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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4일 11시 51분 등록
 

글쓰기 공작소

이만교지음/ 그린비


저자에 대하여

1967년 충주 중원에서 출생하여 배재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인하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1992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 시 부문에 당선되었으며, 1998년에는 <문학동네> 동계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되었다. 그리고 2000년에 제24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한서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소설 창작을 강의하고 있으며,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글쓰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장편소설로 『머꼬네 집에 놀러 올래?』, 『아이들은 웃음을 참지 못한다』와 『나쁜 여자, 착한 남자』가 있으며, 글쓰기 교본인 『글쓰기 공작소』를 썼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가벼운 터치의 단연코 젊은 소설이지만, 주제와 문체와 대화와 행동과 정신을 아우르는 예외적인 '속도'를 가지고 있다는 평을 받은 2000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다. 시나리오 기법을 도입한 글쓰기가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는 느낌도 주며 무엇보다도 잘 읽힌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소설로 평가되고 있다.


『문예중앙』에 시가, 『문학동네』에 단편소설이 당선되면서 작가활동을 시작했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머꼬네 집에 놀러 올래?』, 『아이들은 웃음을 참지 못한다』, 『나쁜 여자 착한 남자』 등을 출간했다.


그의 작품에서 섹스, 연애는 단지 욕망을 드러내는 기제로 작용할 뿐이다. 이만교는 욕망과 권력에 휘둘리고 있는 우리들의 참담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려고 노력하기에 그의 창작집에 실려 있는 작품들은 한결같이 냉소적이다. 착함, 올바름, 인간에 대한 믿음 등 평소 사람들이 절대 선(善)으로 굳게 믿고 있는 인간성에 대해 작가는 오로지 차가운 시선만을 보낸다. 스스로 "인간 본성에 내재돼 있는 자본주의적 욕망에 대해 결코 가식적인 덧칠을 하지 않겠다"는 창작관에 따라, 따뜻하고 착한 심성을 마음껏 조롱하고 있다. 착한 심성으로 이처럼 천박하고 냉혹한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것처럼 속이지는 않겠다고 이야기 한다.


현재 한서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남산강학원, 아트앤스터디 등에서 글쓰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2009), 『개구리를 위한 글쓰기 공작소』(2012)를 출간했으며, 『개구리를 위한 글쓰기 공작소』에 대한 강의를 아트앤스터디(artnstudy.com)에서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목차

책을 내며


프롤로그 글쓰기와 꿈: 글쓰기의 꿈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꿈은, 이루어진다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잠입자」

성철, 몽중일여

어떤 선승 이야기

정직과 자유의 시인, 김수영

도덕적 정직과 실질적 정직

실질적 정직과 산문적 글쓰기

전태일, 타락한 정신

전념

꿈은, 이미 이루어졌다


1 글쓰기란 무엇인가: 글쓰기란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글쓰기란,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다

글쓰기란,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2 글쓰기의 입구, 씨앗 문장과 씨앗 도서: 독서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양이 우화

글쓰기를 선택하는 세 가지 층위의 동기들

나의 경우

씨앗 문장

사무사思無邪

즐거운 필독, 1000권

줄탁동기

읽다 지루하면 접어라

씨앗 도서 지도 만들기

뷔페식 독서

열 권 이상 펼쳐 놓기

집중력 높이기

밑줄의 빈도와 공명의 강도

묵상, 재독, 따라 쓰기, 변주, 암송

운명적인 단 한 권의 책

과정을 즐겨라


3 새로운 창작 강의를 꿈꾸며

습작생이 경험하는 일반적 과정

지금·여기에서 창작하기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던지기


4 언치와 언어적 감수성

대부분이 언치다

소설가 지망생들조차 언치가 부지기수다

언어적 감수성, 글쓰기의 필수요건

언어 맛보기

언어로 존재하기


5 일상언어와 출판언어

말재주와 글솜씨는 서로 비슷하면서 다르다

일상언어와 출판언어 역시 같으면서 다르다

차이는 사소하지만 울림은 크다


6 일상언어 탈주하기

일상언어를 경계하라

관용구를 피하라


7 주인공 및 화자 되기

표현한 내용과 해석한 내용은 다를 수 있다

표현한 내용과 표현된 내용은 같아야 한다

주인공-되기

‘주인공-되기’, ‘화자-되기’, ‘주인공 및 화자 되기’

개성적 자아와 성찰적 자아

‘주인공 및 화자 되기’의 또 다른 일례들

문체

개인적 감수성


8 다수언어와 창작언어

감수성이 무디어지면 다수언어가 된다

상투적 문장과 평이한 기록문

기성작가들의 창작언어

창작언어, 소수자 되기


9 구현적 글쓰기: 실질적 사실을 보여 주기

전달 방식으로서의 구성

스토리와 플롯

구현으로서의 글쓰기

일관된 주제의식

은유와 환유

모티프

강렬한 문제의식으로 글쓰기


10 단계별 글쓰기: 장르탐색

탐색과 모험으로서의 글쓰기

장르 이전의 글쓰기

낙서와 메모, 글쓰기의 시작

하이쿠와 아포리즘, 그리고 시

실질적 정직과 산문정신

사생글

산문화

산문

에세이

습작생 산문의 문제점

낯설게 하기와 정직하게 하기

서술 방식, 비유와 대구

단락 만들기

생활글

서사적 글쓰기

단락장 만들기

소설

글쓰기 기본훈련


에필로그 본질적 감수성

좌충우돌의 글쓰기

호흡지간의 글쓰기

개인적이면서 사무사한 글쓰기

전도몽상의 연쇄작용

본질적 감수성

지금·여기에서의 글쓰기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문장들


책을 내며

****인간이 언어로서 존재하는 한 한 문장, 한 문장 열심히 갈고 닦으면 반드시 그만큼의 자기 변신 역시도 자신의 문장 변화와 더불어 그 순간 그 순간 일어나고 있는 것 도한 분명하다. 글쓰기로서 남이 나를 알아줄 만큼 변하기까지는 무척 오랜 분투와 시간이 필요한 것이 틀림없지만 자기가 노략한 만큼 자신이 변하는 것은 매 순간순간에 그 즉시로 가능하다는 것 또한 가능하다. (7P)


****얼만 많은 사람들이 피아노 같은 악기나 사진 찍는 기슬은 좀 다룰 줄 알거나 다루고 싶어 하면서도 자기 언어는 형편없이 다루며 살아가고 그러면서도 그것에 대해서는 고민조차 하지 않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언어를 지나치게 거칠게 혹은 안일하게 혹은 편의적으로 사용하으로서 그만큼 거칠거나 삭막하거나 조악한 사유나 신념이나 인간관계에 스스로 시달리며 살고 있는지, 언어의 발견을 인류사의 가장 놀라운 사건이라 한다면 언어에 대한 사람들의 무지야말로 인류사의 가장 놀라운 두 번째 사건이라 일컬을 만하다. (8P)


****작가 지망생은 당연히 익혀야 하고 일반인들 또한 익히면 익힌 만큼 변하는 글쓰기 수업을 만들어 보고 싶다. 한 사람의 언어습관은 그 사람의 감각, 사유, 상상, 실천 등과 매우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잇는데 그런 지점까지 함께 고민하고 배우고 익히는 글쓰기로서의 전인적 수업을 진행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매력적이고 살아있는 시간이 될 것인가.(9P)


글쓰기와 꿈: 글쓰기의 꿈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알고 보면 인간은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며, 또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자신이나 주변 사람에게 정말로 도움 되는 일인지를 알지 못하는 존재다.(19P)


***의식적 꿈과 무의식적 욕망이 불일치하다면 이것은 마치 다른 방향으로 달리는 두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와 같다. 쉽게 그 목표가 성취될 리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수시로 자기 자신이 의식적으로 표방하는 꿈과 무의식적으로 욕망하는 실질적 내용이 같은지 다른지를 점검해야 ks다. 그러지 않으면 스스로 속고 속이는 기만을 자연스러운 일상르ㅗ 여기며 살게 된다. (21P)


****글쓰기란?  가령 누군가 떨어뜨린 지갑을 주웠을 때 그것을 주인에게 돌려주는 일은 정직한 인간이라면 의당 실천해야 할 도덕적 규율이다. 하지만 글스기에서는 내면의 느김과 생각까지도 그러니까 지갑을 주웠을 때 마음속에서 벌어진 여러 유혹까지도 가감없이 정직하게 드러낼 것을 요구한다.

뿐만 아니라 다만 정직하게 지갑을 돌려주는 도덕적 인간보다는 자신이 슬쩍 차지하더라도 차라리 그때 체험되던 일련의 인간적 느김들-가령 자신이 슬쩍 챙기고 싶은 욕심과 돌려주고 싶은 선량한 의지사이의 갈등, 지갑을 획득한 순간의 자릿한 즐거움과 그것을 돌려주지 않고 차지해 버린 데 다른 죄책감 등을 정직하고 자세하게 진술하는 태도가 글스기에서는 바람직하다. (33p)

****도덕을 함부로 무시하는 것도 곤란하지만 마음속 욕망을 지나치게 무시하고 억압하면서 도덕적 잣대만 내세우는 것도 곤란하다. 무릇 자유로운 작가라면 도덕적 잣대에 발 묶이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할 것이다. 글쓰기란 훔쳐보았으면 훔쳐본 실질적 느낌을 훔쳐보지 않았으면 훔쳐보지 않는 실질적 느낌을 그대로 직시하고 쓰야 한다. (34P)


****글쓰기 지망생들 모습 또한 예외가 아니다. 말로는 좋은 글을 스고 싶다면서 실제로는 좋은 글을 쓰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40P)


1. 글쓰기란 무엇인가 :글쓰기란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1. 글쓰기란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서는 쉬지 않고 어떤 감각이 느껴지고 생각이 펼쳐지고 감정이 만들어지고 상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자신의 느낌을 글로 옮겨 쓰는 것이 글쓰기다. 아주 쉽고 아주 간단하다. 모든 사람은 각자 자신만의 느낌, 생각, 감정, 정서, 상상력을 갖고 있다. 지금 내 강의를 듣고 있는 이 순간에도 여러분 모두가 제각각의 느낌을 갖고 있다. (50P)

****‘글쓰기란 글을 통해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라고 정의했을 때 바로 자신의 느낌이라는 부분이 중요하다. 글스는 타자에 대해 쓰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자기 자신에 대해 쓰는 것이다. 우리가 타자에 대해 애기할 때조차 글로 나타나는 것은 타자에 대한 자기 자신의 느낌과 생각이다. 또한 타인이 내 글을 어떻게 읽을까 걱정하며 써서도 곤란하다. 그냥 자기 자기의 느낌을 일단은 느낀 그대로 솔직하고 정직하게 옮겨야 한다. (51P)


*****우리는 글을 쓸 때 곧잘 타인들에게 잘 읽힐까? 공감을 얻을까? 등등을 서둘러 걱정하고 심지어는 이렇게 쓰면 독자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식으로 글감을 선택하는데 이러한 타자적 욕망으로는 진정을 다하는 글을 쓸 수가 없다. 이러한 ‘타자적 욕망’으로는 진정을 다하는 글을 쓸 수가 없다. 글쓰기에 있어 타인을 의식해야 할 거의 유일한 부분은 오직 내가 ‘내가 쓴 글이 내가 의도한 그대로 문장으로 옮겨지고 있는가?’하는 부분이다. (51P)


****우리가 평소 느끼는 모든 감정, 모든 직감, 모든 느낌 중에는 잘못된 것은 하나도 없다. 알고 보면 그 자체로 온전하고 독특한 진실이다. 가령 우리가 언제나 억제해야 할 좋지 못한 징후로만 여기는 화나 자증, 신경질부리는 것조차도 알고 보면 잘못된 것은 없다. 거기에는 언제나 그럴 만한 이유나 동기나 목적이 들어있지 않던가. (53P)


***우리가 평소 느끼는 그 자체가 곧 자기 글쓰기의 시앗인 것이다. 평소 느낌, 일상 화두, 자기고민이 곧 자신의 글감인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그대로 소모해 버리거나 평소 자신이 느끼는 것에 귀를 기울이지 않거나 혹은 평소 자신이 느끼는 것과 동떨어진 다른 것을 찾으려고 과욕을 부리면 글감은 자연히 말라붙고 상상력은 샘솟지 않는다. (59P)

****자신의 평소 느낌과는 무고나한 소재나 장르를 글감으로 택해 글쓰기를 한다. 자신이 평소 느끼는 문제가 아니라면 이러한 글쓰기가 무슨 의미가 있고 어떤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59P)


***어떤 문제에 있어서 글을 쓰려면 그 문제에 대해 깊은 감수성과 고민능력이 있어야 한다. 달리 말하면 그 문제에 대한 깊은 감수성과 고민이 많은 사람이 그 문제에 대해 글을 가장 잘 쓸 수가 있는 것이다. 키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은 키에 대해서, 게으름으로 일관해 온 사람은 게으름에 관해서, 학벌이 높지 않은 사람은 학벌 문제와 콤플렉스에 관해서, 몸이 아픈 사람은 몸이 아픈 사람의 감성에 대해서 가장 잘 이야기할 수 있다. 사람만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사람 만나는 재미에 대해서 제일 잘 이야기할 수 잇다. 그리하여 심지어 ‘나는 이러이러한 이유로 글을 잘 못 쓴다“고 한다면 바로 그 이러이러한 이유에 대해서 그 사람은 매우 잘 슬 수가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러이러한 이유로 시간을 뺏겨서 글을 못 쓴다.“고 한다면 이러이러한 그 이유에 대해 나는 매우 잘 쓸 수 있는 것이다. (60P)

***글스기란 글로써 ‘자신의’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자신의 평소 느낌을 존중하는 태도야말로 글감을 찾는 가장 빠르고 유일한 길이다. 창조적인 글스기를 하려면 일단 섬세하고 민감한 감각, 낌새, 눈치만으로 문제를 간파하고 파고들어야 한다. (60P)


***무릇 창조적 글스기를 지향한다면 유행하는 담론이나 이슈에 미혹당하지 말아야 한다. 이미 한 발 늦기 때문이다. (61p)


****자신의 평소 감정, 지금 여기에서의 느낌에 몰두해야 한다. 모든 기미와 징후들이 이미 그 속에 모두 들어있다. 나아가 ‘자신의 모든 평소 느낌은 언제나 옳다!’라고 하는 강한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나는 언제나 옳다’라고 자긍해야 한다......살아오는 동안 나의 느낌은 언제나 옳았다. 다만 그 느낌을 다루는 나의 방법이 적절치 못하거나 서툴렀을 뿐이다. 그리하여 자기 느낌의 긍정적이고도 폭발적인 잠재성을 스스로 무시해 왔을 따름이다.(61P)


****‘자신은 언제나 옳다’라고 믿고 자기 느낌을 스스로 존중해야 한다. 물론 아집을 가지라는 소리가 아니다. 자상한 부모가 아이를 보살피듯 평소 자신이 느끼는 느낌 하나하나에 세밀하고 민감하게 반응하여 그 속의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잠재성을 찾아내야 한다. 그러면 통상 나쁜 감각이나 감정이나 편견에 속하는 듯한 태도에도 아니 이러한 태도일수록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보다 뜻깊은 인간적 진실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61P)

****정직하고 진솔하게 자기 마음을 표현하면 그것으로 작품은 독특한 아름다움을 바란한다. 비유나 수사는 커녕 철자법조차 갖추지 못해도 좋은 것이다.

좋은 글을 쓰려면 참신하고 독특한 비유나 수사 아니면 심오한 인식이나 사유가 필요하다고들 생각하는데 맞는 말이다. 그러나 모든 좋은 글이 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솔직하게 자기 느낌을 드러내면 그 자체로 훌륭한 글이 될 수 있다. 특히 좋은 글이란 자기 느낌을 정직하고 진솔하게 드러냈는데 그것이 결과적으로 참신하고 독특한 비유나 수사를 동반하거나 시오한 인식과 사유로서 느껴지는 것일 뿐이다. 비유나 수사 혹은 인식과 사우가 정직하고 진솔한 태도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61P)


***매끈하지는 않지만 한 구절이라도 살아서 반짝이는 문장이 좋다. (67P)


2. 글쓰기의 입구, 시앗 문장과 씨앗 도서: 독서를 어떻게 할 것인가

****글쓰기 힘이 들 때 자신의 글쓰기가 별다른 진전 없이 자꾸만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고 느겨질 때 혹은 지나치게 초조해질 때, 다시금 이들 씨앗문장에게로 돌아가 보자. 제발 자신과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초조하게 만드는 유명작가를 떠올리지 말고 자신을 위축시키는 이유들에 집착하지 말고 자기 재능을 의심하게 만드는 우울증에 사로잡히지 말고 이들 씨앗문장에게로 돌아가자.


2. 글쓰기를 선택하는 세 가지 층위의 동기들

****작가 지망생이나 작가들 또한 마찬가지다. 글을 쓰고자 결심했던 맨 처음의 내적동기는 무척이나 순수 혹은 순진했을 것이다. 또한 꽤나 절박하고 단호했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글스기를 하다보면 처음 동기의 순정과 결연함은 사라지고 신인상 당선이나 문학상 수상, 문단 뒷담화, 저널리즘의 인터뷰 따위의 세속적 내용이 주된 관심 대상이 되고 만다.

우리가 글을 읽고 글을 쓰고 싶어하는 가장 내밀하고 근본적인 동기 역시 나름 무척이나 고독하고 웅숭깊으면서 도한 자유롭고 결연한 결단을 통해 이루어졌을 터이다. (72P)


5. 사무사(思無邪)

***자신으로 하여금 글을 좋아하게 만든, 나아가 글을 쓰게 만든 씨앗문장들을 면밀히 음미해보자. 놀랍게도 거기에는 삿된 동기가 조금도 들어있지 않다.

관찰력이 뛰어난 문장들, 묘사가 세밀하고 정확한 문장들, 정교하고도 날렵하게 다듬어진 문장들, 독특한 감성과 정서가 전해지는 문장들, 이제까지의 생각을 전복시키는 새로운 사유의 문장들, 미처 의문을 품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새로운 의문과 시각을 제공하는 문장들, 기발한 상상력이 펼쳐지는 문장들,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과 해학이 느껴지는 문장들, 사사롭고 잡된 생각들을 일거에 잠재우는 잠언들, 생동감과 감칠맛이 느껴지는 문장들, 인식을 전화시키고 새로운 각오를 하게 만드는 문장들, 허심탄회하게 웃게 만드는 문장들......

모두가 그것을 음미하는 자체로 자유롭고 즐겁고 소중한 문장들이다. (79P)


***모든 글쓰기는 바야흐로 ‘씨앗문장’에서 비롯되었으며 마침내 ‘씨앗문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80P)


7. 줄탁동기

*****흔히 타고난 재능, 뛰어난 상상력, 날카로운 인식, 풍부한 감수성, 빼어난 문장력 등이 좋은 작가로서 갖춰야 할 요소들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런데 이러한 좋은 작가로서의 재질은 바로 독서에서 온다. 다독은 곧 작가 및 다상량이기도 하다. 독서를 하다 보면 자연히 생각도 많아진다. 상상력이나 감수성이나 문장력이 저절로 훈련되다시피 한다. 이와 같은 훈련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나면 그때는 자신이 혹시 글쓰는 재능을 천부적으로 타고난게 아닐까 하는 착각을 하게 되는 것뿐이다. 독서가 곧 재능이다. (83P)



***좋은 책이란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각자 자기 상황과 자기가 하고 있는 고민에 맞는 책이다. 그런 점에서 책은 반드시 자기가 직접 스스로 주체적으로 골라야 한다. (84P)


9. 씨앗도서 지도만들기

**** 최근에 읽은 책들 중에 감동을 받고 밑줄을 그어 둔 문장이 있으면 그 문장을 재삼 음미해보자. 그 문장의 어던 부분이 내 마음과 공명을 일으켜 나로 하여금 밑줄을 긋게 만들었을 것이므로 내가 우선 읽어야 할 줄탁의 인연이 되어 줄 씨앗도서를 찾는 단서는 그 문장 속에 들어 있을 것이 틀림없다. (87P)


14. 묵상, 재독, 따라 쓰기, 변주, 암송

****우리가 어떤 문장에 대해서 공명을 하였다면, 그 문장과 맞닿는 욕망이나 정서나 지혜를 우리 마음 역시 품고 있을 것이 틀림없다. 어떤 문장에 대해 공명했다면 그 문장에 공명하게 된 이유가 자신의 내면에 잠재해 있을 것이다. (97P)


***글을 쓸려고 하는 사람들은 묵상을 통해 비슷한 새로운 문장으로 변주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시앗 문장을 인용하지 않은 채로 시앗문장과 같은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구절을 만들어 보고나 이미지나 사건을 만들어보는 것도 글쓰기 훈련의 한 방법이다. 지극히 사소한 기술적 에에 불과하긴 하지만 가령, ‘영혼을 깨우는 한마디 말은 보석보다 소중하다’라는 문장을 나태한 정신을 일깨우는 한마디 말은 타인의 질투심이나 불러일으키는 보석보다 수백 배 더 소중하다. 라고 응용해 볼 수 있다. (97P)


16. 과정을 즐겨라

****독서방법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자신에게 적합한 책을 스스로 찾는 것이다. 최대한 방대한 자료조사를 한 뒤, 숙고와 발품과 비용을 아끼지 말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줄탁 인연의 씨앗도서를 찾되, 이 모든 과정을 스스로 이끌어가야 한다. (101P)


****글쓰기 행위는 창조적 행위이다. 창조란 이제까지의 일반적 관습을 벗어나 자기만의 개성을 확보할 때만이 가능하다. (101P)


***언제나 목적은 과정을 넘어 성취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통해 과정과 더불어 생겨나는 것이므로 자신에게 알맞은 주체적인 도서선정을 하지 못하면 장차 자신의 개성이 뚜렷한 주체적인 글쓰기도 불가능할 것이다. (101P)


3. 새로운 창작 강의를 꿈꾸며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우리의 첫 번째 과제는 기존 강의의 관습과 통념을 넘는 강의 방식을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더듬어 우리 스스로 ‘창작’하는 일이다.


1, 습작생이 경험하는 일반적 과정

***우리가 익히고자 하는 것은 ‘장르규칙’이전에 글쓰기 기술과 정신이며  글쓰기 이전에 ‘삶을 고양시키는 언어능력 자체’일 것이다.


****문학은 글쓰기의 한 종류이고 글쓰기는 언어수행의 한 방법이다.

문학너머의 일반적 글쓰기, 인문학, 사회학, 정치경제학, 철학, 신화, 종교 등을 폭넓게 공부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말하기 듣기의 훈련까지 겸해서 언어를 통한 자유로운 사유 그 자체를 향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107P)


***글쓰기 강의는 창작 정신을 고양하는 창작 강의가 되기보다는 장르규칙과 관습을 기술적으로 익히는 테크닉 훈련 중심의 수업으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108P)


2. 지금 여기에서 창작하기

****우리의 글쓰기는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자발적으로 시작한 운동이다. 결여가 아니라 넘치는 잉여적 행동이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는 노력이기보다 자기만의 독특한 개성을 뿜어내려는 긍정적인 노력이다. (114P)


3.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던지기

****좋은 글을 쓰는 유일한 방법은 좋은 글을 쓰는 방버을 스스로 알아내는 것이다. (116P)


4. 언치와 언어적 감수성

****그 어떤 악기보다도 그 어떤 매체보다도 예민하고 섬세하고 복잡한 성능을 지닌 것이 발 인간의 언어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그런데 적잖은 습작생들이 갖고 있는 이상한 오해 중 하나가, 자신은 언어를 별 문제없이 잘 다루고 있다는, 혹은 잘 다룰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이다. (121P)


3. 언어적 감수성, 글쓰기의 필수요건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언어적  감수성이 있어야 한다. 언어적 감수성이 둔한 사람이 구사한 문장은 음치가 내는 휘파람 소리와 같고 두터운 장갑을 끼고 세공을 하는 경우와 같으며 비염환자가 냄새 맡는 꼴과 같다. (129P)


5. 언어로 존재하기

****독서를 통해 언어와 작품을 보다 풍요롭게 만끽할 수 있고 보다 깊고 섬세한 사유로 이어갈 수 있다. 감수성이란 사전적 의미 그대로 대상에 대한 자극과 반응을 민감하고 정확하게 받아들이는 능력이다. (138P)


****문장을 정확하고 섬세하게 읽어내는 독자일수록 언어에 대한 감수성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독서방법을 가장 강조하는  비평적 태도로 영미 신비평을 들 수 있다. (139P)


****감수성조차도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라 훈련의 결과일 따름이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중에서도 인류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언어를 조탁해온 분야는 ‘쓰기’이다. (139P)


*****특히 시는 언어를 가장 섬세하게 조탁해 온 장르여서, 시를 많이 읽으면 언어 자체에 대해 예민하고 섬세하게 반응하는 능력이 커질 것이다. 그런가 하면 소설은 다양한 이야기 기술이어서 다양한 간접체험과 상상력을 자극시켜 줄 것이다. 또한 깊은 사유를 담고 있는 철학서나 인문학 서적의 탐독은 언어를 통해 사유를 가꾸고 확장하고 전복하고 자유롭게 전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첩경일 것이다. (139P)


***언어적 감수성을 키우는데 다른 지름길은 없다. 우선은 언어와 가깝게 지내야 한다. 도한 언어를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언어와 문장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읽고 예민하게 접해야 한다. 우리가 어떤 대상을 사랑하게 되면, 그 대상의 여러 가지 모습에 대해 다른 누구보다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감수성을 얻게 되듯이 우리가 언어를 가가이 대하고 사랑하면 그 과정을 통해 언어에 대해 남다른 풍요로운 감성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139P)


5. 일상언어와 출판언어

****작가와 독자는 오로지 언어만을 의지해서 소통해야 한다. 화자의 눈짓이나 표정, 동작이나 평소 말투도 알 길이 없다. 책을 통해 만날 경우엔 오로지 언어만 100%사용되기 때문이다. 이 20%와 100%의 차이가 일상어와 출판어의 울림의 차이를 만든다.


2. 일상언어와 출판언어 역시 같으면서 다르다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일상언어와 책 속에서 사용하는 출판언어는 같으면서 전혀 다르게 울리는 언어다.


3. 언어는 사소하지만 울림은 크다

****일상언어와 출판언어는 설령 똑같은 문장을 사용하더라도 전혀 다른 의미가 될 수 있다. 일상언어와 출판언어가 별개라는 뜻이 아니다. 일상언어와 출판언어는 같으나 다만 전달 방식 즉 언어를 둘러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 언어의 뜻과 뉘앙스가 달라지는 것이다. (146P)


6. 일상언어 탈주하기

****글쓰기는 자신이 경험하거나 상상한 것을 그대로 옮겨 적는 과정이 아니다. 그보다는 자신이 경험이나 상상을 오로지 언어를 통해 보다 명료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도록 애서야 하는 과정이다. 그러다 보면 처음 쓰고자 한 경험과 상상을, 언어가 보다 명료하고 정확한 내용으로 허구화하여 떠올리도록 도와준다. 글스기는 이처럼 인간과 언어의 상호협력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게 되면 글을 쓰기 전에 떠올린 내용보다 글을 쓰고 난 뒤의 내용이 한결 명징하고 풍요로워진다.


1. 일상언어를 경계하라

****일상어를 우선적으로 경계해야 한다. 일상언어는 곧잘 모호하거나 과장되거나 생략을 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출판언어에서는 정확하고 구체적이어야만 독자가 납득한다. (152P)


2. 관용구를 피하라

****글을 쓸 때는 이처럼 보다 명료하게 표현되는 순간까지 문장을 풀어서 정확하게 서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60P)


***글을 쓸 때는 일상에서처럼 애매한 어휘나 문장으로 대충 넘어가지 말아야 하며 뿐만 아니라 보다 명확하게 서술하려는 노력을 통해 화자나 인물의 특성이 보다 명징하게 살아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확인시켜 준다. 우리가 언어를 섬세하게 정확하게 사용하려고 하면 할수록 언어는 우리에게 보다 섬세하고 정확한 인물과 상황과 인식을 답레로서 선물한다. 마치 화가와 붓이 함께 그림을 그리듯, 연주가와 악기가 함께 연주를 하듯, 글쓰기란 작가와 언어가 공동으로 함께 도모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160P)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 걸맞은 구체적 상황의 전개를 통해 독자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선명하게 전달할 수 있다. (166P)


****글을 쓸 때 모든 경험적 사건은 주제에 알맞게 재편집되어야 한다. 르포나 기사가 아닌 다음에야 경험과 주제가 이질적일 때는 주제가 우선해야 한다. (166P)


****우리가 다루려는 것은 단순한 표면적 사실이 아니라 그 사실을 겪는 심층적 진실이다. 따라서 모든 경험 사실은 실질적 내용에 의해 재편집을 할 필요가 있다.

가령, ‘그가 그녀에게 장갑을 빌려 주었다’는 똑같은 경험사실을 글로 쓸 때조차 주제에 맞게 전혀 다른 정서, 느낌, 기분, 분위기 등의 실질적 내용을 만들어 낼 수 있다. (167P)


****일상언어를 출판언어로 옮겨놓기

글을 쓸 때 주의할 점

1. 일상 수다 수준의 문장을 구사하면 애매하거나 과장되게 느겨지고 독자들은 화자에 대한 신뢰감을 잃는다.

2. 일상에서 아무렇게나 즐겨 사용하는 간투ㅏ. 관용구, 관습어, 상투적 문장을 그대로 사용하면 의미의 명료성과 진실성이 떨어지면서 효율적 의미 전달도 불가능해지며 독자들은 긴강감을 잃는다.

3. 아무렇게나 대충 넘어가 버리면 그만큼 의미가 불충분해지고 독자들 역시 초점 흐린 렌즈로 찍은 사진을 보듯이 읽게 된다.

4. 화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을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면 문장은 그만큼 거칠어지거나 고이거나 불필요하게 복잡한 구조를 갖게 된다.

5. 보다 정확하고 세밀한 언어로 문장을 구사하려고 노력하면 언어문장은 이러한 노역에 대한 답례로서 보다 명확하고 풍요로운 형상이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6. 자신의 경험을 그대로 옮겨 놓기보다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주제에 맞게 경험과 기억을 재편집하고 허구화해야만 리얼리티가 더 강렬해진다. (168P)


****글쓰기는 자신이 경험하거나 상상한 것을 그대로 옮겨 적는 과정이 아니다. 그보다는 자신이 경험이나 상상을 오로지 언어를 통해 보다 명료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도록 애서야 하는 과정이다.

그러다 보면 처음 쓰고자 한 경험과 상상을, 언어가 보다 명료하고 정확한 내용으로 허구화하여 떠올리도록 도와준다. 글쓰기는 이처럼 인간과 언어의 상호협력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게 되면 글을 쓰기 전에 떠올린 내용보다 글을 T고 난 뒤의 내용이 한결 명징하고 풍요로워진다. (169P)


****글쓰기는 내가 언어라는 도구를 마음껏 사용하는 것이라기보다, 언어를 최대한 존중하는 과정을 통해 언어와 내가 함께 서로를 돕는 평등한 협력의 과정이다. (169P)


7. 주인공 및 화자 되기

2. 표현한 내용과 표현된 내용은 같아야 한다

*****언어는 살아 움직이는 민감한 생물과도 같아서 억양, 발음, 조사, 맥락, 상황 등등에 의해 서로 다른 뉘앙스를 띠면서 다양한 의미 변화를 낳는다. 글쓰는 사람이란 이러한 뉘앙스와 변화에 남달리 예민한 언어적 감수성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다. (173P)


****겉멋을 부리기보다는 먼저 정확하고 세밀한 서술을 구사할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생각과 문장이 합치되어야 한다. 자신이 의도한 내용과 독자가 일겍 될 내용이 일치하도록 글을 써야 한다. 적어도 자신이 표현하고자 한 내용과 자신이 언어로 표현한 내용은 같아야 한다. (173P)


****문장 서술의 방법 및 순서는 주인공의 경험과 인식, 심리 호흡 등을 통해 전달되어야 자연스럽고 일관성있게 읽힌다. 소위 주인공-되기를 통해서야 비로소 글은 하나의 자연스러우면서도 일관된 서술구조를 취할 수 있는 것이다. (181P)

4. 주인공-되기, 하자-되기, 주인공 및 화자 되기

***독자는 작가를 만나지 않는다. 오로지 언어만을 만나는 것이다. (182P)



5. 개성적 자아와 성찰적 자아

****주인공-되기는 주인공의 외모, 성격, 심리, 행동, 대사 등을 정호가하게 서술함으로써 이루어진다. 매우 순정한 서정적 성격의 주인공, 혹은 매우 유머러스하고 익살스러운 주이공, 혹은 보통 사람이하의 수준 낮은 B급 주인고 d등 다양한 주인공이 등장할 수 있다. (187P)


8. 개인적 감수성

****김승욱은 언어적 감수성을 선명하게 보여 준 대표적 작가일 것이다. 감수성의 혁명이라고 일컬을 만큼 김승욱 소설의 문체는 당시로서는 그리고 지금 다시 읽어도 매우 독특하고 신선하다. 그의 소설은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일반적인 다수언어를 사용하지 앟고 매우 독특한 개인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199P)


****주인공 및 화자되기를 성공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어떤 문제나 사건에 대해 남다르게 깊이 고민하는 자기만의 시점(視點)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주제나 이야기,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고 고민하고 있고, 절실히 겪은 소재나 이야기, 자신에게 가장 절박하고 절급한 이야기를 꺼내놓는 방법 밖에 없다. 스스로의 사움에 정직해지는 수밖에 없다. (205P)


8. 다수 언어와 창작 언어

***소수언어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기성언어와 주류문법으로 벗어나거나 가로 지르거나 비틀거나 전복하면서 새롭게 변형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만의 낯설고도 새로운 감각, 사유, 상상의 문장 즉 창작언어를 만들어야 한다. 글쓰기 영역에 있어서는, 스스로의 창작언어를 구사할 때만이 진정으로 소수자이다.


1. 감수성이 무디어지면 다수언어가 된다

****이같이 대중들에 의해 자주 사용되는 관습어와 상투구일수록 본연의 뜻에서 한참이나 멀어지고 오염된 언어인 것이다. 언어의미의 오염은 관습어나 관용어, 상투구일뿐만 아니라 과다하게 사용되는 언어라면 결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209P)


****민족, 애국, 사랑, 우정, 정의, 행복 같은 어휘들은 어휘 본연의 빛나는 가치에도 불구하고 각종 정치단체, 종교단체에서 그리고 각각의 개인들이 끊임없이 저마다의 욕구와 이데올로기를 실현시키기 위해 함부로 사용하면서 그 뜻이 모호해지고 닳을 대로 닳아 버린 언어들이다. (209P)

***관습어, 관용어, 상투구, 유행어, 사용빈도수가 높은 어휘 등은 모두 오염과 타락이 심한 어휘들이어서 바라직한 글쓰기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지양되어야 할 것들이다. (210P)


2. 상투적 문장과 평이한 기록문

*****문학언어는 ‘낯설게 하기’의 문법을 취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낯설게 하기’의 실질적이고도 일차적인 뜻은 사회적으로 오염되지 않은 ‘보다 정확한 언어와 의미를 구사하기’ 일 것이다. (211P)


3. 기성작가들의 창작언어

****함부로 언어를 남용하지 않고 반대로 지나치게 인색할 정도로 엄밀하고 정확한 어휘와 묘사를 통해 문장을 구사하는 과정은 장르를 불문하고 모든 글쟁이들이 공통으로 추구하는 가치다. 우리의 경험과 지각-느낌, 감정, 정서, 생각, 상상력 등 -은 대부분 매우 복합적이고도 세밀한 체험이어서 이것을 풀자면 꼼꼼히 헤아려서 풀고 또 풀어내야 한다. (217P)


*****인간행동은 건전가요나 정치구호에서처럼 하나의 관점으로만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층위의 진실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다층적 사실을 수반한다.

우리의 의지가용에는 감정의 다양함이 있고 또한 의지는 감정과 사고의 복합체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하나의 정서이며 우리의 몸은 많은 영혼의 집합체인 것이다.

좋은 작가들이 구현하고자 하는 것은 일차원적 정보나 독단적 판단을 넘어 이러한 아이러니한 입체적 사실이다. (232P)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하지만 일단 언어를 통해 진실을 담아내려면 진실에 이를 때가지 언어를 정밀하고 정확하게 사용해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또한 침묵해야 한다. (234P)


4. 창작언어, 소수자 되기

*****글쓰기란 이처럼 기성질서, 기성언어, 일상언어와는 또 다르게 감각하고 사유하고 상들의 언어작업이어서 내적 치유의 작업이자 사회운동의 전위가 된다. 또한 다르게 언어행위를 한다는 것은 우선 기성문법을 충분히 익히면서 동시에 더듬거리듯 비틀고 분절하고 절합하여 새로운 변형문법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므로 단순한 분리와 대립을 너머 포월과 탈주가지 가능하다. (234P)

****글쓰기는 적극적으로 소수자가 되는 길이고, 창작언어로서 소수언어를 구사하는 일 일수밖에 없다. (235P)


***우리는 온전히 자유롭게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성질서 혹은 주류문법이 일정 방향으로 의미화하고 계열화한 코드를 다라 살아간다. 우리의 평소 직업선택이나 배우자 선택뿐 아니라 우리의 감각과 사유와 상상 모두가 대개 이들 기성코드에 속수무책으로 포획되기 일쑤다. 그러면서 우리의 언어 역시 일상적, 상투적, 감상적, 통념적, 관습적, 기성적 언어에 매몰되기 십상이다 (235P)


****이방인의 외국어같이 더듬거려 가며 즐거이 새로운 감각, 새로운 사유, 새로운 상상의 언어문법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창조가 가능할 때 비로소 우리는 소수자가 되고 우리의 문장은 소수언어가 된다. (236P)


****소수언어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기성언어와 주류문법으로부터 벗어나거나 가로지르거나 비틀거나 전복하면서 새롭게 변형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만의 낯설고도 새로운 감각, 사유, 상상의 문장 즉 창작언어를 만들어야 한다. 글쓰기 영역에 있어서는 스스로 창작언어를 구사할 때만이 진정으로 수수자이다. (236p)


***창작언어를 구사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강력한 내적 실질적 정직을 통한 끝없는 자기 감각과 인식의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니체의 구분처럼 고귀하고 자유로운 자로서 무엇보다 스스로 가치를 결정하는 자이며, 가치를 창조하는 자로서의 강자다. (236P)

****글쓰기 역시 마찬가지다. 감상적, 도식적, 윤리적, 일상적, 상투적, 통념적 언어질서에 복종하는 글쓰기는 약자의 글쓰기다. 반면 스스로의 감각과 사유와 상상을 생성해 내고 즐기며 기성문법을 넘어서는 새롭고 낯선 소수언어를 만드는 자가 비로소 작가고 예술가다. 그런 점에서 글쓰기는 언제나 소수언어로서의 창작언어를 탄생시키는 일이다.

창작언어를 탄생시키는 일일이란 기성질서와 언어에 저항하고 기성질서와 언어를 전복하고 무엇보다 기성질서와 언어보다 더 강해지고 넉넉해진다는 뜻이다. 그런 저에서 창작언어는 자연스레 글쓴이의 개성이 묻어나는 언어이고 저항의 언어이고 전복의 언어이고 강자의 언어이고 난장(亂場)의 언어다. (238P)


****글쓰기는 문학언어의 조탁 이전에 기성질서가 갖추고 있는 언어 구사력을 우리 각자의 언어가 얼마나 잘 익히고 또한 넘어서서 얼마나 더 잉여적인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느냐 하는 문제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239P)


****기성언어의 풍요로운 성과는 성과대로 배우되 도 다른 방향과 틈새를 모색하려 한다면 그 순간 글쓰기는 매우 다양한 층위 -일상적인 감성과 사유와 상상의 층위에서 생각과 대화와 토론이 이루어지는 모든 사적 공적 층위-에서 이미 혁명적 의미를 띨 수 밖에 없다. (239P)


****글쓰기 훈련을 자신의 감각과 인식과 상상가지도 새롭게 만드는 근원적이고도 전복적이고도 생동적인 욕망으로 인식하는 한 우리는 언제든 새롭게 기꺼이 다시 도전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의 문장 하나가 좋아지는 그만큼 나는 어쨌거나 새로워지는 것이기 때문에 도무니 멈출 수가 없는 것이다. (239P)


9. 구현적 글쓰기: 실질적 사실을 보여주기

***글쓰기는 단순한 경험적 기록이나 재현적 글쓰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의도나 주제에 걸맞게 재배치되고 생략 혹은 강조되면서 심지어 허구적 사실을 추가하면서 새롭게 구현되는 창의적 과정이다. 작가는 경험한 것을 그대로 내열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한 내용이나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에 맞게끔 취사선택하고 심지어는 그에 걸맞은 새로운 상상을 만들어내야 한다.


2. 스토리와 플롯

****스토리는 시간의 연속에 따라 정리된 사건의 서술이다.

    플롯은 역시 사건의 서술이지만 인과관계를 강조하는 서술이다. (244p)


****플롯은 단순히 사건들 간 인과성으로 인해 획득되는 것이 아니라 필연성, 개연성, 통일성 등을 통해 구성하는 것이다. 스토리가 플롯이 되려면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기보다는 인과적으로 구성하되 단순히 원인+결과의 논리적 인과보다는 하나의 일관된 통일성있는 주제를 바탕으로 즉 유기적 짜임새로 서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47P)


3. 구현으로서의 글쓰기

***실제로 일어난 일인듯이 글을 쓸수는 있다. 그러나 재현은 불가능하다. 다만 구현을 추구할 수 있을 뿐이다. 재현이 경험이나 상상을 단순히 그대로 옮겨 놓으려는 행위라면 구현은 의도에 걸맞은 경험이나 상상을 창조하는 일이다. 언어는 일종의 추상기계여서 실제 사건을 언어로 옮기려면 어절과 어휘, 문장구조 등에 따라 분절 재배치할 수 밖에 없다.


***글쓰기는 단순한 경험적 기록이나 재현적 글쓰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의도나 주제에 걸맞게 재배치되고 생략 혹은 강조되면서 심지어 허구적 사실을 추가하면서 새롭게 구현되는 창의적 과정이다. 작가는 경험한 것을 그대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실질적 메시지에 어울리는 내용으로 서술해야 한다. 경험적 내용이나 상상한 내용을 낱낱이 서술하기보다는 의도한 내용이나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에 맞게끔 취사선택하고 심지어는 그에 걸맞은 새로운 상상을 만들어내야 한다. (250P)


4. 일관된 주제의식

***작품의 유기적 통일성은 경험 내용으로 묶이기보다는 주제의 통일성에 의해 자여진다. 같은 경험망으로 묶이기보다는 같은 계열의 주제군으로 짜여진다. 간단히 말해 경험이 아니라 주제로 쓰는 것이다. (251P)


***세상은 무수한 사건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사건의 특이점들이 나름의 의미를 획득하려면 먼저 일정한 문제적 방향으로 계열화되어야 한다. (251P)


5. 은유와 환유

****결국 글스기는 경험을 재현하는 게 아니라 주제를 구현하는 일이다. 글쓴이가 실제 경험한 내용인가? 하는 재현의 문제보다는 ‘글쓴이가 실제 고민(갈등)하는 주제가 담긴 내용인가?’하는 구현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 경험을 갖고 글을 쓰기보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글을 써야 견고한 짜임새를 갖춘 글을 구현할 수 있다. (254P)


****어떤 작가에게 독특하고 강렬한 경험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 좋은 글감이 되겠지만 그에게 독특하고 강렬한 주제의식이 없다면 글은 기껏해야 기록에 그칠 것이다. 하지만 어던 작가에게 독특하고 강렬한 주제의식만 있다면 그는 그에 걸맞은 경험을 얼마든지 창조할 수 있다.

경험중심으로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실제 경험만이 글감으로 상요되지만 주제중심으로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실젤 경험한 것 외에 주변 사람들의 경험이나 책이나 텔레비전에서 접한 경험까지도 그리고 상상해본 경험까지도 주제에 걸맞기만 하면 변용에서 사용할 수가 있기에 무한한 글감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254P)


7. 강렬한 문제의식으로 글쓰기

****소설 3요소는 주제, 구성, 문체를 꼽는데 세 요소가 개별적으로 연립하는 게 아니다. 구성은 전적으로 작가의 주제의식에 의존하고 있다. (262P)


****“선생님 제가 이런 주제로 이런 사건을 써보려고 하는데 어떨까요?” 하는 질문은 아무 의미가 없다. 어떤 주제, 어떤 사건을 다루든 어휘, 조사, 토씨, 모티프 배치, 문장길이, 순서와 리듬, 플롯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다라 얼마든지 좋은 글, 그렇지 않아도 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63P)


****결국 자신의 전 감각을 동원하여 온 몸으로 온으로 자신의 중심 혹은 바깥가지 밀고 나가는 수박에 없다. 오로지 자신이 가장 스고 싶은 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혹은 자신이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는 결국 자기 삶에서 가장 중요한 자기 고민과 관련되어 있는 것을 글로 쓰는 길 밖에 없다. (263P)


10. 단계별 글쓰기

***기성질서 및 일상감각을 전복하고 자기만의 새롭고 자유로운 감각, 사유, 상상을 펼치는 일이다. 언제나 인식적이고 언제나 실천적인 행위이다.


3. 낙서와 메모, 글쓰기의 시작

****글쓰기의 발원지는 침묵이다. 다만 삶을 살아가는 중에 고요히 침묵하는 중에 그렇다고 해서 다만 말없는 상태가 아니라 차차 수많은 말이 마음속에서 웅성거리며 쌓여 들끓는 침묵 속에서 비로소 언어는 태어난다. 믄득 무엇인가 쓰고 싶어지는 욕망이 생겨난다. 이렇게 생겨나는 글스기의 가장 우선적인 형태는 낙서나 메모다. (269P)


****자유로운 글스기를 하려면 그 어떤 금기도 깨고 낙서로 마구 배설을 해보거나 메모로서 목표를 분명하게 해두거나 아이디어나 친구의 재치있는 농담, 문화정보 등을 놓치지 않고 메모해 두는 것에서부터 먼저 부지런해야 한다. (269P)


5. 실질적 정직과 산문정신

***비록 주목받는 중심 장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흔히 에세이, 칼럼, 블로그 포스팅, 감상문 등의 형식으로 활용 발표되고 있으며 기성문인 대부분이 산문집 한 두 권을 출간하고 있다.(277P)


***산문은 운문과 대비된다. 운문은 말 그대로 운을 붙여서 언어의 음악성과 압축미를 강조하는 장르이고 반면 산문이란 풀어헤치는 방식의 글쓰기다. 글로써 풀어 서술하는 것 외에, 그 박의 어떠한 규칙도 강제하지 않는다. 장르규칙에 의존하지 않고 내용 자체만으로 이루어지는 거의 유일한 장르다. 다로 장르규칙을 두지 않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풀어서 나간다. 그만큼 자유로운 장르지만 그만큼 내용 자체의 질적 가치를 중시하는 장르다. (277P)

****문제를 풀어쓰기 시작하기 때문에 산문을 통해서야 비로소 다양한 관찰과 사유와 상상이 가능해진다. (277P)


****우리가 일상에서 관습적으로 넘어가는 문제들, 대충 뭉뚱그려 생각하는 문제들, 혹은 순간적인 불편, 짜증, 고통 정도로만 여기며 스쳐 지나가는 문제들, 혹은 너무 두렵거나 난해하거나 복잡해서 마주하지 않던 문제들을 언어로 촘촘히 풀어헤침으로써 그 문제들이나 감정들 속에 숨어 있던 실질적 진실을 발견하고 사유하고 상상하는 것이 ‘산문’이고 이러한 행위 정신을 ‘산문정신’이라고 부를 수 있다. (277P)


****1. 산문정신은 이런저런 일상의 느낌을 보다 정직하게 보다 또렷하게 보다 깊이있게 보다 다양하게 들여다보려는 노력으로부터 시작된다.

평소 일상과는 다른 실질적 내용을 표현하려다 보면 마땅히 평소 일상을 영위하느라 편리하게만 사용해 온 일상 언어와는 또 다른 종류의 낯선 문장을 구사할 수 밖에 없다.

2. 실질적 정직으로서의 산문정신은 근대적 글스기에서 가장 중시하는 글쓰기 자세다.(279P)


*****산문정신은 이렇듯 정직하게 혹은 정직하게 혹은 면밀하게 혹은 또렷하게 혹은 진지하게 혹은 통렬하게 바라보는 글쓰기 방식이다. 이러한 바라봄은 의당 관습적 일상적 통념적 질서 등과 마찰을 겪기 때문에 갈등을 만들어내고 문제의식을 만들어 내고 비로소 새로운 주제의식을 만들어낸다. (283P)


****언어는 인간이 발견한 가장 섬세하고 예민한 악기여서 쓴 문장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글 쓴 사람의 내면 풍경이 너무나 정밀하게 드러난다. (284P)


****자기발견은 장르규칙에 따른 작품의 완성도와 무관하게 그 자체로 의미 깊은 체험이 된다. 그리고 이때 비로소 글쓰기 자체로 만족하는 행복과 더불어 글스기 자체로 만족하는 행복을 계속 더 맛보고 싶은 욕망이 보태져서 자기만의 개성과 진정한 가능성의 모색가지도 가능할 것이다. (284P)


6. 사생글

****사생글은 글스기 훈련 방법으로 가장 기초적인 방법인 동시에, 실질적 정직, 혹은 방법적 성찰, 혹은 명상적 주시를 통해 사물이나 인물을 새롭게 바라보는 방법이다. 나아가 자신이 미처 인식하지 못한 인식이나 표현을 발견할 수 있으며, 글감의 밑천까지 넓힐 수 있어서, 처음 글을 서보는 학생이나 글감이 마른 학생들에게 권유하고 싶다. (289P)

8. 산문

***산문이란 일상 너머 진실을 주시 성찰하여 풀어쓰는 글이다. 단지 운문에 반하는 개념이어서 따로 익혀야 할 장르규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통념적 수준을 넘어서는 새로운 사우나 상상력을 담은 문장이 펼쳐지는 순간 산문쓰기는 가능해진다. (292P)


9. 에세이

****산문은 풀어쓰는 것 외의 장르규칙이 없으므로 가장 자유로윤 글쓰기이자 형식미나 완결성이 가장 취약한 장르이기도 하다. 산문이 완결미를 획득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의미상의 완결미를 갖추는 것이다. 대부분의 산문은 특별한 형식 없이 다만 의미상, 내용상, 우기적 완결미를 갖춤으로써 에세이, 칼럼, 블로그 등으로 발표된다. (297P)

****이렇듯 산문은 특별한 장르규칙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작품 자체로서의 완결성을 가지려면 오직 다루는 내용에 알맞은 결론을 유도해서 끝내야 한다. 어휘, 문장, 사건, 주제 등이 서로 자연스럽게 만물리는 우기적 완결미를 통해 완성되어야 한다. 일레들에서 보듯 메타포를 이용한 주제의 압축이라든가 혹은 아이러니한 대비라든가 혹은 예상치 못한 반전이라든가 다루는 내용에 따라 결론을 매듭짓는 방식은 다양한 방식으로 달라질 수 있다.(303P)


****산문은 현실을 일상적 인식차원으로 재현하지 않고 새로운 관점으로 나누어 분절하려면서 낯설게 하기로서 새로운 현실을 구현 창조해야 한다. (313P)


11. 낯설게 하기와 정직하게 하기

****소위 낯설게 하기는 문법적으로나 인식적으로나 실질적 정직의 필연적 결과이다. 낯설게 하기는 독특한 비유나 수사적 기교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 삶을 더욱 정확하고 면밀하며 풍요롭게 바라보려고 할 때 기성언어와는 다른 차이가 생겨나면서 나타나는 결과적 현상이다. 낯설게 하기는 오솔길을 구겨진 넥타이에 비유하거나 차장 박 겨울 나무를 생선가시에 비유하고 사내의 웃는 치아를 견고한 지퍼에 비유하는 연상 차원에서부터 일상언어와는 다른 문장을 통해 또 다른 방향의 의미계열을 만드는 차원, 그리고 나아가 사유 자체를 전보하는 혁명적 차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313P)


***낯설게 하기로서의 언어 변화는 언제나 인식의 변화와 실질적 내용의 us화로 이어짐으로써 전혀 다른 층위의 사유를 하게 만든다. (319P)


12. 서술 방식, 비유와 대구

***산문은 면밀하게 풀어쓰는 작업이므로 우선은 무엇보다 문장이 정확해야 하고 전하고자 하는 정보나 의미를 명료하게 담고 잇어야 한다. 미숙한 표현, 상투적 관용적 표현, 지나친 수사나 불필요한 미사여구, 군더더기 문장 등은 애당초 산문정신에 맞지 않다.

산문정신은 기존 인식과는 다른 각도로 바라볼 수 밖에 없고 기존인식을 해체 분절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낯설게 바라보는 가장 기본적인 두 가지 방법으로 비유와 서술을 들 수 있다. 비유는 자신이 다루고자 하는 대상을 낯설고 이질적인 비교를 통해 명징하게 서술하는 방식이다. (321P)


13. 단락만들기

***글을 효과적으로 전개하기 위해서는 문장을 일정량식 묶고 나누어 단락을 지어야 한다 단락이란 의미상 하나로 묶어 놓을 수 있는 문장들을 행갈이 하지 않고 이어 쓴 편집 단위이다. 각 단락은 핵심 내용이 가장 잘 드러나는 주제문장과 그 주제문장을 뒷받침해 주는 뒷받침문장들로 이루어진다. (327P)

14. 생활글

****붓가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글을 T다보면 자유롭긴 하지만 그만큼 완결짓기가 쉽지 않다. 자신의 글을 출판언어로 바꾸어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그 자체로 완결미를 갖추어야 한다. 글 역시도 그 자체로 완결되어야 한다. 내용 자체로서 유기적 완결미를 이루면 좋은데 이것이 용이하지 않을 때 글을 완결짓는 각 장르에 맞춰 일정한 규칙이 암암리에 만들어져 있는데 이러한 장르규칙은 매듭을 깨끗이 할 수 있는 포장기술과 같아서 글쓰기를 한결 쉽게 해준다. (333P)


18. 글쓰기 기본훈련

***시, 소설, 희곡, 에세이 등과 같은 중심 장르 혹은 상위 장르는 각각 독특한 장르규칙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심 장르의 작품을 쓰려면 먼저 해당 장르의 좋은 작품들을 충분히 탐독하여 그 장르의 전통과 규칙을 익혀두는 선행 학습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모든 장르는 그 자체로 독립 장르가 아닐뿐더러 각 장르는 자기 전통과 규칙을 새로운 형태로 끝없이 변주 갱신하고 있다. 그저 특정 장르의 전통 및 규칙만 익힌다면 그것 자체로 살아있는 공부라 할 수 있다.

****글스기 공부는 단순히 직업적 글T 기 기술을 익히는 과정이 아니다. 한결 본질적이고 다층적이고 활용적인 훈련이다. 실질적 정직을 통해 기존의 입장과는 다른 시각과 강도로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다. 기성질서 및 일상감각을 전복하고 자기만의 새롭고 자유로운 감각, 사유, 상상을 펼치는 일이다. 언제나 인식적이고 언제나 실천적인 행위이다. (359P)


에필로그- 본질적 감수성

****우리의 글쓰기 역시 결코 늦은 것이 아니다. 늦은 것일 수 없다.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는 지금 읽고 쓰고 성찰하는 우리 각자의 행동이 가장 빠른 길이다. 모든 행동은 그것이 가져올 미래에 대해서는 늦지 않습니다. 언제나 후회만이 늦을 분, 행동은 결코 늦지 않습니다. 인간이 취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첫 번째 행동은 아마 꿈을 꾸는 것이리라. 그리고 가장 빠른 첫걸음은 이제 읽고 쓰고 생각하는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리라.


1. 좌충우돌의 글쓰기

****자기가 해볼 수 있는 모색과 방황을 혹은 자기가 하지 않으면 안되는 모든 방황과 공부를 하다 보면 어느 날 문득 이제까지와는 다른 글쓰기가 이루어진다. (362P)

2. 호흡지간의 글쓰기

****결국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다만 적극적인 좌충우돌의 방황과 온몸으로의 탐색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또한 그 자체를 즐겨야 한다.


3. 개인적이면서 사무사한 글쓰기

***좋은 글은 좋은 글대로 기쁘지만 그렇지 못한 글은 그렇지 못한 대로 스스로에게 무척이나 의미심장한 거울이다. 글쓴이의 느김만 좋으면 그만인 상태에서는 읽는 이의 공감 상태로 옮겨 가는 과정이 글쓰기지만 읽는 이가 공감하든 않든 정직하고 치열한 글쓰기는 글슨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로든 도움이 된다는 의미에서 좋은 글일 수 밖에 없다. (367P)

6. 지금 여기에서의 글쓰기

***나 자신을 비롯하여 학생들 글쓰기의 미래에 대해 나는 아무것도 자신할 수 없다. 무엇보다 한순간 한순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 해서 그 다음 순간이 되면 축적적으로 성장한다는 보장도 없다. 시간과 인생은 단일한 연속선상에서 축적적으로 이어지는 것만은 아니어서 노력한 과정이 노력한 결과로 반드시 이어지지는 않는다. (381P)


****변화를 꿈꾸는 사람에게 모든 행동은 언제나 가장 빠른 미래이기에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호자 외로이 여행을 떠나고 어제와는 달리 진지하게 사람을 만나고 미칠듯이 자신을 볶아대고 술에 만취해서 자기안의 또 다른 자신을 끄집어내 보는 일체의 행동들이 즐거울 수 밖에 없고 짜릿할 수 밖에 없다. 마치 최선의 지름길을 알고 시작하는 탐험가처럼 자기 행동이 가장 바른 길임을 확신하고 있으니 즐겁지 않을 수가 없다. (383P)


 

내가 저자라면

저자 이만교는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도발적이고 사회에 반하는 소설책을 내놓아서 독자들을 혼란에 빠뜨린 적이 있다. 그가 <글쓰기 공작소>라는 글쓰기에 관한 책을 내놓았을때 조금 놀랐다. 소설가가 소설작법도 아닌 두루뭉실하게 쓴 글쓰기 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책을 읽어보면 그의 도발적인 면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특히 나는 다음의 문장이 마음에 든다.

  “글쓰기 역시 마찬가지다. 감상적, 도식적, 윤리적, 일상적, 상투적, 통념적 언어질서에 복종하는 글쓰기는 약자의 글쓰기다. 반면 스스로의 감각과 사유와 상상을 생성해 내고 즐기며 기성문법을 넘어서는 새롭고 낯선 소수언어를 만드는 자가 비로소 작가고 예술가다. 그런 점에서 글쓰기는 언제나 소수언어로서의 창작언어를 탄생시키는 일이다.

창작언어를 탄생시키는 일일이란 기성질서와 언어에 저항하고 기성질서와 언어를 전복하고 무엇보다 기성질서와 언어보다 더 강해지고 넉넉해진다는 뜻이다. 그런 저에서 창작언어는 자연스레 글쓴이의 개성이 묻어나는 언어이고 저항의 언어이고 전복의 언어이고 강자의 언어이고 난장(亂場)의 언어다.”

그렇다. 예술이란 기존의 생각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반작용이 필요하다. 이러한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그 틀을 깰 수 있는 것이 예술이며 새로운 글Tm기이다. 작가는 글을 쓰고 싶다면 언어의 전복을 꿈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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