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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4일 03시 17분 등록

나탈리 골드버그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6살 때까지 자랐다. 책에 의하면 그는 유대인으로 유대교와 유대인의 역사에 대한 강박을 가지고 있다. 6살 이후 롱 아일랜드로 이사하였는데 그의 아버지는 술집을 운영하였다. 어릴 때부터 골드버그는 독서와 글쓰기에 심취하였다. 특히 Carson McCullers <the ballad of the sad cafe>라는 책을 좋아하였다. 그녀는 9학년 때 만난 이 책 한 권이 24살의 그녀를 작가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조지 워싱턴 대학에서 영문학 학위를 받고 세인트 존스 대학에서 인류학 학위를 받았다. 그녀는 1974년부터 선불교를 수행하고 있으며 1978년부터 1984년까지 카타기리 로시에게 수행을 받았다. 선불교는 그녀에게 여러 의미에서 구원이 되었다. 그녀는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라는 책으로 유명한데, 이 책은 선불교를 글쓰기에 접목시켜 탁월한 혜안의 작법을 제시한다. 이 책은 백만 부 이상 팔렸고 14개국 언어로 번역되었다. 이 책이 나오기 전까지 그녀의 삶은 그리 풍족한 편이 아니었으며 그녀는 "생계를 걱정하면서 끊임없이 글쓰기를 했던 시절"을 회고하기도 하였다. 한 때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하루 종일 야채를 다듬기도 했다. 그의 남편은 그녀에게 공공연히 못생겼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강심장이었다. 그녀는 이혼하였고 이후 성공하였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는 친구의 우연한 격려에 의해 시작된 책으로 사실 그녀의 본질적 속성은 시에 있다. 그녀 스스로 회고하기를 젊은 시절 그녀는 시에 미쳐 있었으며 시인으로서의 정체성에 강한 자부심을 보인다. 현재도 그녀는 시와 그림 그리기를 계속 하며 글쓰기 방법론을 강의하고 있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12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뭣하러 굳이 명상 모임에 찾아오는 겁니까? 당신은 왜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단련하지 않죠? 만약 당신이 글쓰기 안으로 깊이 몰입할 수 있다면 글쓰기가 당신을 필요한 모든 곳으로 데려다 줄 것입니다.”

 

13 “나탈리, 지금 당신이 말하는 건 사업 이야기와 똑같군. 그게 바로 사업이야. 글쓰기와 사업가의 길 사이에는 아무 차이가 없어.”

 

16 언젠가 친구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네가 사랑을 믿을 때만이, 사랑이 네가 가야할 길을 이끌어 주는 법이지.” 나는 여기에 조금 덧붙이고 싶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믿음ㅇ르 갖고 계속해서 밀고 나갈 때만이, 그 일이 자신이 가야 할 길로 이끌어 주는 법이지.”

 

그리고 여러분에게 안정된 살므이 방식을 가지려고 너무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당부하고 싶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시작할 때 이미 당신은 끝까지 그 일을 따라갈 깊은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엄청난 액수의 연봉을 받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 사람의 인생이 평생 안정될 거라고 그 누가 장담할 수 있단 말인가?

 

어디서 누구를 가르치든 나는 항상 똑같은 방법론을 주장한다. 바로 자신의 마음을 믿고, 자신이 경험한 인생에 대한 확신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이 말은 아무리 반복해도 싫증이 나지 않을 뿐더러 나 자신을 더욱 높은 이해의 경지로 끌어올린다.

 

17 글쓰기를 배우는 길에는 많은 진리가 담겨 있다. 실천적으로 글을 쓴다는 의미는 궁극적으로 자신의 인생 전체를 충실하게 살겠다는 뜻이다.

è 이 말이 설사 거짓이라 하더라도 이 말을 믿고 싶다.

 

글쓰기는 일차원적인 과정이 아니다.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 반드시 A에서 B를 거쳐 그 다음은 Cfh 가야 한다는 식의 논리는 없다. 이것이 내가 글쓰기에 대해서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진실이다. 충치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발목 골절을 당한 사람과 똑 같은 처방전을 내릴 수 없듯이 이 책은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19 첫 마음, 종이와 연필

 

두 달 전에 꽤 괜찮은 글을 썼다고 해서 앞으로도 좋은 글을 쓴다는 보장은 없는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새롭게 글을 써야 하는 운명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솔직히 나는 새로운 글을 쓸 때마다 전에 어떻게 글을 완성했었는지 의아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글쓰기는 매번 지도 없이 떠나는 새로운 여행이다.

 

20 나는 하나에 1달러 95센트 하는 싸구려 쉐퍼펜을 즐겨 사용한다. 잉크 카트리지만 바꿔 주면 그만이다.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카트리지를 수백 번 교환했다. 또한 같은 회사에서 만든 온갖 색상의 세퍼펜도 모두 마련해서 아주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 가끔 잉크가 새는 게 마음에 걸리지만, 대신 빨리 써진다는 장점이 있다.

 

21 오히려 나는 세상에서 가장 볼품없는 쓰레기 같은 글을 쓸 수도 있다고 생각하라. 자신에게 글쓰기를 탐험할 수 있는 많은 공간을 허용해 주라는 말이다. 값이 싼 용수철 노트는 빠른 시간 내에 채울 수 있고 다음에 노트를 살 때도 경제적 부담이 적어서 좋다. 또 가지고 다니기도 얼마나 편한가.(나는 작은 지갑 만한 크기의 노트를 즐겨 사용한다.)

 

노트 종류도 다양하게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 순수한 백지 노트, 줄이 쳐진 노트, 그래프 용지, 겉장이 하드커버로 된 것과 그냥 종이로 된 것 등등. 이런 방법은 나중에 아주 편리한 분류법으로 도움을 줄 것이다.

 

노트의 크기도 생각해 보자. 노트가 주머니에 들어갈 만큼 작다고 해서 생각을 담는 용량마저 적은 것은 아니다. 생각을 적어 넣을 수만 있다면 그만 아닌가. 예를 들어 소아과 의사이자 유명한 시인인 윌리엄 칼로스 윌릴엄즈는 환자를 진료하는 중간 중간 작은 진료 카드 위에 시를 적었다.

 

22 노트에 글을 쓰지 않고 직접 타자기로 치는 경우도 생각해봐야 한다. 글쓰기는 정신적이면서 동시에 육체적인 작업이기에 사용하는 도구와 장비에 많은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나는 감정적인 글을 쓸 때는, 적어도 처음에는 직접 손으로 쓴다. 손으로 쓰는 것이 심장의 운동과 더욱 가깝게 연결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설이나 긴 이야기를 쓸 때는 주저없이 타자기 앞에 앉는다.

 

24 ‘첫 생각을 놓치지 말라

 

글쓰기도 이와 똑같다. ‘첫 생각과 만나서 거기서부터 글을 퍼낼 때 당신은 싸움에 나선 전사가 되어야 한다. 특히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감정과 에너지의 힘에 질려 겁을 먹을지 모른다. 하지만 손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당신은 생각의 심장부로 뚫고 들어가도록 손을 계속 움직여야 한다.

 

25 이러한 치열한 글쓰기 훈련이 있어 가장 기본은 제한된 시간 동안 글을 써 보는 것이다. 10, 20, 1시간.. 시간의 길이는 각자가 알아서 정한다. 처음에는 시간을 짧게 했다가 일 주일 후에 늘릴 수도 있고, 처음부터 1시간 동안 글쓰기에 빠지겠다고 작정해도 좋다. 시간의 길이는 큰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글쓰기에 할애한 시간이 얼마이든 간에 그 시간 동안만큼은 글쓰기로 완전하게 채우도록 집중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원칙이 도움이 될 것이다.

 

l  손을 계속 움직이라. 방금 쓴 글을 읽기 위해 손을 멈추지 말라. 그렇게 되면 지금 쓰는 글을 조절하려고 머뭇거리게 된다.

l  편집하려 들지 말라. 설사 쓸 의도가 없는 글을 쓰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대로 밀로 나가라.

l  철자법이나 구두점 등 문법에 얽매이지 말라. 여백을 남기고 종이에 그려진 줄에 맞출려고 애쓸 필요 없다.

l  마음을 통제하지 말라. 마음 가는 대로 내버려 두어라.

l  생각하려 들지 말라. 논리적 사고는 버려라.

l  더 깊은 핏줄로 자꾸 파고들라. 두려움이나 벌거벗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도 무조건 더 깊이 뛰어들라. 거기에 바로 에너지가 있다.

 

이것이 규칙이다. 목표에 닿기 위해서는 이 규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목표는 첫 생각에 불을 활활 붙여 주는 것, 사회적 체면 또는 내면의 검열관에게 방해를 받지 않고 에너지의 심장부에 도달하는 것, 피상적인 느낌이 아니라 진짜 마음이 보고 느끼는 것을 쓰는 것이다. 이 규칙을 지키다 보면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닳아빠진 사고의 끄트머리를 계속 탐색해야 한다.

 

26 첫 생각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 마음에서 제일 먼저 번쩍하고 빛을 낸 불씨다. 이 불씨의 뿌리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잠재력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그 불씨는 대개 우리 내부의 검열관에 의해 진화되어 버린다. 두 번, 세 번,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우리의 이식은 일상의 관념 세계로 다시 돌아와 맨 처음 피어난 신선한 불꽃과 교제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27 첫 생각은 에고 또는, 우리를 통제하려고 드는 논리적인 메커니즘(세상은 영구불변하며, 견고하고, 지속적이며, 보이는 것이 전부라는 생각)에 얽매이지 않은 생각이다. 세계는 불변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실들로 가득하다. 그러므로 만약 당신이 자신의 의식 차원을 넘어선 글을 쓸 때, 그것은 있는 그대로 사물의 진실을 나타낸 것이 된다. 그래서 이런 글은 에너지가 넘칠 수밖에 없다. 글쓰기를 가로막던 에고라는 짐을 벗어 던지는 순간 당신은 더 큰 조류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9 멈추지 말고 써라

글쓰기 훈련의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몸과 육체를 믿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 내는 시와 소설을 방편으로 삼아 진정 깨어 있는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티베트 불교 승려인 초감 트룽파는 이런 말을 했다. “무서운 적을 만나게 되더라도 계속 열린 마음으로 대해야 합니다. 우리는 아직도 겹겹이 쌓여 있는 마음의 층을 벗겨 내야 합니다.”

 

글쓰기 훈련은 세상과 자기 자신에 대해 마음을 지속적으로 열어 나가게 하고, 자기 내면의 목소리와 스스로에 대해 믿음을 키워 나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이 옳았을 때만 좋은 글을 얻을 수 있다.

 

또한 글쓰기 훈련은 진정으로 쓰고 싶어하는 어떤 것을 쓰기에 앞서 몸을 데우는 워밍업 단계다. 훈련은 작품을 만들어 내기 전에 거쳐야 하는 가장 기초적이며 본질적인 바탕 그림에 해당한다.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믿는 법을 배운 다음 글을 쓰게 되면, 그것이 사업상의 서류이든 장편 소설이든 박사 논문이든 또는 여행기이든, 그 글에는 힘이 실리게 된다.

 

30 훈련은 공연에 앞서 무용수가 몸을 풀고, 시합 전 육상 선수가 스트레칭을 하는 것과 똑같다. 육상 선수라면 난 어제 뛰었다. 그러니 오늘은 워밍업을 할 필요가 없어라고 말하지 않는 법이다. 그들은 달리기를 위해 매일같이 몸을 풀고 스트레칭을 한다. 달리기와 마찬가지로 글도 많이 쓰면 쓸수록 실력이 향상된다.

 

31 이것이 바로 글쓰기다. 일단 글쓰기에 빠지게 되면, 왜 그토록 오랜 시간을 방황하고 이제야 책상 앞에 앉게 되었는지 의아해질지도 모른다. 글쓰기도 훈련을 통해서만 실력을 쌓을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깊은 자아를 믿게 되면, 이제 그곳에는 글쓰기를 두려워하라는 목소리는 자연스럽게 설 자리가 없어진다. 축구팀이 단 한 경기를 뛰기 위해 아주 오랜 시간 연습을 한다는 사실을 d라고 있으면서도 정작 자신에게는 글쓰기를 위한 훈련 시간을 오랫동안 내주려 하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32 만약 당신이 책상 앞에 앉을 때마다 무언가 위대한 작품을 쓰리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대개 커다란 절망으로 끝나기 쉽다는 걸 명심하라. 이런 기대감이 글쓰기를 포기하게 만듣는 요인이 된다.

 

나는 한 달에 노트 하나를 채우는 것으로 내 임무를 다 한다. 그저 이 노트를 채우면 그만이다. 그것이 내가 정한 나의 글쓰기 훈련법이다. 물론 매일 글을 쓰는 것을 이상적인 방법으로 정해 놓았다. 이것이 나한테만 이상적인 방법이라 해도 좋다. 그리고 이것을 지키지 못할 때도 스스로를 심판하거나 불안해 하지 않으려 한다. 아무튼 자신의 이상대로 살아가는 사람은 세상에 몇 안 되지 않은가?

 

33 수업 도중 글쓰기에 몰입하는 학생들을 둘러볼 때가 있다. 나는 그들의 모습을 슬쩍 보기만 해도 그들이 얼마나 몰입하고 있는지, 그 주어진 시간에 얼마나 충실하게 현존하고 있는지 여부를 금세 알아차린다. 진지하게 글에 빠져 있는 학생의 몸은 점점 느슨해진다.

 

또 다시 달리기에 비유해 보겠다. 달리기가 좋아서 잘 달리고 있을 때는 달리는 것에 대한 저항이 없는 법이다.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달리기를 위한 활동에 퍼부어 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달리는 사람과 자신이 분리되지 않는다. 글쓰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만약 당신의 모든 것이 진정으로 글쓰기에 실려 있다면, 거기에는 글을 쓰는 사람도 없고, 종이도 없고, 펜도 없고, 생각도 없다. 모든 것은 사라지고, 오직 글쓰는 행위만이 글을 쓰고 있게 된다.

 

글쓰는 훈련은 당신의 인생 전체를 끌어안을 것이다.

34 지금 당장 자리에 앉으라. 지금 당ㅅ니의 마음이 달려가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지 그대로 적어 내려가라. 제발 어떤 기준에 의해 글을 조절하지는 말라. 무엇이 다가오더라도 지금 이 순간의 것을 잡아라. 손을 멈추지 말고 계속 쓰기만 하라.

 

35 글을 쓰는 것은 내가 아니다.

 

우리가 경험한 일이 하나의 의식으로 자리잡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36 우리의 지각 능력이나 판단력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각과 판단력은 우리의 의식과 육체를 거쳐서 나온 경험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나는 이것을 퇴비를 섞는 과정이라고 부른다. 인생이 남긴 쓰레기더미는 자꾸 쌓여 간다. 우리는 그 안에서 특정한 경험들만을 수집하기도 하고, 때로는 버린 것들을 섞어서 새로운 경험으로 삼기도 한다. 우리가 버린 계란 껍질, 시금치 이파리, 원두 커피 찌꺼기 그리고 낡은 마음의 힘줄들이 삭아, 뜨거운 열량을 가진 비옥한 토양으로 변한다.

 

37 한동안 나는 쓰고 싶은 주제가 늘 똑같았던 적이 있었다. 예를 들어, 1983 8월부터 12월까지 내 습작 노트를 보면, 거기엔 내가 여러 달 내내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글을 쓰려고 노력한 흔적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때 나는 이 주제에 매달려 거기에 맞는 퇴비를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어찌된 영문인지 지금도 모르겠지만, 12월에 접어들어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미네아폴리스에 있는 제과점인 크로아상 익스프레스에 멍하니 앉아 있었고, 내 앞에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장시 한 편이 놓여 있었다. 내가 말해야만 했떤 모든 것들이 갑자기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하나의 통일된 실체를 이루어낸 것이다. 퇴비에서 한 송이 붉은 튤립이 피어난 순간이었다.

 

38 카타기리 선사는 말했다.

당신의 작은 힘으로는 어떤 일도 할 수 없습니다. 일을 하게 만드는 건 위대한 결정자입니다. 당신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당신이, 당신 배후에 존재하는 우주만물 즉 새, 나무, 하늘, , 그 밖의 무수한 생명의 흐름들과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에만 위대한 결정자가 당신을 도와 그것이 이루어지도록 합니다.”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많은 비료를 마련해 놓은 다음, 갑자기 당신은 한 순간 별과, 또는 당신 머리 위에 걸려 있는 거실 샹들리에와 연결되는 것이다! 이런 연대가 이루어지면 당신의 몸이 열리게 되고, 이제는 그 몸이 말을 하게 된다.

 

글쓰기에 이런 과정이 내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는 모든 불안을 잠재우고 인내심을 기를 수 있게 된다. 우리가 모든 것을 다 경영할 수는 없다. 우리는 심지어 자기가 쓰는 글조차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훈련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스스로의 경영자가 될 수 없다는 말을 ,결코 편하게 앉아서 사탕이나 먹으며 살겠다는 핑계거리로 삼지 말라. 우리는 계쏙해서 비료가 될만한 자료를 수집하고, 발효시키고, 비옥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 비료가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우리의 근육이 되어 준다면 우리는 위대한 우주의 조류를 타고 더 넓은 곳으로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면 다른 사람의 성공도 인정할 수 있으며 쓸데없는 욕심에도 빠지지 않게 된다.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그렇지 못한 것은 그저 사람마다 때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세에서 그 때를 만날 수도 있고, 죽은 후에야 찾아올 수도 있다. 빠르고 늦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계속 써라.

 

40 예술적 안정성을 얻는 과정

 

42 “그렇게 말도 안 되는 글을 썼던 네가 지금처럼 멋진 글을 쓰게 되었다니 놀라워! 너를 보면 나 역시 세상에서 못할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이제는 알 것 같아.”

 

나탈리, 나는 네가 이런 일을 하는 나는 정말 바보다라는 생각을 할 때조차, 그 사실을 계속해서 글로 옮기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

 

그 말은 사실이었다. 나는 습작 시절의 훈련이 소중하다는 믿음을 꼭 붙잡고 있었다. 그때 나는 뉴멕시코 주 타오스에서 살고 있었는데, 6개월 동안 오직 <조스>라는 영화 한 편만ㅇ르 상영하는, 아무리 둘러보아도 산밖에 보이지 않는 마을이었다. 날씨는 항상 건조했으며 생활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나는 내 인생의 밑바닥에서 무언가가 나를 지탱하고 키워주고 있다는 믿음만은 늘 가지고 있었다. 내가 가야 할 나만의 길이 하나 있을 거라는 신념은 놓치지 않았다. 비록 마음은 아무런 감흥없이 무감각하게 가라앉아 있거나 잡념들로 산만하게 채워져 있곤 했지만. 그 시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라곤 오로지 그런 산만한 마음과 그 동안 살았던 인생이 전부였다. 나는 거기서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알려 주는 이 노트를 통해 내가 진보하고 발전하고 있음을 안다. 이 노트는 한 인간의 존재 증명이다.”

 

이처럼 당신이 자신의 마음에서 나온 것들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면, 앞으로 5년 동안 쓰레기 같은 글만 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보다 더 많은 세월 동안 글쓰기를 멀리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스로가 게으르며 불안정하고 자기혐오나 두려움에 쌓인 존재, 정말 말할 가치도 없는 존재라는 사실과 직면하는 순간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 그때 당신은 더 이상 어디로도 도망을 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것이다. 이제 당신은 별수 없이 자신의 마음을 종이 위에 풀어 놓아야 하며, 그 가련한 목소리가 들려 주는 말을 경청해야 한다.

 

이런 쓰레기와 퇴비에서 피어난 글쓰기만이 견고한 글이 된다. 당신은 어느 것으로부터도 도망치지 않게 된다. 당신은 예술적 안정성을 지니게 된다. 안에서 울려나오는 목소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바깥에서부터 쏟아지는 어떤 비평도 무섭지 않다.

è 샐리 언니가 알려준 문구이고, 언니도 나와 같은 책을 읽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è 안에서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바깥의 풍경은 아무것도 아니다.

è 진실로 핵심적인 문구였다.

 

실제로 옛날 습작 노트를 다시 읽고 나서, 나는 내가 스스로에게 너무 많이 응석을 부렸으며 정리되지 않은 생각 속에서 너무 오래 방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아는 것도 좋은 일이다. 그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하다. 이런 인식이 생긴 뒤에는 아름다움과 다정한 배려, 명료한 진실을 선택할 수 있는 튼튼한 갑옷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두려움을 등에 진 채 무작정 아름다움을 좇아 거칠게 달려가지 않게 된다.

 

45 습작을 위한 글감 노트 만들기

 

, 무슨 이야길 쓰지? 뭘 써야 좋을 지 생각나지 않아.”

이런 때를 위해 평소 쓰고 싶은 주제가 떠오를 때마다 아이디어를 적어 두는 노트를 따로 마련해 두자. 단 한 줄 짜리 짧은 글일 수도 있다.

번개처럼 지나가는 기억도 주제 목록에 첨가될 수 있다. 잇몸이 부실해서 고생했던 할아버지, 지난 유월을 물들이던 라일락 향기, 발등 부분만 다른 빛깔인 운동화를 신었던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 등등. 어떤 것이든 모두 글의 재료가 된다. 글을 쓰고 싶은 주제가 떠오르면 언제라도 노트에 적어 두라. 그 것이 한 단어이든 한 문장이든 이러한 목록들은 당신이 다음에 글을 쓰고자 할 때 요긴하게 끄집어 내어 사용할 수 있는 글감이 될 것이다.

 

47 다음은 내가 제안하는, 글감 노트를 만들고 활용하는 방법들이다.

 

1.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빛의 성질에 대해 써 보자. 어떻게 쓸까 겁내지 말고 용기있게 무작정 뛰어들라. 글을 쓰는 시각이 밤이건 낮이건, 또는 방에 커튼이 쳐져 있건 아니건 그런 것에 개의치 말라. 있는 그대로 느낀 그대로 써 내려가라. 10, 15, 30, 시간을 정해 놓고 멈추지 말고 계속 적어 가라.

 

내가 사는 오피스텔 앞은 앞쪽 건물로 막혀 있다. 왼쪽 구석에서만 빛이 드는데 낮 9시에서 11 30분 까지만 빛이 들어온다. 인간 인생의 젊은 시절처럼 찰나의 찰란함이다. 나는 빛을 따라 용상이(선인장)의 위치를 조정하고 나의 짝퉁 루이비통 백들을 정렬한다. 태닝을 시켜야 하므로. 빛의 성질이라. 빛은, 노란색이다. 오렌지빛이 조금 스며들어 있고. 따뜻하고. 손등의 털구멍을 하나 하나 밝힌다. 지난 밤의 우울을 몰아내고 삶이 그럭저럭 살만하다는 인상을 준다. 사진을 잘 받게 한다. 성질이라성질자애롭다. 낯선 자애로움. 태양은 크니까 내 것이라고 우겨도 무방한 햇살. 그리고 11 30분이 지나고 나면,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다른 방향 다른 마당의 햇살들을 질투한다. 뉴튼의 프리즘이 사고 싶고(하나에 만 천원 정도 한다. 택배비 포함 13500) 아침에 방문하는 햇살들과 함께 놀아보고 싶은데, 다 쓸데없는 짓이겠지. 살아가며 사치를 부리는 것. 마치 미래를 저당 잡아 현재를 사는 듯 불안하다. 내일은 또 다른 태양이 뜨겠지만 오늘의 월급은 남겨두어야 하니까.

 

2.     기억이 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보자. 아주 작고 사소한 기억이라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모두 적어 본다. 그러다가 중요한 기억이나 선명한 기억이 떠오르면, 바로 그것을 구체적으로 적어 내려간다. 멈추지 말라. 계속 적어라 그 기억이 5분 전에 일어났던 일이건 5년 전 일이건 중요하지 않다. 그 모든 것이 당신이 쓰는 행위를 통해 기억을 다시 살아나게 만들라. 만약 막히면, 다시 기억이 난다라는 첫 구절로 돌아가 계속 적어 보라.

 

3.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아주 강력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골라서 아주 사랑하는 것처럼 글을 써 보라. 엄청나게 좋아하는 것처럼 생각을 확장시켜야 한다. 다음에는 같은 것을 두고 싫어하는 시각으로 글을 적어 보라. 이어서 끝으로, 완전히 중립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글을 써 보라.

 

4.     한 가지 색, 예를 들면 분홍색만을 생각하며 15분 동안 산책해 보자. 산책하는 동안 주변의 자연과 사물에서 분홍색을 발견할 수 있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자. 그리고 이제 노트를 펼치고 그 경험에 대해 15분 동안 적어 보라.

 

5.     오늘 아침 당신의 모습을 적어 보라. 아침 식사로 뭘 먹었는지, 잠에서 깨어날 때 기분이 어땠는지,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는 길에 무엇을 보았는지 등등 가능한 구체적으로 서술하라. 긴장을 풀고 당신의 아침을 구성했던 모든 세부 사항을 하나씩 묘사해 보는 것이다.

 

6.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장소를 시각화시켜 보라. 지금 그 장소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머릿속에 떠올려 보라. 그런 다음 이제는 눈에 보이는 것을 글로 담는다. 당신의 방 한 구석일 수도 있고, 여름 내내 앉아 쉬던 나무 그루터기일 수도 있고 동네 맥도날드 가게 식탁일 수도 있다. 그 곳은 주로 어떤 색으로 채워져 있는가? 무슨 소리가 들려오는가? , 어떤 냄새가 나는가? 읽는 사람이 마치 그 장소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도록 글을 써야 한다. 그리고 당신이 그 장소를 사랑한다는 직접적인 표현 때문이 아니라, 글에 나타난 세부 묘사를 통해 당신이 그 장소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해 주어야 한다.

 

7.     떠남에 대해 써 보자. 내용은 어떤 것이라도 상관이 없으며 단지 당신이 원하느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혼, 외출, 전학, 실종, 친구의 죽음어떤 것이든 떠남을 위한 소재가 된다.

 

8.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기억할 수 있는 최초의 기억은 무엇인가?

 

9.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들은 누구였는가?

 

10.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 써 보라.

 

11.   당신의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해 묘사해 보라.

 

12.   다음과 같은 것들에 대해 적어 보라. 모호하고 추상적인 표현은 금물이다. 있는 그대로 솔직하고 상세하게 접근해야 한다.

 

13.   시집 한 권을 꺼낸다. 아무 쪽이나 펼쳐 마음에 드는 한 줄을 골라 적은 다음, 거기서부터 계속 이어서 글을 써 보자. 골라 낸 구절이 명문이라면, 당신은 이미 무척 높은 수준에서 시작한 것이므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쓰다가 막히면 첫 줄ㅇ르 다시 적은 다음 새로 이어서 쓴다. 다시 쓰는 글은 좀전에 썼던 글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써 보낟.

 

14.   동물이 되었다고 상상해 보라. 당신은 어떤 동물인가? 줄무늬 다람쥐인가, 여우인가, 혹은 땅 밑에 사는 두더쥐인가?

 

이런 요령으로 지금 당신 자신만의 글감 노트를 정리하고 활용해 보라. 글쓰기 훈련에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51 글이 안 써질 때도 글을 쓰는 법

 

훈련이란 언제나 잔인한 단어다. 나는 이 단어를 가지고 나의 게으름을 토벌하려 했지만, 소원대로 효과를 거둔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폭군과 저항군 사이의 싸움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è 매우 큰 위안이 된다.

 

52 게으름을 물리치고 글쓰기 작업에 들어가는 방법을 만들어내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이 방법을 찾아 내지 못한다면 설거지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또 무엇이든 글을 쓰지 못하게 만드는 핑계를 잡아 수시로 옆길로 새게 될지도 모른다.

결국 글을 쓰는 사람은 입을 굳게 다물고 앉아서 쓸 수 밖에 없다 이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작업이다. 글쓰기 작업은 아주 단순하고, 근본적이며, 엄숙한 일이다. 인간의 마음은 간사해서 고독한 글쓰기에 전념하기보다는, 친구와 멋진 식당에 앉아 인간의 인내심에 대해 토론하거나 글쓰기의 고통을 위로해 줄 상대를 찾아가는 데 마음이 이끌리게 마련이다. 이렇게 우리는 지극히 단순한 임무를 스스로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 버리는 경향이 있다.

 

53 선가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말할 때는 오로지 말 속으로 들어가라. 걸을 때는 걷는 그 자체가 되어라, 죽을 때는 죽음이 되어라.”

그러므로 글을 쓸 때는 쓰기만 하라. 열등감과 자책감으로 중무장한 채 자신을 학대하는 싸움은 하지 말라.

 

57 편집자의 목소리를 무시하라

편집자를 정확히 알면 알수록 편집자를 무시해 버리기도 한결 수월해진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편집자가 하는 말은 늙은 술주정뱅이가 뒤에서 종알거리는 그렇고 그런 허튼 소리임을 알게 된다.그러니 별 의미도 없는 말에 귀를 기울여 쓸데없이 그의 힘을 키워 주는 바보짓은 하지 말라.

 

만약 당신이 진부해!”f하고 말하는 편집자의 소리를 들어 주고 거기에 낙담해서 글쓰기를 중단한다면, 그것은 결과적으로 편집자가 옳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당신은 진부해!”라는 말을, 멀리서 바람에 날리는 흰 빨래 정도로 여기라. 결국 그 빨래는 마를 것이고, 아주 멀리 있는 누군가가 그것을 개서 집으로 가져갈 것이다. 그 동안 당신은 글을 쓰면 그만이다.

 

58 눈앞에 있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라.

 

61 “, 잠깐만, 여러분에게 이 시들을 나눠 주고 싶어요. 내가 아주 좋아하는 시들이죠.”

나는 대학시절 룸메이트를 쫓아내고 싶을 때마다 큰 소리로 읽었던 제랄드 만레이 홉킨스의 신의 웅장함이란 시를 낭송하기 시작했다. 내가 시를 읽기 무섭게 학생들은 무거운 침묵으로 빠져들었다. 그러자 한 학생이 위대한 흑인 시인인 랭스턴 휴즈의 시집을 나에게 내밀었다.

이것도 읽어 주세요.”

그렇게 해서 45분의 수업 시간은 학생들이 듣고 싶어하는 흑인 시인들의 작품을 큰 소리로 읽는 것으로 채워졌다.

 

랭스턴 휴즈(Langston Hughes)

The night is beautiful,
So the faces of my people.

The stars are beautiful,
So the eyes of my people

Beautiful, also, is the sun.
Beautiful, also, are the souls of my people.

"My People" in Crisis (October 1923)

 

63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

 

글을 쓰는 데 자신의 재능이나 잠재력을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 재능과 실력은 훈련을 거쳐가면서 커지는 법이다. 카타기리 선사가 말했다.

우리의 잠재력은 지구 표면 밑에 있는, 보이지 않는 지하 수면과 같습니다.”

 

63 만약 장편을 쓰고 싶다면 장편을 써라. 쓰고 싶은 글이 에세이거나 단편이라면, 그렇게 쓰면 된다. 장르에 상관없이 원하는 글을 써 보는 과정에서 그 장르가 가지는 특성을 배우게 돈다. 당신은 점점 자기만의 기술과 기법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될 것이다.

è 그렇다면 논문도 일단 써보는 수밖에.

 

하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정신 자세로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글쓰기를 배운답시고 쓸데없이 대가들과 문학 강의를 좇아 철새처럼 옮겨 다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진실은 아주 간단하다.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바깥에서는 어떤 배움의 길도 없다. 당신이 훌륭한 대가를 열 사람이나 만난다 하더라도 그것으로는 글쓰기를 배우지 못한다.

 

65 우리는 그냥 그 시에 최대한 몰입해야만 한다. 그 시를 쓰며 시인이 보았던 이미지를 다시 불러와야만 한다. 그러니 학교에서 가르치듯이, 정작 시의 온기에서는 발을 떼고 시에 대하여말하는 데만 열을 올리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자. 시에 머물 수 있도록 가까이 다가가라. 작품 자체 속으로 들어가라. 그것이 시 쓰기를 배우는 방법이다.

 

66 작가와 작품은 별개다

 

우리가 실존하고 있다는 생각. 그것은 착각이다. 우리는 우리가 쓰는 글이 견고하며 영구불변한 구조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 우리가 쓰는 글은 순간이 만들어 낸 작품이다.

 

67 스스로 속지 않도록 경계하라. 시시각각 우리는 변한다. 그리고 매 순간마다 변한다는 사실, 이것처럼 좋은 기회도 없다. 우리는 한 순간에 얼어붙어 있던 자신과 자신의 이상으로부터 빠져 나와 신선하게 무언가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이것이 글쓰기이다. 글쓰기는 우리를 동결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자유롭게 흐르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제는 늙은이가 되어 버린 남편, 낡은 구두에 대한 느낌, 또는 마이애미에서 어느 흐린 날 아침에 먹었던 치즈 샌드위치에 대한 기억, 이런 것들을 적어 내리는 능력이 생겼다는 것은 당신이 드디어 내면에 있는 것들과 손을 잡았다는 증거다. 당신은 더 이상 내면에 있는 것들과 싸우지 않는다. 그래서 당신은 자유롭게 된다. 이전까지 싸움의 대상이었던 것들이 이제는 당신과 하나가 되고 당신을 도울 것이다.

 

69 당신은 또 다른 흐름에 몸을 맡기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시에 들어가 있는 단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 몸을 빌어 밖으로 표출되었던 위대한 순간이다. 그 순간을 잡아내 글로 옮길 수 있도록 항상 깨어 있는 것이 작가가 할 일이다.

 

70 사고의 모든 경계를 허물어뜨려라.

 

71 “그 사람은 왜 자동차를 먹는데요?” 그러자 여기저기서 우욱” “왝왝거리며 야단을 피웠다. 하지만 억센 머리카락에 갈색 눈을 가진 한 학생은(그는 나중에 나의 영원한 친구가 되었다) 나를 말끄러미 쳐다보더니 느닷없이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나도 맞받아 깔깔 웃기 시작했다. 얼마나 환상적인 이야기인가! 자동차를 먹고 사는 사나이가 있다니! 이 요기 이야기에는 애초부터 논리 같은 것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던 것이다.

우리는 바로 이런 태도로 글쓰기에 임해야 한다. “?”라고 끊임없이 묻거나 옷을 고를 때처럼 신경을 곤두세우는 대신 우리 마음은 모든 것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울 정도로 열려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엄청난 에너지를 종이 위에 쏟아붓도록 해야 한다. ‘이건 글을 쓰기에 좋고, 저것은 이야깃거리가 못 된다는 식의 생각은 버려야 한다. 작가는 두려움 없이 무조건적으로 모든 것을 써 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글쓰기와 인생 그리고 정신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런 경계가 없다. 자동차를 먹는 사람을 창조해 낼 정도로 생각을 자유롭게 하는 사람만이 개미를 코끼리로 만들고 남자를 여자로 바꿀 수 있다. 이런 사람만이 각각의 분리되어 있는 형태들을 무너뜨리고 모든 형태 속에 이미 들어 있는 공통된 무언가를 찾아내게 될 것이다.

 

은유란 논리나 지식의 영역이 아니라 그와는 완전히 다른 곳에서부터 비롯된다. 은유를 위해서는 사물을 바라보던 익숙한 시각에서 기꺼이 벗어나야 한다. 개미 한 마리와 코끼리 한 마리 안에서 공통된 무언가를 볼 수 있는 열린 시각을 가져야 하며 그것을 거리낌 없이 표현할 수 있는 용기를 지녀야 한다.

 

하지만 당신이 은유를 몰라도 괜찮다. 그런 것은 생각하지 말라. ‘나는 문학성 높은 은유적 표현을 써야만 해라는 생각은 떨쳐 버리라. 절대 의도적으로 문학적인 표현을 쓰려하지 말라. 은유는 강제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당신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 개미와 코끼리가 하나라고 믿지 못하면서 그런 글을 쓴다면 그것은 쓸데없는 헛소리에 불과하다. 사람들은 당신의 글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며 감동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당신 마음 속에 은유의 세계가 자연스럽게 펼쳐질 수 있을까?

먼저, 은유를 위한 은유를 하지 말라. 무언가를 은유하기 위해 당신의 마음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저 평소의 사고 방식에서 한발 물러서서 머릿속을 지나가는 생각들을 계속 기록해 보라. 이런 연습은 사고를 부드럽게 해 줄 뿐 아니라 창조력을 키워 준다. 그런 식으로 자신의 생각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엄청난 도약을 하게 된다. 마음이란 순식간에 위대한 도약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아주 오랫동안 한 가지 생각에 머물러 본 적이 있는가? 바로 그런 상태가 지속되다가 어느 한순간 생각이 비약적으로 튀어오를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섬광 같은 영광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영감의 근원은 만물의 근원과 맞닿아 있기에 자연히 그것들의 공통적인 법칙과 본질을 반영할 수 밖에 없다.

우리 모두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은유는 이러한 진실을 반영한 것이기에 종교적이다. 개미와 코끼리 사이에는 어떤 구별도, 분리됨도 없다. 은유의 세계에서는, 안개 낀 저녁에 가로등이 켜진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처럼 모든 사물의 경계가 사라지게 된다.

è 이 사람은 득도한 사람이구나.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 는 생각은 다의적인데, 그녀는 글쓰기를 불교의 연기설과 연결시킨다. 은유에 대한 통찰이 탁월하다. 이 통찰을 이처럼 담담한 문체로 전달하다니! 그녀는 자신의 깨달음 앞에 흥분하지도 역설하지도 않는다. 그 태도가 대단하다.

 

74 글쓰기는 맥도날드 햄버거가 아니다

 

그 까닭은 종이 위에 자신의 감정을 풀어 내기도 전에 세상을 향해 어떤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앞질러 나가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생각들은 글 쓰는 이를 경직시켜 자유로운 창작을 방해한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당신의 감정들은 밖으로 표출되고 싶어한다. 그것이 당신 생각에 방해받기 전에, 솟아나는 감정들을 일단 종이 위에 표현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대로 글을 조절하겠다는 마음을 버리고 그때그때 솟아 나오는 감정들을 글로 써 내려가라.

 

바로 이것이다. 누구나 저마다의 경험과 추억, 감정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들을 오븐에서 막 꺼낸 피자처럼 종이 위에 옮겨 놓을 수 있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그러므로 글을 쓸 때는 모든 것을 풀어 주라. 아주 쉬운 말로 단순하게 시작하고, 당신 속에 깃들여 있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도록 애써라. 처음에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서투르고 꼴사나운 자신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라. 당신은 지금 스스로 자신을 발가벗기고 있는 것이다.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노출시킨다는 것은 절대 자신의 에고를 남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대로 연출한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이 그저 하나의 인간 존재임을 드러내 보인다는 뜻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나는 글쓰기가 종교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글쓰기는 당신이 쓰고 있는 딱딱한 껍질을 벗기고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향해 다가가도록 한다.

è 어째서 이 여자의 글은 나를 감동시키는가? 왜 수많은 다른 작법책과 다른가? 그녀는 무엇이 달랐는가?

è 내가 회의하고 고민하던 모든 문제들, 심지어 잊고 있었던 무의식의 부분까지 끄집어내어 설명하고 가르친다. 그는 글쓰기의 구루가 아닌가?

 

그런데도 어느 순간, 비참하고 불만투성이고 회의적이고 부정적인, 전반적으로 침체된 기분이 들 때, 나는 이런 것을 그저 하나의 감정으로 인식한다. 나는 이런 감정도 결국 변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 감정이 내가 세상 속에서 어던 장소를 찾아가게 하고 친구를 원하게 만듣는 에너지라는 사실도 물론 알고 있다.

 

글을 쓰는 데는 당신의 온몸, 즉 심장과 내장과 두 팔 모두가 동원되어야 한다. 바보가 되어 시작하라. 고통에 울부짖는 짐승처럼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시작하라.

 

그러나 엄청난 분량의 글을 쓰겠다는 결심을 하기 전에 먼저 자신에게 여유를 주자. 자신의 목소리가 지닌 힘을 믿는 법을 배우자. 자연히 이런 과정에서 우리는 방향 설정을 하고 목적지가 어딘지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그 목적지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장소에서 나타날지도 모른다.

 

78 강박관념을 탐구하라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나를 괴롭히는 강박관념들을 목록으로 정리해 본다. 목록 내용은 자꾸 변하는데 숫자는 언제나 불어난다. 어떤 것은 고맙게도 아예 잊혀지기도 하지만.

작가란 결국 자신의 강박관념에 대해 쓰게 되어 있다. 자주 출몰해서 괴롭히는 것, 절대 잊을 수 없는 것, 자신의 육체가 풀려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이야기로 엮는다.

 

작가는 결국 자신의 강박관념에 대해 쓰게 되어 있다. 자주 출몰해서 괴롭히는 것, 절대 잊을 수 없는 것, 자신의 육체가 풀려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이야기로 엮는다.

나는 학생들에게 자신을 괴롭히는 요소들을 적게 한다. 깨어 있는 동안 각자의 강박적 요소에 대해서 무의식적으로(그리고 의식적으로) 얼마나 생각하는지 확인시키기 위해서다. 아무튼 이렇게 글로 정리된 목록들은 이제 좋은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 목록은 그대로 우리가 쓸 이야기 목록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당신을 가장 괴롭히는 강박증에는 힘이 있다. 당신이 글을 쓸 때마다 언제나 같은 곳으로 돌아가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바로 이 강박증의 변두리에서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들을 창조해 낼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 그리고 이번에는 당신을 괴롭히던 강박증에 일부러 에너지를 쏟아 부어 보라. 이제 우리는 강박증이 자신을 위해 봉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81 예술가로 살기란 절대 쉽지 않다. 예술가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을 때조차도 절대 그 일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나는 그래도 예술 작업에 얽매이고 창작에 대한 강박증에 빠지는 것이 술을 마시거나 초콜릿으로 배를 채우는 일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창작에 대한 강박증은 무언가 가치 있는 길을 찾아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82 세부 묘사는 글쓰기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è 생각해봤는데, 많이 팔리는 책은 분명 다른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베스트셀러이면서 스테디셀러인 책은 분명히 소장할 가치를 인정받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으며, 희열을 주었기 때문이다. 돈과 시간은 소중한 가치인데 이 가치들을 환산해서 가지고 싶어할 책이라면 어떤 책이겠는가?

è 빌리는 책이 아니라 사는 책.

 

이 장은 짧지만 매우 중요하다. 세부 묘사를 글쓰기에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이란 너무도 다양해서 만약 당신이 사물의 과거와 현재의 진정한 모습을 세세하게 써 내려갈 수만 있다면 당신에게 더 이상 필요한 것은 없다.

è 이게 다다!!!!

è 이 가르침은 매우 중요하다!!!

è 진실 그 자체에 덧붙일 설교는 없다.

 

당신이 설령 전혀 다른 시간대와 공간에 살고 있어도, 10년 전 혹은 20년 전 뉴욕의 한 선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을 얼마든지 묘사할 수 있다. 뒤틀리는 창문, 천천히 돌아가고 있는 회전 입간판, 탁자 위에는 포테이토 칩 부스러기가 흩어져 있고 등받이 없는 높고 붉은 의자이런 묘사는 당신이 쓰는 이야기에 개연성과 사실성을 부여한다. “, 아냐, 그 술집은 롱아일랜드에 있었지. 그러니까 뉴저지에 있는 술집으로 변경해서는 안돼!” 이런 식으로 말할 필요는 없다.

 

그것보다는 우선 마음을 편안하게 열어 놓고 결혼식을 즐겨라. 당신이 주변 상황에 자연스럽게 몰입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 당신이 글을 쓸 때 정말 살아 숨쉬는 듯한 생생한 기억들을 불러낼 수 있다. 웃을 때마다 빨간 립스틱이 묻은 앞니가 보이던 신부 어머니의 모습과 신부의 드레스 자락에서 폴폴 풍기던 향수 냄새까지 전부 당신의 글 속으로 불러 낼 수 있다.

 

84 그들의 이름을 불러 주라

 

우리의 삶은 모든 순간순간이 귀하다. 이것을 알리는 것이 바로 작가가 해야 할 일이다. 작가는 의미없어 보이는 삶의 작은 부분들마저도 역사적인 것으로 옮겨 놓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므로 작가는 인생의 모든 면들에 대해, 한 모금의 물, 식탁에 묻어 있는 커피 얼룩에 대해서까지 그래!” 하고 긍정할 수 있어야 한다.

작가가 쓰는 글은 이 세상 모든 것을 재료로 해서 이루어진다. 우리는 소중한 존재들이며, 우리의 삶 도한 그러하다는 것을 작가가 알고 있는가? 덧없이 지나가 버리는 세상의 모든 순간과 사물들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켜 주는 것, 그것이 작가의 임무다. 만약 우리 인생의 작고 평범한 부분들이 중요하지 않다면, 우리는 당장 원자폭탄에 의해 전멸당해도 아무 할 말이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인생의 세부 그림은 기록으로 남아야 할 가치가 있다. 이것이 바로 작가들이 알고 있어야 할 진실이며 우리가 펜을 쥐고 자리에 앉는 이유이다. 우리가 삶이 세부 사항을 묘사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까닭은 지나치게 빠른 속도와 효율성만을 주장하는 문명의 이기, 우리를 대량학살하려는 원자폭탄 같은 무자비한 폭력에 항거하기 위함이다.

è 왜 나탈리 골드버그는 이런 말을 하는가? 왜냐하면, 현대의 효율적인 철학에 물든 사람들(이 중에는 작가도 당연히 포함)이 글을 쓸 때, 이런 세세하고 쓸데 없어 보이는 이야기를 남기는 데 회의감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è 왜 우리는 글을 쓰는가? WHY?가 답을 얻으니 HOW?는 저절로 답을 얻는다.

 

86 워싱턴 D.C.베트남전 기념관에는 베트남에서 죽은 미국 병사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거기에는 수학 답안지 여백에 탱크와 병사들과 군함 그림을 그리던 내 어릴 적 친구 도날드 밀러의 이름도 있다. 그 이름을 보기만 해도 나는 그를 떠올린다. 세부 묘사는 우리가 만나는 세상 모든 것들 것 모든 순간들에 이름을 붙여 주고, 그 이름을 불러 주고, 기억하는 일이다.

우리가 누구인가? 우리가 부둥켜 안아야 할 현실은 무엇인가? 우리의 삶은 지극히 평범한 동시에 신화적이다.

è 핵심이다.

 

작가의 임무는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의 삶을 이루는 실체들에 대해 경건하게 !’라고 긍정하는 것이다.

è YES.

 

87 케이크를 구우려면

 

87 60대 부모가 자신들의 히피 자식에게 너는 우리가 낳은 자식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똑같다. 그렇다. 케이크는 계란도 아니고 우유도 아니다. 이것이 케이크의 연금술이다.

è 와우.

è 인간이 인간을 낳는다는 발상을 깨부수니 참 자유로워졌다. 인간이 인간일 수 밖에 없다는 획일적 통일성에서 빗겨나기가 이리도 쉬울 줄이야. 나는 계란과 우유가 낳은 케이크랜다.

 

88 카타기리 선사는 말했다.

좌선을 할 때 당신은 사라져야만 한다. 좌선이 좌선을 하도록 만들어라.”

이것은 글쓰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글이 글을 쓰도록 해라. 당신은 사라진다. 당신은 그저 당신 속에서 흐르고 있는 생각들을 글로 적어 내고 있을 뿐이다.

è 나탈리 골드버그는 선을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않았나? 열심히! 하지 않으면 자기 것이 되지 않는다.

 

89 그러나 세부 묘사를 사용하면 당신이 느끼는 환희나 슬픔을 아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전달하려는 감정이 어떤 맛인지 정확하게 표현해 준다면, 그것을 맛보고 싶어 하는 미식가가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 독자들이 , 이거 파운드 케이크잖아또는 가벼운 레몬 푸딩이잖아하고 느낄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è 요리? 내 글이 요리라면?

 

91 작가는 비를 맞는 바보

 

작가는 인생을 두 배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먼저 첫 번째 인생이 있다. 길에서 만나는 여느 사람들처럼, 건널목을 건너고 아침에 출근하기 위해 넥타이를 매는 그런 일상생활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생활의 또 다른 부분이 있다. 모든 것을 다시 곱씹는 두 번째 인생이다. 이들은 글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을 때마다 자신의 인생을 다시 들여다보고 그 모습을 면밀하게 음미한다.

è 소설은 두 번째 인생이다. 오르한 파묵의 말이기도 한데, 누가 먼저일까? 어쨌든간에 영혼을 흔드는 말임은 틀림없다!

 

92 결국 당신은 돈을 버는 일보다 글을 쓰기 위해 바보가 되는 것도 무릅쓰는 글쟁이의 인생에 더 많이 끌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작가들은 결코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다. 글을 쓸 시간이 많을 때 나는 아주 부자가 된 기분이 든다. 반대로 시간에 쫓겨 정작 자신이 원하는 일도 못하고 있는데 세금고지서가 날아오면 그야말로 거지가 된 기분이다.

 

월급쟁이들은 시간과 돈을 맞바꿔, 일한 시간에 대한 보수를 받는다. 그러나 작가들은 자신만의 시간을 지키고 있으며 그 시간의 중요성과 가치를 느끼는 사람들이다.

è 모든 것을 다 이룬 후 하고 싶은 일을 지금 하면 된다.

è 나의 경우에는, 나에게 무한대의 시간과 돈과 능력이 있을 때 뭘 하고 싶냐고 했을 때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었지. 그러니 공부를 하면 된다. 나에게 이미 빌 게이츠를 능가하는 최대의 재산이 있다면(상속이든 뭐든) 나는 뭘 하고 싶어했을까? 기업을 경영하고 싶어했을까? 아니면 차라리 기부하고 다른 일을 했을까?

è 성과를 내고 싶어하는 것은 확실한데, 무슨 성과인가? 천재적인 성과. 사람들이 감탄하는 성과! 잘 생각해 봐야 해.

 

시간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그들은 시간을 팔아 돈을 벌지 않는다. 이들에게 시간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과 같은 것이다. 누군가 찾아와 그 땅을 팔라고 하면, 제정신이 있는 작가라면 결코 그 땅을 팔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땅을 팔면 자동차를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렇게 되면 조용히 안식을 하고 꿈을 꾸는 데 필요한 장소는 사라진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므로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은 조금 어수룩한 바보가 되어도 괜찮다. 당신 속에는 시간을 필요로 하는 느림보가 들어있다. 그 느림보가 당신이 모든 것을 팔아버리지 못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당신에게 어딘가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비가 내리는 거리에서 모자도 쓰지 않은 채 이마에 주룩주룩 떨어지는 빗방울을 느끼며 빗물이 고인 웅덩이를 응시하게 만든다.

 

호흡!

 

95 위대한 작가들의 작품을 읽어 보라. 작가가 영감을 받고 글을 써 내려가던 순간의 호흡이 생생히 느껴질 것이다. 예를 들어 아주 기가 막히도록 좋은 시, 셸리의 종다리에게를 큰 소리로 읽어 보자. 만약 시인이 배열한 운율 그대로 시를 낭송한다면, 당신은 셸리가 그 시를 썼었던 바로 그 수간, 영감을 받았을 당시의 숨결을 그대로 호흡할 수 있게 된다. 그의 호흡은 너무도 강력해서 150년이 지난 오늘날 그 시를 읽는 우리에게도 영감의 전율을 안겨 준다.ㄴ 그의 호흡을 따라가 보면 어느새 새로운 기운이 넘쳐난다.

 

97 잘 쓰고 싶다면 잘 들어라.

 

98 노래를 잘 부르는 비결의 90퍼센트는 청음입니다. 당신은 먼저 제대로 듣는 법부터 배워야 겠어요.

 

글쓰기 역시 90퍼센트는 듣기에 달려 있다 열심히 들으면 당신을 채우고 있는 내면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자연히 나중에 글을 쓸 때, 당신은 그 내면의 소리를 저절로 분출시킬 수 있게 된다. 내면의 진실한 소리를 듣게 된다면, 글쓰기에는 더 이상 다른 것이 필요 없다. 당신은 그저 식탁 건너 편에서 당신에게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그곳의 분위기가 내는 소리와 의자와 문이 말하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문 너머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까지도.

 

100 나무를 알고 싶으면 나무한테 가라

 

102 파리와 결혼하지 마라

 

당신이 누군가의 글을 읽을 때, 글 속으로 몰입이 안 되고 마음이 자꾸 다른 곳으로 향하게 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혹은 자신이 쓴 글을 읽고 누군가가 “모르겠어요. 너무 어려워요” 라든가 “너무 서술이 많아서, 내 머리로는 따라가기가 벅차요”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는가?

 

è !!!!

 

이런 경우에는 문제가 글을 읽는 독자에게 있다기보다는 글쓰기 방법 자체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일은 작가가 자신의 감정에 지나치게 빠져 버린 나머지 원래 하고자 하던 이야기의 방향을 망각하고 본래의 줄거리에서 멀어져 버렸을 때 일어난다.

 

또한, 작가 스스로 글의 방향을 명확하게 정리하지 않은 채 글을 써 내려가거나, 다루고 있는 글의 소재에 밀착되어 있지 못한 경우에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 이런 부분이 생기면 글의 초점이 흐려지고 결국에는 독자들의 흥미를 떨어뜨리게 만든다. 아무리 작은 부분이라도 윤곽이 흐릿해지면, 그 틈새로 독자들의 정신은 그 작품이 아닌 다른 곳으로 새어나가고 마는 것이다.

 

문학의 책임은 사람들을 깨어 있게 하고, 현재에 충실하게 하고, 살아 숨 쉬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가 방황한다면, 독자 역시 방황하게 된다. 식탁 위의 파리는 레스토랑 전체를 묘사하는 일부분은 될 수 있다. 또 방금 주문해서 나온 샌드위치를 자세하게 묘사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자세한 묘사와 제멋대로인 방종 사이에는 분명한 경계선이 있다.

 

자신의 목표가 무어인지 알고 그 목표에 집중해 매달려야 한다. 만약 당신의 마음과 글이 목표에서 멀어져 방황하고 있다면, 원래 돌아가야 할 자리로 부드럽게 잡아당겨야 한다.

 

104 어빙 호웨는 <유태계 미국인 이야기>의 머리말에서 최고의 작품은 감상적인 부분이 있을 수는 있지만, 감상적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썼다. 파리의 존재를 인식하고, 더 나아가 원한다면 파리를 사랑할 수도 있겠지만, 파리와 결혼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106 작가인 우리는 늘 의지할 것을 찾아다닌다. 동료들로부터 비평가로부터 인정받아야만 안심하려 든다. 그러나 자신의 재능이나 작품에 대해 보내는 타인의 칭찬에 기대어 살아가는한, 그 작가는 다른 이들의 비평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07 그보다는 우리의 근원적인 원조자에 대해 아는 편이 작품성을 높이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 우리는 이미 매 순간 무엇엔가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서 있는 대지, 폐를 채우고 비우는 공기……, 이 모두가 우리가 의지하고 있는 것들이다. 그러니 무언가에 의지하고 싶어질 때 그 대상을 멀리서 찾지 말라. 바로 지금 자신이 의지하고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라.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햇빛, 아침의 침묵, 이런 것들로부터 시작하라. 그런 다음 마주 보고 있는 친구가 난 네 작품이 너무 사랑스러워하고 말하면 그 좋은 기분을 그저 간직하면 된다. 대지와 의자가 당신 몸을 쓰러지지 않게 받쳐 준다는 사실을 믿는 것처럼 그 친구의 말을 그대로 믿어라.

 

108 우리는 정직한 지원과 격려를 원한다. 그러면서도 막상 누군가 칭찬을 해 주면 그 말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반대로 비평하는 소리를 들으면, 너무나 쉽게 받아들이고 결국 자신은 별볼일 없고 진짜 작가도 못 된다는 쓸데없는 믿음만 키워가려 한다.

 

110 꿈에 대해 써라.

 

여러분이 글을 써서 정말로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이죠? 여러분에게는 강력한 창조의 목소리가 있어요. 이 목소리로 당신이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진짜 꿈이 무엇인지 모르며, 아니 꿈이 무엇인지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에 대해 5분에서 10분 동안 써 보도록 하라. 이때 우리는 마음 속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떠다니는 소망과 있는지조차 몰랐던 소망들을 적어야 하는 강요를 받는다. 이 소망들을 글로 적는 것은 우리 인식의 한 가운데에 그 소망을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리고 소망에 대해 쓴 글을 다시 읽어 보라. 적혀 있는 꿈과 소망을 진지하게 대해야 한다. 만약 자신의 진짜 소망이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겠다면, 가고자 하는 방향이라도 잡아 두라.

 

111 나는 자신에게 계속 물어 보았다. “나탈리, 너 소설을 써 보고 싶지 않니?” 그 대답은 분명했따. “아니, 싫어!”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나는 그나마 위안을 느꼈다.

그래도 마음은 여전히 무거웠다. 인생의 종점에 서 있는 내 모습이 환영처럼 펼쳐졌다. 쓰레기 같은 글나부랭이 속에 파묻혀 손에는 얼마 되지 않는 마지막 시들을 부여잡고 마지막 숨을 거두며, 누군가에게 그 시를 읽어 달라고 애걸하는 내 모습이.

 

112 그렇게 예루살렘 거리를 방황하고 있을 때, 시인이자 미스터리 소설가인 친구가 내게 지금 여러분이 읽는 이 책을 써 보라고 제안했다. 그때가 5년 전 일이고, 나는 경제적인 면에서 형편이 좋지 않았다. 그 친구의 제안은 내 속에 잠들어 있던 소망을 일깨웠다. 물론 쉽지 않은 결심이었다.

 

하지만 강박증이 유령처럼 달라붙듯, 우리의 꿈도 계속 앞에서 어른거리는 성질이 있는가 보다. 나느 결국 꿈에 이끌렸다. 이처럼 우리는 자신이 지닌 꿈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향하게 될 뿐만 아니라, 바로 그 꿈에 의해 언젠가는 행동을 하게 된다. 그렇다. 꿈은 우리가 삶 속으로 관통해 들어가게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다. 이게 틀린 말이라면 우리는 꿈과 함께 영원히 상상 속을 표류하는 것으로 끝날 것이다.

 

112 일단 자신의 목소리를 믿고 자신 안에 내재된 창의적인 힘을 허락하는 것을 배우게 될 때, 당신은 단편이든 장편이든 또는 시든, 그것을 쓰는 방향을 잡게 된다. 당신에게는 꿈을 채워 나가게 하는 기본적인 연장인 글쓰기가 있다. 또 기억할 것이 있다. 이런 식의 글쓰기를 통해 비로소 당신 안에 숨겨져 있던 은밀한 꿈들(티베트로 떠나고 싶다. 뉴멕시코 주에 태양열 작업실을 가지고 싶다 등과 같은)과 만나게 될 것이다. 이제 당신은 절대 당신의 꿈을 회피할 수 없다.

 

117 말하지 말고 보여 주라

 

글쓰기에 관련된 오래된 속담이 하나 있다.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는 말이다. 무슨 뜻인가? 이것이 이를 테면 분노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서, 무엇이 당신을 분노하게 만드는지 보여 주라는 뜻이다. 당신 글을 읽은 사람이 분노를 느끼게 하는 글을 쓰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독자들에게 당신의 감정을 강요하지 말고, 상황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있는 감정의 모습을 그냥 보여 주라는 말이다.

 

글쓰기는 심리학 논문이 아니다.

è 찔린다.ㅜㅜㅜㅜ

 

우리는 감정에 대해서’’ 말하자는 것이 아니다. 작가는 슬픔과 기쁨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독자의 마음을 슬픔과 기쁨의 골짜기로 안내할 수 있어야 한다.

 

120 그냥 이라고 말하지 말라

 

고유성을 허락하라. 그냥 과일이라고 말하지 말라. ‘이것은 석류 열매다처럼 어떤 종류의 과일인지 분명히 밝혀 주라. 사물의 이름을 불러 주어 그 사물의 고유성을 만들어 주라. 사물에도 인간과 똑같이 이름이 있다. ‘창가의 꽃이 아니라 창가의 제라늄으로 묘사하는 편이 훨씬 좋다. ‘제라늄이라는 단어 하나가 훨씬 구체적이고 생생한 영상을 만들어내고, 우리가 그 꽃의 존재 속으로 더욱 깊이 들어가게 도와준다.

 

122 꽃의 이름은 물론이고, 어떤 계절의 어느 날인지, 나아가서 어느 순간인지까지도 느껴지도록 말해야 한다.

 

또 윌리엄즈는 생각이 아니라 사물 속으로 파고들라고 말했다. 지금 당장 당신의 코앞에있는 것에 대해 공부하라. 그냥 이라고 부르는 대신 제라늄이라고 말할 때 당신은 현재 속으로 더 깊게 뚫고 들어가게 된다. 우리가 우리들 코앞에 있는 사물에 더 가까이 갈수록, 그 사물이 우리에게 모든 것을 더 많이 가르쳐 줄 것이다. 윌리엄 블레이크는 순수의 전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 알의 모래에서 세상을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본다.’

è , 이 사람 대단하다! 윌리엄 블레이크 말고 나탈리 골드버그가!

è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해냈지?

è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정확히 묘사해야 한다! 다른 책들은 방법론을 알려주면서 그래야 재미있고 현장감이 있으니까와 같은 의미반복 또는 효용만을 나열했었는데, 나탈리 골드버그는 차원이 다르다.

 

사람의 이름도 마찬가지다. 같이 글쓰기 수업을 받는 다른 사람의 이름을 가능한 한 빨리 알아 두라. 그러면 자신이 속해 있는 모임의 성격을 빨리 파악하게 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작품 토론에 훨씬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다.

 

124 몰입하기

 

선 명상법에 행선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아주 천천히 걷는 것을 배우는, 일종의 걸어다니는 명상법이다. 행선은 서있는 자세에서 출발한다. 숨을 들이마시면서 발뒤꿈치와 바닥에 맞닿아 있는 발가락을 들어 1인치 정도 앞으로 나간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숨을 내 쉬면서 아주 천천히 발자국을 앞으로 내딛는다. 이때 당신은 양 무릎이 굽어지고, 발꿈치가 바닥에 닿는 것을 느낀다. 이 모든 동작이 아주 느린 속도로 진행된다. 그런 다음 반대편 발로도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행선은 약 10분 동안 계속 된다.

è 왜 이런 행위를 하는지 궁금했는데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느린 동작을 하다 보면 사소한 발걸음 하나하나도 온몸과 연결되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발을 내디딜 때마다 공기와 창문, 햇빛의 존재도 느끼게 된다. 만약 바닥이 없다면, 하늘이 없다면, 생명의 원천인 물이 없다면, 우리는 단 한 발자국도 뗄 수 없음을 깨닫는 순간이다. 이렇게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를 관통하고 있다. 계절조차도 우리의 걸음을 지탱하게 해 준다.

è 모든 것이 다 연결되어 있다고 하니 굳이 외로울 필요도, 내가 가진 것과 가지지 않은 것 사이의 기압차로 긴장 탈 필요도 없구나. 느긋하다.

 

126 평범과 비범은 공존한다.

 

132 작가는 모든 소문과 지나가는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책임이 있다. 이야기꾼은 이런 방식으로 인생을 배워 나간다.

 

133 일상생활에서 나누는 대화를 통해서도 작가들은 새로운 글감을 찾아낸다. 한번은 친구에게 지나가는 말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 그 남자는 그 여자에게 미쳐 있어.” 그 즈음 미스터리 소설을 쓰던 친구는 당장 이렇게 되물었다. “그 남자가 그 여자에게 어떻게 미쳐 있는데? 그가 구체적으로 무슨 짓을 했는지 말해줘.” 나는 소리 내어 웃었다. 작가는 일반적인 묘사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작가는 어떤 사건에 대해 그냥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 주기를 원한다.

 

137 만약 누군가가 대단한 작품을 썼다면, 그가 작품을 통해 세상을 좀더 명료하게 만들어 준 것에 대해 당신은 진심으로 감사해야 한다.

 

다른 작가들을 나와 분리된존재로 여기지 말라. “그들은 훌륭한데, 나는 형편없어식의 이분법적인 생각도 하지 마라.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의 작품은 좋아지기 힘들다.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나만 훌륭하고 나머지는 모두 형편없는 글쟁이들이야이런 지나친 자만심으로는 절대 훌륭한 작가가 될 수도 없을 뿐더러 당신 작품에 대한 비평에도 귀를 막게 된다.

 

그러므로 그들도 훌륭하고 나도 훌륭하다라고 말하자. 이 말은 많은 가능성을 만들어 준다. “그들이 여기까지 오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어. 그러니까 나는 잠시 그들의 경로를 따라 가면서 배우면 돼.” 얼마나 솔직하고 마음 편한 고백인가.

 

138 예술가는 외롭고 고통스러운 존재라는 생각 같은 것은 떨쳐버려라. 어차피 인간은 누구나 고통스럽다. 자신만이 고통스럽다고 생각해서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 이유는 없다.

 

139 현상을 넘어 사물 속으로 파고들라

 

자서전을 쓸 때도 엄연한 사실들만 열거해서는 안 된다. “나는 6학년이다. 나는 소년이다. 나는 오와토나에 살고 있다. 나에게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계시다.” 이런 글이 아니라 진짜 당신이 누구인지 알게 해주라. “나는 창문에 낀 서리이며, 젊은 늑대의 울부짖음이며, 가느다란 풀잎입니다.” 이것이 훨씬 더 진실하게 들리지 않는가.

 

140 당신이 누구인지 잊어버려라. 당신이 쳐다보고 있는 모든 사물들 안으로, 거리 속으로, 물 잔에 담긴 물 속으로, 옥수수밭 속으로 들어가 그대로 사라져 버려라.

 

당신이 느끼는 바로 그것이 되어 그 감정을 태워버려라. 걱정하지 말라. 당신은 초조함에서 벗어나 환희에 도달할 것이다. 만약 당신이 어떤 감정을 잡았다거나, 그 감정과 완전히 하나가 된 바로 그 순간을 냄새 맡거나 보게 되면, 당신은 이미 위대한 시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140 그러니 우리가 누구이며 어떻게 우리 자신에게 이를 수 있는지 밝혀 주는 작품을 읽고 또 읽어라. 이 과정 속에서 우리는 자신과 타인에 대한 연민을 키우고 다정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을 거듭 체험하게 된다.

è 타인에 대한 연민.

è 나는 <앵무새 죽이기>에서 딜이 처음 등장할 때 양배추만한이라는 묘사에서 연민을 느꼈다.

 

142 어떤 글을 쓰겠다고 계획햇을 때 동물처럼 행동해보자. 동물처럼 천천히 움직이고, 동물처럼 당신이 쓰려는 이야기의 멋잇감들을 하나씩 비축해 두자. 어떤 방법이든지 상관없다. 일상의 찌꺼기에서 발굴해내든지, 도서관을 찾아가든지, 정신의 정원으로 나가든지 마음대로 하라.

 

146 비록 우리 인생이 언제나 선명한 것은 아닐지라도, 명확하게 인생을 표현해 보는 것이 좋다.

è 사실 이 챕터는 잘 이해가 안 된다

 

151 그때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래, 나의 의식이 점점 개화되고 있는 거야! 이것이 글쓰기보다 훨씬 중요하며, 또 글쓰기의 목적이 바로 이거 아니겠어!”

나중에 이런 상태에서 빠져 나왔을 때 나는 카타기리 선생에게 내가 보낸 시간에 대해서 말했다. 그는 이렇게 대꾸했다.

, 그건 그냥 게으름일 뿐입니다. 어서 가서 일하세요.”

이유를 콕 꼬집어 설명하긴 어렵지만, 카페에서 작업하는 것은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카페의 번잡스러운 환경은 글을 쓰겠다는 충동을 감소시키기는커녕 중추신경을 께속 바쁘게 움직이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당신이 집중하과 있는 더 깊고 고요한 부분이 자유롭게 흘러나오도록 유도한다. 모차르트가 작곡을 할 때 아내에게 이야기 책을 읽게 한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니었을까.

 

151 헤밍웨이는 <움직이는 축제>에서, 자신이 앉은 테이블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제임스 조이스가 있었다며 카페에서 글을 쓰는 광경이 파리에서는 얼마나 일반적인가에 대해 적고 있다.

 

155 선승들은 작가의 방은 곧 그 작가의 마음 상태를 반영한다고 말한다. 어떤 이들은 공간이 남는 것이 두려워 모든 구석을 꽉꽉 채워 놓는다 그것은 우리 마음이 공허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사유와 드라마를 만들어 내려는 사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하지만 나는 글쓰기 공간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오히려 약간 지저분한고 정리되어 있지 않은 공간을 볼 때 그 공간의 주인인 작가는 아주 비옥하고 힘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164 결국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 진정 글을 쓰고 싶다면 모든 것을 잘라내고 쓸 수밖에 없다. 글을 쓰기 좋은 완벽한 환경도, 습작 노트도, 펜도, 책상도 없다면, 자신을 유연하게 훈련시킬 수밖에 없다. 아무리 낯선 환경 속에서도, 완전히 다른 장소에서도, 글쓰기 훈련은 계속되어야 한다. 기차 안에서, 버스 안에서, 허름한 부엌 식탁에서, 기댈 것이라고는 나무 둥치만 있는 숲속에서, 혼자 흐르는 개울물에 발을 담근 채, 사막의 바위 위에 앉아서, 당신 집 앞 모퉁이에 서서, 현고나에서, 자동차 뒷좌석에서, 서재에서, 점심 먹는 계산대에서, 복도에서, 실업자 고용 사무실에서, 치과 대기실에서, 공항에서, 텍사스에서, 캔사스에서, 과테말라에서, 콜라를 홀짝이는 동안에도, 담배를 피우는 동안에도, 베이컨과 양상추와 토마토가 들어 있는 샌드위치를 먹는 중간중간에도 당신은 글을 써야 한다.

 

166 충분하다고 느낄 때 한번 더

 

글쓰기에서 자신이 해야 할 말을 다 했다고 생각될 때, 조금만 더 자신을 밀고 나가 보라. 당신이 종점이라 생각하는 곳이 실은 초입에 들어선 것에 불과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항상 끝까지 도달했따고 생각하고 멈추었던 곳에서 조금 더 멀리 나갔을 때, 당신은 제어할 수 없는 아주 강한 감정과 만나게 될 것이다.

 

168 삶을 사랑하라.

 

169 나는 결국 혼자 있어야 할 필요를 절감했다. 산책을 한 다음 글을 쓰고 싶은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인생에 대한 커다란 두려움이 하나씩 있다. 나의 두려움은 고독이다. 우리에게 두려움이 중요한 이유는 자신의 꿈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이 두려움을 극복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è 이 장은 무엇인가 부족하다. 왜 삶을 사랑해야 하는가? 이 장은 더 써야 했다.

 

173 카타기리가 대답했다.

그건 잘못된 태도입니다. 만약 그곳 사람들이 당신을 쓰러 뜨린다면 당신은 일어나야 합니다 .그들이 또 다시 당신을 쓰러뜨린다 해도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얼마나 많이 쓰러지든 당신은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그것만이 당신이 해야 할 일입니다.”

è 아니다. 딱 세 번만.

 

176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천국이다

 

유태교 전통에는 소년이 처음으로 토라의 맨 첫 자를 읽으면 꿀이나 단 음식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 공부를 하면 단 음식을 먹게 될 거라는 자연스러운 연결고리를 만드는 학습 유도 방법이다. 글쓰기도 당연히 이래야 한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할 때부터 글쓰기는 좋은 것이며 즐거운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 주어야 한다.

 

179 봄이 되면 튤립은 아무 이유 없이 피어난다. 물론 당신은 과거에 튤립 구근을 심었고, 4월의 태양이 얼었던 대지를 녹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왜? 인력 때문이다. 그럼 왜 인력인가? 더 이 이상의 이유는 없다. 그리고 왜 당신은 애초에 붉은 튤립이 피는 구근을 심었는가? 아름다움을 동경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이유는 없다.

만물은 아무런 이유 없이 생겨나고 또 사라져간다. 이거야 말로 더 바랄 것이 없는 기가 막힌 기회다. 당신은 언제라도 다시 새롭게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다. 이전의 실패는 모두 놓아 버리고 다시 자리에 앉아 무언가 위대한 글을 쓰라. 아니면 실패한 후에 느끼는 가슴을 짓누르는 고통에 대해서라도 쓰라.

 

188 잊지 말고 기억해 달라. 앞길이 막막하고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갈까 생계가 걱정스러운 바로 그런 시절 케이트와 내가 월요일을 어떻게 보냈는지.

 

188 명심해야 할 것이 또 있다. 당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일 그 자체가 아니라, 당신이 어떻게 그 일을 하고 있는가, 어떤 방법으로 그 일에 접근해 나가는가 그리고 그 일에서 어떤 가치를 얻는가 하는 점이다.

 

192 카타기리는 말한다. “우리의 목표는 매 순간 모든 존재에 대해서 상식적으로 대하고 친절한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이 말은 종이에는 멋진 시를 적으면서 자기의 삶에는 침을 뱉지는 말라는 뜻이다. 책상에서 시를 치우고 부엌으로 돌아가라는 뜻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작가로서 살아남는 방법이다. 우리가 미국 경제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허다한 잡지 편집장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또는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이 두 가지 모두 근사한 것이긴 하지만,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는 세상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 마음속에 있는 가장 깊은 비밀이다.

 

195 위대한 불교 지도자인 초감 트롱파는 사업가가 되려면 우선 먼저 위대한 전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두려움을 떨쳐내야 하며, 한 순간에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즉흥 글쓰기 창구는 바로 이러한 위대한 전사가 될 수 있는 기회다.

196 하지만 우리는 대중을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대중은 진실의 단면을 보고 싶어 한다. 내가 만든 글쓰기 창구는 대중성의 한 극단을 보여 주는 것이다. 비록 미국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나 시인이나 작가에게 특별한 관심과 지원을 기울이지 않는다 해도, 암암리에 글쓰는 행위에 대한 내밀한 꿈과 존경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06 이런 답답하고 안타까운 수업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나는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았어요! 여러분 중에는 금지된 약물을 먹어본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겁니다!”

이것은 좋은 작가가 되려면 LSD나 향정신성 의약품을 꼭 경험해봐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내 말은, 우리 삶에는 반드시 미쳐 버려야 할 시기, 사물을 바라보는 일상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야 하는 시기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그렇게 견고하지도 않고, 구조적으로 완벽하지도 않으며, 영원하지도 않다는 사실을 배워야 할 때가 있다는 뜻이다. 우리의 삶은 언젠가는 당도할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며, 이 죽음을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LSD에 취하지 말라. 그저 아무도 모르게 사흘 동안 숲속에 들어가 지내 보라. 당신이 말을 겁내는 사람이라면, 말 한 마리를 사서 말과 친구가 되어라. 자신을 규정하는 경계를 확장시켜라. 잠시 동안이라도 그 경계선 끄트머리에서 살아 보라.

 

207 데이비드는 글을 쓰고 있는 동안 통념적인 사고 너머로 비상하고 있었다. 나는 그가 언젠가는 땅에 착지하리라는 것을, 그래서 미네소타라는 단단한 땅을 밟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자신이 발견한 특별한 시야를 명료하게 펼쳐 보여주리라는 것을 믿고 있다. 그는 익숙한 땅을 박차고 날아오름으로써 자신에게 더 많은 공간을 허락해 준 것이다. 정확한 문장에만 집착했다면 뻔한 정교함에 머물렀을지도 모른다.

 

208 스즈키 선사는 <선심초심>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중을 통제 조정하는 최상의 길은 그들에게 해로운 일을 하도록 조장하는 것이다. 그러면 대중은 스스로 통제력 안으로 들어올 것이다. 소와 양을 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소와 양을 탁 트인 황야에 풀어 놓는 것이다.”

글쓰기에서도 커다란 들판이 필요하다. 너무 고삐를 세계 잡아당기지 말라. 스스로에게 방황할 수있는 큰 공간을 허용하라. 아무 이름도 없는 곳에서 철저하게 길을 헤맨 다음에라야 당신은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낼 수 있다.

 

209 규칙적인 연습은 창조력을 마비시킨다.

 

이렇게 그냥 시간만 채우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시간 속에 엄청난 압력을 가해야 한다. 글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을 때는 목숨 전체를 기꺼이 그 글 속에 집어 넣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기계적으로 펜을 끄적거리면서 언제 시간이 끝날까 자꾸 시계만 쳐다보게 될 것이다.

매일 글을 쓰라.” 이 규칙대로 실행하는데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잇다. 그것은 의무감으로 했기 때문이다. 규칙만 따지는 사람들이 빠지는 함정이다. …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갈증을 느껴, 말하지 않으면 병이 날 것 같을 때까지 기다려라. 그런 다음 글쓰기로 돌아가라.

 

218 글쓰기는 숨을 쉬는 것과 똑같다. 아무리 급하고 중요한 일이 있어도 숨쉬기를 잊어버릴 순 없다. 정원을 손질해야 하고, 지하철을 타야 하고,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소중한 일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이것이 글쓰기의 기본이다.

 

223 외로움을 이용하라

 

지난 밤 나는 정말 오래된 친구와 거실에 앉아 있었다.

나탈리, 네가 외롭다고 말하는 것은 알겠어. 하지만 지난 주 내가 정말 외로웠을 때, 나는 이 세상에서 외로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은 나 혼자뿐이라고 생각했단다.”

이것이 고독이다. 만약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거나 나 말고도 외로운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우리는 외로움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225 고독을 이용하라. 고독의 아픔은 당신에게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는 강한 욕망을 만들어 줄 것이다. 고독의 아픔을 받아들이고 그 고독을, 당신의 더 깊은 곳을 탐사하는 내시경으로 이용하라.

 

231 하지만 그저 머물기 위해서라면 집으로 가지 말라. 당신이 집에 가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더 큰 자유를 얻기 위해서다. 자신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그것을 더 이상 회피하지 않기 위해서 가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무언가 회피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당장 글에 드러나게 될 것이다.

 

241 마라톤 수업은 자신을 열어 보는 대단한 경험이다. 이 수업을 한 직후에는 벌거벗은 느낌, 제어력을 잃어버린 느낌이 들게 마련이다. 내 경우에는 이유도 없이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다. 자기 방어라는 외투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기분. 벌거벗은 채 자신의 진짜 모습을 바라보고 서 있는 기분과 흡사하기 때문일 것이다.

 

244 누구에게나 천재의 목소리가 들어 있다

 

글쓰기 수업을 할 때 자주 경험하는 아주 이상한 현상이 잇다. 아주 뛰어난 글을 써 놓고도 정작 글을 쓴 사람은 그 글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는 현상이다. 나와 다른 학생들이 아무리 칭찬해도 소용 없다. 그 글을 쓴 사람이 좋은 글이라고 인정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 우리 안에 들어 있는 목소리를 글로 표현하는 것은 물론 ㅓㅇ려운 일이다. 그 일이 어렵다는 사실에 대한 선입견이 어찌나 강한지, 많은 사람들은 내면의 목소리를 성공적으로 글로 옮겨놓고 나서도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247 “우리 모두가 부처입니다. 나는 당신이 부처라는 것을 압니다. 당신은 내 말이 믿어지지 않겠죠. 당신이 자신이 부처임을 자각할 때, 당신은 깨어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깨달음입니다.”

 

253 그날 처음으로 수업에 들어온 셜리가 끼어들었다.

잠깐만요. 사무라이가 뭐죠?”

톰은 그녀에게 고개를 돌리고 쌀쌀맞게 대답했다.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라는 뜻입니다!”

사무라이 세계에서는 거칠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야박하다는 뜻이 아니라 단단한 진실과 함께 서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진실은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상처 입힐 수 없는 진실이다. 이 진실이 세상을 더욱 명료하게 만들고 시를 빛나게 한다.

 

예전에 잘못된 시 하나를 놓고 20분 도안 비평하면서 수업을 한 적이 있다. 이런 것은 정말 우스꽝스러운 짓이다. 쓸데없는 시간 낭비다. 말은 이미 죽었는데 계속 달리라고 채찍질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당ㅅ니은 볼품없는 그 시를 쓴 사람이 또 다른 시를 쓸 것이라고 믿어야 한다.

 

윌리엄 칼롯 윌리엄즈는 후배 시인인 앨런 긴즈버그에게 이런 말을 했다. “만약 그 시에 한 줄이라도 에너지가 있다면, 그 한 줄만 빼고 나머지는 모두 잘라 버려도 좋다.”

 

그 한 줄이 바로 시라는 뜻이다. 시는 생명력의 그릇이다. 한 줄 한 줄이 반드시 살아 있어야 한다. 작품을 쓸 때 이런 부분은 간직하고 나머지는 잘라내 버려라.

 

254 완전히 태워버린 것, 첫 생각에서부터 시작된 것만이 모든 사람을 깨우고 모든 사람에게 힘을 줄 수 있다. 누군가 정말 뜨거운 작품을 읽을 때, 그것이 듣는 모든 사람을 흥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수업을 하면서 많이 보아왔다.

 

자신의 작품을 솔직하게 쳐다보라. 무언가 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된 것이다. 만약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죽은 말에 채찍질하는 짓은 멈춰라. 다른 글을 쓰라. 무언가가 나타날 것이다.

나쁜 글은 세상에 이미 너무 많다. 그래서 좋은 글을 단 한 줄만 써도 당신은 유명해질 것이다. 미적지근한 글은 사람을 잠들게 만든다.

 

256 고쳐 쓰기

자기가 쓴 글을 쓰자마자 다시 읽어 보지는 말라. 자기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기 전에는 잠시 시간을 두고 기다리라. 작품에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262 자신이 쓴 글 중에서 좋은 부분은 표시를 해두라 이것들을 글감 목록에 적어 놓으면 다음 번 다시 글을 쓸 때 그 중 하나를 잡아서 새롭게 시도해볼 수 있다. 또 표시를 해둔 글은 그 문장에 대한 기억을 강화해 훗날 필요한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그 문장이 떠오르도록 만든다. 이렇게 서로 떨어져 있던 별개의 부분들이 뭉쳐져서 어느 날 갑자기 하나의 놀라운 작품이 탄생할 수도 있다.

 

263 나는 죽고 싶지 않다.

그러나 스즈키 선사가 열반하기 바로 직전, 오랜 도반이었던 카타기리 선사가 그를 방문해서 들은 말은 그와 달랐다. 스즈키 선사는 침상 옆에 서 있는 카타기리를 올려다보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난 죽고 싶지 않네.”

간단하면서도 이처럼 진한 진실이 어디 있는가. 그는 그 순간의 느낌을 아주 쉬운 말로 고백한 것이다. 카타기리느 그에게 절을 했따.

스승님이 보여주신 위대한 노력이 고마울 뿐입니다.”

è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솔직함의 승리? 죽음을 극복하지는 못한 게 아닐까? 물론 그 어떤 극복한 이도 죽음을 달가워하진 않겠지. 혼란스럽네?

 

è 이 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뜻밖에 횡설수설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저자라면

 

 

 

 

If I were a WRITER???

 

If I were THE WRITER???

 

나탈리 골드버그는 대단한 사람이다. 이 사람은 사상의 창시자는 아닐지 몰라도 사상의 경지를 이룬 사람이다. 작가 지망생으로서 나탈리 골드버그를 만난 사람들은 그들은 대단한 행운을 입은 자들이다. 그는 특화된 구루의 자질이 있다.

 

최근에 경주를 다녀왔는데 기림사에서 잠시 보살님의 강연을 들었다. 부처가 여러 가지 모습으로 오는 이유는 부처가 여러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단지 역할에 따른 찰나적 모습일 뿐이라 했다. 아마 작법 선생의 부처는 나탈리 골드버그가 아니겠는가?

 

이 책은 어째서 다른 방법론 책과 다른가?

 

그녀는 글을 어떻게(how) 써야 하는가 이전에 왜(why) 써야 하는지와 무엇이 글인지(what)에 대해 설명한다. 해답이 가능하리라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껏 나는 다른 방법론의 책을 읽으면서 기대조차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그녀의 해는 설득력이 있다. 글은 인생이자 종교이며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연기론). 글은 제 2의 인생(=오르한 파묵, 소설과 소설가)이라는 말도 한다. 또한 등산가가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산을 오르는 것처럼 글을 쓰는 것에도 아무 이유가 없음이유(Why)”이므로 우리는 왜(why)보다는 무엇(what)에 더윽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여러 부분에서 나를 탄복시켰지만 가장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를 인용하면서 하나의 사물 안에 전 우주가 담겨 있으므로 사물 하나를 진실되게 묘사하면 우주를 아우를 수 있다는 깨달음을 넌지시 제시한 부분이다. 나는 그래서 왜 묘사가 중요한 것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단지 소설적 재미를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방법론에서도 이 책이 방점을 찍는 부분은 특이하다. 열심히 해라 따위가 아니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 시작을 위한 완벽한 조건 따위는 없다. 지저분한 채로 시작하라. 책상도 환경도. 어차피 완벽한 것이란 없으므로. 이 말이 어떠한 격려와 채찍질보다도 동기를 유발시킨다.

 

구성. 짧다. 필요한 말만 한다. 그 이상의 부연은 필요 없다. 그녀는 사무라이 작법을 자신의 책에도 잘 적용시켰다. 책이 얇고 알맹이만 남았다. 어떤 책보다도 강하다. 이런 특성 때문에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글을 쓰게 되었다. 동기 부여.

 

완벽한 책은 아니다. 주제는 잘 포착하였으나 답변이 미진하다고 여겨진 챕터도 몇 개 있었다.

 

작가라는 자의식이 참 강하다. 예술가의 삶. 오히려 이질성을 깨닫게 만들기도 한다. 내가 작가라는 정체성이 확립되기 전이라면 이 책은 불안감을 증폭시킨다(내 길이 아닌가 보다).

 

그러나 오르기 시작한 산을 뒤돌아 내려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내가 등산가든 아니든 간에) 산을 오르는 가장 매력적인 루트를 이 책을 통해 발견한 이상, 계속 오를 수 밖에.

 

작가로서의 정체성은 별로 중요한 게 아니라는 챕터도 하나 있었으면 좋았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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