는 데 있다.  마찬가지로 유대교에서는 신은 당신이 창조한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선택된 민족만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러한 민족 중심적 역사주의 때문에 오늘날 목사들은 신도를 끌어들이기 어려워졌다. 이야말로 목사가 대접하는 성찬이 형편없다는 확실한 증거일 것이다. 문명이라 봤자 별 것 없던 아버지 세대에는 맛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달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을 생각해보라.

 

304 세 화신, 즉 예수, 크리슈나, 석가모니의 삶은 다른 것이다. 하지만 상징이 그들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가리키면 모두 똑같다. 토마스 머튼의 말을 다시 인용해보자, ‘스스로 깨어 있지 못하면 상징을 신호뿐 아니라, ‘서약존재이기도 한 상징에 반응하는 영혼의 공명을 이해하지 못한다.’ ‘상징은 주체를 가리키는 객체다. 우리는 주체와 객체의 수준 저 너머 깊은 영적 의식의 부름을 받았다.’

 

305 다시 말해 신화와 종교는 거대한 시라고 인식할 때, 신화와 종교는 사물과 사건을 통해 존재영원의 편재를 가리킨다. 이러한 기능을 하는 모든 신화와 모든 위대한 시 그리고 모든 신비한 전통은 일치한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환상이 문명에 효력을 발휘하는 곳에서는 그 안의 모든 사물과 모든 생명이 살아 있다. 따라서 신화가 현대 생활에 생명을 준다면 신화는 제일 먼저 무서운 동시에 매력적이기도 한 인간과 우주 (인간이 그 귀와 눈, 정신인)의 경이를 향해 지각의 문을 깨끗이 해 주어야 한다. 반면 이와 반대로 계시를 읽는 신학자는 과거를 가리키고, 몽상가들은 계시가 꿈꾸는 미래의 약속이라고만 주장한다. 때문에 정신의 산물인 신화는 거꾸로 정신을 가리킨다. 사실 진지하여 내면으로 돌아가는 사람은 그 의미를 다시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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